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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이가 뭐길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이가 뭐길래

    거리에서 싸움이 났다. 한쪽이 반말을 하자 대뜸 상대방이 쏘아붙인다. “야, 너 몇 살이야?”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는 나중 문제고, 우선 나이부터 따진다. “민증 꺼내 봐!” 싸움 도중 주민등록증 보자는 사람도 있다. 젊은 세대는 나이 한 살 차이로도 선후배를 가르고 상하 위계를 만든다. 심지어 같은 나이에도 생일이 이른지 늦은지로 기어이 위아래를 나누고 만다. 유교 전통사회의 장유유서(長幼有序)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년생)은 열세 살 어린 박제가(1750년생), 열일곱 살 어린 이서구(1754년생)와 벗으로 지냈다. 교육학자 신정민 박사에 따르면 당시에는 지금보다 나이에 관대했다. 양반들의 사귐에는 학문이 중요했기 때문에 나이가 어려도 학문이 출중하면 기꺼이 벗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성과 한음 이야기로 유명한 한음 이덕형(1561년생)과 백사 이항복(1556년생)도 다섯 살 차이였지만 친구로 지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이런 전통은 유지됐다. 수주 변영로(1898년생)는 한학자 위당 정인보(1893년생)보다 다섯 살 아래였지만 어려서부터 친구였다. 당연히 서로 허물없이 반말을 했다. 시인 박인환(1926년생)과 김수영(1921년생)도 다섯 살 차이였지만 친구로 지냈다. 어릴 적 고향에서 종종 듣던 말이 있다. “상놈은 나이 먹는 게 벼슬이다.” 연암 박지원의 경우에서 보듯이 학문과 실력만 있으면 나이가 어려도 인정받을 수 있는 양반과 달리 상놈은 나이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는 뜻이다. 유교 전통 속에서도 나이만 앞세우는 걸 부끄럽게 여기는 기풍이 맥맥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오죽 내세울 게 없으면 나이 자랑이냐는 거다. 그렇다면 몇 달 차이로 위아래를 가르는 풍토는 천민자본주의 시대임을 방증하는 것일까. 일제강점기의 학교 선후배 서열과 군사문화의 영향이 크다. 그 결과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처음 만나 묻는 말도 “몇 살이야”다(SBS 스페셜, 한국의 서열문화 ‘왜 반말하세요?’). 만나서 먼저 정하는 것도 형, 동생 서열이다. 수평적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일제잔재와 군사문화를 버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수평적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 햇살 드는 골목길에 빨강, 노랑, 파랑 친구들이 걸어간다. 색깔에 무슨 위아래가 있을까.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군포시, 초막골생태공원에 조류 둥지상자 32개 설치

    군포시, 초막골생태공원에 조류 둥지상자 32개 설치

    경기도 군포시는 2일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지역 대표적 생태공간인 초막골생태공원에 조류 둥지상자(인공새집) 32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둥지상자는 주택난이 심해진 새들의 번식을 위한 공간이다. 새들이 둥지로 사용하는 나무구멍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새들끼리의 봄철 생존경쟁을 줄이고 번식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새들의 둥지상자는 소형(직경 2.5cm) 24개, 중형(6.5cm) 5개, 대형(9cm) 3개등 총 32개다. 소형은 박새류, 중형은 동고비와 찌르레기, 대형은 파랑새와 원앙 등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새들의 둥지상자를 이용해 텃새와 여름 철새, 산림성 조류 등 초막골에 찾아오는 새들의 산란시기와 이동시기 등을 관찰한다. 또 지역의 생태모니터링 자료로 활용하고, 시민을 위한 다양한 생태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도 이용할 계획이다. 정등조 생태공원녹지과장은 “인간들만큼이나 새들의 주택난도 심해지고 있어 인간과 새들의 공존을 위해 둥지상자를 설치했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실내 미세먼지 걱정 없어요”… 스마트 청정 공간 힘쏟는 성동

