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파병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위성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AP통신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20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시사 평론가 정범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시사 평론가 정범구

    시대를 풍미한 3인의 용사가 있었다. 에라스무스는 ‘우신예찬’으로 중세교회의 부패를 지적했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로 영국사회를 비판하면서 이상적 평등사회를 주창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로 중세의 기사도를 풍자했다. 이들은 사상가로서의 업적도 많이 남겼지만 ‘시사평론가’라는 공통점에서도 눈길이 모아진다. 톨레랑스(Tolerance)라고 했던가.‘당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는 뜻이다. 독선의 논리로부터 자기 스스로 벗어나길 요구한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 시대의 고민이기도 하다. 한 무당이 있었다. 한때는 국회의원을 지냈다. 세상의 온갖 잡신을 접했다.‘언제나 처음처럼’을 깨달았다. 다시 무당으로 돌아왔다. 수준이 한 차원 높아졌다. 톨레랑스를 생각한다. 흑백 논리에 빠지는 지식인 문화를 우려한다. 이 때문에 늘 합리적 토양 위에 서 있으려 한다. 정범구(52)씨. 개혁 성향의 진보논객, 대표적 시사평론가, 방송인 등으로 불린다. 지난해 4월 변호사 출신 오세훈씨와 함께 17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꼭 1년이 지났다.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선 정치권과 거리를 완전히 두었다. 다소의 후유증과 유혹이 있으련만 말끔히 극복해냈다. 아울러 시사프로그램을 맡아 ‘시사평론가’로서 왕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CBS 라디오에서 ‘정범구의 뉴스매거진 오늘’(김갑수 연출, 월∼토요일 오전 9시∼ 11시30분)을 맡았다. 또 CBS-TV ‘정범구의 누군가’(최영준 연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15분),EBS ‘TV정치교실’(김현 연출, 매주 목요일밤 11시40분∼ 12시40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뉴스매거진 오늘’의 경우 ‘생활 밀착형 뉴스’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교육제도와 청소년 문제, 웰빙뉴스 등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춰 청취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국민들의 궁금증과 해결책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코너라 참 좋은 것 같다.’는 글이 자주 올라올 정도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현대41타워’ 스카이라운지에서 정씨를 만났다. 그는 ‘시사평론가’를 무당으로 비유했다. 떠돌아다니는 여러 잡신을 자신의 몸속에서 꽁꽁 엮어매 국민 각자에게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전달자 역할을 해주는 것이란다. 아울러 타자(他者)와 공존할 수 있는, 즉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합리성과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脫정치 1년’… 평론가 명성 되찾아 “지난 1년은 개인적으로 볼 때 정말 편한 시간이었습니다. 유시민 의원이 (정계)은퇴하는 저를 보고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했다고 하더군요. 늘 긴장해 있다가 시민사회로 돌아온 자유인이라고나 할까요.” 정씨는 4년(16대 국회)을 회고하면서 “어항 속의 물고기로 일거수일투족이 주시될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계 은퇴의 속사정을 묻는 질문에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새천년)민주당이 분당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비장함이 생겼다고 술회했다. 이울러 이라크파병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많은 비애를 느꼈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정계에 입문했을까. 지난 1997년 대선때 민주당에서 몇 차례 러브콜이 있었지만 거부했단다. 얼마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침식사를 하자며 정씨를 불렀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이는 정 박사보다 많지만 개혁의 열정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말로 정씨를 설득했다. 결국 다가온 운명이려니 하면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정치 운동장’에서 뛰어보자고 마음을 정했다고 했다. 덕분에 국가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등을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의 정치구도에 대해 시사평론가로서 어떤 전망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우익보수인 한나라당과 좌익진보인 민노당, 그리고 중도정당인 열린우리당 등이 있지만 양극화되다 보면 중도정당은 자연히 세력을 잃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오는 30일 국회의원 보선이 끝나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른 후에는 열린우리당은 동요할 수밖에 없으며 좌파인 민노당과 우파인 한나라당이 대립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린시절부터 사회의식에 눈떠 “인생의 미래는 흥미로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어떤 배역이 주어질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거든요.” 과거의 정치는 모르는 것을 통괄했지만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면서 “현재의 심정에서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논객으로, 시사평론가로 할 일이 많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씨는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지만 선친이 미8군 군무원이었던 까닭에 어린 시절을 경기도 평택에서 지냈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에는 동두천으로 이사했다. 이런 연유로 어린 시절에는 미군부대 주변의 유흥업소 종사자, 춥고 배고픈 사람들과 자주 접했다. 인권의 사각지대를 몸소 체험한 것. 이같은 주변 환경 때문인지 ‘왕눈이’라는 별명답게 초등학생 때부터 일간 신문을 읽는 등 사회의식에 눈길을 던졌다. 지난 75년 경희대를 졸업한 직후 첫 직장으로 서울기독교청년회(YMCA) 사회개발부 간사 공채 1기로 취직했다.4년 뒤에는 강원룡 목사 등의 권유로 독일 개신교에서 추진하는 ‘기독교 사회운동가’라는 장학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숨막히던 유신말기여서 독일유학은 탈출구나 다름없었다. 독일 유학 20일 만에 10·26사건을 접했다. 이후 5·18 광주민주화 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 소식이 독일 매스컴의 톱뉴스를 차지했다. 젊은 그에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 사회의 모순이 과연 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마르크스의 서적에 빠지기도 했다.‘너희가 나를 따르려거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예수의 삶을 체험한다는 각오로 자동차 공장, 식당, 막노동 등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때 그는 유럽지역의 유학생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김세균 서울대 정외과 교수,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교수, 김대환 노동부장관, 송두율 교수 등 여러 인사와 함께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세미나를 열었다.80년 5월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 전국청년조직 대회에 한국 유학생 대표로 참석했으며, 이때 대회 의장을 맡은 슈뢰더 현 독일총리와 자연스럽게 만났다. 11년 동안의 유학생활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토양이 됐다.90년 귀국한 그는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등에서 강사를 하다가 94년 기독교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을 맡으면서 시사평론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1년 유학생활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토양 특히 97년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 합동 TV토론의 사회를 맡아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이후 98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범구입니다’를 비롯해 KBS-TV ‘정범구의 세상읽기’‘정범구의 시사비평’ 등을 진행하던 중 2000년 16대 국회(경기 고양 일산갑)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승마를 즐기고 있다. 정치권에서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말을 타고 달리노라면 위풍당당해지고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했다. “요즘 정치를 보면 어떤 희생양을 만든 다음 그에 대한 역작용을 통해 개혁에너지로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 구성원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다르듯 4800만명을 끌고가는 리더는 분열과 경쟁이 아니라 통합과 평등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대열의 뒤를 돌아보고 낙오자가 있으면 손잡아 이끌어줘야 하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인근 소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술잔을 기울이면서 “정치를 그만둔 뒤 아내와는 다시 연애하는 기분으로 돌아왔다.”며 활짝 웃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충북 음성 출생 ▲71년 성동고등학교 졸업 ▲75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76∼79년 서울기독교청년회(YMCA) 사회개발부 간사 ▲79년 독일 유학(마르부르크필립대학) ▲90년 귀국, 경희대·충남대·한남대 강사 ▲92∼94년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정책연구실 실장 ▲94∼2000년 기독교방송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진행 ▲97년 12월 대통령 후보 합동TV토론 사회 ▲98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범구입니다’진행 ▲98∼99년 KBS-TV ‘정범구의 세상읽기’ 진행 ▲2000∼2004년 제16대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경기 고양일산갑) ▲2004년∼현재 기독교방송 ‘정범구의 뉴스매거진 오늘’‘정범구의 누군가’ EBS ‘TV정치교실’ 진행 ▲저서 정치개혁 시민운동론(공저·92년), 현대의 위기와 새로운 사회운동(공저·94년),21세기 프론티어-전환의 물결과 신발전모델(공저·94년), 정범구의 세상읽기(98년)
  • “역사왜곡 민간차원 대응이 효과적” 서중석 성균관대교수

    “역사왜곡 민간차원 대응이 효과적” 서중석 성균관대교수

