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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발백중 명사수···거미줄 쏴 먹이 잡는 슬링샷 거미

    백발백중 명사수···거미줄 쏴 먹이 잡는 슬링샷 거미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포식자라면 단연 거미가 꼽힌다. 손톱보다 작은 거미부터 타란튤라 같은 대형 거미까지 제각각 크기를 가진 지구상의 거미를 모두 모으면 무게가 25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 55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 호랑이나, 개체 수를 최대 3만 9000마리로 보는 사자를 다 합쳐도 무게로는 거미에 못 미친다. 거미가 매년 먹어 치우는 양도 4억~8억t으로 추산한다. 거미는 모기나 파리,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을 먹으러 삼아 인간에게는 이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거미의 가장 큰 생존 비결은 거미줄이다. 거미줄을 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들여야 하지만 일단 한 번 만들어놓으면 에너지를 추가로 소모할 필요 없이 먹이를 잡을 수 있다. 굳이 노출되지 않아도 먹이를 잡을 수 있어 안전까지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냥 도구가 거미줄인 셈이다. 일부 거미는 거미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거미줄을 잡아당겨 새총처럼 목표물에 쏘아 사냥감을 잡거나 거미줄을 통째로 날리는 식이다. 생물학 전문 월간지인 실험생물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12월호는 이렇게 거미줄을 사용하는 슬링샷 거미(학명 Theridiosoma gemmosum)의 포획 방법을 조명했다. 매우 작은 슬링샷 거미는 자신보다 훨씬 큰 모기도 사냥한다. 사정거리 이내로 접근한 먹이를 파악하고 엄청난 속도로 거미줄을 날려 먹이를 덮치는 것이다. 일단 평범한 거미줄을 쳐놓고 새총처럼 뒤로 당겨 나뭇가지에 고정해둔다. 그리고 먹이가 접근하면 고정해놓은 줄을 잘라 거미줄을 날려 보낸다. 미국 조지아 공대의 사드 바흠라와 애크런 대학의 토드 블랙릿지는 고속 카메라와 모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연구했다. 연구팀은 거미가 소리를 통해 먹이의 접근을 알아채고 거미줄을 발사한다고 보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흥미롭게도 슬링샷 거미는 뒤에서 날아오는 모기보다 앞에서 다가오는 모기를 향해 거미줄을 더 자주 발사했다. 단순히 소리만 감지하는 게 아니라 방향까지 알고 있다는 의미다. 거미는 청각은 다리털에 있다. 작은 자리에 붙은 미세한 털로 공기의 진동을 감지해 소리를 듣는다. 몸집이 작아 느낄 수 있는 음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 거미의 청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슬링샷 거미는 거미줄의 진동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은 몸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방향까지 감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슬링샷 거미의 거미줄은 38㎳(㎳는 1000분의1초)로 날아가기 때문에 모기가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거리와 방향만 맞으면 백발백중의 명사수인 셈이다. 이렇게 모기를 잘 잡는 거미의 존재는 생태계 전체는 물론 우리 인간에게도 중요하다. 물론 그렇다고 집안에 거미줄을 친 거미를 그냥 두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풀숲에서 우연히 본 거미줄을 함부로 훼손하거나 거미를 잡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엄마, 칼잡아 볼래”… 산만했던 아이들 달라졌다

    “엄마, 칼잡아 볼래”… 산만했던 아이들 달라졌다

    “마르쉐(전진), 마르쉐! 팡트(찌르기), 몸통으로 팡트!! 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펜싱 강습장.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자신의 키만 한 펜싱 칼을 들고 지난 14주간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칼을 쥐기 전까지는 실내 강습장을 놀이터 삼아 술래잡기하며 천방지축으로 날뛰던 남자아이들도, 엄마 곁에 얌전히 앉아 수업 시작을 기다리던 여자아이들도 펜싱복과 보호장비인 마스크 등을 착용하자 곧 진지하고 차분한 모습의 ‘선수’로 변했다. 펜싱 꿈나무를 육성하는 공간인 이곳은 매주 토요일, 모두 4시간씩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을 진행해오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지역자치단체별 체육회와 함께하는 ‘신나는 주말 체육 프로그램’ 사업자로 선정되면서다. 지난 8월 50명 정원으로 모집한 올 하반기 과정은 순식간에 마감됐다. 체육회의 강습료·대관료 지원으로 참가자는 무료로 운동을 배울 수 있는 데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며 최고의 성적을 거둔 펜싱 국가대표팀의 파리올림픽 효과가 컸다. 이날 수업은 오는 21일 종강을 앞두고 4~5명씩 팀을 나눠 겨루는 사브르 단체전 경기가 진행됐고, 아이들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도 참관의 기회를 제공했다. 단체전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낸 김동준(8)군의 어머니 이지현(44)씨는 “아이가 올림픽을 열심히 보더니 펜싱을 해보고 싶다고 해 배울 곳이 있는지 알아보다가 체육회 지원 사업을 알게 됐다”면서 “펜싱을 배우면서 아이가 규칙과 규율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고, 신체 활동을 하다 보니까 더 밝아졌다. 내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또 지원하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강습장을 운영하는 김성숙(56) 대표 역시 과거 펜싱 꿈나무를 둔 평범한 어머니였다. 16년 전 말레이시아 거주 당시 2008 베이징올림픽 펜싱 경기를 방송으로 접한 막내아들이 흥미를 느껴 교내 펜싱부에 가입했다. 그 아이가 현재 한국 펜싱 플뢰레 종목 국가대표 김태환(23)이다. 김 대표는 “말레이시아만 해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건이 열악해 펜싱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강습장을 열게 됐다”면서 “아이들은 운동을 통해 경쟁 속에서도 협동과 배려를 배울 수 있어 부모들의 호응도 뜨거운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45분 뛰고 1골 2도움… 쏘니, 토트넘 역대 최다 68도움

