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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성 노사분규속의 부국없다

    오늘날과 같은 무한경쟁시대에서 한 나라의 경제가 국제화·개방화의 거센 파도를 헤쳐가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업평화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때문에 기업주는 물론 근로자들도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을 의식해서 자제력을 발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와 화해분위기를 조성해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도 별로 없고 산업기술수준도 크게 뛰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대기업근로자들의 장기 불법·부당파업으로 국가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조성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더욱이 일부 대기업의 파업근로자들은 운동권학생들의 데모에 합류하는등 쟁의양상이 노사간 협상차원을 넘어 이념투쟁으로 변질되는 조짐까지 보임으로써 적잖은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마저 보이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몇몇 대기업 노사분규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며 극렬한 악성노사분규의 종식이 경제활성화와 국가사회안정에 불가결한 요소임을 잘 알고 있는 국민 모두의 바람을 헤아린 경고라 할 수 있다. 노사분규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의지와 관련,업계는 직장폐쇄와 노조불법쟁의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노사협상문화가 정착되기를 촉구한다.또 「특단의 조치」가 아니더라도 노조지도자들은 더이상 이념을 내세우는 분규행태를 취하거나 불순세력에 의해 조종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이들은 또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증가율을 웃도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근로자들과 우리의 국민경제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자신들에게 묻는 자성의 시간을 갖도록 당부하고 싶다. 기업주들도 노사분규가 발생하면 공권력이 개입해서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속에서 성의없이 방관하는 자세를 결코 취해선 안될 것이다.고의적으로 협상을 장기화하고노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 긴급조정권 발동과 같은 정부조치로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경제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악성노사분규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충분히 감내하면서 경제부국이 되는 사례는 찾을 수 없다. 김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영국의 대처수상은 전쟁을 치르듯 노조파업문제를 해결했다.그렇지 않고서는 경제를 살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우리의 노조지도자들이 되새겨야 할 일이다.
  • 예전과 다른 피서/박영(굄돌)

    몇년래 보기 드문 더위이다.그래 그런지 해결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더위로부터 도망갈 궁리만 하게 된다.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만 꿈꾸고 있다.공항도 버스터미널도 그래서 만원 아닐까.어디론가 멀리 달아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 아닐까.하긴 찾아간 그곳도 덥기는 마찬가지일지 모르는데. 냉방시설이 잘 돼 있는 음식점,카페,사무실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어쩌면 실내에서는 그다지 더위를 못느낄지도 모른다.그러나 대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기를 멈추지 않는다. 무더위를 푸념하면서 매미울음소리 들리는 시골 들판과 느릅나무아래의 그늘을 떠올린다.방학이면 시골의 친척집에 가 커다란 나무아래서 뛰놀던 추억.동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삼베옷 입고 부채를 살랑거리며 땀띠난 손자의 등을 쓸어주던 모습들이 떠오른다.발가벗고 냇가에서 미역감고 송사리를 잡으며 뛰어다니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아니 요즘 사람들은 괌이나 사이판,하와이 등지로 피서여행을 간다고 한다.아이들도 방학을 기다려 잡지나 TV에서 보았던 외국의 풍물을 고대하면서 부모의 휴가철에 맞춰 외국여행을 기다린다. 김일성의 사망소식이 핫뉴스로 다가온 이 여름.김포공항에 아이,어른 할 것없이 피서여행의 줄을 이을 광경을 상상하면서 되새겨본다.이제는 시골집에서 서늘한 고목나무 그늘과 노인들의 부채바람,시냇물 등으로 여름방학의 추억을 만들던 시대는 사라졌는가고. 하루종일 냉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에어컨병에 시달린다고도 한다.나 역시 마찬가지다.예의범절 때문이 아니고 냉방에서의 찬 공기가 닿으면 시려서 난 꼭 스타킹을 싣는다.실내에서는 차가운 공기가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풍경,형태속에서 더위를 찾고 있다.
  • 이스탄불/처녀의 탑(아랍서 지중해까지:8)

    ◎바다위 돌탑… 안개에 싸여 “섬뜩”/아테네때 조망대로 건립… 콘스탄티누스대제의 딸이 뱀에 물려죽은 전설 간직 이스탄불의 서안에 있는 돌마바체궁전 앞에서 그 탑을 처음 보았을 때 마음이 이상하게 섬뜩했다.탑은 이스탄불의 동안인 위스퀴다르지역의 바다 한가운데 희뿌연 안개를 휘감고 솟아 있었다. 궁전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의 설명에 의하면 터키말로 「KizKulesi·처녀의 탑」으로 불리는 그 탑은 본래 아테네의 알키비아데스에 의해 살라케해안의 조망대로 세워졌으나 1857년이후 지금까지는 등대로 이용되어왔다고 한다.하지만 그 설명은 내 마음을 스친 섬뜩한 신비감과는 무관한 듯했다. 그뒤 탑은 두번다시 내 앞에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다.마치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듯. 우리가 탁심거리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이 도시에 와서 무기같은 것이 내 속에서 깨어나는 것을 느껴요.저것이 눈앞에 보이는 것인가 하고 보노라면,그 너머에서 또다른 환영이 어른거려요.시공의 음영속으로 마음이 휙휙 감기는 기분이랄까」 내 얘기는 일행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사실 내 얘기는 주변분위기와 아주 동떨어진 것이었다. ○1백40년간 등대로 터키의 젊은 남녀들은 튀김닭이나 감자칩을 씹으며 콜라컵에 꽂힌 스트로를 빨면서 미국팝송에 맞추어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창밖으로 붉은 색의 이층버스와 노란색의 택시들이 줄지어 지나다녔고,어느 빌딩의 외벽에 설치된 실물모양의 대형넥타이는 이제 이스탄불이 더이상 코란을 정신적 지주로 삼지 않는다는 전시같았다(물론 지금도 이슬람은 여러 민족의 피가 뒤섞인 터키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동질성이다). 케말 아타튀르크는 연합군으로부터 자주권을 챙취한 뒤 서구화에 박차를 가했다.그는 이슬람계파에게 재갈을 물린 반면 라틴알파벳의 표기를 의무화했고,여성들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했다. 케말이 사망한 지 56년이 지난 오늘 대부분의 터키국민들은 그가 회교정통파들에게 맞서 자본주의경제이념을 받아들임으로써 터키의 경제사정이 다소나마 나아졌다고 믿고 있었다. 「돈이 조금 더 많아지면 그만큼 생활이나아지는 것이다」 대낮에도 탁심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그러나 정작 상점안에는 주인들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레신호텔의 수납일을 보는 타신씨에 의하면 최근들어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불경기라고 했다.쿠르드족의 폭탄테러로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때문이다. 로터리에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젊은이중 한 사람에게 테이프가게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고 나서 양품점의 상호가 찍힌 카드를 내밀었다.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사뭇 신사답게 돌아선 그가,일행들이 터키의 민속음악테이프를 고르는 꽤 긴 시간 상점앞에 서 있었다. 탁심거리를 메운 인파중에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시골청년이라고 한다.말쑥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두리번거리며 관광객을 찾고 있었다.상점에 손님을 끌어다주고 받는 약간의 돈이 그들의 벌이였다. 이 거리에서 고도 이스탄불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협궤를 오가는 백년 나이의 전차뿐이었다. 그런데카데시로 불리는 전찻길주변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어느 샛길에서 「처녀의 탑」이 돌연 우리 앞에 나타났다. ○탁심가 인파 가득 저녁식사후 영화칼럼을 쓰는 L씨의 제의로 터키영화를 보기로 했다.영화관을 찾는 일은 마치 미로를 더듬는거나 다름없었다.길을 묻고 또 물어 골목 깊숙이 파묻혀 있는 영화관에 찾아가보기를 서너차례,그렇게 어렵게 찾아간 영화관에서는 「필라델피아」 「피아노」 「쉰들러 리스트」같은 미국영화 일색이었다.그중에 아무거나 한 편을 보아도 좋으련만 L씨는 한사코 터키영화여야 한다고 우겼다. 길도 꼬불꼬불,L씨의 막무가내의 고집까지도 가세해 선자리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깊숙한 미로 한복판… 언제부턴가 영화간판들,불이 환하게 밝혀진 텅빈 로비,행인들이 주고받는 이방의 언어,어둠속에서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들이 실제이면서 환영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생시가 아니라 꿈속 같다.나의 몽롱한 의식속으로 한 남자가 푸른 물길 저편에서 노란 노를 저어오고 있었다.그는 자주빛 소파에 앉은 채로 노를저어왔다.나는 그 괴상한 포스터 앞에서 한동안 발이 묶여 있었다.내 의식은 그가 노를 저어오는 푸른 물빛으로 물들었다. 블루,블루,여기는 어디일까.그로부터 얼마 뒤였다.우리가 여러번 지나친 골목 한가운데서 짙은 블루 색조의 영화포스터 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Kiz Kulesiasi klari(처녀의 탑으로)」 농염한 키스신을 클로즈업시킨 그 영화의 제목이었다. 갈라타다리를 건너거나 해안을 지나칠 때마다 줄곧 찾아도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린 듯 다시는 나타나지 않던 탑. 그럴 법했다.그것은 미로 깊숙한 데서 길을 잃어버릴 때만 나타나는 전설이었다. 콘스탄틴대제에게는 몹시 사랑하는 딸이 하나 있었다.왕은 그 딸이 뱀에게 물려 죽게 된다는 얘길 듣고 딸을 탑으로 피신시켰다.왕은 그 탑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뱀이 접근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그러나 뭍에서 가져간 과일바구니 속에 숨어 있던 뱀이 물어 공주는 목숨을 잃었다. 오스만시대에 나무로 재건축된 이 탑은 화재로 타버린 뒤 아메드3세때 돌로 다시 복구되었다. 영화관안은 물이 가득 찬 수조를 연상시켰다.커튼도,의자도,바닥도 모두 청색이었다.아들의 부축을 받고 머리 흰 노인이 천천히,아주 천천히 푸른 통로 사이로 걸어왔다.관객은 열 사람 남짓했다. 청색커튼이 미끄러지듯 양쪽으로 갈라지며 하얀 스크린이 나타났다.바깥세계와 전혀 다른 시간이 열린 것이다.40대의 남자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가고 있다.바다에는 비바람이 불어 파도가 뱃전을 때린다.남자는 오래된 탑의 모형을 소중하게 들고 있다.사공이 남자를 등대에 내려주고 뭍으로 돌아간다.남자는 등대꼭대기에 있는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오래전부터 비어 있은 듯 그 방에 있는 모든 것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녹이 슨 철침대,침대옆 벽에 걸려 있는 등대지기의 제복·모자,침대아래 놓여 있는 신발·벽거울·책상과 걸상… 모든 것이 등대지기가 살아 있을 때 그대로다. 남자는 모형을 책상위에 내려놓고 서랍을 열어본다.오래전 날짜의 소인이 찍힌 엽서 한장과 일기장. 남자가 일기장을 펼치자 내레이션이 깔린다(터키말이므로 뜻을 알 수 없다.그러나짐작컨대 그의 딸에 관한 얘기인듯).남자는 일기장을 반쯤 읽다 말고 자기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본다.거울에 나타난 얼굴은 그가 아니라 오래전에 사망한 등대지기다.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 남자는 등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등대지기의 환영을 계속 뒤쫓는다.환영을 쫓는 사이 남자는 환생한 등대지기로 바뀐다. ○오스만때 재건축 그러자 그의 발길은 저절로 탑의 구석에 있는 하나의 방으로 이끌려간다.그 방의 문에는 녹슨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자물쇠를 부수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간다.그 방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기미가 역력하다.푸른 시트가 덮여 있는 커다란 침대,촛농이 흐른 두개의 촛대,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그림.나신의 처녀가 횃불을 높이 쳐들고 어두운 바다를 비추고 있는데,나신의 남자가 등대를 향해 기를 쓰고 헤엄쳐가고 있다. 뭍에서는 등대지기의 딸이 어머니 몰래 집을 나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간다.그녀는 등대로 올라서자 횃불을 켜들고 바다를 비춘다.마치 남자가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남자는 바다를 헤엄쳐 등대에 이르러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처녀는 이전에 그래왔듯이 촛대에 불을 붙인다. 딸과 아버지의 정사. 등대지기의 제복을 입고 남자는 집(등대지기집)으로 돌아간다.그의 아내가 남편의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키다가 분통을 터뜨린다.집을 나가서 그동안 무얼 하다가 이제서야 돌아오느냐고.아내는 분을 참지 못해 뜨거운 물 한바가지를 그의 국부에다 끼얹는다. 그후에도 두 사람은 등대에서 만나 정사를 계속한다.어느날 딸에게 생긴 남자 때문에 둘은 심하게 다투던중 촛불을 쓰러뜨려 방이 불에 탄다. 등대는 그후부터 어둠에 잠기고 다시는 불을 밝히지 않는 등대가 된다. 청색커튼이 열릴 때처럼 그렇게 천천히 일마즈 귀니감독의 이름 위로 닫혔다.
  • 마늘2만t·양파3만t 연말까지 추가 수입

