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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가을 바람 부는 제주… 예술의 섬, 성찰의 섬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가을 바람 부는 제주… 예술의 섬, 성찰의 섬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섬 제주. 올가을, 제주를 찾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제주시 전역에서 제주비엔날레 첫 행사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예술 프로젝트라는 개념을 내걸고 열리는 제주비엔날레는 제주 사회의 현안인 ‘관광’이라는 주제를 15개국 70팀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설치, 회화, 영상, 조각, 사진 등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보는 자리다. 오늘날 우리에게 관광이 어떤 의미인지, 제주 관광 개발의 방식이 옳은 것인지, 아픈 역사 위에 세워진 관광 자원이 과연 그렇게 낭만적일지, 제주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의 입장은 어떤지를 종합적으로 성찰해 본다.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내 예술공간이아, 서귀포시 이중섭거리, 서귀포시 대정읍의 알뜨르비행장 등 다섯 권역에서 진행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관광 목적지로 삼는 ‘다크투어리즘’ 장소로 관심을 끌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의 알뜨르비행장이다. ‘알뜨르’란 제주 방언으로 아래뜰을 뜻한다. 이름만 들으면 어딘가 정겨운 느낌이 들지만 이곳에는 모슬포의 거센 바람보다 더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일제는 중국 대륙의 난징 폭격을 위한 전진 기지로 1926년부터 10년 동안 알뜨르에 비행장을 건설했다. 패전의 기색이 역력하던 1944년 일제의 본토방어계획으로 자행된 가미카제 전투기를 감추기 위해 수십개의 격납고를 만들었다. 당시 총 38개의 격납고 중 20개가 아직까지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곳에 남아 있다. 알뜨르비행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섯알오름은 제주 4·3사건 때 수많은 양민이 학살된 곳이다. # 제주현대미술관·이중섭거리 등 다섯 권역서 진행 지역 주민들이 격납고 사이 농지에 마늘, 콩 등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덕분에 생명이 움트고 있는 알뜨르비행장에 예술가들은 역사와 장소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업을 설치했다. 동학농민운동, 일제강점기, 4·3 사건 등 제주를 관통한 근현대사를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10여점의 대형 설치 작품들이 검은 흙을 뚫고 생명이 자라고 있는 들판의 풍경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늘 한 점이 없는 곳이라 감상 환경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장소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꽤 크다. ‘섯알오름 4·3’이라고 쓰인 빛바랜 입간판이 놓인 비행장 초입에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소녀상이 머리에 새 한 마리을 얹고 서 있다. 쪼개진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9m 높이의 대형 조형물은 최평곤 작가의 ‘파랑새’다. 대나무는 동학농민군이 사용했던 죽창에서 영감을 얻은 재료이지만 작가는 둥글고 긴 원통형으로 겸손한 자세를 취하며 알뜨르비행장의 풍경과 바람과 조우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옆에는 37세로 요절한 작가 구본주의 역작 ‘갑오농민전쟁’이 설치돼 있다. 역사적 사건을 빌어 인체 조형의 솟구치는 힘을 저항의 에너지로 표현한 작품이 알뜨르비행장의 역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감동을 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황금색 천으로 만들어진 김해곤 작가의 대형 작품 ‘한 알’은 생명을 품은 밀 한 알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알뜨르비행장이 지닌 전쟁의 역사가 치유되고 새로운 한 알의 생명이 잉태되어 평화의 시작을 알린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드넓은 벌판에 고분처럼 봉곳하게 자리잡고 있는 격납고들에도 작품이 설치돼 있다. 강문석 작가의 ‘기억’은 날개가 부러진 채 출격할 수 없는 모습의 전투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그 옆의 격납고에는 2010년 박경훈과 공동작업으로 설치한 ‘제로센 전투기’가 녹슨 채 놓여 있다. 제로센 전투기는 1940년 도입된 일본 해군 항공대의 경량급 전투기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가장 많이 사용한 기종이다. 이번 비엔날레 참여 작가 옥정호는 격납고 앞에 무지갯빛의 진지를 설치해 원래 감추려는 목적의 진지에 평화의 제스처를 담았다. 또 다른 격납고에선 입구에 철망 구조물을 세우고 철망 사이에 역사의 편린을 상징하는 제주의 자연석을 끼워 넣은 전종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철망 구조물 속에는 꽃밭을 만들어 평화와 생명, 평화와 전쟁의 경계선을 관통하는 예술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강태환 작가의 ‘숨을 쉬다’는 격납고 안에 비계를 설치하고 기하학적 형태로 거울과 이끼를 교차설치한 작품으로 인간과 자연이 서로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김지연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전쟁의 상처가 남았던 알뜨르비행장이 농지로 이용되면서 조금씩 치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초록의 생명으로 치유되는 풍경을 보여주도록 생태의 현장을 과하게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작품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전쟁, 학살, 개발독재, 신자유주의, 인간의 이기심 등으로 사라진 풍경이 여행의 새 주제로 주목받는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선보인다. 제주라는 지역적 범위를 뛰어넘어 ‘관광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관광을 할까’ ‘지속 가능한 관광이란 무엇일까’ 등 다양한 의문들을 고민한 결과물들이다.자개 작업을 하는 김유선 작가는 남측 유리 전면에 성에가 낀 듯 설치를 했다. 유리 조각과 자개 조각을 섞어 레진으로 작업한 작품은 원주민과 이방인이라는 두 개의 정체성으로 대변되는 제주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있다. 부모 모두 제주 출신인 김 작가는 “관광객과 이방인들이 많아지면서 예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제주 원주민들은 그 때문에 자녀 교육 등에서 의외의 고충을 겪는다”며 “파편화되어 있지만 자개처럼 여전히 아름다운 제주를 그렸다”고 말했다. 정연두 작가는 인종 대학살의 비극을 겪은 르완다를 여행하며 찍은 동영상을 통해 아직 씻기지 않은 아픔의 모습을 바라보는 제3자(관광객)의 입장을 보여준다. ‘천 개의 고원’으로도 불리는 르완다는 전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많이 관측되는 곳이기도 한데 영상의 배경음으로 들리는 번개 소리는 마치 내전 당시의 총성처럼 들린다. 한국의 압축성장과 산업화로 인한 공동체의 해체를 주제로 작업하는 ‘무늬만 커뮤니티’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셰르파들과 제주를 여행하며 촬영한 영상을 출품했다. 히말라야 고산등반에서 안내인 역할을 하던 그들이 제주관광의 소감을 말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새로운 삶과 희망에 대해 얘기한다. 스페인 작가 디오니시오 곤잘레스는 실제 존재하는 도시 건축물과 디지털로 재구성한 구조물을 한 프레임에 배치시킨다. 이탈리아 베니스,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다룬 작품들은 다양한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비현실적 공간에서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묻는다.# 본전시장 제주도립미술관 ‘투어리즘’ 명암 살펴 본전시장에 해당하는 제주도립미술관에는 전 지구적 이슈로서의 투어리즘을 다룬 작품들이 전시된다. 부정적 측면부터 긍정적 부분까지의 폭넓은 투어리즘의 스펙트럼을 살펴본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10여곳을 찾아다닌 홍진훤 작가의 ‘마지막 밤들’ 연작, 중국 만리장성을 따라 걷는 90일을 영상으로 풀어낸 마리아 아브라모비치·울라이 작가의 ‘더 그레잇 월 워크’ 등이 흥미롭다. 이원호 작가는 욕망의 대상이 된 제주에 대한 작업을 풀어낸다. 300만원을 들고 제주에서 땅을 찾아다니다 추자도에 자그마한 자투리땅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영상과 구입한 땅의 지적도가 작업의 결과물로 소개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건 현장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 박진영은 제주에서 후쿠시마를 거쳐 필리핀, 말라가 해협까지 해경 소속의 배를 타고 2개월간 이동하면서 선실에서 찍은 바깥 풍경을 ‘움직이는 핵’이라는 제목의 연작 작업으로 보여준다. 박 작가는 “평범해 보이는 바다지만 후쿠시마에서 바다로 흘러들어온 방사성 오염수를 통해 재앙이 거리와 시간을 거스르며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원도심 ‘예술공간이아’에는 희생의 땅에서 이뤄진 관광 제주의 오늘을 뼈아프게 진단하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김태균 작가의 설치작품 ‘위와 같이 아래에도’는 제주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모형을 음각해 놓고 제주의 풍광을 담은 영상과 함께 제주 4·3사건을 겪은 이들의 증언을 소개한다. 4·3 당시 학살터이자 암매장 장소에 세워진 공항에서 제주 관광이 시작되는 아이러니에 얼얼해진다. 김범준 작가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환상의 섬에서 접한 현실을 설치작업으로 표현한 것이다.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제주도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제주는 관광의 성찰과 점검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면서 “역사, 자연 등 유무형의 자원이 박제화하거나 사라지는 문제, 원주민·입도민 등 구성원 간 갈등 등을 예술 작품으로 접근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제주비엔날레는 12월 3일까지. 각 사이트 찾아가는 방법과 전시 해설을 담은 스마트폰 오디오가이드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우리도 예쁜 이름 갖고 싶으니 서명해주세요” 대변초의 기적

