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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SOC사업 外資유치 ‘파란불’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유럽 업체들의 참여가 잇따를 전망이다.올 연말부터 실사단이 속속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내년초부터 국내 지자체와 외국 기업의 합작투자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파리,독일프랑크푸르트,영국 런던 등 3개 도시에서 대규모 지자체 SOC사업 투자설명회를 연 결과 알스톰,지멘스 등 대형 회사들이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나타냈다고 15일 밝혔다. KOTRA가 이번에 설명한 41개의 지자체 SOC사업 가운데 대전 지하철1호선 건설과 경기도 의정부 경전철 등 10여개 사업이 큰 관심을 모았다.특히 대전지하철사업에는 연매출 150억달러 규모의 종합엔지니어링 회사인 프랑스 알스톰과 독일의 지멘스 등이 경쟁적으로 투자 의사를 보였다.또 경기도 의정부 경전철사업의 경우 이달 말부터 내년 1월 사이에 프랑스의 알스톰,뉴트랜스페,마트라 등 3개사 대표단이 잇따라 방문한다.이밖에 경기 쓰레기소각장은 시타(프),강원 동서고속도로는 콜라스(〃),강원 미시령터널 GTM(〃),강원 관광개발 펀더(〃),강원 문화촌 마이스(영) 등이 올해∼내년 초에 방한,투자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공항화물터미널,경북 창포골프장 및 리조트,관광공사의 중문관광단지 개발 등 사업도 유럽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KOTRA 투자유치처 최윤규(崔允奎)과장은 “유럽 기업들이 국내 지자체 SOC사업에서 상당한 이윤을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어느 때보다 적극적인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의 투자가 본격화하면 지자체 SOC사업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의열 독립투쟁] (11)박열 의사

    일제 강점기 항일투사들의 최대 목표는 국적 일왕(日王)을 처단하는 일이었으나 철통같은 경비를 뚫고 일왕을 처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러나 항일투사들은 틈을 노렸다.그 중 한 분이 1932년 1월8일 관병식을마치고 돌아가는 히로히토에게 도쿄 사쿠라다몬 앞에서 수류탄을 던진 이봉창(李奉昌) 의사이며,이보다 앞선 의거는 박열(朴烈·1902∼1974) 의사가 일왕 부자(父子)의 처단을 준비하다가 체포된 거사이다. 박의사는 1923년 9월 일본 왕세자 결혼식 날에 일왕 부자를 한꺼번에 폭살하려고 폭탄입수를 계획하다가 비밀이 누설되어 검거되었다.일왕 부자 폭살기도사건으로 일본인 부인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여사도 함께 구속된다.두 사람은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징역형으로 감형되어 수감 중 가네코 여사는의문의 죽음을 당하였고,박의사는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23년을 일제 감옥에서 보냈다. 박의사의 옥중생활을 날수로 따지면 8,091일,햇수로는 22년 2개월 1일이 된다.세계감옥사에 전과범의 옥중 생환자 중에 일수를 따져 22년의 생환기록은 있으나 ‘대역사건’이라는 일죄일범(一罪一犯)으로 햇수로 23년이란 감옥생활을 일관한 혁명가가 살아서 나온 기록은 당시까지만 해도 유례없는 일이다. 흔히 박의사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부른다.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일왕을 처단하여 조선의 자주독립으로 만민평등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박의사의 생각이자 사상이었다.박의사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의열단원 김한(金翰)을 통해 상해 의열단측으로부터 폭탄을 입수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못했다.다시 일본인 선원 스기모토에게 부탁했으나 역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자신의 추종자이며 같은 ‘불령사(不逞社)’회원인 김중한(金重漢)에게 부탁했는데 이것이 사전 발각의 빌미가 되었다. 김중한의 일본인 처가 경찰에 밀고하여 관동대진재의 와중에 박의사와 가네코를 비롯,불령사 동지들이 체포돼버린 것이다.일제강점기에 수많은 항일투사가 일제의 법정에 섰지만 박의사 부부처럼 당당하게 자신들의 소신,즉 일제타도의 당위성을 피력한 사람은 흔치 않았다.그것도 적도(敵都) 도쿄법정에서. 박의사 부부는 1925년 9월 이른바 ‘대역사건’의 주범으로 일본 대심원 특정법원에 섰다.박의사는 공판에 앞서 4가지 조건을 법원에 제시했다.첫째,조선민족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조선의 왕관·왕의를 착용토록 할 것.둘째,법정에 서는 취지를 선언토록 해줄 것.셋째,조선어를 사용토록 통역을 준비할 것.넷째,피고의 좌석을 일인 판사의 좌석과 동등하게 만들 것 등이었다.박의사가 제시한 4가지 조건 중 일제는 첫째,둘째 조건은 들어주고 셋째는 거부,넷째는 재판장의 간청으로 철회했다. 이렇게 하여 박의사는 조선의 국왕을 상징하는 의관을 갖추고 법정에 서서일왕 부자 폭살의 이유를 진술하여 일본열도를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다.긴 재판 끝에 박의사 부부에게 사형이 선고되고 이어 무기로 감형되었다.옥중의‘괴사진’사건으로 일본내각이 붕괴되는 등의 파란을 겪으면서 가네코는 옥중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고 박의사는 일본에서도 가장 심하다는 아키다형무소 등에서 복역하다가 일제 패망과 함께 맥아더사령관의 정치범 석방조치로1945년 10월27일석방되었다. 석방 이후 일본에서 신조선건설동맹위원장 등 민단 건설에 노력하던 박의사는 48년 8월 정부수립 기념행사 참석차 귀국했다가 6·25 때 서울 장충동에서 인민군에 납북되었다.납북 후 북한에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다가 1974년 1월18일 74세로 타계,평양 근처 애국열사능에 안장되었다. 박의사는 1902년 2월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경성고등보통학교 때 3·1 만세운동에 참가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배달,막노동꾼 등의 일을 하면서 세이소구(正則)영어학교에 다녔다.이 무렵 일본의 사상가이며 아나키스트인 오스키,이와사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인생관과 사회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3·1운동을 전후하여 일본에는 한국인 노동자·유학생이 4만여명에 달했다. 유학생은 매국노 자제를 비롯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노동하면서 공부하는고학생이 대부분이었다.박의사도 고학을 하면서 정태성·조봉암 등과 진보적 사회단체인 ‘흑도회(黑濤會)’를 조직,재일한국인의 권익옹호와 조국해방운동에 나섰다.조직을 ‘흑로회(黑勞會)’‘흑우회(黑友會)’로 바꿔가면서 항일운동을 벌인 박의사는 부인과 ‘현사회’와 ‘불령선인’ 등 기관지를발간했지만 일본경찰은 닥치는 대로 압수·소각했다. 박의사의 ‘대역사건’이 발표되자 일본의 언론은 대서특필로 이를 보도하고 도쿄의 조선유학생 학우회가 총궐기 태세로 수감중인 박의사를 지원하고나섰다.그러나 국내언론은 검열과 통제로 사건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못했다.박의사의 일왕 부자 폭살계획은 폭탄의 입수과정에서 차질과 정보누설로 좌절되었다.또한 이것이 관동대진재의 와중에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대역사건’으로 포장되고,조선인 대량학살을 호도하는 데 악용되었다.남쪽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항일운동을 하다가 북쪽에서 사망한 박의사는 20세기 민족사의 비극을 상징한다.89년 3·1절에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되었지만 아직도 그의 독립투쟁과 아나키즘사상에는 ‘흑도(검은 파도)’가 덮여있는 실정이다.생가나 향리 어디에도 박의사의 추모비 하나가 세워져 있지 않다.비운의 애국투사이다.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박열 평전’저자 kimsu@*박열 의사 부인·후손들 박열 의사의 첫 부인이자 아나키즘운동의 동지였던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여사는 박의사와 함께 대역죄 혐의로 1926년 3월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열흘 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그런데 이로부터 4개월 후인 7월 가네코 여사는 형무소에서 의문사하였는데 유해는 경북 문경 박의사의 선산에 안장됐다.지난 73년 일본측에서 가네코 여사의 유해를 옮겨가려고 했으나 정화암·양일동 선생 등 아나키스트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박의사와 가네코 여사는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으며 슬하에 자식도 없었다. 박의사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부인은 지난 76년 타계한 박의숙(朴義淑·본명 張義淑)여사이다.두 사람이 결혼한 것은 1947년.당시 박여사는 도쿄여대 일어과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일본 국제신문 기자로 근무했는데 출옥 1주년 맞아 박의사의 인터뷰를 갔다가 인연이 돼 결혼하게 됐다.박의사는 47세,박여사는 29세였다.박여사는 결혼 1년 만에 장남 영일(榮一·51·육군 준장)씨를,이듬해에장녀 경희(慶姬·현재 일본거주)씨를 낳았다.그러나 행복도 잠시,6·25 와중에 박의사는 납북됐고 가족들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이때 박여사는 남편의 뜻을 따른다는 뜻에서 성을 장씨에서 박씨로 바꾸었다.장남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당시 북한에 있던 박의사로부터 장남을 한국으로 데려가 교육시키라는 편지를 받고 박여사는 장남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67년)시켰다.박의사의 장남 영일씨는 현재 군 정보계통에 근무중이며 97년 장성으로 진급했다.현재 영일씨의 가족은 서울에 살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 한국철도,’전관왕’ 수원 격파

