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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정치적 가치/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열린세상]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정치적 가치/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미국의 정치제도를 살펴보면 독특한 점이 많다. 입법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하원과 상원으로 나뉜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하원과 상원은 회의장의 바닥 색깔부터 다르다. 하원은 녹색이 들어간 파란색인 데 반하여 상원은 빨강색이다. 구성과 기능 그리고 임기도 매우 다르다. 435명으로 구성된 하원의 경우엔 인구 규모에 비례하여 하원의원 수가 결정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에는 53명의 하원의원이 있지만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에는 단 1명의 하원의원밖에 없다. 반면 상원은 미연방 50개 주별로 각 2명씩 동일하게 선출된 100명으로 구성된다. 임기도 다르다. 하원의원의 임기는 2년인 데 반하여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다. 하원의장은 통상 다수당의 대표가 되지만 상원의 경우에는 부통령이 의장을 맡는 점도 특이하다. 왜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들은 하원과 상원의 임기를 세 배나 차이가 나게 했을까? 그리고 삼권분립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원칙으로 삼고 있는 미국에서 행정부의 2인자인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하도록 했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중요한 정치적 가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으려 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의 고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상충될 수 있는 대응성(responsiveness)과 책임성(responsibility)의 조화다. 대응성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국민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서 그대로 정치행위로 나타내는 것을 강조하는 데 반하여 책임성은 보다 장기적인 국가 이익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강조한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치를 제도적으로 담보하려는 제도 설계자의 지혜가 임기와 선거방식에 숨겨져 있다. 2년마다 선거를 치르는 하원의원의 경우엔 지역주민이 지금 당장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민의 요구를 즉시 반영하는 정책을 펼치는 반응성이 핵심적인 가치다. 반면 6년의 임기를 가진 상원의원은 상대적으로 보다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고민하며 책임 있게 국정에 임해야 하는 부담을 느낀다. 한편 100명의 상원의원이 6년마다 동시에 선거에 임하지 않는다. 세 그룹으로 나뉘어 2년마다 3분의1씩만 선거를 치르면서 각각 6년의 임기를 채운다. 이는 국정운영에 변화와 함께 안정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담보하려는 정치제도 설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행정부의 2인자인 부통령에게 상원의장을 맡긴 것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균형추를 상원에 부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33.3%의 투표율이 초미의 관심사다. 한쪽에서는 복지 포퓰리즘의 무책임성을 지적하며 서울시민이 앞장서서 이를 막아달라고 호소한다. 전면적인 무상급식의 기회비용을 따져 달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본인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대선 출마 포기라는 카드를 던졌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마지막 승부수인 시장직까지 걸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전면적인 무상급식은 당장 시급한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주민투표를 먹는 문제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나쁜 투표’로 규정짓고 투표 불참운동을 펴고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몇 차례 주민투표가 있었다. 대부분 지역통합이나 단체장 소환 그리고 경주 방폐장 유치와 같은 특정한 지역에 국한된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 면에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이번 주민투표는 향후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서울시민이 단순히 여야의 입장을 떠나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며 투표에 임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당장 내 입술에 감기는 달콤한 꿀이 나중에 내 몸에는 독이 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대응성이나 책임성 모두 중요한 가치이다. 문제는 우선순위요 시급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판단이다. 미국 하원과 상원의 바닥 색을 합치면 보라색이 된다. 멀리 보면서 추운 겨울에 대비하며 국정의 틀을 마련해야 할 지금 시점에서는 붉은 빛이 감도는 보라색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 [17일 TV 하이라이트]