    “실내 미세먼지 걱정 없어요”… 스마트 청정 공간 힘쏟는 성동

    1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구립성일어린이집. 안으로 들어서자 창문 위 파란색 불빛이 먼저 반겼다. 박지영 원장은 “어린이집 공기 질 상태가 아주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불빛”이라고 했다. 불빛은 ‘하이브리드 공기청정시스템’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 시스템은 미세먼지·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사물인터넷(IoT) 측정기와 연동돼 환기장치가 자동으로 가동된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파랑(좋음), 초록(보통), 노랑(나쁨), 빨강(매우 나쁨) 4가지 색이 표시되며 빨강·노랑·초록일 땐 자동으로 켜져 실내 공기 질을 파란색으로 유지한다. 초미세먼지가 극심해 창문을 열기 어려운 날에도 바깥 탁한 공기를 정화해 청정 공기를 안으로 들여보내 준다. 버려지는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폐열회수’ 설비도 적용돼 에너지도 아낄 수 있다. 어린이집 1~2층 창문 9개 위에 모두 설치돼 있다. 어린이집 입구 위엔 공기청정시스템과 연계된 ‘우리 교실 실내외 환경알리미’ 모니터가 부착돼 있다. 어린이집 내·외부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농도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성동구는 지난해 11월 민간 기업 포원솔루션그룹에서 4000만원을 지원받아 성일어린이집에 하이브리드 공기청정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박 원장은 “성수동은 준공업지역이라 학부모들이 미세먼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미세먼지 청정공간이라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올해 공기청정시스템 예산을 2500만원 편성했다”며 “공기 질 개선이 시급한 어린이집을 선정,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성동구의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실내 미세먼지 제로 환경’ 조성이 호평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선진기술을 토대로 순도 100%의 공기를 유지, 건강도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성동발 ‘스마트 청정 공간’ 구축이 전국 표준 모델이 될지 주목된다.‘스마트체육관’도 미세먼지 안전지대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체육관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체육 활동 지원 양방향 콘텐츠로, 어린이들이 영상 속 캐릭터와 하나가 돼 움직이면서 운동할 수 있다. 구는 2018년 12월 전국 최초로 구립어린이집 4곳에 시범 도입한 후 지역 구립어린이집 41곳에 확대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실내에서도 맘껏 체육 활동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학부모들 반응이 좋다”며 “올해는 신설되는 어린이집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는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78곳과 민간어린이집 3곳에 IoT 실내공기질 측정기도 마련했다. 측정기와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초미세먼지·이산화탄소 같은 수치를 언제 어디서나 파악할 수 있다.초등학교엔 IoT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 학교 주변 공기 질 측정 결과를 모니터링하면서 학생들과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2018년 경수초등학교 등 7개교를 시작으로 지난해 14개교로 확대, 지역의 모든 초등학교에 비치했다. 구는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구 홈페이지에 미세먼지 지도를 만들고 학교별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분석해 발생원인 파악과 대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왕십리오거리·살곶이공원·서울숲 등 유동 인구가 많은 6곳엔 ‘태양광 미세먼지 알리미’를, 주요 시설과 도로 65곳엔 미세먼지·온도·습도·자외선을 측정하는 ‘복합공기측정기’를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빈틈없는 미세먼지 관리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구민들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주력한다. 승차 대기 인원이 많은 버스정류장 10곳엔 상반기 안에 ‘성동형 스마트 쉘터’를 조성한다. 성동형 스마트 쉘터는 자동문을 설치한 밀폐형 구조의 버스정류장 내부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 정화시설, 냉·난방기, 온열의자, 태양광 발전장치 등을 설치한 미세먼지 안전구역이다. 와이파이 등 스마트 기술도 적용된다. 구는 지난해 11월 LG전자와 협력을 맺고, 공동 개발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대중교통을 건강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이용 인원을 늘리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는 2018년 5월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버스정류장을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연구개발 사업도 하고 있다. 한양대 정문 앞 버스정류장을 개조해 벽면에 식물을 심고, IoT와 연계해 물을 안개처럼 뿌리는 ‘미세먼지 정화 녹화 시스템’을 구현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성과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가 약 16%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분석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구 전역에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구청 앞에서부터 청소년수련관까지 100m 구간엔 미세먼지 농도를 붉은색부터 파란색까지 불빛으로 나타내는 조명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마다 숨 쉬는 게 고통스럽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진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 사회적 약자와 대중교통 이용자 등 대상자별 특성에 맞는 생활밀착형 미세먼지 대응책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채로운 꽃색을 보았으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다채로운 꽃색을 보았으면

    식물을 그리기 위해 처음으로 물감과 색연필을 샀던 날을 기억한다. 대학 학부 3학년 수목학 수업. 교수님께서 교정 나무를 그림으로 그려 도감을 만들라는 과제를 내셨고, 나는 수업이 끝나고 시내의 대형 서점에 가서 60색 색연필과 수채화 물감을 샀다. 나는 그렇게 식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학교 조경수인 은행나무, 진달래, 개나리부터 시간이 지나 학부를 졸업해 수목원에 들어가 우리나라 자생식물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릴 때까지도 그 물감과 색연필은 늘 나와 함께였고, 그렇게 그들은 모두 그림 속 식물이 됐다. 닳아 없어진 물감과 연필을 아쉬워하며 나는 수없이 새 물감을 사야 했다.닳는 건 대체로 녹색 계열이었다. 식물 기관 중 잎 표면적이 가장 넓어서인지 연두색, 녹색 물감을 늘 새로 사야 했다. 녹색 다음으로는 가지와 수피의 색인 갈색, 그리고 노란색, 빨간색, 분홍색, 보라색 순이었다. 이것은 식물의 꽃과 열매 색이다. 그러나 나는 유난히 파란색은 잘 사지 않았다. 특히 쨍한 하늘색이나 초록과 파랑 사이의 민트색은 십년이 지나도록 처음 그대로의 모습이다. 속이 비어 쭈글쭈글해진 다른 물감들 사이에서 새것과 같은 푸른 계열의 물감을 보면서 산수국이나 솔체꽃과 같은 늦여름과 가을 사이의 푸른 꽃에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란색이나 보라색에 비해 푸른색 꽃을 피우는 종수가 적긴 하지만, 나 스스로도 매년 여름과 가을에 유독 바빠 푸른 꽃이 많이 피는 시기엔 평소만큼 조사를 많이 다니지 못한 후회도 있긴 하다. 꽃의 색이란 곧 꽃잎의 색인데, 이것은 수분을 도울 매개자인 동물의 이목을 끌기 위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는 숲에서 한정된 나비와 벌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색을 보여 주거나 향을 내거나 식물 각자의 방법으로 경쟁해야 한다. 벌과 나비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해바라기는 노란색 꽃, 작약은 붉은색, 알리움은 보라색 꽃잎을 피운다. 흰 꽃은 대개 나방과 딱정벌레 혹은 나비가 좋아하고, 새들은 붉은색 꽃을, 벌과 나비는 노란색부터 보라색까지 좋아하는 색 스펙트럼이 넓다. 그러나 늘 새롭고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란 동물은 식물에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색을 찾는다. 2년 전 세계 최대의 구근식물 꽃 축제인 네덜란드 퀴켄호프에서 특별한 색의 튤립을 보았다. 이미 ‘버블’을 경험한 만큼 본래의 색을 넘어 노란색과 붉은색의 줄무늬, 검은색, 회색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으로 이미 육성됐을 것만 같은 튤립에서 새로운 색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나는 녹색 튤립 앞에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 앞에 서서 사진을 마구 찍었다. 이미 다채로운 튤립 꽃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잎과 같은 색의 꽃이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인류는 가장 최초로 회귀하고 싶어 한다고 했던가. 사실 녹색이야말로 최초의 꽃색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초기의 꽃은 녹색이라고 추측한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꽃이 다양해지면서 수분 매개자인 동물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하다가 다채로운 색으로 진화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자생식물의 이야기다. 도시 원예식물의 꽃색은 인간의 욕망에 따라 진화해 왔다. 지금 한창 길가 화단에 심겨 있는 팬지야말로 인류가 만들어 낼 수 있을 모든 색을 꽃잎에 담았다. 팬지의 꽃을 그리는 동안 나는 지금껏 쓰지 않았던 푸른 계열의 물감과 연필까지 거의 모든 색의 재료를 썼다. 흰 꽃의 명암을 넣기 위한 회색부터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검은색까지. 팬지는 달리아와 더불어 가장 다양한 색으로 육성된 화훼식물이다. 심지어 팬지 색상환이란 게 있을 정도다. 게다가 이들 다섯 개 꽃잎은 모두 같은 색이 아니라 꽃잎마다 색이 다르다.이들의 다채로운 색은 정원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이용된다. 학부 시절 처음 먹어 본 꽃 비빔밥은 노란색, 보라색 팬지로 장식돼 있었다. 식용꽃으로 자주 쓰이는 팬지는 요리의 장식이면서 영양분을 제공하는 미래의 식량으로 제기되기도 한다. 팬지를 보면서 나는 우리가 또 앞으로 얼마나 특별하고 이상한 색을 찾을 것인지 궁금해졌다. 누군가는 촌스럽다고 하는 철쭉의 진분홍색도 생존을 위해 띄게 됐다. 꽃집 매대 구석의 화려한 팬지 또한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도시로 가져온 색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이 떠들썩하고 삭막한 도시에서 피기 시작하는 봄꽃들의 색 하나하나가 소중해지고, 그렇게 우리 마음도 조금은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 붉은 악마부터 ‘얼룩말 논란’ 백호까지…국민들과 함께한 60년 파격 있었다