    45분 뛰고 1골 2도움… 쏘니, 토트넘 역대 최다 68도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전반 45분만 뛰고도 한 골과 도움 두 개를 기록하고 경기 최우수선수(MOM)까지 선정될 수 있을까. 손흥민(토트넘)이라면 가능하다. 손흥민이 16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에 있는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PL 16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7초 만에 터진 선제골을 시작으로 5-0 대승을 거두며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승(정규리그 1무2패·유로파리그 2무) 부진을 씻고 리그 10위(승점 23점)로 올라섰다. 반면 이날 대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5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우샘프턴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러셀 마틴 감독을 경질했다. 손흥민은 이날 도움 두 개로 2015~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한 뒤 9번째 시즌 만에 구단 역대 최다 도움 신기록(68개)을 세웠다. 이전까지는 1992~2004년 활약했던 대런 앤더턴의 67개가 최고 기록이었다. 앤더턴도 손흥민처럼 등번호 7번으로 뛰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숫자 68과 자기 모습을 그린 유니폼을 기념 선물로 받았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활발하게 왼쪽 측면을 무너뜨리는 돌파와 슈팅을 이어갔다. 특히 전반 12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즉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전반 25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쇄도하는 파페 사르에게 패스해 팀의 네 번째 골을 도왔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제임스 매디슨에게 정확한 아웃프런트 패스를 넣어주며 두 번째 도움을 작성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브레넌 존슨으로 교체하며 휴식을 줬다. 토트넘은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팀 경기력에 맞는 적절한 결과였다. 팀 동료가 자랑스럽다”면서 “이날 결과는 우리 스스로 기대했던 경기 수준”이라고 썼다. 한편, 이강인이 선발 출전한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날 열린 2024~25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15라운드에서 리옹을 3-1로 꺾고 개막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11승 4무·37점)을 이어갔다.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18분까지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 프랑스에서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할 서초 대학생 찾아요

    프랑스에서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할 서초 대학생 찾아요

    서울 서초구는 오는 22일까지 해외 우호 도시인 프랑스 파리15구를 방문해 문화 교류 기회를 갖는 ‘2025 파리15구스터디’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파리15구스터디’는 2016년 서초구와 파리15구 간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시작된 양 도시 간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다.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2019년과 2022년, 올해에는 파리15구에서 서초구로, 2020년과 지난해에는 서초구에서 파리15구로 대학생을 파견했다. 총 5회 동안 28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이번 파리15구스터디에 선발된 대학생 6명은 내년 2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파리의 행정·역사·문화 현장을 탐방한다. 파리15구 청사 등 공공기관을 방문해 프랑스의 정치 행정에 대해 배우고 양 도시 간 청년 정책과 교류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하며 서로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모든 여정은 학생들이 직접 촬영한 브이로그 및 쇼츠 영상을 통해 공개된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은 ‘2025년 제8기 서초청년네트워크 활동위원’으로 참여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한다. 모집 대상은 서초구에 주민등록을 둔 대학생 또는 서초구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경비는 파리15구에서 전액 지원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2025 파리15구스터디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서초의 ‘민간 외교관’으로서 서초와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워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스파이더맨처럼’ 먹이 향해 그물을 슉…슬링샷 거미의 포획법 [핵잼 사이언스]

    ‘스파이더맨처럼’ 먹이 향해 그물을 슉…슬링샷 거미의 포획법 [핵잼 사이언스]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포식자라면 단연 거미가 꼽힌다. 손톱보다 작은 거미부터 타란튤라 같은 대형 거미까지 제각각 크기를 가진 지구상의 거미를 모두 모으면 무게가 25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 55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 호랑이나, 개체 수를 최대 3만 9000마리로 보는 사자를 다 합쳐도 무게로는 거미에 못 미친다. 거미가 매년 먹어 치우는 양도 4억~8억t으로 추산한다. 거미는 모기나 파리,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을 먹으러 삼아 인간에게는 이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거미의 가장 큰 생존 비결은 거미줄이다. 거미줄을 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들여야 하지만 일단 한 번 만들어놓으면 에너지를 추가로 소모할 필요 없이 먹이를 잡을 수 있다. 굳이 노출되지 않아도 먹이를 잡을 수 있어 안전까지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냥 도구가 거미줄인 셈이다. 일부 거미는 거미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거미줄을 잡아당겨 새총처럼 목표물에 쏘아 사냥감을 잡거나 거미줄을 통째로 날리는 식이다. 생물학 전문 월간지인 실험생물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12월호는 이렇게 거미줄을 사용하는 슬링샷 거미(학명 Theridiosoma gemmosum)의 포획 방법을 조명했다. 매우 작은 슬링샷 거미는 자신보다 훨씬 큰 모기도 사냥한다. 사정거리 이내로 접근한 먹이를 파악하고 엄청난 속도로 거미줄을 날려 먹이를 덮치는 것이다. 일단 평범한 거미줄을 쳐놓고 새총처럼 뒤로 당겨 나뭇가지에 고정해둔다. 그리고 먹이가 접근하면 고정해놓은 줄을 잘라 거미줄을 날려 보낸다. 미국 조지아 공대의 사드 바흠라와 애크런 대학의 토드 블랙릿지는 고속 카메라와 모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연구했다. 연구팀은 거미가 소리를 통해 먹이의 접근을 알아채고 거미줄을 발사한다고 보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흥미롭게도 슬링샷 거미는 뒤에서 날아오는 모기보다 앞에서 다가오는 모기를 향해 거미줄을 더 자주 발사했다. 단순히 소리만 감지하는 게 아니라 방향까지 알고 있다는 의미다. 거미는 청각은 다리털에 있다. 작은 자리에 붙은 미세한 털로 공기의 진동을 감지해 소리를 듣는다. 몸집이 작아 느낄 수 있는 음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 거미의 청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슬링샷 거미는 거미줄의 진동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은 몸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방향까지 감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슬링샷 거미의 거미줄은 38㎳(㎳는 1000분의1초)로 날아가기 때문에 모기가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거리와 방향만 맞으면 백발백중의 명사수인 셈이다. 이렇게 모기를 잘 잡는 거미의 존재는 생태계 전체는 물론 우리 인간에게도 중요하다. 물론 그렇다고 집안에 거미줄을 친 거미를 그냥 두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풀숲에서 우연히 본 거미줄을 함부로 훼손하거나 거미를 잡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 배드민턴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복식’ 우승…이소희 ·백하나 “더 많은 우승 함께”