    한국철도가 프로 전관왕 수원 삼성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철도는 11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삼보컴퓨터 FA컵 축구대회 개막전에서 후반 22분 터진 김창석의 결승골을 잘 지켜 수원에 1-0으로승리했다.수원은 김호감독이 공언한대로 1진 전원을 배제한 채 2군 위주로팀을 꾸려 대회에 출전했으나 1회전에서 실업팀에 패하는 치욕을 당해 전관왕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전반 수원의 신예 오윤기 양종후 등의 활발한 공격에 밀려 수비에 치중하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한국철도는 22분 권우진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패스해준 볼을 골문 정면으로 파고들던 김창석이 잡아 왼발 슛,골문을 갈랐다. 한편 창원 경기에서는 부천 SK가 강릉시청을 맞아 김기동과 윤정춘이 2골씩을 터뜨린 데 힘입어 4-0대승을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 한상원밴드 ‘기그스’로 새출발

    60년생 동갑내기로 기타 잘 친다는 소문에 찾아가 무림고수처럼 실력을 겨루며 키운 우정을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함께 수학하는 것으로 발전시킨 유학 1세대 뮤지션,한상원과 정원영을 주축으로 한 한상원밴드가 이름을 ‘기그스(Gigs)’로 바꾸고 새 음반을 이달 내놓는다.기그스는 미국 재즈 프로 뮤지션들이 사용하는 속어로 ‘연주하다’는 뜻. 한상원은 국내 펑키(Funky·영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펑크음악과 미국 흑인특유의 그것을 구별하기 위한 표기)스타일 기타연주의 1인자.세션계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마스터로 기대를 모아왔다. 한상원밴드는 재즈 취향의 정원영(키보드)과 윤도현밴드의 2집을 프로듀스했던 강호정(키보드),그리고 다음 세기 세션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손꼽히는만 17세 멀티 플레이어 정재일,드럼의 21세 이상민으로 구성돼 있어 각자 1인자로 꼽히던 인물들의 프로젝트 그룹 성격이 강했다. 이에 비해 새로 결성된 기그스는 가창력과 작사능력을 겸비한 ‘패닉’의 이적을 영입함으로써 가장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던 보컬 부분을보강함과 동시에 한상원의 개인적 카리스마를 줄여 말그대로 팀 다운 구성을 갖췄다. 한상원은 신중현의 브라스 록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신천지’와‘옆집 아이’‘날개’ 세 곡만을 실었고 펑키가 우리 국악의 정신에 잇닿아있다는 스승(한상원)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동서양이 어울리는 ‘노올자!’등 세 곡을 정재일이,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를 예견하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사고없는 세상에의 기원을 담은 ‘아가에게’와 연주곡‘트리핑 나우’를 정원영이, 특유의 익살을 담은 ‘새벽 네시 전화벨’‘연쇄살인 고양이 톰의저주’를 이적이 작곡했다.거의 모든 곡의 작사를 이적이 담당, 맛깔스런 작사실력을 과시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한상원의 카리스마가 줄어듦에 따라 펑키적 냄새가 전작에비해 엷어져 대중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강렬한 필의 솔로는 ‘날개’에서나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지난 93년 1집 ‘서울,솔 솔 오브 상’의 실패에 대해 “한국의 음악적상황에 무지했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97년 2집 ‘펑키 스테이션’에선 이소라 김광민 강기영 조 보나디오(드럼) 이현도 신해철을 참여시켜 각자의 음악을 존중하면서도 그들 음악이 뛰어놀게 하는 경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상원의 카리스마가 있던 여백을 이적과 정원영이 채웠다는 만족감이 든다. 달파란의 연주를 연상시키는 이상민의 ‘만월광풍’도 새롭기만 하다. 첫 곡 ‘노올자!’에서 이적은 이렇게 외친다.“신사숙녀 여러분 이 시대가낳은 최고의 헛소리 썰렁 밴드,그 이름도 찬란할 기그스를 소개합니다.한번놀아봅시다”임병선기자 bsnim@
  • ‘주력 4개사 살리기’ 진통 예고