    ●100년의 기업(KBS1 밤 11시 40분) 독일 남서부의 첼시(市)에 가면 ‘첼러 케라믹’을 상징하는 수탉과 암탉의 로고를 자주 볼 수 있다. 독일인 누구나 한번쯤은 이 그림이 그려진 식기를 사용했을 만큼 국민 브랜드로 성장했다. 첼 시청과 오르테나우 기업 경제 연합회와 함께 관광사업 활성화로 독일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첼러 케라믹’을 소개한다. ●공주의 남자(KBS2 밤 9시 55분) 김종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승유는 서둘러 그를 피신시킨다. 그리고 경혜공주의 사저로 달려가 정종에게 김종서의 생존을 알리지만 곧바로 신면에게 잡힌다. 수양은 김종서를 잡기 위해 일부러 승유를 풀어 주는데…. 한편 승유가 잡혀 있다는 소식에 사저로 달려간 세령은 경혜에게 승유가 죽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수목 미니시리즈 넌 내게 반했어(MBC 밤 9시 55분) 성공적인 100주년 기념 공연은 무사히 끝난다. 그 후 석현은 브로드웨이 공연 관계자로부터 규원이 노래를 부르고, 스투피드가 연주하는 앨범 제작에 참여할 것을 제안 받는다. 한편 앨범 테스트를 위해 규원이를 데리고 가던 신(정용화)이는 그만 넘어지는 규원을 보호하느라 손목을 다치고 만다. ●특집다큐(SBS 밤 12시 35분) 젊음과 패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국토 대장정은 대학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꼽힌다. 왜 대학생들은 100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20박 21일이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려고 할까. 577.6㎞의 길 위에서 매 순간 꿈꾸고, 도전하고, 성장하고 있는 이들. 그 뜨거운 청춘들의 기록을 함께 따라가 본다. ●EBS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 35분) 독창적인 노랫말과 특이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던 청년들이 있었다. CD를 손수 구워 만드는 수공업 형태로 음반을 발매하고,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별일 없이 산다’던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조금은 이상한 이름의 밴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디열풍을 이끌어 낸 그들을 만나 본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조용필의 아성을 무너뜨린 가수 이용. 전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정광태. 전통가요의 파란을 일으킨 주병선. 세 사람의 노래에 기막힌 공통점이 있다. 바로 특별한 장소와 날짜, 게다가 노래의 주인까지 바뀌었다는 숨은 사연. 그리고 이들의 노래가 불멸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된 비하인트 스토리도 공개한다.
  •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친정’인 한나라당 여의도당사를 찾았다. 파란색 넥타이를 맨 오 시장은 9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오랜만에 당사를 찾은 오 시장의 첫 화두는 일명 ‘낙인감 방지법’으로 불리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서둘러 달라는 요청이었다. 개정안은 학부모의 경제력이 학교에 알려져 급식아동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가 학교 대신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가 급식비를 포함한 교육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입만 열면 낙인감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는 정당이 법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정치권이 천문학적 규모의 무상복지를 쏟아내고 있는 이때, 국회에서는 부자복지, 세금복지가 아니고서도 해결 가능한 제도 개선안이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이 열심히 도와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애써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의 투표를 치른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어떤 결과가 나오든 총선에 미칠 영향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지역 의원들을 삼삼오오 만나 식사를 하며 지원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표가 자활과 자립을 강조했다는 소식에 오 시장은 화색을 띠며 “꼭 필요한 시점에 꼭 필요한 말씀을 해 줬다.”고 반가워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말씀이 제 생각과 맥락을 같이한다. 복지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고 파악한 상태에서 나온 가장 바람직한 언급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표와 큰 틀에서 복지 철학을 같이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친박 진영의 더딘 움직임에 자극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 시장은 투표결과에 따른 시장직 연계에 대해서는 “당내 분위기는 만약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주민투표 결과가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돼서 혹시라도 사퇴하게 되는 경우, 보궐선거에서 승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바탕으로 너무 큰 모험이 아닌가 하며 만류하는 입장도 있다.”면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의 “투표율 25% 미만이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 ‘김연경 17점’ 아르헨 꺾고 3연승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거침없이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한국은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라운드 7위에 올라 결선 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폴란드 지엘로나구라에서 열린 대회 예선 2주차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3-0(25-22 25-16 25-21)으로 가볍게 누르고 조 1위를 고수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3번 싸워 모두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3일 연속 경기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갈수록 조직력이 살아났다. 강한 서브와 안정된 서브리시브로 중앙과 양날개 공격을 적절히 섞어가며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선보였다. ‘해결사’ 김연경(페네르바체)이 17득점하며 고비 때마다 위기를 풀어나갔고, 황연주(현대건설)와 그간 다소 부진했던 한송이(GS칼텍스)도 나란히 12점을 올렸다. 1세트 한국은 중앙과 양날개 공격을 적절히 섞어가며 점수를 차근차근 올렸다. 아르헨티나도 안정된 서브리시브를 바탕으로 주공격수 소사 에밀스가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거세게 추격해 18-18 동점을 허용했다. 한송이의 오픈공격과 김혜진의 몸을 던지는 디그에 이은 상대의 범실을 틈타 20-18로 먼저 20점대에 안착,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초반부터 상대 공격 범실이 잇따르면서 5-0으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3세트 들어 아르헨티나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어 와 한때 17-18로 역전당했지만 막판 황연주의 서브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끝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오는 19일 오후 3시 러시아와 예선 3주차 경기를 갖는다. 지엘로나구라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회고록(回顧錄)/최용규 논설위원

    회고록 집필로 훨씬 더 유명해진 이는 영국의 정치가 원스턴 처칠(1874~1965)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orld War) 회고록으로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01년 프랑스 시인 르네 쉴리프뤼돔(1839~1907)부터 2010년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 이르기까지 노벨문학상 100여년 역사에 시인·소설가가 아닌 정치인이 이 상을 받기는 처칠이 유일하다. 정치가·웅변가 외에 저술가란 ‘고급스러운 훈장’이 붙은 것도 회고록 덕이다. 총리 재임시절 받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혜경궁 홍씨(1735~1815)의 ‘한중록’(閑中錄)은 우리가 자랑할 만한 ‘국보급’ 자전적 회고록이다. 71세 때인 1805년(순조 5년)에 썼다. 남편인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중심으로 파란만장한 생을 회고했다. 한문본에는 泣血錄(읍혈록)으로 되어 있다. 눈물을 쏟고 슬피 울면서 기록했다는 뜻이리라. 회고록은 더 이상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술·스포츠 스타에 이르기까지 외연이 크게 확대됐다. 회고록이라는 거창한 이름 대신 자전적 에세이로 명찰을 바꿔 달기도 한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표현의 절제미는 사라진 지 오래다. 폭로투성이다. 미국 백악관 인턴이던 모니카 르윈스키는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했다. ‘모니카 이야기’다. 클린턴은 탄핵, 이혼 위기로까지 몰렸다. 올봄 국내에서는 신정아의 자전적 에세이 ‘4001’이 화제를 몰고 왔다. 회고록은 과거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인생 전반을 다루는 자서전과는 차이가 있다. 자기가 겪은 일을 기록하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자기 해명서나 변명서가 될 개연성이 높다. 1992년 대선 때 민자당 후보인 YS(김영삼)에게 선거자금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고백한 ‘노태우 회고록’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5·17 비상계엄 확대를 ‘서울의 인명·재산 보호를 위한 치안유지 차원’, 5·18 광주민주화 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라고도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도 회고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복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 등의 형태로 자신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사반란의 주범으로 한국현대사에 큰 오점을 남긴 5·6공 최고통치자들이 자기들의 역사를 고쳐 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 -15] 이 남자, 발만 떼면 세계新이 들썩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D -15] 이 남자, 발만 떼면 세계新이 들썩

