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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수정 칼럼] 李대통령, 국민이 지켜 주고 싶어야 한다

    [황수정 칼럼] 李대통령, 국민이 지켜 주고 싶어야 한다

    X(옛 트위터)에 처음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이재명 대통령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체 언제 X에 글을 쏟아내는지 궁금했다. 대부분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 공식 업무가 없는 시간을 쪼개 정책 메시지를 올리고 있었다. 아침 신문에서 주목한 이슈를 콕 집어 곧바로 국민 의견을 묻기도 한다. 즉흥적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힘을 받지 못한다. 대통령이 놀지 않고 일하겠다는데, 궁색한 트집이 되고 만다. 비판의 불씨가 내장된 정책 대안을 전 국민 앞에 수시로 던지는 일은 쉬울 수 없다. 평소 쟁점 사안들을 숙고해 논리를 장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인정할 대목은 인정하자. 사법개혁을 내세운 거대 여당의 입법 행태는 도를 한참 넘었다. 이 난장에도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를 웃돈다. 중도층의 이재명 불가론자들이 마음을 돌린 결과다. 내 주위에도 적지 않다. 다른 건 몰라도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하고 있다는 것. 이재명 골수 반대론자들이 슬금슬금 전향 중인 대체적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에는 반대하지만 이 대통령은 평가해 주고 싶다는 사람들. 속칭 ‘뉴이재명’으로 유의미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새 지지 세력이다. 사법 리스크만 빼면 이 대통령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술만 덜 마셔도, 황당한 유튜브만 안 봐도 전임 대통령으로 인한 기저 효과를 챙길 수 있다. 파죽지세인 코스피 5000, 6000은 언감생심 상상이나 했나. 법령 몇 개 손질했다고 나올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안되라고 고사를 지내도 안될 수 없는 반도체 빅2가 떠받쳐 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붕붕 날면서 이 대통령을 공중 부양시킨다. 이러니 망국적 부동산을 잡고야 말겠다며 큰소리 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가고 싶은 주식 시장으로 부동산을 떠난 돈이 미련 없이 향할 수 있다. 전례가 없는 맞춤 환경이다. 하나 있는 야당마저 우군처럼 굴고 있다. 견제는커녕 판판이 알아서 엎어져 준다. 지금이 어느 땐가. 지방선거 석 달 앞,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시점이다. 이 지경에도 야당 대표는 부정선거론자들의 음모론에 미혹돼 있다. 정치력 부재에 당권에만 매몰된 장동혁은 보수 정치의 비극을 상징하는 이름이 됐다. 역대급으로 호락호락한 야당과 야당 대표. 이 역시 이 대통령의 ‘대진 운’이다. 이쯤 되면 귀신도 이 대통령 편이다. 발목 잡힐 일 없는 환경에서 마음먹은 대로 다 할 수 있다. 진영 논리를 깨고 우회전 핸들도 대담하게 꺾을 수 있다. 신규 원전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에 과거사를 따져 묻는 기계적 제스처도 생략이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좌파 대통령의 합리성에 우파도 마음이 흔들린다. 중도에서 조용히 전향하고 있는 ‘샤이 이재명’. 이들이 뉴이재명의 한 축이 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대통령에게 사법 리스크가 없다면 어땠을까. 개혁의 허명으로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민주당의 일방주의는 없었을 것이다. 사법 3법의 국회 입법 절차는 끝났다. 제어 장치 없는 거대 여당이 낳은 괴물이다. 법왜곡죄는 판사와 검사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다. 재판소원제로는 최종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또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대법관증원법은 무려 22명의 대법관을 대통령이 취향대로 임명하게 한다. 사법 체계의 뿌리를 바꿀 법안들이 공청회 한번 없이 뚝딱 처리됐다. ‘공소취소 모임’도 있다. 민주당 의원 105명이 아예 당 공식 조직으로 만들었다. 거대 여당의 무리수들은 누가 봐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풀어 줄 장치로 비친다. 세계 반도체 전쟁 1열 정중앙에 선 나라에서 가당한 이야기인가. 나라 밖에서 알면 남세스러운 일들이다. 갈 길 먼 임기 내내 사법 3법의 후과에 진을 뺄 위험성이 심각하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5개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 불안하고 착잡해서 더러 밤잠도 설칠 것이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훼절한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 하나뿐인 열쇠는 이 대통령 손에 있다. 사법 3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합리적 방안을 다시 찾아보게 해야 한다. 모처럼 일하는 대통령의 효능감에 다수 국민이 팔짱을 푼 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아닌 국민이 이 대통령을 지켜 주고 싶어져야 한다. 황수정 논설실장
  • 트럼프 “더 큰 것 온다” 전면전 경고… 美, 중동 자국민 대피령

    트럼프 “더 큰 것 온다” 전면전 경고… 美, 중동 자국민 대피령

    하메네이 제거에도 이란 거센 반격 루비오 “센 공격 남아” 강경 메시지당초 4~5주 작전에서 장기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일(현지시간) ‘이란 지상군 투입’ 발언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이후 이란이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중동 국가들에 머무는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지상군 파병은 사실상 전면전을 의미하지만, 이란 공격에 대한 부정 여론 확산과 계속된 미군 사상 속에 실제 투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이날 잇따라 이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방송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하는 건 아직 시작도 안 했다. 큰 파도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다. 더 큰 것이 곧 다가온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미 의회에서 이란 공격 작전을 브리핑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가장 강력한 공격은 아직 가해지지 않았다”며 “다음 단계는 이란에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란에 대한 공세 강화를 예고한 것은 하메네이 사망에도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친미 국가가 잇따라 반격을 받는 등 현재 공습만으론 이란 정권 붕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은 걸프 지역 국가들을 공격하는 등 확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미국에 석유 통제권을 넘기는 등 사실상 굴복한 것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4~5주로 예상했던 작전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꺼내 들 카드는 지상군 투입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대규모 인적 손실과 비용을 동반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쉽게 꺼내기 힘든 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을 투입했다가 철수한 전례가 있다. 미국 내에서 이란 공격에 대한 반대 여론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것도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다. 섣불리 지상군을 투입했다가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거센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여당인 공화당도 지상군 투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그런 일(지상군 파병)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목표는 지상 침공이 아닌 공중 및 해상 작전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뉘앙스를 바꿨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란,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레바논, 오만 등 중동 14개국에 머무르는 자국민에게 상업 교통편을 이용해 즉시 출국할 것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병사들을 포함한 많은 인명 피해와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의 혼란을 야기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위태롭게 하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겨울 설원이 펼쳐지는 산, 소백산의 눈부신 계절

