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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2009년 원전 수주 조건…MB정부에 방위조약 요구했다”

    “朴정부 조약 대신 비밀MOU 체결文정부 MOU 불이행 UAE 불만신뢰 금가 임종석 수습하러 간 듯” 아랍에미리트(UAE)가 2009년 원자력발전소 사업 수주 조건으로 이명박 정부에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부담을 느낀 박근혜 정부는 조약보다 낮은 수준의 ‘비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MOU 이행에 정부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UAE가 불만을 제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급파됐다는 것이다. ●“MB 때 비밀 MOU 추진… 朴정부 체결”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3일 “국방부로부터 체결 시기와 명칭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박근혜 정부 때 비밀 MOU가) 체결된 사실과 문제가 된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이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정부가 UAE와 비밀 MOU를 체결했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이 MOU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UAE가 불만을 제기했다고 들었다”면서 “MOU 이행 여부를 두고 신뢰에 상당한 손상이 가 (임 실장이) 이를 수습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009년 UAE가 원전을 수주하며 요구한 것은 애초에 ‘상호방위조약’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약’은 협정이나 각서와 달리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 김 의원은 “한국은 상호방위조약을 한·미 간에만 맺고 있어 중동 국가하고는 맺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서 “이를 들어줄 수 없게 되자 국회 비준을 받지 않는 ‘협정’ 형식으로 다시 초안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UAE 상호방위협정’은 국방부가 청와대 지시를 받아 추진했지만 외교부 입장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양국은 서명하지 못했고 발효도 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협정보다 더 낮은 수준의 ‘비밀 MOU’로 하기로 했는데 원전 수주 후에도 MOU 체결이 지연되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에 와서야 체결이 됐다”고 주장했다. ●“朴정부 때 신뢰 경보… 이제 수습 형국” 김 의원은 비밀 MOU에 국군파병, 병참물자 및 장비 지원, UAE 군 현대화 교육, 방산·군사기술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너무 무리한 내용이라서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탈이 났다”면서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때 양국 신뢰관계에 경보가 발생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이를 수습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이란 등 분쟁 연루 위험 문제 생겨 그는 “아랍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UAE가 한국에 원전수주 대가로 지원을 계속 요구하는데 우리는 이란하고도 관계가 있고 아랍 분쟁에 연루될 위험이 고조되니 협정을 이행하기에는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이는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초 국익과 관련된 문제여서 대외 언급을 자제하다 파문이 확산하자 공론화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달 19일 정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가중돼 있고 또 앞으로 중동과의 협력을 위해서도 반드시 교훈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현 정부가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히고 수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종대 “임종석 UAE 방문, 박근혜 정부 때 무리한 MOU 때문”

    김종대 “임종석 UAE 방문, 박근혜 정부 때 무리한 MOU 때문”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이 박근혜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양해각서(MOU) 이행 과정에 문제가 생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애초 UAE는 이명박 정부에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어서 결국 박근혜 정부 때 이보다 낮은 수준인 양해각서 형태로 체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국방부가 UAE와 비밀리에 양해각서 형식의 상호군수지원협정(MLSA)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일보는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지난해 12월 UAE를 전격 방문한 것도 과거 정부 시절 원전 수주의 대가로 군사지원을 하면서 왜곡된 양국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 의원도 “양해각서 이행 여부를 두고 양국 간 상당한 신뢰에 손상이 가 (임 실장이) 이를 수습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처음 2009년 UAE가 우리 원전을 수주하며 요구한 것은 상호방위조약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호방위조약을 한·미 간에만 맺고 있어 중동 국가하고는 맺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서 “UAE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게 되자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는 ‘협정’ 형식으로 다시 초안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UAE 상호방위협정은 국방부가 청와대 지시를 받아 추진했지만, 외교부 입장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양국은 서명하지 못했고, 발효도 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협정보다 더 낮은 수준의 ‘비밀 양해각서’로 하기로 했는데, 원전 수주 후에도 MOU 체결이 지연되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 와서야 체결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조약이나 협정이 아닌 MOU로 체결되긴 했지만, 내용 자체는 여전히 우리가 이행하기는 부담이 과도했다”면서 “이 양해각서는 우리가 들어줄 수준을 초월하는, 국내법에도 저촉되는 무리한 내용이었고 잘못된 약속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MOU에 △국군 파병 △병참물자 및 장비 지원 △UAE 군 현대화 교육 △방산·군사기술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무리한 내용이라서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탈이 났다. 이에 따라 양국 신뢰 관계에 경보가 박근혜 정부 때 발생이 됐고, 문재인 정부에서 이를 수습하는 형국”이라고 말한 김 의원은 “아랍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UAE는 한국에 원전 수주 대가로 지원을 계속 요구하는데, 우리는 이란하고도 관계가 있고 아랍 분쟁에 연루될 위험이 고조되니 협정을 이행하기에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분석했다.다만 김 의원은 ‘이 MOU에 중동 지역 분쟁 시 우리 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일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했다면 이는 거의 자동개입을 의미하는 군사동맹이라고 해석할 만 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MOU로 격하돼 이 내용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원만히 수습되고 나면 지난 정부의 MOU건, 비밀 약속이건, 검은 거래건, 이면계약이건 전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임 실장의 UAE 방문은 원전 문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성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6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를 통해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과 UAE 왕세자가 통화를 했고 그 자리에서 양국 관계에 우호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대화했다”면서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동명부대 파견 장병 위로차 임 실장이 UAE를 방문했고, 양국 우호 관계를 위해 문 대통령의 친서가 UAE에 전달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철수 첫 검토

    [단독]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철수 첫 검토

    남수단 한빛부대 파견 연장할 듯정부가 우리 군 최초 파병부대인 레바논 동명부대 철수를 처음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군사외교 역량이 위축될 수 있다며 해외 파병부대의 철수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정부 입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외교부는 최근 외통위에 동명부대와 남수단 한빛부대의 활동 내역을 담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파견 국군부대 활동보고서’를 제출했다. 동명부대는 2007년 2월부터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으며 350여명 규모로 우리나라 12개 파병부대 중 가장 인원이 많다. 외교부는 보고서에서 동명부대의 파견 연장 문제와 관련, “동명부대가 파견 10주년을 도과(경과)했다”며 “파견 성과 유지·제고 방안 및 출구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파병 철수를 의미하는 ‘출구전략’과 같은 표현이 파병 활동보고서에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한빛부대의 파병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평화를 선도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파견 연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해 차이를 보였다. 동명부대의 파병 철수 주장은 19대 국회 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 등은 지난해 11월 외통위에서 “파병 10년이 되도록 레바논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데 계속 파병을 해야 하느냐”며 외교부에 파병 철수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교체되며 외교부가 이 같은 주장을 실무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동명부대·한빛부대 파병동의안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본격적으로 상임위 심사를 받게 됐다. 외통위 관계자는 “파병 연장 동의안은 해마다 제출되는데 국회에서 가결해야만 기간이 연장된다”며 “10년 이상의 파병은 ‘파병’이 아닌 사실상 ‘주둔’인 셈인데 이번 상임위 논의에서는 파병 기간을 또 연장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나토에 아프간 증파 요청… 파키스탄 압박해 탈레반 숨통 죄기

