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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폐쇄조직 외교부 환골탈태할 수 있겠나

    외교장관의 딸 특채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외교통상부가 이젠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책임 논란이 일자 서로 네탓이라며 회의에서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관이 있을 때는 눈치보며 한목소리로 비호하더니 장관이 물러나고 문책 차례가 되니 이젠 다들 장관과 거리를 두는 볼썽사나운 처신을 한다. 이들에게 천안함 외교를 맡겼으니 “외교전에서 북한에 졌다.”는 비난이 나온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저런 외교관들이 어찌 전쟁터나 다름없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위해 희생과 봉사정신을 갖고 일할 것이며, 이번 파문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는가. 외교부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한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대사들에게 “사무실에서 에어컨만 쐬지 말고 밖에 나가 기업을 위해 세일즈한다는 각오로 일하라.”고 했겠는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는 외교관들에 대해 “공무원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외교부와 같은 청사를 쓰던 통일부도 북한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잘난 척하는 꼴 보기 싫다.”며 낡은 정부청사로 이사를 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저런 특권의식이 이번 사태를 야기했음을 외교부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교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외교부 재외공관의 경우 회계처리가 엉망이라고 한다. 주재국 공무원, 기업인 등을 만나는 데 쓰여야 할 외교관의 활동비도 내국인 접대에 더 많이 나간다. 재작년 자원외교를 위해 배정된 80여억원의 예산도 일부 공관에서는 와인 구입과 대사 골프비 등에 쓰였다고 한다. 선진국만 선호하는 바람에 인력배치도 왜곡됐다. 일본은 선진국 외교관을 신흥국으로 배치한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시켰다. 실무인력은 부족한데 고위직은 정원을 초과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문제다. 심의관급 30~40명은 정원외 인력이다. 외교부는 인력과 예산 확충을 운운하기 전에 이같은 인력 운영과 방만한 예산운영 등에 대해 메스를 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이다. 모름지기 발전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
  • [행시개편 논란 이렇게 풀자] (상) 고시낭인과 순혈주의

    [행시개편 논란 이렇게 풀자] (상) 고시낭인과 순혈주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별채용 특혜 사실이 드러나면서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발표한 행정고시 개편안이 의외의 역풍을 만났다. 행시 대신 명칭을 5급 공채로 바꾸고 그중 일부를 민간 전문가를 특채하는 이 개편안은 공직사회에 다양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특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서울신문은 한국인사행정학회(회장 권경득 선문대 교수)와 함께 행시 개편안의 문제점과 보완책을 상중하로 짚어 본다. 김호영(32·가명)씨는 5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졸업반이던 2005년 대기업 공채에 도전했지만 줄줄이 쓴맛을 봤다. 김씨는 고민 끝에 공직에 입문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방 출신이라는 한계와 학벌의 벽을 넘으려면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공부했지만 행정고시는 녹록지 않았다. 2006년 2차에서 아깝게 낙방한 뒤 이듬해 1차 합격자 유예조항을 활용해 다시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씨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두 해 실패하면서 나이를 먹다 보니 일반 기업에는 지원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이른바 ‘고시낭인’이 됐다. ●고시 비용 등 ‘사회적 낭비’ 막대 사법고시와 로스쿨, 행정·외무고시 등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은 13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들 시험의 한 해 합격자는 모두 합쳐 1500명이 되지 않는다. 단순하게 말하면 13만명이 시험을 봐서 13만명이 떨어진다. ‘고시낭인’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책값, 고시원 비용 등 한 달 평균 86만원으로 모두 합치면 몇조원 시장”이라며 “다른 분야에서 발휘돼야 할 부분이 이 시장에서 사장되고 있으니 엄청난 사회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고시생은 서울 신림동 등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합격에 모든 것을 건다. 합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시 이외의 취업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학점은 물론 자격증에 어학실력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은 이들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이종수 연세대 교수는 “대다수가 고시촌이나 절에서 공부하다 보니 정상적인 품성 형성, 건강한 지식을 쌓을 기회와 유리돼 있다.”며 “이는 합격자와 불합격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신림동 학원가의 한 강사는 “실패와 도전, 그리고 성공은 아름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고시에 ‘올인’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3년 이상을 고시에만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명문대 나와야 합격 유리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출신 배경은 다양한데 합격자는 정형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행시 합격자는 307명이다. 이 중 서울대가 108명으로 35.2%를 차지, 세 명 중 한 명은 서울대 출신이다. 그나마 2007년 40.8%, 2008년 40.7%에서 줄어든 것이다. 3년간 평균은 38.9%로 행시 합격자 10명 중 4명에 육박한다. 서울대를 포함해 고려대와 연세대, 이른바 ‘SKY’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74.5%, 2008년 72.6%, 2009년 64.2%다. 3년간 ‘SKY’ 출신이 행시에서 차지한 평균은 70.4%. 행시 합격생 10명 중 7명이 ‘SKY’ 출신이라는 것은 이른바 명문대를 나오지 않으면 행시에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최근 3년간 한번이라도 10명 이상의 합격자를 낸 대학은 ‘SKY’를 합쳐서 7개 대학뿐이다. ●능력있는 민간인 공직 진입 차단 특정 대학 집중 현상은 특정 부처의 경우 특정 학과 집중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기획재정부는 서울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 외교통상부는 서울대 외교학과가 해당 부처의 중심축이 된다는 것은 관가의 정설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들이 실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대학과 같은 학과를 나온 사람들이 모여서 정책을 결정하게 되면 다양한 사회현상을 보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수 있다.”며 순혈주의의 폐해를 지적했다. 출신 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질 문화는 행시 기수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수 중심의 문화는 인사 담당자에게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사 적체가 심하면 아래 기수를 급속 승진, 위 기수들이 퇴진하도록 압박을 넣을 수 있다. 반면 특정 기수가 다른 기수보다 많아 그 기수에서 주요 보직을 여러 번 차지하게 되면서 아래 기수들의 불만이 쌓일 수 있다. 능력과 평판이 중요한 인사지만 기관장이나 인사 담당자는 주요 보직을 뽑을 때 아래 기수들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기수를 선택하게 된다. 이런 문화는 실력 있는 민간인의 공직 사회 진입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함께 시작했거나 심지어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에 들어가 ‘왕따’를 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외교통상부 특채 파문으로 행시 개편 문제가 몰매를 맞고 있지만,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고시제도의 개편은 필수”라고 말했다. 전경하·남상헌기자 lark3@seoul.co.kr 한국인사행정학회·서울신문 공동기획
  • 의정부시 ‘과장 기피제’ 시행

