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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정계 「개편회오리」 예고/도쿄도 「3당 공천후보」 고배의 파장

    ◎현 스즈키 도지사 고사작전 실패/자민 전국압승에도 가이후 타격/“사상최소 의석” 사회당도 도이 문책 거론 일본 정국의 최대관심사였던 도쿄(동경) 도지사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추천을 받지 못한 스즈키 슈ㄴ이치(령목준일) 현지사가 또다시 당선,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의 인책 「사퇴」 등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즈키지사는 80세 고령으로 4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선거는 자민·공명·민사 3당 중앙본부의 연합추천을 받은 전 NHK특별주간 이소무라 히사노리(기촌상덕·61) 후보와 현역인 스즈키 지사가 대결,「보존분열」 양상을 나타냈었다. 선거결과가 판명되자 「스즈키 끌어내리기」에 앞장섰던 자민당의 실력자 오자와 간사장은 당내 혼란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의사를 표명했으며,8일 하오 사임이 확정됐다. 가이후 정권의 지주였으며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다케시타파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던 오자와 간사장의 사임은 가이후 정권과 다케시타파와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그 동안 도지사선거의 후보자 결정 등 정국운영에 강경일변도라는 비판은 있었으나,가이후 정권은 오자와 간사장의 당내 지도력에 의해 여러 난관을 헤쳐왔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소무라씨를 후보로 내세운 직후부터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었다. 일본의 제12회 통일지방선거는 전반(7일)과 후반(21일)으로 나누어 실시된다. 7일의 전반선거에서는 도쿄도 이외에도 가나가와(신나천) 이바라기(자성) 홋카이도(북해도) 이와데(암수) 아키다(추전) 후쿠이(복정) 오사카(대판) 돗토리(조취) 시마네(도근) 후쿠오카(복강) 사가(좌하) 오이타(대분) 등 모두 13개 지역에서 지사선거가 실시됐다. 또 44개 도·부·현 의원선거도 동시에 치러졌다. 이날 투표결과 각 정당의 세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창당 이래 최고인 1천5백43석을 획득,압승했다. 반면 사회당은 사상 최저인 3백45석에 머무르는 역사적 참패를 맛보았다. 공명·공산·민사당도 지난번보다 의석이 줄었다. 이번 선거의 지방의회 의석수는 모두 2천6백93석이었으며 이 가운데 자민당은 1천3백82석,사회당은 4백43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민압승,사회참패」의 결과에 따라 사회당내에서도 도이(토정) 위원장 등 집행부의 책임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지사선거에서는 홋카이도의 요코미치 다카히로(횡로효홍),후쿠오카의 오쿠다 하치지(오전팔이) 두 현직 혁신계 지사가 보수계의 도전을 물리치고 3번째 당선했다. 그러나 도쿄를 제외한 나머지 10곳의 지사선거는 「보수·혁신·중도」 혹은 「보수·중도」파의 연합추천을 받은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이처럼 집권자민당이 전체적으로는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에서의 패배로 자민당의 체면은 여지없이 구겨졌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오자와 간사장뿐만 아니라 자민당 집행부의 책임문제로 발전하고 있으며 가이후 총리의 정권기반마저 약화시켜 일본 정국 자체를 유동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스즈키 지사의 당선은 오자와 간사장 등 자민당 집행부에 의한 「스즈키 후보 사퇴공작」이 잔혹했다는 유권자들의 동정론에 기인한 것이다. 과거 3기 12년간 자민당의 추천을 받아 별 실정없이 도정을 이끌어 온 스즈키 지사에 대해 고령임을 이유로 공개적으로 사퇴하도록 한 강요가 지나쳤다는 일반의 반발을 산 것이다. 스즈키 지사는 중앙당으로부터는 버림을 받은 반면,「도쿄의 자치를 지키자」는 슬로건 아래 결속한 자민·민사 양당의 도의원연맹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도재정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킨 탁월한 행정능력을 평가받아 「고령·다선·호화청사건축」이라는 비판을 뿌리치고 당선될 수 있었다. 반면 「NHK의 얼굴」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소무라 후보는 그의 지명도를 배경으로 「1조엔 감세」 공약을 내걸고 스즈키 지사를 추격했다. 이소무라 후보는 전기노련,전전통 등 일부 사회당계열의 노조를 포함,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거운동의 손발이 되어 줄 자민·민사당의 도·구·시의회 의원 등의 대다수가 역시 중앙당의 결정에 반발,스즈키 진영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붐을 일으키지 못하고 80여 만 표 차이로 대패했다. 도쿄 도지사선거는 결과적으로 도련쪽의 압승으로 끝났다. 『도련은 「중앙」을 돌파했으며 도민은 「자치」를 선택했다』고 일본언론들은 보도했다. 「정치 초년병」으로서 대패의 고배를 든 이소무라 후보는 『도민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자신의 역량부족을 절감한다』고 말하고 『패전지장으로서 혼자 책임을 질 뿐이다. 준비부족이라든가 다른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정치는 역시 어렵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10선 관록의 다케시타 측근/오부치 자민 새 간사장 8일 일본 집권자민당의 신임 간사장으로 결정된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 의원은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의 측근 중의 측근. 올해 53세인 오부치 간사장은 와세다대학 출신으로 대학원 재학중이던 지난 63년 26살의 젊은 나이로 부친(소연광평)의 뒤를 이어 군마 3구에서 중의원 의원으로 초선된 2세 의원이다. 그 역시 다케시타,가이후 총리와 같은 웅변부를 거쳤으며 지금까지 10회 당선의 경력을 자랑한다. 그의 선거구인 군마 3구는 후쿠다 다케오,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를 비롯,야마구치 쓰루오(산구학남) 사회당 서기장 등 거물급을 배출한 지역이어서 선거 때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소탈하고 직선적인 성품과 「젊음」을 밑천으로 당선을 거듭했다. 첫 입각은 79년 오히라(대평) 내각 때 총무장관 겸 오키나와 개발청 장관으로 기용된 것이었다.
  • 일 자민,지방선거 압승/도쿄선 패배… 오자와간사장 사퇴

    ◎스즈키 도쿄도 현지사 4선에 【도쿄=강수웅 특파원】 7일 실시된 일본의 도쿄(동경) 도지사선거에서 자민당의 추천을 받지 못한 스즈키 슈ㄴ이치(영목준일·80) 현지사가 4번째 당선함으로써 집권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이 사임하는 등 파란을 빚고 있다. 오자와 간사장의 후임에는 다케시타(죽하) 내각시절 관방장관을 역임한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53) 의원이 기용됐다. 이날 일본 전역 13개 지역의 지사선거와 44개 도·부·현 의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사상 유례없는 압승을 거두었으나 도쿄도 지사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집행부 및 가이후(해부) 정권 자체의 인책문제로 비화됐다. 한편 이번 지방통일선거 전반전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한 사회당은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야마구치 쓰루오(산구학남) 서기장 등이 협의를 갖고 서기장 사임 등 집행부 책임문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 대권후보 결정시기·수순 “저울질”