    美, 나토에 아프간 증파 요청… 파키스탄 압박해 탈레반 숨통 죄기

    틸러슨 “비협조시 동맹 지위 박탈” 테러 연루 파키스탄 기업 제재 예상 美, 아프간 희토류 매장에 개입설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증파를 계기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도 추가 파병을 요청했다. 그동안 비협조적이던 인접국 파키스탄에는 ‘동맹국 지위 박탈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미국 홀로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16년간 지지부진하던 아프간 내전을 일거에 해결하겠다는 트럼프식 ‘동맹 압박’ 외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나토 회원 28개국에 2500여명 수준의 증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은 오는 11월까지 아프간에 600명 수준의 영국군을 주둔시킬 예정인 가운데 테리사 메이 총리는 미국의 추가 증원 요구에 부정적이며 대신 항공기와 병참 추가 지원을 제의할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현재 아프간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고 있고 스페인과 그리스는 제한된 인원만 파견하고 있다. 오는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병력 증파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밝힌 아프간 추가 파병 계획에 대해 “미 국방부가 아프간에 3900명을 추가 파병하는 것을 전제로 병력 증파 계획을 세웠지만 상황에 따라 정확한 숫자는 바뀔 수 있다”면서 “며칠 내로 첫 증원 병력이 아프간에 배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이 밝힌 아프간 주둔 미군은 8400명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탈레반 반군의 피난처로 지목한 파키스탄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연일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이 제대로 협력하지 않으면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으로 누려 온 지위를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현재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함께 미국의 비나토 동맹 16개국의 일원이지만 탈레반과의 평화적 대화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미국은 탈레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들의 주 수입원인 불법 약물 거래가 이뤄지는 길목을 막는 방식으로 파키스탄이 이들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과 유사하다. 파키스탄이 응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거나 테러단체와 연관된 개인,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에 병력을 증파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프간에 1조 달러(약 1138조원) 규모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고 중국이 휴대전화·반도체 등의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탈레반 반군은 희토류 생산지 대부분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동남쪽으로 30㎞ 떨어진 광산 개발에 3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자원 개발에 나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프간 개입을 결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파키스탄만큼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것을 한 나라는 없다”면서 “미국이 파키스탄의 커다란 희생을 무시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24일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남아시아 정책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피플 파워로 출범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상왕’ 노릇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발상이다. 시민단체들의 속내는 훨씬 복잡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험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때 시민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 파병 등을 이유로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을 한다’고 비판했다. 정권의 개혁 성향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고 채찍질한 것이다.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미 보수 진영에 시달리고 있던 노무현 정부는 결국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보수 정권으로 넘어갔고, 9년 동안 ‘풍찬노숙’을 했다. 우리랑 친한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고 예전처럼 설칠 수 없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상근 활동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득달같이 일어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 정부에서 영향력이 커진 여러 시민단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곧 자신들의 실패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과거와는 다른 실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시민단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는 순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처럼 ‘어용’으로 전락해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부담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바뀐 건 시민단체 위상 아닌 정부 눈높이” 최근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을 고발해 주목을 받은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시민단체의 영향이 커진 게 아니다”라며 “정확하게는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게 아니라 정부의 태도가 낮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리는 윤 일병 사건, 22사단 사건, 군대 내 성폭력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정부는 우리의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았고, 지금 정부는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년 동안 정부가 시민사회의 위에 서서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다가 정권 교체 뒤 같은 눈높이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탈(脫)원전’을 주장해 온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지금 ‘적폐’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의 근본 원인을 따져 보면 결국 이전 정부가 너무 소통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면서 “탈원전, 탈석탄 등 우리의 주장이 정책으로 반영되는 상황을 놓고 시민단체가 ‘상전’이 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다분히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지금과 똑같은 의견을 냈지만 당시에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정부의 역할이 공론장을 만들어 토론과 소통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전 정부에서는 자신과 입장이 다른 단체들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보이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반면 이번 정부는 우리를 소통의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대단히 좋아진 게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싸움의 상대 다양화… 부담 늘어 지난겨울 ‘촛불 민심’을 뒷받침했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박근용 공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 활동의 바뀔 수 없는 본질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이는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책적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개혁을 견인하기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참여연대의 성명서나 보도자료는 과거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 참여연대는 ‘부자 감세’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하지만 지난달 세법 개정안이 나오자 참여연대는 ‘법인세제 개편에 따른 기업별 세금 부담 분석’이라는 이슈리포트를 통해 법인세율을 올려도 기업들의 세부담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엄호사격을 한 셈이다. 물론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및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과세,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빼놓지는 않았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개혁을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기는 역할과 동시에 개혁의 발목을 잡는 세력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권이 바뀌고 상대해야 할 대상이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년 동안 대기업은 정부 뒤에 숨고, 시민단체는 정부와 싸우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시민단체들을 공론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기업과 직접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양이원영 처장은 “석탄이든 원전이든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대정부 투쟁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가 탈원전으로 방향을 잡은 지금은 정부와 싸울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탈원전의 당위성을 알리고, 원전을 둘러싼 기업들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에 무조건 “더 잘하라”고 할 수만은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배치 시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대부분 개혁적이지만 사드 문제는 현실론을 내세워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불가근불가원’… 바뀐 싸움의 기술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야당일 때와 달리 집권을 했을 때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과 질, 방향성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기대에 못 미치거나 다른 방향의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더라도 그럴 때 비판하지 않으면 시민단체는 존재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처럼 시민단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함을 지키려면 정부와의 관계를 ‘불가근불가원’ 원칙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문 대통령도 지난 5월까지 변호사로 구성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이었다. 물론 특정 직능인들의 모임으로 일반적인 시민단체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지난 정부 시기 민변이 저항의 전면에 나섰던 적이 많아 시민단체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민변이 그동안 펼쳐 왔던 주장들이 이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쳐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국가정보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민변 김남근 부회장은 “민변이 주장했던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으로 녹아든 것이 많다”면서 “이제는 그런 개혁들을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랄까, 그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당연히 정부가 개혁을 잘하는지 감시도 해야겠지만 개혁과제들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에 60여개 개혁과제를 제안했었다. 김 부회장은 “사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수위에도 개혁안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두 정부는 민변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두 정부에서는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게 주업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은 민변의 정책 제안 방식을 바꿨다. 김 부회장은 “이번에 제안한 과제는 주로 행정적 차원에서 개혁이 가능한 것들”이라며 “법률 제·개정은 국회에서 합의를 봐야 하는데, 우리의 개혁 방향에 반대하는 정당들과 논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 바뀌었다고 역할 바뀌지 않아 정권이 바뀌었다고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진보와 보수 등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문제에 천착한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입장에선 크게 바뀔 게 없다. 대표적인 곳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다. 진보든 보수든 사교육비와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외국어고 입시제도를 바꾸자는 사걱세의 제안을 수용했다. 박근혜 정부도 사걱세가 처음 의제로 들고 나왔던 선행학습금지법을 수용해 제정했다. 사걱세 송인수 공동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도 우리의 요구를 수용해 줬다”면서 “정권 교체 뒤에 특별히 교육부나 청와대, 여당과 소통이 더 잘된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송 공동대표는 “우리의 주장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교육 걱정을 줄이자는 전체 시민의 요구를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시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사걱세의 요구를 공약으로 수용하고, 새 정부 출범 뒤 외고·자사고 폐지라는 민감한 이슈가 공론화됐다. 사걱세의 정책적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 공동대표는 “현 정부에 정책적 영향력이 ‘있다’,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있다면 교만해지고 없다면 거짓말한다고 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현 정부가 공약했던 교육정책이 잘 추진되는지 살피고, 국민들과 다른 정당들도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盧 이라크 파병처럼… 文 사드배치도 ‘지지층 이탈’ 재현되나

