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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서울」 캠페인(뉴욕에서 임춘웅칼럼)

    요즘 서울에서 오는 신문들을 보면 도시를 떠나 시골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얘기가 자주 실리고있다. 지방대학 자리를 자원해 서울대를 스스로 떠나는 대학교수 하며 반듯한 공무원자리를 버리고 옛고향으로 돌아가 과수원을 하는사람,은퇴를 한 노부부가 여생을 시골에서 보내기위해 서울의 고급아파트를 파는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이런기사를 싣는 신문사의 의도도 전원생활을 긍정적으로 그려 「탈서울」을권장해 보려는데 있어보이지만 실제로 이런기사를 읽는 많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시골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그리며 먼저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동경하고 있을 법하다.이 글을 쓰는 필자도 실은 지금은 뉴욕에 와있지만 언젠가는 「자라며 뛰어놀던 옛동산에 다시가 살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있다. 미국에도 전원을 그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미국은 숨막히는 서울과는 생활환경이 사뭇 다른데도 그렇다.최대의 도시,뉴욕만 해도 맨해턴에서 강하나만 건너면 쾌적한 공간이 펼쳐져있고 중산층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들 그런데서 살고있다.어떤서울사람의 표현을 빌면 이곳 사람들은 설악산 속같은데서 살고있다.그런데도 더 먼 전원을 그리는것은 뿌리를 찾는 인간의 본능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몬태나 주립대학의 패트릭 호베스교수가 최근 전원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르는 한 연구보고서를 냈다.도시를 피해 시골을찾아간 사람들의 80%가 10년내에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만다는 것이다. 레이와 수전 볼덕이란 이름의 부부는 2년전 수십년 살던 LA를 떠나 애리조나의 프레스콧이란 조그만 시골동네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이들이 과감히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된 것은 시끄럽고 번잡한 도시를 떠나 남은 여생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였다. 처음 프레스콧에 도착해서 이들부부는 자신들이 오랫동안 꿈꿔온 모든것을 얻은듯했다.아담한 분위기,옛정취가 물씬풍기는 서부 스타일의 가게들,안전한 거리,눈이 부시도록 파란하늘,코끝이 시릴것같은 맑은공기등.마침내 유토피아에 도착했다는 설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한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게됐다.물가가 비싸고 교통이 불편하며 문화적 수단이 없었다.무엇보다 직장을 구할수 없다는 문제는 심각했다.남편은 은퇴를 했지만 부인은 아직 일을 할 나이이고 일을 해야하는데 도무지 일자리가 없었다.남편은 남편대로 소일거리를 찾지 못했다. 한국의 「탈서울」주인공들은 이런 경우와는 다른,운이 좋은 사람들인것같다.남편이 시골로 직장을 옮길수있는 경우이거나 일을 하지않아도 살수있는 경제력이 있는사람,아니면 아직 노동력이 있는 케이스들이다. 꿈을 추구하는것은 참으로 아름답다.전원을 찾아 「만원서울」에 한치의 빈틈이라도 남기는 일은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좋은 일이라고해서 지나치게 판단을 단순화하다 보면 80%의 미국사람들처럼 도시를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사태도 연상해 볼수있다. 이런 결과는 본인들을 위해서나,국가적으로나 다같이 손실이 아닐수 없다.
  • 「투캅스」 「그섬에 가고싶다」/관객 시선집중 롱런 “파란신호”

    ◎“기대이상” 평가… 중년층·주부들 몰려/투캅스/좌석점유율 90%… 2월말까지 50만돌파 장담/“비리부각” 경찰항의에” 사실과 무관” 자막넣어 연초 극장가에 한국영화「그섬에 가고 싶다」와 「투캅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개봉한지 불과 20일 안팎에 이미 외화들을 제치고 장기 흥행태세에 들어갔다는 관측들이다. 더욱이 「그섬…」과 「투캅스」의 상영극장에서 상대방의 영화를 교호 선전해주고 있는 점도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랍 25일부터 호암아트홀에서 상영되고 있는 박광수감독의 「그섬…」은 개봉초에는 40%의 좌석점유율을 보였으나 날이 갈수록 관객이 늘어나면서 평균 80%정도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개봉 보름여만인 10일까지 6만3천여명이 관람했다. 또 구랍 18일부터 피카디리와 그랑프리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투캅스」는 개봉초부터 평균 90%를 상회하는 좌석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10일까지의 관객은 16만5천여명이다. 지난해 10만명이상의 관객이 든 방화가 5편에 불과했던데 비하면 방화계로서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극장측에서는 이같은 추세로 볼때 종영예정을 잡고있는 2월27일까지 「그섬…」은 20만명,「투캅스」는 50만명 안팎의 관객이 들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6·25당시 이데올로기 싸움의 희생양이 된 섬사람들의 아픔과 한국적 어머니의 원형을 제시한 「그섬…」에 관객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묘하게도 구랍 30일 김대중 전민주당대표와 문익환목사 한승헌변호사등이 관람한 시점과 일치한다.「서편제」가 김영삼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관람으로 힘을 얻은 것과 유사하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일반영화와는 달리 중·장년층과 주부들까지 몰리고 있다.흥행은 다소 어렵지 않을까 하는 평론가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일반관객들의 평은 상당히 좋다.『영화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왔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참 좋다』 『그림을 보는듯이 영상이 시원하고 세련됐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화를 보도록 권하겠다』는 반응등이 그것이다. 비리경찰을 등장시켜 경찰세계의 이면을 코믹하게 그린 「투캅스」의 관객층은 주로 20∼30대이다.그들 역시 『정말 카타르시스가 되는 것을 느낀다』 『정말 기대이상 이다』 『이런 소재가 다뤄질 줄은 몰랐다』 『재미있으면서도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영화다』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투캅스」는 인원과 장소를 제공하는등 경찰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작품임에도 불구,경찰내부의 비리와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묘사,경찰의 큰 반발을 사는 등 또다른 화제를 낳고 있기도하다.이 영화는 경찰측의 거센 항의에 따라 영화시작전 「경찰의 실제 이야기와는 무관하다」는 자막을 넣어 상영중이다. 아무튼 이들 영화의 성공은 참신한 소재로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만들면 흥행면에서도 미국과 홍콩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는 데서 영화계를 고무시키고 있다.
  • 「고 버지니아 켈리」/이경형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클린턴 미대통령은 연말휴가 동안인 지난해 12월 28일 고향인 아칸소주의 핫스프링에서 그의 어머니와 피자파티를 즐겼다.불과 1주일전이었지만 이것이 두사람간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당시 부인 힐러리여사,딸 첼시 그리고 그의 어머니의 네번째 남편인 딕 켈리 또 그의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 4명이 자리를 같이했다.피자를 먹고난 다음 클린턴이 『다음 뭘할까』고 묻자 한 친구가 『볼링을 하러가자』고 말했다.클린턴과 친구들은 일제히 올해 70세인 켈리여사를 쳐다보면서 「승낙」을 간청했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눈동자만 굴렸다.클린턴의 유년시절 늘 보아왔던 『승낙을 표시하는 장난끼어린 화난 표정』이었다. 인간 클린턴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사람은 바로 소설같이 파란만장한 그의 어머니 버지니아였다.그녀는 남편을 3번이나 사별한 기구한 운명의 여자였다.그녀의 첫 남편이자 클린턴의 생부인 윌리엄 브라이드는 자동차부품 외판원으로 임신중인 부인을 시카고의 새 보금자리로 데려가려고 아칸소로 오다가 빗길 교통사고로 숨졌다.3개월뒤 클린턴은 유복자로 태어났다.그녀는 아들의 장래뒷바라지를 위해 젖먹이를 친정에 맡기고 마취학을 공부했다. 마취사자격을 딴뒤 자동차세일즈맨인 로저 클린턴과 두번째 결혼을 했고 아이에겐 아버지가 있어야 한다며 아들에게 양부의 성을 따르도록 했다.그러나 주벽에다 손찌검까지 심한 그와 이혼했다가 이혼후 거의 매일 집현관앞에서 쭈그리고 있는 그를 불쌍히 여겨 재결합했으나 얼마후 암으로 사망했다. 세번째 결혼은 이발사 제프 드와이어와 이뤄졌으나 얼마후 병사했고 13년전 식료품 중개상인 지금의 남편과 살아왔었다. 8일 켈리여사의 장례식을 앞두고 클린턴의 친구들은 클린턴의 정치적 인내력과 불굴의 투지는 바로 그의 어머니로부터 영향받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유복자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한 집념,거듭된 남편과의 사별에도 불구하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않는 진취적 생활자세가 오늘의 미국대통령을 만든 것이다.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은지 닷새만에 클린턴의 유세현장으로 뛰어드는 켈리여사의 투지는 「훌륭한 자식을 키우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미국민의 뇌리에 남을 것이다.
  • 전·현직 대통령(외언내언)

