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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학교법 개정 쟁점] 학교 폐쇄여부 법 절차 거쳐야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학교 문을 닫겠다는 사학재단의 주장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학교폐쇄는 일단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인가가 필요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 제4조 3항은 ‘사립학교를 설립, 경영하는 자가 학교를 폐지할 경우 각각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사립학교법 제34조는 5가지 해산 사유를 정하고 있지만 법인이 이사정수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해산 절차를 밟았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교육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이 인가하지 않으면 학교법인이 맘대로 해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해산 사유도 파산한 때, 다른 학교법인과 합병한 때, 정관에 정한 해산 사유가 발생한 때, 교육부 장관의 해산 명령이 있을 때 등으로 여당의 개정안을 이유로 폐쇄하는 것은 법률상 사유로 인정받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동안 자진해산한 사립법인은 없다. 현행 법에서 학생수 감축으로 학교법인이 해산할 때 법인 재산의 30%를 해산장려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미충원율로 해산한 학교는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계 안팎에서는 사학재단의 학교폐쇄 주장을 ‘시위성 엄포’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재단들이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비판을 받으면서 스스로 학교를 폐쇄할 경우 그 명분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결국 개정안이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변경시키려는 사학재단의 압박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사학법인연합회장,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 한국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 등 9개 사학단체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입학생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재학생이 졸업하는 대로 학교를 폐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국감초점] 재경위-“생계형 信不者 특단 대책을”

    재정경제부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22일 국회 재경위 의원들은 카드사태 등으로 급증한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현행 신불자 지원제도가 효과를 거둘 때까지 추가 대책은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8월 말 현재 전체 신용불량자 368만명 중 174만명(47.1%)이 연체규모가 1000만원 미만인 ‘생계형 신불자’로 나타났다.”면서 “이들 대부분은 소득능력이 없어 현행 개인워크아웃·배드뱅크 등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생계형 신불자 문제는 정책·관리실패의 책임이 있는 국가와 금융기관이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면서 “이들 174만명의 총 연체액이 6조 4000억원 정도인 만큼, 정부와 금융기관이 공적자금 형태로 절반씩 부담해 이들의 빚을 대신 갚아준 뒤 일정한 소득이 생기면 상환토록 하는 ‘조건부 변제’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 의원은 또 “개인회생·파산제도에 의존하는 1000만원 이상 신불자의 경우, 이 제도들의 가혹한 변제조건과 복잡한 신청절차 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대표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신불자를 대량 양산한 카드사들의 부실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크레디트뷰로(CB·민간신용정보사) 구축 등을 통해 강화한 뒤 궁극적으로 신불자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기업이 신불자를 채용한 뒤 지불하는 급여만큼 법인세·소득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신불자와 고용, 중소기업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신용불량자 문제는 경기가 좋아져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신용질서가 유지되는 선에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추가 대책 마련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빚과의 전쟁 끝 보여 안도”

    “빚과의 전쟁 끝 보여 안도”

    개인회생제도 개시가 결정된 종합병원 간호사 A(26·여)씨는 대학생 때 만든 신용카드 한 장으로 시작된 ‘빚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안도감에 오랜만에 미소지을 수 있었다. 부모를 모두 여의고 동생을 돌보며 홀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던 A씨는 친구를 통해 신용카드 한 장을 만들었다.A씨는 “월세가 없으면 주인집 눈치를 보느라 집에도 못 들어갔다.그런데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니 너무 좋았다.든든한 구세주 같았다.”고 회상했다.그러나 카드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만 갔다.아르바이트를 하면 갚을 줄 알았는데 돈은 자꾸 모자랐다. A씨는 2000년 3월 대학병원 간호사로 취업했다.그리고 대학생인 남편을 만났다.시댁의 반대에도 2002년 결혼식을 올리고 보증금 500만원,월세 15만원짜리 단칸방을 얻었다.그리고 남편의 학비까지 떠안았다.아이를 낳으면서 ‘카드 돌려막기’가 시작됐다.남편은 학업을 중단하고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보탰다.하지만 시아버지가 부도를 맞으면서 남편 친구에게 빌린 1000만원도 A씨 몫으로 떨어졌다.3700만원을 늘어난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개인회생제도는 A씨의 ‘마지막 희망’이었다.지난달 23일 개인회생제도가 시작된 첫날,남편과 나란히 신청서를 접수했다.12일 법원은 A씨에게 먼저 개시결정을 내렸다.이날부터 카드사 등의 채권추심도 금지된다.남편은 안정적인 직업이 없는 터라 같은 결정을 받을지 아직 미지수다.A씨는 채권자 이의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변제계획서를 인가받으면 월급 186만원 가운데 95만원씩 40개월 동안 갚으면 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부장 차한성)가 이날 개시결정을 내린 사람은 A씨 등 5명이다.법원 회생위원들과 면담을 마치고 변제계획안 작성을 마친 사람들이다.채권자의 이의신청을 거쳐 법원은 변제계획안을 검토한 뒤 6개월 안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오명근 변호사는 “법원의 개시결정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채권추심 금지명령 등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환영했다. 차한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7∼8일 회생위원이 채무자를 1차 면담한 뒤 수시로 접촉해 관련서류를 보완했다.”면서 “비교적 채무관계가 간단한 사건이 먼저 개시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까지 접수된 104건 가운데 채무자가 직접 신청한 사건은 84건이고 변호사가 대리한 사건은 20건이다.직접 신청서를 작성해 개시결정을 받은 이모(39·여)씨는 “인터넷에는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트가 많다.”면서 “빚에 허덕이는 채무자들이 탈출의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보철강 매각 ‘7년만에 매듭’

    한보철강 매각을 위한 정리계획안이 마침내 가결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5부는 24일 “한보철강 채권관계인 집회에서 정리담보권자의 99.65%,정리채권자의 87.13%가 정리계획 변경안에 찬성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한보철강 채권단은 지난 16일 채권관계인 집회 연기 이후 수차례 회의를 열어 AK캐피탈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비한 유보금 3874억원 중 432억원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 소송에 대비해 유보하고,나머지 3442억원은 채권단이 분배하되 자산관리공사에 반환동의서를 제출하기로 정리계획안을 수정했다. 이로써 지난 7년여간 표류해 왔던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모두 완료됐다. 비록 이번 매각도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과 막판 우발채무 처리방안을 둘러싼 채권단의 이견 등으로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매각 절차가 최종 마무리됨으로써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보게 됐다. 인수자인 INI스틸 컨소시엄은 다음달 초 한보철강 인수합병식을 갖고 본격적인 당진공장 시대의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다. /*** 철강업계는 한보철강의 매각 완료로 부실 업체의 처리 문제가 매듭돼 향후 당진제철소의 정상화가 본격 추진됨은 물론 이를 통해 철강재의 공급부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그동안 포스코의 열연강판 독점 체제가 붕괴되면서 열연강판 생산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현대차의 입장에서도 강판재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INI스틸은 한보철강 인수로 조강생산량이 기존 770만t에서 1270만t으로 500만t(철근 120만t,열연 380만t)이 늘어나 세계 24위에서 15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됐다. /***/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빚더미 족쇄 풀어 주세요”

    “빚더미 족쇄 풀어 주세요”

