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파산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22
  • 두 달여 만에 최고치 찍은 유가… 국내외 경기·금융 ‘시계 제로’

    두 달여 만에 최고치 찍은 유가… 국내외 경기·금융 ‘시계 제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종료와 인플레이션 둔화 등이 전망됐던 세계 경제에 국제유가가 변수로 떠올랐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지만 유가의 향방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리스크’의 여파도 불확실한 탓에 하반기 국내외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이 ‘시계 제로’에 빠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1.79달러(2.24%) 오른 배럴당 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66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다음달부터 매일 116만 배럴을 감산한다는 소식에 반등해 한 달 만에 80달러 선을 뚫었다. 11일 종가는 지난 1월 23일(81.62달러) 이후 최고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도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EIA는 WTI의 올해 평균 배럴당 가격 전망치를 지난달 7일보다 2.8% 올린 79.24달러로, 내년 전망치는 5.1% 올린 75.21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졌던 유가가 반등하면 둔화 국면에 진입한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채질할 수 있다. 다만 산유국의 감산이 국제유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반면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서는 SVB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 불안을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고위 인사의 이례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복잡한 변수 속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하루 간격으로 각기 다른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WB는 중국의 리오프닝과 선진국 경제의 양호성을 근거로 기존 1.7%에서 2.0%으로 상향 조정한 반면, IMF는 은행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존 2.9%에서 2.8%로 낮췄다. 유가와 은행 리스크는 하반기 우리나라의 물가와 경기, 통화정책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가의 향방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은 조사국은 이날 ‘금리 인상 이후의 미국 경제 상황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SVB 사태가 우리 경제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일부 전이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까지 낮아지고, 금융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돼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2%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두 시나리오 모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물가, 외환·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내려가던 유가 석달만에 다시 최고치 … 국내외 경제 ‘시계 제로’

    내려가던 유가 석달만에 다시 최고치 … 국내외 경제 ‘시계 제로’

    주요국의 금리인상 종료와 인플레이션 둔화 등이 전망됐던 세계 경제에 국제유가가 변수로 떠올랐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지만 유가의 향방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리스크’의 여파도 불확실한 탓에 하반기 국내외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이 ‘시계 제로’에 빠지고 있다. 하락세 뚜렷하던 유가, 산유국 감산에 반등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거래일 대비 1.79달러(2.24%) 오른 배럴당 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66달러선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다음 달부터 매일 116만 배럴을 감산한다는 소식에 반등해 한달 만에 80달러선을 뚫었다. 11일 종가는 지난 1월 23일(81.62달러) 이후 최고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도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EIA는 WTI의 올해 평균 배럴당 가격 전망치를 지난달 7일보다 2.8% 올린 79.24달러로, 내년 전망치는 5.1% 올린 75.21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졌던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 둔화 국면에 진입한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채질할 수 있다. 다만 산유국의 감산이 국제 유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반면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 산유국의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와 SVB 파산 이후 경제성장률이 하방 조정되면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 등 시장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서는 SVB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 불안을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고위 인사의 이례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복잡한 변수 속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하루 간격으로 각기 다른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WB는 중국의 리오프닝과 선진국 경제의 양호성을 근거로 기존 1.7%에서 2.0%으로 상향 조정한 반면, IMF는 ‘은행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존 2.9%에서 2.8%로 낮췄다. 한은 “미 ‘은행 리스크’도 우리 경제 하방 압력” 유가와 ‘은행 리스크’는 하반기 우리나라의 물가와 경기, 통화정책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내려갈 전망이지만 유가의 향방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은 조사국은 이날 ‘금리인상 이후의 미국 경제 상황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SVB 사태가 우리 경제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일부 전이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까지 낮아지고, 금융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돼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두 시나리오 모두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물가, 외환·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금융 불안·수출 부진 ‘경고등’…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시기상조”

    금융 불안·수출 부진 ‘경고등’…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시기상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한 것은 한은 금통위가 물가 안정에서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에 대한 대응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는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중 5명은 당분간 최종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날 금통위에서는 지난 2월 소수의견(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제시했던 조윤제 의원마저 의견을 바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 등 경기 하강을 부추길 악재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미국과 유럽 지역은 2월까지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지만 3월 들어 금융 리스크가 커지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다”면서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의) 수출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피벗(pivot·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 약세가 이어진 것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35.78포인트(1.42%) 오른 2547.86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8월 16일 이후 8개월 만에 장중 255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국제유가와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를 자극할 요인들이 산적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90일물 금리 등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금통위원들은 그러한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씨티와 노무라증권 등은 한은이 오는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일 OPEC+가 5월부터 연말까지 자발적으로 하루 116만 배럴 규모를 추가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함에도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0%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는 등 둔화가 더딘 것도 발목을 잡는다.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자극할 수 있는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재차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31일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보류한 것에 대해 “한전채 발행 물량이 늘어도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경직됐던 지난해만큼의 부담은 아니다”라면서도 “한전채 발행량이 늘면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전기요금을 적절히 인상해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이창용 “IT 경기 부진 심화 등 성장세 둔화 이어져”

