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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시대-해외반응·주요국 관계] 한미관계 전망

    |워싱턴 이도운 특파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한·미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에는 10년 만에 보수정권이 등장한다. 진보적인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남북관계를 우선시했던 데 반해 이명박 정권은 한·미 관계를 더 중시할 것으로 미국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관계가 반드시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美 민주당이 대선 승리하면? 우선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하는 내년 2월25일은 미국이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전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미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상황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약 1년간의 한·미 관계는 과도기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현재 미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적인 민주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에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미 간에는 또다시 보수와 진보 정권이 엇갈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미관계는 보수-보수나 진보-진보의 조합일 때 순조로웠지만 보수-진보로 엇갈릴 때는 순탄치 못했다. ●대북정책 어떻게 조율할까? 이명박 시대의 한·미 관계도 앞서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따라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부시 정부는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오랜기간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부시 정부는 대북 압박을 추구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대북 유화책을 주장했다. 그러나 부시는 최근 입장을 바꿔 북한과의 적극적인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북핵 문제와 관련, 일단 현재 진행중인 북핵 6자회담의 추이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가 향후 1년 안에 해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다음 정권과도 북핵 문제를 함께 다뤄 나가야 한다.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이명박 정권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한·미 관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시작전권 이양 예정대로? 한·미동맹과 관련,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의 한 군사소식통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확인된 상황에서 전시작전권이 예정대로 2012년까지 이양된다면 한국은 북한의 핵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안보 부담을 안게 된다.”면서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안보 과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의 협의가 긴요하며, 그 과정에서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다. 소식통은 주한미군 병력 감축과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이 계속해서 현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통상과 관련해 이 당선자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양국 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또는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미국 정치 일정상 내년 상반기 중에 미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완전히 물 건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한·미 FTA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dawn@seoul.co.kr
  • [선택 2007 D-4] “나와 통하는 후보 누굴까요”

    [선택 2007 D-4] “나와 통하는 후보 누굴까요”

    오는 19일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경실련이 운영하는 ‘경실련 2007대선 후보선택 도우미’ 프로그램(www.ccej.or.kr/2007_election/default.html)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경실련이 지난 10일 연 이 서비스는 “나와 통하는 대통령 후보를 찾아라.”라는 컨셉트로 진행된다. 한 마디로 나와 정책적 지향점이 닮은 후보자를 찾아준다는 것이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차례로 20가지 질문에 적극찬성·찬성·반대·적극반대·모름 등으로 표시하면 된다. 모든 질문에 답하면 ‘나와 통하는 후보는 ○○○ △△%’라는 식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권영길 ○○%, 문국현 △△%’라며 가장 정책적으로 가까운 후보부터 전혀 그렇지 않은 후보까지 %로 보여준다. 질문 내용은 간단하다. 그러나 정치·교육·경제·사회복지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망라했다. 가령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까.’,‘대기업의 법인세는 인하해야 하나.’,‘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에 동의하는가.’ 등 유권자의 성향이 뚜렷하게 구분될 수 있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경실련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2004년 17대 총선 때와 지난해 5·30 지방선거 때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원본은 독일 연방정치교육청이 개발, 운영해온 ‘발-오-마트(Wahl-o-mat)’ 프로그램.2002년 독일 연방하원 의원 선거 기간에만 360만명이 참여해 호응을 끈 프로그램을 우리 실정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경실련은 이를 위해 각 후보에게 경제일반, 정치·입법·지방자치·교육, 사회·복지, 통일·평화·인권, 부동산·주택 등에 대해 59가지 정책질의를 한 뒤 공식입장을 확인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네티즌의 입소문을 타고 이 프로그램은 각종 블로그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평소 지지하는 후보와 똑같은 성향으로 나와 ‘다행’이라거나 ‘신기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반대 성향이 나와 ‘정체성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는 웃지 못할 답변도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미쳤나?/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일본,미쳤나?/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기계 위에 손가락을 대라고 하더니,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는다. 말로만 듣던 일본 입국 외국인 지문채취의 현장. 한 나라에 입국하는 대가로 인간의 생체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매우 짜증나게 만든다. 둘째손가락의 지문을 요구하는 그들을 향해 셋째 손가락을 올려주며 입국장 문을 나섰다. 사실 그 나라가 매력적이라서 입국하는 게 아니다. 그저 방문하지 않을 수 없어 들어간 것뿐이다. 게다가 지문 찍는 게 싫어서 주민증도 끝까지 버티다가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겨우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같지도 않은 나라에 들어가면서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사람들, 농담하나? 파병을 한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차피 부시 대통령의 애완견. 주인이 밉다고 목숨 걸고 개를 테러하는 사람도 있나? 유감스럽지만 테러리스트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은 테러할 가치도 없는 나라다. 일본 정부는 제 주제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본 것 같다. 일본에서 테러가 일어난 적이 있던가? 미국과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테러를 당할 때에도 일본은 테러리스트들의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게다가 테러가 한창이던 게 언제 적 일이던가? 이라크 전쟁마저 세인의 기억에서 까맣게 잊혀져가는 이 시점에 느닷없이 일본 혼자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뭘까? 내가 기억하는 한, 일본에서 일어난 유일한 테러는 외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의 손으로 저질러졌다.‘옴 진리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뿌리는 엽기적 테러는 일본인의 작품이었다. 따라서 테러를 방지하는 게 목적이라면, 일본은 애먼 외국인이 아니라 위험한 자국인의 지문을 채취할 일이다. 불법체류자를 막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세상에 불법체류자 없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웬만큼 사는 나라에는 어디에나 불법체류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어떤 나라도 불법체류자를 막는답시고 지문을 채취하지는 않는다. 외국인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이 반인권적 발상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는 상식인 모양이다. 듣자 하니 불법체류자들 중에 성형까지 하고 재입국하는 사례가 있어서라고 한다. 도대체 그 나라에 들어가려고 제 얼굴에 성형수술까지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몇가지 극단적 사례를 보편적 입법의 근거로 들이대는 그 가공할 황당함에 이르면, 도대체 저 사람들이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누가 그런 법을 만들었을까? 하긴, 일본 정치인들의 꼴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한국정치에서 차라리 희망이 보일 정도다. 제 나라 정치인들이 비싼 세금 받아먹고 이런 한심한 짓을 하는데, 그냥 침묵만 하는 그 국민들은 또 뭔지 모르겠다. 외국인 친구도 없나? 하여튼 산케이 신문 구로다 씨가 제 나라의 민도에 대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지문채취는 사실 아무 효과도 없는 상징적 제스처일 뿐. 도대체 이런 입법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일본인의 의식 아래에 밖에서 들어오는 이들은 테러리스트나 불법체류자 같은 범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틀어박혀 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세계로 뻗어나가도 일본인의 머리는 여전히 바다로 고립된 열도에 갇혀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입국자의 지문을 채취한다면, 일본인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당연하다며 흔쾌히 손가락을 내밀까? 아니면 그들도 남의 나라 정부에 잠재적 범죄자 취급당하는 것을 기분 나빠할까? 전자라면 변태적이고, 후자라면 모순적이며, 어느 쪽이든 한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인들에 한해 입국할 때 지문을 채취하자는 증기 뿜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거야말로 일본과 같은 바닥수준으로 내려가는 길. 그들 혼자 그렇게 살게 내버려두고, 한국은 계속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에 따르는 게 좋겠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선택 2007 D-12] 첫 TV토론회 쟁점별 중계

