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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연예계 먹이사슬 폭로 파문

    1980년대를 풍미했던 일본의 톱 여배우 이시하라 마리코(石原眞理子)가 자국내 연예계 상류층의 성희롱과 성적 괴롭힘을 폭로한 ‘어울리지 않는 비밀’이라는 자서전을 내 파문이 일고 있다. 15년 동안의 미국 생활 끝에 말문을 연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과 관계했던 13명의 남성 연예인 실명을 거론했다. 게다가 연예계의 검은 사슬을 폭로, 당사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가디언 인터넷판이 11일 전했다. 이시하라는 이 책에서 과거 연인을 ‘내 인생의 구세주’라고 표현하고 영문 이니셜로 처리했지만 나머지는 성(姓)을 그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에는 한국에도 알려진 인기그룹 ‘안전지대’ 리더인 다마키 고지도 포함돼 있다. 이시하라는 또 촉망받던 신인 시절인 21세때 만나 결혼한 다마키가 자신을 종종 구타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그가 폭력을 휘두르면 나는 남성이 거칠게 취급하는 데 익숙해지는 게 여자의 역할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남편 다마키의 끊임없는 폭력과 악명 높은 일본 타블로이드 언론의 집중 공세를 못이겨 이시하라는 한 때 자살도 기도했다. 현재 이 책은 출판된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초판 2만부가 매진됐고 3만부가 추가 인쇄 중이다.연합뉴스
  • “전효숙사태는 의회민주주의 弔鐘”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11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대통령 비서실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는 왜 선진국을 자임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본다.”면서 “그 대답의 하나를 대한민국 지성과 언론의 위기에서 찾고자 한다.”고 언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실장은 “2006년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하고 상징적인 세 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전제,▲뉴라이트의 교과서 파문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파동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을 꼽았다. 이어 “이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언론이 자리잡고 있다.”며 “스스로 민주주의의 파수꾼이자 감시견으로서의 소임과 역할을 외면하는 ‘정치언론’과 ‘언론정치’”라고 언론을 겨냥했다. 이 실장은 “전효숙 헌재소장의 임명동의안의 철회는 사실상 의회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나 다름없다.”고 규정,“모든 것에 굴복하고 만 참여정부는 스스로 민주주의의 조종을 친 종지기가 된 셈”이라며 “부끄럽다.”고 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日, 대장금 에로영화 파문

    일본의 한 성인영화제작사가 TV드라마 ‘장금이’를 패러디한 에로영화를 만들어 한국은 물론 ‘한류’열풍이 거센 중국과 일본에서도 커다란 파문을 일고 있다. 일본의 성인채널 ‘잼시티’는 한국 출신의 무명배우를 출연시킨 ‘관능여관 장금의 화원’을 내년 3월 DVD로 발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국음식이 성적 도구로 사용되는가 하면 궁중의원과 궁녀의 부적절한 성묘사까지 적나라하게 담긴다는 것. 특히 영화사는 DVD를 홍보하며 ‘대장금’ 이영애의 사진을 내걸어 마치 그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장금’을 제작한 MBC 민환식 콘텐츠 사업팀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같은 비디오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랍다.”며 “중국과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편승해 이익만을 챙기려는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 팀장은 법률 전문가를 통해 ‘저작권’ 침해 소송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 언론계 뉴스 1위 ‘최연희 의원 성추행’

    최연희(사진 왼쪽)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올해 언론계 10대 뉴스 1위에 올랐다. 한국언론재단이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 12월호에 따르면 언론인 및 언론학자 38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언론계 10대 뉴스를 조사한 결과, 최 의원 성추행 사건이 192명(49.9%)으로 1위에 올랐다. 올해의 언론계 인물 1위는 248명(64.4%)이 선택한 KBS 정연주(오른쪽) 사장이다. 언론계 뉴스 2위는 KBS 사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184명),3위는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의 선정성을 비판하고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문화일보를 절독한 사건(181명)이 차지했다. 또 논문 표절 폭로로 촉발된 김병준 교육부총리 낙마와 이상호 MBC 기자의 1심 무죄판결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시사저널 편집인의 삼성 기사 삭제와 기자들의 편집권 수호 투쟁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위헌소송 결정 ▲UCC 열풍 ▲문형렬 KBS PD의 줄기세포 관련 프로그램 방영 불가 파문 ▲경인TV 백성학ㆍ신현덕 전 대표 갈등이 6∼10위에 올랐다. 