    이창용 “IT 경기 부진 심화 등 성장세 둔화 이어져”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낮춰 잡은 데 이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과 기관들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하향’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하강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그간의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연간 성장률은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글로벌 주요 IB 등의 의견도 한은과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달 17일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2%에서 1.0%로 낮춰 잡는 등 8개 주요 IB가 지난달 제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정부와 한은의 전망치를 0.5% 포인트 하회한다. 이 총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찬물이 끼얹어졌다”면서 경제성장률 둔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경제 회복 전망이 커졌다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1.7%)보다 높은 2.0%로 상향 조정한 것과 대비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과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원인”이라면서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고 미중 갈등 사이에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효과도 제한적인 탓”이라고 분석했다.
  • 물가에서 경기둔화·금융불안으로 옮겨간 한은의 무게추 … “연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

    물가에서 경기둔화·금융불안으로 옮겨간 한은의 무게추 … “연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한 것은 한은 금통위가 물가 안정에서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에 대한 대응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는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금통위원 5명이 최종 금리 ‘3.75%’ 제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중 5명은 당분간 최종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날 금통위에서는 지난 2월 소수의견(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던 조윤제 의원마저 의견을 바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 등 경기 하강을 부추길 악재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미국과 유럽 지역은 2월까지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지만 3월 들어 금융 리스크가 커지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다”면서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의) 수출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피벗(pivot·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 약세가 이어진 것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거래일 대비 35.78포인트(1.42%) 오른 2547.86으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8월 16일 이후 8개월만에 장중 255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가·공공요금 등 하반기 물가 불안정 … “금리 인하 논의 부적절” 다만 국제유가와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를 자극할 요인들이 산적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90일물 금리 등이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금통위원들은 그러한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지난 2일 OPEC+가 5월부터 연말까지 자발적으로 하루 116만 배럴 규모를 추가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8%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는 등 둔화가 더딘 것도 발목을 잡는다. 미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 최대 격차로 벌어진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자극할 수 있는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재차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한전채 발행 물량이 늘어도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경직됐던 지난해만큼의 부담은 아니다”면서도 “한전채 발행량이 늘면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전기요금을 적절히 인상해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성장률 ‘1.6%’마저 밑도나... 한은 총재 “전망치 하회할 듯”

    경제성장률 ‘1.6%’마저 밑도나... 한은 총재 “전망치 하회할 듯”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으로 낮춰 잡은 데 이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과 기관들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줄하향’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하강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그간의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연간 성장률은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제시했으나 올해 2월 기획재정부 전망치(1.6%)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정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등의 의견도 한은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달 17일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2%에서 1.0%으로 낮춰 잡는 등 8개 주요 IB가 지난달 제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정부와 한은의 전망치를 0.6% 하회한다. 이 총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찬물이 끼얹어졌다”면서 경제성장률 둔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경제 회복 전망이 커졌다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월 전망치(1.7%)보다 높은 2.0%로 상향 조정한 것과 대비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과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원인”이라면서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고 미·중 갈등 사이에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효과도 제한적인 탓”이라고 분석했다.
  • 한은 “물가상승률 연내 3.5%, 경제성장률 1.6% 하회할 수도”

    한은 “물가상승률 연내 3.5%, 경제성장률 1.6% 하회할 수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금융안정 상황 등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은 연내 3.5% 수준으로 내려가면서도 경제성장률은 2월 전망치(1.6%)을 하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 직후 배포한 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면서 여전히 물가에 방점을 찍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2분기 이후 3%대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며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근원물가 상승률(3월 4.0%)은 둔화 속도가 더뎌 전망치(올해 중 3.0%)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pivot·정책 전환)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둔화 등의 흐름에도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해 금융 부문에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으나 SVB 파산 사태로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면서 “미 달러화는 3월 초까지 강세를 나타내다가 금융불안 영향으로 미 연준의 긴축 기대가 약화되면서 약세를 보였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3월 중순 이후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부문의 리스크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수출 부진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1.6%)를 하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가 회복되는 흐름 속에서도 글로벌 IT 수요 둔화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반기에는 부진을 이어가다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과 IT 경기부진 완화 등으로 회복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다.
  • 약달러에도 원화 약세… “경제 기초체력 약해 인플레 압박”

    약달러에도 원화 약세… “경제 기초체력 약해 인플레 압박”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달러 약세가 이어짐에도 원화 가치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3개월 연속 이어지는 무역 적자 등 한국 경제의 약한 ‘기초체력’이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의 ‘2023년 3월 이후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 달러화는 달러인덱스(DXY) 지수 기준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각각 3.4%, 유로화는 3.3%, 중국 위안화는 0.9% 절상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322.6원에서 1319.1원으로 0.3% 절상됐다. 다만 상승폭은 멕시코 페소(0.3%)와 같았으며 러시아 루블(-7.9%), 튀르키예 리라(-1.9%) 다음으로 낮았다. 루블화는 지난 7일(현지시간) 1년 내 최저 수준을, 리라화는 지난달 16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특히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해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970.4원에서 1003.6원으로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3.3% 절하됐다.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위안 환율마저 0.8% 상승했다. 환율 변동성도 높아 연준의 긴축 기조 변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3월 중 주요국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한국이 0.66%로 2월(0.62) 대비 확대됐다. 주요국 중 러시아(0.60%), 일본(0.59%), 영국(0.55%), 유럽연합(0.54%), 인도네시아(0.31%), 중국(0.27%) 등이 한국보다 낮은 변동률을 보인 가운데 한국보다 높은 변동률을 기록한 나라는 브라질(0.67%)뿐이었다. 한은은 “해외 은행 부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중 갈등,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하락폭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무역 적자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가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외국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달에는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 한은이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연준이 5월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75% 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달러 약세인데 원화도 약세 … 취약한 한국 경제 기초체력 탓

