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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치 흉년에 인기도 주춤…맥 못 추는 구룡포 과메기

    꽁치 흉년에 인기도 주춤…맥 못 추는 구룡포 과메기

    음주문화 변화에 드라마 특수 물거품 “정부·지자체, 과메기 소비 촉진 동참을” 1일 ‘과메기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바닷가 일대. 예년처럼 제철을 맞은 과메기가 덕장에서 겨울 해풍을 맞으며 꾸덕꾸덕 익어 가고 있지만 어민과 상인들은 예년과 달리 한산한 분위기다. 밀려오는 단체 손님과 택배 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과메기를 손질하던 모습은 간데없다. 과메기의 원료인 꽁치 어획량 급감으로 원가가 상승한 데다 소비문화 변화에 따라 인기가 주춤해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가 원조지만 청어가 귀해지면서 요즘은 꽁치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꽁치를 통째로 혹은 그 배를 양쪽으로 가르고 내장과 뼈를 분리해 해풍에 자연 건조시킨 겨울철 서민들의 별미다. 연매출 500억~700억원을 올리며 포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는 지역 특산물이다. 해풍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쫄깃쫄깃해진 과메기는 11~12월이 제철로, 고도불포화 지방인 EPA와 DHA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원양에서 잡힌 꽁치는 2653t으로 전년 같은 기간(7615t)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북태평양 수온이 올라가면서 꽁치 먹이인 크릴새우가 줄었고, 중국 어선들이 북태평양 연안에서 치어까지 싹쓸이하면서 꽁치 개체 수가 줄어 구룡포는 지금 과메기 원료인 꽁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그동안 과메기 대부분은 원양산 꽁치로 만들었으나 올해는 대만산까지 확보해도 물량이 크게 달리는 실정이다. 그 여파로 꽁치 구입가는 지난해 상자당(10㎏) 2만 2000원에서 올해 3만 3000원으로 50%가량 올랐다. 국내 과메기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등은 꽁치를 대체할 청어를 확보하려 했으나 올해 상반기 원양어업으로 잡힌 청어가 고작 61t에 불과하다. 구룡포 바닷가의 덕장 수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서 과메기 판매량도 예년의 70~8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방송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한 과메기 특수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포항시는 구룡포항 일본가옥거리가 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방문객이 대거 몰리자 과메기 특수를 기대했지만 실정은 그렇지 않다. 일본가옥거리 건너편에 마련된 과메기상설판매장의 상인들은 올해 드라마 인기로 매출 상승을 기대했는데 방문객들이 제철 과메기를 별로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인 김모(63)씨는 “과메기는 소주 안주로 제격인데 최근 들어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다른 상인은 “올해는 꽁치 크기가 평년 같으면 과메기 생산에 쓰이지도 않았을 100g짜리가 상당수”라면서 “이로 인해 과메기가 볼품이 없고 맛도 예전 같지 않다는 반응”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에 따라 올해 구룡포 등 포항 지역에서 과메기 3500t을 생산해 매출 500억원대를 올리려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영헌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반적인 과메기 소비 부진으로 2000여 구룡포 과메기 산업특구 종사자들이 전례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가 과메기 소비 촉진 운동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X건후, 스웩 넘치는 공항패션 포착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X건후, 스웩 넘치는 공항패션 포착

    ‘슈퍼맨이 돌아왔다’ 건나블리가 아빠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떠난다. 1일 방송되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306회는 ‘겨울이 와도 우린 괜찮아’라는 부제로 꾸며진다. 그중 건나블리 나은-건후 남매는 주호 아빠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떠난다. 대만을 들썩이게 한 건나파블리의 사랑스러움이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할 전망이다. 공개된 사진 속 건나블리는 스웩 넘치는 선글라스로 멋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을 기념한 아이들의 공항패션. 한껏 멋을 낸 아이들의 패션에서 여행에 대한 설렘이 느껴진다. 건나파블리가 선택한 첫 해외여행지는 대만이다. 이를 위해 주호 아빠와 나은이는 비행기에서부터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이에 언어 천재 나은이가 중국어까지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런가 하면 건나파블리 가족이 대만에 도착하자 이들 가족을 알아보는 인파로 공항이 들썩였다는 후문이다. 대만 매체에까지 보도될 정도였다는 건나파블리를 향한 대만의 사랑이 어느 정도였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설렘이 가득한 건나파블리의 대만 여행기를 만나볼 수 있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306회는 오늘(1일) 오후 6시 25분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네덜란드 외딴 농가에 여섯 자녀 가뒀던 아버지 통일교도였던 것으로

    네덜란드 외딴 농가에 여섯 자녀 가뒀던 아버지 통일교도였던 것으로

    지난달 말 네덜란드의 외딴 농가에서 9년 동안이나 여섯 자녀들에게 고립된 생활을 강요하다 경찰에 검거된 아버지가 과거 통일교 신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북부 드렌테 지방 뤼이너발트 마을 근처의 농가 주인 게릿 얀 반 D(67)는 네덜란드 검찰에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는데 통일교 신도를 뜻하는 ‘문의 사람들(Moonies)’로 주위 사람들에게 통했던 인물이었다. 지난달 18일 여섯 자녀 가운데 한 명인 얀(25)이 몰래 빠져나와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주인에게 형제자매들이 농가에 감금돼 있다고 털어놓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했는데 58세의 오스트리아 남성 요제프 B가 여섯 자녀들과 함께 있었다. 반 D와 요제프 B는 이웃으로 지내다 통일교를 함께 신봉하게 됐으며 특히 반 D가 태어난 헤르센 주민들은 그가 통일교의 본산인 한국에 건너가 사망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의 엄마와 결혼해 네덜란드로 돌아오기 전 독일에서 통일교 자매 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빌헬름 코에치어 통일교 대변인은 반 D가 1987년 교단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 그를 알던 나이 든 신도들은 그를 가족들로 자신의 분파를 형성한 아주 “격식에 얽매이는” 사람으로 기억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농가에서 외부 세계로부터 숨어 지낼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홉 자녀들은 아버지의 기소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얀을 포함해 나이가 많은 네 자녀는 아버지를 기소한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아래 다섯 자녀들은 경찰 수사에 협조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남성은 반의 자녀들을 각자의 분파로 거느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경찰은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사실상 감금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얀을 제외한 세 자녀는 한 번도 농장에 감금돼 지낸 적이 없었는데 세 자녀 가운데 둘이 아버지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버지가 농가에 고립돼 생활하려 했을 때 가족 곁을 떠났다. 검찰은 이날 DNA 검사 결과 아홉 자녀 모두 반의 친자가 틀림없으며 2004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한뱃속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두 남성은 가족이 2009년 문제의 농가로 이사하기 전에도 69세 오스트리아 남성을 근처 메펠 마을에서 감금했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둘은 내년 1월 21일 재판 심리 전까지 계속 구금될 것으로 보인다. 요제프 B의 형제들은 크로넨 차이퉁과의 인터뷰를 통해 4년 전 부모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가족과 연을 끊고 지냈다고 했다. 형 프란츠는 “동생은 자신이 예수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절벽서 동료 구하다 추락…보건복지부, 의상자 3명 인정

