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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새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 헌법재판관 지명

    문 대통령, 새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 헌법재판관 지명

    문재인 대통령이 새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64·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헌재소장이 헌법기관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인선을 발표했다.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재 헌재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김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재판관은 지난 1월 31일 박한철(64·13기) 전 헌재소장의 퇴임으로 권한대행 역할을 맡았던 이정미(55·16기) 전 헌법재판관마저 지난 3월 13일 퇴임한 후로 선임 재판관으로서 헌재소장 대행을 하고 있다. 인선 배경으로 문 대통령은 “박한철 전 헌재소장 임기가 만료된 후 넉달 가량 헌재소장이 공석으로 있었다. 헌법기관이면서 사법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헌재소장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면서 “우선적으로 지명 절차를 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 대통령은 김 재판관에 대해 “헌법 수호와 인권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고, 또 그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또 “(김 재판관이) 선임 헌법재판관으로서 현재 헌재소장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헌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재판관은 지난 3월 10일 헌재가 당시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가운데 이진성(61·10기) 재판관과 세월호 참사 관련 소추 사유에 관한 보충의견을 내 눈길을 끌었다. 두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처가 부실했음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국가 위기 상황의 경우, 대통령은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한 업무 수행을 위해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사고의 심각성 인식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탄핵심판 국민에게 고통” 이정미 前헌법재판관, 소회 밝혀

    “탄핵심판 국민에게 고통” 이정미 前헌법재판관, 소회 밝혀

    탄핵심판 재판장으로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었던 이정미(55) 전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퇴임 후 첫 공식 석상에서 “탄핵심판 사건은 국민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역사였다”고 말했다.퇴임 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초빙된 이 전 대행은 18일 고려대 CJ법학관에서 열린 고대 법전원과 미국 UC얼바인 로스쿨 공동학술대회에서 ‘한국의 헌법재판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행은 “한국 국민들은 과거 오랫동안 권위주의 체제를 경험했고, 이를 무너뜨리고 기본권을 보장받는 민주국가 건설을 염원했다”면서 1988년 헌재 창설 이후 우리 사회와 정치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굵직한 결정들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 명시된 탄핵심판 절차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 과정을 간략히 소개한 뒤 “우리(헌법재판소)는 92일간 거듭 고뇌한 끝에 결정을 내렸고, 대다수 국민이 승복하면서 유혈사태 같은 큰 혼란 없이 비교적 빠르게 국정 공백이 수습됐다”며 “한국 속담에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했듯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청와대, 이영선 경호관 직위해제…본부 출근 명해

    청와대, 이영선 경호관 직위해제…본부 출근 명해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지난 16일 직위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호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 의료 행위를 하도록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17일 한겨레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실은 현재 박 전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자택 경호를 맡고 있는 이 경호관을 직위해제하고 본부 출근을 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공무원법은 ‘임명권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제73조 1항)고 정하고 있다. 이 경호관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 사용, ‘비선 의료인’ 출입 방조,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국가공무원법 상 이 경호관이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 등을 받을 경우 당연퇴직하게 되지만, 경호실은 형사사건 기소 사유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조만간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성실근무위반과 품위의무위반 등을 들어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호관은 박 전 대통령 파면 뒤에는 서울 삼성동 자택에 이어 새로 옮긴 내곡동 자택 경비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한편 이 경호관의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측이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양정철 등 최측근 2선 후퇴, 대탕평 밑거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잇따라 2선 후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른바 ‘3철’ 가운데 국회의원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호위무사’로 통했던 최재성 전 의원도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인재가 넘치니 원래 있던 한 명쯤은 빈손으로 있는 것도 괜찮다”며 물러서 있을 의사를 내놨다. 개인적으로는 미련도 없지 않겠지만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결단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일컬어지는 양 전 비서관도 이날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면서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 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내에 머물 경우 비선 실세 등 불필요한 논란 탓에 조만간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수석도 “할 일을 다 했다”며 동유럽으로 떠났다. 대통령의 인사 부담을 덜어 주는 데다 근거 없는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백의종군에 나선 것이다. 국민은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실세임을 내세운 대통령 최측근들이 종국에는 오욕을 남기고, 실망을 안겨 주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봐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파면의 한 원인을 제공한 비선 실세인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은 헌정 질서 자체를 훼손했다. 이런 판국에 문 대통령 최측근들의 2선 후퇴는 신선하다. 정치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놨다”는 정치권의 해석이 나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최측근들의 2선 후퇴가 잊힐 만하면 다시 돌아오는 정치 쇼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기왕 정권에 짐이 되지 않고 밀알 같은 희생을 각오했다면, 현재의 약속을 결코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인사 추천권을 둘러싸고 당대표와의 갈등설이 나돌기도 했다. 청와대 등에 발탁된 인사들이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쪽 인물에 그치고 있어 소탕평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측근들의 퇴장으로 짐을 던 만큼 대탕평의 원칙 아래 정파를 떠나 보다 다양한 인재들을 기용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 탄핵 반대 집회서 사다리로 기자 때린 참가자 실형

    탄핵 반대 집회서 사다리로 기자 때린 참가자 실형

    법원, 징역 8개월 선고…“죄질 좋지 않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을 사다리와 주먹 등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참가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엄철 판사는 16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56)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엄 판사는 “범행 경위나 수법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못하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근처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참가했다. 이날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하자 현장 취재기자 3명을 알루미늄 사다리(길이 110cm, 폭 50cm)로 내려치고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기자의 취재를 방해하고 카메라를 고장내 78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방해 및 재물손괴)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공현의 공론장] 우리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