    ◎「박 장관 후퇴」… 민자 각파의 입장/내각제 고려,「직선 후보」 확정은 곤란/민정계/“기다리면 실기”… 관망속 세 확장 나서/민주계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 이후 민자당 내에서는 대권 후보자의 결정시기를 놓고 각 계파간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민정·공화계는 6공 임기 후반의 통치권 누수현상을 우려,14대 총선 전 조기 대권 후보결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계는 당초 7,8월의 대권 후보 요구에서 일보 후퇴,『정국의 안정을 위해 총선 전에는 대권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정·공화계는 박철언 장관의 월계수회 결별로 대권 후보 조기확정 필요성을 강조해온 민주계의 입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판단. 그럼에도 민주계에서 김영삼 대표의 조기 대권 후보결정을 위한 움직임을 계속한다면 공동보조라도 취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분위기. 민정·공화계가 민주계에 대해 연합전선을 펴고 있는 이유는 대권 후보의 조기 가시화는 노태우 대통령의 통치력에 훼손을 가져올 수 있고 민주계의대권 후보 결정을 위한 전당대회 소집요구를 14대 총선 이후로 미룰 수 있다면 자유경선을 통해 민정계 대표주자나 공화계의 김종필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꺾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 게다가 민정·공화계는 물론 청와대측에서도 아직 내각제 개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선 대통령 후보의 조기 결정은 수용키 어려울 것이란 분석. 민정계가 민주계의 조기 전당대회 소집요구에 대응하는 방향은 두 갈래. 첫째는 김 대표가 계파를 초월한 당 대표로서 움직일 때 그를 전폭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일종의 「화해제스처」이다. 즉 민주계 소장 의원 몇 명이 조기 전당대회 소집요구가 관철되지 않아 당을 떠날지라도 이에 개의치 않고 김 대표가 자리를 굳건히 지켜준다면 14대 총선 이후 김 대표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민정계의 제안에 민주계 대다수는 『결국 지연작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 둘째는 민정계측이 계파 결집력을 보다 강화,민주계가조기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실익을 없애는 동시에 민정계 단일후보를 추대해 표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일종의 「엄포」로 관측. 민정계의 김윤환 총장이 8일 『대통령 후보결정을 위한 전당대회는 14대 총선 이후에 개최한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면서도 『그러나 후계구도를 결정한 뒤 총선에 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서면 조기 전당대회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것도 민정계의 이중적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이해된다. 즉 내년에 전당대회를 치르도록 민주계를 순리로써 설득해보되 광역의회선거 후 민주계의 「도전」으로 파란이 일 경우 일전도 불사한다는 의지로 분석. ○…민주계는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로 여권내의 대권 후보결정 일정이 변화되고 있음을 감지,일단 광역의회선거 직후에 대권 후보를 정해야 한다는 당초 요구를 자제하고 여권내 변화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이번 박 장관이 전격 사퇴한 이면에는 김영삼 대표의 일련의 움직임에 대한 견제의 성격에 강하게 깔려 있기 때문에 성급한 운신을 할 경우 당내 분규의책임을 김 대표를 비롯한 민주계가 떠 안는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 이에 따라 민주계는 6월 광역의회선거 이후 9월 정기국회 이전인 7∼8월쯤 전당대회를 소집,대권 후보를 가시화한다는 일정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 14대 총선은 내년 2∼3월쯤 실시될 예정이어서 민정·공화계가 주장하듯이 14대 총선 이후까지 마냥 기다리게 된다면 완전히 실기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팽배. 민주계는 14대 총선 이전에 대권 후보가 확정이 돼야 총선 유세에서 당내의 일사불란한 결합모습을 과시하고 당 공약을 개발해 야권과 한판 승부를 겨룰 수 있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총선 이전에 대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어 정국의 불안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또한 대권 후보의 조기 부상은 국정의 이중구조로 연결돼 통치권의 누수현상을 조장시킬 것이라는 여권내 핵심세력의 논리에 대해서도,『통치권자와의 조율 속에 이뤄진 대권 후보선정은 오히려 국정의 안정기조를 더욱 확고히 해 자연스런 정권 이양을 담보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계는 박 장관의 사퇴 이후 여권내의 기류변화 분석에 골몰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행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 대표의 당내 위상강화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민주계는 김 대표의 위상강화 방안과 관련,지난해 11월초 내각제 합의각서 파문과 최근 평민당 김대중 총재와의 「대구회동」 등으로 소원해진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박 장관의 후퇴로 민정계의 중간 보스역할을 할 이종찬 이춘구 이한동 의원 등 민정계 비주류 중진들과도 결속을 강화,김 대표가 민주계의 좌장이 아닌 실질적인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는 분석. 이 기간 동안 김 대표는 계파내의 반발을 다독거리면서 특히 노 대통령과의 사전 조율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 틀림없으며 대권 후보 선출방식이 「점지」 형식이 아닌 경선형식이 될 것에 대비,예측가능한 정치,즉 「대세론」을 꾸준히 전개할 것으로 전망.
  • “국내경기 새달부터 호전”/상의,전국 1천8백 업체 대상 조사

    ◎기업실사지수,생산·수출서 “파란불” 내달부터 국내경기가 서서히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의가 27일 전국의 1천8백23개 광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4분기중 기업경기 전망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기업경기 실사지수(BSI·기준1백)가 1·4분기에 비해 1백21,지난해 동기대비 1백7로 나타났다. BSI가 1백을 넘어서면 경기가 호전됨을 뜻한다. 부문별로는 생산(BSI=1백22)과 내수(1백22) 및 수출(1백2)이 모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구·제조업·산업기계·철근 등이 수출증가 및 관련업계의 수요증가로 회복세가 예상됐으며 기타화학·조립금속은 건설 및 자동차 등 관련산업의 수요증가로 신장세가 전망된다. 이는 걸프전 종전을 계기로 미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중동의 전후복구사업·엔화강세지속·소 등 동구권시장의 수출증가와 건설경기의 활기 및 내수경기호전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의는 임금교섭시기를 맞아 노사분규의 재연과 인력난,기업의 자금사정 악화와 수출상품의 경쟁력약화 등으로 급속한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금융정책의 반보수화/최택만 논설위원(서울칼럼)

    제 6공화국 정부가 출범한 이후 마치 신조어처럼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이다. 권위주의 정부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정부에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폭넓고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여 정치를 하고 경제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다. 유신 또는 권위주의 시대에는 능률과 실적을 내세운 경제제일주의가 풍미한 까닭에 몇몇 관료가 밀실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국회의 입법사항마저 생략하기 위하여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하는 편법도 적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 정책당국자의 발상과 사고에 혁신적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 소망스러운 정부자세가 최근 몇가지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서 굴절되면서 정부가 과거로 회귀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얼마전 재무부가 내놓은 재벌그룹에 대한 여신규제 완화조치는 광범위한 의견 수렴은 커녕 수혜자의 의견도 듣지 않은 대표적 케이스로 여겨진다. 이 여신관리개편 내용이 발표된후 학계와국민들사이에서는 재벌을 위한 금융특혜라는 비판이 일고 있고 일각에서는 「재벌을 위한 재무부」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경실련은 제도개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고,수혜대상에 속하는 전경련 역시 제도개편에 정식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일부 보도를 보면 여당인 민자당도 재벌에 대한 금융특혜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 개편안을 반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무부가 이 개편안을 마련하는데 약 1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그 많은 기간동안 어느 누구로부터 의견을 들었는지가 심히 의심스럽다. 지난주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각규 부총리와 이봉서 상공부장관이 이 개편안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고 최부총리가 개편안을 수정토록 지시,그 내용이 수정된 것을 보면 재무부는 정부내 관련경제부처로부터 의견도 듣지 않은 것 같다. 이 제도의 개편안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상을 통해서 너무도 많이 제기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새삼스럽게 재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재무부가 제6공화국에 들어서 정착화되고 있는 정책결정의 민주화 내지는 사회적 합의 도출에 조금만 염두를 두었다면 지금과 같은 파란이 일어나지 않았을게 아닌가. 재무부의 이번정책 수립과정을 놓고 일부에서는 과거의 군림하는 자세가 되살아난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여신규제완화는 군림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정책을 추진하려면 필연적으로 거론되기 마련인 「돈줄」을 쥐고 있는 재무부는 인플레를 우려하여 다른부처의 새로운 정책수립에 브레이크를 거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로인해 「경제부처중의 부처」로 군림한다는 비판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여신규제완화는 재무부가 제안자로 되어 있고 재벌에 대한 여신(대출)을 늘리는 일에 스스로가 앞장서고 있어 군림이 아닌 일방적인 양보 또는 변신에 가깝다. 최근 재무부의 변신은 비단 이것만이 아니다. 재무부 정책 가운데 핵심적 정책인 올해 연말 총통화증가 목표 설정과정에서 놀랍게도 반보수성을 보였다. 재무부는 매년경제운용계획수립 과정에서 총통화 증가율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런데 올해는 연말 총통화증가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발표,금융통화운영위원회로부터 심한 반발을 산 바 있다. 경제기획원과 상공부 등이 정책금융 등을 늘리기 위해 총통화 증가율을 높게 책정하라고 해도 이에 적극 반대해야 할 재무부가 올해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인 것이다. 학계와 언론계에서도 연말 억제선 철폐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는데도 재무부는 총통화증가 목표를 12월 평잔대비 17∼19%로 얼버무리는 선에서 마무리 짓고 말았다. 이번 재벌에 대한 여신규제완화와 연말총통화증가율 목표설정 폐지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 좀 심하게 얘기한다면 금융정책의 실종이고 한걸음 물러서 생각하면 금융정책의 실족에 속한다. 정부 부처내에서 경제정책을 안정쪽으로 기울게 하는데 누구보다도 최대한 노력해야 할 관료가 재무부 관료이다. 그들이 어떠한 이유이든간에 여신을 중가시키는 정책선택을 한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자명하다. 재무관료는 중립적 성향을 갖고 또한 보수성을 가져야 한다는게 하나의 속설이다. 굳이일본 대장성의 예를 들 필요도 없지만 이 부처는 다른 부처에 비하여 완고하고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재무부 분위기가 보수적이기보다는 진보적으로 바뀌고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인플레억제를 위한 최대 현안과제의 하나인 재벌의 비업무용부동산 처리문제에 있어서도 재무부는 후퇴를 거듭해온 인상을 풍겼다. 재벌들이 부동산투기를 억제하려면 현행의 여신관리제도로는 충분치가 않다. 따라서 여신관리를 위한 특별입법의 필요성이 역설된 바 있다. 그러한 의견과는 반대로 특별입법 판정기준을 완화한데다가 재벌들이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시한(3월4일)을 넘겼는데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금융제재 운운하며 머뭇거리고 있다. 앞으로 여신관리제도가 바뀌면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치 않고 버티고 있는 재벌들이 이익을 보는 아이러니한 일마저 생기게 된다고 한다. 금융정책의 이러한 실족현상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 실족에서 헤어나려면 재무관료 모두가 사고의 중심에 안정을,정책수립때는 보수적 발상을 가져야한다. 진보적 사고나 발상은 다른 경제부처에 맡겨도 충분하다. 재무부는 어느 부처보다 적극적으로 나라경제의 안정을 지켜주기 바란다.
  • 선거법해석 둘러싼 대립의 안팎