    “우리도 예쁜 이름 갖고 싶으니 서명해주세요” 대변초의 기적

    “우리도 예쁜 이름 갖고 싶어요”.부산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민망한’ 이름 탓에 놀림의 대상이 됐던 학교 이름을 서명운동을 통해 54년 만에 개명토록 했다. 부산 기장군 대변리 대변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대변’이라는 교명 탓에 놀림의 대상이 됐다. 학생들은 외부 행사 때나 운동 경기 때 자신의 학교 이름이 불리면 상대 측 학생들이 ‘똥’ 학교라며 놀리는 등 이름 탓에 속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심지어 방과후학교 대상을 받고 스쿨버스를 운영하는 등 교육 환경이 뛰어나 다른 지역에서 전학을 오는 아이들이 많은데 일부 학생들은 학교 이름 때문에 전학을 포기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이름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입었지만 선배, 지역 어른 등 어느 누구도 선뜻 교명을 변경하지 못했다. “그냥 마을 지명과 같으니까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는데?” 등 교명 변경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한 학생이 사고를 쳤다.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하준석(12)군이 ‘교명 변경’을 공약을 내세우고 서명운동에 나선 것. 하군은 “ 축구시합이나 공연 때 사회자가 대변초등학교를 소개하면 주변에서 비웃거나 피식 웃는 등 놀림감이 됐다”며 “3학년 때부터 학교 이름을 바꿨으면 싶었는데 부학생회장에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기장 멸치 축제 때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교명 변경 서명을 받고, 동네 어른들과 선배들에게는 편지를 써 교명 변경에 뜻을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학부모들도 교명 변경 운동에 참여했다. 학부모·교사·동창회와 마을 이장이 합심해 구성한 교명변경추진위원회는 4000여건의 지지 서명을 받았다. 최일천(54) 학교 운영위원장은 “당시 우리가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개명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아이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변초등학교는 17일 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변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 교명변경추진위에서 새로운 교명 3건을 상정해 25일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이달 말 부산 해운대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개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학교와 동창회 등은 새이름을 공모해 해파랑, 차성, 동부산, 용암, 도담 등을 선정했다. 해파랑과 용암이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채택된 교명은 부산시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 심의와 부산시의회 조례 개정을 거치면 확정된다. 내년 3월 새 학기부터는 바뀐 교명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변초등학교의 개명 작업은 1963년 기장초등학교 대변분교에서 대변국민학교로 독립한 지 54년 만이다. 현재 전교생 76명의 소규모 학교다. 대변은 기장군 대변리에서 딴 이름이다. 대변리는 조선시대 공물 창고인 대동고가 있는 항구를 의미하는 ‘대동고변포’의 줄임말이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 동문과 지역민의 반대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시작한 교명 변경 운동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내년 새학기부터 새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남은 행정절차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똥초등’ 놀림 받던 대변초, 55년 만에 교명 바뀐다

    ‘똥초등’ 놀림 받던 대변초, 55년 만에 교명 바뀐다

    ‘똥초등학교’라고 놀림을 받던 부산 기장군 대변초등학교의 이름이 개교 55년 만에 바뀐다. 지난 4월부터 동문과 마을 어른들을 설득해 4000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결과다.대변초등학교는 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오는 21일 교명변경추진위에서 새로운 교명 3건을 선정해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이달 말 해운대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개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명을 공모해 ‘해파랑’ ‘차성’ ‘도담’ 등 3건을 선정했다. 부산시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 심의와 부산시의회 조례 개정을 거치면 교명은 확정된다.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 3월 새 학기부터는 바뀐 교명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학교의 교명 변경은 올해 초 회장선거에 출마한 학생이 “교명을 바꾸겠다”고 공약한 뒤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 공약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이어 해당 학교장이 총동창회에 교명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마트폰 OLED, 2019년 LCD 추월”