    작년 9월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부속협약에 서명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퍽 인상적이었다.그의 뒤에 병풍처럼 서 있는 「포드」「카터」「부시」등 전직대통령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찬반으로 국론이 갈린 NAFTA문제에 대한 당파를 떠난 지지의 과시이자 대국민호소의 의사표명이었던 셈이다.전현직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여 담소하는 장면은 곧 그나라 정치수준의 축도다.우리에게는 단순히 부러움을 넘어 비원의 대상이던 그런 회합이 우리 정치에도 마침내 실현된다는 것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김영삼대통령은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세 전대통령을 초대,10일 청와대에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발표되었다. 정치적인 중요성도 적지않겠지만 그 상징성은 「역사적」이라 할만하다.전현직대통령들이 정초에 만나 덕담을 주고받는 지극히 간단한 일이 비원의 완성으로 성사되기까지 건국과 독재,유혈혁명과 피살등 반세기의 불행한 정치사가 있었다.상황과 여건의 성숙을 실감케 하는 변화다.그자리를 함께 할 주인공들의 인간적·정치적관계는 또 어떤가. 도전과 좌절,투쟁과 승리 등에 얽힌 은원과 애증은 권력사에서도 쉽게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구한 인연이 아닐까. 그러기에 이번 회합이 그것만으로 파란의 정치사,비정상적인 관계를 청산하는 종지부이며 화합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전직대통령들로부터 탄압받은 피해자로서의 과거를 지닌 현직대통령이 새해초 먼저 그들을 초청한 뜻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전국민이 국가목표를 향해 합심단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제는 우리도 전직대통령의 경험을 국정에 참고하는 새로운 관행을 이루려는 문민대통령의 자신감이라고 보여진다.곁들여 아직도 개인적인 감정의 앙금을 풀지 못하고 있는 전직대통령 두사람간의 관계가 풀리는 단서가 된다면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게다.
  • 클린턴모친 켈리여사 사망/향년 70세… 투병속 아들 선거운동 헌신

    【핫스프링스(아칸소주) 외신 종합】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어머니인 버지니아 켈리여사가 6일 상오 핫 스프링스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래리 셀리그 군보안관이 밝혔다.향년 70세. 켈리여사의 사인은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난 90년 발병한 암이 재발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마취간호사인 켈리여사는 지난 43년 현 클린턴 미대통령의 생부인 윌리엄 제퍼슨 블리드와 결혼했으나 클린턴대통령이 태어나기 4개월전 블리드씨가 교통사고로 숨지자 세차례나 결혼하는등 순탄치 못한 생애를 보냈다. 그녀는 지난 82년 세번째 남편과 사별한 뒤 현재의 남편인 리처드 켈리와 결혼,그동안 핫 스프링스의 호숫가에서 살아왔다. 클린턴 미대통령의 정치역정과 관련,켈리여사는 지난 90년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선될 때 유방암절개수술을 받으면서까지 캠페인에 참가하는등 선거캠페인마다 따라다니며 열성적인 뒷바라지를 해왔다. 클린턴 미대통령은 일상생활이나 정치활동에서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파란만장한 삶의 역경을 헤쳐온 어머니켈리여사를 생각하며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 무역울타리 재편…시장판도 대변환/주요 경제블록 현황과 향후 움직임

    21세기 세계경제대전을 앞두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이른바 경제블록화가 한창이다.새해부터 유럽공동체(EC)가 유럽자유무역지역(EFTA)소속6개국을 포괄하는 유럽경제지역(EEA)으로 새로 발족되며 또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라는 거대한 경제공룡도 등장한다.더욱이 지난 연말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내세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과 그에따른 세계무역기구(WTO)창설합의는 이데올로기 대립의 붕괴 이후 새롭게 재편돼가고 있는 국제경제질서에 새로운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세계지도를 뒤바꿔놓은 탈냉전의 대변혁에 이은 경제블록화의 거센 물결,그리고 거기에 맞부딪혀오는 무역자유화라는 또하나의 물결은 94년의 국제경제를 예측불허한 21세기 경제대전의 전초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 주도속 강대국 헤게모니 쟁탈전 가속/개도국선 종속 우려… 새결합체 적극 추진/EC/세계 교역량의 44%… EEA로 확대/NAFTA/원산지규정 등 배타적… 신흥국 타격/APEC/한·미주축 대회개방·역내결속 추구/ASEAN/산업구조 유사… 상호 출혈경쟁 자제 미국·일본·EC등 경제대국들의 자국 이기주의를 바탕으로한 경제블록화와 무역자유화의 두 물결,그리고 그 와중에서 자국의 생존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개도국의 몸부림등이 어우러져 세계경제는 한바탕 요동을 치르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흐름을 대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20세기의 이데올로기 헤게모니에 이어 21세기의 경제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미국은 지난해 UR타결에 총력을 기울여 각국으로부터 서비스 농산물등 시장개방을 얻어냈을 뿐만 아니라 북미 3국을 하나로 묶는 NAFTA의 의회통과를 성사시켰다. 또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주도로 APEC를 느슨한 협력체에서 더강한 결속력을 가진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기초적인 합의도 이뤄냈다. 한편 이같은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는 ASEAN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이는 ASEAN이 지난해 10월 각료회담에서아시아자유무역지대(AFTA)창설을 새해부터 재추진하는 한편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등을 포함,아시아나라들만으로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구성을 추진키로 한데서 잘나타나 있다. 현재 세계를 재편하고 있는 블록화의 양상이 어떤 모습을 띠느냐에 따라 94년 새해는 세계경제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도 있고 피비린내 나는 경제전쟁의 전초전의 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현재 형성된 경제블록의 내용과 성격을 알아보는 것은 향후 세계경제의 전개양상을 예측해보기 위해 필요한 일일 것이다.대표적인 경제블록이라 할 수 있는 EC,NAFTA,APEC,ASEAN의 내용과 현황을 알아본다. ▷ECA◁ 지난 67년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베넬룩스3국 등 6개국으로 발족한뒤 영국 덴마크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추가가입,이제까지 회원국은 12개국이었다.그러나 93년 12월 13일 스위스를 제외한 EFTA소속 6개국과 시장통합에 합의,EEA를 창출키로함으로써 18개국 3억8천만명을 하나로 묶는 거대경제권으로 확장되었다 기존의12개 EC회원국만을 놓고보면 인구 3억4천5백만명,국민총생산(GNP)5조9천억달러,무역량 3조5백억달러로 세계교역량의 43.8%를 차지하고 있다. 92년부터 상품 자본 서비스및 노동력이 자유이동할 수 있는 「단일시장」이 출범,유럽통합의 발판이 마련됐다.91년 12월 EC정상회담에서 타결된 유럽통합조약(마스트리히트조약)이 작년 11월 발효,유럽통합작업이 한단계더 진전되었다.또 지난해 10월 EC정상회담에서 97년 통합유럽의 중앙은행이 될 유럽통화기구(EMI)의 소재지가 프랑크푸르트로 확정됨으로써 새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단일시장의 출범,마스트리히트조약 발효,EMI의 설립은 EC가 완전통합의 길에 성큼 들어섰음을 의미하지만 이 길에는 아직 넘어서야 할 수많은 걸림돌이 있다. 회원국들간의 인구및 경제력의 차이,장기간 경기침체에 따른 1천7백여만명의 실업인구는 완전통합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또 92년 영국 이탈리아의 EMR(유럽환율메커니즘)탈퇴로 촉발된 통화혼란상태와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일부회원국의 잇따른 환율재조정등 통화불안도 통합의 장애물이다. 그러나 EC통합은 미일 경제대국에 맞서 유럽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EC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EC는 이미 통합에 참여한 EFTA회원국말고도 헝가리 루마니아 터키등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들의 추가가입문제를 95년 1월1일까지 마무리짓기로 한 상태이다. ▷NAFTA◁ 미국 캐나다 멕시코등 북미3개국으로 구성된 경제블록.인구 3억6천만명,GNP 6조8천억달러,교역량 1조3천7백억달러에 이르는 세계최대의 단일시장이다.92년 8월 협정체결이 3국간 합의된뒤 지난해 11월 미의회를 통과함으로써 새해부터 발효되게 되었다. 이 협정의 체결은 미국의 자본과 캐나다의 자원,멕시코의 노동력이 결합하는 거대단일시장 구축을 의미한다. NAFTA의 핵심내용은 역내 관세및 쿼터 철폐,원산지규정등이다.NAFTA는 북미시장안에서는 노동과 상품의 자유이동을 허용하지만 그밖의 외국기업에는 배타적인 블록이다.그 배타성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원산지규정이다. 이 규정으로 외국기업들은 현지에 공장을 세워 원산지규정을 이행하거나고율관세를 물고 현지기업의 무관세상품들과 가격경쟁을 해야만 한다. EC와 일본경제에 대한 견제가 NAFTA의 주요한 출범목적이었으나 블록내 자유무역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대만등 아시아신흥공업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APEC◁ 89년 호주 캔버라의 제1차 APEC각료회의에서 출범.첫 각료회의에 참가한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ASEAN 6개국등 12개국이었으나 그후 중국 대만 홍콩이 추가가입,15개국으로 늘어났다. 인구 19억1천3백만명,GNP 10조8천억달러(세계GNP의 48.3%),교역량 3조달러(세계무역량의 43.1%)에 이르는 세계최대의 지역경제권이다. 92년 방콕에서 열린 4차각료회의에서 APEC상설사무국 설치를 합의했으며 역내무역자유화를 추진키 위한 저명인사그룹(EPG)을 설립키로 했다. 93년 시애틀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주도아래 느슨한 형태의 결합체인 「경제협의체」에서 좀더 강력한 결속형태인 「경제공동체」로의 발판이 마련되었다.또 여기에서 역내 무역과 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무역투자위원회를 구성,한국을 의장국으로 선출하였다. APEC는 역내결속과 대외개방을 동시에 추구하는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이는 미국의 회원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행사를 꺼리는 아시아나라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APEC는 일인당 GNP 3백40달러에서 3만달러에 이르는 나라간 경제력 격차,선진국 미국과 일본간의 이해상충등 여러가지 내부갈등요소를 안고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APEC의 방향은 「개방적 지역주의에 입각한 경제공동체」쪽으로 잡혔으며,APEC의 결속력강화와 함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커질 것이 틀림없다. ▷ASEAN◁ ASEAN은 67년 인도차이나 공산화물결이 고조될 당시 비공산국간의 경제문화협력을 위해 결성된 느슨한 반공기구로 출발했다. 구성국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등 6개국.역내인구 3억1천4백만명,GNP 2천8백억달러,교역량 3천8백억달러에 이른다. 유럽과 북미지역이 각기 경제블록을 형성하고 지역안보상황이 호전된데다 자체경제력이 급증하면서 기구발전을 모색해왔다. ASEAN은 나라간 산업구조가 유사한 탓에 동종의 외국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여왔고 따라서 역내자유무역에 기초한 실질적인 경협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ASEAN은 제2차엔고와 신흥공업국의 급격한 임금상승을 이용,한국 대만등을 바짝 뒤쫓고있다. ASEAN은 새해들어 동남아자유무역지대(AFTA)를 본격 출범시킨다.AFTA는 현재 『ASEAN회원국에 국한돼야한다』(말레이사아 마하티르총리)는 주장과 『ASEAN외에 호주도 참가시켜야 한다』(인도네시아 수하르토대통령)는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ASEAN은 규모가 크지 않고 회원국간 의견조율도 충분히 안돼 있어 결속력이 얼만큼 강화될지는 의문이다.그러나 APEC에서는 한목소리를 내는등 세계경제블록화에서 자기위치를 찾기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 떠오른 별/격동의 93년… 지구촌 인물의 부심

