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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北 시범농장서 첫 벼베기

    경기도가 지난 5월 북한과 공동으로 평양 인근에 조성한 ‘벼농사 시범농장’의 첫 벼베기가 내달초 실시된다. 23일 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기도농업기술원의 농업기술진 4명이 북한을 방문, 시범농장 벼의 출수를 조사한 결과 10a당 쌀 400㎏을 수확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와 북한이 조성한 시범농장의 규모(논 3㏊)를 감안하면 이 곳에서 모두 12t의 남북한 쌀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벼베기는 내달초가 적기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는 지난 6월6∼11일 평양시 용성구역 농업과학원 시범포전 3㏊(8필지) 가운데 6개 필지(6780평)에 경기도 재배법으로 오대벼와 화동벼를 심었고, 나머지 2개 필지(2250평)에는 북측이 북측 재배법에 의해 올벼 20호와 양덕 1호를 심었다. 도는 벼수확 적기가 내달초로 예측됨에 따라 내달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진을 시범농장에 파견, 북한 농업기술진들과 합동으로 콤바인을 이용해 벼를 수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북한과 벼농사 시범농장 경영에 합의한 도는 5월18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농업기술진이 북한을 방문해 볍씨 파종과 농기자재 제공 및 영농기술 지도를 해왔다.도 관계자는 “북측에서 병충해방제와 물빼기 등 벼 생육관리를 제때 하지 못해 다소 수확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볍씨 파종과 모내기가 보름이상 늦어진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결실의 땅’ 한반도/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며칠 전 태풍 나비가 한반도 동남 해안을 쓸고 지나갔다. 다행히 한반도를 바로 덮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위력이 대단했었다. 일본의 피해는 컸다고 하는데 이웃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일본은 우리에게 잔인하고도 잦은 침략을 일삼아 왔지만, 공교롭게도 자연재해에 있어서는 방풍림처럼 우리를 막아 온 것도 사실이다. 풍수지리에서 혈(穴)이 되는 자리는 모름지기 좌로는 청룡, 우로는 백호를 끼게 되어 있다. 이때 백호는 만첩백호(萬疊白虎)라 하여 그 산맥이 첩첩이 겹쳐질수록 좋은 상이고, 청룡은 비상청룡(飛翔靑龍)이라 하여 쭉 뻗어나가는 것을 좋은 지세로 본다. 우리나라는 좌로는 일본열도가 비상청룡의 상을 취하여 쭉 뻗어 한반도를 감싸고, 우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만첩백호가 우리나라에 마치 순복(順伏)하듯 옹위하고 있다. 따라서 태평양 일원에서 시작되는 태풍이 북상하여 올라 온다고 하더라도 중국 타이완 일본에 의해 꺾여, 한반도를 바로 타격하는 태풍은 그리 많지 않은 연유도 그런 까닭이다. 동북아시아 끝자락에 매달린 이 한 많고 작은 땅덩어리가 어떤 역활이 있길래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풍수지리적으로도 천혜의 요새로써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일까? 역학으로 한반도의 방위는 간(艮)에 배속된다. 간방이란 동북방(東北方)을 말한다. 또한 간은 열매를 뜻하기도 한다. 즉 한반도는 동북방의 결실의 땅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 인류의 발상지로 지목되는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시작된 우리 선조는 고향을 등지고 신령스러운 간방의 땅 한반도로 장구한 시간 이동하여 한과 시련 속에서도 오늘의 문명의 꽃을 피워왔다. 위로는 백두산의 천지로부터 아래로는 한라산의 백록의 영산정기가 한반도를 보호하여 왔고, 그 중간에 위치한 강화도 마니산은 단군시대부터 천상의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던 곳이다. 그뿐인가. 백두대간의 줄기에서 결인(結咽)된 세계의 공원, 금강산 1만 2000봉의 영기는 신비로움을 넘어서서 영험스럽기까지하다. 중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던 시황제가 불로초를 찾아 동남동녀 500인을 보냈던 동방의 신선의 나라 조선. 광명을 숭상하여 눈처럼 흰 옷을 즐겨 입었던 백의의 나라. 이웃이 서로 정을 나누며 한 가족처럼 살았지만, 국난에 이르러서는 선비와 승려, 아낙과 노인 할 것 없이 모두 분연히 일어서 지켜온 나라였다. 며칠 전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너무도 비극적인 참사가 빚어지고 있는 미국 뉴올리언스에 우리 동포들의 눈물겨운 사랑의 나눔이 그것이다. 어느 민족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정. 내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서로를 돌봐주는 봉사정신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서 면면히 이어져 오는 우리네 민족정신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캐나다의 어느 교과서에는 국가 표시도 되어 있지 않고 주변 강국의 역학관계로 분단되고 왜곡돼 현재는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한반도. 이런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를 필자에게 묻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둔 밤이 지나면 반드시 밝은 아침이 오는 것처럼 밝고 희망차다고 말하겠다. 공자는 설괘전에서 간(艮)을 만물지소성종이소성시야(萬物之所成終而所成始也)라 하였다. 모름지기 만물은 간(艮)에서 매듭을 짓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열매가 한철의 수확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다음철 파종을 대비하는 이치와 같이.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정신에는 가히 지금까지의 문명을 매듭짓고 다가올 후천의 새 문명을 열어갈 저력이 도도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음을 확신한다. 최미숙 증산도 부산당리도장 수호사
  • 아라파트 사인은 뇌졸중

    지난해 11월 프랑스 군(軍) 병원에서 타계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전 수반은 원인불명의 감염에 따른 출혈 이상에서 비롯된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 병원측 진료기록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은 진료기록을 입수해 자체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제기된 독극물 중독설은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에이즈 감염설도 근거가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프랑스 의료진은 그러나 폭넓은 검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정확한 감염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아라파트는 처음에 감기로 진단돼 병석에 누운 지 15일 후인 2004년 10월27일까지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 아라파트의 의료진도 직접 사인인 ‘파종성 혈관내 응고’로 고통받고 있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프랑스 군병원 의료진마저 아라파트가 이 증세에 빠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 연합뉴스
  • [영화속 수능잡기] 아폴로 13

