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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워 주위 어르신들 봉양”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워 주위 어르신들 봉양”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 주위 어르신들을 봉양하게 됐어요.” 11일 올해 서울시 복지상(장애인 분야) 최우수상에 선정된 문재진(54·지체1급)씨가 송파구 마천동 자택에서 홀몸노인들을 돕게 된 계기를 서툰 말투지만 또박또박 털어놨다. 문씨는 1급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20년째 70~80대 홀몸노인 10명에게 매달 4만원씩 용돈을 보내는가 하면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을 친부모 모시듯 간호하고 말벗이 되어 주는 홀몸노인들의 수호천사다. ●홀몸노인 10명에 용돈… 나들이도 함께 1992년부터 지금까지 달력판매 수입과 폐품을 수집해 모은 돈과 지인들이 보내 주는 후원금으로 홀로 사는 노인 10명에게 매달 4만원씩 20년 동안 5000만원을 지원했다. 불편한 몸인데도 매년 봄·가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전라도 완주, 경상도 통영 등으로 나들이도 떠난다. 문씨가 홀몸노인들을 돕게 된 계기는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남들과 다르게 태어나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던 아들을,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 중학교에 입학시켜 학업 의지를 불태우게 한 강한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였지만 3년간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병수발에도 불구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1982년 문씨는 지인의 소개로 달력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취직했다. “초기엔 불편한 몸으로 교회와 단체를 찾아가면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동전 몇 개 주고 나가라고 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30년 경륜이 쌓이다 보니 9~12월 한철 장사지만 고정수입이 1000만원이 될 만큼 쏠쏠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1992년 송파종합사회복지관 자원봉사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들을 만나게 됐다.”며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씨의 집은 비장애인의 집보다 훨씬 깨끗하고 깔끔하다. 친형제처럼 지내는 자원봉사자 이효동(75)씨는 “물건 하나라도 제자리에 없으면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며 “원칙을 지키고 양심껏 살아가는 그를 보면 오히려 존경스럽다.”고 귀띔했다. ●“어르신들과 지낼 집 짓는 게 꿈” 늘 남을 먼저 생각하며 살던 문씨에게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2009년 4월 뇌성마비장애로 인해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생겨 4차례나 수술하게 된 것.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간 조금씩 모았던 돈도 모두 수술비와 재활치료비로 날렸다. 이제 그는 폐품 모으는 일도, 달력 판매하는 일도 할 수 없는 휠체어 신세에 놓여 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죠. 아직 제 꿈을 이루지 못했거든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지낼 집을 짓는 게 꿈이거든요.” 어설프고 힘든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내뱉고 있었지만 그의 눈동자엔 희망이 가득 차 있었다. 서울시복지상 시상식은 오는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음악이 곧 내 삶… 공연 생각에 흥분”

    “음악이 곧 내 삶… 공연 생각에 흥분”

    그의 연주를 들었다면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의 표본’이란 평에 토를 달기가 쉽지 않을 터다. 나이 열일곱에 데뷔 음반으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1997)를 내놓더니, 2년 뒤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음반으로 프랑스 3대 음악상 가운데 하나인 디아파종상을 받았다. 2008년 쇤베르크·시벨리우스협주곡 음반은 발매 첫주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 쇤베르크 곡으로 빌보드에 1위로 데뷔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래미는 벌써 두 번이나 품었다. 날카로운 곡 해석과 함께 야윈 뺨, 도드라진 콧날, 날렵한 턱선에 창백한 낯빛까지 더해 ‘얼음공주’란 별명이 붙었다.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CEO)와 협연하는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32)과 이메일로 대화를 나눴다. 질문에 따라 답변의 길이와 뉘앙스도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때론 앨범 재킷의 냉랭한 표정이 떠오를 만큼 까칠했다. ‘얼음공주’란 별명에 대해 묻자 “그 별명은 꽤나 유치하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나 쓴다.”고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하지만 음악과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을 전할 때는 자신의 유튜브 사이트(www.youtube.com/hilaryhahnvideos)에서 본 모습처럼 사랑스러웠다. 2008년 밴쿠버심포니와 협연 이후 3년 만에 내한하는 그는 “공연 생각에 벌써 흥분했다. 꼭 와서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네 번째 생일을 한달 앞두고 처음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정말 우연이다. 내가 살던 볼티모어의 동네에 ‘스즈키레슨’(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겸 음악교육자 스즈키 신이치가 개발한 어린이 음악교수법) 간판을 내건 피바다음악원이 있었다. 이전까지 한번도 바이올린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은 쉽게 싫증을 내는데. -남달리 집중력이 좋은 편이었다. 내가 아기였을 때에도 접시에 남은 완두콩 한 개까지 남김없이 먹었다.(웃음) →1991년 볼티모어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메이저 데뷔를 했다. 긴장되지 않았나. -난 공연을 정말 사랑한다. 연습에 대한 일종의 보상 같다. →평생을 바이올린과 보낸 걸 후회한 적은 없나.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단 하루도 없다. 음악이 곧 내 삶이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시각적인 예술이나 창조적인 작업을 다루는 저널리스트가 됐을 것 같다. →당신의 완벽한 테크닉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건조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든 바라보는 관점은 제각각이다. 청중들도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적으로 이해한다. →한국에서는 3년 만인데. -한국을 정말 사랑하고 더 자주 오고 싶다. 공연에서 연주할 모차르트 바이올린협주곡 5번은 열살 때 처음 배웠지만 21년 동안 (곡 해석의) 큰 변화가 있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뽑아내려 애쓴다. →공연을 놓치면 안 될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한국에 오려고 아주 오랜 시간 날아왔다. 여러분은 대문 밖으로 걸어나오기만 하면 된다(웃음). 꼭 함께해 달라. →쉴 땐 보통 뭘하나. -주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가을에 발표할 새 앨범 준비로 녹초라 쉬는 시간까지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 가끔은 내 귀도 휴식이 필요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제주도는 국립수목원과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탐라란’ 자생지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인다고 28일 밝혔다. 탐라란은 전세계에서 제주도와 일본 남부, 오키나와, 타이완 등에만 분포하는 난으로 상록활엽수 줄기에 붙어 자라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주로 습한 지역에서 자생하며 1년에 0.2~0.3㎝밖에 자라지 않는다. 국내 탐라란 자생지는 1994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희소가치와 관상가치가 높아 무분별하게 채취되면서 현재 제주도 자생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 보전 및 복원 인프라 구축’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2월 탐라란 열매를 입수해 2008년부터 파종을 시작했다. 이후 4년에 걸쳐 개체를 증식, 제주 한라수목원, 바보난농원과 함께 제주지역 자생지에 300여 개체를 복원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탐라란은 요즘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탐라란을 자생지에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2의 배추 파동’ 오나

