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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GA] 조건부 첫 출전… 5위 파란

    새내기 민나온(19)이 어렵사리 나선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민나온은 30일 멕시코 모렐리아의 트레스마리아스 레시덴시알골프장(파73·6600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코로나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9타로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 공동선두 그룹에 1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민나온은 LPGA 투어 사상 56년 만의 데뷔전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쓰는 데는 실패했지만 ‘풀시드(전 경기 출전권)’가 아니라 ‘컨디셔널 시드(조건부·대기 시드)’로 기대 이상의 데뷔 성적을 내, 향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갖게 됐다. 민나온은 신지애(19·하이마트) 김송희(19·휠라코리아) 김인경(19) 김하늘(19·코오롱) 등과 함께 고교 시절 주니어무대를 평정한 ‘88년생 군단’.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지난해 12월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공동 18위로 투어 회원이 됐지만 ‘컨디셔널 시드’에 그쳤다. 우승컵은 무명의 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1999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그저그런 성적으로 세월만 보냈던 무명. 카바렐리는 7언더파 66타를 뿜어내 5타를 줄인 홈코스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2타 앞선 20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광장] 한반도 허파가 위험하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반도 허파가 위험하다/함혜리 논설위원

    강원도 오대산 동쪽 기슭에 있는 소금강은 예부터 경관이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가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라고 하여 소금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며칠 전 소금강에 갈 기회가 있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병풍처럼 우뚝 선 암벽과 깊고 넓은 계곡, 계곡 사이로 힘차게 흐르는 물이 장관이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방금 움튼 신록과 온갖 꽃들이 어우러져 산 전체가 생명력으로 꿈틀대고 있었다. 이런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동행한 국립공원 관리공단 안내원의 말을 들으니 그게 아니었다.40여년간 가꾸고 지켜 온 국립공원이 이렇게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연안권발전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고 나면 소금강도 온전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연안(沿岸)이라고 하면 분명 바다나 호수를 끼고 있어야 하는데 소금강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사정은 이렇다.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는 연안권특별법은 동·서·남해안의 연안권을 개발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체계적인 종합계획에 따라 여러가지 기반시설을 설치, 지역간 균형발전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다는 그럴듯한 취지를 가졌다. 이 법의 적용범위는 동·서·남해안의 해안선에 인접한 모든 시·군·구를 포함한다. 소금강은 행정구역상으로 강원도 강릉시 명주군 삼산리(三山里)에 있다. 강릉시가 이 법에 적용되니 소금강과 그 주변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 법이 국토계획법·연안관리법 등 기존의 30여가지 법률에 우선하는 특별법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국립공원을 보존할 수 있는 근거가 된 자연공원법마저도 무력화하는 것이다. 머지않아 60여 지방자치단체, 전 국토의 43%가 시·도지사가 실시계획을 승인하기만 하면 개발구역으로 지정받게 된다. 소금강이 속한 오대산 국립공원 등 7개 국립공원이 여기에 포함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역균형 발전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안권의 발전을 위한다면서 국립공원을 해치려 하는 것은 모순이다. 황사,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 환경 호르몬 등 각종 환경재앙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도 모자라는 마당에 국립공원을 손대도록 하겠다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연안권을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경제권 및 국제적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키고 경제·문화·관광 등 지역산업을 발전시킨다고 하는데 국립공원 지역을 개발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일지 의문이다. 국화빵 찍어낸 것 같은 인공적인 건물들과 알맹이 없는 지역축제로 외국 관광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겠는가.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투기 광풍이 일어도 일부 지주나 개발업자들만 돈을 챙길 뿐이다. 전 국토의 4.8%에 해당하는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하는 곳이다. 한반도의 허파나 다름없다.40년간 잘 가꾸고 보존해 온 국립공원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한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국립공원만은 지켜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프로축구] “공격은커녕”… 귀네슈호, 경남에 침몰

    2002년 한·일월드컵 멤버끼리 만난 FC서울과 경남의 일전은 누가 봐도 서울의 낙승이 점쳐졌다. 이제는 똑같은 K-리그 감독이지만 아무래도 ‘투르크 전사’ 터키를 지휘하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의 참모였던 박항서 감독에 견줘 무게가 더 나갔던 터. 첫 대결이었던 지난 4일 귀네슈 감독은 선제승(1-0)을 거둬 한 수 위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29일 이번에는 대파란이 연출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경남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 FC서울을 3-0으로 완파, 이변을 일으켰다. 경남은 외국인 선수 까보레가 전·후반 연속골을 몰아치고 박혁순이 1골을 보태 시종 무거운 몸놀림으로 일관한 귀네슈호를 침몰시켰다.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2연패에서 헤매던 경남은 이로써 정규리그 3승(2무3패)째를 기록하며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컵대회를 포함,5경기 연속 무패(2승3무)와 홈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를 달리던 서울은 골키퍼 김병지가 무려 3골이나 허용하며 치욕의 영패를 당했다. 서울이 2골 이상을 내준 건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는 물론 지난해 10월25일 성남전(2-2 무승부) 이후 처음. 오는 2일 라이벌 수원과의 컵대회를 앞두고 시종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다 경남에 일격을 당한 서울은 전술의 대수술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대구도 이근호가 시즌 3,4호골을 거푸 터뜨리고 문주원이 1골을 보태 노장 김기동(35)이 1골을 만회한 포항을 3-1로 제압,4경기 연속 무패(3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993년 유공에서 출발한 뒤 2003년 포항에 입단해 이날 402경기째를 기록, 김병지(441경기)를 제외하고 K-리그 필드플레이어 가운데 최다 출장 기록(402경기)을 달성한 김기동은 전반 29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록을 자축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 이런 곳도 있네] 그리스 산토리니 섬

    [어! 이런 곳도 있네] 그리스 산토리니 섬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찾아간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은 신(자연)이 만들어 놓은 천국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천국이 비교되는 곳이었다. 산토리니의 바다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멋있었다. 깊고 푸른 바다밑으로 그리스의 신화가 꿈틀거리고 있는 느낌이었고, 그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푸른 지붕 아래 하얀 벽돌집 들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산토리니 항구에 내려 전설속의 도시를 에둘러 싸고 있는 절벽위로 오르는 일이 첫번째 관문이었다.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철저하게 산토리니식 방법을 택해 당나귀로 약300m에 달하는 600계단을 올라갔다. 좁은 골목 골목을 누비고 다니다 보니 산토리니에서는 시계와 지도가 필요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담하고 예쁜 건물들을 보면서 과연 여기가 동화속의 나라는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특히 태양의 각도에 따라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건물들의 아름다운 광경은 우리 부부의 넋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CF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아마을에서의 석양은 우리를 CF모델로 만들어 주었다. 하얀벽과 파란 지붕, 그 뒤에 펼쳐진 푸른 바다는 왜 그토록 많은 광고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이곳이 화산섬임을 보여 주는 검은 모래사장의 카마리 비치와 온통 빨간색의 절벽과 모래로 이루어진 레드 비치는 정말 독특하다 못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완벽한 풍경과 지중해의 고풍스러움으로 가득찬 산토리니 여행은 우리 부부에게 또한번의 신혼여행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결혼을 앞둔 지인들에게 신혼여행지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여, 주저하지 말고 산토리니로 떠나라! 김지훈(회사원)·자료제공 이오스여행사
  • 이해인 녀 ‘해인글방’ - 4월소식