    농림수산부는 14일 수급 안정을 위해 마늘 2만t과 양파 3만t을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 농수산물 가격 안정기금 5백50억원으로 유통공사를 통해 중국과 미국 및 네덜란드에서 들여온다.수입량의 절반은 도매시장에 상장하고,나머지는 1㎏ 또는 3㎏으로 나눠 포장,시중가격의 70%로 소비자에게 직접 팔 계획이다. 농림수산부는 이에 앞서 지난 달 27일 마늘 3만t과 양파 1만5천t을 7월 말부터 8월까지 긴급 수입하기로 했었다.따라서 수입물량은 마늘 5만t과 양파 4만5천t으로 늘어난다.지난 해의 수입량은 마늘 8천t,양파 1만7천t이었다. 올해 마늘의 생산량은 지난 해보다 7.8%가 준 36만2천t으로 45만t인 수요량보다 8만8천t이,양파도 수요량 59만t에 생산량은 지난 해보다 2.7%가 준 54만1천t으로 4만9천t이 각각 모자란다. 14일 서울 가락시장의 도매가격은 마늘이 ㎏당 2천5백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8백50원보다 2.9배,양파는 4백60원으로 1.6배가 각각 올랐다.
  • 실향민마을/“분단원흉 사라졌다” 막걸리파티

    ◎속초 아바이마을·철원 대마리 르포/“「일부국민 실망」 보도 도저히 이해안가”/“이제 멀잖아 고향방문길 열릴것” 기대 「내 잠시 다녀오지요」라는 한마디만을 남긴채 어스름 달빛을 밟고 고향땅을 떠난지 어언 반세기­한치라도 고향가까이에 머물고 싶은 비원을 안고 휴전선을 따라 만들어진 실향민촌 주민들의 얼굴마다에는 김일성이 죽었다는 소식에 한평생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리는듯 감회어린 표정이 역력했다. ▷속초아바이촌◁ 1·4후퇴때 원산과 함흥항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가 끝내 고향가는 길을 잃어버린 함경도 실향민들이 대거 몰려 살고 있는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속칭 「아바이」마을의 실향민들은 전날에 이어 10일에도 노인정에 모여 「김일성 사망」을 축하하는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함경도 북청이 고향으로 1·4후퇴때 부모님,아내와 4남매를 고스란히 두고 부산으로 왔다가 아바이촌에 정착했다는 조일랑할아버지(78)는 『김일성이 죽었다가 고향에 두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 솟구친다』며 멀리북쪽하늘로 시선을 모았다. 함경도 영흥이 고향이라는 아바이마을의 최연장 이춘섭할아버지(92)는 『하루에도 몇번씩 김일성을 저주해왔는데 하느님이 이제야 소원을 들어 주었다』며 『10살이나 아래인 김일성이 먼저 죽은 것은 「천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모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지 「또 고향가는 길이 물거품이 되는게 아니냐」는 탄식도 적지 않았다. 전날 정오뉴스에서 김일성 사망 소식을 처음듣고 고향사람들과 모여 만년한을 쏟아내기라도 하듯 통곡을 했다는 함경도 북청출신의 박춘심할머니(66)는 『김일성이가 죽어 혹시나 했던 이산가족의 고향방문길이 또 막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할아버지를 아바이라고 부른다해서 흔히 「아바이」로 통하는 이들 함경도출신 실향민 대부분은 『그래도 민족분단의 원흉이 죽었으니 고향에 돌아갈 날도 시간문제 아니겠느냐』며 이구동성으로 한결 마음은 가볍다고 말했다. 갈대만이 아무렇게 자라던 바닷가를 억척스레 보금자리로 탈바꿈시켜놓은 함경도 실향민들은 파도소리에 고향소식이 실려올까 해서 북풍한설을 마다하지 않고 창문을 북쪽 바닷가쪽으로 내놓고 살고 있다고 했다. ▷철원 대마리◁ 『진작 죽었어야할 위인이…』 혀를 끌끌차는 70대 촌로의 얼굴에 가득한 주름살이 분단반세기 인고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김일성주석 사망」소식 이틀째인 10일 낮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1,2리. 민통선 바로 남쪽 널따란 철원평야 한쪽에 자리잡은 아담한 이곳 마을주민들의 감회는 사뭇 남달랐다. 모두 2백여가구 1천여주민들 가운데 휴전선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 60여가구 4백여명.일부는 지금도 눈에 잡히는 철책선 바로 너머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함경도와 평안도에서 피란을 내려와 조금이라도 고향 가까운데 자리를 잡았다가 못돌아간 이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내 살아생전 김일성이 죽는 것을 보고 싶었다』는 이동윤옹(75)은 고향 함경남도 고산이 불과 40여리 지척이지만피란때 못모시고 내려온 어머니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휴전과 함께 빤히 바라보면서 못가는 고향에 더욱 속을 태운 김동래씨(50)는 『수년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이 가르쳐준 조상님의 산소 위치가 이젠 가물가물할 뿐』이라고 말한다. 『어렵사리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이 불투명하고 김일성사망에 일부 국민들이 실망한다는 보도를 우리는 의아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장마비를 맞으며 논물을 보러 나가던 실향민 이인성씨(64)는 『한반도 분단과 6·25전쟁의 원흉이 죽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 시속25㎞ 태풍 「팀」 북상/기상청,항해선박 주의 당부

    기상청은 10일 제5호 태풍 「팀」이 대만 남동쪽 약 3백50㎞ 해상에서 시속 25㎞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에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이날 상오6시 현재 북위 20.3도,동경 1백24도 대만 남동쪽 3백50㎞ 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11일 상오 6시에는 북위 22.8도,동경 1백21.2도 대만 남동해 해상을 중심으로 반경 1백50㎞ 이내가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측하고 중심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5m,중심기압 9백35hpa 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매우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있어 현재 필리핀 북쪽해상은 5∼10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으며 진행경로가 유동적인 만큼 인근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은 계속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 미그29기 판촉 열올리는 러시아/국가기구서 직접 세일즈