    강원 지역 배추 생산 농가를 상대로 차익을 노린 중간상인들의 밭떼기 거래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다. 이에 벌써부터 배추 산지 거래 가격이 들썩이는 등 ‘제2의 배추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과 강원 지역 배추 농가들은 8일 겨울 한파 영향으로 전남 지역 월동 배추 출하량이 예년보다 44%까지 감소하면서 배추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농가들이 배추 재배 면적을 대폭 늘리고 중간 유통업자들까지 물량 확보를 위해 미리 밭떼기 거래를 시작하면서 올봄 배추 가격 안정과 출하량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봄배추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영월군 농가들은 이르면 3월 중순이 넘어야 파종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중간 유통 상인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마을을 돌며 밭떼기 거래를 시작했다. 이들이 제시하는 거래 가격은 지난해에 밭 830㎡당 90만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120만∼130만원을 넘고 있다. 또 배춧값이 많이 오르면 일선 농가들이 계약을 파기할 우려가 높아 상인들이 요구하는 계약금도 시세의 50%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봄배추 재배 면적을 더 늘렸다는 장득진(52·평창군 계촌면)씨는 “예년이라면 밭떼기 거래가 시작도 안 할 때지만 올해는 배추농가 대부분이 중간상인들과 밭떼기거래를 이미 끝냈다.”면서 “선불 계약금도 거래가의 절반인 60만원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봄배추 가격 상승에 대한 예측은 새벽시장에서 직거래를 하는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4만 2000㎡ 밭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김광수(54·원주 신림면)씨는 “적어도 초봄까지는 현재의 높은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재배 면적을 늘리는 농가들이 많다.”며 “하우스는 지난달 말부터 일찌감치 파종을 시작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배 면적 증가는 오히려 과잉 생산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재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관령 원예농협 공판장의 윤성주 경매사는 “전국적으로 배추의 재고물량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미리 당겨서 물량을 확보하려는 중간상인들의 빠른 움직임이 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5)전기기계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5)전기기계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들은 전기기계분야 달인들이다.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통하는 경기 오산시 이재영씨는 행정수요자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 대구 달성군의 채해수씨는 신지식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분야 전문서적을 6권이나 저술할 정도로 전문가다. 인천 계양구청의 최익선씨는 보안등의 달인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자기가 맡은 업무 연구에 정성을 쏟고 있다. 14일자 달인코너에서는 세정분야 달인 2명을 소개한다. 행정안전부·서울신문 공동주관 ■‘전국 첫 CCTV 일체형 보안등 개발’ 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 최익선씨 범죄율 30% 줄고 연간 시설비 130억 절감 효과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또렷이 포착한 동영상이 있다. 연평면사무소 뒤로 포탄이 떨어지자 주민들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던 순간을 촬영한 화면이다. 이 영상은 바로 보안등의 달인 최익선(38·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씨가 개발한 CCTV 일체형 보안등이 잡아낸 순간이었다. 그의 보안등 덕분에 역사의 소중한 한 장면이 기록될 수 있었다. ●일체형 보안등으로 연평도 포격 동영상 포착 최씨가 보안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 공업직 9급으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 뒤 맡은 보안등 민원업무는 주민 민원의 90%를 웃돌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도로 옆의 가로등은 30m마다 들어서고 관리도 잘되는 반면 동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설치하는 보안등은 서민을 위한 안전 필수장치인데도 거미줄처럼 세워지는 탓에 관리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웹에디터로 구청 지도를 만들어 보안등 3400여개 위치를 일일이 표시하고 일련번호를 매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등 하나하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또 인터넷 링크로 해당 보안등을 클릭하면 주민들이 쉽게 정전 등 민원신고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품은 만만치 않게 들었다. 그는 “갓 결혼했을 무렵인데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이 보안등관리시스템 덕분에 최씨는 2005년 특별 호봉승급을 했다. 그의 보안등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가 왜 야간에는 촬영이 어려울까.”라는 호기심이 가로등과 만난 것이다. CCTV 1개를 설치하는데 1500만원이나 들지만 밤에는 촬영, 저장영상 판독이 어려워 얼굴은 물론 옷 색깔 식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곧이어 가로등과 CCTV를 한데 합치는 일체형 보안등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의 적색파장 램프를 식별이 잘되는 녹색파장으로 바꾸고 대신 램프 점등장치와 무선점멸기를 하나로 통합한 게 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일체형보안등은 1곳당 설치비용이 기존의 3분의1 수준인 500만원이면 족했다. 인천시에서만 한해 약 130억원의 시설비를 절감했다. 2009년 이 지역 범죄율도 30%나 떨어졌다. 그는 “한밤중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훔치려는 절도범 얼굴을 생생히 포착해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적도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방공무원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6급 특별승진도 할 수 있었다. 관련 기술은 계양구 이름으로 출원특허 2건, 실용신안 7건, 디자인 9건이 등록돼 있다. 그래도 2년 남짓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집에서 김치통에 쌀바가지로 보안등 모형을 만들어서 실험한 것만 수백번이었다.”고 돌아봤다. 일체형 보안등은 경기도 김포시, 충북 증평군 등 다른 지자체로 점차 번지고 있다.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 대우 받았으면…” 동료인 이소영(시설6급)씨는 “일체형 보안등을 개발할 때 주말마다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사와 사무실에서 조립하는 등 불철주야로 연구했다.”면서 그의 집념을 높이 샀다. 최씨는 달인으로 선정된 이후 쫓기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동기부여와 동시에 주변에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몇년 동안 보안등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정규직이어서 가능했다.”면서 “다른 지자체는 보안등 담당이 일용직, 기능직 등 정규직이 아닌 경우가 태반이어서 일에 매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독보적인 공적을 세우는 공무원은 극소수이지만 대다수 공무원이 음지에서 소리없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서 “이런 음지의 공무원과 보이지 않게 인고의 노력을 한 뒤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이 모두 대우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1인자’ 대구 달성군 방송통신6급 채해수씨 항상 연구하는 아이디어 맨… 수상기록 10차례 전기기계 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채해수(53·방송통신6급) 대구 달성군 통신담당은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분야에서 전국 최고다. 채씨는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의 정보통신설비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은 재난발생 예상지역 또는 재난관리중점시설에 근무하는 안전담당자가 점검을 마친 직후 지자체에 설치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서 결과를 입력하는 것이다. 또 점검누락이나 재난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는 자동으로 음성통보하고 공무원을 비상소집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재난예방관리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 개발 특히 그가 개발한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농산물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선별 등 생산 과정을 인터넷 농업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다 생산농민이 직접 출연해 홍보했다. 자연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졌다. 방송에 참가한 달성군 7개 작목반의 한 해 평균 수익이 102억원에서 21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익이 높아지자 참여 농가도 방송 초기 150여개 농가에서 현재 1500여개 농가로 10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오이와 장미 등을 일본어로 방송해 대일 수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지원하는 참달성(www.chamdalseong.com) 쇼핑몰사이트도 인터넷 농업방송의 동영상 통신기술을 지원해 농산물판매에 도움을 주었다. 그는 또 공장의 제품 생산과정을 촬영해 올리는 인터넷 산업 방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내 96개 중소기업체를 방문, 촬영 편집한 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달성넷(www.dalseong.net)에 게재해 외국바이어들이 제품의 우수성을 알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달성군 지역 내 20곳의 농협과 새마을금고를 찾은 노약자들이 전화번호 필요없이 전화기만 들면 군청 교환원을 통해 전국 행정기관에 바로 연결되는 무료 민원 핫라인 전화를 개발해 인기를 모았다. 각종 도로에 불법주차금지 LED문자안내기를 설치하고 안내기의 글씨가 깨지는 장애발생 시 출장을 가지 않고도 군청에서 깨진 글씨를 동영상으로 원격관리할 수 있도록 해 교통상황실 담당자의 불필요한 출장업무를 크게 줄였다. ●통신설비설계기술분야 서적 6권 저술 군내 9개 읍·면에 설치된 강우량계의 측정 결과가 통신선을 통해 군청 재난관리부서로 전송되는 시스템과 강우량 수치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해 모든 직원들이 개인컴퓨터로 강우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내 14곳에 설치된 산불예방 감시카메라의 동영상을 군청에서 모니터할 수 있도록 광통신 고화질 영상전송방식을 도입하고 이동통신용 철탑의 산불예방 카메라 설치 무상사용 방식으로 5억원의 철탑공사 비용을 절감했다. 채씨는 통신설비설계기술 분야 전문서적을 6권 저술했다. 이 분야 공직자의 출판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또 그가 제안한 것 중 6건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아 채택돼 시행되고 있다. 수상기록도 10차례나 된다. 1998년 재난관리업무평가 우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IT 이노베이션대상까지 매년 한 차례꼴로 수상했다. 그에 대한 동료 직원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연구 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채씨는 “올해에도 도로변에 있는 유선방송선로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법과 유선방송단자함 등을 하나의 단자함에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 경기 오산시 기능6급 이재영씨 특허·실용신안등록 7건… 오산시청의 ‘맥가이버’ “제 이름 이재영의 재자는 한자로 실을 재(載)자입니다. 제설용품과 중장비 등을 싣고 다니며 시의 구석구석을 정비하는 일이 제 천직이라 생각하고 공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 등 개발 전기기계분야에서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선정된 경기 오산시 이재영(57·기능6급)씨는 ‘맥가이버’로 통한다. 업무를 보며 느끼는 불편함과 눈에 보이는 시설과 장비 등은 모두 개발의 아이디어가 되고,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한다. 1989년 지방기능 10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지금까지 1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개발은 전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장비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조금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2001년 개발한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가 대표적이다. 겨울에 내리는 눈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모래주머니는 단단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채 도로 옆에 세워져 있어 차량 통행에 장애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버려지는 타이어로 주머니를 만들어 도로 옆 축대벽에 매달거나 안전한 공간에 설치했다. 모래함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모래가 겨울철 장시간 보관되면서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소금을 섞은 ‘충격흡수 모래함’을 개발해 2007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씨는 “안전을 위해 쌓아 둔 모래가 때로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래가 굳지 않으면 운전 중 부주의로 모래함과 충돌하더라도 굳지 않은 모래가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해 보이는 충격흡수 모래함의 아이디어는 다리, 축대벽 붕괴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부실공사에서 얻었다. 이씨는 “건물 붕괴 및 균열과 같은 부실공사의 원인 대부분은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씻지 않고 썼기 때문”이라면서 “염분을 머금은 모래는 잘 굳지 않는 점에 착안해 모래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작업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콘 소파보수란 일부 구간이 꺼졌거나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포장하는 작업으로 기존의 덤프차량은 아스콘을 바닥에 뿌릴 때 양을 조절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아스콘을 뿌려야 했다. 또 100도 이상의 뜨거운 아스콘을 사람이 직접 퍼 나르다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덤프트럭 적재함 하단부에 투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차량은 평상시에는 아스팔트 보수장치로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장비에 회전판을 부착해 제설용 모래살포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바닥에 그대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회전판을 달아 모래 또는 염화칼슘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경영행정 혁신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도로에 설치된 빗물 배수용 배관도 기존 배수구보다 높은 위치에 또 다른 배수구를 하나 더 뚫는 방식으로 변경해 실용신안으로 등록했다. 