    겨울 설원이 펼쳐지는 산, 소백산의 눈부신 계절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사이에 우뚝 솟은 소백산은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산이다. 그중에서도 겨울의 소백산은 유난히 특별하다. 나무와 능선, 정상 일대까지 하얀 눈으로 뒤덮이면 산 전체가 거대한 설원처럼 변하며 평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소백산의 겨울 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정상부 능선이다. 특히 비로봉 주변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면 시야를 가릴 숲이 많지 않아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눈이 쌓인 능선은 마치 하얀 파도가 이어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이어지고, 곳곳에 서 있는 나무들은 눈꽃을 뒤집어쓴 채 겨울 산의 장관을 만들어낸다. 눈 덮인 정상 부근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줄기와 하얀 능선들이 겹겹이 이어진다. 바람에 실려 온 눈이 능선을 따라 쌓이며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곡선은 마치 거대한 눈 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맑은 날이면 파란 하늘과 설원이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겨울 풍경화를 완성한다. 이런 장면 때문에 겨울의 소백산은 설경 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한다. 입춘을 지나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소백산은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한다. 봄이 깊어질 무렵이면 능선 일대에는 철쭉이 피어나 산을 붉게 물들인다. 특히 비로봉과 능선 주변에 형성된 철쭉 군락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초여름에 가까워질수록 능선 위로 연분홍빛 꽃이 이어지며 장관을 이루는데, 겨울의 하얀 설원이 봄에는 붉은 꽃길로 바뀌는 모습은 소백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래서 소백산은 한 번의 산행으로 끝나는 산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시 찾게 되는 산이기도 한다. 겨울에는 눈꽃과 설원을 걷고, 봄에는 능선을 따라 피어난 철쭉을 만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 산은 자연이 만들어낸 변화의 시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하얀 설원 위를 걷는 겨울 산행의 매력과 곧 찾아올 붉은 철쭉의 계절까지 소백산은 겨울과 봄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혹독한 자연환경도 함께 존재한다. 소백산 정상 능선은 지형 특성상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으로 유명하다. 겨울철에는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방풍 기능이 있는 의류와 장갑, 모자 등 보온 장비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이 쌓인 구간에서는 아이젠 등 겨울 산행 장비를 갖추는 것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 필요하다.
  • 겨울 설원이 펼쳐지는 산, 소백산의 눈부신 계절 [두시기행문]

    겨울 설원이 펼쳐지는 산, 소백산의 눈부신 계절 [두시기행문]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사이에 우뚝 솟은 소백산은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산이다. 그중에서도 겨울의 소백산은 유난히 특별하다. 나무와 능선, 정상 일대까지 하얀 눈으로 뒤덮이면 산 전체가 거대한 설원처럼 변하며 평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소백산의 겨울 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정상부 능선이다. 특히 비로봉 주변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면 시야를 가릴 숲이 많지 않아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눈이 쌓인 능선은 마치 하얀 파도가 이어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이어지고, 곳곳에 서 있는 나무들은 눈꽃을 뒤집어쓴 채 겨울 산의 장관을 만들어낸다. 눈 덮인 정상 부근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줄기와 하얀 능선들이 겹겹이 이어진다. 바람에 실려 온 눈이 능선을 따라 쌓이며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곡선은 마치 거대한 눈 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맑은 날이면 파란 하늘과 설원이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겨울 풍경화를 완성한다. 이런 장면 때문에 겨울의 소백산은 설경 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한다. 입춘을 지나 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소백산은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한다. 봄이 깊어질 무렵이면 능선 일대에는 철쭉이 피어나 산을 붉게 물들인다. 특히 비로봉과 능선 주변에 형성된 철쭉 군락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초여름에 가까워질수록 능선 위로 연분홍빛 꽃이 이어지며 장관을 이루는데, 겨울의 하얀 설원이 봄에는 붉은 꽃길로 바뀌는 모습은 소백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래서 소백산은 한 번의 산행으로 끝나는 산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시 찾게 되는 산이기도 한다. 겨울에는 눈꽃과 설원을 걷고, 봄에는 능선을 따라 피어난 철쭉을 만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 산은 자연이 만들어낸 변화의 시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하얀 설원 위를 걷는 겨울 산행의 매력과 곧 찾아올 붉은 철쭉의 계절까지 소백산은 겨울과 봄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혹독한 자연환경도 함께 존재한다. 소백산 정상 능선은 지형 특성상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으로 유명하다. 겨울철에는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방풍 기능이 있는 의류와 장갑, 모자 등 보온 장비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이 쌓인 구간에서는 아이젠 등 겨울 산행 장비를 갖추는 것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 필요하다.
  • 이란전, 지상전 초읽기?…트럼프 “큰 파도 아직 안 왔다” 발언 의미는 [밀리터리+]

    이란전, 지상전 초읽기?…트럼프 “큰 파도 아직 안 왔다” 발언 의미는 [밀리터리+]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지상군에 대한 울렁증은 없다”며 필요하면 병력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CNN 인터뷰에서는 “큰 파도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강조하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발언의 수위가 아니라 왜 지금 지상군을 언급했느냐다. ◆ 개전 직전 사이버·우주전…전형적 다영역 개전 미 합참은 이번 작전이 개전 직전 사이버·우주 영역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밝혔다. 미 사이버사령부(CYBERCOM)와 우주사령부(USSPACECOM)가 이란의 통신·센서·지휘망을 교란하며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 이어 현지시간 오전 9시 45분, 100대가 넘는 항공기가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출격했다. 전투기,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전략폭격기, 무인기가 하나의 파동처럼 움직였다. 미 해군 구축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먼저 발사했다. 미 본토에서 출격한 B-2 스텔스 폭격기는 37시간 왕복 비행 끝에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 이후 B-1 전략폭격기까지 전장에 투입됐다. 미군은 개전 24시간 동안 1000개 넘는 목표를 공격했고 수만 발의 정밀탄을 투하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공권도 장악했다. 속도전은 성과를 냈지만 전쟁을 끝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제공권 장악했지만 잔존 전력 남아 제공권은 전쟁의 종결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조건이다. 이란은 여전히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장거리 자폭 드론을 운용한다. 중동 각지 미군 기지를 향한 반격도 이어간다. 방공망이 다수의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일부는 방어선을 통과했다. 이동식 발사대와 분산 운용 드론은 공중전력만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지하 핵시설 역시 관통탄으로 타격하더라도 내부 구조와 장비를 즉시 확인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지상군 카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 ◆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되는 세 가지 상황 첫째, 정밀 관통탄으로도 지하 핵시설이나 핵심 지휘시설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할 때다. 잔존 시설을 직접 확인하고 확보해야 한다면 특수전 병력이나 제한적 지상군이 필요해질 수 있다. 둘째, 이동식 탄도미사일 전력을 공중 감시만으로 추적·제거하지 못할 때다. 발사대가 생존해 반격 능력을 유지하면 이를 직접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지상 작전이 뒤따를 수 있다. 셋째, 지도부 제거 이후 지휘체계가 흔들리고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될 때다. 혁명수비대(IRGC) 내부에서 권력 재편이 혼란으로 번질 경우 핵심 거점과 전략 시설을 통제하기 위한 제한적 투입이 검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 파도” 발언은 이런 다음 단계를 염두에 둔 신호로 읽힌다. ◆ 전쟁의 분수령은 ‘다음 선택’ 현재 작전은 공중·해상·사이버 전력을 앞세운 압박 국면이다. 그러나 목표가 단순 억제를 넘어 이란의 미사일·핵·해군 전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데 있다면 공중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지상군 언급은 곧바로 대규모 침공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겠다는 메시지다. 공중전으로 압박을 극대화한 뒤 협상으로 전환할지, 제한적 지상전으로 넘어갈지에 따라 이번 전쟁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상군이 실제 투입되는 순간, 이번 전쟁은 보복전이 아닌 체제 충돌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관광에 ‘1만 시간’ 투자했더라면