    “스마트폰 OLED, 2019년 LCD 추월”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019년이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전체 매출 규모가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기업의 독주 속에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추격을 시작했고 애플도 기술 특허를 신청하는 등 도전장을 냈다.16일 시장조사기관인 ‘IHS 마킷’에 따르면 OLED 시장 규모는 2019년 346억 달러(약 39조 5000억원)로 LCD(275억 달러·약 31조 4000억원)를 처음으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2014년 LCD 시장이 333억 달러(약 38조원)로 OLED(80억 달러·약 9조 1000억원)의 4배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다. ●OLED 시장, 삼성디플이 98% 점유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가 가장 큰 이유다. OLED는 자체 발광 방식으로,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보다 더 얇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201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에 처음 탑재했고 2016년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Oppo), 비보(Vivo)가 선택했다. LG전자와 애플도 각각 ‘V30’와 ‘아이폰8’에 처음으로 OLED를 장착한다. 전체 스마트폰 중 OLED 탑재 비율은 2010년 2.7%에서 지난해 20.1%로 늘었다.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7.7%, LG디스플레이가 1.6%를 점유하고 있다. 액정이 휘는 차세대 플렉시블 OLED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도한다. ●中기업 ‘투자’·애플 ‘신기술’로 도전장 다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 최대 업체인 BOE는 지난해 청두에 세운 중소형 OLED 패널 공장에서 올해 5월부터 월 4만 8000장씩 양산을 시작했다. 중국 티안마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이 좋아졌다. 애플은 최근 OLED의 파랑, 빨강, 노랑 인광물질 중 수명이 짧은 파랑만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로 바꾸는 신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2020년이면 우리나라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17조원의 OLED 투자계획을 밝혔고 삼성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을 늘리는 추가 투자안을 검토하는 등 국내 선두기업들이 중국 등지 후발업체들과의 높은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불안은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불안은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다리를 건너다/요시다 슈이치/이영미 옮김/은행나무/548쪽/1만 5000원파랑새의 밤/마루야마 겐지/송태욱 옮김/바다출판사/528쪽/1만 6500원 인간은 불안한 존재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안의 씨앗은 자란다. 우리를 암울한 현실의 끝자락까지 내몰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방향을 일러 주기도 하는 그것.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불안은 그래서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같다.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두 작가 역시 존재의 불안감과 불확실한 삶에서 비롯된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에 주목했다.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요시다 슈이치(왼쪽)의 ‘다리를 건너다’와 기성세대와 기득권에 저항하는 에세이로 유명한 마루야마 겐지(오른쪽)의 ‘파랑새의 밤’이다. 작가들은 작품 속에서 일상이 뒤흔들린 보통의 사람들이 삶의 한복판에서 길을 헤매는 순간을 포착하고, 온갖 우연과 작은 결단들이 모여 이루는 반전들을 펼쳐냈다.요시다의 ‘다리를 건너다’는 아키라, 아쓰코, 겐이치로 세 인물을 통해 오늘의 선택이 어떤 미래로 이어지는지 그린다. 맥주회사 영업과장 아키라는 미술관 큐레이터인 아내 아유미, 고등학생 처조카와 함께 살며 평탄한 듯 보이지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지나버린 젊은 날에 마음이 괴롭다. 도의회 의원인 남편을 둔 아쓰코는 남편과 아들을 돌보며 정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의회에서 발생한 성희롱 발언 사건이 혹시 남편이 저지른 건 아닌지 의심하느라 정신이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 겐이치로는 홍콩 우산혁명을 취재하며 자긍심을 느끼지만 곧 결혼할 여자친구와 거리감을 느낀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세 사람과 주변 인물들이 70년 후 미래 세계에서 만나며 연결고리를 드러내는 순간,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가 지금 이 순간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바꿨으면 좋았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는 작중 인물의 말은 당장 눈앞의 이해관계나 자기합리화에 집착하기보다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볼 것을 조언하는 작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파랑새의 밤’은 마루야마가 2000년도에 쓴 동명의 초고를 14년 만에 퇴고를 거쳐 완성본으로 다시 내놓은 작품으로, 오랫동안 세상의 규칙에 따라 살아온 50대 남자가 자신의 운명과 대결하는 이야기다. 쉰다섯 살의 주인공은 성인이 된 이후 등졌던 고향을 방문한다. 출세를 위해 자신을 거의 내버리다시피 한 주인공은 괴한에게 무참히 살해된 여동생, 그 사건에 대한 복수심으로 엉뚱한 사람을 실수로 죽이고 행방불명된 남동생, 잇따른 비극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 등 극단적으로 엉킨 가족사로 인해 회사와 아내로부터 버림받는다. 당뇨성 망막증이라는 실명 위기까지 선고받은 그는 완전히 실명에 이르면 미련없이 목숨을 끊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고향을 찾는다. 고향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자 숲속에서 밤을 지새우던 그는 온갖 자연과 우연, 이름 모를 ‘녀석’과의 조우로 인생 막바지에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마주한다. 가족에 얽매이지 말고 기존 관습이 만들어 낸 사상에 붙들리지 말라는 신조를 강조해 온 작가는 특유의 솔직하고 시니컬한 묘사로 한 남자의 운명을 조명한다. “살다가 평범한 불행은 각오했지만 이렇게까지 박살 날 줄은 몰랐다”고 생각하는 남자에게 고향을 무덤과 같은 땅이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지는 운명과 대결하는 땅으로 제시하는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직도 손으로 하니? 난 스틱으로 톡 바른다

    아직도 손으로 하니? 난 스틱으로 톡 바른다

    스틱 형태의 화장품인 ‘페이스틱’(‘페이스’와 ‘스틱’의 합성어)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더위가 찾아오면서 손에 화장품을 묻히거나 스펀지, 브러시 등 화장도구의 까다로운 위생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페이스틱 제품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업체들도 다양한 종류의 스틱형 화장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나섰다.●자외선 차단 ‘선 스틱’ 등 매출 91% 증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스토어(H&B) 올리브영이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화장품 매출을 분석한 데 따르면 스틱형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9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인 제품은 스틱 형태의 자외선 차단제 ‘선 스틱’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식물나라의 ‘산소수 이지 선 스틱’은 지난달 한 달 동안의 매출이 전월보다 72% 증가했다. 특히 끈적임을 싫어하는 남성들에게 선 스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미프의 남성용 ‘썬틱’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월 대비 약 64% 늘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독특한 기능을 더한 선스틱도 등장했다. 스킨젠의 ‘에코글램 선스틱 플러스’는 자외선이 내리쬐면 용기 뚜껑이 보라색으로 변해 제품을 사용해야 할 때를 알려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차단 성분까지 함유돼 있다. 아웃런은 국내 최초로 크레파스처럼 알록달록한 색상을 가진 ‘컬러 선스틱’을 선보였다. 분홍, 주황, 노랑, 민트, 파랑 등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돼 피부에 색을 입힐 수 있다. 프레쉬의 ‘슈가 스포츠 트리트먼트 SPF30 PA++’는 입술 보습 기능이 있는 ‘립밤’과 결합된 제품이다. 입술부터 얼굴 전체까지 한번에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클렌징 스틱도 출시… 색조→기초로 확대 그런가 하면 거품을 내야 하는 세안제의 번거로움을 없앤 ‘클렌징 스틱’도 나왔다. 일반 비누에 비해 쉽게 물러지지 않으면서 휴대가 용이해 여름철 휴가지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얼굴에 직접 문지르며 세안하는 23이어즈올드의 ‘블랙 페인트 럽바’와 쌀겨 가루로 만들어진 식물나라의 ‘꼼꼼 쌀겨수 클렌징 스틱’은 지난달 매출이 전월 대비 각각 5배와 2배씩 늘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틱형 제품이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에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초 화장품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라며 “브랜드 인지도에 상대적으로 많이 의존하던 과거에 비해 개별 제품의 성능으로 소비자 선택 기준이 바뀌면서 이렇게 독특한 기능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시도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포항항공사 ‘에어포항’ 50인승 1호기 도입…연내 취항 목표

