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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꼽티·미니스커트 입은 류호정…‘코르셋’ 지적에 “또 다른 구속”

    배꼽티·미니스커트 입은 류호정…‘코르셋’ 지적에 “또 다른 구속”

    서울 퀴어축제에 참가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30)은 당시 배꼽티와 미니스커트 차림이 화제가 된 것을 두고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고 밝히면서 ‘코르셋’ 지적에 대해선 “또 다른 구속”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류 의원은 배꼽이 보이는 짧은 파란색 티셔츠와 짧은 청치마를 입고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했다. 류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류호정을 화제로 만든 ‘배꼽티’, ‘다이어트’, ‘女 국회의원’ 이 세 가지 포인트.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면서 “그런데 ‘코르셋 아냐?!’라는 핀잔에는 응답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라며 “나의 외모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탈코르셋은 체형 보정 속옷인 ‘코르셋(corset)’을 ‘탈(脫·벗을 탈)’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긴머리, 화장 등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성성’을 거부하는 문화 운동이다.류 의원은 “예를 들어 ‘여성은 긴 머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컷’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긴 머리의 여성에게 코르셋이라 손가락질하는 건 탈코르셋이 아니다”라면서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에 대해서는 “2023년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멋진 옷을 입고 싶었다”며 “그래서 시작했던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했고 지난주 토요일 ‘당당히, 원하는 모습으로’ 을지로를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과 여성주의를 만나기 시작한 학생들이 헷갈려 할까봐 몇 마디 적었다. 모든 종류의 자기검열에서 벗어나자는 게 탈코르셋의 취지”라며 “세상이 시키는 대로 말고, 스스로 선택한 모습으로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모든 분이 원하는 모습으로 당당히 사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한국 온 ‘바비’ 마고 로비 “연기에 책임감…영화 보고 많은 대화 나눌 수 있을 것”

    한국 온 ‘바비’ 마고 로비 “연기에 책임감…영화 보고 많은 대화 나눌 수 있을 것”

    “얼마만큼이나 바비 인형 모습을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감독과 대화를 많이 했고, 과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영화 ‘바비’의 주연이자 제작자로 참석한 배우 마고 로비는 바비 연기에 대해 “부담감과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바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고 여러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파란 눈에 금발, 팔등신 외모로 로비는 신인 시절부터 ‘바비’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그런 그가 영화에서 바비를 연기한다고 알려져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이날도 로비는 ‘바비답게’ 분홍색 옷과 가방으로 꾸미고 화사한 미소를 장착하고 등장했다. 영화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균열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과 함께한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렸다. 로비는 극 중 바비랜드에서 수많은 바비들과 살아가고 있는 가장 완벽한 바비를 연기했다. 영화는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는 바비 인형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바비들과 파티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던 바비는 우연히 인간들의 현실 세계에 빠진 뒤 여러 경험을 하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로비는 이런 바비에 대해 “(바비랜드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사실 모두가 정형화돼 있다”면서 “현실로 나아가 실제 세계와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와의 연결성을 경험하며 모든 기대를 실현하는 건 모순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설명했다.메가폰을 잡은 그레타 거윅 감독도 이날 간담회에 함께 했다. 첫 연출작 ‘레이디 버드’(2018)로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작은 아씨들’(2020)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주목받는 감독이 됐다. 거윅 감독은 “어릴 때 어머니께서는 바비 인형을 안 좋아하셨는데, 아마 스테레오 타입(전형성)이라 그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스테레오 타입을 넘어 성장하게 하고 여러 뉘앙스와 복잡하고 많은 것을 지니게 하는 작업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바비가 굉장히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이 모든 여성이 바비이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바비의 정체성이 모든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정체성이 나눠지는 게 멋졌고, 그 부분부터 출발하는 게 굉장히 좋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영화의 팬임을 자처한 거윅 감독은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한국에서 나온 영화들을 너무 사랑한다. 내가 한국에 온 것조차 믿을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배우 페리라는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 어릴 적에는 제가 대표되고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며 “그래서 ‘바비’라는 제목의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게 놀랍다”고 했다. 온두라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를 축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지금의 우리가 우리의 최고 버전”이라고 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세 사람은 지난 2일 핑크카펫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특히 마고 로비는 이날이 생일이어서 한국 팬들로부터 축하받았다. 한국 팬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전날 일에 대해 “(한국 팬들의 생일 축하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이렇게 제가 생일을 기념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하루 만에 생일 축하를 진짜 많이 받았다.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켄을 열연한 라이언 고슬링도 로비와 함께 방한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부득이한 사정을 이유로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 이은림 서울시의원 “북한산 고도지구 완화 환영”