    [영화속 수능잡기] 아폴로 13

    1970년 달 탐사선인 아폴로 13호가 발사된다. 그런데 우주선이 발사된 지 3일째 되는 날 문제가 생긴다. 우주선의 산소가 유출돼 이산화탄소가 급증하고 동력이 끊어지는 긴급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무려 32만㎞.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영화 ‘아폴로 13’의 초점이 모아진다. 달에는 계수나무가 있고 떡방아를 찧는 토끼가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 농부가 낫질 한 번 잘못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다. 파종을 하고 제초를 해야 하는 시기에 게으름을 좀 부렸다 해도 한 해 농사를 망치지도 않았다. 한 사람의 작은 실수 하나 수용하지 못할 만큼 자연이 속이 좁아터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의 기술자가 범하는 작은 실수는 예의 언급한 농부의 실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 파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20세기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거대 기술시스템은 우리의 삶의 지형을 몰라보도록 바꾸어 놓고 있다. 전기시스템은 발전 설비를 갖추고 선로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회사, 공급된 전기를 다양한 형태로 소비할 수 있도록 전자제품들을 생산해내는 가전업체, 발전소에 필요한 화석연료를 공급하는 유조선과 선박회사, 화석연료를 채굴하는 시추선과 이를 정제하는 정유공장 등 소규모 시스템들을 그 속에 포괄하는 거대 시스템이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까지 사람들이 대낮처럼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서울에서 도쿄까지 1시간에 닿을 수 있는 것도, 서울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와 채팅을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거대 기술시스템 덕이다. 대형 기술사고들은 기술 시스템의 구성 요소에 내재한 ‘사소한’ 문제가 기술 시스템 전체의 붕괴로 이어져 발생하곤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이며 ‘위험사회’의 저자 울리히 벡은 이러한 상황에 주목하여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명명하기도 하였다. 낫의 자루가 헐거우면 간단히 손보면 되지만, 원자력 발전설비의 구성 요소를 이어주는 이음쇠의 헐거움은 어떤 끔찍한 결과를 야기할지 아무도 모른다. 21세기인들에게는 그다지 신통하지 않은 농기구로 보일지 몰라도 낫과 호미와 같은 농기구의 발명은 인간의 농업생산력의 증진에 분명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러한 간단한 농기구가 인류의 생산력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대 기술시스템이 인간의 생산력에 주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좋은 일에도 탈이 끼어들 수 있는 법이다. 인간의 기술과 지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몇 만분의 일, 몇 억분의 일의 오차마저도 배제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거대 기술시스템을 운영하는 데에서의 인간의 오차는 엄청난 참사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 효용성의 관점에서 거대 기술시스템을 일방적으로 환영하기보다는 그것의 안정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에드 해리스 주연,1995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서울의 북서쪽에 자리잡은 경기도 김포. 한국 최초의 벼 재배지로 우리 농경문화의 발상지인 이 지역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김포 통진쌀을 비롯해 시설 채소, 과일이 풍부하고 특용작물인 인삼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저자의 ‘얼굴마담´ 시게전… 찰보리 인기 높아 심광은 농협중앙회 김포시지부 차장은 “김포지역은 한강 토사가 운반과 퇴적작용을 거쳐 드넓게 펼쳐진 기름진 김포평야를 배후지로 하고 있는 만큼 예부터 쌀·잡곡·콩·채소 등 여러가지 물산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쌀이나 잡곡보다는 찰보리·시설 채소·과일·인삼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이 더많이 재배·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김포 5일장의 ‘얼굴마담’은 단연 곡식을 한데 모아 파는 시게전이다. 찰보리·좁쌀·검은쌀·참깨·들깨·팥·녹두·검은깨·수수·메밀·검은콩…. 우리들이 상식(常食)하는 곡물들이 총출동해 선보이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게전의 백미는 찰보리. 변비·대장암과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웰빙식품인 덕분이다. “뭘 드릴까?”(주인) “찰보리 한 됫박만 주세요.”(손님) “젊은 사람이 통도 좁지, 한 됫박 가지고 얼마를 먹겠나, 적어도 서너 됫박은 돼야 식구들이 며칠 동안 충분히 먹을 수 있지, 좀더 사가.”(주인)“아니에요, 됐어요. 그냥 한 됫박만 주세요. 다음에 와서 또 사면 되잖아요.”(손님) ●표정마다 훈훈한 인심 지난 27일 김포 5일장의 시게전 앞. 비를 피하기 위해 비닐로 씌워 놓은 찰보리·보리·수수·메밀 등 10여개의 크고작은 곡물 고무 대야가 늘어서 손님들을 맞고 있었고, 그 앞에서는 70대 주인 할머니와 30대 젊은 여성이 옥신각신하고 왁자지껄하는 바람에 장터 옛모습 그대로여서 훈훈한 정을 느끼게 했다. ●도붓장수들 야채·과일·잡화로 발길 유혹 찰보리와 쌀을 섞은 밥을 즐겨 먹는다는 주부 사공영혜(38·김포시 사우동)씨는 “보리는 몸에 좋기는 하지만, 밥을 지을 때 미리 삶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데다 먹을 때도 입맛이 깔깔해 애들이 싫어한다.”며 “그러나 찰보리는 소화를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혈당의 증가를 막아 당뇨병 예방 등에 좋은 데다, 보리처럼 삶을 필요가 없이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폈다. 2일과 7일에 장이 서는 김포장은 1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장터. 김포시 북변동 구 직행버스 터미널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경기도내에서 모여든 300여명의 도부꾼들이 시게전 외에 야채·과일·의류·생선·먹을거리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물화를 가득 쌓아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필(58) 민속 5일장 상인회 회장은 “예전에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김포 통진쌀이 유명한 쌀 시장이었으나, 요즘 들어서는 농협 등을 통해 계통출하된 소량의 각종 곡물과 일용잡화·야채·과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그래도 이들 상품의 3분의2가 김포에서 생산되는 것인 만큼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식품·한약 노점도 ‘명물´ 김포장의 또 다른 쇼핑코너는 건강상품과 한약 노점이다. 이들 상품 중에서 녹각영지버섯과 볶은 검은콩이 눈길을 끈다. 사슴 뿔 모양의 활엽수 고사목과 그루터기에서 자생하는 영지버섯의 일종인 ‘녹각영지버섯’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간장보호, 정력 증강,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는 등 산삼에 버금가는 건강식품이라는 게 주인의 설명.100g에 1만 5000원.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는 볶은 검은콩은 한 됫박에 3000원이다. 한약 노점도 인기 품목. 황기·칡·천궁·녹차·둥글레·감초·당귀·복분자·산수유·오미자·헛개열매·헛개나무 얇게 썬 것·옻나무·엄나무·뽕나무·느릅나무·작약·백출·도라지·맥문동 등 200여가지의 말린 한약제가 나와 있다. 값은 2000∼1만원이 주류. 주부 이종심(56·김포시 운양동)씨는 “애들 아버지가 올들어서는 농사일을 부쩍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약이 없을까 하고 장을 한번 둘러보고 있다.“며 “녹각영지버섯이 효과가 괜찮다기에 사서 먹어볼까 하고 생각중”이라고 털어놨다. ●행상이 파는 애완동물은 장터의 ‘고명´ 장터 한갓진 곳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애완동물 노점은 김포장의 ‘양념’거리. 김포·일산·포천장 등을 돌아다니는 이 노점은 기니피그·거북이·열대어·미니토끼·장수풍뎅이·십자매·앵무새 등 애완동물은 물론 애완동물 사료까지 갖추고 있는 까닭에, 청계천 애완동물 거리를 옮겨다 놓은 모습이었다. 가격은 한마리에 500∼700원인 열대어부터 17만원 하는 앵무새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김포공항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강화 쪽으로 가다 김포터미널 들어가는 진입로로 들어가면 된다. 전철은 서울에서 5호선을 타고 개화산역에서 내려 김포·강화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고, 시내버스는 시청 등지에서 직행좌석버스 631번 등을 타고 김포터미널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40∼50분. ■ 당뇨등 질병 예방·간편한 취사… 찰보리 ‘금상첨화’ 찰보리는 원래 ‘찹쌀보리’를 일컫는다. 변비·대장암·심장질환과 비만 예방,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찰보리는 밥을 하기 전에 삶을 필요가 없이 그냥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어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보리밥을 먹을 때 느끼는 깔깔한 입맛이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전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심어 이듬해 6월에 수확하는 찰보리는 인건비가 적게 들고 키우는 데도 힘이 적게 든다. 벼의 경우 못판을 만들고, 모내기를 해야 하는 등 일손이 많이 들어가지만, 찰보리는 직파를 한 뒤 이듬해 봄에 거름을 한번 주면 될 정도로 일이 쉬운 편이다. 김포 지역에서 찰보리를 재배하는 가구는 김포시 사우동·걸포동·고촌면 고촌리 지역의 70∼80여가구. 재배면적은 6만여평이며, 생산량은 24t 정도이다. 판매는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하거나 경작자에게 전화주문을 하면 택배로 전해준다. 가격은 소포장인 3㎏짜리가 1만원,5㎏짜리 1만 5000원,10㎏ 2만 8000원,80㎏짜리는 20만원 등이다. 찰보리 경작자 심상훈(61·김포시 사우동)씨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벼농사만으로는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찰보리의 경우 벼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벼를 수확한 뒤 논이 쉬는 기간을 이용해 파종하는 만큼 논을 2배로 이용할 수 있어 농가의 좋은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입처는 농협 하나로마트나 하나로클럽, 김포시찰쌀보리연구회(011-9706-6686). 김포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농지 190평 침수 340원 보상