    이해인 녀 ‘해인글방’ - 4월소식

    봄길과 동행하다 - 이기철 - 움 돋는 풀잎 외에도 오늘 저 들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꽃 피는 일 외에도 오늘 저 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종일 풀잎들은 초록의 생각에 빠져 있다 젊은 들길이 아침마다 파란 수저를 들 때 그때는 우리도 한번쯤 그리움을 그리워해 볼 일이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이기철 시인의 시로 인사드립니다. 부활축제가 있는 4월 우리 수녀원은 온통 영산홍 꽃무리로 가득 할 것입니다. 3월 24일부터 30일엔 집중적으로 사순절 특강을 하고는 4월 한 달은 집에 있을 것이니 특히 부산에 계신 분들은....우리 수녀원의 봄꽃들이 보고 싶으시면 4월 8일일 부활절 지나고 (미리 연락하시고) 우리 수녀원을 다녀가셔도 좋습니다. 아래의 글은 “친구야 너는 아니”라는 록그룹 부활의 노래 (11집)뮤직 비디오의 마지막에 부분적으로 들어갈 글이랍니다.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굶주리는 세계의 어린이들, 전쟁에 이용 당하는 어린이들의 희생 등을 영상으로 담았는데, 4분짜리 비디오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프네요.1) 나는 눈을 뜨고도 보지 못했네/우리 함께 행복해야 할 아름다운 세상 굶주림에 괴로워하는 이웃 있음을/나의 무관심으로 조금씩 죽어가는/이웃 있음을 알지 못했네 오,친구여 이제 우리는/한 톨의 사랑이 되어/배고픈 이들을 먹여야 하네 언젠가 우리 사랑/나누어 넉넉한 큰 들판이 될 때까지,오,친구여 2) 나는 귀가 있어도 듣지 못했네/우리 함께 기뻐 해야 할 아름다운 세상 목마름에 괴로워하는 이웃 있음을/ 나의 무관심으로 조금씩 죽어가는/이웃 있음을 알지 못했네 오,친구여 우리는 이제/한 방울의 사랑이 되어/목마른 이들을 적셔야 하네 언젠가 우리 세상/흘러서 넘치는 큰 강이 될 때까지,오,친구여 지금 저의 책상에 있는 책들은: <처음처럼>(신영복/랜덤 하우스 코리아), <청소부 밥>(토드 홉킨스.레이힐 버튼.신윤경 역/위즈덤 하우스),<고양이 철학자 요미우마>(조안나 샌즈마크.부희령 역/실천문학사), <눈 이야기>(김도연/열림원), <스승의 옥편>(정민/마음산책), <나를 부르는 소리>(김영진/성서원), <집으로 가는 길>(지아오 보/박지민 역/다산초당), <천년학>(이청준/열림원), <우리 겨레의 위대한 스승 김구>(이상현 글.노희성 그림/열림카디널), <꼬마 천사 매티>(매티 스테파넥.지미 카터/이 진 역/예담), <중학생이 읽어야할 만화 국어교과서>(글 고흥준.그림 마정원/스콜라), <호미>(박완서.열림원),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삼인), <사막 교부>(루시앵 레뇨.허성석 역/분도), <그 영원한 달빛 신사임당>(안 영/동이) 등입니다. <눈물꽃> 잘 울어야/눈물도 꽃이 됩니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너를 위해 울 때 너무 오래 울지 말고/적당히 울 때 아름다움을 향한 그리움으로/감동하거나 안타까워서 울 때 허영심을 버리고/숨어서 울 때 죄를 뉘우치는 겸손으로/착하게 울 때 눈물은/진주를 닮은/ 하나의 꽃이 됩니다 세상을 적시며 흐르는 강물꽃/눈물꽃이 됩니다 기쁨꽃 대신 문득 눈물꽃이란 꽃시를 읽으면서 봄 인사 드리고 부활축제의 기쁨도 나누고 싶습니다.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고 기쁨꽃을 위해서도 눈물꽃이 필요함을 다시 기억하면서... 평화를 잃어버린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을 각자의 삶의자리에서 더욱 열심히 찾아보기로 해요. 일상생활의 건강하심과 평화를 비옵니다. 사랑의 기도 안에 여러분을 기억하면서 안녕히! 이해인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공주 유구천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공주 유구천

    39번 국도를 타고 아산을 지나 공주방향으로 가다 보면 아산시와 공주시를 가르는 금계령을 넘게 된다. 이곳에서 아산쪽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송악저수지를 만들고, 공주방향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유구천을 만들어 놓았다. 금계령의 가느다란 물줄기는 몇개의 작은 하천과 만나 유구읍내로 접어들면서 제법 넓은 하천으로 변한다. 유구읍내를 스치듯 흘러 공주시 방향 32번 국도와 나란히 하며 금강으로 흘러드는 유구천은 총 길이만 45㎞에 이르고,50여개의 수중보는 제각각 다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상류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낚시를 금지하고 있어 중하류지역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 합수보·동원보·영정보를 비롯, 가족 나들이에 적합한 밤섬보, 대물이 자주 낚이는 해월보와 새보, 그리고 자연 경관이 수려한 꽃보, 하천폭이 가장 넓고 깊어 릴낚시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통천보 등 20여곳의 중하류 보들은 당찬 강붕어의 손맛을 만끽하게 한다. 유구천의 자원은 금강에 있다. 여름철 장마로 큰물이 나면 금강 수위가 오르게 되고, 유구천의 수위도 따라 오른다. 이때 금강의 강고기들이 유구천으로 거슬러 올라 여러 보에서 서식하게 되는 것. 어종도 다양해 쏘가리를 비롯, 잉어와 붕어, 그리고 마자와 모래무지 등 민물어종은 거의 다 있다. 일급수를 자랑하는 이곳의 낚시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차고 맑은 물의 영향으로 산란 시기가 조금 늦어,4월 중순을 넘어 5월에 접어들어야 붕어들이 산란터를 찾아 수초지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틀에 걸쳐 가 본 유구천에서는 예상대로 산란터를 찾아 샛수로 수초가로 올라온 굵은 씨알의 붕어를 만날 수 있었다. 낮낚시에는 잡어들의 성화가 있는 편이어서 깔끔한 입질을 받기에는 밤낚시가 유리하다. 수초가 언저리를 공략하는 것이 좋은 조과를 볼 수 있다. 마법에 걸린 듯 어둠을 밝히며 천천히 솟아오르는 파란 케미컬라이트의 환상적인 찌오름은 유구천 붕어낚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일렁이는 산벚꽃 사이로 천년고찰 마곡사와 장승공원이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상원골을 돌아,32번 국도를 타고 굽이굽이 유구천을 따라가다 화암 꽃보에서 마곡천을 끼고 마곡사길로 접어드는 드라이브 코스는 충남 제일의 비경을 담고 있다. 손맛도 보고, 눈요기도 하고. 봄나들이 가족출조에 더없이 좋은 곳이 유구천이다. 조황안내 (041)942-2728,011-9713-3640.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평택나들목→아산만→아산→유구 경부고속도로→천안나들목→아산→유구 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나들목→우성→유구
  • [책꽂이]

