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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명나는 3색 전통문화축제

    신명나는 3색 전통문화축제

    하늘은 높고 축제는 살찐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 이맘때면 전국 어디서나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린다. 물놀이 위주의 행사가 많은 여름철과 달리, 전통과 문화에 초점을 맞춘 축제가 대부분. 파란 하늘을 캔버스 삼아 한바탕 신명을 풀어놓을 전통문화축제 대표선수 셋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흥겨움이 넘치는 축제를 찾아 가을의 문을 활짝 열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사회의 탈을 벗어던지고 꾸밈없는 인간 본연의 신명을 찾는다.” 2007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7일까지 안동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등 안동시 전역에서 개최된다.6년 내리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 자리를 놓치지 않은 국내 가을축제의 대표선수. 축제 기간 동안 무려 600여개 행사가 숨쉴 틈 없이 이어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우리나라 탈춤 공연단 19팀과 해외공연단 8개국 10개팀 등 참가해 춤 솜씨를 뽐내는 탈춤 한마당. 국내의 중요무형문화재 14개와 기타 비지정 전승문화재가 모두 참가해 총 40회 공연을 벌이고, 태국·부탄·불가리아·러시아 등의 공연단이 80여회 신명을 풀어낸다. 놋다리밟기, 하회선유줄불놀이, 차전놀이 등 30여가지 전통 민속놀이와 탈춤따라 배우기, 월드마스크 경연대회, 엽기탈 댄스대회 등 다양한 체험·경연 행사도 잇따른다.www.maskdance.com,(054)841-6397∼8. 안동 인근 지역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나들이객들을 기다린다. 울진과 봉화에서는 송이 잔치판이 열린다.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28∼30일 울진군 엑스포공원 일대, 봉화 춘양목 송이축제는 29일∼10월2일 봉화읍 내성천 체육공원과 관내 송이산에서 각각 열린다. 영주에서는 10월3일∼7일 풍기인삼축제, 영천에서는 10월2∼6일 한약축제가 각각 열린다. ■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청명한 가을 하늘을 통째로 마당 삼은 남사당패의 흥겨운 한판 놀음이 가을 바람을 타고 찾아온다.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유명세를 떨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10월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일까지 안성시내 강변공원에서 펼쳐지는 것. 축제는 ‘곰뱅이 트기’(남사당 예법에 따라 축제를 열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의식)를 시작으로, 어름(줄타기), 풍물, 살판(땅재주), 덜미(꼭두각시극), 덧뵈기(탈놀이), 버나놀이(접시돌리기) 등 총 여섯 개의 남사당 풍물놀이 공연으로 구성된다. ‘왕의 남자’ 권원태, 국내 유일 여자 어름산이 박지나, 서주향 등이 펼치는 화려한 줄타기 묘기는 단연 축제의 하이라이트. 이밖에도 ‘조선시대판 비보이’ 살판과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상모놀이, 무동놀이 등이 연이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중국, 몽골, 불가리아, 태국, 터키, 영국 등 6개국 공연단이 참여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선 보일 예정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고 배우는 7가지 남사당놀이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www.baudeogi.com,(031)676-4601. ■ 충주 세계무술축제 충주는 중요무형문화재 76호 태껸의 예능보유자 정경화씨가 제자들을 길러온 곳.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충주시는 10년째 세계 무술 고수들을 초청해 경연을 벌이는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도 28일∼10월4일 충주시 탄금대 칠금관광지 일대에서 20개국 25개 무술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세계무술축제가 열린다. 우리 민족 전통무술 ‘태껸’을 비롯, 중국 ‘소림무술’, 브라질 ‘카포에라’, 태국 ‘무에타이’, 러시아 ‘삼보’ 등 세계 주요 무술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외국선수와 우리나라 선수가 동수로 겨루는 ‘충주 이종격투기대회(WHAFIC)’와 무술과 비보잉을 결합한 퓨전 비보이 대회 ‘마셜 아츠 비보이 그랑프리’ 등 2개 대회가 신설됐다. 이밖에 야간 무술 시연, 대한민국의 무술스타 베스트 10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됐다. 축제 기간에 탄금대·중앙탑 등 주요 관광지를 순회하는 중원문화 유적투어 버스도 무료로 운행될 예정.www.martialarts.or.kr, 중원문화관광재단 (034)850-7981∼3.
  • CGV ‘커플 브레이킹’ 연속 방영

    채널CGV는 4부작 코믹 멜로 드라마 ‘커플 브레이킹’을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오후 11시에 각각 2편씩 연속으로 내보낸다. 박광현, 박한별, 정다혜, 김지석 등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오래된 연인이 `콩깍지´가 벗겨진 후 벌이는 이별소동과 새로운 사랑을 솔직하고 발랄하게 그리고 있다. 제대한 이후 첫 출연에서 주연을 맡은 박광현은 안방극장 복귀 신고를 확실하게 하게 됐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의 키스신을 패러디한 장면, 남성그룹 ‘파란’의 리더 라이언의 카메오 출연 등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부여군 금천수로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부여군 금천수로

    가을로 접어 들며 여기저기서 조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게다가 파란 하늘도 점점 높아만 가고 있어 조사의 마음은 추수를 앞둔 농부처럼 설레기만 한다.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폭발적인 입질로 많은 마릿수를 토해내 낚시인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백마강 지류로, 부여군 4개면에 걸쳐 흐르는 금천수로다. 충남 부여군 옥산면에 자리한 옥산저수지의 퇴수로가 길게 물줄기를 만들며 남면 금천리를 스치고 흘러 ‘금천수로’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곳. 내산에서 구룡을 거쳐 흐르는 구룡천과 합수돼 백마강으로 흘러든다. 금천수로를 찾아 가는 길가에 늘어선 코스모스가 길손을 반기고,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는 넓은 들녘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상류쪽에서 하류쪽으로 물길을 따라 내려가며 포인트 탐색을 했다. 이곳 수로는 물 가두는 보가 없어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를 뿐, 멈추는 곳이 없다. 수문을 통해 적당한 양의 물을 가두는데, 수문을 열어 수위를 낮추면 물 흐름이 생기고 수문을 닫으면 물 흐름이 없어진다. 오늘과 같이 수위 조절을 하면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낚시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물 흐름은 있었지만, 물색도 탁하고, 수심도 제법 깊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물 흐름이 적은 후미진 곳에 2.1칸과 2.5칸 두 대를 편 다음, 부들군락지 언저리에 나란히 펼쳤다. 수로를 따라 부는 선선한 바람이 고단했던 일상의 시름을 모두 날려 보내는 것 같다. 부여낚시프라자 전석하(39)씨는 금천수로는 자원이 많아 연중 기복이 없지만, 가을이 깊어지면 조황도 좋아진다고 귀띔했다. 대물 메기와 빅 배스가 서식해 잔씨알은 비교적 적고, 평균 7∼8치급 정도의 고른 씨알이 배출되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스윙낚시의 경우, 기존 포인트보다 생자리가 좋다. 가급적 부들 가까이 붙이는 것이 유리하다.1m 전후의 수심층을 노리는 것이 좋은데, 때로는 수초치기 낚시로 수심에 관계없이 수초 속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로 사용되는 미끼는 지렁이와 곡물류 떡밥. 지렁이보다 떡밥이 우세한 편이다. 주 입질 시간대는 해질무렵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로, 밤낚시가 잘된다. 며칠 폭발적인 조황을 보인 후, 들쭉날쭉한 수위 때문에 요즘은 평균 20여 수로 주춤한 상태. 수위가 안정되는 9월말∼10월로 접어들면 꾸준한 조황이 기대된다. 부여낚시프라자 041)835-2475.836-0013. # 가는 길 천안~논산간 고속도로→탄천 나들목→부여→서천방향→구룡→홍산 못 미쳐 남면 이정표 좌회전→송학교(금천수로). 김원기 붕어낚시전문가
  • [한승원 토굴살이] 바보시인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바보시인 이야기

