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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그 날 그 함성 다시 듣다

    국내외 석학들이 18·19일 이틀 동안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다. 전남대 등에서 열리는 ‘5·18 민중항쟁 27주년 기념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광주항쟁과 한·미관계’, 일본 도쿄대 와다 하루키 전 교수가 ‘동아시아와 두개의 코리아, 과거 현재 미래’,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한국민주주의와 광주항쟁 세 가지 의의’, 서울대 윤영관 교수가 ‘21세기 세계 정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표를 한다. 이들은 ‘한국전쟁론’ 등에서 ‘수정주의’ 시각을 보여온 진보 학자로,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5·18과 당시의 국제정세 등에 대해 다양한 담론을 제시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안보와 안정을 얻기 위해 전두환 등 독재 세력을 지원하고 5·18 당시 한국군 유혈 진압을 용인했다.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어떤 심각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이는 카터 행정부의 비밀해제 문서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80년 5월22일 ‘중대한 백악관 회의’에서 국가안보 보좌관 브레진스키는 독재자(전두환)들에 대한 ‘단기적 지원, 정치적 발전을 위한 장기적 압력’을 암시했다. 당시 정책심리위원회는 ‘한국인들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병력동원이 필요할 경우 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어 광주시민의 진압에 대해 많은 희생이 따른다면 다시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많은 희생이 발생했을 때, 브레진스키는 또다시 독재자에 대한 인내와 북한의 도발 우려를 조언했다. 그리고 수일 만에 항공모함 미드웨이호가 한국해역으로 출항했다. 카터·홀부르크·브레진스키에서 시작해 1981년 취임한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두환이 창조한 ‘새시대’를 ‘환대’하기에 이르기까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엘리트들이 전두환의 권력 찬탈을 후원했다. 전두환을 지지했던 유력한 미국인들은 나중에 그들의 수고 대가로 후한 보상을 받기도 했다. 스칼라피노 교수, 스피로 에그뉴 전 부통령, 리처드 홀브루크, 알렉산더 헤이그 등 당시 저명 교수와 관료들이 대우와 현대 등 한국 거대 기업의 고문으로 위촉돼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그 예이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의 대한국 정책은 일부 정치 엘리트들이 좌지우지한다며 북한을 견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한국인들의 의지는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항쟁은 인권과 정치적 권리를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하며, 싸우지 않으면 결코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하며 “미국 지도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원해 줄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되며 여러분 스스로 민주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전 교수 1894∼1975년 80년 동안 한·중·일과 동남아 지역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사람들은 갈기갈기 찢기고 갈라졌다. 남북한이 대립하고 일본과 주변국가들이 지금까지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가해자는 사죄하고 희생자의 비애와 아픔이 치유돼야 한다. 손해도 보상돼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움이 극복되고 용서가 이뤄져야 한다.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이다. 유럽공동체와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이 지역에서 구축되는 것이 꿈이다. 동북아 공동체 창설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과 대립은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실현에 걸림돌이다. 다행히 한국은 민주혁명 진전의 결과로 대북정책의 결정적인 전환을 맞게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취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했다. 이 정책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앞으로 남북한이 함께 지역 평화와 협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 광주항쟁은 한국 민주화의 원천이다.‘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항쟁의 결과는 곧바로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부권위주의의 해체와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또 민주화 이행으로부터 공고화를 포함하는 전체 민주화 시기를 통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는 이념과 거대 담론을 창출했다. 구질서에 대한 총체적 안티테제로서, 대안적 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갈등은 ‘민주대 반민주’로 집약된다. 광주항쟁은 그 핵심 구성 요소이자 가치로서 민족·민주·민중이란 세개의 언어를 창출했다. 광주항쟁이 창출한 이들 세개의 중심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항쟁 과정에서 그렇게 인식되고 스스로 자각된 ‘민중’이다. 민중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적인 시민민중 또는 민중시민의 출현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에서도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시민처럼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실행하려는 주체가 등장한 것이다. 이점에서 1980년대 민주화는 그 이전 4·19나 광복 직후 상황과 구분된다. 압도적인 보수 헤게모니가 관철됐던 1980년대 말 이래 민주화가 진전된 것은 광주항쟁을 경험한 호남이라는 민주주의 지지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 후 대선과 총선 등에서 보수세력을 견제하고 민주화세력을 이끈 동력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지역당 구조를 ‘망국병’으로 규정하고 부정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결집된 투표성향은 그들이 광주항쟁을 경험하고 민주화 선봉에 섰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다. 편견과 차별을 철폐하겠다는 민중적 욕구의 표현이다. 