    ◎냉전시대의 적·우방국 무차별 공략/말련·인과 계약체결… 한국에도 손짓 「미그29기를 팝니다.외국합작선및 시장상담 환영.최고 6발의 공대공미사일·30㎜포·열추적공대지미사일 장착,최대 폭탄적재량 2t,전파도플러레이더·광학레이더·레이저방향탐지기 장착…」 한때 세계 제2의 군사강국으로 「지구의 절반」을 지배했던 러시아가 자신들이 개발한 최고의 전투기 미그29기 판매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하오 모스크바 시내 슬라비얀스카야 호텔에서는 모스크바항공기생산국(MAPO) 경영진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MAPO는 러시아의 모든 전투기·민간기의 생산·판매를 독점담당하는 국가기구로 최근 항공기의 해외판매와 관련된 전권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본격 판촉전에 나선 것이다.회견머리에는 대형 TV화면을 통해 미그29의 성능·제원·생산공정라인 등을 낱낱이 보여주기도 했다. 빅터 푸자노프 MAPO사장은 항공기 해외판매의 필요성과 회사재정난을 소상히 설명했다.90∼91년사이 70억달러에 달하던 무기판매수입이 92년 10억달러,93년 3억달러로 해마다 줄고 있다는 것.또 우수인력들이 열악한 대우때문에 계속 직장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MAPO의 평균임금은 월 22만루블(약 1백20달러)로 7월1일부터 이를 두배로 인상키로 했으나 역부족이라는 것이다.이에따라 공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외국 어떤 나라와도 판매상담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최근 말레이시아 인도등과 미그29기의 판매 및 부품생산 합작공장설립 협정을 맺은 사실도 소개했다. 러시아는 우리측에도 경협상환을 전투기를 비롯한 무기로 상계하자고 제의,몇차례 협상을 가진바 있다.푸자노프사장은 회견뒤 기자에게 한국과의 미그기 판매협상 내용을 소개하면서 『지난 2년사이 공군참모총장,합참의장,국방부협상단,군사연구소 전문가,대통령 보좌관등 한국대표단이 5차례 모스크바를 방문,구매협상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일류신140등 민간항공기 판매에 관한 한국과의 협상도 언급,『한국의 우수전자기술이 러시아의 항공기제작기술과 접목될 경우 완벽한 항공기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미가격·기술이전·부품공장설립 등에서 최상의 조건을 한국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냉전도 끝났는데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한국이 굳이 미국산전투기를 고집하는 점을 이해할수 없다는 말도 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구소련시절 항공기생산협정을 체결,자체 미그기 생산공장을 건설해 몇대 시험생산을 했으나 지금은 러시아로부터 기술 및 부품공급이 일체 중단된 상태라고 밝히고 『그러나 북한도 앞으로 경화로 구매를 원할 경우 다른 구매국들과 똑같이 대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전시대의 적·우군을 가리지 않고 돈만 되면 자신들의 최고병기를 팔겠다는 러시아의 입장은 인상적이다.우리도 가격·기술이전·전투능력 등을 감안,구매선 다변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 “인도적차원서「이산재회」실현에 전력”/김대통령­이북출신인사 대화록

    ◎서신 교환만이라도 이뤄지길 기대/가장 시급한건 남북의 동질성 회복 김영삼대통령은 4일 낮 이북5도민회 간부등 북한출신 인사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평양냉면으로 오찬을 나누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5도민의 성원을 당부했다. 다음은 주돈식대변인이 전한 오찬 대화요지. ▲강제문이북5도민연합회장=남북정상회담이 7천만 겨레가 바라는 결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5도민은 북한핵문제가 해결되고 실향민의 고향방문이 이뤄지기를 고대합니다만 이것이 안되면 최소한 이산가족의 서신교환이라도 이뤄지길 갈망합니다. ▲방준필황해도지사=이북5도청사에 북한관을 설치했습니다.앞으로 북한물산관도 설치할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환상적 통일은 허구 ▲안응모자유총연맹사무총장=환상적인 통일은 허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입니다.북을 자극하지 않고도 우리체제의 우월성을 북한에 인식시켜야 합니다. ▲조창석이산가족재회추진위부위원장=이산가족의 재회를 실천하기 위해 2천만명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미 1천만명의 서명을 달성했습니다.앞으로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장정렬평북지사=평북 정주출신인 김공집선생의 유해를 러시아로부터 봉환할수 있게 되어 도민일동은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진·선봉 진출 기대 ▲장문철함북도민회장=최근 함북의 나진과 선봉이 경제특구로 지정되고 개방이 된다고해 우리 도민은 누구보다 먼저 북한땅을 밟을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이곳에 기업을 진출시켜 고향에 가서 고향민들과 함께 일할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원식함남도민회장=실향민들은 최근 일부 과격학생들이 열차를 세우고 경찰을 폭행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북쪽이 노리는 후방교란행위가 아닌가 하는 우려와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철도파업의 배후가 없는지 철저히 수사하여 북한이 적화통일의 호기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성원땐 성공 ▲김대통령=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기로 한 것입니다.내가무슨 얘기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 내용을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한가지만은 말할수 있습니다.내 고향이 거제기 때문에 언제라도 갈 수 있지만 파도소리만 들어도 어렸을 때 생각이 문득문득 나는데 여러분은 고향에 얼마나 가고 싶겠습니까.인도적 입장에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이 문제만은 조건없는 회담이지만 중요한 의제의 하나로 제기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참된 자유속의 통일과 번영에 대한 염원이 강합니다.이산가족이 통칭 1천만명이라고 합니다.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수고를 잊을수 없습니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이 없어야 된다는 것과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이라는 기본입장하에 4각외교를 이뤄 왔습니다.국가발전에 앞장섰던 여러분의 성원과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성원을 보내면 남북정상회담은 반드시 성공할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공석 경어 사용… 친밀감표현땐 반말루/답변 곤란할때 임기응변도 뛰어난 편/김일성의 화술·회담진행 스타일 분단 반세기 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삼대통령의 카운터파트인 김일성주석의 대화술과 회담진행 스타일에 커다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남북 정상들의 얘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김주석은 지난 48년 9월 수상 취임으로 공식적인 1인자가 된 이래 지금까지 45년10개월이나 북한을 통치해오고 있으나 정작 그의 개인생활이나 습관 등이 베일에 가려있다는 사실 때문에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임기응변에 능한 노련한 화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주석의 대화스타일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공식석상에서의 대화때 구어체의 경어를 사용하면서도 친밀감을 표현할 때나 다른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경우 반말투나 반종지형의 어법을 잘 구사한다.지난 89년 방북했던 작가 황석영(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중)을 접견했을 때도 김주석은 한창 대화가 무르익자 예의 평안도 사투리의 반말을섞었다고 한다.그는 황씨의 소설 장길산을 읽었다며 호감을 표시하면서 『황동무,객지에선 잘 먹어야디.이 수박 들라구』라는 식의 말투를 썼다. 지난 90년 가네마루씨와 다나베씨를 단장으로하는 일본 자민당대표단과 사회당대표단의 방북때 이들을 접견한 김주석은 정중하다고만 할 수 없는 어투를 사용했다.즉 『조일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가네마루·다나베 두 선생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말을 평가한다고.공화국 인민을 대표해 감사한다고』라는 식의 반종지형 어투를 쓴 것이다. 이 말투는 통역을 겨냥해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북한방송에 일부 보도되면서 또 다른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김주석이 의도했든 안했든 북한주민들에겐 그가 이들 외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위」있는 인물로 부각된 것이다. 김주석은 또 답변이 곤란할 경우 임기응변으로 넘기는 노회함도 겸비하고 있다고 한다.방북한 한 일본인이 김주석에게 『김주석이 전주 김씨냐』면서 유교문화를 부르주아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북한체제에 걸맞지 않은 질문을 던지자 『조선 김씨』라고 웃어넘긴 사실이 단적인 사례다. 올해 82세의 노령인 그는 오른쪽 귀가 어두워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래도 잘 들리지 않을 경우 배석자에게 대화내용을 이따금 확인하기도 한다.지난 91년 문선명씨 일행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도중 문씨 말이 잘 들리지않자 『야,뭬라 기래』라고 외치는 바람에 배석했던 김영남외교부장이 두번이나 큰 소리로 반복해서 들려줬다는 일화도 있다.
  • 인간과 배와 바다/김용한 해양유물전시관·학예연구실장(굄돌)