    시인의 토굴에서 남쪽으로 80m쯤 떨어진 곳에 소 백 마리쯤을 키울 수 있는 우사 두 채와 그 우사의 주인집이 나란히 서 있었다. 우사와 주인집의 파란 양철지붕은 쏟아지는 햇살을 뽀쪽거리는 스테인리스 쇠 조각들처럼 퉁겨 날리곤 하므로, 시인은 서재에서 나와 들판과 바다를 내다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곤 했다. 지난 한여름의 어느 날 아침에,40대 중반의 우사 주인이 시인을 찾아왔다. 시인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우사를 지은 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는 아직 송아지 한 마리도 들여놓지 않고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정부 보조금 5000만원,5년 거치 20년 상환 조건의 5000만원을 가져다가 그것을 설치한 이래, 소를 키우려 하지 않고, 그 돈으로 이런저런 사업을 하다가 빈손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우사 주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시인은 그 우사에 소를 넣어 키우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그 우사 속에서 백 마리쯤의 소가 생활하게 된다면 소의 똥오줌 냄새와 파리 떼들이 들끓을 것이고, 그것들은 고스란히 시인의 토굴을 향해 몰려들 것이 뻔한 일이었다. 시인은 그 농부가 우사에 소를 넣으려 하는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행정 당국을 상대로 ‘왜 마을 안에 축사를 짓도록 했는지’를 놓고 소를 제기하려고까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젊은 우사 주인은 시인의 처지를 생각해서인지, 자기네 집 옆 우사에 소를 넣어 키운다면 먼저 자기들이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인지, 소를 키우고 싶어도 자금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인지, 좌우간 소를 넣어 키우지 않은 것이었으므로, 시인으로서는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한 시인의 마음을 깊이 읽어온 듯 우사 주인이 말했다. “오래 전부터 이 사람 저 사람이 제 우사를, 일 년에 200만원씩 세를 내고 사용하고 싶다는 것을, 여기 사시는 선생님 처지를 생각해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어저께도 제 동생 친구가 와서 통사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마다했어요. 그냥 놔두니까, 동네 사람들이 저것을 자기네 창고처럼 사용하는 것도 속상하고 그래서, 이제 지은 지 10년이 지났으니까 군에서도 상관하지 않을 테고…만일 선생님께서 저것 철거하는 비용을 부담해주신다면 없애버리고 싶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진 시인은, 철거 비용이 기껏 100만원쯤일 거라는 생각으로 “고맙네. 그 비용 내가 부담해줌세.”하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이 찾아온 농부가 말했다. “폐기물 처리 회사에서 와보고 8t 트럭으로 13대쯤이 소요되겠다는데, 한 트럭에 25만원이랍니다. 모두 삼백 몇 십만 원은 되겠는데 300만원만 부담해주십시오.” 시인은 그 비용이 너무 많다 싶었지만 한 번 약속한 것이므로 그 돈을 선뜻 주었다. 시인의 아내는 시인의 말을 듣고 하늘을 향해 소처럼 웃더니,“당신이 결정한 일인데,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좌우간 그것 뜯어내면 시원하기는 할 것입니다.”하고 말했다. 한데 제 어미에게서 그 사연을 전해들은 아들이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왜 그러셔요? 한·미 에프티에이로 인해서, 이때껏 소를 키우던 사람들도 폐업하려고 꿈틀거리는 판국에, 대관절 어느 누가 새삼스럽게 그 우사를 비싼 세 주고 얻어서 소를 키우려 하겠습니까?!” 시인이 우사 주인에게 봉 노릇을 했다는 소문이 근동에 퍼진 어느 날 면장이 시인을 위로해 주려고 찾아왔다. 시인은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우사를 철거하고 나니까 시야가 트이고 시원해졌는데, 날마다 맛보는 그 시원한 맛이 어디 300만원어치만 되겠습니까?” 소설가 한승원
  • 외상에 울고 수금에우는 지배인들

    외상에 울고 수금에우는 지배인들

    지배를 받기만 하던 지배인들이 지배권을 찾기 위해 한데 뭉쳐서 「지배인 연합회」를 만들었다. 「호텔」지배인에서부터 「카바레」「나이트·클럽」「바」「살롱」음식점 지배인에 이르기 까지 지배인이 모여 털어놓는 손님훈…. A= 먼저 우리 회의 목적과 취지부터 설명하지. B= 정관에도 있지만 각종 접객업소 지배인들의 상호 친목을 도모하자는 것이 첫째 목적이고 C= 기업 능력의 개발을 위해서 지배인의 자질 향상, 「서비스」업의 개선책, 경영주와의 유대관계 개선에 따른 경영합리화등이 또한 목적이지. D= 거기다가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살리고 명랑복지 사회를 건설하면서 정부시책에 따르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 E= 그러기 위해서 우리 회가 계획한 몇가지 사업이 있는데, 첫째 지배인 경영연구원을 설치하자는 거야. 지배인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그 교육을 수료한 사람에게 일정한 자격증을 주는 거지. F= 정말 지배인다운 지배인이 너무나 아쉬운 요즈음이야. 관광개발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지배인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드문 형편이니…. B= 아무나 나비「타이」만 목에 매면 지배인되는게 아닌데 말야…. D= 이런 「에피소드」가 있더군. 손님이 들어와서 자리에 와 앉았것다. 「웨이터」가 쫓아와서 『뭘 드실갑쇼?』주문을 했더니 우선 『호스테스들!』 했대나. 그랬더니 그 「웨이터」씨가 「바텐더」에게 가서 『「호스테스」두잔만 빨리 만들어 주십쇼』하더라는 거야. 「호스테스」가 뭔지 용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손님접대에 나선다는것, 우습지도 않은 우리나라에만 있을 수 있는 일이지. A= 그런 친구들일 수록 손님하고 시비붙는 데는 앞장이지. C= 옛날 우리가 처음 이 계통에 발을 들여놓을 때 선배들이 가르쳐준 교훈 제 1조가 있었지. 『너희는 이 순간부터 오장육부를 빼놓아라. 그리고 너희가 이 세계에서 떠날 때 찾아가도록 해라』 F= 참 서러운 꼴 많이 당했지. 욕먹는 것은 차라리 고마운 정도고. E= 따귀 맞으면서도 『헤헤…』 B= 새파란 아들같은 녀석에게도 『예,예, 선생님』 A=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했다간 하룻만에 결단날 판이지. C= 한 15년 전 쯤 얘긴데, 그때 어느 양식집에 있을 때야. 미국 유학가신다는 여대생들이 양식 먹는법 특강을 해달라더군. 일주일을 다니면서 친절히 가르쳐 줬더니 다 듣고나서 한다는 말씀이 『아저씨 남자요? 간이 있고 그것도 분명히 달렸소?』 돈 대줄테니까 지배인 때려 치우고 공부하래요. D= 좋은 기회 놓쳤군.(웃음) E= 그런데 말이야, 따귀 맞는 것 까지는 능청을 부리면서 헤헤 할 수 있지만 술을 퍼먹이는데는 죽을 지경이야. F= 자주 오는 손님이니 마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는 대로 받아 마실 수는 더욱 없고…. D= 요즘 약 먹는 중이라서 못 마십니다하고 거절하면 『이거 왜이래? 성의 무시하는거야?』 A= 그렇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손님일수록 뒤가 구리지.(웃음) B= 아가씨를 붙여 달라든지 아니면 술값은 찍!(외상 긋는 소리) C= 아가씨 문제야 아가씨들이 잘 알아서 따돌릴 수 있겠지만 이 외상만은 참 죽을 지경이지. F= 사장님은 외상 절대 불가 방침이고 손님은 외상절대주의니 가운데서 오징어되는 건 우리 뿐. E= 먹기 싫은 술 한잔 억지로 받아 마시고 몇천, 몇만원짜리 외상 뒤집어쓰니, 그 술 한잔이 만원짜리 술이었던가, 후회할 땐 이미 늦었고. A= 「테이블」에 앉자마자 유난히 상냥하게 구는 손님 쳐놓고 외상 아닌 손님 못보았어. B= 특히 전번에 욕하고 간 손님이 싱글거리며 찾아왔을땐, 백이면 백 다 외상이야. D= 외상 먹어도 좋지. 갚아 주기만 한다면 말이야. 외상 값 한번 받으려면 아휴 그 끈질긴 뱃심들! C= 술은 저희들이 먹고, 기분도 저희들이 내고는 그 돈이 아까와서 질질 끄니 환장 안할 수 있어? E= 한 달 이내에 주면 예수님같이 정직한 분이지. F= 반년을 끄는 건 보통으로 알고들 있어. B= 마시고 기분 풀 때 좋았지만, 맨 정신에 돈 주려니 아깝겠지, 뭐.(웃음) C= 그래서 비록 맥주는 아니지만 「콜라」사들고 가서 사정하잖나. A= 미인계를 써서 아가씨를 보내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 써먹으면 효력이 없어. D= 명절 땐 선물공세를 펴기도 하지. F= 새해부턴 외상 수금 비법을 개발해야겠어. E= 제아무리 비법이라도 줘야 받지? C= 손님들도 처음에 들어올땐 무슨 계획이 있어서 들어오지, 주머니에 얼마가 들어 있으니까 몇병만 마시고 가자, 하고 말이야. 그런데 마시다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기고만장. 가지고 간 돈은 몽땅 「팁」으로 뿌리고 마신 술값은 외상! B= 2차로 오는 손님일수록 저의가 딴데 있어. 1차에선 소주로 진창이 되어서는 「입가심」으로 들르는 건 그래도 애교가 이어서 좋아. 그런데 사실은 술에 마음이 없고 아가씨 가슴에만 마음이 있는거지. A= 소주 먹고 와서는 한다는 큰소리가 『어이 아가씨. 나 지금 XX「나이트·클럽」에서 오는 길인데, 아가씬 거기 알아? 』 E= 그래도 요즈음엔 많이 좋아진 편이야. 그리고 「나이트·클럽」이나 「레스토랑」에 가족 동반이 많아졌고. F= 반가운 현상이지. C= 단 한가지, 여자 주정뱅이가 전보다 늘어난 것은 좀 우울해. B= 그렇지. 특히 젊은 여자들, 술취해 추태부리는 꼴은 남자보다 더 지독하고 애먹는 일이야. D=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외국처럼 돼갈거야. 「서비스」업의 발달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지. B= 그래서 우리가 회를 만든게 아닌가. 우리 지배인들부터 자질을 높이고, 「서비스」정신을 계발시켜야지. <영(英)>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서 활동하는 中 ‘반상의 철녀’ 루이내웨이 9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서 활동하는 中 ‘반상의 철녀’ 루이내웨이 9단

