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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론 관철했습니다” 鄭의장 당당

    이해찬 총리의 낙마를 계기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당 안팎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이 전한 당심(黨心)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번 파문의 수습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15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했다. 회의도 전날 미국 야구팀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쳐 한국팀 승리에 기여한 최희섭 선수와 국제전화 통화를 하며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 역할을 부각시켰다. 그는 “어제 오후 두 시간여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선)유임쪽 생각도 많이 갖고 계셨다. 그러나 의원들의 진솔한 의견을 가감없이 말씀드렸고 당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께선 해외 순방 중 의원들께서 극력 자제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인데 대해 잘된 일로서 높이 평가했다.”고도 했다.‘앞으로도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생각 말라.’고 다그친 셈.“말은 적게 하고 실천은 크게 하는 여당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자신감 행보’는 등촌동의 한 실업계 여고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한국이 야구와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을 예로 들며 “세계를 제패한 몽골리안의 피를 이어받은 한민족이 세계 중심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냐는 자신감을 갖는다.”고 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몽골기병론’을 내세운 것이다. 학생과 부모, 교사들이 ‘대학입시에서 실업계고 특차 전형을 늘려달라.’는 등의 민원을 제기하자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이라면서 “정부와 협력해 정책을 적극 개발하고 추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골프 파문 처리 과정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미소도 만면에 가득했다.“정치라는 것이 실업계고 학생들의 가슴 속에 희망을 심어주고 학부모들 가슴에 어려운 것이 있으면 씻어주는 것이 맞지 않으냐.”며 활짝 웃기도 했다. 여고생들과의 만남을 끝낸 정 의장은 밤 늦게까지 참모들과 함께 하루 뒤 예정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의 이중적인 ‘최연희 해법’

    한나라당이 어제 성추행 파문과 관련, 최연희 의원에 대해 국회에 사퇴권고결의안을 내기로 했다고 한다. 그의 지역구인 동해·삼척시당을 사고당부로 규정, 새 조직위원장을 공모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최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 일어난 지 꼭 20일만의 일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퇴진을 만시지탄이라 했다지만 한나라당의 이런 행보야말로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뭘하다 이제서야 이리 부산을 떠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한나라당이 사퇴권고안 추진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뻔하다. 이해찬 골프파문이라는 보호막이 걷히면서 최 의원 성추행 문제로 집중될 세간의 관심과 비난을 피하자는 계산인 것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면서 짐짓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 눈에는 버틸 만큼 버틴 것으로 비치는 게 현실이다.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라거나, 사퇴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는 식의 한나라당의 안이한 자세에 국민은 충분히 실망했다. 뒤늦게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걱정돼 부랴부랴 최 의원 사퇴에 발 벗고 나선 모습에서 국민은 한나라당의 정략적 잔꾀와 성범죄에 대한 몰인식을 목격할 뿐이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적 행태로, 최 의원의 성추행 못지 않게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 의원 성추행 파문은 그의 의원직 사퇴로 일단락될지 모른다. 그러나 정치권의 이런 정략적 인식과 접근이 계속되는 한 성폭력·성범죄 근절은 요원하다. 최 의원의 결단과 함께 한나라당의 보다 진지한 자세를 촉구한다. 그것만이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길인 것이다.
