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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세먼지 대책 ‘고등어 타령’ 할 때 아니다

    요즘 같아서는 살아가는 일이 시시각각 살얼음판 걷기다. 생필품에 유해 화학성분이 어디에 얼마나 들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것도 기막힌데, 마시는 공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판이다. 그 걱정이 날마다 커지기만 하니 안 그래도 미세먼지에 답답한 가슴이 더 막힌다. 대기 질(質)을 개선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요술 방망이 두드리듯 해결될 일이야 물론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미세먼지에 속수무책 당하는 시민들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안다면 이렇게 무대책으로 세월을 보내지는 못할 것이다. 환경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책임 부처들은 연일 엇박자 대책만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에 세금을 올리자 하고, 기재부는 경유 차량에 붙이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올리자는 식이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응하는 정부의 기본자세부터 미덥지 못하다. 얼마 전까지도 정부는 중국 탓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 그러다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라는 지적이 높아지자 이제는 앞뒤 없이 경유 차량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다. 경유값을 올리든 환경개선부담금을 늘리든 서민 가계에 부담이기는 매한가지다. 경유값을 올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이니 벌써부터 증세 논란이 뜨겁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단 줄은 삼척동자도 안다. 미세먼지를 줄일 근본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덜컥 경유값부터 올리겠다니 불만 여론이 높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차원적 대책도 딱한데, 환경부가 고등어나 삼겹살 굽는 연기가 심각한 초미세먼지라며 규제 운운하니 국민 질타가 쏟아진다. “메르스 사태는 낙타 탓, 미세먼지는 고등어 탓하나”라는 원성이 안 들리는지 궁금하다. 국무총리실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옥시 파동 수습에도 컨트롤타워가 되겠다더니 총리실이 전면에 나선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조만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겠다면 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라도 열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각 부처의 입장을 신속히 조율해서 국민들의 건강과 미래 환경을 지켜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경유값 인상에만 종합대책의 초점을 맞춰서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화력발전, 중국발 황사 등 미세먼지 발생 경로는 다양하다. 경유차가 문제라면서 정작 기업의 역할은 논의 범주에 넣지 않는 대책도 설득력이 없다. 자동차 업체들부터 경유차에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달도록 유도해야 한다.
  • 유승민 “새누리 복당 결정 기다리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 복당 결정 기다리고 있다”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무소속 의원이 31일 새누리당 복당에 대해 “당이 어떻게 결정하든 제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것이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성균관대에서 ‘경제 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복당 신청을 한 상태고, 결정은 당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천 파동·탈당 등 시련기를 겪었던 유 의원은 강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를 많이 하는 것은 일하는 국회로 가는 데 필요해서 찬성한다”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 논리는 정확히 몰라서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에 대해 유 의원은 “국민들 입장에서 선택 범위가 넓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 신분이지만 그 직위가 끝나면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본인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아니다. 복당해서 하고 싶은 일도 보수당의 혁신·변화를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제 모든 걸 바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2016 친환경우수의원상’ 수상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2016 친환경우수의원상’ 수상

    서울시의회 권미경 의원(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은 5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 개최된 「2016 친환경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친환경 우수의원 시상은 수도권 신문 에코데일리가 2010년부터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주도해 온 지방자치단체 의원을 대상으로 친환경 우수의원을 발굴 격려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진행해왔다. 권미경 의원은 평소 자신의 전문분야인 노동정책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녹색성장과 녹생 경영을 통한 친환경 조성을 위한 조례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점을 평가받아 이번 상을 수여받게 되었다. 이에 권 의원은 “2015년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COP 21) 체결로 인해 많은 정책적인 변화가 예상되어 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각종 미세먼지와 옥시파동 등으로 환경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친환경 조성을 위한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 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20대 국회 시작에 성패 달렸다