    장강삼협(長江三峽), 삼국지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도히 흐르는 장강(양자강)에 빼어난 경치의 서능협(72㎞), 무협(44㎞), 구당협(33㎞)을 말한다. 웅장함과 험준함, 오묘함이 극치를 이루는 대자연의 창조물이다. 위·촉·오 세나라가 삼협의 꼭짓점에 있었다는 것만 상상해도 어느 정도인지 그림이 절로 그려진다. 1987년 여름, 장강의 삼협을 유영하는 선상(船上). 내로라하는 중국과 일본의 고수들이 참여한 바둑대항전이 벌어졌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날 오후. 대표선수로 참가한 루이내웨이, 장쉬엔, 요다 노리모토, 이마무라 등이 숙소 근처에 산책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요다가 루이에게 속기바둑을 한번 두자고 불쑥 제안을 했다. 이어 둘은 흑백돌을 가리고 숙소 복도에서 서로 마주 앉았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자 요다 9단이 밝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해 속기바둑은 요다의 방에서 계속됐다. 가토 9단과 장주주 9단 등이 구경꾼으로 관전했다.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루이를 찾는 전화였다. 중국 지도부에서 저녁회식이 있으니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싼샤 사건´으로 日유학길 올랐다가 한국행 이튿날 바둑대항전은 모두 끝나고 중국팀이 합계성적에서 일본에 패했다. 그런데 루이는 중국 지도부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일본 기사의 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훈령을 어겼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지도부에서는 “여류기사는 일본 남자 기사들의 방에 가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데다가 루이가 그걸 깜빡 잊고 요다의 방에서 바둑을 둔 것이 화근이었다. 동료 프로기사 장주주 9단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루이는 반성문까지 썼고 나중에는 국수전 등 주요 기전의 참가자격을 박탈당했다. 중·일 바둑계에서는 이를 샤(三峽)사건이라고 한다. 결국 견디다 못한 루이는 2년 뒤 장주주와 함께 중국 국가대표팀을 떠났다. 장주주는 미국으로, 루이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것이다. 루이는 일본에서 살아 있는 전설 오청원(吳淸源) 9단의 제자가 돼 바둑공부를 더 할 수 있었으나 각종 기전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일본기원측이 루이가 일본 여류기전을 싹쓸이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6년을 그렇게 보내다 장주주와 결혼, 미국을 거쳐 1999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이듬해 조훈현 9단을 눌러 외국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수전 우승을 차지,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한국기원의 정식기사가 되면서 제2의 인생길을 걷게 됐다.“바둑 둘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집이다.”고 말하는 그는 자서전 ‘우리집은 어디인가’(마음산책)를 펴낼 정도로 비록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생활에 많이 익숙해지고 있다. 올해 44세의 루이내웨이(芮乃偉).18세에 중국 국가 대표선수가 됐고 35세에 9단으로 승단, 세계 바둑 역사상 여성으로는 최초로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 그래서 세계 바둑계에서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불세출의 여류기사”라는 찬사와 함께 ‘반상의 철녀’라고 부른다. 가을바람이 감미롭게 스치던 지난주,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프로기사 대국실에서 루이를 만났다. 그는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라며 수줍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인터뷰 도중 간간이 한자를 써가며 이해를 도와주려는 ‘친절한 철녀’였다. 한국생활이 어떠냐고 했더니 “(한국에 온 지)8년이 됐다.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는 한국이 좋고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남편과 같은 방향의 바둑인생을 사는 게 즐겁다며 해맑게 웃었다. 자택도 한국기원 바로 옆에 마련했단다. 근황을 물었다. 대국이 없는 날에는 오전 10시쯤 기원 연구실에 나와 공부를 하거나 다른 프로기사들의 대국을 지켜보고, 또 집에 돌아가서는 남편과 함께 복기(復碁)를 꼭 한다. 이창호 9단, 유창혁 9단 등과 기원에서 복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럴 때 점심식사를 기원 옆 작은 식당에서 하는데 하얀 쌀밥이 바둑돌로 보일 때가 많단다. 집에서는 바둑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기보를 검색한다. 남편과 바둑을 두면 누가 이기느냐고 했다.“남편은 내가 다음 돌을 어디에 둘지 아는 것 같고, 반대로 나는 그걸 잘 모른다. 그런 것으로 봤을 땐 내가 남편보다는 머리가 나쁜 것 같다.”며 웃는다. 알다시피 루이 부부는 세계 최강의 9단 커플이다. 한살 연상인 남편은 산시성(山西省)의 타이위안(太原) 출생으로 1978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1984년과 1985년에 벌어진 중·일 바둑대항전에서 일본의 고수들을 차례로 물리쳐 중국 국민들에게 ‘항일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세계최강 9단 커플… 한국기원 옆에 ‘둥지´ 루이와는 국가대표 시절 알게 됐고 싼샤사건으로 가까워지면서 결혼에 골인했다. 루이와 서울에 정착할 때까지 10년 넘게 외국을 돌아다녀 ‘바둑집시’라는 말도 듣는다. 루이는 “남편은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한다. 집에 DVD와 음향기기까지 설치해 영화감상을 자주한다.”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함께 영화보는 재미가 그만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대표를 떠난 10년 동안은 정말 무척 괴로웠지요. 특히 일본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노동으로 연명하며 견뎌야 했던 세월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인지 요즘 한국에서는, 내몫이 아닌 것 같은 행복과 평화, 그리고 한국의 친구들이 실감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남편이 있고, 우리 집이 있고, 새로운 삶을 열어준 바둑친구들이 있어 아주 행복해요.” 한국의 바둑기사 중에서는 목진석 9단과 김승준 9단과 친하다. 특히 김성룡 9단, 박승철 5단, 김영삼 7단 등은 중국어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기사실에 같이 있을 경우 한국말과 중국어를 섞어가며 열띤 토론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자기사 중에는 중국어를 비교적 잘하는 이지현 3단, 한해원 2단 등과 가깝게 지낸다. 루이 부부는 경희대 국제교육학원에 입학,2년여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 한·중·일의 바둑수준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엇비슷하고 일본은 좀 어렵다.”면서 한국은 힘이 센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의 가족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지난달 중국에서 양가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했다.”면서 바둑은 어릴 적 아마초단인 아버지한테 배웠고 남동생이 아마5단의 실력이라고 귀띔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루이는 평소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으로 집중과 인내력이 필요한 바둑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예 바둑선수가 되려고 체육중학에 진학했으며 1년반 만에 상하이 시대표에 발탁되면서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남들은 전투형이라고들 합니다. 제가 어떻게 두는 것인지 잘 몰라 일단 싸움부터 걸다 보니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두터운 바둑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인생의 좌우명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하얀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막힘없이 써내려갔다.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달팽이 뿔 위에 싸워서 무엇하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부싯돌 번쩍이듯 찰라에 기대 사는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부귀든 가난이든 그대로 즐길 일이니.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크게 웃지 않는 그가 어리석구나.-백거이(白居易)의 시 중에서.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3년 상하이 출생 ▲76년 상하이 체육중흥학교(바둑훈련반) 입학 ▲78년 상하이 시대표 ▲80년 중국 국가대표 ▲88년 여성최초로 9단승단 ▲90년 일본 유학 ▲99년 한국기원 객원기사 ▲2000년 제43기 국수전 우승 ▲01년 한국기원 정식기사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I am going on a business trip next week.