    “개인회생제도를 신청하고 싶어요.더 이상 무너지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제도가 23일 전국 14개 법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신용불량자가 370만명이 넘어선 가운데 이날 하루 수천명이 희망을 품고 법원을 찾았다.하지만 불과 49명만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자격요건이 워낙 까다로운 데다 신청절차·서류도 복잡해 대부분 그냥 돌아서야 했다. ●10명 가운데 4명만 자격요건 갖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를 찾은 최모(52)씨는 오전 내내 접수대 앞을 떠나지 못했다.식당에서 일하는 최씨는 은행빚과 카드빚 3800만원을 졌다.남편은 4년 전부터 중풍을 앓고 있다.집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달마다 120만원씩 벌지만,남편 약값과 카드이자를 내다보면 늘 제자리걸음이다. 최씨는 이날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법원을 찾았다.그러나 식당 주방보조 일자리를 갖고는 접수조차 할 수 없었다.최씨는 “파산하면,병든 남편과 길거리에 나앉아야 하는데….평생 빚에 쪼들리고,은행에서 욕 먹어가며 살아야 하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를 찾은 사람은 301명,전화상담은 535건에 달했다.그러나 접수는 8건에 불과했다.60% 이상이 개인회생제도의 적용 대상인 최저생계비 이상의 일정한 수입을 올리는 월급생활자나 자영업자가 아니었고,나머지는 접수서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의정부·인천·수원·춘천·대전·청주·대구·부산·창원·울산·광주·전주·제주 등 개인회생제도를 시행한 다른 법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법원 관계자는 “원금을 다 값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듣고 무조건 찾아온 많은 민원인들이 헛걸음을 했다.”고 설명했다. ●첫 접수자 30대 국영기업 직원 개인회생제도 적용 대상자라 해도 갖춰야 할 서류가 많아 접수는 어려웠다. 필요한 서류는 신청서,채권자목록,재산목록,지출·수입목록,소득증명서,변제계획서,진술서 등이다. 이날 오전 7시40분에 접수창구에 도착한 세무사 사무실 직원 김모(40·여)씨는 “법원을 찾아 상담을 받은 뒤 은행·카드사를 찾아다니며 대출내역을 받아오고,변제계획을 세웠다.꼬박 1주일 걸렸다.”고 말했다. 첫 접수자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은 30대 중반의 국영기업 직원이었다. 민원인들은 높은 법률비용에도 불평을 쏟아냈다.빌딩 관리인 서모(52)씨는 “법원 상담이 형식적이라서 변호사 도움이 필요한데 비용 200만∼300만원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한숨지었다. 차한성 파산부 수석부장은 “법원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에 민원상담에 한계가 있다.”면서 “채무자는 법률구조공단 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구조공단에 가도 재산조회 비용 등 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미국은 채권자가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며,일본은 변호사협회가 운영하는 법률부조협회가 채무자에게 변호사 비용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는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개인회생제도 이 제도를 이용하면 사채 등 개인채무가 15억원 이하인 악성 신용불량자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파산선고에 따른 신분의 불이익이 없다는 점에서 개인파산제와 다르다.그러나 대상자는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급여소득자(월급생활자)나 영업소득자(개인사업 및 자영업자)로 국한된다. 채무변제기간은 최단 3년,최장 8년으로 계획대로 변제하면 법원은 ‘면책결정’을 내리며,면책결정을 받은 채무자는 나머지 채무를 감면받는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집나간 남편’ 더는 못 기다리겠어요

    결혼한 지 10년.자영업을 하던 남편은 결혼 7년 만에 많은 빚을 남기고 가출했습니다.아이는 없는데 남편이 빌려 쓴 은행 빚과 사채를 갚느라 힘들어 죽을 지경입니다.직장생활을 하면서 갚아 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1000만원이나 남았습니다.시집에서는 제가 ‘물러터져’ 그렇다며 저를 탓합니다.2001년 7월 남편의 가출신고를 했지만,여지껏 기다리다 이혼하려 합니다.3년이 지나면 자동이혼이 된다고들 하는데 어느 법원에 가서 신청을 해야 하는지 절차를 알고 싶습니다.남편의 주소는 시댁이 있는 수원입니다. -박성애- 박성애씨,결혼 7년 만에 남편이 많은 빚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면 그동안 겪었을 마음 고생을 알만 합니다.자영업을 하던 남편이 은행 빚에 ‘카드깡’,사채까지 끌어다 쓰고 사업이 망하자 가출해 버려서 당신이 지금껏 그 빚을 갚고 있다고 했는데,남편의 빚보증을 당신이 섰던 것 같습니다.그렇지 않고선 부부라 해도 아내가 남편의 채무를 갚아줘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부부재산은 별개이기 때문이지요. 직장에서 힘들게 번 돈을 3년 동안 남편 빚 갚는데 다 썼는데도 아직도 1000만원이 남았다고 하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네요.사업을 하는 남편을 두고 있는 아내들은 남편 사업이 궁지에 몰리면 빚보증을 설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아무리 위급하고 어려워도 남편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부부 사이에 나 몰라라 매몰차게 나올 수 없어 빚보증을 서게 되면 결국 두 사람 모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어 회복불능이 되고 맙니다.부부 재산을 공동명의로 해둔다면 동반하는 파산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사업하는 남편의 일부는 사업이 망하면 가족을 버리고 도피를 하는데 남은 가족들은 어찌 살라고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지….오죽하면 그럴까 싶지만,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이 나서서 뒷수습을 해야만 책임 있는 사람,책임 있는 가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성애씨,집 나간 남편이 3년 동안 단 한차례 전화 연락조차 없는데도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당신은 아내로서 의무를 충실히 하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더구나 두 사람사이에 아이마저 없다면 더욱 외로웠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 남편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혼하려는 당신에게 ‘더 참고 기다려 보라.’는 말을 할 수가 없네요.본인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아내에게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한마디쯤은 했어야 했지요.그마저 없는 남편은 변명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두 사람 사이에 아직 아이가 없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는 가깝고도 먼 사이입니다.같이 살면서 미운정 고운정을 쌓아가며 살지만 어느날 그 정이 끊어지면 남보다 못한 것이 부부이기도 합니다.여자와 남자가 만나 몸과 마음을 나누고 살면서 서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건강한 부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부부도 몸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한창 나이에 3년 동안 남편 얼굴 한번 못보고,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있는 당신에게 시집에서는 ‘네가 물러터져 남편이 그렇다.’고 했다니 많이 섭섭했을 겁니다.착한 며느리가 안쓰러운 마음에 그랬을 수 있지만 사려 깊지 못한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성애씨,남편이 가출한 지 얼마나 기간이 지나야 자동이혼이 되느냐고 물었는데 행방불명되어 가출신고를 한 뒤 3년이 지나면 됩니다.또한 사망했거나 법원에서 실종신고를 받지 않은 한 자동이혼이란 없습니다.남편과 함께 등록된 거주지가 수원이라고 하니 관할법원에 가서 절차를 알아보면 될 것입니다.남편은 예전에도 사업하다 빚을 지면 당신에게 손을 벌렸고 당신은 그럴 때마다 남편을 감싸며 도움을 줬고….그렇게 만성이 된 남편은 무책임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당신에게도 다소나마 그 책임이 있습니다.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남편이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개인채무조정위 신설 통합도산법 입법예고

    법무부는 회사정리법과 화의법,파산법,개인채무자회생법을 하나의 법률로 통합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채무자의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 제정안을 8일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은 급여소득자 등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채무자에 대해 파산절차를 통하지 않고도 채무를 조정할 수 있는 ‘개인회생제도’와 관련,채무자와 채권자 간의 원활한 채무조정을 위해 2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 ‘개인채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조정이 이루어진 경우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도록 하는 내용(서울신문 8월21일 3면 보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법무부는 2002년 11월 통합도산법 시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했으나 16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법안이 자동폐기됐다. 통합도산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23일부터 시행예정인 개인채무자회생법은 이 법에 흡수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4) 관시(關係)서 시스템으로