    [선택 2007 D-12] 첫 TV토론회 쟁점별 중계

    6일 대선 후보자들의 첫 합동 TV토론회에서는 예정된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의 주제 외에도 전날 검찰이 발표한 BBK 수사결과를 놓고 아슬아슬한 설전이 오갔다. 쟁점별로 토론회 내용을 중계한다. ■BBK 검찰수사 공방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검찰 조사 결과에 의해 모든 것이 밝혀졌지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한다.2002년 김대업식 공작정치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처럼 정책대결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정동영 후보는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사기꾼 말은 믿고 검찰은 안 믿는다는 것인가. 그 검찰을 누가 임명했나. 바로 정동영, 노무현 정부가 했다. 대한민국 검찰 못 믿겠다면 북조선 검찰이 수사한다면 믿겠단 말인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지도자가 철학과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명박 후보처럼)말을 바꾸면 안 된다.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저 자리에서 저렇게 말하는 건 무늬만 보수지, 보수가 아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는 신뢰와 정직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걸 얻지 못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없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세탁해주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이 후보가 부패한 후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명박 후보는 범죄자와 동업했다. 이 후보는 사리사욕을 즐기기 위해 범죄자와 동업했는가, 아니면 동업하고 보니 범죄자였는가. 검찰은 참여정부가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 자율을 악용해 이명박 후보의 품에 안겼다. 진실은 생매장됐고, 사법정의가 실종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위장취업·위장전입·탈세·땅투기·거짓말·부도덕. 이런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벌과 부자, 귀족에게만 성공시대가 열리고, 서민에게는 통곡시대가 될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관기’,‘마사지걸’ 발언에 분노한 여성이 이명박 후보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유력 후보가 검찰 조사를 받고, 또 어떤 후보는 검찰 조사에 불복해 시위를 하고 있다. 이는 청와대에 들어가 국가를 지도할 분들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 ■북핵·남북관계 ●권 후보 북핵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이 주도하면서 북·미 간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겠다. 군 복무 인원을 단축하고 국방 예산을 줄여서 75조원 무상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이회창 후보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효율적인 협상방법이 있어야 한다. 상호주의가 가장 중요하다. 원칙을 정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것이 원칙있는 핵 해결법이다. ●이명박 후보 6자회담을 통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북핵 해결은 남북, 북·미 간 협상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정책은 현실적인 문제다. 인도적 지원은 물론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 ●정 후보 한·미 한·러관계를 강화하면서 평화협정을 이루겠다. 남북관계 발전은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만든 성과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공조, 북·미 공조, 남북 공조로 같이 가야 한다. ●이인제 후보 북핵문제는 평화적 원칙으로 6자회담 틀을 지켜나가면서 미·중·러·일과 공조를 강화하겠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의제로 해결하겠다. 정치 군사적 관계와 기타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 ●문 후보 북핵문제 해결은 북·미 협정만이 길이다. 경제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 북·미 수교와 함께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서 에너지 안보협력기구 만들고 실질적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이북까지 넓히는 계기를 통해 해결하겠다. ■한·미관계 ●정 후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국은 미국이다. 한·미관계의 수준을 한차원 높여야 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나라의 위상 지켜가려면 한·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는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 ●이명박 후보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 자리에서 친미·반미 용어를 쓰고 있다. 이분법으로 가르는 것은 21세기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익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미국이) 경제적 문제나 안보에서 도움된다면 가까이 해야 한다. ●권 후보 한·미 일변도 외교에서 탈피하고 남북관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이 바뀌어야 한다. 다자간 안보체제로 나가야 한다.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 이라크 파병도 미국이 하라고 하니깐 노무현 대통령이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이인제 후보 핵보유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미 공조가 아니라면 정치적 균형이 깨진다. 적절히 대응을 해야 한다. 인도적 지원 중단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 같은 것을 일시 중단하면서 핵폐기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우리는 북한의 핵폐기 문제에서 미국과 의사 소통에 소홀했다. 친미·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제는 용미다. 국익을 위해 미국을 잘 활용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회창 후보 미국이 햇볕정책으로 가고 있다는 말은 어처구니 없다. 미국은 철저히 상호주의로 가고 있다. 소위 연계된 상호주의다. 미국은 북한이 하나를 하면 거기에 따라 주겠다는 것이다. ■권력구조·개헌 ●이명박 후보 헌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 개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권력 구조만 갖고는 안 된다. 기왕 다룬다면 21세기 시대 정신에 맞는 여성·기본권·환경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 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 후보 4년 중임제가 상식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다. 더 중요한 것은 헌법 정신이 아직 다 뿌리가 내리지 않았다.(검찰권을)국민 품으로 돌려줬는데 검찰권이 이명박 후보 품으로 돌아간 것을 바로 잡는 게 더 급하다. ●이인제 후보 노태우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까지 (임기) 1년 남기고 당에서 쫓겨나고 민심에서 고립됐다. 대통령제가 제왕적 대통령제라 그렇다. 그러나 지금은 다원화 사회다.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 ●문 후보 4년 중임제가 옳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정부로 보내는 게 아주 중요하다. 헌법 개정은 비단 정치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잘되기 위한 것, 국민 잘되기 위한 것, 지역 세계화를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권 후보 4년 중임제 합리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권력 구조 바꾼다고 국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특권 없는 서민 시대, 통합헌법 민생헌법을 내세운다. 부동산 토지 공개념 도입하고 평화·통일 헌법 만들자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 50년 내다보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연방제에 준하는 구조로 국가를 바꾸면 좋겠다. 중앙은 외교·국방만 맡고 지방에 행정·입법·사법권·경찰권·조세권 넘겨주고 지방이 싱가포르처럼 세계에서 경쟁하게 해야 한다. 구혜영 박지연 나길회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명의(EBS 오후 10시50분) 만성통증센터. 이곳에는 아픔과 공포가 사라진 편안한 일상을 바라는 이들에게 통증의 근본적인 치료로 삶의 즐거움과 활력을 되찾아주는 만성통증센터 의료진이 함께한다. 통증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강남차병원 통증치료전문 만성통증센터의 안강, 이영진, 김은하 교수를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고국을 방문하는 것이 꿈이었던 파라과이 한국학교 학생들이 YTN 등의 후원으로 한국에 졸업여행을 왔다. 넋이 나간 듯 웅장한 불국사의 모습에 감탄을 연발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보탑과 석가탑을 올려다보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다.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해 설명을 듣는 모습들이 진지하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효은은 석우에게 가진 게 없는 자신을 받아줄 수 있겠느냐고 묻고, 석우는 그게 문제가 됐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한다. 명지는 효은이 상견례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희를 찾아간다. 명지는 정희에게 자기가 석빈과 결혼하게 돼서 동서지간이 될테니 말이 안 된다며…   ●다큐멘터리 3일〈자이툰 부대의 병력교체 72시간〉(KBS1 오후 11시) 파병 이후로 7번째 병력 교체시기를 맞은 자이툰 부대. 임무기간 6개월을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장병들. 그리고 이제 이라크에서 대장정에 들어가는 장병들. 시작과 끝이 교차하는 병력교체 사흘을 통해 자이툰 부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무대 위에서 온 몸으로 삶을 이야기한 영원한 지젤, 세계적인 발레리나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가 낭독 무대를 찾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뒤 발레와 더욱 깊이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그가 법정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등을 낭독한다.   ●발굴! TV 대사전(SBS 오후 6시30분) 올 한 해, 온 국민이 가장 부러워한 부위별 몸짱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누구나 몸짱이 될 수 있다’편. 몸짱 비법을 스타들이 직접 공개한다. 이번 주 가장 화제가 된 영상들도 한자리에 모았다. 교양, 예능, 드라마 각 분야별 최고의 명장면들 중 최고의 1분을 찾아본다.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8)가도 정벌이 유야무야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48)가도 정벌이 유야무야되다