    이은림 서울시의원 “북한산 고도지구 완화 환영”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은림 시의원(국민의힘·도봉4)이 30일 쌍문동 고도지구 일대를 찾은 오세훈 시장의 ‘(新)고도지구 구상’ 발표에 대해 오랜 주민의 숙원을 해결해 준 혁신적인 구상이라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新)고도지구 구상’에는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 완화내용이 담겨 있으며, 정비사업 시 최고 15층까지, 개별건축 시에는 20m~28m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그간 건축물 높이 규제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재건축·재개발 등 각종 주택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봉구는 전체 면적의 50%가 개발제한구역, 나머지 50%가 생활 가능 면적인데 이 생활 가능 면적 중 11%인 35만여평이 고도지구의 제한을 받고 있었다. 이들 지역은 북한산과 인접한 도봉1동, 방학2,3동, 쌍문1동 일대 1163㎢로 지난 1990년부터 고도지구로 지정 관리돼 최소한의 개발조차 규제받아 심각한 주거 노후화가 진행됐지만, 고도지구 완화로 지역의 노후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의원은 “도봉은 저의 활동 기반이기며 제가 나고 자란 곳으로 제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라며 “늦은 감이 있지만 고도지구 완화를 통해 지역민들이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하고 생활과 안전 모두 위협이 되는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에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덧붙여 서울시장 면담, 강북구청장과의 고도지구 완화 공동 대응회의, 주민 3만 9000여명의 고도지구 해제 청원서 제출 등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준 오언석 구청장과 관계 공무원들, 그리고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해 결실을 만들어준 지역 주민에게도 감사와 환영의 마음을 전했다.
  •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12세기 최고 도자기 만든 사당리 가마터에 위치재료·온도 따라 다양한 색깔의 작품 200점 전시태안 앞바다 ‘보물선’ 유물·발굴 사진, 호기심 자극물레로 빚은 자기만의 그릇 만들고 가질 수 있어성형·조각·굽기·유약·선별 과정 등 게임처럼 체험모래 놀이·흙가마 미끄럼틀 등 아이 위한 시설도 박물관 가는 날이라며 신나게 집을 나섰던 아이가 잔뜩 시무룩한 표정으로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오늘 견학은 재미있었어?” 엄마의 물음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뭔가 아쉬운 게 있었던 게 분명하다. “도자기 만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안 된다고 하셨어.” 평소 엄마와 박물관에 가면 빠지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녀석이라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결국 동네 문방구에서 점토를 사 와 크고 작은 접시 서너 개를 빚고서야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걸 아주 뜨거운 불에 넣고 구우면 진짜 그릇이 되는 거 알아?” 물었더니 아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정말요? 흙은 불에 안 타요?” 질문이 꼬리를 무는 아이에게 언젠가 ‘진짜’ 도자기를 만들러 가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번 강진 여행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전남 강진에 고려청자박물관이 세워진 건 200여개에 이르는 가마터 덕분이다.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가마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시기에 따라 지역이 조금씩 달라진다. 초기 가마터는 경기도와 황해도 그리고 전라도에 집중됐다. 위치상 중서부 지역은 중국의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 벽돌로 가마를 만들었고 남서부 지역에서는 토기 가마의 전통을 이어받아 진흙을 뭉쳐 만든 가마에서 청자를 제작했다. 강진 용운리와 삼흥리에서 당시 가마 형태를 만나 볼 수 있다. 중기가 되면 벽돌가마는 사라지고 강진과 부안을 중심으로 청자 생산이 이뤄졌다. 특히 사당리에선 고급 청자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후기에도 여전히 진흙 가마를 사용하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강진은 오히려 가마터가 증가하고 상감청자도 생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고려청자의 탄생부터 발전과 쇠퇴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강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먼저 눈길을 빼앗는 것도 가마터다. 12세기 고려 최고 품질의 청자를 생산했던 사당리에 자리한 박물관은 앞마당에 7호 가마터가, 본관 오른쪽에는 41호 가마터가 보존돼 있다. 수몰 지역에서 발굴한 용운리 10-4호 가마터도 옮겨 복원했다. “여기서 도자기를 구웠던 거예요?” 아이는 가마터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둘러봤다. 무려 800~900년 전 가마일 텐데 경사면과 벽면, 중간에 까맣게 그을린 흔적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더욱 실감 났다. 원래는 진흙으로 만든 지붕이 있었을 테고 도자기를 먼저 안쪽에 넣은 뒤 밖에서 며칠 동안 불을 지폈을 거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 그 과정에서 깨지는 도자기도 있었을 거라고 했더니 아이는 절로 안타까운 표정이다.“너 청자가 무슨 색인지 알아?” 첫째가 동생 앞에서 아는 체한다. 하지만 청자의 오묘한 빛깔을 이해하기에 일곱 살은 너무 어렸던 걸까. “푸른색이 뭔데? 하늘처럼 파란 거야, 아니면 나무처럼 초록인 거야?” 첫째도 우물쭈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청자를 직접 보면서 이야기해 볼까?” 자연스레 아이들을 전시실로 이끌었다. 나 역시 학교에서 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일컫는다고 배웠지만, 박물관에서 만난 고려청자는 훨씬 다양한 색과 깊이를 지녔다. 실제 설명에도 청자의 색은 제작 기술의 발전 정도나 품질, 청자를 생산한 지역의 흙 성분, 굽는 온도, 가마 안의 산화와 환원 상태에 따라 담청색부터 담녹색, 회녹색, 청회색, 녹황색, 녹회색, 녹갈색, 담황색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가장 잘 만들어진 청자의 푸른색은 비취옥과 비슷해 ‘비색’이라 불렀다는데, 그조차 찾아보니 농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박물관에 전시된 200여점의 고려청자를 모두 살펴본 후에 둘째는 깜냥으로나마 푸른색을 이해한 모양이다. “이제 알겠어. 푸른색은 깊은 바다 빛깔이야!” 고려청자의 색깔만큼이나 그 형태와 문양도 다채로웠다. 특히 모란과 작약, 연꽃, 국화, 매화 등 고려청자에 새겨진 꽃문양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구분한 전시가 관심을 모았다. 부귀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모란과 작약은 봄을 알리는 꽃으로, 부처님의 진리와 극락정토 등 불교적 상징성을 지닌 연꽃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표현됐다. 흐드러진 버드나무와 갈대가 피어 있는 연못 풍경도 함께 즐겨 사용됐다. 군자, 절개를 상징하는 국화는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이뤘던 중기에는 꽃송이 하나하나 사실적인 묘사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엄마는 어떤 꽃 모양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내가 만들어줄게!”아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것은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었다.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싣고 당시 수도였던 개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된 것으로 보이는 이 운반선에서 무려 2만 3000여점의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당시 배에 실려 있던 청자들은 물론 수중 발굴 사진도 함께 전시 중이다. 동화책에서나 봤던 보물선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첫째도, 둘째도 눈빛이 내내 반짝인다. 박물관 왼쪽에 자리한 청자 빚기 체험장에서 아이는 엄마가 좋아했던 연꽃을 물컵에 담았다. 여기선 물컵이나 머그컵, 반상기 등 완성된 그릇의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겨 세상 단 하나뿐인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가래떡 모양의 흙을 원하는 형태로 쌓아 올려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체험, 흙을 물레에 올려 원하는 모양을 빚어 보는 물레 체험도 가능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가마에서 구워져 한 달 내로 받아 볼 수 있다. 아이는 벌써 청자 물컵만 사용할 거라며 작품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고려청자 디지털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한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고려청자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조명을 덧입은 청자 조각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어 디지털 패드를 활용해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게임처럼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첫 번째는 ‘성형’으로 밑감이 되는 흙을 손이나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주는 과정인데, 여기선 물레의 회전력을 이용해 대칭적인 모양을 만들도록 한다. 두 번째는 ‘조각’으로 건조된 성형품에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는다. 세 번째는 ‘초벌’로 보름 이상 건조한 성형품을 가마에 넣고 불길과 온도가 고르게 닿게 한 후 900도의 열을 가해 약 30시간 불을 지펴 구워 내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시유’로 초벌구이가 끝난 예비품을 가마에서 꺼내 규석과 장석, 석회석, 철분 등 배합 비율에 맞춰 제작된 유약을 도자기 전체에 골고루 바르는 과정이다. 여기선 제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청자에 유약을 바르는 걸 게임으로 체험한다. 다섯 번째는 ‘재벌’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1250도 이상의 온도에서 구워 내는 과정으로, 이때 청자 고유의 빛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선별’로 완성된 청자의 모양과 색을 확인하고 잘못 만들어진 청자는 선별하는 과정이다. 미션이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운 덕분인지 아이들은 물론 아빠까지 한참 게임에 열중했다. 이뿐 아니다. 증강현실과 모래놀이가 결합한 ‘샌드크래프트’, 청자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들에게 공을 던져 맞히는 ‘조각 사냥꾼, 청자를 구하라’,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아름다운 우주와 해변 속에 숨겨진 청자를 찾아보는 ‘화면 속 청자 찾기’,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캐너에 넣으면 화면 속 청자에 문양이 인식되는 ‘나만의 청자 무늬 그리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요소들이 가득하다.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 ‘플레이셀라돈’도 자리한다. 흙가마를 모티프로 한 미끄럼틀과 점토 밟기를 재현한 트램펄린, 강진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를 싣고 가던 보물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볼풀 등 재미와 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극으로 소환한 다산의 꿈… 조선을 엿보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 사의재 배경지역주민 직접 배우로 참여 열연‘조만간 프로젝트’ 공연 등 선보여한국민화뮤지엄, 250점 작품 전시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 등도 눈길 이웃한 한국민화뮤지엄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이기도 하다. 상설전시실에서는 민화의 생성 과정과 함께 다양한 주제와 의미를 담은 250여점의 진본 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민화 초대전이 이뤄진다. 오는 8월 30일까지 화사하고 포근한 베갯모 시리즈로 사랑받는 문선영 작가의 ‘빛날 화(華)’전, 책과 모란 그리고 물줄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안성민 작가의 ‘책, 꽃, 그리고 물’전이 이어진다.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부채에 민화를 그려 넣거나 민화를 모티프로 한 문패 만들기 등 20여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침 한낮 햇살이 뜨거워 부채 만들기에 나선 아이는 호랑이가 그려진 합죽선을 완성해 여행 내내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주말에 강진을 찾았다면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 중 머물렀던 주막 사의재를 배경으로 한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 프로젝트도 추천한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주모와 옥동자, 저승사자 등 다양한 조선시대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기분이다. 유쾌한 재연 배우들 덕분에 사진이라면 질색하던 사춘기 첫째도 먼저 나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놀이와 활쏘기 체험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마당극 ‘다산의 꿈’도 챙겨 봐야 한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은 천주교도로 낙인찍혀 강진으로 유배를 오게 된 다산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공연장이기도 한 사의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상이 다산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때 유일하게 푸짐한 국밥 한 그릇과 따뜻한 방을 내어 줬던 주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방황하는 다산에게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초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 준다. 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다산은 자신이 머물던 작은 방을 사의재, 즉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해야 하는 방이라 이름 지었다. 다산은 이곳에 기거했던 4년 동안 행정의 개혁을 주장한 ‘경세유표’를 완성하는가 하면 소외된 지역 인재들을 후학으로 양성했다. 이 같은 사실을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관람했다.해 질 무렵엔 전라병영성을 거닐어 보자. 조선시대 호남지역은 물론 제주도까지 다스렸던 육군 총지휘부로, 초대 병마절도사인 마천목의 꿈속에 나타난 눈 자국을 따라 축조했다 하여 ‘설성’으로도 불린다. 현재 성곽은 대부분 복원된 것이지만, 옛 성곽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어 과거 규모를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에 표착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이곳으로 압송돼 8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전라병영성 건너편에 하멜기념관이 자리해 당시 생생한 기록을 전하고 있다. 근처 병영시장에선 매주 금요일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이 지역 특화 음식인 돼지불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공연과 EDM 파티까지 펼쳐져 흥이 많은 둘째는 그야말로 ‘불금’을 보냈다. 여행작가
  • 독특한 색감에 푹...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애스터로이드 시티’

