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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금법 대책 없는 중소거래소…내년 3월 ‘깡통 코인 대란’ 우려

    특금법 대책 없는 중소거래소…내년 3월 ‘깡통 코인 대란’ 우려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2부> 암호화폐의 미래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생존 전쟁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특금법 시행 기준에 미진한 거래소들의 줄파산으로 대규모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대 대형 거래소들은 자금 투입을 통해 잇따라 자금세탁방지(AML) 및 해킹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며 특금법에 대비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6월 거래소 내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설립하고 가입 단계부터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의무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업비트는 올 초 글로벌 블록체인 보안기업인 체인널리시스와 손잡고 실시간 암호화폐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특금법에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에만 수십억원을 투입했다”며 “정부 기준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라고 했다. 대형 거래소는 대출 등 기존 금융서비스를 암호화폐로 제공하는 ‘디파이’(탈중화금융)나 암호화폐로 이자를 지급하는 스테이킹 서비스 등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규모가 작고 투자 여력이 미진한 중소 거래소들은 사실상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형 거래소 대부분이 기본적인 고객신원확인(KYS) 시스템조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다. 한 소형 거래소 내부자는 “특금법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이 없어 최악의 경우 문을 닫을 가능성도 크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들의 구체적 의무 사항이 담긴 특금법 시행령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거래소는 수백여곳으로 추산되지만 4대 거래소 외 중형 거래소들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제도권 금융업체에 인수를 타진하는 등 물밑에서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도 극심하다”고 전했다. 빗썸과 업비트는 이달 들어 현재 보유 자산이 고객 예치 암호화폐 자산보다 많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하는 등 시장 불안을 불식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연구소 헥슬란트와 함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류창보 NH농협은행 신기술전략파트장은 “여러 블록체인 업체들과 만나 업계 수요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커스터디 사업의 구체화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커스터디는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는 금융서비스다. 보관 자산을 운용해 추가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 대형은행들의 관심이 높다. 기존의 자산관리 노하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금법 시행만 예고한 채 이후 예상되는 투자자 피해는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다. 인호 고려대 교수는 “제도권 금융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여파로 소규모 사업자들의 줄파산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중소 거래소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으면 암호화폐를 맡겨 놓은 고객 자산들의 출금이 막히는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지원을 받았습니다.
  • 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런, 노블에너지 인수…코로나 사태 이후 에너지업계 최대 빅딜

    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런, 노블에너지 인수…코로나 사태 이후 에너지업계 최대 빅딜

    미국 석유업체 셰브런이 미 석유·가스업체인 노블에너지를 50억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에너지산업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최대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셰브런은 20일(현지시간) 노블에너지를 주당 10.38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노블에너지의 종가에 7.6%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노블에너지의 부채까지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13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163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자랑하는 셰브런은 노블에너지의 레비아단 유전에 대한 접근권을 갖는다.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레비아단 유전은 이 지역의 최대 천연가스 생산지다. 이에 따라 셰브런은 지중해 동부와 서아프리카 일대의 자산은 물론 연간 3억 달러의 비용 절감까지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클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견고한 재정 상태와 재정 규율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건전한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줬다. 이는 셰브런이 추정 매장량과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회”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는 세계 최대 유전 중 하나인 퍼미언 분지 내에서 셰브런의 입지를 키울 것”이라면서 “추정 매장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셰브런은 지난해 셰일오일업체인 애너다코 인수를 위해 옥시덴탈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애너다코는 380억 달러를 제시한 옥시덴털의 품에 안겼다. 밥 브래켓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이후 셰브런은 4곳의 인수를 검토해왔고 결국 애너다코와 재무 상태가 비슷한 노블에너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업계에서는 셰브런의 노블에너지 인수가 에너지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 공급 과잉과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감으로 지난 4월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에너지 기업들이 파산에 이르렀다. 법률회사인 헤인스 앤 분에 따르면 20개 이상의 북미 석유회사들이 올해 파산신청을 했으며 10여개 회사가 추가로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최저치에서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 회복이 요원한 데다 셰일 생산업체는 여전히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에너지업체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송인서적 기습 회생절차… “인터파크, 이게 최선입니까”

