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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자 다시 퇴출논란

    개그우먼 이영자의 ‘다이아몬드반지’로 촉발된 ‘거짓말 방송’ 논란이 결국 방송위원회 심의까지 가게 됐다. 방송위는 최근 물의를 빚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 대해 이달말 열릴 연예오락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영자가 지난 6일 ‘경제야 놀자’에서 모델 이소라에게 선물받았다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소개하면서부터. 감정결과 반지가 가짜로 드러나자 이소라는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이영자는 “방송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욕심에서 과장되게 표현했다.”고 해명했다.MBC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방송위 시청자 불만처리위원회에는 거짓말 방송의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했다. ●네티즌 “이영자 방송서 퇴출시켜야” 현재 상당수 네티즌들은 2001년 다이어트 파문에 이어 또다시 거짓말을 한 이영자에 대해 방송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2001년 이영자는 “100% 운동만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며 다이어트 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홍보에 나서다, 지방흡입을 한 사실이 들통나 브라운관을 떠났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연예인들의 성형사실이 인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감안, 어느 정도 동정적인 여론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일밤’ 게시판에서 김모씨는 “이영자가 엉뚱한 물건을 가져다 진위 여부를 가리고 선물을 주었다는 이소라를 비난하는 액션을 취한 것은 개그가 아니라 중범죄라고 생각한다.”며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만큼 이영자를 용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성토했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MBC MBC도 여론의 질타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자신들은 “방송에서 한번도 이영자의 반지를 다이아몬드 반지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며 모든 책임을 이영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제야 놀자’ 제작진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해명의 글을 올렸다. 이영자가 거짓말을 했으며, 제작진은 이를 전혀 몰랐다는 내용이다. 방송복귀를 앞둔 이영자의 강박감이 거짓말의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주장. 강모씨도 “이영자 사건은 수법이나 고의성 등에서 충분히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사건임에도 일밤 담당자와 MBC측은 ‘어디 맘대로 해봐라. 이러다가 사그라질 테니까.’라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MBC는 이런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영자를 두편의 프로그램(쇼!바이벌, 이영자 박수홍의 지피지기) MC로 기용한 상태다. 시청률을 위해 여론의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흥행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영자는 이미 15일 지상파 복귀작인 MBC ‘쇼! 바이벌’의 녹화에 참여했다.MBC는 이 프로그램 진행을 이영자에게 계속 맡긴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金법무 부적절한 발언 파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 김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오후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신뢰사회 구현’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법을 어기면 오히려 불공정할 정도로 손해를 볼 만큼 법 의식이 선진화했다.”면서 “아들의 눈이 찢어진 것을 보고 흥분했고, 혼자 힘으로 안 되니 힘센 사람을 데려가서 되갚은 것이다. 김 회장도 부정(父情)에 의해 잘못을 저지른 만큼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이건 봐주기는 봐줘야 되는데, 사회와 언론이 집단 따돌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신문도 일제히 퍼붓고 있는데 폭력사범과 관련해 이렇게 보도가 많이 난 적도 없다.”면서 “곧 검찰로 넘어올 텐데, 법과 원칙대로 하라고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심한 것 같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강연의 본 취지는 이와 다르다.”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지도층의 솔선수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사례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17일 오전 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면서 김 회장의 신병을 넘길 때 수갑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임일영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기업 인권이 곧 돈이다”

    “기업 인권이 곧 돈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제품 업체 나이키는 1996년 축구공을 꿰매는 12살짜리 파키스탄 어린이 모습과 함께 그 유명한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광고카피를 선보였다. 반향은 엉뚱한 데서 폭발했다. 아동 노동착취라는 비난이 들끓으면서 주가가 39%나 곤두박질쳤다. 결국 나이키는 이 무렵 매출 50% 급감을 맛봐야 했다. 외국기업의 일만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1위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생각지도 않은 ‘성희롱 파문’에 휩싸였다.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실수였지만 하마터면 엄청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뻔했다.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16일 “기업 인권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환기시켰다. 이윤 추구가 기본 목표인 기업들이 의외로 ‘기업 인권이 곧 돈’인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안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강연에서 ‘기업활동과 인권’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 인권이란 기업이 원자재 구입, 생산, 경영, 판매, 홍보에 이르는 모든 활동과정에서 인권적 가치를 준수하는 것을 말한다. 성(性)·인종·연령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노동권과 임금도 보장해야 한다. 안 위원장은 “언뜻 보면 기업 인권 인정이 비용 증가를 초래해 초창기에는 인권가치 수용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금전적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실제 나이키 사태 이후로도 미국의 금융회사 모건스탠리는 승진과 보너스 지급에서 여성을 차별했다가 미국 고용평등위원회(EEOC)에 피소돼 2004년 약 600억원을 물어야 했다. 미국 지배령인 사모아섬에 진출한 국내 의류업체 대우사는 베트남 노동자 200여명을 강제 감금한 채 일을 시켰다는 혐의로 2003년 20억원의 배상금을 물었다. 안 위원장은 “최근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고의에 의한 인권 착취라기보다는 대개는 문화나 민족성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빚어진 우발적 시행착오”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범여권 통합론’ 1년째 지지부진…속내 들여다보니

