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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파랗게 변한 강물, 실화?…주민들 불안 증폭

    새파랗게 변한 강물, 실화?…주민들 불안 증폭

    영국 남부 서식스주 우즈강이 새파랗게 물들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우즈강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밝은 파랑색 혹은 초록색으로 색깔이 완전히 변했으며, 이 강물에서 수영을 즐겼던 개가 병원치료를 받는 등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 발생했다. 이에 현지 환경청이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강 인근에 있던 한 생산업체가 오염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즈강 인근에 산다는 한 주민은 “나는 매일 이곳에서 산책을 즐겼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강물의 색이 달라졌다. 어떤 날은 파란색으로, 어떤 날은 녹색으로 변했다”면서 “만져보면 비눗물처럼 미끄러웠고 그 정체가 뭔지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정부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오염물질이라는 것까지는 밝혀냈지만, 정확히 어떤 물질 때문에 강물의 색이 완전히 달라졌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브라이트대학 환경 미생물학 전문가인 제임스 엡든 박사는 “강물 색깔을 바꿔놓은 것은 섬유를 염색할 때 쓰는 합성염료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환경청은 “현재 우리는 우즈강 오염과 관련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바흐, 이르면 이달 방북 가능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

    바흐, 이르면 이달 방북 가능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인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구상에도 파란불이 켜지게 된다.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관련 논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에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바흐 위원장이 아닌 그 아래급 인사가 방북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냈지만 신청 시한이 지나도록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IOC는 북한이 뒤늦게라도 참가 의사를 밝힐 경우 ‘와일드카드’(특별 출전 허용)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참가 비용도 모두 부담하겠다며 북한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수용하는 등 국면 전환을 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이고 평창올림픽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참가 결정을 계속 미루다 개막에 임박해 참가 의사를 밝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에도 갑작스럽게 폐막식에 실세 3인방을 파견한 적이 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지원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의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소통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비아그라 가격 절반으로 낮춘 복제약 다음주 출시

    비아그라 가격 절반으로 낮춘 복제약 다음주 출시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가격을 반으로 낮춘 복제약이 다음 주 출시된다.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는 오는 11일 비아그라의 소매가를 반으로 낮춘 비아그라 판매를 시작한다. 기존 약은 파란색, 복제약은 하얀색이다. 복제약을 전문으로 하는 제약회사 테바(Teva)도 비아그라 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테바 복제약의 판매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년 여름부터는 더 많은 비아그라 복제약이 쏟아져나와 가격이 기존의 9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1998년 출시된 비아그라는 첫 발기부전 치료약이다.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기존보다 훨씬 간편한 방법으로 치료법을 제시, 인기를 얻었다. 건강정보 분석 회사 엘제비어에 따르면 초창기 한 알에 10달러로 시작한 소매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62달러까지 올랐다. 화이자 측은 “소비자의 20%가 비아그라 충성파라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복제약 시장을 포기하기보다는 독자적인 복제약을 판매하고 기존 제품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뇨기과 전문의 나훔 카틀로비츠 박사는 “환자들은 엄청나게 비싼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비아그라 복제약이 나오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제국 마지막 세손빈 지난달 하와이서 별세

    대한제국 마지막 세손빈 지난달 하와이서 별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李玖·1931∼2005)씨의 전 부인인 줄리아 리(본명 줄리아 멀록·94)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이구씨의 삼종질(9촌 조카)인 이남주 전 성심여대 음악과 교수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줄리아 리가 지난달 26일 미국 하와이 할레나니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줄리아 리가 생전에 한국에 묻히길 바랐는데, 입양한 딸이 화장한 뒤 유해를 태평양 바다에 뿌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구씨는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1897∼1970)의 유일한 생육이었다.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는 1958년 미국 뉴욕의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의 사무실에서 이구씨와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은 1963년 한국에 들어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줄리아 리는 엄격한 궁궐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했고, 파란 눈의 외국인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긴 종친회는 후사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혼을 종용했다. 결국 부부는 1982년 이혼한 뒤 이씨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줄리아 리는 한국에서 ‘줄리아 숍’이라는 의상실을 운영하며 홀로 지내다 1995년 하와이에 정착했다. 연합뉴스
  • ‘낚싯배 충돌’ 급유선 선장, 울먹이며 “유가족께 죄송”…오늘 영장심사

    ‘낚싯배 충돌’ 급유선 선장, 울먹이며 “유가족께 죄송”…오늘 영장심사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와 충돌한 급유선의 선장과 갑판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선장은 울먹이며 취재진 앞에서 “희생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급유선 ‘명진15호’의 선장 전모(37)씨와 갑판원 김모(46)씨는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하기 위해 인천해양경찰청사 정문 앞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사고 발생일에 긴급 체포돼 그동안 해양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6시 5분 옹진군 영흥도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 ‘선창1호’를 들이받아 낚시꾼 등 15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을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선창1호 승선원 22명 중 15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7명은 가까스로 구조됐다. 전씨와 김씨는 각각 상의에 달린 모자를 눌러 쓰고 연한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렸다. 전씨는 “희생자 유가족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울음을 참지 못하며 “이렇게 된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우고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잠깐 1∼2분간 물을 마시러 식당에 내려갔다”면서 “전날부터 속이 좋지 않아 따뜻한 물을 마시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장의 허락을 받고 조타실을 비웠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선 해경 조사에서 전씨는 “(충돌 직전) 낚싯배를 봤다”면서도 “(알아서) 피해갈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씨는 사고 시간대 당직 근무자로 급유선 조타실에서 조타기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당직 근무자인 김씨는 당시 조타실을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통상 급유선 운행 시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2인 1조로 당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 당직자는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 상황 발생 시 선장에게 알리는 보조 역할을 한다. 해경은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갑판원인 김씨가 조타실을 비운 사이 전씨 혼자 조타기를 잡고 급유선을 운항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씨와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장 행정] 강북 아이들 몸과 맘에 세운 ‘튼튼 울타리’

    [현장 행정] 강북 아이들 몸과 맘에 세운 ‘튼튼 울타리’

    “여기서 줄넘기 잘하는 사람 있어요? 손 들어 보세요.”지난달 29일 서울 강북구보건소 4층 대강당.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2017 건강한 울타리 만들기’ 결과보고회에 참석해 질문을 던지자 100여명의 아이들이 “저요”라고 답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박 구청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해야 한다. 구가 아이들의 건강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역 내 동산비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파란색, 빨간색 등 색색깔의 줄넘기를 손에 쥔 채 걸그룹 레드벨벳의 노래 ‘빨간 맛’에 맞춰 음악줄넘기를 선보였다. 송중동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벨리댄스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강북구가 취약계층 아이들의 건강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건강한 울타리 사업은 구가 2013년부터 신체, 심리, 문화예술 분야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지역 내 취약계층 아이들의 건강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다. 구 관계자는 “2014년부터 매년 결과 보고회를 열어 올해 벌써 네 번째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그동안 민·관·학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2015년에는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서울시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구는 22곳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건강을 조사한 결과 번동에 있는 센터 소속 아동들의 비만도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번동 내 센터 3곳에 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지역아동센터 3개권역(번동, 미아, 수유) 8곳까지 사업이 확대됐다. 구는 아이들의 다양한 신체활동을 위해 ‘신나는 음악줄넘기’, ‘벨리댄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의 변화를 유도해 사회성을 증진시키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과 축제 및 프로그램 기획을 직접 해 보는 ‘일상연구소 말랑말랑’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에 도움을 줬다. 프로그램에는 서울사이버대 심리상담센터, 지역아동센터협의회, 태권도연합회 등이 함께했다. 실제 아이들의 건강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2015년 21.8%였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비만 지수는 지난해 19.4%, 올해 19%로 줄어들었다. 보통 20% 이상을 비만이라고 한다. 이날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이혜림(18·여) 학생은 “3년째 말랑말랑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친구 같은 선생님들과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단편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다양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민·관·학이 협력해 통합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삼각형 충돌 흔적 선명… 영흥도 주민도 “실종자 찾자” 배 띄워