    ●비가 오지 않는 도시(톄닝 지음, 김태성·이선영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 중국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소설가이자 여성 최초로 중국작가협회 주석(회장)이 된 톄닝(鐵凝)이 쓴 대중소설. 작품 주제는 불륜. 욕망과 갈등, 애증이 뒤섞인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사실적으로 풀어냈다.‘혁명문학’의 대명사로 꼽히는 루쉰 이래 줄곧 거대담론을 추구해온 중국문학이 1990년대 들어 점차 일반 대중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작품을 추구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원제는 ‘무우지성(無雨之城)’.●문학사의 새 영역(김윤식 지음, 강 펴냄) 원로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일제말기 한국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해방공간 한국작가의 민족문학 글쓰기론’‘일제말기 학병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론’ 등 세 권의 저서를 통해 ‘조선어학회사건’(1945) 발생 시점부터 해방시기까지의 근대문학을 ‘이중어 글쓰기’로 규정하며 그 양상을 살핀 바 있다. 이 책은 이전의 연구서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한 글들을 묶은 것.1920,30년대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전개양상과 김사량 이효석 한설야 황순원 이주홍 등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1만 6000원.●포르투나의 미소(레베카 가블레 지음, 박종대 옮김, 이레 펴냄) 100년 넘게 계속된 영국과 프랑스의 왕권 전쟁인 백년전쟁을 배경으로 영국 백작의 아들 로빈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장편. 로빈의 시각을 통해 영국 정치사의 대사건들을 역사책 못지않게 정밀하면서도 풍부하게 복원해 냈다. 포르투나는 행운의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케와 동일시된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티탄 신족인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오케아니데스의 하나로 간주되지만, 제우스의 딸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4권. 각권 1만 500원.●애니멀 크래커스(한나 틴티 지음, 권영미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인간 내면에 숨겨진 섬뜩한 폭력성을 들춘 단편 모음집. 정신적 외상에 하루하루 병들어 가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온전한 인간관계를 누리지 못하고 공허한 삶을 살아간다. 작가는 2004년 미국 최대 서점인 반스앤노블이 발굴한 우수신인작가. 이 작품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헤밍웨이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는 “이 소설집은 인간의 불화에 관한 이야기”라며 “내용이 어둡고 기묘하지만 가장 냉혹한 곳에서도 희망과 사랑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표제작을 비롯,‘그해의 히트맨’‘토크 터키’‘갈루스, 갈루스’‘미스 월드론의 붉은 콜로부스 원숭이’ 등의 작품이 실렸다.9500원.
  • [길섶에서] 꽃이 진다/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꽃이 진다. 살구꽃 복사꽃이 소리없이 내려 앉는다. 갈색 테라스가 비단길이다. 금세 흰 눈을 흩뿌린 것 같다. 대신 싸리나무와 주목, 철쭉은 밤새 연둣빛이 더욱 선명하다. 출근길 북악, 인왕산의 표정이 화사하다. 광화문 주변 라일락이 함부로 흐드러졌다. 자태만큼 향기가 고혹적이다. 언제부터일까. 사계중 봄 느낌이 가장 좋다. 새로움의 시작이 가슴 벅차게 해서일까. 나이 탓일까. 친구를 만나면 서로 묻는다.“좋은 봄날,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맞을 수 있을까.”모두 50줄이다. 운동 끝내고, 몇몇이 야외 찜질방을 찾았다. 땀 빼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목도 축일 겸 해서다. 한 친구가 그랬다.“이제 여유 좀 갖고 삽시다. 오프로드를 뒤도 안 돌아보고 너무 오래 달리지 않았수?” 맞는 말이다. 찜질방엔 고목 몇 그루가 슬레이트지붕을 뚫고 서있다. 죽은 나무인가 했다. 검은 가지 사이로 파란 줄기가 돋았다. 빛이 없는데도 생명을 피워낸 집념이 신비롭다. 나이로만 젊음을 가늠하랴. 마음이 봄이면 그만인 것을.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아인슈타인 덕에 필름없이 ‘찰칵’

    아인슈타인 덕에 필름없이 ‘찰칵’