    몇주전 목포의 바닷가에 새로 지은 국립해양유물전시관으로 이사를 했다.필자의 책상옆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어서 고개를 돌리면 바다가 한눈에 가득차고,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다내음과 파도소리는 일찍 찾아온 더위를 잊게해 준다.대도시의 답답한 빌딩 숲에서 여름을 나야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행복한 근무공간임을 자랑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연한 인연으로 나의 업이 되어버린 배,그 뱃소리를 간간이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의 3분의2는 바다로 되어있고 그 나머지 부분인 육지마저도 호수나 강들이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이 수역은 그 경계가 불명확해서 우기에는 유역이나 수로가 현저히 확장되기도 하는데,인류는 오래전부터 이 넓고 험악한 물과 싸우는 한편 이를 적절히 이용함으로써 환경을 개발하고 개척해 왔다.바다와 강은 인간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장벽이기도 했지만 또한 훌륭한 교통로로서,훌륭한 양식의 채집장으로서 커다란 신의 선물로 간주돼왔다. 고고학적인 근거에 의하면 기원전4만년이전에 이미 인간이 동남아시아로부터 호주까지 건너간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기원전 7천년께부터 지중해의 깊은 바다에서 고기잡이가 이뤄졌다는 증거도 나타난다.인류는 가축을 사육하고 농사를 짓고 그룻을 만들기 이전부터 배를 짓고 바다를 활용하는 지혜와 능력을 키워왔다.학자들에 의하면 배(선)라고 하는 수단은 인간 지각과 함께 발달해온 것이라 여겨지고 있다. 배의 역사는 인류의 자연극복과 개척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선박고고학이라는 새 분야가 자리잡아가고 있다.역사에 관심있는 우리 젊은 학도들중에 이 새로운 학문에 관심을 갖는 이가 많아졌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 목포삼학도 숨통 막는 폐선/현장고발:6(녹색환경가꾸자:60)

    ◎수십척 해안 점유… 녹물·폐유 흘러 “황폐화” 목포의 상징 삼학도가 썩어가고 있다. 연육공사로 볼품없는 육지의 꼬리부분이 돼버린 삼학도 앞바다에는 수십척의 폐선박들이 고철덩어리가 돼 이곳저곳 뒹굴고 있다.모래하역장옆으로 반쯤 가라앉은 폐선에선 파도가 밀려 올 때마다 시커먼 기름과 녹물이 흘러내리고 있다.고철덩어리가 군데 군데 쌓여 있고 주변에는 악취와 함께 생활쓰레기까지 뒤범벅이다. 바닷가로 길게 늘어선 영해동 주택가 진입로 길모퉁이엔 버려진 폐선박 1척이 시뻘건 녹물을 머금은채 길을 막고 서있다.폐선이 도로까지 점유하고 있다.저유탱크가 있는 길가엔 폐드럼통이 뒹굴고 있다. 진입로에서 30여m쯤 더 들어가면 주택가 바로 앞에서 50여척의 낡은 선박들을 수리를 하고 있으며 로프와 고철덩어리등 낡은 어구들이 무더기로 쌓여있다. 섬주민들은 이미 10여년전부터 이곳이 폐선박 하치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여기서 쏟아지는 각종 생활 쓰레기만도 하루 30여t.생활쓰레기가 이 정도니 폐어구나 고철까지 합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 될 것이라는게 주민들의 얘기다. 때문에 가장 손쉽고 가까운 쓰레기 매립장이 돼버린 삼학도 주변의 바다는 하루가 다르게 썩어가고 있다.20여척의 낡은 어선에서 흘러내리는 기름찌꺼기가 바닷물을 뒤덮고 있어 얼핏 보기에는 물웅덩이처럼 괸채 흐름이 멈춘 상태다. 목포시는 지난 90년 공원화계획만을 세워놓고 복원한다는 구상만 가지고 있을 뿐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한채 폐어선들에 대한 감독기관인 항만청만 나무라고 있다. 삼학도의 수난은 지난 61년 내삼학도와 용해동 갓바위를 잇는 길이 1천2백m의 방조제가 설치되면서 비롯됐다. 이어 3개 섬사이로 매립공사가 펼쳐져 65년 섬전체가 육지화 됐다. 이후 삼학도에는 어선수리소,저유시설,모래하역장등 부두시설이 속속 들어서 공원기능을 완전히 상실했고 연육공사로 바닷물이 환류되지 않아 내항오염을 부채질 하고 있다. 또 모래하역장과 무허가 중소공장까지 난립,공원의 기능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다. 삼학도 주민 박영심씨(50)는 『하루 20∼30여척의 배들이 이곳에 들어와 불법 수리를하고 있다』면서 『말뿐인 복원보다는 당장의 환경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목포시청은 『선박수리소가 대부분 영세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주민 2천1백명이 생활하고 있는 삼학도에는 전체면적 가운데 4만6천평이 공원지구,10만3천평이 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공공청사 4동,공장 18개,저유시설 9기,주택 7백62동이 들어서 있다.
  • 본사초청 모범용사들이 말하는 후방 5박6일

    ◎“산업현장서 호국일념 다졌다”/개혁바람속 변화의 분위기 실감/파업·시위는 안보 저해… 화합 아쉬워 ▷좌담참석자◁ △이수형소령(38·3군사령부) △김종배원사(49·공군 제111방공포병대대) △주영호원사(52·해군 제3함대사령부) △한광명원사(52·육군 제56사단) △이해우상사(48·해병2사단) △신영자중사(28·특전사 여군중대) 6·25 44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사가 초청한 국군모범용사와 배우자 1백20명은 지난 20일부터 5박6일동안의 산업시찰과 관광을 마치고 경주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뒤 25일부터 휴가길에 올랐다.제31회 모범용사 초청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좌담회를 마련,이들이 돌아본 후방에 대한 소감과 최근 북핵문제와 관련 고조되고 있는 전쟁위기와 함께 6·25를 맞는 용사들의 각오를 들어본다. ▲이수형소령=이번 행사는 저의 군생활동안 가장 자랑스럽게 기억될 것입니다.휴전선 철책에서,하늘에서,바다에서,산간오지에서 묵묵히 국토방위에 열중하고 있는 장기근속 하사관을 중심으로 31년째 이같은 행사를 마련해주고 있는 서울신문사에 대해 전 장병과 함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번 5박6일간의 행사가 육·해·공 전군에서 선발된 모범용사들이 모여 서로를 알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돼 더욱 뜻깊었고 군 사기진작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사회 전반에 걸쳐 개혁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우리들에게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이번 행사가 어렵게 생활하는 군인가족들에게도 많은 위안이 됐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따뜻한 환대 감사 ▲한광명원사=오늘이 제가 군생활을 시작한지 만 34년 10일째입니다.긴 군생활중 집사람과 함께 이처럼 마음놓고 여행을 즐겨본 적이 없었습니다.TV 등에서만 보아왔던 대통령과 국회의장·국방부장관 등 고위인사들이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데다 우리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많은 지원을 약속해줘 사기가 충천된 느낌입니다. 이같은 기회가 유능한 후배들에게도 계속 주어지길 바라고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후방의 국민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맡은 바 국토방위의 임무를 다하겠습니다. ▲주영호원사=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진 곳에서 31년동안 파도와 싸우며 지내왔는데 이번 모범용사 초청에서 어디를 가나 우리들을 환대해줘 얼떨떨한 느낌입니다.모범용사로 뽑혀 모처럼 아내와 여행도 함께 할수 있게돼 가장으로서의 체통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신영자중사=오는 12월 상사 진급대상으로 10년 동안의 군생활을 하면서 이 길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입니다.특히 승진과 보직 등에서 남자들과 전혀 차별없는 대우를 받고 있어 여군들의 사기는 의외로 높습니다. 최근에는 여군들에게 대학진학 기회도 주어지고 있어 자기실현 의지가 강한 여성들은 군에 입대,남성들과 당당히 능력을 겨뤄 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적격퇴 전투력 충분 ▲김종배원사=하늘의 불침범 역할을 하면서 30년 가까운 군생활동안 후회도 많았지만 서울신문사에서 우리의 고생을 알아주는 것 같아 무엇보다 고맙게 생각합니다.군부대에 돌아가 동료병사들에게 사회가 우리를잊지않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나라 공군력이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만큼 뛰어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북핵문제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지만 국민들은 우리를 믿고 국가건설과 생업에 열중하기를 바랍니다. ▲이해우상사=김영삼대통령의 말씀처럼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이 최선이지만 우리의 전투력은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충분히 적을 이길 수 있습니다.이곳에 모인 모범용사들은 모두 국가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충실하고 명예로운 군생활을 꾸려왔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 목숨을 바쳐 국토를 방위할 각오입니다.그러나 최근 일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호전성을 외면한 무분별한 시위가 격화되고 있어 민주통일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소령=이같은 북핵 위험속에 또 철도와 지하철의 파업까지 겹쳐 크게 걱정이 됩니다.그러나 창원공단 등지의 산업현장에서 땀흘리는 산업역군을 대하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 뿌듯한 자부심도 느꼈습니다.이번 행사로 얻은 산 경험을일선 전 장병들에게 알려 사기를 드높이는 한편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군사기 매우 높아 ▲김원사=문민정부 출범이후 군의 개혁과 함께 장기근속 하사관들에게 아파트를 공급해주는 등 처우가 크게 개선됐고 복무기간도 2∼3년 연장돼 군의 사기가 어느때보다 높습니다.구타가 완전히 없어지고 교육훈련 및 작업이 대부분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등 병영생활이 크게 달라지면서 전군의 전투력이 배가되고 있습니다.44년전 6·25때와는 군의 전투력이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져 국민들이 전적으로 우리를 신뢰해도 될 것입니다. ▲신중사=여군도 이제는 단순한 행정보조역에서 벗어나 전투·병참·군수·정보등 다양한 병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결혼을 앞둔 나이지만 결혼후에도 군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국가를 위해 계속 봉사할 생각입니다. ▲주원사=모든 군이 국민의 군대,민주군대로 거듭 태어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최근 일부대학생들의 과격시위 및 집단파업 등은 민주사회로 가는 과도기에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국민들의피해가 너무 클 뿐 아니라 국가안보에도 저해요소가 될 것입니다.언론에서 국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소령=서울신문사의 배려로 보낸 5박6일을 우리 모두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이 기간동안의 각종 경험을 각 부대에 돌아가 다른 전우들에게 알리고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전쟁 억제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투철한 안보의식과 사회기강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후방에 있는 국민들이 잊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 태평양 횡단중 조난/일본 요트인 부산에/화물선에 구조된 모로이씨