    20대 국회가 오늘 첫발을 뗀다. 어느 정당도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문을 여는 20대 국회 앞에는 결코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가중되고, 구조조정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으며, 심화되는 양극화로 계층·지역·세대 간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서 비롯되는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 조짐 등 우리 앞에 닥친 외교·안보적 도전과 숙제도 만만치 않다. 국가적 명운이 걸린 이런 중대한 시기에 20대 국회가 출범하는 것이다. 이 숱한 난제들의 해법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국민의 총의를 모아 제시해야만 한다. 지난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결국 “협치(協治) 외에는 답이 없다”는 냉철한 판단을 내리고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면과 함께 여야 3당 체제를 만들어 냈다. 어제 역대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역사 속으로 퇴장한 19대 국회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말라는 준엄한 명령이기도 하다. 사실 19대 국회는 여야의 대립과 반목으로 무엇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법안 처리율은 채 50%를 넘지 못했고, 법안 1개 처리 기간은 평균 517일이나 걸렸다. 툭하면 법안을 연계해 무쟁점 법안마저 발목을 잡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도 했다. 오늘 20대 국회를 시작하는 여야 정치권이 새겨들어야 할 속담이라고 할 만하다. 시작과 동시에 절반은 해 냈다는 것은 제대로 첫걸음을 떼었을 때 그렇다는 뜻이다. 싹수가 노랗다면 나무는커녕 쭉정이로 말라 죽어 버릴 것이다. 국민들은 정쟁만 일삼은 19대 국회를 심판하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입버릇처럼 민생을 외치지 말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원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야당은 습관적인 반대 관행을 버려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대화하고 타협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도 불임국회로 낙인찍힌 19대 국회와 한 치도 다를 바 없이 고비용 저효율의 비생산적인 국회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은 계속 유효하기 때문이다. 여도 야도 단독으로는 법안 등을 처리할 수 없는 만큼 협치 외에는 답이 없는 셈이다. 물론 ‘임을 위한 행진곡’ 파동과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파문을 비롯해 협치를 위협하는 암초는 앞으로도 곳곳에서 돌출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해법이다. 때마다 정쟁만 일삼는다면 20대 국회도 희망은 없다. 20여일 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손을 마주 잡고 협치를 약속한 바 있다. 20대 국회만큼은 법정 시한 내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도 했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대한 대답이었을 것이다. 오늘 임기를 시작하지만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20대 국회가 공식 출범한다. 여야 3당은 각각 1호 법안 발의를 예고하는 등 첫발을 뗄 준비로 분주하다. 앞서 강조했듯이 시작이 중요하다. 개원 초기에 20대 국회의 성패가 달려 있다. 여야가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지금까지 보여 주지 못한 거대한 정치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 [데스크 시각] 약 자판기 도입, 서두를 일 아니다/김성수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약 자판기 도입, 서두를 일 아니다/김성수 산업부장

    약(藥)도 자판기에서 살 수 있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선 귀가 솔깃해지는 뉴스다. 껌이나 콜라를 자판기에서 빼먹듯이 약 사는 일도 그만큼 편해져서다. 약국에서 약사와 얼굴을 마주 대하고 약을 사야 한다는 법(약사법 50조)만 10월쯤 고치면 내년부터는 가능해진다.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약국밖에 설치된 의약품 자판기(화상투약기)를 통해 약을 살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로 한 정부 덕이다. 자판기에 달린 원격화상 장치로 약사와 얼굴을 보면서 상담을 한 뒤 복약 지도를 받고 약을 사면 된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만 대상이다. 그래도 의약계는 거세게 반대한다. 약화(藥禍) 사고, 오남용 위험성 때문이다.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자판기에서 약을 먹고 잘못되면 상담을 한 약사의 잘못인지, 자판기를 설치한 약국의 책임인지, 아니면 자판기를 만든 회사가 책임져야 하는지 확실치 않다. 실효성도 의심이 된다. 한밤중에 못 참을 정도로 심하게 아프면 병원 응급실을 찾으면 된다. 증세가 경미한데도 약이 필요하다면 편의점에 가면 된다. 지금도 24시간 편의점에서 소화제, 해열제 등 13개의 일반의약품은 언제든 살 수 있다. 굳이 자판기로 해열제 등을 살 이유가 없다. 정부의 설명은 단순하다. 편의점보다 훨씬 많게 자판기에서는 60종의 일반의약품을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전문의약품을 빼고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모든 약을 자판기에서도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래 봤자 편의점에서도 파는 같은 감기약인데, 용량만 더 높인 제품을 파는 정도일 뿐이다. “몽유병자도 아니고 자다가 일어나 새벽에 자판기에서 약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조찬휘 대한약사회장)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더구나 의약품 자판기는 대당 1000만원쯤 한다. 전국 2만개 약국이 다 설치한다면 2000억원대 시장이다. 정부의 지원은 없고 약국이 자기 돈으로 사야 한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대형약국 위주로 생길 수밖에 없다. 편의점도 없어 약을 구하기 어려운 벽·오지에는 정작 자판기가 없는 모순이 생긴다. 의약품 자판기는 신산업 규제를 푸는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장관 회의에서 발표됐다. 복지부는 반대했지만, 경제 부처와 국무조정실에서 수용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신산업투자위원회의 개선 과제 151건 중 하나다. 의료 분야라 담당 부처는 복지부인데, 아이러니하게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의 과제에 들어가 있다. 의료계의 반대로 ‘원격진료’ 추진이 잘 안 되니까 일단 의약품 자판기부터 먼저 도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확실하게 풀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안 되는 것만 따로 명시하고 그 외 나머지는 규제를 다 풀겠다는 방향도 옳다. 이번에 자율주행차, 드론에 대한 규제도 거의 다 들어냈다. “신산업 분야는 화끈하게 규제를 풀어서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파괴적 혁신’ 수준의 규제 개선을 이뤄 달라”는 박 대통령의 당부대로다. 하지만 옥시 가습기 살균제 파동에서 보듯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규제완화는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 의약품 자판기는 창조경제, 신산업 규제 완화와도 전혀 무관한 일이다. 정부가 도입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규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sskim@seoul.co.kr
  • 상시 청문회법, 협치 뒤흔들 ‘태풍’