    盧 이라크 파병처럼… 文 사드배치도 ‘지지층 이탈’ 재현되나

    사드 ‘임시 배치’ 결정 과정들 美 협조 없이 북핵 해결 불투명 14년 전 상황과 다른 듯 닮아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임시 배치’ 결정 이후 경북 성주 주민과 진보·개혁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2003년 이라크 파병 때의 지지층 이탈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지지층의 반발을 샀고 문 대통령은 지지 기반인 진보·개혁 진영의 격렬한 반대에 봉착했다. 여권 인사들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14년 전 상황이 반복돼 ‘외풍’(外風)보다 무서운 ‘내풍’과 마주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라크 파병과 이번 사드 ‘임시 배치’ 과정은 데칼코마니처럼 흡사하다. 2003년에도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계속했고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중심으로 선제공격론이 대북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외교적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소신은 확고했으나, 이를 위해선 미국 정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자면 우리도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해 5월 소규모 비전투병을 파병했는데도 미국이 추가 파병을 요청하자 노 전 대통령은 ‘파병 요구를 받아들이되 파병 규모는 최소한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던 와중에 ‘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로 불리던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이 ‘SK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곧이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파병’을 전제로 ‘재신임 등 국내적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미국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시간을 벌었고 1년여 뒤 이라크 전쟁이 소강되고서 평화재건군을 파병했다. 그러나 당시 결정은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없이 이뤄져 결국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다. 지난 5월 25일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거 이라크 파병은 대단히 정무적인 사안인데도 안보실에서만 논의됐고, 여론의 비판을 받고서야 정무 쪽이 논의에 참여했다”면서 “안보 사안이더라도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보고 누락을 문제 삼아 국방부를 압박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부각시켰으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전환해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자 다음날 새벽 1시 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해 최종 배치나 다름없는 ‘임시 배치’를 결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정무라인은 NSC 구성원이 아니어서 회의에 배석하지 않았고 사드 발사대 배치와 관련해 의견을 낼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언급과 달리, 정작 결정의 순간에 정무라인이 배제된 것이다. 설령 지지층이 이탈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결정을 뒤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서전 ‘운명’에서도 이라크 파병 결정을 되돌아보며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파병할 수 있다. 그것이 국가경영이다. 집권을 위해선 그런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술회한 바 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중국의 반발 등도 있어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방중단 등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쟁에서 두 다리 잃은 사병 치료 중단한 英병원

    전쟁에서 두 다리 잃은 사병 치료 중단한 英병원

    전쟁터에서 두 다리를 잃은 영국군 병사가 일방적인 치료 중단 통보를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그가 스코틀랜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코틀랜드 남서쪽 에어셔주 출신의 캘럼 브라운(28)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캘럼은 6년 전 복귀를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지막 순찰을 도는 사이, 위장 폭탄이 터지면서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캘럼은 군인 사상자를 위한 전용시설인 버밍엄의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은 그가 영국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거란 말을 전했다. 충격에 빠진 칼럼은 전문적 치료와 약 부족이 결국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두 다리를 잃고 약혼녀와의 결혼까지 미룰 수 밖에 없었기에 그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시 군복에 영국 국기를 달고 이 나라를 위해 싸웠다. 그 결과 난 두 다리를 잃고 평생 앉아있어야 할 처지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건 최대의 모욕이자 차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소식통은 “영국에서 치료가 필요한 스코틀랜드 출신 병사들의 경우, 자국 국민건강보험으로 부터 기금 승인이 요구된다”며 “이는 그가 치료를 받은 몇 년 동안 조금도 바뀌지 않은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버밍엄 대학병원 재정위원회 측도 “앞으로 2번의 만남을 통해 그의 최근 치료 주기의 효과가 유효한지를 따져, 재단의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NHS 스코틀랜드로부터 사전 승인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로맨스 스캠’ 기승…SNS서 ‘달링’이라 부르던 외국인 여성, 알고보니 사기꾼

    ‘로맨스 스캠’ 기승…SNS서 ‘달링’이라 부르던 외국인 여성, 알고보니 사기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난 외국인 연인이 알고 보니 돈을 노린 사기꾼으로 드러난 ‘로맨스 스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페이스북을 즐겨 하는 한 남성은 지난 5월 30대 미국 여성으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고 수락했다. 이 여성은 자신을 시리아에서 파병된 군인이라고 소개했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걸어왔다. 남편과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 혼자됐다는 이 여성은 자신의 셀카와 군부대 사진으로 보여주며 이 남성과 계속 연락했다. 대화는 깊어져 이 여성은 ‘달링’이라는 애칭까지 부르면서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둘은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됐다. 이 여성은 6월 파병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남성과 살겠다며 지인을 통해 모아둔 현금을 남성에게 보내겠다고 했다. 며칠 뒤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이 남성에게 “돈을 넘겨받으려면 통관비 250만원이 필요하다”고 연락해 왔다. 이 남성은 선뜻 돈을 보냈다. 이 남성은 이상한 낌새를 뒤늦게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250만원을 잃었다. 아리따운 미군 여성인 줄 알았던 상대방은 해외 사기조직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고 통관비를 요구하며 전화를 건 인물 역시 사기꾼이었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로맨스 스캠 사기를 벌인 혐의 혐의(사기)로 A(42)씨 등 나이지이라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이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총 41명에게서 6억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A씨 공범들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도용한 사진을 올려놓고, 여성 또는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했다. 이들 공범은 유인책으로 주로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자산가로 소개하고서는 상대방에게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해 환심을 샀다. 이렇게 2주 넘게 마치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고, 심지어 결혼 약속까지 해 신뢰를 쌓고서는 점점 본색을 드러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는 외국으로 송금이 안 된다는 이유를 들며 파병 현지서 얻은 물품이나 달러를 국내 피해자에게 보내겠다고 거짓말 했다. 해외에 있는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지시를 내려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이어 국내로 물건을 들여오려면 통관비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SNS서 만난 연인을 실제 본 적은 없었지만, 이들이 자산가이며 자신과 친밀한 사이로 믿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실제 통관비 등 명목의 돈을 보냈다. 사기 조직원들이 실제 돈 뭉치 사진을 보내주고, 심지어 외국인 명의 여권 사본까지 보여주는 등 피해자를 안심시키려고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돈 뭉치를 보냈다며 수령인에 실제 피해자 이름이 적힌 택배 진까지 보여줬다. 이런 수법으로 A씨 일당에게 속은 사람은 남성 28명, 여성 13명 등 모두 41명이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고 1억 300만원까지 이들의 꾐에 넘어가 입금했다. 국내에서 로맨스 스캠 일당을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미옥 의원 승계 이수혁은 누구...북핵 6자회담 수석 대표