    ◎“선거 지원이다”·“정당 활동이다” 논란/“선거영향 줄 발언 명백한 위법”/선관위/“「수서규탄」은 정당의 고유권한”/평민당/당원단합대회 허용등 “허술한 법”이 불씨 정당참여가 배제된 기초지방의회 의원선거와 관련,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평민·민주당 등 야권이 계획하고 있는 수서비리 규탄 전국 순회집회를 지방의회선거법 위반으로 유권해석을 내려 이번 선거운동 기간중 정당활동의 「허용범위」와 「한계」 문제가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평민당은 이같은 중앙선관위의 법리적 해석에 모순이 있고 이는 결국 정당활동의 위축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자칫 뜨거운 정치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평민당은 9일의 보라매공원 수서 규탄집회를 필두로 전국 순회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나섰으며 선관위는 다시 이를 선거법 위반이라고 강조,선거법 위반여부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선관위와 평민당간에 불꽃튀는 공방전이 벌어져 이에따른 후유증 또한 심각할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중앙선관위가 이번 기초의회선거에 임하는 입장은 뚜렷하다. 즉,이번 선거에서야말로 돈 안쓰는 선거풍토를 기필코 달성해 앞으로 있을 크고 작은 선거가 문자 그대로 「공명선거」로 굳어질 수 있도록 확실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선관위는 이번 기초의회선거에서만큼은 다소간의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정당의 선거간여 행위를 철저히 배제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러한 기조하에 6일 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열고 초미의 관심사항인 정당개입 가능성이 우려되는 선거기간중 각종집회에 대한 법적 허용한계를 논의한 끝에 평민당의 보라매집회와 같은 시국강연회는 집회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위법성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피력했으나 전국을 순회하며 이같은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명백히 선거운동 목적이 숨어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정당법에서 정당활동을 보장하고는 있지만 선거기간중에는 선거법이 정당법에 우선하며 지난 1월30일 선거기간중 국회의원 귀향보고대회와 국정보고대회 등도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위한 집회로 해석,선거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는 선관위로서는 야당이 계획하고 있는 수서 규탄대회 역시 예외일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이러한 원칙론에도 불구,보라매집회에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은 수서문제가 예민한 시국현안임을 감안,집회자체에 대해서는 사전 유권해석을 미룬 대신에 집회에서의 연설내용에 따라 위법여부를 가리겠다는 사전 예방적인 「주의환기용」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테면 「누구든지 선거운동기간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할 목적으로 단합대회 등의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선거법 68조의 규정과 「선거운동기간중 다수인을 집합하게해 선거운동을 위한 개인정견발표회,좌담회,시국강연회,기타의 연설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74조에 근거,집회목적과 장소·연설내용·참가범위·개최방법 및 횟수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위법여부를 판정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평민당은 수서규탄 전국순회집회가 기초의회선거와 무관하다는 전제하에 어디까지나 이들 집회는 수서비리 규명을 위한 중앙당의 고유권한이라며 선관위의 해석에 반발하고 있다. 수서비리 공세를 이번 선거에서의 「야당바람」으로 몰아가겠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는 평민당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대해 『지방의회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위한」 연설회나 시국강연회를 금지하고 있을뿐 「수서 진상규명을 촉구할 목적」의 국민대회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선거운동과 무관한 정당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막는 기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평민당 일각에서는 이같은 법해석이 『정부·여당에 의해 선거분위기를 위축시키는 기회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측은 선거운동기간중 열리는 시국강연회가 대정부공세로 초점이 모아져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인정,보라매집회의 명칭에서 「분리실시 음모분쇄」 부분을 삭제하고 발언내용의 한계를 논의하는 등 충분히 효과는 거두되 선거법 위반으로 걸려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선관위와 평민당간 선거법의 해석과 적용을 두고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키게 된 근본원인은 여야가 「협상」을 통해 선거법을 허술하게 제정한데 있다. 지방의회선거법 자체가 여야간 적당선의 타협을 통해 기초의회선거를 정당참여를 완전 배제하지도 수용하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형태로 만들어 상당부분의 조항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선거법 내용중에는 곳곳에 해석상 사각지대가 많아 정당표기·합동연설회 등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상충되는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선거기간중 공명선거의 정착을 위해 법적 해석에 치중해 사아을 처리하려는 선관위측과 야당바람을 이번 선거의 중요전략으로 삼고 있는 평민당 등 야권간에는 선거법위반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이에 따라 중립적 입장에서 관련사안마다 뚜렷한 법적원칙에 의거,처리할 방침이나 지나치게 철저한 단속을 펼 경우 자칫 여당보다 야당측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도 많아 이번 기초의회선거는 위법시비로 파란이 일 전망이다.
  • 외언내언

    겨울철 스포츠에서 회사한 봄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3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91 동계 유니버시아드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백m에서 유선희가 대마의 금메달을 따낸 것. 한국 빙상이 유니버시아드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19년만의 쾌거이다. ◆유선희의 이 날 기록은 42초32. 일본과 북한선수들은 제쳤지만 자신의 최고기록 40초76에는 1초56이나 뒤지는 다소 불만스런 성적. 그러나 올해에 열린 국제대회에서 한국 스포츠가 처음으로 거둔 개가라는 점과 신체적인 역경을 딛고 세계정상에 우뚝 섰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올해 25살의 이 자랑스런 아가씨는 국민학교 5학년때 중이염을 앓아 1m이상 떨어진 곳에서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 난청의 고통을 겪고 있고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한때 선수생활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를 끝내 이겨낸 인간승리의 주인공. 유선희는 스타트를 알리는 피스톨 소리를 듣지 못해 경기운영 요원의 손가락 놀림을 보고 출발해야 하는 엄청난 핸디캡을 안고 있다. 단거리의 경우 빙상은 육상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의 순발력이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경기. 그녀의 이번 쾌거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유선희가 금메달을 따내던 순간 민단계와 조총련계 교포들이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공동 응원을 펼친 것도 흐뭇한 소식. 양쪽교포 5백명씩 이 로열박스 건너편 스탠드를 거의 메운채 남북한 국기와 통일기(흰색 바탕에 푸른색 한반도 지도)를 힘차게 흔들면서 유선희의 선전에 환호 했다고 한다. ◆일본 땅에서 이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 온 것은 얼음 덮인 거친 들판에 파란 새싹이 돋아나듯 참으로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면서 남북화해의 물결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폭력조직 두목에 15년 구형/부산 신칠성파