    가도 정벌 방침이 전격적으로 결정되자 신료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먼저 병조판서 이귀가 나섰다. 그는 ‘주장(主將) 진계성을 함부로 살해한 유흥치를 토벌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바다 건너 정벌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리고, 중국 조정과 상의하지 않을 경우 의심을 살 우려가 있다.’며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노기 띤 목소리로 “이 자리는 반역자 토벌을 논의하는 자리지 군대 해산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귀의 주장을 일축했다. 유흥치의 반란을 응징하겠다는 인조의 결의는 확고해 보였다. ●인조의 토벌 강박증 이귀는 다시 ‘훈련도 안 된 병력을 하루아침에 멀리 보내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인조는 ‘병조판서가 그렇게 말하면 병사들의 맥이 풀린다.’며 계속 반대할 경우 처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귀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군법으로 처벌하려 한다면 기꺼이 죽을 것’이라며 이미 죽음을 목전에 둔 자신의 충고를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이귀가 ‘죽음’ 운운하자 인조는 노여움을 이기지 못하고 회의를 파해버렸다. 1630년 4월27일에도 인조와 신료들 사이의 갑론을박은 지속되었다. 이정구(李廷龜)는 먼저 황제에게 주문(奏聞)한 뒤 성지(聖旨)를 받들어 토벌하자고 주장했다. 인조는 배반한 적은 누구나 토벌할 수 있는 것이라며 명 조정에서 회답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고 했다. 인조가 워낙 강하게 나오자 신료들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끼리 비변사(備邊司)에 모여 회의할 때는 출병에 반대하거나 부정적이었던 신료들도 인조 면전에서는 태도가 달라졌다. 최명길은 ‘비변사에 있을 때는 반대하다가 주상 앞에서는 순종하기에만 급급하니 신하의 도리가 어디로 갔냐.’며 이서와 정충신의 태도를 비판했다. 인조는 토벌에 관한 한 강박증에 걸린 것 같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돕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맹세코 이 적을 섬멸하여 황은에 보답하고 싶다. 무기는 흉한 물건이고 전쟁은 위험한 것인데 나라고 좋아서 하겠는가?”라며 신료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김류는, 출정 날짜가 다가오는데 논의가 계속 분분하면 장수들이 동요할 것이라며 성사를 기약하려면 군법을 엄격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류가 자신에게 영합하는 태도를 보이자 인조 또한 “의심을 품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4월28일, 이귀는 인조에게 다시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혹시라도 불리할 경우 원한을 사서 화를 재촉할 것이니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 이어 홍문관과 양사(兩司)의 신료들이 나서 출정 명령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향후 망령되이 반대하는 자는 중률(重律)로 처단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곧 이어 출정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총융사(摠戎使) 이서에게 갑주(甲胄)와 궁시(弓矢)를 하사했다. 그럼에도 병조판서 이귀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자 인조는 그를 파직시켰다. ●토벌군의 출정과 상황의 변화 비변사는 병선 열 다섯 척을 징발하여 격졸(格卒)과 군량 등을 싣고 5월15일 이전까지 강화도 교동(喬桐) 앞 바다에 대기하도록 조처했다.4월29일에는 정벌에 즈음하여 가도의 중국인들에게 보내는 격문(檄文)이 만들어졌다. “지금 역신(逆臣) 유흥치는 스스로 사사로운 불화를 조성하여 가슴에 음모를 품고 승냥이나 이리 같은 흉악한 세력을 끼고 벌이나 전갈처럼 독기를 뿜어대었다. 붙잡혀 온 달족( 族-후금 투항자)들을 불러모아 감히 반란을 일으켜 주장을 멋대로 해쳤는가 하면 통판(通判) 등과 각부(各部)에서 파견한 관리도 아울러 죽여 반역의 기운이 하늘에 닿았다.(중략) 이에 우리 전하가 한 번 크게 성내시어 군사를 대대적으로 동원한 것이다. 본관이 나라의 명을 삼가 받들어 삼군을 이끌고 바다와 육로로 일제히 진격하며 동서에서 동시에 포위하려 하는데, 의기에 격동되어 사기가 저절로 배나 치솟고 있으니, 탄환(彈丸)만 한 너희 일개 섬이 어떻게 빠져 달아날 수 있겠는가? 그대들은 반역의 변고가 호로(胡虜)보다 심하다는 것을 깨닫고 빨리 유흥치를 묶어 군문 앞으로 끌고 오라.” 반란을 일으킨 유흥치 일당에 대한 토벌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조선군에게 저항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월 4일 인조는 도승지를 서쪽 교외로 보내, 가도를 향해 출정하는 총융사 이서와 부원수 정충신의 장도(壯途)를 축원하는 송별식을 열어 주도록 했다. 이서는 어영군 병력을 이끌고, 황해감사 이여황(李如璜), 병사(兵使) 신경인(申景)과 함께 황해도 안악(安岳)으로 나아가 주둔했다. 부원수 정충신은 전라도와 충청도의 수군 병력을 이끌고 황해도 은율(殷栗)로 나아가 명을 기다렸다. 조선군이 이렇게 가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때 상황은 엉뚱한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유흥치가 전함 49척을 이끌고 가도를 떠나 등주(登州)를 향해 출발했던 것이다. 평안감사 김시양(金時讓)의 장계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조정은 당황했다. 토벌의 1차 대상인 유흥치가 섬을 비웠기 때문이다. 김시양은, 유흥치가 없는 이상 가도로 진격하여 그의 심복들을 사로잡고 창고를 봉한 뒤 황제의 명령을 기다리자고 했다. 총융사 이서는, 소굴이 비었으니 가도 공격이 무익해졌다며 아군의 대선(大船)을 숨기고 선봉을 접근시켜 유흥치를 유인해야 한다는 계책을 제시했다. 유흥치가 섬을 비우는 바람에 조선의 정벌은 자칫하면 ‘싸움을 위한 싸움’,‘공격을 위한 공격’으로 전락할 판이었다. 비변사 신료들은 인조에게 먼저 가도 사정을 철저히 정탐하라고 촉구했다. 유흥치가 병력을 이끌고 섬을 떠났기 때문에 그가 명 본토를 공격할 것인지, 후금에 투항할 것인지, 요동 반도 연안의 여러 섬들을 노략질할 것인지, 명의 아문으로 가서 귀순할 것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류 또한 공격을 멈추고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토벌 분위기가 바뀔 조짐을 보이자 인조가 다시 선을 그었다. 그는 ‘유흥치가 우리의 공격 기미를 눈치채고 일단 섬들 사이로 피했다가 우리의 자세가 해이해지기를 기다려 공격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도로 들어가 그 심복들을 죽인 뒤 병력을 선천과 철산 사이에 주둔시키라고 지시했다. 또 이서에게도 밀서를 보내 섬을 반드시 토벌하고 항복한 달족들을 처단하라고 지시했다. 가도에 대한 공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던 6월, 후금 사신 일행이 서울로 들어왔다. 그들은 조선이 여전히 가도에 쌀을 공급하고 있다고 힐책하고, 과거 자신들이 무역했던 청포(靑布)를 유흥치에게 빼앗겼다며 그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실제 의주의 압록강 건너편에서는 후금군 3000명이 청포를 내놓으라고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가도 정벌에 신경 쓰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인조는 그럼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가도를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벌을 그만두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졌다. 토벌군 병력들은 한창 더운 여름철에 무작정 해상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원성이 터져나왔다. 1630년 6월28일, 부원수 정충신은 조정에 보낸 장계에서 군사를 파하라고 촉구했다. 일선 지휘관으로부터 파병(罷兵) 의견이 제시되자 비변사 신료들은 속히 정벌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직 김류만이 토벌을 중지하는 데 반대했다. 인조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을 때 최명길이 나섰다. 그는 ‘해상에서 노숙하느라 지쳐 쓰러진 병사들이 많은데 장수들은 그들이 도망갈까 염려하여 상륙을 금지하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놀란 인조는 결국 수군만 남기고 육군은 철수시키라고 지시했다. 가도 정벌 시도가 결국 유야무야 되는 순간이었다. 나라 안팎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전후의 맥락을 제대로 헤아려 보지 않고 내렸던 인조의 ‘결단’이 해프닝으로 끝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특별기고] 국격 높이는 유엔 평화유지활동/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온 인류를 사랑한다는 거창한 외침보다, 불우 이웃 한 사람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는 실천이 존경을 받는다. 약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평화유지활동(PKO)과 빈곤국에 손길을 내미는 개발협력사업(ODA) 참여가 국가의 위상(prestige)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이유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적용되는 것이다. 냉전종식 이후 제3세계 국가의 내부갈등이 분쟁상황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90년대 소말리아, 코소보, 르완다의 분규와, 최근의 수단 다르푸르, 코트디부아르 사태는 이러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소위 ‘실패 국가들(failed states)’의 문제가 국제사회의 중대한 과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유엔이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유엔은 평화유지활동을 통해 1988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에 배치된 평화유지활동 인원은 현재의 10만명에서 조만간 14만명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유지활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유엔사무총장이 임명하는 사령관과 유엔 예산에 의해 운영되므로 도덕적 정당성이 인정되고, 파병국의 추가 예산 부담이 없다. 다수의 선진국과 개도국 공히 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로부터 세계 10위권의 중견국가로 성장하였다. 우방국들과 유엔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참전 16개국의 4만 1000명 이상의 젊은이가 고귀한 목숨을 바쳤다. 부산의 유엔기념공원 추모명비에 새겨진 그들의 이름을 모두 연결하면 21㎞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는 여러 분쟁지역에서 참상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존경과 영향력은 국력에 걸맞는 역할을 다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는 국가들에 따뜻한 손을 내미는 것은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먼 장래에까지 우방으로서 강한 유대를 만들게 된다. 사실 국제사회에서 우리처럼 평화유지활동을 전개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춘 나라도 드물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과 떨어져 있다. 우리는 사회 내에 문명·문화간 첨예한 대립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다양한 종교에 포용적이다. 그래서 평화유지활동이 필요한 나라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나아가 평화애호국으로서 모범적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성취해온 중견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강대국에 의한 식민지배의 아픔과 한국전쟁 이후 재건복구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그들이 겪는 고통을 공감하며, 체험으로 터득한 개발경험을 전수하여 그들을 도울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잘 훈련되고 기강이 확립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 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유엔의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금년 7월 350명 규모의 동명부대를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에 파병하였다. 이들 동명부대는 물론 그간 유엔평화유지활동에 파병해 온 우리 군대는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어왔다. 우리군의 활동에 대해 국제사회가 좋은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우리군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유엔평화유지활동은 경우에 따라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수반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용기 없이는 존경받을 수 없다. 그래서 유엔평화유지활동과 대개도국 개발협력은 우리의 국가 위상과 명예를 높이기 위한 필수적 국가행위이다. 올바로 갖춘 국격이 선진국이 되는 불가결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 인공팔 가진 ‘소머즈’ 여군 美서 탄생