민족·민주·민중 3개의 중심적 거대담론은 민주화운동의 탈동원화와 일상화 과정 속에서 현저하게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중이 정당을 매개로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보통사람의 사회경제적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광주항쟁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는 민중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민주화를 경제적 민주화로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 21세기 초 세계정치 구조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 유지와 중국의 상대적 권력상승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중국과의 우호 증진을 꾀하고 있다. 한편으론 일본·호주·인도 등과 동맹강화를 통한 대 중국 견제전선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전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동북아·동남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조용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자원을 무기로 강대국의 영향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는 북핵 개발로 위기가 진행 중이다. 이 위기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지속 여부가 달려 있다. 강대국의 이해가 달려 있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평화정착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들은 자기비하의식을 버려야 한다. 즉, 한국을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로 바라보는 무기력한 의식부터 버리지 않고서는 결코 우리 문제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해 나가지 못한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강대국들에 비해 아직도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아예 처음부터 포기해버린다면 능력 범위 안에서 해낼 수 있는 것도 해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우리의 적은 주변 국가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패배의식이다. 한국의 상대적 국력 상승을 고려한다면 지금은 새우가 아니라 돌고래 정도는 됐다. 돌고래는 다른 고래들보다 덩치는 작지만 영민한 머리를 갖고 있다. 돌고래처럼 현명하고 영민하게 처신하는 방법을 익히고 미래를 도모한다면 험한 파도가 밀려오는 세계정치의 대양에서도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29) 다동 한외빌딩 ‘비약하는 오대양’

    [거리 미술관 속으로] (29) 다동 한외빌딩 ‘비약하는 오대양’

    ‘서울 도심에서 파도를 감상하다.’ 중구 다동 한외빌딩에는 은빛 파도가 물결친다. 원로 조각가 이승택(75)씨의 ‘비약하는 오대양’덕분이다. 거대한 스테인리스 5개가 숫사슴의 뿔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다. 높이가 족히 5m는 넘어 보인다. 날카로움은 삼각형이 뿜어내는 향기다. 작품의 기둥이 삼각뿔인데다 세워진 모양도 직삼각형이다. 너무 선명한 스테인리스가 날이 선 느낌을 더한다.2∼3m 떨어진 곳에서도 얼굴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다. 이 날카로운 스테인리스 작품이 파도의 물결이라고? “성난 파도를 상상해보라.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를….” 작가의 설명을 듣고보니 일렁이는 파도가 눈에 보이는 듯도 하다. 여름철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물결이 아니라, 영화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폭풍우 말이다. 아하, 실험미술의 선구자다운 표현력이구나. 작가는 지난 50년간 쉼 없는 실험정신을 보여줬다. 그리고 고희가 훌쩍 넘은 오늘날에도 현장에서 자유정신을 표현한다. 작가의 ‘끼’가 처음 발동한 것은 스물네 살 때.1956년 제2회 국전에서 그는 1개 조각대 위에 2개의 작품을 올려놓으려다 출품을 저지당했다. 이후 원색유리, 각목, 로프, 플라스틱 같은 이색 소재를 활용했고 강이나 산같은 자연물로 매체를 확산했다. 1969년 그는 마침내 바람을 조각했다. 대성리 들판에 혹은 인천 바닷가에 흩날리는 붉은 천 자락을 설치해 바람을 표현했다. 서슬퍼렇던 60,70년대에는 10m,20m 공간에 머리카락을 배열한 설치작업 ‘군의 삭발령’(1967)으로 갑갑한 시대를 비웃은 화려한 전력도 있다. 80년대에 스테인리스로 파도를 표현하는 것은 그에게는 파격도 아니었는지 모른다. 작가는 “조형미술 작품은 현대적인 건물과 수십년간 어울리도록 제작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본 앞선 작품만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그의 유일한 조형미술이다. 그는 21세기를 상상하며 ‘비약하는 오대양’을 제작했다고 했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화(오대양)시대에 도약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표현했다. 또 삭막한 도심에 파도라는 자연을 선물하고자 했다. 하루살이 샐러리맨에게 ‘내일을 꿈꾸라.’라고 속삭이고 싶었던 것일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30] 경조사비 문화

    [20&30] 경조사비 문화

    ‘계절의 여왕’ 5월은 결혼하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의 계절이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결혼식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축복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돈 쓸 일이 많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이 겹친데다 한 주에 2∼3개씩 결혼식이 몰리다 보면 축의금 부담에 지갑은 어느새 홀쭉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잔치나 지인이 상(喪)이라도 당한다면 지갑은 텅빌지도 모른다. 용돈을 받아쓰는 학생이나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들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인 셈이다. 그렇다고 1만∼2만원을 봉투에 넣을 수도 없다. 경조사비는 ‘3만원,5만원,10만원’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경조사비에 대한 20&30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중장년층들은 대부분 경조사비와 관련된 ‘장부’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쌓이면 기억하기 쉽지 않고 자칫 실수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부상조 전통을 지켜온 어르신들은 경조사비를 언젠가는 꼭 되갚아야 하는 ‘빚’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기성세대에 일반화된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생각은 20∼30대에서도 여전히 지지를 얻고 있다. 