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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사태’ 1년] “언론도 여성·난자 보호문제 지속 관심을”

    지난 1년전 벌어진 ‘황우석 파문’은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계도 뒤흔들었다. MBC PD수첩의 첫 보도와 이에 따른 강압취재 파문, 때를 만난 듯 MBC와 PD에게 ‘좌파’라는 꼬리표 붙이기에 나섰던 보수 언론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의 잇따른 폭로, 마침내 불거진 YTN의 청부취재 등….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과학기사에 정작 비과학적인 언론의 보도행태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결국 황우석 파동 뒤에는 언론사들의 사과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편차는 있었다. 경향신문이 사설로 사과하는 정공법을 썼다면, 다른 신문들은 외부 필자의 칼럼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몇몇 언론은 아예 과학자들의 용기부족을 탓하는 책임전가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다.“공식적인 사과는 아니더라도 그간의 취재 및 기사게재 경위를 밝히는 게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여전히 여성과 난자를 연구재료 쯤으로 취급하는 시각에 언론이 얽매어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은정 서울대 법대 교수는 “황우석 파문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윤리보다 여성과 난자의 보호 문제”라면서 “보호정책이 제도적으로 어떻게 마련되고, 또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0년 보고 들은 여군 성희롱 실태 폭로

    ‘그때 내 계급은 대위였다. 어느 날 밤 11시쯤 영내 숙소로 전화가 왔다. 군사령관 공관을 관리하는 공관장이었다. 사령관이 찾는다고 했다. -이 밤중에요? -네, 지금 바로 오시랍니다. -어디 계신데요? -○○관광호텔 나이트클럽에 계십니다.’ 현역 여군 중령이 이달 말 전역을 앞두고 여군들에 대한 군내 성희롱 실태를 폭로한 자전에세이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를 22일 펴내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로 유명한 피우진(51) 중령이 주인공이다. 피 중령은 군생활 30년 동안 철저한 남성 중심의 군조직에서 직접 보고 들은 성차별과 성희롱 경험을 책에 낱낱이 적시했다. 특히 여군 고위 간부가 여군 부하를 술자리에 불러 남자 상관의 접대부 노릇을 시켰다는 ‘성상납’ 일화는 충격적이다. “…그 여군 고위 장교는 자신의 당번하사인 여군 하사를 데리고 강남 일식집으로 가서 모 남자 장군과 식사를 한다. 그 자리에서 양주 2병이 비워지는데 두 사람의 권유에 의해 하사가 가장 많이 마시게 된다.2차로 간 단란주점에서 또 많은 술병이 비워진다. 이후 장군이 여군 장교에게 자기 지갑을 건네주며 계산하라고 한다. 그녀는 지갑을 받아 룸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장군이 문을 잠근다. 그리고…” 피 중령은 “내가 아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다행히 당시 여군 하사는 ‘장군님! 따님을 생각하십시오.’라고 당차게 저항해 자리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피 중령은 2001년 언론에 보도된 사단장의 여군 성추행 사건 때 여군에서 유일하게 언론과 인터뷰를 한 일로 군에서 미운 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2002년 유방암으로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은 그는 계속 군인으로 복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달 말 전역할 예정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공정위 직원 조사기업 상품권 받아 물의

    대기업 제조업체의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조사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일부 직원들이 조사 대상인 현대차로부터 상품권 등을 제공받아 파문이 예상된다. 22일 공정위와 현대차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본부 소속 직원 7명은 지난 17일 현대차의 부당내부거래 혐의 조사를 벌인 뒤 현대차 회의실에서 10만원짜리 상품권 10장이 든 봉투를 각각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관련 보고를 받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자체 조사 중에 있다.”면서 “사실로 확인되면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측은 상품권 제공 사실을 시인한 뒤 “관련자를 문책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 등 부당한 행위를 한 대기업 제조업체 20여개를 선정,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는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납품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가격을 임의로 낮추는 사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공정위는 대기업이 협력업체의 몫을 가로챈 것인지 등을 판단, 내년 초 제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이번엔 ‘대사관녀’ 파문

    8년 전 주중 대사관의 한 여직원이 탈북 국군포로의 절절한 도움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인터넷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대사관녀’ 파문이 뒤늦게 일고 있다.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게시판까지 도배하다시피 한 네티즌들의 분노로 외교부는 22일 8년 전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발단은 지난 18일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 600회 특집 방송에서 ‘국군포로 장무환-50일간의 북한탈출기’(1998년 10월18일 방송)편 일부를 짤막하게 재방송하면서 시작됐다. 국군으로 참전했던 장씨는 북한으로 끌려가 노역생활을 하다 1998년 북한을 탈출, 중국에 숨어 살다 대사관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장씨는 결국 방송사의 도움으로 한국행에 성공했다. 다음은 방송으로 소개된 전화 내용. 대사관 직원 “말씀하세요.” 장씨 “난, 국군 포로 장무환인데.” 대사관 직원 “네. 그런데요.” 장씨 “거기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대사관 직원 “여보세요,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 장씨 “한국대사관 아닙니까?” 대사관 직원 “맞는데요.” 장씨 “맞는데,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에 와 있는데 좀 도와줄 수 없는가 이래서 묻습니다.” 대사관 직원 “(한숨을 내쉬며)없죠.” 장무환 “북한 사람인데, 내가.” 대사관 “아, 없어요.(전화를 끊는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은 이 여직원을 ‘대사관녀’로 부르면서 징계를 요구하고, 외교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대사관과 외교부 홈페이지에 항의가 폭주했다. 네티즌들은 “이 여직원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국민을 하찮게 보는 정부 관료집단에 대한 분노”라고 꼬집고, 탈북 국군포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책임방기를 질타했다.“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면 뭐 하냐.”는 의견도 나왔다.외교부 관계자는 “8년 전 이 보도가 나온 뒤 정부는 국군포로 송환 관련 업무를 최우선으로 두는 정책·시스템을 세웠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군포로가 한국으로 무사히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보조직 여직원들을 조사했지만 기억이 없다는 진술을 들었고 현재는 대부분 퇴직한 상태”라면서 “당시는 국군포로에 대한 명확한 업무지침과 체계가 수립돼 있지 않아 일어난 일로 보이지만 어찌됐든 그같은 전화응대가 있었던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검찰, 외환銀·대주주 기소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는 20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외환은행과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를 불구속 기소했다.LSF-KEB홀딩스SCA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2003년 8월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마이클 톰슨 론스타 법률자문 이사가 대표다. 은행법에는 은행을 소유한 대주주가 벌금형 이상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10%를 초과하는 지분을 팔도록 돼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법인 대표자 등이 업무에 관해 위반 행위를 했을 때 법인도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론스타 관련 사건을 이달 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영장기각 사태로 불거진 법원과 검찰의 갈등에 대해 두 기관이 파문수습에 나섰지만 이용훈 대법원장의 변호사시절 사건수임 의혹까지 번지는 등 논란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장을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고 언급한 이 대법원장은 이날 음해 세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음해 세력이 어디 있느냐.”며 말을 아꼈다. 대법원은 이 대법원장의 외환은행 관련 사건 수임계약서를 공개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어려울수록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정 총장은 “검찰은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거시적·사회적인 공분도 풀어야 할 의무를 진다.”면서 검찰의 역할도 동시에 강조했다. 법원은 잇단 영장 기각과 관련해 검찰이 신청한 준항고 수용 여부를 22일 결정할 예정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인숙(鄭仁淑)-그여자의 일생