    13억명 중국인이 사랑하는 스포츠 영웅, 허들 3관왕을 이룬 유일한 남자선수, 아시아인으로 단거리에서 정상에 선 첫 스프린터. 현재진행형인 레전드, 류샹(28)이다. 류샹은 ‘아시아인은 단거리에 약하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허들 110m에서 세계 타이기록인 12초 91을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파란을 일으키더니 2006년 육상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인 12초 88을 찍었다. 이듬해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세계기록을 세우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 ●아시아인 단거리 첫 그랜드 슬램 달성 물론 류샹 전에도 굵직한 선수는 있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그레그 포스터(미국)는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고, 세계기록도 세우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을 4차례 정복한 앨런 존슨(미국) 역시 올림픽 금메달은 땄지만 세계기록은 작성하지 못했다. 현재 세계기록(12초 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주춤했다. 류샹의 ‘3관왕’이 여전히 의미 있는 까닭이다. 류샹은 어떻게 정상에 설 수 있었을까. 189㎝·82㎏으로 서양선수를 능가하는 우월한 체격을 갖춘 것도 이유지만 원래 높이뛰기에서 다져진 유연함과 순발력이 도움이 됐다. 류샹은 1999년 상하이 제2체육학교에 진학해 순하이핑 코치를 만나 운명적으로 허들에 입문했다. 어쩌면 도박이었던 선택은 잭팟을 터뜨렸다. 가속도와 힘을 이용해 허들을 넘는 일반 선수들과 달리 류샹은 하체를 활용한 유연한 허들링과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로 기록을 줄여나갔다. 1981년 허들 110m에서 처음으로 12초 9대에 진입한 미국의 레널도 네헤미아는 “여타 선수들이 2발짝 반에 허들을 넘는 것과 다르게 류샹은 정확하게 세 걸음 만에 스피드를 극대화해 허들을 뛴다.”고 극찬했다. ●첫 허들까지 7보로 줄이는 기술 연마 탄탄대로였던 류샹의 허들인생도 바닥을 쳤다. 안방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때였다. 9만명의 홈팬들 앞에서 예선 레이스를 준비하던 류샹은 다른 선수의 부정출발로 경기가 중단되자 갑자기 절뚝거리더니 레인 밖으로 나갔다. 오른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기권한 것. 고질적인 부상이 가장 중요한 순간 재발했고 류샹은 기약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비관적인 전망 속에 길고 긴 재활이 이어졌다. 2009년 12월 동아시아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기록(13초 66)이 최고기록(12초 88)에 한참 못 미쳤다. 또 고독한 싸움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상하이그랑프리에서 13초 40으로 기록을 줄였고,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3초 09를 찍으며 대회 3연패를 이뤘다. 다시 ‘장밋빛 미래’를 그리게 됐다. 기세가 오른 류샹은 “대구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데이비드 올리버(미국)보다 0.11초 빠른 13초 07을 찍고 우승했고, 6월 대회 때는 13초 00으로 부상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출발선부터 첫 허들까지 8보로 달리던 류샹은 보폭을 늘려 7보로 달리는 새 기술을 연마하며 두 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륙의 자존심’ 류샹에게 달구벌은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개미의 힘’… 외국인 매도 폭탄 뚫고 상승장 지켰다

    ‘개미의 힘’… 외국인 매도 폭탄 뚫고 상승장 지켰다

    외국인 1조 2625억원 매도, 개인 1조 5559억원 매수. 10일 국내 증시는 주식을 팔려는 외국인과 사려는 ‘개미’(개인투자자)의 한판 전쟁이었다. 그간 개미는 외국인이 대규모 물량을 내놓으면 어쩔 수 없이 매도 행렬에 동참했지만, 이날만큼은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2일부터 개인투자자를 휘어잡았던 ‘패닉’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기부양 신호와 증시 급등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은 채, 전날보다 76.05포인트(4.22%) 오른 1877.40 포인트로 출발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파상적인 매도 공세 앞에 급등세는 꺾였고, 개장 2시간이 채 안 된 오전 10시 55분 1802.68 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전날보다 겨우 1.33포인트 높은 것으로, 오랜만에 빨간불(주가상승)을 보였던 증시는 다시 파란색(주가하락)으로 바뀔 위험에 처했다. 하지만 이후 증시는 꾸준히 1810~1830 선을 유지했고, 결국 1806.24 포인트로 마감해 6거래일 연속 하락장에서 탈출했다. 외국인이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최대인 무려 1조 2625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개인이 이보다 더 많은 1조 5559억원어치를 사들인 덕분이었다. 개인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된 지난 8일 무려 7366억원어치를 팔았고, 9일에도 오후에 매수세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연일 ‘백기’를 들었었다. 외국인과 개미가 무서운 기세로 전쟁을 벌이자 그동안 주가 하락의 ‘방패’ 역할을 했던 기관은 숨죽이며 관망했다. 기관은 2370억원어치를 팔아 국내 증시공황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총 2조 538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비록 예상치 못했던 프로그램 매물 때문에 지수는 제대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마감했지만, 개인의 ‘힘’을 보여준 하루였다. 개인은 코스닥에서도 297억원어치를 ‘나 홀로’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양해정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호재성 이벤트가 있으면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했고, 이날도 ‘관성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개인들이 받아낸 종목은 대부분 중소형 주였기 때문에 증시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개인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이르다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더블딥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최근 주가 폭락으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생겼고, 자동차와 IT 등 대형주 군에서 매수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저점 확인이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주식과 현금 비율을 50대50 정도로 유지하며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융 불안 사태에서는 연기금도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은 기관이 매도세를 보인 이날도 593억원을 매수하는 등 지난 2일부터 총 1조 92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가 사들인 물량 2조 3016억원의 80%가 넘는 비율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영화프리뷰] ‘개구쟁이 스머프’