    野 “靑 거부권 행사 땐 민의 짓밟아”… 정치권 정면충돌 ‘제2 국회법’ 파동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은 ‘제2의 국회법’ 파동으로 번지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20대 원 구성 협상과 맞물려 여야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소야대로 전환된 정국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어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행정부 마비법’, ‘20대 개원과 동시에 개정 추진’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면서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 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을 선진화법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마지막에 어수선할 때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상정, 통과시킨 게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 권위를 무시하는,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의장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법사위를 통과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에 (의사)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일정을 잡는 건 전적으로 의장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재적 위원) 3분의1 이상(요구 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허용됐다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거부권 행사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정부로 법안을 넘기면 그때 가서 대응 절차를 판단해 봐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이념·계파로 갈라선 한국, 통합의 길은 없는가

    우리 사회는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묵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립은 그 끝이 안 보이고 고질적인 여당 내 계파 갈등은 권력 투쟁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경제 침체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념·계파 싸움의 갈등을 해결할 자정 능력도 없어 국민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예상대로 파행으로 끝이 났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놓고 격렬하게 맞섰던 보수와 진보 세력은 끝내 해법을 찾지 못했다. 야권 수뇌부는 물론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으나 황교안 국무총리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끝내 입을 다물었다.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정치권과 정부 역시 무능력을 드러낸 채 속수무책이었다. 총선 이후 어렵사리 조성된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이번 행사에 3년 연속 불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나마 이번 파동으로 자칫 무산될 뻔했던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가 오늘 예정대로 열리게 된다. 새누리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여야 3당과 정부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은 물론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정치권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여당의 내홍은 참으로 가관이다.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새누리당 계파 갈등 사태로 당 운영 시스템이 모두 마비됐다. 비대위 가동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당무를 논의할 기구도, 당을 이끌 책임 있는 지도부도 사라졌다. 총선에서 분출된 민심을 받들 당내 쇄신 작업도 중단됐다. 쇄신은커녕 친박과 비박계는 눈꼴사나운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당이라는 말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집권 여당이 공중분해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집권당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새누리당은 4·13 총선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과반수는커녕 원내 2당으로 주저앉았다. 이런 굴욕적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친박·비박으로 나뉜 극심한 계파 싸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계파 갈등을 딛고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좌초시킨 것은 정당이기를 포기한 행위나 다름없다. 비대위와 혁신위원장 인선이 친박계에 불리하다고 해서 조직적으로 출범 자체를 무산시킨 것은 민주 정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권당의 내분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기고 국정을 통제 불능으로 몰아넣는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제부터 새누리당 내부에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출구를 찾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당직자와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린다. 갈등의 기폭제였던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 문제를 조기에 수습해 하루빨리 집권당으로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 [19대 국회 마지막 통과 법안들] ‘계파 내홍’ 與 결집력 상실… ‘제2 국회법 파동’ 가능성 우려

    “정의장 상정 관례 깬 것 사과해야” 표결 결과 탈당파 복당 기준 될 듯 김무성 “수정안·원안 반대했는데 제대로 전달 안되고 통과돼 씁쓸” 이종걸 “의회주의 승리” 반겨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전면 허용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19일 본회의 통과와 함께 정치권의 새로운 태풍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지도부가 와해된 상황에서 허를 찔린 꼴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제2의 국회법 파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정안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제도 개선 차원에서 발의했다. 지난해 7월 9일 국회운영위, 같은 달 15일 법제사법위를 각각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됐다. 박 대통령이 정부의 시행령에 대한 수정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지 2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원유철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새누리당은 “야당의 무분별한 청문회 요구로 여야는 정쟁만 일삼게 되고 정부는 국정 운영에 발목이 잡혀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며 입법에 반대했다. 정 의장도 ‘여야 합의 상정’ 관례에 묶여 개정안 처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이날 정 의장은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이 개정안을 단독 상정했다. 여당의 교섭단체 대표가 공백인 상황에서 야당의 동의와 의장으로서의 권한이 법안 상정의 명분이 됐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아직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다 보니 이 법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당론을 모으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 때문에 원내지도부는 이날 아침 당 소속 의원에게 부랴부랴 ‘원내대표’라는 명의로 ‘국회법 개정안은 당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만큼 부결시켜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또 전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조원진 의원은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조항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법에 따라 먼저 표결한 수정안은 부결됐고, 원안은 가결됐다. 정 의장과 새누리당 탈당파인 유승민·강길부·안상수 의원, 당 내 친유승민계인 조해진 의원의 찬성표가 통과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날 표결 결과는 향후 탈당파를 선별적으로 복당시키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새누리당은 눈 뜨고 통과를 지켜봐야 하는 무기력한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수정안과 원안을 모두 반대하라고 했는데, 그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통과돼서 참 씁쓸하네”라고 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이 여야 합의 상정 관례를 깬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원내 관계자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20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 미달로 부결이나 폐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야당은 처리를 반겼다.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일 잘하는 20대 국회가 되라는 바람을 담아 전달하는 선물이며, 의회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생활용품 유해성 검사 속도 더 내라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믿고 써도 되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으니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런 가운데 환경부는 그제 생활용품 7개 제품에 사용금지 물질이 들었다며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즐겨 써 온 생활용품들에 독성이 있었다니 아찔할 뿐이다. 신발무균정이라는 탈취제품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인 PHMG가 검출됐다. 옥시 파동이 터진 게 언제인데, 문제의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어떻게 시중에 버젓이 유통될 수 있었는지 황당하다. 게다가 PHMG는 산업통상자원부가 3년 전 탈취제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필코스캠이란 업체가 만든 에어컨 살균 탈취제에 든 TCE도 10년 전 환경부가 취급 금지한 유해 물질이다. 이러니 국민들이 불안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정부 당국만 믿고 있다가는 어떤 낭패를 볼지 모른다는 인식이 심각하다. 최근에는 탈취제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페브리즈가 안전성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한 환경부의 대응 태도에는 문제가 많다. 유해 물질이 미량 들었다고 인정할 뿐 사용 여부에 대한 지침이 없다. 앞으로 독성실험을 하겠으니 사용 적합성은 소비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이다. 터진 구멍만 메우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로는 국민 공포증을 잠재울 수 없다. 환경부는 지난 1월에 퇴출 제품 7개의 유해성을 이미 확인했다. 적발하고도 넉 달이나 알리지 않았다니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진다. 시판 제품에 든 화학물질 4만여개 중 정부가 관리하는 것은 530종뿐이다. 이마저도 화학물질등록평가법에 따라 제조사는 일부 유해 물질 성분만 표시하면 된다. 기업 규제를 줄여 주는 것도 좋지만 국민 안전이 뒷전이라면 시급히 손볼 제도다. 생활화학제품을 전수조사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이런 사정을 알고 보면 알맹이가 없는 얘기다. 제조사가 성분을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상 유해성 여부를 속시원히 가릴 방법이 없다. 인력과 예산을 긴급히 늘려서라도 시중 제품들의 유해성 검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시판 제품이 8000개가 넘는데 한 해 고작 300여개를 조사하겠다는 환경부의 발상은 너무 안이하다. 조사와 결과 공개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판매량이 많은 인기 제품들을 우선 검사하고, 퇴출 제품만 밝힐 게 아니라 검사를 마친 안전한 상품의 이름도 공개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도와야 한다. 책임 있는 소비자 보호 행정을 하겠다면 그래야 한다.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정태옥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정태옥