    [차이나 리포트 2004] (24) 관시(關係)서 시스템으로

    중국은 제도보다 인간관계가 우선하는 ‘관시(關係·관계)’의 나라로 불린다.법적으로 정당해도 관시가 없으면 힘들고 아무리 어려워도 관시를 통해 쉽게 풀리는 곳이 중국이다. 비즈니스를 위해 중국에 오는 외국기업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이 ‘관시’에 의한 업무처리라고 한다.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 더글러스 다프트 사장도 중국파트너들에게 “우리는 정부 고위인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정부­기업관계 “父子”에 비유 96년 톈진 공단에 진출한 한국 중소 전자업체의 한 사장은 “진출 초기 맺어온 관시 덕분에 환경이나 노사문제,심지어는 세금 문제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이래서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도 중국의 고위층과 관시를 만들려고 기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관시의 힘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법과 제도를 정비해 시스템에 의한 집행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년의 역사속에서 깊이 뿌리내린 관행이 단시간에 고쳐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중국인들은 생활 자체가 관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주도의 경제구조도 기업과 관료의 유착을 강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아직 사회주의 방식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중국의 경우 관료집단의 권한은 막강하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부자(父子)관계’로 표현되며,기업은 항상 시장의 움직임보다는 정부 정책의 방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한마디로 정계의 실력자나 관료들이 돌보아 주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유리하다. 관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항상 부패와 연결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최근 광시성 빈양(賓陽)현의 한 고속도로 관리사무소에서 6명의 공무원이 결탁해 150만위안(약 2억 20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지린성에서 사영기업을 운영하던 쌍아오춘(桑奧春)은 국유기업을 매입한 후 지방정부의 묵인하에 국유기업의 지위를 활용해 세금감면,은행융자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자금을 빼돌리다 공금 횡령죄로 구속됐다. 이 두 사건 모두 지방정부의 묵인과 광범위한 관시망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제도화 진력하는 中정부 관시에 의해 형성된 부패의 먹이사슬은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중국 정부가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고위 간부들을 대거 뇌물죄를 적용해 파면하는 한편 각종 입법과 규칙을 제정해 제도화를 진척시키는 것도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공산당의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면서,대외적으로 WTO 가입 이후 보다 투명한 제도를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1일 ‘중국행정 허가법’을 공포하고,495개 항목의 정부 인허가권을 폐지했다.그리고 향후 법률이나 국무원의 결정에 의하지 않고는 지방정부 자의로 인허가 사항을 새로이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국무원공작규칙’을 제정하고 행정기관의 업무처리 원칙을 제시했다.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자유 재량을 축소하고 보다 투명한 법치 행정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7월5일 행정기관 회의를 소집해 “아직 정부와 기업의 역할구분이 명확하지 않고,법과 규정에 의한 업무처리가 엄격하지 않으며,권력과 이익이 결부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앞으로 당과 정부는 법치행정을 통해 관료주의와 부패를 철저하게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중국 정부의 노력은 중국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정착을 위해 무역·금융·투자 등 경제 전반의 법규와 제도를 손질하고 정부의 시장간섭을 줄여 나가고 있다.아직 시장경제 체제를 운영한 경험이 길지 않아 제도적인 미비점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경제평론지인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정책환경이 건전해지고 있으며,특히 대정부 업무가 이전에 비해 훨씬 쉬워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활용 불가피… 의존 말아야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일상 생활에 깊게 뿌리내린 관시의 관행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앞서 언급했던 관시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에서 관시를 아예 무시하고 사업을 할 수는 없다.외국기업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장저(姜喆) 변호사는 “최근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제도화가 많이 진전돼 이전보다는 관시를 활용하는 경우가 적어지고는 있지만,아직 공무원들의 자유재량이 많은 사안의 경우에는 관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중국 비즈니스에 있어서 관시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관시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어떤 방법을 통해 관시를 형성하며,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뇌물과 술접대로 맺어진 관시는 오래가지 못한다.법을 준수하고 신용과 성실로 맺어진 관계가 보다 지속적이다.고위층보다는 실무 담당자와의 관계도 중요하다.실력은 없으면서 고위층에만 줄을 대는 기업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중국 최고의 부자로 알려진 둥팡시왕(東方希望)그룹의 류융싱(劉永行) 회장의 체험적 관시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는 “관시는 단기간에 어느 정도 편리와 기회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이 아니다.그래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게 아니다.우리는 관료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고 관시에 기웃거리지도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지방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우대정책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처럼 관시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없다.관시는 기업 이미지를 키우고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진입장벽을 넘는 수단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은 실력이기 때문이다.관시를 활용은 하되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베이징 김성진 중국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산자부 서기관) ■ ”경제법규 구축에 최선” 중국 기업의 시장화 개혁은 중국경제 발전의 중요한 기초다.국유기업과 민영기업,외자기업은 20년간의 경쟁과 합작과정에서 이미 서로 의존하고 융화되는 과정에서 중국경제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경제구성을 조화시키고 육성하는 것,특히 법치로 경제질서 구축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중국경제의 전 세계화는 이러한 전제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경제와 중국기업은 3가지 부문의 변화를 토대로 건립 중이다.지난 20년 사이 중국경제 체제 개혁은 전면적으로 진행됐고 초보적인 시장경제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정부는 경제 권리의 통치센터에서 시장체제를 조화시키는 관리센터로 변신하고 있다.평등 원칙으로 다양한 경제주체의 자본과 기술,노동력 등 생산요소의 배치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사회정치 질서와 경제권리를 규정했던 명령성 조례는 현재 완성화된 법규절차로 대체되는 상황이다.경제 세계화와 소유제 다원화의 조류 속에서 정부정책 집행력과 영향범위도 변화하고 있으며 시장을 주체로 평등 경쟁의 시장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93년에 실시한 공사법(公司法),회계법(會計法),경제합동법(經濟合同法) 등을 통해 기업의 시장 진입 규칙과 평등 참여를 위한 구체적 규범을 만들었다.또 소비자권익보호법과 공회법(工會法) 등을 통해 소비자와 노동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했고 개인 소득세법 등을 통해 중국의 세무체계를 구축했으며 중국인민은행법,상업은행법 등을 통해 중앙은행 거시 조절 체제와 금융업 감독관리의 기초를 닦았다. 총체적으로 중국 정부 직능의 변화는 법규의 완벽화를 통해 중국 시장화 과정의 거역할 수 없는 과정이다.정부의 공개화와 민주화를 의미한다. 국유기업 개혁은 중국 민영기업 발전의 기회다.중국의 민영기업은 발전 추세가 비약적이고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사회 취업과 세금,국내총생산(GDP) 공헌도에서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국유기업 시장과 연관이 있지만 창조 의식과 생명력은 중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민간 금융체제의 낙후로 민영기업들은 긴급한 시기에 늘 자금 유통·배분에서 곤경에 처하는 것도 사실이다.최근 중국 민영경제의 파산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러나 이것은 중국 민간금융 발전의 기회이기도 하다.최근 수년 이래 중국의 금융 산업은 시스템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 민영경제의 최종 성과는 중국 금융기구 민영화에 의존할 것이다. 왕웨이 중국 세계합병구매연구센터 비서장
  • 빚 15억이하 信不者 구제…사채도 혜택

    빚 15억이하 信不者 구제…사채도 혜택

    금융기관의 빚은 물론 사채 등 개인채무가 15억원 이하인 악성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한 법원의 개인회생제도가 이달 23일부터 시행된다. 대법원은 개인회생제도 시행을 위한 구체적 실시방침과 절차를 규정한 규칙과 예규 등을 확정,1일자로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14개 법원에 32개 전담재판부를 두어 본격적인 운영준비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개인회생제도는 구제대상 채무 규모가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이나 한마음금융의 ‘배드뱅크’ 등에 비해 훨씬 클 뿐 아니라 기존의 구제제도와 달리,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면 원금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는 개인의 전체 채무가 15억원(담보채무 10억원+무담보채무 5억원) 이하이면서 일정한 수입이 보장된 급여소득자(월급생활자)나 영업소득자(개인사업·자영업자)이다. 이 같은 자격요건은 단순한 신불자를 대상으로 하는 배드뱅크나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인워크아웃에 비해 까다로운 편이나 채무범위가 5000만원인 배드뱅크나 3억원인 개인워크아웃보다 넓을 뿐 아니라 사채까지 대상으로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변제기간은 최단 3년에서 최장 8년까지이며,채무자는 변제기간에 전체 소득에서 생계비와 각종 세금을 제외한 금액(가용소득)을 매달 납부해야 한다.변제계획 수행이 완료되면 법원은 면책결정을 내리는데, 면책결정을 받으면 나머지 채무를 감면받게 된다.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려면 법원에 변제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며 계획안을 인가받기 위해서는 채무자가 파산하는 경우에 금융기관 등 채권자들이 배당받게 되는 총액보다 변제계획에 따른 총 변제액이 많아야 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개인회생제] 내용 및 절차