    독특한 색감에 푹...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애스터로이드 시티’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노란 사막, 열을 맞춰 들어선 작은 펜션들. 그리고 독특한 인물이 어우러진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그림 같다. 28일 개봉한 웨스 앤더슨 감독 신작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총천연색 화면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재치 넘치는 유머 역시 전작들에 이어 여전하다. 영화는 1955년 미국 사막에 있는 가상의 작은 마을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말 그대로 소행성(애스터로이드·asteroid)이 떨어진 곳이다. 천문학 연구소를 세웠고, 매년 청소년 과학 천재들의 발명품에 상을 주는 행사를 개최한다. 자녀 넷과 도착한 종군 사진기자 오기 스틴벡(제이슨 슈와츠먼)과 딸을 데리고 온 유명 배우 밋지 캠벨(스칼렛 요한슨)은 서로에게 호감을 보인다. 그런데 이곳, 어째 심상치가 않다. 느닷없이 도시 너머에 핵실험이 터지는데 사람들은 무덤덤하다. 갱단과 경찰의 추격전이 반복된다. 천재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발명품, 의외의 방문자 등장과 이를 비밀에 부치려는 군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이상한 일들의 연속이다. 애스터로이드 시티가 해괴한 이유는 이곳이 사실 연극 무대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연극처럼 막과 장으로 나뉘고 중간에 흐름을 끊으며 둘을 구분한다. 그런데 현실은 오래된 TV 화면처럼 흑백이고, 연극은 오히려 총천연색 화면으로 그려냈다.이야기가 꼬이자 각본가와 배우, 연출 등이 등장해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갈지 논의하지만 이미 난장판이 된 터다. 연극 속 주연을 맡은 스틴백이 총천연색 연극 무대를 뛰쳐나와 흑백 화면으로 들어오며 “지금도 이 연극이 이해 안 돼!”라며 소리친다. 스틴벡과 캠밸의 사랑에 두근거리다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감독은 특유의 유머를 끊임없이 쏟아내 관객을 피식거리게 한다.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재미다. 화려한 캐스팅도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주연 제이슨 슈왈츠먼 외에도 스칼렛 요한슨, 톰 행크스, 제프리 라이트,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에이드리언 브로디, 스티브 카렐, 윌렘 데포, 마고 로비 등 익숙한 이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름다운 장면들, 연극을 넘나드는 장면, 유명 배우들의 연기가 작은 화면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감독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 ‘5전6기’ 복귀 승전보… 정현, 윔블던 파란불

    ‘5전6기’ 복귀 승전보… 정현, 윔블던 파란불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주인공 정현(27)이 6차례 만에 부상 복귀 후 첫 승을 신고했다. 8년 만의 윔블던 본선 행보에도 파란불을 켰다. 정현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예선 1회전에서 디미타르 쿠즈마노프(183위)를 2-1(6-2 3-6 6-3)로 제쳤다. 고질인 허리 부상을 이겨 내고 지난 4월 코트로 복귀한 뒤 6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세계 158위의 엔조 쿠아코(프랑스)다. 처음 맞붙는 쿠아코와의 예선 2회전은 현지시간으로 28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현은 이 경기를 포함해 2승을 더 거두면 8년 만에 윔블던 본선 무대에 오른다. 2020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에 메이저 본선 코트도 밟는다. 정현은 2018년 호주오픈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8강에서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4강 신화’를 작성했으나 이후 허리 부상 등으로 사실상 코트를 떠났다. 2020년 프랑스오픈 예선 2회전이 마지막 단식경기가 된 정현은 이후 재활에 집중하다 지난 4월 서울오픈 챌린저를 통해 2년 7개월 만에 단식 복귀전을 치렀지만 첫 승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는 서울오픈, 부산오픈 챌린저에 이어 영국 잔디코트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도 잇따라 첫판에서 탈락했다. 가장 최근에 출전한 일클리 트로피 챌린저에서는 예선 1회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1세트 도중 기권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정현은 이날 1세트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3차례나 브레이크해 수월하게 승기를 잡았다. 비공격 범실(5-2), 득점타(6-13)에서 쿠즈마노프에게 뒤진 2세트는 내줬지만 3세트 쿠즈마노프의 네 번째 서브 게임을 따낸 뒤 상대의 마지막 샷이 네트에 걸리면서 2회전행을 확정했다. 정현은 경기 뒤 “부상에 시달린 몇 년을 뒤로하고 코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메이저 대회에는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훨씬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승리를 거두면 자신감을 얻지만 좋은 경기도, 나쁜 경기도 있을 수 있다”고 담담하게 승리 소감을 밝혔다.
  • 정현, 8년 만의 윔블던 본선행 ‘희망가’…5전6기 첫 승