    삼각형 충돌 흔적 선명… 영흥도 주민도 “실종자 찾자” 배 띄워

    조타실위 ‘선창1’ 나무판 산산조각 휘어진 쇠난간…그날 충격 보는 듯 악천후·한파 탓 실종자 수색 난항 선장 아들, 선박 뒤쫓다 사고 소식 “그날 파도 좀 높아 걱정했는데…”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 명진15호(336t급)에 들이받혀 13명의 사망자를 낸 낚싯배 선창1호(9.77t급)의 모습은 처참했다. 사고 하루 뒤인 4일 인천 중구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옆으로 뒤집혀져 있는 선창1호의 선미 왼쪽 부분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깨진 구멍이 선명했다. 구멍 밑으로 파란색 선체 내부가 훤히 드러났다. 명진15호가 선창1호를 들이받을 때 생긴 흔적임을 증명하듯 구멍 바로 아래엔 짓이겨진 배 밑판 모습이 보였다. 선상 앞편에는 갑판 조타실 앞 ‘선창 1’ 나무판이 산산조각 나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짐작하게 했다. 조타실 유리창은 군데군데 깨져 있었고 갑판 위 시설물은 멀쩡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었다. 갑판 끝에 설치된 쇠 난간은 제멋대로 구부러져 충돌 때 충격을 그대로 보여 줬다. 현장에서는 배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크레인이 선창1호를 지상에서 1m 정도 들어올린 상태로 조사가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배 안에 사망자 유류품도 거의 없었다”면서 “당일치기로 떠난 낚시라 짐 자체가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창1호는 2000년에 제조된 9.77t급 낚시 어선으로 길이는 13.3m, 폭은 3.7m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됐다. 출입항 미신고, 정원 초과, 주취 운항, 충돌, 전복, 침수, 화재 등이 발생한 전력이 있는 낚시 어선을 ‘관심’, ‘주의’, ‘경계’ 단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는데, 선창1호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들 위반 사항에 적발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날 실종자인 선장 오모(70)씨와 낚시객 이모(57)씨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였지만 악천후와 추운 날씨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당일은 북서풍이 풍속 8~12m로 불고 있었고 파고는 1~1.5m였다. 오씨와 함께 낚싯배 일을 하는 아들은 이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고 당일 파도가 좀 높아 걱정을 했는데 출항하자마자 사고가 났다는 무전을 받았다”면서 “아버지는 배만 20년 타신 분으로 영흥도 해상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계신 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의 아들은 이날 다른 낚싯배를 타고 아버지가 탔던 선창1호를 따라나서다 사고 소식을 접했다. 지인에 따르면 오씨는 선박 관련 경험이 40년이었으며 선장으로는 약 20년 정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함정 총 90척, 항공기 16대와 잠수요원 98명을 동원해 수색을 벌인 해경 및 해군은 이날도 함정 67척과 항공기 15대, 잠수요원 82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이어 갔다. 해경은 조류 표류 시스템을 가동한 결과 부유물을 투하했을 때 진두항 하단 쪽과 선재도 쪽에 부유물이 몰려 해당 지역에 육상 수색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영흥도 주민들도 낚싯배 영업을 모두 중단하고 수색 작업에 동원됐다. 영흥도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한 선장은 “낚싯배들은 신분증 검사를 비롯해 안전사항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나서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사고 이후 낚시 어선들은 모두 출항을 중단했고 일부는 수색에 동원돼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쉿! 공직 스트레스 치유 중입니다