    중국에는 일본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는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통해 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일본 역사왜곡 문제가 터지면서 안 그래도 바쁜 몸이 더 바빠진 사람이 있다.‘한국현대사 1호 박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성균관대 사학과 서중석 교수. 여기저기서 그를 모시려는 손짓도 늘었다. 연이은 모임과 회의에 지쳤는지 인터뷰 자리에 앉으면서도 “회의부터 줄여야 돼.”라면서 웃는다.‘학자는 연구논문으로 말한다.’는 지론 때문인지 인터뷰 내내 쑥스러워하면서도 역사문제를 거론할 때는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얘기는 마침 20일 출범식을 가진 ‘동북아 바른 역사기획단’에서 풀어 나갔다. 기획단은 일본 역사왜곡에 대한 민관합동 대응기구다.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등 기존 기관과 단체를 놔두고 또 하나의 단체가 왜 필요하냐고 물었다. 이슈가 터질 때 취해지는 일종의 ‘오버액션’이 아니냐는 것이다. 서 교수도 “고구려연구재단 발기인대회 때부터 그런 주장을 했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동북아 혹은 동아시아 연구재단’하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해놔야 중국·일본측 연구자들도 끌어들일 수 있고, 또 역사문제는 무엇보다 민간 연구자들간 교류가 핵심인데 일이 생길 때마다 국가기구를 만든다면 외국에서 뭐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대답을 묻자 “알았다.”고 고개만 끄덕였다고 한다. ●‘동북아 균형자론’ 긍정적 평가 이어서 이게 정말 역사전쟁이냐고 물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모두 껍데기는 ‘역사학’이지만 속 내용은 결국 ‘정치학’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서 교수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답했다. 논리에는 논리로 대응해야 하기에 “기본적으로는 역사학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21세기에도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이미 역사학의 문제를 넘어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서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을 옹호했다. 중국에는 일본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는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통해 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중·일 ‘공동’의 역사인식은 가능할까. 알려진 대로 서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는 5월 중 한·중·일이 함께 만든 역사교과서 부교재를 출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백영서 교수는 ‘동아시아사’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동아시아사로 통합됐다기보다 서로 분리된 채 한·중·일 3개국의 역사를 모아 놓은 삼국지 같았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이런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한·중·일 3개국 국민 모두에게 호소력과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서 교수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이는 역사왜곡사태 와중에 얻은 가장 큰 수확물로 한·중·일 시민사회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점을 꼽는다는 데서 잘 드러났다. ●한·중·일 시민사회 수준 한단계 올라서 서 교수는 역사교과서 사태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양심세력들이, 중국에서는 사회주의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제약받던 민주시민의식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과 한국사람들도 왜 일본 우익은 머리를 숙이지 않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일본에 강하게 대응하면 반중·반한 감정만 생긴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외려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강하게 대응해 일본에 일정 정도 충격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일본 자신을 위해 좋고 한국과 중국에도 좋다.”고 말했다. 얘기를 최근 사학계의 논쟁점 가운데 하나인 대중독재론으로 돌렸다. 일단은 부정적이었다. 서 교수는 “그 논리를 제대로 읽지는 못했다.”면서도 “어떤 한 사건이나 일화가 아니라 전체적인 시각으로 한국사를 들여다 본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박정희 향수를 예로 들었다. 서 교수는 60년대 경제개발의 원인으로 ▲한·일수교, 베트남파병 등으로 해외차관 도입이 쉬웠고 ▲50년대 대거 배출된 한글세대로 산업예비군이 풍부했는데다 ▲50년대말부터 미국 유학파들이 귀국하면서 이들이 기술관료로 행정부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를테면 자본+노동력+테크노크라트 3박자가 완비됐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박정희시대 경제개발을 박정희 개인의 지도력 덕분이다,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낮은 수준의 역사인식”이라는 비판이다. ●한국현대사는 功·過 양 측면 모두 봐야 그러나 최근 뉴라이트니 뭐니 해서 한국 현대사 서술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을 아꼈다. 대신 “한국의 현대사 자체가 공이다, 과다라고 딱 잘라 나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역동적인 시간이었다.”면서 “양 측면을 모두 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역사서술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은 잊지 않았다. 올해 서 교수의 연구초점은 해방공간에서의 좌파·민족주의 그룹인 여운형·김규식·김구 등이다. 조봉암과 이승만에 이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상범 전 의문사위원장 ‘4월 혁명상’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사월혁명회(상임의장 노중선)가 선정하는 16번째 ‘4월혁명상’을 받았다. 사월혁명회는 “한 전 위원장은 친일·친미·반공으로 얼룩진 이 나라 지배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학자적 양심과 꿋꿋한 기개로 평생을 바쳐 싸워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1960년 4·19혁명 당시 조선대 전임강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3선개헌 반대, 신군부 반대, 박종철 고문치사 진상규명 운동 등 독재정권에 항거,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헌신해왔다. 그는 2001년부터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과거사 청산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다음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아 고 최종길 교수 의문사 인정 등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는데 힘을 쏟았다. 한 전 위원장은 “앞으로 숙제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면서 “4·19혁명은 5·16쿠데타와 군사독재로도 누를 수 없었던 개혁시대의 밑거름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월혁명상’은 1990년 1회 이소선 여사와 장준하 선생을 시작으로 지난해 ‘이라크 파병 저지 애국 농성단’에 이르기까지 매년 4·19를 기념해 민주화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돼 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盧대통령 독일·터키 방문 마치고 귀국

    노무현 대통령은 8박9일 동안의 독일·터키 방문을 마치고 18일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프랑스·폴란드 방문에 이어 유럽연합(EU) 주요국가들과 정상외교 활동을 일단락지었다. 노 대통령은 독일 방문에서 교역 및 투자 기반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등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독일 정부의 협조와 지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1957년 수교 후 48년만에 우리나라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터키를 방문해 터키의 6·25 전쟁 참전으로 맺어진 전통적 우호관계를 돈독히 했으며 이라크 인접지대에 파병된 국군 자이툰 부대의 활동에 관한 터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확약받았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세제르 대통령 회담 “터키에 구매사절단 파견”

    터키를 공식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터키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올 하반기 중 터키에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아흐메트 네즈데트 세제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교역의 확대 균형을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구매 상담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금년 하반기 터키에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파견키로 했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세제르 대통령은 “이라크에 파견된 한국군대(자이툰군)가 파병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터키측에서 변함없는 지원을 하고 긴급상황 발생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노 대통령은 사의를 표시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세제르 대통령 앞에서 터키민요인 ‘위스크다르(Uskdar)’를 읊조려 터키측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근교의 지명인 위스크다르는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 자격으로 참전한 터키 군인들이 행군 중 불러 국내에서 크게 유행했던 터키의 전통 민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클릭이슈]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권위·노동부 충돌