    이제 디지털 사진은 더 이상 새로운 문화가 아니다. 누구나 휴대전화를 꺼내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간단히 사진이 찍힌다. 많은 이들의 가방이나 핸드백 속에도 최첨단 기능의 디지털 카메라가 들어있다. 그런데 디지털 카메라는 어떤 원리로 필름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일까. 또 카메라 렌즈를 얼굴 위에서 비스듬히 바짝 대고 찍으면 ‘얼짱’처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른바 ‘폰카’,‘디카’를 둘러싼 과학적 지식에 대해 살펴보자. ●디카,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이용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광학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렌즈, 조리개, 셔터 등 구조도 같다. 다만 필름이 아닌 CCD(Charge Coupled Device)로 영상 이미지를 포착하는 점이 다르다. 필름 카메라가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필름을 사용한다면 디지털 카메라는 반도체 이미지 센서를 이용한다. CCD는 손톱만한 크기의 반도체 소자다. 빛을 받으면 전자를 내놓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전자는 전기적 신호로 바뀐 뒤 다시 디지털 신호로 변환돼 플래시 메모리와 같은 저장장치에 기록된다. CCD와 같이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정립했다.‘광전효과’라는 것인데, 금속에 전자기파(빛)를 쪼이면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일컫는다. 아인슈타인은 빛은 파동이 아니라 ‘일정한 에너지를 지닌 알갱이’로 구성돼 있다고 가정해 광전효과를 성공적으로 증명했다. CCD는 화소(畵素) 수만큼 이미지 센서가 붙어 있다.500만 화소라면 CCD안에 바둑판 모양으로 배열된 이미지 센서 500만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화소에는 극소형의 렌즈들이 붙어 있어 들어오는 빛을 모은다. 그런데 이미지 센서는 색상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센서 위에 빛의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녹색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필터가 붙어 있다. 빛 색깔별로 구분한 뒤 합성해 실제 피사체와 같은 이미지 정보를 얻어낸다.TV 화면의 작은 화소가 빨강, 파랑, 녹색 빛을 조합해 영상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얼짱’만드는 광각렌즈 30도 이상 얼굴 위로 렌즈를 기울인다. 눈을 지긋이 치켜 뜬다. 얼굴은 약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인다…. 이른바 ‘얼짱’이 되기 위한 촬영기술이다. 얼굴이 둥글넓적하거나 살이 많아도 연예인마냥 예쁘고 잘생겨 보이게 찍을 수 있다. 정면 얼굴보다 눈이 훨씬 커 보이고 얼굴도 갸름하게 나온다. 코도 더 부각돼 보인다. 이는 렌즈의 ‘광각’효과 때문이다. 대부분의 휴대전화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는 대부분 화각이 넓은 광각 렌즈가 달려 있다. 화각이 넓다는 것은 화면폭이 넓어 한번에 많은 피사체를 담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광각렌즈는 피사체의 크기와 거리감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원근감이 강조된다. 즉, 렌즈와 가까운 물체는 보다 크게, 먼 물체는 보다 작게 나타낸다.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를 얼굴 위 눈 높이에서 가까이 대면 눈은 커보이게 된다. 눈과 가까운 위치의 코도 상대적으로 더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턱선은 가늘어 보이게 된다. 볼살도 줄어 보이면서 계란형에 가까운 얼굴로 찍히게 된다. ●‘번쩍’후 ‘충혈된 눈’ 생기는 이유 화려한 밤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웬걸…‘번쩍’하는 플래시 때문인지 화면 속 사람들의 눈이 죄다 뻘겋게 충혈된 귀신처럼 나왔다.‘레드아이’, 즉 적목현상이다. 사람의 동공은 밝은 곳에서는 축소되고 어두운 곳에서는 확대된다. 적목현상은 밤에 동공속 망막에 자리잡고 있는 혈관이 플래시 빛에 반사돼 카메라에 찍히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적목현상은 카메라와 플래시가 가까울수록, 카메라와 찍히는 사람간의 거리가 멀수록 잘 일어난다. 상대적으로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보다는 파란 눈동자의 외국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히 사람에 비해 동공 자체가 큰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서는 더 잘 관찰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갑자기 나타난 딸로 개과천선하는 양아치 종대(눈부신 날에), 아들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무기수 강식(아들),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의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킨집 사장 진규(날아라 허동구). 언뜻 봐도 평범하지 않은 이 아버지들이 삶에 찌든 조폭 가장 강인구(우아한 세계)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극장가에서 ‘아버지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도 유행을 타는지 짠한 부성애를 내세운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되고 있다. 잘만 버무리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기는 어렵지 않을 듯한데…. 과연 관객들이 이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을까. #1 ▶“죽음 앞둔 딸을 보며 새 삶 찾아” 슬퍼 보이긴 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애틋한 부녀지간을 만들기 위해 너무 억지를 부리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박광수 감독이 아주 오랜만에 들고 나온 영화 ‘눈부신 날에’가 그렇다. 물론 ‘신동’ 소리를 들으며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배우 서신애의 나이답지 않은 열연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한 감동을 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무리한 설정은 상당히 거슬린다. 특히 영화에서 아이는 감동을 위한 희생양일 뿐 엄연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걸 보고 울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는 이렇다. 전과 3범으로 야바위판을 전전하는 삼류건달 종대(박신양) 앞에 어느날 친딸이라며 귀엽고 깜찍한 준(서신애)이 나타난다. 아이를 잃은 상처를 지닌 사회복지사 선영(예지원)이 친딸처럼 여기는 준을 위해 아빠를 찾아준 것이다. 선영은 눈물 섞인 호소와 약간의 돈으로 펄펄 뛰는 종대에게 준을 맡긴다.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사실 준은 불치병 환아. 이를 몰랐던 종대는 준을 방치하게 되고 병은 악화된다. 그토록 소원하던 월드컵 거리응원을 나간 날, 준은 종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막 살아온 대가로 실명 위기에 처한 그에게 마지막 선물까지 주고 말이다. 최루성의 강도를 높이려다 보니 영화는 이해하지 못할 일 투성이다. 부양자로서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종대에게 맡기는 선영의 행동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현실에서 입양이 얼마나 엄격한 심사와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지 모른단 말인 것인지…. 게다가 병든 아이를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종대의 집)에 살도록 하는 것은 방치나 다름 없고, 또 아이에게 병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장면은 오로지 비극적 결말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겠다는 뻔한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0살짜리 아이가 컨테이너 박스 위에 올라가 비바람 속에 TV안테나를 부여잡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에 이르면 슬픔 때문이 아니라 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에 더해 준이 종대의 친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원장 수녀의 태도는 나름 유쾌한 반전이라고 집어넣은 것이겠으나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어렵게 상봉한 부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말도 안되는 상황에 내몰린 준을 보고 있으면 억울해서 눈물이 나긴 난다.19일 개봉,15세 관람가. #2 ▶“15년 떨어져도 아들을 느낀다” ‘아들’은 살인강도로 무기수가 된 아버지 강식(차승원)이 15년 만에 24시간의 특별휴가를 받아 아들 준석(류덕환)을 만나며 일어나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를 다뤘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뜨리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처럼 느껴질 만큼 슬픔과 안타까움이 영화 전반을 흐른다. 평생을 교도소에서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강식의 미안함, 그리고 너무 오래 떨어져 산 탓인지 아버지를 보고도 선뜻 살갑게 대할 수 없는 아들의 안타까움이 잘 그려졌다. 하루의 만남으로 서로 화해를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인상이 든다. 강식과 준석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아버지와 딸 같다는 느낌도 든다. 교도소에 수감되며 3살배기 아들과 헤어졌던 강식은 15년이 지난 지금 준석에 대해 추억할 만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만난 준석은 자신과 달리 키도 작고 그리 닮지도 않았다. 어려서부터 아들이 왼손잡이여서 혼내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어느새 아들은 오른손잡이로 변해 있다. 그래서일까. 더욱 아들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둘은 함께 목욕을 하며 화해를 시도하고 강변에서 달을 바라보며 준석이 아버지에게 ‘죽을 때까지 날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앞에서 한번도 울지 않던 강식은 다음날 아침 교도소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다 준석이 손을 잡자 통곡하고 만다. “호랑이 문신이 나이가 들다보니 얼룩말처럼 변했다.”는 등 영화 곳곳 등장하는 ‘장진식 코미디’가 활력을 준다. 하지만 영화 내내 너무 울음이 많다는 것은 아쉽다.5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3 ▶“아들아 초등학교만 졸업해다오” ‘날아라 허동구’는 타이완의 베스트셀러 소설 ‘나는 백치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래 소설에서는 저능아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엄마가 주인공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진영이 영화 제작초기 ‘엄마’를 ‘아빠’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해 받아들여졌다고. 장애아의 힘겨운 ‘장애 극복과정’을 그린 기존 장애우 영화와 달리 단지 사회에 무사히 발을 딛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다수 장애아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장애아’를 키우는 한 아빠의 사실적이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 동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최우혁은 연기를 위해 체중도 8㎏이상 늘리고 정진장애학교에도 주 1∼2회씩 방문하는 등 어른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IQ 60의 11살 동구. 아들이 세상에서 전부인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 학교에 가도 친구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밖에 못하는 동구지만 엄마 없이도 밝게 자라는 동구를 보는 진규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동구가 그렇게 좋아하는 학교에서는 특수학교로 전학가라고 종용하고, 난데없이 집주인은 이사를 가라며 진규의 등을 떠민다. 때마침 선수 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한 야구부에 들어가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진규는 오직 동구의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야구의 규칙을 알 리 없는 동구는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집주인의 잔소리에 맞서며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한다.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상숙 류지영기자 alex@seoul.co.kr ■ 왜? ▶영화계 불황과 소재 개척을 반영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파란 자전거’(권용국 감독)를 필두로 ‘성난 펭귄’(박상준 감독),‘마이 파더’(황동혁 감독),‘귀휴’(김영준 감독·),‘이대근, 이댁은’(심광진 감독),‘가시고기’(유학주 감독),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등도 아버지를 소재로 5월 이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영화에 ‘아버지 영화’가 대거 등장한 데에는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영화계의 불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어려워지자 적은 비용으로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감성형 가족영화 제작이 늘고 있다는 것.30억원 정도의 순수제작비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말아톤’(2005년 개봉·정윤철 감독)의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모성애 위주로 흐르던 가족영화에 부성애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아버지 영화 상당수는 감정에 호소하기 위한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화를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날아라 허동구’를 배급하는 ‘쇼박스’의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노고를 잊고 살아온 아버지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아버지에 관한 영화들이 기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르나 소재가 다양한 한국영화의 특성상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 KTH, 드림위즈 CB 5억대 인수