    ‘1935년 영국 식민부의 행정직원은 372명이었다. 그런데 식민지가 크게 줄어든 1954년에는 그 수가 1661명으로 늘어났다.’ 1955년 영국의 역사·경제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은 ‘런던 이코노미스트’에 발표한 이론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공무원의 수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는 관료조직의 속성 때문에 실제 업무량과 관계 없이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이 얘기는 일단 접어두고 1년 가까이 헛발질만 거듭하고 있는 범여권 통합의 진도를 들여다보자.16일 현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은 끝내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지금 구도로 대선에서 범여권이 한나라당에 이길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통합의 당사자들이라면 위기의식을 갖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헛발질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이념 차이 때문에? 지금 범여권이 이념에 따라 갈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까. 열린우리당만 하더라도 진보에서 보수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민주당도 이념을 하나로 뭉뚱그리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박상천 민주당 대표 말대로 ‘국정실패 세력’과 함께할 수 없어서?‘국정책임’으로만 보면, 산자부장관 등을 역임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못지않다. 그런데도 박 대표는 “정 의장은 괜찮다.”고 한다. 앞뒤가 안 맞는다. 결국, 내년 총선 공천에 얽힌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박 대표는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대표로 선출됐는데, 이들이 통합에 부정적이다. 현역의원이 수두룩한 열린우리당과 합치면 공천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열린우리당 사수파 쪽에서도 수두룩하다. 서울의 K의원은 민주당의 ‘거물’인 C 전 의원과 지역구가 겹쳐 통합을 극구 반대한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다. 대선을 걱정하는 범여권 인사들은 “대선에서 지면 총선도 질 게 뻔한데, 공천에 연연하는 걸 보면 한심하다.”는 푸념을 노래처럼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귀를 열 리 만무하다. 예선이 급하고 본선은 둘째인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이 분열되기 이전 한 지역구에 1명의 주인이 있었다면, 지금은 2명 이상이 있는 셈이니, 통합이 힘든 게 당연하다. 한번 늘어난 ‘자리’니 줄이기가 힘든 것이다. 파킨슨이 봤다면,‘어? 내 법칙이 정치판에서도 들어맞네.’라고 할 판이다. 공무원 감축은 과단성 있는 리더십으로 가능한 것처럼, 범여권 통합 역시 과거 YS,DJ처럼 굳건한 지지기반을 가진 ‘거물’이나 대중적 인기를 보유한 대선주자가 있어야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범여권에 그런 ‘백마 탄 왕자’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정치의 세계에서 ‘파킨슨의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서는 애초에 당을 깨지 않는 것만 한 방법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르코지 ‘야당 끌어안기’ 나서나

    사르코지 ‘야당 끌어안기’ 나서나

    |파리 이종수특파원|‘야당 끌어안기냐? 분열 유도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21일 매듭지을 ‘1기 내각’ 구성을 위해 사회당 소속 전직 장관 등 4명을 잇달아 만나 장관직을 제의하거나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회당이 강력 반발하고 사르코지측 인사들도 불만을 표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르코지는 당선 이후 조각에 대해 ‘개방원칙’을 강조해 왔다. 사르코지는 14일(현지시간) 저녁 베르나르 쿠슈네르 전 보건장관을 직접 만나 외무장관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론에서는 쿠슈네르가 최근 몇 차례 장관직을 제안받았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국경없는 의사회’를 창설한 쿠슈네르는 1988년 사회당 내각에 참여했고, 리오넬 조스팽 총리 밑에서 보건장관을 지낸 조스팽 내각의 상징적 인물이다. 르몽드는 이날 “사르코지 당선자가 조스팽 총리 시절 교육장관을 지낸 클로드 알레그르를 비롯,11일에는 외무장관을 지낸 위베르 제드린 ‘프랑수아 미테랑 연구소’ 소장, 미테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 로베르죵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조스팽 총리 시절 부국장을 역임한 피에르주에도 만났다. 이에 사르코지는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르코지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입각 가능성이 알려지자 사회당은 발끈했다. 새달 10일,17일 총선을 앞두고 사회당의 전력 약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12일 파리에서 열린 사회당 총회에서 세골렌 루아얄의 동거 파트너이자 제1서기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그동안 말하거나 행동한 것에 충실하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들이)사르코지 정책에 반대해온 사회당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사회당에 계속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입각하려면 탈당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vielee@seoul.co.kr
  • 佛 기사 사전검열 논란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차기 퍼스트레이디인 세실리아 사르코지가 자신의 대선 결선투표 불참을 밝힌 기사의 ‘사전 검열’ 파문에 휩싸였다. 일간 리베라시옹지 기자 출신들이 만든 웹 사이트 ‘뤼 89’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세실리아가 지난 6일 남편 니콜라 사르코지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선 결선투표에 참가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고 지적한 뒤 “일요신문 르 주르날 뒤망슈(JDD) 기자들이 이를 취재한 뒤 신문에 보도하려 했으나 사주의 압력으로 기사가 누락됐다.”고 밝혔다.JDD 사주인 아르노 라가르데르가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의 친구임을 들어 기사 ‘검열 논란’ 의혹을 제기했다. ‘뤼 89’는 이어 “JDD 기자들이 사르코지 부부가 선거 당일 어떻게 보냈는지를 취재하다가 세실리아가 속한 투표인 명부를 보고 투표 불참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또 자크 에스페랑디외 JDD편집국장이 12일 기자들에게 세실리아에 이 사실을 알릴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에스페랑디외 편집국장은 “개인의 사생활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해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뤼 89’는 “사르코지의 측근들이 이번 파문에 개입됐다.”며 구체적으로 대선 캠프의 언론 책임자인 클로드 게옹 대변인과 프랑크 루브리에를 거명했다. 지난해 8월에도 ‘세실리아 염문설’을 게재한 주간 파리마치 편집장이 사르코지와 친한 사주 압력으로 좌천당한 적이 있어 이번 ‘사전 검열’ 파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파리마치는 세실리아가 7개월 동안 광기이벤트 전문가인 리샤르 아티아스와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휴가를 함께 보낸 사실을 보도하면서 표지에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viele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총알에 날개를 달았다. 날카로운 부리도 있다. 어떤 계략이나 은폐·엄폐가 필요없다. 잔잔한 호숫가를 그저 바라보는가 싶더니 ‘쉬익∼’ 하고 날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예술이다. 햇빛에 반사되는 파문과 현란한 날갯짓에서 펼쳐지는 청록색 향연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이 광경을 보고 아마 ‘비(翡)’라고 했을 터.0.002초의 승부사 물총새, 바로 그 색깔(翡)에 우리 조상들은 넋을 놓았을 것이다. 천년 세월을 이어온 ‘고려청자’가 세계의 으뜸인 까닭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형언할 수 없는 천하제일의 비색(翡色)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석의 비취색보다 더 고운, 태고의 신비감이 자랑이다. 그 비색을 좇아 살아온 40년 세월이다. 고려인의 비색청자를 가장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생동감 있는 문양창조로 청자의 품격을 한층 세련되게 끌어올려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정상들로부터 ‘보물급’이라는 찬사를 듣는다.‘청자의 거장’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美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작품 영구전시 혁산(赫山) 방철주(85)옹. 경기도 이천의 ‘동국요’에서 나이를 잊은 채 여전히 ‘작업중’이다. 선생은 요즘 어느 때보다 ‘청자인생’에 보람을 느낀다. 다름 아닌 다음달 7일 선생의 작품 ‘지구무늬 항아리(Global Jar)’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등록번호 2043527)된다. 1998년 제작된 이 ‘지구무늬 항아리’ 표면에는 물방울 모양이 점점 확대되거나 축소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듯한 현대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스미스소니언 측은 고려청자의 고전적인 아름다운 비색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표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생은 2000년 일본 도자기상이 연출한 희대의 고려청자 사기극을 밝혀내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이 된 바 있다. 지난 9일 도자기 축제가 벌어지는 경기도 이천시내를 거쳐 신둔면 수하리에 위치한 ‘동국요’를 찾았다. 마당 한가운데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지금까지 선생과 동고동락을 같이해 온 세월의 버팀목인 듯했다. 그 주위로 전시장, 작업실, 사무실 등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낯선 기척에, 수제자이자 딸인 방문숙(43)씨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이어 선생이 “멀리서 왔다.”