  • “폭우에 옷이 흠뻑 젖었다”

    “폭우에 옷이 흠뻑 젖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는데, 지난 열흘 동안 폭우가 쏟아져 옷이 흠뻑 젖었다.”고 토로했다. 이 총리는 이날 ‘3·1절 골프’ 파문으로 물러나는 자리에서도 “그동안 부정한 행위를 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면서 “실제로도 그렇게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조금만 지나면 ‘어처구니없었구나.’하는 일들도 발생한다.”면서 3·1절 골프 파문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뭇매’에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사려깊지 못한 처신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 총리는 또 “사회 여러 분야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품위있는 선진 한국이 될 수 있다.”면서 “저출산·고령화 대책, 양극화 문제, 한·미FTA 협상 등이 중요한 과제며, 이를 극복해야 선진 강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아픈만큼 성숙해졌죠”

    “아픈만큼 성숙해졌죠”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제 주위에 많은 분들이 힘이 돼 주셨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래요.” 지난 1월 성형수술 파문으로 인해 대한펜싱협회로부터 대표선수 자격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남현희(25).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20대 신세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둘러보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성숙된 자세는 성적으로도 직결됐다. 그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 성형수술 파문 이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재기에 성공한 뒤,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그랑프리펜싱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2주 연속 A급 국제대회에서 우승하기는 한국 펜싱 50년사에 유례가 없는 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경우다. 지난해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 우승 주역으로 신화를 일궈낸 남현희가 다시 한번 한국 펜싱사를 새로 쓴 것. 세계 랭킹도 10위권에 머물러 있던 그는 이번 두 대회 우승으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남현희는 “역설적이지만 어려움을 겪을수록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세계선수권과 12월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현희는 “그러나 제일 하고 싶은 일은 하루빨리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野, 최의원 사퇴권고 합의

    한나라당의 ‘최연희 꼬리표 떼기’ 행보가 가속화됐다. 15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최 의원에게 의원직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한 뒤 최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퇴권고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당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니 이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직 제명은 국회법상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기 때문에 하루만 더 최 의원의 결단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며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고강도 압박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이는 이해찬 총리의 퇴진으로 ‘골프 게이트’ 국면이 진정되면서 ‘최연희 악재’가 재연될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퇴권고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최 의원이 사퇴보다는 법정에서 해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도 동해ㆍ삼척시당을 ‘사고지구’로 처리한 뒤 조직위원장을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최 의원과의 거리두기에 나설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는 ‘뒷북 대응’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사태에 대한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총리 사퇴 뒤 여론을 의식, 마지못해 강도높은 카드를 뽑았다는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당 이낙연,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열고 최 의원이 16일까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즉각 의원직 사퇴권고결의안을 공동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야4당 원내대표는 또 ‘골프 파문’을 둘러싼 로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공동 발의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미 공동 발의한 윤상림 로비의혹 사건과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친정 품에서 당분간 휴식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5일 이임식을 갖고 총리실을 떠났지만 향후 거취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당 복귀가 당연한 순서지만 ‘친정’의 품이 따뜻할 것 같지는 않다. 대체적인 의견은 “당분간 쉬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상황이라 딱히 당이 보호해주기도 어렵고 당장 정무직을 맡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일각에서는 ‘선거 전문가’와 ‘기획통’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일정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런 관측은 5선 의원에 총리 출신이라는 그의 정치적 무게에서 나온다.●“선거전까진 운신의 폭 넓지않다”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 검찰 조사 결과도 남아있어 여전히 파문은 잠복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전 총리의 운신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이 전 총리의 용산고 선배인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마음 편하게 해 줄 필요있다. 시간을 두고 있다보면 특기를 발휘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기회를 줘야 한다. 지명직 최고위원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며 역할론을 폈다.●5선·총리출신… 지명직 최고위원? ‘이 총리 사퇴 불가피론’을 펼쳤던 당 지도부는 분권형 책임총리로서 굵직굵직한 현안을 무난히 소화했던 ‘일 잘하는 총리’의 퇴장이 못내 아쉽다는 반응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정동영 의장은 “대통령은 전임 총리들이 난제를 뒤로 미루거나 그때 그때 처리못한 것과 비교해 (이 전 총리를) 일 잘하는 총리라고 말했다.”며 “당으로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해찬 총리 퇴진