    [커버스토리] 쉿! 공직 스트레스 치유 중입니다

    공무원을 향한 국민의 시각은 모순적이다. 정년보장, 칼퇴근, 공무원연금 등이 주는 이미지로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복지부동, 철밥통, 영혼 부재 등의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사이에서 공무원은 일이 많다고 하소연할 수도 없고, 연금이 줄어든다고 푸념할 수도 없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침묵·동조했다는 ‘평범한 악’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직무 스트레스를 마음 편히 호소할 수도 없다. 국민의 공복을 자처하면서도, 심부름꾼은 심부름꾼일 뿐 감정을 가진 인격체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 상담센터는 2008년 6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직무상 스트레스나 대인관계, 가족문제로 겪는 정신적 고충을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해소해 주려는 목적에서다. 이후 2012년 4월 과천청사를 비롯해 2013년 4월 대전청사, 2014년 1월에는 세종청사에 설치했다. 상담사만 총 14명으로 2012년 이후 지난 10월까지 약 6년간 상담센터를 이용한 인원은 총 9만 4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개인상담을 받은 인원은 1만 8000여명으로 하루에 9명꼴로 상담이 진행된 셈이다. 직무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가족 문제 등으로 겪게 되는 말 못할 고민을 풀어놓고 가는 일종의 ‘공무원의 대나무숲’이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상담센터의 24시를 들여다봤다.지난달 27일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 5-3동 상담센터인 ‘마음톡톡’에서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자신의 오른손 등에 지름 1㎝도 안 되는 원형 패치 하나를 붙였다. 스트레스 검진 패치로 ‘바이오닷’이라 불린다. 공무원 상담센터 운영 보고를 받으러 온 김에 스트레스 검사도 해본 것이다. 현재 스트레스지수가 약하다면 패치에 초록색이 나타나고,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강하다면 파란색을 거쳐, 검은색으로 변한다. 예상과 달리 김 처장의 패치에는 검은색이 나타났고, 함께 있었던 윤지현 인사처 대변인의 패치에는 초록색이 나타났다. 김 처장은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반면 윤 대변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의미다. 스트레스 검사를 안내하던 박명희 마음톡톡 센터장은 “우리는 항상 스트레스, 외부 자극을 받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그래도 처장님은 스트레스를 조금은 내려놓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처장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지극히 정상 아니겠느냐”면서 “윤 대변인은 대변인이 체질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 “직무 스트레스, 개인 문제 아닌 국가 책임도” 공무원 상담센터는 매일 바쁘게 돌아간다. 김 처장이 받은 간단한 스트레스 검진부터 개인상담, 집단상담, 전화나 이메일 같은 비대면 상담까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악·미술 치료와 같은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운영 초기만 해도 이런 센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발길이 뜸했지만, 최근엔 상담센터가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반 공무원뿐만 아니라 청사 내 근무하는 모든 사람과 그 직계가족까지 이용할 수 있어 가족끼리 손잡고 오는 경우도 많다. 물론 무료인 데다 정신의학과 진료가 아니어서 의료기록에도 남지 않아 찾는 사람들의 부담이 적다. 김 처장은 이날 방문에서 “과거에는 직무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다면, 요즘은 기관이 그 스트레스까지 책임지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가 공직자 심리 상태까지 돌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센터의 주요 일과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점심 때를 제외한 업무시간엔 주로 상담을 진행한다. 오전에도 개인상담 일정이 잡히는 경우가 있지만, 개인상담은 주로 오후 6시 이후에 몰린다. 공무원들이 업무시간엔 눈치가 보여 상담을 받으러 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전에 상담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건 아니다. 이메일함에 처리해야 할 상담들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다. 실제로 매해 개인상담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10월까지 상담센터를 통해 상담받은 사람은 총 6627명(1만 3425건)에 이른다. 이미 지난해 상담받은 6227명(1만 2688건)을 넘어섰다. 2012년 서울·과천청사에서만 운영할 땐 603명(1759건)에 불과했지만, 대전청사에 센터가 설립된 2013년에는 2666명(5877건), 세종청사에 센터가 생긴 2014년에는 3999명(7851건), 2015년에는 4853명(9742건)이 상담을 받았다. 진단·심리검사 역시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눈에 띄는 점은 병원이나 사설 상담센터에서 검사를 받으면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에 이르는 개별 검사들이 전부 무료라는 점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통해 검사받을 수 있고, 정서, 스트레스, 대인관계, 부부관계, 자녀 자아존중감 등 검사도 다양해 자신이 필요한 검사를 골라 받으면 된다. 진단·심리검사는 지난해 기준 총 6804명(1만 4423건)이 받았다. 이 가운데 스트레스 검사가 4899건(34.0%)으로 가장 많았고, 기질·성격 검사(3077건, 21.3%), 정신건강 검사(2128건, 14.8%)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점심시간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센터마다 프로그램은 다른데, 크리스마스 장식과 나노블록, 향초를 만들기도 하고, 인간관계 특강을 진행하기도 한다. 매월 각 부처에 프로그램을 안내하는데 공문을 보낸 후 1시간이면 모든 프로그램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서울청사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된 ‘선인장 화분 옮겨 심기’ 프로그램 역시 10명 모집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이날 정확히 12시에 모여 30분도 안 돼 각자 만든 선인장 하나씩을 갖고 사무실로 돌아갔다.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소진숙(47·여) 행정안전부 사무관은 “5년 전부터 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이번엔 두 돌 지난 예쁜 조카에게 선인장을 주고 싶어 참여했다”며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일에 집중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특별한 점심 약속이 없으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통일부에 배치된 정윤조(25·여) 주무관은 “오늘 옮겨 심은 선인장을 사무실에 둬 칙칙한 사무실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며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공무원 복지 차원서 상담사 인력 늘려 줬으면…” 업무 중에 센터를 찾기 어려운 공무원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또 기관별 요청과 수요에 따라 기관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특강은 34회, 단체상담 304회, 이동클리닉 등 특별행사는 총 68회 실시했다. 경찰이나 콜센터 같은 스트레스 고위험군에 대해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상담을 하고 있다. 박명희 마음톡톡 센터장은 “일주일에 평균 한 상담사당 14~15건씩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종센터의 경우 1만 6000여명의 공무원을 센터 두 군데 상담사 5명이 맡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상담사 인력이 보강된다면 공무원에 대한 복지도 늘어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왜 산불을 기다릴까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왜 산불을 기다릴까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유영민 지음/나무생각/288쪽/1만 3800원무릇 생명에게 불은 재앙이고 죽음이다. 그러니 ‘산불을 기다리는 나무’라는 말을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큰불을 필생의 기회로 노리는 나무가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생물로 불리는 자이언트 세쿼이아다. 3000여년을 사는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거센 화마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밀병기’를 지니고 있다. 바로 두께가 1m에 이르는 나무껍질에 품고 있는 물이다. 자이언트 세쿼이아가 불을 기꺼이 기다리고 견디는 이유는 뭘까. 나무의 솔방울이 섭씨 200도 이상의 고온에 이르러서만 씨앗을 세상에 내놓기 때문이다. 모든 것들이 타고 남은 재를 새싹 틔울 거름으로 삼는 것. 그러니 자이언트 세쿼이아에게 불의 시간은 죽음의 시간이 아니라 기회와 부활의 시간인 셈이다. 이렇게 뜨거운 온도에서만 솔방울을 열어 씨앗을 퍼뜨리는 기회로 삼는 나무는 쉬오크나 뱅크스소나무도 마찬가지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지식생태학자’로 불리는 저자는 ‘위기에 맞서 싸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의 순간’을 맞는 나무에게서 인간이 배워야 할 삶의 태도를 일깨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위험한 곳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보여주는 고수의 자태’라고. ‘기회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결연한 자세와 절치부심,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삶이 필요하다’고.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결코 움직일 수 없으므로 나무는 동물과 다르다. 피할 곳 없이 위기와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므로 그저 무심히 서 있는 듯 보이는 나무의 생존은 ‘그 자리에서 전력을 다하는’ 치열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 나무마다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저자는 타자와 갈등 없이 살아가는 등나무의 노하우,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은행나무의 장수 비결 등 나무의 생존이 우리에게 건네는 지혜를 들려준다. 1년에 고작 1㎜씩 허리가 굵어지고 100년을 자라도 높이 10m, 둘레 60㎝ 남짓인 주목나무. 성장 속도가 너무 더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에 걸렸을 거라 생각하는 주목나무의 삶은 쳇바퀴를 도는 듯한 우리의 일상을 다독여 준다. 100년을 살아도 눈에 띄지 않는 주목나무는 100년을 넘겨 다른 나무들이 고사할 때 승부수를 던지며 1000년 넘게 사는 ‘산정의 제왕’이 된다. 느리고 눈에 띄지 않지만 안으로 안으로 성실하게 살찌운 기반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모든 나무의 주인’, 주목(主木)이 되는 것이다. 지금도 묵묵히 촘촘하게 나이테를 늘리는 주목의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는 나무가 왜 인간의 스승인지 깨닫게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땅끝… 치유의 길 걷다