    절벽서 동료 구하다 추락…보건복지부, 의상자 3명 인정

    절벽으로 떨어질 뻔한 동료를 구하고 추락해 크게 다친 50대 남성 등 우리 주변의 의인들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다친 사람을 가리킨다. 보건복지부는 29일 2019년 제6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동진, 김석관, 용후권씨 등 3명을 의상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신동진(57)씨는 지난 4월 10일 충북 제천에서 작성산 산행 중 직장동료 박모씨와 산행 중이었다. 산을 올라가던 중 박씨가 바윗길에 미끄러져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신동진씨는 손을 뻗어 박씨의 상의를 잡아당겨 구하려다 함께 절벽으로 떨어졌다. 동료 박씨는 돌이 없는 절벽 측면으로 추락해 실신했다가 곧 깨어났지만 신동진씨는 돌과 바위가 많은 절벽 중앙으로 추락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동진씨는 사지마비, 경부척수손상, 기관절개, 삼킴 곤란 등의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재활 치료 중이다. 김석관(70)씨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포천시 화동로 화현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전복된 화물차량을 발견했다. 차가 좌측으로 넘어진 바람에 운전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운전자를 구조하던 중 김석관씨는 뒤에서 달려오던 차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김석관씨는 다발성 늑골 골절 및 손배뼈 골절 등 전치 8주의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았다. 용후권(51)씨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이천시 중부고속도로에서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를 목격했다. 사고의 여파로 조수석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탑승자를 발견해 차 안으로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하던 중 뒤에서 달려오는 차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용후권씨는 비골 골절, 하악골 골절, 뇌진탕 등으로 약 10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이들 의상자에게 의상자 증서를 전달하고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지급 등을 지원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질병관리본부 “본격적인 겨울 시작, 한랭 질환 조심하세요”

    질병관리본부는 29일 한랭 질환 발생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추위에 따라 한랭질환 발생 요인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초겨울에는 몸이 추위에 적응이 덜 돼 약한 추위에도 한랭 질환 위험이 크므로 다음달 첫 추위와 기습 추위에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나타나는 한랭 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으로 미흡하게 대처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8년 12월 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 결과, 한랭 질환자 수는 404명이었고 이 중 10명이 숨졌다. 한랭 질환자는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44%인 177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명중 4명이 노인층인 셈이다. 고령일수록 저체온증 같은 중증 한랭 질환자가 많았다. 발생 장소는 길가나 집주변 같은 실외가 312명(77%)으로 많았다. 발생 시간은 하루 중 지속해서 발생했는데, 특히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고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아침(0시~9시)에도 163명(40%)의 환자가 생겼다. 한랭 질환자 138명(34%)은 음주 상태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올겨울 한파로 인한 건강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민주 “국가 안위 팔아먹는 매국” 한국 “신북풍 몰이” 정면 돌파

    민주 “국가 안위 팔아먹는 매국” 한국 “신북풍 몰이” 정면 돌파

    이해찬 “국민 안전·평화도 당리당략 이용” 나경원 “평화와 거리 먼 보여주기식 회담” 안상수, 美대사에 총선 전 ‘회담’ 자제 요청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당국자에게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매국 프레임’을 들고 나왔고, 한국당은 “잃을 게 없다”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8일 국회혁신특위 회의에서 “당리당략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라지만 어떻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나”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선 국가 안위도 팔아먹는 매국세력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국당은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덮으려고 악의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맞섰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는 거리가 먼 보여 주기식 회담을 하지 말라는 제 말이 틀렸나”라며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그저 문재인 정권의 선거운동에 동원된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에도 총선 직전 ‘신(新)북풍’ 여론몰이를 하기 위해 미국을 꿰어 볼 심산이었을 것”이라며 “꼼수 부리다 허를 찔린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두 차례에 걸쳐 해명 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던 한국당이 정면 대응으로 선회한 셈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황교안 대표의 단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남권 재선의원은 “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는 분위기인데 불필요한 얘기를 했다”며 “공든 탑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한국당 안상수 의원도 여야 의원들과 미 대사관저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안 의원은 통화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의 여파로 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폭망했다고 했더니 해리스 대사도 ‘그 얘기를 어디서 들었다’고 했다”며 “선거도 신성하고, 북미 회담도 역사적인 일인데 선거에 임박해 서로 영향을 주고 부정적 비판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장식품 강경화” 日외무상 외교 결례 발언 논란

    “장식품 강경화” 日외무상 외교 결례 발언 논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한국 측 파트너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장식품’으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 결례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은 28일 발매한 12월 첫째 주 호에서 ‘한국 외교 주역’이란 제목의 보도를 하며 한국 정부가 종료 예정이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효력을 전격 연장한 경위를 보도했다. 이 잡지는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원래는 모테기 외무상과 지소미아 유지파로 알려진 강 장관 간에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검토됐지만 이 루트는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모테기 외무상이 강 장관에 대해 ‘청와대에 통하지 않는다. 그녀는 장식품으로, 아무리 얘기해도 문(재인) 대통령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 창구는 강 장관이 아닌 ‘한국 외교부의 유일한 지일파’인 조세영 외교 1차관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대해 한국 외교 당국자는 “발언이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23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 장관과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35분간 회담한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서울로7017’ 동서 연결 효과… 그곳엔 공동체가 있다