올해 언론계 인물로는 MBC를 사직하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2위,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동아일보 여기자가 3위에 올랐다.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 용태영 KBS 기자,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PD수첩’의 한학수 MBC PD, 김명곤 문화부 장관 등이 뒤를 이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타’ 김대은 금빛연기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 한국이 이틀 연속 금메달을 사냥, 남자체조 강국의 위상을 뽐냈다.6일 밤(한국시간) 어스파이어홀에서 열린 남자체조 평행봉 결승에서 김대은(22·한국체대)이 16.300의 높은 점수를 받아 ‘체조 황제’ 양웨이(중국)와 나란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것. 8명의 결선 진출자 가운데 두 번째로 나선 김대은은 평행봉 양쪽을 고루 사용하는 한편, 시작부터 착지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화려함으로 심판들의 눈을 현혹시키기보다는 안정된 기술구사와 밸런스에 주안점을 뒀다. 일곱 번째로 나선 양웨이는 전세를 뒤엎기 위해 체조황제다운 화려한 테크닉을 과시했지만 마지막 착지에서 한 발이 빠지는 바람에 감점을 당했다. 김대은으로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의 악몽을 깨끗하게 씻어낸 무대가 됐다. 당시 오심 파문은 국민들의 뇌리 속에 양태영(포스코건설)을 오래도록 머물게 만들었다. 하지만 또 한명의 희생자 김대은은 시나브로 잊혀져 갔다. 김대은은 당시 개인종합 다섯 번째 종목까지 양태영과 1,2위를 다투며 금메달을 눈앞에 뒀지만 폴 햄(미국)이 철봉에서 만점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탓에 2위로 밀렸다. 올림픽 개인종합 은메달은 뜨거운 찬사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었지만 미디어의 관심이 온통 오심에 쏠린 탓에 김대은은 그대로 묻혔다. 올림픽 이후 김대은은 어깨와 발목 부상으로 주종목인 링과 마루에서 고전하는 등 지독한 ‘아테네 후유증’에 시달렸다. 설상가상 올 초에는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으로 지난 7월까지 대표팀 훈련에 합류 못해 아시안게임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평소 “성적이 나쁘면 내가 잘못한 것이고 좋으면 내가 잘 한 거다.”라고 할 만큼 의연했던 그는 침착하게 재활에 몰입했다. 천신만고 끝에 도하행 비행기에 오르는 데 성공한 김대은에게 마지막 순간 결정적 행운(?)이 따랐다. 맏형 양태영이 지난 3일 단체전 철봉 연기 도중 바닥으로 떨어져 왼쪽 무릎을 다친 바람에 급하게 대타로 출전하게 된 것. 새옹지마라 했던가. 지난 5일 주종목인 링에서는 5위에 그쳤던 김대은은 대타로 뛴 평행봉에서 깜짝 금메달을 일궈내 그동안 좋지 않은 모든 기억을 열사의 땅에 묻고 돌아오게 됐다. argus@seoul.co.kr
  • “한국 남자관광객 거의 성매매 국회의원·공무원도 예외없어”

    “사회 계층을 막론하고 남자들만 오는 단체관광은 거의 (성매매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태국과 필리핀에서 현지 미성년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한국 남성들의 추한 행태가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여행 가이드인 L(37)씨가 서울신문에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관광객들의 행태를 자세히 설명했다. L씨는 국내 유명 여행사인 A사 소속 현지 여행 가이드다. L씨는 6일 서울신문과 국제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남자들끼리 단체로 오는 관광의 경우 전체의 99%는 (성매매를) 경험하고 간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서 7년 동안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는 L씨는 “한국에서 아무리 사회적인 지위가 높거나 좋은 분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에 오면 다 똑같은 남자”라면서 “국회의원부터 시·도 의회 의원, 공무원, 일반기업체 간부에서부터 사원,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남자라면 거의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L씨는 또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이곳에 오면 기분이 풀어지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하루 일정이 끝나고 ‘저녁에 편안히 술 먹을 데가 있느냐.’고 물어오는 예가 많은데, 우리 (가이드) 입장에서는 공식 일정 외에 별도로 수입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술 시중을 드는 가라오케 등으로 안내한다.”고 털어놨다.이어 “우리나라 남자들은 독특한 구석이 있는데 ‘2차’(성매매)를 갈 때도 한 사람이라도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사람에 따라 개인적으로 2차를 거부하기도 하지만 동행 가운데 일부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L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들의 성매매 실태와 관련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솔직히 국내와 똑같은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국내에서는 ‘2차’를 가려면 20만∼30만원 정도는 드는데 이곳에서는 훨씬 싸다.”