    땅끝… 치유의 길 걷다

    이 땅의 끝인 전남 해남. 그 끝자락에 산 하나가 불끈 솟았습니다. 달마산입니다. 산꼭대기에는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수많은 암릉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이 모습 덕에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립니다. 산의 높이라야 489m 정도에 불과하지만, 크기에 견줘 장엄하다는 인상을 갖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달마산 아래 달마고도가 최근 새로 조성됐습니다. 산자락 7~8부 능선을 따라가는 트레일입니다. 달마고도는 대체로 유순합니다. 일부 구간을 빼면 푹신한 흙을 밟으며 걷습니다. 그러니 산꼭대기의 암릉을 오르내리는 등산로가 ‘정복의 길’이라면 달마고도는 ‘치유의 길’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남도 금강산’ 달마산, 수많은 암릉들이 촘촘히 박혀 왜 달마산일까. 전해오는 옛이야기를 되짚어가면 불교의 남방도래설에 맥이 닿는다. 오래전 인도 우전국 왕자 금인(人)이 불교를 전하기 위해 땅끝을 찾았다. 사자포구에 내린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달마산이었다. 그는 이를 “1만명의 부처님이 앉아 있는 형상”이라며 상찬했다. 현재의 이름은 중국 선종의 초조인 달마대사의 법명에서 따왔다. 미황사 주지인 금강 스님은 “동국여지승람, 미황사 상량문 등에 달마산이 ‘달마대사의 법신이 상주하는 산’이라고 적혀 있다”고 했다. 중국 송나라 때 사자포를 찾은 상인들이 배에 싣고 온 달마대사의 법신을 달마산에 묻었다는 게 이야기의 요지다. 여기서 법신은 육신만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달마대사가 입었던 가사, 썼던 발우, 몸에서 나온 사리 등을 뜻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무엇이 달마산에 깃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트레킹에 앞서 달마고도의 제원부터 살핀다. 전체 길이는 약 18㎞다. 완주하려면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미황사를 기준으로 절반은 동남쪽, 절반은 서북쪽 산사면을 따라 조성됐다. 미황사 왼쪽으로 도는 구간이 대부분 새 길이고 오른쪽은 천년숲길 등 기존의 길이 군데군데 섞여 있다. 코스는 모두 4개다.달마고도는 건설 장비의 도움 없이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만 조성됐다.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파고, 지게를 져 돌 등의 자재를 날랐다. 매일 40여명의 인부가 동원돼 꼬박 250일 동안 작업을 벌였다. 금강 스님은 이 같은 조성 과정에 대해 “사람이 산에 깃들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복의 욕망으로 달마산을 찾지 말고, 치유를 위해 찾으라는 것이다. 그러니 “티베트 사람들이 수미산 꼬라(탑돌이)를 돌 듯 달마산을 한 바퀴 돌면 그 자체가 수행”일 터다. 달마고도는 좌우로 긴 타원형이다. 적당히 걷다 다른 경로로 돌아올 수 없는 구조다. 한 바퀴를 완주하거나 걸었던 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방법밖에 없다. 시간에 쫓기는 외지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리한 여건이다. 달마산 양쪽의 산사면을 잇는 지선 공사가 끝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질 듯하다. 달마고도 4개 코스, 미황사~관음암~노지랑골~도솔암달마고도의 들머리는 미황사다. 창건 연대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오르는 고찰이다. 달마산의 암릉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섰다. 대웅보전의 단청 빠진 공포와 배흘림의 늙은 기둥이 절집의 만만찮은 내력을 웅변하고 있다. 기둥을 떠받친 주춧돌엔 게와 거북이 새겨져 있다. 경상(불경과 불상)을 싣고 해남 사자포구(땅끝)에 닿은 인도 돌배 설화의 상징물이다. 설화의 내용은 이렇다. 돌배가 오던 날, 의조 스님은 꿈을 꾼다. 스스로를 인도의 왕자라 밝힌 금인이 나타나 “소에 경상을 싣고 가다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성상을 봉안하라”고 일렀다. 돌배에서 나온 검은 소는 달마산 어귀에 이르자 한바탕 울음을 운 뒤 쓰러졌다. 그 자리에 들어선 절집이 미황사다. 달마고도 1코스는 미황사 일주문 옆에서 시작된다. 숲길과 임도를 따라 1㎞쯤 가면 거대한 너덜지대가 나온다. 달마산의 기암들이 허물어져 내린 흔적이다. 너덜지대 주변엔 나무가 없다. 사방이 트였다. 자연이 안배한 풍경전망대다. 달마고도를 통틀어 이런 너덜지대가 20여곳이나 된다. 칼날 같은 암봉 사이에 뿌리를 내린 몇 그루 단풍들의 자태도 곱다. 회색 바위를 배경 삼은 덕에 빛깔이 한층 더 도드라진다. 2코스 중간의 관음암터에 이르면 작은 못이 나온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산에서 만나는 연못이 퍽 이채롭다. 달마고도를 설계한 권경익씨는 “달마고도 주변에 절터와 연못이 각각 십여곳에 이른다”며 “이는 달마산의 생명력에 대한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달마산 동남쪽 사면, 그러니까 타원형 코스의 왼쪽 끝자락까지는 완도 쪽 풍경이 펼쳐진다. 반면 달마산 서북쪽 사면으로 돌아서면 진도 일대의 풍경이 눈에 담긴다. 3코스는 노지랑골 사거리부터 편백나무숲을 지나 몰고리재까지 연결된다. 4코스는 몰고리재에서 다시 미황사로 이어진다. 내년 1월부터는 주말마다 트레킹 가이드가 배치된다고 한다. 이들의 해설을 들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이정표는 코스 곳곳에 잘 세워진 편이다. 다만 1코스 중간의 삼거리엔 이정표가 없다. 삼거리에서 왼쪽은 송촌마을, 위쪽은 달마산 등산로다. 잘못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달마고도는 가운데 길로 가야 한다. 아울러 이정표의 붉은 화살표는 등산로, 파란 화살표는 진행 방향, 검은 화살표는 하산 방향을 각각 표시한다. 안내도에 적혀 있지 않으니 꼭 기억해 둬야 한다.땅끝마을, 힘차고 아름다운 해돋이 4코스에 도솔암으로 빠지는 샛길이 있다. 달마산 암릉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암자다. 달마고도 노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풍경의 보고인 만큼 빼놓지 말고 돌아보길 권한다. 차로도 도솔암 근처까지 갈 수 있다. 달마고도를 내처 걸은 뒤에 느긋하게 찾아도 좋겠다. 도솔암에 올라서면 땅끝과 다도해가 주르륵 펼쳐진다. 달마산의 장대한 암릉들도 눈에 담을 수 있다. 땅끝마을은 당연히 찾아야 할 해남의 아이콘이다. 땅의 끝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도 곱지만, 그보다 해돋이 장면이 더 힘차고 아름답다. 땅끝마을 뒤는 사자봉이다. 정상에 세워진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에 땅끝탑과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송지면 엄남리 해안에서 땅끝마을을 거쳐 사구리 해안까지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다. 드라이브 코스 주변에 송호해변, 땅끝관광지, 사구미해변, 땅끝조각공원 등 명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한 곳만 더 덧붙이자. 최근 두륜산 대흥사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현직 대통령이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공간이 있어서다. 하지만 해당 선원은 현재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스님들의 동안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중순쯤 동안거가 해제되면 다시 열린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도솔암 주차장은 송지면 마봉리에서 도솔암 이정표를 따라 3㎞ 정도 오르면 나온다. 주차장에서 도솔암까지는 800m 정도. 잰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린다. 미황사(533-3521) 대웅전이 전면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시작 시점은 조만간 정해질 예정이다. 해남까지 내려가서 고풍스러운 미황사 대웅전을 못 본다는 건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 달마고도를 걸어 볼 계획이라면 서두르는 게 좋겠다. →맛집:해남 읍내 천일식당(536-4001)은 80년을 이어온 떡갈비로 소문난 집이다. 땅끝회관(536-3366) 진일관(532-9932) 등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이학식당(532-0203)은 삼치회로 입소문 난 집이다. 송촌마을 입구의 매화식당(536-9595)은 소박한 백반집이다. →잘 곳:유선장여관(534-2959)은 고풍스러운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대흥사 들머리에 있다. 땅끝비치(534-1002)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땅끝마을 언덕에 있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원조 ‘죽음의 백조’ 귀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원조 ‘죽음의 백조’ 귀환