    [미래유산 톡톡] ‘서울로7017’ 동서 연결 효과… 그곳엔 공동체가 있다

    서울 미래유산인 서울역 앞 ‘서울역광장’은 1919년 3·1운동의 주요 거점이었다. 또한 만세운동 이후 새로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 총독에게 강우규 의사가 폭탄 세례를 안겨 준 항일의 근거지다. 해방 이후 1960년대에는 무작정 상경하는 사람들로 붐볐고 1980년과 1987년에는 민주화를 위한 외침이 메아리쳤던 곳이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해 주는 게 서울시장 김현옥에 의해 만들어진 ‘서울역고가도로’다. 이 또한 서울미래유산이다. 서울역고가도로는 40여년 만에 철거돼 2017년 ‘서울로7017’로 새롭게 태어났다. ‘서울로7017’은 서울역고가도로가 1970년에 개통돼 2017년에 서울로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설치한다고 처음 발표할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건축협회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교통 흐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고 나중에 흉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가의 설치로 이 지역 교통 흐름은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나뉘었던 동과 서가 연결되는 효과가 생겼다. 이를 통해 서울역 서쪽에는 새로운 산업군이 형성됐다. 남대문과 명동 쪽 의류를 납품하던 봉제공장들이 회현동과 후암동에서 월세와 인건비가 싼 서계동, 만리동 쪽으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여성복을 납품하던 이들이 이쪽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 서계동 유역은 소규모 가내공업 형태의 봉제공장들이 우후죽순 늘어 갔다. 서부권의 봉제공장이 얼마나 있는지 아직도 정확히 파악이 안 되는 실정이다. 이 봉제공장들이 이 지역의 생활 흐름을 바꿔 놨다. 기무사 수송대였던 곳에 국립극단이 옮겨 오고 ‘백성희, 장민호 극장’이 들어서면서 문화적으로도 많이 보완됐다. ‘서울역 일대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새롭게 들어선 지역 공동체 거점인 ‘감나무집’, ‘은행나무집’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파로를 수없이 다니면서도 이곳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과감하게 차에서 내려 서계동 골목에 나서 보자. 그러면 아직 변질되지 않은 공동체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철길 저쪽에는 ‘살아내려는 사람들’이 있고, 이쪽에는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구조조정 여파에 작년 조선·자동차 출하액 감소

    구조조정 여파에 작년 조선·자동차 출하액 감소

    지난해 광업·제조업 업황이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출하액은 경기 하강과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기준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2018년 광업·제조업(이하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 출하액(1567조원)과 부가가치(567조원)가 전년보다 각각 3.4%(52조원), 3.9%(22조원) 늘었다. 이는 각각 3.5%, 4.4%인 최근 10년(2008~2018년)간 연평균 증가율에 못 미친다. 사업체 수(6만 9835개)와 종사자 수(296만 8000명) 역시 전년보다 각각 0.1%(45개), 0.1%(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7년 9월 경기 정점 이후 서서히 하강하는 모습이 광업·제조업 조사 결과에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에 발표할 올해 통계 결과는 증가 폭이 더 둔화하거나 감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출하액 증감률은 조선(-13.4%)과 자동차(-2.1%) 등은 감소한 반면 석유정제(22.8%)와 화학(9.5%) 등은 증가했다. 부가가치는 자동차(-3.3%)·비금속광물(-3.5%) 등이 뒷걸음질 치고 전자(7.0%)·석유정제(22.9%) 등은 크게 늘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몰타 뒤흔드는 여성언론인 살해 사건

