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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내일 비록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세계적인 명언을 남긴 네덜란드의 스피노자(1632~1677)는 파란 많은 질곡의 생을 살다 간 철학자다. 빼어난 철학자였으면서도 사업가, 보석밀매업자, 안경제조업자를 전전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천재. ‘자연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으로 해서 괴테는 그를 ‘신에 취한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말년에 간절하게 부르짖은 사과나무의 희망은 불확실성을 핑계로 현실을 바로 보지 않는 왜곡과 태만에 대한 경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올 한해 화제가 됐던 단어와 신조어 20개를 추려 그 의미를 기발하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 해석들엔 유난히 왜곡과 진실의 은폐가 범람한다. 리스트의 맨 위에 등장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Assange)는 ‘방종을 경건한 행위처럼 가장하는 행동’으로 소개됐다. 그런가 하면 긴축(Austerity)은 ‘독실한 척하는 비열한 짓’이고, 적자(Deficit)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변명’이란다. 과장과 비약의 억지 인상이 짙지만, 현실의 가장과 숨기기를 겨냥해 빗댄 뉘앙스들이 신선하다. 가디언의 단어·신조어 연말결산이야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세태의 반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교수신문이 낸 올해 결산 사자성어의 뉘앙스는 사뭇 심각하다. 쫓기던 타조가 급한 나머지 덤불 속에 머리만 숨긴 채 꼬리를 드러낸 상황이라는 ‘장두노미’(藏頭尾). 감추는 바가 많아 행여 들통날까 전근긍긍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 필진, 주요 학회장, 전국대학교수회장 212명 중 41%가 압도적으로 선택한 성어라니 비리·일탈과 은폐에 대한 적대의 공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장두노미의 배경은 교수들의 설명 그대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사건과 그것들의 해결 과정에 있을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영포게이트로 불리는 민간인 사찰, 연평도 포격, 한·미 FTA 재협상, 예산안 파동…. 경인년을 관통하며 나라 안팎의 관심을 모은 사안들이지만 진실 공개와 의혹의 해명보다는 덮고 감추기에 급급한 정부를 겨냥한 지적일 터이다. 그런데 이 장두노미가 정치·국방·외교에만 국한할까. 복원 3개월 만에 금이 간 광화문 현판, 엉터리 장인에 놀아난 국새 사기극, 외교부 장관 딸 특채사실 공개 후 공직사회 전방위에서 불거진 특채, 퇴직자들에게 성과급을 듬뿍듬뿍 퍼줬다는 공기업들….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른 균열과 공직자들의 간여가 명백한 사기극인데도 날씨 탓이니 어쩌니 하며 변명에 급급한 도덕 불감. 제 식구 감싸기의 결탁·특혜의 일탈과 제 배 불리기의 뻔뻔한 불법에도 비상식의 해명만 붙을 뿐이다. 나라망신에 대한 지적과 박탈·소외에 대한 원성이 높은데도 공정과 균등의 구호는 여전히 요란하다.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3000배를 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3000배의 절값을 달라는 말에는 어김없이 “쏙이지 말그래이.”하며 불기자심(不欺自心)의 화두를 주었다는 스님. 스스로에게 엄하고 정직하게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라는 불기자심의 화두는 실천으로 빛이 나는 일갈이다. 수행 중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차갑게 외면한 수행, 신도가 선물한 고급시계를 도끼로 박살낸 뒤 “공부하는 놈이 시계 볼 여유가 어디 있냐.”며 호통을 쳤다는 얘기는 결기의 결정인 것이다. 경인년도 사흘만 남겨놓은 세밑이다. 나를 속이지 말고 남을 배려하라는 교훈이 어디 성철 스님의 ‘쏙이지 말그래이’뿐일까. 나와 남을 속이고 세상을 썩히는 비극은 되풀이하지 말자. 사과나무의 희망은 계속되어야 한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올해의 사자성어일 뿐. 새해엔 ‘장두노미’ 같은 씁쓸하고 미운 말 대신 기분 좋고 예쁜 사자성어를 한번 들어보자. kimus@seoul.co.kr
  • 트럭 앞 질주男의 아찔한 순간

    트럭 앞 질주男의 아찔한 순간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보행자가 급출발한 트럭에 치이지 않기 위해 내달리는 아찔한 모습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 전했다. 터키 경찰이 공개한 이번 영상은 이달 초 현지 동부 다디야만 시에서 발생한 사고를 순간 포착한 CCTV 장면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성은 횡단보도를 살짝 벗어난 채 트럭 앞을 지나가려 했고, 이때 차량이 급출발해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고 당사자 베키르 오즈칸(53)은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하지만 트럭 운전자는 차량의 바로 앞을 지나고 있던 보행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따르면 다른 보행자들이 경고 신호를 보내자 트럭 운전자가 속도를 줄였고, 오즈칸은 도로 위에 몸을 내던져 간신히 차에 치지 않았다고. 한편 사고를 당한 오즈칸은 다행히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순신 장군 동상 귀환… 시민들 환호

    이순신 장군 동상 귀환… 시민들 환호

    입원치료를 위해 40일 동안 ‘휴가’를 냈던 이순신 장군이 23일 기개 넘치는 영웅의 모습으로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왔다. 경기 이천 보수공장에서 모래를 쏘아 청소하는 샌딩 작업과 결함 부위 재주물, 균열 부위 용접, 내부 구조체 보강, 세공 등의 일정을 마친 뒤 22일 오후 10시쯤 ‘로베드 트레일러’라는 저진동 특수차량에 실려 서울 한복판을 향해 출발했다. 동상은 경기 광주~하남~팔당대교~올림픽대교~강변북로~한남동을 지나 꼭 4시간 만인 23일 오전 2시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시는 22일 밤 12시쯤 장군상 아래에 거북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해 동상이 도착하기 전인 23일 오전 1시쯤 마무리지었다. 광장에 도착한 동상의 의연한 자태는 떠날 때 모습 그대로였지만, 운반 중 생길 수 있는 충격을 막고자 완충재와 파란색 보호필름으로 둘러싸여 형형한 눈빛은 가려진 채였다. 차량에 누웠던 장군상을 일으켜 세우고 보호틀과 고정용 줄, 받침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끝난 오전 3시 지상 10.5m 높이의 기단부 위에 세우는 고난도 작업이 시작됐다. 동상이 높이 6.5m, 무게 8t으로 매우 큰 데다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애써 보수한 동상에 금이 가거나 흠집이 날 수 있어 지켜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러 겹의 벨트로 200t 규모의 크레인과 동상을 단단히 연결하는 등 모든 준비가 완료된 오전 3시 10분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동상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이어 기단부에서 3m 공중으로 올려진 뒤 1시간 가까이 측량과 위치 수정 등의 자리 잡기 작업을 거쳐 오전 4시쯤 장군은 원래의 자리로 귀환했다. 크레인을 운전한 18년 경력의 베테랑 장호준씨는 “워낙 큰 의미를 지닌 국가적 영웅의 동상을 옮기는 일이라 평소보다 2∼3배 긴장하고 공을 들였는데 별 탈 없이 마무리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후 크레인 연결부 해체와 용접 작업이 펼쳐졌다. 오전 7시쯤 동상을 감쌌던 보호막이 어스름 속에서 벗겨지자 짙은 암녹색의 위엄이 드러났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로부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회사원 이승민(31)씨는 “한달 넘게 비워 둔 자리로 돌아온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최근 나라에 우환이 많았는데 이젠 그런 일이 없도록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대학원생 박상우(28)씨도 “장군 동상이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 어수선한 시국에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부 최민주(54)씨는 “확실히 동상이 더 깔끔하고 튼튼해 보인다. 장군이 앞으로도 나라를 지켜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무용담 남기고 싶었다” 막가는 10대 ‘범죄일기’