    붉은 악마부터 ‘얼룩말 논란’ 백호까지…국민들과 함께한 60년 파격 있었다

    지난 6일 나이키가 제작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뜨겁게 일었다. 역대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되는 새 유니폼을 계기로 지난 60여년간 국민과 애환을 함께한 한국 축구의 역대 유니폼 변천사를 되짚어 본다. 한국이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1954년에는 홈은 붉은색 상의, 원정은 하늘색 상의였고 바지는 모두 흰색이었다. 이때부터 태극 문양의 빨강, 파랑은 국가대표 유니폼의 기본 색깔이 됐다.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에 복귀한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상하의가 모두 붉은색인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1983년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엄청난 활약으로 4강 신화를 쓰자 외신들은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입은 유니폼은 ‘백의의 민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흰색 바탕에 왼쪽 어깨를 색동 무늬 패턴이 감쌌다. 하지만 전통의 붉은색을 버렸다는 비판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다시 붉은색 상의로 돌아왔다. 2002년 월드컵의 밝은 톤 붉은색 유니폼은 한국 축구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축구대표팀은 1998년 월드컵 때까지는 유니폼 상의 왼쪽에 태극기를 부착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때부터는 축구협회 엠블럼을 왼쪽 가슴에 부착하고 있다.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상하의 모두 붉은색에 ‘투혼’이라는 글자와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면서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백호의 해를 맞아 호랑이 무늬가 깃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니폼은 ‘투혼2’라는 별칭이 붙었다. 처음에는 밋밋하다는 평이 있었으나 원정 최초 16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평가가 뒤바뀌었다. 2014년 유니폼은 빨간색과 파란색의 어깨띠와 파란색 브이넥 칼라가 추가됐다. 하지만 일부 축구팬은 ‘가방끈이냐’는 혹평을 내놨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998년 월드컵 예선 이후 20년 만에 홈 유니폼을 붉은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로 입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얼룩말 논란’으로 돌아 본 한국 축구 국대 유니폼 변천사

    ‘얼룩말 논란’으로 돌아 본 한국 축구 국대 유니폼 변천사

    지난 6일 나이키가 제작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뜨겁게 일었다. 역대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되는 새 유니폼을 계기로 지난 60여년간 국민과 애환을 함께한 한국 축구의 역대 유니폼 변천사를 되짚어 본다.한국이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1954년에는 홈은 붉은색 상의, 원정은 하늘색 상의였고 바지는 모두 흰색이었다. 이때부터 태극 문양의 빨강, 파랑은 국가대표 유니폼의 기본 색깔이 됐다.이후 32년 만에 월드컵에 복귀한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상하의가 모두 붉은색인 유니폼을 입었다.앞서 1983년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엄청난 활약으로 4강 신화를 쓰자 외신들은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입은 유니폼은 ‘백의의 민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흰색 바탕에 왼쪽 어깨를 색동 무늬 패턴이 감쌌다.하지만 전통의 붉은색을 버렸다는 비판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다시 붉은색 상의로 돌아왔다.2002년 월드컵의 밝은 톤 붉은색 유니폼은 한국 축구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축구대표팀은 1998년 월드컵 때까지는 유니폼 상의 왼쪽에 태극기를 부착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때부터는 축구협회 엠블럼을 왼쪽 가슴에 부착하고 있다.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상하의 모두 붉은색에 ‘투혼’이라는 글자와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면서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백호의 해를 맞아 호랑이 무늬가 깃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니폼은 ‘투혼2’라는 별칭이 붙었다. 처음에는 밋밋하다는 평이 있었으나 원정 최초 16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평가가 뒤바뀌었다.2014년 유니폼은 빨간색과 파란색의 어깨띠와 파란색 브이넥 칼라가 추가됐다. 하지만 일부 축구팬은 ‘가방끈이냐’는 혹평을 내놨다.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998년 월드컵 예선 이후 20년 만에 홈 유니폼을 붉은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로 입었다.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가구디자이너 겸 제작자 정재원 개인전