    ◎「20세기 최대과제」 중동평화 새 장 열어/라빈/아라파트/7년 줄다리기 「UR」 매듭… 국제화 선도/서덜랜드 올해 국제질서의 특징은 국제화와 평화정착으로 요약된다.개별국가들은 이 질서위에서 각각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불을 댕겼다. 국제화를 이끈 주역으로는 우루과이 라운드를 주물렀던 피터 서덜랜드 가트(GATT)사무총장,리언 브리튼 유럽공동체(EC)집행위원,미키 캔터 미무역대표가 손꼽힌다.세계평화를 선도한 쪽에서는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야세르 아라파트의장,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일본총리와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검사는 국내개혁의 기수로 떠올랐다.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민당당수,베니지르 부토,모하메드 아이디드 소말리아 군벌지도자도 각각 국민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국제질서의 한 흐름을 형성했다. 브리튼 EC집행위원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캔터 미협상대표와 함께 밤을 세워가며 이견을 조정,국가간 무역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21세기 「선진국 중심」신경제질서를 창출했다.이들 사이에서 서덜랜드 가트사무총장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자유무역이론을 들어『협상이 실패하면 지구촌의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협상을 독려했다. 협상과정에서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자국의 음향·영상부문을 지키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경제를 걱정하는 제3세계권에 「경제외교」의 소중함을 깨우쳐주기도 했다.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PLO의 아라파트의장은 「20세기 최대과제」로 불리던 중동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반세기간 지속된 증오와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는데 청신호를 보냈다.이 파장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등에 「평화도미노」현상을 일으키면서 이스라엘의 대아랍권 관계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국경문제등 몇몇 「작은문제」를 놓고 계속 포격이 그치지 않는등 실질적 중동평화는 해를 넘기는 과제가 됐다. 국제평화와 관련,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만델라ANC의장도 뺄 수 없는 인물.3백여년간 지속돼 온 흑·백 인종차별의 벽을 깨뜨렸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새로 참정권을 얻은 흑인의 수가 6배나 많아 만델라의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의 「정권독식」을 종식시킨 호소카와 일본총리는 일본의 오랜 정경유착의 사슬을 끊고 새정치에의 활로를 열어가며 신세대정치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칠인칠색」의 연립7당을 이끌면서도 38년의 긴 세월동안 자민당도 해내지 못한 정치개혁법안을 최근 중의원에서 통과시켰다. 정치지도자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피에트로검사 역시 지구촌의 개혁시대를 연 인물로 세계적인 시선을 모았다.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운동의 주창자 피에트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지난해 2월 밀라노의 한 사회당간부가 건설업자로 부터 병원신축을 미끼로 7백만리라(3백5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포착,기소한것을 시발로 지금까지 각계인사 수십명의 비리를 캐내 응징했다.그의 초상화를 넣은 티셔츠와 크리스마스카드,자서전등이 전국적으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을 정도로 국민적인 추앙을 받고 있다. 러시아 「12·12」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리노프스키 자민당당수는 과거의 러시아제국,소비에트연방에 지대한 관심을 두며 국민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다.이른바 러시아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그는 이번 총선에서 친옐친의 「러시아의 선택」에 이어 일약 제2당을 창출,옐친의 최대정적으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유럽을 돌며 각국의 사회당과 관계를 강화하는 등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8년 회교권의 첫 여성총리에 올랐다 3년만에 축출된 부토가 지난 10월 총선을 통해 재집권한 것도 올해의 뉴스.당시 칸대통령과 나와즈 샤리프총리의 권력투쟁과정을 이용,결국 두사람 모두를 역사속으로 보낸 그녀는 아메드 레가리전외무장관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면서 권력기반을 강화했다. 그녀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과반수의 의석확보에 실패한데다 정부의 재정악화등으로 정정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더욱이 인도와 카슈미르주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핵무기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질시 역시 그녀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소말리아의 군벌지도자 아이디드장군은 미국을 주축으로 한 유엔에 맞서 싸우다 결국 미군의 철수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국내적인「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지는 별/일 자민당 38년 독주 막내려 정계떠나/미야자와/러시아의 보·혁대결서 저항하다 수감/루츠코이 하스블라토프 영욕의 부침은 언제든 있게 마련.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각국의 집권자들이 개혁과 변화의 거센 바람에 내몰려 사라졌다.개인적 비리뿐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시대의 조류 때문이다. 이들이 화려했던 무대를 떠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정권교체에 따른 퇴진 ▲시대의 조류를 거부하고 끝까지 버티다 쫓겨난 경우 ▲부패와 관련된 권력형비리등으로 분류된다. 「변화」의 태풍과 함께 들이닥친 정권교체로 자리를 내준 대표적 인물은 미야자와 기이치 전일본총리(74).미야자와는 지난 6월 내각불신임안이 중의원에서 통과된데 이어 7월총선에서 자민당이 원내과반수 확보에 실패,38년간의 자민당 1당체제를 연립내각에 넘겨주고 담담히 정계를 떠난 비운의 정치가가 됐다. 이와 달리 지난 10월 보·혁대결에서 총부리로 맞서다 백기를 들고 항복을 선언한 러시아 보수파 「3인방」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전최고회의의장(50),알렉산드로 루츠코이 전부통령(46),발레리 조르킨 전헌법재판소장(50)은 권좌대신 감옥살이를 그 대가로 받은 케이스. 이들 가운데 루츠코이와 하스블라토프는 「집단소요 선동죄」로 모스크바 근교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조르킨은 재판소장자리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들에 비해 이탈리아 전총리이자 종신상원의원인 줄리오 안드레오티(74)와 전사회당 당수인 베티노 크락시하원의원(59)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부패척결을 위한 이른바 「미니 폴리테」에 걸려들어 늘그막에 수모를 당했다.안드레오티는 마피아와의 결탁으로 면책특권이 박탈됐는가 하면 크락시는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당수직을사임했다. 게다가 비외른 엥홀름 독일 사민당 전당수(53)는 지난 4월 6년전 주의회선거에서 흑색선전을 선거전략으로 악용한 사건이 밝혀져 은퇴,12년만의 재집권 꿈이 물거품이 됐고 프랑스출신의 자크 아탈리 전유럽부흥개발총재(49)도 공직생활의 비리로 철퇴를 맞고 쫓겨났다. 하지만 「사라진 올해의 인물」로 가장 주목을 끄는 집권자는 역시 캐나다의 첫 여성총리였던 킴 캠벨전총리(46).기라성같은 남성정치인들을 제치고 혜성처럼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던 캠벨은 전임자 브라이언 멀로니 전총리가 물려준 달갑잖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수완을 발휘하지 못한채 지난 10월 총선에서 고배를 들고 4개월만에 도중 하차,최단명 총리가 됐다. 특히 대처 영국 전총리에 이어 대담한 여성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그의 퇴장은 세계여성지도자의 국제무대 활약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밖에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등장,군개혁에 앞장섰던 레스 애스핀 전미국방장관(55)은 지난 15일 그 개혁의 도마위에 스스로 희생당한 불운의 인물이 됐다.하원 군사위원장 출신으로 군사전문가인 애스핀은 그동안 냉전종식에 따른 국방예산의 대대적인 삭감을 주장하다 군부의 반발로 물러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에서 이탈한 첫 각료라는 오명을 남겼다. 팝뮤직의 황제 마이클 잭슨(35)도 어린이 성추행 스캔들로 미사법당국으로부터 알몸수색을 당하는등 물의를 빚었다. ◎사라진 별/세계최대 마약왕… 경찰에 피살/에스코바르/아동자선 활동 편 은막의 여왕/오드리 햅번 올해도 지구상의 수많은 큰 별들이 사라졌다. 정치인으로는 일본 금권·파벌정치의 대명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총리가 75세를 일기로 12월 세상을 떴다.도쿄대 출신이 판치는 일본정계에서 국교졸업 학력으로 풍운아처럼 일세를 풍미했으며 록히드 스캔들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당하기도 했다. 피에르 베레고부아 전프랑스총리(67)는 지난 3월 사회당의 총선참패로 총리직에서 물러난뒤 한 기업인으로부터 1백만프랑을 무이자 대부받은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5월 자살했다.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스리랑카대통령이 민족분규의 희생양으로 타밀반군에 의해 암살된 것도 같은 달이었다. 투루구트 오잘 터키대통령(66)과,보두앵1세 벨기에국왕(62)은 4월과 7월 각각 서거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법관으로 24년간 재임한 민권운동의 거목 서굿 마샬과,닉슨전미대통령의 부인 패트리샤 라이언 닉슨여사도 올해 생을 마감했다. 콜롬비아 최대의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44)는 12월 정부군에 사살됐다.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현대판 「로빈 후드」로 알려진 파란만장의 일생을 끝내 비참하게 마감한 것이다. 문화계에선 「로마의 휴일」에서의 깜찍한 연기로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오드리 헵번(63)이 오랜 투병생활끝에 스위스 로잔에서 1월 유명을 달리했다.그는 말년엔 국제아동기금 순회대사로 소말리아등 지구촌 곳곳의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20세기 영화계 거장으로 「길」등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페데리코 펠리니(73)감독과,홍콩의 스타였던 이소용의 아들이며 역시 액션스타였던 브랜든 리(28)도 촬영중 권총사고로 올해 타계했다. 러시아 태생의 금세기 최고 남자 발레 댄서인 루돌프 누레예프(54)는 1월 파리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로 숨졌다.61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원으로 유럽순회공연도중 파리에서 망명했었다.「파리대왕」의 작가인 대문호 윌리엄 골딩과 미국이 낳은 불멸의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도 고인이 됐다.
  • 의료·법률시장(UR 경제시대:10)