    송인서적 기습 회생절차… “인터파크, 이게 최선입니까”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등 18개 출판 단체가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인터파크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017년 80% 채무탕감, 2020년 또 탕감요구?’, ‘인터파크 OUT’이라는 팻말을 들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2위 서적 도매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지난달 8일 경영난을 이유로 갑작스레 기업회생 신청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졸지에 책값을 날릴 위기에 처한 출판인들은 3년 전 인터파크가 송인서적을 인수할 때 책임경영을 약속해 놓고 출판인들을 배신했다고 분노했다.●2400개 출판사 127억원 채무… 30억 피해 예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달 2일이다. 모기업인 인터파크 측은 이날 인터파크송인서적 이사회 점심식사 자리에서 지원 중단을 예고하고, 5일에는 인터파크송인서적에 문서로 이를 통보했다. 사흘 뒤인 8일 인터파크송인서적은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독서량 감소에 따른 서적 도매업 환경 악화와 오프라인 서점 업계의 대형 서점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2017년 회생 절차로 말미암은 영업력의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이런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장덕래(인터파크 도서사업부장) 인터파크송인서적 관리인은 이와 관련해 “송인서적 인수 이후 상위 1000개 출판사 가운데 10%가 책을 공급하지 않고 있어 영업실적이 악화하고 있으며, 동종 업계보다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인터파크가 50억원을 내고 유상증자까지 50억원을 추가로 냈기 때문인데, 이런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회생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단행본 출판사와 전국 서점을 잇는 서적 도매업체로 입지를 굳힌 송인서적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차 부도를, 10년 뒤인 2017년에는 또다시 부도를 냈다. 두 번 모두 출판사들이 채무를 탕감해 줘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가 2017년 송인서적을 인수할 당시 200억원 가운데 출판사가 탕감한 금액이 무려 130억원에 이른다. 업계 1위였다가 부도를 낸 송인서적은 인터파크가 인수한 이후 곧바로 웅진 북센에 이어 업계 2위까지 회복했다. 갑작스런 회생신청인 데다 채무 대부분이 책이어서 정확한 집계를 산출하기 어렵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하는 출판사가 2400곳 정도로, 거래 금액도 제각각이다.유성권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은 “현재 인터파크 상거래 채권은 128억원, 채무는 127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인터파크송인서적 내 재고가 21억원 정도”라면서 “채무를 70억원 정도 회수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 출판사들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액은 25억~3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 인터파크송인서적 관리인은 이에 대해 “채권이 137억원, 채무가 110억원 정도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은 매 분기별로 서점으로부터 채권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채무를 거의 다 회수할 수 있다”면서 “출판계에 미치는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피해도 피해지만 출판인들은 무엇보다 모기업 인터파크 측의 도덕성을 문제로 삼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2018년 전체 매출은 254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출판계는 이런 상태였다면 내년쯤 손익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회생 신청 과정에서 보인 인터파크 측의 태도가 출판인들의 화를 돋웠다. 김학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지난달 30일 인터파크송인서적 사태 설명회에서 “전국 2400개 출판사와 900개 서점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지분 27%를 가진 주주들인데, 일방적으로 회생절차 신청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기업회생 신청 직전에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출판사에 책 주문을 크게 늘린 점도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1~4월 합친 것보다 5월 한 달 매출이 많았다. 매출이 늘어난 줄 알았는데, 이게 고스란히 허공에 날아가 버리고 오히려 손해로 돌아오게 된 상황이라 출판인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모기업인 인터파크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를 털어내고자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의로 회생을 신청했다고 보고 있다. 유 출판인회의 부회장은 “인터파크가 송인서적을 인수할 당시 정보기술(IT)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출판유통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대표이사와 최고재무관리자(CFO)를 파견한 것 외에 송인서적 운영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사태 이후 사임한 강명관 전 인터파크송인서적 대표이사는 “부도났던 기업을 출판인들이 도와 살린 데다 매출도 점차 늘어나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파크가 회생을 신청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투자자 처지에서는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토로했다.●인터파크 불매운동까지… ‘청산형 회생’ 분수령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오는 9월 28일까지 회생 계획을 내야 한다. 다른 인수자가 없는 상황인 데다 책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회생은 요원한 상태다. ‘책’이라는 재화의 특성 탓에 시간이 갈수록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매달 2억원에 이르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인건비도 계속 빠져나간다. 출판사가 발을 구르며 조급해하는 이유다. 출판인들은 지난달 15일 채권단 대표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9일에는 출판인 궐기대회로 인터파크를 압박하고, 한편으론 인터파크와 물밑 협의를 진행 중이다. 채권단은 현재로선 회생보다 청산이 더 낫다고 가닥을 잡았다. 도진호 채권단 대표는 “채권단 회의 결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회생이 아닌 청산이 더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17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이런 의견을 결정했다. 이어 20일에는 인터파크에 ‘청산형 회생’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회생의 경우 채권자의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파산하고, 이후 빚을 청산하는 작업에만 1~2년이 걸린다. 청산을 우선하는 ‘청산형 회생’을 인터파크가 받아들이면 시간도,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인터파크송인서적 관리인은 “출판계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인터파크도 적극적으로 동감하고, 여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청산형 회생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따져 봐야 한다. 현재의 채권단 대표단이 2400개 출판사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지 우선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났다. 채권단의 ‘청산형 회생’ 카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또다시 격랑에 휩싸인다. 격앙된 출판인들 일부가 인터파크에 가압류 신청을 하자고 하며 인터파크 불매운동을 주장한다. 온라인 인터파크 서점에 책을 보내지 말자는 ‘보이콧’까지 거론된다. 특히 이번 사태는 서적 도매업의 미래에 관한 숙제를 출판인들에게 또다시 던졌다. 윤 출판문화협회장은 “이번 사태로 업계 1위 도매업체인 웅진 북센의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지고, 소규모 출판사·서점은 공급과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출판인들이 머리를 함께 맞대고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그래픽 이완형 기자 whl@seoul.co.kr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미국 뷔페식당들 어떻게 활로 찾나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미국 뷔페식당들 어떻게 활로 찾나

    몇 세대에 걸쳐 미국인들의 허기를 달래 준 뷔페 식당들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박한 호텔 아침 식사부터 카지노의 호화판 만찬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뷔페 식당들이 폐업 위기에 몰리거나 다른 형태로의 변화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워싱턴 DC의 번화가에 있는 잭스 프레시 점포를 운영하는 수전 인은 두 달 동안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한 2개월 동안 평균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아시안 음식과 아메리칸 샌드위치를 특화한 이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팬데믹 이전 3500 달러였는데 지금은 500 달러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지난 3월 이후 재택 근무가 많아져 번화가에 출근하는 이들을 찾기 힘들다며 “지금도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팬데믹이 진정될 때까지 “직접 음식을 덜어 먹는 뷔페와 샐러드바 영업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좁은 장소에 몰리게 하는 것은 물론, 식기를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이용하는 것이 감염병을 확산시킬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FDA 지침에는 코로나19가 음식 자체로 감염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면서도 호흡기 비말이 밀집된 환경에서 사람들 사이에 옮겨질 수 있다고 봤다. 연방정부의 지침 가운데 맨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 38개 주에서 뷔페 서비스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마케팅 연구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뷔페 매출은 50억 달러 정도로 전체 레스토랑 산업의 1% 밖에 안 됐다. 하지만 샐러드바부터 스웨덴의 바이킹식 만찬인 스뫼르고스보르드(smorgasbord)에 이르기까지 유독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데 대부분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층이다.건강식 위주의 뷔페를 표방하던 사우플랜테이션 앤드 스윗 토마토는 지난 5월 파산을 선언한 뒤 97개 점포를 닫아 44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NPD 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 동안 미국의 뷔페 식당들은 1억 600만 달러 밖에 매출을 올리지 못했는데 지난해 같은 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면 뷔페 체인점들의 자구책은 뭘까? 잭스 프레시는 음식 무게를 달아 값을 치르게 하고 조리사가 직접 조리한 음식을 고객이 내민 종이상자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다른 뷔페 체인들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카페테리아 스타일로 불리는 방식인데 일부에선 진정한 뷔페가 아니라고 비판한단다. 수전 인은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고객들이 이제는 주문을 미리 받아 만들어놓은 샌드위치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온라인 주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녀는 “사람들이 일하러 시내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하는 직장이 없다”고 통사정을 했다. 대다수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뷔페를 닫고 대신 룸서비스나 아예 건물의 특정 배달 지점에 떨궈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거의 80년 전부터 뷔페를 열어 버라이어티 쇼와 함께 묶어 성업했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윈 카지노 뷔페도 원래는 15개의 조리 스테이션을 운영했는데 재개장하면서 이제는 음식을 테이블에 가져다주는 정통 레스토랑처럼 운영하고 있다. 시저스 팰리스의 바차날 뷔페도 하루 3000명 이상을 서비스하던 공간을 240만 달러를 들여 리노베이션해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많은 룸을 만들었다. 아예 뷔페를 닫고, 일반 레스토랑처럼 문을 여는 카지노들도 많다. 한편 뷔페를 처음 창안한 사람은 캐나다 기업인 허브 맥도널드로 1940년대 라스베이거스에서 버커루 뷔페란 이름으로 24시간 ‘양껏 먹을 수 있는(all-you-can-eat)’ 점을 내세웠다. 당시 광고문구를 보면 “1달러만 있으면 고객님은 으르렁거리는 코요테까지 꾀어 뜨거운 음식부터 찬 음식까지 내장에 집어넣을 수 있어요”라고 돼 있었다. 선셋 스트립을 따라 늘어선 호텔과 카지노들이 잇따라 베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음식 궁합이 맞는지와 양까지 조언해주는 웨이터가 없긴 하지만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이달에 뷔페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대중의 배를 채워준” 식당 형태라고 인정했다. 새로운 예방 지침이 나와 뷔페 영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금방 뷔페에 긴 줄을 서게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스타항공 노조 “인수 결정 연기는 협상 전략… 정부가 나서라”