    [이공현의 공론장] 우리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

    엊그제 문재인 대통령은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고 다짐하면서 취임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현행 헌법의 5년 단임 대통령제가 근본적 한계에 다다랐으니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통령 한 사람이 독점하는 권력 구조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기도 한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끊은 채 완고한 제왕적 통치자로 귀결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은 이처럼 막강한가?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으로 분할하는 삼권분립을 채택하고 있다. ‘힘의 분할’과 ‘힘에 대한 힘의 견제’만이 국민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한 것이다. 우리 헌정사에서도 독재와 권위주의 통치를 가능하게 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의 권한을 확대·강화한 것이 현행 헌법이다. 우선 국회는 국민주권 원리에 의해 입법권을 가진다. 대통령이 행정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려면 반드시 국회가 만든 법에 따라야 한다. 다음 국가의 존속과 유지에 필요한 재정을 국회가 결정한다. 국회의 예산안 의결이 없으면 대통령은 살림살이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보듯이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있으면 헌법재판소에 파면을 요구할 수도 있다. 나아가 헌법은 국회에 국정 전반에 관해 감사를 실시하거나 특정 사안에 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국정 감사·조사의 범위는 아주 넓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출석시켜 질문하기도 하고 해임 건의를 대통령에게 할 수도 있다. 그 밖에 상호방위조약이나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조약을 체결하기 위하여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재판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통제하고 탄핵심판 결정을 하기도 한다. 법원은 행정행위의 효력을 심사한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는 행정부 내부에서도 통제하는 길이 열려 있다. 국무총리를 임명하려면 사전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무총리의 제청을 거쳐야 행정 각부의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특히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중요한 사항에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사전에 국무회의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 1인의 독단으로 인한 국가 운영의 오류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무회의에서 토의하고 의견을 조정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를 거치지 않으면 헌법 위반이 된다. 국정의 기본계획에서부터 중요한 대외정책과 군사사항, 예산안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 사드 배치 결정이 군사에 관한 중요 사항이고, 한?일 위안부 합의가 중요한 대외정책인데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국회와 사법부의 통제 장치가 있고, 행정부 내에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다. 헌법 제46조는 전체 국민의 이익, 즉 국가이익을 우선해 직무를 수행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내세워 여당은 국회에서 앞장서 대통령의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입법 절차란 토론을 통해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이익을 살펴 공동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권력 분립 국가에서는 대통령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재임 시절 입법한 건강보험법을 개정하려고 하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국정 감사 및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통제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유명무실하게 됐다. 국정조사권을 외국에서는 여당에 대한 야당의 권리라고 하거나, 국회에서의 소수자 권리라고까지 하기도 한다. 실제 국정 운영에서 여당 주도로 대통령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다 보니 입법권과의 권력 통합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국정 감사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국정을 운영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이제부터 삼권이 정확하게 나누어져 상호 견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효율이 능사가 아니라 절차가 중요한 것이다.
  • 조국 “정윤회 문건, 민정수석실 다시 조사할 것”

    조국 “정윤회 문건, 민정수석실 다시 조사할 것”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조사 지시와 관련해 “최순실 건도 있고, 정윤회 건도 있고, 세월호 건도 있는데, 일관된 내용은 대통령께서 국정의 중요한 사건에 대해 미진한 게 있는지 여부를 민정 차원에서 확인하고 검토하란 말씀”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와 관련해 “(지난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민정수석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윤영찬 수석은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해서는 “과거에 폭로 당사자인 경찰관이 감옥에 갔으니 이 처리 절차가 합당한 것인지에 대해 민정 차원에서 그동안의 프로세스를 점검해보란 말씀으로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이어 ”폭로를 정당하게 했음에도 폭로 당사자가 오히려 감옥에 가는 부당한 상황이 있는데 대해 국민도 의아해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민정수석실 내에서 이전의 절차들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수석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것이 재발되지 않도록 민정수석실을 조사해야 한다. 당연한 저의 권리이고 의무”라고 말했다. 정윤회 문건 사건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이른바 ‘십상시’로 불리는 청와대 비서진과 비밀 회동을 여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보도하면서 당시 정국을 뒤흔들었다.검찰은 당시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한 수사에 나서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박관천 경정을 구속하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한모 경위 등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받던 최모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검찰이 정윤회 문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아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촉발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사건’을 잡음 없이 처리했다는 공로로 이듬해 1월 민정수석에 오르며 박근혜 정부 실세로 부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신임 민정수석 등 신임 참모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지난번에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 연장이 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을 국민이 걱정하고 그런 부분들이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미홍 “문재인 대통령, 어떻게 말아 먹을지 걱정”

    정미홍 “문재인 대통령, 어떻게 말아 먹을지 걱정”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는 10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이번엔 또 어떻게 대한민국을 말아먹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정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에 조종이 울렸다”며 “역대 가장 부패했고, 가장 이적 행위를 많이 했던 정권의 시즌 2가 출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체사상에 빠져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했던 자들이 권력에 중심에 앉았으니 세계 어디에도 없을 조롱감이 아닐 수가 없다”며 “이들이야말로 국민을 속인 반대한민국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에는 관심 없는 국민 수준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엔 문재인이 마음대로 할 순 없을 것. 깨인 시민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법적 근거가 없이 기획과 음모와 선동으로 저질러진 국가 변란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의 파면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무너진 대한민국의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라며 “진실을 모르는 국민에게 지속해서 진실과 정의를 알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제19대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를 도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제자 성추행 해임된 초등교사, 과거에도 제자 7명 성추행