    ◎의료서비스질 높이고 요양시설 확충 해야/국내 영세 중소병원 경영악화 우려/변호사시장 열리면 법률비용 폭등 벌률시장과 의료시장의 개방은 우리의 생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법률자문 및 의료진료를 외국인들의 손에 맡기는데서 오는 부정적인 요소도 상당할 것이다. ◇법률시장=벌률시장은 당장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앞으로 양자협상 등에 따라 막대한 조직과 자금력을 가진 미국 변호사들이 대거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법무부와 대한변협 등 법조계는 미국측이 내년 초쯤 법률시장 개방을 요구해 올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법률시장은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측이 특히 잔뜩 눈독을 들이고 국내사건도 수임할 수 있도록 완전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2년6개월 동안 8차례에 걸쳐 제네바에서 미국을 비롯,유럽공동체(EC)측과 법률시장 서비스 분야에 관해 다자간 협상을 벌이며 이를 막는데 급급해 왔으나 UR이 타결됨에 따라 더 이상 개방반대만을 고집할 수 없는 입장이다. 미국측은 우리나라에 대해 미국 법률사무소의 국내지사 설치는 물론 한국 변호사와 동업하거나 고용할 수 있도록 완전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빗장이 풀릴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실 김영철검사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완전히 타결돼 앞으로 법률시장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2천여명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는 미국의 베이커 & 맥킨지 법률사무소와 같은 대형 법률사무소가 국내지사를 설치하고 국내사건까지 수임하게 되면 한국변호사들이 고사직전까지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측이 쌍무협상을 요구해 오더라도 완전개방은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굳히고 협상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법률시장 개방이 임박해 옴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세중)로 「외국변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진억변호사)를 설치하고 법률시장 개방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위원회 간사를맡고 있는 이정훈변호사는 『미국 변호사들이 몰려올 경우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서 『사건을 만들어 가는 미국변호사들의 속성을 감안할때 결과적으로 전체 국민들의 법률비용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큰 걱정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57명의 외국변호사들이 들어와 법률자문 및 학원강사 등으로 체류하고 있으나 직접 사건을 수임할 수가 없다. ◇의료시장=UR서비스 협상에 병·의원 개방약속은 포함돼 있지 않다.그러나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외국인 투자계획 5개년 예시계획」에 따르면 병·의원도 95년 7월부터 개방하도록 돼 있다. 청진기를 든 파란눈의 미국의사가 우리의 촌노들의 질환을 진찰·치료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자주 대할 수 있고 외국인 명의가 혜성처럼 나타나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 병·의원은 물론 치과·한방병원·병리실험서비스·유사의료(물리요법·침구사등)·구급차서비스·수의업 등 의료시장 전반에 걸쳐 외국인이 몰려 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렇다고 곧바로 외국인 의사 앞에 우리 국민이 진찰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국내의사면허를 가져야만 병·의원을 설립할 수 있고 의사가 아닌 경우의 병원설립은 의료법인만이 할 수 있도록 한 국내의료법상의 제한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는 외국병원의 고질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아직 시간이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대책마련은 서둘러야 할 것이다. 외국의 자본력은 대형의료기관의 합작설립이나 병원경영 기술도입,최신의료장비수출 등 국내 의료법의 장벽을 피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어떤 식으로든 외국자본이 의료계에 들어 올 경우 영세중소병원의 경영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고가의 의료서비스로 인한 의료비의 가격상승을 조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외국자본의 국내 의료계 침투는 일반인들에게 자칫 외국합작병원은 무조건 1류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줘 결과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의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선진의료기법의 도입으로 국내 의료기술이 한차원 높아짐으로써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재활·요양시설의 확충으로 국민편의는 더욱 도모될 수 있을 것으로 관망된다.
  • “사회개혁위해 다시 뛰겠다”/내무 지휘봉 잡은 최형우장관의 새다짐