    [클릭이슈]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권위·노동부 충돌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비정규직 법안에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15일 “균형 잃은 정치행위이자 월권”이라며 이틀째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는 인권위 결정에 힘을 얻어 정부·여당에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인권위의 업무 범주와 권한은 어디까지이며 권고·의견표명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새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대환노동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 비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이날 한 인터넷언론의 토론회에서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인권위를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김 장관은 “비정규직 전문가도 없는 인권위가 단세포적 기준으로 지나치게 단순하게 접근했다.”면서 “인권위 의견은 노동시장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 돌부리”라고 의견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내비췄다. 최근 인권위 결정에 정부 기관들은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공무원 직급에 따른 정년차이가 차별이라며 개선을 권고하자 중앙인사위원회는 반박 자료를 내고 ‘수용 불가’방침을 밝혔다. 지난 7일 초등학교 일기장 검사 개선 권고에 교육부도 불만을 드러냈고,12일 공무원 채용에 신체조건 제한이 차별이라는 결정에 경찰 등 해당 기관들도 “업무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인권위 “노동권은 인권문제의 핵심” 하지만 인권위는 비정규직 문제에 월권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인권’의 범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인권은 사회권적 인권의 핵심 중의 핵심으로 당연히 다루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이미 2003년 1월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는 한시기구(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2년 동안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과 유엔 사회권규약 등 기준을 검토하고 해외 사례도 연구했다. 법제개선담당관실 관계자는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유럽 선진국은 물론 우리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스페인·포르투갈에서도 규제 완화와는 별개로 비정규직을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면서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 등에서도 수차례 개선 권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민감한 시기에 발표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인기영합적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에는 “신중을 기하느라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공교롭게도 노사정위 시작과 맞물렸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인권위로 다 통한다? 기각·각하 93% 인권위의 결정에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권위에 진정하면 무엇이든 다 해결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 진정 가운데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하는 사건이 73%,‘조사결과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각하는 사건도 20%에 이른다.‘이라크전 파병이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했다.’는 진정은 조사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각하됐다.‘구치소 내 흡연 금지는 인권침해’라는 진정은 ‘질서유지의 필요에 의해 금연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진정에 의한 조사나 직권조사 외에 인권위법 25조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관계 기관 등에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개선 권고,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의견 표명, 파병 반대 의견 표명,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등이 대표적이다. ●권고·의견표명 법적 강제력 없어 이러한 권고나 의견표명에 강제력은 없다. 그러나 인권위법은 ‘해당 기관은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기관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인권위가 답변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권위 권고를 수용한 비율은 지난해 11월까지 92.2%이다. 이번 비정규직 의견표명처럼 정책이나 법령에 대한 수용률도 78.8%에 이른다. 인권위는 의견표명이나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피진정기관의 조치가 없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고, 권고에 대한 반응기한을 60일로 제한하는 조항을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권위법에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는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에는 ‘의견표명’을 하고,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나 제도·관행에는 ‘권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하고 “권고 결정만이라도 구속력을 일정 부분 인정해 주는 것이 인권위의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강화하는 현실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권위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목희 의원 “가던 길 계속 가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4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관련법안에 대해 ‘노동인권의 보호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에는 사실상 부정적’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자 열린우리당은 발칵 뒤집혔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황당무개하고,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뒤 “인권위의 의견표명과 관계없이 우리당은 우리의 길을, 국회는 국회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한 “국가인권위의 의견표명은 수많은 의견표명 중 하나로 간주하겠다.”며 의미를 축소시켰다. 그러나 국가기관인 인권위가 ‘이라크전 파병반대’에 이어 두번째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비정규직법안의 4월 처리를 목표로 하는 정부·여당은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노사정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인권위 의견 표명은 국민 경제의 관점에서 무지한 탓”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자칫 인권위의 의견표명이 비정규직 계층의 처지를 개선하려다가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이 일본과 다르려면/김민환 고려대 언론학 교수

    1959년도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고작 83달러였다. 이 수치 하나만으로 당시의 궁핍이 어느 지경이었는지 알고도 남는다. 문제는 가난이 아니라 그것이 해소될 전망이 도무지 없어 보였다는 사실이다.6·25 이후의 베이비붐으로 어린아이가 늘어 살림살이 전망은 앞이 캄캄할 따름이었다. 장면 정부 시절에 경제개발 계획을 세우고자 했지만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국자를 곤혹스럽게 한 것은 북한의 존재였다.5개년 계획이 끝나는 시점의 경제지표를 실현 불가능할 정도로 높여 잡아도 북한이 1959년에 이미 달성한 바에 미치지 못하는 분야가 허다했다. 그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북한은 가난해서 거지가 득실거린다.”는 대민 선전이 뿌리째 흔들릴 판이었다. 그러나 60년대에 우리나라는 몸에 밴 오랜 궁기(窮氣)를 떨어내고, 세계 자본주의사에 남을 만한 기적을 이루었다. 무엇이 우리 경제에 기적을 안겼는가? 그 이유로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른바 베트남 특수이다.1965년부터 1972년까지 베트남 전쟁으로 우리가 벌어들인 총 수입은 1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바람에 1인당 GNP는 1964년에 105달러였으나 1973년에는 373달러로 300%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특수로 우리 산업기반 자체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베트남 파병으로 미국의 신뢰를 얻어 외자도입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렸고, 그로 인해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의 전략적 기간산업의 설비 구축에 성공할 수 있었다.6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에서 우리 기술로 냉장고와 텔레비전 수상기를 만들어냈을 때 국민은 그런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했다. 그런 기쁨은 만약 베트남 특수가 없었다면 아마 최소한 몇년은 더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베트남 특수의 성과는 외형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 쌓은 우리 토목 건설의 경험은 1970년대 이후 중동 등 각지에서의 해외건설 붐을 가능하게 했다. 더구나 우리 기술자들이 베트남으로 중동으로 진출하면서 경제활동의 범위가 그야말로 지구적으로 확장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소득이다. 우리가 60년대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데에 베트남 특수가 기여한 바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로 하여금 느닷없이 베트남 특수를 생각하게 한 것은 일본이다. 일본 역시 이웃나라의 전쟁 덕을 톡톡히 본 나라다.2차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경제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한국전쟁 특수로 단숨에 2차대전 이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켜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기고 나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전쟁 덕으로 다시 일어섰으면서도, 일본은 우리 가슴에 끊임없이 못을 박는다. 총리라는 분은 잊을 만하면 신사를 참배하고, 정객들은 시도 때도 없이 망언을 내뱉는다. 일본에도 한류가 통하고, 그래서 이른바 ‘욘사마 붐’이 일고, 그 여파로 요즘도 남이섬이 통째로 일본 관광객 차지가 되어 있는 사실에서 일본 국민의 정서가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하지만, 일본의 우파 정치인들, 우파 지식인들은 그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기 일쑤다. 그들은 2세에게 일본인으로서 긍지를 갖게 하는 데 우리나라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고 여기는 것 같다. 속좁은 일본에 대해 우리가 모멸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좋은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일본이 우리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베트남을 위해 무엇을 도울까를 아울러 생각해야 한다. 김민환 고려대 언론학 교수
  • [기고] 대통령의 ‘형제나라’ 터키 방문/권영재 주 터키대사