    “무용담 남기고 싶었다” 막가는 10대 ‘범죄일기’

    2010년 12월 1일 오늘도 돈을 마련하기로 한 우리 삼인방! 첫번째 털기로 한 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 그 집에서 15만원이 나왔다…나의 인생은 참 파란만장한 것 같다. 꽃다운 나이 이러고 살고 있다. 2010년 12월 2일 오늘 내가 찜질방에서 라커를 털었다. 털었는데 8만원 정도 나왔다. 흐뭇했다. 10대 가출 청소년 3명이 함께 절도 등 범행을 저지르면서 훔친 노트북에 범행일기를 작성하고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소설까지 쓰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잡힌 이들은 “도둑질이 잘돼 무용담을 남기고 싶었다.”고 진술해 한번 더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의 ‘소영웅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다른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기 의정부와 서울 광진구 일대 PC방과 주택, 주차장을 돌며 노트북과 현금 등을 훔친 김모(16)군과 윤모(14)군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 조모(13)군을 서울서부지법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기 남양주 출신으로 한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가출 뒤 서울에서 만나 공동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이들은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의 문을 열어 노트북을 훔치고 주택의 창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 70만원을 훔치는 등 모두 268만원 상당의 현금과 물품을 훔쳤다. 김군이 작성한 이틀치의 ‘범죄일기’에는 찜질방에서 라커털이를 한 사실, 훔친 돈으로 치킨과 대패삼겹살을 사먹은 이야기, 늦은 밤 주택에 침입해 돈을 훔치다 들켜 도망간 이야기 등이 자세히 묘사돼 있었다. 김군의 ‘범죄일기’를 따라하고 싶어 ‘범죄소설’을 썼다고 진술한 윤군의 소설은 자신과 친구들이 절도와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에 잡히지만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는 내용이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범죄는 부끄럽고 숨겨야 할 일인데 이들의 경우 자신들을 대단하다고 여기게 하려는 ‘소영웅심리’가 발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훔친 노트북을 중고컴퓨터매장에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도자인 김군의 이름과 하드디스크 폴더 이름이 다른 점을 수상하게 여긴 매장 주인의 신고로 드러났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데스크 시각]신춘문예 당선작과 동그라미 두 개/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신춘문예 당선작과 동그라미 두 개/안미현 문화부장

    고(故) 김남주 시인이 쓴 시 중에 이런 게 있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모가지를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 시인의 메시지를 떠나 섬뜩하다. 이미지만 놓고 보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 저리 가라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시가 불현듯 생각난 것은 편집국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상자들 때문이다. 커다란 종이상자 안에 원고지들이 뭉텅뭉텅 나신(裸身)으로 뒹굴고 있다.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도전작들이다. 수화기 건너편의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얼굴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마치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꾹꾹 눌러 묻는다. 결과가 나왔느냐고. 공식 발표는 1월 1일이지만 당선자에게는 이미 개별 통보가 갔다는 응답에 가뜩이나 조심스럽던 목소리가 더 잦아든다. 툭. 힘 없이 끊어지는 전화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그저 “네…”뿐이다. 원고지와 싸우며 수없이 지새웠을 밤들과, 낙담으로 수없이 뒤척일 밤들이 느껴져 덩달아 맥이 빠진다. 도대체 시가 뭐기에, 소설이 뭐기에. 어지러운 생각 끝에 따라 올라온 것이 ‘낫’이라는 시였다. 단, 넉 줄.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구나, 했던 생각이 난다. 작품성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11년 만에 시집을 낸 최승자 시인은 “내 시(詩)는 이사 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사 갈 집이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단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단다. 김남주 시인이 살아 있다면 그의 시도 이사 채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어느덧 ‘신춘문예의 달(月)’이 끝나간다. 올해는 응모작들의 수준이 두드러지게 높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얘기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이는 세상을 다 얻은, 또 어떤 이는 세상을 다 잃은 느낌일 것이다. 거개는 후자(後者)이리라. 소설 부문 본심을 끝내고 은희경 소설가와 방민호 문학평론가가 뒤풀이를 가졌다. 두 사람이 전한 심사 뒷얘기. 최종으로 남겨진 작품은 세 편이었다. 한 사람에게서는 극찬을 받았지만 또 한 사람에게서는 혹평을 받은 작품이 맨 먼저 제외됐다. 남은 두 작품. 처음엔 A에 동그라미를 쳤다. 당선작으로 골랐다는 의미다. 그런데 탄탄한 전개와 안정된 문체의 B가 못내 아깝더란다. 다시 시작된 토론. 동그라미가 B로 옮겨갔다. 최종 통보를 하기 위해 문학 담당 기자를 불렀다. 그러나 그 잠깐 사이, 도발적인 문제의식의 A가 다시 눈에 밟혔다. 또 시작된 토론. “소재가 좀 파격적이지 않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왜 이런 걸 골랐지 하고 시비 걸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게요. B를 선택하면 최소한 욕 먹을 위험은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요즘 같은 문단 분위기에 한번 파란을 일으킬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결국 A에 동그라미가 한개 더 처졌다. 2011 서울신문 신문문예 당선작에 동그라미가 두개 그려진 이유다. 흥미진진한 반전에 반전이다. 하지만 탈락자 처지에서는 모르니만 못한 얘기다. 그럼에도 이 얘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그렇게 A와 B가 당선과 낙선 사이를 오갔음을, 결국 당선과 낙선은 ‘한끗 차이’임을 상기시키고 싶어서다. 적어도 본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말이다. 시대가, 시가, 혹은 심사위원 성향이 ‘이사 중’이어서 낙점의 기쁨을 놓쳤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왜 열정만 주고 재능은 주지 않았느냐며 울부짖을 필요는 없다. 요즘 문학이 위기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맘때만 되면 편집국에 수북이 쌓이는 원고 속에서 희망을 본다. 그리고 기대한다. 살리에르의 모습 대신 다시 씩씩하게 원고지, 아니 컴퓨터 자판 앞에 앉는 당신의 모습을. 아울러 이 지면을 빌려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린 그 많은 마음에도 감사드린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을 걱정시킨 문제의 그 당선작이 궁금한가. 1월 3일자 서울신문을 보시라. hyun@seoul.co.kr
  • [2010 하반기 히트상품] 엘케이스포츠 ‘올레올레시리즈’

    [2010 하반기 히트상품] 엘케이스포츠 ‘올레올레시리즈’

    올레올레시리즈는 올레길, 둘레길 등 다양한 도보를 즐기는 트레킹족을 위해 음이온을 내장한 기능성 트레킹화다. 워킹 목적에 따라 2가지 종류가 있다. 경사가 있거나 거친 지면에서는 등산화 겸용의 ‘올레올레1’을, 일반 트레킹 코스와 일상생활에서는 ‘올레올레2’를 사용하면 된다. 올레올레시리즈는 신발 발등 부분에 원적외선 음이온이 내장돼 있어 운동 시 몰려오는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음이온이 발등과 접촉되는 구조로 설계돼 음이온에서 발산된 에너지가 몸 전체로 빠르게 전달된다. ‘올레올레1’은 남성용 파란색, 여성용 빨간색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각각 11만 9000원이다. ‘올레올레2’는 남성용 검은색, 여성용 핑크색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각각 8만 9000원이다.
  • [사설]조계사에 불 밝힌 성탄트리만 같다면…