    몰타 뒤흔드는 여성언론인 살해 사건

    탐사보도 전문이었던 한 여성 언론인의 피살사건이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뒤흔들고 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의혹의 중심에 선 정권 핵심인사들이 연이어 사임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가 이날 자신의 비서실장인 케이스 스켐브리의 사임을 발표한 데 이어 콘라드 미치 관광장관이 사임했다. 이들의 사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2017년 10월 자택 근처에서 살해된 탐사보도 전문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사건과 연관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왔던 갈리치아 기자의 죽음은 그동안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채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몰타의 유명 기업인 요르겐 페네치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페네치는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온 인사로, 갈리치아는 사망 8개월 전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한 바 있다. 페네치는 체포된 뒤 형사 책임 면제 등을 조건으로 사건에 대해 밝히겠다고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발언 이후 총리 비서실장과 관광장관이 연이어 사임해 페네치가 사업 과정에서 정권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이날 크리스티안 카르도나 경제부장관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카르도나 장관은 갈리치아 기자 피살과 관련해 지난 23일 경찰조사를 받은 상황이다. 갈리치아는 생전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카르도나 장관의 성매매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갈리치아 기자는 무스카트 총리 부부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등 권력에 치명타를 날리는 보도를 여러 차례 쓴 몰타의 유명인사다. 그가 쓴 기사의 파장으로 정권이 조기총선을 치르기도 했다. 그의 블로그 독자는 몰타 총인구(약 44만명)에 가까운 40여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사망 당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을 정도로 그의 피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 독립운동과 러시아혁명/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한국 독립운동과 러시아혁명/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올해는 러시아혁명 102주년이 되는 해다. 1917년 일어난 러시아혁명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1차 세계대전에 휘말린 제국주의적 세계질서에 대항하고 평등,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사상 최초의 노농국가인 소비에트 러시아가 탄생했다. 러시아혁명과 소비에트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반제국주의ㆍ반식민지운동은 그 투쟁을 힘있게 전개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러시아혁명이 1910년대 후반의 한국 독립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1917년 러시아 10월 사회주의혁명의 시작은 같은 해 초에 발생한 2월 혁명이었다. 니콜라이 2세를 퇴위시키고 제정을 무너뜨린 이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혁명은 러시아 각 민족에게 정치 활동을 위한 길을 열어 주었다. 극동을 비롯해 많은 러시아 지역에 거주하던 한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2월 혁명 발발 직후 노령(露領) 한인들은 ‘전로한족회중앙총회’라는 조직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 조직은 주로 귀화한 한인들로 구성된 임시정부 지지파와 미귀화의 한인들로 구성된 소비에트 지지파로 분열됐다. 소비에트 정권에 호의적인 한인들은 이 조직에서 탈퇴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에서 ‘한인신보’를 발간하게 됐다. 창간호 발간사는 러시아혁명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하나임의 깁흐신 뜻과 슬라브 민족의 뜨거운 피로 수삼백년 동안 졀대한 구속과 무한한 압박으로 무지막심하든 젼졔졍치를 일죠에 젼복하고 붉은 긔를 놉히 들어 국민으로 하야곰 쟈연한 리치?에셔 능히 하날에 대한 인섕의 턴직과 국가에 대한 의무를 행함에 사소한 불편이 없을 만한 팔대쟈유(八大自由)를 선언하니 우리난 로마스브황실(로마노프 왕조: 필자)을 조샹을 하난 동시에 광영이 찬 새 공하국의 쟝래를 ?복하노라.” 그러나 2월 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러시아 임시정부가 토지 문제, 민족 문제, 제1차 세계대전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혁명의 소용돌이가 다시 거세어져 갔다. 결국 1917년 11월 7일(러시아 구력 10월 25일) 레닌의 지도하에 발생한 봉기로 임시정부는 해산되고 모든 권력은 소비에트로 넘어갔다. 1917년 11월 15일 레닌과 민족문제담당 인민위원 스탈린은 ‘러시아 제 민족의 권리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모든 민족의 주권, 분리와 독립국가의 형성에 이르기까지의 자결권을 사상 최초로 실현했다. 이것은 윌슨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14개조 평화 원칙’ 발표 약 2개월 전의 일이었다. 그 결과로 핀란드를 비롯한 많은 민족들이 완전한 독립을 얻을 수 있었다. 소비에트 권력을 선포한 민족들은 1922년 12월 30일 소련 건국 후 그와 동등한 구성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보’나 러시아에서 귀국한 한국인 노동자들을 통해서 전달된 러시아혁명에 대한 소식은 한국인들에게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다. 예를 들어 도쿄 유학생들이 3ㆍ1운동 발생 약 1개월 전인 1919년 2월 8일에 발표한 독립선언서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마지막에 동양 평화의 견지로 보건대 그 위협자이던 러시아는 이의 군국주의적 야심을 포기하고 정의와 자유와 박애를 기초로 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고 하는 중이며, 중화민국도 또한 그러하며 더불어 이번 국제연맹이 실현되면 다시 군국주의적 침략을 감행할 강국이 없을 것이라. 그러할진대 한국을 합병한 가장 큰 이유가 이미 소멸되었을뿐더러 이로 조선민족이 무수한 혁명 전쟁을 일으킨다 하면 일본에게 합병된 한국은 거슬러 동양 평화를 교란할 화근이 될지라. (중략) 그러나 일본이 만일 우리 겨레의 정당한 요구에 불응한다면 우리 겨레는 일본에 대하여 영원한 혈전을 선언하리라.”
  • ‘월드 클래스’ 여자골프, 이번엔 해외파 vs 국내파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한국 여자프로골프 선수들이 이번엔 국내파와 해외파로 팀을 나눠 맞대결을 벌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교포 선수 12명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12명이 맞붙는 단체전인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경북 경주 블루원디아너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해외파로 구성된 LPGA 팀에는 박인비(31)를 비롯해 LPGA 올해의 선수 고진영(24), 신인왕 이정은(23), 김효주(24), 교포 선수 대니얼 강(27)과 리디아 고(22)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파로 이뤄진 KLPGA 팀에는 올해 대상과 상금왕 등 6관왕에 오른 최혜진(20), 장하나(27), 이다연(22), 박채윤(25), 조아연(19), 조정민(24) 등이 출전한다. 대회 첫날인 29일에는 한 팀 2명의 선수가 각자 플레이한 뒤 좋은 성적을 반영하는 포볼 매치, 30일에는 한 팀에서 두 명이 번갈아 샷을 하는 포섬 매치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12월 1일에는 각 팀 12명의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는 싱글 매치플레이가 열린다. 승리하면 1점, 무승부면 0.5점을 부여해 사흘간 많은 점수를 쌓은 팀이 우승한다. 우승팀 상금은 7억원, 준우승팀 상금은 5억원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홀마다 대기” “새달 예약 끝” 불황도 비켜 간 골프장 인기

    “홀마다 대기” “새달 예약 끝” 불황도 비켜 간 골프장 인기

    평년보다 날씨 좋고 日 여행 기피 영향 매출 감소 우려 뒤집고 1년 만에 반전김모(54)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뜻하지 않은 고생을 했다. 평일임에도 손님들이 밀려 홀마다 20여분씩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라운딩을 마치기도 전에 해가 지면서 마지막 홀은 치지도 못했다. 김씨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골프장만큼은 다른 세상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전국 골프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최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골프장은 급을 막론하고 호황이다. 대중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의 H골프장은 지난주까지 1~3부 풀로 운영하며 130팀을 받았다. 작년 이맘때는 빈자리가 적지 않게 생겼는데 올해는 대기 손님까지 찼다. H골프장 대표는 26일 “12월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을 만큼 최근 몇 년간 이런 호황은 처음 본다”면서 “지인들의 부킹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휴대폰을 꺼놓을 정도”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경기 북부 A골프장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대기 손님이 5~10팀 정도였는데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할인 상품을 내놓은 것도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 럭셔리 골프장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를 자랑하는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골프장 매출(호텔 제외)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대중제이지만 해안가를 끼고 있어 부킹이 어려운 여수 경도골프장은 10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경북 문경골프장도 같은 기간 매출이 10% 이상 늘어 연말까지 올해 매출 목표인 12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직 대통령 등 국내 유명인들이 많이 찾는 해남 파인비치골프장과 충남 태안 현대더링스CC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도 골프장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료가 회원제보다 인당 평균 4만원가량 저렴하지만 회원제와 달리 토지와 건물세 등이 10분의1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회원제 중 상당수가 대중제로 전환한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전국 골프장 수는 올 들어 10월 말 기준 91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골프장이 호황인 이유로 날씨를 첫손에 꼽는다. 평년에 비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6개월간 수도권 강수량은 745㎜로 평년(1111㎜)의 67%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부터 폭설이 내려 골프장이 조기 폐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골프 여행객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일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가 줄면서 운임료도 오른 만큼 일본은 더이상 저렴한 골프 관광지가 아닌 것이다. 일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교포 강모(65)씨는 “현지 골프장에서 한국인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 매년 일본으로 가던 골퍼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 지방에서 1박 2일 골프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연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 6000명으로 2017년(3625만 2000명)보다 1.1% 줄면서 올해도 추가 감소가 우려됐으나 예상과 달리 증가세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2030 당선자들 젊어진 홍콩정치...거리싸움에서 제도권으로