장마철 배수구가 막혀 도로 일부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퇴직하면 저개발국에 기술 기부 봉사” 이씨는 “공무원이라면 민원인이 제기하는 불편사항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부터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지만 내가 가진 것은 오직 기술뿐”이라면서 “공직을 떠나는 날까지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퇴임한 뒤에는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 국가에 기술 기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5)전기기계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5)전기기계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들은 전기기계분야 달인들이다.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통하는 경기 오산시 이재영씨는 행정수요자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 대구 달성군의 채해수씨는 신지식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분야 전문서적을 6권이나 저술할 정도로 전문가다. 인천 계양구청의 최익선씨는 보안등의 달인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자기가 맡은 업무 연구에 정성을 쏟고 있다. 14일자 달인코너에서는 세정분야 달인 2명을 소개한다. ■ ‘전국 첫 CCTV 일체형 보안등 개발’ 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 최익선 씨 북한 연평도 포격 아수라장 현장 영상포착은 CCTV 일체형 보안등 덕분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또렷이 포착한 동영상이 있다. 연평면사무소 뒤로 포탄이 떨어지자 주민들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던 순간을 촬영한 화면이다. 이 영상은 바로 보안등의 달인 최익선(38·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씨가 개발한 CCTV 일체형 보안등이 잡아낸 순간이었다. 그의 보안등 덕분에 역사의 소중한 한 장면이 기록될 수 있었다. ●일체형 보안등으로 연평도 포격 동영상 포착 최씨가 보안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 공업직 9급으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 뒤 맡은 보안등 민원업무는 주민 민원의 90%를 웃돌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도로 옆의 가로등은 30m마다 들어서고 관리도 잘되는 반면 동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설치하는 보안등은 서민을 위한 안전 필수장치인데도 거미줄처럼 세워지는 탓에 관리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웹에디터로 구청 지도를 만들어 보안등 3400여개 위치를 일일이 표시하고 일련번호를 매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등 하나하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또 인터넷 링크로 해당 보안등을 클릭하면 주민들이 쉽게 정전 등 민원신고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품은 만만치 않게 들었다. 그는 “갓 결혼했을 무렵인데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이 보안등관리시스템 덕분에 최씨는 2005년 특별 호봉승급을 했다. 그의 보안등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가 왜 야간에는 촬영이 어려울까.”라는 호기심이 가로등과 만난 것이다. CCTV 1개를 설치하는데 1500만원이나 들지만 밤에는 촬영, 저장영상 판독이 어려워 얼굴은 물론 옷 색깔 식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곧이어 가로등과 CCTV를 한데 합치는 일체형 보안등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의 적색파장 램프를 식별이 잘되는 녹색파장으로 바꾸고 대신 램프 점등장치와 무선점멸기를 하나로 통합한 게 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일체형보안등은 1곳당 설치비용이 기존의 3분의1 수준인 500만원이면 족했다. 인천시에서만 한해 약 130억원의 시설비를 절감했다. 2009년 이 지역 범죄율도 30%나 떨어졌다. 그는 “한밤중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훔치려는 절도범 얼굴을 생생히 포착해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적도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방공무원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6급 특별승진도 할 수 있었다. 관련 기술은 계양구 이름으로 출원특허 2건, 실용신안 7건, 디자인 9건이 등록돼 있다. 그래도 2년 남짓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집에서 김치통에 쌀바가지로 보안등 모형을 만들어서 실험한 것만 수백번이었다.”고 돌아봤다. 일체형 보안등은 경기도 김포시, 충북 증평군 등 다른 지자체로 점차 번지고 있다.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 대우 받았으면…” 동료인 이소영(시설6급)씨는 “일체형 보안등을 개발할 때 주말마다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사와 사무실에서 조립하는 등 불철주야로 연구했다.”면서 그의 집념을 높이 샀다. 최씨는 달인으로 선정된 이후 쫓기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동기부여와 동시에 주변에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몇년 동안 보안등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정규직이어서 가능했다.”면서 “다른 지자체는 보안등 담당이 일용직, 기능직 등 정규직이 아닌 경우가 태반이어서 일에 매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독보적인 공적을 세우는 공무원은 극소수이지만 대다수 공무원이 음지에서 소리없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서 “이런 음지의 공무원과 보이지 않게 인고의 노력을 한 뒤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이 모두 대우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1인자’ 대구 달성군 방송통신6급 채해수 씨 항상 연구하는 아이디어 맨… 수상기록 10차례 전기기계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채해수(53·방송통신6급) 대구 달성군 통신담당은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분야에서 전국 최고다. 채씨는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의 정보통신설비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은 재난발생 예상지역 또는 재난관리중점시설에 근무하는 안전담당자가 점검을 마친 직후 지자체에 설치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서 결과를 입력하는 것이다. 또 점검누락이나 재난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는 자동으로 음성통보하고 공무원을 비상소집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재난예방관리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 개발 특히 그가 개발한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농산물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선별 등 생산 과정을 인터넷 농업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다 생산농민이 직접 출연해 홍보했다. 자연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졌다. 방송에 참가한 달성군 7개 작목반의 한 해 평균 수익이 102억원에서 21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익이 높아지자 참여 농가도 방송 초기 150여개 농가에서 현재 1500여개 농가로 10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오이와 장미 등을 일본어로 방송해 대일 수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지원하는 참달성(www.chamdalseong.com) 쇼핑몰사이트도 인터넷 농업방송의 동영상 통신기술을 지원해 농산물판매에 도움을 주었다. 그는 또 공장의 제품 생산과정을 촬영해 올리는 인터넷 산업 방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내 96개 중소기업체를 방문, 촬영 편집한 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달성넷(www.dalseong.net)에 게재해 외국바이어들이 제품의 우수성을 알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달성군 지역 내 20곳의 농협과 새마을금고를 찾은 노약자들이 전화번호 필요없이 전화기만 들면 군청 교환원을 통해 전국 행정기관에 바로 연결되는 무료 민원 핫라인 전화를 개발해 인기를 모았다. 각종 도로에 불법주차금지 LED문자안내기를 설치하고 안내기의 글씨가 깨지는 장애발생 시 출장을 가지 않고도 군청에서 깨진 글씨를 동영상으로 원격관리할 수 있도록 해 교통상황실 담당자의 불필요한 출장업무를 크게 줄였다. ●통신설비설계기술분야 서적 6권 저술 군내 9개 읍·면에 설치된 강우량계의 측정 결과가 통신선을 통해 군청 재난관리부서로 전송되는 시스템과 강우량 수치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해 모든 직원들이 개인컴퓨터로 강우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내 14곳에 설치된 산불예방 감시카메라의 동영상을 군청에서 모니터할 수 있도록 광통신 고화질 영상전송방식을 도입하고 이동통신용 철탑의 산불예방 카메라 설치 무상사용 방식으로 5억원의 철탑공사 비용을 절감했다. 채씨는 통신설비설계기술 분야 전문서적을 6권 저술했다. 이 분야 공직자의 출판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또 그가 제안한 것 중 6건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아 채택돼 시행되고 있다. 수상기록도 10차례나 된다. 1998년 재난관리업무평가 우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IT 이노베이션대상까지 매년 한 차례꼴로 수상했다. 그에 대한 동료 직원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연구 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채씨는 “올해에도 도로변에 있는 유선방송선로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법과 유선방송단자함 등을 하나의 단자함에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 경기 오산시 기능6급 이재영 씨 특허·실용신안등록 7건… 오산시청의 ‘맥가이버’ “제 이름 이재영의 재자는 한자로 실을 재(載)자입니다. 제설용품과 중장비 등을 싣고 다니며 시의 구석구석을 정비하는 일이 제 천직이라 생각하고 공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 등 개발 전기기계분야에서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선정된 경기 오산시 이재영(57·기능6급)씨는 ‘맥가이버’로 통한다. 업무를 보며 느끼는 불편함과 눈에 보이는 시설과 장비 등은 모두 개발의 아이디어가 되고,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한다. 1989년 지방기능 10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지금까지 1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개발은 전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장비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조금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2001년 개발한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가 대표적이다. 겨울에 내리는 눈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모래주머니는 단단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채 도로 옆에 세워져 있어 차량 통행에 장애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버려지는 타이어로 주머니를 만들어 도로 옆 축대벽에 매달거나 안전한 공간에 설치했다. 모래함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모래가 겨울철 장시간 보관되면서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소금을 섞은 ‘충격흡수 모래함’을 개발해 2007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씨는 “안전을 위해 쌓아 둔 모래가 때로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래가 굳지 않으면 운전 중 부주의로 모래함과 충돌하더라도 굳지 않은 모래가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해 보이는 충격흡수 모래함의 아이디어는 다리, 축대벽 붕괴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부실공사에서 얻었다. 이씨는 “건물 붕괴 및 균열과 같은 부실공사의 원인 대부분은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씻지 않고 썼기 때문”이라면서 “염분을 머금은 모래는 잘 굳지 않는 점에 착안해 모래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작업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콘 소파보수란 일부 구간이 꺼졌거나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포장하는 작업으로 기존의 덤프차량은 아스콘을 바닥에 뿌릴 때 양을 조절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아스콘을 뿌려야 했다. 또 100도 이상의 뜨거운 아스콘을 사람이 직접 퍼 나르다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덤프트럭 적재함 하단부에 투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차량은 평상시에는 아스팔트 보수장치로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장비에 회전판을 부착해 제설용 모래살포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바닥에 그대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회전판을 달아 모래 또는 염화칼슘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경영행정 혁신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도로에 설치된 빗물 배수용 배관도 기존 배수구보다 높은 위치에 또 다른 배수구를 하나 더 뚫는 방식으로 변경해 실용신안으로 등록했다. 장마철 배수구가 막혀 도로 일부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퇴직하면 저개발국에 기술 기부 봉사” 이씨는 “공무원이라면 민원인이 제기하는 불편사항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부터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지만 내가 가진 것은 오직 기술뿐”이라면서 “공직을 떠나는 날까지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퇴임한 뒤에는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 국가에 기술 기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할 나위 없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을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 등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 등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만원이나,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와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를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김장물가 또 불안? 배추·무 재배면적 6.4%↓