    가구디자이너 겸 제작자 정재원 개인전

    Made by JEONG JAE WON 展 가구디자이너 겸 제작자 정재원이 개인전을 연다. 2007년 가락시장 한 쪽 작은 목공방에서 무임으로 시작한 정재원의 목공여정은 방배동 지하 4층, 5층 작업실을 거쳐, 2010년 경기도 광주시 능평리로 옮겨가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가구’를 만들기 위한 공간이 절실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창뜰마을 입구에 창고 한 동을 빌렸고 가구가 팔릴 때마다 목공 기계를 하나씩 늘리기 시작했다. 그때를 추억하면 어렸고, 꿈을 꾸었고, 힘찼다고 그는 얘기한다. 이 때 첫 간판을 걸게 되는데 ‘JEONG JAE WON’이 정식 상표로 자리매김한 시기이자, 동시에 정재원만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동시대 트렌드와 제품들 사이에서 ‘가구를 조각 한다’는 개념 아래 독특한 위치를 형성해 나간 시간이기도 하다. 정재원은 조소과 출신답게 가구를 도구적인 것에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마치 흙을 빚어 조소하듯 나무를 빚어 가구를 만든다. 딱딱한 재료를 빚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나무를 다루는 그의 손은 야무지다. 그리고 치밀하다. 가구를 단순히 사물로 여기지 않은 목수의 마음가짐이 바로 손놀림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재원만의 가구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 분위기가 조형미를 만들어 내는데 이 때문에 가구를 조각한다는 특징을 갖게 된 것이다. JEONG JAE WON은 ‘이유’와 실용‘을 강조하면서 여전히 목재가구를 고집하는 곳이기도 하다. 목재가구를 고집하는 이유는 현대적이거나 주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본과 정통을 기반으로 가구는 장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것을 주장함에 있다. 여기에 정재원의 디자인적인 목표가 기능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동시에 미학적으로 평온한 가구를 만드는데 있음을 기억해 둔다면, 그가 정통을 유지하며 현대를 이야기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곡선과 직선의 조화에서 우러나온 현대적인 실루엣의 표현, 재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세부사항을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 단순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축소한 디자인에서 정재원의 모토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Made by JEONG JAE WON’ 가구 전시회는 돌산의 거친 조각이 그대로 살아있는 부암동의 석파랑 아트홀에서 열린다. 정재원의 가구 초창기 모델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가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정재원은 주 재료인 목재에 스테인리스라는 다른 물성을 결합한 가구들을 선보인다. 이는 물질과 빛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교감과 유동하는 빛을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나무를 더 나무답게 보여주기 위한 정재원의 시도이다. 정재원은 현재 파주 대동리에서 목공방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전시제목: Made by JEONG JAE WON - 전시작가명: 정재원 / Jeong Jae Won - 전시기간: 2020. 2. 10 - 2020. 3. 15 - 주최: 석파랑 아트홀 - 기획: JEONG JAE WON - 입장료/관람료: 없음 -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11:00am~07:00pm - 전시장정보 석파랑 아트홀 Seokparang Arthall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309(홍지동125) 전화번호 02-395-2500 - 작가정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211-19 010-8901-8662, http://jeongjae.com/ https://www.instagram.com/jeongjaewon_furniture/ 첨부사진 1. Big table, designed in 2017 2. Wedge console, designed in 2013 3. CC console, designed in 2019 4. Made by JEONG JAE WON 展, 석파랑 아트홀, 2020 5. 크래프트 클라이막스, 경기도미술관, 2017 6. J1 chair, designed in 2010 7. Line chair, designed in 2014
  • [똑똑 우리말] 검정과 검정색/오명숙 어문부장

    “녹색 채소가 건강에 좋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검정색 슈퍼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정색’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의 효과 때문이다.” 윗글에서와 같이 ‘검은색’과 ‘검정색’을 혼동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검은색” 또는 “검정”을 “검정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검은색’은 ‘검다’의 활용형인 ‘검은’과 ‘색’으로 이루어진 합성어다. ‘검정’은 그 자체로 검은 빛깔이나 물감을 나타내는 명사다. 여기에 다시 ‘색’이란 말을 덧붙인 ‘검정색’은 바르지 않은 형태다. 색깔을 나타내는 다른 말들도 마찬가지다. 노랑색·빨강색·파랑색·하양색도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노랑색 티셔츠”, “빨강색 운동화”, “파랑색 가방”, “하양색 양말”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노랑·빨강·파랑·하양은 그 자체로 색깔의 의미를 지니므로 굳이 ‘-색’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 노랑·빨강·파랑·하양으로 쓰거나 노란색·빨간색·파란색·하얀색으로 고쳐 써야 한다. ‘소라색’과 ‘곤색’ 역시 피해야 할 표현이다. 소라색은 하늘을 뜻하는 ‘공’(空)의 일본 발음 ‘소라’(そら)에 한자어 ‘색’(色)이 합쳐진 말이다. 우리말 ‘하늘색’으로 바꿔 써야 한다. ‘곤색’도 마찬가지다. ‘감’(紺)은 검푸른 빛을 띤 남색을 뜻하는 한자인데 일본어로는 ‘곤’(こん)으로 발음한다. 여기에 ‘색’이 합쳐진 형태다. 곤색 대신 감색으로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oms30@seoul.co.kr
  • [슬기로운 문학생활]당신이 설 연휴에 읽어야 할 책