    ◎「YS의 오른팔」 별명,30여년간 동고동락/자년 입시파동에 좌절… 8개월만에 복귀 최형우의원이 「YS(김영삼대통령의 애칭)의 오른팔」로 돌아왔다. 의지와 뚝심으로 30여년 「김영삼대통령만들기」에 온몸을 바친 그가 21일 단행된 개각에서 내무행정의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집권 민자당의 사무총장으로 개혁을 앞장서 주도하다가 아들의 부정입학문제에 휘말려 좌절을 맛본 지 8개월만이다.그는 사무총장 퇴임직후 스스로를 「실세」라고 했으나 이제는 다시 엄연한 「실세」로 돌아왔다. 최신임내무부장관은 이날 『김대통령이 제2의 건국을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는 취지에 부응해 다시 뛰어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그러면서도 구체적인 포부는 『내무행정이 워낙 방대한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업무를 파악한 뒤 밝히겠다』고 했다. ○투옥 등 고난의 세월 최장관이 22살 새파란 청년에서 백발의 중년이 되기까지 겪은 「YS와의 동고동락」은 고난의 세월이었다. 그는 지난 2월25일 김대통령 취임식석상에서 울음을 터뜨리고말았다.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숱한 투옥과 협박을 이겨낸 끝에 평생소원을 풀었기 때문이다.『이제는 내 할일이 끝났다라고 생각하니 감격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정치생활은 지난 59년부터 시작된다.동국대 정외과 3년생이던 청년 최형우는 농촌봉사활동을 하다가 3·15부정선거현장을 보게 됐다.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민주당에 입당했다.온갖 탄압을 견뎌내며 조병옥박사의 대선운동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났다. ○71년 총선서 금배지 5·16으로 쫓기는 몸이 되기도 했던 그가 YS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공화당의 3선개헌 때.이를 반대하던 청년조직의 사무장을 맡으면서 이 조직의 실질적인 후원자이던 YS가 됨됨이를 높이 사 중용하게 됐다.이기택현민주당대표와 서석재전의원과 함께였다.그리고 71년 총선에서 울주지역에 출마,금배지를 달게 됐다. 그는 그동안 모두 일곱번의 옥고를 겪었다.부인 원영일씨는 그 때를 돌이켜 『언젠가 고문을 당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피투성이가 된 채 옷과 살갗이 피로 엉겨붙어 알코올로 몇시간을 불린 뒤에 옷을 벗겨낼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큰딸 가출때 슬펐다 최장관은 일생에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일이 세번 있었다고 말한다.그 첫번째가 지난번 부정입학사건에 연루된 둘째아들의 백일 때다.기관에 감금돼 온갖 고문을 당하고 있는데 홍역에 걸려 불덩이같은 아기를 버려둔 채 부인 원씨마저 연행해가려 했다.『왜 정치를 하게 됐나』하며 처음으로 정치생활을 후회했다고 한다.또 한번은 80년이후 엉뚱하게 부정축재자로 몰리는 바람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쓸 때였다.마지막은 사무총장직을 물러난 뒤 큰딸(29)이 가출해버렸을 때다.아버지를 유난히 따르던 딸이 『이런 대접받으려고 그 고생을 해왔느냐』며 울음섞인 항의를 해오자 그냥 말을 잊었다.그 딸은 얼마전 집으로 되돌아왔다. 이 모든 어려움도 부인 원씨의 눈물겨운 내조가 있었기에 극복이 가능했다.최장관은 『상도동시절 3평짜리 분식집을 차린 아내가 돈벌러 나가면 나는 연탄을 갈아야 했다』고 회상하며 아내의 내조를 더없이 고마워했다.
  • 김대중씨 에세이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출간

    ◎파란만장한 역정 담담하게 술회/“대학 못나와 상당한 콤플렉스 느껴”/일서 납치사건·신군부 사형선고도 담아 김대중 전민주당대표가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그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게 사실이다. 그가 「인간 김대중」으로서 보다는 항상 「정치인 김대중」으로 우리에게 보여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김대중씨가 스스로를 공개한 에세이집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나왔다(김영사 간). 김씨가 정치적 성격없이 쓴 것으로서는 처음 출간된 책이다. 그는 이 에세이집에서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서 자란 어린 시절부터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겪었던 파란등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나는 참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어렸을 때부터 그랬습니다』고 밝힌 그는 날이 어두워지면 화장실에 혼자 가지 못해 밤새도록 배를 움켜쥐고 끙끙거린 일,개가 무서워서 개있는 집에는 심부름도 가지 못한 일등을 이야기한다. 그처럼 어려서부터 겁이 많아서인지 『이력이 날만도 하건만,감옥에 들어가야 할 때마다 두렵고 마음이 죈다』고 고백하고 있다. 또 자신이『대학을 다니지 못한 것에 대해 상당한 콤플렉스를 느껴왔다』면서『그러나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고 사는 것만이 최선의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콤플렉스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둔감하거나 향상하려는 의지가 없다고도 볼 수 있으며』따라서『자기의 부족한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거기서부터 탈출하려는 의욕으로 연결되는 그런 유의 콤플렉스는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밖에 유신시절 일본에서 중앙정보부원들에게 납치돼 현해탄에 수장될 뻔한 일,80년 신군부에 의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일등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겪었던 큰 사건들도 담담히 술회하고 있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한 정치인으로서 그가 느끼는 회한이 왜 없겠는가. 그는 책머리에서『진작 이런 책을 냈으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스러운 생각이 듭니다』고 말했다.
  • 일,“한국 쌀대응 본받자”/김 대통령 사과연설 높이 평가

    ◎“호소카와총리 솔직함 배워야” 우루과이 라운드(UR)의 최대 현안중의 하나인 쌀시장개방문제와 관련 김영삼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일본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다.일본언론들은 김대통령의 이러한 솔직한 정치스타일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도 배워야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언론들은 지난 9일 한국의 쌀시장 부분개방과 관련 『약속을 지키지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는 김대통령의 특별담화를 일제히 보도했다.김대통령의 이러한 솔직한 태도는 쌀시장개방문제를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는 일본에 하나의 충격이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12일자 「눈가리기만하는 쌀처리의 혼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솔직한 사죄를 지적하며 정치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TV연설은 일본의 각료회의에서도 화제가 되었다.지난 10일 아침 각료회의에서 사카구치 치카라(판구력)노동상은 김대통령의 「사죄연설」를 보도한 신문을 보면서 『이분은 훌륭하네』라고 옆에 앉은 에다 사츠키(강전오월)과학기술처장관에게 말했다고 산게이(산경)신문이 11일 보도했다.에다장관도 『(한국의 김대통령은)정말로 잘했다.대단히 잘한 일이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일본은 당초 10일 쌀시장의 부분개방을 정식 발표할 예정이었다.그러나 UR무역협상시장개방위원회의 드니의장의 조정안 내용이 당초 정부가 발표한 것과는 달리 일본에 불리한 조항이 들어있음이 뒤늦게 밝혀지며 파란이 일어났다.연립여당내의 사회당등의 반대론은 더욱 강화되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도 높아졌다. 일본정부는 쌀시장문제를 둘러싼 마지막 단계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일본언론들은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총리는 그동안의 경과를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여야 한다고 지적한다.도쿄신문은 12일 「일본과 한국은 정치제도가 다르긴 하지만 호소카와총리는 정치결단,국민에 대한 대응등에서 한국으로부터 배울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 일,쌀개방 「6년유예­4%」안 수용/호소카와총리 결단

    ◎10일 각의거쳐 공식발표 【도쿄=이창순특파원】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는 7일 오는 95년부터 쌀시장을 부분개방한다는 우루과이 라운드(UR)교섭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결단,일본의 쌀시장개방이 사실상 결정됐다.호소카와총리는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에게 이를 정식표명할 방침이다. 호소카와총리는 이날 일본에 제시된 UR무역협상 시장개방위원회의 저메인 도니의장의 조정안에 대해 연립여당내의 8개 당·파대표들과 최종협의한 후 『조정안에 수정의 여지가 없다.UR의 성공을 위해 일본도 응분의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해 조정안의 수용을 사실상 표명했다. 도니의장의 조정안은 ▲일본의 쌀은 관세화를 95년부터 6년간 유예하며 7년째이후의 관세화에 대해서는 99년에 시작되는 다국간협의 때 다시 협상한다 ▲최저수입량은 첫해인 95년도에는 국내소비량의 4%로 하고 단계적으로 늘려 6년후에는 8%까지 확대한다 ▲식량의 수출제한을 하는 나라는 수입국의 식량안보를 배려,사전에 협의·통보한다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관방장관이 밝혔다. 호소카와총리는 이러한 조정안에 대해 10일의 각료회의에서 각당의 의견을 듣고 정식으로 수용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립여당내의 사회당과 야당인 자민당의 반발이 강해 쌀시장개방을 둘러싸고 여당의 결속이 흔들리고 국회심의에 파란도 예상된다고 일본언론들이 보도했다.하지만 정부가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방후 농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국내대책이 주요과제가 될 것이라고 도쿄신문은 보도했다.
  • 제네바로 떠나는 농심/박찬구기자 사회부(현장)