회사원 임모(29)씨는 아직 조의금 부담은 별로 없지만 한 달 평균 10만원가량을 축의금으로 지출한다. 임씨가 봉투 두께를 결정하는 기준은 철저한 ‘상대주의’다. 임씨는 “내가 결혼할 때 준 사람한테, 받은 만큼만 낸다. 보통 5만원 정도가 적정 수준인 것처럼 돼버렸지만 거래처 사람이나 안면만 있는 경우에는 3만원으로 끝낸다.”고 밝혔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친분도 없는 사람에게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내는 경우도 늘었다. 임씨는 “체면 때문에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의식이 문제인 것 같다. 꼭 봉투가 오가지 않더라도 외국처럼 친한 사람끼리 모여 의미를 새기고 조촐하게 치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 고달파도 인간관계 유지 위해 필요” 고등학교 교사인 강모(32·여)씨는 학교 상조회비로 매달 2만원씩 내는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평균 월 10만∼20만원 정도의 경조사비를 지출한다. 강씨의 지출 기준은 친소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친하거나 직접 참석하는 경우에는 3만원, 아주 끈끈한 사이일 땐 5만원을 낸다. 물론 가족이나 친지의 경조사가 있을 때는 훌쩍 뛴다. 사촌동생의 결혼에는 20만원, 시동생이 결혼할 때는 50만원을 냈다. 시아주버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30만원을 냈다. 강씨는 “경조사비를 낼 때마다 버거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꾸려가고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같다. 돌려받을 생각을 한다기보다는 어려울 때 보태준다는 데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송모(31·여)씨도 친분관계에 따라 지출을 결정한다. 송씨는 “결혼 후 시댁 친지까지 챙겨야 하니 (경조사비가) 더 많이 나가는 것 같다.”면서도 “나도 그만큼 받기 때문에 손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경조사비라는 게 결국은 돌고 도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가끔은 경조사비 때문에 치사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내가 낸 만큼 받지 못하거나, 내가 못 받은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내야 할 때 은근히 기분 나쁘다. 경조사가 끝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부’에 액수를 적는 일인데, 가끔씩 (너무 조금 받아서) 상대방을 괘씸해 하거나 (너무 많이 받아서) 과분한 생각이 들 때면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서구처럼 현금 대신 선물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송씨는 “차라리 돈으로 주는 게 속 편하다.”고 말했다. 경조사마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할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친소관계로 봉투 두께 달리하는 것은 야박” 5년차 회사원 홍모(31)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떠나 무조건 5만원을 봉투에 넣는다. 홍씨는 “그냥 좀 아는 친구나 절친한 친구나 5만원을 한다. 친소관계에 따라 돈을 달리하는 것은 너무 계산적”이라고 말했다. 진짜 친한 친구들이 좀 섭섭해할지도 모르지만, 신혼 때 집들이 선물로 만회한다는 게 홍씨의 전략이다.4∼5월이면 한 달 평균 20만∼30만원이 지출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경조사비 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는 않다. 홍씨는 “일부에서 다소 변질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큰 일이 있을 때 서로 돕자는 뜻 아니냐.”면서 “부모님들 입장에선 그 동안 자식농사 지으면서 뿌리신 만큼 거둘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꼭 형편이 안 좋을 때 경조사가 몰려서 생기는 징크스가 있다.5월에만 결혼식과 돌잔치, 어버이날, 어머니 생신까지 줄줄이 겹쳐 ‘목돈’ 80만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여느 때 경조사비가 20만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허리가 휠 정도다. 김씨 역시 봉투 두께는 ‘5만원’으로 한결 같다.3만원은 너무 적은 듯하고 그 이상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조사 때 반드시 돈으로 해결하는 게 결코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본 다음에 선물 또는 현금으로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맹목적으로 봉투를 내미는 것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건강한 거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송모(36·여)씨는 일괄적으로 3만원에 끝내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버겁지 않고 분수에 넘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부조의 의미에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특별히 친하거나 친척인 경우에는 5만∼10만원까지 낼 때도 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에는 봉투만 인편에 보내고 참석하지 못할 때도 많지만 상가에는 열 일을 제쳐놓고 달려가는 편이다. “결혼식이나 회갑잔치, 돌잔치 때는 돈은 냈어도 안 가는 경우가 있지만, 안 좋은 일에는 잠시라도 들러서 얼굴을 비추고 오는 편이죠. 십시일반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 품앗이고 계속 지켜가야겠죠.” ●“축의금은 NO, 조의금은 Yes” 프리랜서 기고가인 강모(29)씨는 축의금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그동안 친구들의 결혼식에는 특기를 살려 축가를 불러주거나 사회를 맡는 등 몸으로 때웠다. “아까워서가 아니다. 나중에 내가 결혼할 때도 안 받을 생각이다. 결혼이든 돌이든 그냥 축하할 일이지 반드시 돈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관례적으로 남들이 해왔다는 이유로 나까지 그러고 싶진 않다.” 주위에서도 대체로 강씨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그런 일로 욕을 하거나 화를 낼 사이라면 아예 결혼식에 안 가는 게 낫다고 강씨는 말한다. 물론 그도 조의금은 꼬박꼬박 낸다. 결혼은 오랜 기간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하는 것이라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없지만, 조사는 대부분 갑작스럽고 경황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임일영 강아연 정서린기자 argus@seoul.co.kr ■ “장례식은 꼭 참석” 男>女, 기혼>미혼 한국 직장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조사는 장례식이고, 남성에 기혼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장례식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평균적으로 내는 결혼식 축의금은 4만∼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해 12월 말 직장인 16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꼭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조사’로 50.2%가 장례식을 꼽았다. 