    정인숙(鄭仁淑)-그여자의 일생

    3월 17일 밤 11시30분께. 서울 강변3로서 울린 3발의 총성은 죽은 정인숙(鄭仁淑)양의 신원이 밝혀짐에 따라 뜻밖의 파문을 몰고 왔다. 저명인사들과의 접촉이 잦았으며 아버지의 이름이 밝혀지지않은 3살짜리 어린애를 가진 처녀 엄마라고해서 이러쿵 저러쿵 파다한 후문을 일으킨 것. 타고 난 미모 하나로 밤의 요화로 군림, 각계 실력자들과 어지러운 관계를 가졌던 정인숙(鄭仁淑)양. 45구경 권총탄환 2개로 26세의 나이로 비명에 숨져야했던 그녀의 「짧고도 긴 생애」는 어떤 것이었을까? 다음은 가족 ·친구들의 말을 바탕으로 한 「정본(正本) 정인숙전(鄭仁淑)傳).」 옛 이름은 정금지(鄭金枝). 해방되던 해인 1945년 2월 13일 대구시 남산동 681의 2에서 전 대구부시장을 지낸 정도환(鄭道換)씨(65)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인숙(仁淑)양의 아버지 정(鄭)씨는 12살 때 일가 중 후손이 없었던 정남수(鄭南洙)씨의 양자로 입양했다. 그러나 입양한 해에 양부 정남수씨가 돌아가자 정(鄭)씨는 호주상속을 받아 바로 그해 11월 인숙양의 어머니인 전(全)씨(61)와 결혼했다. 당시 정씨가 살던 곳은 경북(慶北) 김천(金泉)군 (금릉군) 개영(開寧)면. 정(鄭)씨 일가는 해방되기 전 해까지 줄곧 이 곳에서 살며 슬하에 4형제를 두었다. 이 4형제 중 4남이 바로 인숙양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종욱(宗旭)씨다. 생전 인숙양이 주장하던 것처럼 「뼈대있는 집안」은 아니었다는 게 김천(金泉)일대 주민들의 말이다. 정씨는 행정관리로 출발, 대구(大邱)부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숙(仁淑)양의 출생에 관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즉 아들만 넷을 둔 정씨의 부인은 어떻게든 딸을 보고 싶어 절에 다니며 『딸자식 하나만 낳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렸다는 것. 과연 불공의 효험이 있었던지 45년 정씨의 아내 전씨는 딸 자식을 낳았다. 그것도 인숙양 하나가 아닌 딸 쌍동이였다. 그래서 바라던 딸을 한꺼번에 둘이나 얻게 되자 「금이야 옥이야」기르며 이름조차 금지(金枝)·옥지(玉枝)로 지어주었다. 아들 4형제의 막내딸로 태어난 금지·옥지 두 쌍동이는 온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자라났다. 그러나 생후 1년 반만에 옥지는 죽고 금지만 살아 남게 되었다. 옥지가 죽은 다음해 정씨는 자식을 또 보았으나 이번 역시 아들. 그래서 금지의 외동딸의 위치는 변함이 없었고 그녀를 아끼는 일가의 귀여움을 독차지. 특히 어머니 전씨가 금지를 위하는 것은 딴 가족들보다 더 심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귀여움을 받으며 자라난 인숙(仁淑)양이 자존심 강하고 오만한 성격을 갖게 된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인숙(仁淑)양이 대구(大邱)서 국민학교 다닐 시절 인숙(仁淑)양에게 몸종이랄 수 있는 여자아이하나를 따로 두었다. 학교 갈때 따라가는가 하면 세수할때, 밥먹을때 등 노상 인숙(仁淑)양의 옆에 붙어 잔심부름과 시중을 들게 했다. 인숙(仁淑)의 성격은 더욱 오만해 졌다. 인숙(仁淑)양의 윗 오빠 네 사람은 이런 인숙(仁淑)양을 가리켜 『어머니가 너무 쟤만 위해 주니까 계집애가 버릇이 나빠진다』며 불평, 이따금 여동생 인숙(仁淑)에게 기합을 주었으나 그때마다 인숙(仁淑)양을 감싸고 도는 어머니 때문에 인숙(仁淑)양의 성격을 끝내 뜯어 고치지 못했다는 둘째오빠 종구(宗九)씨의 말이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인숙(仁淑)양은 대구(大邱) S여중에 진학했다. 이 때 아버지 정(鄭)씨는 경북(慶北)도청의 고급 관리로 집안형편이 넉넉할 때였다. 인숙(仁淑)양의 오만한 성격은 더욱 심해지고 이에 따라 오빠들과의 의는 점점 나빠졌다. 호랑이같은 오빠 4명이 인숙(仁淑)양이 조금만 늦게 귀가해도 때리고 꾸지람하기 일쑤. 이래서 정(鄭)씨집은 오만한 인숙(仁淑)양의 기를 꺾으려는 오빠 4명과 인숙(仁淑)을 편들어 주는 어머니 전(全)씨와 인숙의 두 패로 갈리게까지 되었다. 대구 S여고시절 인숙(仁淑)양의 학교성적은 중 이하. 그러나 영어실력만은 대단해 이때부터 이미 외국손님이 오면 안내역을 맡곤 했다. 인숙(仁淑)양이 영어에 능하게 된 데는 오빠들의 도움이 컸다. 현재 일본「도꾜」 의 「아까사끼」서 전기 부속품상을 하고 있는 큰오빠 종원(宗源)씨나 H무역의 대표로 현재 「인도네시아」에 있는 세째오빠 종인(宗仁)씨가 모두 영어라면 귀신. 이런 오빠 밑에서 익힌 인숙(仁淑)양의 영어실력이 뒷날 요정 「선운각」 에서 외국인들에게 술을 따르며 쓰이게 될 줄이야. S여고에 남은 인숙(仁淑)양의 학적부를 들추어보면 『명랑하고 성실하나 안일하고 책임감이 없다』고 되어있다. 인숙(仁淑)양이 S여중 3학년에 올라갔을 때 4·19가 터졌다. 대구 부시장으로 있던 아버지 정(鄭)씨가 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자 가세는 기울기 시작. 이 때무터 인숙(仁淑)양의 집 살림은 어머니 전(全)씨가 계 등으로 꾸려 나갔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실직은 인숙(仁淑)양에게도 심한 충격을 주었다. 