    [세종로의 아침] 관광에 ‘1만 시간’ 투자했더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 여행에 진심인 편이다. 고래가 길을 잃고 해안으로 쓸려오고, 오사카 도톤보리강에 물고기 떼가 몰려와 대지진의 전조를 알려도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그 덕에 일본은 지난해 역대 최대 관광 실적(4268만 3600명)을 수확했다. 그중 최고 공신은 단연 방문객 1위 한국인(945만 9600명·22%)이었다. 처음엔 낮은 환율 덕이라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하지만 단지 ‘싸서’ 가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환율 변동과 무관하게 일본 방문의 흐름은 늘 견고하다. 우리가 일본에서 소비하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얘기다. 좀더 자극적인 이야기 하나 더. 한국은 일본보다 관광 강국이었다. 외래 관광객 1000만명이라는 이정표도 한국이 일본보다 1년 빠른 2012년에 달성했다. 2015년에 이 구도가 뒤집힌다. 이후 역전 구도가 깨진 적은 없다. 이유가 뭘까. 우리와 일본의 차이 말이다. 이를 살피는 건 곧 한국 관광의 미래를 모색하는 과정이다. 원인은 무수히 많을 터. 우선 관광 정책의 지속성과 우리 안의 냉소주의부터 들여다보자. 대구 남구의 앞산 아랫마을에 빨래터 축제라는 게 있었다. 빨래터 공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축제다. 빨래터라….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연분홍 수양벚꽃이 흐드러진 우물가에 동네 아낙이 우르르 모여 앉아 빨래하는 장면이라니. 세상 어느 남정네가 벚꽃 아래에서 빨랫방망이를 내려치는 여인네를 보며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지 않으랴. 어딘가 본능에 호소할 소지가 다분한 그림이다. 축제 구성도 신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젊은이들의 동참을 끌어내는 방식이 특히 그랬다. 앞산 아래는 대명공연문화거리로 소극장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 하는’ 젊은이들은 배가 고프다. 축제는 그 청년들을 주요 구성원으로 활용해 흥을 불어넣는 프로그램들로 빼곡히 채웠다. 몇 해 뒤 대구 출장길에 관계자에게 물었다. 올해 빨래터 축제는 언제 열리냐고. 끝났단다. 그새 자치단체장이 바뀌었고, 그는 전임자의 흔적이 역력한 축제를 그냥 두지 않았다고 했다. 명칭부터 캐릭터가 불분명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강원 원주의 국제따뚜축제도 비슷하다. 이름도 독특한 따뚜축제는 각국 군악대가 모여 퍼레이드도 하고 공연도 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역시 2010년에 자진 해산 형식으로 사라졌다. 따뚜축제가 지속해 관록을 쌓았더라면 어땠을까. 반면 일본은 2003년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관광홍보 CF에 출연해 요코소 재팬(‘어서 오세요, 일본으로’) 캠페인을 알린 이후 관광홍보 정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나라 안팎의 정세가 바뀌고, 정파도 변했지만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이란 국가 전략이 수정된 적은 없다. 우리 안의 냉소주의도 걷어내야 한다. 여론조사 때마다 해외로 나가는 이유로 국내 콘텐츠 부족을 꼽는 이가 많다. 지방 출장 때마다 현지인에게 듣는 이야기인 “우리 동네 뭐 볼 게 있냐”는 것과 얼개가 똑같다. 지역민이 그렇듯, 혹시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이어서 볼 게 없다는 생각을 갖는 건 아닐까. 얼마 전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국무총리가 주재하던 종전과 달리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관광산업 논의 자리에 대통령이 서는 건 정치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허구한 날 적자만 내는 자리에 참석해 봐야 득보다 실이 많을 게 뻔해서다. 회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 점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라 여겨진다. 아이 하나 키울 때 온 마을이 필요하듯, 관광산업을 일으키려면 온 나라가 나서야 한다는 걸 대통령이 보여 줬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한국은 살아 보고 싶은 나라”란 말도 인상적이다. 관광의 목적과 정확히 부합해서다. 살고 싶은 곳의 다른 이름은 ‘복지’다. 삶의 현장을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 그게 국민 복지 아닌가. 관광은 그 이후에 자연스레 따라온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대법 ‘노태악 후임’ 40일째 침묵… 靑과 이견 탓? 사법 개혁 여파?

    대법 ‘노태악 후임’ 40일째 침묵… 靑과 이견 탓? 사법 개혁 여파?

    조희대 이례적 제청 지연에 설 난무법조계 “접촉 시도해도 답 없다더라”靑 “구체적 이유 설명하기 어렵다” 노태악 대법관의 퇴임을 하루 앞둔 2일까지 조희대 대법원장이 후임을 임명 제청하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됐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자를 추천한 지 40일째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번째 대법관 후보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이견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사법개혁 3법 추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3일 오전 노 대법관의 퇴임식을 개최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관 제청 지연 사태의 배경에 청와대와 대법원의 ‘불편한 관계’가 깔려있다고 본다. 통상 대법관 제청은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하는데, 소통이 단절됐다는 것이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퇴하는 등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된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조율을 위해 접촉을 시도해도 청와대에서 답이 없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는 후임 인선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조롭게 진행이 잘 안되는 상황인 것 같지만 구체적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법관은 후보추천위의 3~4인 최종 후보 추천,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 대통령의 임명을 거친다. 통상 최종 후보 추천에서 제청까지 2주 안팎이 소요된다. 대법관 후보추천위는 지난 1월 21일 김민기(55·사법연수원 26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4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최후의 1인’ 선정을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재명 정부의 ‘1호 대법관’에 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을 역임한 윤 부장판사를 우선 후보로 꼽고 있다는 것이다. 4명의 후보 중 여성은 김·박 고법판사다. 2023년에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한 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동의안이 부결됐고,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면서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 절차가 줄줄이 밀린 전례가 있다. 같은해 12월 대법원장에 취임한 조 대법원장이 곧바로 임명 절차에 돌입, 두 전 대법관이 퇴임하고 이듬해 3월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이 임명됐다.
  • 강원 ‘3월의 눈폭탄’… 최대 40㎝ 무거운 눈 쌓인다