    [슬기로운 문학생활]당신이 설 연휴에 읽어야 할 책

    패기만만하고 호기롭게 적어본다. 설 연휴에 문학책을 읽어보자고. 안 읽어도 상관없지만, 넷플릭스에 지친 당신이 불현듯 활자를 읽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하나만 파다 보면 좀 질리는 법이고, 설 연휴나 되니까 당신이 책을 집어들 수도 있으니. 혹여나 읽어보고 재미가 없으면 기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도 된다. ●강화길 ‘음복’: 가족 내 진짜 ‘빌런’은 누구인가. 장례식장에서 다른 가족들이 일하는 동안 본인 앞으로 들어온 조의금을 세보는 사람, 식구들이 모이면 너는 성적이 어느 정도이고 취직은 언제할 생각이냐고 묻는 사람.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가.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에 빛나는 강화길 작가의 ‘음복’에 등장하는 시고모의 모습이다. 소설 속 표현에 따르면 ‘집안마다 한 명씩 있는 그런 사람’. 시할아버지 제삿날, 고모의 무례한 질문에 점점 더 기분이 나빠진 ‘나’는 얼결에 ‘음복’까지 한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집안마다 한 명씩 있는 그런 사람’은 과연 시집에만 있을까? 그리고 끝판왕 같은 ‘진짜 악역’은 원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가족 내 진짜 ‘빌런’은 누구인지 다각도로 살펴보게 하는 작품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낸 ‘소설 보다 2019,가을’에 실렸다. ●박해울 ‘기파’(허블): 문턱이 낮은 SF소설 ‘SF가 유행이라며’ 라는 말을 문학에 관심 없는 이들도 한 번 쯤은 들었을 법 하다. 지난해 김초엽 작가 같은 걸출한 신예의 등장, 기존 작가들의 활약, SF 무크지의 등장으로 SF 시장은 더없이 풍성해졌다. 그러나 SF 문학에 입문하는 일은 소설 좀 읽는다 하는 사람도 쉽지가 않다. 특히나 ‘스페이스 오페라’류의 하드한 SF는 문학 담당인 기자에게도 만만치가 않았다. ‘나도 SF 한번 읽어보자’하는 초심자에게 권한다. 지난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을 수상한 ‘기파’다. 향가 ‘찬기파랑가’에 SF를 접목한 작품인 ‘기파’는 신라 시대 화랑으로 널리 알려진 ‘기파’가 해독자에 따라 의사로도, 승려로도 해독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추리 형식의 미스터리 SF다.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근미래에, 예기치 못한 운석 충돌로 난파된 우주크루즈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극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술술 넘어가는데다 어려운 과학적 설정이 없어 조금 조숙한 초등학생 조카와도 나눠 볼 수 있다. SF 못지 않게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90년대생’의 사회복지사인 작가가 썼다. ●김보라 ‘벌새’(아르테): 시나리오로 다시 보는 ‘벌새’ 영화 아니다. 국내외 영화제 45관왕 달성에 빛나는 영화 ‘벌새’의 시나리오집이다. 영화를 보고 보면 더욱 의미가 풍부해질 것이다. 영화에 담지 않은 신들도 모두 들어가 있기에. 순서를 바꿔도 상관은 없다. 내가 만든 머릿속 영화와 실제 영화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기에. 인물들 대사의 뉘앙스를 고르고 고르는 김보라 감독 특유의 작법을 되새기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가령, 오빠에게 맞아 고막이 터진 어린 은희를 진찰하는 의사의 말 같은 것. “혹시… 진단서가 필요하니?” 모종의 폭력이 일어났음을 눈치챘지만 은희의 의사를 묻는 것이 먼저인 그의 행동을 감독은 섬세한 말의 뉘앙스를 통해 구현해냈다. 뒤에 실린 영화 리뷰도 놓칠 수 없다. 최은영, 남다은, 김원영, 정희진의 글에 이어 그래픽 노블 작가 앨리슨 벡델과 김 감독의 대담까지…. 영화 ‘벌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감독의 벌새 같은 날갯짓을 그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 ●창작동인 ‘뿔’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아침달): 90년대생들의 시 90년대생 시인 3명으로 이루어진 창작동인 뿔의 시집이다. 최지인·양안다·최백규 세 명의 시인으로 이루어진 ‘뿔’은 미래를 지향한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미래는 무조건적인 장밋빛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바라보는 슬픔 어린 미래가 마냥 먹빛도 아니다. 이들에게 있어 슬픔은 또한 아름다운 것이거나, 혹은 슬픔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능력이 이들에게는 있노라고 출판사 측에서는 설명한다. 슬픔도 공감을 동반한다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것일테다.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너에게 그만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는 게 계속 일할 의지 계속 살아갈 의지가 없다는 게 슬펐다’(54쪽, ‘기다리는 사람’ 부분) 처럼 현실에 발 디딘 시편이 많다. 그 덕에 시가 일상과 멀리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3명의 시인들은 각 시편마다 이름을 적지 않았다가, 마지막 장에 깜찍하게 밝혔다. 아까 그 시의 마지막은 ‘우리는 가만히 누워 손과 발이 따듯해지길 기다렸다’이다. 따뜻한 설 연휴 되기 바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요즘 과학 따라잡기] 초분광 카메라로 녹조 예방

    [요즘 과학 따라잡기] 초분광 카메라로 녹조 예방

    원격탐사는 원격지에서 센싱을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지난달 식수원 보호와 환경오염에 직결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녹조현상을 원격탐사를 통해 조기에 잡아내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남조류’가 번성하는 녹조현상으로 강, 호수 등이 녹조라테처럼 변해 골치가 아팠다. 이젠 강이나 호수의 사진을 수백m 상공에서 촬영만 하면 실시간 조류의 상태를 알게 되는 길이 열렸다. 따라서 향후에는 녹조의 신속 감지와 확산추세 예측도 가능해 녹조에 대한 대응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며, 이는 바로 초분광 카메라 기술 덕분이다.초분광이란 빛의 3원색(빨강, 파랑, 초록)만 구분하던 일반 영상과 달리 대상물이 가진 고유한 빛의 흡수 영역대인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을 200개 이상의 파장으로 잘게 쪼개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녹조가 예상되는 대청호에 드론을 띄워 초분광 카메라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녹조 번성 여부를 빛의 색상분해로 분석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 덕분에 앞으론 대청호에서 직접 물을 뜨지 않고 드론 촬영만으로도 녹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은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해양에서 적조 예측도 가능할 것이고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촬영하면 피부의 수분측정도 가능해 노화의 진행 상태, 어패류 및 육류의 신선도 측정도 가능하다. 물론 대규모 농장의 경우 병충해 분석이 가능해져 생산량 예측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길섶에서] 파란색과 녹색/이종락 논설위원