    ◎“생존 일념으로 석달 견뎌”/“하루 한끼에 빗물 받아 마셨다”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하다 폭풍우로 조난당한 뒤 1백여일동안 표류중이던 일본인 모로이 기요지씨(제정청이·56·오사카거주)가 한국으로 들어오던 화물선에 구조돼 17일 상오 부산 감천항에 입항,부인 지에코씨(42)·누나 마쓰이 다가코씨(61)와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이날 모로이씨는 텁수룩한 머리에 흰색 운동복과 청색바지를 입고 다소 지친듯한 표정이었으나 부산해운항만청 감천출장소를 가득 메운 취재진들에게 조난당시 상황과 표류일정등을 설명했다. ­실종당시 상황은. ▲출항 1개월여만인 지난 3월8일 폭풍우를 만났다.강풍이 불어 돛을 내리려고 하는데 큰 파도가 뱃전을 때려 몸중심을 잃고 바다에 떨어졌으나 필사적으로 헤엄쳐 다시 배로 올라갔다. ­표류기간동안 생활은. ▲배는 마스터가 부서지고 유리창이 파손됐으며 무전기도 손상돼 통신이 불가능했다. ­식량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오는 8월까지 견딜 수 있는 왕복항해 분량의 식량을 준비했었지만 언제 구조될지 몰라 하루 한끼씩만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식수가 부족해 빗물을 받아 마셨다. ­표류과정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가족들이었다.처와 자녀 5명의 얼굴은 한시도 잊지 않았다.표류기간이 길어질수록 억울해 죽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로이씨는 지난 2월초 일본 오사카항에서 요트 수텐도지호(10t)로 미국 LA까지 횡단하던중 지난 3월8일 하와이 북쪽 8백마일 해상에서 폭풍우로 조난,행방불명된 지 1백1일만인 지난 7일 조난해역에서 2천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던 빈센트선적 화물선 비엔나우드호(1만7천1백61t)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 베네치아의 유리산업(이탈리아 중소기업탐방:11)

    ◎“샹들리에는 세계적 수공예술품” 자랑/빛 투과성 높고 강도 일반유리의 배/8백년 전통비법에 현대기술접목/유리잔 13세기부터 수출… 오늘날엔 조명기구로 명성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3가지가 유명하다.미로 같은 수로위를 미끄러지듯이 오가는 「곤돌라」가 첫번째이고 바다 가재나 생선을 훈제한 해물요리가 두번째이다.또 하나는 「무라노」 유리로 불리는 유리제품이다. 이미 1200년대부터 수출을 할 만큼 이 곳 유리산업의 뿌리는 깊다.베네치아 공국은 일찍부터 상공업이 발달해 유리로 만든 잔이나 촛대,장식품들을 동아시아 지역까지 수출했다.그러나 잦은 전쟁으로 장인들이 죽고 화재가 빈번하자 당시 영주는 생산 비법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가까운 섬 「무라노」로 이주시켰다.이후 이들은 섬에 갇혀 대대로 유리제품만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무라노에 남아있는 유리 공장은 약 1백여개 남짓.대부분 2∼3명의 장인들이 전통 기법으로 조명기구나 거울,그릇,장식품 등을 만든다.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지만 실용적인 제품보다 다소 장식에 치우친 것이 많다.지금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곳이 많다.그러나 「무라노」란 명성은 건재하다. 이 곳에서 80년간 3대째 유리제품을 만드는 지노 마주카토씨는 『유리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지만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이 곳의 모든 업체가 문을 닫아도 「무라노」유리는 여전히 세계적인 제품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무라노가 이탈리아 유리 산업의 산파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무라노 섬에 모여 베네치아 근방에는 무라노의 명성을 바탕으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으로 응용하여 실용적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8백년간 섬에 갇힌 장인들의 한이 금세기 들어 「고향」인 베네치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또렷한 색채 특징 무라노 유리의 특징은 또렷한 색채에 있다.「사비아」란 모래를 프랑스에서 수입,1천2백도로 지핀 화덕 「포르노」에 끓인다.여기에다 색소를 적절히 배합,무라노만의 색깔을 낸다.검정색은 망간,파랑색은 코발트,노랑색은 카드뮴,초록색은 산,빨강색은 금을 색소로 넣는다. 이어양끝에 구멍이 뚫린 「칸네」라는 쇠파이프로 액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인 사비아를 건져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든다.입으로 불기도 하고 칼로 자르고 다듬으면서 불과 2분안에 하나의 완제품을 만든다.물론 간단한 관광용품에 한해서이다.대형 조명기구는 한달이 넘게 걸린다. 마주카토씨가 운영하는 유리 공장은 관광용 말이나 잔 등도 만들지만 주로 조명기구를 생산한다.호텔 라운지에 쓰이는 대형 샹들리에에서부터 침실용 소형 전등 등 모든 조명기구를 만든다.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리에다 조각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그는 『남들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선 안된다.무라노란 이름에 약간의 기술만 더하면 1천만원 이상의 값도 받을 수있다.일반적인 「무라노」 유리는 베네치아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곳에서 전등과 그릇을 생산,매년 4백만달러 가까이 수출하는 산드로 조르다니씨도 『생산 비법이 아직도 무라노 사람에게만 전해져 경쟁력이 있지만 앞으로는 전통 기법에 의존해서는 안된다.새로운 색채도 개발하고 실용성도 살려야 한다』며 『무라노의 유리를 모방한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제품과 차별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에 힘써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파도바의 노바라레시사는 지난 44년 밀라노에서 조명기구 수리소로 출발,50년 초부터 무라노 유리 제품을 조립해 조명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지난 72년 파도바에 유리 공장을 설립,본격적인 무라노 유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마르코 노바레시 사장은 『무라노 유리는 납을 섞는 크리스털보다 빛의 투명성이 높고 일반 유리보다 강도가 곱절 강해 일반 유리와 크리스털의 장점만을 섞은 것』이라며 『생산 기법은 무라노에서 직접 배워왔다』고 말했다. 조명기구는 제품을 보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산은 않지만 외국 유명 호텔에서 주문할 때는 특별히 만들어 준다고 한다.영국의 듀란트 호텔이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호텔,사우디아라비아의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샹들리에는 모두 이회사 제품이다.근로자는 모두 90명으로 지난해 1천만달러어치의 매출을 올렸다.최근에는 색채와 디자인을 다양하게 접합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부 도움 안바래 이탈리아 최대의 조명기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아르테미데사의 조반나 솔리나스 대외담당역은 『이탈리아 조명기구가 무라노 유리의 덕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조명기구에 쓰이는 유리는 무라노 것이 90% 이상이다』며 『그러나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데는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개발,그리고 매년 밀라노에서 열리는 피에라(전시회)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이 회사의 디자이너는 10명 안팎이다. 무라노에서 5대째 유리를 만드는 분뇨 올란디노씨는 『정부가 도움을 준 적은 한번도 없고 오히려 세금만 30% 이상 거둬갔다.지금도 마찬가지이다.업체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몸에 배었다.8백년 이상을 견뎌온 것도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 농어촌지원 실천이 중요하다(사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농어촌발전대책은 농어업의 경쟁력강화뿐 아니라 교육 연금 의료서비스등 생활환경 관련부문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서 농어촌을 쾌적한 삶의 터전으로 다시 가꿔내려는 각부처 공동의 강한 정책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물론 이번 대책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에 따른 시장개방으로 입는 농어민피해를 만족스럽게 보상할 수는 없다고 본다.그렇지만 범정부적으로 동원가능한 정책수단을 제시하고 농어민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농어촌활로개척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특히 농어촌학생의 대학특례입학허용 농어민연금제실시및 의료보험지원확대등과 같은 조치는 도시와의 형평성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결정에 대체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싶다.왜냐하면 그동안 우리의 농어촌은 공업위주의 산업발전전략에 희생되어 교육 의료 문화등 거의 모든 생활환경이 다른 도시지역보다 너무 뒤떨어졌고 농어촌에 사는 것 자체가 손해를 보는 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따라서 실의에 빠진 농어민에게 새 삶의 의지를 키워주고 돌아오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 취해지는 일부 특혜적 조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대할 것은 아닌듯 싶다. 다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의욕이 지나쳐서 대책내용들이 너무 많고 나열식이기 때문에 행여 추진과정에서 중심을 잃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실제로 지금까지 농어업관련 정부시책은 수없이 선보였지만 청사진의 모습들이 산만했던 데다 그 성과 또한 두드러진게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방시대의 전반적인 산업발전과 농어업의 연관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이 기대되는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또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돼온 농수축산물의 유통구조개선방안이나 농어업관련조직개혁등도 앞으로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할 과제임을 지적한다. 이와함께 우리는 농어민들에 대해서도 정부의 이같은 뒷받침속에 실의를 딛고 일어서서 새 농어촌을 가꾸는 주인의식으로 정신무장해 주기를 기대하고싶다.정부가 갖가지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자기실현의 의지가 부족하면 우리 농어촌은 발전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고 시장개방의 높은 파도를 헤쳐나가기 힘든 것이다. 우리는 또 이번 대책추진의 주요재원인 농어촌특별세가 결코 단순한 시혜적 용도에 쓰여서는 안되며 첨단기술의 영농도입등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돼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같은 목적세인 교육세 제도가 오랫동안 운용돼 왔음에도 교육환경이 별달리 개선되지 못한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바그다드·암만/고도 바그다드(아랍서 지중해까지:4)