    여제자 성추행 해임된 초등교사, 과거에도 제자 7명 성추행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초등학교 교사가 과거에도 제자 성추행 사건으로 해임됐던 것으로 드러났다.학부모들은 성범죄로 해임됐던 교사를 다시 채용하지만 않았어도 성추행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교원 채용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10일 대전고법과 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충남 소재 초등학교 교사 A씨는 2014년 제자 B양의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 답안을 고쳐준 뒤 추행하는 등 8개월 동안 교실에서 모두 7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 정보 공개·고지 10년,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아동인 피해자가 오랜 기간 받았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매우 컸을 것”이라며 “이런 피해는 회복되기 어려운 점에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1996년에도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교실과 학교 관사 등에서 10살짜리 제자 7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면서 법원으로부터 공소 기각 결정을 받았다. 공소 기각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사건 실체에 대해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성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친고죄’에 해당했다. A씨는 법의 심판을 면했지만 이 사건으로 이듬해 해임됐다. 그러자 그는 2002년 충남에서 다시 임용시험을 봤고 초등교사로 신규 채용됐다. 이렇게 채용된 지 10여년 만에 다시 비슷한 사건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사 신규 채용 과정의 ‘대충 행정’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교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와 면접 등을 거치는 이유는 부적합한 인물을 걸러내기 위함인데, 그런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학부모들은 특히 A씨의 경우 성추행으로 해임 처분까지 받은 전력이 있는데 철저한 인물 검증 없이 교사로 임용됐다고 꼬집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남성은 “성범죄 교사가 서류나 면접 과정을 거치고도 임용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해당 교사가 해임 처분을 받은 사유만 꼼꼼히 살펴봤더라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A씨 채용 과정에 절차적인 하자가 없었다고 해명한다. 당시에는 성범죄에 연루된 인물에 대한 채용 제한 규정이 없었을 뿐더러 A씨는 해임 처분을 받은지 3년이 지나 공무원 임용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행위로 파면·해임된 교원에 대해 신규 채용할 수 없도록 한 교육공무원법은 2008년 개정됐기에 A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교육청은 A씨의 신원조회 과정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지만, 절차적으로 A씨의 신규 채용에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경기지역에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충남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1㎝의 권력/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1㎝의 권력/박홍기 수석논설위원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헌정 사상 최초의 보궐선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5개월,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한 지 꼭 60일 만에 치러졌다. 짧고도 길었다. 지난해 10월 29일 광장에 촛불이 처음 켜졌을 때부터다. 차디찬 겨울도 견디고 따스한 봄을 넘기며 여름의 기운을 맞닥뜨리고서야 마무리됐다. 사철을 다 겪은 듯하다.투표용지는 가로 10㎝, 세로 28.5㎝다. 역대 가장 길다. 용지에는 15명의 후보 이름이 적혀 있다. 가장 많다. 후보들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국민의 승리를 장담할, 보수의 새 희망을 키울, 노동이 당당한 나라로 다질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공약들도 실현 가능성만 담보됐다면 나라의 미래와 안녕을 위해 소중한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촛불에 둘러싸여 있었든, 단 하나의 촛불만이 비췄든, 고개를 들고 소리쳤든,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든, 높은 곳에 살든 낮은 곳에 살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똑같이 갖는 한 칸, 바로 기표란이다. 가로 1.5㎝, 세로 1㎝의 작은 공간이다. 전체 선거인 4247만 9710명이 가진 ‘1㎝의 권력’이다. 기표란이 17, 18대 대선 때에 비해 줄었다. 두 차례 모두 세로가 1.3㎝였다. 가로는 같다. 좁아진 기표란 탓에 지름 0.7㎝의 기표 용구를 사용하는 데 다소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국민은 4년 5개월 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곳에 다시 소망과 믿음, 책임, 권리를 채웠다. 지난 4, 5일 이틀간 실시한 사전투표의 참여도 26%를 넘었다. 사전투표제가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최고다. 나흘 뒤 투표일까지 기다리지 못한 듯싶다. 총투표율은 77%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천이다.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 역시 주권 행사였다. 국민이 대통령을 바꿨다. 정치를 살리려면 먼저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는 경구(警句)를 행동으로 옮긴 결과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걸맞은 정부를 갖는다.” 토크빌의 말이다. 달리 깨어 있는 국민이 돼야 하는 게 아니다. 새 대통령의 앞길은 평탄치 않다. 정치·경제·외교·안보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당장 촛불과 태극기 집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국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나서야 한다. 국민 통합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다. ‘1㎝의 권력’을 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 19대 대선, 국민의 선택…‘문재인 대세론’이냐 ‘대역전’이냐