    달러 약세인데 원화도 약세 … 취약한 한국 경제 기초체력 탓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달러 약세가 이어짐에도 원화 가치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3개월 연속 이어지는 무역 적자 등 한국 경제의 약한 ‘기초체력’이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월 중 원화 가치, 루블-리라화 다음으로 절상 폭 적어 10일 한국은행의 ‘2023년 3월 이후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 달러화는 달러인덱스(DXY) 지수 기준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각각 3.4%, 유로화는 3.3%, 중국 위안화는 0.9% 절상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322.6원에서 1319.1원으로 0.3% 절상됐다. 다만 상승폭은 멕시코 페소(0.3%)와 같았으며 러시아 루블(-7.9%), 튀르키예 리라(-1.9%) 다음으로 낮았다. 루블화는 지난 7일(현지시간) 1년 내 최저 수준을, 리라화는 지난달 16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특히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해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970.4원에서 1003.6원으로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3.3% 절하됐다.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위안 환율마저 0.8% 상승했다. 환율 변동성도 높아 연준의 긴축 기조 변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3월 중 주요국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한국이 0.66%로 2월(0.62) 대비 확대됐다. 주요국 중 러시아(0.60%), 일본(0.59%), 영국(0.55%), 유럽연합(0.54%), 인도네시아(0.31%), 중국(0.27%) 등이 한국보다 낮은 변동률을 보인 가운데 한국보다 높은 변동률을 기록한 나라는 브라질(0.67%)뿐이었다. “무역 적자 등 약한 한국 경제 기초체력 원인” 한은은 “해외 은행 부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중 갈등,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하락폭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무역 적자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가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외국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달에는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와 원화의 동반 약세는 예상 밖 조합”이라면서 “배경은 무엇보다 취야한 국내 경제 펜더멘탈로 11년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대표적인 지표”라면서 “위안화와의 동조화 현상도 원화 약세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이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연준이 5월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75% 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것 또한 원화 가치 하락과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 스타트업 창업자 흉기 피습 사망, 샌프란시스코가 위험해졌다

    스타트업 창업자 흉기 피습 사망, 샌프란시스코가 위험해졌다

    “이런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유감이다. 내가 알기로 많은 이들이 심각한 공격을 당하곤 한다. SF의 과격한 범죄는 끔찍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코 도심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캐시 앱(Cash App) 창업자인 보브 리(43)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반응이었다. 리의 사망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던 이 도시가 얼마나 위험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영국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그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리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고, 범인도 붙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해 주지 않았지만, 뉴욕 타임스(NYT)와 CNN 등은 일제히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리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휴대전화 앱을 이용해 돈을 이체할 수 있는 플랫폼인 캐시앱 공동 창업자이며 가상화폐 스타트업 모바일코인(MobileCoin)의 최고제품책임자(CPO)로, 금융서비스 플랫폼 블록(Block·옛 스퀘어)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도 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블록 최고경영자(CEO)는 “가슴 아프다”며 “그는 스퀘어와 캐시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의 CEO인 딜런 필드는 트위터에 “2006년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내가 14살이라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았고, 프로그래밍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친구이며 동료 테크 창업자인 조슈아 골드바드는 트위터에 “밥은 내게 형제 같았다. 그의 에너지는 감염력이 대단해 가는 곳마다 친구로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노숙자들과 약물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테크 산업에 의존하는 도시라 팬데믹 기간 도심은 미국의 여느 지역보다 심대한 타격을 입었는데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사를 작성한 BBC 샌프란시스코 주재 기자 제임스 클레이턴은 도심이 “죽었다”거나 “조용하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도시의 이곳저곳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느끼고 시장도 이를 인정한 적이 있다. (도심 한가운데인) 텐더로인과 소마 근처 지역들을 보통 “마킷 남쪽(South of Market)”이라 표현하는데 특히 밤이 되면 디스토피아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클레이턴 기자는 이 도시를 촬영하는 방송국 제작진은 무장 경호원을 대동하곤 한다고 전했다. 거리가 조용할수록 반사회적인 행동들이 훨씬 위협적이고 분명해진다고 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살인 발생 빈도는 일정하다. 지난해 66건이었는데 그 일년 전도 똑같았다.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 10건이었는데 올해는 12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흑인과 라틴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샌프란시스코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며 고담 시라고 불릴 만하지 않다.그러나 머스크가 지적한 대로 과격한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아져 다반사가 됐다. 이 도시의 인구는 80만명으로 작은 편이다. 시카고 같은 대도시와 달리 문제 있는 동네들은 도심 상업지역에 몰려 있다. 예를 들어 트위터의 글로벌 본부는 마킷 스트리트에 있는데 텐더로인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져 있다. 블록 역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골칫거리는 도심 한가운데 몰려 있다. 어떻게든 테크 기업들을 도시에 묶어두려고 하는 정치인들에게 리의 죽음은 황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영향력 있는 테크 기업들이 이 도시를 떠나겠다고 선언이라도 하면 사람들도 떠나기 시작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른바 “둠 룹(doom loop)”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 도시가 부정적인 나선(螺線)에 빠질 수 있는지 경고하며 어떻게 이 도시가 죽어갈 수 있는지 보여줬다. 기업들이 떠나면 세금 수입이 줄게 된다. 사람들은 파산할 때까지는 대중교통을 덜 이용하게 된다. 중산층 이하 근로자들이 일하러 가지 않는다는 뜻이라 소득이 줄게 된다. 그럼에도 노동비용은 계속 오르게 되고 도시는 범죄와 질서를 교란하는 행동들을 통제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이런 반응을 내놓은 적이 있다. “도심의 죽음에 대한 솔직한 예측을 던져버리는 일은 쉽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현실도 아니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꼽혔고, 실리콘밸리의 관문이며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도시였지만 많은 이들이 벌써 떠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거 서베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이들의 18%는 올해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절반 가까이는 다른 도시로 떠날 의도를 갖고 있었다. BBC 기사는 샌프란시스코가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곤란한 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마무리했다.
  • 60m 나무 위에서 738일을,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의 그 뒤 삶은