    포항항공사 ‘에어포항’ 50인승 1호기 도입…연내 취항 목표

    경북 포항의 소형항공사 ‘에어포항’의 첫 항공기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에어포항은 지난달 18일 포항 공항에서 1호기를 들여와 포항~김포 시험운항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하고 14일 도입식을 했다. 흰색 동체의 에어포항 1호기는 캐나다에서 만들었으며 12년된 CRJ-200 기종으로 길이 26.7m, 높이 6.2m인 50인승이다. 동체 위로 에어포항을 상징하는 파랑, 빨강, 회색의 삼색이 어우러져 있는데 파란색은 동해, 빨강은 포항의 시화(市花)인 장미, 회색은 지성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항공기 꼬리 부분에는 포항시를 상징하는 알파벳 P자가 새겨져 있어 한 눈에도 에어포항을 알아볼 수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1호기는 소형 항공기지만 현재 세계 60여개 항공사에서 모두 1000여대를 운항하고 있는 기종이라 안전하다”고 말했다. 에어포항은 5월 국토교통부에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마지막 관문인 운항증명(AOC) 승인을 신청했다. 승인이 나는 대로 포항∼김포 노선은 하루 다섯 차례, 포항∼제주 노선은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50분, 요금은 편도 6만∼6만 5000원 선이다. 오는 8월에는 2호기, 10월에는 3호기도 차례로 도입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에어포항이 취항하면 포항공항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도서 지역 공항과 연계 운항으로 포항시가 환동해권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한성백제 설화 한줄 물길이 열어준 역사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한성백제 설화 한줄 물길이 열어준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7차 탐사가 지난 8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과 광진구 광장동을 잇는 한강 남북 양안 일대에서 이뤄졌다. 천호동 강동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한 일행은 해공 신익희 동상~강풀 만화거리~동명대장간~노옥당약업사~천호공원~서거정 시비~도미부인상~광진교 8번가~광나루터~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를 둘러봤다. 폭우주의보 속에 일행은 비옷과 장화 등으로 완전무장했지만 운 좋게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강변투어를 즐겼다.세계에서 세 곳밖에 없다는 다리 아래 돌출형 발코니 쉼터 ‘광진교 리버뷰8번가’ 유리바닥에서 강 위를 걷는 기분은 아찔했다. 이맘때면 물파랑의 절정을 이루는 한강물은 이날은 황토색이었지만 광진교 양쪽으로 강동대교와 천호대교, 올림픽대교, 잠실철교 등 다리들이 펼치는 환영 열병식은 대단했다. 한강 한가운데 서서 강북쪽 아차산과 강남쪽 롯데월드타워를 번갈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차량 통행은 뜸했고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보행자용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날 코스의 서울미래유산은 동명대장간, 노옥당약업사, 강변테크노마트, 잠실철교, 천호대교, 구의취수장(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등 모두 6개.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공사 중이어서 코스를 광진교로 변경했다. 조선시대 광나루는 한강의 나루 중에서 가장 크고 넓었다. 배를 타고 건너던 광장동에서 천호동 구간 나루터에, 근대기 한강에서 두 번째로 놓인 게 광진교였다. 광나루와 그를 이어받은 광진교에 깃든 땅의 내력이 만만찮다. 나룻배가 오가던 곳에 차와 사람이 오가는 사연은 뭘까. 광나루가 마포·서빙고·동작·노량진과 더불어 조선 5대 나루로 꼽히고 삼전도와 송파나루가 강 건너 광나루의 명맥을 이어받아 번성한 데는 연유가 있다.광나루를 중심으로 생성된 한강 양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강남과 조선의 흔적만 생각할 뿐 2000년 전 이곳에 살던 원주민 한성백제와 신라, 고구려를 잊고 있다. 투어단이 걸은 강동구 성내동과 천호동이 한성백제의 도성 일부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성백제는 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함락된 뒤, 1925년 대홍수 때 암사동 선사유적지 및 풍납토성과 더불어 땅위로 드러날 때까지 망각의 강 너머로 사라졌다. 백제의 시조 온조는 삼국사기 속의 한 줄 이야깃거리에 불과했다. 현재의 강동구와 송파구에 해당하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그리고 석촌동 고분군은 한성백제의 도성이었다. 발굴을 해 보니 풍납토성은 3겹의 방어시설인 환호(還濠)로 둘러싸여 있었다. 풍납토성은 지금은 4만 명이 사는 아파트단지로 둔갑했다. 몽촌토성은 운 좋게 올림픽공원이 되어 보존됐다. 일제강점기에도 293기가 남아 있던 석촌동 고분군은 돌무덤 사이로 길이 나고 건물이 들어서 지금은 6기만 남았다. 풍납토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파트단지 지하 4m 아래에서 숨쉬고 있다. 3세기 후반에 연인원 100만 명을 동원해서 지은 이 토성은 너비 40m, 높이 12m, 길이 3500m의 엄청난 규모였다. 백제의 왕도라는 정체성은 찾을 길 없으나 성내동(城內洞), 성내천(城內川)이라는 지명이 한때 성안 마을이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할 뿐이다. 조선시대 서울의 공식명칭인 한성(漢城)은 백제의 수도 한성 또는 한산(漢山)이 기원이다. 한성이나 한산의 ‘한’은 ‘크다’(大)는 뜻이다. 한강은 큰 강이요, 북한산은 산 이름이 아니라 한산 북쪽이라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고래로 큰 것을 한(漢), 한(韓), 칸(汗)이라고 불렀다. ‘삼한’(三韓)에서 따온 ‘대한’(大韓)이라는 국호도 마찬가지이다. 풍납토성은 한성백제의 북성(대성)이고 몽촌토성은 남성(왕성)이었으며 석촌고분은 왕실 묘역이었다. 3곳을 포함한 도성 전체가 위례성 즉 큰 성이라는 것이 최근 학계의 연구 성과이다. 700년 백제사에서 공주와 부여의 시대는 185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한성백제이다. 서울의 역사는 곧 백제의 역사요, 서울은 조선 사대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성백제 시기 지금의 강동구 천호동, 성내동, 암사동과 송파구 풍납동, 석촌동 일대에서 기원했다고 볼 수 있다. 천호동은 굽은다리, 풍납동은 바람드리, 몽촌토성은 곰말, 암사동은 바위절이라는 오래된 땅이름을 품고 있다.아차산(285m)은 백제와 고구려 그리고 신라 3국이 한강유역 패권을 놓고 겨룬 쟁패지였다. 백제·고구려·신라 순으로 패권을 쥔 한강의 방어선이다. 한성백제시대를 끝낸 고구려군은 아차산 봉우리마다 보루를 축조했다. 아차산 3보루와 4보루, 시루봉 보루, 용마산2보루, 홍련봉 1·2보루, 구의동 보루가 5~6세기 고구려군의 주둔지였다. 590년 고구려 온달 장군이 아내 평강공주의 배웅을 받으며 신라에 빼앗긴 한강 땅을 찾으러 전투에 나섰다가 전사한 스토리가 깃들어 있다. 아차산은 높진 않지만 남으로는 한강이남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의정부, 동쪽으로는 왕숙천까지 조망할 수 있는 경계의 요충지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조선 최고의 진경산수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광진’을 보면 광나루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아차산과 워커힐호텔이 자리잡은 광나루 북쪽 언덕의 번화한 풍경이 나온다. 모래가 펼쳐진 강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물살의 흐름이 수영하기에 좋아 강수욕의 명소로 꼽혔다. 아차산 주변과 광나루 근처는 말을 기르는 목장이자 왕의 사냥터였다.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같은 말과 관련된 지명이 전해지고 왕년에 뚝섬에 경마장이 들어선 것도 이 같은 땅의 내력 때문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독립영화 맏형 홍기선 그의 마지막을 만난다

    독립영화 맏형 홍기선 그의 마지막을 만난다

    호러, 스릴러, 코미디 등 장르 영화 마니아들이 해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고 홍기선 감독의 특별전이다. ‘현실을 넘어선 영화: 홍기선’전(展)에선 영화계 동료들이 완성한 그의 유작 ‘일급기밀’이 첫선을 보인다.●‘오! 꿈의 나라’ 제작 ‘이태원 살인사건’ 등 연출 홍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의 출발을 알린 맏형 격으로, 상업 영화계로 들어선 뒤에도 사회의 낮은 곳에서 발견한 삶들을 장르적 문법으로 풀어낸 감독이다. 서울대 영화 제작 동아리 얄라셩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중반 서울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활동하며 영화 운동을 벌였다.1986년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다룬 ‘파랑새’를 공동 연출했고, 1989년 광주민주화 운동을 조명한 ‘오! 꿈의 나라’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사전 심의를 받지 않고 상영을 강행, 이슈가 됐었다. 첫 상업 영화 입봉작은 노예선이나 다름없는 새우잡이 배 선원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조명한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였다. 이후 비전향 최장기수 김선명의 실화를 다룬 ‘선택’(2003)과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태원 살인사건’(2009) 등을 연출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12월 방위산업 비리 의혹을 모티브로 한 신작 ‘일급기밀’의 촬영을 끝냈으나 크랭크업 사흘 만에 돌연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김상경, 김옥빈 등이 출연한 영화는 ‘내부자들’, ‘아가씨’, ‘베테랑’ 등을 매만진 김상범 편집감독 등이 후반 작업을 마무리해 완성했다. 장편 네 편을 비롯해 전남 구례 농민들의 수세 현물 납부 투쟁에 대한 다큐멘터리 ‘수리세’(1984)와 ‘파랑새’,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옴니버스 영화 ‘세 번째 시선’ 중 홍 감독이 연출한 ‘나 어떡해’까지 모두 7편이 상영된다. ‘수리세’와 ‘파랑새’는 8㎜ 독립영화를 국내 최초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버전을 상영한다. ●내일 개막 부천영화제 58개국 289편 상영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는 13일부터 11일간 경기 부천 일대에서 열린다. 58개국 289편(장편 180편·단편 109편)이 상영된다. 지난해 상영 규모(302편)와 엇비슷한데 한국 작품은 지난해 65편에서 올해 109편으로 크게 늘었다. 개막식 사회는 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2016)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장나라와 정경호가 맡았다. 개막작은 이용승 연출, 신하균·도경수 주연의 블랙 코미디 ‘7호실’, 폐막작은 일본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만든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코믹 시대극 ‘은혼’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칸의 여왕’ 전도연이 주연한 17개 작품을 망라한 ‘전도연에 접속하다’도 눈길을 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더위 식히는 길… 열대야 피하는 길

