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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거짓말 어린 아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젊은 어머니는 사뭇 충격을 받았다. 꼬마를 무릎에 올려놓고는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어머니는 설명했다. “눈이 불같이 새빨갛고 날카로운 뿔 두개가 달린 새파란 키다리가 밤중에 와서 거짓말하는 아이들을 잡아간단 말이다.” 그러자 꼬마가 말했다. “엄마는 나보다 거짓말을 더 잘 하네, 뭐.”●처방전 환자 : 의사 선생님, 제 귀에 이상이 있나봐요. 요즘 들어서는 제 방귀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거든요. 의사 : 그러면 식후에 이 알약을 꼭 3알씩만 복용하십시오. 금방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의사 : 우와! 그럼 이게 귀가 밝아지는 약인가요? 의사 : 아닙니다. 방귀소리를 크게 하는 약입니다.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2) 화이트 데이의 진정한 의미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2) 화이트 데이의 진정한 의미

    [생각열기] 화이트 데이의 ‘white’는 하얀색이다. 그럼 화이트 데이와 사탕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조금 있으면 화이트 데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팬시점이나 마트에서는 화이트데이를 위한 상품들이 즐비하다. 기껏해야 사탕인데 하지만, 가격을 보면 10만원이 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사탕값보다 포장비가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화려한 사탕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색을 보면 하얀색과는 거리가 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화이트데이라고 하는 것일까? 정답은 원래 화이트데이는 사탕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마시맬로를 주는 마쉬맬로 데이가 바뀐 것이다. 일본의 한 제과업체에서 밸런타인데이에서 착안하여 남자도 여자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을 만들고, 사랑을 고백할 때 마시맬로를 주도록 홍보하였다. 마시맬로는 초코파이 속에 들어있는 하얗고 부드러운 부분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마시맬로 데이라고 했었고, 마시맬로의 하얀색 때문에 화이트데이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마시맬로가 판매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상품으로 사탕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생각에 날개달기]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사랑을 표현할 때 돈의 가치가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얼마나 비싼 선물을 하느냐가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초콜릿이나 빼빼로, 사탕의 값들이 점점 비싸져 가고 있으며, 값이 비싼 상품들이 잘 팔린다고 한다. 연인에게 뿐만 아니라 스승의 날이나 어버이날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도 어느 수준 이상의 적당한 가격의 선물을 찾기에 골몰한다. 그러나 청소년기부터 사랑의 마음이나 감사의 마음을 돈으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첫째 이유는 사람의 마음은 돈을 주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청소년기부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돈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습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이유는 이런 기념일의 대부분이 상업적인 목적에서 제과업체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날 선물을 받았을 때 기쁜 것은 먹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기쁜 것이다. 따라서 내가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값비싼 물질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예쁘게 종이를 만들어서 편지를 쓴다든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멋진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다든지, 아름다운 시를 낭송해서 테이프에 녹음해서 주는 등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시간과 노력은 조금 더 들겠지만 값비싼 선물의 인스턴트식 사랑고백보다 더 많은 감동과 함게 오래도록 기억에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사랑을 고백한다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에 즈음해서 팔리는 제과 매출액이 각각 수백억원을 훨씬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해마다 이 금액은 엄청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결핵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크리스마스 실의 판매량은 1997년 3811만장 팔리던 것이 2004년 2640만장으로 1200만장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데에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정작 우리 주위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여지는 돈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을 가지게 한다. [생각주머니 넓히기] 1. 아래는 우리 전통민속 기념일이다. 날짜에 해당하는 명절 이름을 적어 보자. 그리고 이런 민속명절과 제과업체에서 만든 기념일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의미있는지 생각해 보자 2.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부모님이나 스승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이를 실천해 보자.
  • 초록향기 외나로도 봉래산 삼나무숲

    초록향기 외나로도 봉래산 삼나무숲

    3월초인데도 서울에는 아직 겨울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다. 남쪽에는 봄기운이 완연하겠지. 급한 마음에 자동차를 몰고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다.7시간 만에 도착한 곳이 전라남도 고흥반도.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이름 모를 섬들. 산구비를 돌면 낯선 이방인을 맞아주는 어머니의 품 같은 포구가 따뜻하게 반긴다.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고깃배들의 힘찬 모습, 아직은 좀 차갑지만 갯냄새 가득한 바닷바람에서 싱그러운 봄의 향기가 가득하다. 전남 고흥에는 아기자기한 갯가의 바위를 비롯, 연초록 숲이 가는 곳마다 발목을 잡는다. 화려한 봄꽃이 좋다고는 하지만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봄햇살과 푹신푹신한 흙이 가득한 ‘섬속의 숲’나들이는 지금이 제철이다.멀다고 망설이지 말고 사랑하는 애마(?)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남도의 숲으로 봄냄새를 맡으러 떠나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고흥반도가 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13번째인 인공위성 발사대가 설치되는 나로우주센터의 건립계획이 발표되면서다. 하지만 고흥에는 우주센터보다 더욱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삼나무숲’과 ‘상록수림’이다. 도대체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서 바다보다 유명한 것이 숲이라니…. # 원래 이름은 나라도 고흥반도 끝자락 나로도(羅老島)는 연륙교와 연도교로 이어져 있다. 외나로도까지는 내나로도를 징검다리 삼아 두 개의 다리를 건너야만 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다. 조선시대까지 나라에 바칠 말을 키우는 목장이 많아 나라의 섬이란 뜻으로 ‘나라도’라 불려왔다. 그러다가 일제시대에 우리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정체불명의 이름인 ‘나로도’로 바뀐,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또한 나로도는 남해안에서 ‘삼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어장. 일제시대에는 이 곳에서 잡힌 삼치와 각종 물고기를 전량 일본으로 빼돌리기 위해 400여 명의 일본인이 거주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수산 자원이 고갈돼 삼치가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풍어를 이룬다. 고흥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은 외나로도 봉래산 자락에 있는 ‘삼나무 숲’이다. # 숲속의 바다, 바다속의 숲 외나로도 봉래산은 비록 해발 410m의 낮은 산이지만 건립 중인 우주 센터를 품에 앉고 정상에 서면 사면에서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망이 좋은 산이다. 또한 운이 좋으면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니 정말 한반도의 남쪽은 남쪽인 것 같다. 봉래산 정상에서 동쪽을 내려다보면 겨우 내내 푸르름을 잃지 않는 숲이 보인다. 바로 삼나무숲이다. 일제 때 시험림으로 조성된 숲으로 무려 20만여 평에 80년 된 삼나무와 편백나무 3만 그루가 자라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경남 함양의 상림숲이나 전남 장성의 축령산보다 더욱 잘 보존돼 있다. 삼나무 숲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 첫번째가 봉래산 산행의 시작점인 통신 중계소에서 봉래산 정상, 시름재, 삼나무숲을 거쳐 다시 통신 중계소로 돌아오는 2시간 코스. 두번째가 우주센터가 건립 중인 예내리 예당마을에서 삼나무 숲만 보고 오는 30분 코스.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선택하면 된다. # 아름다운 봄의 교향곡 예내리 예당마을에서 꼬불꼬불 산길을 10여분 승용차로 오르자 갑자기 커다란 나무숲이 눈에 들어온다.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나무들이 모여 있다. 거대한 크기의 나무에 압도당해 ‘거인의 나라’에 온 것처럼 자신이 너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입구에 들어서자 공기부터 확 다르다. 향긋한 나무의 냄새,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실려오는 봄꽃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멀리 온 보람이 느껴진다. 숲으로 들어서자 말그대로 자연이 빚어낸 ‘위대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파란 하늘 끝에 닿을 듯 쭉쭉 뻗은 삼나무, 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연촉록의 나뭇잎, 그 사이를 정신 없이 뛰어노는 청설모와 다람쥐.‘푸드덕’하며 이방인의 침입을 알리는 꿩…. 게다가 연초록의 나뭇잎을 살짝 비켜 얼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하얗고 투명한 봄햇살. 잿빛 도시와는 전혀 다른 낙원이었다. 중간중간에 만들어 놓은 의자가 있었다. 얼른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쉬었더니 온갖 자연의 소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한 20여분을 걸었다. 길이 환해지며 숲이 끝나고 멀리 아름다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삼나무숲을 즐겨도 좋고 내친김에 봉래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도 권할만하다.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걷는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안내 표지가 만들어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 당집이 있는 나무숲 외나로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숲이 있단다. 궁금했다. 얼마나 멋있고 보존 가치가 있기에 숲이 천연기념물 362호로 지정되었을까. 나로도 해수욕장으로 달렸다. 바닷가에 우뚝 버티고 있는 초록의 숲에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온다. 숲이 얼마나 우거졌는지 한낮의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한다. 숲속은 컴컴해 늦은 오후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상록수림은 물고기가 서식하는 알맞은 조건을 만들어 물고기떼를 해안으로 유인하는 어부림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원래 주변에도 숲이 무척이나 우거졌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약 4000평정도의 숲만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상록수림으로 난대림상(暖帶林狀)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한다. 구실잣밤나무 등 16종의 상록활엽수가 수관(樹冠·나무가 우거져 줄기 윗부분에만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상태)을 이루고 있다. 개서어나무 등 23 종의 낙엽활엽수와 개머루 같은 덩굴식물 등 수많은 식물이 살고 있는 식물의 보고로 손꼽히는 곳이다. 300년 넘는 나무들이 즐비한 숲은 주민들에게 신령스러운 존재로 믿어진다. 상록수림의 가운데에는 말에게 제사를 지낸 마신당과 당묘가 있다. 마신당 안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말이 있어 정초에 제를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얼마나 사람들이 숲을 못살게 굴었는지 해마다 훼손이 심해 지금은 숲을 들어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보존에 힘쓰고 있다. 숲을 돌아보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푸름 아름드리 거목들이 항상 푸름을 지키고 있는 금탑사의 비자나무숲은 고흥에 숨겨진 보석. 천등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금탑사는 자동차로 올라간다. 차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가보자. 숲 바닥에 나뒹구는 갈색의 잎들 사이에서도 봄전령이라는 쑥, 냉이, 달래 등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금탑사는 송광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때(7세기 말)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됐다. 당시에 금탑(金塔)이 있어 금탑사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1604년(선조 37)에 증건축했다. 금탑사를 둘러싸고 있는 비자나무숲은 사찰 창건 후 300∼400년이 지난 1700년 이후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30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민족의 역사를 굽어보고 있던 비자나무들은 광복과 6·25전쟁을 겪으며 잘려지고 훼손되는 수난을 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금탑사와 고흥군에서 비자림 내 모든 나무에 번호표를 붙여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곳의 비자나무들은 높이가 무려 9∼14m, 둘레가 1m가 넘는 등 세월의 무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비자나무림 주변의 숲에는 율곡 이이의 부친이 호환(虎患)이 두려워 심었다는 나도밤나무가 있다. 또 푸조나무, 비목 등 갖가지 나무들이 살고 있으며 참취, 나비나물, 꿩의다리아재비 등이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맨얼굴의 끼 ‘더블A’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맨얼굴의 끼 ‘더블A’