    엊그제 조계사 일주문에 성탄축하 트리가 불을 밝혔다. 한국불교사상 사찰에 성탄트리가 서기는 처음이다. 점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나란히 섰다. 이날 자승 총무원장은 “평화와 관용을 위협하는 아집·독선을 이겨내야 한다.”며 “예수의 마음, 부처의 지혜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냈다. 화답이라도 하듯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은 최근 문제가 된 템플스테이 예산을 정부에 요청했단다.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웃 종교 간의 화합과 소통이 흐뭇하다. 성탄 트리가 선 조계사는 2008년 불교 폄훼에 맞서 전국으로 번진 범불교도대회의 도화선이 된 현장이다.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의 차량을 수색하고 신분증까지 요구해 불심을 자극한 조계종 총본산이자, 한국불교 1번지인 것이다. 그때 성난 불심의 바탕은 개신교의 불교 폄훼와 그에 맞물린 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불만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내년 예산에서 템플스테이 지원금이 빠진 뒤 조계종이 정부와의 대화 단절을 선언하고 정부·여당 인사의 산문 출입을 막은 조치를 보면 3년 전 파란의 재탕인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런 현장에서 조계종단이 성탄 트리에 불을 밝힌 의미를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종교의 큰 가치는 배려와 관용일 것이다. 나를 낮춰 평화와 사랑을 이루자는 미덕이다. 그런데 배타주의와 편협이 부른 일련의 상황은 ‘지구상 유례 없는 종교천국’의 찬사가 무색하다. 범어사 방화와 팔공산역사문화공원 백지화, KTX 울산역의 통도사 병기 누락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양상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슬람채권(스쿠크)을 발행해 중동 오일머니를 흡수하자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의원들의 반대로 보류된 것을 놓고도 말이 많다.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배타주의는 종교만이 아니라 사회의 균열을 부른다. 조계사 성탄 트리의 의미를 단순히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 오릭스 ‘投찬호-打승엽 라인’ 파란 예고

    오릭스 ‘投찬호-打승엽 라인’ 파란 예고

    ‘국민타자’와 ‘코리안 특급’이 만났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가 메이저리거 박찬호(38)를 영입하는데 성공하며 내년 시즌 파란을 예고했다. 박찬호의 영입 소식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이승엽의 이적으로 단숨에 일본 최고의 관심구단이 된 오릭스는 이로써 그동안 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투수력 보강이 완료된듯 한 느낌이다. 박찬호의 계약조건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년계약이 유력시 된다. 사실 오릭스의 오프시즌은 놀라움을 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행보다. 이승엽의 영입은 주포 알렉스 카브레라의 이적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뤄졌다면 박찬호의 오릭스행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박찬호는 평소 한미일 야구를 두루 경험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이렇게 빨리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할지는 몰랐다. 전성기때보다 구위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당장에 일본에서 뛴다는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릭스 구단이 이승엽에 이어 박찬호까지 단숨에 영입한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오릭스가 처해 있는 팀내 상황과 향후 한국에서의 구단 홍보라는 미래 청사진이 있다. ◆ 오릭스의 박찬호 영입, 마운드 보강이 우선 올 시즌을 앞두고 오릭스 사령탑을 맡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3년계약을 맺었다. 오카다는 취임일성으로 ‘만년 하위팀 오릭스를 3년안에 우승을 시키겠다’라며 강한 포부를 밝힌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리그 꼴찌만 6번을 차지한 오릭스의 전력은 누가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것은 감독의 의지뿐만 아니라 그만한 여건(선수구성)이 뒷받치 돼야 하는것. 특히 타선에 비해 허약한 팀 마운드는 갈길이 멀었다. 오릭스는 믿을만한 선발 투수진도 부족하지만 전문 마무리 투수라고 불릴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도 큰 약점이다. 올 시즌 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카네코 치히로(17승 8패)를 제외하면 키사누키 히로시(10승 12패) 정도뿐이다. 그나마 키사누키도 지난해 오프시즌때 요미우리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투수다. 만약 박찬호가 오릭스에서 선발에서 뛰게 된다면 리그 어느팀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원투펀치와 레프트 바디 샷까지 보유하는 팀이된다. 메이저리그보다 한수 아래인 일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리는 없겠지만 박찬호가 마무리로 뛰어도 충분하다. 최근 몇년동안 박찬호는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가능성이 아주 없는 일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박찬호가 내년시즌 마무리의 중책을 맡게 된다면 올해 선발-중간-마무리를 오가며 분투했던 키시다 마모루를 선발로 돌릴수 있다. 키시다는 지난해까지 선발로 활약했던 선수다. 여기에다 야마모토 쇼고를 보내고 요코하마에서 데려온 테라하라 하야토까지 분발해준다면 마운드 높이가 한결 업그레이드 된다. 고시엔이 배출한 역대 강속구 투수계열에서 빠질수 없는 테라하라가 오카다 감독 밑에서 다시 부활할지도 주목 대상이다. 최근 오릭스는 박찬호 영입에 앞서 최고 155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알프레드 피가로를 영입했다. 오릭스의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를 감안할때 오카다 감독이 장담했던 ‘3년내 우승’이 어쩌면 당장 내년에 이뤄질수도 모를 일이다. 그게 박찬호 덕분이면 더욱 좋다. ◆ 오릭스, 찬호-승엽 앞세워 국내시장 본격진출 일본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프로야구팀은 단연 한신 타이거즈다. 한신은 비록 일본시리즈 우승횟수는 단 한차례에 불과하지만 재일교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오릭스의 인기는 한신과 비할 바가 아니다. 그도 그럴게 성적은 논외로 치더라도 최근 오릭스는 팀을 대표할만한 선수 출현이 드물었고 이것은 곧 구단의 야구 외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게 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달라질듯 싶다. 이승엽과 박찬호를 영입함에 따라 팀 전력의 부족분을 메웠고 이 두 선수들로 인해 한국에서 오릭스가 추진해 나갈 사업을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오릭스는 종합금융그룹이다. 한국인 선수 두명을 영입함에 따라 내년부터 모그룹의 한국시장 진출, 덧붙여 TV 중계권료까지 덤으로 얻을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꿩 먹고 알먹고’의 차원을 넘어서 엄청난 파괴력의 홍보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이승엽과 박찬호가 한솥밥을 먹게 되자 내년 TV 중계권료가 70억원에 이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따로 없는 셈이다. 박찬호의 일본 이적으로 인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박찬호는 스스로의 성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선수다. 얼마전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모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해 결혼전에는 오직 자기자신을 위해 야구를 했지만 결혼 후에는 ‘가족’을 위해서 야구를 한다고 말했다. 이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일교포 3세인 아내때문에 박찬호의 일본행이 이뤄졌다고 비난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박찬호가 선발로 등판해 호투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승엽이 홈런친다. 상상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현실이 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1982 ‘트론’ vs 2010 ‘트론’, 더 강해진 비주얼 디지털 신세계를 보았노라