    3·1절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최대 4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보여 눈길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새벽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나 눈이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10~40㎝ 이상이다. 강원 북부 동해안은 3~15㎝ 이상, 경북 북동 산지는 5~10㎝, 강원 내륙과 강원 중부 동해안은 3~8㎝다. 경기 동부, 충북 북부, 전북 북동부, 경북 일부 내륙과 경남 서부 내륙은 1~5㎝, 서울과 경기 북서부는 1㎝ 미만으로 예보됐다. 이번 눈은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 형태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무거운 눈이 쌓이면서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붕괴 피해가 우려돼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수량은 제주 20~60㎜(산지 80㎜ 이상), 강원 동해안과 산지 10~50㎜, 호남과 영남 남부 5~20㎜, 충청과 강원 내륙 등은 5~10㎜ 수준이다.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2~3일 사이에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해상에선 4일까지 풍랑특보 수준의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해안가에는 너울이 유입돼 방파제나 갯바위를 넘는 파도가 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월대보름인 3일에는 개기월식이 예정됐다. 기상청은 동쪽 지역은 구름이 많아 관측이 어려울 수 있으나, 그 밖의 지역은 비교적 맑은 날씨가 예상돼 관측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수평선 속으로(이승연 글·그림, 소동) “수평선 속 세상은 신기했어요. 바다는 선이 되고 무늬가 되고 파도는 점이 되어 반짝였어요. 수평선은 반짝이는 별이에요. 움직일 때마다 작은 빛들이 모래알처럼 반짝거려요. 수평선은 함께 추는 춤이에요. 빙그르 별빛이 흔들리며 돌고 사람들도 손을 잡고 춤을 춰요. 그제야 알았어요. 내가 정말 수평선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요.” 어느 날 세상 끝에 있는 바다에 도착한 주인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수평선 속 상상의 세계를 만난다. 책의 모든 그림은 리놀륨 판화(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리놀륨에 조각한 판화)다. ‘바다 너머’라는 뜻을 가진 ‘울트라 마린’의 색조만 썼다. 46쪽, 1만 8000원. 나이트 트레인(문지혁 지음, 현대문학) “여행만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행만이 가치 있다. 여행만이 존재한다. 다른 것은 없다.(…)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 허구적 서사인 소설과 사실적 서사인 여행기 사이 그 어디쯤에 놓인 장편. 세 겹 시간의 층위가 소설 안에 담겨 있는 액자 구조다. 9286일 만에 마침표를 찍은 여정의 종착점은 어떤 모습일까. 무작정 여행을 부추겼던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전설적인 여행 멜로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아련한 추억이 겹칠 수도 있겠다. 212쪽, 1만 5000원. 1939년 명성아파트(무경 지음, 래빗홀) “그게 우리 명성아파트의 몇 안 되는 좋은 점이야. 문이 두꺼워서 안에서 뭘 해도 바깥에는 소리가 잘 새어 나가지 않거든? 안에서 누가 칼에 찔려 비명을 질러도 밖에서는 못 들을걸?” 흉악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악당이 되어야 했던 인물들의 내밀한 꿈과 열망을 파고드는 장편 추리 소설이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너무도 다른 삶을 사는 입주민들. 어느새 서늘한 불신이 자리 잡지만, 결국 죽음의 실상을 밝히는 건 공권력이 아닌 평범한 이들의 끈질긴 분투다. 1939년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주 무대로 삼은 배경 설정이 독특하다. 352쪽, 1만 7500원.
  • “치유의 섬으로”… 제주, 해양자원 기반 ‘관광의 판’ 바꾼다

    “치유의 섬으로”… 제주, 해양자원 기반 ‘관광의 판’ 바꾼다

    성산일출봉~우도~섭지코지 연결용암해수·화산송이·해조류 등 활용해녀 문화 등 지역 콘텐츠와 결합주민 참여 웰니스 산업 모델 구축보는 관광→체류형 관광 전환 목표‘건강 회복하러 찾는 섬’ 조성 추진 “힐링도 산업이 되는 시대입니다. 해양치유센터가 제주 관광의 판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서귀포 성산읍에 1만 9279㎡ 규모 조성 오영훈 제주지사는 22일 제주 해양치유센터 조성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공원 부지 1만 9279㎡에 들어설 해양치유센터는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오는 10월 실시설계가 끝나면 내년 1월 초 첫 삽을 뜬다. 개관 목표 시점은 2029년 1월이다. 이를 발판으로 제주는 ‘관광의 섬’에서 ‘치유의 섬’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낸다. 단순한 관광 인프라 확충을 넘어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한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비와 도비 각 240억원씩 총 48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단일 시설 건립을 넘어 ‘해양치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는 2024년부터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총사업비 등록 등 절차를 밟으며 예산을 확보했다. 기본계획과 타당성 조사, 공공건축 심사를 거쳐 지난해 8월 설계 공모를 통해 제주 여건에 특화된 최적의 디자인을 선정했다. 해양치유센터는 단순한 스파 시설이 아니다. 수중보행·운동 해수풀, 피부질환 치유시설, 요가·명상 공간, 해양자원 테라피실 등 ‘해양자원 기반 복합 치유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센터의 중심은 용암해수를 활용한 대형 해수풀 ‘딸라소풀’이다. 여기에 해조류 거품테라피, 명상풀, 불턱테라피, 용암해수 미스트테라피, 화산송이·검은모래 찜질, 제주티 테라피, 필라테스·명상 프로그램, 비쉬 샤워, 제트스파, 해조류 스타테라피 등이 더해진다. 그동안 제주 관광은 자연경관 중심의 ‘보는 관광’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해양치유센터는 관광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체류형 산업’ 전환을 목표로 한다. ●사용한 만큼 바닷물 유입, 산업화 유리 핵심 자원은 제주 특유의 용암해수다. 염지하수 형태의 이 해수는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연중 수온과 성질이 일정하다. 특히 사용한 만큼 바닷물이 다시 유입되는 순환 구조라는 점도 산업화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검은모래와 화산송이, 해조류 자원까지 결합하면 ‘제주형 자연치유 패키지’가 완성된다. 실제로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나 제주 화산송이는 이미 민간 웰니스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입증된 자원이다. 도의원 연구모임 ‘제주해양산업발전포럼’은 지난해 10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성산일출봉, 우도, 섭지코지를 잇는 ‘해양 웰니스 벨트’를 제시했다. 오조리 갯벌 머드, 광치기해변 검은모래, 우뭇가사리·톳·미역 등 해조류, 해풍 자원까지 연계하면 자연 기반 치유 관광 모델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센터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생산유발 1132억원, 고용유발 479명 효과가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양치유센터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전남 완도는 스포츠 재활형 모델로 2023년부터 운영 중이며 충남 태안은 레저 복합형으로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여기에 경남 고성(기업 연계형), 경북 울진(중장기 체류형)도 올해 4월과 12월 잇따라 조성된다. 반면 제주는 ‘웰니스 관광’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이나 일본의 해양치유 시설이 의료·재활 산업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처럼 제주 역시 관광과 의료·재활·뷰티 산업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해양치유센터 또는 해양치유전문병원을 통해 의료·재활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수·염지하수 입욕 치료(건선·아토피), 해변 휴식·운동 프로그램(이명치료), 해수 증기 흡입, 수중 재활 운동(호흡기·근골격계 질환), 해양경관 명상, 파도소리 치유(정신질환) 등 질환별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이 이미 산업화한 상태다. ●자연을 관광시설 넘어 산업으로 전환 강승오 도 해양산업과장은 “해양치유센터는 자연자원의 산업화, 웰니스 관광 시장 선점, 숙박·식음료·레저·의료·뷰티 산업까지 묶는 체류형 관광 전환이라는 세 가지 목표가 동시에 걸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강점은 자연이다. 관건은 이를 어떻게 산업으로 연결하느냐다. 주민 참여형 치유마을 조성, 지역 농수산물 기반 건강식 개발, 해녀문화 스토리텔링 등 지역 콘텐츠와의 결합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해양치유센터는 단순 관광시설을 넘어 자연을 산업으로 전환하는 제주형 웰니스 산업 모델을 구축하는 실험대다. 제주가 ‘사진 찍고 떠나는 섬’에서 ‘건강을 회복하러 찾는 섬’으로 바뀔 수 있을지, 해양치유 산업은 제주 관광의 다음 20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종수 도 해양수산국장은 “올해를 ‘바다를 키우는 제주, 제주를 키우는 바다’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관광 1번지 제주가 이제 해양치유 산업 1번지를 향해 돛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美, 반도체 핀셋 인상 가능성… 슈퍼 301조 관세 폭탄 올 수도