    대우 주력 4개사의 워크아웃 방안은 채권단 여신중 30조200억원을 출자전환 등으로 채무조정한다는 게 골자다.채권단으로선 받아야 할 돈이 향후 몇년동안 무수익 자산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곧 손실로 이어지는 셈이다.출혈을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어 워크아웃 방안 확정까지는진통이 예상된다. ■채무조정 배경 살아날 만큼 충분히 지원한다는게 채권단의 취지다.예상을뛰어넘는 파격적인 채무조정이 나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채무조정을 소폭으로 할 경우 당장에는 손실부담이 줄어들지만 나중이 염려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경기변동 등 조그만 외부변수에도 기업경영이 흔들릴 우려가 크며,이는 결국 기업부실 가속화→채권단 손실 심화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문제점은 ‘특혜성’ 조치가 시빗거리다.4개사에 대한 30조200억원의 채무조정액중 25조175억원이 전환사채(CB)로 바뀐다는 점이다.추후 청산이 불가피할 경우 출자전환(보통주)보다 우선순위로 변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긍정적이다.그러나 CB전환시의 부대조건이 문제다.차환발행을 통해 10∼20년까지 채권단 보유를 의무화했다.만기보장수익률을 연 0.1%로 책정,채권단 스스로 무이자 채권으로 전락시킨 셈이다.그동안 진행된 100여개의 워크아웃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 조치다. 이 때문에 채권단 내부에서도 “CB를 몇차례씩 차환발행토록 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대우에 대한 사실상의 특혜조치”라는 말이 파다하다.대우 김우중(金宇中)회장 퇴진을 이끌어내는 반대급부로 채권단이 대우측에 ‘영구 생존’을 보장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불투명한 미래 주력 4사가 현 단계에서 회생의 길로 접어든 것만은 아니다.전체 채권단들이 모이는 채권단협의회가 최대 관문이다.천문학적인 손실을감수하면서 선뜻 찬성표를 던질지 의문시된다.실제로 대우통신과 쌍용자동차는 벌써 제동이 걸렸다.2금융권 뿐아니라 일부 대형 은행들도 반대편에 가담했다.대우 전체 여신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4개사의 경우는 반발이더욱 심해 파란이 예상된다.채권단협의회를 세차례까지 열 수 있고,기업구조조정위원회의중재절차도 있지만 워크아웃 방안확정이 늦춰질수록 채권단과해당기업의 손실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대한광장] 신문화운동 희망과 방향

    애써 낙관적 전망을 가지려 해도 우리의 현실은 부정적 징후로 가득하다.현실은 언제나 복잡하게 들끓고 있다고 하지만,오늘의 복잡성은 세기말적 기류에 휩싸이면서 개인적·국가적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민주화라는 신기루가 세계화라는 허울좋은 목소리에 감싸이는 순간 우리는 IMF라는 경제적 파탄을 경험했고,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사회경제적 개혁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같지 않다. 정치를 하는지 파당적 정쟁만을 일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정계는 물론,기업을 경영하는 것인지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재계,그리고각종 이권에 개입한 부정과 비리의 대상자들 거의 모두가 왜 나만이냐고 당당하게 억울함을 항변하는 사회현실을 바라볼 때 과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국가적 목표를 갖고 있는지 의아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지역주의와 이권주의가 이처럼 팽배한 적은 없을 것이다.일부에서는 그만큼 민주화가 된 것이 아니냐고 야유적으로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필자는우연한 만남을 통해 작은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김포공항의 계단을 오르다가 한 사람이 갑자기 반갑게 인사했다. 낯선 얼굴에 어리둥절하다 물으니 20년 전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나를 만났다는 것이다.당황감을 떨쳐버리고자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그는 목회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가파도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우연이라 생각하고지나치려 했지만 호기심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의 말로는 주민 400여명 정도가 어업에 종사하고 교인들은 불과 수십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한동안 방황하다가 선교에 뜻을 두고 진로를 정한 다음 중국 연변지역에서 조선족을 상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가파도에 가 있다는 것이다.그러면,다음은 어떻게할 것이냐고 했더니 하나님이 사역하시는 대로 가야할 곳이 정해지면 그곳으로 가 선교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한 가지 더 물어보았다.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하니,자기는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이다. 왜냐고 하니 고아를 입양시켜 키운다는것이다.이야기를 들으면서,무엇인가부끄러움과 더불어 어떤 신선한 울림이 전해왔다.그가 바로 마라도의 유명세에 가리워진 가파도교회의 홍윤표 목사였다.그에 의하면 어떤 독지가가 교회건물을 지어주고 선교활동을 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익명의 사람들이 아직 한국사회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그리고 어떻게라도 시간을 만들어서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선선한 초대를받고 작지만 이런 일들이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한국사회는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어찌 그것이 선교활동 뿐이겠는가.언제나 그러하지만 표면에 나타난 것만 보는 사람은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우리가 처한 현실은 누구도 주류라고 할 수 없는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고,그 격한 소용돌이에 튕겨져 떠올랐다 사라지는 출몰현상의주변에 방관자처럼 살고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이다. 새로운 세기가 오고 있다고 하지만,중구난방의이 혼란 속에서 새로움을 주도적으로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는 것 같지는 않다.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작은 것을 실천하는 민간주도의 신문화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져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돈을 여과시킬 뿐만 아니라창조적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몫을 담당할 것이라 믿는다. 앞에서 예거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새로운 시대의 신문화를 주도할 주인공들은 그들의 사회활동의 근본동인을 자발성,지속성,실천적 헌신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타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형식적 운동이나 한 두번 하다가 중단하는 단발성 운동은 물론이고 자기희생이 따르지 않는 신문화운동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발전이 한순간에 맥없이 부서져내렸던 것은 새 시대를 조망하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다.이 교훈을 살린다면 우리는 20세기에 경험했던 역사적 파란곡절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고,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21세기는 우리에게 또다시 끔찍한 세기가 될 것이다.우리 모두가 자기는 맞고 남들은 다 틀린다고 자기주장의 정당성만 강변하는 어리석음을 벗어버려야 한다.남의이야기에 귀기울이고,작은 일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더 귀하고 현명한 일이 아닐까.실천하는 작은 힘들이 하나로 뭉쳐질 때 우리는 분명 강하고 큰역동성을 갖게 될 것이다. [崔東鎬 고려대교수·국문학]
  • 40㎏에 100만원짜리 쌀 구경하세요

    21세기 한국농업을 선도할 이색적인 고 부가가치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1회 쌀과 틈새·벤처농업 컬렉션’이 26일 광주시 동구 대의동 농협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金亮植)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250여 품목 1,500여점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천연도료와 항암제,전자파 차단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해 황금나무로 각광받는 황칠나무를 비롯,일반 벼보다 수확량이 2배인 천명(天命),귤과 백일홍 등 고사한 나무를 최첨단 기술로 재생하는 관상수 재배법 등은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40㎏에 100만원하는 쌀,버섯·인삼 쌀,다이어트 쌀,키토산 칠보미,꿀 고구마·옥수수,파란 달걀,유색 고구마 등을 전시하는 코너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어 농산물 코너에서는 발효사료로 먹인 돼지,삼지구엽주 음양곽,수세미 엑기스 등을 맛볼 수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가요계‘노장들의 쿠데타’가능할까