    # 윤복기-복희-성복희-보키 폰 보데-그리고 비로소 ‘윤복희’로 돌아오다 ‘어제’를 돌아보지 않고 ‘오늘’만 바라보며 산다. 윤복희씨의 오랜 습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옛날로 돌이키는 ‘아주 편한 무대’에 선다. 바로 올 4월에 가질 ‘인생 60년, 무대 55주년’ 기념공연이다. 윤씨의 본명은 윤복기(尹福起).‘여러분’으로 79년 서울국제가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순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연출했던 오누이. 바로 오빠 윤항기씨의 ‘기’자 돌림이다. 무대를 따라 옮겨 다니는 ‘떠돌이별’이었던 그는 정작 호적조차 없었다. 그냥 남들에 의해 발음상 ‘복희’가 되었다가 해외공연을 떠나기 직전인 열여섯 살 때 어머니 성을 따 ‘성복희’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처음 올렸다. 그 뒤 독일계 혼혈가수 유주용과 결혼하면서 ‘보키 폰 보데’가 됐다. 그러던 86년 비로소 부친의 성을 따 ‘윤복희(尹福姬)’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호적에 올렸다(이때 호적을 45년생으로 잘못 기재했다). 이름만큼이나 파란과 곡절의 삶을 살았던 그는 불과 열살 남짓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오로지 ‘무대’ 하나만을 의지해 살아왔다. 본인 스스로 거슬러 가본 최초의 기억에서조차 먹는 것, 잠잘 곳을 걱정해야 했던, 어쩔 수 없는 이미 어른 아닌 ‘어른’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굶거나 길에서 잔 적은 없었다. 스스로 터득한 재능으로 미8군 쇼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오산비행장 부근의 미8군 클럽의 ‘제트 스트립밴드’의 마스터에게 겨우 사정을 해서 ‘10분간의 무대’에 서기 시작한 열세살의 복희는 이어 당시 ‘더블 A급 단원’들만으로 구성된 미8군쇼단 ‘에이원쇼’에 스카우트된다. 당시 ‘에이원쇼’ 밴드마스터였던 작곡가 김희갑씨의 회고. “복희가 아주 어릴 때였죠, 영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 발음을 적어 연습하곤 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복희는 발음이 매우 정확해 3개월마다 갖는 오디션에서 늘 더블 A를 받곤 했지요. 또한 내가 기타를 가르쳐주면 이내 무대에 올라 독주를 해낼 정도로 놀라운 음악적 감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연기, 춤, 노래 그리고 ‘끼’를 타고난 윤복희는 이후 해외무대로 진출,‘코리안 키튼즈’를 결성해 맘껏 실력을 펼친다. 이때 만난 영국인 매니저 찰스 메이더는 그의 스승이자 수양아버지. 열여섯살인 그에게 언제나 무대란 ‘비상구 없는 공간’이라고 가르쳤다.‘용서가 허용되지 않는 땅’이라고도 했다. 사실 이런 가르침이 아니었더라도 그에게 있어 무대는 ‘세상보다 더 큰 세상’이었다. 대중가수였던 그가 처음 뮤지컬 배우로 선 것은 77년,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그린 뮤지컬 ‘빠담 빠담 빠담’. 이 무대를 통해 그는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는 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놀라운 가창력으로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우는 듯 웃는, 얼굴 가득 찡그린 표정에서조차 어쩐지 행복감이 충만해 보이는 윤복희씨. 그는 지난 2001년에 ‘꾼’이라는 타이틀로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을 가진 이래 5년 만인 올 4월에 감격의 무대에 선다. “50주년 공연이 그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테크닉을 보여 주기 위해 꾸며진 무대였다면 이번에는 저나 관객들에게 매우 편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얼굴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며 담담하게 각오를 밝힌다. “오히려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내겐 말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줍니다. 그것으로 인해 허비했던 시간도 엄청 많이 남고…. 생활의 중심 하나를 바꿔버리니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더군요.” 지난 55년간 혼자 헤쳐 나온 ‘손때’가 잔뜩 묻은 무대가 그러하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 ‘땀내’가 짙게 배어 있는 듯했다. 글 박성서(가요평론가/저널리스트) sachilo@empal.com
  • 충남 천안 쇠내골 나서화 할머니의 전기없는 삶