    ◎라시드가엔 압바스왕조 체취 “물씬”/“세계최초 대학” 무스탄시리아 흑벽돌 건물은 정적속에 잠자는듯 「한번 티그리스 강물을 마신 사람은 다시 티그리스로 돌아오게 된다」 바그다드에는 이런 속설이 있다.이것은 그동안 이 도시를 침탈한 많은 정복자들이 자신들의 권토중래를 호언하는 뜻으로 퍼뜨린 말인지,혹은 단순히 바그다드의 매력만을 강조한 말인지 알 수가 없다.바그다드에는 많은 침입자들의 발자국이 남아있다.1258년 몽골군의 침략으로 압바스왕조의 화려했던 수도 바그다드는 모조리 불타버렸고 1393년엔 다시 티무르 세력에 의해,1534년엔 오스만 터키군단에 의해 파괴당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바그다드에 와서 압바스왕조의 화려한 문화를 고스란히 만나겠다는 사람은 분명 실망할 것이다.그러나 바그다드 중심부에 자리잡은 라시드거리에 가보면 압바스시대의 다양한 흔적을 만날수가 있다. 라시드거리는 압바스시대의 건물들과 풍물이 비교적 잘 보존된 유일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1359년 건축된 대상숙(대상숙)칸 마르잔,세계최초의대학이라 일컬어지는 무스탄시리아대학건물,구리 주전자등 전통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는 바자,그밖에 민속박물관과 14세기에 건축된 모스크도 있다. ○침입자들에 파손 대상숙 칸 마르잔은 1935년 복구되어 한때 박물관으로 쓰였으나 지금은 고급레스토랑으로 일반에게 개방되고 있었다.마침 점심때라 이왕이면 유서깊은 식당의 분위기와 맛을 음미하자는 생각으로 칸 마르잔을 찾아 들어갔다.침침한 계단을 내려가니 거대한 극장같은 홀 내부가 나왔다.마치 오늘의 극장식당 같은 구조를 갖고 있었다.식탁은 많은데 손님은 두세팀 뿐이고 머리에 하얀 캡을 쓴 종업원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메뉴를 청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그러나 종업원은 친절했고 인내심있게 기다려 주문을 받아갔다.이 식당은 바그다드 명물로 알려져 고위층들사이에는 외국의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곳으로도 이용되는 모양이다.그런데 식탁에 오른 까밥과 코르사,채소 샐러드의 맛에는 심오한 역사의 풍취같은 것은 없고 서민들 식당에서맛본 음식들과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다만 식당내부의 풍경에는 볼거리가 많았다.캐러밴의 숙소이자 거래처로 사용되던 시절에는 1층에 방이 스물두개,2층에 스물세개나 있었다고 한다.악사들이 연주하는 무대도 별도로 있는데 지금도 큰 연회가 있을때에는 음악이 연주된다.이 건물의 역사를 보관하고 알려주는 방이 한쪽 구석에 두개 마련되어 있는데 그곳에 대상들이 사용하던 카펫,구리로 만든 촛대와 주전자,복장등이 진열되어 있었다.그러나 대부분 복제품이 분명했다. ○음식점으로 사용 식사를 끝내고 종업원들의 정중한 전송을 받으며 밖으로 나왔는데 햇빛이 유난히 뜨거웠다.칸 마르잔에서는 아마 그곳을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 귀빈대우를 해주는 모양이다.어쨌거나 기분은 좋았다.식당에서 몇걸음 걷지않았는데 검은 차드르를 둘러 쓴 노파가 앞길을 막고 앉아 두손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이런 모습을 처음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중심가의 큰거리에서는 볼수 없지만 시장골목에서는 구걸하는 사람과 흔히 마주치곤 했다.대부분 여인들이다.이들은 차드르를 썼지만 형식일 뿐 얼굴을 모두 드러내고 있다.처음에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구걸이 허용되나하는 의문을 느꼈다.그러나 차츰 생각이 바뀌었다.그래도 구걸의 자유가 허용되는걸 보면 아직 이 사회에는 따뜻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수 있었다.상오에 호텔에서 나올때 아리따운 가이드 아가씨가 시내관광에 동행하겠다고 나섰다.여행사 가이드가 아니고 물론 문화부소속 직원이다. 『보여줘야 할 곳과 보여줄 수 없는 곳』이 그들에겐 분명있는 모양이다.보여줄 수 없는 것이 뭘까? 그런 궁금증을 느꼈는데 그 의문 한가지가 풀린 것 같았다.그 아가씨는 차에 좌석이 모자라 동행을 포기하고 말았었다. 시장골목에서 슈하다 다리쪽으로 걸어나오면 유명한 무스탄시리아대학 건물이 있다.입구에는 터번을 쓴 노인이 책상 하나를 놓고 지키고 있었다.이곳은 유료관람으로 입장권을 팔았다.그러나 넓지 않은 뜰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고 아치형 출입구가 유난히 많은 흙벽돌건물은 정적속에 잠자고 있었다.이 대학은 압바스왕조 37대 칼리프인 알 무스탄시르 빌라(1226∼1242년)에 의해 세워졌는데 당시엔 코란을 강의하는 신학대학이었으나 지금은 같은 이름으로 이라크 제일의 종합대학이 되어있다.건물도 물론 별도로 지어 사용하고 이곳은 다만 유적으로 남겨놓았을 뿐이었다.바그다드에 처음 왔을때 호텔에서 만났던 전직 주한대사 가잘씨는 동행했던 딸 로라가 바로 유서깊은 무스탄시리아 대학생이라고 우리에게 자랑했다.로라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아가씨였다.그녀는 예쁘고 특히 머리가 우수했는데 내가봤던 누구보다 로라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라시드거리의 시장에는 없는 물건이 없었다.시장은 넓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고 현대식 전자제품 가게에서 전통 향료 가게까지 그 구색도 아주 다양했다.곡물가게에는 쌀과 밀이 가득 쌓여있고 특히 대추야자 열매를 비롯,이름도 알수 없는 여러종류의 열매를 팔고 있는게 흥미로웠다. ○상점엔 손님없어 구두가게의 구두들은 하나같이 검은색 뿐인데 품질은 썩 좋지 않았다.옷가게에 걸린 옷들도 가짓수는 많지만 여행자의 눈을 끌만한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그러나 일차 생활용품들이 비교적 풍부하게 있다는 사실은 조금은 뜻밖이었다.황금사원이 있는 바그다드 북부지역 거리에는 금은방과 고급 잡화점들이 즐비하다.거기에도 금과 은,각종 가죽제품과 안경,의류들이 풍부하게 있었다.특히 금이 많았고 가격도 싼 편이었다.이라크 관리들은 경제봉쇄 4년째 접어들어 경제가 말이 아니라고 침통하게 말했었다.그것은 외교용 엄살이었을까? 시장에 가득 쌓인 곡식과 잡화를 보고 이런 의문을 느꼈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가게와 상인은 많은데 손님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걸 알 수가 있다.검은옷과 차드르를 두른 여인들이 드문드문 가게를 기웃거리고 있는데 물건을 흥정하거나 사는 모습은 보기어렵다.돈이 없는 것이다.이라크는 인플레가 한창인데 그렇다면 그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그걸 당장 알수 없지만 서민들의 주머니가 비어있다는 증거는 여러곳에서 확인되었다.바빌론 가는 길에 우리를 안내했던 카셉은 자기봉급이 4백20디나르라고 말해줬다.이것은 1달러 조금 넘는 돈이다. 그런가하면 마수르호텔의 나이트클럽에는 3달러짜리 입장권을 여러장 사서 친구와 걸프랜드까지 데려와 1달러짜리 맥주를 맘껏 마셔가며 새벽까지 춤을 추는 젊은이들도 있었다.그들의 거침없고 분방한 행동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유한 자제들과 조금도 다를바가 없었다.계급은 어디에나 있다는걸 여기서도 실감할수 있었다. ○이교도 입장 막아 황금사원은 바그다드에 많이 남아있는 여러 모스크가운데서도 독특한 건축양식과 두명의 이맘(회교 고승)이 묻힌 시아파의 성지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바그다드 북부에 있는 이 사원의 금빛 찬란한 두개의 돔과 네개의 첨탑은 멀리서도 잘 바라다보인다.1515년에 세워진 이 사원에는 무사 알 가딤과 무하마드 알 자와드,이 두명의 이맘의 무덤을 찾는 참배객이 늘 그치지 않는다.우리가 찾아갔던 저녁나절에도 사원입구가 있는 광장에는 사람들이 들끓고 있었다.입장전에 입구 땅바닥에 입을 맞추고 들어가는 열성파도 눈에 띄었다.아무나 들어가는줄만 알고 입구로 다가서는데 흰 터번을 쓴 건장한 중년이 널찍한 손바닥으로 가슴을 막아버린다.이런저런 시비끝에 이교도는 입장사절이란 취지를 전달받았다.회교,특히 시아파가 매우 배타적이란 말은 들었지만 막상 입구에서 거절당하자 그들과 우리사이에 건너 뛸수 없는 높은벽이 가로놓여 있는걸 실감했다.바그다드 주요 일간지인 줄부리아신문의 기자는 호텔로 와서 인터뷰를 청하면서 다짜고짜 물었었다.『바그다드에 오신 목적이 뭡니까?』라고.그때 답변이 궁해 한참 망설였던 기억이 떠올랐다.종교적 일체감을 확인하기 위해? 정치적 동지의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다만 관광만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그 어느쪽도 물론 아니다.답변은 자연 길어지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입장을 거부당하고 황금사원을 떠나면서 내 마음은 다시 그때처럼 착잡해졌다.
  • 마늘 3만9천t·양파 2만8천t/올7월∼내년2월 수입