    농지 190평 침수 340원 보상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 사는 박모씨는 지난해 8월 큰 비로 영산강이 범람하면서 양식장 파손과 가옥침수 등 피해를 봤다. 박씨는 기르던 뱀장어 250만 3000마리에 대한 치어구입비와 주택수리비로 나주시에서 가장 많은 6억 7641만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았다. 인근 다도면 주민 박모씨도 당시 농경지 2800여평 중 190여평이 물에 잠겼다. 하지만 그가 받은 재난지원금은 농작물 병해충 방제용 농약비 340원이 전부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사유재산피해 지원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는 현행 재난지원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농작물은 ‘생물피해´ 포함 안돼 연구원은 농가와 어가의 보상규모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은 각각에 대한 피해보상 기준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택·비닐하우스 등 시설에 대해서는 지원 상한선이 있지만, 생물피해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무조건 폐사한 마릿수를 기준으로 복구비가 지원된다. 문제는 축산물이나 수산물은 생물피해 보상이 되지만 벼·과일 등 농작물은 안 된다는 것. 농작물에 대해 지급되는 복구비는 농약비와 대파대(새로 파종하는 비용) 정도가 전부다. 그나마 대파대는 파종시기에 재난을 당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는다. 실제로 농작물 피해가 컸던 삼척시의 경우 전체 지원대상 2294가구 중 2500만원 이상을 받은 가구는 단 1곳이었다. 농지 피해가 대부분인 나주시 역시 전체 1만 760가구의 0.2%인 21가구만 2500만원 이상을 받았다. 반면 어가가 많은 통영시는 2500만원 이상 수혜가구가 전체의 14.3%인 611가구에 달했다. 재난지원이 ‘영세 중소농 중심’이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해가 났을 때,400평(0.13㏊)을 경작하는 고령 영세농가는 이재민 구호비 60만원, 특별위로금 500만원, 양곡(10가마) 144만원 등을 받을 수 있지만 1만 5000평(5㏊) 이상을 경작하는 농가는 경지의 80% 이상이 파손돼도 생계유지 차원의 장기구호금을 전혀 받지 못한다. 정부의 농업 규모화 정책에도 배치되는 셈이다. ●피해규모 ‘뻥튀기´… 중복지원도 피해신고와 지원금 산정과정에서 주민 갈등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A군의 재해지원 담당자는 “태풍이 온 뒤 멀쩡한 어망을 일부러 손상시키는 등 피해를 과장했다가 이웃의 신고로 검찰 고발을 당한 어가도 있었다.”고 말했다. B시 관계자는 “이재민 구호를 이중으로 받기 위해 주택파손은 부인 명의로, 비닐하우스 매몰은 남편 명의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중복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어가들은 당국의 현지 확인이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피해규모를 부풀리기도 한다. 이를테면 한 마을 두 집에서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할 경우, 당국 현장조사때 양식 물고기를 이웃끼리 서로 주고받는 수법을 통해 피해 규모를 키운다. ●경영규모 아닌 피해 등급별 지원을 연구원은 문제해결의 대안으로 피해 등급별 재난위로금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경영규모와 상관 없이 ▲주택 ▲생산시설 ▲생산물 등 부문별 피해규모를 점수로 산정, 합계를 낸 뒤 이를 등급화해 그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연구팀이 조사대상 지역의 피해규모를 점수화한 뒤 이를 100개 등급으로 나눠 다시 지원금을 산정한 결과, 지금까지 집행됐던 것보다 액수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원된 934억여원(조사대상 금액 1034억원 중 일부 제외)보다 39.8% 줄어든 562억여원이 소요됐다. 기존의 200만원 이하 소규모 지원을 받던 농어가의 85.9%는 지원수준이 상승하는 반면 고액지원 농어가를 중심으로 한 14.1%는 금액이 줄었다. 윤리적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특별재난지역 지원에 대해서도 특별지원은 공공시설 복구비 등 지자체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사유시설은 일반재난과 동일하게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같은 규모의 시설 피해가 특별재난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서 일반재난 때보다 복구비가 더 드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근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자!아자! 시민기자] 도시주부들의 농촌체험

    “올해는 내가 심은 고구마를 먹을 수 있겠어요.” 지난 17일 서울 북부농협(조합장 조기창)은 도농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농촌체험행사를 개최했다.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가야리와 굴음리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8기 여성대학 주부 수강생 120여명이 참가했다. 먼저 들른 가야리에서는 ‘종이멀칭’ 모내기법을 구경했다. 이 농법은 모판을 실은 이앙기가 특수처리된 종이를 물속에 깔면서 동시에 모판에 있던 어린 모를 종이에 뚫린 작은 구멍 속으로 심는 방법이다. 마을이장 권태국(49)씨는 “특수 살균처리된 종이가 병충해와 잡초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장의 별미인 도토리묵밥을 먹은 뒤 굴음리로 이동해 옥수수와 고구마 싹 심기에 나섰다. 원래 농민들이 파종을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라며 농장 개방하기를 꺼려하지만 이날 참가자들은 운좋게 파종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새가 파먹는 것을 막기 위해 빨갛게 약품처리를 한 옥수수알은 3인1조로 심었다. 맨앞 사람이 구멍을 내면 다음 사람이 옥수수알을 떨어뜨리고 세번째 사람이 구멍을 덮고, 밟는 식이다. 다음으로 이른 봄부터 묘목장에서 기른 고구마싹을 밭에 옮겨 심었다. 농촌에서 자라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 즉석 조교로 나서기도 했다. 밭 주인 윤재식(54)씨는 “하루 품삯 4만원이 넘는 일꾼을 불러도 못할 일을 도시 주부들이 꼼꼼히 해줘 공짜로 큰 도움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는 텃밭을 가꾼다는 주부들에게는 고마움의 표시로 고구마싹을 몇 포기씩 나눠줬다. 참가자 서영자(56·여·강북구 수유2동)씨는 고구마싹을 받아들고는 “올가을엔 맛있는 여주 고구마를 집에서 캐먹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집으로 행하는 버스에 오르자 하루종일 잔뜩 흐렸던 하늘이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 심은 옥수수와 고구마가 뿌리를 잘 내릴 것이라며 창밖을 내다보는 주부들의 모습은 어느새 농민들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이병숙 시민기자 주부·수필가
  • 농촌체험단지 ‘우리랜드’ 공정률 53%… 공사 순조