    며칠 전 “파란불이 들어왔다. 빨리 건너자”라고 소리치며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는 한 무리를 목격했다. 나도 덩달아 뛰어서 횡단보도를 건넜지만 이내 궁금증이 들었다. 분명히 교통신호등은 빨간색과 녹색, 노란색이 번갈아 켜지는데 왜 녹색신호를 파란색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지? 어릴 적부터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두 색을 혼동해 부르고 있다. 일본인들도 일상생활에서 파란색과 녹색에 대한 혼선을 자주 일으킨다고 한다. 일본어학자인 사타케 아키히로가 쓴 ‘고대 일본어에 있어서 색깔 이름(명색)의 성격’이라는 책을 보면 고대 일본어에서는 색을 나타내는 말이 빨강, 파랑, 하양, 검정 등 4가지밖에 없었다고 한다. 녹색이라는 말은 원래 색의 이름이 아니라 물이나 싹 등에 관계가 있는 것들과 붙여 쓰는 단어였다. 싹이 난 직후의 젊고 생기 넘치며 물기가 많은 것을 나타냈다. 여인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녹색의 흑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젖먹이를 ‘녹색아기’(みどりご)라고 했다. 우리 말에도 비슷한 얘기가 전해온다. 1527년(중종 22년) 최세진이 지은 ‘훈몽자회’라는 책을 보면 청색과 녹색을 ‘푸를 청’‘푸를 녹’으로 표기해 두 색깔을 구분없이 ‘푸르다’라고 표현했다. 훈몽자회는 3360개 한자에 훈민정음(한글)으로 뜻과 발음을 달아놓은 책이다. 동양권에서는 파란색과 녹색의 구별을 상당히 늦게서야 구분하기 시작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두 색을 혼동하는 것 같다. jrlee@seoul.co.kr jrlee@seoul.co.kr
  • 박준희 구청장 “낙성벤처밸리 추진 총력… 관악 경제 도약”

    박준희 구청장 “낙성벤처밸리 추진 총력… 관악 경제 도약”

    “‘승풍파랑’(乘風破浪), 거센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올해 요구되는 변화의 바람을 안고, 관악 경제가 크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9일 관악문화재단 공연장에서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박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역점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 관악구는 ‘경제 살리기’와 ‘주민 소통’에 중심을 맞춘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와 협력해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낙성벤처밸리 추진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2023년까지 100억원의 시비가 투입되는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대학동과 낙성대동을 거점으로 지역 상권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서울창업카페 활성화 ▲생활권역별 대표상권 조성 사업 ▲모바일 관악사랑상품권 발행 ▲봉천역 인근 청년센터 건립 가속화 ▲관악형 마더센터 ‘아이랑’ 확충 ▲스마트안전도시 조성 ▲방과후 교육지원센터 설립 ▲교육경비 보조사업 내실 있는 운영 ▲신봉터널 건설 ▲경천철 난곡선, 서부선 조기 착공 ▲공영주차장 확충 ▲도림천 특화사업 ▲관악 도시농업 복합 공간 건립 등을 역점 사업으로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경두 원장, 마라톤 풀코스 700회 완주

    이경두 원장, 마라톤 풀코스 700회 완주

    연세대 의대 졸업 후 정형외과 전문의 생활을 쭉 하고 있는 이경두 원장은 올해로 75세가 됐다. 75세의 나이에도 이경두 원장은 끊임없는 도전을 진행 중이다. 이경두 원장의 도전은 바로 ‘달리기’다. 1999년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에서 첫 풀코스 완주 후 본인만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두 원장은 정형외과 전문의 생활 속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며 건강에 대한 실천 중요성을 느껴왔지만 도전이 쉽진 않았다. 46세에 뒤늦게 마라톤을 시작했지만 첫 풀코스 완주 후에도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겠다는 고집 하에 꾸준히 운동했다.그 결과로, 첫 완주로부터 4년 후인 2005년에 풀코스 100회를 완주하고 100km 울트라 마라톤 6회 완주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이경두 원장은 그에 멈추지 않고 2015년엔 마라톤 풀코스100회 달성, 백두대간 걷기를 병행했다. 이경두 원장은 “백두대간,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삼남길, 해파랑길, 남해안길을 완보하고 지금은 서해안길을 걸으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에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 혼자 걷기를 하며 자연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취미생활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경두 원장은 운동으로부터 얻은 경험과 지식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싶어 달리기 방법과 건강 관리에 관한 책, ‘달리기와 부상의 비밀, 발’, ‘나를 향해 달린’, ‘부상없이 달리기’ 등을 번역, 집필한 바 있다. 이에 이경두 원장은 “달리기를 시작한 지 30년, 75세 나이에 백두대간 종주를 포함한 5,300여 킬로미터의 걷기와 마라톤 700회 완주라는 기록에 주변에선 축하의 말도 전하지만 염려의 말도 빠지지 않고 건넨다”고 말하며 “하지만 자연 앞에서 인간은 미약한 존재지만 인간 신체의 한계는 생각보다 크다. 언제까지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나에게 건강과 삶의 활력을 준 걷기와 달리기는 내 삶과 언제나 함께 할 것 같다”며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립국악관현악단 2020 신년음악회…‘포레스텔라’와 협연

    국립국악관현악단 2020 신년음악회…‘포레스텔라’와 협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0년 1월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 음악회를 연다. 국악 관현악 명곡은 물론 파이프 오르간 연주, 크로스오버 보컬 그룹 협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제20회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신동일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재독 작곡가 정일련의 ‘파이프 오르간과 국악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한다. 파이프 오르간 주자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JTBC ‘팬텀싱어2’ 우승팀인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을 부른다. 초기 애국가 세 곡을 엮어 국악 관현악으로 재구성한 ‘애국가 환상곡’(가제)도 연주한다. 관람료는 2만원~5만원으로,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기저귀 교환대, 女화장실에만?…서울시민 95% “성차별적 공간 있다”

    기저귀 교환대, 女화장실에만?…서울시민 95% “성차별적 공간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조사 결과95% “일상 공간 성차별 요소 인지”“기저귀 교환대가 여자 화장실에만 있어 아이를 돌볼 때 난감했어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일상 공간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시민 의견을 받은 결과 참여자의 95%가 ‘일상생활 중 성차별적이라고 느낀 시설, 표지판, 장소 등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0일 그 동안 접수한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일상 공간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서울시 성평등 공간사전’을 발표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표지판이나 시설물 등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지난 10월 11∼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성차별적 공간을 성평등하게 바꾸기’를 주제로 시민 의견을 받았다. 총 1206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사 결과 참여자의 95%(1154명)는 ‘일상생활 중 성차별적이라고 느낀 시설, 표지판, 장소 등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96%(893명), 남성은 95%(261명)가 공간의 성차별적 요소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 공간으로 ‘여성 공간에만 있는 아이 돌봄 시설’(3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은 분홍, 남성은 파랑으로 표현된 공간’(21.1%), ‘여성·남성 전용(우대) 공간’(11.6%)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여성의 치마 속이 들여다보이는 유리 계단과 난간’, ‘남성 표준 키에 맞춰진 연단’, ‘여자 화장실에만 설치된 에티켓벨과 비상벨’ 등이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재단은 시민 제안 중 우선 개선이 가능한 대상을 선정해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 성평등 시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남녀 모두가 이용 가능한 ‘아기 쉼터’, 유아용 변기 커버가 설치된 남녀 화장실, 칸막이 있는 남자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안양시, 방범비상벨 더 스마트하고 편리해졌다.