    이스타항공 노조 “인수 결정 연기는 협상 전략… 정부가 나서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최종 결정을 연기한 것과 관련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제주항공 경영진은 기약 없이 최종 결정을 미루며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파산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노동자가 절망해 이스타항공을 떠나면 제주항공이 바라던 인력감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체불임금도 깎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주항공은 시간을 끌며 버텨야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1600명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을 빌미로 더 많은 정부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모든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매각 협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종사노조는 다음 주부터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와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우리의 특권은 그들의 고통과 같은 지도상에 존재한다/이두걸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우리의 특권은 그들의 고통과 같은 지도상에 존재한다/이두걸 사회부 차장

    정치부 기자는 정치 행위로 세상을 본다. 경제부 기자는 숫자로 세상을 본다. 사회부 기자가 세상을 보는 창은 주로 수사와 판결이다. 공소장이나 판결문을 읽어야 하는 건 사회부 기자의 숙명이자 고통이다. 판결문 안에는 ‘생살’이 찢겨져 나가는 순간 피해자들이 내뱉는 신음소리로 가득하다. 내 심신에 똑같은 폭력이 가해지는 걸 상상하면 눈앞이 아득해진다. 숨이 턱턱 막힌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실종 사실이 전해진 이후 지난 일주일은 마치 외면하고 싶은 판결문을 눈앞에 둔 심정이었다. 시민운동을 이 땅에 뿌리내린 거인의 ‘자발적 퇴장’도 믿기지 않았지만, 그를 성추행 가해자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의 절규를 듣는 것 자체가 미안하고 또 미안했기 때문이다. 요설(妖說)들도 난무했다. “4년간 왜 침묵했냐”, “피해자는 왜 뒤에 숨었냐”는 것 등이다. “김학순 할머니는 성착취 피해를 겪은 지 40년이 지난 1991년에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 할머니께도 왜 이제서야라고 물을 것인가”(A씨 측 김재련 변호사)라는 항변은 그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다. ‘공론장의 소멸’이라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익숙해진 풍경을 다시 목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과’를 일부러 들추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은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박 전 시장이 2000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여성법정에 참여해 남긴 말이다. 피해자 A씨와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정의’와 ‘일상회복’을 되찾게 하는 건 우리 사회의 의무이자 국가의 존재 이유다. 따라서 수사기관, 특히 강제 수사권이 있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일종의 ‘피의자’에 해당하는 서울시와 경찰은 그 주체가 될 수 없다.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하는 것은 법무부령인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른 조치다. 공소권이 소멸됐음에도 ‘국민의 알권리’에 따라 수사가 재개된 전례가 있다. 고 장자연 성추행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자체가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만일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가 쉽지 않다면 피소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한 고발 사건에 검찰이 적극 임해야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야 할 때다. 추 장관이 주력하고 있는 ‘검언유착’ 의혹 해소나 ‘검찰개혁’이 중요치 않다는 게 아니다. 이 과제들은 잠시 내려놓거나, 아니면 병행해도 큰 문제는 없다. 국민들이 추 장관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각료로서 여성들의 눈물을 손수 닦아 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진면목을 보여 줄 절호의 기회 아닌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는 ‘시민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박 전 시장은 “‘민중에서 시민으로’의 시대, 90년대 이후 중산층/시민/운동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이른바 ‘86세대’는 일련의 선거를 통해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획득했고, 앞으로 상당 기간 권력을 유지할 테지만, 도덕적 우위는 파산을 맞았다. 다만 어둠은 가시고 있어도 아침 해는 떠오르지 않는 형국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새 세대가 중심에 놓을 가치는 공감과 연대라는 점이다. 공감과 연대만이 인류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 문명을 가꿀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라는 믿음에서다. 미국 평론가 수전 손택의 명저 ‘타인의 고통’ 중 한 대목을 다시 떠올린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같은 지도상에 존재한다는 것,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숙고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다.” douzirl@seoul.co.kr
  • 트럼프 ‘홍콩 특혜 박탈’ 서명… 中 본토와 똑같이 취급한다

    트럼프 ‘홍콩 특혜 박탈’ 서명… 中 본토와 똑같이 취급한다

    “중국과 2단계 무역합의에 흥미 없다”美언론 “대선 열세 만회하려 中에 강경”中 “美 관련 인원·기업 제재” 반격 예고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촉발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과 홍콩보안법 관련자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계된 중국 당국자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병 실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하자 보수 유권자를 결집하고자 대중국 강경 카드를 재차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종식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제 홍콩은 중국 본토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며 “더이상 특혜는 없다. 민감한 기술 수출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결의하자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인사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 자치권 억압에 연루된 것으로 간주된 중국 관리나 홍콩 경찰 등과 거래한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정권 계좌를 동결하고 BDA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러자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한 국제 금융기관들이 거래를 중단해 BDA는 파산했다.그는 “우리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은폐하고 전 세계에 퍼뜨린 데 대해 묻고 있다”며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이어 “중국의 부상이 우리에게 달가운 것은 아니다”라며 은연중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 인터뷰에서도 “현재로선 중국과 2단계 무역합의를 논의하는 데 흥미가 없다”며 중국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다가 오후 들어 갑자기 마련됐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고자 중국 압박을 내세워 깜짝 선거 유세를 기획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11월 (대선) 전쟁에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한층 강경하게 해 유권자 잡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다. 미국의 관련 인원과 기업을 제재할 것”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14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 제재 가능성에 대해 “어느 것도 (논의) 테이블 밖에 있지 않다. 제재를 위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영기업에 대해 또 “현대판 동인도회사”라고 비꼬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브랜드 ‘무지(MUJI)’, 코로나19 충격으로 美서 파산 보호 신청서 제출