    문미옥 의원 승계 이수혁은 누구...북핵 6자회담 수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이 20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했다.비례대표인 문미옥 의원은 국회법 제29조 겸직금지 조항에 따라 이날 임명과 동시에 의원직을 상실했다. 앞서 이수혁 전 대표는 지난해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5번을 받았다.문미옥 의원과 이수혁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문재인 키드’로 통한다. 추미애 대표 비서실장으로 일해온 문미옥 의원이 청와대 보좌관으로 발탁되고, 한때 외교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물려받는 상황이 연출된 것을 두고 여권 안팎에선 절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 요청에 비전투병 파병 역제안도 이수혁 전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독일 대사를 지냈다. 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그는 30여년 동안 폴란드·벨기에·미국·독일 등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다. 주유고슬라비아 대사, 주독일대사 등을 지냈다. 주미대사관 참사관 시절인 1997년에는 제네바 4자회담의 성사를 이끌어냈다. 같은 해에는 남북한의 비공식 외교 경로인 ‘뉴욕채널’을 최초로 개설하기도 했다. 외교통상부 차관보 시절에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요구한 미국에 비전투병 파병을 하겠다고 역제안하며 협상력을 뽐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드 논란에 대한 미국 오해 충분히 풀어야

    미국으로부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로 반입한 사실이 뒤늦게 보고된 것을 놓고 대한민국이 출렁거렸던 지난주였다. 국방부가 왜 1세트 6기로 구성된 사드의 나머지 4기 반입을 쉬쉬했는지는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가 끝나면 드러날 것이다. 사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국가적 사안이 된 만큼 왜 대통령에 대한 보고 누락이 일어났는지 낱낱이 조사해 밝혀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사드 논란으로 한·미 관계가 약화되거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민구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났다. 사드 보고 누락으로 빚어진 한국 측의 진상조사 등 기본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한 장관은 “사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로, 기존 결정을 바꾸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매티스 장관에게 양해를 구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장관의 전언인 만큼 미국이 과연 한국의 사드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속내를 헤아리기 쉽지 않지만 한·미 간 갈등은 일견 봉합된 듯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추가 반입 보고가 누락된 직후 한국을 찾은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의 원내총무에게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이 요구되고 있고,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그것이 사드의 배치 결정을 바꾸려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를 구했다. 보고 누락 조사, 환경영향평가, 국회 비준, 청문회 등 갖가지 카드가 거론된다. 거기에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철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중국을 설득하는 시간을 벌고, 대북 공조를 위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우리 측의 불가피한 전략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설명에도 사드에 관한 미국의 오해가 풀렸다고는 보기 어렵다. 더빈 원내총무가 문 대통령에게 “미국인 세금으로 사드를 배치하는데,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는 데 놀랐다”면서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사드 배치 비용) 9억 2300만 달러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말한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더빈 의원은 상원 예결위에서 미국의 국방 예산도 다루고 있다. 그런데도 더빈의 말을 “미국 시민의 질문으로 받아들였다”는 청와대의 해석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달 말 문 대통령이 방미 길에 오른다. 대통령이 사드 결정을 뒤집으려는 게 아니라면 2003년 노무현 정부 초기 이라크 파병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겪은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언급한 사드의 ‘국내적 절차’를 분명히 하고 서둘러 한·미 정상회담에서 갈등의 소지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손석희 “노무현 전 대통령 표정과 말투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손석희 “노무현 전 대통령 표정과 말투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손석희 앵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손 앵커는 담담한 말투로 비교적 또렷하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손석희 앵커는 23일 JTBC뉴스 소셜라이브 코너에서 참여정부 출범 200일 때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던 노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아는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라면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하느냐”는 질문에 흔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다른 이야기를 하다 “미안하지만 아까 저 선생님의 질문에 다시 답변해도 되겠느냐”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중국 명장 한신의 이야기를 비유해 그 질문에 답을 했다. 동네에서 질 나쁜 사람을 만난 한신은 ‘날 죽이든가 바짓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라’는 요구에 결국 바짓가랑이 밑을 지나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신은 나중에 천하 통일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손 앵커는 이 이야기에서 “상대는 미국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상대방의 바짓가랑이 밑을 지나가지만, 나중에 크게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손 앵커는 유시민 작가의 말을 인용해 “(노 전 대통령이) 임기 1년 반을 남겨둔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을 욕하는 것이 국민 스포츠였다. ‘모든 것을 노무현 탓’이라는 말이 세간에서 나왔다”고 말했다.손 앵커는 “노 전 대통령도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제작진에게 ‘내가 잘 못 해서 미안하다’ ‘ 대통령으로서 잘 못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었다”며 “그때 표정과 말투가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외국민 오늘부터 6일간 ‘소중한 한표’

    5·9 대선의 재외국민 투표가 25일부터 시작된다. 30만명에 달하는 재외국민 표심의 향배가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투표가 한국시간 25일 오전 5시 뉴질랜드 대사관과 오클랜드 분관을 시작으로 전 세계 116개국 204개 투표소에서 30일까지 실시된다고 24일 밝혔다. 선거인단은 총 29만 4633명으로 전체 재외선거권자로 추정되는 197만여명의 14.9%다. 2012년 총선에서 재외선거가 시작된 뒤로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이다. 당초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인 만큼 규정상 재외투표를 실시할 수 없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선거환경이 각각 다른 120여개국에 선거물품 및 장비를 보내려면 60일 안에 재외선거를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외선거를 도입할 때에도 대통령의 궐위선거는 2018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선거부터 적용하기로 부칙규정을 명시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국면을 맞아 대통령 궐위선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재외국민들의 참정권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선관위가 재외선거 관리가 60일 안에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지난 3월 부칙 삭제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91일간 재외선거인단 신청을 받아 22만 2389명이 신청했고, 71.1%(15만 8225명)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선 신청기간이 21일에 불과했지만 신청인 수가 5년 전에 비해 34%나 높아졌다. 선관위는 이처럼 높은 참여율이 높은 투표율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재외투표소는 175개 공관 및 25개의 공관 외 투표소와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 등 4개의 파병부대에 설치되며 투표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 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사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 생태계/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 생태계/오일만 논설위원