    무더위 식히는 길… 열대야 피하는 길

    숲길은 언제나 옳다. 숲 사이로 푸른 바람이 일고 그늘에선 풀 향기가 물씬 풍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7월에 걷기 좋은 여행길을 추천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만큼의 난이도를 가진 길이다.●도심 속 힐링… 서울 종로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자락길은 서울 도심에서 숲으로 순간 이동하는 길이다. 숲길에선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수성동 계곡과 윤동주 문학관, 황학정, 택견 수련터 등 우리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수성동 계곡은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사직단에서 출발해 단군성전~택견 수련터~수성동 계곡~윤동주 시인의 언덕~윤동주 문학관까지 간다. 거리는 3.2㎞. 종로구 관광사업팀 (02)2148-1863.●삼림욕 향기… 경기 군포 수리산 둘레길 이른 봄 야생화로 유명한 수리산을 따라 걷는 길이다. 군포와 산본 신도시를 에두르며 걸을 수 있다. 군포는 어디서든 수리산 자락과 만날 수 있다. 특히 수리산 삼림욕장과 가까워 숲의 향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둘레길은 완만한 흙길과 나무계단이 번갈아 이어진다. 거리는 16㎞. 코스가 다소 길면 하프 코스를 즐겨도 좋다. 태을초등학교에서 노랑바위~명상의 숲~상연사~임도오거리 등을 거쳐 시민체육광장으로 내려온다. 군포시 문화공보과 (031)390-0747.●바다 따라… 부산 해파랑길 2코스 미포에서 송정해변까지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독특한 숲길이다. 달빛을 받으며 걷는다는 뜻에서 ‘문탠로드’라 불리기도 한다. 드문드문 바다 경치를 즐기며 걷는 숲길은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해풍을 맞으며 자란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미포를 출발해 달맞이공원 어울마당~송정해변~해동용궁사 등을 거쳐 대변항까지 간다. 거리는 16.3㎞로, 5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걷고싶은부산 (051)505-2224.●전국 1호…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 산림청이 조성한 제1호 숲길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길이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숲길 내내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과 만날 수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하다. 난이도는 다소 높지만 풍경은 그만큼 빼어나다. 두천리에서 바릿재~장평~찬물내기~샛재~대광천~저진터재를 거쳐 소광2리로 내려선다. 거리는 13.5㎞. 안내센터 (054)781-7118.●‘누구나 쉽게’ 포항 내연산숲길 청하골 겸재 정선의 내연삼룡추도의 배경이었던 연산폭포 등 이른바 청하골 12폭포를 감상하며 걷는 숲길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양호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내연산은 예부터 금강산에 견줄 만큼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은 경북 동해안의 명산이다. 데크와 안전펜스 등을 갖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보경사가 들머리다. 연산폭포~시명리~삼거리 등을 거쳐 경상북도수목원으로 내려온다. 거리는 12.8㎞다. 포항시청 (054)270-8282.●‘편백나무 군락’ 전남 장성 축령산 산소길 축령산 산소길은 ‘한국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춘원 임종국이 1956년부터 30여 년간 조성한 축령산에 들어선 길이다. 그가 조림을 위해 뚫었던 임도를 주 노선으로 삼아 둘레길을 만들었다. 길 좌우로 빽빽하게 늘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치유의 숲으로 이름이 높다. 금곡영화마을이 들머리다. 이어 금곡입구 삼거리~안내소~숲 치유센터~추암마을을 거쳐 괴정마을로 내려선다. 거리는 6.3㎞다. 장성군청 문화관광과 (061)390-7251.●‘피톤치드’ 강원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이름난 자작나무 숲이다. 산림청에서 1970년대부터 가꾸기 시작해 2012년 일반에 개방했다. 숲길은 탐방코스, 치유코스, 자작나무코스 등으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서로 연결돼 있어 코스 이름에 구애받지 않고 거닐 수 있다. 자작나무 숲은 피톤치드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는 7.5㎞ 정도. 오르막 구간이 있어 다소 품을 들여야 한다. 인제국유림관리소 (033)460-8036.●충주호 따라서… 충북 충주 종댕이길 충주호를 에두르고 있는 심항산을 따라 조성된 숲길이다. 종댕이라는 말은 충주지씨의 관향인 종댕이 마을에서 비롯됐다. 심항산을 종댕이산이라고도 한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를 보며 걷는 순환형 숲길이다. 마즈막재 주차장이 들머리다. 이어 1조망대~팔각정~2조망대~출렁다리~육각정~계명산 휴양림을 거쳐 원점 회귀한다. 거리는 7.5㎞다. 충주시청 건축디자인과 (043)850-6450~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김정숙 여사가 그린 ‘파랑새’ 그림

    김정숙 여사가 그린 ‘파랑새’ 그림

    김정숙 여사는 방미 중이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IONA 노인복지센터(Senior Services)를 방문,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치료 과정을 참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를 사회가 책임져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국가가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치매 국가책임제’ 공약 실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여사의 행보도 이러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김 여사의 방문 이후 IONA 노인복지센터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 방문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 이 센터는 “김정숙 여사를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 “김 여사는 우리 센터의 프로그램을 배우고 치료 효과를 체험해보는 시간을 보냈다. 한국 대통령과 영부인은 한국에서 국가가 치매 노인들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지원책을 펼치기 위해 헌신적이라고 밝혔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센터가 공개한 김 여사의 ‘파랑새’ 그림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김 여사는 미술치료실에서 치매 어르신 4명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했다. 해군으로 복무한 잭 셀러씨의 그림을 지켜보던 김 여사는 관계자들의 요청에 직접 붓을 들고 셀러씨의 그림 옆에 파랑새를 그려 넣었다. 이 그림을 본 셀러씨는 “도버 해협을 넘는 파랑새 같다. 해군에서 근무하던 때가 생각난다”고 말했고, 김 여사는 “아주 못 그렸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편 이날 김 여사는 방명록에 한글로 ‘어르신들에의 복지는 그들 삶의 예우입니다. 2017. 6. 30. 김정숙’이라고 적었다.샐리 화이트 관장으로부터 센터의 연혁과 각종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김 여사는 “사실 저희 어머니도 치매로 급격하게, 지금 우리도 못 알아보는 상태가 됐다. 지켜보는 가족들이 너무 아프고 힘들다”며 “한국에 돌아가서 어르신들에게 보탬이 되고, 삶의 질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일정을 마친 뒤에는 치매 노인들이 그린 그림을 선물로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떠나기 전 김 여사는 화이트 관장의 손을 잡고 “꼭 기억하겠다. 만나서 반가웠다”며 “훌륭하게 일해 주고 있어 고맙다. 한국에 올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민효린, 청량미 넘치는 ‘거울 셀카’… 여신 미모 인증

    [포토] 민효린, 청량미 넘치는 ‘거울 셀카’… 여신 미모 인증

    배우 민효린이 근황을 공개했다. 민효린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가기 전 내가 고른 파랑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민효린은 하얀색 티셔츠와 데님팬츠의 수수한 패션임에도 빛나는 미모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진 팬츠에 블루 컬러의 미니백으로 포인트를 주어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뽐냈다. 한편, 민효린은 KBS2 2부작 드라마 ‘개인주의자 지영씨’와 영화 ‘엄복동’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민효린 인스타그램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나무 계단 오르며 떠난 100년의 근현대 여행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나무 계단 오르며 떠난 100년의 근현대 여행