    19대 대선, 국민의 선택…‘문재인 대세론’이냐 ‘대역전’이냐

    사상 초유의 대통령 보궐선거인 19대 대선이 60일 동안의 레이스를 끝내고 9일 국민들의 선택을 받게 됐다. 이번 조기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시작돼 선거 기간이 예년에 비해 훨씬 짧았다. 하지만 판세는 더 크게 요동쳤다.그 와중에도 ‘문재인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3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문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당내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의 지지층을 일부 흡수했고, 지난달 1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촛불 민심’을 동력으로 삼아 지지율을 40% 안팎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문 후보의 독주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위협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초순 문 후보에 근겁했고 양자대결에서는 오히려 안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층의 표심이 안 후보에게 쏠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 곡선이 하락하면서 양자 구도는 무너졌다. 후보의 개인기를 알 수 있는 TV 토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상승세, 선거 막판 지지층 양극화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사이에 홍 후보가 치고 올라왔다. 홍 후보가 우파·보수 진영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4월 위기설’ 등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불거지자 홍 후보의 지지율을 두 자릿수까지 뛰었다. 한편 홍 후보는 “뇌물 먹고 자살”, “세탁기에 돌리자”, “강에 빠져 죽자” 등 자극적 표현으로 조명을 받았다. 과거의 ‘돼지 흥분제’ 사건으로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역감정을 방불케 하는 영남 지지 호소, 문·안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는 좌우 대결구도도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안 후보와 홍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 양상을 보일 무렵, 막판으로 치달은 대선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모드에 들어갔다. ‘1강(문 후보) 2중(안·홍 후보)’으로 흐른 판세에서 문 후보는 압도적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당선을, 안·홍 후보는 막판에 이를 뒤집는 대역전을 공언해왔다. 현재까지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이날 문 후보의 청와대 입성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로 나타난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뜻밖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부동층이 주로 중도·보수 성향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들이 투표소에서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승패는 예측불허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주목받았던 ‘제3지대론’이나 ‘빅텐트론’은 힘을 잃었지만, 근저에 흘렀던 ‘반문(반 문재인) 정서’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변수다. 문 후보가 대세론을 현실화할지, 안·홍 후보가 대역전 드라마를 쓸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막판 분전이 어떤 결과를 낼지 이날 저녁 개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이 8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관위는 개표율이 70∼80%에 이르는 10일 오전 2∼3시쯤 후보의 당락이 어느 정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는 9일 밤 11시 전후로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송사들이 선관위의 개표 진행 상황에 맞춰 각종 통계기법을 활용해 당선인 예측에 나서기 때문에 개표 양상에 따라 11시쯤 당선인 유력 또는 확실 예상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광의 순간들…오늘 밤 한 사람만 웃는다

    영광의 순간들…오늘 밤 한 사람만 웃는다

    9일 오전 6시 정각 전국 1만 3964개 투표소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 따른 궐위 선거로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10일 새벽 2~3시쯤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13명의 출마 후보 가운데 단 한명 만 웃게 될 대선, 제14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지난 대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영광의 날을 돌아봤다.● 개표 방송에 뜬눈으로 밤새고 새벽 조깅, 김영삼 1992년 12월 18일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진 군부정권의 실질적 종식과 함께 제12대 대선이 진행됐다. 민주화의 두 거목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와 김대중 민주당 후보 양강 구도 속에 19일 새벽 김영삼 후보 당선이 확정됐다. 이후 집계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득표율은 김영삼 후보 41.96%, 김대중 후보 33.82%였다.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TV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김영삼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서울 상도동 자택 일대는 잔치판이 벌여졌다. 김 당선인은 평소보다 10분 이른 새벽 5시 10분쯤 가벼운 조깅복 차림으로 자택을 나와 상도동 조깅팀인 민주조기회 회원 30여명과 아침을 시작했고, 민주조기회 회원들은 ‘위대한 우리의 지도자 김영삼 대통령 만세’ ‘우리는 해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당선을 축하했다. ● 동생의 죽음 후 찾아온 대통령 당선 소식, 김대중 15대 대선이 진행 중이던 1997년 12월 18일 저녁 당시 유력 대선 후보인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전날 간암으로 숨진 동생 대의씨의 빈소다. 대의씨는 대선에 출마한 형을 위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사망 소식을 알리지 말라’는 내용의 유언을 남겼고, 김 후보는 대선 당일 오전에서야 동생의 죽음을 알게 됐다. 투표를 마치고 빈소에 도착한 김 후보는 동생의 영정 앞에서 오열, 조문객들을 숙연하게 했다.김 후보는 그렇게 동생을 떠나보낸 몇 시간 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이날 밤 일산 자택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새벽까지 TV 개표방송을 지켜봤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나가자 흥분한 측근들에게 “오차율의 한계가 있다”며 성급한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 태풍이 된 노란 바람, 노무현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선의 시작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대세론이 있었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당시 광주 경선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을 12월 대선 ‘태풍’으로 키운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다. 노 후보는 48.9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6.58%에 그친 이 후보를 간신히 따돌렸다.대선 당일 경남 김해 선영 참배를 마치고 오후 6시쯤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노 후보는 여의도 당사 인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노 후보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당사를 찾은 시간은 이미 각 방송사들이 노 후보의 당선을 확정한 밤 10시 30분쯤이었다. 당사 입구에는 노사모 회원 등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운집, 북과 꽹과리 등을 치며 “대통령 노무현”을 외쳤다. ● 대권 도화선 청계천서 당선 인사, 이명박 2002년 12월 19일 제17대 대선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득표율 48.7%로, 26.14%에 그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당선이 확정됐다. 대선 당일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이 후보는 오후 9시 40분쯤 여의도 당사에 도착했다. 당선 확정까지는 개표율이 낮았으나 이미 당선을 확신한 듯 얼굴에는 미소와 여유가 넘쳤다.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이 당선인이 찾은 곳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 청계광장이었다. 이 당선인은 지지인파가 모인 청계광장에서 “오늘 이 시간부터 힘드신 분들, 절망하시는 분들, 외국으로 이민 갈지 망설이는 분들 모두 희망을 갖고 그 자리에서 함께 하자”라며 “저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5년 동안 보여드리겠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 첫 여성 대통령에서 첫 파면 대통령으로 몰락, 박근혜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선은 결국 대한민국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1.55%라는 과반의 득표율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에 올랐지만, 그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임기 5년을 마치지 못하고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에 따라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박탈되면서 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아닌 ‘수인번호 503’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박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 확정 직후 찾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했던 말은 “국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이루고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9대 대선 오늘 선택의 날] 고질 지역주의·후보 단일화 ‘기죽어’!…스탠딩 TV토론회·가짜뉴스 ‘기살아’!