결혼식이 40.6%로 뒤를 이었고 돌잔치는 8.3%였다. ‘장례식’이라 답한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남자 52.7%, 여자 47.7% ▲기혼 56.0%, 미혼 47.8% ▲40대 63.5%,30대 52.6%,20대 46.1%를 기록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기혼이 미혼에 비해, 나이가 많을수록 장례식을 가장 중요한 경조사로 생각했다. 반면 꼭 참석해야 할 경조사로 ‘결혼식’을 꼽은 사람들은 ▲남성 38.7% ▲여성 42.4% ▲기혼 35.5% ▲미혼 42.7% ▲40대 이상 32.4% ▲30대 38.5% ▲20대 43.5%로 나타나 장례식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결혼식 축의금은 4만∼5만원을 내는 사람이 전체의 57.5%로 가장 많았다. 남성(61.7%)이 여성(52.5%)에 비해, 기혼(67.3%)이 미혼(30.4%)에 비해,40대 이상(66.7%)이 20대(51.4%)와 30대(63.2)에 비해 높았다.1만∼3만원(응답 비율 25.2%)의 경우엔 여성(28.9%)이 남성(22.1%)에 비해, 미혼(30.4%)이 기혼(14.7%)에 비해,20대(30.3%)가 30대(21.1%)와 40대 이상(15.6%)에 비해 높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경제력에 따라 축의금 액수도 차이 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수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전국 가구의 경조비 지출 규모는 한 달 평균 3만 8188원으로, 연간 45만 8000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中 축의금 내고 부의금 NO, 美 ‘샤워파티’서 선물 전달 축하객이 많을수록 경사(慶事)는 더 기쁘고 조문객이 많을수록 조사(弔事)는 덜 슬프다고 믿는 한국과 달리, 외국의 경조사는 아주 친밀한 사람만 초대해 간소하게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은 경조사에 친척, 친구, 회사동료 등 모든 지인을 다 초청하는 대신 아주 친한 사람만 초대하고 참석자에겐 꼭 답례품을 챙겨준다. 축의금은 보통 3만엔(약 24만원)∼7만엔(약 56만원)가량, 부의금은 축의금보다 적은 1만엔(약 8만원)가량 낸다. 중국은 축의금으로 200(약 3만원)∼300위안(4만 5000원)을 내지만 부의금은 내지 않는다. 축하할 만한 일이 아니란 이유다. 서양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결혼식의 경우 신부 친구들이 ‘샤워파티(shower party)’를 열어 토스트기, 수건 등 신부가 필요로 하는 저렴한 물품을 사서 선물한다.‘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의미에서 ‘샤워’란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반면 장례식에서는 카드나 꽃을 주고, 필요한 경우 1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 전달하기도 한다. 카드나 명함 문화가 발달한 것도 특징이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나 상을 당한 사람에겐 보통 카드나 명함으로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명함으로 축하인사를 보낼 때에는 명함 하단 좌측에 소문자 ‘p.f(pour feliciter : 축하합니다)’를 연필로 적어 보내는데, 명함 모서리를 접어놓으면 당사자가 없는 사이에 직접 다녀갔다는 의미다. 상대방은 고맙다는 카드를 보내거나 ‘p.r.(pour remercier :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명함으로 답례한다. 장례식 때 받은 부의금을 기부금으로 사용하는 예도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한때 장례식 때 돈을 냈지만 식장 밖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기 때문에 누가 얼마를 냈는지 알 수 없고, 이런 돈은 주로 불우이웃에게 전달됐다. 미국 회사에서도 가족이 암으로 사망한 동료 직원을 위해 돈을 걷으면 “지금 모금하는 돈은 암 정복을 위해 수고하는 암센터로 보내질 것입니다.”라는 공지를 함께 받게 된다고 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가족들 “제때 신고만 했어도…” 분통

    가족들 “제때 신고만 했어도…” 분통

    12일 발생한 제주선적 화물선 골든로즈호 침몰사실이 우리 해양경찰청에 지연 통보된 데 이어 정부 안에서도 사고 발생 사실이 뒤늦게 공유됨에 따라 외교채널을 통한 사후 대응도 늦어진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중국 산둥 옌타이 해역에서 골든로즈호가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호와 충돌한 뒤 침몰한 시간은 12일 오전 4시5분(이하 한국시간)이지만, 우리 해경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은 10시간 가까이 지난 같은 날 오후 1시58분이었다. 이어 외교부가 이 사고를 확인한 시간은 이날 오후 11시30분으로 사고 발생 19시간 만이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오후 8시20분 해경에서 1차 팩스를 받고,9시에 수정본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오후 11시30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태 파악이 늦어져 13일 오전에야 조중표 외교부 제1차관이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에게 전화하는 등 외교채널을 통한 대응이 가능했다는 것이다.13일 사고 선박 관리회사인 부산 동구 초량동 부광해운에는 회사관계자와 사고소식을 접한 선원 가족 20여명이 나와 애를 태우며 전해오는 구조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고 선박 선장 허용윤(58)씨의 부인 장한금(60)씨는 “지난주 군산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실종된 기관장 전해동(58·부산시 북구 만덕3동)씨의 형 해도(66)씨는 “15년간 배를 탔지만 배를 들이받고 상대 선박의 안전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으며, 신고가 7시간이나 늦어지지 않았더라면 선원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 해사국은 진성호를 다롄의 다야오환항에 억류하고 선장과 선원을 상대로 사고, 늑장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광해운 관계자도 “배에는 침몰시 자동으로 위급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는데 작동을 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출항전 기계에 이상이 없다는 검사서류를 갖고 있다.”며 의아해했다. 부광해운은 골든로즈호는 200만달러의 선체보험과 선원 보험에 각각 가입돼 있다고 밝혔다. ●보하이해역은 사고다발지역 골든로즈호가 침몰한 보하이(勃海) 해역은 선박 운항이 잦은 곳인 데다 안개와 파도 등 각종 악천후와 노후 선박의 운항으로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지적돼 왔다. 중국 보하이 연해지역은 다롄(大連) 잉커우(營口) 후루다오(葫蘆島) 친황다오(秦皇島) 톈진(天津) 룽커우(龍口) 옌타이(煙臺) 웨이하이(威海) 등 크고 작은 항구 도시를 연결하는 각종 해로가 빽빽하게 들어 차 있는 곳이어서 선박 충돌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이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당 어렵다고 너도나도 대통령 공격 어려울때도 신의 지킬줄 알아야”