    미국과 일본의 주적은 중국이다. 매년 발표되는 미 군사전략 보고서는 중국을 북한과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4대 국가로 공식 지목했다. 일본 역시 냉전 시기 소련을 주적으로 삼았지만 욱일승천하는 중국이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숙적이 됐다. 아베 정권이 집단자위대 관련법 11개를 제·개정해 ‘군사적 재무장’을 실현한 명분도 중국 견제였다. 중국 역시 국가의 존망을 걸고 일본과 중일전쟁을 치렀고 한국 내전에서 미국과 결전을 벌인 악연이 있다. 미·일·중 3국은 동북아 패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고 그 무대가 다시 분단의 한반도가 된 것이다. 2015년 5월 아베 총리는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미국 정계는 아베 찬양으로 들끓었다. 아베 총리가 예뻐서가 아니라 당시 합의한 미·일 신방위협력 지침 때문이다.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은 예산 증액과 병력의 추가 배치 없이 자위대의 군사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역시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관철했다. 이른바 중국 견제를 고리로 미·일 간 신밀월시대가 열린 것이다. 1997년 2월 10일 백악관에서 가진 미·일 정상회담. 여기서 일본은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가 센카쿠열도에 적용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받아 냈다. 제5조는 일본이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 미·일이 공동 대처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고용과 투자 확대로 트럼프 정권을 전폭 지원한다는 약속을 했고 2조원대의 미국산 무기 구입에 동의했다는 후문도 들렸다. 일본으로선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우위에 설 발판을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답게 짭짤한 경제적 실익을 챙겼다. 양국 모두 남는 장사를 했다. 국익이란 이런 것이다. 중국을 주적으로 삼은 미국은 미·일 군사동맹 확대라는 고리로 군수산업을 키우고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실익이 크다. 일본 역시 2014년 미국의 묵인 아래 무기 수출 금지국의 딱지를 떼고 군수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평화 수호를 앞세운 미·일 군사동맹 뒤에는 이런 경제적 실익이 숨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후로 미 군수산업 주식이 폭등한 것도 이런 이유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국익은 한·미·일 미사일방어(MD) 체계와 직결돼 있다. 미·소 냉전 당시 태동한 MD는 미국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과 러시아를 확실하게 잡을 ‘신의 한 수’다. 하지만 출발점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초반부터 꼬였다. 노무현 정권에 이어 이명박 정부도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거절했다. 주변국의 반발과 경제적 보복을 종합 판단한 결과다. 대신 종심이 짧은 한국 지형에서 효과가 더 큰 킬체인 시스템을 선택했다. 이런 와중에 한·미·일 MD 전도사로 불리는 리퍼트 대사가 부임한다. 2014년 10월이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최강의 인사다. 그가 한국에 온 직후부터 사드 배치에 발동이 걸렸고 그의 이임 전후로 배치가 완료됐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손익계산이 갈린다. 남북에 국한해 보면 우리가 최대 피해자다. 극심한 국론 분열에 경제 보복까지 당했고 그것도 현재진행형이다. 최대 수혜자는 공교롭게도 북한이다. 북핵 문제로 등을 졌던 우방국 중국을 다시 끌어당겼고 대북 국제공조도 무너졌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면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으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의 주적은 중국이 아니고 북한이다. 미국과 일본이 사드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군사·경제적 이익과 정확하게 부합한다. 우리는 다르다. 21세기 국가 안보는 군사 안보 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군사력이 얼마나 허망한지 북한을 보면 안다.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는 수교 25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우리는 제1 투자·교역국 중국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중국 역시 무차별적 사드 보복이 반중 감정으로 이어져 결국 대한민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oilma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충격’에 나토 동맹 흔들… 유럽, EU軍 창설 움직임