    日 브랜드 ‘무지(MUJI)’, 코로나19 충격으로 美서 파산 보호 신청서 제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지(MUJI)’가 미국에서 파산 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무지 US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 3월 미국 내 18개 매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5월 일부 가게의 재개장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진과 임대료 등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등 보도에 따르면 부채는 5000만~1억 달러(한화 약 600억~1200억 원)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지 미국 법인의 모회사인 양품계획은 미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파산법 11조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즉각 청산되지 않고, 법원 감독하에 영업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회생을 시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 파산법 11조를 신청한 일본 소매기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지는 지난 2006년 미국에 진출했으며, 미국 법인의 매출은 작년 전 세계 매출 중 약 2.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 파산 보호 신청을 신청한 기업은 110개가 넘는다. 한편, 한국에서는 일본 기업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들어났다. 지난 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일본 수출 규제 전후 한국에 진출한 일본 소비재 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무지의 한국 매출은 -9.8%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트래빗 피해자 “중견 거래소라더니…아버지 집까지 날렸습니다”

    트래빗 피해자 “중견 거래소라더니…아버지 집까지 날렸습니다”

    “중견 거래소라 믿었는데 하루 아침에 파산을 선언하고 투자금도 출금하지 못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피해자는 지옥인데… 왜 처벌받는 사람 없나” 지난해 5월 파산을 신청한 암호화폐 거래소 트래빗 고객인 배성우(42·가명)씨는 8일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래소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9월 트래빗이 발행한 신규 코인 TCO에 6000만원을 매입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같은해 11월 보이스피싱 범죄 위험을 이유로 돌연 고객들의 원화 입출금을 잠정 중단했다가 이듬해 3월 경영악화를 명분으로 파산을 신청했다. 배씨의 트래빗 계정에는 코인 시세가 오르면서 번 수익까지 9600만원이 찍혀있지만 이는 그냥 사이버상의 디지털 숫자일 뿐이다. 배씨의 투자는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2018년 9월 암호화폐가 대화 주제였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소셜네트워크 익명 대화방)에 참여했다가 방장으로부터 ‘새로 문을 연 암호화폐 거래소 트래빗에서 2억원 정도 코인을 투자했는데 수익을 크게 냈다’는 말을 듣고 트래빗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본금 200억이라더니, 하루아침에 파산” 배씨는 “‘해당 거래소가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도 있고 자본금도 200억원에 달한다’라는 설명에 믿을만한 거래소라고 생각했다”면서 “‘코인 투자만 하면 손해는 안본다, 무조건 오른다’는 적극적인 투자 권유에 그만 마음이 혹했다”고 했다. 그는 당장 투자할 목돈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자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던 아버지에게서 6000만원을 빌렸다. 일흔이 넘은 아버지는 배씨의 부탁에 시가 1억원 정도인 집을 담보로 사채로 빌린 대출금을 다 넘겼다. “대출금 못 갚아 아버지 재산마저···” 배씨가 트래빗이 발행한 TCO를 사들인 투자금이 대출금 전액이었다. 트래빗 거래소의 석연찮은 파산 신청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배씨의 아버지는 결국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잃고 컨테이너 박스에 사는 신세가 됐다. 배씨는 “아버지에게 정말 몹쓸짓을 했다.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고 후회했다. 그는 “카카오톡 오픈방에서 트래빗을 알려준 방장도 한통속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원금이라도 다시 찾으려고 수사 기관 등을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트래빗 ‘먹튀 의혹’… 파산 직전까지 수억원 해외로 빠져나갔다

    트래빗 ‘먹튀 의혹’… 파산 직전까지 수억원 해외로 빠져나갔다

    갑자기 파산한 거래소 고객들의 암호화폐는 어디에 있을까. 지난해 5월 파산신청한 트래빗 피해자들이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에 제공한 지갑 주소 10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총 32억원어치의 비트코인(BTC) 중 5억원 규모가 ‘믹싱 앤 텀블링’(단시간에 수백건씩 비정상적 거래를 일으키는 자금세탁 방법) 과정을 거쳐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에 흘러간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나머지 27억원 상당의 BTC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고객들의 돈을 출금하지 않고 ‘기획파산’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트래빗은 이 같은 수법으로 고객들의 비트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빼돌렸을 가능성도 의심받고 있다. 2018년 7월 설립된 트래빗은 단독 상장한 코인 25억원어치의 당일 완판 기록으로 관심을 끌었다.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코인인 TCO 역시 75억원어치 판매됐다. 하지만 설립 4개월 만인 그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차례 보이싱피싱 범죄 위험을 이유로 고객들의 원화 입출금 중단을 수차례 반복하다가 돌연 파산신청을 했다. 고객들이 거래소에서 코인을 환전해 출금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부터 걸어 잠근 것이다. 이 때문에 의도적인 ‘먹튀 파산’ 의혹이 제기됐고 운영진에 대한 사기·배임 고소가 이뤄졌다. 현재 피해액은 1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신문은 블록체인 보안업체 웁살라시큐리티에 의뢰해 2018년 12월 26일부터 2019년 4월 26일까지 트래빗 피해자 10명의 거래소 지갑 주소의 비트코인 이동 경로를 좇았다. 그 결과 10개 지갑 주소에 있던 322.6BTC(시세 기준 32억 2600만원) 중 총 52.1BTC(5억 2100만원)가 8단계를 거쳐 흩어졌다가 합쳐졌다. 이후 309개의 지갑으로 분산된 자금은 해외 거래소인 비트렉스의 한 지갑으로 전송됐다. 박정섭 웁살라시큐리티 연구원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여러 지갑을 거친 후 자금세탁과 현금화 목적으로 해외 거래소 지갑으로 이동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갑당 1만개까지 거래 건수를 확인한 것으로, 이를 확대해 분석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이동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는 통상 고객의 비트코인을 거래소 핫월렛으로 이동시킨 후 원화 출금을 요청할 때 교환해 준다. 트래빗처럼 몇십 개의 지갑으로 나눠 이체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트래빗에서 5000만원어치의 코인을 회수하지 못한 박성진(27·가명)씨는 “거래소가 TCO를 판매할 때 원화 입출금을 중단시킨 상황이었다. 이용자들이 TCO를 사려면 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해 트래빗에 전송한 후 거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트래빗은 고객들로부터 다량의 비트코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이 TCO와 비트코인의 행방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사라졌다”며 분노했다. 트래빗이 비트코인 가격을 개당 20만원씩 더 쳐주면서 거래소 간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다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 트래빗에서 매도해 피해 규모가 커지기도 했다. 트래빗처럼 출금 중단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파산하거나 폐업하는 행태는 최근 중소형 거래소들이 자주 쓰는 ‘투자금 먹튀 수법’이다. 지난해 트래빗을 비롯해 올스타빗, 뉴비트, 히트코리아, 인트비트 등의 거래소가 이 같은 방식으로 잇달아 문을 닫았다. 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거래소 인허가 관련 법)이 시행되기 전 법적 공백을 틈타 중소형 거래소들의 ‘기획파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신생 거래소가 문을 열면 먼저 신규 코인을 ‘에어드롭’(암호화폐 무료 지급)하거나 입금액의 몇%를 코인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모은다. 어느 정도 투자자(투자금)가 모였다 싶은 거래소는 이후 해킹, 보이스피싱 등을 이유로 원화 입출금을 막기 시작하고 결국 파산을 선언해 피해를 키운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처음부터 거래소가 고객들의 돈을 빼돌리려고 사기를 계획했다는 점을 밝혀야 하는데 법적으로 쉽지 않다”며 “특금법 시행과 더불어 거래소의 거래 안전을 높이고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지원을 받았습니다.
  • 공중분해 수순 가는 이스타… 이상직 둘러싼 ‘게이트’로 번지나