    인공팔 가진 ‘소머즈’ 여군 美서 탄생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국 드라마 ‘소머즈’(bionic woman)가 현실화된 것일까. 최근 미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한 여군이 소머즈와 같은 인공 팔을 얻어 생체공학적 팔을 가진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해병대(US marine) 소속의 클라우디아 미첼(Claudia Mitchell)병사. 과거 이라크에 파병된 미첼은 오토바이 사고로 한 쪽팔을 절단해야 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미첼은 생체·기계 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최첨단의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닉 팔’(bionic arm)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새로 얻은 바이오닉 팔로 음식을 자르거나 설거지를 하는 정도의 간단한 일상생활은 물론 기존의 인공의수를 가진 사람보다 4배 빨리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미첼의 바이오닉 팔은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것일까? 미첼의 팔에는 이른바 ‘TMR’(targeted muscle reinnervation· 표적 근육 재자극)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 생체공학기술이 접목되었다. 개발진은 손상되기 전의 운동 및 감각 신경이 근처에 있는 근육 및 피부로 재연결될 수 있다는 점과 뇌가 절단된 사지라도 계속 동작 신호를 보낸다는 점을 극대화시켜 이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미첼의 수술에 참여한 토드 쿠이켄(Todd Kuiken) 교수는 “현재 미첼 이외에도 사지가 절단된 다른 군인들에게 생체수족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노력 중” 이라며 “인공팔다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도록 하는 수술법은 아직 보완점이 있지만 수족을 잃은 군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데일리텔레그래프 인터넷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러드 신임 총리는