    정현, 8년 만의 윔블던 본선행 ‘희망가’…5전6기 첫 승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주인공 정현(27)이 6차례 만에 부상 복귀 후 첫 승을 신고하며 8년 만의 윔블던 본선 행보에도 파란 불을 켰다.정현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예선 1회전에서 디미타르 쿠즈마노프(183위)를 2-1(6-2 3-6 6-3)로 제쳤다. 고질인 허리 부상을 이겨내고 지난 4월 코트로 복귀한 뒤 6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세계 158위의 엔조 쿠아코(프랑스)다. 처음 맞붙는 쿠아코와의 예선 2회전은 현지 시각으로 28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현은 이 경기를 포함해 2승을 더 거두면 8년 만에 윔블던 본선 무대에 오른다. 2020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에 메이저 본선 코트도 밟는다. 정현은 2018년 호주오픈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8강에서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4강 신화’를 작성했으나 이후 허리 부상 등으로 사실상 코트를 떠났다. 2020년 프랑스오픈 예선 2회전이 마지막 단식 경기가 된 정현은 이후 재활에 집중해오다 지난 4월 서울오픈 챌린저를 통해 2년 7개월 만의 단식 복귀전을 치렀지만 첫 승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는 서울오픈, 부산오픈 챌린저에 이어 영국 잔디코트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도 잇따라 첫판에서 탈락했다. 가장 최근에 출전한 일클리 트로피 챌린저에서는 예선 1회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1세트 도중 기권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그러나 정현은 이날 1세트 상대 서브 게임을 3차례나 브레이크해 수월하게 승기를 잡았다. 비공격 범실(5-2), 득점타(6-13)에서 쿠즈마노프에 뒤진 2세트는 내줬지만 3세트 쿠즈마노크의 4번째 서브 게임을 따낸 뒤 상대의 마지막 샷이 네트에 걸리면서 2회전행을 확정했다. 정현은 경기 뒤 “부상에 시달린 몇 년을 뒤로하고 코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라면서 “메이저 대회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훨씬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승리를 거두면 자신감을 얻지만 좋은 경기도, 나쁜 경기도 있을 수 있다”며 담담하게 승리 소감을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는 삼성스포츠단의 ‘심장’이다. 부상 선수들의 재활은 물론 흩어져 있던 훈련장과 합숙 시설을 한 군데로 통합해 삼성 특유의 전문성과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지원하면서 ‘제3의 선수촌’으로도 불렸다. 2010년 1월 겨울. 배구 얘기를 나누려고 이곳에서 만난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배구팀 감독은 발목 수술 뒤 재활 중이던 당시 막내 세터 유광우와 러닝머신 위에서 1시간을 함께 뛰고 내려온 뒤 “삼성 선수들이라면 발목쯤이야 쌍꺼풀 수술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죠”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최고의 부상 복귀율을 자랑하는 STC는 프로 입단 2년 만에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끝나는 듯했던 유광우를 훌륭하게 재건시켰고, 그는 지금 대한항공에서 15년째 선수 생활을 잇고 있다. STC는 삼성스포츠단의 동맥이자 삼성이 부르짖었던 ‘일등주의’의 상징이었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고 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인 일등주의는 스포츠단 운영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배구단 창단 이듬해인 1996년 신진식의 스카우트를 둘러싼 법정 소송을 잘 버텨 낸 삼성은 이후 종목을 막론하고 돈이 얼마나 들든 ‘특A급’ 선수들에겐 어김없이 푸른 유니폼을 입혔다. 신진식과 초대 신치용 감독이 달성했던 전설의 실업배구 77연승은 일등주의의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러나 이젠 까마득한 옛일이다. 지난 22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해 단독 꼴찌로 밀려났다. 7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기억이 무색하다. 그런데 ‘꼴찌 수모’는 야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4개 프로 전 종목이 최하위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이미 시즌 2승3무13패로 K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밑바닥을 전전한 지 제법 오래다. 여기에 지난봄 2022~23시즌을 마친 프로농구와 배구에서도 삼성은 약속이나 한 듯 최하위에 그쳤다. ‘꼴찌 그랜드슬램’이란 비아냥도 터져 나온다. ‘삼성스포츠’의 몰락은 관리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2014년 돈줄이 막히면서 시작됐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혈관에 공급되던 피가 갑자기 줄어드니 빈혈은 물론 손가락 발가락 말단이 저리고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마비가 이어졌다. 2014년 4월 가장 먼저 축구단이 제일기획에 편입됐고 9월에는 남녀 농구단이 뒤를 따랐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인 2015년 8월에는 배구단이, 2016년 1월에는 야구단 지분 67.5%까지 제일기획 소유가 됐다. 아마추어 종목과의 ‘손절’은 최근의 올림픽 메달 성적과도 무관치 않다. 이건희 회장이 그렇게나 아끼던 레슬링 후원을 끊고 테니스단과 럭비단도 해체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대 후원사’ 지위는 지금까지 그대로다. 스포츠를 통한 홍보·마케팅 전략의 지향점이 이미 국내를 떠났다는 방증이다. 삼성의 새파란 유니폼에 감동하고 환희했던 팬들의 절망은 이제 분노로 바뀐 지 오래다. 이들은 40년 넘도록 대를 이어 삼성의 야구를, 축구를, 배구와 농구를 아껴 주고 자랑하던 ‘찐팬’들이다. 삼성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제쳐 두고라도 예의마저 내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4월 수원 삼성이 한때 라이벌이었던 FC서울과의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패하자 팬들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문구가 담긴 걸개 하나를 내걸어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역사에 남는 건 1등과 꼴찌뿐.’ 하지만 야구마저 주저앉은 지금 이런 항의도 이젠 소리 없는 메아리가 돼버렸다.
  • 춘천시, 고향사랑기부제 BI 개발…“동행 형상화”

    춘천시, 고향사랑기부제 BI 개발…“동행 형상화”

    강원 춘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차별적이고 통일성 있게 홍보하기 위해 BI(brand Identity)를 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BI는 춘천의 초성인 ‘ㅊㅊ’과 하트를 결합한 형태다. ‘ㅊㅊ’은 사람 모양을 하고 있어 기부자와 답례품 생산자가 동행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BI에서 쓰인 색인 파란색은 평화, 신뢰, 분홍색은 사랑, 젊음, 낭만 등을 나타낸다. 시는 BI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포장 봉투·테이프, 홍보물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BI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 오는 날 커피가 더 맛있는 이유는…비올때 가볼만한 핫플레이스 카페 3곳 [숨여들다]

    비 오는 날 커피가 더 맛있는 이유는…비올때 가볼만한 핫플레이스 카페 3곳 [숨여들다]

    <편집자 주> ‘트렌드의 격변지’라고 불리어지는 우리나라에서 반복적인 변화와 유사한 트렌드로 피로도가 높아졌다. ‘숨여들다’는 우리 사회에, 우리 지역에 스며들어 있는 일상 속의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F&B 등 모든 것들을 ‘왜’로부터 관심을 가지며, 스토리 메이킹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여, 삶에 한 ‘숨’을 깃들여 아름답고 유용하게 만들고자 한다.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 올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비 오는 날에는 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게 된다. 아마도 비가 오는 날 거의 유일하게 외출을 하는 날은 바로 출근이다. 저기압인 상태로 출근을 한 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카페 라떼를 한 모금 하는 순간 기분은 마치 라떼처럼 몽글몽글 부드러워진다. 비가 오면 빈대떡이 생각나듯 비 올 때 유독 맛있는 라떼가 절실히 생각나는 것은 비단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 커피가 더 맛있는 이유 비가 오는 날이면 사옥 1층에는 볶은 견과류의 고소함, 캐러멜과 다크초콜릿의 풍미, 묵직한 바디감의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라떼의 맛은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해진다. 비가 오는 날에 커피의 향이 강해지고 맛이 깊어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에 따르면 비가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져 공기 중에 미세한 물방울이 더 많아진다. 이 미세한 물방울이 공기를 무겁게 만들어 향이 쉽게 퍼지지 않고 머무를 수 있게 만든다. 이 때문에 원두를 분쇄하거나 커피를 추출할 때 비산하는 냄새 분자가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콧속에 평소보다 잘 달라붙어서 커피의 풍부한 향과 향미가 극대화되는 효과를 준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 기압과 습도가 가장 적합해 평소보다 커피의 맛과 향이 두 배 이상 전달된다고 한다. 비 오는 날 방문하면 커피 맛과 분위기를 극대화 시켜주는 카페들을 돌아봤다.   비와 커피의 만남, 경리단길 카페 '호우주의보'  이러한 과학적 이론을 착안해 공간 브랜딩 전문 기업 ‘글로우서울’은 남산 컬리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상학과 콘셉트의 카페 ‘호우주의보’를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오픈했다.  ‘호우주의보’는 차갑게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와 함께 안정감을 누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입구에서부터 한 명씩 입장하여 물이 흥건한 디딤돌을 밟으며 우산을 쓰고 온전히 비를 느낄 수 있는 ‘오감 퍼포먼스’ 공간은 고객이 ‘그 순간’을 몰입할 수 있도록 가치 경험을 창출해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소월로40길 85 -영업시간: 오전 11~오후 9시30분   유럽풍 인테리어, 광교 카페거리  '오봉베르' 경기 수원 영통구에 있는 광교 카페거리는 홍재교 삼거리 산책로를 쭉 내려가다 보면 눈에 띄는 파란색 외관 의'오봉베르'(AU BON BEURRE)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오봉베르는 '좋은 버터'라는 뜻으로 오직 프랑스 밀가루와 버터만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 메뉴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푹신푹신한 크루아상. 2019년부터 블루리본서베이에 등재되어 한결같은 맛을 보여주고 있다. 로얄블루와 베이지 톤이 섞인 유럽풍 인테리어 속 탄천이 보이는 탁 트인 창가 앞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봄날 매장 앞 흐드러지는 벚꽃비를 볼 때면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주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센트럴파크로127번길 142 지하1층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30분   앤티크한 카페, 판교 아브뉴프랑 '커피미학'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프리미엄 스트리트 쇼핑몰 판교 아브뉴프랑 2층에 있는 '커피미학'은 트렌디한 매장으로 판교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부터 5년 연속으로 블루리본서베이에 등재됐다. 이곳의 별미 메뉴로는 깔끔한 맛으로 남녀노소 선호하는 ‘질소 아이스크림’.이다. 핸드드립으로 정성껏 추출한 30여 종의 커피 중 '오늘의 커피'를 선택한 뒤 2층 창가자리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볼 때면 그것이 그날의 '미학'이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177번길 25 아브뉴프랑 2층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10시    필자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손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들려있고 아늑한 공간에서 빗소리를 음악 삼아 바라볼 때면 센티멘탈해진다. 미세한 물방울이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는 것처럼 감정도 무겁게 가라앉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온이든 즐거움이든 비오는 날에는 배로 무거워져 감정이 차분해지고 이내 기분 좋게 만든다. 비가 온 뒤 맑은 하늘이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 어쩌면 무지개가 피어날 것이라는 설렘.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를 견뎌내야 한다.’ 돌리 파튼의 말로 글을 맺어본다.
  • 승률 96.8%… ‘모래판 괴물’ 김민재, 2연속 정상