    “당 어렵다고 너도나도 대통령 공격 어려울때도 신의 지킬줄 알아야”

    “어려울수록 의리를 지켜야 한다.”노무현(얼굴) 대통령의 말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들에게 융단폭격을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2001년 11월10일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 자격으로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당원단합대회에서 연설했던 내용이다. 청와대는 당시 노 후보의 연설 동영상과 요지를 10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민심은 당과 대통령을 떠났다.3곳의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실패했다. 당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서 “민심의 파도는 김대중 대통령을 때리고 민주당을 흔들지만 역사의 조류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며 역사의 법정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가 어렵다고, 민심에 도움이 된다고 우리 당에서도 최근 너도나도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당장 대통령이 두렵지 않다고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지도자는 어려울 때도 신의를 지킬 줄 아는 뚝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의리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의장을 비롯한 비노 세력이 노 대통령을 공격하는 상황이 공교롭게도 당시와 너무 맞아떨어져 이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연설내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윤승용 홍보수석은 청와대브리핑에 별도로 올린 글에서 “임기말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는 역대 대통령의 불행이자,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잘못된 유습”이라고 밝혔다. 대통령비서실도 따로 글을 올려 “노 대통령이 친노 세력을 묶어 열린우리당을 사수하려 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왜곡이고 모함”이라고 강조하며 노 대통령을 향한 정략적 공세를 경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비치 스포츠의 천국 LA

    비치 스포츠의 천국 LA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LA). 뉴욕과 시카고 다음가는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다.LA 등 캘리포니아 서부지역의 도시들이 세워진 것은 18세기 말부터. 현재의 샌디에이고에 상륙한 스페인 선교사들이 ‘수도사의 길’이라 일컬어지는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면서 정착한 지역들이 성장해 오늘날 캘리포니아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도시들이 된 것. 도시명도 가톨릭 성인의 이름에서 따왔다. 캘리포니아를 만끽하려면 역시 해변으로 가는 것이 좋다. 태평양에 연해 있는 해변들을 찾아가는 여행만으로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된다. 엇비슷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저마다 특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똑같은 것 한가지!비치보이스(Beach Boys)의 ‘서핀 유에스 에이(Surfin’ U.S.A)’를 흥얼거리며 높다란 파도 꼭대기에서 태양을 만끽하는 서퍼(Surfer)들이 있다는 것. # 뉴포트 비치(Newport Beach) 밸보어 섬과 리도 섬 등에 둘러싸여 경관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TV나 영화 등에서 흔히 보았던 부호들의 럭셔리한 저택들이 해안가를 끼고 밀집돼 있다. 존 웨인이 거주했던 저택 등 해변가 주택 한 채에 수백만달러가 넘는다. 뉴포트 시 베이스(Newport Sea Base)앞에 있는 더피 보트 대여점(www.duffyboats.com)에서 배를 빌려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시간당 95달러. # 롱비치(Long Beach) 13.5㎞에 달하는 긴 해변을 끼고 있어 롱비치로 불린다. 페리를 타고 카탈리나 섬 방향으로 가다보면 돌고래떼를 만나는 진귀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살아 남은 퀸 메리호가 항구에 정박돼 있다. 야경 또한 아름답다. 여름철 토요일 밤에는 불꽃놀이가 열리기도 한다. # 헌팅턴 비치(Huntington Beach) 서퍼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해변이다. 미국내에서도 가장 우수한 파도를 가지고 있어 파도타기 중심지로 여겨진다. 피어(peer)에서 이어지는 메인 스트리트에는 서핑 숍들이 몰려 있어 언제나 젊은이들로 붐빈다. 국제 서핑 박물관의 본거지가 자리잡고 있다. # 샌타모니카 비치(Santa Monica Beach) LA 3대 비치 중 한 곳이자, 각종 비치 스포츠의 발상지. 연중 덥거나 춥지 않은 천혜의 기후에 푸른 바다와 야자수 위로 넘어가는 붉은 태양, 하얀 모래 등 대도시 LA의 한가운데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별천지다. 샌타모니카 비치의 상징은 100년된 목재 잔교. 영화 ‘스팅’이래 수많은 영화와 TV드라마 촬영장소로 애용됐다. ■ LA여행때 이곳만은 빼먹지 말자 ●디즈니랜드 VS 너츠 베리 팜 디즈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놀이공원 중의 하나.LA 아래쪽 애너하임에 있다.1955년에 문을 연 이래 미국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장소로 자리잡았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 일본 등에 세워진 디즈니랜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너츠 베리 팜은 1920년대 딸기농장에서 출발한 미국 최초의 테마파크. 농장주 월트 나드 부부가 만든 딸기잼과 치킨 요리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자,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놀이 시설을 하나씩 세우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테마파크로 발전했다. 디즈니랜드에서 차로 10분거리. ●유니버설 스튜디오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 최대의 영화 스튜디오다.35동의 실내 촬영소와 500동의 세트가 있다. 특수 제작한 차를 타고 영화 킹콩 등의 세트장을 도는 트램 투어와 스튜디오 투어, 엔터테인먼트 센터 등 3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오후 3시엔 세트장 투어를 위해 한국어 방송 트램 차량이 마련된다. 스튜디오 투어 필수 관람코스는 ‘워터 월드’스테이지.‘슈렉’‘미이라’스테이지도 빼놓지 말 것.