    안양시, 방범비상벨 더 스마트하고 편리해졌다.

    범죄예방을 위한 방범비상벨이 더욱 똑똑해졌다. 경기도 안양시는 기능이 향상된 방범비상벨 ‘미투콜’을 교체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동 개발한 범죄예방 솔루션으로 이번 교체한 18곳은 평촌역 로데오거리와 명학역 2번 출구 등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미투콜은 신고내용 노출을 꺼리는 피해자를 배려해 송수화기가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범죄피해자는 이 송수화기를 이용해 시 관제센터인 스마트도시통합센터와 즉시 통화할 수 있다. 또 파랑색상에 발광시스템이 적용된 디자인으로 한밤중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용하는 과정에서 하단부로 레이저빔이 발사돼 신고자의 위치파악이 쉽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교체장소 선정과 디자인 도출은 경찰서와 협의하고 여성단체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했다. 시는 새 시스템에 대한 여론을 파악해 현재 지역 내 방범폐쇄회로(CC)TV와 함께 설치돼 있는 기존 비상벨을 단계적으로 교체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미투콜 사업은 안양시가 국가공모에 선정돼 추진한 ‘지능형 방범서비스 실증지구 사업’ 하나로 전국에선 처음 시도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일부 비상벨은 무분별하게 부착된 광고전단 등에 가려져 있어 눈에 제대로 띄지 않았다”며 “새 시스템은 이런 단점을 개선해 범죄피해자 누구나 신고하고 범죄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겨울왕국2’ 어른들이 봐도 재밌을까?[이보희 기자의 TMI]

    ‘겨울왕국2’ 어른들이 봐도 재밌을까?[이보희 기자의 TMI]

    ‘겨울왕국2’의 흥행 기세가 무섭다. 국내 상영관 대부분을 독점하며 개봉 11일차인 12월 2일 누적 관객 수 800만 명을 돌파했고, 천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국내 관객 1천만 명을 돌파한 ‘겨울왕국’(2013) 첫 번째 편보다 16일이나 빠른 속도다. 이번 편에서는 아렌델 왕국의 엘사와 안나가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찾아 크리스토프, 올라프, 스벤과 함께 떠나는 모험을 담았다. 두려움을 깨고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엘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겨울왕국2’는 계몽이 분명한 영화다. 엘사가 핑크 드레스가 아닌 푸른색 드레스를 입었을 때부터 ‘겨울왕국’의 목적 의식은 뚜렷했다. 엘사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기존의 공주에서 벗어나, 왕자 따위는 생각하지 않으며 오직 가족과 친구와, 나라를 걱정한다. 대의를 위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디즈니 공주의 캐릭터 사상 유일하게 짝이 없고, 그럼에도 홀로 완전한 존재다. 여동생 안나 또한 1편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편에서는 자신에게 구애하는 크리스토프를 ‘아웃 오브 안중’으로 대하는 모습이다. 사랑보다 자매애가 먼저였다. 오히려 남성 캐릭터가 사랑에만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존의 구조와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을 보인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어린아이 때부터, 오히려 어린아이일 때 더 심하다. 지인의 5세 딸은 자신을 “멋있다”고 하는 엄마에게 “멋있다”는 남자한테 하는 말이라며 “예쁘다”고 해달라고 했다. “검정” “파랑”은 남자색이고, “핑크”가 여자색이다. 여자아이에게 핑크가 아닌 다른 색을 들이밀었다가는, 운다. 머리가 긴 선생님이 예쁘다고 하고, 치마를 입어야 좋아한다. 그런 여자아이들이 파란 드레스에 열광하게 만든 주인공이 엘사다. 여자는 핑크색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앉아서 왕자님을 기다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만드는, 아이들 세계에서는 일종의 혁명이다. 섬세하고 황홀한 영상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을 비롯한 O.S.T.도 멜론, 지니 뮤직, 벅스 등 국내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점령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어른들에겐 강렬한 임팩트나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제 의식이 뚜렷하다 보니 스토리가 인위적이고, 지루할 수 있다. 다만 어린이들에겐 용기와 도전 정신을 길러줄 수 있고,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는 영화로서 훌륭하다. ◆ 이보희 기자의 TMI : ‘TV’, ‘MOVIE’ 리뷰와 연예계 ‘ISSUE’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내년에도 함께” 희망의 약속 남긴 유상철