    승률 96.8%… ‘모래판 괴물’ 김민재, 2연속 정상

    ‘씨름 괴물’ 김민재(영암군민속씨름단)가 단오 대회 백두급에서 2연패했다. 또 8연승을 달리며 2개 대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김민재는 25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단오제 행사장에서 열린 2023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5판3승제)에서 정창조(수원시청)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달 보은 대회부터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2개 대회 연속 우승한 김민재는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장사 타이틀(백두 5회+천하 1회)을 따냈다. 김민재는 지금까지 민속씨름 7개 대회에 출전해 개인 통산 30승1패(승률 96.8%)를 기록하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평창 대회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결승에 오른 정창조는 키가 198㎝로 김민재보다 8㎝가 컸으나 역부족이었다. 김민재는 첫째 판에서 정창조가 덧걸이를 시도하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들배지기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둘째 판에선 정창조의 덧걸이가 조금 더 잘 걸렸으나 김민재의 들배지기를 당해내지 못했다. 셋째 판에서 김민재는 상대가 기술을 제대로 구사할 틈도 주지 않고 역시 들배지기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민재는 울산대 2학년이던 지난해 6월 단오 대회와 11월 천하장사 대회 정상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킨 뒤 올해 민속씨름 무대에 본격 입문해 1월 설날 대회와 3월 문경 대회를 거푸 제패하며 백두급 최강자로 우뚝 섰다. 4월 평창오대산천 대회 4강에서 장성우(MG새마을금고)에게 처음 패배를 당하며 숨을 고른 김민재는 다시 연승을 거듭하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김민재는 앞서 4강전에서 만난 장성우를 첫째 판에서 들배지기로 뽑아 들고 내려놓으며 밀어 쳐 중심을 무너뜨렸다. 둘째 판에서는 장성우의 들배지기에 위기를 맞았으나 모래판에서 밀려 나가는 과정에서 뿌려치기로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따냈다. 김민재는 백두장사 9회, 천하장사 2회에 빛나는 장성우와 상대 전적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태백급은 윤필재(의성군청), 금강급은 최정만(영암군민속씨름단), 한라급은 오창록(MG새마을금고)이 우승하는 등 영암군민속씨름단이 2관왕을 차지했다.
  • ‘역시 씨름 괴물’ 김민재 단오 대회 2연패+8연승+2개 대회 연속 우승