    “에버랜드 갈까, 우리랜드 갈까.” 경기도 용인시는 주민들의 가족단위 여가활동과 우리 농산물 우수성 홍보를 위해 지난 2003년 말부터 96억원을 들여 조성중인 농촌체험단지 ‘우리랜드’가 오는 9월 일반에 공개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원삼면 사암리 3만 6000여평 부지에 조성중인 우리랜드가 현재 5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당초 목표했던 9월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랜드는 주말농장과 농산물판매장, 홍보관, 숙박시설, 농기구전시관 등으로 꾸며진다. 또 원두막, 생태연못, 농산물전시포장 등으로 이뤄진 들꽃재배단지와 방문객들이 직접 수확체험을 할 수 있는 유실수단지 등도 조성된다. 특히 1200여평 규모의 주말농장은 가구당 5평씩 모두 200여가구에 1년단위로 분양돼 파종과 수확 등 영농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용인시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주말농장을 분양할 방침이다. 시는 우리랜드 인근에 사암저수지와 함께 만화박물관, 도예체험학습장, 메주와 간장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아름마을 등이 있어 수도권 주민들에게 주말 나들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농업공학 연구소

    [산하기관 탐방] 농업공학 연구소

    한국 농업기계화의 현주소를 알고 싶으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농업공학연구소를 찾으면 된다. 농촌진흥청 산하기관인 농업공학연구소는 농민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농업 관련 자동화·공장화·지능 로봇화 장비를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그동안 이곳에서 개발된 농기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온실의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해 작물이 자라는 부분만 손쉽게 난방할 수 있는 ‘중앙권취식(捲取式·두루마리식) 보온터널 자동 개폐장치’와 땅속 3m 깊이의 지열(地熱)을 끌어내 온실 냉난방에 활용하는 ‘지열-히트 펌프 시스템 등이 있다. 이 중 ‘중앙권취식 보온터널 자동 개폐장치’는 최소한의 난방 공간을 유지, 생산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버튼 하나로 ‘비닐 보온터널’이 자동으로 여닫히는 등 사용이 간편해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마늘 파종기를 비롯한 마늘쪽 분리·선별기, 마늘 수확기 등은 생산비를 절감시켜 국산 마늘이 수입 마늘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뒷심이 되고 있다. 사과, 복숭아, 감귤 등의 당도와 산도를 실시간으로 판정·등급화할 수 있는 ‘비파괴 당산도 판정시스템’은 각종 과일의 부가가치를 10∼30%까지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 개발한 ‘종이멀칭 이앙기’는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종이를 논에 깔면서 이앙하는 농기계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쌀 생산에 한몫하고 있다. 이밖에 원적외선 방사 파장을 쌀 건조작업에 활용한 ‘원적외선 곡물 건조기’와 가공한 쌀을 씻지 않고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무세미 조세시스템’도 고품질 쌀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연구소의 이같은 시설과 장비는 일반에 개방돼 있어 연간 2000여명의 농민과 농업 관련 종사자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이달 말 완공을 목표로 개·보수 중인 전시관에는 2층 1562㎡ 규모로, 트랙터·경운기·이앙기를 포함한 주요 농기계는 물론 재래 농기구 등도 전시돼 있어 농기계 발전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연구소에서 개발한 승용 경운기, 파종기 및 이식기, 수박·참외 등 박과 채소 접목 로봇, 무인 경운트랙터 등도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씻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사과 생산을 위한 살균·세척시스템과 사과·배 등 비파괴 선별시스템 등 20여종의 장치도 볼 만하다. 연구소 내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연구실, 파종이식기계 연구실, 정밀농업기계 연구실 등 19개 연구실은 미리 신청하면 언제든지 둘러볼 수 있다.(031)290-1800.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보수’ 정형근 의원 옳은 소리했다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당장 대북 비료지원을 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비료와 당국대화를 연결한 것은 옹졸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대표적 극우파로 분류된다. 과거 정권에서 안기부(국정원)차장을 지냈고, 용공조작·고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 인물이 북핵위기 상황에서 무조건적 비료지원을 주장한 것은 신선해 보이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 협상과 별개로 구분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고,2002년 2차 핵위기 발발 때도 비료·식량 등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왔다.”면서 “그런데 노무현 정권의 느닷없는 조건부 비료지원 방침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강조해야 할 논리를 야당의 보수성향 의원이 대신한 셈이다. 여권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중반 이후 북한은 당국간 공식대좌를 기피하고 있다.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근본적으로 남측의 ‘어정쩡한 상호주의’ 때문이라고 본다.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협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강경정책은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주장이 그런 유다. 그러나 미국내 매파를 따라 남한까지 초강경정책을 편다면 전쟁위기가 높아질 게 우려된다. 정부의 판단도 온건론 쪽으로 알고 있는데, 비료지원 문제를 못 풀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특히 비료지원은 봄철 파종기인 이달내에는 해야 한다. 적기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량은 2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 때문에 궁지에 몰린 북한에서 대량 아사자까지 발생한다면 극단적 선택이 나올 수 있다. 북한은 올해초 남측에 50만t의 비료지원을 요청했다가 여의치 않자 중국쪽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그만큼 절박하다고 보여진다. 지금이라도 당국회담에 응하면 좋겠지만, 그를 기다리지 말고 예년 수준인 20만t을 우선 지원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 儒林(344)-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4)-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열두 살의 소년 퇴계는 이처럼 공자가 남긴 논어를 통해 마침내 ‘사람의 자식으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깨달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수확은 미래의 대사상가이자 대철학가로서의 씨앗을 바로 논어에서 발견했다는 점이었다. 뉴턴이 페스트의 만연으로 잠시 고향으로 돌아와 우연히 떨어지는 사과 한 알에서 ‘만유인력’을 발견하였던 것처럼 바로 이 무렵 12살의 소년 퇴계는 평생 지켜 나가야 할 화두를 논어 속에서 발견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퇴계가 발견했던 사과 한 알, 즉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뜻밖에도 ‘이(理)’란 한 글자였다. 