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원가 내년부터 공개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해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 등 47개 법률안을 처리했다.
주택법 개정안은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공공택지에서 공공기관이 분양하는 모든 아파트와 민간이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거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의 경우 택지비, 공사비, 설계·감리비, 부대비용 등 주요 항목의 원가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는 특히 이날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파병기간을 내년말까지 1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견 연장동의안’을 처리, 본회의로 넘겼다. 여야는 찬성 10, 반대 2표로 가결된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이 연장 동의안을 9일 본회의서 처리하기로 했다.
법사위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계속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처리하려는 열린우리당에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등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한편 행자위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4대입법 가운데 하나인 과거사진상규명법 상정을 시도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연기됐다.
이에 앞서 행자위 의원들은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찬성 13, 반대 5, 기권 1표로 가결한 뒤 법사위로 넘겼다.
여야는 오전부터 임시국회 소집 여부를 놓고 팽팽한 설전을 주고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뒤 한나라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천정배 원내대표가 전날 밝힌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 처리 유보’방침을 철회할 수도 있다면서 압박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생관련 법안은 정기국회내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불참’원칙을 재확인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800여건의 민생경제법안 처리는 물론 국가보안법 토론도 거부하고 있는데 무슨 일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반대만을 위한 반대, 경제가 망해야 한나라당이 살아난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임시국회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은 4개 국론분열법을 날치기하기 위한 장을 만들려는 그런 책략이 분명하기 때문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800여개 법안 가운데 상임위에서 합의한 80여개 법안을 처리하면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은 없다.”고 임시국회 참여 요구를 일축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히 맞서 쉽게 접점을 찾아내기 어려워 보이지만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단독으로 소집할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한나라당도 무작정 반대하다가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경제 법안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종수 전광삼기자 vie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