    안병용 경기도 의정부시장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더불어 직원들의 거부의사를 수용하는 ‘과장기피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안 시장은 최근 행정수요에 맞춘 조직개편과 더불어 국·과장 전원을 전보 조치하고 계장급 80% 이상을 물갈이하는 내용의 인사 방침을 밝혔다. 안 시장은 특히 일부 보직에 한해 소위 ‘과장 기피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소속 직원들이 내부 보안 전산망을 통해 과장 예정자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안 시장은 이를 위해 지난 8월과 9월 초 두 차례 계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직무 혁신 방안에 대한 리포트를 요구해 제출받았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 사이에 벌써부터 반론이 제기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조직 안정이 무너지고 직무를 파악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며 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국장과 소속 과장들, 대부분의 계장을 동시에 바꾸는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새로운 업무를 맡아 파악하는 기간에 주요 사업이 일시로 중단되는 사태도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조청장에 힘실어주고 내부 권력투쟁에 경고”

    이번 경찰 수뇌부 인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조직 안정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차기 경찰청장’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 성격이 짙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을 둘러싸고 불거진 경찰대와 비(非)경찰대 출신 간의 피를 부르는 권력투쟁에 대한 강한 경고의미도 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이성규 경찰청 정보국장이 서울경찰청장에 발탁된 것은 조현오 청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간부후보 출신인 이 국장을 서울청장에 기용함으로써 외무고시 출신인 조 청장의 뒤를 받쳐 주겠다는 것이다. 경비통인 조 청장과 정보통인 이 서울청장 내정자가 결합함으로써 경찰대 출신의 기세는 꺾이게 됐다. 또한 포항 출신으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낸 이강덕 경기청장 내정자를 확실한 차기 경찰청장 구도로 가져가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는 경찰 권력투쟁 과정에서 조 청장과 대립했고, 이 청장의 라이벌인 윤재옥 경기청장을 낙마시킨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윤 청장은 서울청장이 아닐바에야 잔류를 희망했으나 의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표를 던졌다. 볼썽사나웠던 경찰 내부의 권력투쟁과 분열상에 대해 칼을 댄 흔적도 역력하다. 조 청장의 서울경찰청장 시절 ‘강의 동영상 유출 파문’이나 채수창 전 서울 강북서장의 항명파동도 경찰대와 비경찰대 간의 권력투쟁으로 봤다는 것이다. 조기에 싹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조직이 망가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직을 뒤흔든 배경에 경찰대 출신들의 조직적인 행동이 있었고, 그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를 통해 경찰대의 입김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화두로 제시한 ‘공정사회 구현’이란 관점에서 볼 때 경찰대 등 특정집단이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역 안배는 논란거리다. 이번 인사를 포함해 경찰 수뇌부 상당수가 영남 인사로 편중됐다. 부산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로 이어지는 경찰청장에 이어 서울청장 내정자, 경기청장 내정자 등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1면 톱기사의 중요성에 대하여/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1면 톱기사의 중요성에 대하여/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 3일 자 서울신문 1면을 본 일반 독자들은 다소 의아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신한금융 두 실력자의 파워게임이 10년 만의 최대 태풍인 곤파스를 누르고 1면 톱기사로 올랐기 때문이다. 내용을 보니 신한의 1인자(신한금융지주 회장)가 2인자(같은 사의 사장)를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기업의 지배권을 놓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물론 이런 일이 번번이 검찰 고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말이다. 다른 신문은 어떤가 하고 보았더니 중앙일보가 비교적 서울신문과 비슷한 편집을 했다. 어느 한 신문이 경쟁하는 다른 신문과 다른 편집, 다른 뉴스가치를 보이는 것은 일견 환영할 만한 현상이다. 독자들이 여러 개의 신문을 놓고 취향이나 가치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어 의견의 다양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외면을 받은 신문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적자생존은 이 과정의 부산물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지금처럼 인터넷을 서핑해 다른 주장, 다른 가치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칫 하나의 주장, 하나의 입장만을 강요하게 될 수도 있다. 항상 변할 수 있는 가치가 고정되는 단점도 크게 우려된다. 1면, 특히 톱기사는 그날 발생한 여러 사건들이 경쟁하는 자리다. 편집진은 자신이 견지해 온 기존 입장, 경쟁지의 1면, 다른 매체(방송)의 보도, 어제 일자의 1면 기사 등 여러 기준을 고려해 이 기사를 선정한다. 신한금융지주의 파워게임과 태풍 피해 등 역시 이 과정에서 1면 기사가 되었을 것이다. 경제지도 아닌데, 신한지주 건이 톱이 된 이유는 아마도 일반 예금자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은행에서 발생한 고소고발사건이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관련자들의 성을 딴 ‘신·라 파워게임’으로 제목이 붙여진 이 기사가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을 주는 것마저 부인하기 어렵다. 이와 경쟁했던 같은 1면의 기사인 ‘이광재 강원지사’건, ‘강성종 체포동의안’건, 그리고 ‘유명환 장관 딸 파문’건 등이 가져온 파급력과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 뜻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신한의 파워게임 기사는 ‘중요할 수도’, ‘호기심이 갈 수도’ 있다. 이 게임의 여파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으므로 주주나 금융관계 종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예금자도 관심이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은행을 지배해왔던 제왕과 2인자의 이전투구식 싸움이 대중적 흥미를 모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과연 앞으로도 일파만파로 다양한 영향을 주게 될 (해당 장관조차 사임시킨)장관 딸의 특채 파문 건보다 더 중요할지에 대해선 그렇게 장담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확정 단계에 다다른 행정고시의 개편안조차 달라질 것이라는 후속보도를 지켜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지난 청문회를 지켜 본 시민들은 이어진 낙마에 대부분 ‘국민청문회는 이제 시작’(서울신문, 2일 자 박대출 논설위원 칼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중대사를 눈앞에 두고도 딸의 특채 때문에 더 이상 직을 유지하지 못한 유 장관의 사건 즈음에 발표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을 총리, 장관후보자들이 부담스럽게 여기지 말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는 칼럼(4일 자, 곽태헌 논설위원)에도 마찬가지로 반응했을 것이다. 이제 도덕성이나 공정성은 개별 정부를 떠나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신한지주가 이번 건을 잘 마무리하고, 다른 은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한국의 은행 전반의 지배구조가 건전화된다면 서울신문 역시 나름의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 서울신문은 꾸준히 감시해야 한다. 이번 건으로 신한은행이 그렇게 오랫동안 특정한 지배에 있었는지 몰랐던 대부분의 독자들 역시 그러길 바란다. 언론이 그런 일관된 진정성을 보여줄 때, 국민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한다.
  • “내가 총지휘 했다고? 왜 등뒤에 칼을 꽂나”