    60m 나무 위에서 738일을,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의 그 뒤 삶은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43)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숲을 벌목하려던 회사에 맞서 지상으로부터 60~70m 높이의 나무 위에 올라 가만히 앉아 있는 시위를 벌였다. 스물세 살이던 1997년 12월 10일(현지시간) 자신이 ‘루나’라고 이름을 붙인 나무 위에 올라갔는데 내려온 것은 1999년 12월 23일이었다. 무려 738일을 버텼다. 벌목 회사 퍼시픽 룸버 컴패니가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이 숲의 나무 숫자를 현저히 줄일 목적으로 새로운 삭벌(clear-cutting) 계획을 발표한 것이 ‘나비’가 나무 위에 오르게 만든 이유였다. 그리고 그가 있어 레드우드 숲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힐은 2000년 회고록 ‘루나의 유산: 나무와 여성, 레드우드 숲을 보전하기 위한 싸움’을 펴냈다. 그 뒤 자신의 삶과 시위에 대해 어떤 얘기들을 했는지 인사이더 닷컴이 3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먼저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 때까지 홈스쿨링을 하는 등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느낌을 늘 갖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버지가 떠돌이 목사라 미국 전역을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일곱 살 때 나비가 손가락에 앉아 하이킹 내내 앉아 있자 별명을 얻었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릴적 사회적 고립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고, 적응하지 못했다. 난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들과) 연결되는 방법도 몰랐다.” 지금은 타고난 반골 기질을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집스러웠고 두 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트러블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배웠다.” 또 1996년 여름 밤 자동차 사고에 살아남은 뒤 그는 삶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했고 환경 보호에 나서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퇴원한 뒤 친구와 여행을 떠나 레드우드 숲에 들렀다. 곧바로 반했다. 1500년 된 나무들이 울울창창 솟아 있는 숲과 연결된 느낌이었다. ‘지구가 먼저’(Earth First!) 환경단체가 연좌 시위를 계획 중이란 것을 알고 다른 두 명과 함께 참가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선택된 나무가 1000년 된 ‘루나’였다. 처음 며칠은 어질어질해 내려와야 했다. 몇 주 뒤 다른 두 사람이 떠나자 힐은 다시 60m 위로 올라가겠다고 자원했다. 한 친구가 주기적으로 먹을 거리를 챙겨 올라왔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에 따르면 퍼시픽 럼버 컴패니는 참 비열한 작전을 폈다. 헬리콥터가 근처를 비행하게 하거나 근처 나무 가지를 잘라내거나, 루나 밑둥에 보안요원을 상주시키는 등이었다. 힐이 머무는 곳은 가로 2m, 세로 2m 밖에 안되는 비좁고 바람 많으며 습한 곳이었다. 가끔 다람쥐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곤 했다 . 회고록에서 그는 시속 112㎞의 강풍을 16시간 내내 맞은 일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다섯 남성이 팀을 이뤄 일주일에 두 번 필수품들을 배달했는데 음식과 연료, 편지, 휴대전화 배터리 등이었다. 이따금 다른 시위자들이 그녀와 함께 앉아 시위를 벌이곤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야생과 함께 지냈다. 촛불이 꺼지면 귀신같이 날다람쥐들이 찾아와 음식찌꺼기를 주워 먹고 머리 위에서 탭댄스를 췄다. 마침내 퍼시픽 럼버 컴패니는 루나와 근처 70m 직경 안의 나무들를 보호하되 이미 쓰러진 나무들은 회사 소유로 하겠다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2007년 이 회사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는데 환경 규제 비용 때문이란 이유를 댔다고 LA 타임스는 보도했다.루나 위에서 지내는 동안, 힐은 환경을 의식하는 삶의 태도를 지향하는 ‘Circle of Life’를 조직했는데 초반 10년 동안 삭벌을 고발하는 투어, 생태 친화적인 행사, 교실 방문, 워크숍 등을 벌였다고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다. 후반에는 환경 보호와 관련해 조금 더 기반을 넓히는 활동과 모금에 초점을 맞춰 활동했다고 했다. 2000년 그의 나무 위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버터플라이’가 공영 PBS TV를 통해 시사됐는데 더그 올렌스 감독이 연출했다. IMDb 지수 7.6에 로튼 토마토 80%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6년 5월에는 LA에 있는 14에이커 크기의 사우스 센트럴 농장을 보전하기 위해 배우 대릴 한나, 가수 존 바에즈, 활동가 존 퀴글리와 힘을 합쳐 쫓겨날 위기에 몰린 농부들을 도우려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그 다음달 결국 쫓겨났다고 LA 데일리 뉴스는 보도했고, 같은 해 7월 불도저들이 쳐들어왔다. 지금도 채식주의를 부르짖는 힐은 한 번 쓰고 버리거나 썩지 않는 제품을 “대량 살상무기”라고 규탄한다. 그러면서도 훨씬 나직한 삶을 즐기려 한다고 했다.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에게 자원과 정보를 제공하는 데만 열중하려 한다고 했다. 물론 그녀가 삼는 소명은 여전하다. 인스타그램에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나누고 자연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OPEC+, 새달부터 깜짝 감산…또 불붙은 산유국 vs 美·서방