    6월의 첫 주말인 지난 3일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탐방단은 차분하면서도 치밀한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해설을 따라 대학로길 100년의 근현대 역사문화여행을 떠났다. 먼저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아르코미술관’, ‘아르코예술극장’, ‘샘터사옥’, ‘샘터 파랑새극장’ 등 대학로의 상징인 붉은 벽돌 건물군을 만났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4채의 건물은 붉은 벽돌 외양은 물론 내부 역시 골목을 건물이 품에 안는 듯한 특이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다.마로니에 공원 안 옛 서울대 본관(예술가의 집)은 경성제국대와 서울대 본관으로 사용되다가 1975년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문화예술진흥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사로 사용됐으며 2010년 사적으로 지정된 근대 건축물이다. 표면의 오차를 막기 위해 줄이 그어져 있는 스크래치 타일이 인상적이었는데 일행들은 스크래치 타일의 독특한 촉감을 직접 만지고 느껴 보았다. 방송통신대 역사기록관으로 사용되는 중앙시험소 청사 건물을 만났다. 근대 유일의 현존하는 목조 양식 건축물은 일행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910년 조선총독부 공업전습소와 중앙시험소를 거쳐 1916년 경성공업전문학교로 개편되었으며 해방 후 서울공대가 되었다고 한다. 투어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날 무렵 옛 흥덕동천을 복원한 개울가에서 휴식을 가진 뒤 대학로를 건너 또 다른 서울미래유산인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서울의대 본관 뒤편에는 사도세자와 정조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경모궁이 숨어 있었는데 본래 함춘원 경모궁 터 한편을 차지했던 서울대병원이 이제는 함춘원과 경모궁을 포위하고 있는 모양새가 가슴 아팠다.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옛 대한의원 건물은 고색창연했다. 신바로크 양식의 기계식 시계탑과 태극문양이 격조 있었다. 박물관을 견학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 배분 덕분에 삐거덕거리는 나무계단을 따라 박물관 내부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잠시 후 우리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학림다방 앞에 멈춰 섰다. 낡은 나무계단과 시계 태엽을 되감은 듯한 색바랜 내부였지만 우리는 이곳을 단순한 찻집이 아니라 서울미래유산으로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 코스는 혜화동 로터리의 혜화동 성당이다. 등록문화재인 이 성당은 서울에서 명동성당과 약현성당 다음 세 번째로 오래됐다고 한다. 이날 코스는 교육과 예술, 건축과 의학의 근대사가 한데 어우러진 코스였다. 평소 스쳐 지나갔던 건축물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들으며 ‘경험한 자만이 느끼는 작은 사치’를 만끽했다. 오늘 경험한 100년이 100년 뒤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유산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연구팀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성균관 반촌 代 이은 번화가…근대건축 껴안은 서울대의 본향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성균관 반촌 代 이은 번화가…근대건축 껴안은 서울대의 본향

    마로니에 공원을 품은 대학로에는 근대의 향기가 진동했다. 백년 후의 보물, 서울미래유산이 내뿜는 포스 때문이리라.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서울도시문화연구원 등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회 ‘서울사방 동촌 교육과 예술의 현장, 대학로’편이 지난 3일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그랜드투어 참가자들은 국가대표 건축가 김수근이 남긴 서울미래유산인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미술관, 샘터사옥과 파랑새극장을 차례차례 둘러봤다. 시멘트와 유리, 철골조가 지배하는 회색 도시의 한편에 서 있는 붉은 벽돌 건물 4채에서 ‘힘과 기’를 느끼는 표정이었다. 예술가의 집으로 변신한 옛 서울대 본관과 근대건축의 요람 경성고등공업학교 옛 터에 서 있는 옛 중앙시험소(한국방송통신대 역사관)에서 타일과 목조로 지어진 근대건축물의 매력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자연형 실개천 개념으로 복원한 흥덕동천의 마른 물길을 돌아 서울대 의과대학 본관과 옛 대한의원, 함춘원 동산에 세워진 정조의 회한이 서린 경모궁, 유신시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사랑방 학림다방, 옛 백동성당 터에 세워진 근대성당 건축의 모태 혜화동성당 순으로 대학로를 순례했다. 선선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초여름 대학로의 정취를 만끽했다.“이야기가 살아 있는 도시는 흥하고 이야기가 사라진 도시는 멸망한다”라고 했다. 스토리(story)가 곧 역사(history)가 되는 이치다. 대학로는 서울 종로5가역을 시점으로 이화사거리를 거쳐 혜화동로터리까지 이어지는 연장 1.6㎞의 간선도로이지만 우리는 흔히 이화사거리에서 혜화로터리 구간 왕복 6차선 도로 주변을 대학로라고 통칭한다. 누구나 한 번쯤 이곳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와 공연에 대해 들어봤거나 체험했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음과 예술의 해방구이다. 대학로에 문화예술혼이 깃든 데는 600년 이상 묵은 곡절이 있다. 조선 유일무이의 대학 성균관과 대한민국 최초, 최고의 국립대학 서울대의 본향이기 때문이다. 중세에서 근대까지, 최고 대학 교육의 발상지가 대학로에서 만난다. 괜스레 대학로가 아니다. 경성제국대학을 거쳐 서울대 법문학부가 머문 시기, 이곳은 서울의 유일한 4년제 대학이 있던 지역이었다. 수식어 없이 이곳을 대학로라고 불러도 이의가 없었다. 대학천, 대학신문도 같은 맥락이다.●근대의학 태동지 연건동·근대건축 뿌리 동숭동 근대의학과 근대건축도 대학로를 사이에 두고 연건동과 동숭동 양쪽에서 나란히 꽃피었다. 광혜원에서 싹튼 근대의학의 전통이 옛 대한의원을 거쳐 지금의 서울대 병원으로 이어졌다. 또 방송통신대 역사관 터에 있던 관립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테크노크라트들이 우리 근대건축의 개척자가 됐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기원을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학설이 힘을 받는 이유는 중세 성곽도시 한양이 초거대 세속도시 서울이 된 무한대에 가까운 팽창의 출발점을 경성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학로는 왜 대학로인가. 대학로의 지역 정체성은 무엇인가. 대학로는 1985년 군사정권에 의해 불쑥 급조된 장소가 아니다. 조선시대 한양의 좌청룡 낙산 아래 형성된 동촌(東村)의 역사가 층층이 살아 숨쉰다.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보면 낙산 아래 연건동을 중심으로 이화동·동숭동·원남동·연지동·충신동이 동촌에 해당한다. 양반이 살던 4곳의 지역색을 뜻하는 사색(四色) 중 동인은 남인과 북인, 대북과 소북으로 갈라졌는데 18세기 후반의 문인 이가환의 ‘옥계청유첩서’에는 소북가문이 동촌에 살았다고 기록돼 있다. 동산(東山) 아래 동촌에 거주하는 동인의 기질이나 지역색은 성균관과 반촌(泮村)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반촌이란 반민(泮民)의 거주지인데, 성균관을 반궁(泮宮)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성균관과 유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특수신분인 반인들은 성역화된 성균관의 위세를 빌려 소 도살 면허를 독점하면서 부유한 치외법권 주민으로 행세했다. 지금의 대학로 일대가 반촌이다. 400명의 유생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반촌은 대궐 다음으로 북적거리는 번화가였다. 반민들은 사치스러운 차림새와 호쾌한 기질로 유명했다. 성균관 유생들이 함께 어울린 하숙촌 대명거리(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대 앞까지)는 1895년 갑오개혁으로 과거제가 폐지될 때까지 ‘원조 대학로’로 흥청거렸다. ●낙산 아래 동인들 모여 살던 동촌 명승지 이화장 동촌의 정체성은 낙산과 혜화문, 낙산 아래 제일의 명당 이화장, 흥덕사와 흥덕동천, 송시열이 살던 송동 집터와 북관묘 터에서 각각 찾을 수 있다. 낙산 아래 이화장 자리는 동촌 제일의 명승지였다. 인조의 셋째 아들 인평대군의 석양루 터였으며 신숙주의 손자 신광한의 집 기재(또는 신대)를 거쳐 왕의 관을 만들던 장생전이 깃들었다. 김홍도의 스승 표암 강세황도 이곳 바위에 글씨를 남겼지만 이화장을 지으면서 땅속에 묻혔다. 현재 서울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이 흥덕사와 송동, 북관묘의 옛 터이다. 본래 지명은 숭교방이었으며 오늘의 동숭동은 ‘숭교방 동쪽’이라는 뜻이다. 흥덕사는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머물던 한양 잠저였고, 본부인 신의왕후를 모신 교종의 본산이었다. 송시열의 집도 이 터에 있다. 흥덕동천은 대학로를 지나 청계천 오간수문으로 흘렀다. 오늘의 대학로 40m 도로는 한때 대학천이라고 불리던 흥덕동천을 복개한 덕에 얻은 길이다. 서울대 문리대생들이 대학천과 다리를 빗댄 센강과 미라보 다리를 오가며 ‘제25의 강의실’이라고 불리던 학림다방으로 건너다녔다. 흥덕동천을 되살린다고 요란하게 선전했지만 옛 물길은 땅속에 묻혔고, 작은 개울만 흉내 삼아 만들어 놓았다. 관운장을 모신 북관묘터는 1882년 임오군란부터 1884년 갑신정변, 1895년 을미사변까지 근대사의 비극이 오롯이 담긴 역사의 기억장치이다. 그러나 아픈 역사는 역사가 아니라며 스스로 지워 버렸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학로의 근현대 유산이 미래세대에게 전해지도록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이유를 사라져 버린 동촌의 옛 역사가 시리도록 웅변한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김수근 ‘붉은 벽돌’ 시리즈 원조 오롯이… 詩처럼 수놓인 샘터·아르코극장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김수근 ‘붉은 벽돌’ 시리즈 원조 오롯이… 詩처럼 수놓인 샘터·아르코극장