    지난 10월, 국내 언론 국방·안보 섹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가운데 하나는 ‘죽음의 백조’(Swan of death)일 것이다. 언론에서 지칭한 죽음의 백조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 폭격기 B-1B였지만, 사실 B-1B는 ‘창기병’(Lancer)이라는 별칭이 따로 있었다. ‘B-1B =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이 잘못 확산된 것은 B-1B와 매우 닮은 러시아제 폭격기를 모 방송사에서 B-1B와 혼동하면서 벌어진 촌극이었지만, 이후 거의 모든 언론에서 이 별칭을 따라 쓰면서 B-1B 폭격기는 한국에서만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을 따로 갖게 됐다. B-1B에게 이름을 빼앗긴 ‘진짜 죽음의 백조’는 러시아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Tu-160, NATO 분류명 ‘블랙잭’(Black jack)이었다. 이 폭격기는 군용기로서는 특이하게 기체 외부를 모두 하얗게 도색했는데, 이는 핵 폭격 직후 발생하는 엄청난 복사열을 기체 외부로 반사하기 위한 조치로 이 덕분에 Tu-160은 백조(Belyy Lebed)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초음속으로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 강력한 핵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전략무기로 개발된 Tu-160은 아름다운 하얀 도색으로 죽음의 백조라는 또 다른 별칭을 얻으며 서방 국가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지만, 이 폭격기의 운명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이 폭격기는 1970년대 미국이 가변익 형상의 초음속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첩보에 놀란 소련이 대항마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원형 기체는 1981년 첫 비행에 성공했지만, 소련 최초의 가변익 폭격기이다 보니 기술적으로 불안정한 점이 너무 많아 실전배치는 1987년에서야 이루어졌다. 그러나 붕괴 직전의 소련이 값비싼 대형 전략 폭격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무리였다. 설상가상으로 1991년 소련이 붕괴하고 우크라이나가 독립하자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의 구소련 무기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영토에 남아있던 19대의 Tu-160 폭격기와 여기에 탑재되는 575발의 핵미사일이 고스란히 우크라이나 손에 넘어갔다. 냉전 붕괴와 동시에 최강의 전략자산 중 하나였던 Tu-160을 모두 잃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어르고 달래서 폭격기를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손에 이러한 전략무기가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던 미국은 협력적 위협 감축(CTR) 프로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접근했고, 경제적 원조를 미끼로 Tu-160을 전량 폐기처분하라고 꼬드겼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받고 폭격기를 처분할 것인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지만, 지지부진하던 폭격기 반환 협상에 러시아 신임 총리 블라미디르 푸틴이 전면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빌려간 차관 문제를 들고 나와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압박했고, 우크라이나는 19대의 폭격기 가운데 해체되지 않고 남은 기체 전량을 러시아에 넘기는데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19대를 온전히 돌려받지 못했다. 10년 넘게 야적장에 방치된 Tu-160 19대 가운데 11대는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고, 복구가 가능한 기체들도 내부가 완전히 녹슬고 조종실에 빗물이 고여 있는 등 당장 현역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실세 총리였던 푸틴의 관심이 워낙 지대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복구가 가능한 8대가 공장에 입고되어 재생 작업을 거쳤고, 원래 이 폭격기를 개발했던 투폴레프사에 신규 생산 발주가 들어가면서 러시아 공군은 지난해 말까지 16대의 Tu-160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 폭격기에 집착했던 것은 Tu-160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Tu-160은 유사한 형태인 미국의 B-1B보다 크기와 속도 면에서 월등히 앞섰고, B-1B는 운용할 수 없는 장거리 핵미사일 운용 능력까지 갖춰 말 그대로 러시아의 힘을 과시하는 상징과도 같은 폭격기로 인식되어 왔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Tu-160의 부활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러한 전폭적 지원 속에 최신 개량형인 Tu-160M2가 등장했다. Tu-160M2는 레이더와 항공전자장비는 물론 엔진과 무장체계를 완전히 새로 설계했고, 사거리 5500㎞에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한 스텔스 공대지 순항 미사일 Kh-101까지 탑재할 수 있는 괴물로 등장했다. 1대로도 중소국가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원조’ 죽음의 백조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이 죽음의 백조가 한반도 인근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러시아 공군은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 PAK-DA와 별개로 50대의 Tu-160M2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정도 수량이면 현재 운용 중인 구식 Tu-95MS 폭격기를 상당 수량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극동 지역의 우크라인카 기지에도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지의 폭격기들은 수시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드나들기 때문에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공군도 이 폭격기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투깝스’ 첫방, 조정석 ‘명불허전’ 디테일 연기력 ‘혜리 엇갈린 평가’

    ‘투깝스’ 첫방, 조정석 ‘명불허전’ 디테일 연기력 ‘혜리 엇갈린 평가’

    배우 조정석이 ‘투깝스’ 첫방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금 입증했다.27일 첫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투깝스’ 1, 2회에서 조정석이 믿고 보는 배우의 의미를 제대로 실감케 하며 월요일 안방극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1년만의 드라마 복귀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조정석은 기대를 뛰어 넘는 연기력으로 화답했다. 먼저 그는 한강 다리 위 괴한들과의 대치 액션 씬에서 유연하고 빠른 몸놀림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으며 초반부터 몰입도를 급상승 시켰다. 이어 범인을 잡느라 동분서주하는 형사 차동탁의 일상을 밀도 있게 그려내 단번에 그가 어떤 캐릭터인지 납득케 하며 호기심을 더했다. 보면 볼수록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조정석의 저력은 1, 2회 내내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가족처럼 여기던 선배 조항준(김민종 분) 형사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불의에 맞서는 모습은 캐릭터가 지닌 뜨거운 의리를 보여줬고 약자들을 괴롭히는 범죄자들에게 가차 없는 냉철한 태도를 통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쥐락펴락 한 것. 또한 죽은 조항준 형사의 가족들을 대하는 차동탁에게서는 범인들을 상대할 때와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졌다. 특히 조항준의 아이를 보는 그의 표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점철돼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마저 찡하게 만들기도. 대사 없이도 인물의 감정을 보는 이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조정석의 깊은 표현력은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 이처럼 조정석은 몸과 마음을 다한 열연으로 단 1, 2회 만에 캐릭터의 서사를 완벽하게 담아내며 “역시 조정석”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형사 차동탁의 거친 매력을 유감없이 확인시켜준 1, 2회에 이어 본격적으로 사기꾼 공수창의 영혼이 빙의될 그의 연기가 오늘(28일) 안방극장에 또 어떤 센세이션한 충격을 안겨줄지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한편 혜리는 첫방부터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동료 기자에게 발끈하는 장면, 부장에게 따지는 장면, 전화를 걸어 취재를 하는 장면 등에서 부정확한 발음과 안정적이지 못한 발성으로 몰입을 방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투깝스’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생에 웬수들’ 짠한 취준생 최윤영의 대반전 과거...‘댄싱 머신’?