    공중분해 수순 가는 이스타… 이상직 둘러싼 ‘게이트’로 번지나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간 진행됐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커졌다. 협상이 깨지면 이스타항공은 파산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국내 항공업계에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3월 이후 발생한 채무에 대해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액 등 800억~1000억원에 달하는 것들이다. 이스타항공이 자력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전이 무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접으려는 건 경영 사정이 계속 나빠져서다. 올 1분기 영업손실 638억원, 당기순손실 995억원을 기록한 제주항공의 유동비율도 지난해 말 81.9%에서 올 1분기 63.1%로 떨어졌다. 단기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 주는 유동비율은 적정 수준이 100%다. 지난 2월 일찌감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 1700억원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도 진행했고, 최근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면서 “재무안정성 관련 위험으로 자본잠식, 상장 폐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그대로 인수를 진행했다가는 애경그룹 본사로도 여파가 번질 수 있다. 제주항공의 2대 주주인 제주도(7.75%)도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체불임금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주항공 측에 전달했다. 최근 불거진 이상직 의원 관련 의혹은 제주항공에는 거래를 깨기 위한 기회가 됐다. 이 의원의 자녀들이 지분을 100% 보유한 이스타홀딩스가 자본금 3000만원으로 10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되는 과정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 측은 “적법하고 투명했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으로 돈을 빌려준 사모펀드의 투자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딜 클로징(거래종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헌납한다고 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됐다. 이 의원의 형이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의 지분(7.49%)은 여전히 내놓지 않았고, 헌납하는 지분 역시 제주항공과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어서다. 오히려 가족 관련 의혹이 본인의 정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꼬리자르기’라는 비판만 들었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3월 셧다운(업무정지) 당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 전 대표가 최 대표에게 “셧다운과 희망퇴직에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했으므로 이스타항공의 현 상황은 제주항공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협상이 깨지면 책임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까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셧다운 관련 지시는 체불임금 책임 소재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거래가 깨지면 단순히 파산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권력 실세와의 연관성, 특혜 의혹 등이 겹쳐 있어 이 의원을 둘러싼 ‘이스타 게이트’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초 보잉 737 맥스 기종 두 대가 기체 결함이 생기면서 유탄을 맞았고, 일본 노선 감축에 코로나까지 덮쳐서 다른 항공사들보다도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면서 “정부가 이스타항공에만 지원을 하려고 해도 형평성 논란이 있어 명분이 없다”고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미투’ 와인스타인, 피해여성 합의금 ‘227억원’

    ‘미투’ 와인스타인, 피해여성 합의금 ‘227억원’

    집단소송 피해여성 1인당 최대 9억피해여성들, 비밀유지 계약서 벗어나“합의금보다 책임 받아들여야” 반발도 성추행 및 성폭행 혐의로 전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했던 미국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7)이 1887만 5000달러(약 227억 2550만원)에 피해 여성들과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되며 여성 피해자들은 와인스타인과 맺었던 비밀유지 계약에서 벗어나게 돼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수 있게 됐다. CNN 등에 따르면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30일(현지시간) “(와인스타인에게) 괴롭힘, 협박, 차별 등을 받았던 여성 피해자들이 마침내 일정 정도라도 정의를 구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검찰 측은 이번 합의로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뉴욕주에서의 집단소송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 합의의 일환으로 여성들이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맺었던 비밀유지·비공개 계약에서 풀려난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해당 합의는 법원과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파산을 다루는 파산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실제 합의금을 수령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향후 합의금이 최종 승인되면 피해자들은 각각 7500~75만 달러(약 900만~9억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CNN은 일부 피해 여성들은 와인스타인이 자신의 행동에 완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와인스타인을 상대로 한 또다른 피해자들의 대리인인 더글러스 위그도 변호사는 이번 합의가 “와인스틴 피해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반발했다. 실제 와인스타인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받고 있는 강간 등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와인스타인은 지난 3월 1급 성범죄, 3급 강간 등의 혐의로 23년형을 선고 받은 뒤 뉴욕에서 복역 중이다.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의 종신형으로 평가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딸 결혼식 986억원 썼던 인도 부자 프라모드 미탈에 파산 선고