    포털사이트 파란을 운영 중인 KTH는 포털인 드림위즈로부터 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 사업협력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송영한 KTH 사장은 이날 이와 관련,“돈을 꿔준 사업협력 수준이지만 (합병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너지 효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KTH의 자금력과 드림위즈의 오랜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털 순위 6위(1주간 방문자 850만명)인 파란이 8위인 드림위즈(370만명)를 인수한다면 방문자 1220만명으로,4위 엠파스(960만명),5위 야후코리아(955만명)을 넘어서 네이버 등과의 ‘포털 4강 체제’로 들어설 수 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인터넷 파란에 ‘서울in뉴스’개설

    서울시는 11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파란(www.paran.com)에 서울시 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 블로그 ‘서울in뉴스’(blog.paran.com/seoulinblog)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서울in뉴스’는 그 날의 서울시 대표 소식을 담은 ‘커버스토리’를 비롯해 한 주일 동안 스크랩과 조회 수가 높은 기사를 선정해 소개하는 ‘화제의 뉴스’, 서울시 기관의 새 소식으로 구성한 ‘블로그 Hot소식’ 등으로 구성된다.네티즌으로 구성된 시민기자단이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서울in블로그 기자단’도 마련했다. 시민기자단에 참여하려면 파란에 개설돼 있는 ‘서울in뉴스’ 블로그를 방문해 신청하면 되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마냥 푸르기만 한 보리밭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동무들과 아지랑이를 좇아 한없이 달리고 뒹굴던 청보리밭을요. 밭이랑 사이에서 쉬던 종달새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 푸드덕거리며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고, 풀벌레들은 따다닥∼날갯짓을 하며 보리잎 사이로 몸을 숨기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지요. 배 고프면 보리를 구워 먹기도 하고, 주변에 널린 자운영이며 클로버 꽃 등을 꺾어 꽃반지·꽃시계를 만들어 차기도 했고요. 이제 어른이 된 마당에 새삼 무슨 보리밭 타령이냐고요? 아직도 광활하게 펼쳐진 보리밭이 남아 있냐고요? 아이들 손잡고 전북 고창군의 학원관광농원으로 가보세요.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끝 간데 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볼 수 있지요. 꽃보다 청산이라던가요. 꽃 구경, 사람 구경에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제 초록의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요. # 푸름의 고장, 고창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문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파란색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학원농장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봄철 보리밭의 푸른 모습이 사진작가들의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지금은 연간 30만명가량이 다녀갈 만큼 고창 지역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여전히 관람료는 받지 않고 있다. 농장주 진영호(56)씨는 국무총리를 지낸 진의종(작고)씨의 장남이다. 대기업의 이사까지 지내다 낙향해 보리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규모는 12만평 정도. 아름다운 농장 풍경을 인정받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인근 주민들도 보리를 심어 지금은 30만평 정도로 확장됐다. 보리밭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새삼 그 규모에 감탄사가 나온다. 그저 손바닥 만 한 밭뙈기쯤으로만 생각했던 이들에겐 초록빛 바다로 여겨질 정도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보릿대가 일렁일 때면 영락없이 바다 한가운데 빠진 듯하다. 빛고을 광주에서 온 김미희(27)씨 등 세 처녀는 그래서 감동했나 보다. “늘상 회색 건물만 보다가 ‘쫘악∼’ 펼쳐진 청보리밭을 보니 마음도 ‘확∼’펴지는 것 같아요.” 지루한 일상에서 해방된 세 처녀는 보리대롱을 꺾어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 잘될 턱이 없다. 연신 콧방귀 소리만 나온다. “까르르∼” 세 처녀들의 웃음소리는 그대로 초록이 되고 희망의 울림이 된다. 세 처녀의 시선을 따라 보리를 들여다보았다. 다소 차가운 봄바람 속에 가볍게 몸을 떨며 꿋꿋하게 서있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 온 강인함과 끈질김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오는 14일∼5월13일까지 학원농장(www.borinara.co.kr) 일대에서 제4회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행사장내에 시골 장터가 개설되고 창작 무용극 공연과 보리밥, 보리개떡 먹기와 봄나물 캐기, 보리 그슬려 먹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학원농장 (063)564-9897, 청보리밭 축제위원회 562-9895,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560-2457∼8.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뛰어난 건축미, 고창읍성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한다. 백제 때 모양부리라 불렸던 것에서 유래된 듯하다.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여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져 온다. 머리에 돌을 이는 이유는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효과가 있고, 성을 돈 다음 한 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조상의 슬기가 엿보인다. 고창군에서는 매년 중양절(음력 9월9일)에 전래 답성놀이를 재현하는 행사를 연다. 성 안에는 동헌, 객사, 작청, 등양루와 같은 조선시대 건축물(1976년 복원)과 맹종죽(孟宗竹), 아름드리 노송군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곽을 따라 30∼4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며 자녀들과 역사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자연석을 빼곡히 쌓아 1684m를 돌아나간 성곽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의 화성에 견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요즘 성곽을 따라 벚꽃이 한창이다. 화사한 벚꽃과 고색창연한 성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오후 7시 이후에는 야간조명 불빛으로 인해 더욱 화려하게 변신한다. 여고생 두어명이 자그마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벽을 걸어가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꼭 벚꽃을 닮았다. 언덕을 따라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케 하는 성벽 위에 선 남자들의 얼굴색은 늦은 오후의 햇살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 성벽 아래로는 정겨운 고창 읍내의 초봄 풍경이 펼쳐진다. 아마 수백년 전 조선의 여인들도 이렇게 돌을 이고 성벽을 거닐었을 게다. 고창읍성 관리사무소 (063)560-2313. ●선운산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린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기암괴석이 산재해 있다. 선운사를 둘러싼 동백숲은 이미 붉은 꽃을 피웠고 공원입구 산벚나무 군락은 수채화를 연상케 할 만큼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063)563-3450. ●지석묘군 청동기 시대의 유적 지석묘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2000여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화시산 끝자락 성틀봉 주변의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에 밀집된 고인돌 447기와 23곳의 상석채취장이 세인들의 이목을 끈다. ●미당 생가마을 고창은 미당 서정주를 낳고 길러낸 곳이다. 부안면 미안리 미당 생가마을에서는 그의 시집 ‘질마재 신화’의 추억을 오롯이 되새겨 볼 수 있다. 선운리 폐교를 개축한 미당문학관도 들러볼 만한 명소다. ▶먹거리 고창의 대표적 먹거리는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흔히 ‘풍천’을 지명으로 알지만, 바닷 바람이 부는 강 하구를 뜻 하는 일반명사다. 서해 곰소만과 인접한 인천강의 옛이름이 풍천이라는 설도 있다. 선운사 입구 주변에 장어집들이 많다. 신덕식당(063-562-1533), 연기식당(562-1537)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고창읍내 조양관(508-8381)은 60년 전통의 한정식집이다. 풍천장어와 찰떡궁합이 복분자주. 남자는 출입을 금지시키고 여자들만 모여 술을 빚었다고 한다. 선운산 특산주 흥진(063-561-0209), 고창 명산품 복분자주(561-2031), 고창 고인돌복분자주(562-2008,6007).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공음면 학원농장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정읍 나들목→22번 국도→고창읍→학원농장 청보리밭 축제를 앞두고 도로 곳곳에 이정표가 잘 마련되어 있다. 버 스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를 탄 다음, 군내 버스로 무장까지 간다. 무장에서 학원농장까지는 택시로 6000원 정도. 기 차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정읍까지 간 다음, 고창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 인터넷 파란에 ‘서울in뉴스’개설