    2030 당선자들 젊어진 홍콩정치...거리싸움에서 제도권으로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85%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가운데 지난 6월 시작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던 ‘2030세대’ 후보들이 대거 당선돼 관심을 모은다. 그간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층이 투표에 대거 참여하면서 시민단체 대표와 정치신인이 입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중파 궤멸로 위기를 맞은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비난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외부세력이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등 선거 패배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카린 푸(23)는 자신이 나고 자란 포트스트리트 선거구에서 59표 차로 신승해 화제가 됐다. 그는 현역 의원이자 친중성향 정당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소속 후보를 상대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승리했다. BBC방송은 “푸 당선인은 홍콩 반정부 시위를 보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원래 대학에서 취업을 제안받았지만 선거 출마를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32) 대표는 샤틴구 렉위엔 선거구에서 친중 진영 후보를 1000표 가까이 앞서며 낙승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6월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홍콩 당국으로부터 ‘눈엣가시’로 여겨져 오다가 지난달 친중파로 추정되는 괴한들로부터 ‘쇠망치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결과 발표 직후 목발을 짚고 언론에 나선 샴 당선인은 “나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홍콩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조던 팡(21) 홍콩대 학생대표의 당선은 이번 선거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대학 4학년인 그는 현역 유명 정치인이자 민건련 부대표인 호레이스 청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학생 신분으로 처음 선거에 출마한 그가 친중파 거물을 물리치자 외신들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팡 당선인은 “승리가 실감나지 않는다. (홍콩 민주화를 향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소회를 밝혔다. 친중파 대표 정치인으로 현역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 겸 구의원인 주니어스 호를 낙선시킨 이도 그보다 20살이나 어린 캐리 로(37)였다. 호 의원은 지난 7월 21일 위엔룽역에서 발생한 ‘백색 테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가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범민주 진영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던 그가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SCMP는 “주니어스 호는 친정부 진영에 대한 역풍을 가장 크게 맞은 희생자”라고 평가했다.중국 정부는 친중파가 대거 몰락한 이번 선거 결과의 후폭풍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26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쩌광 외교부 부부장이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상하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 통과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홍콩 선거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인상을 줘 국내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인민일보도 “이번 선거는 홍콩이 풍파를 겪는 중에 치러져 폭력분자와 외부 세력이 협공으로 사회적 대립을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5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언론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홍콩이 계속 힘을 내 민주주의의 길로 전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자유시보 등이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불황도 비켜간 골프장 인기...경기 나쁘다는데 올들어 매출은 껑충

    불황도 비켜간 골프장 인기...경기 나쁘다는데 올들어 매출은 껑충

    김모(54)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뜻하지 않은 고생을 했다. 평일임에도 손님들이 밀려 홀마다 20여분씩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라운딩을 마치기도 전에 해가 지면서 마지막 홀은 치지도 못했다. 김씨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골프장만큼은 다른 세상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전국 골프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최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골프장은 급을 막론하고 호황이다. 대중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의 H골프장은 지난주까지 1~3부 풀로 운영하며 130팀을 받았다. 작년 이맘때는 빈자리가 적지 않게 생겼는데 올해는 대기 손님까지 찼다. H골프장 대표는 26일 “12월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을 만큼 최근 몇 년간 이런 호황은 처음 본다”면서 “지인들의 부킹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휴대폰을 꺼놓을 정도”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경기 북부 A골프장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대기 손님이 5~10팀 정도였는데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할인 상품을 내놓은 것도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 럭셔리 골프장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를 자랑하는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골프장 매출(호텔 제외)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대중제이지만 해안가를 끼고 있어 부킹이 어려운 여수 경도골프장은 10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경북 문경골프장도 같은 기간 매출이 10% 이상 늘어 연말까지 올해 매출 목표인 12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직 대통령 등 국내 유명인들이 많이 찾는 해남 파인비치골프장과 충남 태안 현대더링스CC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도 골프장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료가 회원제보다 인당 평균 4만원가량 저렴하지만 회원제와 달리 토지와 건물세 등이 10분의1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회원제 중 상당수가 대중제로 전환한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전국 골프장 수는 올 들어 10월 말 기준 91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골프장이 호황인 이유로 날씨를 첫손에 꼽는다. 평년에 비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6개월간 수도권 강수량은 745㎜로 평년(1111㎜)의 67%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부터 폭설이 내려 골프장이 조기 폐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골프 여행객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일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가 줄면서 운임료도 오른 만큼 일본은 더이상 저렴한 골프 관광지가 아닌 것이다. 일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교포 강모(65)씨는 “현지 골프장에서 한국인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 매년 일본으로 가던 골퍼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 지방에서 1박 2일 골프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연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 6000명으로 2017년(3625만 2000명)보다 1.1% 줄면서 올해도 추가 감소가 우려됐으나 예상과 달리 증가세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바른미래당, 유승민·오신환 등 ‘변혁’ 전원 징계 착수

    바른미래당, 유승민·오신환 등 ‘변혁’ 전원 징계 착수

    오신환·유승민·권은희·유의동 먼저나머지 11명 순차적으로 징계할 듯“탈당 전제로 신당 추진, 해당행위”바른미래당이 탈당을 추진하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소속된 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통해 변혁 대표를 맡은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권은희·유의동 의원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이들의 소명 절차를 거쳐 다음달 1일 징계 수위를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4명 의원 외에도 정병국, 이혜훈, 지상욱 등 변혁 의원 11명과 김철근 대변인도 징계위에 회부됐다. 비당권파로 변혁에 소속된 의원 15명 모두 징계 대상에 오른 것이다.윤리위는 소명절차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해 일단 4명에 대해 징계 개시결정을 했고,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오 원내대표는 당의 원내대표로서 탈당을 전제로 신당창당을 준비하는 모임의 대표를 맡은 것이 해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제소가 있었다”며 “다른 의원들의 변혁 참여도 해당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당원권 정지, 당직 박탈, 당무 정지 등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오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게 당권파의 주장이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 측은 “원내대표는 당직이 아니라 국회직”이라며 “당직이 박탈돼도 원내 협상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7억원짜리 8m 버디… 빨간 바지 마법 또 통했다