    ◎조직원 8명엔 12년∼5년씩/“사회질서 회복 차원서 장기간 격리”/부산지검 【부산=장일찬기자】 부산지검 임태성검사는 2일 조직폭력배 신칠성파 두목 김영찬피고인(39) 등 9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전원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두목 김피고인에게는 징역 15년,고문 이정웅(50)·김영근피고인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2년씩을 구형했다. 또 행동대 간부급 정병찬(35)·박병수(36)·김판곤(36)·이차수피고인(35) 등 4명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행동대원 김이룡(34)·박종범피고인(34) 등 2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했다. 임검사는 논고를 통해 김피고인 등은 지난 88년 12월 폭력배 30명을 모아 신칠성파란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오락실을 운영하는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면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온 사실이 인정돼 사회질서회복 차원에서 이들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범죄단체 조직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4개 폭력단(신20세기파,영도파,칠성파 등)의 조직원에 대해 구형이 된 것은 신칠성파의 경우가 처음인데 나머지 3개 폭력단 조직원에 대한 결심공판도 이달중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중동특수”… 수출전선에 “파란불”

    ◎바이어들 「긴급 복구물자」 상담 쇄도/종전따라 올 목표액 크게 웃돌듯 올해 대중동수출이 당초 예상액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들은 「중동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무역진흥공사의 중동지역 7개 무역관에 따르면 걸프전이 28일로 사실상 끝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바이어들이 일제히 수입상담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바이어들은 종전과는 달리 한꺼번에 수백만달러 규모의 대량물량을 1개월 이내에 납품토록 요청하는 등 「단기간 대량주문」 양상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대한 수입수요도 일어날 것으로 보여 당초 예상한 올해 대중동수출 2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중동특수」가 기대된다. 이는 종전으로 해운·보험 및 금융결제 등에서 불안요소가 제거된데다 전쟁으로 재고가 바닥난 소비재와 복구자재의 긴급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공은 이날 현재 20개 전체 중동지역 국가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이란 등 중동지역 7개 국가의 대한수입 상담 추정액은 22억6천6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쿠웨이트의 경우 망명정부가 국토수복 후 90일 이내에 긴급시설을 복구완료할 예정이고 공공용품과 민생용품의 조달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알려져 바이어측의 납기대로 물량만 공급할 수 있다면 좋은 가격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속되는 비리와 행정의 책임(사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고통스런 느낌이 너무 크다. 수서사건의 파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서가 아니라,공동체 삶의 질서를 하나씩이나마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사회는 과연 갖고 있는 것인가라는 근원적 의문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도지면을 장식하는 폭풍같은 사건들에서만 읽어지는 것도 아니다. 현재진행형 사건에 밀려 자그맣게 구석으로 밀리는 현상들에 있어서도 이 느낌의 심각성은 매일반이다. 소 1만마리를 물먹여 밀도살하다 구속된 5명의 구성원만 보아도 그렇다. 밀도살자야 별 수 없다 하더라도 이를 합세공급한 멀쩡한 정육업자가 있는가 하면 뇌물을 받고 눈감아준 공무원 수의사까지 여전히 들어 있다. 여전히라고 말하는 것은 불과 8개월전에 물먹인 소 15만마리 도살로 무려 40여명이 검거됐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도 공무원 수의사가 개입돼 있었고 마장·가락동 등의 정규도매시장이 이를 받아 공급을 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어떤 반사회적 비리사건도 발각된 자만의 운나쁜 사연쯤으로 치부하고,그 충격적 사건들에서 어느 한 부분이나라 바로 배우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전혀 얻지 못하는 우중의 습속을 갖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이 점이 무엇보다 비참하게 죽어간 또 한번의 소 1만마리보다 더 우리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면 수서파동을 틈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는 심야술집영업현상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업주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단속을 맡은 공무원들은 그들대로 귀찮은 일쯤으로 허술히 제쳐놓고 있고 술집출입을 하는 시민 개개인도 왜 우리가 심야영업을 축소키켰는가를 잊고 있다는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더욱이 심야술집은 과소비풍조의 억제 측면만을 갖고 있던 것이 아니라 에너지절약이 목표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국민 모두가 동의했던 방안이다. 공동체는 표방된 제도나 규칙 때문에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의 동의로 이루어진 제도나 규칙을 개개구성원이 철저하게 지킴으로써만 성립된다. 이 단순한 원칙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구성원이 자신의 제도나 규칙들을 묵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들키지만 않으면 관계없고 들킨다 하더라도 나만은 예외적 지위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마저 갖고 있다는 느낌까지 준다. 이렇게 되므로 어떤 비리사건도 그것이 이 사회를 새롭게 정비하고 고쳐가야 할 사례로서 인식되지 않고,단지 나만은 안걸렸다는 안도감속에 사건의 파장만을 마치 술안주처럼 즐기다가 적당한 시간에 덮어버리고 없었던 걸로 하자는 더 본원적인 비리풍조를 만들고 있다. 소 물먹이기만 해도 지난해 7월 농림수산부·축협중앙회까지 나서 유통구조와 검사기능의 철저를 공언했던바 있다. 그리고 심야영업은 그간 더 분명하게 에너지절약의 대상이 되었다. 개개인 국민은 그렇다치고 이러한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속의 당사자 공무원들은 지금 무엇을 하면서 소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할일을 꾸준하고 변함없이 하는 일관성 있는 행정의 태도만이라도 우선 알아볼수 있게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 사회를 조금씩이나마 개선해갈 수 있다.
  • 외언내언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오랜동안 선교활동을 했던 미국 젊은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젊은이는 우습게도 누구에게 술을 따르거나 음식을 권할때면 자꾸만 두손을 받쳐드는 버릇이 나오공 한다고 피력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그런 버릇은 오로지 한국사람에게서 익혀진 후천적 습관이노라고 했다. ◆그 청년은 또 그런 몸가짐이 이미 자기에게 배어진 인격적 덕목인것 같아서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기백이 팔팔한 젊은이라도 어른 앞에 서서 두손을 앞에 모으고 깊숙히 절을 하는 한국의 예절이 감동적이었고,그런 태도가 신중하고 사려깊은 인격을 만들어주는 것같아 참 좋아햇다는 것. 그것이 몸에 배어서 껑충한 청바지에 빛바랜 진셔츠차림의 파란눈의 외국청년에게,두손을 모아 술잔을 올리는 버릇을 정착시켜준 셈이다. ◆「설날」은 「세배의 명절」이다. 할수있는 모든 사람에게 절을 하고 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서 절을 받는 날이다. 우리로 하여금 「동방의 현자」 같은 인상을 지니게 하는 대표적인 요소가 「절」인 것이다. 머리에 무엇인가 잔뜩 이고가던 아주머니들이시라도,길에서 사부인을 만나면 길섶에 인 걸 내려놓고 진땅을 불고하고 맞절을 한다. 자식을 주고받은 사돈끼리의 예절에서 그렇게 엄격한 것,그것이 절의 법도다. ◆이런 법도의 기준이 되는 날이 설날이다. 그중에도 음력 설날에,절의 정서가 더 많이 배어있는 것같아서 좀처럼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어른들이다. 그 뜻이 받아들여져 새삼스럽게 연휴가 더 늘어났다. ◆일요일까지 합쳐 나흘씩이나 「노는 날」이 이어지는 올해 설날이 다가왔다. 전쟁에,국내사태에 마치 곧 분해될 것같은 어수선함 속에 이 나흘을 맞게 되었다는 일이 다소 부담스럽다. 어른이나 찾아뵙고 예의나 법도를 한번 되새겨 보는 일이 제일 보람있을 것 같다. 사람사는 도리에 무디어진 것이,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의 근원일 터이니까.
  • 단일팀 정신을 올림픽까지(사설)