    서울시는 11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파란(www.paran.com)에 서울시 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 블로그 ‘서울in뉴스’(blog.paran.com/seoulinblog)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서울in뉴스’는 그 날의 서울시 대표 소식을 담은 ‘커버스토리’를 비롯해 한 주일 동안 스크랩과 조회 수가 높은 기사를 선정해 소개하는 ‘화제의 뉴스’, 서울시 기관의 새 소식으로 구성한 ‘블로그 Hot소식’ 등으로 구성된다.네티즌으로 구성된 시민기자단이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서울in블로그 기자단’도 마련했다. 시민기자단에 참여하려면 파란에 개설돼 있는 ‘서울in뉴스’ 블로그를 방문해 신청하면 되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70년간 가사 5000곡 쓴 한국가요계 거목 반야월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70년간 가사 5000곡 쓴 한국가요계 거목 반야월씨

    단장(斷腸)의 고통이란 이런 것일까.1950년 9월초였다.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내는 할 수 없이 어린 딸과 피란길에 나섰다. 서울 미아리고개를 막 넘었을 때였다. 허기를 견디지 못한 어린 딸이 자욱한 화약연기 속에 숨을 헐떡이다 그만 명줄을 놓고 말았다. 오열을 토해내던 아내는 정신을 차려 딸의 시신에 간신히 흙을 덮고는 다시 길을 떠났다. 남편과 재회한 것은 그로부터 몇달 뒤였다.6·25전쟁이 끝날 무렵인 어느 겨울날, 남편은 아내와 함께 딸이 묻힌 미아리고개 근처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딸의 무덤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얕게 묻어서 이리 저리 발끝에 차이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을 것이라고 여겼다. 남편은 비통한 마음에 아내의 손을 붙잡고 한참동안 흐느꼈다. 저절로 한 편의 시를 썼다. ●‘단장의 미아리고개´ 작사가 “미아리 눈물고개 님이 넘던 눈물고개/화약연기 앞을 가려 눈 못뜨고 헤매일 때/당신은 철사줄로 두손 꽁꽁 묶인 채로/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맨발로 절며절며∼.” ‘단장의 미아리 고개’, 말 그대로 장(腸)이 끊어지는 아픔의 노래다. 이 시는 1956년 이해연의 목소리로 처음 불려진 후 지금까지도 애송되는 국민 가요가 됐다. 이 노랫말을 지은 작사가 반야월(90) 선생.1917년생이니 우리 나이로는 91세인 셈. 부인인 윤경분(86) 여사도 살아 있어 가끔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반 선생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가요사(史)의 백과사전이요, 산 증인이다. 올해로 70년 가요인생을 맞는다. 그동안 무려 5000곡에 가까운 노래를 만들어냈으니 기네스북 등재가 부럽지 않다. 특히 노래비만 해도 ‘울고넘는 박달재’‘단장의 미아리고개’‘만리포사랑’‘소양강처녀’‘삼천포아가씨’ 등 10여개에 달해 생존 가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노래비를 가지고 있다. ●청계천 주제로 10곡 선보인다 그는 요즘도 여전히 현역이다. 보통 사람의 나이로 보면 눈과 귀가 멀어 뒷방에 나앉을 법도 하건만 매일 오선지 위에 시를 써내려간다. 최근에도 ‘청계천 트위스트’,‘청계천 엘레지’,‘꿈꾸는 청계천’ 등 청계천을 소재로 한 가사를 10곡이나 만들어 놓았고, 이 가운데 여러 곡이 녹음 중이어서 늦어도 상반기 중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이 그토록 반 선생의 창작열을 달구고 있을까. 서울 중구 을지로 3가에 위치한 한국가요작가협회 사무실에서 반 선생(협회 원로원 의장)과 어렵게 마주 앉았다. 파란 체크무늬 넥타이에 정장을 한 모습이 90나이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건강이 어떠냐고 했더니 “이젠 잘 안들려. 성질은 급하고 할말은 많은데 말야.”라며 웃는다. 이어 “다리도 좀 쑤시지만 전철타고 다녀.(다리)부러지지 않으려고 정신 바짝 차리고 있지.”라고 특유의 괄괄한 성격을 드러냈다. 병원에서 가끔 건강을 체크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아픈데는 없다고 했다. 채식 위주의 소식(小食)도 건강비결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 나이에 매일 일기 쓰고 4개의 일간신문을 다 보고 살아. 사회면은 물론 사설까지 몽땅. 그러다 보니 잠은 새벽 1시쯤에나 자게 돼. 모든 것이 정신 통일이야. 그리고 말야, 아직까지 작품을 쓰고 있잖아. 그러니 치매 걸릴 틈이 어딨어? 음식? 거 많이 먹으면 못써. 그저 맛있는 음식을 찾아 식도락하고, 즐거움 속에 그냥 소리내어 크게 웃는 거야. 하늘이 놀랄 정도로 말야. 자, 따라해 봐.‘우하하하’, 이게 최고지, 암.” 그는 가끔 택시를 타는 경우가 있다. 그 때 자신을 알아보는 운전사에게 자신의 나이를 물으면 70대라고 한단다.“기자양반, 다니다보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 많아. 그러니 내가 세수 안하고 꺼벙하게 다닐 수 있겠어.‘꼰대’소린 듣기 싫거든.”이라며 깔끔한 옷차림을 자랑하는 그다. 최근 작품으로 화제를 옮겼다. 주저없이 서랍 속에서 악보를 꺼내더니 막 작업을 끝낸 ‘꿈꾸는 청계천’을 먼저 낭송한다.‘아, 청계천아 꿈꾸는 청계천아/육백년 긴 세월에 부귀영화 속절없고/임금님께 바친 절개 치마폭에 한을 담고/낙화되어 사라져간 궁녀들의 눈물이여.’ 고저장단, 정확한 발음과 감정이입이 사뭇 감동적이다. 듣는 자세가 진지해서일까. 그는 “자 들어봐, 이번에는 ‘청계천 블루스’야.”라며 다시 낭송을 했다.“네온등 꽃물결에 황혼빛 청계천/새단장 곱게 꾸민 분수가 꿈을 쏟네/그이와 만나자고 약속한 광교다리/퇴근길 늦은시간 가슴만 조마조마/아 서울의 연인이여 청계천 블루스/울어라 색소폰아 밤새워 같이 울자∼.” “어때, 괜찮아? ‘청계천 시리즈’로 10곡을 만들고 있어.(옆에 앉아 있는 작곡가 김병환씨를 가리키며)작곡이 훌륭해. 청계천을 가끔 걷다 보면 이 생각, 저 생각 많아. 그래서 쓰기 시작했어. 이봐, 청계천의 다리가 몇갠줄 알아? 광교, 수표교, 배오개….22개나 돼. 다들 600년의 역사와 한이 담겨 있거든.” ●“‘꼰대´ 소린 듣기 싫다고” 옛날에는 을지로 3가 일대를 ‘스카라 계곡’으로 불렀다고 한다. 남산에서 내려온 물이 스카라 극장 앞을 거쳐 청계천으로 흘러갔다는 것. 지금도 그렇지만 이곳 일대가 생활무대여서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정도다. 그가 왜 ‘청계천 시리즈’ 노래를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눈 감는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어디 (죽는 것도)맘대로 돼야 말이지. 먼저 간 동료나 선배들이 꿈속에서 천천히 오라고 자꾸 그래.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살면서 후배들을 이끌고 뒷바라지하라는 팔자지 뭐겠어.”라며 또한번 크게 웃는다. 요즘의 가요계 세태와 관련해서는 “국적 불명의 노래가 많은 데다 기승전결이 없어 영 맛이 없어. 또 듣는 노래가 아닌 보는 노래로 변질돼가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고….”라며 원로다운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일제시대 때)노래도 글도 다 빼앗긴 시절에 눈물로 우리 노래를 지켜왔어. 온돌, 김치, 된장만이 전통이 아니라 노래도 전통이 있는거야. 살려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매년 한번씩 ‘가요사랑 뿌리찾기 운동’을 펼칠 예정이라면서 살아 있는 동안 전통가요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본명은 박창오(朴昌吾).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1939년 조선일보와 태평레코드사가 주관했던 전국가요음악 콩쿠르에서 1등으로 뽑혀 가수생활을 시작했다. 예명은 ‘진방남’.1940년 ‘불효자는 웁니다’로 일약 스타가 된다.1942년에는 작사가 ‘반야월(半夜月)’로 또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달이 차면 기울 듯, 이왕이면 곧 일그러질 보름달보다 앞으로 점점 커질 반달이 희망적이라는 뜻에서 ‘半夜月’로 했다. 이밖에 추미림, 박남포, 남궁려, 금동선, 허구, 고향초, 옥단춘 등의 예명으로 암울했던 시절을 노래했다. ●“가요 뿌리찾기 운동 할 거야” 그는 애주가로 소문나 있다. 지금은 부인의 건강 때문에 일찍 귀가하지만 그 전만 하더라도 항상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어울렸다. 술시(時)가 되면 초걸이(1차)를 시작으로 소걸이(2차), 중걸이(3차)까지는 기본이다. 이 때마다 ‘자, 사랑합시다.’라며 권주사를 드높인다. 가끔 중중걸이(4차)까지 해도 귀가 때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얼마전에는 70여년의 음악인생을 정리한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930쪽짜리 회고록을 펴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흥미진진한 가요사의 이면까지 담아 사료적으로도 중요한 저술이다. 슬하에 2남4녀를 두었으며 대부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 주요 노래 꽃마차, 고향만리 사랑만리, 불효자는 웁니다, 세세년년, 잘 있거라 항구야 등. # 주요 작사 두메산골, 만리포사랑, 무너진 사랑탑, 벽오동 심은 뜻은, 비 내리는 삼랑진, 산장의 여인, 삼천포 아가씨, 유정천리, 울고넘는 박달재, 잘했군 잘했어 등. # 주요 저서 반야월 히트가요 선집, 반야월 명작가요 전집, 반야월 가요야화, 불효자는 웁니다 등.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만화로 국적법 알기 쉽게 풀이