    [개인회생제] 내용 및 절차

    오는 23일 시행되는 개인회생제는 사채를 안고 있는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에게 유리한 대책이다. 예를 들어 사채를 포함해 5억원가량의 채무를 진 봉급생활자가 지금까지 선택할 수 있는 구제대책은 개인파산이 유일했다.개인워크아웃 등은 채무가 3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대상이 되지 않았다.그렇다고 개인파산도 쉽게 선택하기는 어려웠다.대부분의 기업체에서는 개인파산자를 해고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빚은 탕감받을 수 있으나 해고로 인해 자립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개인회생제는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가 매월 벌 수 있는 소득에서 최저생계비와 각종 세금 등을 공제한 액수(가용소득)를 성실히 갚는 경우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도 탕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용소득으로 8년 동안 채무를 성실히 갚더라도 원금을 모두 갚지 못할 경우 나머지 원금은 탕감된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변제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변제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인가한다.법원의 인가가 나면 즉시 신용불량자 등록이 해제된다.이후 채무자는 법원이 인가한 변제계획에 따라 성실히 채무를 갚아나가면 된다.변제계획에 따라 채무자가 빚을 갚았을 경우 법원은 면책결정을 내려 재생의 기회를 주게 된다.채무자가 성실히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법원은 직권으로 개인회생제 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 법원이 면책결정을 내렸더라도 이후에 채무자의 부정한 채무신고 등 결함이 드러나면 면책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시론] 파산에 대한 오해와 편견/전병서 중앙대 법학 교수 ·변호사

    [시론] 파산에 대한 오해와 편견/전병서 중앙대 법학 교수 ·변호사

    소비자신용이나 소비자금융의 급팽창으로 과중,누적된 다중채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개인 채무자가 급증해 범죄·자살·이혼·가족해체 등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채무자 자신의 무절제하고 경솔한 생활태도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다만,이를 전적으로 채무자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일단 돈을 쓰게 하고,높은 수수료와 연체료를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려고 한 신용카드회사와 같은 대여자의 과잉여신,조금 삐딱하게 말한다면,약탈적 대출도 한몫을 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법원이 채무자에게 파산선고를 내리고,별다른 사유가 없으면,곧 채무를 면제해주는 형태로 새로운 출발을 도모하게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파산·면책제도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올 상반기에 전국 법원에 신청된 사건수가 벌써 3759건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의 사건수와 비슷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그렇지만 한해 200만건 가까운 미국,20만건 가까운 일본에 비하면,경제규모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적은 수이다. 빚은 갚아야 한다는 채무자의 도덕적 마음가짐이 근저에 깔려 있기도 하지만,예를 들어 파산하면 일생동안 손가락질 당하며 살게 되는 것이 아닌가,호적이나 주민등록에 기재될 뿐만 아니라 자식의 취직이나 결혼에 지장이 있지 않은가,회사에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나 편견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법원은 직장에 파산사실을 통지하지 않는다.또 파산사실이 관보에 공고되지만,일반인이 관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본적지의 파산자명부에 기재되어 신원증명사항의 하나가 되지만,파산자 명부는 제3자가 마음대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그리고 나중에 면책을 받으면,완전히 복권된다.이런 사정이 두려워 파산신청을 망설이고 있는 채무자라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개인파산제도가 그다지 이용되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심정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결과적으로 현행 개인파산·면책법제가 제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했고,경제적 파탄을 아직까지는 채무자 개인의 문제로 방치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파산법상 이원화돼 분리되어 있는 파산절차와 면책절차를 가급적 일체화시켜 처리하여야 할 것이고,면책불허가사유인 낭비를 너무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에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는 점과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등을 문제 삼아 개인파산면책제도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도 만만치 않다.그러나 국민이 최저한의 경제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나아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행복추구권의 실현과도 무관하지 않다.따라서 부정적으로 볼 것만이 아니라,적절하면서 바람직한 실무상 운영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채무자가 경제적 재출발을 위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상담의 필요성에 주목하여 미국의 CCCS(Consumer Credit Counselling Service)와 같은 소비자파산상담제도나 전문상담원의 상담절차를 두고 있는 캐나다를 그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다.또한 경제적 파탄의 예방을 위하여 신용이용의 계획성이나 그 전제가 되는 생활습관의 건전성에 관한 소비자교육도 필요하다. 채무자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또 다른 법적 제도로,오는 9월23일부터 시행되는 개인회생절차에도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전병서 중앙대 교수 법학·변호사
  • [개인파산시대] ④파산해법-전문가 좌담