며 손을 내밀었다.85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얼굴피부가 무척 젊고 고왔다. 아름다운 비색과 함께 살아서 그럴까. ●수제자인 딸과 함께 작업 작업실에 들어섰더니 마침 딸과 함께 작업중인 ‘지구무늬 항아리’가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될 작품과 똑같은 크기로 전체 작업단계 중 약 80%라고 선생은 설명했다. 이어 전시실로 들어섰다.40평 남짓한 공간에는 온통 비색으로 가득찼다. 가장 아낀다는 ‘벚꽃무늬 항아리’를 비롯한 각종 꽃들이 비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또 주병(酒甁), 장경병(長頸甁) 등 여러 가지 병류와 매병(梅甁), 각종 주전자 등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진열대 중간 중간에 찰스 영국 왕세자,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일본의 나카소네·후쿠다·호소가와, 고이즈미 전 총리 등 혁산의 비색청자를 선물받은 각국 정상 12명의 사진과 관련 기사들이 액자로 쭉 놓여져 있었다. 그의 작품이 세계 정상들의 안방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에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잠시 그의 도록집을 살폈다. 도자사학가 강경숙씨는 “선생의 작품세계는 절정기의 비색청자의 모방과 재현에서 출발했으나 현대의 미감이 충분히 발현돼 있다.”면서 “기형은 전통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무늬는 젊고 생동감이 넘치며,4월의 등나무 꽃을 연상시키는 연이은 구슬무늬 등 현대인의 감각에 잘 와닿는다.”고 평가했다. 또 정양모 전 국립박물관장은 “비색을 빚어내는 오묘한 기술은 단절되고 그 영롱한 아름다움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지금 같은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기법 또한 상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문숙씨는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에 주로 사용된 박지기법(백토를 문양 위에 바른 후 다시 얇게 벗겨내는 것)이 상감과 어우러지며 진사채(辰砂彩)와 함께 고고(孤高)하면서도 화사하게 아롱진다.”고 설명했다. ●계룡산 점술가 “평생 깨지는 물건 취급할 팔자” 선생의 도예인생은 어쩌면 숙명적이었다. 충남 논산 출생인 그는 27세때 우연히 계룡산 근처의 노(老) 점술가를 만난다. 이때 점술가한테 “자네는 평생 깨지는 물건을 취급할 팔자야.”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 정말로 우연하게 유리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같이 일하던 중 1954년 서울 을지로2가에 ‘유리상회’를 차렸다. 이어 대전에 3000평 규모의 유리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일본을 오가며 기술개발도 하며 나름대로 번창했다. 그러던 어느날 건강이 악화되자 문득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다 때려치우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옹기그릇을 잔뜩 이고 있던 할머니 모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 할머니는 우리 집에 와서 그릇을 다 줄 테니 곡식과 바꿔달라고 했거든요. 그 모습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1967년,45세 나이에 유리사업가에서 도예의 길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 4년 동안 유약과 흙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1971년 귀국해 현재의 ‘동국요’를 만들었다.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청자재현에 매진했다.1973년, 일본에 사는 지인이 가끔 왔다 가곤 하더니 하루는 5만달러를 불쑥 보내왔다.“부담없이 받고, 혹 (도자기)구워지는 거 있거든 하나 둘 보내달라.”는 짤막한 서신도 동봉했다. 빚 아닌 빚이 된 셈. 이후 일본으로 완성품 청자를 몇번 보냈다. ●1974년 고 이병철 회장과의 만남 1974년 봄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갑자기 사람을 보내 잠시 만나자고 해 이 회장 집무실로 찾아갔다. 셋째 아들 이건희씨와 그의 장인이자 당시 중앙일보 사장인 홍진기씨 등도 함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지금 국내 어디에서 도자기를 팔고 있느냐.”고 물었고, 혁산은 단 한점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회장은 “도자기는 여러 사람한테 보여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에 장소를 내줄 터이니 그곳에 전시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극구 사양하고 돌아왔지만 며칠 동안 사람이 찾아와 설득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신세계에 직매장을 설치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본의 지인에게 보냈던 작품이 도쿄시내에 전시됐고 이 회장이 이를 우연히 보고 혁산을 부르게 됐다. 선생은 평소 ‘도자기의 생명은 흙이라는 단미(單味)에 있다.’는 말을 항상 가슴에 품었다.1975년 전남 강진군 일대를 샅샅이 답사하던 중 또 한번 숙명적으로 고려시대의 ‘태토’와 만났다. 고려청자에 가장 근접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미 800년의 긴 세월 동안 단절돼 버린 그 전통기법의 맥은 과연 무엇이며, 과연 이를 살려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저를 괴롭힌 숙명적 화두였지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2년 논산 출생 ▲65∼70년 일본의 세토(瀨戶), 교토(京都), 마쓰자카(松阪) 등지에서 도예 수학 ▲71년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하리 현 위치에 ‘동국요’ 설립 ▲73∼2007년 일본에서 개인전 80여회 ▲73년∼현재 12개국 정상들에게 해외 수교예술품으로 증정 ▲75년 전남 강진에서 최고의 청자용 태토 발견, 채취에 성공 ▲76∼79년 신세계백화점 내 미술관에서 개인전(4회) ▲84∼88년 미국, 남미 등지 순회그룹전 ▲85년 한국의 전승공예도예 5대 작가 초대기획전 ▲9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 주최 한국 전승 도자전(한국학과 설립 100주년 기념) ▲97∼2002년 한국 이천 도자기 축제에서 한·중·일 작가 특별전 ▲02년 프랑스 파리 한국도자전 ▲05년 청자 초대전(롯데 에비뉴엘 갤러리) ▲06년 한국도자기 런던 특별전 ▲07년 6월 ‘지구무늬 항아리’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영구전시
  • 朴 “탈당 말도 안돼…왜 나가냐”

    朴 “탈당 말도 안돼…왜 나가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일 경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 한나라당 내분 위기가 탈당사태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여론조사 2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의 경선 불출마 입장 시사가 무엇을 염두에 둔 발언인지를 놓고 당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이 ▲탈당이나 분당 ▲경선 불참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수정을 위한 압박차원 등 세가지 관점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박 전 대표측은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히 ‘노’라고 말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탈당은 말도 안된다. 우리가 왜 나가느냐.”고 말했다. 유 의원은 “오늘의 한나라당이 있기까지 박 전 대표가 해왔던 일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가 탈당은 하지 않되, 강 대표가 제시한 중재안으로 진행될 경선에는 불참하겠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박 전 대표 캠프는 강 대표가 지난 9일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해 중재안을 발표하자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경선 불참론’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박 전 대표가 중재안을 철회하거나 수정하기 위한 ‘압박카드’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우리는 이제 당원에 읍소하는 수밖에 없다.”며 “상임전국위원들을 상대로 중재안이 발의되지 않도록 하거나, 전국위원들을 상대로 전국위에 불참하거나 아니면 중재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대리인인 김재원 의원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정돼 통과된다면 당의 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만큼 우리로서는 전 단계에서 철회하려고 한다.”고 강조해 중재안 철회를 위한 당원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경선 불참으로 전해져 상당한 파문이 일자 발언 수위조절에 나섰다. 이날 오후 수원 경기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경기문화 포럼 창립식에 참석해서는 경선불참 및 탈당 가능성과 관련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한발 뺐다. 박 전 대표측은 이와 관련,“원칙대로 하지 않는다면 경선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며 “전국위원회 저지 등은 적절치 않은 말”이라고 해명하며 일단 관망자세를 취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실력이냐 약물의 힘이냐