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미국 영화배우들의 손도장, 발도장 등이 찍혀져 있는 곳.1달러를 내면 영화속 주인공 복장을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명예의 거리 중심에 있는 코닥극장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곳. 글 LA 손원천 특파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十·中·卍의 공통점은?/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열린세상] 十·中·卍의 공통점은?/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한자인 十(십)자,中(중)자,卍(만)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퀴즈 같은 이야기지만 어쩌면 이리도 깊이가 있을까 감탄하는 때가 많다. 이 한자들은 모두 종교적 상징이 되어 있다.十자는 기독교의 상징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의 자손들아, 너희는 죄인이니라. 내가 너희들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리라.”고 하셨다. 사람이 양팔을 주욱 뻗어 벌리고 허리를 곧추 세워 바로 서면 열십자 모습이 된다. 그래서 십자가 형상에서 사람 본래의 모습을 찾으라는 가르침이라고 해석하는 이가 있다. 中자는 유교의 대표적 사상이다.中은 불편불기(不偏不倚) 즉 편벽되지 아니하고 치우치지 아니하며, 무과불급(無過不及) 즉 지나침과 부족함이 없음을 말한다. 공자님께서는, 군자는 중용을 하라 하셨다(君子中庸). 또 군자가 중용을 함은 때에 맞게 함을 말한다고 하셨다(君子而時中). 그리고 중화를 지극히 하면(致中和), 천지가 제 자리를 편안히 하고 만물이 잘 생육될 것이라고 하셨다. 卍자는 불교의 표상이다. 석가모니님의 깨달음을 상징한다.卍자는 사방이 머리를 숙인 형상이라고도 한다. 머리를 떳떳이 들 수 없음을 깨달으라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에 있으니 마음을 닦아 참된 자신을 깨달으라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 세가지 한자에서 상형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다름아닌 ‘-’와 ‘|’의 만남이다.十자는 곧이 곧대로 ‘-’과 ‘|’이 결합한 형태이고,中자는 ‘’과 ‘’의 결합이다. 그런데 이때의 ‘’은 ‘-’의 두툼한 형태에 다름아니다. 어떤 이는,‘’은 제사상에 배치된 예기와 예물의 모습이고 이때의 ‘|’은 좌우로 알맞게 꽂아 놓은 깃발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卍자는 ‘’와 ‘-’의 결합에다 각 획의 끝에 날개 모양으로 한 획씩을 덧붙인 형상이다. 이런 특이한 사실을 발견한 것은 15년도 더 된 일이다. 지극히 우연히 이 종교들의 상징에 ‘-’표시와 ‘|’표시가 공통적으로 포함된 사실을 발견하고 저으기 놀랐다. 그렇다면 ‘-’은 무엇이고 ‘|’은 무엇일까. 나는 우선 생긴 모습에 따라 ‘|’은 수직으로,‘-’은 수평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는 그 두가지 결합을 수직과 수평의 조화라고 개념화하였다. 이때부터 수직과 수평은 나의 세상보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틀이 되었다. 그후로 기회 있을 때마다 수직문명과 수평문명, 수직사회와 수평사회, 수직가정과 수평가정, 수직적 리더십과 수평적 리더십 등 온갖 세상사에 이런 틀을 들이댔다. 여기저기 글도 쓰고 강연도 했다. 그 덕일까. 느닷없이 우리사회에서 종전에 별로 쓰지 않던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하는 용어가 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민주화세대·인터넷문화가 사회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평사회, 수평적 리더십은 시대의 화두로 등장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수직·수평이란 개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수직사회를 대체하는 수평사회를 구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인류가 수직사회의 폐단을 타파하고자 수평사회를 추구하지만, 그러나 과거 수직사회가 그러한 것처럼 수평사회 또한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점도 포함하고 있다. 수직사회나 수평사회나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수직사회와 수평사회의 장점을 모아 그 조화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그것이 곧 자연의 이치요, 인간 본래의 모습이요, 가야 할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분법은 그것이 악(惡)이 아닌 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음양이 조화(調和)를 이루어야 조화(造化)를 낳는 것과 같다. 지금 이 나라를 쪼개 놓은 좌파와 우파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반드시 조화를 추구해야 살아 남을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 은행 신입공채 ‘구름 인파’

    ‘석·박사 학위소지자 837명, 해외유학파 271명 지원’‘잘 나가는’ 대기업 매니저 지원 현황도, 대학 교수 채용 지원자들도 아니다. 며칠 전 서류전형을 마친 기업은행의 신입행원 지원자들이다.시중은행이 최근 구직자들에게 ‘취업 1순위’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도 구직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올해 1·4분기에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토익 700점이상´ 제한 무색 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500명의 신입행원 모집 전형을 진행중인 국민은행에는 2일까지 총 1만 2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경쟁률은 24대1. 다른 은행들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인원을 뽑고,‘토익 700점 이상’이라는 제한을 뒀는데도 상당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력도 대거 지원했다. 박사 5명, 석사 450명 등을 비롯해 공인회계사·세무사·공인노무사·법무사 등 자격증 소지자가 45명에 이르렀다. 해외대학 졸업자는 150여명, 포항공대·카이스트 등 우수 이공계 출신 40여명도 지원서류를 냈다. 토익 900점 이상 지원자도 전체의 20% 정도인 2200여명이나 됐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인기는 국민은행을 넘어선다.180명을 뽑는 이번 전형에서 1만 8000여명이 응시,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중에는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837명, 공인회계사·세무사·보험계리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111명이었다. 유학파도 271명이 지원했다.●막대한 당기순익이 취업선호도로 연결 2000년대 들어 노동유연성이 강화되면서 안정적이면서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은행원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민은행 신입 공채 경쟁률은 50대1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올해는 예년 선발인원의 두배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호도는 예년과 다름없다. 