면서 “이곳을 단체로 찾는 한국 남성이라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반화된 사실”이라며 오히려 의아해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여의도 in] “대선경쟁때 해당행위도 처벌” 인명진 한나라 윤리위장 경고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1일 “윤리위는 당 소속 대선주자들의 과열경쟁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당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내 파문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지난달 27일 윤리위에서 대선주자간 선의의 경쟁은 좋지만 경선과정에서 상호비방 등 비윤리적인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 행위에 대해 윤리위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주자에 대한 당원권 정지 등 실질적 징계 가능성에 대해 “당원인 사람이 해당행위를 하면 꼭 대선주자다 할 것도 없이 누구든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인 위원장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당내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친분설에 대해서는 “이 전 시장을 알지도 못하며, 근거없는 모함”이라고 부인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사학법, 이번엔 ‘與-與갈등’

    열린우리당이 위헌논란이 제기된 일부조항을 수정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을 제출키로 하자(서울신문 11월30일자 1면 보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재개정’ 방침에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를 포함한 근본적인 재개정이 선행되지 않는 한 합의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법안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내 상당수 의원들은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내 진통이 극심할 전망이다. 30일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사학의 발전과 자율성을 재고해달라는 사학의 요구를 수용키로 결정했다.”면서 “사학법 개정안 중 일부 내용에 대해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달 초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개정안에는 ▲유치원을 개정 사학법 적용대상에서 제외 ▲사학재단 이사장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의 경우 이사회 3분의2 이상의 찬성과 관할 교육청의 승인이 있을 경우 학교장 임용을 허용 ▲학교장의 연임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보여줬던 상징적인 법안인데 이것마저 흔들리면 당의 입지를 세울 수 있는 길이 없다.”면서 ‘재개정안 당론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가 빠진 개정안을 내놓는다 한들 한나라당이 받을 리가 없다.”며 재개정 배경에 의문을 던졌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씨줄날줄] 下野/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비슷한 한탄을 했던 대통령이 과거에도 있었다. 공개석상의 발언이 아니어서 비사(史)로 알려지는 게 다를 뿐이다. 또 중도에 물러난 전직 대통령이 이미 4명이나 된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은 민중혁명, 쿠데타 군부의 압력, 시해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첫번째’라는 언급은 자의에 의한 하야(下野)를 지칭한 듯싶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중단이 거론됐던 배경은 둘로 나눠진다. 첫째는 권력강화용이다. 물러날 의사가 없으면서 참모들을 압박하거나 정적을 견제하는 정치기술로 볼 수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공청산 작업이 한창이던 1989년 말 민정당 핵심간부들을 청와대로 불렀다.“친구인 정호용을 사퇴시키려니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다. 하야절차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혼비백산한 당간부들은 “각하, 아니됩니다.”라고 말렸다. 그때부터 여권 인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정씨의 의원직 사퇴를 관철했다. 전두환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86년11월 좌익세력 청소를 위한 친위쿠데타를 기획했다고 박철언 전 의원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실제 친위쿠데타를 일으키기보다는 검토사실을 퍼뜨려 야당을 비롯한 반대세력을 위협하겠다는 속셈이 깔렸었다고 본다. 둘째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하소연하는 푸념이 와전된 경우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임기말에 둘째아들이 구속되었다. 자존심에 먹칠을 당하자 의기소침했고, 비공식 자리에서 대통령직의 어려움을 몇마디 털어놓았다. 총리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궐위시에 대비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를 전해들은 청와대 비서실은 발끈했다.“임기 마지막날까지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총리는 고건씨였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두가지를 섞어놓은 모양새다.