    배드민턴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복식’ 우승…이소희 ·백하나 “더 많은 우승 함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상위 선수들만 경쟁하는 올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여자 복식 이소희(30·인천국제공항)-백하나(24·MG새마을금고) 조가 파리올림픽 충격패 아쉬움을 털어내고 더 높은 도약을 다짐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소희와 백하나는 이번 파이널 우승 소감을 밝히며 서로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여자 복식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전날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파이널 대회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4위인 마쓰야마 나미-시마다 치하루 조(일본)를 2-0(21-19 21-14)으로 제압하고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BWF 월드 투어 파이널은 배드민턴 국제대회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로, 세부 종목별 상위 8명(팀)만 출전해 최강자를 가린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지난해 파이널전에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백하나는 “2024년 마지막 경기이자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할 줄 몰랐는데, 우승하게 돼서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이소희도 “파이널 대회 자체가 아무나 출전할 수 없는 대회고, 한 해를 통틀어 뛰어난 선수들만 초청받아 뛸 수 있는 대회인데 (참가한 것조차) 영광”이라면서 “올해 막판 부진하다가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서 우리에겐 좀 더 크게 와닿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소희와 백하나는 파리올리픽 금메달을 목표로 했으나, 기대보다 이른 8강에서 탈락했다. 이소희는 “많이 기대하고 나간 올림픽이었던 만큼 좀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 나름 후련하게 했다고 생각해서 별로 담아두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마음속엔 남아 있었는지 후반기에 부진하더라”라며 “그래도 부진을 이겨내고 1등을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백하나는 “우리가 생각했던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 아쉬움도 많았고, 일단 끝났다는 생각에 후련함도 있었다”며 “계속 쉬다 보니까 (탈락 충격을) 좀 잊은 듯하다. 지금은 그냥 소희 언니와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어 보였다. 파리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을 털고 한 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둘은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합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백하나가 먼저 “언니, 2024년 너무 고생 많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으니 다치지 말자”고 하자, 이소희가 “올해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도 있었고 마음이 힘들었을 텐데 잘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 더 고생하자”고 답했다.
  • 손흥민, 8년 연속 한국을 빛낸 스포츠 스타 선정

    손흥민, 8년 연속 한국을 빛낸 스포츠 스타 선정

    손흥민(토트넘)이 8년 연속 ‘올해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 스타’로 선정됐다. 한국갤럽은 지난 11월 22~25일 전국(제주 제외) 13세 이상 1741명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 선수를 물은 결과 70.7%가 손흥민을 꼽았다고 16일 밝혔다. 손흥민은 2017년 처음 1위에 뽑힌 이후 8년 연속 1위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물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두자리 득점을 기록하며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이강인(12.7%)이 2위에 올랐고, 올해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신유빈(대한항공)이 10.4%로 3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을 딴 안세영(삼성생명·8.2%)이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남자 펜싱 오상욱(대전광역시청·8.0%), 축구 김민재(뮌헨·6.9%), 사격 김예지(5.3%), 양궁 김우진(청주시청·5.2%), 축구 황희찬(울버햄프턴·2.9%), 여자배구 김연경(흥국생명·2.5%)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조사에서는 야구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야구는 올해 파리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고, 해외 진출 선수들의 활약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며 “대신 올림픽에서 활약한 탁구, 배드민턴, 펜싱, 사격, 양궁 선수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 송경택 서울시의원 “올림픽,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아닌 화합·평화의 상징, ‘100% 흑자 올림픽’, ‘저탄소·친환경’ 서울올림픽 유치하자”

    송경택 서울시의원 “올림픽,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아닌 화합·평화의 상징, ‘100% 흑자 올림픽’, ‘저탄소·친환경’ 서울올림픽 유치하자”

    서울시의회 송경택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13일 서울시의회 제327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한국민과 세계 인류에게 화합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라며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통해 서울이 글로벌 리더십을 재확인하고 경제적, 환경적 도약을 이룰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자부심과 희망을 줄 뿐 아니라, 오세훈 시장이 진행 중인 다양한 관광사업과 인프라 정비 계획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결정판이 될 것”이라며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다시 한번 서울이 국제 무대에서 세계적 위상을 강화할 기회임을 강조하며 ‘어게인 서울’을 강조했다. 이어 송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여름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히며 언급한 ‘100% 흑자 올림픽’과 ‘저탄소·친환경 올림픽’이라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시민, 기업이 협력하는 ‘원팀 전략’의 중요성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저탄소 및 지속 가능한 대회 운영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서울이 올림픽을 유치할 최적기”임을 강조했다. 또한 송 의원은 2036년 올림픽이 서울의 경제 재도약과 글로벌 친환경 의제를 선도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인프라 개발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서울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올림픽 종료 후 잔존시설이 국내 스포츠 산업의 성장과 시민들의 여가 활동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의원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스포츠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스포츠가 가진 화합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분단과 전쟁을 극복하고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국가임을 세계에 알렸다”며, 2036년 서울올림픽이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획득 100주년과 맞물려 그 역사적 의의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 의원은 “분열과 불안의 시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통해 서울시민과 전 세계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회를 만들겠다”면서 서울시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꿈꾸고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 ‘역도 간판’ 박혜정, 세계선수권서 중국 신예 리옌 이어 2위…용상 한국 신기록

    ‘역도 간판’ 박혜정, 세계선수권서 중국 신예 리옌 이어 2위…용상 한국 신기록

    한국 역도의 간판 박혜정(21·고양시청)이 2024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용상 한국 신기록과 함께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박혜정은 15일(한국시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대회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71㎏, 합계 295㎏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용상에서는 자신이 2023년 전국체전에서 세운 170㎏을 넘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합계 기록으로 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3개 부문 각각 시상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었던 박혜정은 이번엔 중국 신예 리옌(20)에게 밀렸다. 리옌은 인상, 용상 각각 세 차례 모두 성공하는 무결점 경기력으로 3개 부문 모두 정상(인상 149㎏, 용상 175㎏, 합계 324㎏)에 올랐다. 인상에선 리원원(24·중국)의 종전 세계기록 148㎏을 경신하기도 했다. 2021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손영희(31·제주특별자치도청)는 인상 118㎏, 용상 162㎏, 합계 280㎏을 들어 올리면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박혜정은 올해 8월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신기록 합계 299㎏(인상 131㎏, 용상 168㎏)로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당시 합계 309㎏으로 우승했던 리원원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그의 후배 리옌이 첫 출전에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리옌은 지난 9월 7일 충남 서천군민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회 동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합계 310㎏(인상 140㎏, 용상 170㎏)을 성공하며 286㎏(인상 125㎏, 용상 161㎏)의 박혜정을 따돌린 바 있다. 이로써 한국 역도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등 메달 집계 공동 10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금 1개, 은 2개, 동 2개로 합계 메달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 합계 매달 1위는 북한(금 9개, 은 5개, 동 2개), 2위는 중국(금 4개, 은 2개, 동 3개)이었다.
  • [최보기의 책보기] 고흐에게 푹 빠진 미술 해설가의 땀과 정열이 한 권에