    하워드 총리의 5선 연임 도전을 물리치고 차기 총리로 확정된 케빈 러드(50) 노동당 당수는 자수성가형 인물이다.1957년 퀸즐랜드주 시골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열한살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은 뒤 거주하던 농장에서 쫓겨나 한동안 자동차에서 생활하는 등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때의 경험은 그가 4년 뒤 노동당에 투신하는 데 일조했다. 호주국립대에서 중국어와 중국사를 전공한 러드 당수는 졸업 후 외교관으로 스웨덴과 중국 등지에서 근무했고,1988년부터는 퀸즐랜드 노동당 주정부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8년 두 번의 도전 끝에 연방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나섰다.3선 의원인 그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호주 병력 파병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12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적이고 어려보이는 외모 탓에 ‘해리포터’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4년 전 미국 뉴욕에서 만취상태로 스트립쇼를 관람했던 사실이 유세기간 중 공개돼 망신을 사기도 했다. 기업가인 백만장자 부인 테레스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 자녀 모두 중국어를 공부했고, 사위도 중국계 호주인이다. 테레스는 이번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미모의 여군 ‘미스 아메리카’ 후보 화제

    미모의 여군 ‘미스 아메리카’ 후보 화제

    이렇게 예쁜 군인 보셨나요? 최근 미국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참가한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2007 미스 유타’ 중위 질 스티븐스(Jill Stevens). 스티븐스는 미국 유타주(Utah)의 주 방위군(National Guard) 제1대대 소속이며 지난 2003년 11월에는 6개월간 의무병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후 공적을 인정받아 무려 5개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2005년 소속부대 교육과정 일부로 서든유타대학교(Southern Utah University·SUU)의 간호학과에 다니던 중 ‘2005 미스 서든 유타’(2005 Miss SUU)에 뽑히기도 한 스티븐스는 여세를 몰아 2007년에는 미스 유타주 타이틀도 거머 쥐었다. 특히 잇따른 참전으로 국내외에서 이미지 쇄신이 필요했던 미군이 이미지 회복을 위해 그녀의 대회 참가를 적극 추전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군인’과 ‘미의 여왕’ 중 어느 타이틀이 더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그녀는 “사실 드레스와 군복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고 밝히고 “그러나 솔직히 하이힐보다는 군화가 훨씬 좋다.”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본격적인 미스아메리카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유명스타가 된 그녀는 군인전문 매거진의 표지모델을 맡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사진=www.army.mil (2007 미스 유타주 대표 질 스티븐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탈레반, 카불 장악 임박”