사실 마땅히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친 공자의 말을 기록한 논어에 나오는 ‘이’란 단어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의미를 가진 글자이다. 퇴계는 우연히 눈에 띈 ‘이’의 한 글자에서 사물의 이치와 법칙을 추구하는 이학(理學)의 씨앗이 마음속에 파종되었음을 느꼈으며, 평생 동안 ‘이’의 씨앗을 가꾸고 ‘이’의 나무를 키우고, 마침내 ‘이’의 열매를 맺게 함으로써 유림의 완성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의 글자는 공자의 눈을 뜨게 한 공양미 삼백 석이자 심청이었다. 퇴계는 12살 때 이미 ‘이’와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사람, 즉 선각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퇴계가 ‘이’의 글자를 발견한 것은 논어를 주석한 집주(集註)에서였다. 퇴계가 고백하였던 것처럼 퇴계는 송재공이 시키는 대로 논어의 집주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도 틀리지 않게 외우게 하였던 철두철미한 방법’에 의해서 공부를 했다. 논어의 집주는 주자(朱子:1130-1200)가 여러 사람들의 해석을 모아서 주석한 것으로 일종의 해설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퇴계는 12살 때 논어를 통해 공자를 만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주석을 집대성하여 집주한 주자까지 동시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장(子張)은 공자의 제자 중의 한사람으로 일찍이 공자에게 어떤 사람이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현명합니까.’하고 물었을 때 공자로부터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하다.’라는 평가를 들었던 다소 성격이 급하고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는 평소에 공자의 가르침을 자기의 허리띠에 적어 두고 이를 지켜 나가던 사람이었다. 그런 자장이 어느 날 공자에게 묻는다. “자장이 공자에게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서 다섯 가지를 실천할 수 있으면 어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다섯 가지라니요.’ 그러자 공자가 대답하였다. ‘공손과 관대, 신의와 민첩, 은혜이다.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관대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신의가 있으면 남들이 믿게 되고, 민첩하면 공로를 이루게 되고, 은혜로우면 남들을 부릴 수가 있게 된다.’” 이 구절을 주석하면서 주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의 이 말은 인간이 본시부터 지니고 있는 본성, 즉 인, 의, 예, 지, 신의 오상(五常)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그러고 나서 주자는 다름 아닌 자기의 사상인 ‘성즉리(性卽理)’를 주장하였던 것이다. 바로 이 한 문장에서 열두 살의 소년 퇴계는 평생의 화두인 ‘이’를 발견한 것이다.
  • [토요일 아침에] 밭에는 ‘사람꽃’이 피어나고/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귀농하여 살고 있는 공동체 가족들을 찾아가 일손을 거들었다. 소백산 골짜기 숲마다 연두색 신록이 충만한 생명을 찬양한다. 팔도의 농촌이 다 그럴 즈음이거니와 산간마을도 파종으로 바쁜 시기이다. 젊은 사람이 없는 농촌이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음이니 거둘 때를 위하여 심을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분주함은 노인·아낙 할 것 없이 모두 밭으로 나가 품앗이를 하게 한다. 감자 고추 황기 등 밭작물을 준비하느라 퇴비를 깔고 쟁기질을 하고 비닐 멀칭을 덮고 모종을 옮겨 심는다. 농부들의 손길이 지나간 잿빛 황토밭마다 보드라운 고추 모종이 푸르게 피어난다. 가파른 밭 자락에 십여 명씩 모여 품앗이를 하고 있는 모습은, 야산 골짜기에 군락으로 피어나는 꽃처럼 사람 꽃을 보는 듯하다. 평소에는 사람 사는 것 같지도 않던 산간 마을에 밭마다 사람이 피어나 활력이 넘친다. 대지에 봄이 오니 오곡백과의 결실을 향해 생명이 꿈틀댄다. 노동과 땀은 머잖아 가을을 맞이할 것이고,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그래도 몇 푼의 돈이 될 터이다. 그렇게 살아오기를 수십년이지만 저축도 없고 농협 빚은 오늘도 늘어난다. 남는 것이 자식 농사라 했던가? 자식들만은 도회지로 나가 월급쟁이로 살아가기를 소망하여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바쳤다. 대학을 보내고 결혼시키고 자영업이라도 해 보겠다 하매 빚을 얻어야 했다. 자식 농사가 빚을 지게 하였으니 이제 신용불량 위기에 쫓긴다며 호소하는 전화만 없어도 행복하겠다고 한다. 도시가 꽃이라면 농촌은 뿌리다. 고향이 농촌이고, 부모가 촌로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도시인이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생명의 양식을 낳는 어머니의 땅이기 때문이다. 뼈 아프게 농사지어 키우고 공부시킨 자식을 산업 노동자로 바치기 때문이다. 배운 것이 적어 하층민으로 살아가는 자식들은 소비자의 대열에 서서 도시를 살찌운다. 모든 것을 다 바치고 나서도 끊임없는 걱정으로 살아가는 농촌의 노인들…. 마치 저수지 갈대 끝에 붙어 있는 잠자리 허물처럼 껍데기만 남은 삶이다. 한없이 가벼워져야 승천할 수 있다는 신앙을 보여주려는 듯이 말이다. 도시인들은 자신의 뿌리를 보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 여정을 보는 것이다. 뿌리를 보면서 생략되어 버린 계절을 보고 해와 달과 별과 꽃을 보고 진지한 삶을 관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그릇의 밥을 대하면서 농부의 땀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생명의 성사를 느낄 수 있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하였고 이 음식을 받기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농부는 땀 흘려 곡식과 반찬을 만들어 내 생명으로 바치고 있으되 나는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일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노동을 천히 여기지는 않았는가? 수년 전 일본에서는 야마기시즘 실현지의 부정적인 측면을 줄기차게 보도했다. 덕분에 일본인들은 야마기시공동체 사람들을 이단자 집단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필자가 만난 일본인도 “그곳은 어린 아이들까지 일을 시키고 옷도 누더기더라.”라고 했다. 방송 고발 프로그램을 보았다는 것이다. 어린이가 볏짚을 나르고 일하는 것이 왜 나쁘다는 것일까? 필자도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면 동생을 업어 돌보고, 꼴을 뜯으러 가고, 방학이면 나무를 하느라 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공부와 학원·과외 외에는 제 방도 치울 줄 모르는 아이들, 그래서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해도 못 하나 박을 줄 모르고 김치 담글 줄도 모른다. 일 한번 해본 적 없이 우등생으로만 살아온 취재기자의 눈에는 아이들의 일이 아동학대로 보이는 것이다. 놀랍다. 산업사회의 현대인들은 생산 과정이 생략된 현실만을 산다. 내가 소비하고 사용하는 것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나타났는지 알지 못한다. 값을 지불하기만 하면 족할 뿐 과정은 알 필요도 이유도 없다. 과정이 없으면 혼이 없다. 혼이 없는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용하니 넋이 빠진 삶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동이 소외된 사회는 고독하다. 우울증이 도사린 사회다. 이 계절을 생각하자. 지금 산에는 꽃피고 논밭에는 사람이 피어나는 때임을…. 올가을의 내 밥상을 위해 지금 그렇게 농사가 지어지고 있음을….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평양에 ‘경기 벼’ 심는다