    터키인은 우랄알타이어를 쓰고 몽고반점이 있는 몽골리안으로 우리와 민족의 뿌리가 같으며, 한국전에 참전한 혈맹의 우방으로서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를 만큼 우호감을 갖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번째로 1957년도에 우리와 수교한 원로 우방국이다. 양국간 수교 이후 터키의 대통령과 총리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한국 대통령은 그동안 한번도 터키를 방문한 적이 없으므로, 혈맹의 우방국으로서 외교적으로 큰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수교 48년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방문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인이 처음 터키에 근무하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터키는 그들의 따뜻한 우호감과는 달리, 한국이 터키를 잘 모르고 냉랭하게 대하는데 대해 서운함과 불만의 감정을 갖고 있었으며, 양국간 투자는 전무했고 교역량은 불과 1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러다가,1990년대 말부터 5년 동안 한국과 터키의 관계는 극적인 발전을 이룩해왔다.1999년 터키가 대지진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전달한 200만달러에 이르는 현금과 물자는 터키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아울러 2002년도 월드컵대회에서 보여 주었던 우리 국민들의 열렬한 터키 사랑 표현은, 그동안 쌓여왔던 한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말끔히 씻어내고 피를 나눈 우방의 확신을 갖게 했다. 그 결과,2004년말 한국의 대 터키 투자액은 3억달러에 육박했고, 양국간 교역량은 23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방한 교류협력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여, 바야흐로 양국관계는 상승일로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양국간 기존 우호관계의 한 단계 격상은 물론 국익 차원의 경제통상 증진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에 그 중요성이 있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의 중앙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소련의 개방에 때맞추어 독립한 터키어를 쓰는 신생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와 특별한 우호관계에 있어, 이들 국가들과 통상과 투자 진출의 거점으로 터키의 가치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 더구나, 오는 10월 터키의 유럽연합(EU)의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는 터키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 제고와 활력을 불어넣어 향후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부응하여 양국간 투자·교역량도 각별한 우호관계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우리 군의 이라크 북부지역 파병은 인접국 터키의 전적인 이해와 후원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노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1·30 총선을 치른 이라크 국내 상황을 조율하고 평화유지 및 향후 재건사업을 위한 진출을 고려해볼 때 시기적으로도 적절하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는 2007년은 한·터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로, 대통령의 이번 터키 방문을 계기로 2007년을 ‘한·터 우정의 해’로 선포, 양국에서 폭넓은 경제·사회·문화·예술 교류행사 등 대대적 연중행사를 계획·추진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하여, 지난 반세기동안 다져온 양국관계가 종합적으로 극대화되어 진정한 ‘형제의 나라’ 차원으로 승화되는 새로운 장(章)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마음 속으로부터 좋아하고 ‘형제의 나라’라고까지 표현하는 국가가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터키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터키는 우리에게 진정 ‘멀지만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권영재 주 터키대사
  • [직격토론] 日 “한국 독도지배 강화땐 맞대응”

    [직격토론] 日 “한국 독도지배 강화땐 맞대응”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면서 한·일 양국관계가 유례없는 냉각기를 맞고 있다. 서울신문은 8일 건국대 법대 김창록 교수와 도쿄신문 야마모토 유지(山本勇二) 서울지국장의 대담을 통해 교과서·독도 문제 등 쟁점과 양국간 동반자 관계 재정립을 위한 해법을 찾는 자리를 마련했다. ●야마모토 유지 지국장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다. 양국의 외교로 사태가 현재보다 나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10%도 없고 관심도 없다. 한국이 독도에 대한 지배를 강화한다면 일본도 대응을 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다케시마에 대한 보도가 없었는데 일본 정부의 대응도 변한 것으로 짐작된다. 교과서의 경우 합격본이 신청본보다 많이 수정됐다. 부드러워졌다. 채택률도 높아질 것이다. ●김창록 교수 독도 문제는 일본 정부가 지나치게 갈등을 키우고 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분명히 한국의 땅이다. 한국민들은 영토 문제만이 아니라 과거사와 직결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계속 도발하면 이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진다. 문제의 본질과 한·일 관계를 고려해 잘 관리해야 한다. 교과서의 경우 역사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계속 검정과 채택률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일본은 역사문제에 대한 몰이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야마모토 양국 국사교과서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한·일합병에서 광복까지 40년을 60페이지에 걸쳐 다뤘다. 일본은 2∼3페이지밖에 없다. 이같은 정보량 차이가 한·일 양국민의 역사 인식의 차이로 나타난다. ●김창록 양의 문제만이 아니다. 교과서 기술에 깔려 있는 역사 인식이 문제다. ●야마모토 도쿄신문에 한국 초등학교 역사교과서 내용을 소개했다. 일본 신문에서 한국 교과서를 다룬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안용복, 다케시마 편입, 위안부 문제, 안중근·유관순 선생 얘기도 했다. 조선총독부는 기간 시설을 정비하고 개발을 하고 토지 조사도 했지만 한국인은 이 점에 대해서 강하게 부인한다고 기사를 썼다. ●김창록 최근 문제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사회가 분기점에 와 있고 그 분기점이 무엇을 의미하며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일본 정부의 태도가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야마모토 4년 전 교과서 파동 때와 비교해보면 과거에는 일본의 많은 교과서가 위안부 표현을 썼지만 현재는 거의 없다.4년 전보다 역사 반성이 명백하게 줄어들고 일본이 아시아 근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이 늘었다.1995년 무라야마 총리는 식민지배와 전쟁에 대해서 사과했다. 고이즈미 정부도 이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일·미동맹, 중국의 강대국화, 북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우경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일본 사회가 무라야마 총리 시대와는 달라지고 있다.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대로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의미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김창록 1995년 무라야마 총리는 식민지배를 사과했고 1998년 한·일 신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도 오부치 총리가 거듭 사과했다. 고이즈미 정권 이후 기본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 일본 사회는 1998년 이후에 변화가 있었다. 북한의 움직임이다. 핵문제나 납치문제가 일본의 태도를 변하게 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김창록 북한 관련 문제들이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자위대 파병과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이 변하는 일본 사회를 보여준다. 일본의 정체성 변화가 한국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야마모토 일본 국민이 최근 2∼3년간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 문제이다. 북한이라는 위험한 나라가 있어서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됐다. 대북 압력책과 테러와의 전쟁을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변했다고 본다. ●김창록 대응방식이 중요하다. 납치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실제 갖는 의미보다 너무 크게 과장됐다. 아시아 전체 질서에서 다뤄져야 하는데 너무 선정적으로 접근했다. ●야마모토 일본은 납치문제 때문에 북한을 지지할 수 없다. 일·북 수교를 하자는 여론이 줄어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직접 시작한 외교니까 수교를 위해 노력하지만 외무성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김창록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지향하는 국가로서 근린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북한을 절대악으로 규정하면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 세계의 지도국이 되겠다고 하기 전에 아시아에서 먼저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야마모토 일본 국민들은 일·한 관계에서 일본이 가해자, 한국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다.1998년 이후 월드컵 등 문화교류가 강화되고 파트너십이 생기면서 일·한 관계는 가해자·피해자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북 관계는 납치와 미사일 문제 등을 이유로 일본이 피해자라는 생각이 계속됐다. ●김창록 한국민은 북한 정권을 지지하진 않지만 북한을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지메를 당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일본은 한국이 같은 자유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편을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역사적 맥락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잘못된 판단이다. ●야마모토 일본의 70대 이상 정치인들은 외교적으로는 사과를 하는 느낌이 있었지만,50∼60대 정치인들은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김창록 한국도 변했다. 김종필로 상징되는 일본통이 물러났다. 그 사람들이 지나치게 일본의 이해관계를 생각하면서 자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1987년 이후 한국은 크게 변했다. 스스로 민주화를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일본의 정치인들은 과거 문제보다는 현재의 경제력에 걸맞은 군사력을 갖추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저자세 외교로부터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1998년 ‘한·일 신파트너십 선언’으로 과거사 문제를 털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진정한 파트너가 되자고 약속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이런 역사적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야마모토 일본과 한국 정치인의 교류는 활발하지만 불편해 보인다. 