    [개인파산시대] ④파산해법-전문가 좌담

    개인파산 한해 1만명 시대가 도래했다.서민층의 문제였던 파산이 중산층으로 파급됐고,개인파산이 부부·가족파산으로 확산되고 있다.‘경제적 죽음’의 위협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서울신문은 4회에 걸친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무리하면서 파산 전문가들로부터 우리 사회의 위협요소로 등장한 파산의 해법을 들어봤다.좌담에는 김관기 파산 전문 변호사,참여연대 김남근 협동사무처장,전국은행연합회 신용정보업무팀 윤용기 상무이사,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센터 이태규 박사가 참석했다. ●준비된 파산자 10만명 시대 김 처장 파산 상태의 채무자는 1999년부터 대거 발생하기 시작했다.파산신청건수가 적었던 것뿐이다.일본의 파산신청이 1년에 16만건,미국이 145만건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1만건은 굉장히 적은 것이다.그동안 법원에 의한 채무조정 제도가 정착을 못했다면,지금은 파산제도의 기능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윤 상무 금융기관 쪽에서는 파산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파산까지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채권이 훼손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창피한 이야기지만,그동안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도 작동은 잘 안 된다.씨티은행 같은 외국계 은행은 비즈니스와 리스크 관리가 상충하면 리스크 우선이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드사가 방만한 운영으로 부작용이 생겨도 현업 마케팅 쪽을 더 우선으로 봤다. 김 변호사 금융규제에는 독일형 모델과 미국형 모델이 있다.독일형은 강하게 규제한다.고리대금을 규제하고,채권추심을 금지하고,면책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독일형에서 미국형으로 옮겨가고 있다.추심을 허용하고,고리대금을 양성화하고,신용을 확대하도록 놔뒀다.하지만 미국은 개인파산을 안전장치로서 둔 반면 우리는 파산을 ‘채권을 송두리째 떼이는 제도’라는 전제로 가동시켰다. 김 처장 파산제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것은 법조인들의 책임도 있다.변호사협회에서도 개인파산에 대한 지원이 없었고 법원도 초기에는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면책률을 낮추는 바람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박사 경기침체가 파산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이다.수출증가율은 크지만 양극화 현상으로 하부계층 사람들은 혜택을 거의 못 받았다.법적으로 해결하는 풍토가 자리잡지 못한 측면도 크다.파산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없었다.배드뱅크 등 다른 구제책을 강구하기보다 일단 법에 마련된 파산제도를 활용했어야 했다. ●신용불량 양산,사실상 권장한 정부 윤 상무 신용카드 시장은 1998년 63조 6000억원,4201만장에서 2000년말 622조 9000억원,1억 481만장으로 급성장했다.신용불량자 가운데 다중채무자가 많기는 하지만 채무의 60% 이상은 신용카드 때문이다.상환능력을 초과해 마구잡이로 쓴 것은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 김 변호사 금융기관이 리스크 분석에서 착오를 일으킨 책임이 크다.외환위기 당시 근저당권을 가지고도 기업에 돈을 떼이는 경험을 한 금융기관들이 법인보다 개인에 대출하는 것이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 처장 외환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신용불량 상태에 몰렸고 소비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여기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신용카드로 소비만 늘리도록 유도했다.부작용을 알면서도 감행한 것이다.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에도 정부는 신용카드 회사의 시장진입을 쉽게 하고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독을 회피했다.개인파산자가 양산되고 있었는데,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숨기기에 급급했다.연체율과 신불자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는데도 관리한다면서 변제기간만 연장하는 식으로 피해가도록 정부가 오히려 권장했다. 이 박사 하지만 정책에는 양면성이라는 것이 있다.신용카드로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동안 잘 잡히지 않았던 추가적인 조세수입을 6조원 정도 드러나게 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 않은가.하지만 부작용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적절한 규제와 감독을 못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특히 개인의 신용이 창출되는 과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고,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도 적절히 처벌하지 않았다. 윤 상무 파산과 면책으로 채무자를 새 출발하게 해주는 것은 좋지만 채권자를 무시하는 것은 문제다.미국식 파산법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바람에 채권자의 동의를 거치는 과정이 없다.채무자 중심의 영·미식만 고집할 것인지,채권자도 고려하는 독일식도 차용할 것인지 법원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김 처장 도덕적 해이만 강조해 적극적으로 채무를 조정하고 면책해 주지 않으면 자포자기해 주저앉는다.강력범죄자의 70%가 카드빚 때문이라고 한다.이들을 먹여 살리는 사회적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경제효율적인 측면에서 주저앉게 하느니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시켜 열심히 살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이런 효율성을 고려해 영미식 회생절차를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김 변호사 채무자의 변제여부와 도덕성 타락을 연결시키는 것은 가혹하다.채무에 도덕을 대입시키는 데도 무리가 따른다.오히려 사회주의 국가나 이슬람권,중세서양에서는 이자 받는 것을 죄악으로 보지 않았나.파산으로 가난한 채무자가 구제 받는 것이 도덕적 타락이라면 공적자금으로 부자들의 휴지조각에 불과한 채권을 사주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난한 자들의 타락만 우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처장 배드뱅크,신용회복지원제도,공동채권추심제도 등 비슷한 회생제도가 양산되고 있다.하지만 이런 제도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각각의 채무상태가 모두 다른데 획일적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열심히 채무조정하던 사람들까지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겠지.”라며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 수 있다. 윤 상무 한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토록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있는 것을 아는데도 빼돌리니 자기가 먼저 파산을 신청해 매장시키겠다는 것이다.파산절차에서 법원이 금융회사 의견을 구한다면 일부 의도적인 파산 악용이나 변제 기피 현상 등을 견제할 수 있다.채권자의 의견도 철저히 들어줘야 한다. ●개개인 상태 고려하는 파산이 해법 김 처장 한해에 파산이 100만건을 넘는 미국은 모두 재판제도를 이용한다.왜 채무불량 상태에 이르렀고,소득과 채무의 규모는 얼마이고,채무에 대한 이해와 변제능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전체적으로 본다.이처럼 개인의 채무 상황이 다르니 면책할 수 있는 조정 프로그램도 다 다르다.그럼에도 신불자 400만명을 획일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면서 하루빨리 경제활동에 복귀시키려면 개인에 맞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 상무 재판에 의한 해결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사적 회생제도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법제도가 없고 운영도 안됐기 때문이었다.다른 법적인 시스템이 부족했기에 채권금융기관들이 만들어 틀을 운영한 것이다. 이 박사 우리 신불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소액 연체자들이다.그들에게 파산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할 수 있다.또 대부분 젊은이들인데 파산으로 각종 권리행사가 금지되는 것 역시 심한 처사다.그러니 금융기관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다층화된 방식이 필요하다. 김 처장 핵심적인 대책은 빨리 재판제도를 활성화,일상적인 채무조정 절차를 정착시키는 것이다.실제로 원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과중채무자가 상당히 많다.원금까지 포함하는 과감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금융기관은 법제가 없어 사적 회생기관을 만들었다고 하는데,대책을 만들려 했을 때 금융기관이 발목을 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김 변호사 기본적으로 파산이라는 법적인 채무조정으로 가야 한다.파산까지 마음먹은 채무자에게 받아낼 채권이란 폴란드 정부의 망명지폐 정도 밖에는 없다.그만큼 망가진 사람에게 개인회생제는 의미가 없다. 윤 상무 아무리 법적 조정인 파산이 기본이라고 해도 금융기관 등에서 만든 회생제도를 모두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이분법적 사고다. 김 처장 하지만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난립하고 있다.신용회복위원회는 미국의 소비자신용상담서비스(CCCS·Consumer Credit Counseling Service)를 모방한 것이다.채무자가 이 곳에만 가면 본인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종합적인 답을 준다.우리 신용회복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변협이나 법률공단까지 나서 법률 서비스 등 종합적인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윤 상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자 교육도 시키고 신용회복에 대한 원스톱 안내를 해주고 있다.금융회사에도 창구를 마련,채무자들이 자문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이 박사 새로운 회생제도의 효용을 미리 판단할 필요는 없다.