    ‘역시 씨름 괴물’ 김민재 단오 대회 2연패+8연승+2개 대회 연속 우승

    ‘씨름 괴물’ 김민재(영암군민속씨름단)가 단오 대회를 백두급을 2연패 했다. 또 8연승을 달리며 2개 대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김민재는 25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단오제 행사장에서 열린 2023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5판3승제)에서 정창조(수원시청)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달 보은 대회부터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2개 대회 연속 우승한 김민재는 개인 통산 6번째 장사 타이틀(백두 5회+천하 1회)을 따냈다. 김민재는 지금까지 민속씨름 7개 대회에 출전해 개인 통산 30승1패(승률 96.8%)를 기록하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평창 대회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결승에 오른 정창조는 키가 198㎝로 김민재보다 8㎝가 컸으나 역부족이었다. 김민재는 첫째 판에서 정창조가 덧걸이를 시도하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들배지기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둘째 판에선 정창조의 덧걸이가 조금 더 잘 걸렸으나 김민재의 들배지기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셋째 판에서 김민재는 상대가 기술을 제대로 구사할 틈도 주지 않고 역시 들배지기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민재는 울산대 2학년이던 지난해 6월 단오 대회와 11월 천하장사 대회 정상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킨 뒤 올해 민속씨름 무대에 본격 입문해 1월 설날 대회와 3월 문경 대회를 거푸 제패하며 백두급 최강자로 우뚝 섰다. 4월 평창오대산천 대회 4강에서 장성우(MG새마을금고)에 처음 패배를 당하며 숨을 고른 김민재는 다시 연승을 거듭하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김민재는 앞서 4강전에서 장성우와 사실상 결승전을 펼쳤다. 김민재는 힘겨루기에 돌입했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첫째 판에서 장성우를 들배지기로 뽑아 들고 내려놓으며 밀어 쳐 중심을 무너뜨렸다. 둘째 판에서는 장성우의 들배지기에 위기를 맞았으나 모래판에서 밀려 나가는 과정에서 뿌려치기로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따냈다. 김민재는 백두장사 9회, 천하장사 2회에 빛나는 장성우와 상대 전적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태백급은 윤필재(의성군청), 금강급은 최정만(영암군민속씨름단), 한라급은 오창록(MG새마을금고)이 우승하는 등 영암군민속씨름단이 2관왕을 차지했다.
  • 도시의 성장은 농촌 희생 없인 불가능했을 일… ‘연대의 책임감’ 공간을 살린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도시의 성장은 농촌 희생 없인 불가능했을 일… ‘연대의 책임감’ 공간을 살린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영국의 농촌 풍경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끝도 없어 펼쳐지는 초원이 부드러운 지평선을 만들고, 그곳에서 양 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하지만 목장의 아름다움에만 취해 낭만에 젖어 들진 마시라. 영국의 목장엔 파란만장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민초가 겪었던 고난과 역경이 녹아 있다. 또한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투쟁, 농촌의 변화가 촉발한 도시 변화의 역사가 각인돼 있다. 농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약탈뿐만 아니라 영국 산업혁명이 촉발된 곳으로서의 흔적도 묻어 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시 성장의 이면엔 농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쌀값을 인위적으로 낮춘 1960~1970년대의 ‘저곡가 정책’은 농촌 붕괴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지만 도시 내 인력 공급을 통해 산업화를 촉진하는 기반이 됐다. 지난 칼럼에서도 강조한 바 있지만 산업이 변화하면 일자리가 변하고 이는 공간에도 영향을 준다. 농업이 뜰 때는 농업에 맞는 공간이, 제조업이 뜰 때는 제조업에 적합한 공간이 번성한다. 공간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은 바로 일자리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지역은 사람을 밀어내고, 일자리가 생기는 곳은 낯선 이들을 끌어들인다. 산업구조 변화와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공간의 변화에 대한 가장 드라마틱한 서사가 존재하는 곳은 바로 영국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산업혁명을 전후로 영국 농촌의 변화와 도시 성장의 관계를 소개하려 한다. 영국의 예는 풍요로운 우리 사회의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를 반추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양들이 사나워지고 마침내 인간들마저 집어삼킬 정도였다’ 아주 오래전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4세기엔 영국 지주들의 땅이 프랑스에도 걸쳐 있었는데, 여기엔 모직공업의 중심지인 ‘플랑드르’도 포함돼 있었다(현재 플랑드르는 네덜란드에 속해 있다). 플랑드르엔 모직물 제조 기술자가 많았다. 이들은 영국 본토에서 양털을 값싸게 공급받아 모직물을 만들어 다시 영국 본토에 비싼 값에 팔았다. 14세기 중반부터 영국과 프랑스는 왕위계승권을 둘러싸고 100년 넘게 지리멸렬한 전쟁을 벌였다. 백년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는 플랑드르를 얻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영국이 더이상 플랑드르에 양털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랑드르의 기술자가 영국으로 대거 넘어왔다. 영국은 해외에 모직물을 내다 팔았다. 품질 좋은 영국 모직물은 금세 소문이 났다. 15세기 말 양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고 영국은 모직물 공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양은 턱없이 부족했고 양털 가격은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돈 냄새를 가장 빨리 맡은 사람은 지주들이었다. 이들은 양을 키우면 돈이 된다는 걸 간파했다. 이해타산이 빠른 지주들은 농지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우기 시작했다. 소작으로 농사를 지어 먹고살던 농민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일부 지주는 농민들이 이용하던 공유지에도 울타리를 치고 자기 땅이라고 우겼다. 이게 16세기 초에서 17세기 중반에 걸쳐 일어난 1차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이다. 울타리가 쳐진 목장에선 많은 사람이 일할 필요가 없었다. 10명이 일하던 농경지가 목장으로 변하면서 1명의 양치기만 필요해졌다. 지주들은 떼돈을 벌었다. 토머스 모어는 그의 저서 ‘유토피아’(1516)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양들은 온순하고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제가 듣기로 양들이 사나워지고 게걸스러워지기 시작하여 마침내 인간들마저 집어삼킬 정도라고 합니다. … 욕망에 굶주린 대식가 한 명이 땅 몇천 평을 울타리 하나로 둘러치고 농부들을 몰아낸 형국으로 혹독한 국가적 역병이라 불러야 마땅하겠습니다. 농부들 가운데는 속임수나 혹은 강압에 의해 그들 소유의 토지에서 쫓겨났으며, 일부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땅을 팔고 떠났습니다.”(토머스 모어(김남우 역) ‘유토피아’ 중) 지주의 횡포에 농민들은 분노했다. 1549년 7월엔 로버트 케트가 이끈 농민군이 봉기했다. 이들은 지주가 둘러친 울타리를 파괴했다. 이 난을 주도했던 케트는 두 달 만에 붙잡혔고 런던탑에서 처형됐다. 몰락한 농민들이 도시로 흘러들었다. 하지만 도시엔 집도 일자리도 부족했다. 도둑과 거지가 넘쳐났다. 영국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도시 빈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1601년 엘리자베스 1세는 ‘구빈법’을 제정했다. 이 법을 통해 빈민의 구제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만들어졌다. 빈민을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 빈민 아동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노동할 수 있는 이들은 일을 하게끔 도왔고 노인, 장애인 등 일할 수 없는 이들은 ‘구빈원’에 수용했다. 농민의 희생이 커질수록 지주의 부도 커졌다. 다수의 빈민이 발생하자 국가는 이를 수습하기 위한 빈민 정책을 폈다.●극단까지 내몰렸던 노동자의 삶, 딱 죽지 않을 만큼만 바뀌어 독자들도 잘 알고 있듯이 18세기 영국의 도시는 ‘격동’ 그 자체였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증기기관이 가장 먼저 쓰인 곳은 다름 아닌 ‘방적기’다. 당시 모직물은 면직물로 대체되고 있었다. 기계가 면을 뽑아내기 전까지는 집마다 조그만 기계를 놓고 실을 뽑는 ‘가내수공업’이 대세였다. 당시 면을 뽑기 위해서는 손으로 물레를 돌려야 했다. 사람이 물레를 돌리니 상품의 질도 균일하지 않았다. 1764년 ‘하그리브스’가 아내의 이름을 딴 ‘제니 방적기’를 만들었는데, 이 기계는 한 번에 8가닥의 실을 뽑아냈다. 1768년엔 수력을 이용한 방적기가 등장했다. 1769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 특허권을 냈고, 1779년 제니 방적기와 수력 방적기의 장점을 이용한 뮬 방적기가 개발됐다. 인도에서 쓰이던 전통적인 방적기는 면화 45kg을 가공하는 데 5만 시간이나 소요됐다고 한다. 뮬 방적기는 이걸 2000시간으로 줄였다. 뮬 방적기에 증기기관이 결합될 경우에는 작업 시간이 300시간으로 줄었다. 증기기관을 장착한 기계 덕분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공장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일할 사람도 필요했다. 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공급될 수 있었을까. 산업화와 맞물려 진행된 ‘2차 인클로저 운동’은 도시 내 공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당시 지주들은 이곳저곳에 땅을 가지고 있었다. 지주들은 자그마한 땅, 그러니까 이곳저곳 흩어져 있던 ‘땅뙈기’를 강제로 통합하거나 맞교환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대부분은 고용이 승계되지 않았다. 몰락한 농민의 도시 유입이 이어졌다. 도시에 빈민이 넘쳐나니 인클로저 운동에 제재를 가할 법도 했지만 영국은 오히려 그 반대로 나갔다. 인클로저 운동은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의회 구성원 대부분이 귀족이나 지주였기 때문이다. 인클로저 운동은 더욱 체계화되고 공식화됐다. 국가가 농민들의 희생을 묵인한 것이다. 도시에 일할 사람이 차고 넘치니 임금이 낮아졌다.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하루에 16시간 정도를 일했다. 이제는 방직기계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인식이 커졌다. 노동자들은 밤에 몰래 공장에 들어가 망치로 기계를 때려 부쉈다. 19세기 초 요크셔, 랭커셔 등 양모산업 중심지로부터 시작된 러다이트 운동은 전국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정부도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1802년 공장법이 도입됐다. 이 공장법은 1833년까지 여러 차례 개정됐다.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으로 제한됐고,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의 야간노동이 금지됐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았는가. 지주의 횡포에 일자리를 잃고 떠도는 농민이 사회문제화되자 정부가 나섰다. 이번엔 공장주는 산업의 변화를 이용해 권력 집단으로 부상했고, 노동자들은 사회 안녕을 위협하는 존재로 취급됐다. 국가는 사후 대책으로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공장법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진 건 아니다. ‘생의 극단까지 내몰렸던 노동자의 삶’이 딱 죽지 않을 만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1830년대 출판된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당시 런던 빈민의 비참했던 삶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한 집단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 집단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허구생 ‘빈곤의 역사, 복지의 역사’ 중). 공간도 마찬가지다. 한 공간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공간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증기기관은 교통의 발달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도시는 ‘철도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1829년엔 맨체스터에서 생산된 면을 리버풀까지 옮기기 위해 50㎞에 이르는 철도가 개설됐다.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철도를 통해 무거운 화물을 먼 곳까지 운반할 수 있었다. 증기기관차로 인해 도시는 농촌인구를 더 강하게 빨아들이는 빨판까지 갖추게 됐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물건을 파는 상인이 모여들었다. 음식점과 호텔도 늘었다. 1850년 정도엔 런던에 런던 브리지역, 유스턴역, 패딩턴역, 킹스크로스역, 비숍스게이트역, 세인트판크라스역, 워털루역 등 7개의 종점역이 생겼다. 런던 지하철은 1863년에 개통됐다. 19세기 중반 런던은 가장 큰 인구 흡입력을 가진 대도시로 떠올랐다. 19세기로 들어서면서부터 영국의 도시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세기 말부터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이 대세가 됐고 이는 공장의 자동화를 더욱 촉진했다. 석탄에서 석유로의 전환은 화물차의 보급을 확대했다. 생산성이 폭증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넓은 토지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가 필요했다. 기업의 생산 활동이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서 도시가 팽창했다. 20세기 후반에는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했다. 이제 영국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맞고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의 흐름보다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이동하는 인구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산업의 대도시 입지 선호가 강해지면서 ‘농촌 대 도시’의 구도가 ‘중소도시 대 대도시’의 구도로 바뀌고 있다. 영국도 런던권 쏠림으로 인한 지역 격차 확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기만 다를 뿐 영국과 유사한 과정을 밟아 왔다. 영국의 농촌에서 공급된 인력이 영국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동인이 됐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1960년대 산업화 과정 속에서 농촌의 젊은이가 도시로 대규모 유입됐다. 이들은 제조업을 성장시키는 주역이 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 산업단지가 도시 외곽에 지어지는 과정에서 도시는 계속 팽창했다. 1990년대 초부터 컴퓨터와 정보화 기반 산업들이 성장했고, 이는 도시 외곽뿐만 아니라 도시 내 정보기술(IT) 기업 일자리를 증가시켰다. 2010년 이후 고부가가치 일자리는 대도시, 대도시 중에서도 광역교통의 결절점에서만 성장하고 있다. 이젠 수도권만 활황이다. 학생도, 의사도, 근로자도, 투자자도 지방을 떠나고 있다. 대학도, 병원도, 회사도, 부동산도 수도권만 살아남을 기세다. ●대도시·중소도시·농촌은 ‘원팀’… 연대하여 지방도시 위기 극복을 도시의 성장은 농촌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그랬다. 농촌의 붕괴가 현실이 된 지금은 큰 도시가 중소도시의 희생으로 인해 성장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성장하고 있다면 그건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성장이 혼자만의 힘으론 어려운 것처럼 공간도 그러하다. 어떤 공간이 성장하고 있다면 그건 주변 공간에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농촌에, 대도시는 중소도시에 빚을 지며 성장해 왔다. 그러니 잘나가는 곳은 그렇지 못한 곳에 대해 ‘연대의 책임감’을 져야 한다. 이런 책임을 무시하면 ‘도덕적 의무감’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깊숙이 진행되면서 수도권 쏠림의 흐름은 더 강해질 것이다. 지방의 대도시마저 붕괴한다면 수도권의 성장도 불가능하다. 대도시, 중소도시, 농촌은 원래 한 팀이었다. 지방도시의 위기가 더 깊어지기 전에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익을 중소도시와 농촌에 교차 보전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꼬마의 오종종한 종아리를 보며/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꼬마의 오종종한 종아리를 보며/정신과의사