역사문제 때문인 것 같다. 일본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의 국회의원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도 일본의 새로운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없다. ●김창록 적극적인 상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은 양국 인식차를 해소하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식민지 배상문제를 해결하는 협정이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미봉책으로 덮어오다 보니 지속적으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야마모토 사할린·원폭피해자·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1980년대부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 평화기금 창설에도 간여하지 않았는가. 역사 인식을 정리하자는 데 동의하지만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외교방법을 제의했는데 한국은 일본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김창록 원폭 피해자 문제의 일부 해결은 피해자들이 소송을 통해 쟁취한 것이지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을 했지만 피해자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다. 게다가 고이즈미 정권 들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가 매우 부정적으로 변했다. 노무현 정부는 최근 일본이 보여주는 모습은 진정한 반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큰 인식차가 문제의 근원이다. ●야마모토 당분간 양국관계의 돌파구는 없다. 고이즈미 총리가 상반기에 한국을 오더라도 불편한 분위기가 될 것이다. 동북아가 계속 대립·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너무 어려운 시대가 왔다. 한편에서는 교류가 계속된다. 일본 관광객의 숫자는 변함없다. 이론 대립과 교류가 동시에 나오는 시대이지만 희망을 찾고 싶다.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창록 낙관적이라고 전망할 수 없다. 갈등의 뿌리가 너무 깊다. 식민지배에 대한 양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한 계속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역사에 대해 보다 겸허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 박지윤기자 koohy@seoul.co.kr
  • 휴전선 로봇이 ‘경계근무’

    최전방 철책선 일대의 경계력 강화를 위해 2007∼2011년까지 로봇 등 첨단 장비를 적극 활용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최전방 철책선 절단사건을 계기로 오는 2011년까지 최전방 GOP(일반 전초) 일대에 최신형 로봇형 영상센서와 광섬유 그물망,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최신형 로봇형 영상센서는 자동으로 물체의 감지 및 목표물을 추적하는 로봇을 활용하는 것으로, 로봇 가격은 1대당 약 8000만원에 이른다. 주·야간 영상 카메라와 열상센서를 갖춘 이 감시로봇은 이미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에서 2대를 운용중이다. 그러나 이 로봇은 영화에서처럼 이동할 수는 없으며, 제 자리에서 방향만 180도 바꿔가며 관측이 가능하다. 또 직경 3㎜의 광섬유 망을 철책선에 설치해 철책선을 절단하거나 잡아 당길 때 반사광으로 감지,CCTV와 중앙관제시스템에 전달하는 광섬유 망 경보체계 설치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40㎏ 이상의 물체가 침투하면 적외선으로 감지하는 마이크로웨이브 경보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육군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합참 관계관 통합 토의를 거쳐 소요 및 작전요구성능(ROC)을 결정, 내년 중 시험평가를 위한 대상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어 작전환경을 고려해 산악·야지(들판)지형 시험부대를 선정, 내년부터 2007년까지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대한 4계절 시험평가를 거쳐 2007∼2011년까지 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설치해 나갈 방침이다. 신현돈 국방부 공보관은 “중장기적으로 병력위주의 경계체제를 과학화 장비위주의 경계체제로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가 북핵을 만났을 때/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핵문제는 북한의 회담불참 선언과 미국의 회담복귀 요구가 평행선을 그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계기로 외교전쟁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축소 의사를 밝히자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의 대량해고 방침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발언은 한·미동맹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불편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일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몇주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연일 수많은 시위 군중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대사 추방과 독도 사수를 외치며 데모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일본총리 화형식과 함께 시위대가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에서는 독도가 우리땅임을 확인하는 확고한 결의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독도 관련 시위현장을 보면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진보와 보수가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가 되어 결의를 다진다는 점이다. 대북정책을 포함하여 한·미관계와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등 거의 대부분의 외교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는 이른바 남남갈등이라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접근법과 해법은 놀라울 정도로 상이했고 양극단을 달리곤 했다. 그런데 독도문제가 터져 나오자 우리나라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심지어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똑같은 분노와 결의를 표출하는 것이다. 일본대사관 앞에 반핵반김 단체 회원과 한총련 및 통일연대 회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일본 규탄을 하는 모습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독도문제에 관한 한 남남갈등이 무색할 정도로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북핵문제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은 미국의 대북 무시 정책과 협상의지 결여를 비판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반면 보수진영은 북한의 핵카드가 협상용이 아니라 핵보유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강경노선이 사태를 악화시키므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독도 문제에서는 보수 진보의 구분 없이 일본을 비판하는 똑같은 입장을 보이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반미와 반북이 강조되면서 서로 다른 인식과 해법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독도 문제만을 따로 떼어 이야기할 때는 소리 높여 반일을 외치던 보수진영이, 독도와 북핵문제가 섞여서 다뤄지면 일부이긴 하지만 딜레마에 빠져 내심 반일의 정도가 약해지곤 한다. 독도와 북핵 중 어느 것이 더 시급한 것이고 따라서 일본과 북한 중 어느 편이 더 적대적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토론자로 참석한 북핵관련 세미나에서는 독도문제보다 북핵문제가 보다 사활적인 안보 이슈라면서 독도 문제를 이유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한·일공조가 약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보수진영의 입장에선 독도로 인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일공조가 흔들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고민이 존재하는 것이다. 독도문제를 따로 고민하면 일본의 책임을 묻고 비판할 수 있지만 독도와 북핵문제가 같이 고민되면 일부 보수진영은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더 큰 나머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밉긴 하지만 그것이 자칫 북핵전선에서 한·일간 공조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나 독도문제를 놓고 남북공조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더더욱 보수진영에 용납하기 힘든 것이 된다. 북한 때리기를 위해 한·일공조가 더 필요한 마당에 독도 때문에 남북공조로 일본규탄을 한다면 이는 우리 보수진영에 매우 난처한 지경이 될 것이다. 민족보다 반공이 더 중요했고 반공을 위해서라면 친일파 등용도 용인할 수밖에 없었던 광복 후 역사가 오버랩되면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과학플러스]

    ●별의 축제 개최 한국천문연구원은 ‘과학의 달’을 맞아 초·중·고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전국 32개 천문기관에서 ‘별의 축제’를 개최한다. 우선 오는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천문연구원에서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관측, 전파천문대 견학, 천문관련 영화 관람 등의 각종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또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대에서는 5월5∼8일 아마추어 천문캠프가 열린다. 서울과학전시관 등 14개 시·도 교육과학연구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17개 공·사립천문대에서도 천문관련 행사가 운영된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사설기관을 제외하면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별 자세한 행사 내용은 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 참조.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ROBHAZ)를 개발, 실용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강성철(38) 박사를 선정했다. 강 박사팀은 위험작업 로봇이 장애물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동형 더블 트랙 메커니즘’을 개발, 실용화에 성공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롭해즈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로봇대회에서 우승을 거뒀으며,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서 6개월간 정찰 및 폭발물 처리 임무를 마치고 최근 귀환하기도 했다.