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공개리에 작심하고 말하는 모습에서 정치의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너무 자주 임기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은 어떤 해명을 붙이더라도 좋게 비치지 않는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이 지경 되도록 청와대 보좌진 뭐했나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등을 돌린 지금도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네가 잘했느니, 내가 잘했느니 하며 멱살잡이에 여념이 없다. 눈과 귀를 꽁꽁 틀어막아 나머지 1명마저도 돌려세울 심사인가. 어쩌면 이리도 민의에 어긋나는 일만 골라 하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그간 양측의 원활한 소통을 가로막은 원인이 무엇인지 살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당·청이 결별을 말하는 작금의 상황에는 청와대 참모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의 횡포에 굴복한 것”이라고 한 전효숙 파문도 따지고 보면 이들의 보좌 잘못에서 비롯됐다. 법적 절차조차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인선하는 바람에 결국 대통령이 굴복하도록 만든 것이다. 당·청간 대화 부재 역시 참모들이 다리 역할을 제대로 못한 때문이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노 대통령의 여야정치협상회의 제안으로 표면화한 당·청 갈등을 보면 청와대 보좌진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 양측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했는지 의심스럽다. 당·청 소통이나 인사정책의 혼란 외에 정책 혼선에 있어서도 청와대 보좌진의 실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집값 파동만 해도 이정우 조윤제 김병준 정문수 등으로 이어진 청와대 정책라인의 혼선과 실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출자총액제한제 존폐,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갈등사안을 조율하는데 있어서도 참모진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일심회 사건, 제이유 사건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청와대 비서관들 또한 레임덕 가속화에 일조했다. 지금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탈당이나 여당의 신장개업이 아니다. 참여정부의 정책과제를 제대로 마무리짓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당·정·청이 합심하는 일이다. 그 첫발로 청와대 보좌진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청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 있다면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 한나라 다음타깃은 정연주?

    청와대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전격 철회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다음 타깃이 누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8일 국회대책회의에서 “100여일을 끌어 온 ‘전효숙 사건’이 없던 일이 됐으나 너무나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며 “레임덕에 빠진 정권에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 인사문제에 있어 지금처럼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조금만 더 열라.”고 주문했다.‘코드인사’들의 지명·임명 철회를 계속 요구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참여정부의 ‘인사 약점’을 계속 추궁, 청와대와 여권을 압박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나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 외에도 이재정 통일부·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정연주 KBS 사장 등을 ‘부적절 인사 3인방’으로 낙인찍고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아울러 전 후보자 지명 파문과 관련,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청와대의 비서관들도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라고 압박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 전해철 민정·박남춘 인사수석 등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부적절 3인방’에 대한 거부의 강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장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인사는 정연주 사장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편향된 인사에게 공영방송 사장직을 내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가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구성을 제안했을 때, 당 지도부가 전 후보자와 정 사장의 자진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이재정 후보자와 송민순 후보자에 대해서도 거부 기류가 강하지만 전 후보자와는 달리 현실적으로 임명을 막을 만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한계다. 그럼에도 이재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때부터 제기해온 ‘사상적 편향성’을 계속 물고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盧·GT ‘계급장 뗀 결투’ 정계개편 시작?

    盧·GT ‘계급장 뗀 결투’ 정계개편 시작?