    美, 반도체 핀셋 인상 가능성… 슈퍼 301조 관세 폭탄 올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우리 정부가 또다시 ‘관세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강행을 위한 ‘플랜B’를 본격 가동했다. 앞으로 한국 경제에 어떤 형태의 관세 파도가 몰아칠지 ‘트럼프 관세’를 둘러싼 다양한 궁금증을 22일 일문일답으로 짚어 봤다. 한국 경제 영향은美대법 “관세, 대통령 권한 아냐”美에 주도권… 재협상은 신중해야무협 “FTA효과 살아나 득 될 수도”Q.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유는. A.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을 법이 규정하는 ‘안보·외교·경제에 대한 해외 위협’에 대응한 것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Q. 그럼에도 ‘추가 관세’를 공언했는데. A. 국제수지 불균형 대응에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무역법 122조’를 활용했다. 150일 이후에도 유지하려면 미 의회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연장이 승인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일종의 시간 벌기용이다. Q. 품목별 관세는 왜 그대로인가. A. 미 법원의 판단 대상이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를 두고 있어서다. 특정 수입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관세 부과·수입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법으로 현재 자동차(15%), 철강·알루미늄(50%)에 적용되고 있다. 세율 상한선도 없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이 조항을 근거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핀셋 인상’할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Q. 한국에 위협이 될 관세 카드는. A. 불공정 무역에 대해 세율 제한 없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가 가장 두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몇 달 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 조항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온라인 플랫폼법 등 비관세 장벽 문제를 제기한 근거이기도 하다. 현재 쿠팡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부당하고 차별적”이라며 USTR에 무역법 301조 발동을 위한 조사를 공식 청원했다. 조사·공청회·협의 등 일정을 거쳐야 해 발동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2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불공정’에 대한 판단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몫이다. Q.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무효인가. A. 원칙적으로 법적 효력을 잃는다. 하지만 관세 협상의 주도권이 강대국인 미국의 손에 여전히 쥐어져 있어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이 먼저 재협상과 관세 환급을 요구했다가 ‘관세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정부도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한국산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세율에 상한선이 없는 다른 법을 근거로 지속될 수 있다. Q. ‘글로벌 관세’는 기존 세율에 얹어지나. A. 아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 관세에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15%)는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상호관세가 이름만 바뀐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당장 24일 0시부터 10%가 적용된다. 15%로 인상된 세율이 반영되려면 추가적인 행정명령 서명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체 카드’와 문제점이름만 바꾼 ‘글로벌 관세’ 15%로 세율 상한선 없어 더 센 관세 예고301조 빌미 쿠팡 차별 ‘보복’ 가능성Q.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A. 단기적으로 관세 부담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 글로벌 관세가 10% 적용되면 세율이 5% 포인트 내려가고, 15%가 적용되면 ‘현상 유지’다. 하지만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과 더불어 다시 새로운 관세 체계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은 수출 기업에 부담이 된다. Q.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떻게. A.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양국 0%대 실효세율을 보장했던 ‘한미 FTA’를 무력화한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국은 한미 FTA 자체가 관세 측면에서 한국에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에 ‘재협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FTA 파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구조에서 각국의 기본관세율(MFN·최혜국대우)과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 관세의 합산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유럽연합(EU)보다 기본 세율이 낮았다는 점에서 미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한국 제품의 시장경쟁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 ‘툭툭’ 남도의 굴 익는 소리… ‘영혼의 맛’ 보러 장흥 가세