    충남 천안 쇠내골 나서화 할머니의 전기없는 삶

    우리의 삶 아주 가까이 있어 종종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곤 하는 전기(電氣). 전기없는 일상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엔 아직도 전기가 주는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산간오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인이 보기엔 어쩌면 원시생활이나 다름없다. 충남 천안의 산골마을 쇠내골에 사는 나서화(76)할머니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전기없는 삶을 20년째 살고 있다. 전기로 환히 방을 밝히고,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TV도 보면서 사는 것이 소원인 나 할머니의 아주 특별한 생활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글 사진 천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물질적인 풍요로움속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은 간혹 TV도 없고, 인터넷도 없는 오지에서의 생활을 꿈꾼다. 아침에 산새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저녁이면 별을 헤며 스르르 잠속에 빠져든다. 전화올 곳도 없고 휴대전화에서 스팸메일 같은 것은 더 더욱 올리도 없다. 그야말로 무공해 자유로운 삶이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상상속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정안IC를 나와 원덕리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민가의 굴뚝에서 나오는 흰연기가 목가적인 풍경을 흠씬 자아낸다. 외지인의 방문에 놀란 멍멍이는 사립문 뒤에 숨어 요란스레 짖어댈 뿐,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지는 않는다. 희뿌연 안개속에서 밭고랑을 돌보는 촌부(村夫)의 모습은 세상살이에 지친 가슴 한자락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여유롭다. 아랫마을 원덕1리에서부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윗마을 쇠내골까지는 4여㎞. 온통 울퉁불퉁한 산길이다. 양지바른 곳에는 겨우내 언 땅이 녹아 군데군데 진흙구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차바퀴가 헛돌기만 할 뿐,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4륜구동차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조용하던 산자락을 시끄러운 자동차의 엔진소리로 뒤엎은 후에야 나서화 할머니가 사는 쇠내골에 도착했다.“이런 산골에 혼자 사는 노인네 뭐 볼게 있다고 찾아와?” 나 할머니댁의 방문을 열자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지청구부터 한다. 두평 남짓한 방. 조그마한 자개장과 책장, 그리고 어렸을 적 봤던 요강 등이 눈에 들어온다.“오늘 아침에 새들이 시끄럽게 우짖기에 누군가 올 줄 알았지.” 손님이 찾아오는 날에는 집앞 자두나무에 딱새며, 곤줄박이 같은 산새들이 먼저 알고 몰려와 시끄럽게 울어댄단다. 세상풍파가 고스란히 내려앉아 허옇게 센 머리카락이었지만, 거울을 보며 정성스레 다듬는 모습에서 여전히 여성스러움이 묻어났다. 할머니가 보는 거울에는 특이하게 온도계가 달려 있었다. 영상 10도를 가리킨다. 염치불구하고 이불이 깔려 있는 아랫목을 슬쩍 차지했다. 옛날 얘기라도 들을 참이었다. 쇠내골은 원래 쇠와 금이 많이 난다는 곳. 현재 8가구가 있지만 365일 상주하는 사람은 할머니가 유일하다. 나머지 7가구 사람들은 인근 마을에 거처를 두고 있으면서 농사철 등 때가 되면 찾는다. 할머니의 고향은 평안남도 성천.1948년에 어머니, 동생과 함께 월남했다. 서울 남대문과 상계동 등지에서 힘들게 생활하던 할머니는 진작부터 쇠내골에서 종암사라는 암자를 짓고 기거하던 같은 고향 스님의 권유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이때가 78년. 당시 50만원을 주고 초가 한 채를 사고 지금까지 지내온 것. 할머니의 일과는 아침 7시부터 11시 사이에 시작된다. 배 고프면 일찍 일어나지만 추운날엔 늦게까지 이불속에 있는다. 아침에 밥을 짓고 온돌난방을 하기 위해 불을 지피는 것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어지간히 추운 날에도 불은 하루 한번 이상 때지 않고, 아침에 지은 밥으로 저녁까지 해결한다. 반찬은 양념한 무채 한가지.20년 가까이 다른 반찬이라고는 만들어본 적이 없다.“싱싱한 무가 건강에 최고여.”라고 몇번 강조한다. 여름에는 300평정도 되는 집앞 텃밭에 무우나 상추, 깨 등을 심고 가꾼다. 집 주변에 무성하게 나는 잡초를 뽑는 것도 중요한 일과. 하루라도 안 뽑으면 할머니 키만큼이나 훌쩍 자란다. 또 주말이나 휴가철엔 쇠내골을 찾은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해야 한다. 겨울철이나 농한기때엔 주로 건전지를 사용하는 소형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세상밖으로 나 있는 유일한 창(窓)이다. 그나마 얼마전 안테나가 부러져 좋아하는 가곡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 할머니는 트로트보다는 가곡이 좋단다.‘봄처녀 제 오시네’,‘청산에 살리라’ 등을 즐겨 부른다.“내 고향 북쪽바다∼그 파란물결 눈에 보이네∼” 즉석에서 곱고 애잔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어느덧 할머니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고향에 두고 온 할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꼭 석달후 다시 오겠다고 했는데….” 또한 산골에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책을 읽는다. 고향생각에 ‘동토의 땅’,‘옥화동무 날기다리지 말아요’와 같은 북한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다. 얼마나 보고 또 봤는지 책갈피마다 손때가 묻어 있다. # 군불 지피다 집도 태우고 잠시후 할머니가 불을 지피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서자 강아지 ‘애술(愛戌)이’가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꼬부라진 삼각형의 귀에 누런 몸빛깔을 가진 전형적인 시골개다. 할머니는 애술이를 ‘세번째 손녀딸’이라 부를만큼 애지중지 여긴다. 어린아이 이름 작명하듯 획수와 음양오행 등을 따져 지었다. “가을에 땔나무를 구해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 예전엔 3m 가까이 되는 큰나무를 톱으로 썰어서 혼자 끌고온 적도 있어.”요즘은 인근 군부대 장병들이나 사회봉사단체 회원들이 땔감을 잔뜩 쌓아두고 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불을 지피다 집에 불을 내기도 했다. 대나무를 때던 아궁이에서 불씨하나가 틱∼소리를 내며 부엌 뒤에 쌓아놓은 억새풀에 옮겨 붙었다. 그러고는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부엌전체로 불이 번졌다. 다행히 뒷집 사람들과 함께 집앞 개울가에서 물을 길어와 불을 끄긴 했지만, 집을 수리할 여력이 없어서 한동안 비만 오면 재가 섞인 빗물이 떨어지는 방에서 생활해야 했다. 이젠 물을 길러 가야 할 차례. 파란 플라스틱통에 조롱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넣고 100m쯤 떨어진 뒷산 개울가로 향했다.“한겨울에는 개울이 얼어붙어 얼음을 가져와야 혀.” 어느덧 쇠내골엔 어둠이 찾아들었다. 할머니는 해가 지면 방에 누워 라디오를 듣는 것 외에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 예전엔 촛불을 켜놓고 책을 보기도 했지만, 깜빡 잠이들어 좋아하던 책과 머리카락을 태운 이후로는 촛불조차 켜지 않는다. 꼭 필요할 때만 손전등을 사용한다. 책장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며 가까스로 손전등을 찾아내자, 건전지 아깝게 왜 켜냐며 면박이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안정자금 27만원과 교통비 1만 2000원, 그리고 산지기 등을 해서 생기는 약간의 돈 등 30여만원이 한달 고정수입이다. 이 돈마저 집을 보수하기 위해 빌린 융자금의 원리금을 매달 갚고나면 주머니엔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쇠내골에 전기가 들어오면 환히 불을 켜놓고 TV로 좋아하는 가곡 프로그램이나 고향소식 담은 프로그램을 밤새 보는 것이 할머니의 소원이다. 쇠내골에는 오는 6월말쯤 전기가 들어올 예정이다. 원덕1리에서 쇠내골까지 4.7㎞구간에 1억 7000여만원을 들여 140개의 전신주를 세우는 공사가 곧 시작된다. 할머니는 “내년 7월이면 뒷집 할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다 갚을 거야. 그때쯤이면 손에 몇만원이 남으니까 그걸로 전기요금을 내면 될까?” 전기가 들어와도 걱정이다. 나 할머니를 뒤로 한 채 어두운 산길을 내려왔다. 초저녁이었지만 주위는 어느새 칠흑같은 어둠이 깔렸다. 마을에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문득 무수한 생각들이 겹쳐진다. 한명밖에 없었던 ‘반원’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해서,‘반장 한명, 반원 한명’인 생활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얻는 것만큼 잃는 것이 많지는 않을까? 할머니는 현재 쇠내골 8가구의 대표인 ‘반장’완장을 차고 있다.
  • [오늘의 눈] 원자바오와 이해찬총리/이지운 베이징특파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해외 출장 가서 밤이 되면 하는 일이 뭔 줄 아십니까.” 얼마 전 중국 외교부의 한 고위 관리가 사석에서 던진 말이다.“국내 업무 결재”가 답이었다.“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해외 순방때도 일을 싸들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해외 출장중에도 국내일을 처리하는 게 바람직한 일인지의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중국 지도자들의 ‘바쁜 일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한국기업의 임원들은 상당수의 중국 지도자들에 대해 ‘일 벌레’라고 혀를 내두른다. 중국에서 10년 안팎 생활한 기업인이라면 현재 장관급 인사들을 일선에서 만나본 경험들이 많다. 한 대기업 임원은 ‘예비 지도자급’으로 분류되는 한 장관급 인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대단히 온화한 인물로 알려져있지만, 일은 정말 독하게 하는 것 같더라. 밤 12시 전에 집에 가는 법이 없고 어찌나 지독하게 일을 하는지 밑에 있는 직원들이 ‘힘들어서 견뎌내질 못하겠다.’고 투덜거리는 소리를 여러차례 들었다.” 원 총리에 대한 중국 외교부 관리의 언급이 새삼 떠오른 건 지난 5일 인민대회당에서였다. 중국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그는 2시간가량 꼿꼿이 선 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를 낭독했다. 64세 중국 총리의 체력과 열정에 감탄하고 있을 바로 그 시각, 서울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춘삼월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었다. 사실 이해찬 총리와 관련된 정치 파문이야 새삼스러울 일이 없었다.‘정치인 총리’가 정국의 소용돌이에서 비켜나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다. 다만 이번 파문이 ‘골프’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같은 일이 여러차례 누적된 것도 사의 표명의 한 배경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20년 가까운 정치생활을 통해 능력과 열정은 검증된 이 총리이지만,5일 한·중 두 나라 총리는 너무 뚜렷이 대비됐다. 이지운 베이징특파원 jj@seoul.co.kr
  • [책꽂이]