사적 회생제도도 특정한 목적에 따라 생긴 것이다.설립 배경을 따지기보다 일단 시행하고 거기서 나오는 정보가 집적·유통되는 것이 중요하다.현재의 모든 금융정보는 여기저기 분산돼 있다.금융정보의 생산과 유통 과정이 효율적이지 않다.하나의 망으로 집적돼 신용평가가 되는 체계가 필요하다.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놓고 태스크포스라도 구성해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정리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저는 인터넷 쇼핑몰의 분양사기를 당해 파산했습니다.빚 6억원을 모두 면책받았습니다.우리가 잘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죽음을 선택하거나 숨어 살 정도로 죄를 지은 것은 아닙니다.우리 희망을 가집시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국집.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파산카페 회원 20여명이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있었다. 그는 ‘신용불량자가 돼도 우체국 거래는 가능하다.’,‘완전면책을 받으면 연대보증인 보증채무도 사라진다.’는 등 직접 체득한 정보를 설명했다.모두가 신용불량자로 파산 신청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회원들은 초등학생처럼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질문을 퍼부었다.그들은 직접 체득한 생생한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아픈 마음 나누는 동병상련 회사원 이영선(가명·26·여)씨는 부모가 파산 위기에 있다.그의 아버지(60)는 36년동안 결근 한번 없이 공무원 생활을 했지만,사람을 너무 믿어 3차례나 보증을 선 끝에 1억원의 빚을 졌다.50대에 간신히 장만한 집은 5년만에 경매로 넘어갔다.어머니(56)는 친척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줬다가 빚을 졌다.이씨는 회원들 앞에서 “두 분이 외가에 얹혀 살며 추심원 전화에 오금을 못 펴는 모습이 불쌍하다.”면서 “파산이라도 신청해 두 분을 지옥에서 구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그러자 회원들의 동병상련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개인 실책이 많아 완전면책이 힘들지 모르니 꼼꼼하게 준비하라.”는 충고부터 “하루빨리 파산을 신청해 두 분을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드리라.”고 걱정도 나눴다. ●상처,눈물…희망이라도 나누자 울산에서 올라온 정진화(가명·29·여)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언니가 선 보증과 카드빚을 갚으려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정씨는 “지난해 카드 빚이 1억 3000만원이라는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면서 “우연히 알게 된 파산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곁에 있던 양정석(가명·35)씨가 “다단계 빚은 진화씨 책임이라 면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마디 거들자,정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안양에 사는 주부 강지선(가명·34·여)씨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지막 희망을 그렇게 짓밟으면 안 된다.”고 나무라기도 했다. ●‘예비파산자’우리도 전문가 파산 관련 서류를 들고 온 사람도 많았다.회사원 강지석(가명·28)씨는 파산신청서를 들고 와 자문을 구했다.강씨는 “변호사 수임료 100만원이 없어 직접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파산을 선고받고 면책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김태현(가명·44)씨는 “신청서에 처지를 과장하지 말고 심경을 진실하게 써야 하며 채무는 빠트리지 말고 모두 기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수첩에 받아적던 강씨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격으로 이 자리의 회원들이 진짜 전문가”라며 정보를 얻기에 분주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신용회복 지원 4개제도 운용 개인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 제도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개인회생제도 오는 9월23일부터 시행되는 일종의 개인 법정관리제도이다.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재조정해 신용불량자를 구제한다.정기 소득이 있는 사람이 7년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다.개인 워크아웃제가 신협에서 빌린 돈이나 사채 돈을 구제하지 않는 데 반해 모든 채무를 포괄적으로 구제한다. ●개인워크아웃 신용불량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채무자에게 상환 기간의 연장,분할상환,이자율 조정,변제기 유예,채무 감면 등의 채무조정 수단으로 경제적 재기를 돕는다.채무액이 적으면 상환조건을 조절할 수 있고 보증 채무도 사라지지만,채무액이 3억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신청요건이 까다로운 단점이 있다. ●배드뱅크 채무자가 장기·저리로 신규 대출을 받아 채권기관에 빚을 변제하고,채권기관은 채무자에 대한 신용불량등록을 해제한다. 까다로운 소득증빙 요건이 없고 즉시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한시적으로 운용되는 데다,원금의 3%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해 부담이 크다. ●개인파산제도 채무자가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졌을 때 법원이 그 경위를 심리한 뒤 면책 선고로 빚을 탕감한다.조세 채무를 제외하고 모든 책임이 소멸되며 신분과 자격 제한도 사라진다.다만 공무원,변호사,공인회계사,사립학교 교원,의사,약사 등이 될 수 없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면책땐 공직생활 가능 파산은 모든 채무를 벗을 수 있는 면책의 필수적인 사전 절차이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파산으로 불이익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꺼려한다.파산이란 말만 들어도 겁나게 하는 ‘카더라’는 식의 이야기는 사실 상당부분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파산을 하면 호적에 빨간 줄이 가나? -호적에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이 올라가지 않는다.음주운전 전과기록이 호적에 기재되지 않는 것과 똑같다.다만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의 명부가 따로 있어 신원증명서를 발급받으면 파산선고 사실이 나온다. 하지만 완전 면책을 받으면 본적지에 통보하지 않으며,기록이 있어도 10년이 지나 복권되면 말소된다.또 형사 관련 일반조회에서는 파산과 면책 흔적이 남지 않는다. 파산은 가족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면책을 받으면 공무원이 되는 데도 지장은 없다. 파산을 하면 은행이나 신용거래가 불가능한가? -파산자의 신용거래는 신용불량자와 같다.지급정지를 당하고 거래하던 은행의 통장에서 돈을 찾을 수 없다.그러나 면책받은 뒤 채권기관에 내용증명을 보내 신용불량 해지 신청을 하면 신용거래법에 따라 정상거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해지 뒤에도 기록을 일정기간 갖고 있는 채권기관이 대부분이라 본인 명의로 신용거래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상적인 금융 거래까지는 통상 몇 년이 소요된다. 카드가 연체되면 지명수배나 형사고소되나? -연체로 형사처벌이나 지명수배까지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형사처벌을 받으려면 채무자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목적으로 대출받고 고의로 연체하거나,대출받은 뒤 한 차례도 갚지 않거나,채권자를 속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카드깡’은 구제가 안 되나? -카드깡은 면책을 가로막는 사유가 된다.파산법 제367조 2항은 ‘파산의 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현저하게 불이익한 조건으로 채무를 부담하거나 신용거래로 인하여 상품을 구입하여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으로 이를 처분하는 행위’를 과태파산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금액이 적을 때는 판사가 무시하기도 한다.판사가 재량면책 권한을 행사하여 일부 면책을 승인하기도 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가 말하는 ‘파산의 조건’ 파산하면 면책을 받아도 재기가 쉽지 않다.전문가들은 파산을 ‘죄와 벌’이라는 전근대적인 인과응보로 보는 데서 벗어나 채무자들의 경제적 재기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종학(경실련 정책위원) 경원대 교수는 “미국은 경제적 회생 여부가 파산의 가장 중요한 선고 기준이지만 우리는 파산에 이르게 된 원인만 따진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의 청산가치를 따져 처분했듯 개인파산도 새출발의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현 국회 입법정보연구관은 “면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미국과 같은 ‘오토매틱 스테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파산자의 새 출발을 위해 파산면제 재산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면 채권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이나 카드발급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전병서 중앙대 법대 교수는 “파산선고를 받으면 30일 이내에 다시 면책신청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합쳐 파산과 동시에 면책을 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그는 “법적으로 ‘낭비’는 면책의 불허가 사유이지만 그 기준이 명확치 않다.”면서 “과거의 낭비가 지금은 레저 개념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임동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은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배드뱅크도 실제로는 원금탕감 없이 빚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면서 “채권자와 채무자를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③파산, 그 이후