    1982 ‘트론’ vs 2010 ‘트론’, 더 강해진 비주얼 디지털 신세계를 보았노라

    우연의 일치일까. 한참 오래 전 만들어졌던 영화의 속편을 만드는 게 올해 할리우드의 유행이었던 것 같다. 지난여름 디지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가 나왔다. 2편이 나온 지 11년 만이었다. 가을에는 올리버 스톤 감독이 23년 만에 ‘월스트리트’ 후속편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를 내놓았다. 대미는 ‘트론:새로운 시작’(TRON: Legacy)이 장식한다. 시대를 앞서 갔다는 평가를 받은 ‘트론’이 나온 지 28년이 지나서다. ‘트론:새로운 시작’은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한국 관객과는 오는 30일 만난다. ●최초의 디지털 영화로 평가받다 1982년은 공상과학(SF) 영화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시기다. 그 해 6월 스티븐 스필버그의 ‘E.T’가 개봉하며 세계를 뒤흔들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와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까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그리고 7월 문제작 ‘트론’이 등장한다. 앞서 1977년 SF의 신기원을 쓴 ‘스타워즈’가 있었다. SF라 당연히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당시 ‘스타워즈’의 시각효과는 미니어처, 특수분장, 화면합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CG는 반란군 내에서 데드스타 구조를 브리핑하는 장면에 초보적인 수준으로 잠깐 쓰였다. 그런데 ‘트론’은 15분 분량 235컷을 CG로 도배했다. 실사 화면과 손으로 직접 그린 애니메이션을 입힌 점도 놀라웠다. 지금 보면 오래된 컴퓨터 게임 그래픽으로 보이지만 빌 게이츠가 IBM의 의뢰를 받아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도스’를 개발할 즈음이던 당시로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비주얼에 신경 쓴 나머지 이야기는 빠뜨린 것 같다.”는 쓴소리를 들으며 흥행에선 참패했으나 최초의 본격 디지털 영화로 평가받으며 영화사의 한자락을 차지했다. 전 세계 시각효과 종사자들에게 수많은 영감과 영향을 줬음은 물론이다. ●28년이 지나 야심만만 2편 등장하다 컴퓨터 천재 케빈은 자신의 공을 가로채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된 상사에 대한 증거를 찾다가 사이버 세계로 전송된다. 인공 지능 마스터 컨트롤 프로그램(MCP)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로마 검투사처럼 목숨을 건 ‘디스크 배틀’을 벌이던 케빈은 현실 세계의 동료인 앨런이 만든 프로그램 트론을 만나게 되고, 사이버 세상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한 모험을 한다. 1982년 ‘트론’의 얼개다. 28년을 건너뛴 2편은 케빈의 아들 샘이 펼치는 모험담이다. 회사 회장 자리에 오른 케빈은 샘이 어렸을 때 돌연 실종된다. 20여년이 흐른 뒤 샘은 우연히 아버지의 연구실을 발견하고는 역시 사이버 세상으로 빨려들어 간다. 그곳에서 케빈과 재회한 샘은 새로운 적에 맞서 악전고투를 벌인다. 2편은 1편에 견줘 세계관이 확장되고 내용이 촘촘해졌다. 사이버 신세계 ‘그리드’에서 케빈은 창조주로 격상된다. 스스로 생겨난 프로그램 종족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드’의 새로운 지배자의 면모와 1편에선 주인공 격이었으나 2편에선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트론의 존재 등이 흥미를 돋운다. 2편은 아버지와 온·오프라인 아들 사이에 초점을 맞춘다. 로맨스도 섞인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낡고 평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론’ 이후 ‘트론’을 바탕으로 더 복잡하고 깊은 세계를 만들어낸 작품이 수도 없이 등장한 탓이 크다. 21세기 영상 혁명으로 평가받는 ‘매트릭스’도 이야기 뼈대는 ‘트론’과 매우 유사하지 않은가. ●확장된 세계관·진화한 비주얼 상상을 초월한 비주얼을 보여줬던 1편이라 2편에서도 자연스레 시각적인 부분에 관심이 쏠린다. 1편처럼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사이버 세계는 웅장한 풍광을 드러낸다. 번개가 치고 폭풍이 몰아친다. 거대한 산과 절벽이 등장하기도 한다. ‘트론’의 상징이기도 한 발광 슈트는 단순하지만 미래적으로 디자인됐다. 하얀색, 파란색, 은색, 주황색, 빨간색, 노란색 등 빛의 향연이 빚어내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빛의 벽으로 미로를 만들어내며 전투를 펼쳐 1편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면을 만들어 냈던 오토바이 ‘라이트 사이클’은 5세대로 진화해 유려한 유선형 몸체를 뽐낸다. 라이트 사이클을 만들어 내던 도구인 ‘바톤’은 이제 여러 가지 탈 것과 맞춤형 무기로 변신하며 쓰임새가 늘었다. 1편에는 없었던 오프로드용 2인승 자동차 ‘라이트 러너’도 시선을 잡아 끈다. 프로그램들을 포획하는 비행선 ‘레코그나이저’와 한줄기 빛 위를 모노레일처럼 오가는 화물선 ‘솔라 세일러’는 21세기형으로 업그레이드돼 등장한다. 1편에서 주인공들을 맹추격하던 탱크는 2편에선 나오지 않는다. 1인용 전투 비행기 ‘라이트 제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박진감 있는 공중전을 보여준다. ●세월을 건너 뛴 배우들의 명연기 세월을 건너 뛴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한물 간 컨트리 가수를 연기했던 ‘크레이지 하트’로 올해 초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제프 브리지스가 1편에 이어 케빈과 클루의 1인 2역을 맡았다. 역대 가장 긴 시간 간격을 두고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1편 초반 케빈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잠깐 등장했던 클루는 2편의 핵심 캐릭터로, 젊은 시절 제프 브리지스의 얼굴이 디지털 3D를 활용한 첨단 기술로 입혀졌다. 앨런과 트론을 연기했던 브루스 박스라이트너도 다시 등장하지만 역할이 대폭 줄었다. 샘 역할은 ‘포 브라더스’의 개럿 헤들런드가 꿰찼다. 전편의 감독이었던 스티븐 리스버거는 제작자로 참여하고 건축학도 출신 조지프 코신스키가 메가폰을 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공직 대해부-유신사무관]70~80년대 736명 특채… 현재 50여명 공직에