    ‘선수는 기록으로 말한다.’ 메이저리그 전설을 쓰는 슬러거 배리 본즈(43)가 시즌 11호, 개인통산 745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앞으로 홈런포를 11번만 가동하면 행크 에런의 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던 통산 최다홈런(755개)을 경신한다. 본즈는 9일 캘리포니아주 AT&T 파크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0-4로 뒤진 4회 상대 선발 톰 글래빈의 초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는 1점짜리 대포를 뿜어냈다.본즈가 누를 도는 동안 전광판에는 그의 얼굴과 ‘745’라는 숫자가 번갈아 새겨졌고 5회 초 수비에 나서자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본즈는 모자를 벗어 답했다.●‘고독한 영욕의 길’ 본즈가 전설을 쓰고 있지만 약물 파동에서 자유롭지 않아 대기록 행진이 퇴색되고 있다. 공식적으론 무죄이나 바른 말하기로 유명한 커트 실링(보스턴)이 이날 “본즈가 확실하게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할 정도로 관계자와 팬들은 그의 금지약물 복용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본즈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아 의혹을 부추긴다. 버드 셀릭 MLB 커미셔너조차 “본즈의 기록 작성 현장에 있고 싶지 않다.”고까지 말했다. 잃어버린 명예 속에 기록 행진 중인 본즈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이 묻어 나온다. 반면 본즈는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적 분위기 탓에 기록만이 자신을 변명할 유일한 무기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크 큐번 미프로농구 댈러스 전 구단주는 프로 선수들에게 실력을 끌어올릴 약물을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지만, 본즈만큼 비난에 시달리지는 않았다.●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올해 본즈의 활약은 불혹을 훌쩍 넘긴 선수로 믿기지 않을 정도다. 더욱이 약물의 힘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의혹을 산 2001∼2004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본즈는 2001년 한 시즌 73개의 홈런 신기록을 작성한 뒤 내리 3년간 40홈런을 넘겼고, 타율도 3할대 중반을 오르내렸다. 본즈는 이날 현재 타율이 .338(77타수 26안타)로 내셔널리그(NL) 9위에 출루율(.527)은 양대 리그 통틀어 1위다. 홈런도 11개로 NL 1위다. 2005년 세 번의 무릎 수술 탓에 지난해 타율 .270,26홈런에 그치며 통산 타율이 .299로 떨어졌지만 올해의 상승세라면 곧 통산 3할대에 복귀할 전망이다. 또 에런(2297타점)과 베이브 루스(2213타점), 캡 앤슨(2076타점)에 이어 역대 네 번째 2000타점 기록에도 47점을 남겨놨다. 본즈는 현재 2867안타로 내년까지 그라운드를 밟는다면 ‘800홈런-3000안타’라는 불멸의 대기록을 작성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금지 약물 복용 파문에 휩싸인 본즈를 놓고 야구 역사는 그를 정말 위대한 선수로 평가할지 궁금하다. 본즈에 앞서 1998년 한 시즌 최다 70개 홈런을 기록한 마크 맥과이어는 약물 복용 혐의에 발목 잡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한나라 경선룰 중재안 발표] 김학원 의장 중재안 상정 거부 시사 ‘파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제안한 경선룰 중재안 사태 해결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김학원 전국위원회 의장이 중재안 상정 거부 의사를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위에서 중재안이 발의되지 못하면 지도부 총사퇴는 물론 이후 비상지도체제 구성과정에서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인 경우, 분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장은 9일 “박근혜·이명박 양 대선주자가 합의하지 않은 경선 룰 중재안은 전국위 상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합의가 안 된 안을 억지로 표결에 부치다가는 당이 쪼개지는 것이 뻔한 것 아닌가. 그런 식으로 전국위를 소집해 안건을 올릴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전국위를 열어 중재안을 상정하려면 양 주자가 합의안을 만들어오든가, 아니면 표결결과에라도 승복할 의사가 분명하다는 것이 확인이 돼야 가능하다.”면서 “10일 최고위원회에 나가 강재섭 대표에게도 그런 뜻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친 박근혜’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 전 대표 캠프에서 강 대표의 ‘전국위 부의’ 방침에 대해 본격적 반박 공세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 대표가 대선주자들의 반대가 있다 해도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중재안 처리를 강행할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양 대선주자측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위원회는 오는 21일 개최될 예정이며 여기에서는 4·25 재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최고위원 2명에 대한 보궐선거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국위 의장이 상임전국위를 거쳐서 올라온 사안에 대해서 독단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월권 시비가 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전국위 의장은 당헌 상정에 관한 결정권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임전국위에서 회부된 안을 무조건 폐기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통과 유감”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통과 유감”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본 정부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공식 항의했다.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9일 오후 주일 한국대사관 배우창 교육관을 통해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문부과학상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2005년 일본 후소샤 교과서의 역사 왜곡 파문 당시 안병영 부총리가 항의서한을 전달한 데 이어 두번째다. 김 부총리는 항의 서한에서 “최근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부 교과서의 우리나라 관련 내용 가운데 양국의 선린관계를 훼손하고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수정의견까지 내면서 독도 영유권을 왜곡한 교과서를 검정에 통과시킨 것은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누려야 할 미래 세대들의 희망을 빼앗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등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하여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인류 최고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존중의 정신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야 할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항의서한을 보낸 것은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수정 의견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다케시마(죽도)와 독도를 함께 표기한 교과서에 대해 ‘우리 영토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독도 표기를 빼도록 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표현한 교과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표현을 삭제토록 해, 사실상 해결됐다는 어감을 주도록 했다. 동해의 호칭은 ‘세계 지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해’라고 표기하도록 했다. 문제의 교과서는 일본 고등학교 2·3학년들이 내년부터 배우게 될 세계사와 일본사, 윤리 등 사회과 교과서 29종이다. 문부과학성은 지난 3월말 교과서를 검정하면서 정부의 수정 의견을 반영한 교과서만 검정에 통과시켰다. 이 교과서는 오는 8월 학교별로 채택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일선 고교에 배포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제주 공군기지논란