    “내가 총지휘 했다고? 왜 등뒤에 칼을 꽂나”

    “내가 무슨 일을 진두지휘했나. 나는 단지 담당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알았을 뿐이다. 왜 등 뒤에서 칼을 꽂나.” 외교통상부 임재홍 기획조정실장이 6일 오전 실·국장회의에서 이렇게 발끈하면서 회의 석상이 발칵 뒤집혔다. 유명환 장관의 낙마(落馬)로 신각수 1차관이 대신 주재하던 회의였다. 유 장관 딸 특채 사건이 책임론을 둘러싼 조직 내분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당시 회의 참석자는 “외교부 역사상 이런 일로 얼굴을 붉히며 공식 회의 석상에서 언성을 높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회의에서 임 실장은 일부 언론에 자신이 특채 사건을 총지휘한 것처럼 보도된 데 불만을 표시하면서 “나는 지휘체계상 인사기획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밖에 없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내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조직이 단합하고 차분히 감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렇게 없는 얘기를 지어내면 되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임 실장은 서울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유 장관 딸이 응시원서를 낸 뒤에야 실무선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알았다.”면서 “내가 특채를 진두지휘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임 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정식으로 설명하겠다고 했다가 예정된 시각 직전에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외교부 고위층에서 임 실장의 행동을 만류하고 나섰을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다. 오전 실·국장 회의에서 임 실장은 불만의 표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외교부 안팎에서는 신각수 1차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소식통은 “지휘체계상 임 실장이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을 유 장관의 최측근인 신 차관이 총지휘하고 한충희 인사기획관이 전면에서 실무를 맡았다는 얘기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신 차관은 유 장관의 서울고-서울법대 직속 후배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특혜 작업’은 측근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았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고 말했다. 만약 신 차관이 이번 사건을 총지휘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책임론의 칼끝은 외교부 최고위선으로 향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교부 고위직이 줄줄이 철퇴를 맞으면서 조직 전체가 일대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유 장관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는 증거가 드러난다면 외교부의 도덕적 추락은 회복 불능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또 진실 규명 과정에서 사건에 개입한 간부들끼리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태가 노골화된다면 조직원들의 사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신 차관은 회의에서 임 실장의 ‘공격’에 직접적 대응 없이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직원들이 단결해서 업무에 매진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가 위기 상황인 만큼 이를 극복함으로써 거듭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진력하자.”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산만해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부내의 소통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직원 연찬회를 갖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하루종일 무겁고 음산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특히 유 장관의 사퇴에 이어 행정안전부 인사감사 결과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긴장된 표정으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감사결과를 토대로 외교부 관련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후속 인사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행안부가 다른 특별채용에 대한 인사감사도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감사 결과에 따라 내부 조직이 더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 중에 행안부의 감사 결과에 반발하거나 억울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만나기 힘들었다. 대부분 이번 사건이 잘못된 일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바짝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행안부 인사감사 결과에 대해 “직원 특별채용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들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외교부의 인사운영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외교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와지리 에리카 “베쯔니 사건, ‘눈물 사죄’ 연기” 충격고백