    [공직 대해부-유신사무관]70~80년대 736명 특채… 현재 50여명 공직에

    집단적인 특별채용으로 한때 공무원 사회에 파란을 일으켰던 ‘사관특채 공무원’들은 현재 어떤 위치에 있을까? 흔히 ‘유신 사무관 출신’이라고 불리는 공무원들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10년 동안 736명이 공직사회에 특별채용 방식으로 유입됐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문제로 불거진 외교부 특채가 음성적인 것이었다면 유신사무관 특채는 제도화된 공공연한 특채였다. 이들이 공직사회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최소 23년, 최대 33년이 지났다. 군 복무 기간 5~7년을 감안하면 이들의 사회경력은 단순 계산으로도 28~40년이 된다. 사관학교를 23~24세에 졸업했다면 현재 이들의 나이는 51~64세가 돼 상당수는 이미 공직사회를 떠났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지난 데다 이들에 대한 인사관리를 별도로 하지 않는 만큼 당시와 현재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의 친목단체였던 ‘한길회’도 10여년 전부터 흐지부지되면서 모임의 맥이 끊겨 회원들의 근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힘든 상태다. 다만 서울신문이 4~5년마다 다뤄온 공직사회의 인맥관련기사(공직사회의 파워 엘리트)와 각급 행정기관의 취재원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유신 사무관 출신은 현재 50여명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부처의 경우 국무총리실 1명을 비롯해 농수산식품부(1명), 국민권익위원회(2명), 환경부(3명). 행안부(1명), 국세청(1명) 등 15명 정도가 고위공무원단(국장급 이상)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되지 못한 3~4급은 10명 넘게 중앙부처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과천청사 한 부처의 경우 육사출신 공무원 4명이 포진해 있으나 승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0~30명은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 등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신사무관은 채용 당시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다. ‘특혜’, ‘유신의 감시자’ 등 온갖 비판을 받으며 정치 쟁점화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공직사회는 당시의 사회분위기상 제대로 불만 표출도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다. 특히 사무관 승진을 바라보고 있던 고참 주사(6급)들은 ‘만년 주사’라는 자조적인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응어리를 삭여야만 했다. 1985년 당시 박세직 총무처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사관 출신들의 특채는 공무원법 제28조와 대통령령 108조에 근거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유신사무관에 대한 따가운 눈총은 공직생활 내내 굴레가 됐다. ‘군부정치의 영속화를 위한 것이다.’ ‘군 인사 체증을 풀어내기 위한 방편이다.’ 등 각종 비판이 이어졌다. 나아가 ‘군부 정권의 감시원’, ‘전리품’이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다. 이 가운데 유신사무관 출신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공직사회의 인사질서를 교란한 장본인’이라는 시선이다. 하지만 유신사무관들 또한 공직사회 내의 경쟁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행시 출신자와 내부 승진자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초창기 유신사무관의 90% 이상이 중앙부처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현재 중앙부처에는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국장은 “빨리 승진해서 나간 사람들도 많지만 공무원 조직 적응에 실패해 중도에 사퇴한 경우도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물론 공직사회뿐 아니라 국회의원을 비롯해 서울의 몇몇 구청장 등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유신 사무관 출신들도 많이 있다. 유신사무관 출신의 중앙부처 국장은 “개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유신사무관 출신은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과 자신감이 앞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대구 세계육상대회 출발총성만 남았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17일 주 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에서 트랙 개체 공사 완공식을 가졌다. 희망을 뜻하는 파란색의 트랙 위에서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지영준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감동의 순간을 재연했고, 대구체육고의 육상 꿈나무들이 100m 전력 질주를 펼쳤다. 대구스타디움 트랙은 2001년 건설 당시 우레탄으로 포장했다. 내년 대회를 앞두고 경기력을 향상하고 관람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두 18억여원을 들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권장하는 몬도트랙으로 교체했다. 조직위는 국제공인(1급)을 받기 위해 IAAF에 신청했다.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승인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몬도트랙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경기장 가운데 1995년 스웨덴 예데보리대회에서 2005년 핀란드 헬싱키대회까지 6회 연속 사용됐다. 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9차례의 올림픽 가운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제외한 8차례의 대회에서 사용된 재질이다. ‘번개 인간’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9초 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트랙이다.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 금메달리스트 이연경도 “탄력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직위는 조명과 음향 등의 시설을 보강했다. 문제는 빈자리.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이지만 호응이 낮아 빈자리가 많다면 망신이다.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 김범일 대구시장은 “이제 적극적인 홍보전만 남았다. 벌써 입장권 판매가 10%를 넘어섰다.”면서 “새해 제야의 종 타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매 없이 대회 기간 경기장을 가득 채우겠다.”라고 말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원샷원킬’ 도로공사 꼴찌 반란

    도대체 오프시즌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시즌 여자 프로배구 꼴찌 도로공사. 올 시즌 들어 파란의 연속이다. 특별한 전력보강도 괴물 신인의 등장도 없었다. 그저 뒤틀린 밸런스를 바로잡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을 뿐이다. 그런데 완벽하게 달라졌다. 지난 시즌 내내 4승을 거두는 데 그쳤던 도로공사가 16일 벌써 3승째를 거뒀다. 그것도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 현대건설이 이날 상대였다. 컵대회 우승팀 흥국생명, 지난 시즌 챔피언 인삼공사를 꺾은 데 이어 이변에 이변을 이어 갔다. 시즌 3승 무패로 단독 선두다. 어려운 상대였다. 수원체육관에서 만난 현대건설은 2010~11시즌에도 우승 후보 1순위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원샷원킬’로 상대를 압도했다. 서브 에이스만 14개를 기록했다.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흥국생명이 2006~2007시즌 기록한 12득점이다. 특히 도로공사는 1세트에 서브 득점 6개를 집중했다.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도로공사의 맹폭에 현대건설은 변변히 저항조차 못했다. 1세트를 쉽게 가져간 도로공사는 2세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 갔다. 현대건설은 라이트 황연주를 교체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도로공사 이보람은 9-6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상대를 농락했다. 3세트도 상황은 비슷하게 돌아갔다. 현대건설이 10-7까지 앞서 나갔지만 불안한 서브 리시브가 발목을 잡았다. 도로공사는 우왕좌왕하는 현대건설 수비를 따돌리며 세트를 따냈다. 도로공사의 3-0(25-14 25-21 25-18) 완승이었다. 도로공사 사라 파반은 12점을 올렸다. 양팀 합계 최다 점수다. 이보람은 서브로만 5점을 따내는 등 9점을 얻었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KEPCO45가 신협상무를 3-0(25-16 25-21 25-16)으로 제압했다. 시즌 첫 승. 외국인 선수 보리스 밀로스가 23점을 작성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기만 해도 자체적으로 열이 난다는 발열 내복을 착용해 본 소비자들로부터 발열 효과가 없고, 소재 자체에서 냉기가 돌아 내복으로써의 기능을 못 한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착용했을 때 얼마나 따뜻함을 느낄까. 과대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일부 판매업체들의 그릇된 상술을 취재한다. ●희망릴레이 일자리 119(KBS2 오전 11시 20분) 실내건축 내장재 생산업체 ‘예림임업’은 건물의 내부에 설치되는 문, 문틀, 몰딩, 마루 등의 건축 내장재들을 생산, 판매한다.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오며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건강한 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예림임업’에서 생산 관리 분야의 인재를 모집한다. ●공감 특별한 세상(MBC 오후 6시 50분)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이미숙씨. 그녀의 집안엔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집 안 벽면에는 그녀의 손길을 거쳐 입양된 아이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을 찾게 될 때까지 따뜻한 가족이 되어주는 고마운 엄마 이미숙씨의 위탁모 이야기를 들어본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열여섯살 보미는 왜 집을 나간 것일까. 가출 후 돌아오지 않는 딸을 찾아 헤매는 한 엄마의 안타까운 이야기. 휴대전화도 두고 집을 나선 보미, 엄마는 딸의 유일한 흔적인 휴대전화를 들고 딸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딸의 흔적을 좇을수록 엄마는 혼란스럽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딸의 진짜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최고의 교사(EBS 오후 8시) 서울사대부여중 ‘캡틴 오 마이 캡틴’ 장홍월 선생님의 토요일은 특별한 행사로 가득하다. 학교에서 1박 2일 동안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숙박 프로젝트와 진로 체험을 위한 대학교 탐방,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정상을 향하는 등산 등 어떤 특별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장홍월 선생님과 서울사대부여중 1학년 8반 학생들을 따라가 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2010년 가을 프로야구의 전설, 기록의 사나이, 삼성라이온즈 10번 양준혁 선수가 지난 9월 은퇴했다. 양준혁 선수는 1993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해 프로의 길을 걷게 되면서, 누구보다 화려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야구 인생을 거침없이 걸어온 위풍당당한 양준혁 선수를 만나 야구 인생을 만나본다.
  • 섬 돌고도는 8.5㎞ 길이 ‘비렁길’ 여수 금오도