    ◎농협대표단 “쌀사수” 실낱희망 품고 출국 『하늘이 무너지고 복장이 터지는 심정입니다』 6일 낮12시쯤 서울 김포공항 제2청사 2층 대합실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본부로 향하는 농협대표단 18명이 『쌀을 끝까지 사수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출국심사를 밟고 있었다. 7박8일동안의 일정으로 파리를 경유,제네바로 떠나는 이들은 「쌀개방 불가피」라는 현실적인 대세론에 당혹해 하면서도 「그래도 설마…」하는 한가닥 희망을 품고 있는듯 했다. 경기도 이천군 모가면 농협조합장 이오성씨(57)는 『쌀시장개방이 피할 수 없는 국제적인 대세라고는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 『열악한 농업구조하에서 생존권을 지키려는 우리 농민들의 단호한 의지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경남 울주군 온산면 농협조합장 김용규씨(55)도 『정부방침이 개방쪽으로 돌아선 이상 우리의 목소리가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한숨을 쉬면서도 『그러나 협상이 우리측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이루어지도록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고 투쟁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털어왔다. 「쌀 사수」라는 흰띠를 두른 빨간 모자와 「Rice No MinimumAccess(쌀최소시장접근반대)」「Rice No Tariffication(쌀관세화반대)」이라는 영문글귀가 선명하게 새겨진 두툼한 잠바차림의 이들은 마치 전쟁터로 출정하는 「전사」처럼 배웅나온 20여명의 농협관계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지에서 불어통역을 맡을 제주 농협조합원 장정규씨(30·여)도 『어렵고 험한 여정이 되겠지만 쌀만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나섰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농협대표단을 싣고 유난히 파란 겨울하늘로 치솟는 여객기의 굉음이 오랫동안 귓가를 맴돌았다.
  • 중 보수파/「등사상」 반발 탄원서 제출

    ◎일부 원로들/“지나친 격상,헌법기반 결여”/당단합위해 처벌않기로 【홍콩 연합】 중국 보수파 원로들의 산실이었던 중국공산당 중앙고문위원회 소속 보수파 원로들이 「등소평사상」에 강력히 반발하는 대담한 탄원서 2건을 정치국에 제출해 파란을 일으켰다고 홍콩의 권위있는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가 4일 크게 보도했다. 보수파 원로들은 이들 탄원서에서 「등소평사상」의 지나친 격상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등소평의 이론과 저작들이 모택동과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작과 이론들과 똑같은 지위로까지 격상된다면 헌법과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개혁파들의 등소평 숭배는 헌법적 기반이 결여돼 있음을 지적했다고 포스트지는 말했다. 포스트지는 이같은 탄원서들이 지난달 「등소평문선」제3권이 발간되자 곧 정치국에 제출됐으며 중국공산당이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모택동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4항기본원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할 것임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정치국은 보수파 원로들의 탄원서들을 접수해 조직과 규율담당인정치국 상무위원 호금도가 처리토록 조치했으며 호는 사안을 검토한후 원로들이 당내에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점을 감안,당의 단합을 위해 처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포스트지는 말했다.
  • 여,“예산안 오늘 처리”/어제 밤 야 실력저지로 법정시한 넘겨

    ◎예결위,단독 강행통과/추곡·세법안 등 상위통과… 야 한밤까지 농성 국회는 예산안처리 법정시한인 2일 밤늦게까지 본회의를 열어 예결위와 농림수산위,재무위등에서 통과된 43조2천5백억원 규모의 새해예산안과 수매량 9백60만섬,수매가 5%인상의 추곡수매수정동의안등을 처리하려 했으나 야당의원들의 극렬한 실력저지에 부딪쳐 처리를 3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3일 하오 2시에 열릴 예정인 본회의도 여당의 처리 강행과 야당의 실력저지가 맞서 번칙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여야의 극한 대치속에 새해예산안과 추곡수매동의안이 예결위와 상임위에서 민자당 단독으로 전격 통과됨에 따라 안기부법개정,정치관계법등 미타결 현안을 남겨놓은 정기국회는 파란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은 이를 정치쟁점화하면서 오는 주말부터 쌀개방저지를 위한 장외투쟁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정국은 여야의 격돌로 치달을 조짐이다. 민자당은 이날 자정에 임박해 이만섭국회의장을 대신해 황락주부의장을 내세워 상정된 안건의 본회의 처리를 시도했으나 야당의원들이 황부의장을 극력 저지,실패하자 처리시기를 3일로 연기했다. 이에 앞서 예결위에서도 민주당의원들이 김중위위원장을 집중 감시하는 틈을 타 민자당은 김위원장 대신 간사인 김윤환의원을 내세워 예산안을 변칙적으로 통과시켰다. 민자당은 예결위에서 민주당의 지연작전으로 예산안처리가 여의치 않자 마무리짓지 못한 일부 부별심의와 계수조정작업을 생략한 채 총액증감 없이 항목을 조정한 예산안을 상정,처리했다. 한편 농림수산위에서는 하오 2시35분쯤 정시채위원장이 수매량 9백60만섬,수매가 5%인상의 추곡수매수정동의안과 양곡관리법개정안등을 상정,야당의원들의 육탄저지 속에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위원장의 회의진행을 막던 민주당의 김영진의원이 여야의원들과 의원보좌관들의 몸싸움 와중에서 입술이 찢어지는등 부상을 당했다. 또 정위원장도 안경이 떨어져 깨지는등 부상을 입었다. 재무위도 이날 하오 5시25분쯤 노인환위원장이 토론종결을 선포하며 소득세법개정안등 17개의 예산부수법안을 상정,야당의원들의 실력저지 속에 전격 통과시켰다. 이에앞서 민자·민주당은 이날 상오 이만섭의장 주선으로 원내총무회담을 가진데 이어 하오에도 총무회담을 열어 안기부법 개정문제등에 대한 막바지 절충을 꾀했으나 수사권축소 범위와 농림수산위의 추곡수매안 전격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담에서 민주당은 내란죄및 반국가단체 구성죄에 대한 안기부의 수사권은 반드시 폐지되어야한다고 주장했고 민자당측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맞섰다.
  • 예산안 처리 둘러싼 여야격돌 안팎