    ‘왜’ 그랬을까.28일 정치권의 화두는 의문부호로 시작됐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정치협상회의 제기, 여당의 반발, 대통령의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 철회와 중대발언까지 급박한 흐름은 정치적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당청간이나 여야간 극적 반전을 위한 사전교감설이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적어 보인다. 그보다는 결별을 각오한 각자도생의 셈법이 격랑의 ‘미필적 고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노대통령·김근태 불화 속내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의 충돌은 무한 질주의 ‘치킨 게임’을 연상케 한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정치권에서는 정치협상회의 카드의 무산이 한나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역설이 제기된다. 이미 등을 돌린 당·청 모두에게 현 상황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며칠 사이 정국의 흐름은 청와대를 중심축으로 움직였다. 지지층의 결집 효과도 노릴 법하다. 김 의장으로서는 ‘미스터 햄릿’의 유약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계기가 됐다. 여당 의장으로서는 마이너스가 될지 몰라도,‘정치인 김근태’에게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계산법이다. 오히려 최대의 손실은 협상의 손을 ‘속좁게’ 뿌리친 한나라당의 몫일 수 있다. 한나라당이 ‘6자회담’을 적절히 활용했다면, 얼마든지 창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이같은 역설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계급장 뗀 결투’는 근본적으로 상호 불신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시나리오를 예고한다. 김 의장은 “대연정 구상, 국회의원 배지 몇 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발언, 부산·영남 정권 인식 때문에 노 대통령에게서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해왔던 터다. 노 대통령의 정계개편 개입 움직임도 통합신당을 추진하려는 김 의장에겐 편치 않은 상황이다. 김 의장은 지난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이 계파 보스냐. 위기 상황에서 직계 의원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노 대통령으로서도 물러설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싸움꾼 기질은 둘째치고라도 퇴임 후 ‘정치 공간’을 염두에 둔다면, 스스로 보폭을 제약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영남 출신 정치엘리트라는 최소한의 정치지분을 안고 있다는 점도 노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를 이해하는 단초일 수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 별 반응없는 친노세력 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만들자.”,“당 지도부 만찬간담회에 들어와라.”(노무현 대통령)▶“끌려다니지 않겠다.”,“일방독주에 응하지 않겠다.”(김근태 의장) 숨가쁜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여권의 소용돌이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 친노그룹이다. 평상시라면 최소한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동조하는 입장이라도 밝힐 법한데 이번만큼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왜일까. 오히려 일련의 파문에 대해 “청와대가 당에 소홀한 것은 문제가 있었고, 당이 섭섭함을 표현한 것은 정당하다.”(김형주 의원),“청와대도, 당도 모두가 서투른 것 같다.”(김혁규 의원)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론 참정연 소속의 한 의원은 “꼬인 정국에 청와대가 아무런 노력도 안 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점을 불안해한 것 같다. 도와달라는 호소 아니겠느냐.”며 노 대통령의 의중을 짚었다. 친노그룹 입장에서는 연속되는 여권의 격랑이 딜레마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28일 친노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일 의총 당시 당내 밥그릇 싸움에 동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달 9일 정기국회 종료 직후 비대위가 정계개편 초안을 내놓으면 입을 열겠다는 것이다. 벼르고 있다는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정계개편 초안이 나오는 대로 열린우리당의 공과를 짚는 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 있는 정계개편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친노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당적 언급을 한 것은 여당을 향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신호”라면서 “당연히 친노그룹도 같은 배를 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침묵의 배경을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3. ‘전효숙 빠진 국회’ 앞날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등이 요구해온 대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함에 따라 여야 대치로 사실상 ‘마비 상황´에 있던 국회가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6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사법개혁관련 법안 등의 주요 법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일부 상임위는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일부 상임위에서는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약속대로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 노사관계선진화 법안,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이재정 통일부·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정연주 KBS사장 등 3명에 대한 인사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국방개혁법안과 노사관계법안 등은 합의·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상임위 합의를 전제로) 30일 본회의에서 국방개혁법안과 노사관계법안을 처리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와 주요 쟁점법안을 연계 처리할 방침이어서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 심의 과정 등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사학법은 이 법안(국방개혁법안·노사관계법안)들을 처리하고 난 다음에 본격 추진하려고 한다. 