    |실용| ●성공적인 부모 리더십(짐 테일러 지음, 노혜숙 옮김, 더난출판 펴냄) 아이를 ‘성취형 인재’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기술을 소개.‘꿈의 코스’로 불리는 마라톤 서브스리(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를 달성했을 정도로 도전적인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포지티브 푸싱(positive pushing, 긍정적 강제력)’, 즉 아이의 성공을 위해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 땐 확실히 밀어붙이라는 것이다.1만원. ●위인과 천재는 어머니가 만든다(유안진 지음, 다시 펴냄) “하나님은 언제나 어디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머니를 만들어 주셨다.” 유대 격언집에 있는 말이다. 유대인들에게 어머니는 ‘창조의 여신’이다. 물론 유대인 가정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버지가 호주이며, 교사라는 말과 아버지라는 말이 똑같이 ‘호루마’일 정도로 아버지의 위엄과 권위는 절대적이다. 책은 보통 아이를 위인과 천재로 키워내는 유대인의 특별한 가정교육을 소개한다.8500원. ●한국인의 부자학(김송본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역사학자 강만길은 그의 저서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에서 “개성상인은 봉건사회 천년 동안 실질적인 시장의 주역이며 ‘전위세력’이다.”라고 했다. 이 책엔 이같은 ‘천년 부자’ 개성상인의 상혼을 비롯해 조선 실학자의 경영해법, 장돌뱅이의 지혜가 녹아 있다. 한국인의 상인정신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상에 바로 서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 있으니, 그것은 곧 인무신불립(人無信不立, 신의가 없는 사람은 바로 서지 못한다)과 가난한 자의 빈 주머니라고 강조한다.1만 6000원. ●40대 남자의 생활혁명 프로젝트(이시형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직업을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독설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운명이겠거니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자. 처칠이 91세까지 장수한 것도 낙천적 기질과 함께 일을 즐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5월5일은 ‘international no diet day, 즉 다이어트에 신경쓰지 않고 먹고 싶은 대로 먹는 날. 미국인들은 이 날 체중계를 부숴버리고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닌다. 비만이 그만큼 절박한 이슈라는 얘기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들려주는 생활혁명 지침서.1만원.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데이비드 아커 지음, 이상민 등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개념화한 저자(버클리대 하스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의 대표적 저서.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브랜드 충성도를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브랜드 경영활동을 통해 브랜드 에쿼티가 증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2만 5000원. ●탄수화물 중독증(잭 캘럼 등 지음, 인창식 옮김, 북라인 펴냄) 탄수화물 중독증, 즉 ‘신드롬 X’라는 신종 유행병으로 인해 당뇨병과 심장병이 크게 번지고 있다.‘신드롬 X’는 슈퍼 박테리아 같은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먹음으로써 촉발되는 병이다. 흰 설탕과 흰 밀가루, 흰 쌀, 그리고 이들을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대변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빠르게 소화돼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끌어올린다. 설탕과 정제 곡류, 가공식품이 부른 신종 유행병에 대해 설명.1만 2000원. |유아·아동|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존 버닝햄 글·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펴냄) 평범한 아이 에드와르도는 어른들의 섣부른 판단에 자꾸만 심술쟁이 못된 아이로 변해가는데…. 어른아이 모두 칭찬과 격려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그림책.4세 이상.8500원. ●둘이 많다고?(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펴냄) 두 아이를 둔 엄마곰, 세 아이를 둔 아빠사자, 아이 넷의 엄마 두더지…. 저마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특별한 느낌을 얘기한다. 엄마아빠에게 모든 아이들은 다 특별하고 소중한 인격체. 5세 이상.9000원. |초등·청소년|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가네코 미스즈 글, 서승주 옮김, 소화 펴냄) 지은이는 일본의 동요시인. 엇비슷한 내용의 창작동화집, 서구의 번역동화 대신 단아한 정서가 돋보이는 일본의 동시집 한권 아이에게 권해보면 어떨까. 이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시집이 어른아이에게 두루 읽힐 만하다. 초등 고학년 이상.6000원. ●지식은 힘-환경(장수하늘소 글, 김효진 그림, 언어세상 펴냄) ‘지식은 힘’시리즈 세번째.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환경과 관련한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사회 과학 실과 도덕 체육 등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테마 101가지를 퀴즈 형태로 설명한다. 초등3년 이상.9000원.
  • [주말탐구-짝퉁] 아무리 진짜같아도 이것만은 못속였다

    [주말탐구-짝퉁] 아무리 진짜같아도 이것만은 못속였다

    짝퉁이 아무리 진짜를 닮아도 짝퉁은 짝퉁일 뿐이다. 비록 짝퉁을 만드는 기술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지만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명품 값을 주고 짝퉁을 사는 확률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골프채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짝퉁의 단골 메뉴가 된 지 오래다. 가장 일반적인 특징으로 모든 골프클럽에는 바코드가 붙어있지만 짝퉁은 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언을 꼼꼼히 살펴보면 연결 부분에 ‘*’문양 등 업체마다 고유상품을 식별하는 암호를 새겨놓는다.(왼쪽이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 원조격인 ‘비아그라’는 은밀하게 거래되는 모든 제품이 가짜라고 해도 좋다. 정품은 의사에 처방에 따라 병원이나 약국에서만 판매되기 때문이다. 정품은 기울여보면 로고의 색상이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뀐다. 정품은 2정이 알루미늄 포장에 담겨져 있다. 박스포장 단위는 8정이다.(왼쪽이 정품) ●가방 질감과 디자인 상태를 우선적으로 확인한다. 정품은 대부분 최고급 가죽을 사용하지만 가짜는 조금이라도 질이 떨어지는 가죽을 사용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표면상태가 거칠고 부자연스럽다. 바느질 솜씨도 이음매 등이 불규칙해 완전하지 못한 것이 많다.(왼쪽이 정품) ●운동화 얼핏보기에 디자인이 똑같으면 정품으로 착각하기 쉬운 품목이다. 정품은 로고 옆박음질 간격이 균일하지만 가짜는 간격이 불규칙한 것이 많다. 접착제의 처리상태도 중요한 판별 요소가 된다.(아래쪽이 정품)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미스아닌 미스코리어 金志娟