    A:What a beautiful sky! (하늘이 너무 아름답네요.) B:Wow,it is amazing to see the bright blue sky.(와! 화창하고 파란 하늘이 정말 멋지네요.) A:I think that fall is a good season for making a trip.(가을은 여행하기에 제격이죠.) B:You are absolutely right.By the way,I am going on a business trip next week.(지당하신 얘기네요. 그런데 저 다음주에 출장갑니다.) A:Really? Where are you going? (그래요? 어디로 가세요?) B:I’ll have a meeting with Chinese buyers in Hong Kong.(중국 바이어들하고 홍콩에서 회의를 하게 됩니다.) ▶ it is amazing to∼ : ∼하는 것이 멋지다, 근사하다.To 이하의 행위를 하는 것이 끝내준다는 말이다.Amazing은 멋지다는 말인데, 우리가 끝내준다고 할 때 It’s amazing이라고 하면 된다. ▶ fall is a good season for∼ : 가을은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럴 때 이 구문을 사용하면 좋다.Fall is a good season for reading books.(가을은 독서하기에 제격인 계절이다.) ▶ go on a business trip : 출장가다. 회사나 기타 기관에서 업무상 근무지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될 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My boss is now traveling on business.(사장님은 출장중입니다.) Jacky will make an official trip to Canada this weekend.(재키는 이번 주말에 캐나다로 출장을 갈 겁니다.)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부토 새달 18일 귀국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가 9년에 걸친 망명생활을 접고 다음달 18일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10일 나와즈 샤리프(57) 전 총리가 현 페르베즈 무샤라프(64) 대통령 정권의 반대로 4시간 만에 재추방당한 가운데, 연말 총선을 앞둔 파키스탄 정국에 또 다시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부토 전 총리가 총수로 있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은 14일 오후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토 총수가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를 통해 귀국한다.”고 밝혔다. 부토 전 총리는 1998년 자발적인 망명 이후 9년 만에 귀국하게 된다.88년과 93년 두 차례 총리에 올랐던 부토는 잇달아 부패 사건에 연루돼 실각했다.98년엔 음모를 주장하며 망명길에 올라 런던과 두바이를 오가며 지내왔다. 파키스탄 정부도 그의 귀국을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부패 혐의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정보부 타리크 아짐 차관은 AP·AFP통신에 “그러나 부패 혐의에 관해서는 법적 절차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샤리프는 (부패 혐의 면죄 대신 귀국하지 않겠다는)사우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간 것이지만, 부토는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토의 귀국이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권력분점’ 합의 성사에 따른 것인지는 불분명하다.아짐 차관은 “권력분점 협상은 진행 중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부토의 귀국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전개될 여지를 남겼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Local] 황룡강변 코스모스 꽃밭 인기

    전남 장성군이 버려진 황룡강변 둔치6.5㎞(23만여㎡)에 코스모스 꽃밭을 가꿔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지금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꽃망울을 터트려 너울거리면서 파란 가을하늘, 맑은 강물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냈다. 주민들은 물론 광주 시민들도 앞다퉈 이곳을 찾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올 봄에 이곳에는 노란 유채꽃밭이 바다를 이뤘다. 유두석 군수는 “추석 연휴 때 황룡강변 코스모스를 보려는 귀성객 등이 몰려 들 것으로 보고 주차시설과 간이 화장실 등 편익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해와 만나는 또다른 방법-망운산(望雲山)

    남해와 만나는 또다른 방법-망운산(望雲山)