낭비벽 심하고 화려했던 인숙(仁淑)양의 생활은 집안 형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쪼들리기 시작했다. 살고 있던 대구(大邱) 남산(南山)동 집을 팔고 삼덕(三德)동으로 이사, 집 규모를 줄여야 하는 등 집안형편이 어려워지면서부터 인숙(仁淑)양의 성격도 비뚤어지기 시작. 62년 S여고를 졸업한 인숙(仁淑)양은 E大 영문과에 진학하겠다면서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 서울엔 인숙(仁淑)양의 세째오빠 종인(宗仁)씨가 S 무역에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응시했던 E大 영문과 입시에서 인숙(仁淑)양은 깨끗이 낙방. 세째 오빠 종인(宗仁)씨가 주는 돈으로 M초급대학에 입학했으나 등록금만 내고 학교에는 나가지 않았다. 아버지의 실직, E大 낙방 등의 겹친 불운은 콧대 센 아가씨 인숙(仁淑)양의 자존심을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집안의 외동딸로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자라온 인숙(仁淑)양이 두차례에 겹친 좌절끝에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라곤 태어날 때부터의 타고난 미모뿐. 콧대 꺾인 방년 19세의 아가씨 인숙(仁淑)양은 마지막 남은 재산인 미모를 마음껏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당시로선 요정의 「호스테스」란 생각지도 못했고 『나 정도의 얼굴이면 영화배우가 될 수 있지 않느냐?』하는것. 그래서 인숙(仁淑)양은 등록한 M여대엔 나가지도 않고 서울 충무로 영화가를 기웃거렸다. 이 때 만난 사람이 「시나리오」작가인 장(張) 모씨. 당시 장(張)씨는 KBS에 『태양은 늙지 않는다』란 연속극을 집필하고 있었는데 인숙(仁淑)양은 친구들을 만나면 자주 『우리 애인은 유명한 작가야』하며 뽐냈다. 張씨 자신도 張씨가 인숙(仁淑)양의 첫 애인이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콧대꺾였던 인숙(仁淑)양의 자존심은 유명작가를 애인으로 둠으로써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은듯 했다는게 그녀 친구들의 이야기다. 당시 인숙(仁淑)양은 친구를 만날 때마다 張씨를 자랑했다고. 인숙(仁淑)양은 1년남짓 장(張)씨와 동거생활을 하기도 했다. 친구들에겐 『장(張)씨와 약혼한 사이며 곧 영화에도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비치기도했다. 장(張)씨와 동거할 때도 인숙(仁淑)양의 타고난 사치벽은 버리지 못했다. 이래서 이따금 장(張)씨와 말다툼을 하고 장(張)씨 집을 뛰쳐나온 인숙(仁淑)양은 친구들 집을 찾아 하룻밤씩 자고 가기도. 그러면서 옛날 외동딸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것을 잊지 못해 어떻게든 상처입은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몸부림쳤다. 이 때 인숙(仁淑)양이 알게 된 것이 지금 신촌(新村)모처에서 비밀요정을 경영하고 있는 K「마담」. K 「마담」은 한때 배우 윤(尹)모씨와 동거, 「패션·모델」생활도 한적이 있는 멋장이 「마담」으로 인숙(仁淑)양은 K 「마담」의 소개로 「디자이너」조(趙)모씨를 통해 「패션·모델」로 몇차례 나서기도 했다. 인숙(仁淑)양과 K 「마담」의 관계는 그뒤 줄곧 계속되어 K 「마담」이 경영하는 한남(漢南)동 비밀요정에 인숙(仁淑)양은 1급 「호스테스」로 나갔었다. 인숙(仁淑)양은 몇차례 「패션·모델」로 나가는 한편 동거하던 장(張)씨의 소개로 S영화사와 접촉이 되어 2,3편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신촌(新村), 수유리등을 전전하며 하숙생활을 하던 인숙(仁淑)양과 장(張)씨의 동거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인숙(仁淑)양의 타고난 허영과 장(張)씨의 사업실패가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은 원인이 되었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두 사람의 사이는 동거 1년만에 끝장을 보고 말았다. 그러나 장(張)씨가 인숙(仁淑)양으로선 첫 남자였던 만큼 장(張)씨를 향한 인숙(仁淑)양의 마음은 어지간히 강했었다. 피살되기 한달전 인숙(仁淑)양을 만난 한 친구는 『여러가지로 골치 아픈 일이 많아 못 살겠다』면서 『그래도 장(張)씨가 제일 잊혀지지 않고 그립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장(張)씨와 헤어진 인숙(仁淑)양이 다음에 발 디딘 곳이 바로 요정 선운각(仙雲閣). 타고 난 미모와 영어실력이 그녀를 선운각(仙雲閣)의 1급 「호스테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선운각(仙雲閣)에서 인숙(仁淑)양이 만난 사람이 바로 A씨. 미남이자 이름이 알려져 있는 A씨라 인숙(仁淑)양의 허영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A씨를 만나면서부터 인숙(仁淑)양은 저명 인사들의 노리개감으로 전락, 밤의 꽃으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A씨와 인숙(仁淑)양의 관계는 석달남짓 계속되었다는게 당시 인숙(仁淑)양 동료들의 이야기다. A씨를 알게 될 때 인숙(仁淑)양을 가운데 두고 A씨와 역시 A씨만한 실력자 B씨가 한달 남짓 열띤 각축전을 벌였다는 소문도 있다. 