    미스아닌 미스코리어 金志娟

    『저도 떳떳이 새 생활을 열어보기 위해 영화계에 나가렵니다. 너무나 암울한 나날만 보냈읍니다』- 연기인지 꾸밈인지는 모르겠으나 금년도「미스·코리어」진(眞)을 「미스」가 아니란데서 실격한 - 말하자면 「미스·코리어」를 「미스」한 「미스·코리어」- 불운의 「퀸」김지연(金志娟·21)은 영화계에「데뷔」 하는 심경을 털어 놓았다. 김지연(金志娟)양은 요즘 한강변의 시영 H「아파트」에 살고 있다. 동거인은 오빠 김광수(金光洙·28)씨 부부. 약 1개월 전에 서울 시내 갈월동94의 집을 나왔다. 부모님 곁을 떠나 비교적 자유로운 오빠부부의 감독 밑에서 살아 보기 위해서란다. 그녀의 출연작품은 태창(泰昌)흥업의『상해(上海)의 방랑자(放浪者)』 (전우열(全右烈)감독). 지난 7월 2일부터 뚝섬의 촬영장에 나가고 있다. 계약금은 50만원. 이 중 20만원은 이미 받았단다. 金양은 허장강(許長江)군과 공연, 그의 외동딸 역을 맡게 됐는데 42「신」에 나오는 완전 주역. 열심히 일해서 훌륭한 배우가 되겠단다. 『저로서도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읍니까? 집에서 부모님의 신세만 지고 놀 수는 없으니까요. 「패션·모델」과 영화계의 두 길을 일단 생각해 보았읍니다. 그 중 「모델」에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읍니다. 이번 기회를 잡아서 저는 저대로 자기자신의 앞날을 걸어 보는 것입니다』 金양은 미인 탓인지「미스·코리어」眞 에 실격하면서 구설수가 따랐다. 고급 「바·걸」 이라는둥 비밀요정의 「호스테스」라는둥 그럴싸한 소문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뒤따랐다. - 金양이 나가는 요정에서는 줏가가 더 올랐다는 소문이던데? 『그 일(실격된 것)이 있은후 저는 집 안에 박혀 있었어요. 그 난리를 치러 놓고 제가 아무리 뻔뻔스럽기로서니 그런데 나갈 수가 있겠어요?』 - 소문은 상당히 구체적인걸요. 가령 「팁」이 얼마에서 몇만원으로 뛰어 올랐다느니 혹은 남자손님들이 金양의 실격을 위로해 주는 위로잔치를 베풀어 주었다느니 해서 말입니다. 『아이 참 멋대로 쓰세요. 그렇지만 「팁」이 몇 만원으로 뛰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룻밤에 몇만원 벌 수 있다면 정말 나가 보겠어요. 그런데 한 군데 소개해 주세요. 영화계 보다 그 쪽이 낫겠어요』(똑 바로 쳐다 보던 얼굴을 옆으로 숙이고 눈을 내려 깔더니 오른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이마에 경련이 스친다) 『기자들을 만나면 사형선고를 받는 것 같았어요. 오늘은 옛날의 제가 아니고 영화계에 나가는 병아리 김지연(金志娟)으로서 만나고 있읍니다. 옛날 일은 너무 들추지 말아 주세요』 金양은 그동안 거리를 나다니는 것도 무서웠다고 실토한다. 『「미스·코리어」가 된 뒤부터 (실격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남의 눈이 두려워서 행동을 더 조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동거하고 있는 올케와 같이 남대문시장에 갔을 때 그녀의 움직이는 곳마다 인파가 쏠렸다. 그것도 여자 구경꾼들. 그 여자들 사이에서는 별의 별 소리가 다 나왔다. 『저게 실격한 「미스·코리어」래!』하는 소리에서 『뻔뻔스럽지』라느니 『「미스·코리어」를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하는 따위, 돌멩이가 날아 올까 봐 두려울 지경이었다. 그녀에게 반갑지 않은 말을 던지든지 눈을 흘기고 지나가는 사람은 모두가 모두 여자들. 남자들은 의외로 관대하더란다. 한번은 반도·조선 아케이드에 「쇼핑」을 갔을 때의 일. 金양을 한번 보기 위해 남녀 가릴 것 없이 온통 사람 울타리를 이루어 빠져 나오지를 못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목욕도 집에서 하든가 언니와 독탕을 이용했다. 복장학원으로 나가 「디자인」을 공부할 생각도 해 보았지만 사람 눈이 무서워 그만 두었단다. 되도록 조용히 지내려고 했는데 영화계의 등쌀로 그만 또 세상에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金양이 「미스·코리어」에 실격되자 모친은 고혈압으로 성모(聖母)병원에 열흘동안 입원을 하는 소동도 빚었다. 그러한 난리 속에 끈질기게 영화계인사들이 출연교섭 공세를 펴왔다. 출연교섭을 해 온 영화사가 열 손가락은 넘는다. 실격 첫 날부터 전화「벨」이 울리면 영화사에서 온 것 이었다. 계약금도 경쟁의 도에 따라 20만원에서 30만원, 40만원, 50만원으로 껑충껑충 뛰어 올랐고 50만원 보다 더 내겠다는 제작자도 있었다. 영화출연 교섭경위에 대해 오빠 김광수(金光洙)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받으면 많이 받든지 안 받으면 아예 안받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하기로 우리들은 마음 먹고 있었읍니다. 그래서 출연영화의 「시나리오」를 사전에 읽어 보기도 했고 누가 감독을 하느냐를 검토하기도 했읍니다. 너무 어려운 역을 맡아서 「데뷔」와 동시에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고 여동생을 잘 키워 주는 믿을 수 있는 감독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말은 제1회 작품의 연기에서 성공을 거두면 「스타돔」으로 향해 발돋움해 보겠다는 金양의 마음가짐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전(全)감독이 제 친구입니다. 그래서 여동생을 한 번 맡겨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것도 좋든 나쁘든 「매스콤」에 알려진 허명(虛名)을 선전으로 한번 이용해 보겠다는 속셈인지도 모르죠.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믿고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옆에서 金양이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이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저는 실격사건을 통해 세상공부를 많이 했읍니다. 새 인생의 「스타트」를 끊으려는 것입니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 21세의 젊은 나이치고는 파란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金양이 부모에게 끼친 심려의 횟수만해도 첫 번째가 65년 5월 시내 P여고를 3학년에서 퇴학당했을 때였다. 두 번째가 아직 법률상의 남편이 되어있고 한 때는 함께 살림을 한 김태문(金泰文·23)씨 와의 결혼식(67년 10월 31일)때. 이 때도 金양의 가정에서는 모두가 결혼에 반대했다. 그것을 무릅쓰고 김태문(金泰文)씨와 결혼했다. 세 번째가 반년도 못가서 결혼에 실패하고 친정으로 돌아 왔을 때. 이번에는 결혼에 반대하던 부모와 오빠들이 이혼에 반대했다. 일단 시집간 여자는 그 남편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완고한 가풍으로. 이 때도 金양의 모친은 집안체면이 망했다고 앓아 누웠다. 그리고 네 번째가 「미스·코리어」실격사건. 그때의 「쇼크」는 새삼 말할 것도 없겠다. 게다가 본인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고급요정에서 인기를 독점하는 일류 「호스테스」가 되어 있다는 입방아는 여전 가시지 않고 있다. 『저는 저대로 이번 출연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읍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서 부모님들을 안심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 말하고 싶은 것은 저에게 꼭 한번의 기회를 달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스·코리어」로 뽑힌 미녀 중 김미정(金美貞),손미희자( 孫美喜子), 서양희(徐良姬) 의 3명이 영화계에 요란스럽게 「데뷔」했지만 3명이 모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고독하게 사라져 갔다. 심지어 이중 한명은 현재 비밀 고급요정의 「호스테스」로 나가고 있다고 한다. 金양이 이러한 선배들의 선례를 깨뜨리고 우리나라 영화계의 빛나는 성좌의 일각을 차지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선데이서울 69년 7/6 제2권 27호 통권 제41호]
  • 성남 구시가지 종합병원 설립 ‘파란불’

    장기적인 의료공백 현상에 빠져 있는 성남 구시가지 내 종합병원 설립에 난색을 표명하던 성남시가 건립타당성 조사에 나서 종전 입장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성남시는 최근 ‘성남종합병원 건립과 운영에 관한 타당성 조사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혔다. 시는 최근 이같은 용역을 실시하면서 수정·중원구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8.4%가 시립병원 설립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그 이유는 77.8%가 저렴한 진료비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28일 성남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설명회를 개최, 주민 의견을 들은 뒤 올해 안에 시립병원 설립·운영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설립하려면 500억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설립 초기 적자 운영이 불가피해 재원 조달 방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위탁운영의 경우 주민 의료비 부담이 높아지고, 직영의 경우에는 의료 수준이 떨어질 수 있어 운영방식 결정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구시가지 시립병원 설립은 2003년 종합병원 2곳이 폐업하면서 제기되기 시작, 그동안 관련 조례가 두 차례 부결되고 대학병원 유치가 무산되는 파동을 겪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比 반정부인사 100여명 체포

    반정부 시위와 군부 쿠데타설로 불거진 필리핀의 정국 불안이 반정부 인사 대거 검거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사흘째인 26일 쿠데타 연루 의혹을 받아온 레나토 미란다 해병대 사령관이 돌연 사임했다. 군 고위관계자는 “쿠데타에 연루돼 면직된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군내)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휘하 부대원들과 시민 100여명이 마닐라 해병대 본부 앞에 몰려와 항의하는 등 한 때 위기감이 고조됐다. 쿠데타 음모로 이미 해임된 아리엘 쿠에루빈 해병대 대령은 본부 앞에서 국민들의 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조비토 팔파란 소장이 이끄는 육군 제7사단은 비상사태 직후 쿠데타 음모 혐의로 체포된 다닐로 림 준장 예하 부대를 포위했다. 군 장성과 야당의원 등 반(反)아로요 인사 100여명이 체포된 가운데 프랭클린 드릴론 상원의장,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 등도 아로요 사임을 압박하고 나섰다. 마닐라 대통령궁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들은 바리케이드로 차단된 채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으며 27일 휴교령도 내려졌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임기5년 긴 것 같다”

    “임기5년 긴 것 같다”