    OPEC+, 새달부터 깜짝 감산…또 불붙은 산유국 vs 美·서방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 (OPEC+)가 다음달부터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최근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 의존도를 줄여 가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잇따라 감산 조치를 내놓은 것은 사실상 사우디가 러시아의 편에 섰다는 해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5월부터 하루 50만 배럴(bpd) 또는 전체 생산량의 5% 미만의 자발적 감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며 “(감산 기조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맏형’ 격인 사우디의 선언에 아랍에미리트(UAE)도 14만 4000bpd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라크(21만 1000bpd)와 쿠웨이트(12만 8000 bpd), 오만(4만bpd), 카자흐스탄(7만 8000bpd), 알제리(4만 8000bpd)도 동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독자적으로 시작한 50만bpd 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그간 설비 부족 등으로 원유 생산 할당치를 채우지 못하던 회원국들은 이번 조치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감산량을 더하면 전 세계 수요의 최대 3.7% 규모다.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200만bpd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시행되는 조치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유가를 최소 8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간 미국은 “OPEC+가 감산 방침을 고수하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안 그래도 어려운 세계경제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려는 속내도 담겨 있었다. 지난해 7월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접 찾아가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OPEC+는 같은 해 10월 ‘대규모 감산’으로 화답해 워싱턴 조야를 분노케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추가 감산 조치가 미국과 사우디 간 새로운 긴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가 ‘이제 세계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고 분석했다.
  • OPEC+, 하루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산유국vs미·서방 갈등 고조

    OPEC+, 하루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산유국vs미·서방 갈등 고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최근 중국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 의존도를 줄여가려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잇따라 감산 조치를 내놓은 것은 사실상 사우디가 러시아의 편에 섰다는 해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5월부터 하루 50만 배럴(bpd) 또는 전체 생산량의 5% 미만의 자발적 감산에 돌입가기로 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며 “(감산 기조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맏형’격인 사우디의 선언에 아랍에미리트(UAE)도 14만 4000bpd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라크(21만 1000bpd)와 쿠웨이트(12만 8000bpd), 오만(4만bpd), 카자흐스탄(7만 8000bpd), 알제리(4만 8000bpd)도 동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독자적으로 시작한 50만bpd 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그간 설비 부족 등으로 원유 생산 할당치를 채우지 못하던 회원국들은 이번 조치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감산량을 더하면 전 세계 수요의 최대 3.7% 규모다.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200만bpd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시행되는 조치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유가를 최소 80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간 미국은 “OPEC+가 감산 방침을 고수하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안 그래도 어려운 세계 경제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려는 속내도 담겨 있었다. 지난해 7월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찾아가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OPEC+는 같은해 10월 ‘대규모 감산’으로 화답해 워싱턴 조야를 분노케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추가 감산 조치가 미국과 사우디 간 새로운 긴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가 ‘이제 세계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고 분석했다.
  • 주담대 금리 3%대… 영끌족 “갈아탈까”

    주담대 금리 3%대… 영끌족 “갈아탈까”

    지난해 9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며 시중은행에서 만기 40년, 금리 연 4.798%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2억원을 받은 A(30)씨는 매달 원리금으로 94만원을 내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했다. 만기 40년에 금리 연 4.50%, 그리고 대출상환 부담을 뒤로 미루는 체증식 상환 방식을 적용해 초기 원리금 부담을 월 70만원대로 줄였다. 그는 최근 시중은행 주담대가 3%대로 내려온 것을 보고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인 만큼 다시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으로 갈아타기로 하고 상담을 신청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하단이 약 1년 만에 연 3%대에 진입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달 31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로 하단이 3%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두 달 전인 1월 6일 연 4.820∼7.240%에서 1.140%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사상 첫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가파른 긴축이 무색하게 시장(채권) 금리 하락과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맞물린 결과다. 우선 고정금리의 준거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안정세다. 지난 1월 6일부터 지난 3월 31일 사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527%에서 3.953%로 0.574% 포인트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피벗’(pivot·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 리스크’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으면서 채권금리가 내려갔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도 주효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부터 은행들을 릴레이 방문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했고, 은행들은 0.3% 안팎의 가산금리를 낮췄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같은 기간 연 5.080∼8.110%에서 연 4.190∼6.706%로 내려왔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지난해 11월 4.34%로 최고치를 찍은 뒤 12월 4.29%, 올해 1월 3.82%, 2월 3.53% 등 꾸준히 하락세인 데다 가산금리 인하까지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확연히 낮은 금리를 찾는 1주택자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지난 3월 신청 건수가 전월인 2월보다 6배 뛰어올랐다. 케이뱅크 아담대의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2일 기준 3.70~4.69%로, 시중은행에서 적용하는 카드 발급, 급여 이체 등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각종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최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의 이점도 사라지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에 연 4.15∼4.45%, 우대형에 연 4.05∼4.35%가 적용된다.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나 SVB 파산 사태 등 대내외 금융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점은 변수다.
  • 1년만의 주담대 금리 3% 시대... 영끌족 ‘갈아타기’ 꿈틀