    날이 많이 더워졌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옷차림도 사뭇 가벼워졌다. 며칠 전에 아내와 밤 산보를 하는데 그날따라 아장아장 걷는 작은 꼬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반바지 아래 보이는 크루아상 같은 오동통한 종아리가 어찌나 귀엽던지. 귀여워라. 우리 아들 종아리도 저랬는데. 집에 돌아오니 건장한 남고생이 앉아 있다. 오종종했던 종아리엔 털이 났고 등짝은 쩍 벌어졌다. 예전 우리 아들 크루아상 같던 종아리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다시 생각했다. 열여덟이 된 아이가 아직도 작고 말랑말랑한 다리인 채로 살고 있다면, 아직도 키는 80㎝에 맘마빠빠 말고는 말을 못 한다면 부모 된 마음에 얼마나 힘이 들까. 환자의 지적장애 진단서를 작성하기 위해 지능검사를 할 때가 있다. 검사 결과지엔 IQ와 함께 사회 성숙도 지수가 적힌다. 사회적 연령 4세, 5세, 6세. 180㎝가 넘고 100㎏이 넘는 거대한 20대 청년이 영락 없는 네다섯 살처럼 말하고 웃는다. 청년을 데리고 온 부모는 연신 청년을 어르고 달랜다. 조금만 참아. 그래 그래, 다 끝났어. 이제 집에 갈 거야. 그래 그래,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사 줄게. 비록 일로 만난 사이라지만,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도 책상 너머로 아리다. 나 역시 부모이기 때문이다. 저 청년이 태중에 있을 때 그의 부모 역시 한 치 의심 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아이가 열여덟이 되면 학교 성적 걱정하고 나쁜 친구와 어울릴까 걱정할 것이라고.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그 부모가 나쁜 부모이고 내가 좋은 부모일 리가 없다. 그들과 나의 운명은 그저 ‘랜덤’으로 갈렸을 뿐. 예전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도 그랬다. 세상 어떤 부모가 그것이 가져올 치명적인 결과를 알고도 아이의 가습기에 살균제를 넣었을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지뢰가 매우 드문드문 매설된 개활지를 진군하는 병사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폭발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낮지만 분명히 그 가능성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희생자가 되고 결과는 치명적이다. 어떤 부모도 지뢰 탐지기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저 조심에 조심을 다 하고 나에게 불행이 닥치지 않기를 기도하며 걷는 수밖에 없다. 비단 부모로서만의 일일까. 비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모두의 삶 또한 그러하다. 10년 넘게 오가는 출퇴근길의 사거리. 신호 대기를 위해 서 있는 나는 바로 1초 뒤 음주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로 순식간에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멀쩡한 것 같은 나의 대장에 작은 암세포가 생겨났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나는 항문이 없는 장루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소수자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사회가 성숙해짐에 따라 조금씩 발전한다. 처음엔 차별과 혐오의 대상, 그 뒤엔 그저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었던 장애. 이제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니 사회적 안전망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데까지 왔다. 종국엔 장애인의 권리가 보편적 인권의 일부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날을 기대하며, 일단은 나에게 주어진 장애 진단서를 성심성의껏 쓴다.
  • 최희화, 박민지 돌풍 잠재우고 꽃가마

    최희화, 박민지 돌풍 잠재우고 꽃가마

    최희화(구례군청)가 박민지(영동군청)의 돌풍을 잠재우고 개인 통산 일곱 번째 무궁화장사에 등극했다. 최희화는 21일 강원 강릉 강릉단오제 행사장에서 열린 2023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 여자부 무궁화장사(80㎏ 이하) 결정전(3판 2승제)에서 박민지에게 2-1로 역전승하며 황소 트로피를 품었다. 지난 11일 여자천하장사대회 결승에서 ‘최강자’ 이다현(거제시청)에게 패한 아쉬움을 털어 버린 승리다. 천하장사까지 포함하면 개인 통산 아홉 번째 타이틀. 최희화는 이날 박민지의 밀어치기에 첫판을 내줬으나 둘째 판에서 들배지기를 안다리로 받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장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셋째 판에서는 뿌려치기로 박민지를 모래판에 눕히며 포효했다. 열흘 전 여자천하장사대회 국화급(70㎏ 이하)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땄던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체급을 올려 도전했다. 4강에서 이다현을 2-1로 물리치며 파란을 일으킨 박민지는 첫 무궁화 타이틀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날 여자부 개인전은 영동군청과 구례군청의 대결로 압축됐다. 국화장사 결정전에서는 ‘여자 이만기’ 임수정(영동군청)이 엄하진(구례군청)에게 2-1로 역전승하며 개인 통산 서른 번째 타이틀(국화 21회·무궁화 1회·천하 8회)을 수집했다. 매화장사(60㎏ 이하) 결정전에서는 선채림(구례군청)이 양윤서(영동군청)를 2-0으로 누르고 두 번째 타이틀을 따냈다. 선채림은 지난 1월 설날 대회에서도 양윤서를 누르고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서는 구례군청이 거제시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 ‘뻥’ 뚫은 빗물받이… 영등포, 침수 걱정 없네 [현장 행정]

    ‘뻥’ 뚫은 빗물받이… 영등포, 침수 걱정 없네 [현장 행정]