    딸 결혼식 986억원 썼던 인도 부자 프라모드 미탈에 파산 선고

    2013년 딸의 결혼식에 8200만 달러(약 986억원)를 써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인도 부호 프라모드 미탈(64)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에서 열아홉 번째 부자이며 세계 최대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 미탈의 총수인 락시미 미탈(70)의 동생이다. 락시미의 재산은 100억 달러(약 12조 300억원)로 평가된다. 그런데 프라모드가 지난 17일 런던 법원으로부터 영국 기업 무어게이트 인더스트리스에 진 1억 6000만 달러(약 1925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프라모드 측은 선고를 12주만 유예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재판부는 듣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고의 부자 형제로 꼽히며 형이 먼저 런던 하이드파크를 바라보는 맨션을 구입하자 동생도 건너편 맨션을 사들일 정도로 경쟁심이 각별했다. 지난해 동생이 조직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보스니아 경찰 조사를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라모드가 인도 정부 소유의 무역 회사에 2억 3500만 달러(약 2827억원)의 빚을 갚아야 했는데 형이 도와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형이 매몰차게 거절해 결국 동생이 파산 당해 런던 상류층 사회에 엄청난 뒷담화를 낳았다. 프라모드가 딸 슈리스티에게 사흘 동안 호화 결혼식을 하게 한 것도 형에게 지기 싫어서였다. 락시미 보란 듯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결혼 케이크만 무게 60㎏에 6층 높이로 제작하는 등 호화판 예식을 치렀다. 2004년 락시미가 딸 바니샤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호주 가수 칼리 미노그를 초청해 공연하게 하고 에펠탑에서 불꽃놀이를 하며 결혼 시킨 비용이 6000만 달러(약 722억원)였으니 그보다 많은 돈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락시미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막내 동생 프라모드를 도와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한 소식통은 영국 일간 타임스에 “형제는 더 이상 친하지도 않고 각자 살아간다. 락시미는 동생을 왜 도와줘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 빚은 그와 아무 상관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프라모드의 파산은 2006년 보스니아 기업과 잘못 맺은 계약이 화근이었다. 그는 2010년 3월 글로벌 스틸 홀딩스 회장 자격으로 북한 무산 광산의 철광석 채굴권을 따내기 위해 방북한 전력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기고] 혁신조달의 꽃을 피울 때다/정무경 조달청장

    [기고] 혁신조달의 꽃을 피울 때다/정무경 조달청장

    지난 5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크루드래건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사상 첫 민간 유인 우주비행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머스크의 성공 과정에는 민간과 공공의 역할이 공존하고 있다. 머스크는 2002년 재활용 로켓이라는 위성발사 모델을 꿈꾸며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공공기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손을 내밀었다. 12차례의 위성 발사를 위탁하는 16억 달러 규모의 공공발주 계약을 건넸다. 스페이스X는 다시 도전할 수 있었고 시행착오 끝에 2015년 사용 후 엔진을 회수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공공조달을 활용한 정책 지원과 민간기업의 실험이 손을 맞잡은 덕분에 혁신이 가능했다. 스페이스X의 성장 과정은 한국 공공조달이 추구하고 있는 혁신 방향과 일치한다. 혁신을 매개로 민간과 공공이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공공조달시장은 2019년 기준 135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규모다. 중앙조달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할 이유다. 정부는 중앙조달과 혁신성장 동력을 ‘혁신조달’에서 찾고 있다. 공공조달은 초기 기업의 성장을 위한 ‘스프링보드’로 작동하게 된다. 정부가 ‘첫 구매자’가 돼 실험실에 머물고 있는 혁신기업을 공공시장으로 유도한다. K방역을 통해 검증된 진단키트 등 혁신제품과 기술이 민간과 공공의 교류로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초기 기업 성장을 위해 100억원의 혁신시제품 구매예산을 시드머니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혁신구매목표제를 도입해 혁신제품 구매를 4000억~5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처럼 민간 기업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한다. 전용 쇼핑몰인 혁신장터는 기존 소극적 계약 기능에서 벗어나 공공기관 수요와 기업의 공급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으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탄력적이고 혁신적인 조달제도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대 위법사항이 없는 한 적극행정 면책 제도를 활성화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발굴한 공공기관과 기업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담대한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 극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혁신성장의 나침반 역할을 혁신조달이 할 수 있다.
  • 셰일 혁명 ‘체서피크’ 끝내 파산… 저유가에 200개 업체 줄도산 공포

    셰일 혁명 ‘체서피크’ 끝내 파산… 저유가에 200개 업체 줄도산 공포

    오일 부지·석유업체 사들인 부채 못 감당 국제유가 붕괴 겹쳐 1분기 83억弗 순손실 배럴당 45弗 회복 안 될 땐 셰일업계 도산미국 ‘셰일혁명의 선구자’로 불리던 체서피크에너지가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 4월 ‘대마’ 화이팅페트롤리엄에 이어 체서피크마저 무너지면서 셰일 업체들의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체서피크는 2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체서피크는 지난 15일 만기였던 부채의 이자 1350만 달러(약 161억원)를 내지 못했고 다음달 1일 또 다른 부채에 대한 이자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급락세를 결국 이겨 내지 못했고 수년 전부터 천연가스 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지적했다. 체서피크는 이날 부채 70억 달러 탕감, 추가자금 9억 2500만 달러 지원 등 생존 계획을 법원에 제시했다. 법원은 채권자들의 의견을 듣고 체서피크의 생존 가능성을 검토한 뒤 파산보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체서피크는 올해 1분기 8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체서피크의 파산보호 신청은 상징성이 크다. 1989년 설립된 체서피크는 ‘프래킹’(셰일 암석을 수압으로 깨트려 천연가스와 석유를 함유한 셰일 오일을 추출하는 공법) 등 셰일가스 개발 기술을 주도해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2005년 엑손 모빌을 잇는 미국 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창업주이자 ‘셰일혁명 개척자’로 불리던 오브리 매클렌던이 셰일 유전 지대를 속속 사들이고 부동산 재개발에 나서는 바람에 2013년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을 중심으로 한 주주들의 반란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클렌던의 공격적 셰일가스 유전지대 확보는 막대한 부채를 불러 후임 CEO 더그 롤러의 과감한 구조조정에도 역부족이었다. 2018년 과감한 셰일석유 베팅이 실패한 것도 파산을 재촉했다. 이윤이 적은 가스 대신 석유 생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셰일석유 업체들을 인수하고, 대규모 시추에 나섰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올해 마이너스까지 가는 붕괴를 겪었다. 2008년 350억 달러를 넘던 시가총액은 26일 1억 16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WSJ는 “셰일 업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수년간의 저유가로 압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2년 동안 200개 이상의 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가 4월 바닥을 찍은 뒤 오르기는 했지만 셰일석유 업체들의 생존 마지노선인 배럴당 45달러 이상에는 못 미치는 만큼 결국 줄도산을 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존 티로프 무디스 인베스터스서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셰일오일 붐 동안 쌓였던 막대한 부채로 단기적으로는 셰일업체들의 연쇄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NY’ 로고 만든 밀턴 글레이저 별세