    1년만의 주담대 금리 3% 시대... 영끌족 ‘갈아타기’ 꿈틀

    지난해 9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며 2억원을 만기 40년, 금리 연 4.798%에 대출받은 A씨(30)는 매달 원리금으로 94만원을 내고 있는데, 월 소득의 20% 정도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 A씨는 지난달 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했다. 만기 40년에 금리 연 4.50%, 체증식을 적용하면 초기 원리금이 70만원대로 줄어들게 돼 한숨을 놓았다. 이후 A씨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에 진입했다는 뉴스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시중은행 또는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더 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씨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라는 점을 활용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실행한 뒤 시중은행 또는 인터넷은행의 금리와 비교해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 1년만에 3%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이 약 1년 만에 연 3%대에 진입했다. 사상 첫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가파른 긴축이 무색하게 시장(채권) 금리 하락과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맞물린 결과다. 고금리 대출에 신음하는 ‘영끌족’들이 낮은 금리를 찾아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요가 급증할 조짐이 보이나, 미국과 유럽의 ‘은행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는데다 여전히 물가가 높아 향후 전망은 미지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의 지난달 31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으로 하단이 3%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3%대에 이른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여만이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해 6월 13년만에 처음으로 상단이 7%를 넘었으나 시장금리 인하와 당국의 인하 압박에 지난 1월 이후 꺾이기 시작했다. 두 달 전인 1월 6일 연 4.820∼7.240%에서 1.140%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고정형 금리의 준거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다. 연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pivot·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 리스크’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으면서 기준금리가 3.50%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채권금리는 오히려 내려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채권시장에는 기준금리 동결과 한발 더 나아가 인하에 대한 전망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채권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527%에서 3.953%으로 0.574%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도 주효했다. 최근 은행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부터 은행들을 방문해 대출 금리를 인하할 것을 주문해왔고, 이에 은행들은 0.3% 안팎의 가산금리를 낮춰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같은 기간 연 5.080∼8.110%에서 연 4.190∼6.706%로 내려왔다.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지난해 11월 4.34%로 최고치를 찍은 뒤 12월 4.29%, 올해 1월 3.82%, 2월 3.53% 등 꾸준히 하락세인데다 가산금리 인하까지 맞물렸다. 대출 갈아타기 수요 꿈틀...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은행 금리 더 낮아 이에 확연히 낮은 금리를 찾는 1주택자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지난달 신청 건수가 2월에 비해 6배 뛰어올랐다. 케이뱅크 아담대의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2일 기준 3.70~4.69%로, 시중 은행에서 적용하는 카드 발급, 급여 이체 등 우대금리를 위한 각종 조건이 없이도 최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2월 초에 1년만에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간 뒤 소폭 상승했다 다시 내려가면서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의 이점도 사라지고 있다. 기존 보금자리론과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하고 차주의 소득과 주택 가격 등 각종 제한을 완화한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에 연 4.15∼4.45%, 우대형에 연 4.05∼4.35%가 적용된다. 신혼가구 등 우대금리를 최대한 받으면 연 3.25∼3.55%도 가능하지만 실제 이같은 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운 탓에 금융소비자들은 특례보금자리론 대신 시중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다만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 가능한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과 주택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는데, 시장금리가 낮아져 물가를 다시 압박할 수도 있다”면서 “SVB 파산 사태 등 대내외 금융 환경이 불안정해 앞으로 금리가 계속 내려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운행 첫날 중단한 신불산 모노레일… 5년 만에 대안 찾나

    운행 첫날 중단한 신불산 모노레일… 5년 만에 대안 찾나

    사고로 5년째 운행을 중단한 울산 신불산 모노레일이 올해 상반기 중 재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1일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 따르면 신불산 모노레일은 2018년 7월 20억원을 들여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에서 상단까지 왕복 3.5㎞ 구간을 운행하는 산악형 복선레일로 준공했다. 이 모노레일은 운행 첫날인 7월 11일 산 중턱에서 멈춰 선 이후 현재까지 중단돼 있다. 이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지난해 신불산 모노레일 재운영 여부를 결정할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 ‘전면 철거’와 ‘부분 보수’, ‘철거 뒤 재설치’ 3개 안을 도출했다. 자연휴양림관리소는 이 3개 안을 놓고 상반기 중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현재 레일을 철거한 뒤 다시 설치하면 44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분 보수 뒤 짐만 싣는 모노레일로 재활용하면 3억~6억원 정도, 완전히 철거할 경우 4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전망이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현재 모노레일 운행을 중단한 이후 정상까지 1.7㎞ 구간을 차량으로 방문객의 짐을 실어주고 있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방문객은 2021년 기준으로 월 1만명 등 연간 11만 7649명이 찾았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관계자는 “산림청과 협의해 상반기 중 1개 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3개안 모두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지난해 2월 2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설치 업체가 파산해 보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부산회생법원, ‘파산선고 즉시 면책’ 취약계층 신속면책 내달 시행