    이해찬 총리 퇴진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 이해찬 총리의 공식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부터 1시간50분 동안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당 의견을 수용하겠다.”면서 사실상 사의를 받아들였다. 골프 파문 이후 2주일 만이다. 노 대통령은 또 “3·1절 골프와 관련해서는 검찰에 고발된 사항이 있기에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러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그 같은 원칙을 견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김만수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 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관계 기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명백히 밝혀 주길 바란다.”고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후속 총리 인선에 대해 김 대변인은 “후임 총리 문제는 환경부 장관의 제청 문제 등을 고려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정리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15일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오후에 이임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후임 환경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를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절차를 밟은 뒤 이임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사표가 수리되면 정부조직법에 따라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을 맡는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이 당측의 의견을 깊이있게 경청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정 의장은 당의 의견을 가감없이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부주의한 처신으로 누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뒤 15일 예정된 상공의 날 기념식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주재할 예정이던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도 취소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인 오전 9시40분쯤 청와대 관저에서 이 총리와 청와대 수석·보좌관들과 함께 ‘귀국 인사’를 겸한 대화를 1시간 가량 나눴다. 또 이 총리의 요청으로 20분 가량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별도 자리를 가졌다. 한편 한나라당·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중심당은 이날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신속한 사표 수리를 요구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여야 대변인 ‘떡볶이 회식’

    열린우리당 우상호, 한나라당 이계진, 민주당 이상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등 여야 4당 대변인들이 14일 저녁 신당동 떡볶이집에서 회식을 했다. 여야 대변인들이 떡볶이집 회동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모임의 산파는 이계진 대변인. 그는 지난해 말 각당 대변인들에게 “‘말싸움쟁이’ 대변인들끼리 만나 밥 한번 먹자.”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만남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이날에야 성사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인 직후 이뤄진 만남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이 총리의 골프 파문과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뼈 있는 말들도 오갔다. 이계진 대변인이 “정치인이 만나는데 너무 좋은 데 간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끼리 얘기하기엔 여기가 좋을 것 같았다.”며 떡볶이집 회동의 이유를 설명하자, 우 대변인은 “한정식집 같은데 가면 사고 터진다.”며 최 의원 성추행 사건을 건드렸다. 앞서 이 대변인은 우 대변인을 만난 직후 “이 총리가 총리직 수행은 잘 하셨다.”고 했다. 그동안 이 총리의 사퇴를 끈질기게 주장해 온 한나라당의 대변인 언급이란 점에서 듣기에 따라 비꼬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우 대변인의 대답은 “떡볶이 먹을 기분 아니죠.”우 대변인의 천적은 박 대변인. 이날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긴 한국팀을 이상열 대변인이 칭찬하자 우 대변인은 “한국팀이 요즘 야구, 축구, 피겨스케이팅 다 잘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박 대변인이 한마디.“골프와 테니스만 고생하고 나머지는 다 잘나간다.” 이 총리의 골프 파문과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이 총리 사퇴 이후가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해찬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앞서 이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이 총리 골프 파문을 둘러싼 정경유착 의혹은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정황으로도 이 총리는 총리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노 대통령이 신속히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국민여론에 부응한 조치로, 국정안정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참여정부는 분권형 국정운영을 내세웠다. 노 대통령으로서 이 총리에 버금가는 분권형 총리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를 껴안고 가기에 상황이 너무 나빴다. 이 총리 스스로 수차례 사과했듯이 3·1절에, 그것도 철도파업이 있던 날 골프를 친 자체가 잘못이었다. 골프상대가 비리의혹 기업인이며 내기골프까지 쳤음이 드러났다. 