    해군기지 건설 찬반논란으로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8일 “국방부가 제주도에 전투기 대대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제주에 추진중인 남부 탐색구조부대는 전투기 1개 대대(전투기 18∼20대)와 지원기(수송기, 헬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규모의 부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제주도에 전투기 대대를 배치할 계획이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최광섭 국방부 자원관리본부장은 “수분이면 제주도까지 전투기가 날아가는 상황에서 제주에 전투기대대를 배치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며 노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김태환 제주지사는 “지난해 8월 공군전략기지의 제주 배치여부에 대해 국방부와 공군에 공식적인 입장을 요청, 국방부는 ‘남부탐색구조부대 이외 공군전략기지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고 최근 김장수 국방부 장관도 이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헐리우드 스타 ‘비겁한 변명’ 베스트5

    헐리우드 스타 ‘비겁한 변명’ 베스트5

    영화 ‘실미도’에서 설경구는 안성기를 향해 “비겁한 변명입니다!”를 외친다. 이런 ‘비겁한 변명’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닥치면 위기를 모면하고자 거짓된 변명을 일삼는 할리우드 스타들. 미국의 연예주간지 ‘인터치’ 최근호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가장 비겁한 변명’이라는 제목으로 스타들의 변명시리즈를 공개했다. 5위 니콜 리치 “대마초를 피웠다?” 지난해 12월 리치는 반대 방향으로 운행하다 고속도로 순찰대의 단속에 적발됐다. 겁을 먹었는지 그는 경찰에게 처음 “비코딘(진통제의 일종)과 대마초를 복용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곧바로 “생리통때문에 진통제만 먹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진통제를 먹어서 고속도로를 반대방향으로 질주했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4위 브리트니 스피어스 “잠이 부족해서” 지난해의 마지막날 스피어스는 라스베이거스의 퓨어나이트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냈다. 새해를 뜨겁게 맞이한 스피어스는 술에 만취한 채로 반쯤 눈이 감겨 나이트클럽을 나서게됐다. 파파라치에게 이 장면이 발각됐음은 물론. 하지만 스피어스의 대변인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 팬들은 없었다. 3위 러셀 크로우 “전화기는 벽에 던졌다”지난 2005년 크로우는 호텔직원에게 전화기를 던져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그의 분노가 폭발한 이유는 단지 호주로 전화를 걸수 없었다는 것. 이 일로 크로우는 2급 폭행죄와 3급 무기소지죄를 선고받아 5000달러(약 46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크로우가 한 TV쇼에 출연해 비겁한 변명을 늘어 놓은 것. 그는 “화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호텔 직원에게 전화기를 던지지 않았다. 벽을 향해 던졌을 뿐이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전화기는 벽에 던졌는데 상처는 왜 호텔 직원의 얼굴에 생긴 것일까. 2위 폴라 압둘 “피곤해서 그랬어요”인기TV쇼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압둘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두 팔을 번쩍 드는가 하면 눈을 찡그리는 등 산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이 장면은 ‘유튜브’에 올라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팬들은 “압둘이 분명히 술이나 약물을 복용하고 출연했을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압둘은 “단지 피곤했을 뿐이다. 몸은 지극히 정상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압둘이 음주상태에서 방송을 했다는 사실은 드러나고 말았다. 1위 패리스 힐튼 “너무 배가 고파 술마셨다” 최근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스타인 패리스 힐튼. 이번 순위에서도 그는 1위를 차지하고 말았다. 지난해 9월 자신의 벤츠 SLR맥라렌 승용차를 몰던 힐튼은 불안한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를 의심한 경찰은 힐튼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힐튼은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다. 파티에서 마가리타 1잔을 마셨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음주측정 결과 음주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오늘 한끼도 먹지 못해 정말 배가 고팠다. 그래서 술을 조금 마셨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이외에도 립싱크 파문을 무마하기 위해 “아버지가 립싱크를 하라고 했다”고 밝힌 애쉴리 심슨이나 “연기를 위해 도둑질을 했다”고 주장한 위노나 라이더 등이 10위 안에 들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포츠서울닷컴 고재완기자 star@sportsseou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청자불만처리위원장 임동훈씨

    방송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임동훈 방송위원을 신임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는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이 ‘호남비하, 방송장악’ 녹취록 파문 이후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 위원장을 사임한데 따른 것이다. 신임 임 위원장의 임기는 강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8월20일까지다.
  • 노대통령=직설형, 김근태=고백형, 정동형=누설형

    “알려지지 않은 얘기하겠다. 지금까지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명분과 가치가 없는 일이라 망설이다 말씀드린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8일 기자간담회 도중 이런 말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과의 ‘비화’를 폭로했다. 지난해 중반 자신의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이 전화로 비판해온 얘기다. 김 전 의장의 이런 모습은 2002년 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경선후보로 나섰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부심하던 김 전 의장은 본격적인 경선 돌입을 앞두고 자신이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폭로, 파문을 자초한다. 김 전 의장은 양심고백 차원임을 애써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솔직함과 청렴함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키려 했지만,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이런 일련의 사례로, 이제 김 전 의장은 정치적 고비에 처하면 ‘은밀한 부분’까지 폭로를 불사하는 정치인 유형으로 남을 것 같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평소엔 운동권 스타일로 사고하다 결정적인 순간엔 정치적으로 판단하는데, 김 전 의장은 반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운동권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정적(政敵)에 맞서는 정동영 전 의장의 스타일은 김 전 의장에 비해 ‘지능적’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노 대통령을 만나 설전을 벌인 사실을 며칠 뒤 일부 언론에 흘리는 방법으로 ‘정치적 목적’을 추구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정 전 의장은 그전에도 언론을 잘 ‘활용’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김원기 의원과 당권 다툼을 벌일 때 정 전 의장은 일부 언론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흘리는 식으로 결국 김 의원을 ‘넉다운’시켰다. 앞서 정 전 의장은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당시 2인자였던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퇴진’을 주장했고, 이것이 나중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정치적 체급’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노 대통령과의 담판 사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과 흡사한 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정인을 공개석상에서 ‘찍어’ 비판하는 정공법을 구사하는 편이다. 지난해 말 자신이 총리로 기용했던 고건씨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고, 이번에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직접 겨냥해 공격했다. 세 사람의 스타일 차이가 어떻든, 어제의 동지에 안면몰수하고 등을 돌리는 비정함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답설야중 14개월 마치고 예술황야로 돌아갑니다”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뒷사람의 길잡이가 돼야 한다는 답설야중(踏雪野中)의 각오로 지난 1년2개월간 장관직을 수행했습니다.” 김명곤(55) 문화관광부 장관은 7일 오후 광화문 청사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지난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정착민의 생활이었다.”면서 “국립극장장을 포함해 7년4개월여의 공직생활을 접고 이제 흥분과 설렘, 두려움을 함께 지닌 채 사랑했던 황야로 떠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광대정신’과 ‘현장중심’의 문화행정을 펼치려 노력한 결과 문화부가 지난해 정부부처 업무평가에서 재작년의 침체를 딛고 7단계나 수직 상승했다.”