    사와지리 에리카 “베쯔니 사건, ‘눈물 사죄’ 연기” 충격고백

    일본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24)가 “2007년 ‘베쯔니 사건’ 당시 눈물의 사죄는 모두 소속사가 시켜서 한 연기였다”고 충격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와지리는 1일(현지시각) 미국 CNN의 정보사이트 CNNGo와의 인터뷰에서 “(베쯔니 사건에 대해)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했던 것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며 “소속사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난 계속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국 내 의견을 꺾었지만 그것은 실수였다”고 강조했고, “눈물을 흘린 것은 소속사의 의향에 따른 연기였다”고 밝혔다. ‘베쯔니 사건’은 에리카가 2007년 영화 ‘클로즈드 노트’ 무대 인사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베쯔니(별로)…” 등 짧고 성의 없는 대답으로 일관하며 건방진 태도를 보여 팬들이 등을 돌리고 현지 언론의 질타를 받은 사건이었다. 당시 파문이 불거지자 에리카는 이틀 후 아사히TV ‘슈퍼모닝’에 출연,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라면 이는 결국 ‘연기’였고, 팬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자백한 꼴이 돼버린 셈이다. 이 폭로에 대해 일본 스포니치는 “호평을 받았던 ‘1리터의 눈물’에서의 연기력을 발휘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비꼬았다. ‘1리터의 눈물’은 2005년 척수소뇌변성증에 걸린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눈물바다에 빠뜨리며 에리카를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시켜준 작품. 한편 남편과 파경을 앞둔 것으로 전해진 사와지리는 이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은 너무 힘들었다. 악몽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 = 아사히TV ‘슈퍼모닝’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김태희, 실제키의 진실 "165cm? 160cm?"▶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엄정화, 휴가사진 공개..."살 많이 쪘어요"▶ 레이디 제인과 통화? 쌈디, 지하철 ‘직찍’ 화제▶ 장미인애, 옷으로도 숨길 수 없는 ‘글래머 몸매’▶ 최다니엘, 키스각도에 매너손까지…’연애 돋네’
  • ‘장관의 딸’ 특채 전과정이 특혜였다

    ‘장관의 딸’ 특채 전과정이 특혜였다

    외교통상부가 유명환 장관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치렀던 특채 전 과정은 ‘특혜 종합세트’였다. 시험위원 선정 및 심사과정, 응시요건, 자격공고 등이 모두 법령을 위반했거나 일반적으로 해 오던 절차와 달랐다. 국가를 대표해야 할 외교부가 한 자연인을 받아들이기 위해 각종 편법을 저지른 것이다. 유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함에 따라 문책범위가 어디까지 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발표한 5급 공무원 채용 제도 개편안도 재점검이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은 5급 공채 시 전문가 채용 비율과 시기를 재조정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등 야권은 철저한 조사와 엄중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행안부는 이날 외교부 특별 인사감사 결과 “여러 정황 증거를 종합해 볼 때, 응시요건과 시험 절차 등 시험관리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은 임용이나 인사에 대한 방해나 부정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 장관 딸이 특채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던 사람은 제척사유에 해당, 시험위원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았던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서류 및 면접시험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다른 내부 위원인 본부 대사는 사전 인지 사실을 부인했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다섯 명의 면접 위원 중 두 명의 내부 위원은 심사 회의에서 실제 근무경험의 중요성을 강조, 면접시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저해했다. 역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다. 시험위원 선정은 공무원임용시험령에 근거, 기관장이 시험위원을 임명하게 돼 있다. 외교부는 내부 결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사담당자가 임의로 결정했다. 자격요건과 시험공고도 특혜투성이이다. 이번 특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자격 범위를 축소하고, 특정 조항만 완화했다. 유 장관 딸을 위한 ‘배려’였다. 행안부는 다른 외교관 자녀 7명에 대해서도 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가려내고자 확인작업을 하고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징계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 파문이 확대되면서 한나라당은 행시를 개편, 5급 공채제도를 도입키로 한 행안부를 집중 성토하는 등 당정 간 불협화음도 노출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행시 개편안에 대해 9일 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정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당초 행안부가 발표한 정원의 최대 50%를 외부 전문가로 채용하는 것을 30~40%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규의 민주당 수석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 국정감사와 더불어 필요하다면 수사당국이 나서서 채용과정에서의 추가적인 범법 사실들이 없었는지 면밀하게 가려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이재연 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행안부 “전문가 50% 특채 원안 문제없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가장 난처한 입장에 빠진 게 외교부라면 후폭풍에 시달리는 부처가 행정안전부다. 외교부 특채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문가 특채를 50%까지 늘리기로 한 ‘공직채용 선진화 방안’(5급공채 개편안)이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 면접만으로 전문가를 뽑다 보면 이번처럼 고위층 자제들을 위한 ‘특혜의 온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좋은 제도가 전달 과정에서 행시 폐지가 부각되면서 부정적으로 비쳐졌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게다가 수정안을 만들어 오는 16일 공청회까지 준비했는데 이 와중에 유 장관 딸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로기 상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기존 고시제도의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다면 당연히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행안부의 한 과장은 “현행 고시제가 변호사, 통상전문가 같은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는 건 맞다.”면서도 “특채 전형과정이 투명치 않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무시하는 공복(公僕)’이란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극 행안부 인력개발관은 “선진화 방안 자체가 특채를 당장 50%로 늘리는 게 아니다.”면서 “시기를 못 박지 않고 각 부처 인력운용 상황을 종합해 단계적으로 뽑겠다는 게 원안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채용과정의 투명성 검증은 이번 주에 개최될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추진위원회 및 다음주 공청회를 통해 학계와 여론의 중지를 모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김 인력개발관은 “현재 민간, 외국기관에서 시행 중인 사례들을 내부적으로 모으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행정공무원노조 측은 “특채가 힘 있는 자제들을 위한 공공연한 관직 입문 통로로 변질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계기”라면서 “제2의 엽관제나 공직 세습으로 전락할 수 있는 특채 확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고시제도에도 반대해 왔지만 특채에 대한 확실한 검증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면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공채 신뢰도가 차라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형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도 “중앙정부뿐 아니라 시·군·구 지자체 고위 관계자, 지방의원 자제들도 특채 비리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지방 관가 특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중앙 부처의 한 과장은 “민간 분야에 종사하다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 끝에 공직사회에 입문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마치 부정하게 채용된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면서 “일반 특채자를 힘 있는 집 자녀들과 비교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공채 선진화 예정대로”… 여론역풍 넘을까