    이상기후 탓에 김장 배추와 무 재배 면적이 많이 줄어들었다. ‘금() 배추’ 파동의 뒤끝이어서 이것이 자칫 김장물가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28일 통계청의 올해 김장 배추·무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김장 배추의 재배면적은 1만 3540㏊로 지난해 1만 4462㏊에 비해 922㏊(6.4%)가 줄었다. 통계청은 “잦은 비로 제때 파종이 어려워 재배면적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전남 등 일부에선 배춧값 상승으로 재배면적이 늘기도 해 반드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무 재배 면적도 7473㏊로 지난해 7771㏊보다 298㏊(3.8%)가 감소했다. 무 역시 파종기에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제때 파종하지 못했고 잘 자라지 않자 재배를 그만두는 농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채소 50종 쑥쑥… 백악관의 ‘다이어트 가든’

    채소 50종 쑥쑥… 백악관의 ‘다이어트 가든’

    “백악관 텃밭은 단순히 자연산 먹거리를 생산하는 현장이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산교육 현장이자, 아동 비만 퇴치운동이 시작된 장소입니다.” 백악관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 부주방장인 샘 카스는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뜰에 자리잡은 ‘텃밭’을 서울신문 등 외국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 어른 팔뚝만 한 얌(덩굴성 식물의 일종)을 들고 나왔다. “올해 2년째 가꾸고 있는 백악관 텃밭에서 수확한 것인데, 작황이 아주 좋다.”며 텃밭에 굴러다니는 싱싱한 호박을 가리켰다. 텃밭은 미셸 여사의 주도로 지난해 3월 조성돼 현재 호박과 브로콜리, 상추류, 케일, 콩 등 50여종의 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미셸 여사가 워싱턴 시내 초·중학생들과 함께 첫삽을 뜨면서 시작된 텃밭은 이미 백악관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반응이 뜨겁다.”고 말문을 연 카스 부주방장은 “대통령 가족의 애완견인 ‘보’ 이외에 외국 정상 내외들과 만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텃밭”이라고 자랑했다. 또 “미셸 여사는 파종과 수확 행사 때마다 빠짐없이 참가해 학생들과 직접 텃밭을 가꾸고, 오바마 대통령과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도 시간 날 때마다 텃밭을 찾는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2㎡였던 텃밭은 올해 140㎡로 넓어졌다. 채소 종류도 다양해졌다. 2년 동안 텃밭에서 거둬들인 채소와 과일은 약 2000파운드(907㎏)에 달한다. 텃밭 근처 큰 나무 아래에는 벌통이 하나 있었다. 백악관 내에 처음 설치된 벌통이란다. 카스 부주방장은 “일부는 대통령 가족과 직원들 식탁에 오르고, 일부는 국빈 만찬 등 백악관 공식행사 때에 사용된다.”면서 “수확된 채소의 3분의1은 인근 노숙자용 시설에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여사가 백악관에 입주하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텃밭 가꾸기다. 백악관에서 직접 채소와 과일을 키워 패스트푸드의 홍수에서 벗어나 건강한 식습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미국 어린이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일 정도로 아동 비만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미셸 여사는 텃밭에서 아동비만 퇴치운동인 ‘레츠 무브’(Let’s Move)를 출범시켰다. 어린이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학교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金배추’때도 한 포기 2000원 ‘직거래의 마법’