    경기도와 북한이 공동으로 평양 외곽에 ‘벼농사 시범농장’을 조성한다. 황준기 기획관리실장은 13일 “도 대표단 10명이 12일 북한 개성을 방문,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측과 평양시 외각의 시범경지에 ‘벼농사 시범농장’을 남북 공동으로 경영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와 민화협은 합의서에서 황해북도와 인접한 평양시 외곽의 북측 농업과학원 시범경지(3ha)에 경기도의 기술과 농자재를 활용, 경기도의 벼품종을 재배하기로 했다. 북측 농업과학원에서도 인근 시범경지에 북측의 벼품종을 재배, 상호 품종 및 기술을 비교하며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이달중 시범농장 운영에 필요한 농자재를 북측에 전달하고 다음달 초 기술자 3명을 보내 파종하기로 했으며, 시범농장사업의 성과가 좋을 경우 황해북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는 올해 시범농장사업에 5억∼7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시범농장의 면적을 100ha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도는 3단계 시범농장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09년에는 북한 서부평야지의 쌀 평균 수확량이 10ha당 현재 350㎏(추정)에서 450㎏으로 30%가량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남·북한간 경색국면으로 추진이 지연됐던 당면공장도 오는 6월쯤 가동시키기로 합의, 이곳에서 연간 2만여t의 당면을 생산할 예정이며, 치과장비 지원도 계속하기로 했다. 한편 손학규 도지사는 지난 1월 2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황해북도 지역에 ‘벼농사 시범농장조성’을 북측에 제안했고 지난달 30일 도 대표단이 개성을 1차 방문했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산나물 대량생산 길 트였다

    발아와 이식이 어려워 인공재배가 불가능했던 산나물 종자를 인공 발아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산나물 대량재배의 길이 열였다. 1일 강원도 농업기술원 산채시험장에 따르면 온도와 습도조절 등 생육조건에 맞는 특수처리를 통해 음나무를 비롯한 어수리, 누룩치 등의 종자를 인공발아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재배가 어려워 자연산에만 의존하던 산채들은 대부분이 비싼값에 팔리고 있다. 이번 발아기술 개발로 획기적인 농가소득증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누룩치의 경우 서식조건이 까다롭고, 야생 누룩치를 포장에 심는다 해도 생존율이 거의 없어 인공재배가 불가능했다. 보통 재래시장에서 18∼20g 상당의 잎 1개가 1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음나무나 어수리 역시 땅에 파종할 경우 발아율이 너무 낮아 재배가 힘들었지만 비닐하우스에서 섭씨 5∼15도의 변온처리나 5도의 항온처리 등 온도와 습도 조절로 80%이상의 발아율을 보이고 있다. 산채시험장은 재배 가능한 산채 중에서도 장기적인 발아기간을 필요로 하는 30여종의 산채 역시 이같은 방법으로 종자를 인공 발아시킬 경우 발아기간이 짧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채시험장 김종환계장은 “연구사업 후 남는 소량을 농가에 직접 공급하기에는 수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농민들에게 재배기술 등을 확대 보급하는 교육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제주엔 벌써 봄이…25일 벚꽃 축제 시작

    제주도가 본격적인 봄축제 시즌을 맞았다. 9일 제주시와 북제주군에 따르면 제1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오는 25∼27일 제주시 종합경기장 벚꽃 숲 일원에서 열리고, 제23회 제주유채꽃 큰잔치가 다음달 9∼10일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휴양단지에서 펼쳐진다. 왕벚꽃축제는 첫째날인 25일 개막행사로 대형 콘서트 등이 열리고, 둘째날에는 초·중·고교생 환경그림그리기대회와 폐품활용 모형만들기, 인라인스케이트 시연, 향토음식경연대회 및 시연회,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청소년 페스티벌, 재즈공연, 노래자랑, 건강걷기대회 등이 열린다. 제주의 토속음식인 빙떡과 오매기술, 해물파전, 흑돼지고기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 장터와 봄꽃들을 한데 모은 봄꽃 전시·판매장도 개설되며, 종이로 왕벚꽃만들기 등 관광객 참여 이벤트도 마련된다. 유채꽃 큰잔치는 개막일인 4월9일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노래자랑과 풍물패 공연,10일에는 유채꽃길 한마음 건강걷기대회, 관광객 도전열전, 난타공연, 사물놀이, 한·몽골 민속음악 페스티벌, 브라질 민속공연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외에 흑도야지 먹을거리 이벤트, 토종닭 페스티벌, 유채꽃길 따라 조랑말 타기, 어린이 유채꽃전 만들기 등이 부대행사로 마련되며, 행사장 주변에서는 농특산물홍보관과 향토음식점 등도 운영된다. 북제주군은 행사장 일대를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기 위해 지난해 9월 주 행사장 3만 4000여평과 진입로 22㎞에 유채씨를 파종, 관리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사설] 그래도 비료지원은 하자

    정부가 대북 비료지원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어제 언론브리핑에서 인도적 차원의 경협은 추진하되 대규모 경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비료지원 여부는 확답하지 않았다. 북한 주민을 먹여살리는 문제, 즉 비료 및 식량 지원은 인도적 사안이다. 꼬여가는 북핵 문제에도 불구, 비료지원을 계속하는 게 궁극적으로 핵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고 본다. 주변국의 간곡한 설득을 외면하고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한 채 벼랑끝 줄타기를 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엄한 제재로 본때를 보이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정책의 실효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한·미·일이 일제히 경제제재를 하더라도 중국이 식량·연료 지원을 계속하면 북한은 버틴다. 한번 더 구슬러보고, 그것이 안 되면 중국까지 참여하는 효율적 제재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대북 비료지원을 오히려 남북대화 재개와 핵문제 태도변화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 지원을 중단한다고 엄포를 놓을 게 아니라, 줄 테니 당국간 대화테이블에 나오라고 해서 6자회담 복귀 분위기를 만드는 편이 낫다. 북한은 올봄 50만t의 비료지원을 요청해 왔다. 지난해 봄 20만t, 가을 10만t을 지원했던 것에 비춰 많은 양이다.50만t을 북한에 주려면 수송비까지 2000여억원이라는 큰 돈이 든다. 적십자 등 민간차원 논의보다는 당국간 대화를 통해 지원 규모·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의 파종기는 5월 중순이다.4월중에는 비료지원이 시작되어야 하고, 새달까지는 지원 방법·규모가 결정되어야 한다. 핵문제로 지원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식량생산 감소로 북한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이는 남측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료지원에 있어 남북 모두 유연한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북한이 핵과 관련한 추가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물론 한국내의 강경목소리를 자제시키는 마지노선에 와 있다는 점을 북한 당국은 알아야 한다.
  • [뉴스플러스] 北, 비료 50만t 지원 요청

    정부는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대한적십자사로 전화 통지문을 보내와 봄철 파종기에 쓸 비료 50만t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옴에 따라 지원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한적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1월13일 전화 통지문을 통해 비료지원을 요청했으나 남북접촉 등 회담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지원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4년까지 2001년을 제외하고 봄철 시비용 비료 20만t과 가을비료 10만t 등 해마다 약 30만t씩 북에 지원해왔다.
  • [토종웰빙을 찾아서] 양구군 펀치볼 시래기