    [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충격’에 나토 동맹 흔들… 유럽, EU軍 창설 움직임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공산주의를 격퇴한 냉전을 통해 구축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동맹 파트너도 전략적·군사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공정한 몫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월 28일 상·하원 합동연설) “유럽연합(EU)의 외교·국방장관은 EU 역외 지역에서 이뤄지는 안보 관련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한 군 지휘부(MPCC)를 창설하기로 했습니다. EU는 이제 유럽 안보에 있어서 더 많은 책임을 지는 독자 기구를 갖춰 지속적으로 안보협력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 고위대표 3월 6일 EU 외교·국방장관 회의 발언)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국가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면서 1949년 설립된 서방 국가의 집단 안보협의체인 나토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나토의 중심 국가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중 22개국이 나토 회원국이다.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유럽 집단 안보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 68년간 러시아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해 온 미국·유럽 대서양 동맹이 균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美 방위비 증액 요구 충족 회원 5개국뿐 EU 국가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EU 역외에서 이뤄지는 안보 관련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한 해외군사활동지휘부(MPCC)를 창설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 MPCC의 역할은 아직 지중해에서 유럽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는 밀입국업자를 단속하고 해적 소탕 작전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제한적이다. 하지만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9월 유럽 방위를 위한 군 지휘부 설립을 주장한 만큼 이는 결국 나토를 벗어나 독자적인 ‘EU 군’(軍) 창설로 나아가려는 첫걸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은 한술 더 떠 대선에서 승리하면 프랑스를 나토와 EU에서 탈퇴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예산으로 투입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를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15일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연말까지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했다. 하지만 나토 28개 회원국 중 이를 충족시키는 국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3.61%), 그리스(2.38%), 영국(2.21%), 에스토니아(2.16%), 폴란드(2.0%) 등 5개국에 불과해 유럽의 안보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가 미국을 믿지 못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와 달리 러시아가 서방 국가에 위협의 대상이 아닌 ‘협상과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사 주간지 타임은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 6일 “대통령은 측근에게 나토가 기존의 임무 대신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 이슬람 세력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토의 역할을 러시아 견제가 아닌 테러 방지로 축소시킨다는 의미다. ●美의 對러 안보관 변화에 유럽 불신 심화 영국 출신인 애드리언 브래드쇼 나토 부사령관은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 앉아 있는 한 러시아는 유럽 안보에 끊임없는 위협”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슬람 극단주의보다 러시아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속성은 냉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독일을 위협할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을 단행하는 등 동유럽에서 옛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자 옛 소련의 위성국이던 불가리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친러 성향의 루멘 라데프 대통령이 당선됐다. 러시아와 인접한 몰도바에서도 마찬가지로 친러 성향의 이고르 도돈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다.●전략 요충 몬테네그로 나토 가입도 지연 발칸반도의 소국 몬테네그로 정부는 지난해 10월 총선 당시 러시아가 친서방 성향의 밀로 주카노비치 총리를 살해하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기 위한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세르비아에서 독립한 몬테네그로는 인구가 65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지중해 동부 해안선을 낀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에 반대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에 소극적이다. 몬테네그로는 지난해 5월 나토의 29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한 가입 신청을 했고 나토의 28개 회원국 가운데 24개국이 가입을 승인했지만 아직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러시아의 반대에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구권 국가를 적극적으로 나토에 편입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몬테네그로의 국회의원 네보자 메도제빅은 타임에 “푸틴이 트럼프에게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대가로 무엇을 제시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나토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 병력(63만여명)을 보유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지난해 7월 군부 쿠데타 실패를 계기로 철권통치를 강화하면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서방 대신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 터키군은 지난 1월 시리아 북부의 IS를 격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고,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S4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터키가 나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터키, 러 첨단무기 협상에 나토 탈퇴 점쳐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충격’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자체 안보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냉전 종식 이후 꾸준히 감축하던 군 병력을 다시 늘리기로 했다. 독일군 병력은 1990년 통일 당시 58만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월 16만 6500여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이를 2024년까지 19만 8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5일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 2월 옛 소련의 구성국이던 리투아니아에도 탱크 26대를 포함해 500명의 부대를 파병했다. 독일 이외에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도 러시아 견제를 위해 700여명의 병력을 리투아니아에 파병할 예정이다. 2004년 나토에 가입한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와 영토를 맞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침략을 받았지만 이제 독일보다 러시아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고 여긴다. 라이문더스 카를로블리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WP에 “미국의 리더십이 유지돼야 하지만 유럽에서도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상황에서 독일이 유럽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EU 정책 입안자 사이에서는 최근 미국을 제외한 독자적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안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는 영국을 제외하고 유럽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프랑스의 핵무기를 핵심 전력으로 삼고 신설되는 EU 연합사령부가 통제권을 갖게 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NYT는 이 같은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하라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NYT는 “나토의 전술 핵무기가 유럽에 남아 있는 한 유럽이 독자적 핵 억지력을 보유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트럼프가 현재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유럽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광해군의 길, 인조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열린세상] 광해군의 길, 인조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광개토대왕비문’에서 고구려인들이 시조 추모왕을 천제지자(天帝之子), 즉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국을 천하의 중심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구려가 수(隋)·당(唐)과 격렬하게 충돌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백제 역시 1971년 공주에서 발견된 무령왕릉 지석에 자국 임금의 죽음을 황제의 죽음을 뜻하는 붕(崩)으로 표현했다. 이런 백제와 고구려가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비단 이들 두 나라가 갖고 있던 광활한 대륙과 일본 열도라는 영토의 상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이 천하의 중심, 즉 주인이란 역사관까지 사라진 것을 의미했다. 이후 들어선 여러 나라, 특히 조선은 북벌을 준비하던 정도전을 제거한 이후 명나라의 제후국을 자처했다. 내용상으로는 왕위 계승권이나 인사권, 군사권, 외교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독립국이었지만 형식상으로는 중국의 조공 체제에 들어가는 제후국이 된 것이다. 이는 중원의 통일제국과 직접 충돌을 막고 국체를 보존하려는 외교정책의 산물이었다. 중국과 조공 체제를 맺음으로써 밖으로는 국체를 보존하고 안으로는 왕권의 안정을 꾀하려는 것이었다. 문제는 중원의 주인이 교체되는 격변기였다. 북방 기마민족이 흥기할 경우 기존 제국과 신흥 강국 사이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후금(청)이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란 때의 동맹국 명(明)과 신흥 제국 청(淸) 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했을까. 광해군이 선택한 것은 등거리 외교였다. 명나라가 이기면 기존 외교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청나라가 이기면 새로 형성되는 청나라 중심의 조공 체제에 들어가면 된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광해군 11년(1619) 명나라가 조선군 파병을 요구했다. 야당인 서인들은 물론 여당인 북인들까지 파병에 동의했다. 그러나 광해군의 생각은 달랐다. 광해군은 “급히 수천 군병을 뽑아 의주(義州) 등지에 대기시켜 놓고 기각(?角·협격)처럼 성원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에 적합할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군사를 압록강까지만 보내 파견하는 시늉을 하는 한편 혹시 모를 후금의 남하에도 대비하겠다는 양수겸장(兩手兼將)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여야 모두에 의해 거부되자 광해군은 강홍립(姜弘立)에게 1만 3000여 군사를 주어 압록강을 건너게 했다. 강홍립은 무과(武科)가 아니라 문과(文科) 출신이었다. 게다가 어전통사(御前通事)를 겸할 정도로 중국어에 능했다. 광해군은 파병을 외교의 연장으로 보았던 것이다. 강홍립은 청나라 임금에게 조선의 현실을 설명했고, 청도 조선이 처한 현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광해군의 등거리 외교를 상국 명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지은 서인들이 인조반정이란 이름의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서인 쿠데타 정권은 광해군의 현실 위주 외교정책을 숭명반청(崇明反淸)이란 이념 문제로 변질시켰다. 광해군은 청나라에 쫓겨 조선으로 들어온 명나라 장수 모문룡(毛文龍·1567~1629)을 해도(海島)에 거처하게 해서 청나라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반면 인조는 즉위 직후 모문룡의 차관 응시태(應時泰)를 명정전(明政殿)에서 접견하고 군마와 식량을 대주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조 5년(1627·정묘년) 청나라가 정묘호란을 일으킨 데는 인조 정권이 모문룡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이후에도 조선은 친명 일변도의 숭명반청이란 이념적 외교정책을 고수하다가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을 맞이했다. 