    ◎야 육탄공세에 여 본회의장 진입 좌절/30분간의 진입시도 몸싸움끝에 무산/황 부의장 한때 실신… 상위선 주먹다짐 새 정부들어 처음 맞는 정기국회의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2일 국회는 총 43조2천5백억원 규모의 일반회계예산과 추곡수매 동의안,관련 부수법안등을 일괄 통과시키려 했으나 민자 민주 양당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민자당이 이날중 본회의 처리를 포기,본회의를 3일 하오 2시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처리를 강행하려는 민자당과 이를 실력저지하려는 민주당 사이에 입장이 맞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란을 겪었다. 여야는 이날도 총무회담등 각종 채널을 통해 막판 타결을 시도했으나 여야간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아 합의를 이루는데 실패했다.이같은 상황에서 예결위에서는 예산안과 추곡수매 수정동의안이 여야의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과됐고 농림수산위와 재무위에서도 각각 추곡수매동의안과 예산 관련 부수 법안이 각각 처리됐다. ▷본회의장◁ 본회의장에서의 예산안 처리를 시도하던 민자당은민주당측의 격렬한 저항에 맞닥뜨려 이날 중 강행처리가 어렵게 되자 자정무렵 예산안 처리를 3일로 연기. 강재섭민자당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법이 정한 시한을 넘기지 않기 위해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아래 최선을 다했으나 국회를 정략의 도구로 삼으려는 야당의 의사방해와 황부의장에 대한 폭력행사로 불가피하게 하루 미뤘다』고 경위를 설명한 뒤 『야당은 구태의연한 작태를 버리고 이성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강조. 3일새벽 0시5분쯤부터 민자당의원들이 삼삼오오 국회 본관 1층 민자당의원 휴게실로 모여 들었고 10분후 김종필대표와 당3역등 지도부가 입장,의원들에게 상황을 설명. 사회를 맡은 김영구총무는 『의원 여러분들이 밤 늦게까지 고생해 송구스럽다』고 양해를 구한 뒤 비공개로 다음날 본회의 처리 전략을 숙의. 이에 앞서 저녁무렵까지 사회를 볼 것인지 여부를 언급치 않던 이만섭의장은 하오 10시 넘어 양당총무와 만나 『국회의장으로 임명해 준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관계와 날치기를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겠다』며 황락주부의장을 본회의 사회자로 지명. 이에 따라 황부의장은 하오 11시15분쯤 측면 출입구를 통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20여분에 걸친 몸싸움으로 실패. 이에 황부의장은 본회의장 출입구를 통해 재진입을 시도,회의장에 들어서서 『의사일정…』을 외치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곧 야당의원들에 의해 입이 막힌채 회의장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 30여분간에 걸친 몸싸움끝에 올해 63세로 평소 당뇨증세가 심한 황부의장은 탈진,1층에 있는 수석부총무실로 급히 옮겨져 민자당측이 급히 마련한 우황청심환을 먹고 휴식. 황부의장은 목이 뒤로 젖혀진채 숨이 막힌데다 허리까지 심하게 짓눌려 상당 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민자당이 3일로 본회의를 연기한 것은 황부의장의 좋지 않은 몸 상태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부연. 한편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악랄하게 김대통령의 독재가 시작되고 그의 하수인 중 하나인 황부의장이 날치기를 기도했으나 그것이 되겠는가』고 반문하고 『비록 소수지만 우리 당을 국민의 힘이 지켜 줬기에 독재의 개혁 날치기를 물리쳤다』고 자평. ▷예결위◁ 민자당은 9시쯤 간사인 김윤환의원을 미리 들여보내 민주당의원들의 전열을 흐트러놓은뒤 곧바로 김중위위원장의 입장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의원들의 실력저지에 밀려 20여분만에 퇴장. 이 과정에서 송천영의원(민자)과 이해찬의원(민주)등 여야의원간에 주먹다짐 일보 직전의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고 신순범의원(민주)의 비서관인 임성규씨가 의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던 최영한의원(민자)의 비서관인 한일수씨의 안면을 주먹으로 때리는 사건이 발생. 일단 본관 1층 의원휴게실로 물러난 민자당의원들은 10시15분쯤 김중위위원장을 앞세우고 재입장을 시도했으나 『영차 영차 하나 둘 셋』을 외치며 몸으로 막아서는 민주당의원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5분만에 후퇴. 그러나 민주당의원들의 시선이 김중위위원장에게 집중된 틈을 타 김윤환의원이 속기사를 대동하고 입장,의석 뒤쪽에 서서 입을 손으로 막히는 거센 저지에도 불구하고 『이의없습니까』라고 외쳤고 예산안이 통과됐다고 생각한 김의원은 유유히 회의장을 빠져나가 본회의장으로 출발. 잠시동안 민자당이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던 민주당의원들은 민자당의원들이 예결위회의장에서 모두 빠져나가자 10시25분쯤 『민자당이 김윤환의원의 「이의없습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예산안이 통과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같다』며 다음 장소인 본회의장으로 향발. ▷재무위◁ 이날 하오 전체회의에서 노인환위원장이 민주당의원들의 이의제기에 맞서 예산안및 예산부수법안 심사소위가 상정한 29개 세법개정안을 일괄상정한뒤 전격 처리. 노위원장은 하오 4시20분쯤 『소위가 상정한 29개 예산부수법안을 일괄상정합니다,이의없습니까』라고 말하면서 의사봉을 세번 두드려 통과를 전격적으로 선포. 이때 민주당의원들은 『이의가 있다,법안들을 하나하나 처리하자』며 고함을 질러댔으나 노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릴때까지 실력저지를 하지 않았으며 통과직후 『날치기다,무효다』며 격렬히 항의. 특히 노위원장 주변에 포진하고 있던 김옥두 하근수의원등 민주당측 방청의원 10여명은 통과선포와 동시에 노위원장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어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모. ○위원장 입을 막아 ▷농림수산위◁ 추곡수매동의안 일방처리를 강행한 민자당의원들과 이에 맞서는 야당의원과의 몸싸움 속에서 5% 인상과 9백60만섬의 정부의 수정동의안을 통과. 소동은 하오 2시35분쯤 정시채위원장이 국회 경위 3명에게 둘러싸여 뒷문으로 회의장에 들어와 위원장석 맞은편 일반 의원석에 서서 『제 11차 위원회를 개의합니다』라고 선언하는 순간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야당의원들이 일제히 몰려가면서 시작. 야당의원들은 정위원장의 입을 손으로 막고 몸으로 둘러싸며 『회의 무효』를 외쳤고 이를 뜯어말리려는 민자당의원및 보좌관들과 주먹다짐.정위원장은 야당의원들이 격렬하게 제지하는 와중에도 『의사일정 제1항(추곡수매동의안의 건)을 상정합니다』라고 말한뒤 국회경위와 보좌진들에 둘러싸여 퇴장. 이 과정에서 정위원장의 안경이 벗겨지고 김영진의원(민주)이 누군가의 주먹에 맞아 입술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기도. 야당의원들은 『정식으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속기록에도 회의 진행상황이 기록되지 않았으므로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주장하며 민자당이 다시 회의를 속개할 가능성에 대비해 회의실 바닥에 앉아 농성에 돌입.
  • 「예산안 처리」 파란 조짐/어제 심야접촉서도 이견 못좁혀

    ◎오늘 법정시한/여/“표결 불사”/야/“실력 저지” 민자·민주당은 새해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일 하오 늦게까지 3역회담을 비롯,3역간 개별접촉을 갖고 민주당이 예산안처리와 연계시킨 안기부법 개폐및 추곡수매등 현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민자당은 2일까지 예산안을 표결로라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민주당은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예산안의 예결위,본회의 처리과정에서 여야의원들간의 충돌등 파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날 국회에서 있은 여야총무간의 심야접촉에서 민자당은 진보된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한때 타결 가능성까지 점쳐졌으나 민주당은 기존입장을 고수하며 수용을 거부,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민자당의 타협안은 여권 고위층간의 숙의에 의해 마련된 것으로 최대 쟁점인 안기부법 개정과 관련,수사권을 간첩죄 국가변란죄등에만 엄격히 제한하고 국가보안법상의 고무찬양죄와 군사기밀누설죄등 악용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없애겠다는 등의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2일 상오 3역간 접촉을 다시 갖고 막바지 절충을 모색할 예정이지만 합의도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부터 계속된 3역간 접촉에서 안기부법개정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일 경우 새해예산안처리후 즉시 여야합의로 국회에 쌀시장개방반대대책위를 구성,제네바 현지에 국회대표단을 파견하는등 초당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쌀개방문제와 법안협상을 연계할수 없다고 맞섰다. ◎33개법안 의결 추곡수매안과 관련,민자당은 기존의 9백50만섬수매,5%인상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1천1백만섬수매와 9%인상을 주장,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합의한 통신비밀보호법안과 정당법개정안등 33개 법안을 의결했다. 또 재무위는 세법개정소위를 열고 소득세법등 세법개정안을 심사했으며 행정 문공등 6개상임위도 전체회의나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계류중인 법안에 대한 심사활동을 계속했다. 예결위는 이날 안기부와 외무국방등 11개기관에 대한 부별심의를 마쳤으나 여야간 현안을 둘러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추후 일정이 불투명하다.
  • 3역회담 결렬… 정국 급랭

    ◎민주/예산·안기부법 연계 장외투쟁도 불사/민자/법정시한안에 예산안 처리 강행 방침 예산안과 추곡수매,정치관계법의 일괄타결을 위해 29일 하오 국회에서 열린 민자·민주 양당3역회담이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한 채 결렬돼 정국분위기가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는 30일중 양당 3역회담을 다시 열기로 했으나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 김영삼대통령이 방미결과를 보고한 국회본회의 연설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고 민자당이 이를 강력 비난,여야간 경색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민주당측은 정부가 쌀 시장 개방불가입장을 명확히 천명하지 않을 경우 이를 새해예산안 처리와 연계해 나가는 한편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막판 정기국회운영에 파란이 예상된다. 이날 새해예산안 부별심의를 벌인 예결위에서도 민주당은 『쌀시장 개방여부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예산심의는 무의미하다』며 의사진행을 지연시켜 장시간 논란을 빚었다. 이날 열린 3역회담에서 안기부법 개정과 관련,여야는 국회내에 정보위를 설치,정보비 총액심사 및 일반회계 실질감사권 등을 부여하고 한편 정보조정협의회 폐지 및 보안감사권 축소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수사권 문제에 대해 민자당이 현행대로 존속하되 인권유린 방지를 위해 기존 수사권 범위 이외에는 일체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전면폐지 입장을 고수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3역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민자당은 법정시한내 예산안 강행처리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종필대표는 이날 낮 당4역 및 국회 상임위 위원장·간사단과의 오찬회동에서 『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되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법정시한내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예산안의 표결처리를 내비쳤다. 이날 김대통령의 본회의 연설에는 쌀 시장개방문제에 대한 당론정리를 위해 열린 민주당측 의원간담회가 늦어져 일부 민주당의원들이 뒤늦게 참석하고 40여명은 불참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두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쌀시장개방 저지를 위한 비상시국대책회의」를 결성,「쌀개방 반대와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 일 쌀시장개방 주내 공식발표/산케이신문 보도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 정부는 빠르면 내주중에 쌀시장 개방 결단을 내려 정식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의 아르투르 둔켈 전사무총장이 이미 제시한 분야별 최종 합의안중에서 최대의 초점이 되고 있는 농업분야의 수정안 제시가 미국과 유럽공동체(EC)의 재협상이 열리는 다음달 1일쯤으로 앞당겨짐에 따라 개방결단이 빨라질 것으로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그러나 연립여당안에서 특히 사회당이 쌀 개방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국회 종반에 큰 파란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가 현재 작성하고 있는 수정안은 농업분야의 경우 쌀의 예외없는 관세화를 보류하는 내용의 특례조치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일본 정부는 이같은 수정안을 수용하는 형태로 쌀 시장을 부분개방한다고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미국은 쌀 시장 개방과 관련,예외없는 관세화를 6년간 유예한뒤 재검토하고 최소시장 접근방식에 의해 개방 첫해에는 국내수요의 4%(40만t),6년째에는 8%(80만t)를 수입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우린 개혁동지” 백악관서 동반조깅(김대통령 방미여로)