    ‘金배추’때도 한 포기 2000원 ‘직거래의 마법’

    주부 이길례(65·서울 오류동)씨는 지난주 말 배추 6포기를 사서 겉절이 김치를 했다. 겉절이는 갓 담갔을 때가 가장 맛있는 법. 익기 전 3포기를 이웃과 친구에게 선물했다. 배추 값이 1만원이 넘는다는데 무슨 돈으로 이런 걸 다 주느냐는 인사를 받았지만 그가 배추를 사는 데 쓴 돈은 일반 시장의 1포기 값인 1만 2000원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이씨가 생활협동조합 회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배춧값이 포기 당 1만 2000원대를 넘나드는 중에도 한살림, 아이쿱(iCOOP), 두레생협 등 생협의 배춧값은 1700~2300원으로 2000원 안팎을 유지했다. 최상품 배추도 4500원을 넘지 않았다. 날씨가 안 좋아 배추를 대는 유기농 농가의 작황이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오름폭은 전년대비 10% 수준에 그쳤다. ●작황 나빠도 가격 오름폭 적어 한살림 생협 기준으로 무는 1개에 1020원, 대파는 1㎏에 2200원, 쪽파는 1㎏에 2700원 등 대부분 채소들이 시중 소매가의 3분의1 선을 유지했다. 김장 채소의 오름세가 한풀 꺾인 이번주에도 생협 농산물들은 재래시장 가격보다도 저렴하다. 15일 농산물유통공사가 밝힌 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 6800원, 무는 1개에 4472원이었다. 생협의 가격이 싼 이유는 직거래식 유통구조에 있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면서 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생협은 보통 일반 농산물보다 20~30% 비싼 유기농이나 친환경 농산물만 다룬다. 때문에 평소에는 가격이 재래시장이나 마트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올해처럼 농산물 파동이 일어나면 가격이 역전된다. 이진백 아이쿱 자연드림 홍보팀장은 “생협들은 농산물의 파종기에 생산자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미리 값을 정한다.”면서 “계약재배와 책임소비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더라도 소비자(조합원)들이 안정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價의 10%정도 기금 적립 대부분 생협은 연 3만원 정도의 조합비를 내는 회원제(소비자 조합원, 생산자 조합원)로 운영된다. 최종 소비자가격의 10% 정도가 기금으로 적립되는데 흉작 때 생산자 회원이 고스란히 안을 피해를 보존해 주는 비용과 매장운영비 등으로 쓰인다. 한살림, 아이쿱, 두레생협 등 국내 3대 생협 이용자는 전국에 약 40만명에 이르고 연간 매출액이 52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생협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 정부와 농협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경매 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획일적인 공영 도매시장 위주의 현 정책은 흉작 때마다 가격폭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결국 지역여건에 따라 도매상 체제나 물류센터 등을 획기적으로 고치지 않는다면 농산물 가격 폭등은 수시로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매상 체제 획기적 개선 시급 그는 “농협이 역할을 강화해 현재 생협과 현지 수입상이 하고 있는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면서 “특히 올해처럼 배추가격이 폭등할 때만 호들갑을 떨 것이 아니라 가격이 폭락할때 농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도 정부가 (생협으로부터)배워야 할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내년 농사 못 지을판… 영농자금 지원을”

    “내년 농사 못 지을판… 영농자금 지원을”

    “루사는 태풍이고, 곤파스는 소풍(小風)이냐. 똑같이 보상하라.” “내년 농사 못 짓겠다. 영농자금을 지원하라.” 7일 오전 11시30분쯤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앞 서산A·B지구 간척지. 황금물결이 넘실거려야 할 논에는 말라죽은 벼가 널려 있다. 황금색 대신 하얀 빛이 났다. 지난달 1일 상륙한 태풍 곤파스로 애써 가꾼 벼가 염분이 섞인 바닷바람이 들이치는 바람에 모두 쓰러지고 백수(벼 이삭이 하얗게 말라 영글지 않고 쭉정이로 변하는 현상)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뽀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분노한 농민 300여명은 트랙터 30여대를 끌고 거리행진을 벌인 뒤 추수를 하지 않은 논을 갈아엎고 들판에 불을 질렀다. 천수만 제방에는 ‘태풍에 벼는 말라죽고 농민은 굶어죽습니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꼈고, 논두렁에는 ‘다 죽었슈, 살려주슈’ 등을 적은 만장 수십여개가 꽂혀 있었다. 말라죽은 벼를 손으로 만지자 알갱이가 별로 없었다. 부서지는 것도 있었다. 농민 김일배(44·서산시 장동)씨는 “지난달 1일 새벽 내내 태풍이 몰아쳐 아침에 가 보니 제초제를 맞은 것처럼 벼잎이 돌돌 말려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바닷물이 바람에 들판으로 날리면서 안개처럼 자욱하게 끼어 있었다.”면서 “바다와 가까운 벼는 금방 말라죽었고, 떨어진 곳도 3~4일이 지나니까 전부 하얗게 변했다.”고 말했다. 벼알이 염분 섞인 강한 바람을 맞아 서로 부딪치면서 터져 즙이 빠져나가 말라죽은 것이다. 김씨는 “농사를 20년 지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다른 곳에서 논농사를 하다 8~9년 전 이곳 논 16만㎡를 빌려 농사를 짓고 있다. 김씨는 “땅주인에게 낼 연간 임대료 5000만원도 못 낼 판”이라며 한숨을 토했다.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 박갑봉(57)씨는 지난 2월 말 현대건설 서산농장에서 명퇴를 한 뒤 처음 임대농을 하다 변을 당했다. 그는 명퇴 직원 중 43명과 함께 논 66만㎡에 벼를 심었다. 서산농장으로부터 3.3㎡(평)당 임대료 1000원씩 모두 2억원과 항공방제비와 농약값 등으로 2억원 등 4억원을 투입했다. 충남도는 최근 피해농가에 ㏊당 110만원의 대파비(다른 작물 파종비)를 지급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당 300만원이 드는 임대료·영농비의 3분의1 수준이다. 박씨는 “이 기준으로 대파비를 지급받으면 2억~2억 5000만원가량 적자를 본다.”면서 “내년 농사는커녕 26년간 회사에 다니면서 평생 번 돈을 모두 날리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도에 따르면 백수 피해를 입은 논이 1만 5372㏊에 이르고, 이중 천수만 간척지가 1만㏊를 차지한다. 올해 이 간척지의 쌀 생산량은 평년의 4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들은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때 정부가 ㏊당 300만원 가까운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생색 내기 보상금으로 일단락지으려고 하는데 현실적인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피해 벼를 전량 수매하고 수매가를 현실화할 것과 일부 벼를 철새먹이로 제공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종선 천수만A·B지구 경작자연합회 회장은 “정부에 현실 보상 진정서를 냈는데 우리 요구가 무산되면 백수피해를 입은 인근 태안지역 농민과 연대해 강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제주 맥주’용 보리품종 선정