    17억원짜리 8m 버디… 빨간 바지 마법 또 통했다

    여느 때처럼 ‘빨간 바지’를 입고 나온 김세영(26)의 손을 떠난 8m짜리 퍼트가 18번홀 왼쪽으로 향했다.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가는가 싶던 찰나 갑자기 오른쪽으로 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김세영이 25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세영은 여자골프 사상 액수가 가장 큰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 6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랭킹 8위에서 단숨에 2위(275만 3099달러)로 치솟았다. 이번 대회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던 김세영은 이날 하마터면 헐에게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헐이 마지막 3개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김세영과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의 ‘끝내기 버디’가 아니었다면 찰리 헐(23·잉글랜드)과 똑같은 17언더파로 꼼짝없이 연장전으로 갈 수도 있었다. 김세영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비결은 단순했다. 김세영은 “만일 (버디에 실패해) 파를 했다면 연장전에 가는 상황인 줄 몰랐다”면서 “퍼트를 하고 나서야 리더보드를 봤는데 헐이 내 바로 밑에 있는 걸 보고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2015년 LPGA투어 신인상에 오른 뒤 꾸준히 승리를 쌓아온 김세영은 올해 3승을 따내며 박세리(은퇴·25승), 박인비(31·19승), 신지애(31·11승)에 이어 한국 선수 네 번째로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2014년 창설된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 한국인 첫 1위를 차지하는 영예도 누렸다. 다만 메이저대회 우승컵이 없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김세영은 대회를 마친 뒤 “올림픽 출전과 (올해보다 1승 더 많은) 4승”을 2020 시즌 목표로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2018년, 7개 사찰을 묶은 ‘한국의 산지승원’이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천개의 불교 사찰 가운데 이들은 건축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뚜렷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누가 언제 설립했는지, 또 어떻게 변해 왔는지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다른 6개 사찰의 중흥조는 자장율사(통도사), 의상대사(부석사와 봉정사), 진표율사(법주사), 대각국사(선암사), 서산대사(대흥사) 등 한국 불교 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불명확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원초적 모습의 영산전, 측면이 정면인 독특한 대광보전, 희귀한 2층 전각인 대웅보전 등 독특한 건물로 가득하다.●수평으로 늘리고 수직으로 중첩되고 절 이름의 유래도 석연치 않다. 고려 중기에 이 절을 중창할 때 신도들이 밭의 삼(마)과 같이 많아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 이 절 이전에 마씨들의 마을이 있었다는 설 등 종교시설의 유래치고는 유치할 정도다. 비교적 믿고 싶은 설은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마곡보철의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중국 선불교를 일으킨 이는 육조혜능이고, 그의 법맥은 남악회양을 거쳐 마조도일 그리고 마곡보철에 이른다. 신라 말 낭혜화상 무염은 당나라로 유학해 마곡보철의 제자가 됐다. 보철이 혜능의 증손 제자이니 무염은 고손인 셈이다. 무염은 귀국해 보령에 성주사를 세우고 성주산문을 열었다. 인근인 공주 일대는 성주산문의 권역이 됐기에, 이 산문 정통성의 뿌리인 마곡의 이름을 따 절을 세웠을 법하다. 현재 마곡사 가람은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조성됐다. 남쪽은 영산전이, 북쪽은 대광보전이 중심 전각이 된다. 신라 말 주산인 태화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에 처음의 가람을 세웠다. 지금의 영산전이 있는 남쪽 가람이고, 그저 지역의 작고 소박한 사찰이었다. 한때 폐사가 됐던 마곡사는 고려 중기에 대대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밭의 삼과 같이 신도가 많이 모였다니, 절을 크게 확장해야 했다. 개울 남쪽은 땅이 좁아 개울 건너 북쪽 너른 터에 큰 가람을 세우게 된다. 현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확장에는 성공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개울로 나뉜 두 개의 가람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가. 다리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기존의 남가람과 새로운 북가람은 산에 가려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진입로를 만들어 두 가람을 연결하는 수였다. 영산전 영역 바로 앞에 해탈문을 세우고 그 뒤로 천왕문을 세웠다. 두 개의 문이 겹쳐지면 길이 만들어진다. 그 연장선 위에 극락교를 세워 개울을 건넌다. 남가람에서 북가람으로 향하는 길은 휘어져 있다. 그만큼 연결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극락교를 지나도 북가람의 모퉁이에 다다를 뿐이다. 북가람의 중심에는 5층탑과 대광보전이 놓이고, 그 뒤로 대웅보전이 솟아 있다. 가장 뒤의 대웅보전은 산등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2층으로 만들었다. 그래야만 대광보전 너머 수직적으로 중첩돼 보이기 때문이다. 마곡사는 가람 확장에 매우 불리한 지형을 가졌다. 개울이 가로막고, 남가람과 북가람의 산은 거의 직각으로 놓여 규칙적인 가람배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문들과 다리를 잇는 강력한 길이 개울을 건너고, 5층탑의 상승감이 수평적인 5칸 대광보전으로 하강하다가 다시 뒤의 대웅보전으로 솟아오른다. 건축적 창의성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두 개의 가람을 하나로 통합해 입체적인 건축 경관을 얻었다. 더 나아가 산과 개울이라는 자연과 건축을 일체화했다.●5층 석탑, 불교적 불개토풍 북가람의 중심에 서 있는 5층석탑에 주목하자. 이 석탑은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전형적 비례의 고려시대 탑이다. 2층 몸돌 4면에 부처상을 새겨 마치 사방불탑 같은 성격도 갖는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가장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이국적인 탑이다. 보통 한국 탑은 원판과 구슬 모양 석재들을 겹쳐 꽂아 가장 위의 상륜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 탑의 상륜부엔 이른바 ‘풍마동’이라는 특수한 청동 구조물을 얹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탑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달한 밀교의 일종으로,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국교로 삼았던 종교다. 일명 라마교라 하고 현재도 중요한 중국 불교의 종파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묘응사 백탑은 원나라 때 세운 전형적인 라마교의 탑이다. 마치 하나의 봉우리가 솟은 것 같은 높이 50.9m의 이 거대한 탑은 여전히 중요한 베이징의 랜드마크다. 이 백탑을 그대로 축소하면 1.8m 크기의 마곡사 풍마동이 된다. 재료만 청동으로 바뀌었을 뿐 놀랍게도 닮은꼴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의 세공기술 또한 고려와는 다른 이국적인 솜씨다. 원의 간섭기인 13세기에 유입된 수입 완제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했던 몽골제국이 고려를 침략했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지만 고려는 귀중한 강화조건을 관철했다. “불개토풍(不改土風)-의관은 고려의 풍습을 따른다.” 의관에 그치지 않는다. 비록 몽골의 사위 나라가 됐지만 고려의 언어와 영토와 왕실은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복과 변발을 강요당하고, 나라 자체가 없어진 유라시아의 대부분 정복국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였다. 6차례의 대대적 침략에도 39년간 끈질기게 항쟁한 대가였다. 