    9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은 과거의 전형적인 ‘선거 공식’이 판판이 깨지는 전례 없는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첫 보궐 대선이라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으로 파면되면서 대선일도 12월에서 5월로 앞당겨졌다. 앞으로 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다음 대선은 3월에 치러진다. 20대 대선일은 2022년 3월 2일이다. ●첫 보선 투표율 80% 돌파할지 주목 추운 겨울이 아닌 봄의 끝자락에 치러지는 대선이다 보니 5월 초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선거 열기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율도 3김(金)시대 이후 처음으로 ‘마의 80%대’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06%를 기록했고 투표 시간도 오후 8시까지이기 때문에 최종 투표율은 80%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보 단일화’ 없는 다자구도 대선이라는 점도 이례적이다. 1997년 15대 대선에선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2002년 16대 대선에선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2012년 18대 대선에선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주요 관심사이자 최대 변수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요 5대 정당 후보 모두가 단일화 없이 레이스를 완주했다. 또 ‘TV 토론회’가 적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선 때에는 “토론회에서 큰 실수만 안 하면 판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토론 방식의 다변화로 후보의 발언이 지지율이나 정치적 움직임으로 직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질적인 ‘지역 대결’ 프레임도 상당히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줬었던 영·호남 표심은 각각 3등분, 양분됐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호남과 부산·경남(PK)에서 동시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호남 표심 각각 3등분·양분 ‘뚜렷’ 또 ‘가짜 뉴스’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해 선거 전반을 지배했다. 과거 선거에 주로 사용됐던 ‘흑색선전’(마타도어)이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지’(찌라시)와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난무하자 이런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팩트체크’(사실 확인) 기사가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내일의 선택은 우리의 책임이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내일의 선택은 우리의 책임이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내일, 선택의 시간이다. 3일부터 시작된 여론의 블랙박스 기간 직전의 판세는 ‘1강 2중 2약’이었다. 대체로 30% 후반에서 40% 초반의 문재인, 20% 초반 전후의 안철수와 10% 후반의 홍준표 후보가 2위 자리를 놓고 오차범위 내외의 접전 양상을 보인 게 대부분의 조사였다. 주목되는 것은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던 2위권 후보의 지지율 혼전이다. 2위권 후보들은 4월 마지막 주부터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4월 마지막 주 6개의 조사 중 3개가 그랬다. 이후 2위권 두 사람의 접전은 더 격화돼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의 22개 조사 중 절반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였고, 몇 개는 ‘실버 크로스’까지도 보여 주었다.물론 2위와 3위의 역전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대부분 ‘새 정치’를 표방한 제3 후보가 대선 막판 기성 정당에 역전당해 기존 정치 구도의 벽이 쉽게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경우였다. 지금쯤 대선 구도는 이미 1강 1중 3약으로 변했을지 모른다. 돌이켜 보면 주요 정당의 후보 확정 전후 대선구도는 2강 3약이었다. 잠깐 그랬다. 후보등록 직후부터 양강 구도는 급격하게 무너져 1강 1중 3약을 거쳐 블랙박스 직전 1강 2중 2약으로 변했다.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6번의 대선에서 확인된 경험적 법칙(?)의 하나는 후보등록 전후와 D-7의 여론 흐름이 대선 결과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5월 2일 이후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4월 4일 이후 5월 2일까지의 83개 조사에서 확인된 여론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은 유동성이 그 어느 대선보다 높은 대선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최대의 부동층과 높은 후보 교체의 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실버 크로스와 이에 따른 막판 양자 대결화 가능성이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마지막 변수일 것이다. 2강 대선구도가 1강 2중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안철수의 보수 대안(代案) 또는 보수대표(代表) 자리 매김의 실패 때문이다. 2강 구도의 한 자리를 스스로의 정체성 혼란과 기존 보수정당의 막강한 조직력, 정치적 기반 때문에 잃고 말았다. ‘반(反)한나라 비(非)민주’에서 출발한 ‘새 정치’가 ‘반(反)문재인 비(非)새누리’로 바뀌었지만 역시 구체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은 과거 대선과 다른 듯 출발했지만 결국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내일 대선은 대통령 탄핵과 파면에 따른 선거여서 출발은 야야(野野)대결이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진보?보수 구도는 와해되고 중도진보와 진보의 대결이었지만 막판 여야의 보수?진보 대결로 환원되고 말았다. 동시에 이번 대선은 그동안의 지역 몰표 현상이 약화되면서 지역 내 세대 대결의 양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과거와 같은 지역 몰표까지는 아니어도 정치적 지지의 지역적 집중 현상은 이번에도 계속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이번 선거는 최소 10%에서 최대 20%로 추정되는 ‘샤이 보수’로 알려진 수도권, 충청 그리고 영남(특히 PK)의 보수적 40~50대의 투표 참여와 선택이 결정적이다. 이는 일부에서 기대하는 대역전극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결국 소신투표냐 전략투표냐다.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오든 이번 선거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보수 재편의 선거라는 점이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누가 2위이며 그가 대선에서 얼마나 득표했느냐가 중요하다. 1위와의 격차가 얼마인지도 중요하다. 대선 2위 후보가 국민에게 얼마나 대안으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새 대통령의 국정 운영 환경도 결정될 것이다. 선거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믿음과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투표의 개인적 선택은 선거 결과의 집단적 선택으로 표현된다. 선거에서는 나와 같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나와 다른 더 많은 선택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라는 선택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선택은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정도의 차는 있을지언정 선택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선택의 시간이 내일로 다가왔다. 공동체에 대한 선택의 책임 앞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하루다.
  • [이경형 칼럼] 후보들 득표, 새 정부 구성에 활용해야