    [최보기의 책보기] 고흐에게 푹 빠진 미술 해설가의 땀과 정열이 한 권에

    S.폴라첵이 고흐의 전기 격으로 썼던 『빈센트 반 고흐』, 서머 셋 모옴이 폴 고갱을 모티브 삼은 『달과 6펜스』를 읽으며 두 사람의 화가로서 정열적인 삶에 깊이 감동했었다. 아주 옛날 청춘 때였는데 아직도 두 사람은 인생의 사표(師表)이자 이정표로서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는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진정한 화가는 캠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캠버스가 그를 두려워한다...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불꽃처럼 살다 간 화가’라는 수식어가 전매특허인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시인을 소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에서 화가를 시인으로, 붓을 펜으로, 캠버스를 백지로 바꾸어 가슴 속에 새기면 고흐와 같다. 나는 시인을 갈망한다. 시인 아니라 누구라도 고흐의 불꽃을 가슴에 피운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고흐는 자신의 삶과 예술을 토로한 909통의 편지를 남겼는데 주로 후견인이자 영혼의 동반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썼던 것들이다. 현재 시중에 출판돼 있는 ‘빈센트 반 고흐’는 대부분 이 편지들을 기반으로 썼고, 편지만 모아 엮은 『빈센트 반 고흐 편지』가 별도로 출판돼 있다. 어느 책을 읽든 고흐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진지하고 치열한 자세를 성찰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미술평론가 김영숙은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365일 명화 일력』, 『루브르와 오르세 명화 산책』,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등 40권 넘는 미술 분야 책을 썼는데 특히, 유독 고흐를 사랑하는 것 같다. 갤러리 북을 포함해 고흐를 다룬 저서가 여러 권인데 신간 『반 고흐, 인생의 그림들』은 저자가 주제별로 여기저기 나누어 썼던 ‘고흐와 그의 그림들’에 대한 해설을 집대성한 것 같은 책이다. 고흐가 화가로서 여정을 시작한 ‘네덜란드 시기’(1880)부터 파리, 아를, 생레미, 생애 마지막 걸잘들을 남겼던 ‘오베르쉬르우아즈 시기’(1890)까지 다섯 파트로 나누어 120개의 작품을 엄선해 그림에 해설을 붙였다. ‘어둠을 지나 비로소 빛이 된 불멸의 작품’들이다. ‘해바라기, 슬픔(Sorrow), 감자 먹는 사람들, 자화상, 별이 빛나는 밤, 밀밭, 영원의 문, 가셰 박사의 초상’ 등 대중에게 친숙한 고흐의 명작은 100% 다 있다. 동양 현자의 어록 중 아래와 같은 명언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이전과 다르리라”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 하루 6시간 미만 수면…25년 뒤 ‘골룸 변신’ 경고 나왔다

    하루 6시간 미만 수면…25년 뒤 ‘골룸 변신’ 경고 나왔다

    25년간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면, 외모와 건강이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캐릭터 ‘골룸’처럼 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침구 업체 ‘벤슨스 포 베드즈’는 수면 전문가 소피 보스톡 박사와 협력해 수면 부족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한 디지털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하루 평균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 여성 ‘한나’의 2050년 모습을 예측한 결과 굽은 목, 얇아진 머리카락, 처진 얼굴살과 주름진 피부는 영화 속 골룸을 떠올리게 한다. 이외에도 복부 비만, 근육 위축, 발목 부종 등 건강상의 문제도 드러냈다. 보스톡 박사는 “수면이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이미지”라며 “장기간 수면 부족은 비만, 심장병, 2형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증가를 유발해 두피 건강을 악화시키고 탈모를 촉진한다. 나쁜 수면은 척추와 허리에 통증을 유발해 자세를 악화시키며, 이는 다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또한 외모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 우울증, 치매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들은 노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피부 장벽 기능이 저하되며 외모 만족도도 낮았다. 2022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50세에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복합 만성질환의 위험이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30% 더 높았다. 이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70세에는 40%까지 높아졌다. 벤슨스 포 베드즈의 마케팅 이사 리사 리차드는 “나쁜 수면 습관과 환경이 만들어낸 최악의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며 “사람들이 잠에 대해 더 신중히 생각하고, 자신의 수면 부족 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 ‘잠 잘 자는 방법’의 저자 네일 스탠리는 수면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가 서파수면(깊은 수면 단계)에 도달해야만 신체와 정신이 제대로 회복된다”며 이 과정에서 기억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독소가 제거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둡고 조용한 침실 환경 조성, 적정 온도 유지, 취침 전 과식 피하기 등을 수면 질 개선 방법으로 제안했다. 이어 수면이 단순한 휴식이 아닌 건강의 기초임을 인식하고 수면 습관 개선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히틀러 따라 한 것”…독일·영국서도 尹 탄핵 촉구 집회

    “윤석열, 히틀러 따라 한 것”…독일·영국서도 尹 탄핵 촉구 집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이 14일 진행되는 가운데,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등 세계 곳곳에서도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독일 교민과 유학생 등 약 400명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광장에 모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 ‘탄핵벨’, ‘계엄 안돼 전쟁 안돼’ 등의 노래를 부르고 야광봉을 흔들며 국회에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베를린 훔볼트대 전규민씨는 1933년 나치가 공산주의자 탄압에 악용한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언급하며 “아돌프 히틀러도 윤석열처럼 나라 안정이라는 핑계로 야당 인사들을 가두고 잔인한 폭정을 이어가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전 유럽에 재앙을 안겼다. 윤석열은 세계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를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은 “우리는 대통령 한 명을 탄핵하고 여러 명을 법정에 세웠다. 언젠가는 정의를 실현하는 진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며 “그런데 그게 12월 3일 한 사람 때문에 45년 만에 깨졌다. 탄핵이 장난이냐”라고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독일 노동계 활동가도 노조 깃발을 들고 연대했다. 금속산업노조(IG메탈)의 한스 쾨브리히씨는 “독재정권이 1980년 광주항쟁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투쟁에서 노동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게 바로 독일 노동조합원들이 한국의 동지들 편에 서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독일 교민과 유학생들은 탄핵 표결이 이뤄지는 이날도 뒤셀도르프·함부르크·프랑크푸르트·뮌헨·슈투트가르트 등 곳곳에서 시국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영국 런던서도 “윤석열을 탄핵하라” “당장 탄핵”영국 런던에서도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교민과 유학생 등 약 300명은 이날 주영 한국대사관 인근 공원에서 촛불이나 야광봉, 직접 만들어온 팻말 등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당장 탄핵(Impeachment right now)” 등 구호를 외쳤다. 영국 내 한인들이 결성한 ‘재영한인촛불집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국민의 뜻과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폭거”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뢰와 품격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참석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1분 23초간 묵념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한인 파트너와 함께 참석한 미국인 팀 파머씨는 “2021년(미 의회 폭동)의 으스스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민주주의가 이렇게 위협받을 때는 모두 일어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강한 정신을 보여주는 한국인들에게 감명받았다. 그가 어떤 식이든 퇴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런던 14개 대학 유학생 200여명이 시국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K-문화로 대표되는 문화적 영향력은 유학생인 우리에게 큰 자긍심이었지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참히 무너졌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본인이며 유일한 해결 방법은 윤석열의 퇴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스퍼드대 한인 학생 및 동문, 연구자 등 53명도 10일 낸 성명에서 “친위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침탈한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 LPGA이어 英도 女트랜스젠더 국내 골프대회 출전 금지