    10대 가수들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진지한 음악세계를 열어가는 노익장을 만날 수는 없을까. 라틴록의 황제로 추앙받으며 70년대를 풍미한 카를로스 산타나가 내놓은 ‘슈퍼 내추럴’음반의 싱글 ‘스무드’가 빌보드차트(10월27일자)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그의 나이 57세.이밖에도 톰 존스(59),폴 매카트니·제프 벡(57),에릭 클랩튼(54),데이비드 보위(52) 등이 노익장을 발휘하고 있다. 산타나 앨범에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는 단지 사라진 것으로 치부하던 노장의 컴백에 대한 경의를 뛰어넘는다.그가 현재적 음악경향과 조류에 보여주는대단한 흡수력에 보내는 경의이고 평가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분장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던 70년대 글램록과 80년대 테크노로 세기말을 예감했던 데이비드 보위 등 나이들수록 변화와 진보의 최선두에 서왔던 노력을 평가하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인기차트에는 30대 가수를 찾아보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KBS-2TV의 ‘파워인터뷰’에 출연한 이현우에게 ‘대기실에서 후배들 마주치면 쑥스럽지 않느냐’고 물어볼 정도다. 무엇보다 음악산업의 기형적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10대 위주로 재편된 시장은 동세대간의 결속력에 반비례해 40·50대는 말할 것도 없고 20·30대를음악시장에서 축출하는 기능을 수행했다.10대들이 열광하는 H.O.T와 조성모가 앨범판매 100만장을 넘어섰지만 다른 뮤지션들은 철저히 시장에서 소외돼있다.오죽하면 2만장 팔리면 대박이라는 평가가 나올까. 컬럼니스트 박준흠은 뮤지션의 확고한 의지 결핍에 책임이 있다고 잘라 말한다.언제까지 시장 탓만 하고 노화를 극복할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세상에 함몰되어 가느냐는 질타이다. 30대가 넘어가면 사업이나 한적한 시골에 내려가 카페나 해볼까 하는 유혹과 방향전환을 권유받는다.물론 독특한 나름의 의미는 있지만 새 세계에 대한갈망을 담기엔 역부족이다. 음반기획사 ‘2clips’의 임기태 실장은 “70년대 초 전세계적으로 일었던플라워 무브먼트가 우리나라에선 박정희정권의 말살정책에 의해 뿌리 뽑혔고 90년대 초 부활 조짐을 보이던 청년문화운동이 서태지를 출발점으로 한 댄스음악의출현으로 명맥이 끊긴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환경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겨울비’의 조동진이 헌정음반을 제작 중이고 ‘10대에게 바치는 음반’을 기획 중이라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다. 펑크,테크노 등으로 옮겨가며 우리 음악의 나아길 길을 개척하고 있는 달파란(강기영)의 편력도 돋보인다.박준흠은 ‘공무도하가’등으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선도하는 ‘담다디’의 이상은에 대해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권한다. 임병선기자 bsnim@
  • 올 4분기 고용전망 ‘파란불’

    경기 회복으로 채용시장이 호전되면서 올 4분기 고용전망 기업실사지수(BSI)가 94년 8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근로자 30인 이상 제조업체 451곳을 대상으로 4분기 고용전망 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3분기(102.4)보다 크게 높은 111.5를 기록했다. 김인철기자 ickim@
  • 펄신, 바이코리아 여자오픈 골프 우승

    3라운드 연속 3언더파.국내무대 첫승의 발판은 역시 골프의 본고장 미국무대에서 갈고 닦은 안정된 경기 운영능력이었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공동선두에 나선 펄신의 마지막 라운드 상대는 국내 상금랭킹 1위 정일미(27·한솔PCS)와 김영(20·휠라).초반은 기회와 위기가 번갈아 찾아 왔다.기회는 5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4번홀(파4).비로소처음으로 단독선두로 뛰어 올랐다.하지만 역시 파4인 7번홀에서 세컨드 샷이 오른쪽 러프의 디보트에 떨어지는 불운으로 3온-2퍼팅해 보기를 범하면서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한 게 아니었다.파4의 9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홀컵 2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퍼팅에 성공,이 때까지 파행진을 계속하던 정일미에 다시 1타차로 앞서 나갔고 12·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보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지난 95년 제일모직 로즈오픈 이후 국내대회 3번째 출전만에 누린 기쁨이었다.우승상금 5,400만원. 막판까지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은 정일미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합계 8언더파 208타로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김미현(22·한별텔레콤)은 이날 3언더파 69타의 막판 선전을 펼치며 합계 5언더파 211타를 쳐 단독3위로 올라 섰다. 특히 1·2라운드에서 연속 1언더파 71타에 그쳐 팬들을 안타깝게 한 김미현은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는 진가를 보여 우승컵은 놓쳤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2승을 거둔 스타로서의 진면목를 유감 없이뽐냈다. 또 샬롯타 소렌스탐(26)과 카트린 닐스마크(32·이상 스웨덴)는 외국선수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인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쳐 손가람(14·동수원중1)과 함께 공동4위에 올랐다.최연소 출전자이자 아마추어인 손가람은 이날 이글1개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해옥·김영중기자 hop@
  • 朴문화 해임안 표결 이모저모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표결에 부쳐진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은 개표순간까지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야 의원들은 표결에 앞서 평소의‘안면’을 내세워 박장관에 대한 ‘구명운동’과 ‘낙마운동’ 등 막후활동을 활발히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의 경우 총무단 외에도 한광옥(韓光玉)부총재와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등 범동교동계가 나서 해임안 부결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다닌 것으로 한의원은 전했다.자민련 지도부도 합당 반대파의원들을 상대로 ‘막후로비전’을 펼쳐 일부 강경파의원들을 본회의장에 나오지않도록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여당의원들을 상대로 ‘역공작’을 활발하게 펼쳤으나 대상자 대부분이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한의원은 귀띔했다. ■이날 해임안에 대한 투표에는 와병중이었던 자민련 김복동(金復東)의원까지 참여했고,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의원은 지팡이를 짚고 본회의장에 나타났다.국민회의 남궁진(南宮鎭)의원은 독감때문에 파란 마스크를 한채 맨 나중에 투표,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는 105명 전원이 투표를 한 반면 한나라당은 132명 중 128명,자민련은 55명 중 49명이 투표했고,무소속에서는 7명 가운데 강경식(姜慶植)의원만 불참했다.개표결과가 나오자 이사철(李思哲)의원 등 한나라당 일부의원들은 “공동여당 잘 해 먹어라”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4월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때 반란 가능성을 의심받았던 일부 자민련 의원들은 이번에는 저마다 다른 행동을 보였다.김용환(金龍煥)김칠환(金七煥)의원은 지역구행사를 이유로 불참했다.이인구(李麟求)의원은 본회의에 참석한 뒤 “반란표 오해를 받기 싫다”며 표결에는 빠졌다.정우택(鄭宇澤)의원은 “강경파로 분류될 소지가 있다”며 표결에 응했다.이원범(李元範)의원은 박장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지운기자 jj@
  • ‘박지원 해임안’부결이후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부결되자 여권은 향후 정국운영에 일단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내심 부담으로 남아있던 박장관 해임문제가 당초 예상보다 쉽게 마무리되자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진 표정이다. 공동여당간의 공조체제가 여전히 흔들림이 없음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사장 구속 이후 연일 계속되던 야당의 ‘언론탄압’공세를 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특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7일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때와 달리 이번에는 거의 여권 내부 이탈표를 찾아볼 수 없었던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여권은 박장관 해임건의안이라는 ‘험로’를 무사히 통과한 만큼 앞으로 야당과의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계속 잡아나간다는 전략이다.우선 이번 15대 국회 최대 현안인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 입법에 주력할 방침이다. 각종 민생법안을 포함한 개혁입법안 처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처리에서도 공동여당의 철저한 공조하에 주도적 입장을 취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장관 해임건의안이 부결됐지만 내부 결속력을 확인한데서 의미를 찾고 있다. 그러나 당초 본회의 직후 열기로 했던 의원총회를 돌연 취소하는 등 내분조짐을 보이고 있다.당 일각에서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언로(言路)’까지막으며 당내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이번 표결결과와는 관계없이 대여(與)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예정된 대정부질문에서도 국정원의 도·감청문제,권력핵심 비리,민생문제 등을 집중 거론할 방침이다. 특히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중선거구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은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기 위한 정략으로 보고,적극 저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예결위원장 선임문제 등을 둘러싸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오는 29일 이후 정기국회 일정에도 합의를 못하고 있다.야당은 도·감청문제와 의사일정을 연계할 뜻까지 밝혔다.향후 정국운영도 순탄치만은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최광숙 김성수기자 bori@
  • [제 4회 부산영화제] 부산 프로모션플랜 亞영화시장 중심‘우뚝’