    ‘I♥NY’ 로고 만든 밀턴 글레이저 별세

    미국 뉴욕시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러브뉴욕’(I♥NY)을 디자인한 밀턴 글레이저가 26일(현지시간)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AP·뉴욕타임스(NYT) 등은 뉴욕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그가 91세 생일인 이날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대표작인 ‘I♥NY’ 로고는 1977년 당시 ‘범죄의 중심지’라는 오명과 파산 위기에 시달리던 뉴욕시의 의뢰로 탄생했다. 택시 안에서 봉투 뒷면에 빨간 크레용으로 스케치해 만든 도안은 단숨에 세계적 히트를 쳤고, 각종 상품과 여러 도시들에 차용되며 매년 3000만 달러(약 360억원)를 벌어들인다고 한다. 그는 저작권을 뉴욕시에 무상으로 넘겼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3차 추경안, 여야가 ‘협력’ 처리해야 한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열흘간의 칩거를 끝내고 어제 국회에 돌아왔지만 원 구성을 비롯한 국회 정상가동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긴급 비상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받은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며 “(여당이) 처음부터 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라면서 ‘당신들 의사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 보라”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해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야당 몫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처리가 시급하지만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이 또한 하염없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큰 문제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도 모두 단독선출해 원 구성을 마친 뒤에야 예결위원을 포함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 3차 추경안 심사 등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결산위원장과 나머지 자당 몫 5개 상임위원장만이라도 선출해 추경안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오늘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단다. 통합당의 몽니와 민주당의 아집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여야가 18개 상임위의 하나인 법사위원장 자리 때문에 협치와 민생을 내팽개치겠다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은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주 원내대표는 3차 추경안과 관련, “1차 추경 집행도 미진한 상태에서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추경, 본예산에 넣어야 할 추경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다”며 고강도 심사를 예고했지만, 원 구성을 마쳐야 심사든 뭐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오늘까지 원 구성을 마친 뒤 다음주에 추경안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제1야당의 참여 없는 국회 가동의 ‘후과’는 걱정하지 않는가.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1.2%에서 마이너스 2.1%로 재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업 절반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전망이다. 가계도 암울하다. 연말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75만 가구가 파산위기에 직면한다. 제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두 다 구렁텅이에 빠지고 마는 공도동망(共倒同亡)이다. 국회가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여야는 하루속히 법사위원장 앙금을 털어내고 3차 추경안 심사·처리에 집중해야만 한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당리당략을 접고 대국적 차원에서 접근하길 기대한다.
  • 김태년, 김종인 찾아 “추경 간곡 부탁”…金 “주호영에 일임”

    김태년, 김종인 찾아 “추경 간곡 부탁”…金 “주호영에 일임”

    통합 “일방적 통보 이상 아니었다… 원 구성 협상 대안 준비 없었다”주호영, 페북에 25일 국회 복귀 알려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있던 강원도 고성 화암사까지 찾아갔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국회 원 구성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주 원내대표가 복귀한 뒤 처리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복귀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통합당 대표실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국회 정상화와 조속한 추경 처리를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회동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여야 원 구성 협상은 주 원내대표에게 일임한 상태”라면서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는 대로 두 사람이 알아서 논의해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대변인은 “추경을 포함해 민생을 살펴야 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그 절실함은 어느 당보다 우리 당이 크다”면서 “다만 오늘 만남은 일방적인 통보 이상은 아니었다.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대안을 준비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김태년 “주호영, 추경 신속 처리 인식 같아”“추경 시간 끌기와 발목 잡기 대상 아냐” 앞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큰 틀에서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에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주 원내대표와 그제 밤 통화하고 어제 만나 장시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업 파산과 대량 실업 발생은 생산 저하로 이어져 코로나 종식 후에도 경기 회복이 지체될 수 있다”면서 “6월 국회에서 3차 추경이 반드시 통과돼 7월에 집행돼야 경제 효과가 살아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3차 추경의 신속한 통과는 국민의 명령이고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 “통합당이 시간 끌기와 발목 잡기를 할 대상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머무르는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 찾아가 5시간 넘게 회동하며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결론내지 못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15일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이후 8일 만이다.8일 만에 찾아온 김태년 만난 주호영 “새로운 제안·변화 하나도 없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반발해 협상을 중단한 채 전국을 돌며 잠행을 이어갔고 김 원내대표가 수소문을 통해 주 원내대표가 있는 사찰을 알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새로운 제안은 하나도 없었고 단순히 나라를 위해 계속 동참해달라고만 했다”면서 “변화된 것은 없었다”고 통합당 기자단에 공지했다. 주 원내대표는 25일 통합당 비대위 회의 참석으로 국회 활동을 재개한다. 24일 오전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나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등에 대한 이견이 커 여야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이미 선출한 법사위원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못 박으면서 의석 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안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복귀 선언’ 주호영 “與 폭거 맞서 싸우겠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25일)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사의 표명 열흘 만에 여의도 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넘어진 그 땅을 딛고 다시 일어나겠다’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올려 “앞으로 문재인 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나라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이 정권의 실정을 국민 여러분께 그 민낯까지 낱낱이 알리겠다. 국민만 보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숫자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면서 “국민은 안중에 없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맥까지 자체 ARM 칩 탑재…자신 만의 생태계 구축하는 애플