  •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에 바람이 거세다. 횅한 활주로에 간간이 보이는 군용 비행기들이 예상치못한 기상여건(?)때문에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적정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조종사들의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공해 주장에 높은 고도에서 급히 활주로로 내려앉는 곡예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비행매뉴얼대로 낮은 고도를 유지했다간 곧바로 민원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마저 사치다. 아예 비행장 존폐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군은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비행장의 존치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할자치단체를 포함한 주변세력은 공항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호시탐탐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공항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인근 부동산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투기없는 최전방 군용비행장 서울시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공항은 면적이 135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전방 공항.1972년 조성돼 2년뒤인 1974년 여의도비행장이 옮겨왔다. 당시는 전투비행대대가 상주했지만 지난 90년대 수서비리 이후 인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제기돼 전투기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서울공항의 수난은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유사시 휴전선 최전방 비행장으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종 군사물자 수송업무도 맡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외국 귀빈들이 심심치않게 서울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 가족들의 애절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난 시대 서울공항의 수난은 인근 지역에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제한과 소음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다. 주로 성남시 구시가지(수정·중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시위대는 서울공항을 위한 철저한 고도제한으로 30여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며 군의 입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해발 73.04m 높이의 지역에서는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만 건축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포함한 성남구도심 건축물 대부분이 4∼5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개별적 항의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질의서 발송, 거리 서명운동 및 범시민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성남시 등 유관기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결과로 개정안이 지난 2002년 2월 국회 국방위에 상정된 뒤 같은해 8월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덕분에 고도제한을 받던 도시계획구역의 경우 높이 12m에서 45m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당시 군은 고도제한 완화조치로 비행기 이착륙시 건축물들이 만일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30여건에 달하는 소송이 제기돼 계류중에 있는 등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공항 떠나라.” 서울공항 이전논의는 고도제한 완화조치 이후부터 있었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가 펄쩍 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어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당시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서울공항을 택지로 개발하자고 고건 총리에게 제안했다. 골자는 서울공항을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이전이란 말이 나오자 관할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2002년말 시(이대엽 현 시장)는 2억 1080여만원을 들여 공항이전을 염두에 둔 용역을 발주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용역최종보고서(460쪽 분량)가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시는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실제로는 공항 이전보다는 타목적으로의 활용에 무게를 뒀다. 어쨌든 시는 지난해 8월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공항이전을 전제로 성급히 서울공항 터를 업무·금융·유통 및 광역생활 중심단지로 바꾸어 버렸다. 땅값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경기도도 지난해말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을 통해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완성했다. 이들 말대로라면 서울공항은 이미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여기다 지난 3월 11일 김한길의원의 ‘이전검토’ 발언은 충격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신촌동, 고등동 등 공항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루종일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후 김의원의 해명 뒤에도 투기세력의 요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할 말 있다.” 군은 수년 동안 이전에 반대하며 나름대로의 존치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고 있다. 첫째 유사시 최전방 비행장으로의 임무수행이다. 휴전선에서 가장 가깝다는 얘기다. 유사시 중부권과 중부이남에 배치된 전투기를 전진배치하고 지상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항공지원은 물론, 공중통제임무도 맡게 된다. 서울이 불과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공항의 존치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서울공항 이전에 따른 ‘도미노효과’에 대한 우려다.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똑같이 이전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기지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또 서울공항을 잃으면 수도권내에서는 비싼 땅값과 주민반대로 대체부지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여기다 군의 순수한 의도도 덧붙인다. 공군은 서울공항의 존치가 국토를 지켜낸다는 목적 외 아무것도 없다며, 막무가내식 이전요구가 군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꾼들 세상… 그린벨트 한평 1000만원 이전논란속에 전국의 투기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린벨트 한평이 1000만원을 넘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이마저도 공항만 이전하면 ‘따따블’이라니 로또가 따로없다. 서울공항 인근 고등동과 심곡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는 1년여전만 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속에서도 평당 400만∼500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전바람을 타고 평당가격이 최고 15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소위 비싸다는 분당 중심지역 상가용지와 맞먹을 정도다. 그나마 매물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사도 이전만 하면 대박이라는 소문이 퍼져 내로라하는 투기꾼들이 종일 기웃거린다. 잡초가 무성한 전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경조차 힘들다. 특히 공항과 연결되는 23번 국도변 전답은 평당 400만원 이상 호가한다. 게다가 그린벨트 내 임야도 이제는 평당 40만∼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고등동 K중개업소 김모(44)씨는 “지난해 혹시하다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예전가격으로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다.”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공항 수난일지 ●1999년 8월:‘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결성 ●2000년 3월:인천공항 개항앞두고 서울공항 기능 김포공항 이전방안 대두 ●2002년 8월:고도제한 완화를 담은 ‘군용항공기지법의 개정안’ 국회통과 ●2003년 2월: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용역결과 토대로 이전요구 ●2003년 10월:열린우리당 정세균의원 서울공항 택지개발 제안 ●2004년 8월:공항이전을 전제로 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 마련 ●2004년 12월: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출 ●2004년 12월:경기도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대도시권 성장관리안’ 확정 ●2005년 3월: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검토 발언 ■ 서울공항 활용 용역 결과는 “김포보다 여건 좋아 민항기 취항 바람직” 성남시가 의뢰한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는 민항기 취항이라는 서울공항의 새로운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김두만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최종연구보고서는 서울공항이 주변도시에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공항을 김포공항과 비교했을 때 지리적으로 수도권 동남부에 인접해 공항주변의 우세한 교통망을 이용, 공항접근이 용이하며 기상조건도 타 공항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수는 남한 총인구의 18%가량으로, 무역중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을 포함한 수도권 위성 신도시의 경제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 항공교통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도읍지로서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관광을 통한 항공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요인이 충분하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인근 전철 등 주변 교통망의 개통으로 공항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항공수요는 고속전철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0년에는 142만여명,2020년에는 25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입출항 절차와 항행안전시설, 활주로 등에 대해서도 민간항공기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민간항공기 취항시 소음영향분석 결과도 피해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피해지역 확대를 우려해 시설물의 설치제한과 용도제한 등을 고려, 주변지역 토지이용의 효율적인 제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공항에 활주로 길이 및 경제성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취항항공기는 50석급 터보프롭으로 제한했고 여객터미널의 규모도 상설화하고 있다. 