    올해 두번째로 열린 부산 프로모션 플랜(Pusan Promotion Plan,약칭 PPP)이 아시아 영화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PPP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부문으로 정식 출범한 영화기획견본시.아시아 감독들과 세계 각국의투자자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지난 17일 끝난 올해 행사의 가장 큰 성과는 PPP 투자 유치 한국영화 1호의 탄생이 현실화됐다는 것.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이 화제작으로,독일과 캐나다 제작사로부터 각각 전체 제작비 5억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후반작업비 지원을 제의받았다.‘수취인 불명’은 동두천에 거주하는 혼혈 청년에 대한 사회의 냉대와 주인공의 고뇌를 다룬 작품.김 감독은 ‘악어’‘야생동물 보호구역’‘파란대문’ 등으로 주목받은 신인으로 독특하고 실험적인 영상이 돋보인다는 평이다.중국권 프로젝트로서는 홍콩 유 릭와이 감독의 ‘인간교환’과 대만 린천셩 감독의 ‘베털넛 뷰티(Betelnut Beauty)’가각각 프랑스와 일본의 공동 제작사를 만났다. 올해 PPP는 한국·일본·홍콩·인도 등아시아 10개국 17편의 프로젝트를선정했다.400여명의 국내외 제작자와 투자자들이 참여,지난해 70건의 두배가 넘는 160건의 상담이 성사됐다.올해 PPP의 또 다른 성과는 아시아 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세계 메이저 제작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MK2·미라맥스·카날 플뤼스·판도라 필름·파인라인·포니 캐년·니카츠·NHK 등 일본과 미국·유럽의 메이저 제작사 관계자들이 모습을 보여 영화 사전판매 시장인 PPP의 강화된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편 부산시는 부산상의 모태인 부산펀드의 현재 출연기금 2억원을 2002년까지 총 100만달러로 단계적으로 늘려 조성하고,이 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부산상 수상작을 2편으로 늘릴 방침이다.또 시나리오로만 한정해오던 PPP 출품 대상작을 올해 촬영 및 후반작업이 끝난 작품까지로 확대한 데 이어내년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도 접수키로 했다.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작업이 최근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PPP의 개최 시기와 운영과 관련된 문제점 또한 적잖이 제기됐다.부산국제영화제에 홍보사무실을 차린 유럽영화진흥기구(EFP)의 르나트 로즈 이사는 “PPP개최 일정이 밀라노의 프리-마켓인 Mifed와 겹쳐 유수한 제작·투자자들이밀라노로 발길을 돌렸다”며 “내년에는 이런 점을 고려해 영화제 일정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또 PPP가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별 프로젝트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시나리오가 완성된 경우에도 영문판 시나리오 대신 간단한 시놉시스만을 비치하는 등 아마추어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종면기자]
  • [대한포럼] 안 지켜지는 한강상수원법