    [이경형 칼럼] 후보들 득표, 새 정부 구성에 활용해야

    민심은 선거로 표출된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대선 민심은 후보별 득표로 나타난다. 1년여 전 4·13 총선 민심은 20대 국회 의석 분포로 나타났다. 대통령 선거는 최고 득표자의 승자 독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새 대통령이 권력을 독식하려 들면 정치가 굴러가기 어려울 것이다. 누가 당선되든 여소야대의 현 국회의 벽을 협치를 통해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민심은 크게 변했다. 국정 농단 사태→6개월에 걸친 광장 시민의 분노 표출→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민심의 변화가 이번 대선에 드러나게 된다. 차기 정부가 맞닥뜨려야 할 국회 의석 분포는 1년 전 민심이다. 문제는 이번 대선 민심과 1년 전 총선 민심의 괴리를 어떻게든 조화시키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5년 임기 중 2020년 5월까지 3년을 현 국회의원들의 입법 뒷받침을 받아야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 대선 직후의 원내 총의석 299명의 분포는 문재인 후보의 더불어민주당 119석(39.7%), 홍준표 후보의 자유한국당 106석(35.4%),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 39석(13%), 유승민 후보의 바른정당 20석(6.6%), 심상정 후보의 정의당 6석(2%), 기타 새누리당 1석, 무소속 8석으로 예상된다.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탄핵 찬·반으로 분열됐고 지난 2~3일 바른정당 소속 13명이 탈당, 다시 자유한국당에 재입당을 신청해 다소 변화가 있었다. 후보별 득표율은 선거 후 개표를 해 봐야 알 수 있지만, 20대 국회 각 정당별 의석 분포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이다. 현재 5자 구도에서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참고해 보면 문재인 40.6%, 홍준표 19.6%, 안철수 17.8%, 심상정 7.2%, 유승민 4.2% 순으로 나타났다(3일 서울신문·YTN 여론조사).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일반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총의석의 5분지3(60%)에 해당하는 18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당장 국무총리를 인준받으려 해도 재적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통과한다. 차기 대통령의 국정 성패는 국회와의 협치 성공 여부에 달렸다. 협치는 국민 통합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저께 마지막 TV토론의 큰 주제가 국민 통합이었지만 후보들은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사드 찬·반 등 분열의 책임 공방으로 일관했다. ‘적폐청산’과 ‘계파패권주의’가 날카롭게 부딪쳤고, “보수는 화형당하느냐”는 등 살벌한 언어가 난무했다. 국민 통합의 정치를 위해 문재인 후보는 ‘통합정부론’을, 안철수 후보는 ‘개혁공동정부론’을 내세우고 있고 홍준표 후보 등도 나름대로 총리 인선 기준을 내놓고 있다. 통합정부론은 탕평 인사에 방점이 찍혀 있고, 개혁공동정부론은 사실상 연립정부를 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의 탕평인사는 정치 세력 간의 연정이 아니고 인적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통합정부를 하든, 공동정부를 하든 차기 정부는 현재의 국회 의석 분포를 감안하되 각 후보의 득표 비율을 인적 구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당하다. 적어도 국회 의석 180석을 확보할 수 있는 협치는 ‘맨입’으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적대적 공존 관계를 떨쳐버리고 어느 날 미친 듯이 의기투합하지 않는 한 법안 통과는 제3, 4, 5의 정당들과 손잡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합당 등 인위적으로 정계 개편을 하려 들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부터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새 정부의 통합적인 인적 구성은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외치는 ‘강북우파’ 유승민 후보의 바른정당 지분,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철폐, 선거제도 개편’을 외치는 TV토론 챔피언 심상정 후보의 정의당 지분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대통령의 궐위에 따른 이번 5·9 대선의 시대적 염원은 국민 소통과 통합이다. 여기에 부응하는 것은 편 가르기와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서로 포용하는 ‘무지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느리더라도 함께 가야 하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다.
  • 비무장 흑인 사살 美경찰 “공권력 악의적 사용” 법정서 스스로 유죄 인정

    2년 전 교통 위반 단속 도중 달아난 흑인 남성을 사살한 백인 경찰관이 법정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니아주 노스찰스턴 경찰국 소속이던 전직 경찰 마이클 슬레이저(35)는 이날 찰스턴시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자신의 살인 혐의에 “악의적으로 치명적인 공권력을 사용한 것은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제 행위가 불필요했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슬레이저는 2015년 4월 교통 위반 단속을 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흑인 월터 라머 스콧(당시 50세)을 미등이 망가졌다는 이유로 멈추게 하고 전기충격기를 들이댔다. 이에 달아나려고 하는 스콧의 등 뒤 5m 거리에서 권총 8발을 발사해 스콧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행인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슬레이저가 스콧에게 정조준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살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슬레이저는 파면당했고 고의적인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사살 동영상은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사살을 계기로 시작된 흑인 사회의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다시 불붙게 하는 계기가 됐다. 슬레이저의 재판은 지난해 12월 배심원이 평결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미결정 심리로 남아 있었다. 슬레이저가 이날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검찰이 형량을 낮춰 주는 ‘플리 바기닝’을 통해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선고 일자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는 살인에 적용되는 종신형과 최고 25만 달러의 벌금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은 “검찰이 슬레이저에게 20년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방의회 41% 비위구속 의원 의정비 준다