정묘·병자호란은 외교 문제를 이념으로 변질시킨 서인 정권이 자초한 전란이자 광해군이 임금 자리에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불필요한 비극이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도 비슷하다. 미국이 명나라라면 중국은 청에 비유할 수도 있다. 미국이 명처럼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같은 팍스아메리카 체제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조 정권이 외교 문제를 이념 문제로 변질시키는 바람에 발생했던 비극을 재연해서는 안 된다. 광해군의 길을 걸을 것인지, 인조의 길을 걸을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군복 입은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군복 입은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인류가 의복을 입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3만년 동안 만들어냈던 수많은 옷 가운데 가장 미스터리한 옷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열에 아홉은 ‘군복’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 남성들에게 있어 군복은 심리적으로 특별한 영향을 발산하는 마력이 넘치는 옷이기 때문이다. 군복은 전투를 목적으로 특별히 디자인된 옷이지만, 우리나라의 군복은 전투에서의 효용성보다는 심리적인 파급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누구든 이 옷을 입으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우며, 시간대와 상관없이 배고프고 졸리게 된다. 특히 전역 후 이 옷을 입게 되면 모범생도 반항아가 되며 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 옷을 갈아입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든다. 도대체 군복 속의 그 무엇이 착용자를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 것일까? 군복이 부끄러운 이유 군복을 입으면 ‘불편’해지는 것은 의무 복무하는 병사들뿐만이 아니다. 직업으로 군인을 택한 간부들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국방부와 가까이 있는 용산역 2층 화장실에 가면 옷을 갈아입는 고급장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기차를 타고 국방부나 합참에 출장 다녀가는 사람들이다. 부대 밖에서 업무 차 만나는 군인들도 예외 없이 사복을 입고 나오며, 심지어 사복을 입고 출퇴근하며 부대에서만 군복을 입는 간부들도 대단히 많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가 여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병원에 찾아갈 때 종종 군복을 입고, 극중 군인인 등장인물들이 군복을 입고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우리 장병들로 하여금 이토록 군복을 불편한 옷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을까? 의심할 여지없이 그 원인은 바로 국민들이다. 국민의 절반이 남성이고 그들 중 상당수는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군인을 ‘군인’보다는 ‘군바리’라고 부른다. ‘군바리’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바리’라는 접미어에 ‘군’이 붙어 만들어졌다는 설이 지배적이며, 실제로도 이런 의미로 쓰이고 있다. 군인에 대한 비하와 경멸은 호칭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군인은 누군가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이자 자식이고 형제자매지만, 국가로부터 홀대받고 있고, 국민들로부터는 가장 만만한 대상이자 ‘봉’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으로 훈련과 경계근무, 진지공사 등 각종 잡무에 동원되는 우리 병사들은 한 달 월급으로 병장 기준 19만 7100원을 받는다. 옛날에 비하면 많이 올랐다지만 이와 덩달아 물가도 올랐기 때문에 PX 가서 군것질 몇 번 하면 금세 빈털터리가 된다. 직업군인인 간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9급 공무원의 초임연봉이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해 2500만~2600만원 선인데 반해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하사는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도 2200만원 선, 소위는 2500만 원 선이다. 최근 현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병영생활관과 달리 간부숙소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지금도 전후방 각 지역에서는 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에서 물이 새는 숙소나 관사에서 거주하는 간부들도 많다. 국가만 군인을 이리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도 군복 입은 자를 죄인 또는 ‘봉’으로 보고 있다. 최근 훈련 중인 해병대 병사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주민들에게 붙잡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폭언을 듣는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군인들은 민간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에 출입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온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양구에서는 주말 외박을 나온 병사들을 고등학생들이 집단 폭행한 사건도 발생했었다. 군부대 인근 주민들 역시 군인들을 ‘봉’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외출 또는 외박 군인들이 일정 시간 내에 부대에 복귀해야 하는 ‘위수지역’ 개념 때문에 멀리 나가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군인들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도 모 지역 소재 PC방들은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나오는 주말에 30% 이상 요금을 더 받고 있으며, 요금 논란이 제기되자 ‘주3회 이상 이용자’, ‘주중에만 가능한 회원 가입자 할인’ 등 장병들은 불가능한 할인제도를 도입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외박 장병들이 이용하는 숙박업소는 여인숙이나 다름없는 허름한 시설을 갖춰놓고 주말 숙박비 8~10만원, 숙박인원 1인 추가 시 1만원 추가요금을 받아 분대 단위로 외출을 나오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객실 하나당 1박에 10~15만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최근 모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모 신병훈련소 인근 주민들은 6시간으로 제한된 영외면회제도를 악용, 온수도 나오지 않는 미신고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놓고 6시간 대실료로 15만원을 받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바가지를 씌우며 장병들과 가족들을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대 차원에서 위수지역을 좀 더 멀리까지 확대해주거나 부대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복지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하면 주민들은 군이 지역 상권을 죽인다고 집단행동에 나서며 군을 곤혹스럽게 몰아간다. 장병들을 괴롭히는 것은 상인들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군부대가 시골에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나 유관단체로부터 끊임없이 대민지원 요구가 들어온다. 대민지원의 형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농번기에 모내기나 추수를 돕거나 폭우·폭설이 내렸을 때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농사일부터 시설보수, 심지어 과외 선생님 업무까지 다양해졌다. 병력 감축으로 인해 항상 일손이 부족한 부대 입장에서 대민지원을 내보내는 것은 적잖이 부담스러운 일이고, 장병들 역시 훈련과 업무를 하면서 휴식을 쪼개 대민지원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군인들이 자신들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때때로 더 많은 일손을 요구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군복을 입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가 된다는 의미한다. 장병들은 불합리한 일을 당하더라도 군복을 입었기 때문에 침묵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그 누가 군복을 입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까?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바뀌어야 선진국, 이른바 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이처럼 군인을 비하하거나 경멸하는 국민들이 많은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서 군인은 비하와 경멸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과 우대의 대상이다. 선진국 국민들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안팎의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군인을 존경하고 감사를 표하며 그 사회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우를 제공한다. 우선 급여 체계가 일반 공무원들과 다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군의 하사나 소위의 연봉이 2200만~2500만원 수준인 것과 달리 미군은 갓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한 이등병(Private E1) 기준 기본급만 1만8802달러(약 22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식비(연 2000~2400달러), 주택수당, 의류수당이 더해지고, 해외 파병, 군함 또는 항공기에 타는 병사들은 직종에 따라 월 70~1000달러의 추가 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에 해외 파병 근무에 투입되는 병사들은 이등병이라 할지라도 실제 연봉이 우리 돈으로 따지면 3000만~4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급여에서만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과 직계가족은 무료로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면 복무기간 중 연간 4500달러(약 526만원) 안팎의 학비가 지원되며, 전역 후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면 최대 8만3000달러(약 9700만원)을 지급받는다. 결혼한 병사에게는 주택 구입비용 또는 임대비용과 가족에 대한 식비가 지원되며, 거의 모든 생필품과 가전제품, 차량 등을 면세 혜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임무 수행 중 전사한 장병의 가족에게는 각종 기금과 보상금을 합쳐 약 100만 달러(약 11억 7000만원)이 지급되며, 사망 후 6개월 간 주택 및 주택비용을 제공하고, 1년 간 군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과 더불어 평생 계급에 따른 연금이 지급된다. 군복을 입은 사람을 예우하는 것은 국가만이 아니다. 선진국에서 군인은 존경과 예우의 대상이며, 시민들이 군인을 대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가령, 군복을 입고 식당에 가면 식사비용을 대신 계산하는 사람이나 음식 값을 아예 받지 않는 식당 주인도 종종 찾아볼 수 있고, 길거리에서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감사인사 세례를 받기 일쑤다. 극장이나 운동경기장에 훈장을 받은 군인이라도 나타나면 행사를 시작하기 전 기립박수를 받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가는 군인에게 항재전장(恒在戰場), 즉 언제나 전쟁터 한 가운데에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강조하며 군복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죽을 수 있는 군인을 위한 수의(壽衣)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국가와 사회가 군복에 부여하는 의미는 수의(壽衣)가 아니라 수의(囚衣), 즉 죄수복에 가깝다. 군복이라는 수의를 입은 청년들은 최저시급의 1/10도 안 되는 봉급과 수용소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국민과 사회로부터 군바리라는 조롱과 호구 대접을 받으면서 2년을 버텨야 한다. 이를 거부한 청년들은 죄수복이라는 수의(囚衣)를 입고 옥살이를 한 뒤 평생을 전과자로 살아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죄수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군인도 군복 입은 자이기 이전에 시민이고 사람이다. 군복 입은 자를 비하하고 손가락질하며 푸대접하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자신의 목숨과 가족의 앞날을 내던져 희생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타인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의인(義人)이라 칭송하면서 목숨과 청춘을 바쳐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에게는 왜 이러한 인식과 처우가 주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이일우 군사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독일, 통일 뒤 첫 증군…18만 5000명 상한선 해제