그러나 한 세기에 가까운 원간섭기에 온전한 토풍을 지키기는 힘들었다. 제국의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 고려의 유행을 바꿨고, 자발적 친원 행위도 무수하게 벌어졌다. 종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개성의 대형 사찰들은 원황실을 축원하는 노골적 부역을 자원했다. 개성 근처에 세워졌던 경천사 석탑은 그 명확한 증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층 홀에 전시된 이 탑은 강융이라는 친원 귀족이 원나라의 승상 탈탈을 위해 원나라 장인들을 데려와 만든 원나라풍의 기념물이다. 그러나 고려 불교의 수백년 전통은 밀교적 영향을 받았을지언정 라마교가 종파로서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곡사 5층탑은 고려의 몸통에 몽골의 머리를 얹고 있다. 이 이상한 형상이 바로 당시의 불교적 ‘불개토풍’이었다. 모자를 바꿨지만 몸통은 바꾸지 않았다.●다시 개울을 따르고 건너 대웅보전에서 일단 멈췄던 마곡사는 현대에 들어 다시 확장의 역사를 시작했다. 마곡천을 건너 성보박물관과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었다. 상류로 향하다 다시 개울을 건너면 현대적인 일군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한국문화연수원, 2009년에 전통불교문화원으로 지은 수련원 건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야심작이다. 전통적 내용을 현대적 그릇에 담겠다는 포부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원래 이 땅은 17세기 마곡사 중창을 위해 기와를 굽던 가마터였다. 조사 결과 여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됐다. 그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운데에 운동장을 만들었고 남쪽에 숙박동을, 북쪽에 교육동을 지었다. 개울을 경계로 두 가람이 들어선 마곡사의 배치와 유사한 환경이고 유사한 해법이다. 선방, 다도실, 지대방, 강당 등을 수용한 교육동은 하나의 건물이면서도 여러 지붕이 중첩된 모습이다. 마치 여러 동의 기와집이 모여 하나의 가람을 이루는 모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숙박동은 현대판 요사채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배흘림 나무 기둥도, 날렵한 처마 선도 없다. 콘크리트 벽과 금속제 경사 지붕만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조형이다. 그럼에도 기와지붕 없는 한옥이고, 중첩된 전통 가람의 배치법이다. 마곡보철이 스승 마조를 따라가다가 물었다. “어떤 것이 큰 열반입니까?” 마조가 답했다. “급하구나.” 보철이 다시 물었다. “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물을 살펴보아라.” 문헌기록이 없는 마곡사에서 가람배치의 비밀을 풀고, 5층탑 풍마동의 역사를 밝히려 추정과 상상에 빠져 있었네. 아, 조급했구나! 그저 마곡천의 휘어짐을 살피고 그 흐름에 발길을 따르면 되는 것을. 물길은 장애물이 아니라 건축의 무한한 생명선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5층 석탑, 5칸 대적광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5층 석탑, 5칸 대적광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2018년, 7개 사찰을 묶은 ‘한국의 산지승원’이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천개의 불교 사찰 가운데 이들은 건축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뚜렷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누가 언제 설립했는지, 또 어떻게 변해 왔는지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다른 6개 사찰의 개산조는 자장율사(통도사), 의상대사(부석사와 봉정사), 진표율사(법주사), 대각국사(선암사), 서산대사(대흥사) 등 한국 불교 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불명확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원초적 모습의 영산전, 측면이 정면인 독특한 대적광전, 희귀한 2층 전각인 대웅보전 등 독특한 건물로 가득하다.●수평으로 늘리고 수직으로 중첩되고 절 이름의 유래도 석연치 않다. 고려 중기에 이 절을 중창할 때 신도들이 밭의 삼(마)과 같이 많아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 이 절 이전에 마씨들의 마을이 있었다는 설 등 종교시설의 유래치고는 유치할 정도다. 비교적 믿고 싶은 설은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마곡보철의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중국 선불교를 일으킨 이는 육조혜능이고, 그의 법맥은 남악회양을 거쳐 마조도일 그리고 마곡보철에 이른다. 신라 말 낭혜화상 무염은 당나라로 유학해 마곡보철의 제자가 됐다. 보철이 혜능의 증손 제자이니 무염은 고손인 셈이다. 무염은 귀국해 보령에 성주사를 세우고 성주산문을 열었다. 인근인 공주 일대는 성주산문의 권역이 됐기에, 이 산문 정통성의 뿌리인 마곡의 이름을 따 절을 세웠을 법하다. 현재 마곡사 가람은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조성됐다. 남쪽은 영산전이, 북쪽은 대광보전이 중심 전각이 된다. 신라 말 주산인 태화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에 처음의 가람을 세웠다. 지금의 영산전이 있는 남쪽 가람이고, 그저 지역의 작고 소박한 사찰이었다. 한때 폐사가 됐던 마곡사는 고려 중기에 대대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밭의 삼과 같이 신도가 많이 모였다니, 절을 크게 확장해야 했다. 개울 남쪽은 땅이 좁아 개울 건너 북쪽 너른 터에 큰 가람을 세우게 된다. 현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개울로 나뉜 두 개의 가람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가. 다리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기존의 남가람과 새로운 북가람은 산에 가려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진입로를 만들어 두 가람을 연결하는 수였다. 영산전 영역 바로 앞에 해탈문을 세우고 그 뒤로 천왕문을 세웠다. 두 개의 문이 겹쳐지면 길이 만들어진다. 그 연장선 위에 극락교를 세워 개울을 건넌다.남가람에서 북가람으로 향하는 길은 휘어져 있다. 그만큼 연결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극락교를 지나도 북가람의 모퉁이에 다다를 뿐이다. 북가람의 중심에는 5층탑과 대적광전이 놓이고, 그 뒤로 대웅보전이 솟아 있다. 가장 뒤의 대웅보전은 산등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2층으로 만들었다. 그래야만 대적광전 너머 수직적으로 중첩돼 보이기 때문이다. 마곡사는 가람 확장에 매우 불리한 지형을 가졌다. 개울이 가로막고, 남가람과 북가람의 산은 거의 직각으로 놓여 규칙적인 가람배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문들과 다리를 잇는 강력한 길이 개울을 건너고, 5층탑의 상승감이 수평적인 5칸 대적광전으로 하강하다가 다시 뒤의 대웅보전으로 솟아오른다. 건축적 창의성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두 개의 가람을 하나로 통합해 입체적인 건축 경관을 얻었다. 더 나아가 산과 개울이라는 자연과 건축을 일체화했다. ●5층 석탑, 불교적 불개토풍 북가람의 중심에 서 있는 5층석탑에 주목하자. 이 석탑은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전형적 비례의 고려시대 탑이다. 2층 몸돌 4면에 부처상을 새겨 마치 사방불탑 같은 성격도 갖는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가장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이국적인 탑이다. 보통 한국 탑은 원판과 구슬 모양 석재들을 겹쳐 꽂아 가장 위의 상륜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 탑의 상륜부엔 이른바 ‘풍마동’이라는 특수한 청동 구조물을 얹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탑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달한 밀교의 일종으로,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국교로 삼았던 종교다. 일명 라마교라 하고 현재도 중요한 중국 불교의 종파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묘응사 백탑은 원나라 때 세운 전형적인 라마교의 탑이다. 