    “공채 선진화 예정대로”… 여론역풍 넘을까

    행정안전부 감사를 통해 외교통상부 특채 과정의 위법성이 드러남에 따라 행정·외무고시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당초 계획대로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되 특채와 관련한 문제점은 행안부 통합관리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역풍이 예상 외로 거세 시행을 하더라도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교 아카데미 도입 등 다른 분야 공무원 채용구조 개편 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정협의,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기본 방향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맹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외교부 특채 논란이 자연스럽게 ‘특채 비중확대’를 골자로 하는 선진화 방안과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많은 국민이 이번 파문에 대단히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선진화 방안은 그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처별로 이뤄지던 특채제도를 행안부가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해당 부처 고위공무원의 입김 등 부정적인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맹 장관은 “특채를 각 부처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제도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5급뿐만 아니라 6·7급 등 다른 직급에 대한 특채도 행안부와 협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채 비중의 점진적인 확대 및 유예기간 설정으로 기존 고시준비생을 구제하고, 각 분야 실무 전문가들을 특채로 선발할 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행안부는 행시 명칭을 폐지하고 전문가 특채를 전체 5급 채용 규모의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당초 행안부의 목표와 달리 선진화 방안은 발표와 동시에 기존 수험생 및 일반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류와 면접만으로 진행한다면 고위층 자녀가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공직채용제도를 다변화해 공직사회에 만연한 ‘고시 순혈주의’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게다가 여론의 역풍이 불면서 정치권까지 행시 폐지 및 5급 공채제도 도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한나라당은 특채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주문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행안부의 희망과는 다르게 5급 공채제도 도입이 이뤄지더라도 내용이나 시기 등의 조정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아카데미 도입 계획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외교 아카데미 입학생 50여명을 선발해 1년간 3학기 과정을 영어로 교육, 10% 정도를 탈락시킨 뒤 5급 외무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방식이다. 입학생 선발은 1차 서류전형, 2차 선발시험, 3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외교 아카데미는 필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특채보다는 검증절차가 까다롭다. 하지만 높은 영어면접 비중으로 인해 외교관 자녀, 해외 생활 경험이 많은 수험생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어 불공정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공무원 특채 파문] 유명환 사태가 보여주는 교훈과 메시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결국 ‘딸 특혜 논란’으로 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태는 유 장관 개인의 불명예를 넘어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관련한 몇가지 중요한 교훈과 시사점을 던진다. ① 심각한 청년실업… 언제든 폭발적 정치이슈 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5일 “유 장관의 딸이 채용된 자리는 1년 반짜리 계약직이었는데….”라고 말했다. 갑자기 그만둔 전임자의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는 ‘땜질용 채용’에 불과한데 여론에는 마치 ‘철밥통 정규직’에 특채된 것처럼 비쳐지는 바람에 뭇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뒤집어 해석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고 예민한 이슈라는 얘기가 된다. 지난 7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8.5%로 전체 실업률(3.7%)의 두배를 훌쩍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까지 7%대를 유지하다 2009년 8%대로 악화됐고 지금은 9%대를 위협하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질 청년실업률은 이미 20%를 넘어섰다는 것이 노동계의 정설이다. 고학력 실업 실태는 더욱 비관적이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자 3명 가운데 2명이 ‘청년 백수’ 상태라는 통계도 있다. 장관 딸 특혜 의혹은 암담한 취업 현실에 직면한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격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사태가 포털 사이트에서 하루 종일 검색어 1위를 기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끌어 놀랐다.”면서 “젊은이들이 폭발적으로 댓글을 단 것 같다.”고 했다. 젊은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사소한 계기로 분노로 전환될 수 있으며, 결국 비등점을 넘어 사회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례인 셈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② 공직기강 해이 심각… 강력한 신상필벌을 때로 미세한 균열은 거대한 붕괴의 전조일 수 있다. ‘유명환 사태’는 정권 후반기 해이해진 공직사회 기강의 일단을 반영한다는 시각이 있다. 사실 이번에 유 장관의 처신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의심을 받을 만한 행위를 노련하기로 정평이 난 유 장관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뒤 측근들에게 “내가 잠시 뭐가 씌었었나 보다.”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의 고백이 진심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서슬퍼런 정권 초기 같으면 감히 그런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까. 정부 소식통은 “최근 정부 관료들이 책임이 따르는 일을 회피하며 복지부동하는가 하면 일부 공직자들은 다른 데를 기웃거리느라 본업을 소홀히 하는 기강해이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측근 비리가 나타난 게 없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도 전임 정권의 임기 중반 시점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정권 말기적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 소식통은 “천안함 사건의 충격으로 정국이 어수선해지면서 기강해이 현상이 앞당겨진 것 같다.”고 진단한 뒤 “원칙을 지키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신상필벌을 말한다. 인사(人事)에는 장사(壯士)가 없는 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③ 고시 개편안, 공정성 담보없인 위기 맞는다 외교부는 지난 5월 서류전형과 면접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 제도로 5급 외교관을 선발하겠다는 내용의 외무고시 개선안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지난달 서류전형과 면접의 비중을 높이고 특채 인원을 늘리는 형태의 행정고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서류전형과 면접은 기준이 불분명해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기우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고시 제도에서 특단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수험생들의 불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행정학자들은 “내부면접 위원의 축소, 무기명 블라인드 면접제도의 활성화 등으로 공무원 특채 때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할 여지를 없애야 한다.”면서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현행 필기시험 위주의 고시제도가 가장 공정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정부 소식통은 “서류전형이나 면접은 비록 공정하다 하더라도 유복하게 교육받은 기득권층 자녀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100% 실력으로 승부하는 현행 고시제도가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④ 트위터 등 광속여론… “하루만에 국민이 경질” 유 장관 딸 특혜 의혹이 보도된 것은 2일 저녁이었고 청와대가 유 장관 사퇴를 결정한 것은 3일 오후였다. 불과 하루 만에 최장수 외교장관을 꿈꾸던 인물의 옷을 벗긴 주역은 인터넷, 특히 트위터였다. 특혜 의혹은 보도되기 무섭게 트위터 등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순식간에 태풍과도 같은 여론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외교부 홈페이지가 마비됐고 트위터에서는 유 장관 사퇴 촉구 릴레이 리트윗(퍼나르기) 행렬이 이어졌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논평도 잇따랐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민주당 천정배·정동영·최문순·김진애·박주선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등이 비판 의견을 트위터에 게재해 여론을 추동했다. 유 장관 사퇴 후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유 장관은 사퇴가 아니라 국민들에 의해 경질된 것”이라고 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위터와 같은 1인 매체 등장으로 뉴스 확산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공무원 특채 파문] 외시2부 합격자 41% ‘외교부 고위직 자녀’