    [토종웰빙을 찾아서] 양구군 펀치볼 시래기

    “올 겨울에는 최전방에서 생산되는 청정 시래기 먹고 건강 챙깁시다.” 강원도 최전방인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정 시래기’가 도시인들 식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무청 시래기보다 부드럽고 구수하며 맛이 좋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구 청정 시래기는 삶아서 곧장 식탁에 오른다는 특성 때문에 무농약 유기농으로 생산해내고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는 토속 먹을거리다. 그래서 겨우내 우리의 건강과 입맛을 돋우는 걸쭉한 된장찌개와 감자탕, 민물고기 어육탕에 빠져서는 안될 최상품 시래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양구 해안면 시래기는 여느 보통 시래기와는 종자부터 다르다. 일반 시래기는 무를 생산하면서 부수적으로 무청을 별도로 거둬 건조한 뒤 사용하지만 해안면 청정 시래기는 전문 시래기용 종자를 뿌려 채취해 오고 있다. 시래기용 전문 종자는 잎사귀가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무청용으로 잎을 채취한 뒤 남은 무는 먹을거리용으로 적당치 않아 모두 갈아 엎고 있다. 한마디로 무는 버리고 잎사귀만 무청용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시래기는 여느 시래기보다 섬유질과 비타민이 더욱 풍부해 겨울철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요즘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암환자들과 돈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시래기를 더 선호하고 있어 ‘겨울철 건강식품=시래기’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고 있다. 양구 해안면은 최전방에 위치한 분지 고랭지여서 2모작이 불가능하지만 10월 초순쯤 가을 수확을 일찍 끝내고 시래기용 무청을 파종,11월에 수확하면서 2모작까지 하게 됐다. 생산되는 시래기는 영농법인이 자체 구입한 밭 35만평에서 재배되고 재배지 1만여평에 비닐하우스용 쇠파이프로 임시 덕장을 세워 겨우내 말려내고 있어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주변의 자연여건이 최전방 산골인 데다 해발 1300m가 넘는 대암산에서 불어오는 청정 바람으로 시래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농법인 농민들은 “지난해 시래기 15t을 생산했으나 납품 물량이 달려 올해는 무 재배 면적을 늘리는 등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재료만 확보된다면 철저한 품질관리로 판매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영농법인에서는 사계절 산나물을 생산해 출하하며 농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봄·여름·가을에는 고사리, 산나물, 취나물을 채취해 판매하고 겨울에는 시래기를 대량생산해 출하하는 것이다. 그만큼 농민들이 전문화된 안목으로 시래기를 생산해 내고 있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버려지던 시래기가 겨울철 먹을거리 상품과 웰빙 식품으로 도시인들에게 각광을 받으며 양구지역 농민들이 겨울에도 바빠졌다. 영농법인 김신환 관리팀장은 “양구 청정 시래기는 이제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아 해마다 재배면적을 늘려야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좀더 좋고 깨끗한 시래기를 만들어 도시인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이렇게 사세요 지역 농민들을 중심으로 4년 전부터 통일고랭지채소 영농조합법인(대표 나명석)을 구성, 시래기를 생산해 오며 올해도 25t의 시래기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되는 시래기는 80% 정도가 건조상태로 박스에 포장해 판매되고, 나머지는 삶아서 팔고 있다. 주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과 일산점 등 6개 지점과 현대백화점 5개 지점으로 출하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름이 알려지면서 개인식당으로부터 전화주문이 잦아져 택배를 통해 배달도 한다. 식당은 주로 된장찌개나 감자탕집, 민물고기찜이나 탕을 만들어 파는 곳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일반인들은 전화주문(033-481-8850, 8815)도 가능하다. 값은 건조된 것은 ㎏당 8000원이고, 삶은 것은 ㎏당 3500원이다.
  •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촌의 영농현장 자체를 상품화하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이 뜨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에 3차 산업인 관광을 접목한 경관농업은 수입개방 파고에 허덕이는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농가들은 관광객들에게 먹을거리 장터, 특산물판매, 민박 등을 제공해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관농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제주도. 국제적 관광도시인 제주도는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일찍부터 경관농업을 도입했다. 1500농가가 1200㏊에 관광용 유채꽃을 재배하고 있다. 북제주군 만장굴, 교래관광지구 일대와 남제주군 성산일출봉, 성읍민속촌 일대가 유채꽃 단지로 유명하다. ●농가 평균수익 손실분 郡에서 보상 북제주군은 33개 유채꽃 촬영소에 10a당 16만원씩을 보상해 주고 유채씨는 정부에서 전량 수매해 준다. 제주도는 유채씨 ㎏당 155원씩을 추가로 보상해 주는 등 경관농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북제주군은 올해부터 관광지 주변, 주요도로변, 해안절경지 등에 유채를 파종하면 평균수익 손실분을 보상해 주는 ‘경관농업직불제’를 시행한다. 이같은 경관농업은 다른 자치단체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드넓은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은 경관농업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다. 진의종 전 총리의 장남인 영호(56)씨가 지난 92년부터 야산 구릉지대에 17만평의 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치단체들 앞다퉈 ‘특구’ 지정 대기업 이사를 지낸 진씨가 손이 덜 가는 농작물로 선택한 보리가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풍광으로 자리잡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드넓은 청보리밭은 매년 봄이면 전국에서 관광객과 사진작가, 미식가들이 몰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청보리밭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고창군이 주변 농가에도 보리재배를 적극 권장해 30만평으로 늘었다. 매년 4월이면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이곳에서 재배한 보리는 전량 농협이 수매한다. 학원농장에서 생산된 보리는 40㎏들이 4000여가마로 1억 2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게다가 축제기간에는 민박, 음식과 농특산물 판매 등으로 짭짤한 소득을 올린다. 보리를 수확하고 난 뒤 8월부터는 다시 메밀을 심어 9월부터는 흐드러진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에만 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이곳 주민들은 줄잡아 3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에 자극받은 남원시는 운봉읍 용산리에 30㏊ 규모의 허브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세계허브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지역임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특색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진안군도 부귀면 거성리 일대 50㏊에 드넓은 유채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은 녹비작물인 ‘자운영’을 경관농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위해 지력도 높이고 매년 5월 초 열리는 나비축제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드넓은 자운영 꽃밭을 제공하기 위해 ‘자운영밭 직불금’을 주고 있다. 지난해 가을 9개 읍·면 1720㏊에 자운영씨를 뿌려 올 4월 중순부터는 함평군 전역에서 붉게 타오르는 자운영밭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 45곳 테마마을로 지정 강원도 춘천시와 평창군은 ‘메밀꽃’을 ‘막국수’와 ‘이효석문화축제’ 테마로 잡았다. 춘천시는 의암호 내 붕어섬 17㏊에 메밀을 재배해 막국수축제가 열리는 8월부터 꽃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서 수확된 메밀은 ‘막국수협의회’에서 수매해 다음해 막국수 재료로 사용한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평창군도 동평면 창동리·원길리·무이리 일대 22㏊에 메밀을 심어 9월 이효석 문화축제에 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은 메밀 재배 농가에 평당 1200원씩 지원한다. 경북 성주군도 2002년 수류면 백운리 가야산집단시설지구에 10만㎡의 야생화재배단지를 조성했다. 군은 이곳에서 가야산에서 자생하는 650여종의 야생화를 재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농가소득도 높이고 있다. 야생화단지 조성 후 관광객이 30%나 늘었다. 농업진흥청에서도 2002년부터 전국의 특색있는 마을 45곳을 ‘테마마을’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남면 홍련리 ‘다랭이 마을’,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 마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탁사장 마을’ 등이 농촌의 전통자원과 세시풍속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마을은 영농·수확체험, 고향의 멋, 향토의 맛, 안전한 먹을거리, 풍요로운 자연경관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도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명의 땅으로