    남북이 분단된지 46년만에 처음으로 스포츠 단일팀이 구성될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4차 남북 체육회담에서 양측은 오는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내보내기로 하고 그동안 쟁점이 돼왔던 몇가지 세부문제에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팀 명칭은 코리아,단기는 흰바탕에 파란색 한반도지도,단가는 아리랑으로 할 것 등 기본적인 골격은 지난해 북경 아시아경기대회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상에서 이미 확정된 바 있다. 아직도 풀어야할 절차상의 매듭이 남아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상최초의 남북 단일팀 구성은 필지의 사실인 것 같다. 북한이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것은 순수한 스포츠정신의 발로가 아니라 정치적인 속셈이 오히려 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단일팀 구성을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는 대일수교협상의 호재로 활용하는 한편 김정일의 생일(2월16일)을 겨냥한 대내외 선전용으로 이용할 것임은 불을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이 크게 양보,단일팀 구성을 이끌어낸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단일팀이 완벽하게 구성되기까지에는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곧 발족될 「단일팀 구성을 위한 공동실무위원회」에서 양측의 의견차이로 적지않은 논란이 일어날 수 있고 팀이 구성된 후에도 팀운영에서 마찰이나 갈등이 생길 우려도 있다. 또 남북 단일팀이 모든 스포츠 종목이나 국제대회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 불변의 공식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나 이 공식이 적용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도 상정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노파심에서 나온것이지 이번 합의를 과소평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합의의 정신을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올림픽무대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코리아라는 하나의 이름아래 한반도가 그려진 하나의 깃발아래 함께 뛸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이 합의의 정신이연결할 또하나의 고리가 있다면 그것은 남북 체육교류의 활성화이다. 국제무대에서 남북 단일팀이 세계만방에 우리민족의 우수성과 동포애를 과시하고 이 땅에서는 모든 스포츠종목의 선수들이 남북을 오가면서 선의의 경쟁으로 화해무드를 조성해 나간다면 금상첨화가 될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남북의 축구선수들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펼쳤던 통일축구대회의 그 흐뭇했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남북 체육교류활성화는 우리측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왔던만큼 이 문제는 북한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촉구코자 한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단일팀 구성의 합의가 다른 분야의 남북회담이나 교류에도 촉진제가 되었으면 한다. 오는 25일 평양에서는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 회담의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남북양측은 스포츠단일팀 합의에서 보여준 호혜와 양보의 정신을 원용해서 좋은 결실을 거두도록 노력해 주기바란다. 스포츠가 정치의 두터운벽을 허물수 있다면 통일의 길도 그만큼 앞당겨 질것이다.
  • 민자 내우외환 속 「제2변신」 모색/창당1돌… 오늘의 위상과 과제

    ◎“양당체제 확립” 긍정적 평가/계파간 이해조정이 큰 숙제 9일로 창당 1주년을 맞는 민자당 지자제선거 6월 연기 등 정치일정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여야 대합당을 이룩했던 당시 민정당 총재인 노태우대통령,민주당의 김영삼,공화당의 김종필총재는 3당통합을 「구국적 결단」 「명예혁명」이라고 표현했었다. 그러나 민자당이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볼때 출범당시의 기대에 부응치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합당선언 직후의 높았던 국민지지율이 시일이 지날수록 점차 떨어졌다는 사실이 민자당이 출범하며 내세웠던 희망의 정치,신뢰의 정치,구시대 정치유산 청산 등을 충실히 이행치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민자당은 내적으로 상이한 정치환경속에 성장해온 3계파간의 심한 갈등과 내분에 시달려야 했다. 외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왜소해진 야당의 거센 반발과 극한 투쟁에 직면,수의 우세에 바탕을 둔 정치안정도 당초 기대만큼 이룰수 없었다. 그렇지만 민자당 탄생의 공과를 불과 1년밖에 안된 시점에서 판단키는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출범때부터 3계파간 융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심지어 짧은 시일내에 분당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같은 우려속에 숱한 내우외환을 겪으면서도 대식구들을 결집시키는 노력을 계속해 왔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여소야대의 불안정한 4당 구조를 극복,여야 양당체제를 정립시켜온 것은 민주화측면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민자당은 이제 지난 1년간 부각되어온 부정적 측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여겨진다. 출범이후 당권을 둘러싼 계파간 알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김영삼대표와 박철언 의원간의 충돌,11월에는 내각제 각서 공개로 김대표의 마산행 등 분당위기까지 겪었다. 지난해 7월 임시국회에서는 방송법 변칙처리 파동이 벌어져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그야말로 1년동안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일단 당내분은 임시미봉이란 느낌은 들지만 가라앉았고 대야관계를원만히 유지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다. 지자제선거,총선,대통령선거 등 앞으로의 큼직큼직한 정치일정을 거치면서 내부적 계파갈등과 대야갈등 구조를 앞으로 어떻게 해소하느냐 여부에 민자당의 장래가 결정될 것이며 당지도부도 이같은 사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느낌이다. 민자당이 이 시점에서 3월 실시를 약속했던 지자제선거를 2∼3개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새로워져야겠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내외갈등 구조에 겹쳐 최근 상공위의원 뇌물외유사건,수서택지 특혜공급의혹 등이 터지면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민자당 지도부의 생각은 지자제선거 등 중요 정치일정을 조금씩 늦추면서 정치권,특히 거대 여당에 대한 국민지지율을 높여보겠다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이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되기까지 앞으로 3∼4개월간 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3대 국회에서의 내각제 개헌 가능성이 없어진 상황에서 아직 대권후보 문제에 대한 명쾌한 입장 정리가 안되어 있다는 점이 민자당의 근본적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민주계는 김영삼대표의 조기 대권후보 부상을 희망하고 있는 반면 민정계는 경선에 의한 후보추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종찬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민정계 8인그룹은 지자제선거를 통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려하고 있고 박철언의원의 월계수회도 경선에 대비한 세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제선거가 연기되면 지자제선거 직후 후보결정을 희망하는 민주계나 이에 반대하는 민정계 세대교체론자들의 대권·당권 전략에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공화계가 합당초기에 내세웠던 내각제에 대한 집념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민자당의 장래에 큰 변수로 남아있다. 지방의회 선거에 이어 14대 총선공천권,또 대권후보선출 등을 둘러싼 계파 이해 관계조정이 향후 민자당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
  • 길어지는 걸프전… 에너지절약 요령

    ◎보일러 그을음 청소로 연료 10% 절감/TV·세탁기등 안쓸땐 플러그 꼭 빼도록/가전품/운행중엔 불필요한 급제동·가속 삼가야/승용차 걸프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띠면서 온 국민이 에너지 아껴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미 1단계 수요 억제책으로 자가용 10부제 운행과 가로등 격등제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 가정에서도 한등끄기 등으로 에너지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월동기 각 가정에서 많이 쓰이는 보일러와 각종 가전기기 등에 대한 에너지 절감요령을 알아본다. ▷보일러◁ 겨울철 실내난방 온도로는 섭씨 18∼20도가 적당하다. 연탄보일러는 사용전 청소를 통해 10∼20%의 연탄을 절약할 수 있다. 연도와 굴뚝은 물론 연소통이 깨졌으면 「열」표시가 있는 두께 2.3㎝ 이상의 제품을 사용한다. 연소공기량을 조절해 덜탄 연탄 발생을 막고 배관속의 공기방출을 자주해 난방효과를 높인다. 쓰지 않는 방의 밸브는 잠그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때는 밸브를 조금 열어 동파를 막는다. 연탄보일러의 보급은 아직도 가장 많아 전가구의 60%에 이르며 제품은 KS(한국공업 표준규격)나 열자 표시가 있는 것을 고른다. 전체가구 보급률 30%에 달하는 기름보일러도 그을음과 가스덩이의 사전청소로 10% 가량 기름소비를 줄일 수 있다. 버너의 공기조절을 통해 불완전연소를 막고 일산화탄소(CO)의 중독을 예방한다. 보일러실의 창문을 열어 통풍을 시키고 가동스위치 작동을 가급적 줄여 가스소비를 줄인다. 실내온도 조절기를 가동,평상시는 섭씨 18도를 유지하고 취침시는 섭씨 16도가 되도록 한다. 업체에서는 등유보다 값이 싼 경유용 보일러 뿐만 아니라 연료비가 적게드는 소형보일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스보일러는 지난 87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공급의 확대로 설치가 늘고 있다. 가동중에 가끔 환기를 시키고 온수기는 필요한 때만 켠다. 화력조절장치를 조절해 열소모를 막는다. ▷가전기기◁ 조명등은 절전형 조명기구인 형광등 및 전자식 안정기 등을 사용한다. 조명등 스위치는 개별스위치나 타임스위치를 부착한다. 자연광을 최대한 이용하고 전구와 반사갓을 자주닦아 조명도를 높인다. 집주위 보안 등은 해진뒤 30분후에 켜고 해뜨기 30분전에 끈다. 최근에는 백열전구보다 6배 수명이 길고(6천시간) 전기료도 70% 가량 절약할 수 있는 전구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형광등에도 전자식 안정기를 부착하면 효율을 30% 가량 높일 수 있다. 가스레인지는 코크를 3분의 2정도 열어 불꽃을 조절,가스를 7% 가량 절약한다. 조리기는 밑바닥이 넓은 것을 사용하고 파란불꽃인 상태에서 조리한다. 바람막이겸 방열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가스절약기를 설치,10%의 가스소모를 줄인다. 전기난로는 반사판을 깨끗이 닦아 반사열의 효율을 높인다. 니크롬선과 석영관에 물기가 묻지 않도록 주의한다. 안쓰는 가전기기의 플러그는 빼두고 TV시청의 경우 프로그램을 참고,필요할 때만 켠다. 냉장고에는 음식물을 60% 가량만 채운다. 세탁기 1회 사용시간을 10분내로 줄이고 세탁물을 모아 한꺼번에 한다. 다리미는 얇은 옷감의 경우 스위치를 올린 즉시 또는 끄고 남은 열로 다린다. ▷승용차◁ 불필요한 짐을 싣지말고 갈곳을 미리 정한다. 서서히출발하고 선다. 불필요한 급제동 및 가속을 삼간다. 언덕길을 내려갈 때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엔진공회전을 하지 않는다. 래디알타이어를 사용하고 오일 및 에어크리너를 정기적으로 교환한다. 냉각팬의 벨트는 적당히 팽팽하게 한다. 엔진성능향상장치인 「사이클론」을 설치,연료연소화율을 높인다. 사이클론을 엔진 흡입구에 부착하면 다량의 공기를 일정량 공급해 휘발류 엔진의 경우 공회전때 일산화탄소의 발생량을 20% 가량 줄일 수 있다.
  • 여야,국회상정 앞두고 첨예대립