    대학로는 근대 건축의 발상지요 건축물의 향연장이다. 일제가 서구를 모방해 유통시킨 근대건축은 한때 ‘B급 짝퉁 건축’으로 평가절하됐지만 지금은 당당하다. 이 땅 근대 건축의 역사가 대학로에서 태동했고 만개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 못한다. 박길룡, 박동진, 김세윤, 이천승, 이상(김해경), 장기인 등 기라성 같은 근대 건축가들이 대학로에서 건축을 익혔다. 졸업 후 총독부와 경성부청에 취업이 보장된 국내 유일의 관립 경성고등공업학교(경성공업전문학교)는 옛 중앙시험소 청사(방송통신대 역사관) 부지에 있던 근대 건축교육의 요람이었다.대학로에는 목제와 타일 그리고 붉은 벽돌이라는 삼색(三色)의 건축물이 공존한다. 중앙시험소(사적 제279호) 건물은 현존하는 유일의 목조 2층 르네상스풍 양옥이다. 이에 반해 옛 서울대 본관인 예술가의 집(사적 제278호)과 서울대 의대 본관은 황갈색 스크래치 타일로 외장을 마감해 중후한 느낌을 준다. 근대의학의 맥을 이어받아 병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인 서울대병원 부속 의학박물관으로 쓰이는 대한의원(사적 제248호)은 일본 국회의사당을 설계한 야바시 겐치키가 설계한 1908년 건물로 사라센풍의 작은 돔과 네오바로크 양식의 시계탑에 페디먼트장식 창문으로 유명하다. 동판으로 제작된 지붕은 테평양전쟁 말기 일제가 전쟁물자로 걷어가 버려 함석으로 대체했던 것을 다시 복원한 것이다. 조선은행(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동양척식주식회사(철거)와 함께 1900년대 초 조선의 3대 건축물로 이름 높았다.우중충한 근대의 풍경은 김수근의 등장과 함께 모던하게 바뀐다. 대학로의 아이콘이자 서울미래유산인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미술관, 샘터사옥과 파랑새극장은 김수근이 시도한 붉은 벽돌 건물 시리즈의 원조이다. 김수근은 이 건물을 지으면서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붉은 벽돌에 햇빛이 비치면서 단계적으로 후퇴한 벽면과 불규칙한 벽돌장식이 선명한 그림자와 각을 이루는 장면은 한 편의 시와 같다. 그러나 1979년 당시 열린 준공식에서 김수근은 귀빈석이 아닌 일반석에 자리를 배정받는 푸대접에 울분을 삭여야 했다. 그는 벽돌예찬론자였다. 그가 차곡차곡 쌓은 벽돌 한 장 한 장은 이 땅의 젊은 문화예술가들을 대학로로 불러 모았다. 그의 염원처럼 수많은 붉은 벽돌이 예술이라는 이름의 열정으로 붉은 노을처럼 타올랐다.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 [이주의 어린이 책] 모자란다고 주눅 드는 아이들을 위하여

    [이주의 어린이 책] 모자란다고 주눅 드는 아이들을 위하여

    고약한 결점/안느 가엘 발프 지음/크실 그림/이성엽 옮김/파랑새/50쪽/1만 4800원태어날 땐 분명 조그만 실 조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자라나면서 실 조각은 실뭉치가 됐다가 몸 전체를 휘감는 그물이 된다. 실뭉치는 말썽꾸러기에 심술쟁이다. 제멋대로 엉켜 내 발목을 잡아채 넘어뜨리기도 하고, 친구들과 나 사이에 다가서지 못할 벽을 쳐놓기도 한다. 수업 시간에는 번번이 내 귀를 틀어막는다. 선생님께 불려 나가 벌을 서게 하는 주범이다. 아이 안에 조그맣게 자리해 있나 싶다가 어느새 아이를 압도하고 장악하는 실뭉치는 다름 아닌 ‘결점’이다. 자신의 관념에만 존재하던 결점은 ‘부끄럽다’는 생각에 사로잡힐수록 마음대로 몸집을 불려 아이를 괴롭힌다. ‘내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정말 고약한 결점’이라는 미움은 ‘나 자신이 결점이다’라는 포기와 체념, 절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외모든, 환경이든 친구와 자신을 견주고, 모자란 부분에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다치고 작아진다. 친구들 앞에서는 자신의 결점만 커 보여 한껏 주눅 들고,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에는 결점 따윈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즐거워하는 아이의 심리를 만져질 듯 비추는 것은 노란색 선이다. 흰색 바탕에 유독 존재감을 과시하는 노란색 선은 작아졌다, 커졌다, 아이를 휘감았다, 책 전체를 뒤덮었다 하며 이야기에 찰기를 더한다. 아이에겐 노란색 선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갖가지 크기와 형태, 색을 지닌 선들이 따라다닌다. 누구나 결핍과 단점이 있다는 사실, 결점이 아닌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진실을 알게 된 아이가 새로 마주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유로파 우승한 맨유 “힘내라 맨체스터”

    유로파 우승한 맨유 “힘내라 맨체스터”

    웨인 루니(우승컵 든 사람)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5일 스웨덴 스톡홀름 프렌즈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아약스를 2-0으로 누르고 정상을 차지한 뒤 팔을 치켜들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폴 포그바는 “우리는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맨체스터 테러 희생자를 위해 뛰었다. 아픔을 겪고 있는 맨체스터에 위로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으로 2015년 11월 파랑스 연쇄테러 현장 옆 생드니 스타드 프랑스에서 독일과 친선경기를 펼쳤던 그는 이날 전반 18분 결승골을 넣은 뒤 두 손을 하늘로 뻗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현지 언론들은 “테러 희생자와 2주 전 별세한 아버지를 기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톡홀름 EPA 연합뉴스
  • 서울 ‘사방팔방’에 숨은 미래유산을 보다