    ◎정부,수급대책 마련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마늘 3만9천t과 양파 2만8천t을 수입하기로 했다.지난 해 수입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올 초 값이 폭등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수입계획을 세웠다. 수입시기와 물량은 마늘의 경우 7∼8월 1만t,8∼10월 2만t,내년 1∼2월 9천t이다.양파도 같은 시기에 각 5천t,1만t,1만3천t을 들여온다. 농림수산부는 재배면적의 감소와 작황부진으로 올해에도 마늘과 양파의 생산량이 수요량을 훨씬 밑돌 것으로 예상되자 이같은 수급대책을 마련했다.마늘의 수요량은 45만t이나 생산량은 37만2천t으로 7만8천t이,양파는 수요량 59만t에 생산량은 55만5천t으로 3만5천t이 모자랄 전망이다. 수입할 마늘은 부족분의 50%,양파는 80%에 해당되며 지난 85년 마늘 1만9천t,지난 해 양파 1만7천t을 수입한 이후 최대 규모이다. 마늘은 중국에서,양파는 뉴질랜드와 호주·네덜란드·스페인에서 각각 들여온다.
  • 보물선의 사연/김용한(굄돌)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안보물선과 더불어 생활한 지 벌써 십수년이다.침몰선의 복원은 발굴에서부터 보존처리,조립에 이르기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인내와 끈기가 요구되는 일.몇해전 어느 하오,밀리는 졸음도 쫓을 겸 선체 조각들이 담겨있는 풀장주변을 걷다가 언뜻 보물선에 숨어있을 침몰당시의 사연이 소설처럼 떠올랐다. 600여년전 중국의 어느 항구,동이 채 트지않은 항구 한쪽켠에서는 부산한 움직임이 인다.많은 도자 그릇들과 각종 화물로 가득찬 배 한척이 무사귀환을 비는 가족들의 전송을 받으며 해가 떠오르는 쪽을 향해 무겁게 나아간다.가족걱정,부를 향한 야심,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되면서 점차 깊은 바다로 항행한다.정성을 다해 출항제를 올린 덕인지 음력 유월의 남서풍이 상쾌하게 돛을 밀어준다. 낮과 밤이 바뀌기를 몇차례,바위와 나무로 둘러싸인 섬을 멀리 지나치면서 노선원은 고려땅 흑산섬이라고 젊은 선원에게 일러준다.아직 목적지인 일본땅은 멀다.갑자기 남쪽 하늘로부터 검은 기운이 일기 시작하고 배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바다는 순식간에 칠흑같이 변해버리고 집채만한 파도에 갇히기를 몇차례,「뚝」하는 소리와 함께 키가 부러져 나간다. 아수라장속의 선원들도 차라리 평온해지는 듯 병석에 누워계신 부모님,만삭이 된 아내,재롱 부리던 아이의 생각을 떠올린다.만신창이된 배는 반쯤 기울어진 채 바람과 파도에 밀려 다도해에 도달했지만 안도의 한숨도 잠시일 뿐 지친몸을 바닷속에 완전히 뉘이고 만다.동쪽 저멀리 수평선을 응시하던 고향의 가족들도 결국은 망각의 위로만을 받게된다. 600여년의 긴 잠에서 깨어난 원나라 때의 무역선은 「신안보물선」이라는 동화같은 친근한 이름으로 우리곁에 와 있다.엄청난 양의 유물을 토해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수중고고학자들에게는 바다를 역사의 장으로 인식케 한 더없는 보물임에 틀림없다.몇가지 사연을 간직한 신안선은 멀지않아 목포에 신설될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영원히 닺을 내리게 될 것이다.
  • 교체·노동위/경인지역 교통대난 대응책 촉구(의정초점)

    ◎“비상도로등 광역체제 시급”/교체위/해고근로자 복직대책 추궁/노동위 24일 국회 노동위에서는 해고노동자의 복직과 노동시장의 수급문제,교체위에서는 서울 오류역 화물열차 탈선사고가 쟁점이 됐다. ▷노동위◁ 간담회 형식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남재희노동부장관으로부터 올해의 임금교섭현황과 외국인 근로자 현황등 주요현안을 보고받고 해고근로자 취업방안,법원의 복직판결을 받은 해고근로자의 복직대책등을 따졌다. 민자당의 최상용의원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올해안에 2만명의 해외기술인력이 국내에 들어오는데 이들에 대한 노무관리대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주당의 김말용의원은 『한국자동차보험의 노조집행부가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한국전력도 노조위원장 정년연장문제로 계속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면서 이들 노사분규에 대한 대책을 추궁했다. 민주당의 홍사덕의원은 『도시화로 농촌을 떠나는 노동자와 북한에서 탈출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우리 노동시장에는 삼각파도와같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이러한 상황을 미리 가상해서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남장관은 『남북관계에 갑작스런 변화가 오면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우선 북한의 노동법부터 정확히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장관은 또 『산업평화를 위해 복수노조제도는 채택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그러나 이는 노사가 먼저 협상을 한 뒤에나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교체위◁ 오명교통부장관과 최훈철도청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최근 잇따른 열차사고의 문제점과 대책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민자당의 김형우의원은 『오류역 열차사고로 빚어진 경인지역 교통대란은 교통위기 관리능력의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우회도로등 광역교통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황의성·정상용의원은 『최근의 사고는 교통관련 예산을 경부고속전철,신공항등 전시효과과 큰 국책사업에만투자한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경부고속전철사업을 유보,그 예산을 대중교통시설 확충에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 농사철 일손부족… 경작포기 속출/인력에 애타는 농촌현장을 가다