    ◎「군의료진 페만 파견」,신춘정국 새불씨로/유엔결의 따른 것… 미 압력설은 무군/야/대규모 파병으로 비화 우려,취소 요구/여 페르시아만에 군의료진을 파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야당과 여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1월말 임시국회에서의 의료진 파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여권은 군의료진 파견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안정적 석유공급원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설득작업에 착수했으나 여권은 대규모 파병의 전조라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민자당은 정부측이 군의료진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키로 한데 대해 계파를 초월,『어쩔 수 없는 결정으로 대국민 명분도 있다』는 분위기. 이에 따라 1월말 임시국회에서 파견동의안을 우선 처리키 위해 대야·대국민 설득작업을 벌이는 한편 야당측이 끝내 반대할 경우 동의안의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입장. 민자당은 야권이 의료진 파견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가 대대적 파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미국의 압력에 의한 용병성격이 아니냐는 점등이라고 파악,이에 대한 대응논리 개발에 부심. 박희태대변인은 『일부에서 월남전 같이 대규모 병력파견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모양인데 월남의 정글과 중동의 사막은 전투양태가 다르다』면서 『사막은 장기전이 불가능하며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므로 파병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 박대변인은 또 『전투에 직접 참가않는 의료진을 파견하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인도적 의무를 하겠다는 것이며 대규모 파병의사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부연. 민자당은 또 이번 의료진 파견이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이란 지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 최각규 정책위의장은 『페르시아만에 의료진을 파견키로 한 것을 한미관계 차원에서 봐선 안된다』고 말하고 『법적으로 볼때 그것은 유연결의에 따른 것이며 현실적으로는 우리의 에너지 공급생명선 보호 ,나아가 자유진영의 안정적 석유공급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 김윤환총무도 『정부로부터 파견규모는 야전병원 한개 정도라는 얘기를 들었으며 전투병력 증파는 없을 것』이라면서 『동의안 처리를 위해 야당측을 최대한 설득하되 그래도 안되면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 표결처리하겠다』고 피력. 민자당은 페르시아만 파견 군의료진의 주둔비용을 기존의 페르시아만 분담금으로 충당할지,혹은 별도의 예산을 책정할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나 국민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강구토록 한다는 입장. ○…평민·민주·민중당 등 야권은 정부의 페르시아만 군의료진 파견결정에 일제히 반대,여권이 이를 강행할 경우 대여공세의 호재로 삼을 태세. 특히 평민·민주 두 야당은 일단 여권에 파병결정의 취소를 촉구하면서 당분간 여권의 태도를 주시하겠지만 끝내 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1월 임시국회에서의 동의안 처리과정에서 「극력저지」하는 등 가능한 모든 저지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 평민당은 7일 총재단회의에서 의료진 파견이 과거 베트남전 참전과정에서처럼 결국 전투병력의 「참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군의료진 파견자체를 반대키로 한 종전입장을 재확인.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 평민당이 스스로 제의한 여야총재 회담의 의제 가운데 하나로 페르시아만 군의료진 파견문제를 포함시킨 것도 1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로 관측. 또 이해찬의원(평민) 등 야권 일부 의원들은 『향후 2∼3년이 아니라 5∼10년 이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국익차원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시각으로 반대논리를 개진. 즉 야당이 반대하는 것은 과거 일본 자위대파견 논쟁시 야당과 언론의 반대로 이를 백지화,일본 정부가 실리를 얻었듯이 어떤 의미로는 대미관계에 있어 우리측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될 수 있다는 시각. 이밖에 현재 이라크에 총 71건64억4천달러의 수주액으로 진출해 있는 현대,삼성,정우,한양 등 우리측 7개 기업의 미수금 9억7천2백만달러의 환수문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 민주당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이번 파견이 유엔결의로 뒷받침돼 있고 ▲페르시아만의 유전확보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적 이익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으나 반대론이 우세. 박찬종·조순형부총재 등은 『유엔결의로 25개국 다국적군이 이라크의 침략행위에 대한 응징의미로 파병되는 것이다』 『막상 전쟁이 터졌을 때 미국 석유메이저들이 석유를 공급해주지 않을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등 군의료진 파견에 대한 찬성 또는 「온건반대」 논리를 펴 눈길. 그러나 김광일·노무현·장석화의원 등 대다수 의원들이 『군의료진 파견 등의 중대한 문제는 국민여론을 수렴키 위해 국민투표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적극 반대. 어쨌든 현재 야권의 전반적 기류는 남북 대치관계에 있는 우리가 굳이 전면파병으로 번질 우려가 있는 군의료진 파견을 강행할 필요가 있으냐는 문제제기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파견동의안이 상정되는 오는 24일 임시국회 개회일쯤 페르시아만에서의 개전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어서 이때쯤 본격적으로 정치공세를 확대할 전망.
  • 외언내언