    지방의회 41% 비위구속 의원 의정비 준다

    경기 20·서울 16·경북 15곳 順 지방자치법 개정 목소리 고조지방의회 10곳 중 4곳이 뇌물 수수 등 각종 비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지방의원에게까지 매달 의정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20일 현재 전국 243개 지방의회 중 41.6%인 101곳이 각종 비위 행위로 구속된 지방의원에게 매달 의정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행자부가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에 구속 의원에 대한 의정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도록 하는 조례를 정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지방의회 10곳 중 4곳이 조례를 제·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행자부에 따르면 현재 6개 지방의회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돼 곧 의결할 예정이고, 조례 개정안이 발의조차 되지 않은 지방의회는 95개에 이른다. 광역의회 4개, 기초의회 91개다. 조례 미정비 지방의회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 20개, 서울 16개, 경북 15개, 전남 11개, 강원 9개, 전북 5개, 부산 4개, 충북 4개, 충남 4개, 대구 2개, 인천 2개, 울산 2개, 경남 1개다. 의정활동비는 지방의원이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된다. 모든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월급 성격인 월정수당 외에도 매달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광역 150만원, 기초 110만원이 동일하게 지급된다. 구속 즉시 해임·파면돼 급여가 즉시 정지되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선출직 공무원은 구금 상태가 되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로 직위를 상실하기 전까지 각종 수당 지급이 중지되지 않을뿐더러 추후 직위를 잃더라도 수감 기간 받았던 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의회는 2015년 1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 의원에게 의정활동비 지급을 중단하도록 조례를 정비했다. 이어 인천 남동구, 광주 광산구, 강원 원주시, 충남 서산시가 지난해 상반기 도입을 마쳤다. 지자체들이 자발적인 조례 정비를 통해 구속 의원에 대한 수당 지급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행자부가 나서서 전국 지자체에 조례 제·개정을 요청한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추진 실적이 지금처럼 미흡할 경우 의정활동비 지급제한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명분·실리 없는 바른정당 13명 탈당

    바른정당 의원의 무더기 탈당에 역풍이 불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어제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입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정당 의석수는 창당 당시 33석에서 19석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도 상실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건 바른정당은 창당 99일 만에 붕괴되기 일보 직전이다. ‘좌파 집권 저지’를 위해 한국당과 힘을 합치겠다는 이들의 정치 행보를 무조건 나무랄 수만도 없다. 하지만 정치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어떤 가치·철학도 없는 이합집산은 구태 정치다. 탈당한 바른정당 의원들 역시 겉으로는 ‘보수 대연합’을 외치지만 영락없이 ‘부잣집에 살다가 가난한 집에는 못 살겠다’는 웰빙 철새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바른정당이 옛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뛰쳐나온 것은 부패하고 무능력한 ‘친박패권‘ 세력과의 결별, 새로운 보수 재건을 위해서였다. 어떤 분야든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은 어렵다. 개혁보수당도 말처럼 쉽지 않다. 대선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가 가장 잘한다는 평을 받고도 지지율 답보 상태인 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지 못한 바른정당에 대한 실망감과 사표(死票)를 우려하는 유권자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런데도 이들은 유 후보 탓을 하면서 탈당했다. 새로운 노선의 정당, 정치를 하려면 오랜 시간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심상정 후보)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부정하고 떠난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 세력이 건재하고 파면당한 대통령도 당원으로 남아 있다. 서청원 등 강성 친박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하고 교도소 보낸 바른정당 의원들의 입당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입당에 반발하고 있다. 탈당 의원들은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재 보수 세력이 연대를 한다고 해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그들이 탈당한 것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을 염두에 둔 ‘밥그릇 정치’ 에 불과하다. 이미 한국당은 이들 지역구에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러니 그들이 더 입지를 구축하기 전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단단히 챙겨 놓겠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스스로 당을 박차고 나올 까닭이 없다. 이들의 탈당은 명분·실리도 없는 일이다. 남아 있는 의원들만이라도 진짜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 보이길 바란다.
  • 안철수 “문재인·홍준표 당선되면 보복정치 재현될 것”

    안철수 “문재인·홍준표 당선되면 보복정치 재현될 것”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이 2일 탈당해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다음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됨에 따라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일주일 남은 제19대 대통령선거일까지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처음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당이 위기 의식을 느낀 모양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 후보를 뽑으면 보복정치가 재현될 것”이라며 견제에 나섰다.안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마저 부정하는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 국민을 둘, 셋으로 나누고 심지어 궤멸시키겠다는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를 막는 선거도, 보수를 궤멸시키는 선거도 아니다”라면서 “보복정치 시대가 재현되면 이 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미래로 가지 못한 채 과거로 돌아가 극한 대결만 벌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역사의 퇴행이 없도록 제가 반드시 이겨서 어떻게든 막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반드시 승리해서 대한민국 변화에 결정적인 순간을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에 긴급 선대위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안 후보를 비롯해 박지원 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문병호·유성엽·장병완·조배숙·김성식 의원 등 본부장급 이상 선대위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향한 ‘단일화’ 여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을 이기려면 ‘반문 후보 단일화’를 하라는 얘기를 과장하지 않고 1000번은 더 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더 좋은 정권 교체를 하겠다던 제가 표를 더 얻기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단일화가 아니라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정의로운 길이라 생각했다”면서 “경쟁하던 상대가 저를 향해 적폐연대라고 비난할 때도 전 묵묵히 그 약속을 지켜왔다”고도 말했다. 안 후보는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투쟁에 끝까지 나서겠다. 승리의 순간까지 더 간절한 마음으로, 더 절실한 마음으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모욕감 주고선… 뒤늦게 구제 손 내미는 공무원 年 1000명