    정태옥(55·대구 북갑) 새누리당 당선자는 4·13 총선에서 2차에 걸친 당내 경선 결과 ‘진박’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등 경쟁자 6명을 꺾은 뒤 본선에선 무소속 출마한 유승민계 권은희 의원을 물리친 이변의 주인공이다. 행정고시 30회 출신 행정통인 그는 16일 “계파에 얽매이지 않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Q. 내게 정치란. A. 가치의 배분. 뻔한 모범 답변이나, 국민들은 지금 정치·경제의 쇄신, 변화를 그 어느 때보다 바라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가치를 배분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Q. 잘나가던 공무원이 정치를 택한 이유는. A. 행정을 완성. 공직 27년 만에 정치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그동안 한계를 많이 느꼈기 때문. 행정 분야 의사결정이 결국 법으로 실행되는데 거의 다 국회의 의지대로 움직이더라. Q. 공천파동을 뚫고 대구에서 당선된 소감은. A. 바닥 민심의 승리. 지역에서 명함을 돌려보니 대구 경제가 바닥을 헤매는데 대한 불만, 대구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북갑은 제3산업공단 등 중소·영세 기계업체들이 태반이다. 낙후된 지역을 그동안 살피지 않은 정치인들 책임이 크다. Q. 본인은 진박이 아닌가. A. TK(대구·경북) 지역 당선자 중 현실적으로 친박 아닌 사람은 없다. 다만 예전 같은 도식으로 ‘친박이다 아니다’ 선을 긋는다면 새누리당은 망한다. 뚜벅뚜벅 소신 정치를 해야 한다. 무조건 계파 따라 행동할 생각은 없다. Q. 국회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은. A. 독립유공자 처우 개선. 한국사회 보수세력의 아킬레스건은 독립유공자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대접받지 못하고 쪼들리며 산다는 점이다. 좌우 이념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최소한 중산층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사회적 존경을 받도록 국가가 보장해줘야 한다. 보수주의자로서 사회 통합에 가장 우선적인 분야가 보훈이라고 본다. Q. 20대 국회 1호 법안은. A.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안. 도청이전특별법 통과로 기존 경북도청 청사·부지(약 2000억원 상당)를 대구광역시가 무상 양여 혹은 장기대부해 활용할 길이 원칙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돼야 구체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국회 상임위 1순위로 정무위원회를 신청했다. Q. 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A. 불굴의 집념과 열정. 서울시 공무원 재직 시절 교통카드시스템 전면 개편, 인천시 기획관리실장 시절 2조 8000억원의 자산매각 등 뚝심 행정으로 인정받았다. ‘대쪽 발언’으로 유명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롤모델 삼아 국민의 편에서 뚝심 정치를 하고 싶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프로필 ▲1961년 포항 영일 출생 ▲대구 대륜고, 고려대 법학과, 가톨릭대 행정학 박사 ▲행시 30회, 서울시 디자인기획담당관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
  • [청와대 참모진 개편] 국면 전환 길 터준 ‘朴의 남자’… “떠날 때가 있는 것”