    LPGA이어 英도 女트랜스젠더 국내 골프대회 출전 금지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불거진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 논란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생물학적 성을 바꿨더라도 이미 남성으로 2차 성징이 발현된 이후 성을 전환한 선수의 여자부 대회 참가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골프 대회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하는 조직인 R&A는 13일(한국시간) 트랜스젠더의 프로 및 아마추어 대회 출전 규제를 담은 ‘공정 경쟁 정책’을 발표했다. R&A는 “내년부터 여자로 태어나거나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기 전에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만 R&A가 주최하는 여자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R&A는 “지난 1년 동안 의료, 과학계 전문가들은 성전환 선수 경기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은 뒤 성전환한 선수들은 여자로 태어난 선수들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기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지난 5일 같은 내용의 규정을 발표했다.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도 트랜스젠더 여성의 국내 테니스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 영국테니스협회(LTA)는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선수의 전국대회와 클럽 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는 이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 안세영, 4강 상대 왕즈이냐 한웨냐…3년 만의 월드 파이널 정상까지 2승

    안세영, 4강 상대 왕즈이냐 한웨냐…3년 만의 월드 파이널 정상까지 2승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총상금 250만 달러) 준결승에 올라 3년 만의 정상 복귀 꿈을 이어 갔다. 세계 1위 안세영은 1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B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8위 한웨(중국)를 경기 시작 38분 만에 게임 점수 2-0(21-11 21-15)으로 일축했다. 안세영은 2승1패를 기록하며 세계 4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한웨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게임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웨도 역시 게임 득실 우위로 조 2위를 확보했다. A조에서는 3연승을 달린 세계 9위 아야 오호리(일본)가 1위를 꿰찼다. 이날 세계 6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물리치고 2승1패를 기록한 세계 2위 왕즈이(중국)가 뒤를 이었다. A조와 B조 1위가 14일 각각 마주하는 4강 상대는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안세영은 만약 왕즈이와 짝지어지면 두 달 만의 설욕전에 나서는 셈이다. 왕즈이는 2024 파리올림픽 이후 상승세를 타며 안세영-천위페이(중국)-타이쯔잉(대만)-야마구치로 이어지는 여자 단식 ‘4대 천왕’ 구도를 무너뜨리고 있는 선수다. 안세영이 상대 전적에서 8승3패로 앞서 있으나 지난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무기력하게 0-2로 완패한 바 있다. 안세영은 3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 중이다. 2020년 처음 출전해 3위에 오른 안세영은 2021년 정상을 밟았고 2022년 조별 리그 탈락, 지난해 3위의 성적을 냈다. 안세영은 전날 숙적이던 야마구치에게 1-2로 무릎을 꿇어 우려를 자아냈으나 이날 1게임에선 초반부터 3, 4연속 득점을 거푸 이어 가며 15-4로 크게 앞서는 등 일찌감치 실력을 발휘했다. 2게임 초반에는 엎치락뒤치락하다가 6-7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4점을 따내 우위에 섰고 13-12로 쫓겼으나 다시 간격을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한웨를 상대로 5연승을 달리며 상대 전적 8승1패를 기록했다.
  • 축구 스타 음바페 성폭행 의혹 수사 종결…“증거 불충분”

    축구 스타 음바페 성폭행 의혹 수사 종결…“증거 불충분”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음바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스웨덴 사법당국이 수사를 종결했다고 1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수사를 지휘한 마리나 치라코바 검사는 “더 진행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음바페는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때 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여성은 10월 10일 밤부터 11일 새벽 사이 음바페가 머물던 한 호텔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 여성이 병원을 찾아 성폭행으로 인한 신체적 부상과 정신적 피해를 진단받았으며, 이튿날인 10월 12일 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곧이어 현지 경찰이 음바페가 묵었던 호텔을 방문해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관련 증거들을 수집했다. 음바페는 보도가 나오자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으며, 최근엔 프랑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웨덴 사법당국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소환장도 받지 않았다. 난 연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음바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해 뛰고 있다.
  • NO 트랜스젠더!…영국 테니스·여자 골프 출전 금지 조항 신설

    NO 트랜스젠더!…영국 테니스·여자 골프 출전 금지 조항 신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불거진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 논란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생물학적 성을 바꿨더라도 이미 남성으로 2차 성징이 발현된 이후 성별을 바꾼 선수의 여자부 대회 참여는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골프 대회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하는 조직인 R&A는 13일(한국시간) 트랜스젠더의 프로 및 아마추어 대회 출전 규정을 담은 ‘공정 경쟁 정책’을 발표했다. R&A는 “내년부터 여자로 태어나거나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기 전에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만 R&A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R&A는 “지난 1년 동안 의료, 과학계 전문가들은 성전환 선수 경기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은 뒤 성전환한 선수들은 여자로 태어난 선수들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기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마틴 슬럼버스 R&A 최고경영자(CEO)는 “골프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스포츠이지만, 엘리트 대회에선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R&A는 미국, 멕시코 이외의 지역에서 골프를 관장하는 기구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회인 디오픈(브리티시오픈) 등을 주최한다. 앞서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지난 5일 같은 내용의 규정을 발표했다.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도 트랜스젠더 여성의 국내 테니스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 영국테니스협회(LTA)는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선수의 전국대회와 클럽 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LTA는 “테니스와 빠델(실내 약식 테니스)은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과 경기할 때 유리하다”면서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이러한 남성의 이점이 상당 부분 유지돼 경쟁이 불공정해질 잠재적 요소가 있다는 데에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는 이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간 스포츠계에서는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경기 참가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에 출전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는 ‘성별 논란’ 속 금메달을 땄으나, 이후 그가 XY염색체는 물론 신체적 특성도 남성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학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칼리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생물학적 성을 전환했다며 여성부 경기에 참가했지만, 그는 압도적인 힘과 체력을 보이며 손쉽게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당시 칼리프에 패한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 울음을 터트리며 불합리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 땅끝 바다로 온 그림… 그림 같은 땅끝 바다