민항기 취항으로 성남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0년 5611억원,2020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연구보고서 어디에도 이전하라는 말이 없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국력은 오기나 울분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자신감만으로도 부족하다.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국력이다. 국력의 공식적인 측정방법은 없다. 대체적으로 경제력과 군사력, 인구와 국민들의 잠재적 역량 등이 고려될 것이다. 한 조사연구소는 한국의 객관적 국력지수가 세계 190여개국 가운데 10위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경제규모도 세계 10위 정도되니까 한국도 명실상부한 세계 강대국의 일원이다. 최근 일본의 독도도발 이후 한국의 외교적 역할과 관련한 담론이 무성하다. 크게 두가지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주변국에 할 말을 하는 외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현실을 무시한 말만 앞서는 외교로는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둘 다 옳은 얘기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도 맞고, 현실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무 자르듯 할 문제는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저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이 ‘캐스팅 보터’로서 균형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외교방향을 밝혔다. 한편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한·미동맹을 기본축으로 한·일협력과 한·중협력을 강조하는 동북아 균형자 외교론을 거론했다. 팽창 일변도의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있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처럼 적절한 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주변국들도 한국의 조정자 역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주변상황을 둘러보면.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며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텄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필리핀과도 안보협력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몽골과의 군사협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동북공정과 함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복원하고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지금 미·일의 북진정책과 중·러의 남진정책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과 북한의 처지가 곤궁하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국제질서란 토론장에서 진리를 찾고 합의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뒷골목 주먹세계의 질서와 닮았다. 힘 센 놈이 말발도 세고 더 가지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세계 10대 국력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주변국가들보다는 군사력 등 객관적 국력에서 뒤진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의 혹마저 붙이고 있다. 말처럼 주도적이거나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균형자 역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신감을 잃을 필요도 없다. 힘을 기를 때까지는 틈새전략도 있다. 누구와도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병법 36계에는 주변에 큰 세력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대처하는 계략들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欲速不達), 상대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고(先手必勝),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笑裏藏刀), 남의 칼로 상대를 죽이는(借刀殺人) 계략이다. 한국의 외교방향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리고 힘을 기른다)라고 했고,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당의장은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 참여해 원하는 대로 한다)라고 했다. 어차피 한국은 후발주자다. 어디로 가야 할 지는 자명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합참의장 이상희씨등 군수뇌부 7명 인사

    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합동참모회의 의장에 이상희(육사 26기) 3군 사령관, 육군 참모총장에 김장수(육사 27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해군 참모총장에 남해일(해사 26기) 교육사령관을 임명하는 군 대장급 인사안을 의결했다. 육군 1군 사령관에는 김병관(육사 28기) 7군단장,2군 사령관에는 권영기(갑종 222기) 국방대학교 총장,3군사령관에는 김관진(육사 28기)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이희원(육사 27기)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이 각각 보임됐다. 군내 8명의 대장 가운데 7명에 대한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군 수뇌부가 일단 젊어졌다. 이번 인사에서 빠진 공군 참모총장은 임기가 완료되는 오는 10월에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이상희 합참의장 야전의 주요 지휘관과 정책부서 작전·전략·정책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전략통. 부하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 힘들게 하면서도 유머 감각을 발휘해 애정을 표시한다는 평. 부인 김순영씨와 1남1녀.▲강원 원주(59) ▲경기고 ▲육사 26기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5군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합참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온화하고 합리적이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고 빈틈없는 스타일. 이라크 추가 파병과 주한미군 재배치로 인한 한국군 임무전환 등 굵직한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 부인 박효숙씨와 1남1녀.▲광주(57) ▲광주일고 ▲육사 27기 ▲수방사 작전처장 ▲육사 생도대장 ▲합참 작전부장 ▲7군단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남해일 해군참모총장 해상 작전 분야에 해박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군인. 해군 제독 가운데 작전은 물론 인사·교육·복지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부인 박임숙씨와 1남1녀.▲경북 울진(58) ▲경북 후포고 ▲해사 26기 ▲해군본부 작전상황실장 ▲연합사 인사참모부장 ▲2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해군 교육사령관 ●김병관 1군사령관 전력발전 분야에 다년간 근무하면서 미래 국방 전투력 증강 분야에 식견을 쌓았다. 전사에 해박하고 전술에도 능하다는 평이다. 육사 졸업 때부터 선두를 달려왔다. 짬날 때마다 책을 잡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부인 배정희씨와 2남.▲경남 김해(57) ▲경기고 ▲육사28기 ▲2사단장 ▲합참 전략기획부장 ▲7군단장 ●권영기 2군사령관 야전 주요 지휘관과 참모를 두루 거쳤다. 교육훈련 분야에 경험이 많다. 부하들에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여건을 제공하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중시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부인 김청세씨와 2남.▲경남 합천(58) ▲진주고 ▲갑종 222기 ▲1군사령부 참모장 ▲3군단장 ▲국방대 총장 ●김관진 3군사령관 야전 주요 지휘관과 작전·전략·정책·전력증강 분야 등을 두루 겪어 문무를 겸비했다는 평. 자상하면서도 자신에겐 엄격한 외유내강형.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의사교환을 중시하는 편이다. 부인 김연수(51)씨와 3녀.▲전북 전주(56) ▲서울고 ▲육사 28기 ▲35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 ▲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2004년) ●이희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줄곧 순수 야전에서 뼈가 굵은 작전통. 공사 구분이 엄격하고 청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합리적이고 사려깊은 성품으로 많은 부하들이 따르는 덕장이라는 평. 독서와 테니스, 음악감상을 즐긴다. 가족은 부인 한여옥(54)씨와 2녀.