그 뒤 인숙(仁淑)양은 선운각(仙雲閣)을 떠나 활동무대를 비밀요정으로 옮겼다. 전부터 아는 K 「마담」이 경영해 오던 한남(漢南)동 비밀요정을 주무대로 2류급 여배우들을 잘 불러내는 것으로 소문난 S 「마담」집등에 단골로 불려 다녔다. 그러나 비밀요정 「호스테스」로 나가는 동안에도 인숙(仁淑)양은 콧대가 높아 반드시 「마담」들에게 그 날 참석자들을 알아보고 웬만한 이름이 아니면 응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밤이면 이름있는 사람들과 접하는 인숙(仁淑)양은 낮이면 필동2가에 자리잡은 집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지냈다. 어렸을 적부터 인숙(仁淑)양 편이었던 어머니 전(全)씨는 남편 정(鄭)씨가 일가를 이끌고 서울로 올라와도 남편집에서 살지 않고 인숙(仁淑)양과 단둘이 살며 딸의 뒷바라지를 해 주었다. 필동에서 살때 인숙(仁淑)양은 아들(3)을 낳았다. 인숙(仁淑)양의 가족들은 그 아이가 인숙(仁淑)양의 아이가 아니고 인숙(仁淑) 양의 배다른 동생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①가족 주장대로 배다른 동생이며 대구(大邱)서 낳아 서울로 데려다 길렀다면 최소한 5살은 되었어야 하는데 3살이라는 점 ②배 다른 동생이라면 미국 갈때 굳이 인숙(仁淑) 양이 아기를 함께 데리고 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등을 보면 인숙(仁淑) 양의 아이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럼 이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시체해부에서도 드러났듯이 인숙(仁淑) 양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바 있다. 더우기 비밀요정가에선 「호스테스」가 아이를 낳는 것은 「터부」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숙(仁淑)양이 아기를 낳았을 때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 충분한 이유란 사후보장. 처녀(?)가 호적에도 올리지 못할 아기를 낳을땐 어딘가 굳게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란건 틀림없는 일이다. 워낙 남자관계가 복잡한 인숙(仁淑)양이라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냐 하는 것은 인숙(仁淑)양 자신만이 알 일이지만 항간에선 일본에서 요정을 경영하고 있는 갑(甲)씨, 을(乙)씨, 병(丙)씨등 알만한 이름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인숙(仁淑)양이 아이를 낳은 후부턴 『내 말 한마디면 안되는 일 없다』혹은 『 서교동집도 아기 아빠가 사준 거야』등의 말을 한 것으로 보아 세사람중 한사람일것이라는 소문. 68년 12월 30일자로 발급된 수속서류 없는 회수여권 MA 10647이 발급된 경위만 하더라고 웬만한 실력자가 아니고선 어림도 없는 일이란 것. 어쨌든 아기를 낳은 인숙(仁淑)양의 주변은 전보다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본거지인 비밀요정에 잘 나타나지 않았다. 68년 8월엔 싯가 7백만원이 넘는 단층 석조주택을 사 서교동으로 이사했다. 평소 친하던 K 「마담」 이외엔 좀체로 그녀를 만날 수 가 없었다. 비밀요정 대신 「타워 · 호텔」, 「사보이 · 호텔」, 반도 ·조선 「아케이드」에 자주 나타났다. 69년 봄 일본에 다녀온 인숙(仁淑)양은 그해 5월에 K 「마담」의 소개로 한남동 조(趙)모씨로 부터 문제의 「코로나」를 사들였다. 이 때 부터 인숙(仁淑)양은 다시 남성편력을 시작했다. 이번엔 전과는 달리 주로 돈 잘쓰는 사람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재일교포인 갑(甲)씨 등 적지않은 사람들이 인숙(仁淑)양을 거쳐 갔다. 아마도 『 아이를 낳고 보니 무엇보다 돈 걱정이 앞섰던것 같다』는게 인숙(仁淑)양을 아는 친구와 「마담」족의 중론이다. 지난 69년 10월 10일 인숙(仁淑)양은 아기를 데리고 미국행을 했다. 이 때 인숙(仁淑)양이 친구에게 밝히기론 『 잠시 골치아픈 일이 있어 외국에 나갔다 와야겠다』는 것. 인숙(仁淑)양은 미국서 석달 있다가 되돌아 왔다. 1월21일 다시 돌아온 인숙(仁淑)양의 주변은 의문투성이뿐. 『 곧 미국에 갈테니 차를 팔아야 겠다』는가 하면 『 돈 달라는 사람 많아 귀찮아 죽겠다』고 하기도 했고 한때는 『 이젠 미국 안갈래』하기도 했다. 사건당일만 해도 자동차매매업소에 나타나 「시보레」6기통 짜리 흥정을 했다는데 미국에 갈 생각이었다면 한국에서 차를 바꿀 이유가 없다. 이래서 그녀의 주변에서 『 미국에 가 있으라』는 「그이」의 요구와 이를 선뜻 응낙치 않은 인숙(仁淑)양의 태도에 이번 사건의 수수께끼가 숨어 있지않나 보기도 했다. 어쨌든 3월 17일밤 11시 20분 한강변에 울린 3발의 총성으로 한때의 요화(妖花)정인숙(鄭仁淑)양은 비명에 갔다. 아빠 이름도 모르는 아이를 홀로 남겨 놓은채. [선데이서울 70년 3월 29일호 제3권 13호 통권 제 78호]
  • 法 “檢의 음모” vs 檢 “法의 오해”