    땅끝 바다로 온 그림… 그림 같은 땅끝 바다

    을씨년스러운 초겨울이다. 하늘은 맑은데 분위기는 스산하다. 성탄과 제야의 흥분은 사라졌고, 나라 경제와 국민의 가슴 위로 시름만 겹겹이 쌓이는 중이다. 이 춥고 음산한 계절에 멀고 먼 전남 고흥을 찾았다. 상큼한 유자 향으로 정치색 물든 머리를 말갛게 헹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별멍’으로 가슴을 비워내려는 바람에서다. 고흥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사실상 없다. 흔히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지만 그것도 고흥의 일부를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팔색조라 해야 할까. 우리 우주과학의 전초기지이면서,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풍경이 곳곳에 스며 있다. 사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고향을 등진 채 오랜 기간 방랑하다 탄생 100주년 만에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화가 천경자(1924~ 2015)와 ‘박치기왕’으로 통했던 프로레슬러 김일(1929~2006), ‘숨은 별’ 목일신(19 13~1986) 시인 등 당대의 셀럽들과 만나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천경자의 ‘ 뱀’… 아픈 가족사와 연관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괴짜 우디 앨런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멜로와 코미디, 판타지가 두루뭉술하게 섞였다. 얼핏 ‘B급 영화’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2011년 개봉 당시 아카데미 등 미국 내 손꼽히는 영화제의 각본상은 죄다 휩쓸었을 만큼 내용이 탄탄하다. 전체 얼개는 이렇다. 홀로 프랑스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길(오언 윌슨) 앞에 자정 무렵 종소리와 함께 클래식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난다. 엉겁결에 차에 올라탄 길은 과거로 돌아가 한 파티장을 찾게 되고, 그 자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피카소와 그의 연인 아드리아나 등 전설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고흥에서의 느낌이 이와 비슷했다. 과장을 좀 섞긴 했지만, 고흥 읍내를 활보했던 당대의 셀럽들과 만나는 재미는 그만큼 흥미진진했다. 가장 먼저 만날 인물은 ‘찬란한 전설 천경자’ 전의 주인공 천경자다. 그의 이야기를 풀어 가려면 먼저 뱀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내년은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다. 동양에서 뱀은 전통적으로 신성시됐다. 중국 창조 신화에선 인류의 조상 격인 복희와 여와가 뱀의 형상을 한 것으로 표현됐고, 불교에선 가장 낮은 곳을 기어 다니며 무지한 인간에게 지혜의 등불이 되는 관자재보살로 여겼다. 요즘은 다르다. 대부분 징그럽고 사악한 존재이거나, 기껏해야 애욕의 화신 정도로 여긴다. 한데 뱀을 자신의 ‘비극적 페르소나’라며 즐겨 화폭에 담은 여인이 있다. 그것도 20대 꽃다운 나이에 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천경자가 바로 그다. 그는 왜 뱀에게서 화려한 슬픔과 신비한 아름다움을 보게 됐을까. 이를 살피려면 그의 고향, 고흥읍으로 가야 한다. 꼬박 100년 전인 1924년 11월 11일, 천경자는 봉황산 아래 서문리에서 태어났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천경자 100주년 기념전’의 도슨트 투어를 진행하는 이경희 해설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당시 그의 외가는 꽤 요족했다고 한다. 무남독녀인 천경자의 어머니와 떨어져 살기 싫었던 외할아버지는 데릴사위를 들여 외딸을 끼고 살았고, 천경자 역시 외할아버지 품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그의 본명은 천옥자다. 일제강점기에 아버지가 ‘천전옥자’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바꿨지만, 이를 꺼렸던 그는 1941년 일본 유학 시절에 스스로 ‘거울 보는 여자’란 뜻의 ‘경자’로 바꿨다. 어릴 때 보았던 고흥의 푸른 바다, 집 정원의 화사한 꽃들, 어머니가 만든 비단 바구니의 현란한 색감 등은 생전 그의 그림의 밑바탕이 됐다. 한데 왜 하필 뱀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삼았을까. 고흥보통학교(현 고흥초등학교) 시절, 그는 친구가 뱀에게 물려 죽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대문 앞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능구렁이 탓에 기겁을 한 일도 있다. 결정적 계기는 동생의 죽음이었다. 일제가 패망할 무렵,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 실패와 노름으로 집안은 폭삭 주저앉았고, 한국전쟁 와중엔 동생 옥희가 폐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돈이 없어 사랑하는 아우를 눈앞에서 떠나보낸 천경자는 하라는 의사 공부를 마다하고 그림으로 세월을 보낸 자신의 죄라며 자책했다. 그가 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누이동생도 죽고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의학을 공부 못해 오만가지 저주를 받은 것이고, 두 사람을 저세상으로 보낸 나는 악이 받쳤던가, 꽃향기 찾아 스치는 뱀 두 마리로는 마음이 차지 않아 수십 마리의 무더기 뱀을 그림으로써 살 용기와 길을 찾으려고 몸부림쳤다.” 방랑과 이혼, 생활고 등으로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삶,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가기 쉽지 않았던 여성의 굴레 등이 투영된 객체가 바로 뱀이었던 거다. 천경자 기념전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 등에서 진행 중이다. 주 전시장은 분청문화박물관이다. 채색화와 드로잉, 아카이브 등 160여점이 7개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경매가가 8억원에 달했던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과 여성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길례언니Ⅱ’(1982), 그를 세상에 알렸던 초기작 ‘정(靜)’(1955) 등이 눈길을 끈다. 처음 공개되거나 반세기 만에 세상으로 나온 작품도 있다. 120호 크기의 ‘제주도 풍경’은 1956년 국전에 출품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일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화 ‘누드’는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1969∼1970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1970년 귀국전 이후 반세기 만의 바깥나들이다. 