골프동참자들은 거짓말 퍼레이드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사의를 수용한 것이 순리였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 사퇴 파문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 읍참마속의 본보기로 집권 후반기 자칫 해이해질 공직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물러난 뒤 노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한다는 관측이 있으나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국민편에서 남은 2년 국정을 이끈다고 재다짐하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수도 있다. 이제 이 총리 사퇴 이후가 중요하다. 노 대통령이 지시했듯이 제기된 의혹의 진상은 엄정한 검찰 수사로 명백히 가려야 한다. 그리고 후임 총리 인선을 늦출 이유가 없다. 후임 총리는 개혁성과 업무능력을 갖춘 동시에 화합형이었으면 한다. 이 총리는 야당과 소모적 논쟁을 벌여 여권에 부담을 주었다. 참여정부 후반기는 정쟁보다는 주요 국가정책과제를 마무리짓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야당에서 걱정하는 대로 대통령 탈당이나 거국내각 등 충격적 조치는 자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분권형 체제를 어느 수준에서 끌고 갈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비대해진 총리실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 [이총리 사의 수용] 힘잃는 ‘분권형 국정’… 당·청 권력지형 변할듯

    이해찬 총리의 사임이 결정된 14일 정치권은 하루 종일 술렁거리는 분위기였다. 열린우리당 수뇌부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 총리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면서 노 대통령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측근들과 비공식 회동을 갖고 곧바로 청와대로 가 노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사퇴 불가피론’으로 집약된 당의 의견을 전달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분권형 국정운영체제 변화 불가피 이 총리의 사의가 수용되면서 국정 운영틀의 대변화는 불가피하다. 이 총리의 사퇴는 싫건 좋건 청와대와 집권당 사이의 권력 지형의 변화를 몰고 올 공산이 크다. 노 대통령이 추진해 온 분권형 국정운영의 핵심이 무너지면서 국정운영과 권력의 무게 중심이 당으로 기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당과 후반기 국정운영을 염두에 두는 청와대와의 권력 갈등이 본격화될 듯한 기류다. 이 경우 노 대통령의 권력누수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이 때문에 일각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 등의 시나리오도 나오지만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 총리 사퇴 이후의 수순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노 대통령이 후임 총리를 곧바로 임명할 경우다. 이 때 골프 파문의 ‘블랙홀’에서 빠져 나와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여당이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다. 반면 정치권은 당분간 ‘인사 청문회’ 정국으로 돌입하게 된다. 자칫 후임 총리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장상 파동’이 일어날 개연성도 있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이 총리의 사퇴 이후 5·31 지방선거 전까지는 한덕수 부총리가 총리대행을 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시한부 총리대행’ 체제의 경우 당청간 별 마찰없이 남은 시간 동안 전열을 정비하는 장점이 있다.●정동영체제, 기회인 동시에 위기 이 총리 사퇴 이후 ‘정동영 체제’ 역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구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분권형 권력구도가 무너질 경우 당은 국정 운영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실세총리 등장으로 그동안 정부 쪽으로 넘어간 권력의 축은 상당 부분 당으로 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여당’을 부르짖는 정 의장으로선 당 중심의 선거체제를 구축해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를 중심으로 ‘총리 유임론’이 거세지자 정 의장은 9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주재,‘사퇴 불가피론’으로 당의 중심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총리 사퇴 외에 일파만파로 번지는 골프 파문을 잠재울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다.16일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도 압박전의 일환이다. 노 대통령의 ‘결심’이 늦어지거나 자칫 유임론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에 대비한 당의 ‘시위’였다는 지적이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3·1절 골프’ 수사팀 구성

    3·1절 골프 파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병두)는 이번 주중 이해찬 총리와 이기우 교육부 차관을 수뢰 혐의로 고발한 한나라당 관계자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주임검사인 정병두 형사1부장 외에 검사 2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팀을 꾸렸다. 이달 말쯤 공정거래위원회가 영남제분 등의 밀가루 가격 담합 행위를 검찰에 고발하면, 공정위 사건 처리부서인 형사6부의 검사가 수사팀에 파견될 수도 있다. 이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이 총리와 이 차관을 비롯해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김평수 교원공제회 이사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검찰은 전날 들어온 고발장을 비롯해 관련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총리 사의 수용] 盧·鄭 2시간 면담후 전격 결정