    「부지깽이도 한몫을 해야한다」는 농번기가 닥쳤지만 올해 농촌은 유난히도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냉해를 줄이자면 모내기를 서둘러 끝내야 하는데도 일할 사람이 없다. 품삯을 올려도 농사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농촌일손돕기운동도 예년 같지가 않다. 더구나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이후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높았지만 일과성 메아리로 끝나버린 느낌이다. 모내기 뿐만 아니라 보리도 베어야 한고 감자로 캐내야 한다. 마늘과 양파도 수확해야 하고 어린 고추모도 밭에 옮겨심어야 한다. 사과나 배·복숭아 등 어린 과일들은 솎아내기 일손을 기다리고 있다. ◎품삯 25%올라도 사람구하기 “별따기”/영농회사,한달전에 모내기예약 끝내/기계영농 안되는 과수재배·밭농사 더 심각/금년엔 농촌 일손돕기마저 예년보다 시들/“어린과일 솎아내고 봉지싸기 누가하나”… 들녘엔 한숨만 ○곳곳서 철지난 모내기 전북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에서 50년째 농사를 지어왔다는 심재륜씨(73)는 올해 논농사를 포기했다.일손이 없고 경지정리가 안된탓에 기계영농도 불가능해 농사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심씨는 『땅을 버려두면 천벌을 받을 것같아 지난해까지만해도 간신히 농사를 지었으나 이제는 더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며 눈물까지 지어 보였다. 경북 봉화군 부동면 상평리 이영철씨(58)는 『돈이 되는 밭작물에 매달리느라 일손이 모자라 철이 지났는데도 1천2백평짜리 논에 모내기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남 무안군 해제면 신정리 이남진씨(53)는 『올해 마늘 5천평과 양파 1천5백평을 심었으나 일손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는 사람을 통해 목포시에서 부녀자 20여명을 간신히 구해놨다』고 털어 놨다. 논농사이외에 포도밭 2천평을 경작하고 있는 박종길씨(39·경기도 평택시 세교동)는 『요즘 일손이 없어 포도에 비닐도 씌우지 못한채 방치해놓고 있는 형편』이라며 『인근지역에서도 일손이 없어 경작을 포기한 논밭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군 신동면 정족리 안차순씨(67)는 『손대야 할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라서 비오면 논으로,날씨가 추워지면 밭으로 달려가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농사일을 꾸려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경북도의 경우 올해 농사일에 필요한 인력은 2백26만8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실제 일할 인력은 2백8만9천여명으로 산술적으로도 17만9천여명이 부족하다.그러나 농촌인구의 대부분이 50세이상의 노령이고 절반은 부녀자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부족한 일손은 산출치를 크게 웃도는게 현실이다. 농촌일손 부족은 대부분 기계영농과 직파재배로 일감을 크게 줄인 논농사보다는 과수재배나 밭농사에서 더욱 심각하다.과수원이나 밭농사는 기계영농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농경지가 소규모라서 사람의 손길이 아니고서는 애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농촌현실은 자연스레 농촌 품삯 인상으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부분적이나마 도시인들이 농촌에서 일하는 이상현상을 빚고 있다.그나마 일손이 부족해 지난해보다 전국적으로 품삯이 25%이상 올랐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해 농민들을 애타게 하고있다. 충북 음성군 소이면 비산2리에서 1만평규모의 사과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경영씨(60)는 『어린 사과 솎아내기와 곧이어 봉지싸기 작업을 해야 하지만 동네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하루에 1만7천원씩 주고 음성읍에서 사람들을 불러다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나마 지난해보다 하루 3천원씩이나 품삯을 더주고도 일해줄 사람자체가 부족해 하루 1백명가량이 필요한데도 70여명씩밖에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걱정이 태산같았다. 경북 상주군 외서면 이촌리 김영수씨(62)는 『참외와 수박수확을 하면서 상주시에서 남자는 5만원 여자는 2만5천원씩 주고 사람을 구해 일을 시키고 있지만 농촌일이 몸에 배지 않아 작업능률이 안올라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농촌 품삯은 지역과 농사일에 따라 남자는 하루 3만원에서 최고 5만원,여자는 1만7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지역구분없이 지난해보다 25%씩 일제히 올랐다. ○위탁영농회사 태부족 최근 값비싼 영농기계들을 갖춘 위탁영농업체들이 많이 설립돼 부족한 농촌일손을 더는데 한몫을 하지만 아직 만족할만한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농경지의 경지정리 미비와 규모가 작아 기계화영농에 부적합한 곳이 많을 뿐더러 장비와 절대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북지역에는 위탁영농회사가 55개에 이르고 있으나 한달전에 모두 예약이 끝났다.김제군 죽산면 종신리 새만금위탁영농 대표 소을병씨(47)는 『지금도 모내기를 해달라는 주문이 밀려오고 있지만 보유한 2대의 이앙기로는 예약받은 12만평의 모내기마저 빠듯한 형편이어서 추가주문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의 위탁영농회사는 작업이 쉬운 논밭만 골라 일을 해도 일감이 밀려있어 소규모 농경지나 일하기 힘든 비경지정리 농경지에 대한 위탁영농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경기도 용인군 이동면 천리 이택희씨(53)는 『기계를 구입해 농사를 지으려해도 경사가 심해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영농을 포기한 논은 물론 손길이 미치지 못해 예년만큼 수확을 거둘 수 없어 애가 탄다』고 말했다. 또 이들 영농기계들의 필요 부품이 크게 부족한 것도 위탁영농업체나 기계화영농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경남 창원군 북면 화천농기계수리센터 박우규씨(38)는 『트랙터 오일실을 하나 구하기 위해 진주까지 다녀왔다』며 『부품이 없어 열흘정도 기계를 세워두기도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일손돕기” 구호만 요란 농림수산부는 농번기 일손부족현상을 덜어주기 위해 각시도로 하여금 일선 시·군별로 「일손지원센터」를 설치해 자원봉사자들을 농가에 연결시켜 주고 있다.농림수산부가 집계한 농촌일손지원실적은 20일 현재 1천2백63기관·단체에서 3만9천7백여명이 동원됐다.그리고 이날까지 5천7백여 농가의 농기계6만6천1백여대를 수리해 주었다. 이같이 농촌일손돕기 창구개설등을 통해 지원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느 곳이나 예외없이 일손을 기다리는 농민들의 기대치에는 어림도 없는 실정이다.올해초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됐을 때 「우리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절규와는 달리 자발적으로 농촌을 살려야 겠다는 국민적 실천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도시사람들이 농촌의 일손부족 문제를예년보다 오히려 더 외면하는 것같다고 입을 모은다.충북 음성군 소이면 비산2리 최적영씨(60)는 『올해는 농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유달리 뜨거워 농촌일손을 돕기위한 자원봉사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며 『그러나 주말이나 휴일이면 관광인파가 몰려다닌다는 소식은 들끓지만 농촌일손 돕는 발길은 전무하다』고 아쉬워했다. ◎괴산군 유상리 송우부락/어우리 농사로 일손부족 해결/청장년 속속 귀향… 품앗이 “내일처럼”/모내기부터 궂은 일까지 협동으로 농번기를 맞아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느 농촌과는 달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거뜬히 농사를 지어가고 있는 마을이 있다.충북 괴산군 연풍면 유상리 송우부락이 그곳. 이동네 주민들은 심각한 농촌일손 부족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위탁영농회사에 맡기거나 외부 일꾼들의 손을 전혀 빌리지 않고 모내기에서부터 담배·고추·사과농사와 한우사육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송우부락의 이같은 자립영농의 바탕은 한때 고향을 등지고 떠났던 주민들이 앞다퉈 귀향,젊은 일손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이웃의 농사일을 내일처럼 서로 챙겨주는 어우리농사의 미풍이 그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아울러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영농기계들도 홀로서기농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난 5월 어유웅씨(48)의 논에 첫 모내기를 시작한 이마을은 6대의 이앙기를 번갈아 이용,20일 현재 동네 논 7만5천여평중 70%인 5만2천여평의 모내기를 마쳤고 오는 23일쯤엔 마을 전체의 모내기가 끝난다. 주민들은 지난달 6일부터 14일까지 3만6천평에 이르는 담배밭의 담배묘 파종을 협동작업으로 끝냈고 고추모 이식도 지난 5일에 모두 마쳤다. 이 마을의 가장 큰 장점은 주민들중 청장년이 많은 것이다.전체 35가구 1백54명 가운데 30∼50세의 청장년 남자가 17%인 25명이다.두서넛이 고작인 다른 동네들에 비하면 눈에 띄게 많은 편. 이 마을 이장 김용정씨(40)는 지난 90년까지 3년동안의 원양어선 선원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했다.마을에서 농기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이상근씨(38)도 10년전에 귀향했고 정태일씨(55)는 지난 2월 서울에서 운영하던 청과상회를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송우부락은 집집마다 갖춘 경운기외에 트랙터 1대와 이앙기 6대,지난해 10월 6명이 공동으로 마련한 포크레인까지 영농작업에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득은 1천8백만원으로 연풍면의 1천5백만원보다 3백만원이나 높다. 이장 김씨는 『지난 86년이후엔 한가구도 마을을 떠난 사람이 없다』며 『자립영농의 의지만이 일손부족과 UR의 어려움을 이기는 길이란 각오로 마을주민이 한마음이 돼있다』고 귀띔했다.
  • 에어컨·선풍기/첨단제품 개발 각축

    ◎가전업체,매출목표 20% 늘려 판촉전/에어컨/실내 온습도 감지… 냉방 자동조절/선풍기/물통에 얼음 넣으면 찬바람 솔솔 「바람세기에 따라 새소리 파도소리가 나오는 선풍기…」「심산계곡 바람 주파수를 재연한 에어컨 바람…」.에어컨·선풍기등 올 여름 냉방가전품을 둘러싼 각업체의 경쟁이 뜨겁다. 지난달 백화점의 바겐세일기간부터 수요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냉방가전품은 이달 중순부터 6월말까지가 판매정점을 이루는 시기.업계측은 92년·93년 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과 무덥지 않은 날씨로 매기가 저조했던데 비해 올해는 15%정도로 호전된 전력 예비율(93년 13.5%),일찍부터 점쳐지는 더위등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올해 국내시장규모는 약 4천9백억원(4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에어컨의 경우 사치품에서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돼가는 추세인데다 각 가구 기준 보급률 15%로 각 업체는 올 판매량을 지난해 보다 15∼20%까지 늘려잡고 판촉에 힘쓰고 있다. 가전 3사를 비롯한 각 업체들이 내건 전략은 적외선 레이더설치,탈취등 첨단기능과 쾌적성,절전성,저소음,편리성,음이온등의 건강냉방 유지등 다양한 기술채용으로 신제품을 출시해놓고 있다. 형태별로는 컴프레서(응축기)를 실외에 설치해 실내 소음을 줄인 분리형이 초기의 창문부착형을 76대 23%정도로 제치고 주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에어컨 회사와 모델,크기에 따라 다른데 대체로 가장 작은 5평형이 62만∼79만원선,7평형이 90만원선,9평형은 1백만∼1백50만원선이며 12평형은 1백30만∼1백40만원대로 다양하다. (주)금성사는 「인체 쾌적 지표」(PMV)에 합당하는 자연 바람의 쾌적함을 그대로 재연해준다는 「카오스 에어컨 퀵」모델 3종(GA­964RCE등)을 출시했다.이 신제품에는 「쾌속집중 냉방 기능」도 추가,무더운 여름날 집에 돌아왔을때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처음 10분동안 사용자에게 최대 능력의 시원한 바람을 집중시켜준다는 점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대우전자는 필터와 팬등의 먼지 잡균을 방지하는 항균소재를 사용하고 세균 진드기를 흡입,분해하는 전기집진방식의 공기청정기능을 채용해 건강위생기능을 강화한 슈퍼크린시스템의 에어컨을 새 모델(DAS­094L)로 내놓았다.실내밝기에 따른 냉방조절및 온도 습도등도 스스로 감지하는 광퍼지 제어기능도 특징이다. 눈길을 끄는 신제품은 바람 세기에 따라 미풍에서 새소리,약풍서는 파도·갈매기소리,강풍에서는 차가운 시베리아바람소리가 14초간 들리도록 설계한 것(대우전자·11만5천원)과 선풍기 물통에 가 얼음이나 찬물을 넣으면 더욱 찬 바람을 느끼게 해주는 냉선풍기(삼성전자·12만3천원),쾌적한 바람의 주파수 상태를 선풍기에 도입한 금성전자 카오스선풍기(13만8천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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