    법원과 검찰의 갈등의 끝은 어딘가. 두 기관은 영장 기각 문제와 관련한 ‘4인 비밀회동’‘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사건수임논란’ 등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법원은 영장 갈등 문제가 이용훈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 수임 사건으로까지 확대되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원은 이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에 지명되자 곧바로 사임계를 제출했고 손해배상 청구액의 65% 이상이 인정될 경우만 성공보수를 받기로 하는 등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원장을 위협하는 세력’이 검찰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때문에 법원 내부에서는 검찰이 대법원장의 문제까지 의도적으로 거론했다면 사법부 수장을 흔드는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발언처럼 사법부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역풍을 의식한 듯 파문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면서 전국검찰에 법원의 오해를 살 만한 언행에 신중하라고 지시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변호사 시절 대법원장의 외환은행 사건 수임부분은 론스타 사건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법·검 갈등이 부적절하다며 “이 과정에서 대법원장에게까지 누를 끼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과의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의 원인이 됐던 구속영장 문제에 대한 검찰의 태도는 여전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은 22일 결정될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구속영장 준항고 사건의 재항고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판사 개인에게 견제받지 않는 권한을 준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을 위해 준항고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러시아 전직 첩보원 독살기도 파문

    냉전시대 첩보전쟁 같은 건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영국 런던경시청이 이달 초 러시아의 전직 첩보요원을 겨냥한 독살 기도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혹이 알려진 지 6일 만의 일이다. 경시청측은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으며 수사요원들이 이날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대령 출신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43)가 입원해 있는 한 병원을 찾아 몇시간 조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푸틴에 반기든 인사들 연이어 당해 리트비넨코는 자신의 책 ‘러시아 폭발-내부로부터의 테러’를 통해 1999년 300명 넘는 희생자를 낳은 러시아의 한 아파트 폭발사건을 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의 자작극이라고 폭로한 인물이다. 당시 러시아는 이 사건을 체첸 분리주의자들의 짓으로 몰아붙여 2차 체첸전쟁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한발 나아가 국익에 위협이 되는 인물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특수부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탈출해 2000년 영국에 망명한 리트비넨코는 지난달 7일 발생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살해사건에 관한 증거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일간 ‘노바야 가제타’ 기자였던 폴리트콥스카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체첸 정책을 강력 비판한 탐사 기사로 주목받다 모스크바에 있는 아파트 앞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인물. 리트비넨코는 지난달 말 이탈리아의 KGB 전문가 마리오 스카라멜라로부터 ‘11월10일쯤 런던에 도착하니 만나자.’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러다 1일 갑자기 스카라멜라로부터 급히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피카딜리 광장 근처의 스시바에서 만났다. 그는 이 스시바에서 식사를 하면서 폴리트콥스카야의 피살 배후자로 여겨지는 FSB 간부 4명에 관한 문서를 스카라멜라로부터 전달받았다. 얼마 뒤 몸에 이상을 느껴 그는 자리를 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자 11일 결국 위 세척 등 한 차례 소동 끝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의사들은 시나브로 장시간에 걸쳐 온몸에 독이 퍼지는 독극물 탈륨에 당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3∼4주 뒤 생존 확률 절반밖에 안돼 탈륨은 1g만 몸 속에 들어가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언뜻 보아선 냄새도 없고 소금처럼 아무런 빛깔도 없어 음식에 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리트비넨코는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를 면회한 친구 알렉스 골드파브는 의사로부터 “3∼4주 뒤에도 살아있을 확률은 50%”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골드파브는 “한달 전만 해도 멀쩡했던 리트비넨코가 유령처럼 변해버렸다.18일 동안 거의 먹지 못했고 머리칼은 다 빠져버렸다. 이건 러시아 첩보기관 소행이 분명하다.”고 분개했다. 러시아에서의 독살은 흔해빠진 정적 제거 수단이다. 폴리트콥스카야도 2004년 러시아 남부 베슬란 학교 인질극을 취재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가 기내에서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마셨던 적이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돈 때문에…” 美민주 벌써 분열 조짐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미국 민주당이 벌써부터 당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보혁갈등이 아니다. 말 그대로 ‘돈줄’이 걸린 문제다. 민주당이 정경유착과 부패 방지를 위한 정치개혁 법안 마련을 두고 고질적인 분열상을 재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로비스트 활동을 어느 수위까지 제한할 것이며, 의정활동을 감시할 독립기구를 의회 안에 설치할 것인지 등이다. 민주당은 아브라모프 스캔들 등 공화당의 잇따른 추문이 정계를 강타한 올해 초 강력한 ‘반(反)로비스트 법안’을 내놓았다. 여기엔 의원들이 로비스트로부터 접대·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로비스트에겐 의원과 접촉사실 공개를 의무화하는 한편 의원 출신 로비스트가 의원회관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선거승리가 확정된 직후 “역사상 가장 정직하고, 투명하며, 가장 윤리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하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로비그룹들과 친분이 두터운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에 대한 저항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주 존 머서 하원의원이 한 모임에서 지도부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부패는 공화당의 문제였고 선거에서 심판을 받은 만큼 법제화는 불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상원에서는 차기 법사위원장이 유력시 되는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독립 감시기구 설치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초선들이 중심이 된 소장파의 법안 수호 의지는 완강하다. 개혁 법안의 지지자이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뉴욕타임스는 “막대한 선거자금이 소요되는 지금의 정치시스템 아래선 민주·공화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로비스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의회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와 기득권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K-리그 챔피언결정전] 친정이여 미안하다 사랑한다

    ‘누가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을까.’ K-리그 통산 6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 명문 성남 일화.1996년 늦깎이로 K-리그에 뛰어들어 통산 3회 우승을 쌓아올린 신흥 명문 수원 삼성. 두 팀이 사상 처음으로 K-리그 챔피언을 놓고 격돌한다.19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열리는 것. 성남이 별 7개를 유니폼에 다느냐, 수원이 별 4개를 다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전적에서 후기 우승팀 수원이 18승15무1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도 수원은 전기 우승팀 성남을 상대로 2승1무(5득점 1실점)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성남은 플레이오프까지 27경기에서 43골(25실점)을 뽑아내 30골(22실점)의 수원에 비해 화력이 월등하다. 공이 둥글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전 소속팀을 적으로 만나게 된 선수들이 많아 이번 대결이 더욱 흥미롭다. 성남 공격의 축인 ‘캐넌 슈터’ 김두현(24)과 브라질 출신 이따마르(26), 안효연(28) 등은 수원 소속이었다. 수비수 조병국(25)도 푸른 유니폼을 입었었다. 특히 성남 2년차 김두현은 올해 A매치에서 승승장구하며 차세대 중원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8골 4도움을 낚으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흠이라면 이적 이후 수원전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 최근 아시안컵 이란전 차출 파문을 겪으며 중동에 다녀왔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단단히 한몫하겠다고 벼른다. 성남에 김두현이 있다면 수원에는 ‘폭주기관차’ 김대의(32)가 있다. 원래 2000∼2003년 성남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K-리그 3연패(01∼03)에 앞장섰다.2004년부터 수원으로 둥지를 옮긴 김대의는 이후 친정 성남전에서만 7골을 터뜨렸다. 올해도 2차례나 결승골을 뿜어내며 ‘친정 킬러’로 명성을 이어갔다. 성남의 K-리그 3연패 멤버였던 크로아티아 출신 수비수 이싸빅(23)도 지난해부터는 수원의 뒷문을 잠그고 있다. 데니스(29)는 수원 창단 멤버였다가 성남을 거쳐 부산에 잠깐 머무른 뒤 올해 다시 수원으로 돌아왔다.98∼99년에는 수원의 2연패를,2003년에는 성남의 6회째 우승에 기여한 데니스는 우승 청부사인 셈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광주시, 의회 사무감사 거부

    광주시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 수준’을 문제삼아 사무감사 자체를 거부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시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내용 없이 권위만 앞세우고 업무소관 자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적절치 못한 질문으로 시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1회성 폭로위주, 한건주의식 사무감사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시 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는 시민의 대표로 구성된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경솔하고 오만한 집행부에 대해 142만 시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며 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비리식구’ 챙기기 급급한 한나라당