    “임기 5년이 긴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오전 출입기자단과 함께 청와대 뒤편 북악산에 올라 밝힌 취임 3주년 소회다.3년간 겪은 정치적 노정을 바닥에 깐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5년이라는 세월이 긴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개헌 등 정치적인 해석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임기 중 잦은 선거로 이미지 싸움만” 노 대통령은 임기의 중간에 실시되는 선거에 대해 “대통령이든, 정부든, 국회든 5년의 계획을 세워 일하는 데 중간중간의 잦은 선거는 좋은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선거 때문에 하던 일도, 하려던 일도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국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10년이든,100년이든 자기 선거가 아닌 다른 선거를 계속하면 임기가 긴 게 의미가 없다.”면서 “자기 선거라면 차라리 정치적 명제를 내걸고 정면 승부도 하고, 국민들로부터 정책을 갖고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기 선거가 아닌 당의 선거를 갖고 하게 되면 정책 심판도 받지 못하고 이미지 싸움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거는 부분적으로 ‘국민을 속이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헌법보다 정치문화가 더 중요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희망이라고 모두 시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도한다고 다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되지도 않는 일을 가지고 평지풍파를 만들기보다 벌여놓은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동안의 정책 방향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임기 3년 동안의 경험으로 깨우친 사실은 헌법보다 정치문화가 더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제도가 나빠도 잘 운영될 수 있다.”고 전제,“좋은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대는 지나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헌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노 대통령은 다음달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갖는다. 다음, 네이트,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포털사이트 공동 주관으로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생중계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발제문 성격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를 띄웠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3년전 분리수술 샴쌍둥이 자매 튼튼하게 자라

    “사랑(언니)이는 몸은 약해도 ‘깡’이 있어서 지혜한테 안져요.” 2003년 3월 샴쌍둥이로 태어나 극적인 분리수술 끝에 새롭게 태어난 ‘사랑’과 ‘지혜’ 자매가 건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놀이터. 부모 민승준(37), 장윤경(35)씨와 이곳을 찾은 사랑·지혜는 구름사다리를 오르고 미끄럼틀과 그네 등 놀이기구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매들은 지난해 태어난 동생 은혜와 함께 광주 할머니집에서 자라고 있다. 겉모습만 봐서는 구별이 힘든 쌍둥이지만 성격은 상반된다. ‘분홍 옷을 즐겨 입는’ 언니 사랑이는 얌전하고 우직스러워 때로는 부모도 두손 들게 하지만 막내 은혜를 돌볼 때만큼은 제법 어른스럽기까지 하다. ‘파란 옷을 즐겨 입는 지혜’는 발랄하고 언니나 동생에게 양보도 곧잘 하는 ‘애교 덩어리’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기적’을 선물한 자매답게 건강한 모습으로 잘 자라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특히 사랑이는 배설을 잘 하지 못해 조만간 수술을 앞두고 있으며 이 탓인지 활동력도 동생에 못 미친다. 힘이 센 지혜가 언니를 못살게 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어머니 장씨는 “힘은 지혜가 세도 사랑이가 ‘깡’이 있어서 절대 안진다.”고 말했다. 아버지 민씨는 “아이들을 통해서 본 세상과 삶의 기적을 다른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성실한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씨 부부는 4월말 러시아 시베리아 하카시아 공화국의 여자 샴쌍둥이 베로니카와 크리스티아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서울에서 시베리아로 이어지는 모금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시각] 아이들이 읽을 교과서/황성기 문화부장

    고3 무렵이었다. 소설가가 되리라 작정했던 기자에게 고3이 주는 압박은 상당했다. 소설 공부도 제대로 안 되고, 그렇다고 학교 공부도 제대로 안 하던 기자는 사숙(私塾)하던 소설가 이청준 선생에게 편지를 냈다. 석 장쯤 되는 편지의 요지는 “세상경험도 모자라는 제가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요.”였다. 답신을 기대하지 않고, 한심한 꼬락서니를 한탄하듯 보낸 한 꼬맹이 독자의 그 편지에 선생은 파란색 잉크가 선명한 달필로 무려 다섯 장이나 답장을 보내주었다. 이메일 같은 간편한 통신수단이 있을 리 만무했던 그 당시 한국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던 소설가가 손수 쓴 편지를 받아쥔 감격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개봉한 편지에 담긴 선생의 가르침은 기대를 채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답장을 요약하면 이렇다.“학생, 대학입학이라는 큰 일을 앞두고 있으니 잔말 말고 (학교)공부에 몰두하시오.” 사실을 말하자면 선생이 호된 채찍질을 해주길 바랐다. 책도 많이 읽고, 넓은 세상도 구경하고, 소설에 푹 빠져 지내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기자는 여느 부모의 그것과 다름없는 선생의 가르침에 다소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선생은 대학에 들어가면 다양한 세계가 열릴 터이니, 그때부터 온갖 경험을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진학하는 데 집중할 때이며 소설은 그때 열심히 해도 될 것 같다며 낙담할지 모를 기자의 등도 두드려 주었다. 선생의 편지를 받고선 소설이 짓누른 강박에선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지만, 바라던 국문과에 들어가 선생의 가르침대로 소설 공부에 매달릴 수 있었다. 소설가의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기자 나부랭이’가 되어있는 지금,26년이나 지난 옛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것은 길을 잡아줄 선생 같은 존재가 새삼 그리워서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얼마전 한 강연회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른들이 없다. 지식인도 있고, 과학자도 있고, 정치가도 있지만, 어른은 사라진 지 오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그 강연의 말미에 “좌우를 조정시키는 키잡이가 없으면 배가 극단으로 치닫는다.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할 일이다. 균형을 잡는 키잡이가 없으면 배가 난파된다.”고 했다. 가족이건 국가이건 길을 잡아주는 키잡이의 실종은 불행이다. 이념도 좋지만 사회가 극단으로 갈려 언제 맞붙을지 모르는 대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넘어선다는 취지로 이달 초 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식의 지평이 열리는 일은 나쁘지 않다.“내가 옳다.”는 주장은 할 수 있어도 상대를 제압하려는 “우리 것만이 진리다.”라는 양쪽 필진들의 다툼은 곧 지금의 짜증스러운 정치 공간을 연상케 할 뿐이다. 보수진영, 특히 뉴라이트로 지칭되는 이들이 지난해 ‘교과서 포럼’을 결성해 친북좌파사관의 색깔이 짙은 기존 역사, 경제 교과서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재계까지 반기업 정서가 강한 교과서 수정에 어떻게든 관여하려 들자 이번에는 진보진영이 깃발을 들었다. 지난달 20여개 진보쪽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가 대안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결의한 것이다. 국정교과서가 폐지되고 검정교과서로 대체되는 2010년에는 어느 학교에서는 보수진영의 교과서, 어느 학교에서는 진보진영의 교과서로 공부하는 광경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것만은 막고 싶다. 친북좌파사관이건, 친미우파사관이건 이런 논쟁은 학계에서면 충분하다. 19세기 이론으로,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지금의 교과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보수나 진보나 공유하고 있다. 어차피 새 교과서가 필요하다면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는 균형이 요구된다. 이들을 조정하고 한쪽으로 쏠릴지 모르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난파하지 않도록 해주는 키잡이의 존재가 필요한 때인 듯싶다. 황성기 문화부장 marry04@seoul.co.kr
  • [신상품]

    ●LG패션 마에스토로 캐주얼이 컬러풀한 상의 이너라인 `M라인´을 시장에 내놓았다.M라인은 화사한 색상의 셔츠, 니트웨어, 티셔츠로 구성됐다. 입었을 때 옷이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 착용감과 활동성, 실루엣을 좋게 하는 뉴턴을 적용해 착용감과 옷맵시를 좋게 했다. 대님, 면바지 등 캐주얼한 의상과 함께 착용해 활동적인 느낌을 연출하거나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을 때 이너웨어로 활용하면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흰색·노란색·분홍색·보라색·파란색·초록색의 색상이 있다.13만∼16만원선.●㈜녹십자 하루 종일 혈중 니코틴 용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금연보조 패치제 니코패취를 출시했다. 아침부터 금연이 가장 힘들다는 저녁 술자리 흡연 욕구까지 하루 1회 부착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 하루 1갑 이상 흡연가는 니코패취30, 한갑 이하는 니코패취20 등이 나와 있다.1만 2000원선이며 약국에서 살 수 있다.●풀무원 가정에서도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맛있는 요리국물´ 4종을 출시했다.`샤브샤브용´ 2종과 `해물요리용´,`전골요리용´ 등으로 구성됐으며, 해산물, 양지머리, 사골 등 10가지 이상의 천연재료를 우려냈다. 고춧가루, 마늘 등 기본 양념이 되어 있어 요리 재료를 넣기만 하면 손쉽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중량 700g, 가격은 2800원.●그래드 전자레인지에 조리할 때 쓸 수 있는 `베이크 페이퍼 호일´을 내놓았다. 달라붙지 않는 재질이라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기름을 따로 두를 필요가 없다. 잘 찢어지지 않아 김치를 썰거나 생선을 다듬을 때 도마 위에 깔고 사용할 수 있다. 할인점 판매가는 4500원이다.●지퍼락 한번에 돌려 닫는 `지퍼락 트위스트´ 용기 2가지를 선보였다. 뚜껑에 볼록볼록한 홈을 처리해 돌릴 때 손가락이 미끄러지지 않는다.국물 음식이나, 잡곡, 커피 등 가루 음식 보관에 적합하다. 중형(2개입·946㎖) 3700원., 소형(3개입·473㎖) 3700원.●종가집 다음 달 10일까지 `봄 김치 미각전´을 연다. 통얼갈이, 배추고갱이김치, 모듬 맛 김치, 열무 얼갈이, 봄 동 달래김치, 총 5종의 겉절이 김치를 홈페이지(www.chongga.com)와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살 수 있다.●동원F&B 국산콩 청국장을 김치 양념에 사용해 특유의 냄새를 없앤 양반청국김치를 냈다. 신맛이 적고 아삭한 식감이 오래 간다. 양반어린싹김치는 발아 무순 어린싹 양념으로 배추를 버무려 생생한 김치맛이 살아 있다. 각 2.5㎏에 1만 5600원.●CJ 찰보리를 20%정도 넣은 `햇반 찰보리밥´을 출시했다. 통 찰보리를 사용해 구수한 맛이 난다. 회사측은 식이섬유와 기타 무기질 함량이 높아 봄철 건강식에 좋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1600원(210g).●해태음료 벌꿀에 녹차를 넣은 숙취음료 `녹차 꿀물´을 내놓았다. 숙취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녹차로 개운한 맛을 살렸다.180㎖ 캔 제품의 가격은 500원∼700원정도.
  • [씨줄날줄] 계 주/임태순 논설위원