    [이총리 사의 수용] 盧·鄭 2시간 면담후 전격 결정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한 이해찬 총리의 공식 사의 표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3·1절 골프’라는 OB(out of bounds) 를 낸 뒤 수습과정에서도 ‘내기골프’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등 ‘해저드’ 탈출에도 실패한 이 총리의 낙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총리를 껴안고 가기엔 여권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더 미루다가는 지방선거는 물론 당과 청와대의 관계마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내기골프는 인정되나 로비 골프는 아니다.’는 청와대 자체의 조사 결과도 나왔지만 총리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기에는 너무 흠집이 났다는 중론을 인정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 총리의 골프 파문에 대해 ‘신중치 못한 골프’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총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수긍하지 않는 상태이다. 노 대통령의 이 총리에 대한 사의 수용 과정은 평소의 인사 원칙과는 사뭇 다르다. 검찰에 고발된 사안인데도 예전처럼 수사 결과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되 여러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원칙을 지키기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힐 정도이다. 실체적 진실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는 인상이 짙다. 물론 정 의장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을 법한 대목이기도 하다. 정 의장 체제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14일 노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서 돌아오자 긴박하게 움직였다.‘실세 총리’의 거취를 다루는 민감한 사안인 까닭에서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 도착한 뒤 곧바로 이 총리와 20여분 동안 자리를 함께 했다.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배석했다. 골프 파문의 당사자와 사실 관계를 따지고, 또 결과를 보고할 책임을 진 핵심 관계자들이 한데 모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순방 이틀전인 지난 4일 이 총리와의 통화에서 “순방을 다녀와서 보자.”고 말한 절차를 거쳤다. 그런 뒤 노대통령은 오후 철저한 보안 속에 사전에 조율된 정 의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실세 총리’의 경질에 대한 최대한의 격식을 갖춘 셈이다. 당초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비서실장으로부터 종합적인 보고를 받은 뒤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심사숙고’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때 나돌았다. 하지만 정 의장으로부터 민심과 당론을 전해들은 뒤 결단을 내렸다. 정 의장은 준비됐던 면담이기에 후임 총리의 인선 기준까지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결단의 과정에는 당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당·청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3·1절골프’ 서울지검 형사1부에 배당

    검찰은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 한나라당이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기우 교육부 차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1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 주임검사는 정병두 부장검사가 직접 맡는다. 형사1부는 공무원 범죄 담당 부서로 감찰 차원에서 검·경찰이 관련된 범죄를 맡아왔다. 검찰은 조만간 고발장을 낸 한나라당측에 고발인 소환 조사 일정을 통보하고, 진상조사 자료 등을 받아 수사팀 구성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 수사는 골프를 친 당일 의혹을 가리는 데서 시작될 전망이다. 총리 일행이 앞뒤 팀을 비우고 라운딩하는 이른바 ‘황제골프’를 쳤는지, 이 총리의 그린피와 골프 상금 40만원을 기업인이 냈는지 여부 등을 우선 확정할 방침이다. 사실 관계가 확정되는 대로 수사의 초점은 이 총리 등이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 등으로부터 로비나 청탁을 받았는지를 밝히는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검찰에 고발된 사건 말고도 골프 파문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두 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말쯤 2002년 영남제분 등 부산지역 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했다며 고발할 계획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부시 남은 임기 3년이 길다?

    부시 남은 임기 3년이 길다?

    “비상구가 없다.” 임기를 3년이나 남겨놓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막다른 길목에 내몰리고 있다. 비밀도청 파문과 항만 운영권 공방을 거치며 지지도는 바닥을 헤매고 있고 야당은 불신임안 제출을 공언하고 있다. 더욱 심란한 것은 여당인 공화당마저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엔 ‘레임덕’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당내 이반 심각한 수준 레임덕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10월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해리엇 마이어스 연방대법관 후보가 정실인사 시비로 사퇴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언론은 “공화당원 사이에 집권 2기 초반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레임덕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주 AP통신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도는 74%에 그쳤다. 한달 전보다 무려 8% 포인트가 빠진 수치였다. 시사주간 타임은 12일(현지시간)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 항만운영권 인수 포기가 레임덕의 본격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공화당이 완전히 독자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무기였던 국가안보 주장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핵, 갈등의 새 불씨” 문제는 의회 일각에서 항만 파동을 11월 중간선거까지 끌고가려고 한다는 점이다.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3일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항만 문제와 관련된 자신들의 관점이 대통령과 다르다는 점을 의회 속기록에 남기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타임도 “대통령 지지도가 바닥을 길수록 공화당 지도자들은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이슈를 계속해서 찾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관점에서 인도 핵 문제는 의회와의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달 초 부시 대통령이 인도에 약속한 핵기술 지원이 가능하려면 미국의 ‘반확산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인도의 핵개발을 용인하면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의회내 반대세력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부시 없는 미국’ 향해 잰걸음 ‘부시 없는 미래’를 준비하는 공화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1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공화당 남부지역 지도자 회의의 ‘스트로 폴’에서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36.9%의 압도적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평을 들어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4.6%로 5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2%로 9위에 그쳤다. 스트로 폴은 대선을 2년 앞두고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비공식 여론조사로 당내 기류 변화를 점칠 수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고비맞는 ‘골프 정국’… 여야 신경전