    서울 ‘사방팔방’에 숨은 미래유산을 보다

    서울시청 앞에 늘 있는 ‘서울광장’은 언제 조성됐을까. 조선시대의 ‘광장’이었던 경복궁 앞 육조거리부터 시작된 서울 ‘광화문 광장’의 역사는 어떤 사연을 안고 있을까. 서울역 고가를 공중정원으로 재생한 ‘서울로7017’에서 돌아보는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일까. 한양에서 서울까지, 시간을 뛰어넘은 공간을 돌아보는 행사가 다시 마련됐다.서울신문은 서울시와 함께 서울의 주요 미래유산과 역사유적을 둘러보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를 오는 27일부터 시작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연중기획 행사로 27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진행한다. 올해 답사는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진행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답사 프로그램인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는 서울시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서울의 기억을 담은 근현대 문화유산을 100년 후의 보물로 보존하는 미래유산 사업을 촘촘하게 시민들과 함께 둘러본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광장이나 서울로7017과 같은 장소나 시설뿐만 아니라 서적, 예술품, 시장, 골목, 기술, 음악, 경관, 소설, 시 등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망라한다. 근현대 유산 보존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공부하고 현재를 알아가며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가 있다. 2012년부터 5월 현재까지 서울시가 선정한 미래유산은 총 426건이다. 올해 답사의 핵심은 사방팔방(四方八方)이다. 서울의 사대문 안을 사방으로, 사대문 밖을 팔방으로 구분해 기원전 역사를 가진 ‘오래된 도시’ 서울 속에 숨은 미래유산을 13회 프로그램으로 훑는다. 또 다른 테마는 사계절이다. 도봉구 창포원(초여름 꽃파랑)~물색이 짙어지는 선유도(물파랑)~초록의 섬 서울숲(신록초록)~붉게 타오르는 정동길(초가을 단풍)~백제의 고향 올림픽공원(가을 은행노랑)~서울의 허파 남산(겨울 흰눈) 등 서울의 풍광까지 만끽할 수 있다. 어젠다 탐방도 투어의 백미다. 서울의 물길(한강, 청계천, 중랑천)과 서울의 근대(정동, 장충동)를 묶어 선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진 않지만 ‘우리 서울’의 뚜렷한 한 축을 이루는 무형유산은 서울의 문학1·2, 놀거리(홍대 일대)와 먹거리(종로 일대)라는 타이틀로 내놓는다. 야간탐방과 청소년용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서울로7017 등 야경이 좋은 곳을 3회에 걸쳐 돌아보고,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청소년을 위한 교육용 프로그램도 5회 진행한다. 해설과 진행, 자료발굴을 위해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소속 박사급 연구원 3명을 비롯해 모두 14명의 연구원이 투입된다. 해설은 노주석, 최서향, 정순희, 한세화, 박정아, 전혜경, 김미선, 김은선 연구원 등 8명이 나선다. 전담 자료조사에도 5명 연구원이 투입됐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 사람들이 살아 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과 감성이 세대 간 공유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견인하는 중심에 미래유산이 있다”면서 “이번 탐방을 통해 그 가치를 알아가고 보존의 중요성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청은 서울 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web/main/index.do).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김명호의 과학 뉴스(김명호 그림·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과학적 사실과 사회·문화적 맥락을 잇는 스토리텔러 김명호가 과학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과학자들의 시행착오와 성취를 만화로 풀어냈다. 204쪽. 1만 7500원. 사상의 거장들(앙드레 글뤽스만 지음, 박정자 옮김, 기파랑 펴냄) 피히테, 헤겔, 마르크스, 니체 등 사상의 거장들이 사실은 이념의 사기꾼으로 어떻게 유럽과 세계를 속였는지 비판한다. 448쪽. 2만 7000원. 미성숙한 국가(쉬즈위안 지음, 김태성 옮김, 이봄에 동선동 펴냄) 중국의 젊은 지식인 쉬즈위안이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한발 떨어져 청일전쟁, 중국 개혁개방 등 중국이란 국가를 만든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사유한다. 336쪽. 1만 6000원. 슬픈 거인(최윤정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 30여년간 아이들 책을 읽고 번역하며 연구해 온 저자가 어린이문학 속 페미니즘, 애니메이션 세계 명작의 문제 등을 짚으며 어린이책을 고르는 눈을 길러 준다. 212쪽. 1만 9500원.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김유 지음, 유경화 그림, 문학동네 펴냄) 발톱을 깎을 때, 라면 냄비를 놓을 때만 책을 집는 안읽어씨 부부와 딸 안봄이 입맛대로 주문할 수 있는 책 요리점에서 책이란 다채로운 맛의 신세계에 눈을 뜬다. 124쪽. 1만원. 호구와 천적(이경순 지음, 안병현 그림, 파랑새 펴냄) 프로 바둑기사를 꿈꾸는 5학년 동갑내기 동오와 진상이가 치열하게 다투는 경쟁 상대에서 서로의 꿈을 이루게 하는 도반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132쪽. 9500원.
  • 몸으로 말한다

    몸으로 말한다

    세계 현대무용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몸의 제전’이 열린다.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가 17~31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이음아트센터 이음홀 및 이음야외무대에서 열린다.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인 모다페는 올해 ‘헬로, 마이, 라이프?!’라는 주제로 7개국, 31개 단체, 186명의 아티스트들이 관객을 맞는다. 영국, 이스라엘, 벨기에, 이탈리아, 미국 등 해외초청작 5편, 국내초청작 17편, 한국·덴마크 국제공동작 1편 등 총 23편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 유수의 무용단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무용을 이끄는 중견 안무가와 신인 안무가 등 세대를 아우른 무용수들이 삶과 시대에 대한 통찰력을 몸의 언어로 표현한다.개막작은 영국 대표 현대무용단 발렛보이즈의 ‘라이프’다. 10명의 남성 무용수로 구성된 발렛보이즈는 남성 인체의 아름다운 근육미와 절제된 힘을 보여 주는 무용단으로 2000년 설립 이후 작곡가, 예술가, 디자이너, 사진가 등 다양한 영역의 예술을 도입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첫 방한 작품으로 준비한 ‘라이프’는 유럽의 유명 안무가 폰투스 리드버그의 ‘토끼’, 베네수엘라 출신 자비에 드 프루토스의 ‘픽션’ 두 작품으로 구성됐다. ‘래빗’은 토끼 가면을 쓴 무용수들이 폴짝폴짝 뛰며 어딘가에 소속되기 위한 몸부림을 표현한다. ‘픽션’은 우아한 동작으로 좌절, 연민 등 블랙코미디 같은 우리의 삶과 죽음을 그린다. 폐막작은 세계적 현대무용단인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하늘의 말들’이다. 16명의 무용수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움직임의 공간, 쏟아지는 색깔과 융합의 순간, 시간 속 찰나의 기억을 표현한다. 모다페 조직위원회가 올해 새로 기획한 ‘현대무용 불후의 명작’은 한국현대무용의 옛 모습을 무대에서 재연해 세대 간 대화를 시도한다. 20년 이상 된 무용단의 10년 이상 된 대표 레퍼토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현대무용계 ‘전설의 스타’인 툇마루무용단 최청자 안무가의 ‘해변의 남자’, 밀물현대무용단 이숙재 안무가의 ‘(신)찬기파랑가’, 전미숙무용단 전미숙 안무가의 ‘가지마세요’가 무대에 오른다. 자세한 공연 일정은 모다페 홈페이지(www.modaf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3만~7만원. (02)763-535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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