    [영화프리뷰] ‘개구쟁이 스머프’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인기 만화 시리즈 ‘개구쟁이 스머프’가 53년 만에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과 만난다. 1958년 벨기에의 만화가 피에르 클리포드에 의해 탄생한 스머프는 파란색 피부에 동그란 코, 사과 3개를 쌓은 아담한 크기의 캐릭터로 한국을 비롯한 40개 언어로 번역돼 세대와 국적을 초월한 인기를 누렸다. 오는 11일 국내 개봉하는 이 영화는 실사 배경에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제작한 스머프를 적절히 결합시켜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구현해 냈다. 영화는 사악한 마법사 가가멜을 따돌리려다 인간 세상에 떨어진 스머프 군단의 모험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 떨어진 이들은 우연히 신혼 부부 패트릭(닐 패트릭 해리스)과 그레이스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놀라움과 적개심을 풀고 인간과 친구가 된 스머프들은 뉴욕까지 쫓아온 가가멜과 이즈라엘의 추격을 피해 스머프 마을로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게 된다. 뭐니뭐니해도 스머프의 매력은 개성이 잘 살아 있는 캐릭터다. 영화엔 빨간 모자의 파파스머프부터 노란 생머리를 휘날리는 스머페트, 어리버리 사고뭉치인 주책이, 스머프 군단 최고의 브레인 똘똘이, 매사에 투덜거리는 투덜이 등 반가운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특히 영화판에는 스머프 군단의 순정 마초 배짱이가 새로 추가됐다. 의리가 강하고 남성성이 강한 성향을 지닌 캐릭터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 멜 깁슨처럼 스코틀랜드 풍의 의상을 입고 갈색 구레나룻을 기른 것이 특징이다. 스머프들이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센트럴파크, 타임스스퀘어 등 뉴욕의 랜드마크 곳곳을 누비는 장면은 CG와 실제 배우, 배경 등이 잘 어우러져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스머프들의 피부와 머릿결, 미세한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실사와 CG의 이질감을 최대한 줄이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만화가 아닌 실사로 재탄생된 가가멜과 고양이 아즈라엘도 눈길을 끈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 있다 2’에 출연했던 행크 아자리아는 과감하게 삭발을 감행하고 대형 틀니를 착용해 만화 속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 가가멜의 동반자 아즈라엘은 총 4마리의 고양이가 돌아가며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패트릭이 스머프들 덕분에 직장에서의 위기를 넘긴다는 내용이나 스머프들이 가가멜과 벌이는 추격전이 다소 유치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상상력을 주는 데 크게 모자람은 없다. 특히 가가멜의 더빙을 맡은 개그맨 박명수는 자신의 장기인 호통 개그를 접목시켜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스머페트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이하늬, 주책이 스머프는 개그맨 김경진이 각각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로보캅?…차량충돌 후에도 절도범 잡은 경찰

    로보캅?…차량충돌 후에도 절도범 잡은 경찰

    절도범의 차량과 충돌로 공중으로 튕겨 나간 경찰관이 도로에 착지한 후 절도범을 잡는 장면이 공개돼 화제다. 뉴스를 전한 영국 데일리 메일은 ‘로보캅 현실판’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영국남부 서리 주(州)에서 파란색 BMW차량이 도난당했다. 절도범은 이미 25차례 유죄판결을 받았고 3월에 출소하여 보호관찰중인 리 아담손(29). 서리주 경찰은 M25도로에서 도주중인 아담손의 차량을 확인했다. 연락을 받은 다른 서리주 경찰관 댄 패스코(27)는 절도범의 도주를 막기 위해 도로 중간에 경찰차를 세워 놓았다. 패스코 경찰관이 문을 열고 나서려는 순간 시속 145km로 달려오는 절도범의 차량이 그대로 치고 나갔다. 충돌 순간 경찰차의 회전과 함께 파스코는 공중으로 튕겨나갔다. 놀랍게도 패스코는 도로에 떨어지자마자 다시 착지를 하고는 절도범을 향해 달려갔다. 패스코는 도주중인 절도범을 티저건으로 제압했다. 지난 2일 열린 재판에서 리 아담손은 23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다행히 패스코 경찰관은 약간의 상처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리주 경찰서장 크리스 콜리는 “이번 차량절도범을 검거한 모든 경찰관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특히 댄 패스코 경찰관의 용감하고 신속한 대처능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사진=서리주 경찰 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부고]