    [청와대 참모진 개편] 국면 전환 길 터준 ‘朴의 남자’… “떠날 때가 있는 것”

    박지원 “과오 없었다” 이례적 찬사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의 ‘구원투수’ 역할을 또 한번 자임했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인적 쇄신 요구와 맞물려 ‘교체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전 실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총대’를 메는 모양새를 취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정치권과의 관계를 ‘리셋’하는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박 대통령과 여당에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이 전 실장은 청와대가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 유출’ 파동에 휩싸였던 2015년 2월 김기춘 전 실장의 후임으로 기용됐다. 앞서 2014년 7월에는 ‘대선 댓글’ 의혹으로 흔들리던 국가정보원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 수장으로 부름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는 주일본대사로 부임했다. ‘박근혜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망이 두터웠던 이 전 실장은 이렇듯 정권의 위기 국면마다 돌파구 역할을 하는 ‘선택의 0순위’가 됐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 들러 “그동안 감사했다. 떠날 때가 있는 것”이라는 인사말만 남긴 채 자신의 차량을 직접 몰고 청와대를 떠났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전 실장에 대해 “재임 중 야당과 비공식적 소통을 했고 나름대로 저에게도 이해와 협력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이렇다 할 과오도 없었다”며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찬사의 글’을 띄웠다. 이어 “그런 그도 세간에서 염려하던 그 벽을 넘지 못하고 퇴임한다. 혹시 그의 퇴임으로 국정원 등 정부 내에서 나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저 혼자 생각해 본다”고 우려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더민주, 광주서 집단 반성문

    더민주, 광주서 집단 반성문

    의원 수당, 악성 채무 시달리는 서민에 쓰기로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 당선자들이 12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 집결해 ‘반성’과 ‘수권 경제정당 실현’을 테마로 한 워크숍을 열었다. 이번 워크숍은 더민주 당선자 총 123명 중 115명이 참석한 가운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모두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더민주는 워크숍 내내 “광주에서 회초리를 맞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흔들리는 텃밭 민심을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 전체 28개 지역구 가운데 3곳만 건지는 참패를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의 주 지지기반인 호남을 잃었다”며 “호된 채찍질을 하는 호남 앞에 잘못했다고 빌고 거듭나겠다고 약속을 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서도 “뿌리 같은 호남을 잃고 우리 당은 생존할 수 없다”며 “다시 호남의 손을 잡고 정권교체를 위해 수권능력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호남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이라는 취지에 맞게 마련된 ‘광주시민에게 듣는다’ 순서에서는 더민주를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패널로 참석한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김종인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이 폭력적이었다”며 “저 사람(김종인 대표)의 손을 잡고서라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막연한 자괴감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구길용 전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반(反)문재인’ 정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공천’ 파동 등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 더민주는 5월 30일부터 31일까지의 국회의원 수당 1인당 66만 5000원을 악성채권 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되면 서민을 괴롭히는 악성 채권 일인당 1억원, 전체 123억원을 소각할 수 있다”고 했다. 더민주는 또 20대 국회에서 청년일자리, 전·월세 대책 등 서민주거안정, 가계부채, 사교육비 절감 등과 관련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김종인 대표는 당선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직접 특강을 했다. 김 대표는 당초 건강상의 이유로 워크숍에 불참할 예정이었다. 김 대표는 “지금부터 집권을 위한 경제 플랜을 짜서 (집권 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서명과 함께 당선자들의 이름이 적힌 저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를 돌리기도 했다. 더민주는 이날 워크숍 개최에 앞서 광주 5·18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항쟁 때 계엄군의 총에 맞아 유명을 달리한 윤상원 열사의 묘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더민주는 다음주에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참석차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민심 탐방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밤 10시쯤 더민주 워크숍에 들렀다. 광주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설] 안이한 미세먼지 대책, ‘옥시 파동’ 재현할 텐가