눈부신 실적 역시 매력적이다. 지난해 말 주요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국민 2조 4721억원 ▲우리 1조 6341억원 ▲신한 1조 6592억원 ▲하나 1조 383억원 ▲외환 1조 62억원 ▲기업 1조 531억원 등이다. 은행권 전체로는 10조원이 넘는다. 당기순이익 고공행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1·4분기에만 1조 182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해 ▲우리 8066억원 ▲신한 8278억원 ▲하나 413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높아지면서 은행에 지원하는 우수 인력의 숫자도 훨씬 많아지고 있다.”면서 “올해도 각 은행들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은행 취업을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금융권 상반기 공개채용 잇따라 한편 외환은행도 오는 14일까지 공채 지원서류를 접수한다. 일반직(90명)과 전문직(10명) 등 모두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미래에셋금융그룹은 오는 15일까지 계열사별로 상반기 대졸신입사원과 하계 인턴사원을 채용한다. 대우증권도 소매영업과 리서치, 기업금융 등 분야에서 일할 대졸 신입사원 입사지원서류를 오는 11일 마감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7일까지 경영ㆍ경제ㆍ법정 분야에서 신입직원을 모집한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암트랙 타고 美 캘리포니아 여행

    암트랙 타고 美 캘리포니아 여행

    미국 캘리포니아 체류일정 중 단 하루의 여유가 생겼다. 어디로 갈까. 미국의 전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당신이 탑승한 기차안의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 나라를 진실로 경험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 서부지역 해안을 따라 달리는 기차여행을 해볼까. 애너하임에서 샌타바버라(Santa Barbara)까지 왕복일정이 미국의 전통적인 시골모습과 아름다운 태평양의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코스라는 말에 선뜻 기차여행에 나섰다. 소요시간은 편도 3시간 남짓. 아침 첫차를 타고 5시간 가량 샌타바버라를 둘러본 다음, 오후 4시 막차를 타고 오는 12시간 여정이다. 아침 8시 9분. 미국 프로야구 애너하임 에인절스팀의 연고구장인 에디슨필드 야구장 옆 암트랙 애너하임역. 상큼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높다란 2층 객차로 구성된 암트랙이 미끄러지듯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태평양과 인접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선가.‘서프 시티’라는 이 지역 별칭에 걸맞게 기차 이름도 ‘서프라이너’다. 기관차를 제외하고 모두 5량.1층을 지나 전망좋은 2층칸으로 올라갔다. 좌석넓이는 새마을호 일반실 정도. 냄새없고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든다. USA투데이를 읽는 직장인, 낱말맞추기 게임을 하는 어르신, 선 잠을 자는 뚱보 아가씨 등 우리네 기차안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피부색과 체격이 조금 다르다는 것뿐. 서둘러 창가쪽 자리를 차고 앉았다. 기차가 목쉰 소의 울음소리 같은 기적을 울리며 애너하임역을 빠져 나갔다. 등받이에 한껏 몸을 기댄 채 차창밖 풍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들녘에서 채소를 수확하는 농민들이며 진고동색 나무 전신주 늘어선 길을 털털거리며 달리는 낡은 자동차, 그리고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목재로 지어진 가옥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모습들이다. LA 유니언역에 도착해 30분정도 쉬면서 대부분의 승객들을 내려놓은 서프라이너는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샌타바버라를 향해 내달렸다. 대도시 LA에서 멀어질수록 기차는 점점 한적한 교외 풍경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길모퉁이 어디엔가 노래제목처럼 ‘호텔 캘리포니아’가 서있을 것만 같다. 창밖 좌우로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곡창지대가 펼쳐졌다. 벤추라에 가까워지자 왼쪽 창가에서 느닷없이 태평양이 뛰쳐 나왔다. 서부지역 기차여행의 백미가 바야흐로 시작되는 순간이다. 효도관광을 가는 우리네 부모들처럼 샌타바버라로 놀러간다는 백인 노부부 일행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다. 과연 넓긴 넓다. 대양(大洋)의 참모습이 여실히 느껴진다. 바다와 나란히 선 프리웨이는 말 그대로 자유를 찾아 쉬임없이 달리는 듯하다. 해변에서는 사람들이 쉬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타고 서핑을 즐기는가 하면, 애견과 함께 모래밭을 산책하기도 했다. 세시간여 여행끝에 LA에서 북쪽으로 128km쯤 떨어진 샌타바버라에 도착했다. 도시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해안선과 산타 이네즈 산맥 등 수려한 풍광과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덕에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18세기말 지어진 샌타바버라 성당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물과 박물관 역할을 한다. 해안선이 절경이라는 바닷가로 향했다. 샌타바버라역에서 도보로 5분거리. 바다를 향해 돌출한 스턴스 워프주변으로 20∼30m 높이의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밭이 파란 태평양과 몸을 비비며 희롱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손원천 특파원 angler@seoul.co.kr # 여행팁, 모르면 손해 ● 애너하임에서 샌타바버라까지 왕복운임은 일반석 기준 50달러. 암트랙 패스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다. 투어 마케팅 코리아(www.tourmktg.co.kr)에서 암트랙 패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02)732-8301. 암트랙 한국어 홈페이지(www.amtrack.co.kr)도 둘러볼 만하다. 현지 여행사에서도 암트랙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유사시에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은관광(www.jountour.com)213-382-3333. ●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메트로링크열차와 혼동하지 말 것. 또 가급적 밤에는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기차 객실 좌석마다 전기 콘센트가 설치돼 있다.110V.2점식 플러그를 준비해 가야 한다. ● 샌타바버라 지역을 도는 셔틀버스가 오전 9∼10시까지는 30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25센트. ● 샌타바버라역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하루 30∼50달러선.