    제주도가 고품질의 제주산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보리 품종을 선정하는 등 맥주 생산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도는 맥주보리용 신품종인 ‘백호’를 제주산 맥주 보리 품종으로 선정, 2013년까지 제주산 맥주 1만㎘ 생산을 위해 맥주보리 2000t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백호’는 기존 맥주용 보리 품종인 ‘두산8호’보다 수확량이 많고 ‘호품’보다 단백질 함량이 낮아 맥주보리 품종 중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다음 달 중 1㏊의 면적에 맥주 보리용 채종포를 설치, 5.6t의 종자를 생산해 2011년에는 재배 농가 등 20㏊에 파종할 예정이다. 또 2012년 가을에 112t, 2013년 5월에 2240t의 맥주용 보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선 5기 제주도는 제주도개발공사를 사업자로 선정, 제주의 고품질 화산 암반수와 지역에서 생산한 보리로 만든 맥주의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는 1단계로 제주도 내 수요에 알맞은 규모의 맥주 생산 공장을 설치, 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제주에 한해 맥주를 우선적으로 판매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비 많이 내려 파종 2주 지연 새달 중순 물량 대거 풀릴것”

    “비 많이 내려 파종 2주 지연 새달 중순 물량 대거 풀릴것”

    배추 소매가격이 한 포기에 1만원을 오르내리면서 관심사는 언제쯤, 얼마나 가격이 떨어질까로 모아진다. 특히 대형 할인점의 추이는 주부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사실 배추 공급 물량에 있어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나 저가 공급이라는 본연의 임무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배추를 일반 재래시장보다 싸게 공급해 온 터라 할인점 가격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세계 이마트는 10년간 산지 직거래로 저가 배추를 공급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마트의 산지 바이어로 호남권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이마트는 130만 포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에 따르면 배추는 해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어느 해는 너무 가격이 낮아서 탈, 어느 해는 너무 높아서 탈, 늘 배추는 문제가 아닌 적이 없었다.”고 했다. 9월, 10월 배추 물량을 담당하는 강원, 충청 지역의 태풍·홍수 등 기후 요인으로 인해 올해 그 심각성이 더 두드러졌을 뿐이다. 그는 “김장철 배추의 70%는 전라도 지역에서 나온다.”며 “지난해 배추 가격이 낮아서 올해 농가 수가 다소 줄어든 것 외에는 이 지역 배추 작황은 꽤 좋은 편”이라며 산지 현황을 전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배추의 출하 시기다. 비가 많이 내려 배추 파종 시기가 2주일 정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보통 배추가 여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0~90일. 때문에 “전통적인 김장철인 11월 중순을 지나 하순쯤 돼야 물량이 대거 풀릴 것“이라며 “김장 시기를 늦춰 잡으면 가계 부담을 좀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할인점에서 배추는 돈을 버는 물건이라기보다 손님을 끌어다 주는 품목이다. 때문에 이마트와 같은 할인점들은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 비용을 절감해 저가공급을 실현시켜왔다. 배추 가격이 뛰면서 중간 유통 상인들의 농간도 늘어나고 있다는 데 대해 “대형 할인점과 거래해 온 농민들은 꾸준한 거래를 통해 일정한 수익을 보장 받고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중간 유통 상인에게 밭떼기로 배추를 팔아 넘기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산지 직거래를 수년간 담당해온 전문가로서 그는 배추값이 들썩이는 이유에 대해 배추 농가와 작황 현황이 통일성 있게 관리가 되지 않는 점을 들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金배추 이어 ‘귀한 깍두기’

    金배추 이어 ‘귀한 깍두기’

    무값도 배추값 못지않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기상이변이 가을 무 농사에도 타격을 주었고, 유통업계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무값의 고공행진을 예상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이마트에서 무는 1개당 41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추석연휴 직전의 3000원보다는 38.3% 올랐고, 지난해 이맘때의 1180원과 비교하면 251.7%나 비싸졌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도 지난 4일 1개당 3990원에 가격이 형성돼 추석 전의 3380원보다는 18%, 지난해의 1250원보다는 219.2%나 상승했다. 무는 특히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진 호우로 강원지역 고랭지의 무 파종과 수확이 늦어지는 바람에 산지가 이동하는 시기에 ‘물량 공백’이 생기면서 공급이 불안정해졌다. 이마트 측은 예년에 10대차 분량이 나왔던 산지에서 5대차 분량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추는 얼마 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무는 배추에 비해 조기출하 가능한 물량이 적고 쓰임은 다양해 10월말∼11월초까지 무값이 떨어질 요인이 별로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배추김치의 대체 품목이 깍두기로 옮겨 가면서 무값 강세를 부채질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농산물 중간유통인은 “무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배추 대신에 무를 쓰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 무값이 배추값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남도, 국산밀 산업화 나서