    ●황용균(중앙자모병원 소아과 원장)씨 모친상 이종우(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씨 장모상 1일 삼성창원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55)290-5642 ●이수양(호주 거주)수춘(전 영선신용협동조합 전무)수홍(전 서울시교육청 행정실장)수근(게임물등급위원장·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씨 모친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3410-6920 ●류찬우(금융감독원 부국장)근우(국민건강보험공단 과장)은영(역삼중 교사)씨 모친상 노은미 이재영(메리츠종금증권 대리)씨 시모상 허윤(대우증권 역삼동지점 부장)씨 장모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410-6916 ●권인규(LG전자 특허센터 차장)희정(인천 세븐콜 사장)씨 부친상 박병한(YTN 편집3부장)고명주(중부발전 부장)김미상(IMS21 대표)씨 장인상 한선숙(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씨 시부상 3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072-2011 ●홍종선(이천시 예산공보담당관실 공보팀장)씨 별세 1일 이천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8시 30분 (031)631-4411 ●손대현(전 한국이포 회장)씨 별세 두호(건축사사무소 모람 대표)씨 부친상 정운덕(파란엘림 대표)박현민(미국 보잉사)씨 장인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410-6912 ●김남철(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남윤(윤선생영어교실 용인상현원장)수안(미국 거주)씨 모친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3 ●윤형철(두산중공업 상무)수철(홍원제지 부장)동철(사업)남철(〃)씨 부친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410-6901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잘 자야 잘 산다

    하얀 이불호청이 널린 빨랫줄에서 막 날갯짓을 시작한 제비들이 한가롭게 털을 다듬습니다. 나리꽃 담장 그늘에서는 닭들이 연방 홰를 쳐대며 흙장난을 치고, 흙마당엔 칠월 한낮의 땡볕이 뜨겁습니다. ‘여름 일은 아침 일’이라 서둘러 들일을 마치고 나면 딱히 할 일도 없는 터라 삶은 감자로 뱃골을 채운 뒤 마룻장에 드러눕습니다. 파란 하늘에 뽀얗게 흰구름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누웠자니 슬슬 잠에 빠져듭니다. 그때 잤던 잠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잠이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 커진 후로는 그렇게 편한 잠에 빠져본 기억이 별로 없으니까요. 잠은 휴식이자 충전입니다. 그렇기에 생애의 반은 잠을 자도록 인간이 설계된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섭리를 어기는 일이 다반사고, 그래서 현대인은 늘 수면 부족의 병을 안고 삽니다. 의사들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거나 1주일 동안 매일 4시간만 수면을 취하면 혈중알코올농도 0.1% 상태와 맞먹으며, 1주일간 잠을 자지 않으면 아예 뇌의 알파파가 없어져 통제하기 어려운 흥분상태에 빠진다고 합니다. 당연히 잠은 잘 자야 하는데,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술이라도 마신 날이면 어김없이 한밤중에 깨어 곤욕을 치르고, 그런 날은 출근해서도 몸이 천근만근 가라앉기 십상입니다. 잠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지만 성인의 경우 7시간 30분 정도는 자줘야 한다는데,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에 불과합니다. 직장인들이야 눈치보여 내놓고 졸기도 쉽지 않지만, 졸리면 토막잠이라도 청하는 것이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지혜입니다. 쏟아지는 잠을 견딘다고 일이 잘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잠을 청하는 모습이 더러 나태해 보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일한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요. 어떻든 잠은 밤에, 잠자리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세상 일에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현대인들, 신권(神權)인 잠조차 맘대로 못자고 삽니다. 그래서야 건강한 삶을 누리기 어렵지요. 잘 자는 게 잘 사는 일인데도 말이지요. jeshim@seoul.co.kr
  • [책꽂이]

    ●부모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오동희 지음, 럭스미디어 펴냄) ‘한국 무역사의 산증인’으로 ‘프로스펙스’ 브랜드를 만든 저자가 동서양의 경전에서 주옥 같은 지혜의 글을 선별했다. ‘리더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도 함께 펴냈다. 1만 3000원.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정용실·이규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도시생활자 정용실 KBS 아나운서와 이규현 프리랜서 미술 기자가 미국 뉴욕에서 살며 깨달은 도시의 속살을 다정하게 일러준다. 추천사는 두 사람의 도움으로 뉴욕에 정착했다는 소설가 신경숙이 썼다. 1만 4000원. ●미국 서부산악지역 자동차 여행(정명자·유일상 지음, 인스토어앤글로벌컨설팅 펴냄) 저자 정명자씨는 미국 오리건주를 여행하는 도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남편 유일상 건국대 교수가 아내의 메모를 다듬어 책을 완성했다. 1만 6000원. ●검은 역사 하얀 이론(이경원 지음, 한길사 펴냄) 이경원 연세대 영문과 교수가 탈식민주의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주요 사상가의 주장과 계보를 소개한다. 한길 신인문총서 18번째 책이다. 2만 8000원. ●사진철학의 풍경들(진동선 글, 문예중앙 펴냄) 사진평론가가 펴낸, 사진을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사진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는 시도. 2만원. ●우리는 아우슈비츠에 있었다(타데우슈 보롭스키 지음, 정보라 옮김, 파란미디어 펴냄) 홀로코스트를 이겨냈지만 결국 자살한 폴란드의 문호 브롭스키가 아우슈비츠 참상을 폭로한 단편 소설. 1만 3000원.
  • 수해현장 ‘민폐 정치인’ 눈살