    열린우리당의 기류가 이해찬 총리의 ‘사퇴 건의’쪽으로 정리되자 후속 전략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하다.‘사퇴정국 이후’의 정국 주도권이 5·31 지방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우리당,‘경제살리기’행보 매진 우리당은 ‘경제살리기’를 위한 현장정치에 당력을 집중,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할 당내 여론이 수렴된 만큼 하루라도 빨리 사퇴정국에서 벗어나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정동영 의장의 동선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읽힌다. 정 의장은 13일 택시운전사들로 구성된 ‘민심청취단’과 정책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14,15일에는 양천구 신월동 소재 공부방, 서민 임대주택, 재래시장 등을 잇따라 찾는다.우상호 대변인은 “서민경제 대책과 사회복지를 두 축으로 흐름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의 골프 파문으로 악화된 바닥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성격이 짙다. 정 의장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행동수칙 1번은 국민 신뢰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민심을 추슬러 신뢰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분발을 당부했다. 하지만 “깜짝 이벤트로 회복될 민심이 아니다. 진정성이 통해야 산다.”라는 당 관계자의 위기감에서 드러나듯, 민생 행보가 ‘이해찬 후폭풍’을 얼마나 차단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한나라당, 추가 의혹 계속 제기 한나라당은 여권을 ‘사면초가’로 몰고간 골프 파문을 최대 호재로 인식하고 지방선거 때까지 이슈로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당내 ‘이해찬 총리 골프 진상조사단’은 골프 당일 총리의 동선에 주목하고 있다. 총리가 김해공항에서 골프장까지 이동할 때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의 승용차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총리가 장모를 문병한 뒤 공항으로 돌아가기 전 다른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 등 추가 의혹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 총리가 즉각 사퇴한다고 해도 후임 인선을 비롯한 개각과 한달 가까이 걸리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할 때 지방선거까지는 이슈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총리가 해임되면 총리가 제청한 장관도 함께 물러나는 것이 정치 도리”라며 고삐를 죄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파면 팔수록 하루가 다르게 비리의혹이 터져나오니 한나라당으로서는 짧게 정리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또 ‘실세총리’가 물러나면 노 대통령의 정국 구상이 혼란을 빚게 되고, 대권주자 훈련 등 각종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어 결국 여권 전체에 큰 악재로 몰아칠 것을 한나라당은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사퇴→유임→사퇴” 숨가쁜 반전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파문’이 ‘총리 사퇴 불가피론’으로 교통정리 되기까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숨가쁜 반전과 반전을 거듭했다. 지난 5일 이 총리의 ‘거취 표명’발언이 나온 직후 당 내부에서는 총리 사퇴를 ‘시간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정동영 의장 등 당권파를 중심으로 “이대로는 지방선거를 치르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룬 것이다. 하지만 당내 재야파와 친노직계 의원들이 “감성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 총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거취 문제는 다시 ‘시계 제로’의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특히 7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총리가 사퇴하면 국가 운영·정책 틀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제동을 걸면서 ‘유임 가능성’이 급속히 부상했다. 이후 사퇴론과 유임론이 공방을 벌이며 당권파와 재야파, 친노파 등의 계파별 갈등으로 확산되자 정 의장은 지난 8일 “대통령이 귀국 후에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실 것”이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엉거주춤하던 당 지도부가 ‘사퇴 불가피론’으로 방향을 잡아간 것은 지난 9일 노량진 한 홍어전문 식당에서 주재한 최고위원 만찬에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최고위원들은 이 총리의 3·1절 골프가 교원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투자 논란 등으로 확산된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만찬에서 이 총리를 옹호했던 김근태 최고위원까지 사퇴론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김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김 최고위원도 여론이 악화되면서 사퇴 불가피론으로 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10일 이 총리의 ‘내기골프’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퇴 불가피론은 움직일 수 없는 대세로 기울어갔다. 이날 저녁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 총리는 물론 여권 고위 관계자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지방 선거를 위해선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당내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대표가 이날 “민심을 하늘처럼 받들고 정확히 파악해 그 민심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이 여당의 책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김영삼(YS)정부 청와대를 출입하며 취재했다. 