    ‘보물섬’ 경남 남해의 산들은 어디를 올라도 파란 남해와 만날 수 있다. 다랑논과 멀리 앵강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설흘산, 다도해의 일출이 더없이 아름다운 금산 등이 그 중 손꼽히는 명산이다. 이제 남해의 명산 목록에 망운산을 추가해야 할 듯하다. 깨끗한 풍모와 드넓은 기상으로 다도해를 보듬으며 우뚝 선 망운산은 최근에 와서야 외지인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발 786m로 남해에선 최고 높이의 산이다. 금산, 설흘산 등이 남해를 찾는 외지 손님들의 산이라면, 망운산은 남해군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산이다.360도 어느 방향에서든 푸른 다도해와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풍경의 ‘보물산’이다. 글 사진 남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산중에 핀 연꽃 ‘화방사´ 망운산 오르는 길은 남해읍 공설운동장 인근에서 시작하는 코스와 서상면 예계마을 코스, 고현면 대곡마을 화방사 코스 등 다섯개 가까이 된다. 이번 산행은 망운산 중턱의 절집 화방사(花芳寺)를 들머리 삼았다. 그리 가파르지 않아 오르기 수월할 뿐 아니라, 산행 내내 다도해는 물론, 닥나무 군락지나 망운암 등 많은 볼거리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소요시간은 왕복 3시간 남짓. 절 아래 약수터에서 맑은 물로 목을 축인 다음, 돌다리와 몇 개의 나무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화방사 일주문과 만난다. 청아한 독경소리가 들려오는 돌계단 저편에 화방사가 연꽃 같은 자태로 앉아 있다. 호구산 용문사, 금산 보리암 등과 함께 남해 3대 사찰이라 일컬어지는 곳.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망운산 남쪽에 연죽사를 건립한 것이 화방사의 시작이라 전해진다. 임진왜란 등을 거치며 소실된 것을 인조 15년(1637) 서산대사의 제자 계원과 영철 두 선사가 현 위치에 ‘연화형국’이란 뜻의 화방사로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뭍의 대가람과 비교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대웅전 좌우에 시립한 응진전과 명부전, 강당 역할을 담당하는 채진루 등이 짜임새있게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단아한 자태의 절집이 왜 진작 사람들의 이름에 오르내리지 않았을까. 큰 사람 밑에서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어도 큰 나무 아래서는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없다던가. 남해의 명찰 금산 보리암의 명성에 가려진 탓일 게다. 깊은 차향 우러나는 다원과 반야교를 차례로 지나면 햇빛 한 점 볼 수 없는 숲길이 이어진다. 깊은 정적 사이로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계곡물 소리가 반갑다. 망운암 못미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닥나무 자생지는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 철쭉보호지역 아래 약수터에서 길이 양갈래로 나뉘어진다. 약수터 뒤로 난 길보다 오른쪽 임도를 따라 걷는 편이 다소 수월하다. #일망무제가 동행하는 산길 정상을 향해 임도를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바다 건너 멀리 하동 화력발전소와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어떨까. 임도를 버리고 동네 앞산처럼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올랐다. 평탄한 정상 능선길을 따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절경이 펼쳐졌다. 일망무제. 산의 기운을 빨아들인 구름이 하늘로 솟구치는 가운데, 우람한 내륙의 산봉우리들은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고, 점점이 떠 있는 섬들 너머로 사천과 고성, 광양, 여수 등 바다에 기댄 도시들의 자태가 두 눈 가득 들어온다. 정상표지석에서 KBS송신소 아랫길로 300m쯤 더 가면 망운산 전망대 겸 산불감시초소다. 억새가 거센 바람에 몸을 누이는 전망대 앞 공터에서 하늘 향해 두 팔 뻗고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시라.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 진교나들목에서 내려 남해대교를 지나야 한다. 국도 19호선을 타고 남해읍으로 향하다 고현면 이어마을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 남짓 더 가면 화방사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5분 정도 더 가면 화방사 주차장. 다소 돌아가더라도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사천에서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 국도 3호선을 따라 달리다 창선교와 1024번 도로, 이동면 등을 차례로 지나는 길을 고려하시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남해공용터미널(055-864-7101)에서 대곡행 버스(1000원)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화방사로 가기 위해서는 대곡에서 하차한다. #이곳도 가보세요 승용차로 망운산을 찾았다면 해안관광도로를 따라 사촌 해수욕장과 가천 다랭이 마을, 상주 해수욕장을 거쳐 창선·삼천포대교까지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좋다. 미조 상록수림, 물건방조어부림, 원시어업 죽방렴 등 많은 볼거리가 동행하는 코스다. 상동면 지족1리 죽방렴 옆에서는 바다낚시가 잘 된다. 어촌계에서 만든 좌대나 어선 위에서 6시간 낚시를 즐기는데 미끼 포함 2만4000원.010-4842-5511.
  • [김석의 갯바위 통신] 한가위처럼 풍성한 가을 감성돔

    [김석의 갯바위 통신] 한가위처럼 풍성한 가을 감성돔

    올해처럼 더웠던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낚시꾼과 바다를 지치게 했던 여름.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찾아온 가을을 맞이하며 내년을 기약하고 떠나갔다. 더위에 지쳐서 꾼들을 외면하고, 움직임이 둔했던 감성돔들도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하려는지 파란 가을하늘과 적당히 식혀진 바다수온 속에서 서서히 먹이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부터 내년 2월까지 감성돔낚시가 계속된다. 한낮, 곡식을 영글게 하는 따사로운 햇볕이 갯바위낚시에 다소 부담되기는 하지만, 맑고 파란 하늘이 거울에 비친 듯 푸르른 바닷물 속에서 은빛 감성돔을 낚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감성돔 시즌 초반에 돌입한 요즘은 포인트에 따라서 조과가 들쑥날쑥 하고 있다.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하며 점차 겨울을 대비한 월동처를 쫓아 움직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시즌초반 감성돔 낚시는 속전속결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낚시인의 발빠름이 요구된다. 내렸던 포인트에서 오전에 입질이 없다면 ‘혹시나 입질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지 말고 과감히 낚시 가이드배에 올라타 포인트 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남해안의 전체적인 감성돔 조과 패턴을 분석해 보면 배를 타고 움직이는 갯바위낚시에서는 참갯지렁이를 이용한 원투 던질낚시로 감성돔의 마릿수를 채워오고 있다. 야간에는 주로 방파제에서 낚시가 이루어진다. 또 하나, 올해 주목할 만한 시즌초반의 감성돔 갯바위낚시 형태로는,B∼3B 정도의 저부력 구멍찌를 사용하여 수심이 얕은 곳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 감성돔 낚시하면 1∼2호 내외의 무거운 구멍찌로 수심 깊은 곳부터 공략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잊어 버리고 과감히 수심 얕은 발밑을 공략해야 한다. 일렁이는 파도 덕분에 하얀 포말이 일어나는 갯바위 가까이에서, 파도에 떨어지는 여러 가지 감성돔의 먹잇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심 얕은 곳을 공략할 때에는 밑밥도 무거운 감성돔 집어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여름에 주로 사용했던 가벼운 벵에돔 집어제를 크릴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갯바위 찌낚시와 방파제 야간낚시에서의 미끼는 주로 크릴을 사용하고, 배낚시에서는 참갯지렁이(1㎏ 8만원=3인 하루 사용량)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여수권에서 배낚시를 할 수 있는 4∼6인승의 전마선 하루 이용료는 8만원정도이고 현지 선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4만원정도의 일당이 추가된다. 여수 포인트 24시 출조점 011)9624-0049.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4) 관룡사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4) 관룡사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경남 창녕의 관룡사는 억새평원과 진달래군락지로 유명한 화왕산과 이어진 관룡산 중턱에 있습니다. 관룡사에서 산길을 700m쯤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데, 바로 용선대(龍船臺)지요. 보물 제295호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은 이 바위 위에서 극락으로 가는 뱃길을 살피고 있습니다. 풍만하고 안정감 있는 몸통에 단정한 인상의 양감 있는 얼굴을 가진 용선대 여래좌상은 9세기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좌를 포함한 전체 높이가 298㎝에 이르러 매우 당당한 모습이지요. 용선대 여래좌상의 의미는 관룡사 계곡에 자리잡은 한 점의 국가지정문화재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 불상의 존재로 하여 관룡사 계곡에 ‘극락세계로 가는 거대한 배’라는 상징성이 부여되었기 때문이지요.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반야용선(般若龍船)입니다. 반야용선은 중생을 태워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야용선에는 지혜를 터득하면 반야, 곧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지요. 하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피안의 세계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생전에 덕을 쌓고 부처에 의지하면 반야용선에 올라 서방정토에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경남 양산 통도사의 극락보전에 그려진 ‘반야용선접인도(般若龍船接引圖)’는 반야용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용처럼 생긴 배의 앞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안내하는 인로왕보살이 합장을 하고 있고, 뒤에는 중생을 지옥의 고통에서 구해주는 지장보살이 고리가 여섯 달린 지팡이인 육환장을 들고 서 있습니다. 배의 가운데는 비구와 아낙, 선비, 노인 등 신분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결같은 표정으로 극락왕생한다는 기대에 젖어 있지요. 이들을 감싸고 있는 지붕은 마치 인도의 초기 스투파(탑)를 닮았습니다. 스투파란 부처의 사리를 안치한 무덤이니, 곧 그림 속의 지붕은 중생을 보호하는 부처를 상징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입니다. 고통 없는 세상으로 태워다주는 반야용선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의 무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야용선 혹은 용선은 거의 전국적으로 망자를 극락으로 떠나보내는 ‘교통수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요. 강릉 단오굿에서 펼쳐지는 뱃노래굿도 바로 용선굿입니다. 용선굿거리에서는 죽은 사람이 편안히 저 세상을 갈 수 있도록 굿당의 천장에 매달아두었던 용선을 내려 무녀들이 노젓는 흉내를 내면서 뱃노래를 부르지요. 통영에서 전승되는 남해안 별신굿에서도 대나무로 화려하게 틀을 만들고 색지를 붙인 용선이 완성되면 망자의 넋을 서방정토로 인도하는 용선춤이 벌어집니다. 용선대 여래좌상은 이렇듯 중생을 가득 태우고 극락세계로 항해하는 배의 선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선대 여래좌상은 상징성이 감안되지 않은 채 순수하게 불상 조각 자체의 미술사적 가치만으로 보물로 지정된 듯합니다. 여래좌상 앞에 놓인 안내판조차 ‘땅의 기운을 누르려는 신라 하대의 도참사상이 작용한 듯 하다.’고 불상 조성의 이유를 풍수지리와 연결시키고 있을 정도니까요. 앞으로는 문화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에 상징성도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용선대 여래좌상이 아무리 훌륭하게 보존된다고해도 훗날 주변 경관이 훼손된다면 반야용선의 상징성 또한 퇴색하고 말겠지요. 자연 경관과 더불어 상징성을 갖는 문화재라면 주변 지역을 사적(史蹟)으로 지정하여 함께 보호하는 방법도 진일보한 문화재 정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csuh@seoul.co.kr
  • ‘신의 직장’ 공기업 입사 5가지 전략