    ‘전생에 웬수들’ 짠한 취준생 최윤영의 대반전 과거...‘댄싱 머신’?

    MBC 새 일일드라마 ‘전생에 웬수들’이 첫 방송된 가운데, ‘최고야’ 역을 맡은 배우 최윤영이 새삼 화제다.27일 오후 7시 15분 MBC 드라마 ‘전생에 웬수들’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전생에 웬수들’은 두 가족이 안고 있는 비밀과 악연의 고리를 풀고,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이번 드라마에서 열혈 취업준비생 ‘최고야’ 역을 맡은 배우 최윤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윤영은 첫 방송부터 파란만장한 ‘최고야’의 삶을 맛깔나게 연기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가운데 과거 한 예능에 출연했던 그의 모습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최윤영은 지난 2012년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숨겨진 춤 실력을 선보여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당시 최윤영은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고 밝히며, 즉흥 댄스를 선보였다. 맷돌 댄스, 웨이브 등 그의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춤사위에 이날 방송에 출연한 출연진과 시청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KBS2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공시 정보] 평균연령 18.7세 지역인재 9급… 불안·걱정할 시간에 ‘닥공’

    [공시 정보] 평균연령 18.7세 지역인재 9급… 불안·걱정할 시간에 ‘닥공’

    평균연령 18.7세. 2017년도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선발시험 최종 합격자가 지난 3일 공개됐다. 전국 특성화고·마이스터고·전문대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 중 인재를 수습직원으로 채용하는 이번 시험에는 총 170명이 합격했다. 학력이 아닌 실력 중심 인재 등용을 위해 2012년 처음 도입된 지역인재 채용은 도입 이후 채용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 시험에 지원하려면 해당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추천 기준은 선발 공고된 직렬과 관련된 학과과정을 이수한 졸업(예정)자로서 학과 성적이 상위 30% 이내이고 만 17세 이상인 자다. 학과별 2~3명, 학교별로는 5명 이내다. 합격자들은 인사혁신처 수습직원으로 등록 후 내년 4월 정부 각 부처에 배치돼 6개월간 근무하며 임용 평가 심사를 거쳐 9급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된다. 서울신문은 인사처의 도움을 받아 이번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4인의 합격 수기를 들어 봤다.세무직 이아림(19·광주 송원여자상업고 졸업) 고등학교 생활 내내 공무원반에서 공부해 온 이아림씨는 두 번 만에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1~2학년 때 기본 개념을 다지고 3학년이 된 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이씨는 한국사에 가장 자신이 있었다. 한국사를 단순히 암기과목으로만 여기면 한없이 어렵다. 연도 암기도 복잡하고 비슷한 사건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 흐름을 잘 잡아 두면 자세한 내용은 살만 붙이면 됐다. “교재도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가 자세히 풀어져 있는 걸로 골랐어요. 동화책 읽듯 역사책을 읽었어요.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난 다음엔 ‘나라면 당시에 어떻게 했을까’ 하고 떠올렸죠.” 필기시험 고득점자인 이씨에게도 어려운 과목이 있었다. 바로 영어였다. 문제풀이를 하다가 모르는 게 나오면 표시해 두고 다시 보는 걸 반복했다. “기초가 부족했던 중학교 기초문법부터 심화까지 훑었어요. 영어 단어를 정말 많이 모르고 있었어요. 그쪽에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이씨는 본인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공부를 많이 한 날엔 파란색, 그렇지 않은 날엔 빨간색 스티커를 붙입니다. 빨간색은 일종의 경고죠. 나중에 파란색이 늘어 가는 걸 보니 뿌듯한 마음에 공부가 더 잘됐습니다.” 식품위생직 이지은(21·동남보건대 재학) 지역인재 9급 전형에 식품위생직렬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안 이지은씨는 지난 6월부터 급하게 공부를 시작했다.“갑자기 시험에 뛰어들어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걱정할 시간에 공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고 몰입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는 이씨에게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단연 영어였다. 이씨는 단어책을 한 권 정해 반복적으로 보는 걸 추천했다. 대신 단어 하나를 외우더라도 동의어, 반의어, 숙어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문법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구문독해에 적용하거나 문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탄탄한 문법 기초 위에 암기하는 단어의 양을 늘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인터넷 강의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반대로 이씨는 국어에 약했다. 국문법·문학에서 암기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간과해 얕은 수준으로만 공부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어에 가장 많은 공부 시간을 투자했다. “국문법 기초를 잘 잡아 두고 심화하는 부분은 덧붙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공부는 양보다는 질이라고 생각해요. 풀어 봤던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공업직 이지훈(18·한국디지털미디어고 재학)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이지훈씨도 수험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공채 9급이었다면 이렇게 공부해서 합격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제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사극을 즐겨 봤다는 이씨는 한국사에 자신이 있었다. “역사 다큐멘터리도 챙겨 보고 역사 만화도 많이 봤어요. 유튜브에 있는 역사 콘텐츠들도 틈날 때 봤습니다. 그렇게 자연히 흐름을 잡고 거기에 살을 붙이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시험을 앞두고 이씨는 문제집을 빠르게 풀면서 모르는 부분만 체크하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평소 내신이나 모의고사에 나오는 유형과는 전혀 다른 공무원 국어시험에 이씨는 시쳇말로 ‘멘붕’ 상태가 됐다. 이에 이씨는 3단계 국어 공부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는 문제 수준 파악이다. 문제집을 사서 풀어 보고 유형과 난도를 점검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 전략을 세운다. 두 번째는 개념공부다. 꼭 필요한 핵심만 정리해 놓은 교재를 효율적으로 들여다봤다. 이씨는 이런 개념서만 다섯 번 독파했다. 세 번째는 문제풀이다. 이씨는 지금껏 나왔던 국어 문제가 총망라된 문제집을 풀었다. “이렇게 공부한 탓인지, 아이러니하게 자신 있던 한국사보다 국어 점수가 더 높게 나왔습니다.” 관세직 유진영(18·인천여자상업고 재학) 유진영씨는 한마디로 ‘준비된 지역인재’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역인재 9급 공무원을 꿈꾸며 준비했기 때문이다. “영어·한국사는 중학교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우리말인데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려울까’라며 국어를 우습게 여긴 유씨는 공무원 국어시험을 접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표준어규정, 맞춤법, 순우리말, 한자 등 정말 우리가 평소에 쓰는 한국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유씨는 국어의 어려움을 ‘일상’으로 극복했다. “일상에서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신경 쓰는 식으로 평소에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용이 몸에 익었습니다.” 한국사에 강한 유씨는 굳이 교과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과거에 읽었던 역사책을 지금 공부하는 내용과 연결해 생각했어요. 또 요즘 역사 관련해서 여러 콘텐츠가 있잖아요. 이런 걸 보면 공부가 될까 싶지만 기억에 더 오래 남더라고요” 개념서에 적힌 내용을 무조건 외우지는 않았다. 내용을 숙지하기에 앞서 관련 영상을 먼저 봤다. “이러면 문자로만 쓰인 내용이 생생해집니다. 역사의 현장이 머릿속에서 재현되고 내용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죠.”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포토 다큐&뷰] 검은 악몽 파란 희망