    쿠웨이트,벌써 5개월 전에 이라크의 후세인이 삼켜버려 현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 석유부국이었던 이 자그마한 나라를 되찾아 줘야 한다며 미국이 앞장서고 소련 중국도 동조하여 유엔은 이라크제재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략은 국제규범에 위반되는 제국주의적 수법이며 이를 용인할 경우 중동의 세력판도와 세계 석유시장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올 소지가 있기 때문. ◆미국은 유엔결의 시한을 근거로 오는 15일을 D데이로 잡고 화전양면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양보란 있을 수 없다며 전의를 높여가고 있다. 온 세계는 지금 부시가 「개전 버튼」에 손을 댈 것인가의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이 나면 그 엄청난 피해와 그로인한 후유증으로 승자도 결코 그 결과에 만족하기는 어렵다는데 미국의 딜레마가 있고 후세인의 허장성세도 거기에 있다. ◆미국과 이라크 모두 드높은 전의와는 달리 가능한한 전쟁을 피하려 하나 그 명분과 실리를 적당히 풀어줄 묘안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후세인으로서는 이라크의 장래 이전에 자신의 명운이 걸려 있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모험을 감수할 여지가 많아 이성적인 사태 수습을 낙관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무릇 모든 문제는 위기의 절정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타결이 모색된 전례를 역사에서 보아왔고 이번 사태도 어떤 행태로든 전쟁만은 피할 수 있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석유전쟁」으로만 보이는 미ㆍ이라크사태에 우리는 국제신의와 국제사회규범에 따라 유엔의 결의를 존중하면서 적절한 역할을 해야하나 우리가 설 땅이 어디인지는 면밀히 살펴 대응책 마련에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은 없어야겠다. 부디 석유통이 쌓인 위에서 불장난은 없어야겠는데.
  • 소련의 우파와 좌파/곽태헌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제4차 소련 인민대표대회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볼셰비키혁명이후 소련의 지도자로는 최대의 「합법적」인 권력을 넘겨준채 지난 27일 폐막됐다. 이번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의 권력강화안을 통과시켰고 신연방안 및 토지사유제의 국민투표 실시 등을 결의,고르바초프의 의도를 대부분 수용했다. 다만 폐막일인 27일 고르바초프가 하루전 신설된 부통령에 지명한 야나예프이 인준을 1차에서 거부,「거수기」의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을 내외에 과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인민대표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지난 20일 「독재의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격 사임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외신들은 셰바르드나제나 우파(Rightist)의 독재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는데 소련의 우파와 좌파라는 개념이 독자들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좌우파의 개념은 프랑스혁명 직후인 1792년 프랑스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볼때 좌측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우측에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석을 자리잡은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통설로 되어있다.일반적으로 좌파(Leftist)는 급진진보 혁신의 성격을 띠는데 반해 우파는 보수권위주의 반동적인 성격을 갖는 상호대조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40여년 동안 냉전의 틀속에서 이념과 체제가 다른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때 좌파는 좌익 즉 공산주의자를,우파는 우익 즉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세력이다. 그런데 셰바르드나제가 지적한 우파란 정통 사회주의를 선호하며 페레스토로이카(개혁)에 반대하는 군부 및 관료 등 비개혁론자들을 지칭한 것이다. 다시말하면 소련의 우파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좌파 즉 철저한 공산주의자들을 의미한다. 반대로 소련의 좌파란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 개혁세력,즉 자본주의와 공존을 모색하는 온건 사회주의자들을 말한다. 또한 일부 외신들이 최근 고르바초프가 「좌」에서 「우」로 변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는 데 이는 고르바초프가 「개혁」쪽에서 「보수」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소련 및 동구관련 기사에서 우파는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려는 세력을,좌파는 보다 개혁지향적인 세력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동구에서 쓰는 좌·우의 개념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는 냉전적 사고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어느 체제에서든 현상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보수세력을 우파로,거기에 개혁을 가하려는 세력을 좌파로 보면 무방할 듯싶다.
  • 일,대폭 개각… 17부 장관 경질

    ◎외상·대장상·관방장관 유임/가이후총리/자민당 3역도 재기용/다케시타파 6명·아베파 5명등 파벌 안배 【도쿄=강수웅특파원】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는 29일 개각을 단행,법상에 사토 메구무(좌등혜),문부상에 이노우에 유타카(정상유),방위청장관에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의원을 기용하는 등 20개 부처 장관중 17명을 교체했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대장상,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외상,사카모토 미소지(판본삼십차) 관방장관은 유임됐다. 지난89년 8월10일 출범한 가이후내각은 지난 2월28일 일부 개각에 이어 이날 두번째 대폭 내각개편을 단행했다. 가이후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과학기술청 장관에 여성참의원 의원인 산토 아키코(산동소자)의원을 임명했다. 한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을 비롯한 니시오카 다케오(서강무부) 총무회장,가토 무츠키(가등육월)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3역은 모두 유임됐으나 총무회장을 배출한 미야자와(궁택)파의 회장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전 부총리가 니시오카 총무회장에게 사임토록 종용했었으나 이를 거부,파벌에서 제명되는 파란을 빚었다. 일본정부는 이날 하오1시 임시 각의를 소집,전 각료의 사표를 받았으며 조각본부를 설치,하오5시께 인선을 완료했다. 이번 개각으로 인한 파벌구성은 다케시타(죽하)파가 6명으로 가장 많고 아베(안배)파 5명,미야자와파와 와타나베(도변)파가 각각 4명,가이후총리의 출신 파벌인 고모토(하본)파에서 1명을 차지했다. 또 문부상·후생상·총무처장관·과학기술청 장관은 참의원에서 기용됐고,산토 아키코 과학기술청 장관은 전후 여섯번째의 여성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번 20명의 각료 가운데 각료 경력자는 7명이며 나머지 13명은 신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개각은 당내 각 파벌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제3차 가이후 내각 직 위 이 름 나이 파벌 신·유 법 상 사토 메구무(좌등 혜) 66 죽하 신 외 상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66 안배 유 대장상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 53 죽하 〃 문부상 이노우에 유타카(정상 유) 63 안배 신 후생상 시모조 신이치로(하조진일랑) 70 궁택 〃 농수상 곤도 모토지(근등원차) 60 〃 〃 통산상 나카오 에이치(중미영일) 60 도변 〃 운수상 무라오카 가네조(촌강겸조) 59 죽하 〃 우정상 세키야 가쓰츠구(관곡승강) 52 도변 〃 노동상 오자토 사다도시(소리정리) 60 궁택 〃 건설상 오쓰카 유지(대총웅사) 61 안배 〃 자치상 후키다 아키라(취전 황) 63 〃 〃 관방장관 사카모토 미소지(판본 삼십차) 67 하본 유 총무청관 사사키 만(좌좌목 만) 64 도변 신 북해도관 다니 요이치(곡 양일) 64 〃 〃 방위청관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 53 궁택 〃 경기청관 오치 마치오(월지통웅) 61 안배 〃 과기청관 산토 아키코(산동소자) 48 죽하 〃 환경청관 아이치 가즈오(애지 화남) 53 〃 〃 국토청관 니시다 마모루(서전 사) 62 〃 〃
  • 90년 정치·외교 결산/정치부기자 방담