그와 각별한 사이였던 소설가 박경리와 주고받았던 편지들, 어린 시절 사진 등의 아카이브도 인상적이다. 천경자 전시회가 열리는 박물관 1층은 분청사기 전시장이다. 추상문편병 등 230여점의 분청사기와 만날 수 있다. 고흥읍과 서문리 생가 사이 850m 구간은 ‘천경자 예술길’로 꾸몄다. 벽화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천경자의 어린 시절과 마주한다는 느낌이 꽤 각별하다. ●‘따르릉 비켜 나세요’ 만든 목일신 거리 ‘천경자 예술길’ 맞은편은 ‘목일신 문화예술 거리’다. 천경자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시인 목일신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그의 이름은 생소해도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로 시작되는 동요 ‘자전거’를 모르는 이는 없지 싶다. 목일신이 이 시를 지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항일 독립투사이면서 초기 기독교 교회 목사였던 아버지 목치숙이 자전거를 타고 순회 목회 활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며 지었다고 한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 조선어 수업을 탄압하던 일제강점기에 이처럼 아름다운 한글 시를 남겼다는 게 무척이나 놀랍다.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로 익숙한 ‘누가 누가 잠자나’도 그의 작품이다. 서문리 거리 곳곳이 목일신의 작품을 형상화한 벽화와 조형물 등으로 장식돼 있다. 고흥아트센터도 이 거리에 있다. 천경자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환상 여행’, 청년작가 82명이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천경자 작품전 등이 열리고 있다. ●한세기 풍미한 박치기왕 김일 체육관 고흥 남단의 거금도는 박치기로 일세를 풍미한 레슬러 김일의 자취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흑백 TV마저 귀하던 시절, 박치기 한 방으로 상대 선수를 때려눕히던 김일은 당대의 영웅이었다. 거금도 중심에 김일 기념체육관이 조성돼 있다. 보기 드문 호남아였던 그의 젊은 시절 사진과 경기 당시 입었던 옷, 신발, 챔피언 벨트, 훈장 등이 전시돼 있다. 체육관 앞은 그의 생가다. ● 해안 일주 도로·야경 놓치면 후회! 거금도 안에는 해안일주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총길이는 60㎞에 달한다. 이 구간을 현지에선 ‘금산 해안경관’이라 부른다. 어엿한 고흥 8경 중 하나다. 이 길에 들면 그네들 표현처럼 “미쳐불 만한” 풍경이 이어진다. 굽이도는 길 따라 파란 바다와 섬 풍경이 번갈아 펼쳐진다. 금산생태숲 못미처 소원동산이 조성돼 있다. 전망대 겸 휴게소인데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우뚝 솟은 적대봉이 녹동항의 광해(光害)를 막아 줘 호젓하게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기에도 좋고, 해돋이 풍경도 근사하다. 거금도의 바다는 이순신 장군의 바다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막바지인 1598년 8월, 절이도 해전이 이 해역에서 펼쳐졌다. 절이도는 조선시대 때 거금도를 일컫던 이름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조선 수군의 두 배가 넘는 100여척의 왜군을 맞아 소록도와 절이도 사이 해역에서 전투를 벌여 적선의 절반가량을 침몰시켰다. 대외적으로는 조선과 명나라 연합 수군이 벌인 첫 작전이었지만, 실제 전투에 나선 것은 조선 수군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진린 장군이 이끄는 명의 수군 앞에서 보란 듯이 대승을 거뒀다. 이제 고흥의 밤 풍경을 말할 차례다. 고흥 녹동항이 중심이다. 바다 위에 뜬 바다정원, 경관조명으로 빛나는 소록대교 등이 현란하게 어우러진다. 바다정원은 녹동항 바로 앞에 조성됐다. 홍예교 형태의 다리로 항구와 연결돼 있다. 낮에 찾아도 좋지만 경관조명으로 빛나는 밤 풍경이 한결 몽환적이다. 바다정원 옆엔 ‘고흥 스페이스 360’이 최근 새로 조성됐다. 항공우주 중심지인 고흥을 상징하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표출된다. 우주천문과학관은 ‘이 구역에서’ 꽤 유명한 풍경전망대다. 입구에 서면 소록도, 녹동항, 거금도 등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무엇보다 좋은 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때다. 800㎜ 초대형 망원경을 통해 목성 등 태양계 행성과 태양의 흑점, 달 등을 살필 수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달 사진을 찍는 진기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오롯이 ‘별멍’을 즐기려면 거금도로 가야 한다. 광해가 덜해 맑은 날이면 거금도 일주도로 어디에서나 쏟아질 듯한 별들과 마주할 수 있다. 녹동항 초입에 조성된 ‘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 연수원’도 필수 방문 코스다. 저 유명한 ‘소록도 할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아네 스퇴거(한국명 고지선·90)와 마르가레트 피사레크(한국명 백수선·1935~2023)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1960년대 한국에 들어온 두 간호사는 40여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살다, 2005년 주변에 짐이 되지 않겠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조용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소록도 관사 지대엔 이 푸른 눈의 천사들이 머물던 사택이 남아 있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신상 여행지 레인보우교 도 가볼 만 고흥의 ‘신상’ 여행지 한 곳 덧붙이자. 일몰 풍경으로 유명한 남양면 우도 앞에 ‘레인보우교’가 새로 놓였다. 1.32㎞의 국내 최장 연륙 인도교다. 예전 우도는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릴 때만 노둣길을 따라 오갈 수 있었는데, 이젠 무지개다리를 건너 언제나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여행수첩]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천경자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는 동안 무료로 운영된다. 전시는 31일까지다. 오전 10시 문을 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고흥아트센터 역시 무료다. -고흥 읍내 생선구이 시장은 1915년에 세워진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이다.  지난 8월 주차장이 새로 조성되고, 생선구이 전문 식당이 들어서면서 종전보다 한결 편리하고 재밌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게 됐다. -해돌마루는 유자빵 등 디저트로 유명한 카페다. 거금도 신평리에 있다. 고흥 초입인 동강면의 ‘유자씨의 하루’도 유자빵으로 널리 알려졌다.
  • 한국인 최애 앱은 유튜브… 팬덤이 만든 콘텐츠의 힘