    [포토 다큐&뷰] 검은 악몽 파란 희망

    충남 태안 의항의 굴 양식장과 바다가 투명한 에메랄드 빛깔을 드러내며 이국적인 정취를 뽐내고 있다. 태안 주민에게 겨울이 좋은 이유를 물으면 초가을부터 살이 올라 먹기 좋게 익은 굴을 첫 번째로 꼽는다. 굴은 과거 삶이 팍팍한 가난한 어부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벼운 주머니 또한 든든하게 채워 준 양식이다. 그렇기에 10년 전(2007년 12월 7일) 겨울에 일어난 기름 유출 사건은 굴을 생업으로 하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 버렸다. 해수욕장, 돌 바위틈, 굴양식장 등 가리지 않고 밀려든 검은 타르 덩어리로 태안은 전문가들의 우려처럼 100년이 걸려도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강했다. 태안 바다와 해변을 덮어버린 검은 기름 얼룩을 120만명의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불과 1년여 만에 모두 닦아 냈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태안 어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5년 전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굴 양식이 이제는 자리를 잡아 올해는 역대 최고 수확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굴 양식을 하는 이태인씨는 “국민들의 관심으로 오늘의 태안이 존재한다”며 “태안을 걱정해 준 국민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올린다”고 올해의 풍년을 국민의 덕으로 돌렸다. 맑아진 어부들 표정과 바다만큼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태어난 태안이 더 성장하길 바란다. 글 사진 정연호·박지환 기자 tpgod@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인도 앞이 깜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인도 앞이 깜깜

    대기오염 中보다 심각‘가스실’ 악명 높은데다 年 수만명 사망 주장에도 “초미세먼지가 원인 맞나” 대책은커녕 오리발 내미는 정부 중국의 나쁜 공기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 본격적인 난방철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고, 한국도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228개국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총 345만명에 이르렀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3만 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계산됐다.●“초미세먼지로 한 해 345만명 사망” 그런데 중국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중국을 부러워하는 나라가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최근 들어 가스실을 방불케 하는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는 883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50을 넘을 경우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300이 넘으면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뉴델리 정부는 대기오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휴교령이 내려졌고 화물차의 시내 진입도 막아 봤지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내놓은 대책은 실효가 없었다. 반면 같은 날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6이었다. 인도의 공기가 ‘가스실’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원인 중 하나로 펀자브주 등 뉴델리를 둘러싼 농촌 지역이 꼽힌다. 이들 농촌 지역에서는 추수가 끝난 뒤 다음해 농사를 위해 논밭을 태우는 화전(火田)을 일구는데, 이때 발생하는 재가 뉴델리 대기를 심각하게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가장 중대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심각성을 가장 먼저 빠르게 인지하고 있어야 할 환경부 장관마저 최근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연간 수만명이 사망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사망증명서에도 오염이 사인이라고 적혀 있지는 않다”면서 “지금 뉴델리 상황이 과거 유독가스가 유출돼 수십만명이 병원에 실려 간 것과 같은 비상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비난을 받았다. ●“中 대기질 개선은 정부의 강력한 통제 덕”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1일 보도에서 “뉴델리 시민들은 스모그와 싸우는 데 인도의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일당독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반스모그 정책이 실현되기 어렵지만, 중국은 공산당 일당이 독재를 하고 있어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대기오염의 대명사로 꼽히던 과거와 달리 공기오염도가 소폭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베이징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13~2016년 베이징의 초미세먼지는 27% 하락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는 12% 이상 상승했다. 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황 배출량은 2007년 이후 중국에서 75% 감소한 반면 인도는 50% 증가했다. 중국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공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 정부의 강력한 통제인 것도 인정해야 한다. 2014년 11월 열린 APEC 기간 동안 중국 정부가 베이징 인근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무서우리만치 철저한 자동차 2부제 시행으로 파란 하늘을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전 세계에 선보인 ‘APEC 란(?)’이 대표적인 예다. 이달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초 방중을 앞두고 베이징시와 허베이성의 건설 공사 중단 및 트럭 등의 오염 배출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바비큐 금지령까지 내렸다. 결과는 역시 대성공이었다. 트럼프가 도착하기 하루 전인 7일 오후가 되자 미세먼지는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중국은 트럼프에게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가 일당 독재의 중국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량 홀짝제 권장… 인도정부 뾰족수 없어 인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거나 화전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 보상금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중국과 달리 철저한 감시 및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델리 연구센터의 폴라시 무케르지는 “실질적으로 정부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사인(死因)은 대기오염’이라고 적어야 하는 사망증명서는 이미 매년 62만장에 달한다. 정부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도인들의 폐는 병들어 가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huimin0217@seoul.co.kr
  • 10억명 쓴 ‘윈도 바탕화면’ 작가, 스마트폰용 사진 공개

    10억명 쓴 ‘윈도 바탕화면’ 작가, 스마트폰용 사진 공개

    ‘윈도 바탕화면’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진작가가 이번에는 데스크톱이 아닌 스마트폰 바탕화면을 위한 사진을 공개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였던 찰스 오리어(76)는 1996년 당시 미국 캘라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에서 ‘블리스’(Bliss)라는 제목의 사진을 촬영했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컴퓨터를 켜자마자 볼 수 있었던,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가 돋보이는 바탕화면의 그 사진이다. 꾸준히 사진을 찍어 온 오리어는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데스크톱이 아닌 스마트폰 바탕화면을 위한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 오리어는 독일 루프트한자와 함께 ‘미국의 새로운 관점’(New Angles Of America) 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자연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프로젝트 결과물은 총 3장의 사진으로, 각각 콜로라도에 있는 마룬 벨스 산봉우리, 유타주에 있는 피카부 협곡, 거대한 바위들이 모인 애리조나주의 화이트포켓 등을 담고 있다. 오리어는 “스마트폰은 전 세계가 새롭고 흥미로운 사진을 볼 수 있는 주된 공간이 됐다”면서 “내가 촬영한 또 다른 아름다운 경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윈도 바탕화면의 그 사진이 매 순간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면서 ”사진작가로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사진을 찍은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오리어가 새롭게 내놓은 스마트폰 바탕화면용 사진은 www.newanglesofamerica.com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종대 “난 이국종 교수 지칭 안했어, 의료인이라 했지”

    김종대 “난 이국종 교수 지칭 안했어, 의료인이라 했지”