    [개인파산시대] ③파산, 그 이후

    파산자들은 파산 그 뒤,어떻게 살고 있을까.파산법의 취지대로라면 이들은 거듭 태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재생의 길을 걷고 있어야 한다.외환위기로 한국의 개인파산이 본격화된 1999년 파산선고를 받은 505명 중 주소지가 확인된 30명을 찾아내,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는 3명의 지난 5년간 궤적을 추적했다.상당수는 주소지에 살고 있지 않거나 일부는 사망하기까지 했다. #사례1 가족 도움으로 악몽 극복 한명원(가명·45)씨는 파산의 고통에서 벗어난 사례다.이제 동창회도 참석하고 여행도 갈 정도의 여유를 찾았다.현재 그의 한달 수입은 350만원이다. 한씨는 1997년 의류업체 이사로 재직하다 대표이사의 보증을 서 파산했다.환율이 2∼3배나 뛰면서 수입의류를 취급하던 회사는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났다.당시 시가 2억 5000만원짜리 한씨의 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갔다. 99년 8월 파산을 신청했고,이듬해 보증채무에 대한 완전면책을,신용대출에 대해서는 일부 면책을 받았다.빈털터리로 부인,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그는 막막했다.중·고생이었던 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돈을 꾸어 20평대 아파트 월세를 얻었다.한씨는 “아버지가 무너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만큼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부인도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 의류 수입과 무역에 해박한 한씨는 닥치는 대로 일을 찾았다.파트타임에서 일용직,건설자재 영업,의류회사 땡처리까지 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파산한 지 3년 만인 2003년 1월,‘전공과목’인 의류 수입업체 간부로 재취업했다.의류업계에 네트워크가 살아 있었고,‘신용’을 잃지 않은 덕분이었다. 한씨는 “면책이 되어도 당장 먹고 살아야 한다.그렇다면 해답은 한가지이다.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혼자 힘으로는 절대 극복할 수 없다.가족이 무너지지 않고 믿어줬기 때문에 재기가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포자기하지 않고 어려우면 주변에 솔직히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숨으려고 들면 주변에서도 도와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아직도 잊을 만하면 은행,신용정보업체에서 독촉 전화가 걸려와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면서 “‘빚’으로 이르게 된 파산은 삶의 ‘빛’을 찾게 해준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사례2 면책받고도 신불자 딱지는 남아 지난 97년 회사 공금 1000만원을 잃어버린 홍윤희(가명·32·여)씨는 자신의 카드로 빈 공금을 메워넣었다.그 와중에 윌슨병이라는 신경계통의 희귀병 진단까지 받았다.병원비까지 얹혀져 빚은 5000만원으로 늘었다. 택시기사를 하는 아버지(62)가 2년간 1000만원가량을 갚았지만 가혹한 추심에 시달려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입원한 상태에서 법정에 출석했던 홍씨는 “판사도 딱했던지 ‘이제 빚은 다 없어졌으니 몸이나 좀 추슬러라.’고 걱정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면책을 받은 뒤에도 채권추심은 계속됐다.독촉 우편물이 날아오고 사람들이 찾아왔다.한 카드사는 면책을 받았다고 하자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면책이 되면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어야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인터넷에서 조회하면 신용불량자로 나온다.분명 법을 어긴 것이지만 금융기관의 신용체크는 공공연히 이어진다. 홍씨는 장애 2급을 판정받았다.생활보호대상자가 됐으나 병원비를 대기도 힘이 든다.당연히 카드를 만들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아버지의 빚도 조금씩 늘고 있다.이들 부녀는 요즘 다시 파산으로 법원을 찾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사례3 면책 못받아 위장이혼의 길로 조상희(가명·33·여)씨는 99년 파산한 후에도 5500만원의 채무를 가진 신용불량자이다. 사채업자로부터 카드깡을 했다는 이유로 면책이 거부됐기 때문이다.조씨는 지난 5년 동안 집 전화번호를 4차례,개인 휴대전화번호는 3차례 바꿔 사는 ‘도망자’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신문사 사원,상장업체의 비서,유통업체 근무 등 고교졸업 후 15년을 일하고 있지만 늘 가슴 졸이며 사는 삶이다.가족에게 피해를 줄까봐 남편과 ‘위장이혼’을 했다.빚이 정리되면 다시 재결합할 계획이었지만 면책이 거부되면서 그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아이(6)는 이혼상태에서 학교를 보낼 처지가 됐다.법원에서 받은 것은 면책이 거부됐다는 통지서 한 장.당시 재심이나 이의신청 절차 안내도 없었다.조씨는 파산의 고통만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조씨는 “적금 하나 부을 수 없고 내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미래니 꿈이니 내게는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최근 조씨를 고소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3군데 카드빚은 갚았지만 아직 8군데가 남았다.카드사가 조씨에 대한 주민등록 직권말소까지 신청했다.매달 10만원씩이라도 갚겠다고 애원했지만 카드사는 분할 상환도 거절했다.조씨는 “아이 엄마인데 왜 떳떳하게 살고 싶지 않겠어요.카드사는 돈 벌어서 갚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조금의 양보도 해주지 않고 더 나이 먹기 전에 둘째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이혼 상태에서 그것도 어렵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흔히 파산자는 씀씀이가 헤프고 책임없이 소비를 한 사람으로 단정한다.이유가 있으니 파산하지 않았겠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서울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산자의 33%가 실직·질환·사고 등에 의한 파산이었고,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20.9%였다.이들 가운데 과거 5년 동안 골프장·호텔·콘도를 이용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국내외 여행을 해 본 사람도 60명에 불과했다.그마저도 대부분 신혼여행이었다.파산은 채무자의 과소비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대출과 마구잡이 카드 발급 등 경제적·변제 능력에 대한 검토없이 회원 확장에만 급급했던 채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생활보호자·사망자에게도 카드발급 박순애(가명·83·여)씨는 한달에 27만원을 지원받는 생활보호대상자다.2001년 아들이 신용카드회사의 연대보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실직 상태였던 아들은 결국 파산했다.L사 등 3곳의 카드회사는 박씨가 보증한 8200만원을 갚으라고 독촉했다.결국 박씨도 지난 6월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용카드회사들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의 납부조차 면제받은 184만명에게도 431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했다.또 19개 카드사는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사망한 189명과 발급을 신청한 뒤 사망한 451명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정부의 카드사에 대한 부실한 관리 감독을 자인한 셈이다. ●“몸 팔아서 갚아라” 막가는 채권추심 전문 채권추심기관의 추심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신용카드 대금 200만원을 두달 동안 연체한 김모(24·여·학생)씨는 카드사 직원이 보증을 선 친척에게 “김씨가 3억원의 빚이 있는데 모두 당신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말한 것을 알게 됐다.항의하자 카드사 직원은 “그렇게 억울하면 몸이라도 팔아 돈을 갚으면 될 것 아니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지난 1월부터 대출금 1700만원의 이자를 연체한 이모(35)씨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카드사 직원이 집에 혼자 있는 장애인 어머니를 온갖 험한 말로 협박한 것.이 때문에 어머니는 며칠 동안 앓아 누웠다.이씨는 카드사로부터 “협박이 뭔지 알고나 그러느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윤모(43)씨는 카드사의 채권추심에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카드사가 회사로 보낸 편지 봉투 겉면에 붉은 글씨로 ‘윤씨는 억대의 채무로 파산할 사람’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편지 봉투 하나로 윤씨는 직장을 잃었다. 채무자들은 불법적인 채권추심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미국은 공정채권추심법을 만들어 우편물에 다른 사람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추심회사의 상호조차도 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채무자에게 저항권을 부여,채권자에게 문서로 항의하면 법적절차의 진행사항을 전달하는 것 이외에는 접촉을 할 수 없다.우리는 이같은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②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개인파산시대] ②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불황의 물결이 ‘중산층’ 가계에까지 깊이 침식해 가고 있다.서울에서 국민주택 평형(25평) 이상의 아파트를 갖고 있고,월수입 300만원 이상인 중산층마저 갈수록 불황에 취약해지고 단 한번의 조그만 충격에도 크게 요동친다.위기에 빠진 중산층이 파산을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사례를 찾았다. “이렇게 순식간에,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유명 외국계 회사의 마케팅 담당 간부였던 박영민(가명·38·노원구 중계동)씨.그는 30대 초반에 시가 1억 7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연봉은 한때 1억원까지 올랐다.고급 승용차를 몰고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던 두 아들을 유명 사립학교에 보냈다.현재 한달 700만원의 봉급을 받는 그이지만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그의 파국은 평수가 큰 아파트를 구입한 뒤,곧바로 실직하면서 시작됐다.8개월간의 해외근무를 마치고 2000년 8월에 돌아오자 아파트 값은 폭등해 있었고,평수를 늘리려다 보니 주택자금을 무리하게 대출받았다. 그는 시가 3억 1000만원짜리 49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2억원의 은행빚과 카드론을 얻었다.당시 수입으로 한달 대출이자인 260만원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박씨의 계산은 빗나갔다.실직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탓이었다.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부사장이 회사를 사직하면서 박씨도 동반퇴출됐다.별안간 수입이 끊긴 박씨는 발등에 떨어진 대출이자부터 카드로 막기 시작했다.한달에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두 아이의 교육비는 줄이지 못하고 고스란히 카드빚으로 충당했다.‘집있는 빈민 중산층’ 신세가 됐다. 1년4개월 만에 동종업체 외국계 회사로 재취업이 됐지만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면서 이자가 원금에 육박하는 9000만원으로 불었다.연체금리마저 붙기 시작해 원금과 이자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지난해 그의 카드한도마저 대폭 축소되자 박씨는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결국 아파트를 팔고,융자금 등 2억원을 변제했다.그는 현재도 월급 700만원 중 500만원을 이자로 내고 있다.총 채무액은 불어난 이자를 포함,1억 9000만원이다. 수원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정인현(가명·41·여)씨는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1988년 약사 자격증을 딴 정씨는 2년 뒤 약국을 개업했다. 개업 당시 새마을금고에서 5000만원을 융자받은 정씨는 지난 94년 목 좋은 인근 가게가 매물로 나오자 1억 7000여만원을 다시 대출받아 약국을 늘렸다.정씨는 “무리한 확장이 아닌가 걱정도 됐지만 약국이 잘되면 돈은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인근에 대형약국이 속속 생기면서 매출은 자꾸만 줄어갔다. 대출금 만기가 찾아와 상환 독촉을 받게 되자 정씨는 일단 신용카드로 갚아 나갔다.빌린 돈은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채무는 4억 4500만원으로 늘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장이 악화돼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파산을 선고받으면 약사 면허를 잃게 된다는 점을 알고도 무거운 부채에 짓눌린 정씨는 결국 파산을 선택했다. 의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최근 과도한 부채로 자살하는 의사도 생겼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해마다 배출되는 전문의 3500명 가운데 85%가 개인병원을 연다.”면서 “불황은 환자가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게 만들고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해 결국 파산으로 가거나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하는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파산전문 변호사들은 한달에 10건씩 한국에서 잘나가던 ‘전문직’을 상대로 파산 상담을 하고 있다.공택 변호사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과거 안정된 생활을 누렸던 의사·한의사·약사·회계사 등 전문직종군이 파산신청 대열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부부파산은 유형별 파산에서 단독파산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최진수(가명·38·구로구 개봉동)·황지은(가명·35)씨 부부는 파산선고에 이어 지난 6월 면책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채무는 남편의 보증에서 시작됐다.보험사 영업소장으로 일했던 최씨가 직원의 보증을 섰다가 빚을 지게 됐다.5000만원이던 빚은 생활고와 겹쳐 1억원으로 불어났다.최씨는 개인사업으로,황씨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빚 갚는 생활을 해왔다.최씨가 12개,황씨가 6개의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했다.돌려막기 기간만 5년.최씨는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며 신용을 생명처럼 여겼고 빚을 못 갚는 것은 죄악으로 생각해 카드까지 돌려가며 빚 갚는 데 노력했다.”면서 “아내도 최선을 다했지만 지난해 카드 한도가 갑자기 축소되면서 치명타가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지법 최기영 판사는 “파산신청자가 너무 많아 올해 초 신청한 사람들의 심리도 제대로 못볼 정도로 밀려 있다.”면서 “가계를 공동 운영하는 부부의 경우 한쪽의 빚이 배우자의 빚으로 전가돼 부부파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올 파산 1만명 예상… 사상최대