    섬 돌고도는 8.5㎞ 길이 ‘비렁길’ 여수 금오도

    나그네가 발품 팔아 갈 수 있는 뭍의 막다른 곳에 항구가 있고, 그곳에서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섬은 여행의 끝이자 시작인 거지요. 아, 그 섬의 바다는 어찌 그리 예쁜 빛깔을 갖게 됐을까요. ‘에메랄드빛’ ‘옥빛’ 등의 흔한 표현을 갖다 붙이기엔 물빛의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바다와 몸을 섞은 섬 자락마다 조그만 포구가 들어찼는데, 그 자태 또한 여간 서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전남 여수 금오도입니다. 덜 알려진 탓에 이름조차 생소한 절경들이 섬 곳곳에 펼쳐져 있지요. 금오도에 최근 ‘비렁길’이 조성됐습니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이니, 곧 ‘비렁’을 따라 섬을 에둘러 돌아가는 트레킹 코스를 일컫습니다. 군데군데 높낮이는 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먼 바다와 호흡을 함께하며 걷는다는 것, 참 새로운 경험입니다. ●작지만 풍경만큼은 거대한 금오도 뭍과 섬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곳곳에 세워지는 연륙교와 날로 빨라지는 KTX 덕이다. 울산과 경주가 수도권에서 2시간 안팎으로 당겨졌고, 거가대교는 부산과 거제를 한 몸으로 묶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한 축인 전남 여수도 마찬가지. 진행 중인 전라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둔 새해 10월쯤 끝나고, KTX가 본격 투입되면 3시간 30분 만에 닿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 같으면 ‘1박~2일!’도 부담스러운 여행지였지만, 당일여행을 시도할 만큼 가까워지는 셈이다. 여수 앞바다에는 317개의 섬이 떠 있다. 말그대로 다도해(多島海)다. 그 중 뭍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은 섬이 금오도(鰲島)다. 금빛 자라를 닮았다는 섬. 여수에서 불과 25㎞ 정도 떨어져 있으면서도 절해고도의 풍모를 고스란히 지녔다. 금오도는 거대하다. 물리적 크기는 작지만, 풍경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 여수 끝자락 돌산도 신기항에서 금오도 여천항까지는 배로 30분 안쪽에 닿는다. 여수항 여객터미널에서 가는 배편도 있으나, 하루 두편(동절기)에 불과한 데다, 배시간도 신기항에 견줘 두세배 더 걸린다. 무엇보다 돌산도 특유의 넉넉한 풍경과 마주하지 못한다는 게 여행자로서는 ‘명백한’ 손해다. 금도오에서는 갯마을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어판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 덕에 외진 섬답지 않게 정갈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천항에 내리면 우선 하얀 십자가의 교회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국내 대부분의 섬에서 용왕각 등 무속신앙의 흔적을 먼저 만나는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이처럼 ‘교회가 있는 풍경’은 섬 어디를 가건 마주한다. 한 주민의 과장 섞인 표현처럼 “주민 99%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우학리교회는 무려 10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절경과 스릴이 함께 하는 비렁길 조선시대 금오도는 봉산(封山), 즉 일반인 출입금지 지역이었다. 궁궐에서 사용하는 벌목장과 사슴목장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섬이 개방된 것은 1885년. 비렁길 기획 당시 이름이 ‘봉산 임금님 둘레길’이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다. 비렁길은 함구미에서 직포까지 총 8.5㎞쯤 된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주민들이 유자밭을 일구고, 옆 동네로 마실갈 때 주로 이용했던 길이다. 원래 금오도는 섬 산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다도해와 함께 매봉산(대부산)을 오르는 맛이 각별하다. 하지만 노약자들이 오르기엔 다소 험해, 완만한 산사면을 따라 걸으며 다도해의 풍광을 즐기라는 뜻에서 비렁길이 조성됐다. 길은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세 코스로 나뉜다. 코스마다 마을로 이어지는 하산길이 있어 시간이 없거나 체력이 달릴 경우 곧바로 내려올 수 있다. 비렁길은 금오도의 끝자락인 함구미(含九味)마을에서 시작된다. 마을 이름이 독특하다. 한자 대로 풀자면, 아홉개의 맛을 지니고 있는 마을이란 뜻일 터. 그런데 이름의 연원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멸치나 군벗, 방풍나물 등 아홉 가지 마을 특산품을 일컫는 표현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해안절벽이 9개라거나, 금광 9개가 있었다는 설도 있다. 마을에 들면 상큼한 유자 향기가 이방인을 맞는다. 다소곳한 자태로 매달려 있는 노란 유자가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며 제법 장한 풍경을 펼쳐낸다. 마을 고샅길을 5분 정도 오르면 곧바로 바다를 낀 길이 시작된다. 첫 번째 만나는 풍경은 ‘미역바위’. 해안절벽의 생김새가 마치 미역이 늘어진 것 같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절벽의 높이가 수십 미터는 족히 된다. 깎아지른 절벽 위로 길이 나 있는 모양새가 독특하고 웅장하다. 미역바위에서 ‘V’자 형 홈통을 지나면 ‘스달빛벼랑’이다. ‘달빛’ 앞에 ‘스’자를 붙인 까닭이 궁금했지만, 이 역시 아는 사람은 없다. 스달빛벼랑 위쪽은 절터. 옛 문헌에 고려 명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금오도의 송광사, 순천 송광사를 오가다 돌산도 은적암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곳을 송광사터라 믿는다. 길은 이후로도 높이 50m 내외의 해안절벽을 따라 초포를 지나 직포까지 이어진다. 아슬아슬하기로는 어느 곳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 길 위에서 맞는 풍경이 여간 장쾌하지 않다. 바다를 마당 삼은 너른 개활지 ‘굴등’도 있고, 전설이 깃든 ‘신선대’와 ‘용머리바위’도 나온다. 이런 장쾌한 풍경 덕에 ‘인어공주’ ‘혈의 누’ 등 다수의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금오도에서 각광받는 여행 패턴 중 하나가 해안드라이브다. 26㎞의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수항도, 횡간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줄곧 따라온다. 여수 등 인근 지역 자전거 동호회원들의 발길이 잦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금오도 가면 안도는 보너스 안도는 둘레가 29㎞에 불과한 조그만 섬. 지난 2월 안도대교가 개통되면서 금오도와 한 몸이 됐다. 섬에 들면 조용하다. 걷건, 차를 몰 건 자신이 내는 소리 외에는 들리는 게 없을 정도로 적막하다. 선착장 오른쪽 야산은 발품 팔아 오를 만하다.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으나, 오르는 데 어려움은 없다. 산정에 서면 반월형의 몽돌해수욕장 등 작고 예쁜 안도의 전경과 멀리 다도해 풍광이 잘 어우러진다. 선착장이 있는 본동마을 위에도 당산공원이 조성돼 있다. 안도 최고의 풍경 포인트를 꼽으라면 단연 백금포해수욕장이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기 맞춤한 데다, 물색 또한 연한 에메랄드 빛을 띄고 있다. 물빛 곱기로 소문난 제주도 협재, 함덕해수욕장과 닮았다. 워낙 외져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저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전부다. 여느 해수욕장처럼 음식점이나 상점 등이 일절 없어 깔끔하고 고적하다. 금오도의 해넘이 풍경은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다. 해거름이면 파스텔톤의 파란색 바다 위로 석양빛이 물드는데, 시간이 흐를 때마다 진노랑에서 주황색으로, 붉은빛 감도는 자주색으로 빛깔을 달리한다. 해넘이 풍경과 마주하려면 섬에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여수로 가는 마지막 배 출항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기 때문이다. 낙조 감상 포인트는 함구미마을 위쪽. 이른 아침 망산(344m) 봉수대에 올라 장엄한 해오름 풍경과 만나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여수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돌산도 신기항에서 금오도 여천항까지 하루 7회(7:45 9:10 10:30 12:00 14:00 15:50 17:00) 페리호가 오간다. 운임은 5000원. 승용차는 운전자 1인 포함 1만 3000원, SUV 1만 5000원(이상 편도). 한림해운(666-8092) 측에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 주는 게 좋겠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배편이 일찍 끊길 경우, 전화로 통보해 준다. 여천항에서 면소재지 우학리까지는 남면버스(011-616-9544)나 택시(666-2651~2, 011-608-2651)를 이용해야 한다. 버스 1000원. 택시는 여천항을 기준으로 우학리 1만원, 직포 1만 2000원, 함구미와 초포 1만 5000원이다. 섬 내 주유소는 우학리 농협 한곳뿐이다. 경유만 판매한다. 뭍 보다 다소 비싸다.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맛집:감성돔, 군벗 등 자연산 어패류를 맛보려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여느 관광지와 달리 식당마다 그날 그날 어민들을 통해 필요한 만큼 물건을 받기 때문이다. 1인당 1만원부터 4만원까지 다양하다. 식당은 대부분 면사무소 주변에 몰려 있다. 여남식당(665-9546), 명가식당(665-9520) 등이 알려져 있다. →잘 곳:금오도에 명가모텔(665-9520), 안도에 안도모텔(665-3369)이 있다. 3만원선. 민박은 금오도와 안도를 합쳐 2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2만원선. 남면사무소 690-2605. →둘러볼 곳:돌산도 끝자락의 향일암은 일출 명소로 이름난 곳. 화재로 전소됐다고 알려졌으나, 대웅전과 종각 등 일부가 소실됐고 나머지 건물은 건재하다.
  • 아이유, 형광파랑 스타킹 ‘각선미 아찔’