    어제 오전 서울과 수도권의 대기는 모처럼 쾌청했다. 오전 한때는 미세먼지가 말끔히 가셔 서울에서 외곽 도시가 건너다보였을 정도다. 그런 청정 대기가 지속된다면 도시민의 생활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좋음’ 등급을 받는 날은 사실상 거의 없다. 호흡을 통해 폐와 심장에 침투해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는 탓에 초미세먼지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이렇다 할 대책은 고사하고 예보조차 빗나갈 때가 잦아 시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그제 국무회의 안건으로도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맞추는 차원을 넘어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도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조사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기 질이 나쁜 나라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나 스모그 탓으로 치부했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유발의 절대적 요인은 국내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다양하겠으나 질소산화물을 대량으로 내뿜는 경유 차량을 방치한 정책 탓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데도 화력발전소 증설 운운하는 정부 계획안이 들리니 개선 의지가 있는지 답답하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당장 차량 부제 시행만 해도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의가 앞서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2013년 이후 두 차례나 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랬으면서도 이 모양인 것은 산업계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핀 탓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제 발표된 감사원의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감사 결과만 봐도 딱하다. 환경부는 지자체 자료만 믿고는 미세먼지의 연간 발생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 추진 중인 2차 종합대책도 이대로는 미세먼지 저감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환경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온 나라를 불안증에 몰아넣고 있다. 국민 건강이 눈앞에서 악화되지 않는다고 안이하게 대처했다가는 제2의 ‘옥시 파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대기 오염원 관리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짠다는 각오라야 뼈아픈 실책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 [사설] ‘옥시 국회 청문회’ 늦은 만큼 제대로 파헤쳐야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그제 당정협의회에서 새누리당은 국회 청문회를 열겠다고 나섰다.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관련법 개정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하겠다고 했다. 피해 대책의 컨트롤타워도 국무총리실로 정했다. 환경부에 계속 맡겨서는 일사불란한 사태 수습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폐 이외 다른 장기 손상에도 살균제가 영향을 미쳤는지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정협의회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작정하고 질책했다. “살균제의 유해성을 진작 확인했으면서 그동안 왜 정부는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조사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한마디로 ‘옥시 청문회’까지 열어야 하는 상황이 되도록 정부는 뭐 했느냐는 추궁이다. 일을 이 지경으로 키운 환경부야 백번 매를 맞아 억울할 게 없다. 하지만 국민 눈에는 뒤늦게 호들갑 떨어 대는 여당도 가관이다. 늑장 검찰 수사에 온갖 의혹들이 터져도 뒷짐 지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주문하고서야 가까스로 움직였다. 겨 묻었다며 정부 탓만 하는 정치권은 국민 원성이 안 들리는 모양이다. 버스가 한참 지나간 뒤에 뒷북을 치니 국민들은 “그 정부에 그 국회, 도긴개긴”이라고 혀를 찬다. 여야 없이 청문회를 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유가 빤히 읽힌다. 연일 악화되는 여론을 모른 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엉터리 생활용품에 사망자가 속출한 사건은 누가 봐도 후진국형 참사다. 입 아픈 얘기지만 피해 발생 초기에 관계 당국이 기민하게 대처했다면 이런 난리는 겪지도 않았다. 2006년 일선 의료기관들이 살균제 피해의 심각성을 질병관리본부에 처음 알렸을 때 곧바로 역학조사라도 했다면 140명이 넘는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살균제의 위해성을 뒤늦게 인정하고서도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수백 명의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단체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그런데도 여당은 모르쇠였고, 관련 법안 몇 개를 내놓은 야당도 그런 여당을 핑계 삼아 시간만 보냈다. 이번 파동을 국민들은 ‘안방의 세월호 참사’라 부른다. 그 참담한 심정을 여야 따지지 말고 새기고 또 새겨볼 일이다. 청문회로 뒤늦게 책임자를 가려내 호통이나 치는 일이 국회의 본령일 수 없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거든 이제라도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에 발벗고 나서라. 참사 10년이 지나도록 피해자 구제 관련 법안 하나가 제대로 없는 실정이다. 체면이라는 게 있다면 국회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야 할 판이다. 소비자의 생명과 권익을 지켜 줄 법안들을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 중대한 직무 유기다. 이런저런 이유로 밀쳐 둔 소비자 보호 장치들을 법으로 정비할 당위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20년 넘게 논의만 반복했던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부터 당장 검토하길 바란다. 기업 위축이 걱정된다지만 국민 생명 안전보다 더 급한 일은 없다. 새 국회가 진심으로 민생정치를 할 요량인지 아닌지 국민 눈에는 훤히 다 보인다.
  • [사설] 새누리당, 쇄신 놓고도 계파 갈등인가