▲경북 상주(57) ▲부산고 ▲육사 27기 ▲51사단장 ▲3군사령부 참모장 ▲수도군단장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 인권위 ‘이라크 파병 생명권 침해’ 진정 각하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이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했다며 시민단체가 낸 진정에 국가인권위원회가 ‘각하’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시민단체 및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냈던 인권단체들은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인권위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과 전국중증장애인 독립생활대책협의회가 지난해 6월과 8월 “김선일씨가 무장단체에 납치·살해되는 등 정부의 이라크 파병 정책이 국민의 생명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낸 진정에 지난 14일 소위원회를 열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인권실천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9개 시민·사회단체도 같은 시기 “김선일씨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행된 국가의 인권침해를 조사·발표하고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 의견을 표명하라.”는 ‘의견서’를 인권위에 냈다. ‘각하’는 진정사건이 인권위법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으로, 조사를 했으나 인권침해가 발견되지 않거나 판단을 유보할 때 내리는 ‘기각’과 구분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진정은 개별 인권침해보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결정을 요구하는 것이라 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병문제는 2003년 3월 ‘정부와 정치권이 이라크전 지원에 대해 반전·평화·인권 원칙을 준수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서를 낸 만큼 재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의 존립 이유를 의심케 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김선일씨 사건은 납치부터 피살까지 파병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서 “끝까지 파병철회를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을 경시, 명백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파병 1년을 넘기면서 국민의 생명권이 구체적으로 침해된 전혀 새로운 사안인데도 ‘예전에 권고했다.’는 이유로 각하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伊 “이라크서 9월부터 철군”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을 닷새 앞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이라크 주둔 병력의 단계적 철수 일정을 밝혀 ‘철군 도미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연합군 가운데 미국, 영국, 한국에 이어 네번째 규모의 파병국으로 그동안 미국을 강력히 지지해왔기 때문에 백악관으로선 더욱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라크 제헌의회 개원 16일 역사적인 제헌의회 개원식이 열린 엄중한 경계속에 열렸다.275명의 제헌의원들은 이날 무장헬기가 경계비행을 하는 가운데 바그다드 시내 안전지대(그린존)안에 위치한 회의장에서 첫 회합을 가졌다. 제헌의원들은 정파간 입장 차로 대통령과 제헌의회 의장은 선출하지 못했다. 개원식이 열린 이날 바그다드 시내에서 폭탄이 터지고 바그다드 북쪽 60㎞ 떨어진 바쿠바에서도 차량폭탄 공격으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불안한 치안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군의 오인 사격이 결정적 배경?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6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 가능하다면 오는 9월부터 이라크 파병 이탈리아군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앞서 15일 국영 RAI TV와의 회견에서 “이라크가 자체 치안능력을 갖춘다는 전제 아래 9월부터 3000여명에 이르는 이탈리아군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장 발표는 이탈리아 병사 1명이 작전 도중 사망한 데다 이를 계기로 중도 야당 진영이 철군 압력을 높여가는 시점에서 나왔다. 이탈리아가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란 점이 무장세력의 타깃이 돼 그동안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탈리아군 25명과 민간인 2명이 저항세력의 공격과 사고 등으로 희생됐으며 민간인 9명이 납치됐다. 잇단 자국민 희생에도 꿈쩍않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마음을 돌린 것은 저항세력에 납치됐다 지난 4일 풀려난 ‘일 마니페스토’신문사의 줄리아나 스그레나 기자와 정보요원 니콜라 칼리파리에게 미군이 가한 오인사격.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군 책임자들이 진실을 규명해야 함은 물론, 부시 대통령도 이 문제가 조속히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비등하는 철군 여론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15일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오인 사격과 무관하며 이라크 정부의 치안능력 확보를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궁색해 보인다. 무엇보다 오인사격과 무관하다고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끈다. ●자체 치안능력 확보 의문 하지만 이라크 군경이 올 하반기 마무리되는 참전국의 철군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스페인, 필리핀 등 8개국이 철군을 완료한 데 이어 폴란드군 지휘 아래 이라크 중남부를 담당하던 우크라이나군 1650명이 10월까지 철군하고 네덜란드(1345명)는 이달 중순, 폴란드(1700명)는 7월부터 철군에 들어간다. 10월쯤이면 미군 12만여명을 포함, 잔류 연합군은 13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미 국방부가 제대로 훈련받고 장비를 갖췄다고 평가한 이라크 군경 14만 2000명을 합쳐 총 치안요원은 27만명을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500만명 인구에 저항세력이 도처에서 암약하는 이라크 실정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 국방부 소속은 6만여명에 불과하며 경찰에는 고속도로 순찰대원까지 포함돼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최대 정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권력배분 협상이 계속됐지만 키르쿠크 관할권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한동안 ‘무정부’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도했다. lotus@seoul.co.kr
  • “쿠르드의 아름다운 봄꽃 한국군 아저씨께 드려요”

    “쿠르드의 가장 아름다운 봄꽃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한국군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자 형제” 자이툰부대에 동심(童心)을 가득 담은 이라크 어린이들의 감사 편지가 줄을 잇고 있다. 쿠르드 자치지역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평화·재건임무를 수행하는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들이다. 16일 자이툰부대에 따르면 제11민사여단 장병들이 지난해 11월 파병 이후 아르빌 ‘토락’ 마을 초등학교 어린이들로부터 받은 편지는 158통에 이른다. 편지 형식은 다양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내용은 한결같다. 크레파스를 이용, 태극기와 쿠르드기 사이에 ‘LOVE’라는 글자와 함께 하트 모양을 그려넣고 쿠르드 들꽃까지 곁들인 그림엽서도 보내왔다. 초등학교 5학년인 오마르(11)양은 “한국군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었다.”며 “한국군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자 형제”라고 쓴 편지를 보냈다. 무함마드 오스만 셰카 어린이는 “한국군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며 “쿠르드의 가장 아름다운 봄꽃을 당신에게 바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11민사여단 장병들이 주축이 된 ‘그린 엔젤’ 다기능 태스크포스팀은 지난달 17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토락’ 마을을 방문, 각종 봉사활동을 펼쳤다. 마을 어린이들에게 제기차기와 투호 등 한국의 민속놀이, 태권도, 줄넘기 등을 가르치고 집집마다 담요와 어린이 피복 등을 지원했다.480여명의 주민에게 이동 진료를 실시했고, 마을 초등학교에 담을 만들어줬다. 자이툰부대는 의료팀, 정비팀, 구호팀, 친화활동팀, 경계팀 등 5개팀 200여명으로 ‘그린 엔젤’ 다기능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인도적 지원과 친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金의장 CSIS서 준비안된 訪美

    |워싱턴 이도운특파원|7일(현지시간) 낮 12시 워싱턴 중심가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원기 국회의장이 국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오찬에서 한·미관계를 주제로 연설을 시작했다.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이후 북핵 문제가 미국 대외정책의 주요 관심사로 다시 떠오른 데다 남북 경협 등을 둘러싸고 한·미간의 기류도 심상찮은 상황이어서 김 의장의 연설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렸다. 국제관계위원회(CFR) 회원인 아야코 도이 ‘재팬 다이제스트’ 발행인은 “한국의 여야 의원이 대규모로 온 것으로 볼 때 특별한 메시지를 갖고 온 것 같다.”며 김 의장의 연설 내용에 관심을 표시했다. 그러나 김 의장의 연설은 전반적으로 높낮이가 크지 않았다. 북한의 핵과 인권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연설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 김 의장은 ▲북한의 핵 확산 방지 ▲대북 압력의 필요성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의 무대응 ▲한·미간의 긴장 고조 등을 묻는 미국측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 보좌진으로부터 메모를 계속 건네받았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장관이 실무자들이 적어준 답변서를 읽어내려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주한 미국대사로 거론되는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가 마이크를 넘겨받아 “이라크 파병에 동의해준 것을 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감사한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연구원은 “한국 국회의장으로부터는 뭔가 새로운 시각과 진단을 듣고 싶었지만 정부 관료들의 말과 똑같았다.”면서 “실망스러운 연설이었다.”고 꼬집었다. da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