    숲이 우거진 공원, 주민들이 축구를 하는 잔디구장, 유수지 한편에서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믿기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2004년 12월21일 풍경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지독한 악취와 먼지를 내뿜어 인근 주민들의 쓰레기 반입저지 시위가 단골로 이어졌던 수도권매립지가 ‘아름다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각종 환경정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친근한 휴식처와 친환경 테마공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이다. ●철새와 물고기가 모이는 매립장 이같은 현상은 우선 쓰레기 위생매립에서 비롯된다. 매립장에는 지하수배제층(30㎝), 고화처리차수층(75㎝), 침출수배제층(60㎝) 등 모두 165㎝의 기반시설이 설치됐다. 그 위에 1단 5m(폐기물 4.5m, 복토 0.5m)씩 8단 40m 높이로 쓰레기를 묻는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지하관로를 통해 침출수처리장으로 보내져 화학처리된다. 처리된 침출수는 매립지내 시천천에 방류돼 서해로 흘러드는 데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독성이 그대로 남아 인근 해역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켰다. 기형 물고기가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어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처리공정 개선 결과 지금은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가 5㎎/ℓ 이하(법정기준 70),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200㎎/ℓ(법정기준 800)로 크게 개선되었다. 중수도(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개념)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해 시천천에는 붕어·잉어·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시천천과 인접한 장도유수지에는 청둥오리 등 각종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또 안암도유수지에는 낚시꾼까지 등장하는 등 쓰레기매립지로서는 상상치 못할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안암도유수지는 철새 보호 및 주변지역의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8월 1단계 준공되었다.2007년까지 2단계 건설이 완료되면 유역면적 44.59㎢,722만t의 담수능력을 갖춰 주변에 인공습지가 조성되는 등 자연생태보존구역으로 활용된다. 아울러 매립면적 최소화로 악취 발생을 줄이기 위해 2개 블록(블록당 가로 300m, 세로 300m)에서만 쓰레기를 매립한다.20일 정도 지나 블록의 수명이 다 됐을 때 비로소 다른 블록으로 옮겨진다. 복토도 쓰레기 하역 후 3시간 이내에 끝내 날림현상과 해충 등을 방지한다. ●쓰레기도 에너지원이다 침출수와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인 매립가스는 아예 ‘자원’으로 활용된다.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매립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심한 악취로 민원을 유발해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는 소각열로 988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제1매립장과 제2매립장 사이에 2001년 10월 준공했다. 생산된 전기는 매립지내 자체 냉·난방용으로 쓰인다.2단계로 2006년까지 5만㎾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면 매립지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생산 전력은 주변 18만 가구에 공급되며 연간 200억원의 에너지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온다.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또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셈이다. ●매립지에서 악취가 사라지다 매립지 인근 검단·백석동은 물론 10㎞ 이상 떨어진 김포 주민들까지 매립지에 대한 원망이 대단했었다. 악취와 분진으로 인해 일상사가 불가능하고, 기형 가축이 태어날 정도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즘은 ‘원성의 진원지’인 매립지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악취가 거의 사라졌다는 방증이다. 제1매립장 북쪽 3만여평에 조성된 주민체육공원은 잔디축구장을 비롯해 배구장, 테니스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지압보도 산책로, 생태습지연못 등 다양한 체육·휴게시설을 갖춰 지역주민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또 국화축제, 음악회, 환경캠프 등 각종 기획행사도 펼쳐졌다. 쓰레기더미 옆에서 축제를 열 정도로 환경문제에 자신이 생긴 것이다. 지난 10월 열흘간 열린 ‘드림파크 국화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화전시회로 18만명이 찾았다. 매립지공사측은 지역주민 20여명을 고용, 매립지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이용해 1만 2600점의 국화를 재배했다. 매립지는 견학명소로도 유명세를 치른다. 초·중·고생들의 환경현장 학습장소 등으로 ‘딱’이어서 연간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기술자문을 받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정책의 산실로 거듭나 수도권매립지는 환경종합연구단지로 거듭나고 있다.2000년 6월 국립환경연구원이 입주한 것을 시발로 한국환경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자동차공해연구소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혐오시설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것이 진짜’라는 정부의 오기가 작용한 결과다. 이처럼 환경을 ‘화두’로 삼는 기관들이 밀집함으로써 환경연구에 관한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드림파크 사업 주요 내용 ‘쓰레기더미 위에서 녹색의 장미가 피어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쓰레기 매립이 끝나 최근 안정화공사(최종 복토공사)를 마친 제1매립장(124만평)을 비롯, 단계적으로 1∼4매립장과 유휴지 602만평을 ‘꿈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내년에 착수한다.‘드림파크’ 계획에는 2023년까지 모두 2215억원이 투입된다. 제1매립장에는 골프장·실내스키장·트레킹코스·전망공원 등이 중심이 된 ‘체육공원’이,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제2매립장(112만평)에는 수목원·화훼원·식물원·환경박람회장 등이 어우러진 ‘환경이벤트단지’가 각각 들어선다. 제3매립장(100만평)은 환경센터·환경예술공원·자원화단지·계절풍경단지 등 ‘환경문화단지’로, 제4매립장(118만평)은 유수지·습지·하천·초지·숲 생태지역이 뒤섞인 ‘자연탐방단지’로 각각 꾸며진다. 또 경서매립지 인접부지 148만평은 지상·비행 레포츠공원 등 ‘레포츠단지’가 들어선다. 공원화를 위한 기반 구축은 이미 시작됐다. 공사측은 2002년부터 매년 100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전개, 지금까지 제1·2매립장 주변과 외곽경계 등에 300만 그루를 심었다. 이 작업에는 인근 주민 8000여명이 참가했다.2011년까지 1000만 그루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푸른 숲으로 변모시킨다는 복안이다.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3만 9000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과 온실을 만들었다. 소나무·잣나무·청단풍 등 34종의 야생화 서식지인 ‘야생초화원(2만평)’도 이달 초 조성했다. 드림파크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도권매립지는 상암월드컵공원(110만평)의 6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공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박대문 사장은 “드림파크 조성은 매립지를 친환경적 생태공간으로 꾸며 생명의 땅으로 복원시키기 위한 에코 프로젝트”라면서 “쓰레기장이 환경테마공원으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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