    4·13 총선 참패 이후 새누리당은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하더니 이번에는 당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을 놓고 시끄럽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여전히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총선 참패 이후 매서운 민심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 할 것 없이 화합을 외쳐 왔지만 정작 현안만 앞에 두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제 밥그릇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당장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계파 갈등을 우려해 외부 인사의 영입을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계파성은 옅으면서도 당 상황을 잘 아는 당내 전직 원로의 추대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관계 탓에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내 쇄신도 마찬가지다. 비박계는 민심을 직시해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반면 수적으로 앞서 있는 친박계는 7월쯤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정도로 비대위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를 중심으로 쇄신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모두 말은 그럴듯하지만 속셈은 따로 있다. 비박계는 전당대회에 앞서 친박계가 장악한 당권을 되찾겠다는 복안이고, 친박계는 현 체제를 전당대회까지 끌고 가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총선 과정에서 살생부 파문이나 비박계 학살, 욕설 녹취록 등장은 물론 막판 옥새 파동까지 겪으며 온갖 추태를 보이며 국민들을 실망시켰던 새누리당이 총선 이후에도 당을 추슬러 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망감이 더 커지는 이유다. 계파를 해체하라는 것이 민심임을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 새누리당 앞에 놓인 과제는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집권당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당내 화합이 전제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한시바삐 흐트러진 체제를 정비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 계파 간에 자리를 두고 다투는 꼴사나운 모습을 더이상 보여서는 안 된다. 계파 싸움을 멈추고, 청와대와는 일방적 지시와 맹목적 따름 대신 수평적 관계에서 국정을 풀어 가야 한다. 야당과는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주문이자 명령이다.
  • [사설] 교수 연구윤리 옥시 상혼보다 더 타락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최대 가해자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용역 연구서를 조작해 준 의혹을 받는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진상이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날마다 커지고 있다. 파렴치 기업들의 작태에 가뜩이나 경악스러운데 대학교수들이 옥시 측의 입맛에 맞춰 연구 자료를 조작해 줬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검찰이 밝힌 의혹이 전부 사실이라면 서울대 수의학과 조모 교수와 호서대 유모 교수의 죄질은 악덕 기업 옥시보다 나을 게 없다. 옥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자 두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서울대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저농도 실험에서 임신한 쥐 15마리의 새끼 13마리가 죽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랬으면서도 옥시가 유리하도록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어 줬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호서대 교수도 옥시에 유리한 실험 환경을 만들어 결과를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옥시 측에서 받은 연구용역비 외에 수천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도 덜미를 잡혔다. 학계에서 두 교수는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런 사람들이 뒷돈을 받고 양심을 팔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용역을 맡았을 때는 살균제의 사망 피해가 이미 심각했던 시점이다. 만약 교수들이 도덕성을 바닥에 팽개치지만 않았어도 이번 파동은 훨씬 빨리 수습되고 피해 규모도 줄었을 것이다. 보고서 조작 의혹을 지켜보는 시선이 엄중한 까닭은 분명하다.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 권위자가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중대 사건에 짬짜미 연구를 해 줬다면 학계의 연구용역 뒷거래 풍토가 얼마나 만연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이 두 교수의 우연한 일탈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대학의 연구윤리가 이렇게까지 타락해 국민의 불신을 받도록 방치할 일이 아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문제의 대학들도 두 교수에 대한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냉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 연구윤리가 하도 바닥을 치니 지난해 전국의 대학들은 대학연구윤리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러고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대학들 스스로가 책임을 돌아보길 바란다.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서울 성북을) 당선자에게는 ‘86그룹’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 ‘박원순 키즈’ 등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이번 총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중 유일한 지역구 생존자다. 20대 국회 제1당의 첫 원내대변인을 맡아 대언론 창구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Q. 정치적 원동력은. A. 김근태. 나를 지탱하는 힘은 가족이다. 고(故) 김근태 전 의장은 원칙과 정도를 지키라고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김근태 정신’은 남북 평화 통일과 사회 대타협이다. 앞으로도 이를 계승해 나갈 것이다. Q. 제3당 체제에서 더민주의 원내 전략은. A. 협력. 지금은 국민의당을 잘 섬겨야 할 때다. 더민주보다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이 높지 않았나. 국민의당과 경쟁해 찍어 누르려고만 하는 정치는 ‘하수’다. 진심으로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호남 민심도 되돌릴 수 있다. Q. 박 시장 측근들이 낙선한 이유는. A. 전략 부족.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선거에 나갔다. 그래도 결과가 아쉽다. 당의 전략적인 판단도 부족했다. ‘박원순 사람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했어야 한다. 공천을 할 때는 포텐(잠재력)도 봐야 한다. Q. 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A. 세대교체. 정치권 내 86그룹들이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일부는 공천에서 심판받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에서는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받았다. 한번 기회를 줄 테니 열심히 일해 보라는 의미다. 정치 혁신을 통해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86그룹에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나도 못하면 퇴출당할 수 있다. Q. 정치적 최대 관심사는. A. 안전. 안전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안전에 둔감하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도 겪었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 현황도 취약하다. 싱크홀 위험도 크다.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안전 관련 현안을 다루고 싶다. Q. 지지하는 차기 대선 후보는. A. 박원순.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한계가 있다. 여의도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면 나올 수 없다. 야권 주자들이 버티고 있는 한 어렵다. 하지만 역사와 시민이 부르면 가능하다. 박 시장은 시민들과 호흡하는 시장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 달라졌다. ‘나를 따르라’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소통, 협치, 공감의 시대다. Q. 7·30 재·보궐선거 공천 파동에서 배운 점은. A. 내공. 정말 광주에서 뛰어 보고 싶었다. 그래도 당명(黨命)을 어기면서까지 나갈 순 없었다. 당시에 스트레스로 이를 두 개나 뽑았다. 숨도 못 쉬고 잠도 못 자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자양분이 됐고 내공이 쌓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난관이 많았다. 예전 같으면 주저앉았을 것이다. 하지만 더 독하게 할 수 있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프로필 ▲1966년 전남 장성 출생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김근태 국회의원 보좌관,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 [사설] 이제라도 화학성분 생필품 피해 없도록 하라