    수도권 2,000만명의 생명수인 팔당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한강상수원수질법’이 난산 끝에 지난 8월 발효되고 곧 이어 한강 수계(水系)의 오염원 신설을 금지하는 ‘수변(水邊)구역’이 지정 고시됐지만 현지에서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어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북한강·남한강과 경안천 등양안 0.5∼1㎞ 안에서는 일절 음식점·숙박시설·공장·축사 신축이 금지돼있으나 법이 발효된 이후에도 50여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법의 취지는 2005년까지 팔당호의 수질을 1급수로 맑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변지역을 지정해 오염물질 정화 완충지역으로 활용하며 기존 시설의 오폐수 정화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오염원 배출업소가 들어설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수변지역 면적은 춘천·원주·충주 등 3개시와 6개군 등에걸쳐 여의도의 30배인 255㎢로 5,500여 가구 1만8,000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거부감으로 기존 시설물에 대한 오염단속 강화는커녕법 제정 후에도 우후죽순처럼 오염원 배출 신축건물 공사가 진행되고있지만 실태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더욱이 자치단체들이 세수증대를 위해 상수원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는 지역에 오염업소를 무분별하게 허가했는지는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수변구역이 지정됐다고는 하지만 폐수 무단방류와 음식점·숙박시설 공사는 여전합니다.” 경안천을 흐르는 잿빛 하천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다는 한 주민의 솔직한 고백이다.특별법은 있으나마나 하고,오수배출이 예상되는 건물들의 신축공사가 이어지고 무허가 공장·축사에서 내뿜는 폐수로 샛강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마땅하다. 현재 팔당상수원 양안 300m 안에는 러브호텔 113곳과 고급음식점 1,072개가 밀집돼 있어 숙박시설에서 하루 2,833t,음식점에서 7,693t 등 1만t 이상의생활하수를 토해내는 등 팔당호 수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법 제정후 팔당댐 하류부터 잠실수중보까지에서는 오염을 유발하는수상레저가 금지돼 있음에도 15개 업소가 동력장비 306대로 모터보트·수상스키·제트스키 등의 영업행위를 하며 연간 휘발유 29만ℓ을 소비하고 있어수질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강수계는 우리나라 인구 절반의 목을 축이는 생명의 젖줄이다.‘살아 있는 물,숨쉬는 물’이야말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고 민족의 앞날을 가늠하는 원천이 아닐 수 없다.건강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수질법이 제정됐지만 입법과정에서 수도권과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상충돼 공청회가 난장판이 되는 소란이 벌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음을 기억한다. 입법과정에서 파란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로 공표까지 된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법이 무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지 주민들은 각종 규제조치로 인해 경제활동이 제약받기 때문에 법을 지킬 수 없다는 분위기다.현재 공사중인 건물은 법제정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관련 시·군은 신축허가 현황과 적법성 여부를 파악하고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물은 위에서 밑으로 흐르는 만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을 수 있음은당연한 이치다.수도권 주민들로서는 건강한 물 확보가 가장 절실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류 주민들이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을 보상하는 것이 시급하다. 수도권 주민들이 내년부터 부담하는 물이용 부담금을 상류 주민들에 대한 보상금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겠다. 세계 인구 60억명의 새로운 밀레니엄시대를 앞두고 수자원 확보는 인간이해결해야 할 과제다.더욱이 건강한 물의 확보는 절체절명의 과제다.수도권주민들중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사람은 3% 정도에 머물러 상수에 대한불신감이 대단히 크다.수도권의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질법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기백 논설위원kbl@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 (39) 전북 장수군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산 좋고 물 맑기로 유명한 전북 장수군에는 파란 하늘 아래 빨갛게 익어가는 탐스런 사과밭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무공해 청정지대인 이곳이 전국 최고 품질의 사과 명산지로 새롭게 명성을높여가고 있다. 장수군은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전형적인 산간지역지만 지역 특색을살려 최우수 사과단지를 조성,잘사는 지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과밭 조성을 주업무로 하는 과원조성계를 설치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는전문가들이 사과재배에 관한 모든 것을 지도·교육하고 있다. 군 전체 면적의 78%가 산인 장수군의 사과재배면적은 375㏊로 전국 3만1,151㏊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그러나 장수사과는 고품질을 인정받아 타지산보다 월등히 높은 값을 받으며 공급이 달려 품귀현상마저 빚는 등이미 전국 사과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올 추석에도 서울 도매시장에서 조생종인 홍로 15㎏ 1상자가 최고 12만원에 경락됐다.타지산상품 8만원보다 50%나 비싸다.장수군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JS사과’는장수사과의 트레이드 마크로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비싼 값에도 날개 돋힌듯팔린다. ■재배여건 군 전역이 해발 400∼600m의 산간 고랭지로 생육기인 4∼10월의 일교차가 평균 11.1℃에 이른다.이때문에 장수사과는 당도가 높고 색깔이선명하며 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저장성도 우수하다.무공해 지역으로병충해 발생이 적어 농약을 타지역(17∼20차례)의 절반수준인 7∼10차례만뿌리면 된다. ■경제성 장수사과 재배 농민들은 키가 작고 수확이 빠른 신품종을 재배해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홍로,홍월,츠가루,야다카 등 조·중생종이 71%이고 만생종 후지가 29%로 추석을 전후해 집중 출하된다.10a(300평)에서 2,000㎏을 생산해 조수입 473만원을 올린다.영농비 112만원을 빼도 순소득이 361만원이나 된다.벼 67만원,담배 91만원,고냉지 배추 114만원,고추 137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배면적 확대 사과를 주 소득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사과밭 1만㏊를 조성해 전국 시장 점유율을 30%로 높일 방침이다.우선 내년까지500㏊,2005년까지 1,000㏊,2010년까지 2,000㏊를 조성할 계획이다.재배면적확대를 위해 산지를 개간하거나 논·밭에 사과나무를 심어도 ㏊당 750만원씩을 지원한다. ■국제경쟁력 제고 대책 키작은 왜성사과 묘목을 공급해 사다리 없이 관리할 수 있는 ‘보행자 과수원’을 조성한다.사과나무를 심는 밀도도 10a당 160∼300그루로 현재보다 배이상 확대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장수사과 관광상품화 지역 특산품인 사과를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 이미지와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사과를 소재로 한 테마관광사업을 육성하고 장수읍 두산리에 스피노자사과원을 조성할 계획이다.관내 각종시설물에 사과모형 등 상징 조형물을 넣는다.상가 간판에도 사과 이미지를형상화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문자사과 생산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이고 타지산이 장수사과로 둔갑하는일을 막기 위해 사과에 글씨를 새겨 넣은 문자사과를 생산한다.사과가 익기전에 글씨가 쓰인 검은색 비닐을 붙였다가 수확기에 떼면 햇볕이 차단된 부위에 자연스럽게 문자가 새겨진다.장수사과를 나타내는 ‘장수’라는 문자외에 소비자가 원하는 문양도 새겨준다. 장수 임송학기자 shlim@ *사과 시험포 사과를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집중육성하고 있는 장수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군 직영 사과시험포를 조성했다.군이 지난 96년부터 22억4,000만원을 들여 장수읍 개정리 일대에 설치한 사과시험포는 15㏊에 사과재배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군은 이곳에 10㏊의 새한국형 사과원을 조성하고 11개 품종 1만5,000주의사과나무를 심어 적정 품종개량,체험학습을 통한 새로운 기술보급 등을 하고 있다.추석무렵에 출하되는 장수 추석사과 품종선발 시험구 1㏊도 조성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692평의 유리온실에서는 사과우량묘,화훼,과채류 등을 시험재배하고 있다.새로운 품종의 사과나무를 접붙일수 있는 자근대묘(自根大苗) 생산 시험구 1㏊도 조성돼 유망대목 선발과 증식보급사업도 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현장체험 영상교육관 건립과 바이러스 무독묘 생산,사과박물관·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장수가 명실상부한 사과의 고장이 되도록 할방침이다. *김상두시장 인터뷰 “장수군의 미래를 전적으로 사과에 걸고 있습니다” 김상두(金祥斗) 장수군수는 사과재배면적을 계속 늘려나가 2000년대에는 장수를 전국 최고의 ‘사과 고을’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장수사과는 언제부터 재배됐나. 대구에서 사과농장을 경영하던 송재득씨(장수읍 동촌리)가 지난 85년 장수로 이사오면서부터다.사과박사로 통하는 송씨가 장수사과 개발의 원조라 할수 있다. ■짧은 기간에 장수사과의 명성을 높일수 있었던 이유는. 산간고냉지인 우리 지역의 기후와 토질이 사과재배에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사과를 생산해 높은 값을 받으면서 장수사과의명성이 갑자기 높아지게 됐다. 특히 추석 무렵 타지에서는 덜 익은 사과를 출하하지만 우리 지역은 완숙된조생종 추석사과를 출하해 시장을 석권하게 됐다. ■장수사과의 특징은 무엇인가.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다.특히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생산된 장수사과는 사과 고유의 신맛과 아삭 아삭 씹히는맛이 일품이다. 색깔도 타지산과 비교 할수 없을 정도로 곱고 저장성도 좋다. 또 장수사과는 대부분 10년 이하의 어린 나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풍미가뛰어나고 농약도 적게 친 저공해 과일이어서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다. ■장수사과 생산량과 소득은 얼마나 되나. 195농가에서 375㏊를 재배해 5,300t을 생산함으로써 90억원의 소득을 올릴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은 적당한 소득작목이 없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앞으로 재배면적을 늘려 농가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장수 임송학기자
  • [공직탐험] 운행지시서 역관리까지’전천후’ 시골역장 (1)