    계주하면 가을운동회가 생각이 난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지는 가을운동회의 대미는 계주가 장식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 대표가 나와 배턴을 주고받으면서 달리기를 한다. 이어 달리다 보니 순서가 자주 뒤바뀐다.1학년은 청군이 앞서나가면 2학년은 다시 백군이 앞지른다. 배턴을 떨어트리는 실수도 자주 발생, 엎치락뒤치락한다. 이래저래 한편의 드라마일 수밖에 없고 보는 사람은 마음을 졸이게 된다.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이후 이 부문에서 줄곧 우승을 놓치지 않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여자양궁이 하계올림픽 단체전에서 5연패를 하고 있는 것과 견줄 수 있는 쾌거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3000m 계주도 각본없는 드라마여서 관전의 묘미를 더해주었다. 주연배우는 4번주자였던 변천사 선수였다. 그녀는 지난 19일 열린 여자 1500m에서 3위로 골인했으나 실격 처리돼 올림픽 동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변 선수의 실격은 진선유, 최은경 등 우리나라 낭자들이 1,2위를 차지하는 등 메달을 독식하는 것에 대한 역풍이 작용한 것이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나이인데도 동료들이 메달을 땄으니 괜찮다고 말해 국민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의연함, 희생정신은 계주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변 선수는 고비고비에서 우승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27바퀴를 도는 중반 레이스에서 한국이 3위로 처지자 역주,1위로 배턴을 넘겨주었으며 4바퀴가 남은 종반전에서도 중국선수를 따돌리고 1위로 진선유에게 배턴을 넘겨줘 이름 그대로 금메달을 전하는 ‘천사’가 됐다. 쇼트트랙은 체구가 작은 동양인에게 유리한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점에 착안, 쇼트트랙에 집중투자해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리병주법, 납조끼훈련을 개발해낸 것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계주는 팀워크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협동과 희생정신, 단결심이 없었으면 이런 선진 훈련법은 아무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단합된 힘으로 백인우위의 동계올림픽에 계속 황인종 돌풍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충격패 ‘악!’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예선리그는 이변의 연속이였다. 강호 캐나다와 미국, 체코 등이 초반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핀란드와 슬로바키아, 스위스 등이 돌풍을 일으켜 역대 올림픽 중 최대이변을 낳을 전망이다. 2002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캐나다는 엔트리 23명을 전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올스타로 구성해 선수단 전체 몸값이 1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었다.그러나 캐나다는 18일 스위스에 0-2로 일격을 당한 뒤 19일 핀란드에도 0-2로 무기력하게 패해 우승후보 명단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1998나가노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던 체코도 우승권에 벗어나있다. 미국도 슬로바키아에 1-2로 패배한 데 이어 스웨덴에도 1-2로 무릎을 꿇었다.미국은 한때 B조 4위로 처져 자력으로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없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반면 핀란드와 슬로바키아는 4승으로 각각 A·B조 1위를 기록하기도해 아이스하키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이번 대회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스위스도 체코를 꺾은 데 이어 캐나다를 82년 만에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여자 경기에서는 이변이 통하지 않았다. 캐나다가 21일 토리노 팔라스포트 올림피코에서 벌어진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스웨덴을 4-1로 제압,2회 연속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독일은 올해 열리는 월드컵 경기로 떠들썩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큼직한 문화행사로 연초부터 바쁘다. 고전음악의 정점이던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이기에 많은 연주회의 프로그램도 그의 음악으로 꽉 차있다. 또 2월17일은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서거 15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는 대개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 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는 소절로 시작하는 독일노래 ‘로렐라이’를 음악시간에 배웠다. 하이네의 시에 질허(Silcher)가 곡을 부친 이 서정적인 노래는 라인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유람선이 로렐라이 암벽 밑을 지날 때면 으레 선내의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온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곡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통해서 그들은 또 독일정신사에서 큰 줄기의 하나인 낭만주의가 전하는 분위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독일사람들도 어느정도 이 노래에 관해 알고 있지만 곡과 가사를 모두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치 때 이 노래 자체는 금지되지 않았지만 ‘작사자 미상’으로 되어 있었다. 개신교로 개종했지만 하이네는 원래 유대인이었다. 게다가 그는 프러시아제국의 배타적 민족주의와 권위주의를 신랄하게 조롱하고 비판했기 때문에 그의 저작은 기존질서와 관습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금서목록에 올랐다. 나치 패망후에도 서독에서는 하이네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었는데 그가 태어난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대학을 그의 이름을 따서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교’로 명명하는 문제도 근 20년을 끌다가 1989년에야 겨우 해결되었다. 비록 그에게 많은 고통을 준 독일이었지만 하이네는 “밤에 독일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네/ 눈 부칠 수도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네.”라고 조국을 향한 심정을 노래하였다. 하이네는 두번에 걸친 짧은 조국방문을 빼놓고는 공화주의 혁명의 본거지였던 파리에서 오랜 망명생활 끝에 59세를 일기로 사망, 몽마르트 묘지에 묻혔다. 묘비에는 그의 시 ‘어디에’가 새겨져 있다. “방랑에 지친 나그네의 마지막 안식처는 어디에/남쪽의 야자수 아래에 있을지/라인강가의 보리수 그늘 아래에 있을지/어떤 사막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매장될는지/어떤 해변의 모래 속에서 안식처를 찾을지/그 곳이든 이 곳이든 어디에 있든지 하늘에 둘러싸여 있겠지/별들은 나의 무덤을 비추는 등불이 되겠지.” 파란만장한 하이네의 삶의 뿌리에는 여러 경계선이 서로 엉켜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 프랑스와 독일, 독일과 유럽, 혁명과 반동, 계몽과 반계몽,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가르는 경계선은 물론,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시와 산문의 경계선까지도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경계선이 부딪치는 긴장을 항상 예리하게 느끼면서도 그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러운 정신과 착취 없는 평등한 사회를 갈구하고 투쟁했으며 그 깊은 고뇌의 흔적들을 주옥같은 작품으로 남겼다. 살아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죽은 후에도 그를 박해한 프러시아제국과 나치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동·서독 통일후 ‘인간성의 해방을 위한 전쟁의 용감한 전사’이자 탁월한 ‘혁명시인’인 하이네를 위해 기념조형물을 복원해서 그가 한때 공부한 훔볼트 대학교의 근처에 다시 세웠다. 여기에는 “우리가 이념을 거머쥔 것이 아니네. 오히려 이념이 우리를 거머쥐고 있네, 이념을 위해서 싸우도록 강요된 검사(劍士)로 우리들을 단련시켜 투기장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야.”라는 그의 시적인 경구(警句)도 새겨져 있다. 이념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거꾸로 인간이 이념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하이네의 이 경고는, 민족분단의 골과 사회적 갈등을 여전히 확대 재생산하는 과잉된 이념의 시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우리들에게도 깊은 뜻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클릭 지구촌 이곳!] 파리 독신자 카페