    [공무원 특채 파문] 외시2부 합격자 41% ‘외교부 고위직 자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의혹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영어능통자전형인 외무고시 2부시험 합격자의 40% 이상이 외교부 고위직 자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안전부는 외교부에 근무하는 다른 외교관 자녀 7명의 채용 과정도 감사하기로 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5일 외교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외교부의 외무공무원 선발전형인 외무고시 2부시험을 통해 뽑힌 22명 가운데 40.9%인 9명이 전·현직 장·차관 및 3급 이상 고위직 외교관 자녀였다. 외무고시 2부시험에서는 한 해에 3명 정도가 선발되는데, 해마다 고위직 외교관의 자녀가 한두 명씩 채용된 셈이다. 외무고시 2부시험은 외국에서 초등학교 이상의 정규과정을 6년 이상 이수한 사람만 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 과목은 1차 2과목, 2차 4과목이다. 이에 1차 5과목, 2차 6과목을 치르는 1부시험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었고, 외교부는 2004년 2부시험을 폐지하는 대신 동일한 시험과목에 2차 시험 필수과목만 영어로 평가하는 전형을 도입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또 2부시험 출신 9명을 포함해 외교부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했던 고위직 외교관 출신 자녀가 30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안부 특별인사감사팀은 외교부로부터 유 장관 딸의 특채 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외교부에 채용된 다른 외교부 고위직 간부 자녀들에 대한 인사 기록도 제출받았다. 외교부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 400여명 가운데 7명이 외교관 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팀은 이들의 채용 과정에서 특혜나 법령 위반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채용 공고, 서류 심사, 면접 등 외교부 특채가 이뤄진 전 과정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행안부는 유 장관 딸 특채에 대한 감사결과를 6일 발표할 예정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比인질극 식당서 진압명령?

    지난달 2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버스 인질극 당시 경찰의 미숙한 대처가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진압 작전이 시작되는 순간에 마닐라 시장과 경찰 지휘관들은 식당과 호텔 등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코 모레노 부시장은 이날 열린 인질극 진압 관련 청문회에서 인질범이 경고 사격을 시작했을 때 커피를 마시려고 근처 호텔에 갔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무엇을 해야 했는가. 가서 총이라도 맞았어야 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서는 알프레도 림 시장이 진압 작전 개시를 앞두고 지휘 본부를 떠나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림 시장은 “사건이 시작된 오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면서 “인질극이 밤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 밖에 로돌포 매그티베이 총경도 현장 지휘관과 함께 식당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무고한 여성 내동댕이 친 英경찰 파문