며 “이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국민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이 성실과 믿음으로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장관은 이어 “문화부 직원들은 문화의 꽃밭을 가꾸는 정원사이지만 그 정원 곳곳의 무서운 지뢰와 싸워야 하는 전사이기도 하다.”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의 힘으로 문화를 가꾸고, 그 문화의 힘으로 국가를 가꾸어가는 여러분의 어깨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분발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국악 등 전통예술진흥에 역점을 둔 문화정책을 펼쳐왔다. 전통예술팀 신설과 전통예술 지원 전담기구인 ‘전통예술원’ 설립에 이어 ‘한(韓)스타일’을 브랜드로 육성하는 사업들도 잇따라 발표했다.그러나 취임 직후부터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영화인들의 반발에 부닥쳐야 했으며 잇따라 터진 유진룡 전 차관 경질과 ‘바다이야기’ 파문 수습에 애를 먹기도 했다. 참여정부 들어 현장 예술인으로는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문화행정 수장에 발탁됐던 김 장관은 퇴임 후 중단했던 연극대본을 완성하는 등 예술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의협 ‘정치세력화 각본’ 있었다

    의협 ‘정치세력화 각본’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가 금품 로비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의사들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친(親)의료계 국회의원 지원 등 ‘정치세력화’를 모색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 보고서(2004년 2월 작성)에 따르면 의사들은 앞으로 국회의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로비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료정책 입법 방안을 구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 작성에는 당시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실장 P씨와 의료정책연구소 전문위원 H씨,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Y씨 등 연구소 핵심 멤버들이 참여했다.P씨는 현재 한국의료법학회 고위 간부로 활동하고 있다. ●의사 91.6% 정치세력화 찬성 의사들이 국회 로비를 통한 정치세력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보고서에 담긴 의사 11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1.6%(매우 찬성 50.8%, 찬성 40.8%)가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개원의(개인 병원 운영·93.1%)가 봉직의(보수를 받는 의사·83.7%)에 비해 정치세력화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다.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 방향에 대해서는 ‘친의료계 국회의원 지원’ 32.2%,‘의료인 국회의원 당선지원’ 25.8%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의료인의 국회 진출과 국회에 대한 로비력 강화를 가장 우선적인 방안으로 꼽았다. 이어 국민 대상 의료계 이미지 고양(24.2%), 전 국회의원 대상 의료현안 홍보(12.9%) 등의 순이었다. 정치세력화의 장점은 현안에 대한 의료계 의견 반영 용이(59.4%), 의료인의 권익신장(22.3%), 대국민 신뢰회복(12.9%) 등이었다. 반면 단점으로는 집단이기주의 시각(60.5%), 정치세력화에 따른 추가 재원부담(18.0%), 정치권 불신으로 인한 부정적 시각(15.2%)을 꼽았다. ●친의료계 인사 국회 입성, 후원금 지원해야 정치세력화에 대한 참여방법(복수응답)은 후원금 지원(79%.1)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의협 전자메일 등을 통한 정책 대안 제시(46.8%)가 뒤를 이었다.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29.8%에 달해 이른바 ‘표 밀어주기’를 통한 친의료계 인사의 국회 입성 지원도 비교적 효과적인 방안으로 분류됐다. 외국 사례로 일본은 2001년 약 29억엔(약 223억원)의 헌금을 전달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경우 일본 의사연맹 등에서 1200만엔의 헌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회 로비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 정책 집행기관에 대한 후속 로비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본회의에서 의결된 뒤 행정부에 통보되어도 관련 부처에서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의회 의결뿐만 아니라 의결사항을 집행하는 관련 부처에 대한 후속 로비도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정치권이나 행정부처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친의료계 시민단체 등 여론 주도세력과의 교류를 중요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향후 과제로 “대(對)사회활동 중 언론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친의료계 시민단체의 활용을 위해 제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대정부 활동에 대해서는 “각종 정부 위원회에서 위원수 증가와 위원의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정부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 대한의정회 폐지 결의 한편 의협은 5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의협 3층 동아홀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정치권 로비 의혹의 핵심창구로 지목돼 온 ‘대한의정회 폐지’를 결의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경우에 따라 군대 시절의 ‘보따리’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 주인공은 오늘날의 인기가수 조영남(62)이다. 대학 시절 그는 ‘딜라일라’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자 꾀가 생겼다. 군 복무를 계속 연기했다. 여차 하면 ‘안가는 방법’까지도 궁리했다. 그러던 1970년 4월8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와우아파트가 무너졌다. 세상이 요란스러워졌다.20여일 후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김시스터즈의 귀국공연이 열렸다. 김시스터즈는 국내 여성보컬 1호로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정권 고위층도 참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여기에 조영남은 찬조 출연한다. 무대에 선 그는 무심코 노래 한소절을 바꿔 불렀다. ‘신고사니이∼우르르르 함흥차 떠나는 소리에∼’라고 해야 하는 데 ‘신고사니이 와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이 아우성을 치누나∼’라고 했다. 요즘 같으면 별 일이 아니겠지만 그때는 달랐다. 특히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와 일전을 치러야 하는 박정희 정권으로서는 와우아파트 사건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해 있었다. 이런 판에 조영남이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분위기가 험악할 수밖에. 겨우 눈치를 챈 조영남은 무대 뒤로 간신히 빠져나와 평소 안면이 있던 서울신문사 사장 방에서 잠시 피신해 있다가 그날 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4시에 두명의 형사가 집으로 들이닥쳐 “병역기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끌고갔다. 졸지에 재판에 회부된 조영남은 이화여대 법정대학장이자 최초 여류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즉 이 박사가 조영남을 재판에서 빼내주었고 대신 군 입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평소 조영남이 이 박사가 잘 가는 소년원에서 무료로 위문공연해 준 인연이 작용했다. 결국 조영남은 이 박사의 보증아래 훈련을 받은 뒤 육군본부 합창대에서 근무했다. ●가사 바꿔 불렀다 여러번 ‘혼쭐´ 군복무 시절 다시 한번 아찔했던 순간을 겪는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였다. 조영남은 나름대로 민족의 애환이 깃든 노래를 한답시고 ‘각설이 타령’ 한곡을 ‘쭉∼’ 뽑았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가 끝나자 마자 조영남은 모처로 불려가 혹독한 ‘취조’까지 받았다. 비슷한 사연은 또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노래 도중 하모니카를 빼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 앞에서 영부인 김옥숙 여사를 향해 ‘나 하나의 사랑’을 열창했다가 눈총을 받아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하지만 그의 대표곡 ‘화개장터’는 공교롭게도 1997년 대선 때 선거바람을 타고 빅히트를 쳐 ‘운때 맞았던’ 경우도 있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김대중 정권 때 문화부장관을 지낸 김한길 의원이다. 