    독일, 통일 뒤 첫 증군…18만 5000명 상한선 해제

     독일이 통일 이후 처음으로 연방군(이하 독일군) 증원에 나선다.  독일 국방부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동, 서독 통일을 이룬 1990년 이래 지속하던 감군 흐름에서 벗어나 해외 파병 등 수요 증대에 맞추어 증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7년 동안 군 병력 7000명과 군무원 4400명을 추가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대중비 빌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 밖의 해외 임무 수행 등을 증군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독일군은 국가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강화를 주문받으며 러시아에 인접한 국가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파견군 동참과 유엔 평화임무 수행을 위한 해외 병력 지원 확대를 계속해서 요청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 우방들의 ‘이슬람국가’(IS) 퇴치에 군사적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압력도 커졌다.  앞서 그런 맥락에서 독일 정부는 군사기금도 343억 유로(45조 7400억 원)에서 오는 2020년까지 392억 유로(55조 2743억 원)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방안은 앞으로 연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990년 통일 당시 독일은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 자국 주권을 제한하던 전승 4개국과의 합의를 거쳐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군인 수를 37만명 미만으로 억제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에 따라 통일 당시 58만 5000명까지 하던 군을 지속적으로 줄여 지난 4월 기준 17만 7077명까지 낮췄다. 이들 병력은 최단 7개월에서 최장 23개월까지 복무하는 지원병 9767명과 이들을 제외한 직업·장기 복무 병력 16만 7310명이다.  독일은 특히 징병제를 유예하고 지원병제로 바꾼 2011년 당시 병력 상한선을 18만 5000명으로 정해 줄곧 이를 지켜왔다.  독일은 그러나 주로 국제사회의 요구에 맞물린 증군 수요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군론이 대두됐고 이번에 국방부의 세부계획 발표로 이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독일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규모는 나토가 회원국에 목표치로 제시한 2.0%에 크게 모자라는 1.16%가량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특전사 파병부대 장교와 해외 의료봉사단의 여의사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스토리로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시청자,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붙잡아 놓으며 이른바 ‘태후 신드롬’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일등공신은 역시 주인공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다. 유시진 대위는 훤칠한 키와 외모, 다부진 근육, 그리고 육사 출신의 엘리트 특수부대 팀장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유 대위는 시내에 데이트 나왔다가 헬기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가 하면, 시종일관 폼 나는 군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나오며,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별 세 개인 특전사령관의 명령도 무시하고 무전기까지 꺼버리는 패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패기와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상남자’ 특수부대 대원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것이겠지만, 실제 특전사는 이러한 호연지기는 고사하고 온갖 규정과 규제에 묶여 점차 야성을 잃어가며 ‘보이스카우트’ 대접을 받고 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제 장비는 쓰지 말라“ 9.11 테러 이후 세계 각지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각국은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한 특수부대 강화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IS 테러리즘이 세계 각지에서 창궐하며 대테러 특수부대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수부대원 개개인의 초인적인 정신력이 특수부대의 전투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면, 군사과학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 특수전은 속된 말로 ‘장비빨’이 얼마나 받쳐 주느냐에 따라 특수작전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장비의 수준이 특수부대의 전력 수준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문제는 ‘안 되면 되게 하라’ 정신으로 정신력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도 탑클래스로 평가받던 대한민국 특전사가 ‘장비빨’에 밀려 점차 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특전사 훈련 사진과 다른 선진국들의 특수부대 훈련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군대나 무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장비다.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 특히 특수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가로 평가받는 미국의 특수부대를 잘 살펴보면 대원 개개인의 총기나 헬멧, 조끼, 심지어 전투복까지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미군 델타포스(Delta force)나 네이비씰(Navy SEAL) 대원들은 같은 팀이라도 사용하고 있는 총기가 모두 제각각인데, 미군 제식소총인 M4 카빈을 비롯해 독일과 벨기에서 특별히 주문한 HK416이나 SCAR, 심지어 러시아제 AK-47을 개조한 총기를 쓰는 대원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M4 카빈의 경우 대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총열, 개머리판, 조준장비, 탄창, 심지어 몸통까지 커스텀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장이나 보호장구, 군장도 마찬가지다. 전술조끼나 방탄복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고, 보급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도로 사제 장비를 구입해 쓰거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보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장비를 구할 수 없는 경우 직접 해외에서 제품을 구해 장병에게 전달해주는 비영리 민간단체(Troops Direct)까지 있다. 그렇다보니 미군 특수부대원 1명이 몸에 두르고 있는 장비의 가격을 뽑아보면 준대형 세단 한 대 가격을 가볍게 웃도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에 맞게 환골탈태 수준으로 개조한 소총과 권총에 1000만~1500만원 이상, 최신 방탄복과 헬멧, 피복류에 300~5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첨단 통신장비와 휴대용 저격수 탐지 시스템 등의 생존 장구류까지 합치면 병사 개인당 장비의 가격은 수천만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이슬람 테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선진국 특수부대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서 유일하게 역행하는 부대가 딱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특전사이다. 특전사는 지난해부터 국가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 또는 검증받지 아니한 규격, 국방부 요구조건에 미충족하는 저급, 저질제품의 사용 및 유입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대원 개개인의 사제 장비 사용과 부대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시작했다. 나이프나 멀티툴, 모자 등 일부 품목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총기 부품이나 방탄 장구류, 야간 투시 장비 등의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령부 차원에서 이러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일선 부대에서 사제 장비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보급되는 레일과 조준장비가 개개인에게 맞지 않거나, 총기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성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부착했던 각종 부품과 부수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수전사령부에서 이러한 지침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규정 때문이다. 군은 군수품 표준화업무규정에 따라 모든 무기체계와 장비를 표준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방기술품질원 등 전문기관에서 검증된 규격과 형상의 무기체계를 운용함으로써 사용자 운용 편의성과 군수보급상 이점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비정규 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 대원들로부터 거센 반감을 사고 있다. 가령 특전사 대원들의 표준 개인화기인 K-1A 소총의 예를 들어보자. 특전사 대원들 사이에서는 K-1A 소총의 접철식 개머리판 대신 M4 카빈에 쓰이는 신축식 개머리판을 부착하고, 사제 레일 시스템을 달아 여기에 자신에게 맞는 배율 조준경과 도트사이트, 수직 손잡이 등을 추가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제 개머리판은 더욱 안정적인 견착을 가능케 해 중거리 사격에서 명중률을 높여주고, 2개의 광학조준장비는 가까운 표적이나 먼 표적에 대해 빠른 조준 전환을 도와줌으로써 신속한 사격이 가능케 해준다. 그런데 규정대로라면 이러한 개조는 불법이며, 총기에 부착된 모든 부수기재는 떼어내거나 부대에서 보급되는 장비를 달아야 한다. 특히 전술훈련평가 때는 이러한 장비가 다른 팀 또는 다른 부대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하여 부착을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훈련이 있을 때 특전사 대원들이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맨총’을 자주 들고 나왔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각종 장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총기를 들고 언론사 사진에 찍히면 스스로 규정위반을 인증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전역을 앞두고 있다는 한 특전부사관은 사령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대원들이 사비를 털어 장비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소연하고 있고, 주요 군사전문매체와 언론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특전사령부는 그 어떤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주눅 드는 특수부대 "How about you and your Korean Boy Scouts go back home, and train with your mama's?(너희 한국 보이스카우트들은 집에 돌아가서 엄마랑 훈련하지 그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의 팀과 연합훈련 중이던 미군 델타포스 팀장이 주인공 팀에게 던진 조롱이다. 물론 실제로 동맹군 사이에서 이런 수준의 폭언이 오가는 경우는 없지만, 미군 입장에서 지금의 한국군 특전사가 ‘보이스우트’처럼 보이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보이스카우트는 주로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가입하고, 조직에서 정해준 유니폼과 규정에 따라 움직이며 각종 행사에서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상당히 작용하는 편이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의 특전사는 ‘육군본부’라는 ‘엄마’의 치맛바람에 묶여 있는 ‘보이스카우트’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특수부대는 일반 부대와 편제와 운영, 전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독립된 지휘체계와 군수보급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의 경우 사성장군이 지휘관인 별도의 특수작전사령부(SOCOM·Special Operations Command)가 존재하며, 미 육군의 그린베레, 해군의 네이비씰, 공군의 24특수전술대대 등의 작전지휘와 보급을 모두 특수작전사령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한국군 특전사는 평시 육군본부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훈련과 보급 면에서 특수전과는 거리가 먼 육군본부의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 특수전 훈련 현장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종합해보면 함께 훈련하는 미군 입에서 ‘보이스카우트’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하다. 사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특전사는 정말 폼 나고 멋진 조직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특전사 대원의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표적과 표적 사이를 걸어가는 교관을 피해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외출 나온 대위가 긴급 복귀를 위해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 허구일 뿐, 실제 현장에서 전해지는 특전사의 실태는 드라마 속 내용과 거리가 좀 멀다. 교관을 앞에 두고 전진하면서 폼 나게 사격 훈련하는 대신 공포탄 탄피도 잃어버릴까봐 총기에 탄피받이 붙이고 탄피 주우러 다녀야 하고, 훈련 도중 불쑥불쑥 나타나는 평가관과 통제관에서 상황 브리핑도 해야 한다. 여주인공을 뒤로 하고 폼 나게 헬기로 출동하는 대신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 중 한미연합 특수작전 훈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과 치열한 실전을 경험했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이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특전사는 간부로 이루어진 비정규전 전문 프로 집단이다. 특전사 대원 하나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과 수련으로 다져진 야수들이며, 이 야수들은 유사시 적진 한가운데에서 일당백으로 싸우는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적진에 홀로 고립되어 1대 다수로 싸우려면 그 전술은 변칙적이어야 하고 비상식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비정규전이라 부른다. 정규전을 수행하는 일반 육군 부대의 규정, 그리고 부대 운영 원칙을 비정규전 부대인 특전사에 적용하는 것은 야영 전문가들을 앉혀 놓고 보이스카우트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다름없다. 특전대원들의 잃어버린 야성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이제 적어도 특수부대에서만큼은 규정과 방침에서 유연성을 좀 갖는 것이 어떨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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