마치 하나의 봉우리가 솟은 것 같은 높이 50.9m의 이 거대한 탑은 여전히 중요한 베이징의 랜드마크다. 이 백탑을 그대로 축소하면 1.8m 크기의 마곡사 풍마동이 된다. 재료만 청동으로 바뀌었을 뿐 놀랍게도 닮은꼴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의 세공기술 또한 고려와는 다른 이국적인 솜씨다. 원의 간섭기인 13세기에 유입된 수입 완제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했던 몽골제국이 고려를 침략했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지만 고려는 귀중한 강화조건을 관철했다. “불개토풍(不改土風)-의관은 고려의 풍습을 따른다.” 의관에 그치지 않는다. 비록 몽골의 사위 나라가 됐지만 고려의 언어와 영토와 왕실은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복과 변발을 강요당하고, 나라 자체가 없어진 유라시아의 대부분 정복국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였다. 6차례의 대대적 침략에도 39년간 끈질기게 항쟁한 대가였다. 그러나 한 세기에 가까운 원간섭기에 온전한 토풍을 지키기는 힘들었다. 제국의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 고려의 유행을 바꿨고, 자발적 친원 행위도 무수하게 벌어졌다. 종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개성의 대형 사찰들은 원황실을 축원하는 노골적 부역을 자원했다. 개성 근처에 세워졌던 경천사 석탑은 그 명확한 증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층 홀에 전시된 이 탑은 강융이라는 친원 귀족이 원나라의 승상 탈탈을 위해 원나라 장인들을 데려와 만든 원나라풍의 기념물이다. 그러나 고려 불교의 수백년 전통은 밀교적 영향을 받았을지언정 라마교가 종파로서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곡사 5층탑은 고려의 몸통에 몽골의 머리를 얹고 있다. 이 이상한 형상이 바로 당시의 불교적 ‘불개토풍’이었다. 모자를 바꿨지만 몸통은 바꾸지 않았다.●다시 개울을 따르고 건너 대웅보전에서 일단 멈췄던 마곡사는 현대에 들어 다시 확장의 역사를 시작했다. 마곡천을 건너 성보박물관과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었다. 상류로 향하다 다시 개울을 건너면 현대적인 일군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한국문화연수원, 2009년에 전통불교문화원으로 지은 수련원 건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야심작이다. 전통적 내용을 현대적 그릇에 담겠다는 포부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원래 이 땅은 17세기 마곡사 중창을 위해 기와를 굽던 가마터였다. 조사 결과 여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됐다. 그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운데에 운동장을 만들었고 남쪽에 숙박동을, 북쪽에 교육동을 지었다. 개울을 경계로 두 가람이 들어선 마곡사의 배치와 유사한 환경이고 유사한 해법이다. 선방, 다도실, 지대방, 강당 등을 수용한 교육동은 하나의 건물이면서도 여러 지붕이 중첩된 모습이다. 마치 여러 동의 기와집이 모여 하나의 가람을 이루는 모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숙박동은 현대판 요사채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배흘림 나무 기둥도, 날렵한 처마 선도 없다. 콘크리트 벽과 금속제 경사 지붕만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조형이다. 그럼에도 기와지붕 없는 한옥이고, 중첩된 전통 가람의 배치법이다. 마곡보철이 스승 마조를 따라가다가 물었다. “어떤 것이 큰 열반입니까?” 마조가 답했다. “급하구나.” 보철이 다시 물었다. “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물을 살펴보아라.” 문헌기록이 없는 마곡사에서 가람배치의 비밀을 풀고, 5층탑 풍마동의 역사를 밝히려 추정과 상상에 빠져 있었네. 아, 조급했구나! 그저 마곡천의 휘어짐을 살피고 그 흐름에 발길을 따르면 되는 것을. 물길은 장애물이 아니라 무한 건축의 생명선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시위 주도 인사·정치 신인 등 대거 입성 범민주, 선거인단 1200명 중 117명 확보 ‘친중파 일색’ 행정장관 선거서 견제 가능 내년 입법회 선거 재현 땐 행정부 견제도 친중파 몰락에 시진핑 ‘중국몽’은 흔들 람 장관 책임론… 中, 문책성 인사 할 듯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고 친중파가 참패하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뽑자’는 홍콩인들의 민의가 투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친중파 현역 의원들이 사실상 전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25일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보다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대표들과 친중파를 견제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쇠망치를 든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자 범민주 진영이 ‘플랜B’로 내세운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구에서 승리했다. 홍콩대 3학년생 요르단 팽도 처음 선거에 출마해 친중파 유명 정치인 호러스 청을 물리쳤다. 홍콩 교민 안모(41)씨는 “우리나라에서 2004년 4월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친중파 대부분이 퇴출됐지만 범민주 진영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물갈이’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콩 행정수반 선출 선거인단 제도 자체가 친중 성향 인사로 채워지게 설계돼 있어 완전한 자치정부 구성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들 117명이 끊임없이 홍콩 정부와 베이징을 성가시게 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면 조금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재현된다면 범민주 진영이 지역구(35석) 대부분을 차지해 친중 성향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상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찰 진압으로 수세에 몰린 시위대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센트럴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집회가 재개돼 시위대 돕기에 나섰다. 범민주 진영 당선자들과 시민들도 홍콩 이공대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시위대 사면을 압박하고자 람 장관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로 향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글을 공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 주석의 ‘중국몽’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홍콩·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대만 통일까지 내다봤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홍콩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람 장관 해임 여부 질문에 “중국 정부는 그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홍콩 선거 현장을 직접 살펴본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시 주석은 그간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고 람 장관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홍콩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 대상은 람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체제에 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폭력 시위 대신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완전한 자치)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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