    [관가 와글와글] 모욕감 주고선… 뒤늦게 구제 손 내미는 공무원 年 1000명

    매년 1000여명의 공무원이 찾아가서 눈물을 쏟는 곳이 있다. 바로 공무원을 위한 최후의 심판정인 소청심사위원회다. 1963년 설립된 이후 한 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은 소청심사위원회는 억울하게 징계를 당한 공무원을 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876명의 공무원이 소청심사를 제기해 38.8%의 징계가 취소되거나 원래보다 한두 단계 감경된 처분을 얻어냈다. 소청심사위원회의 사례집을 통해 공무원들이 주의해야 할 별별 사례를 소개한다.소청심사는 강도 높은 사정을 받는 경찰공무원이 가장 많이 제기한다. 2015년 소청을 낸 공무원의 75.7%가 경찰공무원이었고 직급은 6급에 해당하는 경감, 경위가 가장 많았다. 공무원의 비위 유형으로는 품위손상이 약 40%로 가장 높다. # 소청 낸 공무원의 75.7%가 경찰공무원 공무원의 품위손상으로는 술자리 폭행 등과 같은 음주 소란 행위, 음주운전, 부적절한 이성관계, 성추행, 성희롱, 회식자리 ‘러브샷’과 같은 술 강요, 도박, 교통 신호 위반, 무전취식 등의 사례가 있다. 경찰서 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5월 전입 직원 환영회에서 이혼한 여성 경장에게 “‘이혼주’ 사 줄 수 있다”며 ‘러브샷’을 제의했다. 또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업무 잘하는 사람보다 좋다”며 부하 직원들에게 술을 마시고 술잔을 머리 위에 털어 보이라는 등 음주를 강요했다.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은 A씨는 소청을 제기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 성희롱 잣대는 가해자 의도보다 피해자 느낌 A씨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인사상 강등됐고, 감봉 한 달이란 징계는 일 년간의 승진 및 승급 제한으로 이어져 가혹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관표창 1회, 경찰청장 표창 3회 등 17회 표창을 받은 공적을 내세웠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일방적인 팀 회식 결정 및 회식비 갹출 등 술 강요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결정했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느낌이 중요하다’란 잣대로 판단된다. 한 지방경찰청의 B경정은 회식 자리에서 여경들에게 탈모약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며 “그거 먹으면 이게 안 서거든, 난 머리 빠지는 것보다 섹스하는 게 더 좋아”라고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B씨는 “부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의도에서 사적으로 농담하고 장난을 쳤으며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소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성과 관련된 경찰의 불법행위는 중징계 이상의 처분을 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B씨는 구제받지 못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엄중하게 처벌받았지만 사생활인 불륜은 간혹 구제 받기도 한다. 한 경찰서 북부지구대 관리요원이던 C씨는 직장 동료인 여성 경장과 교제했다.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던 C씨의 전처는 합의된 위자료를 받지 못하자 경찰서에 진정을 제기했고, C씨와 여경장 모두 징계를 받았다. 이후 C씨는 헤어지자는 여경장을 때리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여경장의 사진과 글을 올려 해임됐다. 소청심사위원회는 C씨에 대해 “불륜이 공무원 업무처리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볼 수 없고, 직무수행과 무관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했다. # “사생활 불륜, 직무와 무관”… 해임처분 취소 역시 불륜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파면이 해임으로 감경 처분되기도 했다. 경찰서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D씨는 유부녀와 벌거벗은 채 베란다 창고에 숨어 있다가 이 여성의 남편에게 걸렸다.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여성이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는 중상을 입고 D씨에게 “죽고 싶다”고 하자 D씨가 “함께 죽자”며 이 여성을 찾아간 것이다. 그러나 불륜 관계가 발각된 이후에도 D씨는 여성의 남편에게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소청심사위원회는 D씨의 전처가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들어 파면에서 해임 처분으로 낮췄다. # 사적 정보 조회·유출 소청심사 대상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도 공무원의 주요 비위로 자주 소청심사 대상이 된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E씨는 전 직장동료인 행정사들의 부탁으로 외국인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300여건 조회하고 행정사 6명에게 넘겼다. E씨는 “외국인이 인적사항을 행정사에게 이미 넘겨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씨는 외국인으로부터 직접 개인정보 열람요구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감봉 2개월의 징계를 그대로 받아야만 했다. 경찰동기생의 주소를 조회했다가 경사 F씨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F씨는 경찰동기생 모임을 활성화하고자 야간근무 중에 조회 목적을 ‘교통민원’이라고 가짜로 쓰고, 온라인조회시스템에서 동기생 주소를 검색했다.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더라도 사적으로 정보를 조회한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소청심사위원회 관계자는 “공무원의 권리구제 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치다 생긴 단순 실수는 관대하게 조치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풍토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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