조영남은 원래 즉흥적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재치와 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를 ‘하얀 집’으로 바꿔 부른 것도 여전히 회자된다. 닉슨 미국 대통령 시절(재임 1969∼74년)이다. ‘시커먼 하얀집/어쨌든 하얀집/누가 뭐래도 하얀집/좌우지간 하얀집/불이 나면 빨간집/꺼지면 까만집/∼/닉슨이 사는 The White House’. 결국 그가 지칭하는 하얀집은 ‘백악관’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조영남씨를 만났다. 올해로 데뷔 41주년이 된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콘서트를 가진다. 얼마 전에는 다시 방송에 복귀, 최유라와 함께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FM 오후 4∼6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가수이자 문학인, 화가, 전방위 예술가로 푸짐한 삶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따뜻한 봄날, 문득 선문답을 나눠보고 싶다는 당돌한 생각이 들었다. ●음악·문학·그림? 그건 그냥 취미야 “노래는 왜 합니까?” 우문이었을까, 뿔테 안경너머로 살짝 째려보더니 “밥벌이”라고 소리지른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그렇다면 시는 왜 씁니까?” “암호해독이지, 진실의 핵심을 푸는 재미라고나 할까.” 내공의 깊이가 이 정도?.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렸다. 노려보던 시선을 흐트려뜨리며 “보들레르, 랭보, 예이츠, 에드거 앨런 포, 결국 아무것도 아냐. 인간 존엄성이지.”라고 뱉는다. “하지만 한 가지 못 푼 게 있어, 이상의 ‘날개’, 음 정말 암호가 많아.” 이때 MC 임백천씨가 나타났다. 귀엣말을 주고받더니 잠시 일어선다. 저쪽 방에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 등 몇몇 정치인들이 눈에 띄었다. 정 고문의 어머니 고 이태영 박사가 앞서 언급된 병역기피 재판 때 조씨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잠깐 오버랩됐다. 인터뷰가 다시 진행된 것은 20여분 후. “인간 조영남은 음악인, 문학인, 화가 중 과연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취미일 뿐이지.” “그렇다면 사는 재미를 어디에서 찾나요?” “재미의 순서? 젊은 여자들과 밥먹고 수다 떠는 것이 제일 재밌지.” “수다가 가능합니까?” “가능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하고 공부하지. 공부 안하고 연구없이 재미있게 살 수는 없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다 재미있게 살려는 것이지.” “젊은 여자를 만나면 어떤 내용으로 수다를 떠나요?” “그날 그날 다 달라. 어제는 여름 이불이 어느 정도 얇아야 하느냐, 어떤 천이 좋으냐, 이런 주제로 2∼3시간 수다를 떨었어.” ●젊은 여자랑 밥먹고 수다떠는 게 제일 재밌어 “그렇다면 인생은 수다인가요?” “재미있게 수다 떨다가 죽는 것이 최종목표지 뭐.” “수다 뒤에 찾아오는 허무는 무엇으로 채우나요?” “무엇을 해도 허무해. 허무는 가만히 있으면 지나가고, 잠들면 되고,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또 수다 떨고….” “주변에서 인간 조영남은 고독하고 쓸쓸한 팔자가 아니냐고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얘기야, 고독하지 않은 것이 없어. 고독 반, 고독하지 않은 것 반, 기쁨 반, 슬픔 반, 인간사 다 그렇지 않은가.” “고독이 몸부림칠 때 음악을 만드나요?” “몸부림친 적도 없어…, 다 구라치는 얘기야.” 조씨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툭툭 내뱉는 단어들이었지만 조합을 해보면 매사에 솔직하고 일관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최종답을 위해 인생철학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운찬·정동영·손학규, 삼두 정치 어떨까 “주변에 대통령이 될 법한 친구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 정운찬, 정동영, 손학규…. 그러나 그 중 한명(정운찬)이 떨어져 나가 승률이 줄어들었어.”이어 “정운찬은 쓸 만한 물건이고, 정동영은 잘 만들어진 물건이고, 손학규는 쓰기 편한 물건이고, 다 괜찮아. 말 나온 김에 옛날처럼 삼두(三頭)정치를 제의하면 어떨까.”라고 되묻는다. 왜 혼자 사느냐고 다시 직설적으로 물었다. “여자를 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같이 살자고 하면 살아줄 여자도 몇명 있지. 안 하는 이유? 두번씩이나 둘이서 살아봐서 아는 데, 혼자 살아보니 훨씬 재미있어. 난 역시 독립군 체질이야. 성격이 변태 같은데 감당하고 들러붙어 살 여자가 쉽게 나타나겠어?”그는 자신이 불렀던 곡 가운데 가장 아끼는 노래에 대해 이제하씨가 가사를 쓴 ‘모란동백’, 그리고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시에 곡을 붙인 ‘지금’이라고 대답했다.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파문을 언급하자 “많이 아팠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했다. 인생 앞날의 계획을 재차 물었다. “죽기 직전까지 산다는 것이야.”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황해도 남천 출생. ▲51년 1·4후퇴때 월남. ▲64년 서울 용문고 졸업. ▲66년 서울대 음대 시절, 미8군 무대데뷔로 노래인생 시작. ▲68년 첫음반 ‘딜라일라’ 발표. ▲7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권유로 미 트리니티침례신학대학 입학. 이후 목사자격증을 받고 미국 생활. ▲81년 귀국후 가수활동 재개. # 대표곡 딜라일라, 제비, 물레방아 인생, 각설이 타령, 별은 빛나건만, 신고산타령, 화개장터, 웰컴투코리아, 사랑했기에, 겸손은 힘들어, 늘푸른 마을, 인생은 요지경, 무너진 사랑탑, 보리수. 내고향 충청도 등. # 주요 저서 어느 한국 청년이 본 예수(82년), 놀멘놀맨(95년),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2002년),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03년),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05년). # 그외 영화 서울에비타 등 출연.1990년 LA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미술 전시회를 갖는다.
  • 그리운 얼굴,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얼굴, 그리운 사람들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곤 하던 ‘얼굴’” 글·사진 고은별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 빛 하늘 나래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 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곤 하던 얼굴 우리들의 마음속엔 언제까지나 잊히지 않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일까요? 할머니, 아버지, 선생님, 누나, 언니, 오빠, 동생, 어릴 적 친구…. 아아, 어머니. 첫눈처럼 아련하게 떠오르는 하얀 얼굴. 피아노를 치면서 <얼굴> 노래를 불러봅니다. 부르면 부를수록 더욱 애절하게 다가오는 노랫말과 아름다운 멜로디. 이렇게 가슴 아리게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누가 만들었을까요? 우리가 사랑하는 <얼굴>의 실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작곡가 신귀복 선생님과 작사가 심봉석 선생님을 만나 <얼굴> 노래가 어떻게 이 세상에 울려 퍼지게 되었는지 그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고은별 _ 시가 좋고 멜로디가 아름답습니다. 신귀복 _ 작사자가 애인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면서 쓴 시입니다. 1967년 교사로 재직하고 있던 동도 중공업고등학교 교무실에서 같은 학교 생물 교사였던 심봉석 선생이 시를 쓰고 제가 작곡했습니다. 곡을 만들고 피아노로 연주하니까 선생님들이 참 좋아하셨어요. 그 당시 제가 KBS 라디오의 ‘노래 고개 세 고개’에서 노래 심사위원으로 있었는데 오용한 프로듀서에게 악보를 주었습니다. 성악가들이 노래를 불러서 녹음을 했는데 방송에 나가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고 3000 통에 가까운 편지를 받았습니다. 고은별 _ 그렇게 많은 편지를 받으셨나요? 신귀복 _ 네, 답장도 일일이 다 써서 보냈습니다. 감정이 없는 노래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요. 노래는 불러서 좋고 들어서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노래라는 것이 만들어서 부르라고 있는 것인데 클래식 음악을 하는 많은 음악가들이 한없이 수준을 높게 만들어서 저 산꼭대기에서 대중들에게 올라 오라 하는데 올라갈 수가 없잖아요. 나는 내가 내려가서 데리고 올라간다, 같이 올라가자 하는 마음으로 곡을 써 왔습니다. 고은별 _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신귀복 _ 제가 어려서 안성초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 있는 풍금을 그냥 쳐보고 싶었어요. 손으로 눌러보니까 소리가 나지 않더라고요. 앉아서 발판을 누르면서 쳐보니까 그때 소리가 났어요. 그렇게 하나하나 눌러보다가 <아리랑>을 치게 되었고 <도라지>를 치게 되고….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혼자 그렇게 풍금을 치면서 조금씩 화음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고 누가 노래를 부르면 그 자리에서 반주를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은별 _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 경험이 많으시죠? 신귀복 _ 밴드 부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교사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지요. 