여당에서 사학법은 절대 안 된다고 하면 우리는 다른 법안들과 연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의 핵심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법안의 경우 여당 내에서조차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와 법사위 위원들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라이스 오른팔’ 젤리코 보좌관 사임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미국 국무부 핵심 참모의 목이 달아났다. 유대계 로비단체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란 관측이 많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동문제 상담역으로 활동했던 필립 젤리코 보좌관이 최근 국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젤리코 보좌관은 최근 라이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족과 직업상의 문제로 봉직했던 버지니아 대학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젤리코 보좌관은 지난 9월 근동(Near East)정책학회 연설에서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랍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 중요한 진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해 이스라엘과 미국 유대인 사회를 뒤집어 놓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유대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530만명에 이르는 미국내 유대인들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젤리코의 사표 수리 과정에 유대인들의 입김이 작용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워싱턴에서는 임기를 채우고 떠나는 공직자가 원래부터 드물다.”고 부인했다. 젤리코 보좌관은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뒤 이라크 전쟁이 ‘파국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가 이것이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부인하는 국가’에 인용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가정 평화, 세계 평화” 종교간 갈등치유 강조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앙카라 공항에 도착하면서 역사적인 4일간의 터키 방문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교황은 터키 무슬림들의 경고와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종교간 갈등을 치유하겠다며 재임 중 처음으로 이슬람 국가를 찾았다. 공항에는 1만 5000명의 경찰이 배치되는 등 2004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터키 방문때보다 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공항에서 교황을 영접한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교황에게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으며, 그는 터키가 EU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교황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터키행을 감행한 것은 지난 9월 이슬람교 폄하 발언으로 불붙은 전세계 무슬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함이다. 올들어 덴마크 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파문, 유럽의 이슬람 여성의 전통 스카프인 히잡 착용 금지 논란 등으로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증폭된 갈등을 완화하는 것도 교황의 방문 목적이다. 교황은 공항에서 ‘터키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의 묘로 직행했다. 방문록에는 “다른 종교와 문화,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정에 평화, 세계에 평화’라는 소망을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적었다. 교황은 터키 방문 동안 그리스 정교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뮤 1세와 만나고 이스탄불의 홀리 스피리트 성당에서 미사도 집전한다. 터키내에서 2000명에 불과한 극소수 신도를 보유한 그리스 정교측은 이날 교황의 방문으로 신자들의 권리가 확대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종교간 화해와 평화를 강조하고, 터키내 소수 기독교 세력의 보호를 호소할 교황의 노력이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슬람교와 터키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 온 보수적인 교황의 이미지가 이슬람 국가 방문만으론 벗겨지기 힘들다는 관측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상처만 남기고 끝난 전효숙 파문

    정국 파행의 핵이었던 전효숙 파문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지명철회로 종지부를 찍었다. 노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내정한지 103일, 그리고 임명 절차가 문제가 돼 국회가 파행을 겪기 시작한지 82일 만이다. 이 짧지 않은 기간 국정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초유의 헌법재판소장 공백사태는 물론 사법개혁, 국방개혁 등 국가운영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이 꽁꽁 묶였다. 노 대통령의 전효숙씨 지명 철회는 한나라당의 실력저지에 막혀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막다른 상황에서 그나마 국정의 숨통을 트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노 대통령과 여야의 잘잘못을 지금 따지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일 것이다. 노 대통령의 편법 인사와 한나라당의 물리력 행사의 문제는 그동안 숱하게 지적돼 왔다. 전효숙 파문의 본질은 이런 절차의 잘잘못을 떠나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양측의 정치 부재에 있다고 본다.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을 뿐더러 한번 밀리면 끝이라는, 그 궁핍한 정치철학이 정국을 이런 몰골로 이끈 것이다. 전씨 지명이 철회되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부당한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만시지탄으로, 정부는 백배사죄하라.”고 했다. 게다가 이번 지명 철회와 청와대의 여야정치협상회의 제안에 응하는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 된 처지로 보기 민망하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 무릎 꿇고 백배사죄할 일이건만 여전히 이들 눈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전효숙 파문이 일단락됐지만 정국에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 임명 논란 등 또다른 걸림돌이 놓여 있다. 노 대통령은 전씨 지명철회로 할 일 다했다는 자세를 가져선 안 된다. 후임 헌재소장에 여야가 함께 수긍할 인사를 지명함으로써 정파를 아우르는 국정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나라당도 겸허한 자세로 국회 정상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 [라이벌을 넘어라] (7) 체조 양태영 VS 양웨이