    매달 ‘청소의 날’ 주민과 함께 정비2만 5500여곳의 쓰레기·흙 등 제거수방기동대 배치 ‘책임관리제’ 시행“올해부터 수해 없는 영등포 만들 것” “올해는 수해 없는 대림2동 한번 만들어 봅시다. 파이팅!” 오전부터 초여름 더위가 느껴졌던 지난 16일.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과 대림2동 주민 등 70여명이 주민센터 앞에 모였다. 자원봉사연합회 회원들은 노란색,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은 초록색, 자율방재단 회원들은 주황색 조끼를 입은 채였다. 최 구청장과 구청 직원들은 파란색 조끼 차림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빗물받이 청소를 하기 위해서였다. 최 구청장은 “냄새가 난다고 빗물받이를 덮어 두면 안 된다”며 “최소한 여름철이라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삽과 빗자루, 마대자루 등을 들고 골목길로 흩어졌다. 빗물받이를 하나하나 열고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치웠다. 대로변에서는 빗물받이 준설차가 흙덩이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날은 영등포구가 지정한 네 번째 ‘빗물받이 청소의 날’이었다. 구 18개 전 동에서 1000여명의 주민과 공무원들이 일제히 빗물받이를 청소했다. 구가 빗물받이 청소에 신경을 쓰는 것은 지난해 수해 때문이다. 지난 8월 집중 호우로 많은 주택과 상가가 침수됐다. 대림2동에서만 침수 피해 신고가 2000여건이나 접수됐다. 주요 침수 원인은 빗물받이였다. 가장 낮은 곳에 있어 쓰레기 등 이물질이 쌓이기 쉽다. 지역 내 빗물받이는 총 2만 5516개에 달한다. 이에 구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전체 빗물받이에 대한 준설을 한 차례 마쳤다. 또 호우 시 수방 기동대 20여명을 배치해 덮개를 제거하고 책임관리제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빗물받이 청소의 날’을 정하고 주민과 함께 빗물받이를 정비하고 있다. 이날 청소 구간의 빗물받이들 역시 준설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곳곳에 이물질이 쌓여 있었다. 대로변 빗물받이에서는 담배꽁초가, 골목길에서는 쓰레기가, 새로 아스팔트를 포장한 곳에서는 제법 많은 흙이 나왔다. 이날 청소에 참가한 김선엽 대림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자주 나와서 청소하다 보니 빗물받이뿐 아니라 동네가 깨끗해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구는 이 외에도 침수 원인 분석 및 대책 수립 용역, 침수 예·경보제, 동행파트너 사업 등을 실시해 수해 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빗물받이 청소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해 없는 영등포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최희화, 개인 통산 7번째 무궁화 장사 등극

    최희화, 개인 통산 7번째 무궁화 장사 등극

    최희화(구례군청)가 박민지(영동군청)의 돌풍을 잠재우고 개인 통산 일곱 번째 무궁화장사에 등극했다. 최희화는 21일 강원 강릉시의 강릉단오제 행사장에서 열린 2023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 여자부 무궁화장사(80㎏ 이하) 결정전(3판 2승제)에서 박민지에게 2-1로 역전승하며 황소 트로피를 품었다. 지난 11일 여자천하장사대회 결승에서 ‘최강자’ 이다현(거제시청)에게 패한 아쉬움을 털어 버린 승리다. 천하장사까지 포함하면 개인 통산 9번째 타이틀. 최희화는 이날 박민지의 밀어치기에 첫판을 내줬으나 둘째 판에서 들배지기를 안다리로 받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장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셋째 판에서는 뿌려치기로 박민지를 모래판에 눕히며 포효했다. 열흘 전 여자천하장사대회 국화급(70㎏ 이하)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땄던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체급을 올려 도전했다. 4강에서 이다현을 2-1로 물리치며 파란을 일으킨 박민지는 첫 무궁화 타이틀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날 여자부 개인전은 영동군청과 구례군청의 대결로 압축됐다. 국화장사 결정전에서는 ‘여자 이만기’ 임수정(영동군청)이 엄하진(구례군청)에 2-1로 역전승, 개인 통산 30번째 타이틀(국화 21회·무궁화 1회·천하 8회)을 수집했다. 매화장사(60㎏ 이하) 결정전에서는 선채림(구례군청)이 양윤서(영동군청)를 2-0으로 누르고 두 번째 타이틀을 따냈다. 선채림은 1월 설날 대회에서도 양윤서를 누르고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서는 구례군청이 거제시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 김건희와 오찬 마크롱 여사 “블랙핑크 공연·팬 인상적”

    김건희와 오찬 마크롱 여사 “블랙핑크 공연·팬 인상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친교 오찬을 가졌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프랑스의 한류 열풍과 양국 문화·예술 교류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마크롱 여사는 취약계층을 위해 자신이 주도한 ‘노랑 동전 모으기 갈라 콘서트’에 블랙핑크가 참여한 것을 언급하며 “한류 자체도 매력 있지만 질서 있게 공연을 즐기는 한류팬들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양국이 서로 문화·예술에 관심이 큰 만큼, 이를 바탕으로 더 잘 이해하고 교류를 확대하자”며 “프랑스의 훌륭한 예술 작품들이 한국에 보다 많이 소개될 수 있도록 마크롱 여사가 관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마크롱 여사는 서울에 개관 예정인 퐁피두센터 분원에 좋은 작품이 전시될 수 있도록 지속 협력하자고 했다. 김 여사와 마크롱 여사는 디자인, 정원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여사는 “한국에 유능한 청년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그 능력이 세계 무대에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디자이너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 무대에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마크롱 여사는 다음 ‘파리디자인위크’에 한국 디자이너들을 초청, 그들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김건희 여사는 프랑스 현지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외신 기자 14명과 함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2023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별전을 둘러봤다. 전시는 부산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부산다방’이라고 이름 붙은 1층 공간에는 오래된 레코드판과 전축, 부산엑스포 홍보 캐릭터인 ‘부기’ 인형, 1990년 파리엑스포 당시 한국관 모습을 담은 그림 등이 전시됐다.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문구가 적힌 입간판도 놓였다. 3층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에서 예술가들이 아지트로 삼은 광복동 다방 ‘밀다원’으로 꾸며졌다. 파란색 바지 정장 차림을 한 김 여사는 관람에 앞서 “부산다방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파리가 아주 열정적인 도시이지 않느냐. 부산엑스포(유치)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아주 뜨겁고, 부산은 더욱더 뜨겁다”고 말해 외신의 관심을 요청했다.
  • “브레이크 안돼” 전기차 가로수 들이받아…사고 순간 보니

    “브레이크 안돼” 전기차 가로수 들이받아…사고 순간 보니

    전기차 택시가 신호등·가로수를 연이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5시쯤 경기 수원시에서 운전기사 황모(66)씨는 신호등·가로수를 연이어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고, 산산이 부서진 신호등과 전기차 파편으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황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팔 등이 부러지고, 골반에 금이 가는 등 크게 다쳐 현재까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파란불이 들어오길래 전진을 했는데 차가 가속이 붙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안됐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전기차의 사고기록장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사고분석을 의뢰한 상황이다. 음주 여부는 측정 결과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의혹 전면 부인

    ‘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의혹 전면 부인

    가상화폐 ‘테라’ 폭락이후 도피 행각 중에 체포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총선 판을 뒤흔든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전날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서 특별검찰청 파견 검사에게 조사받았다. 조사가 끝난 뒤 권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와 마리아 라둘로비치 변호사는 “권 대표가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두 변호사는 “지난 열흘간 언론에서 추측성 기사로 나온 스파이치 대표의 불법 선거 자금 조달에 권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고 했다. 이는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총선을 나흘 앞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권 대표가 자신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면서 그 속에는 그가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폭로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불거진 대형 정치 스캔들에 몬테네그로 정계는 발칵 뒤집혔다. ‘지금 유럽’은 몬테네그로에서 인기몰이 중인 신생 정당이다. 지난 4월에는 이 정당 소속인 야코브 밀라토비치 전 경제부 장관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바조비치 총리가 폭로에 나섰을 때는 ‘지금 유럽’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에 올랐고, 스파이치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상황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파장이 상당했다. 몬테네그로 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아바조비치 총리에 이어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부 장관까지 가세했다. 아드지치 장관은 “권도형에게서 압수한 노트북에는 정치 자금 후원의 증거가 담겨 있다”며 “액수는 밝히지 않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고위 공직자 부패 범죄를 주로 수사하는 특별검찰청이 움직였다. 특별검찰청은 전날 권 대표를 장시간 조사했으나 정작 문제의 편지를 썼다는 권 대표는 편지 내용을 완강히 부인했다. 권 대표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논란은 진실공방에 이어 장기화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공식 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스파이치 대표가 이끄는 ‘지금 유럽’은 이번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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