    수해현장 ‘민폐 정치인’ 눈살

    “이럴 바에야 차라리 오지를 말지….” 29일 오전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의 한 주민이 파란 점퍼를 입은 20여명의 무리를 향해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 등 300여명이 총출동해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눈에는 탐탁지 않은 듯 했다. 홍 대표는 온몸에 진흙을 묻혀가며 30분 동안 반지하 집을 청소했다. 홍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마을입구 놀이터에서 자원봉사자 격려품인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는 동안에는 3~4명의 주민이 찾아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누구는 일하느라 먹지도 못하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민들을 소방대원들이 막았다. 몇몇 여성 의원들은 컵라면과 함께 먹을 김치를 가져오라고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은 당초 오후 3시까지 예정됐지만 홍 대표는 1시간 30분 만에 황급히 전원마을을 떠났다. 그나마 김정권 사무총장과 이철우 당 재해대책위원장,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 권영진 의원 등과 사무처 당직자들이 오후까지 현장에 남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총 32가구의 복구활동을 마쳤다. 민주당도 피해복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우면산 부근의 송동마을로 출동했다. 손학규 대표가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각자 지역구의 피해현장을 챙기느라 의원들의 참석률은 매우 저조했다. 정장선 사무총장, 김성순 서울시당위원장, 추미애 의원만 참석했다. 당직자, 보좌진 등 150여명도 함께했다. 그런데 일부 민주당 당원들의 ‘철없는’ 행동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삼삼오오 모여 “내년에 총선에 나가려면 이런 사진이 꼭 필요하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기념사진을 찍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는 장화와 밀짚모자 차림으로 진흙을 삽으로 퍼내고 있는 손 대표를 찾아와 인사하며 눈도장을 찍기에 바빴다. 한 50대 여성 주민은 “와서 도와주는 것은 고마운데 우르르 몰려다니며 망가진 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웃으니까 더 서럽다.”고 토로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외국인의 ‘나눔’

    외국인의 ‘나눔’

    현관 입구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낡은 옷가지, 흙탕물에 휩쓸려 시멘트 속살을 드러낸 벽지,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쌓여있는 이불더미까지….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10㎡ 남짓한 단독주택 반지하 단칸방. 수마가 휩쓸고 간 권태훈(65) 씨의 작은 보금자리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파란색 조끼를 입고 고무장갑을 낀 채 권씨의 집을 찾은 이들은 구청 공무원도, 경찰도 아닌 외국인 자원봉사단이었다.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 소속의 봉사단 10여명은 이날 하루종일 지역 곳곳을 돌며 수해를 입은 가정의 집수리와 청소 등 복구작업을 도왔다. 가장 먼저 권씨 집 대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중국인 정야리(?雅莉·36·여).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그는 3년 전 회사원인 노모(39)씨와 결혼하면서 한국으로 왔다. 2006년 중국 화남 지방에 상륙한 5호 태풍 ‘개미’로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겪었을 때도 발벗고 나섰다. 뉴스에서 폭우 소식을 접한 뒤 서울 방배동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큰 고무 대야 안에 이불을 넣고 발로 밟으며 빨래를 하던 그는 “이사갈 때나 길을 헤맬 때 친절하게 도와주던 한국인들이 고마워 도움을 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온 대학생 샤넬(24·여) 역시 “한국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모두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축구공 같네…신비의 ‘행성상 성운’ 포착

    마치 거대한 파란 축구공처럼 보이는 ‘행성상 성운’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보도를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아마추어 천문가 마티아스 크론베르거가 지난 1월 축구공 형태의 행성상 성운을 발견했다. 행성상 성운은 늙은 별에서 방출된 가스 구름을 나타내지만 18세기 천문학 초기 때 망원경으로 관측한 거대한 가스 구름을 행성으로 착각해 이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크론 베르거 61’로 명명된 이 행성상 성운은 이들 성운의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새로운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성운은 이후 하와이 제미니 천문대가 이 영역을 확대하여 관측해 색체를 합성한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이 성운은 지구에서 약 1만 30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부근에 있다. 특히 이 성운은 이미 발견된 3000여개의 다른 행성상 성운과 달리 거의 완벽한 구형을 이루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다니의 거대마젤란망원경 계획에 참여 중인 천문학자 조지 자코비는 “길게 뻗어 있고, 날개를 펼친 나비와 같은 모양이 대부분이다. 구형은 좀처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태양과 같이 질량이 작은 항성은 내부에서 발생한 핵융합으로 수소를 소진하면서 팽창해 적색거성이 된다. 이때 고온의 중심핵은 수축해 백색왜성이 될 때 외부로 다량의 가스를 방출하게 된다. 즉 이들 가스는 중심핵에서 노출된 방사선에 의해 가열돼 빛을 발하는데 이를 행성상 성운이라 부른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5일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 천문학 연합(IAU)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현장 행정] 박겸수 강북구청장, 재활용품 선별처리장 일일 근무