    ‘신의 직장’ 공기업 입사 5가지 전략

    최근 농협이 전국적으로 1000명의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발표하는 등 하반기 공기업 분야 채용시장에 파란불이 켜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최소 3.2% 채용인원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희소식이다. 그러나 이런 신호들이 반드시 호재만은 아니다. 올 하반기부터 사회형평적 채용을 확대하고 토익점수의 비중을 낮추는 등 공기업 지원문턱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공기업 입사경쟁률이 지난해보다 10배정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기업 취업 전략을 소개한다. (1) 사회형평적 채용 등 낮아지는 문턱 노려라 공기업은 학력, 연령, 성별 등 지원자격을 완화하거나 폐지해 ‘열린 채용’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 대부분의 공기업이 하반기 공채를 발표하면서 사회형평적 채용을 확대했다.2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회봉사활동 우수자, 효행·선행자를 우대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취업보호대상자, 의상자, 농어촌출신자, 혼혈인, 장애인에게 별도의 가산점을 준다. (2) 지방대생은 지방이전 기업 겨냥하라 공기업 채용방식 개선안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기업은 지역 출신 학생들의 채용비중을 확대한다. 대상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까지 합치면 90개 가까이 된다. 출신의 기준은 최종학력이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최종학력 기준으로 서울출신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경남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 입사에서 우대를 받지 못한다. 건강보험공단이 강원도 지역 출신자를 우대하고 한국농촌공사는 올 모집인원원의 170명 가운데 96명을 지방출신인재로 채용한다. (3) 줄어든 토익비중 유념하라 지난 5월 정부는 “토익 점수가 낮은 사람에게 입사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토익 비중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이는 이미 주요 공기업을 중심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토익을 입사기준에서 제외했고 서류전형도 없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도 서류전형이 없고 울진지역 의무근무자는 토익 550점 이상만 갖추면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인기 공기업에서는 여전히 토익의 벽이 높은 편이다. 조이캠퍼스 고범석 실장은 “실질적으로 합격자들의 점수가 한국전력 사무직은 900점 (기술직은 800점), 한국남동발전은 950점으로 높은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들어 자기소개서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봉사활동이나 인턴십 경력 등을 위주로 적되 튀지 않고 무난하게 적는 것이 좋다. 서울메트로는 올해 자기소개서를 지원동기 1000자, 공사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각각 1000자이내에서 논술형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4) 제2 외국어·자격증을 챙겨라 대부분의 공기업이 서류전형에서 자격증을 필수지원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무직은 정보처리기사, 사무자동화 자격증을 많이 따고 있고 최근 한자능력시험에 대한 많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남동전력은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한다. 제2외국어 점수가 있으면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한국전력은 영어·일본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러시아어·스페인어·아랍어 중 한 개의 점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5) 인성·적성 검사 확대에 대비하라 공기업 전형에서 인·적성 검사 비중이 확대된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PSAT(공직적격성 평가)가 공기업 전형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조이캠퍼스 고범석 실장은 “현재 한전 등이 민간연구소에 위탁해 문제를 개발중인데 수험생들 대부분이 어렵게 느꼈다고 한다.”면서 “장차 공기업의 경우 통일화된 적성검사 유형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류문턱은 낮아졌지만 면접비중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공사 최종합격자를 선발할 때 필기성적과 상관없이 면접 시험결과만으로 뽑을 예정이다. 건강보험공단도 면접비중을 확대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자연을 담은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일본의 조지 윈스턴’이라 불리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를 만나본다. 또 지난 6일 72세로 타계한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그가 남기고 간 천상의 노래를 영상과 함께 감상하며 추억에 젖어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케냐 메루 국립공원이 새로 개장해 이웃한 공원에서 동물들을 이주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헬기로 동물들을 유도해 비닐 천막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과정에서 기운찬 야생동물을 붙잡느라 애를 먹곤 한다. 케냐정부와 국제동물복지기금 등의 후원금 덕분에 메루 국립공원은 활기찬 모습을 찾는다.   ●‘아시아 테마기행’ 중국편 2부-중국인들의 무릉도원 무이산(EBS 오후 10시50분) 중국인들은 그들의 이상향을 지상낙원 혹은 무릉도원이라 말한다. 지상낙원은 완벽한 이상국가의 표현이었고, 무릉도원은 원시적인 천국이라 말할 수 있다. 이번에는 중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지상낙원과 무릉도원으로 불렸던 소주와 항주, 무이산을 둘러본다.   ●사랑하기 좋은 날(SBS 오전 8시30분) 성재는 추억을 떠올리며 거실에서 효진을 기다린다. 한참을 그러다 집 밖으로 나갔을 때 진국, 시모와 함께 병원에서 오는 효진을 보게 되고 마침 이모와 함께 아빠에게 오던 장군이를 만나 네 식구가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명진은 쓸쓸한 모습의 성재에게 준비해 온 반찬을 건네준다.   ●태왕사신기(MBC 오후 9시55분) 고구려인들은 수천년 동안 자신들이 쥬신 제국의 후손이라 믿으며 약속된 왕을 기다려왔다. 어느날, 밤하늘에 쥬신 왕의 별이 떠올라 동이 틀 때까지 점점 더 밝게 타올랐고, 그 별 빛 아래서 왕이 태어났다. 그동안 기다린 쥬신의 왕이다. 그리고 그날 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암흑 속의 암투가 있었다.   ●TV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35분) 이번 주는 삶의 의미와 열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통을 이어간 예인들의 삶과 흥을 담은 진옥섭의 ‘노름마치’를 읽어본다. 또 신은 인간이 의미를 부여해 만든 것일 뿐이라는 주장으로 파란을 일으킨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살펴본다.
  • 권영길 본선 직행 좌절…沈風 매서웠다