    “단재 신채호 선생이 무국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의기있는 민원인의 질문이 귀화 업무를 막 시작한 노수환(33) 검찰 수사관을 각성시켰다.“현행법상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때 느낀 먹먹함은 지난해 6월 2년 동안의 법무부 파견을 끝내고 검찰로 돌아온 뒤에도 이어졌다. 당시 근무때의 일들을 모아 만화로 된 귀화 안내서 ‘나도 한국인’을 펴낸 노 수사관을 5일 만나봤다. “‘파란 눈’이 아닌 외국인들을 보는 경외감도, 아시아인을 무시하는 태도도 모두 옳지 않습니다.” 외국인이 이웃이 된 시대, 귀화도 더 이상 강 건너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노 수사관은 “시골집에 내려가면 귀화를 어떻게 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준다.”면서 “언제 갑자기 이웃과 친구가 귀화하는 법을 물어볼지도 모른다.”고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 책은 국적취득 방법부터 국적법 개선 방향까지를 만화로 풀어놨다. 만화는 공주대 만화학과 백준기 교수와 학부생 6명이 그렸다.“학생들이 직접 출입국사무소도 보고 귀화 신청자도 만나봤죠. 컷마다 쏟은 정성을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4000만원에 이르는 출판비용을 자비로 충당하고도 노 수사관은 “고생한 건 학생들”이라며 겸연쩍어했다. 노 수사관은 이 책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법의 날’인 25일 대통령 및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게 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서울 4色 탐험-야경 스케치] 시내버스로 즐기기

    6년 전 외국인 친구가 서울을 찾았다. 나는 친구를 경주와 제주도로 안내했다. 우리는 서울에 살지만, 서울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잠시 여행한 유럽이나 미국, 일본보다는 더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이 서울의 매력을 파헤치는 ‘4색(色) 테마여행’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여행의 주제는 ▲밤 스케치▲역사의 숨결 ▲예술의 향기 ▲박물관 천국 등 서울의 숨은 명소들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서울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현란한 불빛이 도시를 휘감고 거리마다 젊음이 넘쳐난다. 이런 야경을 저렴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없을까. 정답은 파란색 402번 버스이다. 단돈 1000원(교통카드는 900원)으로 즐기는 1시간짜리 여행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건너편 스타벅스 앞 버스 정류장(시청역)에서 버스를 타면 강북과 강남, 남산의 야경을 ‘한방’에 체험할 수 있다.‘찰칵´하고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버스에서 과감히 내려도 무방하다. 배차간격이 15분이라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다음 버스가 도착해 있으니까. 밤 1시10분까지 버스는 운행된다. 21:00 서울시청 서울시청을 출발한 버스는 서울광장, 청계광장을 거쳐 경복궁에서 유턴한다. 청계천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 세계적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쿠제 반 브르겐의 공동작업)이 우뚝 솟아 있다. 밝은 조명을 받아 모양, 색깔이 선명하게 보인다. 청계천은 경쾌한 물소리로 도심 속 자연을 한껏 자랑한다. 세종문화회관은 낮에 보던 그 멋 없는 건물이 아니다. 바닥에서 쏘아올린 조명이 건물을 감싸안아 우아한 멋을 뽐낸다. 숭례문도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 은은한 자태가 600년 역사를 다정하게 속삭이는 듯하다. 21:20 남산도서관 버스는 어느새 숨을 몰아쉬며 고갯길로 들어선다. 남산 순환도로이다. 자동차가 꽉찬 큰 길을 벗어나자 가슴이 탁 트인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N서울타워가 보인다. 색색깔로 변신하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아파트 건물에 서울타워가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서울타워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남산도서관 정류장에서 내려보자. 남산순환버스 2번으로 갈아타면 남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승용차 통행은 금지하고 있다. 21:30 하얏트호텔 야경의 백미는 후암약수터.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시내가 눈 아래로 펼쳐진다. 멀리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이 힘겨운 일상을 대변하는 것처럼 애처롭다. 이들은 초초한 듯, 다급한 듯 어딘가로 달려간다. 대형 건물에는 불빛이 요란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주택 단지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고된 하루를 보낸 맞벌이 부부의 한숨이 들리는 듯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서울야경을 즐기는 내가 ‘선택 받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얏트호텔이 지나자 내리막길이 나온다. 창문을 열었다. 상쾌한 밤 공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버스는 서울의 과거를 뒤로한 채 미래로 달리고 있다. 21:34 단국대학교 남산을 내려와 한남동으로 향했다. 도로가 확 늘어나면서 대형 간판이 와락 다가온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피곤할 정도로 요란하다. 저마다 크게, 밝게 자신을 뽐내다 보니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남대교가 강북과 강남을, 옛도시와 신도시를 잇고 있다. 강남의 밤은 화려하다. 강북에서는 어둠 속에서 빛이 도드라지만, 강남에서는 밝음 속에서 어둠이 발견된다. 거리도, 사람도, 불빛도 넘쳐나는 까닭이다. 진정한 밤 여행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 [프로축구] 차범근의 굴욕