    우리밀 생산자와 소비업체가 손을 잡고 우리밀 생산과 소비 확대에 나섰다. 경남도는 국내 최대 국산밀 구매업체인 ㈜우리밀(대표 금동혁), 우리밀생산자협의회(회장 김석호)와 함께 5일 경남도청에서 국산밀 산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양해각서에서 ㈜우리밀은 경남도내에서 생산되는 국산밀을 재료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국산밀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또 우리밀생산자협의회는 우리밀 회사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고품질 우리밀을 생산해 공급한다. 이를 위해 우리밀생산자협의회는 도내 국산밀 생산 농업인들에게 체계적인 지도·교육을 하고 파종·수매 등 수확에서 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생산관리 체제도 갖춘다. 경남도 농업지원과 정효균 과장은 “경남도와 생산자단체, 유통업체의 이번 협약체결에 따라 우리땅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밀을 이용한 제품개발과 가공사업이 확대되고 밀 소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해 1445㏊였던 우리밀 생산 면적을 2017년까지 1만 4000㏊로 늘려 5만 4000t의 밀을 생산해 도내 밀 생산농가의 연간 소득을 6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10·끝) 전남 ‘곡성멜론주식회사’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10·끝) 전남 ‘곡성멜론주식회사’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은 중앙 정부의 지원 없이 지역 스스로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시작돼 초기 단계이지만 주식회사를 구성, 이익 배당까지 하는 회사가 나오는 등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행정안전부가 파악하고 있는 성장 가능성이 큰 자립형 지역 공동체 사업은 90여개. 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남 곡성군의 곡성멜론주식회사를 소개한다. 올봄 곡성멜론주식회사 주주 100여명은 1만 3000원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자신들이 투자한 자본금 10만원에 대한 이익배당이었다. 모두 멜론을 재배하는 농가들이다. 경제·산업계에서나 흔한 자본투자와 이익금 분배가 전남 곡성에서 일어나고 있다. ●작년 매출5억 주민주주 현금배당 지난해 곡성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농가의 60%인 206가구가 모여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가장 적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10만원으로 정하고 많게는 2000만원까지 지역 주민들이 투자해 자본금 2억원의 회사가 만들어졌다. 주주의 절반이 주식회사 개념이 낯설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10만원을 선택한 것이다. 주식회사 출범을 추진했던 곡성군청 소득개발과 박철한 담당 지도사는 “투자 개념을 이해시키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좀 더 많이 투자할 걸.’하고 아쉬워하는 농민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멜론 공동판매를 하던 심청영농조합법인도 흡수돼 곡성멜론㈜ 자산은 10억원이다. 곡성멜론㈜은 지난해 ‘기차타고 멜론마을’ 브랜드로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 멜론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총매출은 20억원. 매출 총이익이 5억원에 달하면서 올봄 총 3400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올 들어서는 일본에 ‘기차타고 멜론마을’ 브랜드로 지난 9월까지 80t, 1억 8200만원어치의 멜론을 수출했다. 올해 예정된 물량은 200t이지만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곡성멜론㈜ 선별장에 도착한 멜론은 당도 선별기와 10명의 선별사 손을 거쳐 특상품과 상품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개별 농가, 또는 영농조합 단위로 공판장으로 출하되던 멜론은 단일 브랜드로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간다. 김인수 곡성군청 소득개발과장은 “회사가 출범한 이후 멜론 관련 소득이 20∼30% 늘어났다.”고 밝혔다. 멜론 재배 농가나 면적은 늘지 않았다. 곡성 지역 멜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중간 상인이 사라지면서 농민들이 받는 가격이 올라간 것이다. 2008년 곡성 전체의 멜론 매출액은 64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74억원으로 일 년 동안 15.6%가 늘었다. 주주만이 곡성멜론㈜ 선별장을 이용하고 ‘기차타고 멜론마을’이라는 상표를 쓸 수 있다. 공동 선별·출하에 따른 수수료는 매출액의 3%. 다른 유통회사 수수료의 절반도 안 된다. 일자리도 만들어졌다. 멜론 수확기가 되면 10명의 선별사가 하루에 8시간씩 선별 작업에 참여한다. 곡성멜론㈜ 상근 직원도 4명이다. 곡성에서 멜론이 생산·출하되는 한 계속 필요한 일자리다. 달콤한 멜론이 곡성의 달콤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관주도 사업 탈피 ‘홀로서기’ 고민 곡성멜론㈜의 산파는 곡성멜론클러스트사업단과 곡성군청이다. 2008년 출범한 곡성멜론클러스트사업단은 산·학·연·관의 네트워크를 통해 곡성멜론의 품질향상, 공동브랜드 개발, 전국 유통망 확보 등에 집중 투자했다. 사업단은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원래 올해 종료 예정이었으나 사업 성과가 좋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승현 사업단 과장은 “곡성 멜론은 농가의 개별 출하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고급화로 승부를 걸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곡성은 1982년부터 멜론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일교차가 큰 기후 특성으로 멜론의 당도와 향이 뛰어나고 국내에서 재배되는 멜론 중에서도 고급 품종에 속한다. 사업단은 우선 고급화를 위해 단일 브랜드는 물론 ‘로니’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품질 유지를 위한 재배설명서를 제작해 농가에 배포하고 농가별로 파종일부터 수확일까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생산농가 교육도 하고 있다. 곡성군청은 클러스트사업단 이후를 고민했다. 곡성 멜론 사업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지만 관 주도로는 사업의 성공을 자신하지 못했다. 두 달의 컨설팅과 내부 논의 결과 생산자가 중심이 된 주식회사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지난해 2월 회사를 출범시켰다. 김인수 과장은 “원하는 목표의 70% 정도를 달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곡성 지역 멜론은 농협을 통해서도 전국에 유통된다. 두 생산자단체를 통합, 곡성이 단일 브랜드의 멜론으로 전국을 공략하는 것이 장기 목표다. 이에 앞서 겨울 출하도 관건이다. 연중 출하체계를 갖추면 멜론의 값이 올라가지만 이를 위해서는 난방시설이 필수다. 곡성군청은 일부 예산 지원을 통해 멜론의 겨울재배를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곡성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러시아 곡물수출 중단 내년까지 연장할 수도”

    “러시아 곡물수출 중단 내년까지 연장할 수도”