    아이유, 형광파랑 스타킹 ‘각선미 아찔’

    ‘소녀가수’ 아이유가 형광 파랑색 스타킹을 신고 박정민과 멋진 무대를 펼쳤다. 15일 오후 서울 경희대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0 멜론 뮤직 어워드(MelOn Music Awards)’에 참석한 아이유는 앞서 골든디스크에서 선보였던 보라색 스타킹에 이어 형광 파란색 스타킹을 매치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아이유는 긴 생머리에 고혹적인 눈화장으로 여성적인 성숙미를 맘껏 뽐냈다. 뿐만 아니라 몸에 착 감기는 라인의 보라색 원피스에 형광 파랑색 스타킹을 신어 섹시하면서도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유는 SS501의 박정민이 함께 ‘잔소리’를 열창해 완벽한 패션에 걸맞는 완벽한 무대도 선보였다. ‘멜론 뮤직 어워드’는 음악포털사이트 멜론이 주최하는 음악축제로, 1년 간 멜론 사이트의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보를 선정하고 회원들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가리는 시상식이다. 이번 ‘2010 멜론 뮤직 어워드’에는 소녀시대, 2AM, 2PM, 투애니원(2NE1), 티아라, 씨엔블루, 아이유, 이승기, 디제이 디오씨(DJ DOC), 포맨 등 ‘2010 아티스트상’ 후보로 선정된 가요계 Top10이 모두 참석한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탤런트 송중기가 단독 MC를 맡아 브라운관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숨겨진 끼와 재치를 뽐낼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사진 = 현성준 기자
  •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시(詩)는 여물대로 여물었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은 없다. 먼발치에서 건너다보는 쌀쌀함은 더더욱 없다. 스러져가는 생명에 대한 연민, 또 다른 새 생명을 꿈꾸는 희망이 녹아들어 있다. 그것은 따뜻함이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등단한 지 벌써 25년에 쉰을 앞두고 있는, 중견으로 접어든 시인이기에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저 시간에 의해 뜨거움이 식어서 만들어진 따뜻함과는 다르다. 그런 식의 따뜻함은 필연적으로 차갑게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시인 오봉옥(49)은 따뜻함의 근원, 즉 화원(火源) 자체가 다르다. 과거에 지폈던 불이 분노와 열정으로 산을 불태웠다면, 지금 그가 품고 있는 불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가없는 온정이 배어나게 만든다. 꼬물거리며 기어가는 달팽이에게 자신을 실어 ‘이슬 한 방울도 누군가의 눈물인 것 같아 쉬이 핥지 못’(‘달팽이가 사는 법’)하는 감성이 튀어나온 배경이다. 그가 꼬박 13년 만에 새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을 내놓았다. 네 번째 시집이다. 직전 시집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역시 두 번째 시집 이후 8년 만에 나왔으니 시집 출간 주기가 참 길다. 1990년 서사시집 ‘붉은 산 검은 피’로 필화사건을 겪었던 것도 과작(寡作)에 한몫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그를 만났다. 넉넉한 웃음이 여전하다. 오 시인은 “매번 시집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무거우면서도 편안할 수 있는 시편들, 현실에 기반하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시편들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시는 놀랍게도 죽음의 이미지를 곳곳에서 불러 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냉소 혹은 염세와는 거리가 먼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이다. ‘바람불어 좋은 날/이 세상 하직하기 딱 좋은 날/흰 철쭉 붉은 철쭉 서로 먼저 떨어져/ 나란히 나란히 누워 있다/…/이렇게 환한 떼죽음이 있다니/’(‘산화’)라거나 ‘두어 달 춘풍에 흔들리다보면/여체인 듯 부드러운 땅살도/ 봄자궁을 연다/그때부터 꽃잎들 나풀나풀 떨어진다/…/저렇게 한번 죽어보고 싶은 봄이다’(‘늦봄’)와 같은 심상이다. 서로 맞물려 순환하기에 죽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미루나무와 구름’, ‘이런 죽음’, ‘늦봄’ 등 여러 시편에 걸쳐 생명의 몸짓을 드러내는 육감적인 시어가 빈번히 등장한다. 죽음 속에 내재된 생명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색채의 변모다. 시인은 변혁의 시대를 대변하는 붉음과 검음이 아닌, 생명의 시대를 상징하는 노랗고 파란 색깔을 불러낸다. 표제작 ‘노랑’은 얘기한다. ‘노랑이 저를 죽여 초록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또한 시인은 ‘…애늙은이가 된 나는 어서 빨리 붉어져야 했으므로 초록을 버렸다. 그러나 초록이 없는 세상은 불바다뿐이었다./죽어서도 다시 찾은 건 초록이었다.… 여기서 난 또 한 生을 시작해야 한다.’(‘초록’)라고 다짐하듯 읊조린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청신호’

    청주공항의 최대 현안인 활주로 연장에 파란불이 켜졌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과 관련된 기본 조사비 예산 10억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에 포함됐다고 9일 밝혔다. 1500억원을 들여 현재의 2743m인 활주로를 3600m로 늘려야 한다는 도의 지속적인 요구에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기본 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결론이 나와야만 활주로 연장 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 정부가 기본 조사에 착수한 사업을 포기한 사례가 적어 도는 활주로 연장을 장담하는 분위기다. 도가 활주로 연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형 화물기나 여객기가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활주로가 필요해서다. 김만철 도 공항지원팀장은 “내년에 기본 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모두 마치고 2012년에 설계가 시작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프로배구] 상무신협 불사조 삼성화재 불냈다