    [현장 행정] 박겸수 강북구청장, 재활용품 선별처리장 일일 근무

    “돈을 캐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녹색성장이 나오는 곳이라기에 정신집중을 하려 했지만 너무 고통스럽네요.” 지난 26일 오전 10시 연녹색 작업복 차림을 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북서울 꿈의 숲’ 인근 월계로(번3동) 강북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 지하 2층 유리병 선별 작업대에서 팔을 걷어붙인 채 이같이 말했다. 시큼하면서도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북구는 물론 인근 노원·도봉구에서 분리수거한 재활용품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박 구청장은 다른 사업장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센 이곳을 찾아 일일 공공근로자로 깜짝 변신했다. 비지땀을 흘리는 근로자들에게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코를 막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목이 칼칼하고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흰색·파란색·갈색 병들을 골라내는 임무(?)를 맡았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컨베이어에 맥주, 소주, 양주, 정종, 음료수 병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문제는 플라스틱, 병, 비닐 등을 자동 분리하는 발리스틱 선별기도 한계가 있어 깨진 유리조각들과 각종 쓰레기가 뒤섞여 나온다는 것이다. 자칫 유리조각에 손을 벨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 구청장은 “냉방·환풍시설도 무용지물일 정도로 악조건에서 일하는 줄 몰랐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겠다는 걸 절감한다. 유리잔, 비닐봉지 하나라도 소중하다는 것을….”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작업장엔 매일 아침마다 65~67t씩 반입된다. 강북·노원·도봉구의 공동이용 협약 체결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노원구에서, 이달 초부터는 도봉구에서도 받는다. 이 때문에 하루 평균 46t에 그치던 반입량이 휴일치까지 쌓이는 월요일의 경우 100t을 웃돌기도 한다. 강석헌 현장관리책임자는 “반입된 물량의 40%가 쓰레기여서 1t당 13만원에 업자에게 돈을 주고 넘긴다.”며 “엄청난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정에서부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 구청장은 30분여 지나면서는 제법 빠른 속도로 병을 고르기 시작했다. 역한 냄새 탓에 밖으로 들락날락하는 사이에도 50분 일한 뒤 10분 휴식하는 작업장 규칙에 따라 꿋꿋이 근로자들과 함께했다. 오전 11시 꿀맛 같은 휴식시간. 그는 휴게실에 모인 근로자들에게 “여러분이야말로 녹색성장과 지구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주역”이라며 “이렇게 잠시나마 마음을 함께하게 돼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엔 정신이 혼미하지만 금을 캔다고 생각하니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며 “잡념도 사라지고 도를 닦는 것 같아 가끔 나태해질 때면 종종 와서 일해야겠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강북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장에서 일하는 공공근로자는 100여명에 이른다. 힘든 근무환경 때문에 중도에 포기를 많이 한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들의 1일 임금은 3만 8000원. 구는 열악한 근무조건을 고려해 하루 3000원의 격무수당도 지급한다. 박 구청장은 “연 3억 7000만원의 판매수익을 창출하는 곳인데 작업환경이 나빠 안타깝다.”며 “학생·주부 현장체험 코스로 만들어 분리수거의 소중함을 일깨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창원서 7급 공채 응시생 시험시작 5분만에 문제지 들고 도주

    최근 공무원 수험가의 화두는 단연 7급 문제지 유출 사건이다. 국가직 7급 공채 필기시험이 시행된 지난 23일. 수험장인 경남 창원 봉림중학교에서 응시생 변모(27)씨가 시험 시작 5분 만에 문제지를 들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일부 수험생들은 “변씨는 거액을 받아 가벼운 처벌만 받고, 변씨로부터 문제지를 넘겨받은 학원 강사나 임용 대기자 등이 문제를 풀어 사전 모의된 일부 수험생들에게 소형 이어폰 등을 통해 전달했을 것”이라는 조직적 범죄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문제 외부 유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당사자 진술 오락가락… 행적 의문 27일 창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남의 한 전문대학을 졸업한 변씨는 올 초부터 소방직공무원을 준비하던 중 문제 유형을 익히기 위한 연습으로 이번 시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감독관이 기분 나쁜 얘기를 해서 문제지를 들고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시험 감독관은 변씨가 시험 시작 전 문제지를 보자 “시작 벨이 울리기 전까지 문제지를 덮어 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변씨가 제출한 통화 내역에 특이점이 없고, 문제지 감식 결과 변씨와 감독관의 지문만 검출돼 문제지가 제3자에게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씨의 행적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하다. 검거 직후 변씨는 “수험장에서 빠져나와 학교에서 2㎞ 떨어진 창원 경륜장에서 온종일 있다가 오후 6시쯤 마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창원 경륜장의 폐쇄회로(CC) TV를 조사한 결과 변씨의 모습은 촬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이 추궁하자 변씨는 그제야 “경륜장에 가지 않고 마산 합성동(마산시내)으로 갔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법 조항 애매… 입건 곤란” 당시 복장에 대해서도 변씨의 진술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변씨는 애초 하얀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변씨가 들렀던 편의점 CCTV 화면을 확보해 변씨가 당시 파란색 티셔츠를 입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변씨가 정신 이상자’라는 일각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적용할 법 조항이 애매해 입건조차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지 유출과 관련해서는 형법 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데, 단순히 우발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면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한 고의적 기만행위인 ‘위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벼랑 끝 성남 “FA컵 올인”

    K리그 순위표 꼴찌에서 두 번째, 15위(승점 16·3승7무9패)다. 우승할 때마다 하나씩 수놓았던 유니폼의 7개 별이 무색하다.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감독은 주말 19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솔직히 말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아시아 축구챔피언’ 성남이 벼랑 끝에 섰다. 낯설다. 2009년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성남은 매년 ‘매직’을 일궈왔다. 부임 첫해 K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다. 모기업의 지원이 준 데다 주력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신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일군 성과였기에 파란이었다. 하지만 올해 성남은 ‘날개 꺾인 천마’다. 지난해 역사를 썼던 몰리나(FC서울), 정성룡·최성국(이상 수원), 전광진(다롄 스더), 조병국(베갈타 센다이) 등이 모두 빠졌고 라돈치치는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최근에는 사샤의 서울FC 이적설이 불거지며 마음고생에 시달렸다. 그래서 믿을 건 FA컵뿐이다. 이미 8강에 올랐고 세 번만 더 이기면 우승이다. 내년 AFC챔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기에 탐난다. 신 감독은 “FA컵에 모든 걸 걸겠다. 그것마저 지면 올 시즌 희망이 없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27일 홈에서 열리는 8강전 상대는 리그 5연승의 부산이지만 성남은 절박하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재활해 온 ‘해결사’ 라돈치치가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을 잡지 못하면 라돈치치의 득점 감각은 물론 9월 제대하는 김정우를 활용할 무대도 없이 허무하게 시즌을 마쳐야 한다. 물러설 곳 없는 성남과 신바람 연승 행진 부산의 매치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한편, 수원과 포항은 ‘복수혈전’을 준비 중이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 두 경기에서 모두 역전패당했던 전남에 칼을 갈고 있고, 포항은 2주 전 서울에 졌던 아쉬움을 설욕할 태세다. 올 시즌 리그 1승(3무15패)에 그친 강원은 단판전인 FA컵에서 울산을 상대로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타짜’ ‘놈놈놈’ 영화음악감독 장영규의 프로젝트 ‘들리는 빛’