    *시골역장 어떤 공직이든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꽃’으로 불리는 직책이 있기 마련이다.흔히들 ‘철도공무원의 꽃’은 역장이라고 한다.그러나 화려한 위상을자랑하는 다른 ‘꽃’과는 달리 역장은 권세도 명예도 없이 음지에서 묵묵히일하는 우리의 이웃에 불과하다. 이러한 측면은 특히 지방 중소도시 역장에게서 확연히 드러난다.그들의 애환을 담아본다. 우리나라 전체 철도역 420개 가운데 중소도시에 있는 간이역은 331개.6급이역장을 하기 때문에 흔히 ‘6급역’으로 불린다.전체 직원은 역장을 포함해4∼8명이나 4명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2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하기 때문에 실제 근무인원은 2∼4명에 불과하다.따라서 역장의 업무영역이 따로 있을수 없다.전반적인 역관리와 열차운행 조작은 물론 플랫폼에 나가 열차 정·발차를 지시하고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도 역장의 몫이다.아무리 열차운행시스템이 첨단화됐어도 열차는역장이 파란 깃발을 올려야만 비로소 출발할수 있다.철도사고는 조그만 방심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역장은 항상 긴장속에서 살아간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일신2리 구둔역(중앙선) 이기주(李基炷·41)역장은“운전원이 수면을 취하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받는다”고 말했다.사람이 없으므로 역내 청소까지 역장이 직접하곤 한다.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고지대 역의 역장들은겨울철이 되면 걱정이 앞선다.직원 1명과 함께 광활한 역구내의 눈을 치우려면 반나절 이상씩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 97년까지는 역장이 주로 50대였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평균연령이낮아져 지금은 40대가 주를 이룬다.9급부터 시작해 6급역 역장이 되기까지는 20∼25년이 걸리며 철도대학을 나온 경우는 8급부터 시작하기에 이보다 3∼4년 빠르다.보통 한 역에서 2∼3년 근무하다 다른 역으로 옮기기 때문에 역장이 되기까지 7∼10개 역을 거친다.‘이삿짐 싸는 횟수가 군인 못지 않다’는 얘기가 여기에서 나온다.일반적으로 6급으로 승진하면 큰 역의 여객계장·수송계장 등을 거친 뒤 간이역 역장으로 나간다. 열차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시절 철도공무원이라면 보지도 않고 딸을 줬다는 얘기는 ‘전설’이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지방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역장들은 긍지를 갖고 일한다.초등학교 운동회라도 열릴라 치면 초청돼 면장·지서장 등과 어깨를 견주는 ‘작은 기관장’인 것이다. 김학준기자 kimhj@
  • 4회 부산국제영화제 14-23일 열려

    20세기 마지막 해를 장식할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답게 올 부산영화제에는 국제 영화계의 거물감독들이 대거 참석한다.‘책상서랍 속의 동화’로 ’99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거머쥔 장이모 감독은 유현목 감독·원로배우 황정순씨와 함께 핸드프린팅행사를 펼친다.또 데즈카 오사무의 아들로 ‘백치’를 감독한 데즈카 마코토,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 ‘처녀자살소동’을 만든 소피아 코폴라,‘쥐잡이’를 선보이는 영국의 여성감독 린 램지,‘컵’을 출품한 부탄의승려감독 키엔체 노르부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차림표는 어느해보다도 풍성하다.수영만 야외상영장과남포동 일대 극장가에 풀어놓을 영화는 54개국 211편.압바스 키아로스타미·장이모·리트윅 가탁 같은 거장들의 신작이 있는가 하면,프루트 챈·장위엔·부르노 뒤몽 등 주목받는 신진감독들의 작품도 고루 섞여 있다.개·폐막작으로는 한국의 ‘박하사탕’(감독 이창동)과 중국 장이모감독의 ‘책상서랍속의 동화’가 상영된다. 영화의 바다에서 견져올릴 월척급 작품들로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개막작?박하사탕 무기력의 극한에 이른 한 중년 사내의 개인사를 통해 얼룩진 한국사를 추체험.‘초록 물고기’로 한국사회의 폐부를 드러내 보인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현대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간다. ■ 폐막작?책상서랍 속의 동화 중국 5세대와 6세대 감독을 아우르며 새로운 리얼리즘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장이모 감독의 신작. 열세살 난 대리교사의 이야기를통해 중국 시골의 교육현장을 들여다 봤다.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영화에서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 스며있는 맑은 영화. ■ 아시아영화?쌍생아 ‘일본의 데이비드 린치’‘사이버 펑크의 귀재’로 불리는 쓰카모토 신야 작품.에도가와 람포의 동명소설을 영상에 옮겼다.서로 다른 운명의길을 걷던 쌍둥이가 한 여인을 축으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철남’‘동경의 주먹’‘총알발레’ 등에서 감독이 보여준 기괴한 이미지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그리고 삶은계속된다’‘올리브 나무 사이로’ 등 ‘이란 북부 3부작’으로 잘 알려진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영화.이란 접경지역 쿠르드 마을의 독특한 장례의식을 매개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기록영화에 가까운 담백함이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특징. ?그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 6,000만원짜리 초저예산 영화 ‘메이드인 홍콩’에 이어 프루트 챈 감독이 만든 홍콩반환 3부작의 두번째 작품.중국 반환막?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직업군인들이 은행털이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춤 춤과 팬터마임,연극이 혼합된 인도의 전통예술인 카타칼리의 대가 쿤히쿠탄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인도 영화.감독은 샤지 카룬.1930년대인도 남부의 케랄라를 배경으로 삼았다. ?구름에 가린 별 사티야지트 레이·므리날 센과 함께 인도영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리트윅 가탁 감독 작품.벵갈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 등을 탐구했다.오늘날 인도영화의 새로운 세대인 마니카울·쿠마르 샤하니·아두르고파라크리슈나 같은 감독들은 모두 그의 제자다. ?황토지‘사람과 대지’ 사이의 관계를 살핀 중국 5세대 감독 첸 카이거의대표작.1939년,팔로군의 한 병사가 민요를 수집하기 위해 가난한 마을 산시성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지평선이 화면 상단 3분의 2까지 올라오는 특이한구도가 눈길을 끈다. ?라쇼몽 ‘일본 영화계의 천황’ 구로사와 아키라의 출세작.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일본영화로서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진 첫 작품.숲속에서 일어난 사무라이 살인사건을 여러 인물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풀어간다.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형이상학적 물음을 던지는 영화. ?오발탄 지난 56년 ‘교차로’로 데뷔한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한 가족을 통해 당시 한국사회 문제를 다뤘다.리얼리즘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모던한 방식으로 현실을 드러내고있다는 평. ■유럽영화?내 어머니의 모든 것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열네번째 작품.간호사 마누엘라는 사고로 죽은 아들이 남긴 노트 속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글을 읽는다.그리고 성전환으로 여성이 된 남편을 찾으러바르셀로나로 떠난다.양성애와 동성애에 대한 분방한 묘사,초현실적인 발상,그로테스크한 유머 등이 그의 영화의 특징. ?8월말,9월초 불치병을 앓던 친구의 죽음으로 변화해가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통해 프랑스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죽음의 풍속도를 그렸다.감독은 9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올리비에 아사야스.그는 홍콩 여배우 장만옥과 결혼,화제를 낳기도 했다. ■애니메이션?모노노케 공주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개발지와원시림이 공존하던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그리고 환경파괴 문제를 다뤘다.97년 일본 개봉 당시 1,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작이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영화의 입장료는 1편에 4,000원(개·폐막식 8,000원).입장권 예매는 부산은행 전국 지점망과 서울의 서울극장·시네코아·중앙시네마 등에서 실시하며,인터넷 홈페이지(www.piff.org)로도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韓銀 2,893개 업체 조사 4분기 경기 파란불