    “탈레반, 카불 장악 임박”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 무장세력이 수도 카불 근처까지 진격하는 등 국토의 54%를 영구 거점지역으로 장악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정권을 빼앗겼던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에 걸쳐 재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 집권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아프간 정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브뤼셀과 카불 등에 본부를 둔 국제안보 및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센리스 카운슬’(Senlis Council)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은 농촌과 일부 지역 중심부, 주요 간선도로 등 광대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탈레반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선 아프간 주둔 나토군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8만명으로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불과 헬만드, 카르자위의 현장 전문가들이 작성한 110쪽 분량의 보고서는 “탈레반이 카불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돌아올 것인지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탈레반의 2008년 카불 장악 목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양귀비 재배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젖줄 삼아 파슈튠 남쪽 지역에서 실질적인 정부 노릇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나토 플러스’로 이름 붙인 병력증강 제안에서 탈레반에 패하지 않으려면 모든 파병국이 자발적으로 나서 병력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이 영국 하원 국제개발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도 아프간 정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옥스팜은 2001년 이래 아프간에 150억달러가 지원됐지만 이 돈이 국민들의 기본생활을 향상시키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지원금의 상당액이 민간회사와 하청업체의 이익으로 돌아간 탓에 아프간 국민들은 사하라 아프리카 지역과 맞먹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옥스팜은 또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의 무능력과 부정부패가 아프간 치안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올해에만 1200명의 아프간 국민이 사망했는데 이중 절반은 연합군과 아프간군의 작전에 희생됐으며, 이라크보다 4배나 많은 공습이 감행됐다고 지적했다. 노린 맥도널드 센리스 카운슬 대표는 “탈레반은 가난에 지친 아프간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정당성과 심리적 영향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아프간은 두 나라로 쪼개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참여정부 외교의 대차대조표/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다음달이면 노무현 정부의 외교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역대 정권에서 ‘한·미 관계’라는 말이 참여정부 시절만큼 자주 거론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현안이 많았고 갈등도 많았으며 또한 얻은 것도 있었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내년 2월에 차기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참여정부의 대미 외교를 평가하는 목소리들이 서울과 워싱턴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했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참여정부의 외교 성적에 대한 평가를 많이 의식했던 것 같다. 송 장관은 8일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여정부 시절의 한·미관계가 매우 돈독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근거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재배치, 미군기지 통폐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 등을 들었다. 송 장관은 또 “지금처럼 양국이 서로 입장을 조율해서 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거의 한·미공조는 미국이 정해놓으면 한국이 따라가는 것이 많았다.”고 과거의 한·미관계를 슬쩍 ‘폄하’하기도 했다. 송 장관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대미외교를 담당해온 외교관들로부터도 지난 5년간의 한·미관계에 대한 자평을 들어볼 수 있었다. 한·미 관계를 줄곧 담당했던 한 외교관은 “지난 2002년 말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정권이 넘어갈 때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북·미 관계와 한·미 관계, 남북 관계 등이 모두 꼬여버렸다는 것이다. 이 외교관은 “상처가 커진 한·미 관계에 반창고라도 하나 붙여서 넘겨주고 싶었던 것이 당시의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는 6자회담을 통해 북·미관계가 잘 풀려서 오히려 ‘속도조절’ 얘기까지 나오고 한·미간에도 어려운 동맹 현안은 모두 해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정권에 떳떳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간 군사 문제를 줄곧 담당했던 관계자는 겉으로 나타난 결과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분리해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와 조지 부시 행정부가 전작권 이양,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미군기지 이전, 이라크 파병 등 매우 중요한 군사적 합의를 이뤄낸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았지만 그같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상처’가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정부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주고도 욕 먹는 상황’을 피하는 외교적 기술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에 근무했던 한 외교관은 한국 외교력의 성장과 성숙에 대해 말했다. 한국 외교사에서 세계적인 이슈(북핵)를 두고 세계의 최강대국들(미·중·러·일)을 상대로 그야말로 본격적인 협상(6자회담)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먼저 아이디어도 내고 관련국도 설득하는 등 능동적이고 때로는 주도적인 모습도 보였다고 자평했다. 다른 외교관도 “북핵 협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론과 회의론 속에서도 결국 ‘9·19’,‘2·13’을 거쳐 ‘10·3’ 합의를 이끌어 냈고, 미·중·러 세 나라의 중앙은행을 동원해가면서까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해결해낸 한국과 미국 외교 당국자들의 ‘낙관적 열정과 협력’이 과소평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가 남길 ‘외교 대차대조표’는 보는 시각에 따라 흑자(성공)일 수도, 적자(실패)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차기 정부는 정치적 이유로 일방적인 평가를 내리는 대신 성공한 점은 이어받고, 실패한 점은 교훈으로 삼는 지침으로 삼길 바란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5)모문룡의 죽음과 파장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45)모문룡의 죽음과 파장 Ⅱ