대통령 YS는 이전에 정당생활을 할 때보다 대단히 금욕적이었고, 외로워 보였다. 스스로를 갉아먹는다는 걱정까지 들게 했다. 주변비리,IMF경제위기로 지금은 인기 없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당시 느낌은 그랬다. YS의 과잉의욕과 금욕생활이 대통령직 수행에 오히려 장애라는 점을 간파한 이는 K씨였다.K씨는 YS청와대에서 고위직을 두번 역임했다. 그는 몇차례 YS를 파계시키려 했다. 한번은 YS와 친한 인사의 별장을 빌려 은밀한 파티를 준비했다. 접대하는 여인도 물색했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와 달리 당시만 해도 ‘국민정서법’이 이를 용납할 리 없었다.YS는 “당신, 미쳤나.”라는 한마디로 파티계획을 백지화했다.K씨는 또 YS집무실 주변 경비관계자를 예쁜 여성으로 배치하려 했다. 이번에는 ‘가족정서법’에 걸려 그 역시 무산됐다. 대통령은 임기 중 함부로 교체할 수 없는 자리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임명직과 다르다. 왕조시대에는 많은 궁녀를 두기도 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지만 왕의 스트레스 해소를 구실로 한 것이다. 기회가 되면 대통령이 어느 수준의 수도승 생활을 해야 하며, 국민정서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지 본격 탐구해보고 싶다. 몇달전 공무원 틈에 섞여 이해찬 총리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총리는 “주요 회의만 하루에 서너차례 주재한다. 민주화운동하다가 감옥갔을 때보다 지루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가만히 보니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준(準)대통령급으로 커버린 이 총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든지, 아니면 총리직을 그만두어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1절 골프’ 파문이 일자 총리실 관계자들은 “업무스트레스를 풀고, 나빠진 건강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정황을 알면서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더욱 문제다. 이 총리와 측근들은 ‘국민정서법’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총리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합리적 판단을 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이 총리가 3·1절에 골프치겠다는 것을 차마 못 말렸다고 밝혔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총리가 골프치러 내려온다기에 의아했다.”고 말했다. 골프장 직원조차 이상하게 여기는 일을 이 총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실행하고, 측근들은 반대하지 못했다. 정경유착 의심을 받을 인사들과 내기골프까지 했으니 감각이 무뎌져도 한참 무뎌진 셈이다. 국민신뢰를 잃은 이 총리는 버티기 힘든 형국에 몰렸다. 지방선거를 앞둔 열린우리당을 봐서도 총리직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판단력이 떨어져 국가정책이 잘못 결정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일에 찌들려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여겨지면 주위에서 유임하라고 해도 물러나야 한다. 쉬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옳다. 이 총리 사태는 국정운영시스템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참여정부는 분권형을 내세워 과거 청와대가 가졌던 주요 정책결정권 가운데 상당 부분을 총리실로 넘겼다. 이 총리는 많은 국정현안을 최종조율하는 부담을 떠맡아야 했다. 총리실 기구가 따라서 비대해졌다. 총리의 권한은 늘었으나 합당한 자기관리와 보좌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골프파문의 본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그대로 가져갈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개헌을 하지 않고 이원집정부제식으로 국정을 이끌려니 무리가 생긴다. 실패한 총리를 또 만들지 않으려면 제도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李총리 - 崔의원 보도 시각차/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와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론보도는 물론 세간의 관심도 이 두 사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사건을 해석하는 여야의 시각은 상이하다. 여당은 최 의원의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반면 이 총리의 골프회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도 여야와 별 차이가 없다. 일부 언론은 이 총리의 부도덕성이 최 의원의 경우보다 더하다고 비판하고 있고, 다른 일부는 그와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언론은 자기의 시각을 갖지 못하고 여야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태도를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고 상대의 잘못만을 문제삼는 정치인들과 유사하게 보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총리가 골프를 친 3월1일 사람들의 관심은 3·1절 기념행사와 철도노조의 파업이었다. 이날, 스스로 공영방송이라 자처하는 방송사들은 9시 뉴스에서 월드컵 대표팀의 앙골라전 승리 소식을 시작으로 월드컵 관련 보도를 30여분간 방송하였다.3·1절 기념행사와 철도파업은 끝 부분에 한 두 꼭지로 다루었다. 상암 경기장 현장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지난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등 마치 한국이 월드컵 16강에라도 진출한 듯이 보도하였다. 이 총리에게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당연히 공영방송사들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기 잘못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 것은 신문도 마찬가지다. 황우석 교수 파문 보도에서도 신문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황 교수의 능숙한 언론플레이를 좇아 무작정 박수를 보냈고, 사건이 터지자 방송사의 보도내용에 따라 우왕좌왕하였다. 