    [라이벌을 넘어라] (7) 체조 양태영 VS 양웨이

    ‘이젠 더 이상 눈물은 없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벌어진 오심 파문은 한 사내에게 지워지지 않을 멍을 남겼다. 그의 눈 앞에서 금메달을 도둑맞은 엽기적인 사건은 극복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그해 연말 동아시안게임에서 편파판정으로 또다시 동메달에 머물렀고,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는 평행봉 예선을 1위로 통과하고도 결선에서의 실수로 입상이 좌절됐다. 하지만 마냥 좌절하거나 남의 탓을 할 수는 없는 일. 어느덧 한국체조팀의 최고참이 된 양태영(26·포스코건설)의 마음은 도하에 있다. 목표는 개인종합과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 아시안게임 6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체조의 명운은 그의 두 팔에 달려 있다. 물론 양태영의 금 사냥은 쉽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과 일본이 버티고 있기 때문. 특히 올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과 개인종합, 평행봉에서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중국의 양웨이(26)는 경계대상 1호다.163㎝,55㎏의 돌덩어리 같은 몸을 가진 양웨이는 스무 살의 나이로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개인종합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아테네올림픽에선 어이없는 실수로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3관왕으로 자존심을 한껏 끌어올린 양웨이는 도하에서 확실하게 ‘체조황제’의 위신을 세운다는 각오다. 양태영 역시 세계선수권 평행봉 예선 1위로 자신감을 되찾은 데다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 명승부가 예상된다. 윤창선 대표팀 감독은 “철봉과 안마에서의 약점만 극복한다면 개인종합 금메달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겨울 익힌 새 기술을 완벽하게 몸에 익히는 과정에 있으며 스타트와 착지 점수만 잘 연결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으로 유럽 심판들이 옵서버자격으로 참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유럽심판이 경기감독관으로 위촉되면 손해 볼 일이 없다. 일본이 아시아연맹 회장국이고 중국과 일본 출신 심판이 남녀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텃세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모든 책임 청와대에” 黨 마이웨이 작심?

    “모든 책임 청와대에” 黨 마이웨이 작심?

    여당 지도부가 27일 청와대의 회동 요청을 거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열린우리당의 단순한 불만 표출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고,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이번 청와대 만찬 거부 사태를 국정 주도권 싸움을 넘어 당·청간의 ‘결별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기류가 힘을 얻고 있다. 마이웨이 수순밟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청와대의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제안은 하루만에 무기력한 여권의 현주소를 재확인하는 해프닝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른 여권의 부담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 일방통행식 결정에 불만표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를 단호히 거부한 배경에는 청와대의 누적된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는 당의 불편한 심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고 한다.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최근 APEC 정상회담차 출국했을 당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을 두 차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책현안을 위한 면담제의까지 합하면 모두 네 차례라는 것이다. 김 의장측 핵심 관계자는 “골이 깊을 대로 깊어진 당·청관계를 터놓고 말해보자는 취지로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보내온 답변은 여·야·정 정치협상회의와 당 지도부 만찬 간담회라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만찬 간담회 요청에 김 의장은 취임 직후 가장 격노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당과 더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당·청이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하려면 당과 긴밀히 상의하든지 아니면 다른 야당과 똑같이 대하든지, 모든 것은 청와대에 달려 있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장은 당·청 주례회동을 요청해 놓았다. 향후 당·청관계를 가늠하는 마지막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다.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결렬 파문 여·야·정 정치협상회의가 결렬된 것도 청와대의 사면초가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위기돌파용 카드가 여권의 구심력 해체를 가속화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자, 참여정부가 마지막 자존심으로 여겨온 사법·국방 등 개혁법안의 국회 처리가 더욱 어려워지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대위에서 “앞으로 정부가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청와대의 ‘독주’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조인스닷컴과 미디어다음의 의뢰로 ‘리서치 앤 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8.8%로 추락, 민주당 8.5%, 민주노동당 8.4%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당·청 관계는 향후 정계개편 정국에서 빠른 속도로 여권의 분화를 촉발시킬 전망이다. 