    뒷북도 뒷북 나름이다. 환경부의 뒷북은 참고 봐주기가 어렵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악화되자 정부는 살균·항균 기능의 살생물제(바이오사이드) 제품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만시지탄이 절로 터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환경부는 살생물제품 허가제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으로는 환경부의 검사를 통과한 살생물제로만 2차 생산품을 만들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한다. 멀리서 따질 것도 없다. 동네 마트의 생활용품 코너만 가도 널린 게 살생물 제품들이다. 항균 물티슈, 방향제, 탈취제, 손 소독제 등을 온갖 업체들이 내놓고 판매 경쟁을 하는 현실이다. 단돈 1000원도 안 하는 초저가 물티슈들이 쏟아져 나와 께름칙해도 소비자들은 설마 했다. 환경·보건 당국이 기초 생활용품의 유해성조차 감독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랬는데, 뭔가. 이제와 허가제를 도입하겠다니 지금껏 미허가 물질로도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었다는 얘기다. 생필품처럼 쓰는 다림질 보조제에도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이 있다는 분석이 뒤늦게 나왔다. 탈취제와 방향제에 쓰이는 주요 화학물질도 유럽연합(EU)에서는 진작 사용금지됐다. 우리만 괜찮다고 방치한 까닭을 납득할 수 없다. 정부만 믿고 앉았다가 가습기 살균제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국민 불안이 심각하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정부의 태만으로 더 커졌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이다. 등 떠밀려 내놓다시피 한 후속 대책도 실효성이 의문이다. 일부 살생물 제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관리하니 또 책임 소재 탓을 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전수조사를 한다지만 제조업체에 성분 자료를 강제로 요구할 법령도 없다. 가습기 사망 피해가 속출했는데도 그동안 기초적인 관리감독망조차 손질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정부의 실책이 명백하고도 무거운데 누구 한 사람 책임을 진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누가, 어떤 이유로 책임을 방기하고 사태 확산 방지에 실기(失機)했는지 조목조목 따져 문책해야 한다. 지금에라도 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려면 그래야 할 것이다. 간판을 내릴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재발 방지 대책에 범부처가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 [사설] 옥시 파동으로 필요성 커진 징벌적 고액 배상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어제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사와 보상을 위한 독립 기구를 만들어 제품 피해자들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에 나서겠다는 내용이었다. 문제의 제품을 시판한 지 15년, 사망 피해에 따른 유해성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 5년 만이다.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불리한 증거를 없앤 정황까지 꼬리를 잡히자 마지못해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냈다는 비난이 들끓는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이면서도 옥시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우리나라에서만 팔았다. 정화조 청소에나 쓰는 화학물질이어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몰랐을 리 없다. 인체에 치명적인 생활용품의 유통을 방치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사고는 나라 밖에서 알면 낯 뜨거울 후진국형 참사다. ‘제2의 세월호 참사’라며 국민들이 분노하는 까닭이다. 제조와 유통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파렴치 제조업체들보다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인터넷 정보를 뒤져 독성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급조한 업체의 행실이 추가로 발각됐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불량 업체가 10년 넘게 엉터리 화학제품을 시중에 유통시켜 14명의 사망자를 냈는데도 정부는 깜깜했다. 책임 소재 탓할 게 아니라 환경부와 복지부는 간판을 떼버린다 한들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국민의 사망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정부가 대책 없이 세월만 보냈는데, 돈벌이에 급급한 기업들이 문제 해결에 먼저 성의를 보일 리가 있었겠는가. 기업이 소비자를 무서워하지 않고서는 제2의 가습기 참사를 막을 수 없다. 불매 운동이 한창인 지난주에도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는 옥시 제품의 대대적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번 사건의 검찰 수사 대상이다. 소비자를 얼마나 깔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제도는 가해 기업의 불법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때는 실제 손해액의 몇 배를 배상하게 하는 장치다. 지금까지는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는 재계의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생명안전이 위협을 받는 지경인데 더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잘못이 발각된들 푼돈 수준의 배상금으로 땜질하면 그만이라는 기업의 사고방식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를 우습게 봤다가는 영영 회사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 원유철 “계파 갈등 청산 못하면 정권 재창출 불가능”

    원유철 “계파 갈등 청산 못하면 정권 재창출 불가능”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일 “새누리당이 계파갈등, 파벌주의를 청산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고 정권 재창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어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갈등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결과적으로 당이 총선에서 참패해서 송구스럽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의 만찬에서도 “총선 참패의 원흉은 첫째도 저, 둘째도 저”라며 책임을 통감했다. 수도권 출신인 원 원내대표는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과 짝을 이뤄 지난 2월 정책위의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원내대표였던 유 의원이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축출’되면서 새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됐다. 원 원내대표는 10여개월 전 합의추대 당시를 회고하며 “부족한 저를 정책위의장에서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해 주셨던 순간들이 심적 고통이 컸다”고 토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후 신박(새로운 친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당·청은 한 몸”이라고 외치며 청와대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덕분에 당·정·청 소통은 원활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는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당·정·청 조정협의회를 굉장히 많이 개최했고 우리 당의 입장을 많이 관철시켰다. 충분한 토론과 소통의 시간이 있었고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야당과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내주는 처참한 패배를 당했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원 원내대표도 선거 책임론의 당사자가 됐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 패배의 한 원인이었던 공천 과정을 되돌아보며 “공천 막바지 심각한 갈등 속에서 어떻게든 봉합시키려고 했던 저의 힘든 노력들이 순간순간 수포로 돌아가고 성과를 못 냈을 때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과 국가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앞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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