취재 대상에게 휘둘리고,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계속 오보만 내보내는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마치 남의 잘못인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나마 서울신문을 비롯한 몇몇 신문은 지면을 통해 잘못을 인정했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반성도 없었다. 2006년 아메리칸 풋볼리그의 영웅 하인스 워드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워드를 보도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잠재해 왔던 혼혈인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정부 정책 부재와 사회적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대안까지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어느 신문도 혼혈인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거나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지도 않았다. 그래서 집중적인 취재 세례를 받은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는 “언제 한국 언론이 혼혈인에 대해 관심이나 가졌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우리 신문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모든 잘못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나마 서울신문은 2월13일자에서 김영희씨의 한국 언론에 대한 쓴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반성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 신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것도 사안에 따라 남의 불륜을 사소한 것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끝내 흠집을 내고 마는 마조히즘적 가학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 총리의 골프회동 보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버금가는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보도는 이미 우리 신문의 지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도덕성의 기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최 의원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사건을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는 신문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다. 그렇지만 판단의 기준은 기자나 신문사가 아닌 독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의 잘못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문이 자성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게 되어 독자들의 신뢰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여권선 벌써 후임총리 하마평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을 수습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여권의 기류가 복잡하다. 일단 민심의 향방에 맞춰 순리대로 가자는 의견, 즉 이 총리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러나 국정운영과 당청관계 등을 염두에 둘 때 청와대측이 이 총리 거취 문제를 일사천리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여당은 금명간 당내 의견을 취합해 노무현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이 총리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정동영 의장은 14일 중진 의원들을 만나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노 대통령의 ‘선택’만 남은 상황이다. 큰 틀에서 이 총리 거취 문제만 보면 경우의 수는 유임과 사퇴 두 가지다. 현재로서는 ‘사퇴 불가피론’이 탄력을 받는 인상이다. 한 중진의원은 “이 총리가 견해를 말하면 노 대통령이 당 지도부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사퇴로 굳어질 경우 그 시점도 주목되는 포인트다.5·31 지방선거가 시기 선택의 기준이 될 것 같다.야당이 후임 총리 인사청문회를 놓고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심 이반의 폭이 크다고 결론내리면 대통령은 곧바로 총리의 사퇴를 수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리의 사의만 받고 지방선거 이후 사퇴수리 용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후임 총리 문제도 관심사다. 정치인보다는 행정 능력이 뛰어난 비정치인을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그런 차원에서 전윤철 감사원장과 이의근 경북지사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의 틀을 바꾸기엔 부담스럽다는 측면에서는 ‘코드 정치인’ 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김혁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이 그 연상선상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물론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관계를 감인하면 유임가능성도 100% 배제하긴 어렵다. 일찌감치 분권형 대통령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노 대통령 입장에서 이를 이 총리 유임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이 총리가 유임하게 되면 당청관계는 악화 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이어 5·3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당청간 책임론 공방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노 대통령이 여당 탈당이나 대연정 카드 등을 다시 뽑아들 개연성도 점쳐지는 등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탈당하면 여당의 프리미엄이 엷어져 유시민 장관이나 고건 전 총리 등도 대권 후보로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돼 범여권 내 공정경쟁의 틀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골프파문’ 확산일로] “작년 공제회 주가조작 의혹 조사”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해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12일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시장감시위원회가 교직원공제회의 매매내역을 집중 심리했다.”면서 “시세조정 혐의를 적용할 정도의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특정 매수 주체에 시세조정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거래량과 주가상승 정도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관여율(주가상승 기여도)이 20%를 넘어야 하나 교직원공제회는 이 기준에 미달했다는 설명이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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