    모문룡은 쌍도로 향하면서 엄청난 수의 병력을 대동했다. 수백 척의 선박에 2만 8000명의 병력을 싣고 갔다고 한다. 말하자면 3만명 가까운 경호원을 대동한 셈이다. 원숭환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북경 조정과 조선, 그리고 후금 사이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그는 분위기 파악의 귀재였다. 하지만 수만명의 경호원들도 모문룡의 목숨을 지켜주지는 못했다. 원숭환은 그만큼 치밀하게 모문룡을 제거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12가지 죄악 들어 모문룡 단죄 모문룡은 1629년 5월26일 쌍도에 도착했다.6월3일 모문룡은 술자리를 마련하여 원숭환을 초청했다. 술자리가 깊어가자 원숭환은 모문룡에게 ‘공이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 어찌 병권을 내놓고 향리로 돌아가지 않느냐?’며 은근히 은퇴를 종용했다. 모문룡은 ‘내가 귀향하지 못하는 것은 요사(遼事)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응수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사가 끝나면 조선을 기습하여 차지하겠다.’고 떠벌렸다. 평소 조선에 대해 품고 있던 솔직한 생각을 원숭환 앞에서 토로한 것이다. 두 사람은 6월5일에도 만났다. 원숭환은 자신의 휘하와 모문룡이 거느리고 온 병사들에게 활쏘기 시합을 시켰다. 그리고 섬의 산꼭대기에 설치해 둔 장막으로 모문룡을 불렀다. 장막 부근에는 복병을 배치하여 모문룡 부하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장막에서 원숭환은 앞으로 자신이 동강진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동강향부(東江餉部)라는 것을 만들어 영원으로부터 군량을 공급하되 그 회계 내역을 엄격히 감시하겠다는 내용을 통고했다. 이윽고 원숭환은 부하들에게 모문룡을 포박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모두 12가지의 죄악을 들어 모문룡을 질책했다.‘병마(兵馬)와 전량(錢糧)을 사용하면서 전혀 감사를 받지 않은 죄’,‘제대로 적과 싸우지 않았으면서도 공을 세웠다고 황제를 속인 죄’,‘사사로이 시장을 열어 오랑캐와 내통한 죄’,‘상인들을 약탈하여 장물을 쌓아두고 스스로 도적이 된 죄’,‘부하와 여염의 부녀자들을 빼앗아 첩을 삼고 음행을 일삼은 죄’,‘위충현을 아비처럼 섬기고 환관배들과 결탁한 죄’,‘진(陣)을 연 지 8년이 지났지만 한 뼘의 땅도 수복하지 못하고 관망한 죄’ 등이 그것이었다. 결국 엄당(奄黨)의 비호 아래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밀수 왕초’가 되어 흥청망청 ‘해외 천자’처럼 군림했던 과오에 대한 단죄였던 셈이다. 모문룡은 겁에 질려 말도 못했다고 한다. 원숭환은 북경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면서 “신이 문룡을 주벌하는 것은 삼군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함입니다. 신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폐하께서 또한 문룡을 죽인 죄로 저를 주벌하실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상방검을 뽑아 모문룡의 목을 베었다. 수많은 모문룡의 부하들이 장막 아래 있었지만 그들도 겁에 질려 엎드린 채 감히 위쪽을 쳐다보지 못했다. 원숭환의 일갈이 추상 같은 데다 워낙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원, 목벤 후 예를 갖춰 장사 치러줘 이튿날 원숭환은 예를 갖춰 모문룡의 장사를 치러 주었다. 그는 제문에서 “어제 그대를 죽인 것은 조정의 대법(大法)을 밝힌 것이고 오늘 그대를 제사함은 동료의 사정(私情)에서 나온 것”이라며 눈물을 뿌렸다. 자신이 모문룡을 죽인 것이 결코 사사로운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원숭환은 모문룡을 처단하면서 황제로부터 재가를 받지 않았다. 모문룡 같은 ‘거물’을 황제의 허락도 없이 처단한 것은 분명 엄청난 문제였다. 실제 원숭환은 모문룡을 군법에 따라 처리했다고 강조했지만 그 배후에는 치열했던 당쟁의 여파가 자리잡고 있었다. 모문룡의 죽음과 관련하여 당시 민간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었다. 모문룡의 생일을 맞아 어떤 사람이 그에게 수장(壽帳)을 보냈다고 한다. 수장이란 오늘날로 치면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축하 ‘카드’에 해당한다. 수장에는 당시 명의 대학자이자 문장가인 진계유(陳繼儒)와 역시 석학이자 화가로도 잘 알려진 동기창(董其昌)이 쓴 글이 들어 있었다. 모문룡은 수장에 대한 답례로 동기창에게는 인삼 1근을, 진계유에게는 인삼 반 근을 보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진계유는 모문룡이 자신을 경시한 데 분노하여 깊이 유감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자신의 문인 원숭환이 계요경략( 遼經略)으로 승진하자 진계유는 “터럭 하나(一毛)를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일모’란 물론 모문룡을 가리키는 것이다. 원숭환이 모문룡을 처단하는 데는 대학사(大學士) 전용석(錢龍錫)의 입김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전용석은 동림당(東林黨) 계열의 문신으로 천계 연간 예부시랑(禮部侍郞)까지 올랐지만 위충현의 눈 밖에 남으로써 벼슬에서 쫓겨났던 인물이다. 숭정제가 즉위하면서 조정으로 복귀한 전용석은 위충현 실각 이후 엄당(奄黨)을 제거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다. 전용석의 고향 선배였던 진계유는 전용석에게도 ‘일모를 제거하여 천하를 이롭게 하라.’고 풍유(諷諭)했다고 한다. 전용석은 그 말의 뜻을 알지 못한 채 북경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후 문인 원숭환이 그에게 ‘모문룡 처리’ 문제를 자문했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일모 제거’의 뜻을 간파한 전용석은 원숭환의 ‘거사’에 동의했다. 요컨대 원숭환이 모문룡을 제거하는 과정에는 천계 연간 명 조정에서 빚어졌던 동림당과 엄당 사이의 격렬한 상쟁과 복수의 여파가 자리잡고 있었다. 환관들의 당파인 엄당에 대한 혐오가, 그들과 밀착되어 있던 모문룡의 죽음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엄당의 잔여 세력들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들도 동림당에 대한 복수의 기회를 엿보게 된다. 뒤에서 다시 서술하겠지만, 그들의 복수는 원숭환의 비명횡사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조선, 후금정벌 파병 요구에 고심 원숭환이 모문룡을 제거한 것은 조선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가? 청북 지역을 자신의 앞마당처럼 횡행하면서 징색을 일삼았던 그가 사라진 것은 일견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원숭환은 모문룡을 처단한 직후 조선에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모문룡을 처단하게 된 전말을 설명하고, 과거 모문룡과 부하들이 조선에 끼쳤던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동강진의 명군이 조선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의 언급이었다. 원숭환은 후금을 공격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조선도 병력을 동원하여 같이 협공하라고 종용했다. 그것은 상황이 급변한 것을 의미했다. 원숭환은 모문룡과는 질적으로 다른 인물이었다.‘요동 수복’을 공언하면서 뒤로 피하기만 했던 모문룡과는 달리 원숭환은 ‘오랑캐를 제거하고 요동을 수복하는 것’을 비원(悲願)처럼 가슴에 새기고 있는 장수였다. 그는 철두철미한 ‘중화(中華) 민족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조선에 협공하라고 요구한 것은 결코 범상한 문제가 아니었다. 모문룡은, 조선이 그의 욕심을 일정 부분 채워주기만 하면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대충 넘어갔다. 자신이 후금과 군사적 대결을 벌일 의지가 없는지라 조선에 대해서도 싸우자는 시늉만 할 뿐 후금과의 결전을 강요하지 않았다. 비록 사회경제적으로는 괴로웠지만 조선은 그 와중에서 후금을 자극하지 않고 군사적 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원숭환은 달랐다. 실제 원숭환의 편지를 받았을 때 조선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최명길은, 원숭환이 당장 군대를 보내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 만큼 마치 시기에 맞춰 파병할 것처럼 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민 끝에 조정은 원숭환에게 답서를 보냈다.‘명의 은혜를 잊지 않았지만 몹시 피폐한 처지에 있다.’는 것,‘어쩔 수 없이 후금과 화친했지만 명이 후금을 정벌할 때는 돕겠다.’는 내용을 완곡하게 담았다. 모문룡은 죽었지만 조선은 또 다른 선택의 기로로 내몰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자이툰 파병 연장안 국회 제출

    국방부는 5일 이라크 주둔 자이툰부대에 대한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제출한 동의안은 자이툰부대의 경우 이달 말까지 250명을 우선 철수시키고 12월 말까지 340명을 추가로 철수시켜 내년 말까지 650여명의 주둔병력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국민 60% 李후보 검증 원한다”