    권영길 본선 직행 좌절…沈風 매서웠다

    ‘심풍(沈風)에 발목 잡힌 권영길 대세론’ 9일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대회는 이변의 현장이었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지역순회 경선에서 충북지역을 제외하고 10승을 올린 권영길 후보가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차 관문으로 향했다. ●7% 지지율로 출발… 26% 획득 ‘대이변´ 당초 7%대의 지지율로 출발한 심상정 후보는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권 후보는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파’의 공개 지지 선언으로 무리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가 했지만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심 후보의 거센 도전에 2차 예선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권 후보는 불과 316표가 모자라 본선행에 발목이 잡혔다. 권 후보의 과반 득표 실패는 심·노 후보의 강고한 견제심리에 기인한 듯하다. 여기에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당 대선주자였던 권 후보로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심 후보는 경선 내내 권 후보의 ‘정체된 통합의 리더십’으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선명한 전선을 만들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날 결선 진출 기자간담회에서도 “민노당은 이제 집권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오늘 결과는)당의 혁신을 완수해 대권을 잡으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당내 최대 정파의 권 후보 공개 지지선언이 오히려 권 후보에게는 부메랑이 됐다. 정파 담합선거라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더 이상 명분 없는 조직선거로는 진보진영의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혁명열사릉 방문과 조선노동당사 공유 등의 공약도 권 후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기류는 선거인단의 절반에 가까운 서울·수도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지막 경선지역인 서울에서 권 후보는 지지율 37.51%로 만족해야 했다. ●권후보 316표 모자라 본선행 ‘발목´ 심 후보의 기세는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했다. 심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이변을 예고하는가 싶더니 충북지역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강원지역과 서울·수도권 지역에서는 2위를 차지하며 대파란을 일으켰다. 당초 7%대의 지지율로 시작했던 심 후보가 진보정당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민노당의 변화를 바라는 바닥세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질주했다. 초반부터 경제·서민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대치점을 분명히 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측은 본선에 오르진 못했지만 진보정당의 대변혁을 함께 외친 노 후보와 함께 대역전 드라마를 확신하고 있다. 고배를 마신 노 후보와의 연대가 관건이다. 심 후보는 “결선투표는 1차 투표의 연장선이 아니라 민노당 승리의 전략적 선택을 위한 새로운 선거”라고 전제,“여기에는 그동안 당의 혁신을 함께 주장해온 노 후보를 향한 당심도 포함돼 있다.”며 ‘심·노 연대’를 확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하) 의미와 편견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하) 의미와 편견

    ‘한걸음 가까이’ 우리나라 남성용 공중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 중 하나다. 축구 강국 독일의 한 공중화장실은 남성용 소변기에 축구 골대를 만든 뒤 공 모양의 플라스틱을 매달아 자연스럽게 한걸음 다가가 ‘조준’하게 한다. 이용자들은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접하며 살며시 미소짓는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에 숨겨져 있는 의미와 편견 등을 짚어본다. ●여성 화장실이 위험시설? 공공시설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표시한 그림 기호를 ‘픽토그램’이라고 한다. 국제적으로 사용이 의무화된 픽토그램 색상은 안내용은 초록색, 주의환기용은 노란색, 소방시설 및 금지를 나타낼 때는 빨간색이다. 국내 공중화장실의 픽토그램 가운데 상당수는 남자가 파란색, 여자는 빨간색으로 표현돼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에는 여성용 공중화장실은 사용이 금지되거나, 위험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래를 노출 시켜라? 기존 공중화장실 대부분은 문과 바닥 사이에 틈새가 거의 없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설치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공중화장실은 문 밑부분과 바닥 사이가 30㎝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응급사고나 범죄에 대처하기 쉽고, 청소 등 관리가 용이하고, 통풍이 원활해 위생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관련 법규에는 화장실 문을 바닥으로부터 얼마 정도 거리를 두라는 규정은 없다. 현실이 제도를 앞서가는 셈이다. ●협소한 공중화장실은 편법 현재 국내 공중화장실의 남녀 변기 비율은 1.97대1이다. 그러나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남녀 변기 비율은 이와 정반대인 1대1.5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공중화장실을 개·보수할 때 규정에 맞추기 위해 남자 화장실의 공간을 줄이거나, 변기당 점유면적을 축소하는 등의 사례가 등장하기도 한다. 공중화장실 설치기준은 33㎡(10평) 이상, 변기 1개당 점유면적은 3.35㎡(1평) 이상이다. 이보다 공간이 좁으면 편법인 셈이다. ●수세식≠위생적 농촌지역 화장실의 수세식 비율은 2000년 기준 52.2%이다. 그러나 하수도 시설이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세식 화장실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 WTAA 관계자는 “농촌지역 하천의 수질은 절반 이상이 4급수 이하”라면서 “하수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농촌에는 자연발효형 화장실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도움말:세계화장실협회창립총회조직위원회(WTAA)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북 안동 병산서원 가는 길