    ◎외국정상으론 처음 트랙 3.2㎞ 달려/김대통령 “짧은 일정속 많은일 했다”/정담 주고 받느라 공식만찬 45분 길어져 김영삼대통령은 8박9일간의 방미일정을 마무리짓고 미워싱턴을 떠나기 직전인 24일 아침(이하 현지시간)에도 백악관에서 클린턴대통령과 조깅을 함께 하는 등 한미우호를 거듭 다졌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23일 한미정상회담이 끝난뒤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방미성과를 결산했으며 저녁에는 클린턴대통령이 주최한 공식만찬에 참석했다. ▷백악관 조깅◁ ○…김대통령은 24일 귀국에 앞서 클린턴 미대통령과 백악관 뜰에서 조깅으로 방미일정을 마무리. ○손흔들며 담소 나눠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7시45분(현지시간)부터 약 15분동안 클린턴대통령과 백악관 뜰에 마련된 4백m 트랙을 8바퀴 조깅. 흰색 점퍼에 빨간 모자 차림의 김대통령은 역시 흰색 점퍼에 파란색 모자를 쓴 클린턴대통령과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조깅했는데 달리는 도중 기자들에게 함께 손을 흔들며 다정한 포즈를 취하기도. 김대통령은 『지난 7월 서울에 이어다시 함께 뛰게되어 기쁘다』며 『재생고무트랙이 달리기 편하다』고 인사. 또 김대통령이 평소 새벽 5시에 조깅하는 습관이 생각난듯 『조금 일찍 뛰는게 좋다』고 얘기를 건네자 클린턴대통령은 『나는 7시20분쯤 딸을 학교에 보내고 난뒤 뛴다』고 설명. 클린턴대통령은 『젊어서 운동을 많이 해야 건강에 좋다』는 김대통령의 말에 『젊을때 체중이 많이 나갔었는데 지금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은 조깅을 마친뒤 천천히 걸으면서 트랙을 두바퀴 더돌며 의료보험문제를 화제로 담소. 「우정의 조깅」으로 이름 붙여진 이날 백악관 조깅은 클린턴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 가진 첫 조깅이어서인지 20여명의 미국기자들도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기도. ▷백악관 공식만찬◁ ○…김대통령 내외는 23일 저녁 클린턴대통령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국빈에게 베푼 백악관 공식만찬에 참석. 김대통령은 이날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백악관에 도착,입구에서 클린턴대통령과 힐러리여사의 영접을 받고 곧바로 예정에도 없이관저로 안내돼 약 10분간 양정상 내외만의 시간을 가져 돈독한 우의를 과시.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발전에 대한 김대통령의 지도력과 1백만 한인사회의 역할을 치하한뒤 『지난 7월 방한시 김대통령과 조깅을 하면서 한국지도자의 따뜻함과 정력,인내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하고 『한국민족의 계속적인 번영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 ○예정없는 관저 안내 김대통령은 만찬답사에서 『나는 변화하는 시대의 개혁의 동지로서 클린턴대통령에게 각별한 연대와 우정을 새롭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청와대에서 했던 것처럼 내일 백악관에서 조깅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소개해 좌중에 웃음. 이날 만찬에 김대통령은 블랙타이 만찬복을,손여사는 노란색 한복을 입고 참석했으며 만찬장인 스테이트 다이닝룸은 초대된 한국측 27명을 비롯,1백40명이 촘촘히 앉을 정도로 비좁은데다 헤드테이블도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김대통령과 힐러리여사,클린턴대통령과 손여사는 떨어진 테이블에착석. ○…이날 만찬은 두정상 내외간 정담이 계속되는 바람에 당초 예정시간을 45분이나 넘긴 11시15분까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 ○제시 노만 공연관람 두정상 내외는 국빈만찬을 끝낸뒤 기자회견장이었던 이스트룸으로 자리를 옮겨 유명한 여자오페라가수 제시 노만의 공연을 20여분간 관람. 조지아 출신으로 피바디에서 수학했고 영국 왕립음악아카데미 명예회원이기도한 제시 노만은 이날 번스타인과 거쉬인작곡의 「Falling in Love」 「Lonely Town」등 모두 6곡을 열창,국빈만찬의 분위기를 돋구었다. ▷수행기자 간담회◁ ○…김대통령은 23일 하오 캐피틀 힐튼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미일정을 결산. ○“쉴틈 없어 머러 멍해” 김대통령은 『이번 방미는 너무 짧은 일정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이뤄졌다』면서 『특히 기자 여러분들이 하루 1∼2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일할 수 밖에 없었던데다 시차까지 겹쳐 고생이 많았다』고 위로한뒤 『나 자신도 한시도 쉴틈없이 왔다갔다 하느라 머리가 멍하다』고 조크. 김대통령은 이어 『이번 여정에 몇가지 중요한 일들이 있었다』면서 LA를 첫 방문지로 선택한 배경,재미교포 사회의 의식전환,APEC 지도자회의,한미정상회담,NDI민주주의상 수상,아메리칸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참석과 연설 순으로 그 의미등을 평가. 김대통령은 특히 『재미교포사회가 과거에는 따로따로 놀았으나 이번에 하나로 합심해서 격려해 준데 대해 무한한 힘과 용기를 얻게 됐다』면서 『오늘의 국제화시대에 동포들이 미국화돼 가는 것을 보고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 김대통령은 『APEC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적으로까지 한국의 정치개혁에 대해 물어오더라』고 소개하고 『우리나라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하고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이번 APEC의 성과는 역사적으로도 대단히 큰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피력. 김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과 회담이 예정된 시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데 대해 『북한핵개발 저지라는 절대절명의 문제,7천만 생명에 관한 문제를 충분히 협의하느라 그랬다』고 설명하면서 『한미가정말로 하나가 되어 안보문제에 한치의 빈틈이 없도록 한다는데 합의했으므로 조금도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 김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모든 것 때문에 변화와 개혁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여러분도 이부분(개혁)을 빼고 다른 부분(외교)만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 ▷한미정상회담◁ ○…클린턴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와 각료회의실인 「캐비닛룸」에서 23일 상오11시10분부터 열린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의 단독및 확대정상회담은 예정시간(65분)을 훨씬 넘겨 1시간55분동안 진행. ○옛친구 다시 만난듯 정상회담시간이 이같이 길어진 것은 당초 35분으로 예정됐던 단독회담이 1시간30분동안 계속됐기 때문으로 이바람에 확대회담은 당초 예정시간 30분에서 25분간으로 축소. 먼저 우리측에서 정종욱외교안보수석·장재용외무부미주국장,미측에서 고어부통령·크리스토퍼국무장관·레이크안보보좌관이 배석한 가운데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두 정상은 시종 화기애애하고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북한핵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 이어 열린 확대정상회담에는 우리측에서 한승주외무장관·한승수주미대사·박관용비서실장·이양호합참의장·박재윤경제·정종욱외교안보·이경재공보수석·장재용외무부미주국장이,미국측에서 고어부통령·크리스토퍼국무장관·애스핀국방장관·레이크안보보좌관·로드국무부동아태차관보·레이니주한대사·크리스토퍼보좌관이 배석.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손명순여사와 힐러리 여사는 블루룸에서 별도 환담을 갖고 7월 서울회담때 만난 「구정」을 되새기며 반갑게 인사. ▷손여사 워싱턴요양원 방문◁ ○…힐러리여사와 백악관환담을 마친 손여사는 이날 낮 숙소인 영빈관에서 한글학교교사 20여명을 접견한데 이어 워싱턴요양원(양로원)을 방문,입원자들을 위로. ○휠체어 밀어주기도 이날 요양원에 도착한 손여사는 입원자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홀리스원장으로부터 요양원현황을 청취. 손여사는 이어 노인들이 숙박하는 1·2층 각방을 돌며 입원자들의 뺨을 부비면서『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격려했으며 휠체어를 탄 노인들을 위해 휠체어를 붙잡아주기도. 손여사는 이 요양원의 브라운이사장으로부터 요양원안내책자를 선물받고 금일봉을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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