    부산회생법원, ‘파산선고 즉시 면책’ 취약계층 신속면책 내달 시행

    부산회생법원이 취약계층 채무자를 대상으로 파산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신속면책제도를 시행한다. 부산회생법원은 취약채무자 신속면책제도를 다음달 3일부터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파산관재인 선임없이 파산선고와 동시에 절차를 끝내고 면책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중증 장애인 중 소득 발생 가능성이 낮고 보유 재산이 적거나 없는 취약계층 채무자다. 사인에 대한 채무 없이 기관 채무만 부담하는 채무자만 해당된다. 통상 개인파산 사건에서 파산이 선고되면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채권자들의 의견을 참조해 채무자의 재산을 조사·관리한 뒤 법원이 빚을 탕감해주는 게 타당한지를 따져 면책 여부를 결정한다. 취약채무자 신속면책제도가 적용되면 신용회복위원회가 채무자의 채무 명세와 소득·재산 등을 조사해 법원에 보고하고, 법원은 채권자의 이의가 없으면 파산선고와 동시에 폐지·면책 결정을 내린다. 신속면책제도 도입으로 채무자는 파산관재임 선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사건 접수 후 면책을 받기까지 기간도 4~5개월에서, 2~3개월로 대폭 단축된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채무자의 생활 안정과 신속한 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회생법원은 지난해 12월 법원행정처 산하 회생·파산위원회가 코로나19, 금리·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해 신속하게 개인도산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면서 이번 신속면책제도 시행을 결정했다.
  •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벚꽃 피는 순으로 터진다? 115조원 부동산 PF ‘째깍째깍’/논설위원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벚꽃 피는 순으로 터진다? 115조원 부동산 PF ‘째깍째깍’/논설위원

    전국 30곳 이상 줄줄이 사업 차질‘자금난’ 지방 중소건설사 더 취약규제완화 등 분양시장 활로 모색 금리 인상·경제 위축에 속수무책소비자들도 분양 대금 날릴 수도범정부 차원 모니터링 구축 절실 분양 수익금을 전제로 미리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이상이 생겨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 PF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다시 경색 국면에 빠지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범현대가 3세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인 에이치엔아이엔씨가 부동산 PF 위기로 유동성이 막히면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강원 속초시에 짓고 있는 ‘속초 헤리엇 THE 228’에 대거 미달이 발생한 게 주 원인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수십 곳의 PF 현장이 자금 경색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고, 제2금융권의 PF 익스포저(대출·보증 위험노출액)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이다. PF 경색은 건설 시공사와 시행사, 금융기관에 연쇄적 부실을 가져오고 분양받은 소비자 등에게도 피해를 안겨 주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PF 위기 실태와 향후 전망,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들을 짚어 본다.●부동산 PF 연체율 고공행진 지난 2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뒤 발표한 ‘2023년 3월 금융안정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를 지적했다. 미시적 모니터링 강화와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가 올해 금융시장 핵심 불안요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 부실은 특히 은행권보다 위기에 취약한 제2금융권과 중소건설사로 전이될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원에 이른다. 5년 전에 비해 카드사 등 여신전문업체는 4.2배, 저축은행은 3.4배, 상호금융은 3.1배 증가했다. 건설업계의 경우 특히 지방의 중소 건설기업들이 취약하다.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다 갚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16.7%로 높아 작은 압박에도 도산할 위험이 크다. 벚꽃 피는 순으로 PF 부실이 터질 것이란 소문이 도는 것도 그런 이유다. 연체율 상승세도 가파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작년 말 8.2%로 뛰었고 저축은행은 1.2%에서 2.4%로 급등했다. 한은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으로 금융 전반에 불신이 퍼진 상태라 취약부분에 잠재된 리스크가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중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이 작지만 5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2020년 9조 25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조 6000억원으로 60% 가까이 급증한 상황이라 안심할 형편은 안 된다. ●업체 5곳 중 1곳 “상반기 자금난 악화” 자금 경색이 극심해지면서 전국적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현장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한건설협회의 ‘부동산 PF 관련 건설사 애로사항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공에 들어간 PF 사업장 231곳 중 32곳(13.9%)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자재 수급 차질’(32%)과 함께 ‘PF 미실행 등 자금 조달 어려움’(30%)이 주된 이유였다. 설문에 응한 231곳 중 건설사 자체 시행사업 현장 20곳의 경우 7곳(35%)에서 PF 대출을 거절당해 사업이 중단됐다. 설문에 응하지 않은 업체가 많아 실제 공사 지연·중단 업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급사업의 경우엔 PF 부실이 더 심해 절반가량이 도급공사액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 여건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응답 업체 5곳 중 1곳이 올 상반기까지 자금 여건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을 정도다. ●기준 높이는 금융권, 뾰족수 없는 정부 PF 대출 부실 확산이 진정되려면 금리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고금리 환경에선 대출 부실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문제는 금리 추이의 바로미터인 미국 기준금리가 당분간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얼마 전 SVB 파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인상률이 6%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예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고금리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1.5% 포인트로 벌어져 미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더이상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은 중도금 대출 승인 조건 중 하나인 초기 분양률을 대폭 높여 PF시장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소 70% 분양률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엔 초기 분양률이 30%만 넘어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대출을 실행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정부는 올 들어서만 두 차례 규제완화를 통해 부동산 거래와 분양시장을 정상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이 살아나면 PF 부실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가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PF 리스크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 27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부동산 PF 잠재 리스크 요인을 조기에 진단하는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PF 부실 예방과 대응을 위해선 범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한은 등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주무부처가 협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쪽에선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살리려 하는데 다른 쪽에선 긴축정책을 고수해 엇박자를 내면 백약이 무효일 수 있어서다.●건설사·시행사 재정상황 살펴야 PF 부실로 공사가 차질을 빚으면 건설사나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수분양자 등 소비자에게도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 분양계약을 중도해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분양대금의 10%인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 해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데다 아파트 시세는 떨어져 손실이 가중된다. 공사 지연으로 인해 입주가 늦어지는 것도 골칫거리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부도나 사업이 아예 무산되면 문제가 더 크다. 아파트의 경우 주택사업공제조합의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어 늦게라도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오피스텔 같은 분양형 건축물은 보증 가입이 안 돼 있어 최악의 경우 분양대금을 날릴 수도 있다. 따라서 PF 사업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등을 분양받고자 할 경우 PF 참여 업체들의 면면과 건전성, 예상 분양률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특히 한은의 지적대로 제2금융권과 중소건설사 등은 PF 부실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약한 고리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김인만부동산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SVB 사태 이후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매수 대기자들 모두 긴장하고 금융시장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이필상의 경제정론]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길/전 고려대 총장