    한나라당이 비리혐의 등으로 당을 떠난 최연희, 박성범 의원과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의 지역구를 당분간 후임자 없이 비워두기로 결정했다. 최의원은 성추행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또 박의원은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홍 전 위원장은 수해중 골프 파문으로 당을 떠났다. 이들을 다시 불러들일지 속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정치적으로 좀 더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명분과 기회만 있으면 이들을 다시 받아들이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인식과 도덕적 수준이 이 정도인지 한심스럽다. 문제의 당사자들은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스스로 당을 떠나는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당이 사실상 쫓아낸 사람들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당이 나서 이들을 내보내며 고개숙여 거듭나겠고 다짐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국민들은 어제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차떼기당, 부패 정당의 이미지를 끊고 환골탈태하는 전기가 될지 반신반의하며 지켜봤다. 이번 결정을 보면 역시나 하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법원 최종판결을 본 뒤 지구당 위원장의 교체여부를 결론 내리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면, 미리 이들을 쫓아낸 것부터가 잘못이다. 지방 선거 등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거짓 참회를 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이들의 구제 움직임이 당내 유력 인사의 역학구도와도 무관치 않다는 소문이 들린다. 도대체 원칙과 기준이 있는 정당인지 묻고 싶다.
  • [씨줄날줄] 국가과학자/육철수 논설위원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충만한 과학자들이 없었다면 인류가 지금 누리는 문명의 혜택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전기가 없는 세상을 가정해 보라. 졸지에 양초와 호롱불 시대로 돌아갈 것이며, 밥짓기·손빨래·물긷기 등 허드렛일에 하루종일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공과(功過)를 떠나 수많은 과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현대문명은 물이나 공기처럼 그 고마움을 지나치기 십상이다. 선진국에서는 과학자들의 인류공헌을 기리고 자국민에게 긍지를 심어주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 사례가 화폐에 과학자의 얼굴 넣기다. 화폐에는 흔히 그 나라 역사를 빛낸 대표적 인물이 실린다. 지폐인물이 되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그보다 각별한 예우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으면 자연스레 ‘국민과학자’나 ‘국가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은 조국 폴란드와, 제2조국 프랑스에서 모두 극진하게 추앙받는다. 그녀는 500프랑짜리 프랑스 지폐와 폴란드의 2만즐로티 지폐에 당당히 초상이 올라있다.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아인슈타인이 이스라엘 지폐를 장식한 것을 비롯해서 천문학자 가우스(독일), 물리학자 보어(덴마크), 뉴턴(영국), 전지를 발명한 볼타(이탈리아),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폴란드), 진화론의 다윈(영국) 등 세기의 과학자들이 조국 지폐의 인물이 됐다. 역사상 과학적 위업을 쌓은 인물 가운데 한 명도 지폐에 오르지 못한 우리 처지에서 보면 참으로 부럽다. 마침 정부에서 올해의 국가과학자를 선정했다. 활성산소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이화여대 이서구 교수와, 불면증·간질치료의 길을 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희섭 박사가 뽑혔다. 이들에게는 3년간 45억원의 세금을 들여 연구활동을 돕는다고 한다. 세계적 줄기세포 연구로 ‘최고과학자’ 칭호를 받았던 황우석 교수가 지난해 논문 파문으로 안타깝게 물러났는데, 이제는 그 상처도 많이 아물었다. 과학입국은 과학자를 예우하고 아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국가과학자들이 세기적 업적을 쌓고, 우리 화폐에도 그런 이들의 모습이 등장해 국민에게 듬뿍 사랑받을 날을 기대해 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쿠라의 나라에서 이룬 ‘조센징’ 신화 - 백만장자 김대영

    사쿠라의 나라에서 이룬 ‘조센징’ 신화 - 백만장자 김대영

    글 최준 시인 · 사진 한찬호 사진작가 신화의 주인공 누군가의 표현대로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가까이 있어 부대낌도 많았고 그 부대낌의 와중에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주로 당해준 쪽이 우리였고 먼저 성가시게 군 쪽은 저쪽이었다. 이런 입장도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어서, 두 나라는 과거사와 현재를 두고 말들도 많다. 물과 기름 사이가 이럴까. 그 티격태격 와중에도 우리 교포들은 차별과 멸시를 견디며 일본 사회의 일부를 형성해 왔다. 이들 중에는 일본으로 귀화한 현실파도 있고, 끝끝내 한국 국적을 고집하고 있는 민족파도 있다.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처절한(?) 민족파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50년을 일본에서 살았다. 끝끝내 일본인이 되지 않았다. 김대영. 재일교포 사회에서 ‘김대영’이라는 이름은 신화다. 신화의 시작은 일본강점기 말기인 194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 나이에 친구의 이름을 빌려 일본으로 밀입국한다. 일본에 가기 위해 일본 유학을 중도 포기한 친구의 학생증을 위조했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학생증을 빌려주었던 친구는 오랜 뒤에 집을 한 채 선물로 받았다. 신화의 시작을 가능하게 해 주었던 것에 대한 답례였다. 신화의 주인공은 의지 못지않게 그를 뒷받침하는 재능도 있었던 모양이다. 천재는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재주이니 함부로 지칭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수재는 족히 되었던 모양이다. 독학과 고학으로 요코스카 중학과 요코하마 전문학교,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주인공의 말을 빌면, 이 모든 것이 운이 따라주어 가능한 일이었단다. 일본에서 살았던 50년 동안 실패를 몰랐다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운이라는 게 기껏해야 한두 번이지 장장 50년 세월을 운으로 버텼다는 주인공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신화’를 ‘민담’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노릇이다. 운이라는 것도,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준비하는 자’ 혹은 ‘준비된 자’ 의 특권일 터이다. 천부적 감각의 사업가 수박 장사, 물비누 장사, 나무 장사와 커피숍 운영. 신화의 주인공이 일본에서 했던 장사다. 물론 그를 백만장자로 만든 파칭코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일들이다. 수박 장사, 물비누 장사, 나무 장사는 중앙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에 했던 장사였다. 학생 장사꾼이었으니 생계유지와 학업을 위한 고학생의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수박 노점상을 할 때 벌인 야쿠자들과의 담판과 문외한이었던 비누 제조 과정에서의 무수한 실패와 같은 여러 경험들은 사업 성공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중에는 장사 와중에 가지게 된 자신감도 포함되어 있다.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특히 중요한 게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가진다면 그 일은 이미 반쯤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지금도 그는 자신감을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로 꼽는다. 일본이 패망하고 조국이 독립했다.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절망과 침잠의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는 법관에의 꿈을 접는다. 귀화가 문제였다. 상황이 변했다. 해방을 계기로 일본에서 사법고시를 치르려면 일본 국적을 가져야만 했다. 그는 민족 차별을 하지 않았던 존경하는 대학 은사의 간절한 귀화 권유를 거부했다. 일본 생활에서 받은 차별과 설움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자존심과 오기가 귀화를 막았다. 법관을 포기한 그가 택한 길은 사업에서의 성공이었다. 성공한 한국인으로 오만하고 불손한 일본 사회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한 본격적인 사업이 커피숍이었다. 스물다섯 살 젊은 사장은 커피 리필 제도를 도쿄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커피숍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문을 연 지 4년 정도 되어 커피숍을 정리했다. 큰 돈이 손에 쥐어졌다. 남들은 대단한 성공이라며 부러워했지만 그는 아니었다.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일본인들이 관상용으로 즐겨 기르는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센티미터에서 8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15센티미터에서 25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이 물고기를 강물에 방류하면 90센티미터에서 120센티미터까지 성장한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집에 실려 있는 글이다. 꿈의 크기와 성공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걸 말하기 위해 이 물고기를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자신의 지론대로 그는 큰 꿈을 실천에 옮긴다. 파칭코 사업이었다. 이 사업으로 그는 백만장자가 되었다. 얼마 전에 사행성 성인오락 게임인 ‘바다이야기’ 파문이 우리 사회를 술렁였지만 그의 사업은 합법적인 사업이었다. 산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중요 언론들이 “새로운 신화의 탄생”이니 “파칭코 업계의 돌풍”이니 하며 그의 성공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주인공이 일본인이 아닌 ‘조센징 김대영’이라는 사실은 어느 매체도 보도하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성공은 그렇듯 주인공 없는 신화였다. 그 주인공이 ‘조센징’이었기에 일본은 신화만 남기고 주인공을 지웠다. 영원한 한국인 조센징 신화를 이룬 김대영 회장은 1989년에 영주 귀국한다. 부와 명예를 안겨주고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준 일본은 그러나 조국이 아니었다.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지닌 채 50년 동안 일본에서 걸어 온 길이 어떠했을까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의 영주 귀국은 망망대해를 헤쳐 다니다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하는 연어의 회귀와 다르지 않다. 10%의 믿음만 주어도 속이지 않고 배신하지 않던 일본인들. 그러나 100% 믿었던 동족의 배신으로 평생 없었던 실패를 고국에서 경험했던 아픈 과거를 그가 이야기한다. 일본 생활을 정리한 그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업으로 계획했던 게 골프장 경영이었다. 그러나 정직 우선의 사업 습관이 몸에 밴 그는 사술과 거짓이 난무하는 국내 사업의 실상을 깨닫는 데 너무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장 믿었던 측근들에게 사기당하고 배신당했다. 을지로 입구에 있는 커피숍에서 듣는 사람이 오히려 화나는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50년 만에 돌아온 조국을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미워하지도 않았다. 여든 인생은 거저 지나온 시간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아우르는 넉넉함이 있었고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만이 가질 수 있을 내면의 여유가 있었다. 그를 만나러 가던 내 가방에는 《지금도 내 가슴엔 무궁화꽃이 핀다》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그가 자신의 지난 삶을 손수 정리해 발간했다. 유언과 같은 한마디라고 스스로 밝힌, 만나기 직전에야 다 읽은 그의 책 서문에 씌어 있는 한마디 말로 신화를 마무리하자.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그대는 자신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좌절하더라도 포기하지는 말라.”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생각나눔] ‘지도력’은 면죄부?