    러시아가 곡물수출 중단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수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자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총리가 올 연말까지로 계획됐던 곡물수출 중단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AP 등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10일 “일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밀 등의 겨울 파종이 불가능해져 곡물 생산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수출중단 해제) 결정은 올해 작황이 확인된 뒤에라야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밀 수확량이 당초 예상했던 6500만t보다 적은 6000만t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곡물수출금지 기간이 올해를 넘기게 될 경우 밀 수출량은 당초 예상됐던 1000만~1100만t보다 훨씬 낮은 300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3위 밀 생산국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전면 중단으로 국제 밀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또 곡물가격 상승 여파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는 설탕, 돼지고기 등 각종 식품의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지난 2008년 발생했던 식량 파동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식량 수급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인 호주의 경우 전체 밀 수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서호주 일대의 건조한 날씨로 인해 곡물 생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의 곡물수출 중단 조치로 세계 밀 가격이 폭등하자 다른 주요 곡물 수출국 농가들이 평년보다 밀 파종량을 늘려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밀 농가들은 러시아의 가뭄 때문에 밀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을 적절하게 이용하기 위해 밀 파종량을 늘려야 할지 앞으로 몇 주 이내에 결정해야 하지만 파종량 확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러시아의 가뭄이 올가을 해갈될 경우 내년에는 밀 수확량이 다시 크게 늘어날 수 있어 파종량을 늘렸다가 오히려 공급 과잉 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어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40분)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방글라데시는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그곳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깨끗해 보이지 않는 강가에서 사람들은 옷을 입은 채로 목욕 겸 빨래를 하고, 쌀을 씻고, 수영도 한다. 우리에게 행복지수 1위로 익숙한 나라, 방글라데시로 여행을 떠나본다. ●병영체험 진짜 사나이(KBS1 토요일 오전 10시30분) 록의 전설 유현상이 해발 1468m 최전방 미사일 부대에 떴다. 로커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머리는 꽁지머리로, 기타를 치던 현란한 손은 고된 훈련에 후들후들. 하지만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키는 방공포병이 되기 위해선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 과연 그는 대한민국 하늘의 수문장, 방공포병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녹색충전 일요일(KBS2 일요일 오전 8시10분) 강원도 화천군 만산골. 산양산삼으로 연매출 15억원을 올리는 김형국씨. 30여년 전, 인삼의 씨앗을 깊은 산에 파종해, 재배하는 산양산삼을 시도, 현재는 6만여평의 산야에 산양산삼을 재배하는 부농으로 성장했다. 자연의 방식대로 키워내는 게 가장 훌륭한 농사법이라고 말하는 김형국씨의 부농비법을 들어본다. ●주말특별기획드라마 김수로(MBC 토요일 오후 9시45분) 이진아시와 정견비는 천군단 세력을 모아 국읍에 있는 신귀간의 세력을 몰아낸다. 신귀간은 조방처에게 수로의 목숨을 협박해 혼인하고, 수로는 그 소식을 듣고 분노하여 신귀간을 찾아간다. 수로와 신귀간이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겁에 질려 있는 탈해는 거리에서 우연히 수로와 마주친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30분)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 후 월드스타 대열에 합류한 18세 필리핀 소녀 채리스 펨핀코가 감사의 뜻을 전하려 스타킹 무대를 다시 찾았다. 약 2년 만에 스타킹을 찾은 펨핀코는 우리말로 ‘스타킹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직접 써서 등장한 뒤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로 오프닝 공연을 선보인다. ●공부의 왕도(EBS 일요일 오후 5시50분) 영어를 가장 싫어해 특별히 공부하지 않았던 이영우군.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외국어영역 성적이 뚝 떨어졌다. 2학년 여름방학부터 하루 100문제씩 풀어나갔지만 수능시험 결과는 3등급. 재수를 시작한 영우군은 공부법을 바꿨다. 양에 승부를 걸어 실패했기 때문에, 질에 승부를 걸기로 했는데…. ●돌아온 판관 포청천(OBS 일요일 오후 10시20분) 포청천은 왕승상에게 부마를 승상부에 초대해 달라고 부탁하고 진향련을 시녀로 분장시켜 차를 나르게 한다. 향련을 본 진세미는 크게 당황하고, 공주의 회임을 핑계로 먼저 자리를 뜬다. 진향련은 만약 부마가 자기 남편이 맞는다면 군주를 기만한 죄로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은 뜨겁습니다. 여름철 무덥기로 치자면 어느 지역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곳이지요. 이 뜨거운 여름, 안동의 아낙들은 안동포를 만듭니다. 아주 오래전엔 나라 안에서 가장 유명한 옷감 소재 중 하나였지요. 그런데 왜 하필 가장 뜨거운 시기를 골라 안동포를 만드는 걸까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불을 이용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공교롭게도 안동포의 원료가 되는 대마(大麻)를 수확하는 시기가 이맘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동포전시관에 가면 한겨울에도 베틀에서 삼베를 뽑아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마를 베고, 그것을 삶아 안동포를 만드는 실제 장면은 이때 아니면 볼 수가 없습니다. 답사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제쳐두고 안동으로 모여드는 것도 바로 이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필경 사라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와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까요. 또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까요. 어쩌면 이 세대 이후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면 불볕더위라도 능히 견딜 수 있겠습니다.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마을에 들어서면 시간이 연속성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월의 자취 오롯한 옛집이며, 시간이 더께로 쌓여 있는 묵직한 돌담 등이 방문객의 시계를 오래전 한때로 고정시켜 버린다. 어느 것에서도 처음 지을 때 외에는 인위가 보태진 흔적이 없다. 옛집 사이사이 현대적인 집들이 섞여 있는 것은 눈엣가시. 안동포마을에서는 여느 시골 동네와는 다른, 매캐한 냄새가 난다. 안동포의 재료인 대마를 삶는 냄새다. 간혹 일부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대마초 사건으로 신문지면에 오르내리곤 하는, 바로 그 식물이다. 이곳에서 ‘안동포 짜는 집’을 물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집집마다 안동포를 짜기 때문이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도 ‘안동포 짜는 집’이다. 안동포를 만드는 과정은 여름보다 뜨겁고, 막노동보다 고되다. 우선 대마는 기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안동포짜기 무형문화재 우복인(80) 할머니 말에 따르면 잎이 떨어지거나, 옮겨 심을 경우 딱 그 상태에서 성장을 멈춘다고 한다. “예전에 한 개구쟁이(대마 피우려고 밭을 망치는 사람을 일컫는 말)가 대마를 훔쳐가다 경찰에 걸렸어. 곧바로 그 자리에 다시 심었는데 죽어 버렸어. 비오는 날이면 개구쟁이들이 대마밭에서 미친듯이 뛰어다니기도 해. 그러면 그해 대마 농사는 끝장나.” 대마는 보통 3월 말이나 4월 중순에 파종한다. 80~90일이 지난 6월 말이나 7월 초가 되면 2m 이상 자라는데, 이때 수확해 가마에 넣어 삶는다. 이 과정을 ‘삼굿’이라고 한다. 예전엔 돌을 달궈 그 위에 대마를 얹고 삶았으나, 요즘엔 철제 화덕 위에 물을 넣고 대마를 얹은 뒤 수증기로 삶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가 하필 장마철이란 것. 대마가 젖은 채 있으면 썩기 때문에 삶자마자 말려야 하는데, 비가 오면 걷고, 날이 궂으면 선풍기로 말려야 하는 등 손이 여간 많이 가지 않는다. 원래 흰색이었던 대마는 이 과정을 거치며 점차 붉은 빛깔을 띠게 된다. 1주일가량 말리기가 끝난 대마는 작업하기 하루 전 물에 담근다. 벗기기 편할 정도로 껍질이 흐물흐물해지면 삼톱으로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 과정은 ‘바래기’라 불린다. 바래기가 끝나면 껍질을 가늘게 찢어 한 올 한 올 뽑는다. ‘삼째기’다. 자장면 면 뽑듯, 손톱을 이용해 대마 껍질을 절반씩 분리해 나가는데, 어찌나 빠르고 정교한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당연히 손끝은 말할 수 없이 아리고, 손톱은 자랄 틈이 없다. 이렇게 갈라진 삼베 가닥 80개를 ‘세’라고 부른다. 가장 촘촘한 것은 15세. 길이 55㎝, 폭 35㎝ 1자가 1200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이 22m짜리 15세 1필(40자)은 무려 1000만원이 넘는단다. 다음은 ‘삼 삼기’다. 삼베 가닥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실 꼴 때는 침을 발라. 맨허벅지에 대고 문질러 꼬는데 입술은 다 갈라지고, 허벅지는 껍질 벗겨져 화끈거려. 안동포는 그래서 기계로 못 짜.” 우 할머니의 설명이다. 삼베 가닥이 22m로 연결되고 나면 ‘베매기’를 해준다. 가닥 양 끝을 고정시킨 뒤 좁쌀로 만든 풀에 된장을 섞어 바른다. 그래야 실에 끈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실에 열을 가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참숯 위에 재를 얹어 은은하게 불을 쐬어 준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친 삼베를 베틀에 올려 짜내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는 옷감, 안동포가 된다. 워낙 바람이 잘 통해 ‘마포(麻布)바지 방귀 새듯’ 한다던가. 보통은 7~8세, 10세 이상은 아주 고운 베로 친다. 가격도 세 숫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안동포마을 주민들은 그러나 안동포가 수의(壽衣)로만 알려진 것이 못내 불만이다. 우복인 할머니는 “신라시대에는 화랑도의 옷감을, 조선시대에는 궁중 진상품을 만드는 등 10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을 주민들도 안동포에 치자 염색을 해 다양한 빛깔의 옷감을 만드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마을 위쪽 개울가엔 지하수가 나오는 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시원한 물로 더운 목을 축여도 좋겠다. 물맛이 좋은 데다 상온에 오래둬도 변질되지 않아 먼 타지역에서 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곧잘 눈에 띈다. 나스페스티벌(www.nasfestival.com)은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의 저자 이호준과 함께하는 ‘사라져 가는 것들 답사여행’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수 여행상품으로 추천인증을 받은 상품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서울신문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저자가 전국을 발로 뛰며 옛 문화유산들을 기록한 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추천 올해의 교양도서에 선정되는 등 감성 에세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스페스티벌은 안동포마을 답사여행에 이어 30일 강원도 영월을 찾아간다. 동강축제 첫날인 이날 동강 둥글바위 변 둔치에서 1년 중 한번만 이뤄지는 뗏목 제작 과정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 그리고 뗏목을 물에 띄우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8월 강원 정선 백전리 물레방아, 9월 충남 서천 한산 모시길쌈, 10월 경북 예천 외나무다리와 삼강주막, 11월 강원 정선 등의 섶다리, 12월 돌담·사립문·당산나무 등 전통 문화 유산들을 연이어 찾아갈 예정이다. 어른 4만원, 어린이 3만 5000원. (02)336-7722. 글 사진 안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35번 국도 영덕방향 우회전→안동대학교→길안 방향→금소교 좌회전→안동포마을. andongpo.invil.org, 822-1112. 시내버스는 안동역 옆에서 2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잘 곳: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부근에 민박집이 몰려 있다. 강변민박(853-2566),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하회식당(853-3786), 병산민속식당(853-2589) 등이 그중 알려져 있다. 3만원선. 고택 체험으로는 수애당(822-6661)과 농암종택(843-1202) 등이 유명하다. 4만~6만원 부터. →맛집:‘원조’ 안동찜닭을 맛보려면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의 목성교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앙통닭(855-7272) 등 닭찜집들이 몰려 있다. 2만원선. 안동댐 월영교 부근에는 까치구멍집(821-1056) 등 헛제삿밥집이 몰려 있다. 6000~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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