    최근 실물경제가 빠른 속도로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은 4·4분기에도 경기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3·4분기에는 생산 판매 채산성 등이 개선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전분기보다 훨씬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매출액 15억원 이상인 2,893개 업체를 조사해 28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내다본 4·4분기 업황전망실사지수(BSI)는 120으로 3·4분기 실적치인 108을 웃돌았다.비제조업체 전망치도 104로 95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가 나빠질 것으로예상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경기상승세 지속전망은 수출기업(BSI 116),내수기업(〃122) 모두 밝게 보았다. 또 생산설비전망 BSI는 101로 기업의 과잉설비 부담이 거의 해소될 것으로예상됐고 설비투자실행 BSI는 101로 나타나 기업들이 10∼12월중 당초 계획했던 설비투자를 집행할 생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하기자 lark3@
  • 연금 못받는 독립유공자 후손 “훈장 집단반납” 파란 일듯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속설이 빈말이 아닙니다.우리 회원들은선대(先代)가 독립운동을 한 ‘죄’로 물려받은 것이라곤 무식과 빈곤 뿐입니다.해방된 조국에서 거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니 선대의 훈장이 무슨소용이 있습니까”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비공식으로 구성한 애국선열유족회(회장 孫守光)는28일 정부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회원 226명 전원이선대의 훈장을 국가보훈처에 반납키로 결의,7명이 먼저 훈장을 유족회에 내놓았다. 이들이 대통령 명의로 수여된 훈장을 집단반납할 경우 큰 파란이 일 전망이다. 이들은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들의 후손(손자)들이지만 아무도 정부로부터 연금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지난 73년 비상각의에서 관련법을 개정,8·15 광복 이후에 사망한 애국지사의 경우 유족의 연금수혜 대상자를 손자대(代)에서 자녀대(代)로 1대 축소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후손들의 교육·생활정도는 감안하지 않은채 단지 선대의 사망일자를 기준으로 후손들의 연금수혜 가부를 결정하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면서 “생활이 곤란한 후손들을 배려해 연금수혜 대상자를 손자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기수(郭琦洙·서울 대치동 거주)씨의 경우 이른바 ‘밀양폭탄사건’의 주모자로 옥고를 치른 곽재기(郭在驥·63년 독립장)의사의 손자로 현재 장례식장에서 염(殮)을 하며 생활을 꾸려가는 등 회원 대부분이 어렵게 살고 있다. 한 독립운동가는 “보훈처가 예산·관련법규를 들먹이며 독립유공자 예우에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직분을 망각한 처사”라면서 “연금을 받고 있는 생존지사·유족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연금수혜 대상자를 오히려 증손자대까지로 추가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운현기자 jw
  • 지금 전국은 ‘테크노’의 열풍

    사방에서 ‘테크노’소리가 들려온다. 멜로디와 가사 없이 그저 단순히 반복되는 강렬한 비트만 있는 테크노음악이 인기를 얻고 있다.테크노는 이미 70년대 독일 그룹 크라프트베르크의 ‘라디오 액티비티’를 통해 우리에게도 낯익은 장르. 그래서 기성세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왜 이제 와서 다시 테크노인가.’혹자는 세기말 현상임을 지적한다.기술과 진보는 있되 정신과 이데올로기는없는 텅빈 세기말을 닮았다는 것이다.혹자는 골치아픈 테크놀로지와 문명에서의 해방을 위해 일종의 무의식 상태를 지향하고자 하는 대중의 취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무의식과 진공으로의 질주를 위해 기계음에 의존한다는 진단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우리 고유의 색깔을 지닌 테크노를 정착시킨 선두주자로 꼽히는 시나위·H2O 출신의 강기영(DJ명 달파란)은 “테크노는 무의식으로 사람들을 트랜스(전환)시키는 데 특징이 있다”고 단언한다.그는 “듣는 사람이 음악임을 인식할 때에는 이미 테크노가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없이 내놓는다. 테크노에 담긴 매력은 일정한 비트 속에 다양한 장르를 얹을 수 있다는 데있다.같은 음이라도 DJ의 개성과 커리어에 따라 전혀 달리 표현된다.음반은이런 디제잉 작업 가운데 가장 좋았던 음을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테크노는 음악 수용자와 제공자의 관계를 역전시킨다.DJ와의 상호교통 속에서 음악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스타 뮤지션은 없다. 어떤 뮤지션을 좋아해서 자살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테크노댄스가 외국물을 맛본 첨단 직업인들 사이에서 유행해 출발했고 춤 자체가 극히개인주의적 편향을 드러낸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현재의 테크노 상황은 춤은 있고 음악은 없는 상태인 듯 보인다.진정한 음악으로서의 테크노를 찾기 위해서는 곁가지와 겉치장으로서가 아니라우리 정서에 맞는 테크노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정서라는 말 자체가 테크노에게는 ‘사치’일 수 있겠다. 각설하고 테크노음악과 댄스팬들은 신나겠다.추석연휴를 맞아 신나는 레이브 파티가 세 군데서 열린다.독립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한가위 광란의 레이브 파티’가 24일 오후8시부터 다음날 새벽5시까지 예술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성기완 이한별 민경현 등이 참여하고 한국의 달파란과 양양,일본의DJ준·알렉스 등이 테크노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02)512-6903∼4또 펌프기록이 주관하는 ‘아우라소마 99’가 압구정동 클럽 세도우에서 24일 오후8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레이브 파티를 벌인다.이어 한국과 일본의유명 DJ들이 자웅을 겨루는 ‘한일전’이 홍대앞 시어터 제로(02-338-9240)에서 25일 같은 시간 열린다.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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