    ‘FC서울, 성남에 이어 이번엔 꼴찌 광주에게까지….’ 프로축구 수원이 광주에 무너졌다. 수원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대회 B조 3라운드 경기에서 전·후반 이동식 남궁도에게 연속골을 허용한 뒤 후반 하태균이 1골을 따라붙는 데 그쳐 광주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21일 서울전(1-4),1일 성남전(1-3)에 이어 충격의 3연패. 수원의 3연패는 지난 1996년 창단 이후 2001년과 06년 단 두 차례였다. 더욱이 상대는 앞서 정규리그와 컵대회 모두 단 1개의 승수도 올리지 못한 꼴찌 상무여서 충격은 더 컸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컵대회 전적마저 1승2패가 돼 광주(1승1무1패)에 뒤졌다. 반면 광주는 2005년 9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레알 수원’을 울렸고,‘거함’을 제물삼아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올 시즌 감격의 첫 승리를 노래했다. 차범근 감독은 “포지션과 포메이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주말 서울전을 앞두고 4일 안에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정환과 나드손, 그리고 드래프트 최대어 하태균을 최전방에 내세운 수원은 약체 광주를 상대로 지난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베테랑 강용, 한태유가 버틴 광주의 수비진은 철벽과 다름없었다. 포항, 부천을 거쳐 상무에 입대한 이동식은 전반 19분 수원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아크 뒤에서 잡아챈 뒤 틈을 엿보다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포를 때렸고, 예리하게 궤적을 그린 공은 수원의 왼쪽 그물을 흔들며 파란을 예고했다. 광주는 후반 4분 만에 남궁도가 전광진의 프리킥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연결,2-0으로 달아났다. 안정환, 나드손을 빼고 에두와 이현진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수원은 후반 13분 송종국의 절묘한 패스를 하태균이 대각선 슛으로 마무리,1골을 만회했지만 그게 다였다. 대구FC는 서귀포 원정에서 브라질 용병 루이지뉴의 연속골로 제주를 2-1로 제쳤다. 루이지뉴는 컵대회 4골로 득점 순위 선두에 올라섰다.FC서울은 창원에서 심우연의 결승골로 경남 FC를 1-0으로 눌렀고, 울산은 양동현, 이천수, 알미르의 연속골로 인천을 3-1로 완파했다. 전북은 청소년대표 이현승이 ‘도움 해트트릭’을 올리며 포항을 3-1로 제압했다. 단일 경기에서 한 선수가 3개의 도움을 올린 건 지난해 3월26일 최원권(FC서울·대구전) 이후 처음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광장] 의원님들 지금 뭐 하세요/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의원님들 지금 뭐 하세요/황성기 논설위원

    일본통임을 자처하고 남들도 그렇다고 인정하는 한 국회의원은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선 필자에게 대뜸 “답답하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얘기인즉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위안부 망언이 나오고 사과도 하지 않는데도 국회가 아무런 손도 안 쓰고, 못 쓰고 있어서란다. 한·일의원연맹 소속으로 연맹 내 21세기위원회 간부인 그는 일본 의회에 아는 정치인이 꽤 있다. 일본의 정치생리에 밝은 그는 2005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조례’제정으로 한·일관계가 파란을 겪자 도쿄로 날아갔다. 발품을 팔아 일본 의원회관을 돌았다. 항의서를 전달하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정부간에 풀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미약하나마 1인 의원외교로 힘을 보태왔다고 자부하는 그다. 그러나 이번 위안부 사태 전후로 일본에는 단 한번도 가지 못했다. 대선 국면 때문이라고 한다.“시간을 내서 일본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의원들이 바빠요. 대선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어가 있는 거죠. 나만 해도 대선주자 캠프 일을 보느라 캠프회의 해야지요, 기자들 만나야지요, 짬을 낼 수 없어요. 다른 의원들도 비슷할 겁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반성해야 할 대목인 거죠.” 권철현·이낙연·이성권 의원 등 국회에서 통틀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일본통이 이런 사정이니 연맹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일본을 잘 모르는 의원들은 오죽할까. 블랙홀 같은 대선 국면에서 국회가 위안부 문제에 뭔가 대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김종필·박태준씨나 다케시타 노보루·나카소네 야스히로 같은 1세대 지일·지한파가 퇴장한 뒤로는 양국에 굵고 튼튼한 파이프를 가진 이렇다 할 2세대가 없다. 전후세대가 양국 정계의 중추에 자리잡은 결과이긴 하다. 그렇지만 위안부 문제가 터지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교과서가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해도 정치인들이 꿈쩍 않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일의원연맹이 일본측과 5월 도쿄에서 합동간사회의,9월 서울에서 합동총회를 갖는다고는 하지만 그때를 빼놓으면 올해에는 간판만 내걸고 개점휴업하는 상태나 다름없다. 그런 사정은 일본도 비슷하다. 오는 8일 지방선거에 이어 7월에는 아베 정권의 명운을 가를 참의원 선거가 있다. 한국 의원도 바쁘지만 일본 의원들도 선거 정국의 중심에 있다. 지난 주말 방한한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이,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이 참의원 선거 전에는 무리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정상끼리 논의할 현안이 있어도 회담에서 역사문제가 돌출해서는 선거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위안부 사태는 대선 정국이라고 해서, 인적 네트워트가 취약하다고 해서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아소 외상이 제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담화의 승계를 확인했지만 담화 따로, 망언 따로인 게 일본이다.“위안부는 부모들이 딸을 판 것”이라는 극언이 나와도 기껏 당 차원의 성명이나 내놓을 뿐이다. 정부에다 강력히 대처하라고 주문만 던져놓고 할 일 다했다는 게 2007년 봄 여의도의 현주소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언론만 목청을 돋운다. 미 하원의 일본계인 마이클 혼다 의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내놓고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부끄러워진다. 캐나다 의회까지 들썩인다고 한다. 대선까지는 8개월도 더 남았다. 우리 의원님들,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참 보기 딱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칼릴 지브란/알렉상드르 나자르 지음

    아랍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레바논의 시인이자 화가 칼릴 지브란.‘제2의 성서’라 불리는 산문시집 ‘예언자’의 저자로 잘 알려진 그는 어떤 잣대로도 쉽게 재단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인물이다.‘칼릴 지브란’(알렉상드르 나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평생 독신으로 살며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예술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았던 지브란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다. 지브란에게는 두 명의 절대적인 후원자가 있었다. 사진작가 프레드 홀랜드 데이와 작품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메리 해스켈이다. 지브란은 해스켈의 승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단 한 줄의 글도 출판사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수호천사’들과 더불어 지브란의 마음 속에 영원한 등대가 된 것이 어머니 카믈레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위안과 희망, 힘과 애정은 그의 창작활동의 원천이 됐다. 저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지브란의 편지들을 포함한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유년시절에서 1931년 간경화로 사망하기까지, 지브란의 일생을 면밀히 추적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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