    경북 안동 병산서원 가는 길

    존구자명(存久自明), 존재란 오래되면 스스로 밝아지는 법. 길이 그렇다. 오래된 길일수록 질박한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자신과 주변을 밝고 아름답게 변모시켜 왔다. 요즘은 어떤가. 길을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는가. 온통 덮어 씌우고 밀어버리는 것을 능사로 아는 시대에 아직도 흙먼지 폴폴 날리는 옛길이 남아 있다는 것이 여간 반갑고 고맙지 않다. 이젠 제법 입소문이 난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 가는 옛길. 자체로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지만, 포장도로로 만들려는 시도를 막아낸 것이 안동 시민들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옛길이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재잘대던 유생들은 간데없고… 옛길의 정취를 호젓하게 느끼고 싶다면 무엇보다 하회마을과 갈라지는 삼거리 주차장에 차를 버려둘 일이다. 하회마을 삼거리에서 시작되는 병산서원 가는 길은 흙먼지 폴폴 나는 비포장 10리(4㎞)길. 버스는커녕 승용차 두 대가 겨우 비켜갈 만큼 좁은 산길이다. 진작 이 길의 아름다움을 간파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반드시 발품 팔아 걸어보아야 할 길’이라 상찬하기도 했다. 병산서원 가는 길엔 낙동강이 동행하며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한걸음에 상큼한 산들바람이 코를 간지럽히고, 또 한걸음엔 강바람이 폐부를 씻어낸다. 어느덧 계절의 끝자락. 가을 냄새 머금은 오후 햇살이 숲과 강과 길에 걸터앉아 있다. 들꽃들이 전하는 옛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가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인적 드문 산길도 적적하지 않다. 높다란 포플러 나무가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는 고갯마루에 멈춰 섰다. 양반걸음으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낙동강 너머로 넉넉하고 평화로운 안동 들녘이 펼쳐졌다. 휘돌아 가는 길 너머로 자연스레 예전 풍경이 오버랩된다. 책 몇권 움켜쥔 유생들이 짐짓 점잔 빼며 팔자걸음 걷고, 여름내 물가에서 살갗을 태운 꾀죄죄한 몰골의 개구쟁이 꼬마들이 뒤를 잇는다. 불꺼진 곰방대 입에 문 촌로는 우마차를 채근하고, 밭고랑 사이에서 길게 허리 펴며 일어선 아낙네는 두손방망이질로 고단했던 무릎을 다독거린다. 아마도 산자락 나무 뒤에는 지나는 유생들을 훔쳐보며 한숨 쉬던 시골처녀도 있었을 게다. 이제 산자락 하나 돌면 병산서원. 길과 강을 가르는 밭을 지나 강변으로 내려섰다. 길다란 모래톱이 병산서원까지 이어졌다. 모래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사각거리며 걷는 동안 예전 사람과 동행하는 듯한 환상에도 젖어 본다. 곁을 스치는 백로의 날갯짓에 눈떠 보면 유생들의 티없이 해맑은 얼굴이 파란 하늘에 맺힌다. ●안동의 숨은 진주 병산서원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의 하나로 평가받는 곳.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풍산 류씨 문중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의 뜻에 따라 1572년 옮겨 지었다. 산비탈에 가지런하게 세워진 서원의 풍모에서 세월이 빚어낸 장엄함이 느껴진다. 서원의 정문인 복례문(復禮門)을 지나면 만대루가 눈을 사로잡는다.200명이 앉을 수 있다는 너른 만대루에 오르면 굽이치는 낙동강과 병산 앞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덟기둥 한칸 한칸은 그대로 병풍이 되고 풍경화가 된다. 여느 누각들과 달리 흔한 장식하나 없고, 나무에 칠도 하지 않았건만 어찌 이리 아름다울까.‘조선 서원 건축의 백미’란 평이 허언이 아님을 절감케 하는 장면. 만대루 기둥에 등대고 앉아 가슴 한자락 내려놓았다. 어디가 건물이고 어디가 자연인가. 병산서원 hahoe2.andong.com,054)853-2172. 지킴이 류시석 011-540-2172.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국도 34호 예천방향→916번 지방도 풍천방향→5㎞ 직진→하회마을 진입로→효부리→좌회전→하회마을 삼거리→병산서원 ●먹거리 헛제삿밥은 안동 특유의 먹거리. 안동댐 월영교 앞 ‘맛 50년 헛제사밥’이 많이 알려져 있다.6000원,1만원.054)821-2944. 안동찜닭을 제대로 맛보려면 안동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1마리 1만 8000선.4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안동역 건너편 한우골목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250g에 1만 4000원선. 안동관광정보센터(tour.andong.go.kr) 856-3013, 안동시 관광안내소 851-6397. ●2007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국내외 탈춤단체들이 신명을 함께 느끼며, 문화적 교류를 꾀하는 탈춤인의 축제. 국내 중요문화재 지정 탈춤 13개가 공연되고, 세계 각국의 민속탈춤과 민속축제, 각종 부대행사 등이 열린다.28일∼10월7일.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안동시내 일대. 안동민속축제도 이 기간 중 동시에 개최된다.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사무국 840-6398.
  • 靑 “이명박 고소”…대선정국 파란

    17대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정치공작 논란’으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르면 6일 중으로 문재인 비서실장 명의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사실상 현직 대통령이 야당후보를 고소하는 것으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야당탄압이며 정치테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사실상 현직 대통령 사상 첫 野후보 고소 대선 정국이 ‘이명박 대 노무현 대통령’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과 함께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범여권 경선 등 대선 정국에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날 한나라당의 이 후보를 비롯해 이재오 최고위원, 박계동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 등 4명을 이르면 6일 검찰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죽이기’를 위해 국정원·국세청을 동원한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한 데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문 비서실장은 “진실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아직도 거짓과 술수로 승리하려는 선거 풍토와 정치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 후보등을 금명간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은 “이 후보가 아무 단서나 근거도 없이 청와대를 겨냥해 거짓 주장을 계속하는 의도는 분명하다.”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도덕성 검증요구와 불법 의혹을 물타기하려는 선거용 술수로 이것이야말로 비겁하고 낡은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 “야당탄압·정치테러”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권이 나서서 정치공작을 하더니 이제 야당 후보를 고소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면서 “대통령이 검찰을 이용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야당탄압, 정치테러”라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야당 후보의 입을 막고 연일 계속되는 정윤재 게이트 등 노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정국전환용으로 보인다.”면서 “한나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투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낙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청와대가 대통령 후보를 고소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감각에 맞지 않고, 자칫 대통령 선거판도를 왜곡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박현갑 박찬구기자 eagledu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여의도 한화증권 앞 ‘물고기’

    [거리 미술관 속으로] 여의도 한화증권 앞 ‘물고기’

    건조한 도시 한복판에 뜬금없이 나타난 물고기 한 마리. 완벽한 직선에 가까운 빌딩숲에서 유연한 곡선미를 뽐낸다. 서울 여의도 한화증권빌딩 앞에 놓인 작가 심현지(65)의 ‘물고기’(1995년작·10×5.7×1.4m)는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도회 속에서 찾아낸 것 같은 느낌이다. 직선과 회색, 파란색의 차가운 색이 주를 이루는 건물과 대조적으로 물고기는 부드러운 곡선에 금빛과 빨강 계열의 몸통을 가지고 있다. 색상의 화사함만으로도 차가운 주변 분위기에 생명감과 활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몸통에는 색색깔의 유리가 비늘처럼 모자이크돼 있다. 수천개의 반사점을 가지고 있는 유리조각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화려하게 빛을 분산시킨다. 해가 지고 나면 태양의 역할을 건네받은 가로등이 또 다른 빛의 프리즘을 만들어낸다.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등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는 안쓰럽기보다 오히려 청량감을 준다.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이 환경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작가의 손은 남아나질 않았다. 유리 조각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손을 베이는 것은 다반사였다. 아름다운 유리공예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용한 연장은 전기톱에 드릴, 콤프레셔…. ‘중노동’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과정은 험난했다. 이렇게 태어난 작품은 만인에게 즐거움을 준다. 물고기는 여의도 지역 직장인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즐겨 등장하는 배경으로 활용되며 공공미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작가는 국비유학을 떠난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집안일, 육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건축미술과 유리공예를 배웠다. 작가의 후속 작품이 궁금하다면 성공회 대성전과 소성전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전당 벽화를 관람하기를 권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日 세지마 류조 前 이토추상사 회장 별세

    日 세지마 류조 前 이토추상사 회장 별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이토추 종합상사를 성장시킨 세지마 류조 전 회장이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95세.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동군 직속상관이었던 것을 비롯,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군부출신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류조 회장은 이날 오전 0시55분 도쿄 자택에서 숨졌다.1938년 육군대학 졸업 후 일본군 대본영 참모로서 활동했다. 종전 뒤에는 옛 소련군의 포로로 잡혀 11년동안 시베리아에서 억류생활을 했다. 1956년 귀국,1958년 이토추에 입사해 주로 항공기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부회장, 회장을 지내다 2006년 퇴임했다. 치열한 항공기 판매전을 그린 소설 ‘불모지대’의 주인공 모델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 이병철 삼성 초대 회장, 박태준 전 회장과도 오랜 친분을 쌓았고 포항제철(현 포스코) 설립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83년에는 안보협력 차관 40억달러(약3조 7500억원) 제공을 내세우며 당시 나카소네 총리의 첫 공식 방한을 성사시켰다. 81년 3월 나카소네 내각의 임시행정조사위 위원에 취임해 일본 내에서 반발이 많았던 국철, 전매공사 민영화 작업에 나서 노동계, 정계의 반발을 무마시켰다. 오부치 게이조, 다케시다 노보루, 미야자와 기이치,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 등 정계 요인들과 교분이 두터웠다. 전성기 때 정·재계 직함만 100여개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전후 정치 막후에서 활동한 것에 대한 비판도 따랐다. 생전 자서전에서 ‘대동아전쟁’을 자위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극우파란 평가를 받아왔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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