    “내년에도 함께” 희망의 약속 남긴 유상철

    경남-부산, K리그1 승강 PO 대결 확정 “할 수 있어 상철!”경기가 끝나자마자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파랑검정’ 서포터즈에게 다가갔다. 인천에서 경남 창원까지 달려와 경기 내내 선수들을 응원해준 원정팬 600명에게 “원정경기인데도 많이 와서 선수들 기죽지 않게 함께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라고 말하던 유 감독은 갑자기 말끝을 흐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팬들은 “유상철”을 연호했다. 유 감독은 “이렇게 함께 마지막까지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라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몇몇 팬들의 “마지막 아니야!”라는 외침에 미소를 찾은 유 감독은 “내년에 많이 노력할 테니 팬들도 오늘 이 순간을 잊지 않고 내년에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는 희망의 인사를 전했다. 뒤돌아서는 유 감독을 향해 팬들은 응원구호인 “할 수 있어 인천” 대신 “할 수 있어 상철”을 외치며 그의 발걸음을 응원했다. K리그1 최종전이 열린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인천과 경남 FC 경기를 지켜본 관중은 모두 7252명. 이들이 응원한 건 오직 한 사람, 췌장암 투병중인 유 감독이었다.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도 경기장에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빕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마음을 더했다. 경기 시작 전 유 감독의 건강을 기원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시축 행사에 나섰던 경남의 한 어린이팬은 행사 후 유 감독에게 달려가 편지를 전했고 유 감독이 선수시절 활약했던 울산 현대 팬들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문구를 내보였다. 경기 전까지 인천과 경남은 승점 1점 차이로 10위와 11위였기 때문에 이날 경기에 패한 팀은 꼼짝없이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단두대 매치답게 승부는 팽팽했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경남은 초반부터 거세게 나왔다. 전반 36분에는 미드필더 김종진 대신 최전방 공격수 우로시 제리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인천으로선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경기였지만 “이기기 위해 왔다”는 유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을 진두지휘했다. 결국 경기는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인천은 이로써 잔류를 확정 지었다. 팬들은 약속을 지킨 유 감독을 향해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꺼내 들었다. 인천 선수들 역시 유 감독에게 진심을 전했다. 김도혁은 “감독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꼭 잔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호남은 “우리가 약속 지켰으니 감독님도 건강하게 돌아오신다는 약속 꼭 지키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 감독 역시 “지도자로서 헹가래가 처음인데 다음에는 우승해서 받아보고 싶다”면서 “인천이 내년만큼은 잔류 경쟁을 치러야 하는 부분이 반복되지 않게끔 나도, 선수도, 스태프들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기약했다. 창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바위 위에서 혼자 자유롭고 싶어한 고브라이트 하강 중 추락 사망

    바위 위에서 혼자 자유롭고 싶어한 고브라이트 하강 중 추락 사망

    바위에 늘 혼자 붙고, 안전 장비조차 쓰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등반을 갈망했던 미국인 등반가 브래드 고브라이트가 멕시코 북부에서 바위 하강 도중 추락해 서른하나 삶을 접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출신인 고브라이트는 역시 단독 자유 등반가인 에이단 제이콥슨(26)과 함께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엘 포르테로 치코 바위를 함께 내려오다 30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가 28일 보도했다. 제이콥슨은 9m 아래 바위 턱에 걸려 멈춰선 뒤 관목 숲으로 떨어져 완충 작용이 있었던 덕에 부상만 입고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바위를 오를 때 헬멧 등 안전 장비를 거의 쓰지 않는데 하강 때는 로프를 이용해 래펠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바위 표면을 타고 내려올 때 로프 둘을 서로의 몸에 연결하는 일이 잦은 사고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제이콥슨은 아웃도어 전문 웹사이트 아웃사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랩을 하면서 바위를 내려오기 시작했다. 난 그의 바로 위에 있다가 왼쪽에 있었다. 그는 오른편이었다. 그때 모든 게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난 붕 뜬 것 같았다. 우린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사고 순간을 돌아봤다. 제이콥슨은 “기본적으로 몽롱해졌다. 그도 나도 비명을 질렀다. 난 식물들을 뚫고 떨어졌다. 그때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의 파랑색 그라미치(그를 후원하던 아웃도어 브랜드) 셔츠가 바위에 퉁겨 오른 것을 본 것뿐”이라고 말했다.2017년 10월 21일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유명한 바위인 엘 캐피탄 노스(NOSE) 루트를 2시간 19분 44초에 올라 한때 가장 빠른 등정 기록을 보유했던 고인을 추모하는 물결이 등반계에 일었다. 지난해 같은 바위를 로프 한 번 쓰지 않고 오르는 모습을 담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프리 솔로’ 주인공 알렉스 호놀드는 “등반계는 진정한 빛 하나를 잃었다. 안식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고브라이트와 많은 등반을 함께 했던 앨리스 헤이퍼는 “바위에 관한 한 그는 내가 만난 어떤 사람들과 달리 마법을 갖고 있었다”며 “그는 늘 날 응원하고 격려해줘 날 더 어렵게 밀어붙였고 날 믿어줬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파랑의 역사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파랑의 역사

    고대 로마인이 사랑한 색은 빨간색이었다. 빨강은 황제의 색이기도 했다. 반면 파란색은 켈트족과 게르만족 같은 야만족의 색이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는 이 족속들이 적에게 겁을 주기 위해 몸에 파란색을 칠하는 관습이 있다고 기록했다. 그러므로 로마인에게 청색은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색이었다. 청색 옷을 입는 것은 품위가 떨어지는 일이었다. 파란색은 흔히 죽음이나 지옥을 연상시켰다. 로마인은 켈트족과 게르만족의 파란색 눈마저도 추하게 여겼다. 12세기 이후 파란색에 대한 태도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다. 유럽에서 파란색의 가치 상승은 1100년 전후에 예술 분야, 특히 성화들에서 나타났다. 특히 성모 마리아를 그린 성화에서 파란색을 사용한 것은, 12세기부터 파랑을 ‘색 중에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여기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옷과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청색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도 12세기부터였다. 이제 파란색은 더이상 야만과 죽음의 색이 아니라 신성함과 고귀함을 뜻하는 색이 됐다. 유럽사에서 파랑의 역사는 가치관과 감성의 미학적 반전을 보여 주는 역사이기도 하다. 20세기에 접어들어 파란색은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즐겨 입는 옷 색깔이 됐다. 1950년대 이후 인디고로 염색한 청바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님은 튼튼한 면직물이지만 염료를 완전히 흡수하기에는 너무 두꺼웠기 때문에 ‘완벽한 염색’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염색 공정에 나타난 이러한 불안정성이 오히려 청바지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바지를 입은 사람과 함께 색이 변화하고 낡아 가는, 살아 있는 옷감인 것이다. 오늘날 파란색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깃발의 바탕색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실시된 ‘좋아하는 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파란색을 선택했다. 프랑스에서는 청색 선호 경향이 두드러져, 때로는 60%에 이르기도 한다. 한때 야만인의 색이라고 천대받던 파란색이 가장 사랑받는 색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성(城) 입구에서 얼굴과 팔에 푸른색을 칠한 켈트족 전사가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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