    “국민 60% 李후보 검증 원한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5일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취했다. 대선이 불과 44일 밖에 남아 않아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60% 이상이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만큼 국회는 이런 민의를 대변해 진실을 밝혀나가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집권은 권위주의 시대의 부활과 정경유착의 돈 정치, 토목공사 위주의 낡은 경제, 전쟁불사의 냉전 대결주의,5% 특권층을 위한 정치로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강화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해서도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97년 11월 외환위기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선박, 반도체,LCD 생산 세계 1위, 정보화 지수 3위, 자동차 생산 5위, 교육규모 12위,GDP 규모 13위 등 세계가 놀랄 정도로 우리 경제는 회복됐다.”며 한나라당에 역공을 취했다. 그는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과 관련해서도 “국민과의 약속은 하늘처럼 무거운 것이며,‘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며 “명분도 실속도 없는 경제논리로 더이상 파병을 연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당론으로 채택한 파병 연장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국회 표결을 앞두고 내부 표단속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김 원내대표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통합신당은 병력감축 등 군비축소 방안을 협의하고, 예비군제도 전면 폐지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2차 남북정상선언을 지지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25%의 유류세 인하 정책 추진 ▲저소득 고령자에 대해 재산세·종부세 납부 유예와 융자 지원 ▲1가구 1주택자가 주택을 팔고 다시 구입할 경우 양도세 유예·환급제 검토 등을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정부, 아프간에 민간의료팀 20여명 파견키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동의·다산부대를 연말까지 모두 철수할 방침인 가운데 내년 초 아프가니스탄에 민간 의료인력이 중심이 된 지방재건팀(PRT) 20여명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동의·다산부대 철군 뒤에도 아프간 재건을 계속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PRT를 파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PRT는 해외파병과 달리 국회 동의절차가 필요하지 않다.PRT 요원들은 바그람 미 공군기지 안에서 동의·다산부대원들이 사용하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민생’은 없었다

    ‘민생’은 없었다

    17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한 끝에 2일 17일 만에 마무리됐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 이번 국감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검증 공방으로 얼룩졌다. 정책 검증보다는 네거티브 경쟁으로 막말과 욕설이 오가다 폭력 사태까지 빚었다. 게다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향응 접대 사실로 비판이 빗발쳤다.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의원의 지역구 챙기기까지 겹쳐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홍금애 공동집행위원장은 “국감을 9년간 모니터했지만 올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워스트(최악의) 위원회만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국감은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정무위가 증인 채택을 놓고 몸싸움을 벌여 국감이 열리지도 못했다. 이후에도 증인 채택을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퇴장하고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국감은 파행으로 얼룩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국감 내내 이 후보 검증에 몰두했다.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BBK 주가조작 연루, 상암DMC 건설 특혜,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은 ‘단골 메뉴’였다.‘경부운하 때리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 후보 처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맞불을 놓았다. 양당이 후보 검증에 골몰하는 동안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이라크 파병 연장 문제 등은 후보간 대립각을 세우는 수단으로만 쓰였다. 비정규직 문제, 고유가 대책 등 민생 문제들은 가려졌다. 의원들의 국감 출석률은 90%를 넘는다. 그러나 이는 ‘출근도장’에 불과할 뿐 국정감사장은 채워진 시간보다 비워진 시간이 더 많았다. 그나마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준비된 질의서를 그대로 읽거나 말이 막히면 피감 기관장을 호통 치는 등 수준 낮은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후보와 관련된 문제에는 별별 도표와 자료를 동원하고 질의시간 대부분을 할애해 가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민생과 관련된 현안은 서면질의와 서면답변으로 갈음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피감 기관으로부터 식사와 술자리를 제공 받은 ‘과기정위 파문’도 이번 국감의 불명예로 기록됐다. 홍 위원장은 “정치국감·대선국감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정감사 제도에 관한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버시바우 “한국대선 매우 흥미롭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2일 한국 대선에 대해 “미국 대선과 달리 콤팩트하게 진행돼 매우 흥미롭다.”고 대선 ‘관전평’을 내놓았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대사관저에서 가진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의 오찬에서 한국 대선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이같이 말했다고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에 배석한 최인기 원내대표는 “버시바우 대사가 장기 레이스인 미국 대선과 비교해 한국 대선은 막판까지 변수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단히 변화가 많아 흥미롭다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대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중립적이며 많은 관심을 갖고 신중하게 대선을 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미 국무부가 김경준씨의 한국 조기송환을 승인한 것과 관련해 “득실을 따지지 않고 중립적으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송환을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변인은 “이 후보와 버시바우 대사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 범여권 후보 단일화 문제 등 대선 구도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면서 “민주당과 이 후보가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을 찬성한 데 대해선 버시바우 대사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국감 중계] “홍보처 언론과의 전쟁에 예산 펑펑”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1일 방송위원회·국정홍보처 국감에서는 느닷없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실언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방송사가 그동안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 후보의 문제성 발언을 줄줄 부각시킨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현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통합신당 강혜숙 의원은 정동영·이명박 후보의 ‘실언 사례’를 자체 집계했다며 “마사지걸 발언 등 이 후보 실언은 공식적으로 문제된 것만 무려 16차례나 됐지만 정동영 후보는 노인폄하·이라크파병 용병 발언 등 2건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후보는 실언을 사과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고, 방송사는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등 공적인 책임을 망각했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정청래 의원도 “이 후보는 장애인 낙태발언, 마사지걸 발언 등 문제있는 발언으로 수많은 장애인과 여성의 분노를 샀지만 뉴스 분석결과 방송뉴스가 소극적이거나 아예 보도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게 제대로 된 뉴스냐.”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을 맹공격했다. 박찬숙 의원은 교육부 김정기 차관보가 합동브리핑룸 밖에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국정홍보처 취재지원팀장이 교육부 홍보실로 전화를 걸어 ‘통합브리핑룸 밖에서는 취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여옥 의원은 “홍보처가 언론과의 전쟁에 예산을 펑펑 쓰고 있다. 반론보도 소송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1889만원을 전용했다.”고 주장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자이툰 연말까지 600명 단계 철군

    정부는 3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안과 ‘2007 남북정상선언’이 담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의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병연장 및 임무종결계획 동의안’은 오는 12월 말까지 600명을 단계적으로 철군, 파병 규모를 650명 수준으로 유지하다가 2008년 12월 모든 임무를 수행하고 철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라크의 신속한 평화정착과 재건, 한·미 공조의 필요성, 이라크 정부·주민의 요청 등을 감안했다.”면서 “다음달 초순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결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은 당초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방안이 고려됐으나, 정치권 내부의 이견으로 국회 동의 없이 발효 절차를 밟게 됐다. 천 대변인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정상선언을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남북관계의 제도적 측면을 고려, 발효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쳤다.”고 말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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