    [클릭 지구촌 이곳!] 파리 독신자 카페

    “냄새가 남녀의 만남과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뇌와 곧바로 연결된 감각이 바로 후각이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목, 목, 옷깃 등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열심히 느낌을 적는다. 그러는 사이 어색한 분위기는 눈 녹듯 사라진다.20세에는 달리는 기차에 뛰어 올라타듯 쉽게 사랑을 시작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기면 그냥 역에 앉아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파리 시내의 유서깊은 생쉴피스 성당 맞은 편에 있는 ‘카페 드 라 메리’는 여느 카페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그러나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이곳의 2층은 독신자들에게 짝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랑의 카페(cafe de l’amour)’로 변한다. 봄을 재촉하듯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20일(현지시간) 저녁. 오후 8시가 가까워지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과 여성들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직업과 연령은 다양하지만 ‘독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이들이다. 상당수는 서로 이미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는 듯 반갑게 안부를 묻기도 한다. 절반 정도는 소문을 듣고 처음 찾아 온 사람들이다. 2년째 ‘사랑의 카페’를 진행하고 있는 베네딕트는 능숙한 솜씨로 “지금 들어 오신 남자 분은 저쪽 여자 두분 앞에 앉으시죠.”라며 남자들과 여자들이 적당히 섞어 앉도록 자리를 배정해 준다. 이날 참가자는 남자 15명, 여자 15명 등 30명. 우연히도 이날 모인 남녀의 숫자는 같았다.‘사랑의 카페’는 독신자들을 위한 자리다.7유로(약 9000원)만 내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자주 오는 단골들은 아예 5회짜리 쿠폰을 갖고 있다. 이 경우 참가비는 6유로. 프랑스에는 독신자가 무척 많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가구당 1가구, 파리 시내에서만 2가구당 1가구가 독신자 가구다. 독신자들을 위해 보름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주선한다는 애니(파티 매니저)는 “매년 12만 건이나 되는 이혼이 독신자 수를 더욱 증가시킨다.”면서 “폐쇄되고 개인주의적인 도시생활이 독신자들을 더욱 고립시킨다.”고 말한다. 독신자들은 인터넷의 만남 사이트나 직업적인 소개소를 통해 새로운 이성을 만나 사귄다. 하지만 ‘사랑의 카페’처럼 직접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상대방을 찾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주 월요일(13일)에는 60여명이 ‘사랑의 카페’를 찾았다. 절반은 2시간 내내 서 있어야 했을 정도였다. ●토론으로 진행되는 단체 데이트 ‘사랑의 카페’는 남녀가 만나 선을 보는 자리지만 이름, 나이, 직업, 취미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서먹서먹한 우리식의 맞선이나 그룹 미팅과는 거리가 멀다. 단번에 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베네딕트의 진행에 따라 자유스럽게 특정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눈다.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단체 데이트라고 할 수 있다. 파리에서 한때 유행했던 철학카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베네딕트는 “워낙 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이라 그런지 언제나 토론은 활기를 띤다.”고 말했다. 사랑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이성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갖는다. 토론의 주제는 블로그(http:///cafedelamour.blogspirit.com)을 통해 미리 알린다. 이날의 주제는 ‘냄새’. 베네딕트는 “냄새가 남녀의 만남과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뇌와 곧바로 연결된 감각이 바로 후각이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홍색 종이를 남자들에게, 파란색 종이를 여자들에게 각각 나눠준다. 상대방의 냄새를 맡아보고 첫 느낌을 적으라는 것이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은 옆에 있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목, 목, 옷깃 등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열심히 느낌을 적는다. 그러는 사이 어색한 분위기는 눈 녹듯 사라진다. 그 다음은 냄새와 얽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순서. 발레리(35)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운동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그의 체취가 너무 강해 헤어졌다.”고 말했다. 클로딘(32)은 “냄새에 반해 한 남자와 데이트를 시작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내가 가졌던 이미지와 완전히 딴판이었다.”며 그다지 길지 않았던 연애담을 털어놓았다. 남자들의 냄새에 대한 반응은 여자들보다 덜 민감하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아로마테라피스트 마리는 “냄새는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는 중요한 도구”라며 “이성에게 호감을 갖는 경우 나쁜 냄새도 참을 만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냄새는 상당히 예민하게 감정을 얽매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열린 마음으로 베네딕트는 “다른 사람의 체취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면서 “우선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는 질 로카의 시 낭송. 올해 68세인 이 시인 역시 독신이다. 그는 토론이 진행되는 것을 들으며 즉석에서 시를 지어 참가자들에게 선사한다. 이렇게 2시간 정도 토론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참가자들은 조심스럽게 상대방 관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맘에 드는 이성이 있더라도 당장에 달려가 데이트를 신청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직접 연락번호를 묻기보다는 베네딕트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베네딕트는 당사자에게 조심스럽게 그 뜻을 전하고 ‘오케이(OK)’가 나면 서로에게 상대방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식으로 만남이 이뤄진다. 이렇게 해서 지난 2년동안 수많은 만남이 이뤄졌다. 한 커플은 결혼에까지 골인했다. 4개월 전부터 매주 월요일이면 ‘사랑의 카페’를 찾는다는 뤼크(37·부동산업)는 “20세에는 달리는 기차에 뛰어 올라타듯 쉽게 사랑을 시작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기면 그냥 역에 앉아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며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좋은 짝을 찾을 수 있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여자 친구 카미유(43)를 만나 요즘 데이트 중이다.6년 전 이혼하고 현재 혼자 살고 있다는 크리스티앙(49·사업)은 1년째 이 카페의 단골이다. 그는 “마음에 드는 여성들이 몇몇 있지만 아직까지 데이트를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월요일에도 ‘사랑의 카페’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파리 함혜리특파원 lotu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중국 사상의 이단아 ‘이탁오’ 재조명

    “따라 짖는 한 마리 개는 되지 않겠다.”며 유교의 전제에 맞서 사상의 절대자유를 주장한 중국 명대의 지식인 이탁오(1527∼1602, 본명 이지). 그는 그 도저한 자유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시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2000여년 동안 만세의 사표요 지극히 성스러운 스승으로 추앙받던 공자를 정면으로 비판,16세기 ‘공자의 천하’ 중국을 뒤흔든 것이 그 한 예다.열 두 살 때 이미 공자를 비웃는 ‘노농노포론(老農老圃論)’이란 글을 써 지성의 싹을 보여준 그는 50대 중반엔 “배고픈 사람에게 좋고 나쁜 음식을 가릴 여유가 없듯, 도를 배우는 데도 공자와 석가, 노자를 구분할 여가가 없다.”고 선언하는 ‘경계 없는’ 사상가의 경지에 이른다. 마음과 수양을 중시하는 양명학자들 중에서도 과격한 편에 속해 양명좌파로 분류되지만 그는 사실 유학과 양명학, 불학을 넘나들며 어디에도 정주하지 않은 야생적 사고의 소유자였다. ‘이탁오’(신용철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는 중국 사상사의 이단아 이탁오의 파란만장한 삶과 철학의 자취를 살핀 평전이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이탁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경희대 명예교수)가 평생 천착해온 이탁오 사상의 결정판이다. 그동안 ‘분서’(한길사),‘이탁오 평전’(돌베개)등 이탁오에 관한 번역서는 몇 권 나왔지만 그의 삶과 사상을 국내 학자가 본격적으로 조명한 연구서가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중세사회의 어둠을 뚫고 근대의 여명을 밝힌 시대의 횃불. 이탁오는 만세불변의 진리로 통하던 거대한 유교의 허위의식을 깨뜨리고 여성의 해방을 부르짖는 등 과감한 주장을 펼치다 체포돼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300여년이 지난 20세기 초 그는 중국의 5·4신문화운동 당시 ‘타공가점(打孔家店, 공자의 상점을 타도하자)’을 외친 오우 등에 의해 비로소 재조명되기 시작한다.자신의 책을 분서(焚書), 곧 태워버려야 할 책이라고 이름지을 만큼 도도했던 이탁오는 현대 중국에선 ‘비판의 성인’으로 추앙받으며 ‘중국 최초의 근대인’이란 평가를 얻고 있다. 책은 그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돼온 이탁오와 동시대 인물인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사상적 만남 가능성도 짚고 넘어가 눈길을 끈다. 이탁오가 양명학 좌파인 것처럼 허균은 이퇴계 등 조선 정통유학의 좌파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학자 고 이가원 교수는 허균을 아예 ‘한국의 이탁오’라고 부른다. 저자 또한 ‘홍길동전’이 사회부조리와 여성차별 문제를 다룬 것은 이탁오로부터의 사상적 세례와 무관치 않다는 견해를 밝힌다.국내 학계에서 이탁오가 ‘미치광이’나 ‘정신분열자’ 쯤으로 치부되던 30여년 전 일찍이 그의 사상에 주목한 저자의 이 책은 무엇보다 한국인의 처지에서 이탁오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2만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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