    ‘타짜’ ‘놈놈놈’ 영화음악감독 장영규의 프로젝트 ‘들리는 빛’

    ‘복수는 나의 것’(2002), ‘타짜’(2006),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전우치’(2009), ‘황해’(20 10)의 공통점은 음악과 영화가 레고 블록의 요철처럼 꼭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특정 장면을 떠올리는 순간, 도돌이표처럼 음악이 재생된다. 영화감독들은 한 남자에게 빚을 진 셈. 작곡가 장영규(왼쪽·43)가 채권자다. 그가 벌여놓은 일은 영화음악뿐이 아니다. 1997년 전방위 아티스트 백현진과 뭉쳐 전위적 음악그룹 어어부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음악공동체 비빙, 안은미컴퍼니(무용단) 음악감독 등을 맡고 있다. 끊임없이 실험정신을 드러내온 그가 27~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IG아트홀에서 ‘장영규 프로젝트; 들리는 빛’을 통해 좀 더 특별한 시도를 펼쳐 보인다. 우선 영화를 한 편 보여준다. 27~28일에는 예술적 동지 백현진이 감독한 ‘영원한 농담’(오른쪽·40분)을, 29~30일에는 구자홍 감독의 ‘위험한 흥분’(110분)을 튼다. 백현진은 2009년 ‘디 엔드’에 이어 2년 만에, 구자홍 감독은 2004년 황정민과 양동근을 내세운 ‘마지막 늑대’ 이후 모처럼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가 끝난 뒤 아련한 잔상이 깔린 무대에서 음악공연이 이어진다. ‘영원한 농담’은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의 싱거운 농담에서 시작한다. 한때 시인이었던 남자1은 제주도에 내려가 살고 있다. 서울에 사는 남자2가 제주도로 내려와 모처럼 시답잖은 수다를 떤다. 하지만 둘은 어느새 상대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좇는다. 연기파 배우 오광록과 박해일이 출연했다. 음악공연에는 장영규, DJ 달파란, 주준영, 김선이 나선다. ‘위험한 흥분’은 마포구청의 10년차 7급 공무원 한대희가 주인공이다. 어떤 악질 민원인 앞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던 그가 홍대 앞에 소음 단속을 나갔다가 문제투성이 인디밴드 ‘삼삼은구’(3X3=9)를 만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뤘다. ‘신스틸러’(명품 조연) 윤제문이 한대희 역을 맡았다. 전석 2만원. 1544-15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직원도 속은 中’가짜 애플스토어’…얼마나 똑같기에?

    직원도 속은 中’가짜 애플스토어’…얼마나 똑같기에?

    다양한 ‘짝퉁’제품으로 전 세계의 눈초리를 받는 중국이 이번에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애플’을 통째로 복제해 비난을 넘어선 놀라움을 주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애플이 공식적으로 개장한 애플스토어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4곳. 그러나 애플 본사도 모르는 새에 애플스토어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한 미국인이 중국 남부 윈난성 쿤밍시에 들렀다가 자신의 블로거에 올린 사진 속 애플 스토어는 언뜻 보나 자세히 보나 영락없는 ‘진짜’ 애플스토어다. 매장이 걸린 애플의 사과 로고 뿐 아니라 비치된 제품의 순서, 인테리어 까지도 믿지 않기가 어려울 정도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매장에 일하는 직원들도 본인들이 애플스토어 중국지사에 속해 있으며, 스티브 잡스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단 사실이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이 진짜 애플사의 제품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짝퉁’기술이 워낙 발달한 중국이니 스티브 잡스가 와야 구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해외의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입는 파란색 셔츠와 애플로고가 새겨진 명찰, 매장 벽면에 커다랗게 걸린 모형로고 등을 보고 큰 의심 없이 애플스토어라고 착각한다. 사진을 올린 미국인은 “멀리서 보기에도 정말 닮았다.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가짜 애플스토어”라며 혀를 내둘렀다. 다양한 IT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서 타국의 브랜드명과 상품명을 교묘하게 바꿔 제품을 출시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한국의 ‘삼성’ 휴대전화는 현지에서 ‘삼송’, ‘삼싱’ 등의 가짜 이름으로 출시돼 국내 관계자들의 애를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쿤밍시의 애플스토어처럼 매장 전체를 베끼기란 쉽지 않은 일.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현지에서는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사기 위해 밤새 매장 앞에서 줄을 서거나 이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지는 사건은 예사이고, 아이패드2를 사기 위해 장기(신장)까지 판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뉴스에 보도될 만큼 관심이 대단하다.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에 ‘진짜’ 애플 관계자들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 중국의 애플 대변인은 베이징과 상해에 있는 공식 애플스토어4곳 이외에 시설될 애플 스토어의 위치에 대해 아직 함구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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