박찬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야당과 대화하자며 당·청이 싸우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갈등 양상이 심상찮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저녁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행사를 가지려 했으나 당측이 거부했다. 당·청간 의사소통 문제를 둘러싼 의견대립 때문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이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했다가 한나라당에 거절당한 과정에서도 마찰음이 일었다. 야당에 대화하자면서 당·청이 이렇듯 다투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청와대는 정치협상회의 제안에 앞서 여당과 사전협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당은 수긍하지 않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정부가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만찬을 보이콧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여당은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온다고 생각하는 청와대의 인식은 잘못됐다. 국회 운영에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인기 없는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여당의 행태 또한 바람직하지는 않다. 당·청이 조용히 풀 수 있는 문제를 대치구도로 몰고 가니 국민들은 그저 불안하다. 당·정·청은 부동산정책,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현안을 놓고 대립해왔다. 이번 파문으로 주요 현안들이 더욱 표류하게 되고 민생·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 노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하락하더니, 이번에는 여당 지지도가 한 자리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권이 정치적 미숙과 무능력, 불협화음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자초한 결과라고 본다. 여권의 자중지란을 즐기면서 대화 제의를 무시하는 한나라당의 태도가 옳지는 않다. 그러나 당·청간에도 반목하고 질시하는 상황에서 야당에 대화 제안을 하는 모양 자체가 우습다. 여권은 내부 결속부터 다진 뒤 대야 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사설]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 시킨다더니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 “누구든 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많은 국민은 적어도 참여정부에서만은 인사비리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인사청탁을 했다가 패가망신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청탁했다가 결국 목숨을 끊고만 전 대우건설 사장 남 모씨의 비극 말이다. 하지만 그 뒤로 누가 패가망신했다는 얘기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정·관가 주변의 인사비리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의혹과 논란이 일 때마다 인사협의라는 어거지 명분으로 포장돼 넘어갔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 인사청탁 논란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를 꼽는다면 오지철 전 문화부 차관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는 인터넷 신문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이 교수에 임용되도록 해당 대학에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2004년 7월 경질된 인물이다. 당시 정동채 장관의 개입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었으나 청와대는 오 차관을 교체하는 선에서 파문을 덮었다. 이로 인해 도마뱀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노 대통령의 인사비리 척결 의지는 빛을 잃고 말았다. 청와대가 엊그제 오 전 차관을 대통령 정책특보로 임명하면서 국익을 내세웠다.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데 대통령 특보라는 직함이 도움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인사청탁에 대해서는 “차관에서 물러났으니 상응한 책임을 졌다.”라고 했다. 그러나 차관에서 물러났다지만 그는 유치위 부위원장과 케이블TV방송협회장을 맡아왔다. 패가망신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대통령 특보라 새긴 명함이 국익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거니와 그런 자의적 잣대가 훼손할 국익은 어찌 보상할 것인지,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
  • [‘황우석 사태’ 1년] “언론도 여성·난자 보호문제 지속 관심을”

    지난 1년전 벌어진 ‘황우석 파문’은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계도 뒤흔들었다. MBC PD수첩의 첫 보도와 이에 따른 강압취재 파문, 때를 만난 듯 MBC와 PD에게 ‘좌파’라는 꼬리표 붙이기에 나섰던 보수 언론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의 잇따른 폭로, 마침내 불거진 YTN의 청부취재 등….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과학기사에 정작 비과학적인 언론의 보도행태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결국 황우석 파동 뒤에는 언론사들의 사과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편차는 있었다. 경향신문이 사설로 사과하는 정공법을 썼다면, 다른 신문들은 외부 필자의 칼럼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몇몇 언론은 아예 과학자들의 용기부족을 탓하는 책임전가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다.“공식적인 사과는 아니더라도 그간의 취재 및 기사게재 경위를 밝히는 게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여전히 여성과 난자를 연구재료 쯤으로 취급하는 시각에 언론이 얽매어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은정 서울대 법대 교수는 “황우석 파문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윤리보다 여성과 난자의 보호 문제”라면서 “보호정책이 제도적으로 어떻게 마련되고, 또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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