    [생각나눔] ‘지도력’은 면죄부?

    “대학교수로서 도덕성이 우선인가, 경기력 향상이라는 체육대학 고유의 목표가 우선인가.” 한국체육대학이 뇌물수수 혐의로 면직됐던 교수 두 명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체대는 다음달 1일 O(53)씨와 J(51)씨를 전임교원으로 발령낼 예정이다. 이 학교 교수로서 각각 육상과 핸드볼 감독을 지냈던 O씨와 J씨는 1998년과 2001년 체육특기생 진학과 관련, 학부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면직됐다. 현재 두 사람 모두 국가공무원법상 임용제한 기간(5년)을 넘겼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 한국체대 김종욱 교무처장은 “두 사람의 경력이나 지도력이 국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해당 종목의 부흥을 위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두 사람이 처벌받았던 사건은 과거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들이란 점에서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으며 한국체대는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설립된 대학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과 똑같은 잣대로 교원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반대하고 있다. 김성철 총학생회장은 “두 사람의 능력은 우리도 인정하지만 한국체대는 단순한 체육기술인을 길러내는 곳이 아니라 건전한 대학생을 육성하는 곳”이라면서 “신성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의 건강한 학습권이 치명적으로 침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측과 같은 이유로 두 교수의 임용을 반기고 있다. 당사자인 O씨는 “학생들의 반대를 이해한다.”면서도 “지난 8년간 충분히 반성했고 관행적인 부분이 컸던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육상 단거리 종목에 마땅한 지도자가 없어 매년 1억원 가까운 돈을 일본인 코치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J씨도 “몇 년간 다른 나라 국가대표팀을 맡아 한국팀을 이기는 등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단 한순간도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日정부 “현 헌법으로도 핵무기 보유 가능”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현행 평화헌법으로도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정부는 14일 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현 헌법은 자위를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경우 핵무기 등 모든 무기의 보유를 반드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서면 답변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정부가 비핵화 원칙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산케이 신문은 15일 ‘일본의 핵개발, 기술은 있어도 실현은 곤란’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몇년 뒤에 기술력을 가질 수 있지만 몇개월이나 1∼2년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신문은 “이데올로기나 국제정치 등과 별개로 기술적 측면에서만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제로 이같이 분석했다. 신문은 핵무기를 단기간에 개발하기 위해서는 ‘재료’와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원자폭탄에는 핵분열 물질로서 우라늄을 사용하는 히로시마형과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나가사키형이 있지만 현실성 있는 것은 나가사키형이라고 주장했다.플루토늄은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후 연료에 다량 포함돼 있다. 일본은 55기의 상업 발전용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지난해 말 현재 나가사키형 원폭 790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5.9t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재처리시설에도 38t의 플루토늄이 있어 원폭을 만들 재료는 충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플로토늄은 핵분열을 일으키는 플루토늄 239 함유 비율이 65%로 통상 무기급(93%)에 크게 못 미친다. 신문은 “이를 이용해 원폭을 제조하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지만, 실제로 만든 국가는 없다.”고 소개했다. 고속증식로를 가동할 경우 플루토늄 239 비율이 96%를 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고속증식로 계획이 11년이나 정체돼 있어 실현 전망이 불투명하다. taein@seoul.co.kr
  • 이스라엘 ‘중동의 미아’ 되나