    ‘툭툭’ 남도의 굴 익는 소리… ‘영혼의 맛’ 보러 장흥 가세

    아차 싶었다. 찬바람 끝에서 벌써 매서운 기운이 사라져 가는데, 여태 굴구이를 입에도 못 댔다니. 그러고 보니 꼬막, 낙지 역시 마수걸이도 못했다. 겨울 식도락의 정수, 영혼의 맛, 굴을 찾아 부랴부랴 남도 끝자락 전남 장흥군으로 간다. 보통은 맛집 순례부터 나서지만 이번 장흥 여정은 예외다. 장동면의 안중근의사추모역사관부터 찾는다. 두 해 전에 새로 조성됐다. 관련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이제야 찾는 게 송구해 먼저 안 의사께 인사부터 올리기로 했다. 안중근(1879~1910) 의사는 황해도 해주 사람이다. 장흥과는 전혀 연고가 없다. 그런데도 장동면 해동사(海東祠)에선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 의사를 배향하고 기일에 맞춰 제사도 지낸다. 사당에서 지역 연고가 없는 인물을 배향하는 게 처음 보는 일은 아니지만, 다른 성씨의 문중에서 직계 조상을 모시듯 예를 다하는 건 드문 경우다. 서울신문은 이에 얽힌 사연을 앞서 여러 차례 전했다. 관련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안 의사의 위패를 모신 해동사는 1955년에 안홍천이란 지역 유지가 세웠다. 안 의사는 순흥 안씨, 안홍천은 죽산 안씨다. 죽산 안씨가 순흥 안씨 가계에서 갈라져 나왔다고는 하나, 사실 ‘이웃사촌’보다 먼, 남이나 다를 바 없는 사이다. 한데 안홍천은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재를 털어 죽산 안씨 사당인 만수사(萬壽祠) 바로 위에 안 의사 사당을 조성했다. 해동사가 문을 열던 날, 해외에 거주하는 안 의사의 후손들이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면서 명실상부한 안 의사 사당이 됐다. 지금도 죽산 안씨 문중에서 매년 음력 3월에 시제를 올린다. 겨울철 알도 맛도 배가 되는 석화… 용산 vs 관산 ‘양대 산맥’ 조정래 ‘태백산맥’에 나온 참꼬막… 수라상에 오를 만큼 진미 바닷물·민물 섞인 기수역서 자란 매생이… 내저마을 최고봉추모역사관은 해동사 아래 별도 부지에 조성됐다. 추모관, 조형물, 애국 탐방로, 추모공원 등으로 구성됐다. 추모관 내부는 ‘빛의 울림’, ‘꺼지지 않은 불꽃’ 등 6개의 전시실로 이뤄졌다. 장흥군은 앞으로도 이 일대에 안 의사 추모 공간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이제 남도 ‘맛의 방주’ 장흥 갯가로 나간다. 굴구이를 찾아서다. 자신의 생각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머리를 조종하는 기생충에 감염된 ‘좀비 개미’처럼 용산면 남포마을로 향한다. 뇌세포는 온통 굴구이 뿐이다. 오로지 굴구이 맛만으로도 뇌의 용량은 버겁다. 꽤 오래전, 장흥 출장 때도 그랬다. 다른 업무로 출발이 늦어졌고, 장흥에 이른 건 ‘현지 시간’으로 모두 잠들 무렵인 밤 9시 언저리였다. 도시에선 이제 겨우 2차를 가네 마네 하는 시간이었지만 갯마을에선 진작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지금도 당시 모습이 어제처럼 선연하다. 사방이 괴괴한 가운데 가게 문을 열고 나온 한 아주머니가 ‘좀비 개미’ 레이더에 포착됐다. 불문곡직 다가가 굴구이를 내달라 청했다. 아주머니는 ‘대략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선선히 가게 문을 열었다. 쫄쫄 굶은 기색이 역력한 이방인을 몰아낼 순 없었던 거다. 석화(石花)라고 했다. 돌에 붙은 꽃. 바닷가 펄 속 돌멩이에 붙어 있던 굴 종자가 겨울이 깊어져 갈수록 몸피를 확 키우는데 그게 꽃을 닮았다고 해서 이토록 낭만적인 이름이 붙었다. 한데 생김새가 불퉁스럽다. 꽃에 견주자니 도무지 언감생심이다. 반어법인가. 껍질 크기가 건장한 사내 주먹 가웃이나 되는 녀석도 있다. 허균의 1611년 작 ‘도문대작’에도 등장하는 걸 보면, ‘석화’란 어쩌면 우리 선조들이 굴의 맛에 얹은 상찬의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장흥의 맛은 대체로 직선적이다. 에두르는 법이 없다. 조미의 힘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더 높게 치는 듯하다. 장흥에서 굴구이로 이름난 곳은 용산면 남포마을과 관산읍 죽청마을 두 곳이다. 장흥 토박이 안병진(62)씨는 용산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전했다. 두 지역 간 거리는 멀지 않지만 먹는 방식은 다소 다르다. 현지인조차 두 지역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용산 쪽은 직화에 굽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쫀쫀하게 익은 굴을 소주와 함께 목으로 털어 넣는다. 박력 넘치는 맛이다. 하지만 자연산 굴이라 알도 잔 편이고, 짠맛도 강하다. 다소 쓴맛도 감돈다. 굴 껍데기에는 펄이 묻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도 용산 쪽을 선호하는 이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맛도 좋거니와 펄을 조금 먹는 것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석화가 자라는 곳은 남포마을 앞 기수역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몸을 섞는 곳. 남포마을 어촌계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장소다. 석화를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은 짧다. 굴 식용이 가능한 11월 말쯤에 문을 열고 3월쯤 닫는다. ‘사리’ 때처럼, 현지 표현으로 ‘물이 아주 많이 써는(썰물)’ 기간에만 작업할 수 있다. 썰물 전에 배를 가져가 대 놓고 캐낸 석화를 배에 옮긴 뒤, 밀물 때 다시 배를 가져 나오는 식이다. 관산 쪽은 주로 종패를 넣어 키운 양식 굴을 쓴다. 펄에서 채취한 굴에 비해 알도 크고 모양도 예쁘다. 당연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게 이 일대 주민들의 생각이다. 직화보다는 커다란 무쇠 불판에 올려 굽는 게 보편적이다. 맛은 한결 정돈된 편이다. 투박하지 않고 정갈하다. 장흥 읍내 몇몇 가게에서 내는 굴찜과 비슷하다. 요즘 용산 쪽에서도 무쇠 불판에 굽는 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아무래도 도시인의 입맛에 맞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사실 굴구이는 추억의 맛이 절반이다. 드럼통에 군고구마 식으로 구워 먹던 굴구이는 이제 기억 너머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남도 사람들은 맛에 관한 한 완벽을 추구하는 듯하다. 오래전 득량만의 한 여성 어민에게 들은 꼬막 이야기가 지금도 선연하다. 요즘은 듣기조차 힘든 ‘시집살이’가 흔하던 시절, 애써 삶은 꼬막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시어머니는 곧바로 마당에 내팽개쳤다고 한다. 그만큼 꼬막 삶기가 갯마을에서 중시되던 일상의 요리였다고 볼 여지도 조금은 있겠다. 사실 꼬막 삶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현지에서처럼 꽉 찬 맛을 실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초콜릿 빛깔 영롱한 속살이 부드럽게 톡 터질 때의 그 자연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 불가다. 이 맛을 기대하던 이에게 싱겁고 무미건조한 꼬막의 살이 전해졌을 때 엄습하는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만큼 귀한 대접을 받은 건 물론 참꼬막이다. 그만큼 값도 비싸다. 장흥 읍내 토요시장에서조차 1㎏에 3만 5000원을 웃돈다. 어민이 뻘배에 싣고 온 참꼬막을 현장에서 그물망째 싸게 사는 건 이제 옛일이 됐다. 요즘은 대도시의 거상들이 갯벌을 통째 입도선매해서 참꼬막을 유통한다. 누운 소도 벌떡 세우는 낙지… 어판장에서 싱싱한 맛 그대로 건강 앞세운 ‘참살이’ 관광상품… 마음건강치유센터 가 볼 만안중근 의사 위패 모신 해동사·동학혁명기념관도 필수 코스참꼬막과 새꼬막은 같은 돌조갯과이지만 맛도 모양도 퍽 다르다. 보통 껍질의 주름(방사륵)으로 구분한다. 참꼬막은 17~18개, 새꼬막은 두 배 가까운 30~34개의 주름살이 있다. 무엇보다 맛의 차이가 크다. 새꼬막이 고소하고 정갈한 맛을 가졌다고는 하나, 소설가 조정래가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간간하면서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다고 표현한 참꼬막의 맛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매생잇국 이야기도 애잔하다. 며느리가 들여온 시어머니의 아침상. 매생잇국이 놓여 있다. 매생이는 팔팔 끓여도 김이 나지 않는다. 며느리가 시침 뚝 떼고 있는 사이, 시어머니가 한술 떠 입에 넣자마자 입천장을 확 데고 만다. 이처럼 며느리는 한 풀고, 술꾼들은 꼬인 아침 속을 푸는 게 매생이다. 매생이는 12~2월 아주 추운 겨울에 잠깐 나타나 담백한 제 몸맛을 알려 주고는 금세 사라진다. 그러니까 지금은 매생이가 거의 끝물이다. 장흥 매생이는 대덕읍 내저마을에서 난 것을 으뜸으로 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생이 양식이 시작됐다는 곳이다. 매생이는 파도가 잦아지는 굽은 곳, 바닷물과 민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에서 잘 자란다. 항아리 형태의 내저마을 앞바다는 이 같은 조건의 최적지로 꼽힌다. 내저마을 앞의 둥근 만 전체가 매생이 양식발로 가득하다. 비슷해 보여도 진자리와 마른자리의 구분이 엄연하다. 좋은 자리는 만의 가운데다. 해서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양식발 놓는 자리를 번갈아 옮긴다. 이웃한 지방자치단체들에도 물론 매생이 양식장은 있다. 하지만 “바닷물에 잠겼다 빠지기를 반복하며 익어가는 곳은 장흥 내저마을뿐”이라는 게 이 지역 사람들의 주장이다. 맛도 장흥산이 독보적이라는데, 글쎄 이는 여행자들이 판단할 몫이겠다. 내저마을 인근 대덕시장에 매생이죽, 떡국 등을 내는 집들이 많다. 드러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낙지도 제철이다. 장흥은 우리나라 낙지 생산 1번지다. 회진면 대리의 수산물어판장에서 매일 아침 8시쯤 경매가 이뤄진다. 초고추장만 사 가면 그 자리에서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다. 토요시장에서도 싱싱한 놈으로 살 수 있다. 해마다 설, 한가위 등 명절 전에는 구매 가격이 일정 액수를 넘을 경우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혜택이 꽤 쏠쏠하다. 요즘 장흥군이 부쩍 공을 들이는 관광 분야가 ‘참살이’, 이른바 웰니스다. 장흥의 랜드마크인 편백숲 우드랜드 말고도 건강 콘텐츠를 지향하는 공간이 꽤 늘었다. 안양면 마음건강치유센터는 지난해 전남도 우수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원광대 장흥통합의료병원 2층에 조성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설립됐다. 한의학 기반의 체험형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읍내엔 장흥힐링테라피센터가 있다. 자연, 약초, 전통을 기반으로 한 치유 체험 공간이다.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다. 장흥 끝자락인 삼산리 정남진 전망대(126타워) 인근엔 대중스타조각공원이 조성됐다. 전망대에서 맞는 해돋이 풍경도 장관이다. 읍내 외곽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도 필수 방문 코스다. 동학혁명 4대 전적지 중 하나이자 최대·최후 격전지였던 석대들 일대에 조성됐다. 팬데믹 시기에 문을 열어 아직 입소문이 덜 났을 뿐, 볼거리가 꽤 있다.
  • ‘눈 뜨고 코 베이징’ 판정 사라져서?… 중국 金 9→0, 일본 메달 19개 최다