    한국인 최애 앱은 유튜브… 팬덤이 만든 콘텐츠의 힘

    하반기 월간 사용자 수 4635만명카카오톡·네이버 이용보다 많아“소용돌이쳐 어지럽다구/쏟아지는 맘을 멈출 수가 없을까?/너의 작은 인사 한마디에 요란해져.” 올해 국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곡으로 걸 밴드 QWER(큐더블유이알)의 ‘고민중독’이 선정됐다. QWER은 지난해 7월 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피트니스 크리에이터 ‘김계란’의 유튜브 시리즈 ‘최애의 아이들’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지난 4월 발매한 첫 미니 앨범(마니또)의 타이틀 곡인 ‘고민중독’이 올해 최고 인기곡에 등극하면서 ‘유튜브 생태계를 통해 탄생한 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게 됐다. 12일 유튜브는 올해의 한국 트렌드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팬덤이 제작하고 공유한 콘텐츠가 주도한 한 해였다”고 평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팬덤이 콘텐츠를 제작·공유하며 문화적 영향력을 확산했다는 의미다. 실제 스포츠 팬들은 ‘2024 파리올림픽’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고 응원했으며 DAY6(데이식스), QWER, 아일릿(ILLIT) 등 아티스트 팬덤은 공식 콘텐츠와 더불어 ‘팬 콘텐츠’를 제작해 활발하게 소통했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나 ‘선재 업고 튀어’,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역시 팬덤이 리액션이나 패러디, 리믹스 콘텐츠 등을 생산하고 소비했다. 크리에이터가 새 트렌드를 탄생시키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서이브(SEO EVE)의 ‘마라탕후루’는 초등학생다운 재밌고 유쾌한 가사와 따라 하기 쉬운 춤으로 ‘탕후루 챌린지’를 만들어 냈고 해당 곡은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의 배경 음악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확보한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최고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1인 미디어 ‘보겸TV’로 이날 기준 구독자가 1510만명에 달한다. 2위는 7년차 부부의 진솔한 대화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인생 녹음 중’(127만명)이었으며 3위는 귀여운 반려묘들과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낸 ‘언더월드’(107만명)였다. 해당 리스트엔 아티스트나 브랜드, 미디어 회사, 아동용 콘텐츠 채널은 제외됐다. 유튜브는 한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앱이 됐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이날 내놓은 ‘2024 대한민국 모바일 앱 명예의 전당 리포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월간 사용자 수(MAU)가 가장 많은 앱이 다름 아닌 유튜브로 사용자 수가 4635만명이나 됐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4539만명·2위)과 포털 사이트 네이버(4341만명·3위)를 제쳤다.
  • [책꽂이]

    [책꽂이]

    굿 라이프(이냐키 아발로스 지음, 엄지영 옮김, 이유출판) 프리드리히 니체의 위버멘시, 마르틴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오귀스트 콩트의 실증주의 등 현대철학의 주요 사상을 차라투스트라의 집, 하이데거의 은신처, 자크 타티의 거주 기계 등 일곱 개의 주택으로 소개한다. 집을 지었던 시기의 사회상과 건축가의 생각을 살피고, 당대의 사유가 어떻게 건축으로 구현됐고 생활 양식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건축이 우리에게 무엇이며 그 형식은 어때야 하는지, 건축이 과연 ‘굿 라이프’를 가능하게 하는지를 묻는다. 280쪽, 2만 4000원. 비커밍 어스(페리스 제이버 지음, 김승진 옮김, 생각의힘) 생명과 지구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조성하며 함께 진화했고,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생물학적 요인과 지질학적 요인의 공진화를 추적하고자 지하 1.5㎞ 깊이 폐광 실험실부터 아마존 우림의 325m 높이 초고층 관측탑 꼭대기, 시베리아의 자연보호 구역 등 지구 곳곳을 누볐다. 이를 통해 생명이 스스로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진화에 관여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임을 밝혀낸다. 416쪽, 2만 2000원. 여성사, 한 걸음 더(한국여성사학회 지음, 푸른역사) 고대에서 현대까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면서 다양하고 폭넓게 여성과 여성의 역사를 조망했다. 가부장제와 가족이라는 전통 주제는 물론 여성사와 동물사를 연결 지어 본다. 한국전쟁 이후 양장점 성업을 분석하며 젠더 경제사를 파고들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제기되는 여성사 이론화 필요성이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기억해야 할 이유 등 한국여성사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5가지 주제로 연구자들이 쓴 46편의 글을 묶었다. 464쪽, 2만 8900원. 프랑스 예술기행(최인숙 지음, 한길사) 빈센트 반 고흐에서 샤를 보들레르까지 24명의 화가·음악가·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 전역에 퍼져 있는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이 예술적으로 영향받은 마을을 소개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고흐가 아꼈던 아를의 황금빛 가을 들판을 지나 인상주의 음악의 새 시대를 연 클로드 드뷔시의 ‘바다’가 탄생한 욘 지방의 비쉔 마을, 파격적인 상징주의 시의 대가 보들레르가 거닐던 파리 생루이섬까지, 프랑스를 종횡무진하는 책을 읽다 보면 프랑스의 한 마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296쪽, 2만 3000원.
  • 안세영, ‘숙적’ 일본 야마구치에 패배...내일 中한위와 3차전

    안세영, ‘숙적’ 일본 야마구치에 패배...내일 中한위와 3차전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는 안세영(22·삼성생명)이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4 조별리그 2차전에서 여자 단식 랭킹 4위 야마구치를 맞아 접전 끝에 1-2(20-22 21-17 15-21)로 졌다. 야마구치는 해마다 부문별 상위 순위자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격인 파이널 대회에서 안세영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자다. 그는 지난 8월 파리올림픽 여자단식 8강전에서 안세영에게 역전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약 4개월 만의 재대결에서는 먼저 웃었다.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통산 상대 전적은 11승 14패로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게임 시작은 안세영의 움직임이 좋았다. 안세영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내리 6득점에 성공하며 가볍게 첫 게임을 따내는 듯 했다. 하지만 몸이 풀린 야마구치는 곧바로 매서운 추격에 나섰다. 초반 넉넉했던 점수 차를 지치지 못한 안세영은 1게임부터 듀스로 접어들며 고전했고, 첫 듀스 상황에서 2연속 실점하며 1겜을 야마구치에게 내줬다. 2게임은 초반부터 팽팽한 득점 싸움이 반복되다 안세영이 게임 중반부터 집중력을 보이면서 21-17로 비교적 수월하게 매듭지었다. 하지만 마지막 3게임은 야마구치가 먼저 10점 고지에 오른 이후부터 안세영의 추격을 뿌리치며 득점을 쌓아갔고 15-21로 야마구치가 두 게임을 가져가며 승리를 챙겼다. 안세영이 속한 B조 4명의 선수 중 4강 진출인 유력한 안세영과 야마구치는 각각 조별리그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안세영은 전날 태국 수파니다 카테통(27·10위)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고, 야마구치는 중국 한위에(25·8위)에게 패했다. 안세영은 13일 한위에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파이널 대회는 A·B조 1·2위가 가려지면 4강전과 결승전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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