    ◎기나긴 「합당파문」·결실맺은 북방정책/극한대결이 부른 파행국회,정치불신 증폭/거여 각서파동 몸살… 지자제 합의는 큰 성과/한·소 수교로 한반도 평화정착 기대 부풀어/야통합 당내 진통만 거듭… 끝내 불발 90년대를 개막한 올 한해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과 도약을 모색해본 대사건이 연속되면서 파란과 충격이 점철된 시기였다. 지난 한해 우리 정치·외교·통일 분야의 명암을 되돌아 본다. ­금년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전반기를 마무리 짓는 한해로서 3당 통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질서구축 노력,그리고 한소 수교로 상징되는 북방외교의 결실 등이 돋보였습니다. ­금년 벽두 집권여당과 보수야당의 결합발표는 기존 정치질서의 틀을 뒤바꾼 정치혁명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잇따른 수교와 한소 정상회담,남북 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에서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일반 국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지요. ­신년에도 새 정치질서 구축 및 한반도의 탈냉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진척되리란 예상입니다. 연말에 노재봉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집권후반기를 맞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이념이 가시적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이며 30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이 또다시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결국 새해 정국의 초점은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양김대결 구도가 굳어지느냐 아니면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새로운 인물이 대권레이스에 동참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3대 국회에서는 추진하지 않기로 당정간 의견을 모았던 내각제 개헌문제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대통령을 비롯,민자당내 민정·공화계가 아직 내각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다 노총리서리가 강력한 내각제 신봉론자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 평민당의 지역당 성격이 더욱 뚜렷이 부각될 경우 김대중총재가 내각제 개헌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제2의 정계개편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연초의 3당 통합과 관련,통합의3주체였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 민주·공화 양당총재가 통합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도 한동안 정가의 얘깃거리로 등장했죠.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3당 통합 이후 자신과 노대통령이 주체였고 김종필 최고위원은 나중에 뒤따라왔다고 피력,공화계로부터 반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권을 염두에 둔 YS의 의지가 이때 이미 표출된 것이고 내각제를 3당 통합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던 JP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3당 통합으로 인한 거여의 출범이후 「유일야당」으로 남은 평민당과 민자당 참여를 거부한 민주당 잔류세력 등의 야당통합 문제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평민당 서울지역구 의원들의 「서명파동」과 민주당 이기택 전 총재의 「경상도 배신자론」 이후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 등 양당 모두 당내 진통을 거듭하며 지루한 협상을 벌였으나 상호 불신감만 안긴채 끝내 무산됐습니다. ­통추회의측이 3자 통합 협상의 재야당사자로 나서는 등 3개 정파가 수차례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거듭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김대중총재를 인정하느냐의 여부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이상 백담사에 은둔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하산,귀경하게 되는 것도 연말의 큰 뉴스로 꼽을 수 있지요. 전전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 머물 경우 5공 인사들이 자연스레 전전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여 여당의 권력 판도에 변화가 있으리란 관측도 있습니다만 전전대통령 자신은 당분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리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4월 당시 여권의 핵심 실세였던 박철언 전 정무1장관의 김영삼대표에 대한 비난발언과 장관직사퇴 사태는 민자당의 앞날을 예고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 김대표의 방소를 둘러싸고 김대표를 수행했던 박장관과의 사이에 북방성과의 「공다툼」 모습으로 비쳤으나 그 이면에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김대표가 결국 탈당을 카드로 노태우대통령을 압박,일단 박장관을 퇴진시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이 사태로 그 자신 역시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이 사건은 향후 민자당의 대권주자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여당이 숙명적으로 겪어야할 당내분,계파간 갈등의 시발이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박장관이 12·27 개각으로 다시 체육부장관으로 각료직에 복권된 이상 또다른 형태의 김­박대결이 없으리라고 단정키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민자당내의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사건은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민자당내 3계파의 갈등을 표면화시켰고 김영삼대표의 마산행 가출로 분당일보 직전에까지 갔습니다. 그동안 내각제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김대표는 각서존재를 부인했으나 자신이 서명한 각서가 드러나자 당무를 거부,끝내 자신의 내각제 포기주장을 관철한뒤 당무에 복귀했지요. 이 과정에서 김대표는 자신의 측근의원까지도 김대표가 당을 떠날 것이란 사실을 믿게할만큼 강경드라이브로 밀어붙여 민정·공화계의 항복을 받아낸 셈이지요. ­김대표는 내각제 포기라는 자신이 원해던 실리는 얻었지만 각서서명과 서명사실 부인과정에서의 도덕성 문제·집권당 대표가 당을 버리고 가출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크나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었지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이른바 「7·14 날치기파동」은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이어지면서 여야관계를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치닫게 했습니다. 지난 11월19일 평민당 의원들이 다시 등원하기까지 4개월여 이상 계속됐던 「사퇴정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요. ­평민당은 사퇴서 제출과 함께 주장했던 내각제 개헌포기와 지자제 전면실시 등의 요구가 여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대중총재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 소속의원들이 동조단식까지 벌이는 등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지요. 이 과정에서 민자당 내부의 상황변화도 있었지만 결국 11월17일 여야 총무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는 관철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야권의 시각에서 볼때 「사퇴정국」은 정국의 흐름을 민자당 일방독주에서 여야 동반상태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야간 현안합의에 따라 정상화된 정기국회는 법정회기 30여일을 남겨두고 지각 출범했던 만큼 졸속·부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예견됐었습니다.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구요. 특히 일요일 이틀을 포함해 불과 9일간 치러졌던 국정감사도 평민당측이 온통 민방지배주주 선정문제에만 매달리면서 기대수준에 크게 미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말았습니다. ­국회의 졸속·부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 않았습니까. 이점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그동안 정치권의 최대쟁점이었던 지자제 관련법안을 여야합의에 의해 매듭지은 점을 우선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야의 견해도 그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지요. 양측이 정기국회의 최대성과를 지자제 관련법안 통과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밖에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지자제 문제에 있어서만은 양측이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겠지요. ­지자제 협상이 타결되면서 정기국회의 막바지 운영은 눈에 띄게 순조롭게 진행됐었지요. 예산안이라든가 추곡수매 등 쟁점현안 처리에 있어서는 야당의 「방조」 기색도 충분히감지됐고요. ­어쨌든 새해 벽두부터 전국이 온통 지자제 선거열기에 휩싸일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열·타락의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야 모두 내년봄으로 예상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14대 총선과 차기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상정하고 있느니만큼 선거전의 양상은 대선각축전에 못지않을 전망입니다. ­민자당의 경우는 선거준비단계에서부터 공천권행사 및 향후 대권후보 결정문제 등이 겹쳐 또 한차례 내부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지요. 평민당의 경우도 선거결과가 나쁠 경우 더욱 거세질 것이겠지만 야권통합의 회오리에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당 합당 후 첫 선거로 기록된 대구 서갑,충북 진천·음성 보궐선거는 사실상 민자당의 참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소야대의 구도하에서도 동해,영등포을 재선거에서 승리했던 여당이 진천·음성에서 야당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구 서갑에서도 여권후보끼리 혈전을 벌이다 결국 정호용후보 사퇴소동까지 빚었습니다.­2곳의 보선이 민자당의 패배로 나타난 것은 구국적 결단이라고 강변했던 3당 합당에 대한 평민·민주당의 거센 도전과 합당 후 끊이지 않았던 당내분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지난 6월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때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최근 청와대측의 밀사가 정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지요. ­우리외교는 정말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초에 북아프리카의 사회주의 국가인 알제리와 국교를 수립,청신호를 올린 북방외교의 닻은 그야말로 쾌속항진이었습니다. 역사적인 6·4 샌프란시스코 「노­고르비 회담」에 이은 9·30 유엔본부 한소 수교서명,12·13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및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쾌거는 우리외교를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지요. ­한소 수교는 또한 정치·외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중관계 정상화에도 대단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전문가들은 한중수교가 내년중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데 아무런이견을 달지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한중간에 계속 유지될 것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 내년에는 한반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도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분단 45년만에 남북의 총리가 공식 대좌한 총리회담이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세번씩 열렸고 남북 통일음악제·통일축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치러졌습니다. 남북회담과 교류를 주무한 통일원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은 눈코뜰새없이 준비 및 지원업무에 바빴으며 특히 남북왕래 창구인 판문점은 지난 45년동안 왕래한 사람 숫자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스쳐갔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통일열망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차례의 총리회담은 비록 합의 도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쌍방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남북간 기본원칙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축구대회·음악제는 최초의 민간인 교류라는 점에서 앞으론 남북간 인적 왕래 확대가능성을 엿볼수 있습니다.
  • 16개 대기업 노조 노사문제 공동대응 선언/「연대회의」 어제 출범

    ◎“한자리 임금 정책 저지 투쟁”/내년도 노동계 판도변화 예고 【경주=김동진기자】 포항제철·서울 지하철노동조합 등 전국 대기업 16개 업체 노동조합 대표들이 9일 연대를 위한 대기업노동조합회의(약칭·연대회의)를 공식출범 시켰다. 연대회의의 결성으로 지금까지 노총과 전노협으로 양분된 노동계의 판도변화가 확실시되며,특히 연대회의가 인사경영권에 관한 노동부의 지침철회와 정부의 한자리수 임금억제정책 분쇄를 표방하고 나서 내년도 노사분규에 파란이 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연대회의 참여 노조들은 6·29선언 이후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분규다발 업체인데다 조합원이 기업당 2천∼1만8천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때,이들이 내년 노사분규의 전면에 나설 경우 노동계 판도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종업원 2천명 이상의 16개 대기업체 노조대표 80여명은 이날 경주시 도투락월드에서 연대회의를 결성한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동운동은 정권과 자본의 전면적인 탄압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제,『이에 대응하기위해 대기업의 노동조합이 함께 뭉쳐 단체협약·임금협약 유효기간 연장을 비롯,정부의 노동법 개악음모와 임금 한자리수 억제 등 각종 노사간 문제에 공동투쟁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또 참가노조의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 노조간의 상황을 상호연락하고 ▲교육·선전 사업,문화체육행사 등과 공청회·서명운동 등을 공동으로 실천하고 ▲물가·세금·UR협상 등 민중적인 과제도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또 전노협과는 사안에 따라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혔는데,16개 조합중 8개 조합이 현재 전노협에 가입돼 있다. 이날 연대회의 상임의장으로 피선된 백순환씨(39·대우조선노조 위원장)는 『연대회의 결성은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며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있다면 회원으로 받아 들이겠다』고 밝혀 연대회의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대회의에 참가한 노조와 대표자는 ▲포철(박순기) ▲대우자동차(이은구) ▲아세아자동차(홍광표) ▲㈜통일(진영규) ▲현대정공(창원·이경수) ▲한진중공업(박창수) ▲현대중전기(전상호) ▲대우조선(백순환) ▲현대중공업(이영현) ▲금호타이어(손종규) ▲풍산금속(이천규) ▲기아기공(장초) ▲태평양화학(이순흥) ▲대우정밀(윤명원) ▲현대정공(울산·손봉현) ▲서울지하철(정윤광)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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