혼자 독학을 해서 열아홉 살에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저는 교육이라는 것이 나이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지요. “ 배우는 것 자체가 교육이 아니라 행하지 못하는 것을 행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다”고 정의한 존 러스킨의 말에 동감합니다. 음악 교육의 목적은 음악의 체험을 통해 아름다운 정서와 인격을 갖추고 교양을 높이는 데 있다고 가르치지만 무엇보다 음악은 쉽고 재미있는 것입니다. 고은별 _ 젊은 나이에 교사자격증을 취득하셨어요. 신귀복 _ 자격증을 받고 나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공군군악대에 들어갔을 때 제가 존경하는 홍난파 선생님의 생가를 방문했는데 그때 나도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얻었습니다. 고은별 _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십니까? 신귀복 _ 아내와 세 딸이 있는데 첫째는 피아노를 하고 둘째는 그림을 그리고 막내는 클라리넷을 전공했습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성당 성가대에서 부르는 합창곡도 작곡을 했는데 <풍악을 울려라>라는 곡입니다. 고은별 _ 노래를 듣고 있으면 시가 자연스럽게 노래가 된 것 같아요. 심봉석 _ 노랫말과 음악이 서로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노래라는 것이 부르면서 들으면서 생각을 하고 넘어가는 것인데 어려운 말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순수한 우리말을 쓰는 것이 좋지요. 시작하는 단어들이 노래를 이끌고 가는 계기를 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은별 _ <얼굴>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심봉석 _ 교육위원회에서 감사가 나와서 그것에 대비해 교무회의를 하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을 정말 오래 하셨습니다. 하신 말씀 또 하시고 해서 굉장히 지루했어요. 그래서 신귀복 선생님께 제가 “노래를 하나 만들어 보시지요” 라고 말했고, “그럼 자네는 시를 쓰게” 해서 시작이 된 것입니다. 그분은 그분대로 악상이 떠오른 것을 쓰시고 저는 저대로 생각나는 것을 몇 가지를 정리하다가 쓰게 되었어요. 첫 소절은 거의 서로 상관없이 쓰게 된 것 같아요. 뒷부분은 나중에 고쳤지만요. 교무회의가 끝나자마자 신귀복 선생님과 함께 음악실에 가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곡은 그때 거의 완성이 되었는데 가사를 완성시키는 데 보름 정도 걸렸어요. ‘가화(嘉禾)’라고 하는 클래식 음악다방에서 2절의 마지막 소절을 완성했습니다. 고은별 _ 처음에 이 노래가 만들어졌을 때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될 줄 예감하셨나요? 심봉석 _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당시 저는 무명이었고 두 사람이 우연히 합작을 해서 노래를 하나 만든 것이지요. 라디오에서 방송해 준 것만도 너무 고마운 일이었는데 방송이 나가자마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왔고 악보를 보내달라는 부탁의 편지가 많이 왔습니다. 고은별 _ <얼굴>의 주인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부인이신가요? 심봉석 _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고은별 _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심봉석 _ 김말순입니다. 저하고 대학 동기동창이에요. 덕수중학교에서 교장으로 있다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과만 다른데 서클에서 만났어요. 경상도가 고향이죠. 사귀다가 사소한 일로 틀어져서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낼 때 다른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상하게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찾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얼굴>을 작사할 당시는 그녀와 헤어져 있었던 시기였고 노랫말을 지을 때 그런 기분이 바닥에 깔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났고 그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제 첫사랑인 셈이고 만난 지 9년 만에 결혼하게 되었어요. <얼굴>은 가곡이지만 대중가수들도 많이 불렀습니다. ‘윤연선’이라고 하는 가수가 이 노래를 불러 유명해졌지요. 대학 다닐 때 사랑하는 애인이 있었는데 남자 쪽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했대요.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고 윤연선 씨는 첫사랑을 잊지 못해 혼자 지냈다고 합니다. 남자친구의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 다시 만나 결혼을 했는데 첫사랑 남자의 딸이 아버지와 윤연선 씨의 애틋한 사연을 알게 되어 중매를 서서 결혼하게 된 것입니다. <얼굴>이라는 아름다운 시와 노래가 잃어버렸던 첫사랑을 찾아준 것일까요? 작곡가와 작사가 두 분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노래에 얽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사랑하던 이를 미워하며 헤어지면서 서로 자신들이 잘못한 것이 없다며 상대를 헐뜯는 사람들이 있어 몹시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비록 떠나간 사람이지만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행복을 빌어주며 사랑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살았던 어느 여가수가 오랜 세월을 기다려 잃었던 사랑을 되찾은 이야기는 제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는 마음. 우리 모두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노래를 불러봅니다.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도는 얼굴이 있습니다. 아아, 어머니…. ‘박선봉’ 이름 석 자 남기고 돌아가신 그리운 나의 어머니. ※ 작곡가 신귀복 선생님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최현순(전 숲속음악원 원장, 피아노 개인교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월간 <삶과꿈> 2007.03 구독문의:02-319-3791
  • “검찰총장은 골프치는 사람이에요?”

    “선생님, 이거 다시 해주세요.”“애들아, 이제 그만하고 다른 곳으로 가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어린이날을 앞둔 4일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대검은 제85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소외계층 어린이 200여명을 초청, 검찰을 체험하는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어린이들은 문서감정실, 심리·생리분석실, 서울중앙지검 구치감 등을 견학했다. 검찰타임캡슐이 묻혀 있는 별관 앞은 졸지에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변했다.어린이들은 법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했다. 촬영순서를 기다리면서 검찰마크로 얼굴과 손에 ‘페이스 페인팅’을 하기도 했다.얼굴과 손에 검찰 마크를 붙인 김모(10)양은 “법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다.”고 짧게 말한 뒤 친구들과 뛰어논다고 정신이 없었다.또 어린이 TV프로그램 ‘방구대장 뿡뿡이’ 인형을 쓴 검찰 직원들은 1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항상 둘러싸여 진땀을 빼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견학과 함께 오후에는 사회복지법인 신애원 원생으로 구성된 신애오케스트라의 연주회와 올해 비보이 유닛 월드챔피언십에서 3위에 입상한 비보이팀 ‘리버스 크루’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경험했다.대검 김경수 홍보기획관은 “상대적으로 견학기회가 적은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검찰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 준법의식을 높이고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검찰상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눈 정상명 검찰총장은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정 총장이 “검찰총장이 뭐 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묻자 ‘나쁜 사람을 잡는 사람’‘검찰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답과 함께 ‘골프 치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골프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이 없는 정 총장이었지만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공직사회의 ‘골프파문’이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어린이의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답변에 웃으며 탁자 위의 물잔을 들었다. 정 총장은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에게 “여러 사람이 모여 꾸는 꿈은 희망이 된다.”며 꿈을 크게 갖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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