    이스라엘이 긴장하고 있다.‘유일한 우방’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극단적 공포감마저 감돈다. 지난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온건파의 ‘새로운 중동’ 구상이 탄력을 받아가는 탓이다. 급기야 ‘광범위한 중동정책’ 수립을 위해 이란·시리아와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발언까지 나왔다.‘중동의 미아’로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판이다. 미국으로선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아랍권 여론이 무엇보다 부담스럽다.‘발등의 불’인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랍국가의 협력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이번 기회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력도 정치권 안팎에서 가중되고 있다.●레바논 침공 계기로 균열 조짐 1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양국 관계는 지난 여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계기로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엔 ‘침략의 후원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낙인만 돌아왔다. 지지부진한 전과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신뢰상실을 걱정하고 있다. 동맹파트너로서 군사적 능력을 의심받게 됨에 따라 이후 중동정책 추진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이 추진해 온 중동 민주화 구상도 불만거리다. 무력충돌을 빚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미국이 적극적으로 후원한 선거를 통해 세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대미관계를 둘러싼 이스라엘의 위기감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스라엘은 부시 정부가 이슬람 급진세력과 이란에 대한 강경입장을 접고 타협노선으로 전환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로버트 게이츠가 과거 부시 정부가 이란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에 비판적이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유발 슈나이니츠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은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지금 상황이 나치 제국의 재무장을 목도하던 1930년대 유럽과 유사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이란핵 해결 위해 이스라엘 희생? 아랍권에 ‘반(反)이란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양보를 이스라엘에 요구할지 모른다는 점도 이스라엘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안보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미 정치권 안팎에서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9월엔 라이스 장관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필립 젤리카우가 “중동지역의 안정 구축을 위해 팔레스타인 문제에 진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해 이스라엘 정치권을 들끓게 만들었다. 지난 봄엔 하버드대 케네디 정부 연구소의 스티븐 월트 교수가 이스라엘의 로비가 미국 외교정책에 부적절한 압력이 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3일(현지시간) 이뤄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미국 방문도 이스라엘이 체감하는 위기의식을 전달, 양국 관계의 균열을 봉합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본다. 올메르트 총리와의 회동 뒤 부시 대통령이 밝힌 이란 핵에 대한 강경대처 방침도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與내서도 문책론 확산

    與내서도 문책론 확산

    전국적 규모로 집값 이상 폭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문책 인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네티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금 집 사면 낭패”라는 요지의 청와대 브리핑 글에 대한 네티즌의 비판이 확산되면서 여당 내에서조차 민심 악화를 이유로 문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12일 “참여정부의 지난 3년여간 부동산 정책의 문제에 대해 그 누구 하나 책임을 진 사람이 없다.”며 ‘검단 신도시 돌출 발언’으로 파문을 야기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을 해임할 것을 공개 촉구했다. 당 홍보기획위원장인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진정한 반성과 최소한의 문책도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참여정부는 주택 정책이 실패했다는 객관적 사실을 진솔하게 인정해야 한다.”면서 “‘시일이 지나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등 한가한 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최근 ‘지금 집 사면 낭패’라는 글로 논란을 야기한 청와대 홍보수석실도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의 유일한 부산 지역구 출신인 조경태 의원은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추 장관뿐만 아니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청와대 핵심 정책라인, 더 나아가 한명숙 총리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보다도 오래가는 이야기가 ‘부동산 이야기’라며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경각심을 갖지 못했다.”면서 예결특위에서 정책담당자들의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란 글에서 “지금이 바로 읍참마속(泣斬馬謖)할 때”라며 “추 건교부장관, 이백만 청와대홍보수석, 김수현 사회정책비서관 등 3인을 조속히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추 장관은 부동산 주무장관으로 집값 폭등을 촉발한 책임이 크고, 이 수석은 부적절한 글을 게재해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른 책임, 김 비서관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발언해 정책의 신뢰도를 바닥에 내팽개친 과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1정조 위원장인 문병호 의원도 “청와대의 ‘부동산 4대 투기 세력’ 지목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우리 스스로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시기다.”고 정부와 청와대의 반성을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 및 민주노동당 등 야권도 이날 “최근 부동산가격 폭등의 1차적 원인은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라며 일제히 인책 공세를 폈다. 특히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 건교부 장관, 이 청와대 홍보수석, 김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을 ‘부동산 폭등 책임 3인방’으로 지칭하면서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위 높아지는 日 ‘핵무장 논의’ 노림수는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 여당내 ‘핵무장 논의’ 수위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핵을 보유도, 제조도, 반입도 하지 않는다는 비핵3원칙 범위에서 이뤄지던 것이 급기야 비핵3원칙 수정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핵논의 범위도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과 아소 다로 외상 등 정부 여당내 핵심요직 2명이 핵논의를 이끌고, 아베 신조 총리는 이를 용인하는 수준이었지만, 자민당 당기위원장과 참의원 간사장도 가세해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사사가와 다카시 자민당 당기위원장은 지난 7일 당지도부 연락회의에서 그동안 금기시돼온 ‘비핵 3원칙’을 수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발언, 당 안팎에 핵논의 파문이 더 확산되고 있다. 사사가와 위원장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경우 ‘핵무기를 반입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일본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자신도 비핵3원칙을 견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핵을 탑재한 미국 항공모함이 기항했을 경우 ‘반입한 것으로 되는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핵논의에 대해서 당차원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자민당의 애매한 분위기도 비판했다.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참의원 간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핵억지력에 의존하면서 ‘핵 반입을 안한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모순”이라고 핵논의에 가세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8일 국회 당대표토론에서 비핵 3원칙 견지를 밝히면서도 핵논의 용인 방침을 거듭 밝혀,“나카가와 정조회장, 아베 외상 등이 아베 총리의 핵무장 속내를 말하는 게 아닌가.”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다만 나카가와 정조회장은 이날 당분간은 핵논의 자숙 방침을 밝혔다. 핵무장론 확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내에서는 핵무장론으로 교육기본법 개정 등 당초 당이 상정한 국회일정에 차질을 빚고, 아베 정권이 구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간사장, 국회대책위원장 등 당 집행부는 발언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유화적인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핵무장론을 계속 제기중이라는 전략적인 분석도 있다. 전쟁포기와 군대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을 통한 재무장 가속화를 위한 ‘군불때기’로도 해석된다. taein@seoul.co.kr
  • 공천파문후 정치재개 DR에 이방호의원“黨떠나라”직격탄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이 8일 부인의 공천비리 파문으로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덕룡(DR) 의원에게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쐈다. 이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지난 4월 김 선배는 의원직을 비롯한 정치적 거취를 밝히겠다면서 의원회관을 떠난 바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가 잊혀질 만하자 정치를 재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무리수를 둬서라도 정권 창출을 하겠다고 덤비는 열린우리당에 어떤 빌미도 주어서는 안될 일”이라면서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에게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규율을 세워달라.”고 주장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당 윤리위 제소 등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DR는 공천비리 파문을 확대시킨 진원지로 이재오 최고위원을 의심해왔다. 이 의원은 이 최고위원과 가까운 사이다. 그래서 이 의원의 DR 공격은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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