    무고한 여성 내동댕이 친 英경찰 파문

    영국 경찰관이 경찰서 내에서 50대 여성을 폭행해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5일(현지시간) 파문의 주인공인 경찰관이 감옥에 가게 됐다는 보도와 함께 당시 촬영됐던 CCTV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 장면은 지난 2008년 7월 영국의 한 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키가 큰 한 경찰관(마크 앤드루스 경사)이 유치장 안으로 한 여성(파멜라 서머빌)을 강하게 끌고 들어와 콘크리트 바닥에 무자비하게 내동댕이 치고 나가버린다. 유치장에 들어온 여성은 바닥에 넘어져 잠시 정신을 잃었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그런데 이때 왼쪽 눈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고스란히 CCTV에 찍혔다. 서머빌(57)은 2년여 전 런던에 사는 딸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몰고 가다가 도중에 잠시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음악을 듣다 잠들었다. 한 밤 중 깨보니 베터리가 방전돼 시동을 걸 수 없이 차 안에서 밤을 지새기로 결심했다. 이때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다 연행됐고 이같은 폭행을 당했다. 서머빌은 당시 부상으로 지금도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경찰관은 유치장에 설치된 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경찰관의 신고로 법정에 서게 됐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BBC 보도)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공무원 특채 파문] 후임 외교장관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중도하차 함에 따라 누가 후임 장관에 임명될지 관심이다. 우선 김성환(외시 10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0순위’로 거론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2년여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만큼 대통령의 외교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이태식(외시 7회) 전 주미대사와 이규형(외시 8회) 전 러시아 대사도 후보군에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외교부 장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성준(외시 4회)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외교부 차관보 시절 미·일·중·러 등 4강 외교에 두루 정통했던 그의 경력은 ‘천안함 이후 외교’에 적임이며, 2000년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준비본부장으로서의 경험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성환 수석이 장관에 임명될 경우 후임 외교안보수석으로는 김숙 국정원 1차장이 우선 거명된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 비서관의 승진 기용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신임 장관 임명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돼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 각료 임명 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부총리는 각료 제청권이 없다. 결국 총리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에 이어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모두 밟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30~40일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당분간 신각수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는다. 사실상 초유의 사태다. 이는 수장(首長)의 역할이 중요한 외교무대의 특성상 국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우선 6자회담 참가국 장관들 간에 긴밀한 협의가 예상되는 오는 25일 유엔총회 외교에서 차질이 우려된다. 앞서 9∼11일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수행 외교도 숙제다. 신 차관은 지난 주말 자원외교를 위해 떠날 예정이었던 중남미 출장을 취소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G20 준비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특채제도 대폭 손본다

    특채제도 대폭 손본다

    정부는 공무원 특채 일괄 관리를 통해 제도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5급 공무원 특별채용은 앞으로 행정안전부가 통합관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논란과 같은 사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파문에도 불구하고 행정고시 폐지 등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5일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공무원 특채전형은 ‘중소기업 채용 박람회’ 방식이다. 행안부가 각 부처의 특채 수요와 채용 기준, 방식 등을 제출받아 사전에 객관성과 공정성 심사 등을 한 뒤 일괄 채용공고를 하게 된다. 면접위원회에는 해당 부처의 공무원, 민간 채용전문가, 대학교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헤드헌터와 구인을 원하는 기업의 채용담당자가 힘을 합쳐 회사의 필요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박람회 형식과 닮은꼴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류심사 담당자 및 면접관을 각 부처에서 파견 받아 시험위원회에 포함시킬 계획”이라면서 “부처별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는 동시에 채용전형의 객관성까지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우선 내년에 공무원 특채를 일괄 진행해 본 뒤, 통합채용전형의 성과 및 과제 등을 파악해 특채 비율을 점차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각 부처에서 자체 진행하던 특채전형을 통합 시행함에 따라 외교부 특채 논란과 같은 부작용을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당초 부처별 칸막이 식으로 진행되던 공무원 특채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다.”면서 “통합채용전형은 음지에 있던 공무원 특채를 양지로 끌어낼 수 있는 조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채용전형이 시행되면 공무원 특채 제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행안부는 내다보고 있다. 현행 특채 제도는 부처별로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직에 특별히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채용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이번 주 중 공무원 채용선진화 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특채제도 개선안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오는 16일 열리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대국민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교부 특채 파문으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 토론회를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문제점을 보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오히려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서울경찰청장 이성규’ 우여곡절끝 다시 회귀?

    조현오 경찰청장의 서울청장 시절 강연 동영상 유출 파문의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내부 파벌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인사초안이 밖으로 잇따라 새어 나가며 파문을 키웠다. 서울경찰청장직을 놓고 지난 2일에 떠돌던 ‘이성규 내정설’이 3일에는 ‘이강덕 내정설’로 바뀌었다. 경찰이 마련한 여러 가지 수뇌부 인사안들이 실시간으로 바깥으로 전해진 것이다. 여기에 경찰 외부 세력의 파워게임까지 더해져 경찰 수뇌부 인선은 막판까지 혼선을 겪고 있다. 당초 경찰은 1일 서울청장 등을 임명할 방침이었지만, 인사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일정이 미뤄져 3일에도 발표를 하지 못했다. 1일까지는 이성규 경찰청 정보국장을 서울청장, 이강덕 부산청장을 경찰대학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인사안의 골자였다. 하지만 차기 경찰청장 1순위로 꼽히는 이 청장을 서울청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됐고, 결국 ‘이강덕 서울청장 내정설’이 제기된 것이다. 경찰 내부의 권력투쟁과 정보유출은 경찰대와 비경찰대 간 ‘권력투쟁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경찰대 출신이 서울청장으로 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간부후보생 출신인 이 국장이 서울청장에 유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대 출신의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대와 비경대 간’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이 국장안을 검토했지만 이 같은 안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자, 이강덕 부산청장을 서울청장에 앉히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찰청 인사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자 청와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인사와 관련된 잡음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청장 임명을 서두를 방침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당초 안대로 이 국장을 서울청장으로, 이 청장을 경기청장이나 경찰대학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장관의 딸’ 특채 파문] 전문가 “행시 개편안 성공하려면”