    “언론이 선정적 보도…사태 진정되면 해명도 하고 사과도 하겠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북한군 수술과정을 공개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인격 테러’라며 비판한 부분이 논란이 되자 “이국종 교수를 지칭한 건 아니다”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김 의원은 지난 2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인격테러라는 표현을 썼을 때는 주어가 있어야 하는데 이국종 교수라고 지칭하지 않고 의료인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명했다. 그는 “(북한) 병사의 몸에 어떤 결함이나 질병 문제를 가지고 언론이 선정적인 보도를 했다”고 언론탓으로 돌렸다. 그는 이 교수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이런 문제 때문에 환자 치료에 전념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꿋꿋하게 의료에 전념하시라”면서도 “다음 번에 우리 마음도 어느 정도 회복돼야 하지 않겠느냐. 차후 성찰적인 자세로 우리가 이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23일 CBS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국종 교수를 지목해 인격의 살인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살인이라는 표현 자체도 쓴 적이 없다”며 “언론에서 이 교수를 선제 공격한 것처럼 보도하고 그걸 이 교수에게 알려줘서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채널A를 거론하며 “공감하는 반응이 더 우세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의사가 브리핑할 때 심폐소생이 잘 됐다든지 추가감염이 없다든지 등을 알리는데, 이와 무관한 부분이 등장해 좀 과도하지 않으냐 하는 (지적이었다)”면서 “사태가 조금 진정되면 (이 교수를) 찾아뵙고 허심탄회하게 오해를 풀고, 마음에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면 해명도 하고 사과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며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병사를 통해 북한은 기생충의 나라, 더러운 나라, 혐오스러운 나라가 됐다”면서 “저는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의료법 제19조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며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이 센터장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서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북한군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 몸 안에는 변도 있고 기생충도 있고, 보호자에게 통상 환자 소견을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좀체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아이디 ‘암아’는 댓글을 통해 “너무 화가 난다. ‘상황이 되면’이 아니라 당장 진심어린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난 이국종 교수를 겨냥한 게 아니라 의료인을 지칭한 것’이라는 게 변명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jas****’는 “말장난하느냐”, ‘파란하늘’은 “정신 못 차리는 국회의원, 나도 당신이라고 이야기 안했다”, ‘농군’은 “이제 언론 탓이냐”, ‘산들바람’은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도, ‘미세먼지 종주국’ 中 부러워하는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 인도, ‘미세먼지 종주국’ 中 부러워하는 이유

    중국의 나쁜 공기는 설명이 따로 필요없을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 본격적인 난방철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고, 한국도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228개국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총 345만 명에 이르렀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3만 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계산됐다. 그런데 중국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한국과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중국을 부러워하는 나라가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최근 들어 가스실을 방불케 하는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는 883ppm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50ppm을 넘을 경우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300ppm이 넘으면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뉴델리 정부는 대기오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휴교령이 내려졌고 화물차의 시내 진입도 막아봤지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내놓은 대책은 실효가 없었다. 반면 같은 날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6ppm이었다. 인도의 공기가 ‘가스실’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원인 중 하나로 펀자브 주 등 뉴델리를 둘러싼 농촌 지역이 꼽힌다. 이들 농촌지역에서는 추수가 끝난 뒤 다음 해 농사를 위해 논밭을 태우는 화전(火田)을 일구는데, 이때 발생하는 재가 뉴델리 대기를 심각하게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가장 중대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심각성을 가장 먼저, 빠르게 인지하고 있어야 할 환경부 장관마저 최근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연간 수만 명이 사망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사망증명서에도 오염이 사인이라고 적혀있지는 않다”면서 “지금 뉴델리 상황이 과거 유독가스가 유출돼 수십 만 명이 병원에 실려간 것과 같은 비상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보도에서 “뉴델리 시민들은 스모그와 싸우는 것에 있어서, 인도의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일당독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반스모그 정책이 실현되기 어렵지만, 중국은 공산당 일당이 독재를 하고 있어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대기오염의 대명사로 꼽히던 과거와 달리 공기오염도가 소폭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베이징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13~2016년 베이징의 초미세먼지는 27% 하락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는 12% 이상 상승했다. 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황 배출량은 2007년 이후 중국에서 75% 감소한 반면, 인도는 50% 증가했다. 중국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공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 정부의 강력한 통제인 것도 인정해야 한다. 2014년 11월 열린 APEC 기간 동안 중국 정부가 베이징 인근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무서우리만치 철저한 자동차 2부제 시행으로 파란 하늘을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전 세계에 선보인 ‘APEC 란(蓝)’이 대표적인 예다. 이달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초 방중을 앞두고 베이징시와 허베이성의 건설 공사 중단 및 트럭 등의 오염 배출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바비큐 금지령까지 내렸다. 결과는 역시 대성공이었다. 트럼프가 도착하기 하루 전인 7일 오후가 되자, 미세먼지는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중국은 트럼프에게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데 성공했다. 인도가 일당독재의 중국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거나 화전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 보상금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중국과 달리 철저한 감시 및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델리 연구센터의 폴라시 무케르지는 “실질적으로 정부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사인(死因)은 대기오염’이라고 적어야 하는 사망증명서는 이미 매년 62만 장에 달한다. 정부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도인들의 폐는 병들어가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사진=지난 8일, 극심한 스모그에 휩쌓인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지역의 도로 모습. (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울증은 가라… 6080 디스코 열기 속으로

    우울증은 가라… 6080 디스코 열기 속으로

    지난 16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사근동노인복지센터 2층에 실버 댄스장 ‘9988 청춘클럽’이 문을 열었다. 이날 개장을 기념해 가면무도회가 열렸다.한껏 멋을 부린 60~80대 어르신 100여명이 경쾌한 디스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형형색색의 가면을 쓴 어르신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현란한 조명이 어르신들의 흥을 돋웠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홍대·강남 일대 클럽을 방불케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무도회 도중 깜짝 등장했다. 빨간색 나비넥타이와 파란색 고깔모자에 푸른색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 어르신들과 뒤섞여 위아래 허공으로 사정없이 손가락을 찔렀다.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정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사랑의 트위스트’를 불렀다. 정 구청장은 “어르신들께서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진작 이런 공간을 마련해 드리지 못한 게 마음이 아팠다”며 “모쪼록 어르신들께서 춤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더욱더 건강한 삶을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이 노년층의 삶을 확 바꾸고 있다. 단순히 복지 혜택만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사회 속 관계 형성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이끌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9988 청춘클럽’도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의 하나로, 정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됐다. 건전한 여가를 통해 노년층의 우울증을 해소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클럽은 100㎡ 규모에 사이키 조명, 전문 음향장비, DJ박스 등 댄스시설을 완비했다. 매주 월요일엔 전문 강사의 춤 강습이,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는 가면무도회가 진행된다. 김재순(72)씨는 “그동안 가족들 건사하느라 여기저기 눈치 보며 살았는데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친구들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추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좋아했다. 성동구는 일자리 제공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미래일자리주식회사’ 설립, 어르신이 주인공인 ‘실버뮤지컬’,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지역 어르신 콘서트’ 등 다양한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담주치의가 집으로 찾아가 진료하는 ‘효사랑 주치의’로 어르신 건강까지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 정 구청장은 “지속적인 참여형 노인복지사업 발굴·추진을 통해 지역 사회와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 독거가 아니라 더불어서 활기찬 노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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