    ‘눈 뜨고 코 베이징’ 판정 사라져서?… 중국 金 9→0, 일본 메달 19개 최다

    일본, 베이징 때 18개 메달 넘어서한국, 쇼트트랙 부진 金 3 확보 난항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중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을 깬 반면 한국과 중국은 부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일본 다카기 미호, 사토 아야노, 노아케 하나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일본은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따며 2022년 베이징 대회 때 기록한 총 18개 메달(금3·은6·동9)을 넘어서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인 19개 메달 기록을 썼다. 일본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고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금메달 27개로 미국(39개), 중국(38개)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했던 일본은 2024년 파리 대회에서도 종합 3위 자리를 지키는 등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 차원의 적절한 정책 지원과 탄탄한 체육교육 및 생활체육 저변이 맞물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는 구조다. 반면 4년 전 베이징에서 초반부터 금메달을 수확하며 총 9개를 따냈던 중국은 이날 뒤늦게 슬로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에어리얼에서 금메달을 신고했다. 한국 팬들로부터 ‘눈 뜨고 코 베이징’이란 오명을 얻을 정도로 안방에서 노골적인 편파 판정을 등에 업고 성적을 냈지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타국에서는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형국이다. 기대가 컸던 쇼트트랙 대표 린샤오쥔(임효준)이 힘을 쓰지 못한 여파도 있다. 2018년 평창 대회 1500m 왕좌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 남자 1500m와 1000m 모두 준준결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반품하라”, “귀화 자금 토해내라” 등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도 상황은 좋지 않다. 최가온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기대했던 쇼트트랙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서 목표했던 금 3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쇼트트랙 단체전과 여자 1500m 등이 최종 성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너는 기적의 사람(나태주 글, 릴리아 그림, 그린북) “하루하루 살다 보면, 즐거운 마음, 좋은 마음이 점점 커지니, 그러면 365개의 새로운 날이 한 해의 끝에서 다시 올 테니, 365개의 태양과 365개의 달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별을 담은 새로운 한 해가 기적처럼 너에게 또 올 테니, 새해는 너와 내가 함께 하는 기적 그 기적을 사랑으로 알고 맞이하는 너는 기적의 사람” 나태주 시인이 새해의 문을 열며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그림책.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전해지는 재해와 사건들은 오늘의 어린이에게 이전 세대와는 다른 종류의 불안과 피로를 남긴다. 책은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지탱해 줄 언어를 제시한다. 44쪽, 1만 6800원. 마녀재판의 변호인(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톰캣) “난 마녀였다. 마을 사람들이 마녀라고 욕하고, 사법관이 자백하라고 밤낮없이 심문하자 여자는 점차 긴가민가해졌다. 어쩌면 자신이 마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리를 스쳤고, 그럴 때마다 감옥 속에서 공포에 몸을 떨었다.” 중세 유럽이 무대인 법정 미스터리 소설. 99.99% 패소율을 기록한다는 마녀재판과 당사자, 변호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스터리 소설의 본질인 ‘재미’에 충실한 장편이다. 증거는 없고, 논리는 배척하고, 오직 편견과 광기만으로 사람을 죽였던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데자뷔를 느끼지 않는 이는 없을 듯. 384쪽, 1만 8000원. 상실(나탈리아 쇼스타크, 정보라 옮김, 스프링) “말을 하려고 하면 목구멍이 건조해지면서 까끌해졌다. 혀가 입천장에서 제자리 돌기를 해 도무지 시동을 걸 수가 없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후벼 파도록 주먹을 꽉 쥐고, 손가락 끝의 거스러미를 피가 날 때까지 뜯어내도 목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폴란드 일간지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여성 3대 이야기. 아버지의 빚 때문에 가정이 붕괴되면서 할머니 댁에 얹혀살게 된 십대 소녀 마리안나, 돈 벌러 해외에 나가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아이들 생각뿐인 엄마 한나,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할머니 알리치아 등 세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고 정밀하게 그려낸다. 376쪽, 1만 8000원.
  • 경제 앞세운 ‘센 보수’… 젊은층도 무당파도 ‘사나마니아’ 됐다

    경제 앞세운 ‘센 보수’… 젊은층도 무당파도 ‘사나마니아’ 됐다

    최초 여성 총리·강한 리더십 인기민감한 안보보다 경제 정책 집중투자 확대·소득 개선 기대감 커져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중의원 총선 압승을 통해 단숨에 정치 주도권을 장악했다. 역사적 승리의 배경에는 여성 총리라는 신선함, 강한 리더십에 대한 젊은층의 기대, 핵심 공약인 경제 메시지의 유효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쇄신 이미지를 연출하며 자민당 압승을 이끌었다”며 “전통적 보수층뿐 아니라 무당파층까지 흡수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자민당이 접전 지역구에서 ‘다카이치 인기’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해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선거는 ‘다카이치 열풍’ 양상으로 전개됐다. 유세 현장과 온라인에서 확대된 개인 인기와 노출 효과가 부동층 일부를 자민당 후보 지지로 이동시키는 촉매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유세 현장에는 아이돌 공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고, 자민당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다카이치 총재 메시지’ 영상은 정치 콘텐츠로는 이례적으로 조회 수 1억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짧은 선거 일정 속에서 논쟁을 최소화한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다카이치 총리는 민감한 안보 정책이나 소비세 감세 논쟁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경제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자민당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정치자금 비자금 문제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관련 논란은 선거 과정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정책 요인도 표심 결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내세운 ‘책임 있는 적극 재정’ 구호가 고물가 부담 속 생활 안정 기대를 자극하며 정책 선택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성장 투자 확대와 소득 개선 기대가 지지 확대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강경 보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다카이치 총리의 전략은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으로 분산됐던 보수층을 재결집하고 일부 청년층의 지지를 다시 흡수했다. 특히 그가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점은 안보 의식이 높은 유권자층 결집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최대 야당인 중도개혁연합은 조직 결속 부족과 전략 부재 속에 붕괴 수준의 패배를 기록했다. 정치적 결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에 돌입했고 창당 시점도 늦어 기존 지지층을 파고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민당은 비례대표 후보 부족으로 확보 가능한 14석을 다른 당에 넘기게 됐다. 일본은 후보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제도를 택하고 있어 지역구 당선자가 많아질 경우 비례 명부가 바닥나는 구조다. 후보 공백이 없었다면 의석은 330석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엄마와 동생 구하려…4시간 동안 쉬지 않고 헤엄쳐 가족 살린 13세 소년 [월드피플+]