    [고든 정의 TECH+] 맥까지 자체 ARM 칩 탑재…자신 만의 생태계 구축하는 애플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인 맥(mac)은 지금까지 세 가지 형태의 CPU를 탑재했습니다. 1984년 등장한 오리지널 매킨토시는 모토로라 68000을 사용했습니다. 이후 1994년 IBM의 파워 PC(PowerPC)로 CPU를 변경하는데, 초기에는 강력한 성능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2006년 파워 PC에서 인텔 CPU로 갈아타기로 결정합니다. IBM 파워 PC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인텔 x86 CPU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고 파워 PC에서 약점으로 생각되던 노트북용 CPU에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파워 PC용으로 개발되었던 맥OS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x86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IBM의 개발 방향은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인텔만큼 노트북에 집중할 가능성은 희박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텔 CPU와 플랫폼이 맥의 미래를 위해 나은 결정이었습니다. 파워 PC에서 인텔 CPU로 갈아탄 일은 지금도 잡스의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토로라와 IBM과 마찬가지로 애플과 인텔의 밀월 관계 역시 영원할 순 없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애플이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를 맥에 탑재할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텔 CPU의 발전이 정체된 사이 애플 A 시리즈 같은 모바일 AP는 성능이 급격히 빨라져 x86 CPU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과거에는 모바일이나 임베디드 등 고성능보다는 저전력이나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던 시장뿐 아니라 서버나 노트북 등 고성능 기기 시장까지 ARM 기반 CPU가 파고들고 있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cx를 통해 윈도우 10 기반 노트북 및 태블릿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아마존은 자체 ARM 서버칩의 성능이 인텔이나 AMD의 서버칩에 비해 가성비가 더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A 시리즈 AP는 모바일 ARM CPU 중에서 성능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애플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들어갈 더 고성능 ARM 기반 프로세서를 만든다면 충분히 인텔 CPU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애플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의 등장은 사실 시간문제였습니다. 애플은 WWDC(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2020 기조연설을 통해 ARM 버전 맥을 올해 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맥OS인 빅서(Big Sur)는 ARM 버전으로 개발된 것으로 시연용으로 보여준 모든 앱이 ARM 버전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애플은 x86 어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을 수일 이내로 ARM 버전으로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정되지 않은 x86 앱이라도 x86-ARM 번역기인 로제타 2(Rosetta 2)를 통해서 새로운 ARM 기반 맥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파워 PC에서 x86으로 이전할 때 사용한 앱의 이름이 로제타입니다. 애플은 ARM 기반 맥에 들어갈 프로세서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노트북 CPU 수준의 전력 효율성과 데스크톱 CPU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아이패드용 AP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자를 택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후자를 택한다면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 전환 킷(DTK, Developer Transition Kit)에는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A12Z와 16GB 메모리, 512GB SSD, 맥OS 빅서 베타 버전이 탑재되었습니다. 애플 자체 칩 전환에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체 칩을 사용할 경우 얻는 가장 큰 이점은 비용 절감입니다. 애플의 A 시리즈 AP는 인텔 CPU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또 GPU의 경우도 라데온 대신 자체 GPU를 내장하면 비용을 한 단계 더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 절감이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모든 애플 기기가 자체 ARM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맥OS와 iOS의 실용적인 통합이 가능합니다. 애플은 상당수 iOS 앱을 별도의 전환 과정 없이 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맥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아이폰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맥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자체 생태계를 크게 강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신 A 시리즈 칩셋에 탑재한 인공지능 가속 기능을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사실 x86에서 ARM으로 이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이전을 통해 얻는 여러 가지 이득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본래 ARM은 영국의 애플이라고 불리던 아콘 컴퓨터가 개발한 CPU입니다. 아콘 컴퓨터는 오래전 파산했지만, CPU 설계 부분은 ARM으로 독립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사연을 지닌 ARM이 진짜 애플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됐으니 우연치곤 재미있는 일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눈물의 코로나 세일… 美 ‘V자 경기회복’의 역설

    눈물의 코로나 세일… 美 ‘V자 경기회복’의 역설

    현금 지원 맞물려 반짝 소비 증가세백화점 JC페니, 렌터카 업체 허츠 등 코로나19 국면에서 파산 신청을 한 미국 대기업들이 ‘점포정리 세일’에 나섰다. 이들에게는 눈물의 세일이지만, 세일 효과로 생산 증가 없는 소비 판매가 늘면서 ‘V자 경기회복’ 착시현상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USA투데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JC페니의 점포정리 세일은 오는 25일(현지시간) 137개 폐점 매장에서 시작된다. 정가에서 25~40% 할인해 준다. 반품 불가다. ●백화점 137곳 점포정리… 최대 40% 할인 JC페니는 지난달 15일 미국 연방 파산법 제11장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경영권을 유지한 채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회생을 시도할 수 있게 한 장치다. JC페니는 내년까지 총 846개의 점포 중에 242개를 영구 폐쇄하고 604개만 운영할 계획이다. 창립 102년 만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허츠’도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역시 회생을 위해 차량 매각에 착수한 것이다. 포브스는 지난달 허츠의 보유차량 2만여대가 매물로 나왔으며 미국 내 평균적인 중고차 시세보다 최고 13.7%까지 싸다고 보도했다. 가장 저렴한 차량은 BMW7시리즈로 평균가격은 4만 2680달러(약 5180만원)였다. 중고차 시세보다 6877달러가량 낮다. 한국산 차량 중에는 기아 포르테가 1만 851달러로 시세보다 12.3% 저렴해 가장 쌌다. 아이들 옷을 취급하는 칠드런스플레이스도 920개 매장 중 올해 200개, 내년에 100개를 닫는다. 이 중 50개 매장에서 다음달 말까지 점포정리 세일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포 541개와 함께 파산 신청을 한 가구 소매업체 피어원임포트도 오는 10월까지 점포정리 세일 계획을 세울 거라는 보도가 나온다. 이외 보디케어업체인 배스&보디웍스는 50개의 매장을 닫고,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16곳의 문을 닫는다. 인테리어 제품 업체인 튜스데이 모닝은 230곳을, 속옷매장인 빅토리아 시크릿도 235개를 닫는다. 상반기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소매기업만 29개로 이미 지난해(32개)에 육박한다.이런 점포정리 세일은 소매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생산을 불러오는 신규 소비가 아니라 재고 소진이다.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 격인 가계 현금지원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과 맞물리면서 일종의 ‘V자 회복’ 착시 현상을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에 전월 대비 14.7%나 하락했던 미국 소매 판매는 지난달에 17.7%나 급등하면서 경제 회복의 전조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달 소매 판매액은 485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1%가 줄었고 코로나19 이전인 올해 2월(5272억 달러)보다 7.9% 낮았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1.4%만 늘어 생산은 소비보다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산업 생산 여전히 게걸음 ‘착시효과’ 파산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허츠는 델라웨어 파산법원에서 신주를 2억 5000만주까지 발행해 10억 달러의 자금 마련 계획을 승인받았는데 개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가 과도하게 유입됐다. 이에 허츠 스스로 자사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우려를 표명하며 신주 발행이 중단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해 “앞으로의 길이 도전적일 것”,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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