    ‘개인 파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지금의 증가추세라면 올해 1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서민층에서 일어났던 파산이 중산층으로,한 개인의 단독 파산에서 부부나 가족 등의 그룹 파산으로 일반화·다양화하고 있다. 전문직 파산도 상담이 증가하고 실제 파산 신청 사례가 나오는 등 경기불황과 내수침체,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파산 도미노’가 일어나고 있다. 8일 법원행정처와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소비자파산(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3759건으로 2003년 한해 전체 건수인 3856건을 바짝 뒤쫓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올해 상반기 신청 건수가 지난해 전체 건수를 추월했다.국내 개인파산의 70%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7월 현재 신청 건수가 2970여건으로 지난해 2800여건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파산 선고 후 채무를 면제하는 절차인 면책 신청 건수도 7월 현재 2100여건을 넘겨 지난해 전체의 2배를 기록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4명이던 파산부 단독판사를 올해 2월 6명으로 늘린 데 이어 3개월 만인 5월에 9명으로 증원했다.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중산층·전문직의 파산,부부·가족 파산의 증가세는 국내 소비자 금융의 총체적인 위기를 방증하고 있다.김·박 법률사무소는 파산 직전 상태에 있는 의사들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의 신문에 파산 절차를 알리는 광고를 1년간 게재키로 했다. 이 법률사무소의 김관기 변호사는 “도식적인 정의는 어렵지만 주택 규모나 소득 수준으로 볼 때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개인병원 의사와 약사 등 전문직의 파산 상담이 매달 20여건씩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파산뿐만 아니라 채무의 일부를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탕감받는 개인회생제도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조휘열 변호사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가계빚 증가로 중산층 파산자가 느는 추세이며 전체적으로 빈부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는 느낌”이라면서 “98∼99년 초기 극빈층의 파산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버틸 대로 버틴 중산층 파산이 많은 게 새로운 추세”라고 말했다. 전주지법 김정만 부장판사는 “의사·건축설계사 등 전문직이 늘고 있으며,이들의 경우 전문직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부인이 대신 파산 신청을 한다.”고 말했다.김 부장판사는 “파산에 대한 두려움이 희석돼 대중화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2004 개인파산 보고서] 개인파산이란

    ●소비자파산(개인파산) 채무자가 법원에 파산자로 선고해 줄 것을 신청하는 제도이다.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개인을 법적으로 구제한다.파산선고만으로는 빚이 면제되지 않으며 선고를 받아야 면책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한국은 1962년 파산법 제정 당시 명문화했으나 우리 법원이 소비자파산 신청을 처음 받아들인 것은 97년 3월이다.파산이 선고되면 공직에 진출할 수 없게 되거나 의사,변호사,약사 등은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는다. ●면책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에게 법원이 재판을 열어 채무의 변제책임을 면제시켜 주어 파산자의 경제적 갱생을 돕는 제도이다.파산선고로 입게 되는 불이익은 모두 해소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파산 및 면책의 절차를 마무리하는 기간은 각각 2개월이다.몇몇 지방법원에서는 심리 기간이 길어 오래 걸리기도 한다. ●파산신청 절차 채무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소정의 파산신청서와 첨부서류를 갖추어 파산과 접수계에 낸다. 파산 신청을 하면 법원은 심문기일을 정해 소환하고,심문 절차를 거쳐 파산선고를 할 것인지,신청을 기각할 것인지를 결정한다.채무자의 재산이 파산 절차에 필요한 비용조차 충당할 수 없을 정도이면 일반적으로 재산배분 절차를 생략하고 파산선고를 내리고 파산절차를 종결한다.채권자는 채무자의 파산신청에 의견을 진술하거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 [2004 개인파산 보고서]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신문의 파산자 분석은 파산자들이 법원 및 변호사 사무실에 제출한 파산신청서,채권일람표,자필진술서,부채증명원,가계수지표 등의 기록과 법원이 파산 신청인에게 자료를 덧붙일 것을 요구한 보정서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 및 분석은 2002년 5월부터 2004년 6월까지 파산한 5000명 남짓 가운데 완전 면책자 117명과 면책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189명 등 306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및 분석 대상은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고자 올해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을 주축으로 했다.2004년 파산자가 193명으로 가장 많고,2003년 85명,2002년 25명이었다. 파산 기록은 모두 64개 항목으로 분류했다.‘EXCEL’프로그램으로 기초적인 입력 작업을 벌였고,‘SPSS’통계 프로그램 도 활용했다. 작업은 파산자의 성별·연령·학력 등 기초적인 인구학적 분포 뿐만 아니라 파산 경위,경제활동 패턴 등 연령별·성별 각 집단의 특성과 성향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 집단의 평균과 분산도,집단간 분포 추이가 분석됐으며 일부 항목은 통계청 분류를 활용했다. 또 파산자 306명이 직접 작성한 자필 진술서 내용을 주요 자료로 사용하고,파산자와 1대 1 면접방식도 이용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도움주신 분 ▲김관기 파산전문 변호사 ▲김형두 대법원 송무제도 연구판사 ▲김미화 김&박 법률사무소 직원 ▲권영준(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경희대 교수 ▲설은희 김&박 법률사무소 상담실장 ▲손지호 대법원 공보관 ▲오영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 ▲원창수 서울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간사 ▲이영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 ▲이주명 도서출판 필맥 대표 ▲주익종 서울신용평가정보 수석연구원 ▲최석현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원 ▲홍종학(경실련 정책위원) 경원대 교수 ▲인터뷰에 응해주신 파산자 여러분
  • 러, 유코스 세금추징 강제집행 개시

    |모스크바 연합|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체납세금 징수를 위한 강제집행이 7일 개시됐다고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러시아 법무부 소식통을 인용,법원이 994억루블(34억달러)에 달하는 체납액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으나 더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법무부는 이 사실에 대한 확인이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법원의 이번 조치가 유코스의 자산 압류를 의미하는 것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코스는 거액의 세금 추징과 서방 채권단의 채무 변제 독촉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유코스는 정부가 세금 추징을 강행하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추징액 조정과 납부 시한 연장 등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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