    [이필상의 경제정론]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길/전 고려대 총장

    미국 스타트 업계의 핵심 금융회사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재정 불안에 처한 지 이틀 만에 파산했다. 곧이어 뉴욕의 가상화폐 전문은행인 시그니처가 무너졌다. 스위스 제2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헐값에 다른 은행으로 넘어갔다. 독일의 제1은행 도이체방크도 흔들리는 상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각국이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미국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의 예금을 전액 보증하기로 해 급한 불을 껐다. 기준금리도 0.25% 포인트 올리는 데 그쳐 금융 불안의 확산을 막았다. 임기응변 대책이다. 미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금융 불안은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금융위기에 취약한 상태다.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여 실업률이 3.4%로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6%로 목표치인 2%의 세 배나 된다. 앞으로 금리를 계속 올릴 확률이 높다. 그러면 국내 외국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수 있다. 이미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1.5% 포인트다. 지난해 10월 이후 수출이 연속 감소세다. 올 1월 경상 적자가 45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다. 이런 상태에서 외국 자본이 대거 나가면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진다. 내부적으로 한계기업, 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 부문의 잠재위험이 높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우려가 크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금융시장에 연쇄부도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저금리에서 벗어나 고강도 통화 긴축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은행 위기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대응이 다소 소극적이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 금융위기가 일단 발생하면 곧바로 경제의 모든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2000년대 이후 파생상품 거래, 핀테크 발전 등의 금융혁신이 오히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린 상태다. 모바일뱅킹으로 대규모 예금 인출도 단시간에 벌어질 수 있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예금보호 한도도 높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예금보호 한도는 1인당 5000만원으로 22년째 동결 상태다.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1.2배 수준으로 미국 3.3배, 일본 2.3배에 비해 낮다. 그러나 예금의 전액 보장은 위험하다. 자칫하면 거꾸로 금융위기를 부르는 제도적 모순을 낳는다. 은행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고위험 투자에 집중하고 예금자는 건전성이 낮아도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으로 몰릴 수 있다. 금융회사 부실채권에 대한 구조조정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더불어 금융시스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충당금의 충분한 적립과 자본금의 확충을 의무화하고 철저한 건전성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 금융권 스스로 위험관리를 효율적으로 해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외환위기 때 뇌관이 됐던 게 금융회사들의 위험관리 실패였다. 시장 개방정책에 편승해 외채를 단기로 빌려와 장기로 대출해 이익을 늘리는 영업을 하다가 상환 불능을 맞았다. 최근 금융위기 불안을 부르는 부동산시장 거품도 코로나 사태 때 금리 위험을 감안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대규모로 늘린 금융회사들의 책임이 크다.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상책은 투자 활성화와 산업 발전을 통해 수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면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해외 투자자금이 들어와 외환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은 물론 소득이 증가해 가계와 기업의 부채 상환도 가능하다.
  • 뱅크런 우려 속 현금 유동성 화두… 안정성 높은 IT·로봇 관련주 주목 [양은희 PB의 생활 속 재테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계속되자 애초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줄인 것이다. 시장이 예상하던 결과였다. 미 정부와 연준의 빠른 조치로 실리콘밸리은행발(發) 뱅크런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불안심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로 촉발된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는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도이체방크 사태로 불씨가 살아 있는 상태다.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 규모를 감안하면 위기 발생 시 유럽 전체가 크게 휘청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금융불안 사태는 확산보다는 소강상태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은행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가동하고 재할인창구를 마련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고하고, 주거비 외 서비스 물가의 강세는 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연준은 5월 한 차례 더 0.25% 포인트 인상 후 동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는 기간조정을 지속하며 2400포인트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 유동성이 시장의 화두가 된 만큼 반도체, 플랫폼 등 안정성이 높은 IT 관련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반도체는 ‘K칩스법’을 통한 세제 혜택 가능성과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다. 특히 한국 반도체 업체는 글로벌 톱 티어로 업황 반등 시 우선적인 주가 회복이 점쳐진다. 한편 플랫폼은 정부의 AI산업 육성 의지와 챗GPT로 촉발된 검색 기능 향상이 긍정적이다. 더불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른 점도 밸류에이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산업 중에서는 로봇 관련 종목이 유망하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기업 인수가 활발한 가운데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제조업체 사이에서 시설 자동화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금리 인상, 은행 위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음식료, 통신 등 경기방어주에도 함께 투자하는 투 트랙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송파PB센터 영업팀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