    [프로배구] 상무신협 불사조 삼성화재 불냈다

    믿기 어렵지만 거짓말이 아니다. 프로배구 2010-11 V-리그의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신협이 9일 성남체육관에서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를 꺾었다. 이변도 이런 이변이 없다. 상무신협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화재에 딱 한 번 이겨봤다. 역대 상대전적 1승 36패. 그래서 경기 전 누구도 상무신협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 한 세트도 따내기 힘들다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군인 특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와 희생정신으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15 25-21 22-25 20-25 15-12)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1세트는 상무신협의 집중력이 빛났다. 키 2m가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상무신협은 블로킹으로만 무려 8득점을 올렸다. 프로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세명막기’로 삼성화재의 주포 가빈 슈미트와 박철우를 꽁꽁 묶었다. 후위공격 뒤 시간차, 다시 속공 등 다양한 패턴의 공격으로 삼성화재의 혼을 빼놨다. 기세가 오른 상무신협은 2세트도 손 쉽게 따냈다. 레프트와 라이트에서 홍정표와 양성만, 팀의 최고참 두 병장이 날았다. 공격패턴을 읽어내지 못한 삼성화재는 허둥지둥거렸다. 최강의 수비조직력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상무신협은 단 한 번의 동점과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2세트까지 잡아내며 이변을 예고했다. 하지만 3세트 가빈이 살아나면서 삼성화재가 반전의 분위기를 잡았다. 13-15에서 가빈의 3연속 서브에이스로 역전한 삼성화재는 가빈과 박철우의 ‘좌우쌍포’를 앞세워 3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도 삼성화재는 세명막기를 앞에 두고도 정확히 공을 내리꽂은 가빈에게 공격을 집중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상무신협의 투지가 더 강했다. 5세트 가빈의 스파이크가 흔들리는 사이 상무신협은 강동진이 연달아 세 차례 강타를 꽂아넣으며 14-12로 승기를 뺏어왔다. 그리고 이어진 홍정표의 강타로 꿈 같은 대이변을 성공했다. 상무신협의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지난 시즌 3승 33패로 ‘동네 북’ 신세였던 상무신협의 파란으로 올 시즌 남자부는 순위경쟁의 판도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벌어진 지난 시즌 ‘꼴찌’ 도로공사와 우승팀 인삼공사의 맞대결에서도 도로공사가 3-1(25-19 19-25 25-21 25-14)로 승리, 개막 뒤 2연승을 달렸다. 주포 사라 파반이 18득점을 올렸고, 황민경(14점)과 이보람(11점), 임효숙(9점), 하준임(9점) 등이 ‘벌떼공격’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태원-이승철 ‘음악친구’로 재회

    김태원-이승철 ‘음악친구’로 재회

    그룹 부활의 김태원과 전 멤버 이승철이 불화설을 일출하고 ‘음악친구’로서의 우정을 드러냈다. 김태원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홀에서 열린 KBS 2TV 드라마 스페셜 ‘락락락’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부활 멤버로 활약했던 이승철이 참석해 김태원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네며 따뜻하게 포옹을 나눴다. 이승철은 김태원의 파란만장했던 음악 일대기를 그리는 ‘락락락’에 대해 “부활 멤버였던 사람으로서 굉장히 영광이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승철은 솔로활동을 계기로 제기된 김태원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많은 불화설이 있었지만 오늘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철의 따뜻한 격려와 축하를 받은 김태원은 “이승철과는 후미진 곳에서부터 음악을 함께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에게 항상 이승철에 대한 질문이 따라다닌다. 그때마다 언젠가 만나게 된다고 답했다. 우리는 친구니까 싸울 수도 있지만, 또 이렇게 만난다”고 전했다. 한편 ‘락락락’은 KBS 드라마스페셜이 처음 선보이는 연작물로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음악 인생을 담은 논픽션 음악드라마다. 태원 역의 노민우와 이승철 역의 이종환을 비롯해 강두, 데빈, 노민혁, 이종환 등이 각각 부활 멤버들로 변신했다. 총 4부작으로 편성된 ‘락락락’은 오는 11일, 18일 각 2회씩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사진=이대선 기자
  • ‘자이언트’ 막판 30%대 시청률 비결은?

    ‘자이언트’ 막판 30%대 시청률 비결은?

    과연 그들이 맞서 싸운 ‘자이언트’(거인)는 무엇이었을까.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가 7일 조필연과 이성모의 죽음으로 7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방영 전부터 특정인을 모델로 했다는 구설수 등에 시달리며 주춤했던 ‘자이언트’는 무서운 뒷심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암울한 시대 치열한 삶에 공감대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자이언트’는 지금의 서울 강남이 어떻게 ‘금싸라기 땅’이 되었는지 보여 준다. 여기에는 정치 드라마가 있고, 성공 경제신화가 있다. 힘 있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선 굵은 연기도 인기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핵심 원동력은 ‘자이언트’에 있다는 분석이다. 드라마는 삼청교육대, 정경 유착, 중앙정보부, 정치적 살인 등이 만연했던 그때 그 시절을 ‘거대한 대상’으로 설정했다. 불의에 분노하는 민초들이 하나둘 힘을 모아 거인과 싸워 나가는 모습에서 중년 시청자들이 아낌없는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극본을 쓴 장영철 작가는 “극 중 모든 인물이 성공을 위해, 즉 자이언트가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하지만 정작 자이언트는 어두웠던 70~80년대를 살아온 이들이 극복하고 맞서 싸워야 했던 삶이었음을, 쓰러뜨리기 버거웠던 그 시대였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가 평생 그의 복수의 대상이었던 조필연(정보석)을 향해 극 마지막에 “내가 정말 싸웠던 것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 같은 인간이 잘사는 시대였다.”고 말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드라마는 이강모와 조필연뿐 아니라 이성모(박상민), 이미주(황정음), 황태섭(이덕화), 조민우(주상욱) 등 70~80년대를 관통했던 인물 모두가 승자, 패자를 떠나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장 작가는 “어두웠고 암울했던 만큼 그 시대 사람들은 치열하고 진지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그 이후 1990년대, 2000년대가 열리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우-주 커플’ ‘강모-필연 연기 배틀’ 인기 ‘자이언트’는 제작 초기부터 정권을 대변하고 부동산 투기를 미화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주인공이 개발신화를 일군 건설업자라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모델로 했다는 얘기도 끊이지 않았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근거 없는 루머로 인해 (방영 초기)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솔직히 많았다.”면서 “다행히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오해는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던 경쟁 드라마 ‘동이’(MBC)의 독주도 제작진의 승부욕을 자극했다고 한다. 이범수와 정보석의 연기 배틀, ‘우-주 커플’(이미주-조민우)의 애틋한 사랑, 빠른 내용 전개 등이 탄력을 받으면서 3개월 만에 ‘동이’를 앞질렀고, 막판 시청률을 30%대까지 끌어올렸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 현대사의 이면을 조명하면서도 굵직한 사건들을 절묘하게 에피소드로 연결시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서 “선악의 극명한 대비는 물론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복수, 사랑을 극대화한 연출력이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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