    전문가들은 행정고시 제도의 개편은 불가피하지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부 특채 논란을 빚은 것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상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기존 5급 신규채용 정원 중 서류전형·면접만으로 뽑는 전문가 채용(특별채용)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대학입시, 행정고시, 사법시험 등 일정 시험에 있어선 선발기준에 대한 객관적인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객관적인 선정 기준이 다소 미흡한 면접 위주의 선발 기준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유 장관의 딸 특채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객관적 기준에 의한 선발과정이 아닌 주관적 개입 요소가 짙은 면접 위주의 행정고시 개편안이 실시되면 제2, 제3의 유명환 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도 “고시제도 개편 요지가 전문성·개방경쟁을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서류, 면접만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채과정의 절대 부분을 차지하는 면접 전형의 공정성을 최대 장애물로 지적했다. 백 교수는 면접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 공무원 참여를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부 면접위원 비율을 최소로 줄이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최대로 해야 한다.”면서 “면접에서 역량평가 기준을 점수로 지수화하는 방안도 필수적”이라고 제시했다. 반면 행안부 관계자는 “전문가 채용이야말로 공정성을 확보하게 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행안부 안은 연초 공개 이후 매년 정기채용 방식이어서 특혜의 소지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전경하·이재연·김정은·김양진기자 oscal@seoul.co.kr
  • [‘장관의 딸’ 특채 파문] MB, 행안부에 직접 “특채 특별감사하라” 지시

    [‘장관의 딸’ 특채 파문] MB, 행안부에 직접 “특채 특별감사하라” 지시

    청와대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유 장관이 조만간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행정안전부에서 대통령령인 인사감사규정에 따라 특채가 공정했는지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특채 자체에 대해 국민여론이 돌아선 점 등을 고려해 유 장관의 교체는 시간의 문제일 뿐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외교부가 감사를 하려고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행안부가 특별감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밤 관련 보도에 대한 보고를 받은 데 이어 3일 아침 일찍 사실관계 등에 대해 다시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공정한 사회’라는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철학과 정반대의 사례인 만큼 유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미 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 대통령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경질’ 쪽에 무게가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마지막 결심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이 바뀔 경우, 총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할 사람이 없어 후임 장관을 선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당분간 ‘장관대행체제’로 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이처럼 입장을 빠르게 정리한 것은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정한 사회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깃발인데…”라면서 “깃발 든 사람이 벌거벗고 있으면 사람들이 깃발을 보겠는가, 몸뚱이를 보겠는가. 탄식이 나올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려시대 ‘상피제’를 거론, “상피제가 있다. 능력이 뛰어나도 회피한다. 한 사람의 능력 차이보다, 다른 사람들의 신뢰 차이가 훨씬 사회에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나의 경우는 다르다? 인류의 경험이고, 인간의 이치”라고 비판했다.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어처구니가 없다.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면서 “지역구에서 아무리 열심히 뛰어봤자 이런 일 한 건 터지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공정한 사회도 ‘말짱 도루묵’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특별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특별채용’도 이명박 정부의 청년실업 대책인가.”라면서 “‘공정한 사회’는 ‘공정한 정부’가 선행되어야 하고, ‘공정한 장관’이 있어야 ‘공정한 정부’가 구성·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장관 딸 한 사람만 특채하는 게 공정한 사회인가.”라면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 답변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유 장관은 지난해 4월 상임위 회의장에서 야당 의원에게 ‘여기 왜 들어왔어. ××놈’이라는 막말을 했고, 지난 7월에는 젊은이들의 투표행태를 비난하며 ‘북한에나 가라.’고 했다.”면서 “장관은 즉각 사퇴하고, 검찰은 특채과정을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김성수·이창구·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장관의 딸’ 특채 파문] “외교관 자녀에 유리한 전형” 비난 우려

    외교통상부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3일 딸의 특별채용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합격을 취소하면서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해 외교부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특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이다. 유 장관의 직접 사과·해명에도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외교관 자녀가 외무고시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무고시(정원 30여명) 선발은 일반전형과 영어능통자 전형(정원의 10% 수준)으로 나뉘는데, 이중 영어능통자 전형에서 매년 외교관 자녀 1~2명이 합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외교부가 순혈주의를 깨고 외교 다변화를 위해 5~6급을 200명 가까이 특채했을 때도 상당수의 외교관 자녀가 합격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오는 2013년 외무고시가 폐지되고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면 이들 자녀의 합격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의 필기시험 위주에서 영어 및 제2외국어, 자질 평가가 중요해지는 만큼 해외생활 경험이 많은 외교부 관계자들의 자녀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기자회견과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이번 채용 과정이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해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장관의 딸이 자격요건을 충분히 갖춘 데다, 과거 3년간 관련 실무를 경험했고 채용 절차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에서 ‘장관 딸’이라는 점이 특혜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 딸이라는 점을 알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이날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09년과 2010년 외교통상부 특별채용시험 공고문을 사진으로 찍어 비교한 결과를 소개하고 “2009년 9월 발표된 특채 공고문에는 지원자격이 ‘국내외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나 박사학위를 획득한 자’로 제한됐으나 올해에는 ‘박사학위 또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자’로 낮춰졌다. 유 장관의 딸은 석사학위 소지자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2차심사 과정에 어학평가 및 외교역량평가란을 통해 ‘TEPS 정기시험’ 개별응시를 치르게 했고 공무원으로서 기본역량 평가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서류심사 후 최종면접을 거치는 과정으로 간소화했다. 게다가 면접에 참여한 위원 5명 중 외교부 관계자가 2명이 포함된 점으로 볼 때 외교부의 해명은 궁색한 변명으로만 비쳐진다. 김규환·김미경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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