    엄마와 동생 구하려…4시간 동안 쉬지 않고 헤엄쳐 가족 살린 13세 소년 [월드피플+]

    호주의 13세 소년이 4시간 동안 무려 4㎞를 헤엄쳐 가족을 구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목숨을 걸고 헤엄쳐 바다에 조난된 엄마와 두 동생을 구한 오스틴 애플비(13)의 사연을 보도했다. 한 가족에게 비극이 될 뻔한 사고는 지난달 30일 서호주 퀸달럽 인근 해안에서 벌어졌다. 당시 엄마 조앤과 오스틴 그리고 각각 12세, 8세인 두 동생은 카약과 패들보드를 타고 놀던 중 강한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 점점 먼 바다로 떠내려갔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상황으로 가족은 휴대전화는 물론 물과 음식 등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생사의 위기감을 느낀 엄마 조앤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는 “파도가 거칠어지면서 카약이 뒤집혔고 점점 더 먼 바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면서 “오스틴에게 해안으로 가 구조 요청을 하라는 힘든 결정을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을 바다에 두고 홀로 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보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가족의 생사는 어린 오스틴에게 달린 상황이 됐다. 이에 오스틴은 수영에 방해되는 구명조끼까지 벗어 던지고 용감하게 해안까지 헤엄쳐가기 시작했다. 오스틴은 “그저 계속 헤엄쳐야 한다고만 반복적으로 다짐했다”면서 “너무나 힘들었지만 머릿속에 가장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앞으로 나아갔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거센 물길을 헤친 오스틴은 4㎞를 4시간 동안 헤엄쳐 육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2㎞ 거리의 숙소까지 뛰어간 그는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구조대에 신고하고는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팀은 헬리콥터를 띄워 해안에서 약 14㎞ 떨어진 바다 위에 표류 중인 오스틴 가족을 무사히 구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팀은 “오스틴이 사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준 덕분에 어렵지 않게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해안까지 헤엄을 친 것은 정말 초인적인 행동”이라며 놀라워했다. 로저 쿡 서호주 총리 역시 “진정한 영웅”이라면서 “어린 나이의 오스틴이 놀라운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칭송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오스틴은 정작 “스스로 영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 장동혁 “李대통령, 민주당 ‘2인자 싸움’ 분노 만만한 중산층에”

    장동혁 “李대통령, 민주당 ‘2인자 싸움’ 분노 만만한 중산층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요즘 참으로 조바심이 나시는 모양”이라며 “관세 장벽은 높고, 당내 2인자 싸움은 사생결단이니 그 분노의 화살을 돌릴 만만한 곳이 결국 집 가진 중산층뿐이었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들에게 ‘최후통첩’한 것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과 연결 지은 것이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주식이 좀 올랐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을 대통령님의 의지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그 대담한 착각에 맞서기엔, 제가 지금 단식 후유증으로 체력이 달린다”며 “대통령님의 그 기적 같은 논리가 외경스럽다”고 했다. 장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님’이라고 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장 대표는 또 “저는 이제 이 소모적인 말다툼에서 물러나겠다”며 “이제 대통령님이 원하시는 대로 ‘마이웨이’ 하시라”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말릴 힘도, 말릴 마음도 없다”며 “대통령님의 그 억강부약, 대동 세상의 칼춤이 중산층의 삶을 어디까지 흔들어놓을지, 그 기본사회 실험의 결말을 국민과 함께 직관하겠다. 성공하시길 빌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시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대통령님의 발등을 찍을 때, 그때는 부디 ‘입법 불비’니 하는 남 탓은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법조 AI 스터디할 사람?” 불안한 변호사들 80여명 줄 섰다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법조 AI 스터디할 사람?” 불안한 변호사들 80여명 줄 섰다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시간 단위 계약 ‘긱 이코노미’ 기반제3의 법조인 넘쳐나는 시대 올 것 80명 이상의 청년 변호사가 2023년 AI 스터디그룹에 결집한 원동력은 위기감이었다. 법조계에 몰아칠 AI의 파도를 예견한 추다은(39·변시 8회) 변호사는 구명정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쾌속선을 건조하며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추 변호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저연차 변호사들은 AI에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AI를 활용하는 변호사가 그렇지 않은 변호사를 밀어낼 것이라고 홍보했더니 동료 변호사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추 변호사는 2023년 로펌의 연봉 정보, 평가 등을 제공하는 변호사 커뮤니티 ‘김변호사’를 개설하고, 지난해 3월 ‘김변호사의 스마트한 AI 활용법’을 출간했다. 이달에는 같은 제목의 후속편을 내놨다. 1편은 청년, 2편은 개업 변호사용이다. 그는 ‘김변호사’에 대해 “변호사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성(姓)을 붙였다”면서 “업무 외 활동으로 고용주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 특이한 제 성을 감추려는 의도도 있었다(웃음)”고 털어놨다. 소형 로펌에 소속됐던 추 변호사는 ‘김변호사’ 회원이 5000명 수준까지 확장되면서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생존을 위해 ‘AI를 배우자’고 나서는 변호사도 늘고 있다. ‘김변호사’ 회원 80여명은 추 변호사의 주도하에 4주 커리큘럼의 AI 스터디에 참여했다. 추 변호사는 “사내 변호사로 일할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서비스인 ‘코파일럿’을 보고 ‘이대로 있으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 꼴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책을 집필한 배경에 대해선 “학교 공부에 더해 시대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AI를 쫓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추 변호사는 법률 시장에 AI가 일반화되면서 업무 효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변호사 개인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식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미 AI가 저연차 변호사 4~5명의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라 각 분야의 변호사들이 대형 로펌 밖으로 나오는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관건은 마케팅인데, 그들의 전문성을 묶어 의뢰인과 연결하는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사·검사·변호사가 아닌 ‘제3의 법조인’이 넘쳐나는 시대도 예고됐다. 현재 학계나 대기업 법무팀에 국한돼 있으나 앞으론 그 형태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추 변호사의 전망이다. 그는 “변호사가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프리랜서처럼 시간 단위로 계약하는 ‘긱 이코노미’가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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