  •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근로자의 날인 1일 경남 창원시에서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민주노총·한국노총·북측 조선직업총동맹 등 남북 3개 노동단체가 참가하는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 3일째인 이날 경남 창원종합운동장에서는 이번 대회의 본행사인 노동자 단합대회·통일축구경기·축하공연 등이 개최됐다. 단합 대회는 창원시민과 전국에서 모인 근로자 등 3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3시30분쯤부터 3개 단체 공동 사회로 시작됐다. 주최측은 행사장을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72명으로 구성된 풍물단을 선두로 한반도기 기수단, 남북 노동자 대표단 등이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연호하면서 운동장으로 입장하고 공동 사회자들이 동시에 개회를 선언하면서 대회장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6·15 공동위 남북 대표 축사, 남북 3개 노동단체 위원장 대회사 등이 이어졌다. 이어 남북 3개 노동단체 대표는 5개 항의 ‘남북(북남) 노동자 선언문’을 한문단씩 낭독하며 창원 5·1절 행사가 겨레의 가슴 속에 통일애국의 불길을 지펴 올린 뜻깊은 통일축전이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남북 노동단체는 선언문에서 조국통일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6·15 공동선언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통일운동에 민족을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평화 수호에 앞장서고 남북노동자들의 연대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단합대회에 이어 오후 4시쯤부터 남북 선수들이 섞인 연대팀과 단합팀의 통일축구 경기가 축포를 신호로 전·후반 각 45분씩 열렸다. 경기내내 관중들은 크고 작은 단일기를 흔들며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통일”을 외치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민 김경식(56)씨는 “보기 드문 뜻있는 행사인데 홍보부족으로 많은 시민들이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축구시합에 이어 오후 6시쯤부터는 본부석 맞은편 특설무대에서 축포가 터지면서 흥겨운 축하공연이 열려 남북 노동자 대표단과 관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동참, 남북화합과 통일에 대한 마음을 되새겼다. 노동자 노래패·영산마루 타악공연·안치환 공연·민족춤패 공연·노래극단 희망새 공연·창원시립교향악단의 아리랑 연주에 이어 불꽃놀이를 끝으로 남북노동자대회 본행사는 막을 내렸다. 남북노동자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전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자 묘역을 참배했다. 남측에서 처음으로 열린 창원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60명은 2일 오전 10시 김해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서울 도심곳곳 노동절 행사 근로자의 날인 1일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기념행사가 서울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예년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1만명(경찰추산 6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7회 5·1 노동절 기념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행사 이후 종로2가를 거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는 한국노총 주최로 마라톤대회가 열려 이주노동자 400여명 등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수 장관은 근로자들과 함께 5㎞ 구간을 완주했다. 서울 이동구·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젊은 영혼들의 영원한 주제가다. 누구나 삶이 괴롭고 고단할 때, 혹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힘이 돼 주는 노래 한 곡쯤은 있다. 요즘 ‘20&30’들의 삶의 나침반을 끌어당기는 노래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노래는 고단한 삶의 동반자 최모(32·여)씨는 캐나다에 온 지 얼마 안 돼 오랜 연인과 이별했다. 최씨는 이민을 원했지만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살기를 희망했던 것. 낯선 타향에서의 향수병과 이별의 고통까지 겹쳐 길고 춥기로 유명한 토론토의 겨울은 정말 길게 느껴졌다. 이때 우연히 한인 타운의 술집에서 들은 노래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부른 ‘봄이 오면’이었다.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봄이 오면 연둣빛 고운 숲 속으로 어리고 단 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최씨는 “CD를 구해 듣고 또 들으면서 봄이 오면 나는 뭘 하고 싶은 지 노트에 빽빽하게 적어 나갔죠. 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별의 아픔과 겨울의 시림, 외국 생활에서 오는 향수도 극복할 수 있었어요.”라면서 지금도 봄이 오면 이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원 김모(27·여)씨의 동반자는 윤상의 3집 앨범에 실려 있는 ‘달리기’다. 어학연수 갔을 때 김씨는 한여름 집에서 역까지 30분 거리를 돈을 아끼기 위해 걸어 다녀야 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그늘도 없는 고통스러운 거리였지만 속으로 ‘달리기’를 흥얼거리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 걸/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이란 가사가 마치 인생의 진리처럼 느껴졌다고 김씨는 말했다. 대학생 장모(29)씨의 MP3에는 언제나 바뀌지 않는 노래가 있다.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다. 장씨가 제대하고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한 평이 조금 넘는 고시원에 틀어 박혀 책과 씨름하던 2002년 주위는 온통 월드컵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당시 단과학원 선생님은 “너희가 지금은 맘 놓고 월드컵도 보지 못하는 재수생 신분이지만 4년 후에는 멋진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 힘내라.”고 했지만 장씨에게는 되레 비수가 됐다. 군대에 가기 전인 98프랑스월드컵 때 다니던 재수학원 선생님이 같은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울적했던 장씨는 혼자 맥주를 마시며 손바닥만 한 창문 밖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이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었다.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장씨는 “성난 파도 아래 깊은 곳에 한 번만이라도 이르기 위해 외롭게 헤엄치며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다는 가사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죠. 지금도 힘든 일을 마주할 때면 처음 ‘민물장어의 꿈’을 들으며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고 힘을 얻습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프로골퍼 허모(30)씨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들으면 축 처진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이야/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란 가사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체육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그가 클럽을 내던지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 노래를 듣고 힘을 냈다.“조금 늦었지만 결국에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이 생깁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인생의 나침반을 돌려놓은 노래 초등학교 교사인 강모(28)씨가 교직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영어 시간에 일어났다. 평소 학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줘 인기가 많았던 영어 선생님이 “너희는 공부를 왜 하니?”라며 ‘화두’를 던졌다. 이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강씨는 “그때야 그냥 남들이 하니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을 뿐이죠. 특별한 공부의 목표를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지던 시절이니까요.”라고 떠올렸다. 그때 선생님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he troubled water)’를 들려 주셨다. 강씨는 “선생님께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자신을 낮추어 사람들을 도와 주기 위해 공부했고, 교사가 됐다.’면서 ‘너희들도 무슨 일을 하든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되기 위해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죠.”라고 회상했다. 결국 강씨는 교대에 입학했고 지금은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며 인생의 징검다리를 놓아 주고 있다. 최모(29·회사원)씨가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찾아 듣는 노래는 천지인의 ‘청계천 8가’다.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선배가 기타를 치며 가르쳐준 이 노래는 난생 처음 들어 보는 민중가요였다. “‘파란 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로 시작해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로 끝을 맺는 가사는 세상에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줬습니다. 보이는 것만 보던 내 시야를 넓게 만들어준 셈이죠.”라고 최씨는 고백했다. 그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뱃심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어쩜 그리 내 상황과 똑 같은지’ 누구나 한 번쯤 유행가 가사가 자신의 처지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있을 법하다. 요즘 젊은 술꾼들에게 사랑을 받는 노래는 남성 듀엣 바이브의 ‘술이야’다. 시스템 통합(SI) 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 줄이야’란 부분은 정말 딱 저랑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내 생활을 그대로 담은 노래 같아 좋아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장난처럼 불렀는데 점차 가사처럼 술에 찌들어 살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회사원 오모(30)씨는 싸이의 ‘연예인’ 덕분에 결혼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 세 살 어린 신부를 맞이했는데 연애할 때부터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란 가사에 힘을 주어 불렀다고 한다. 오씨는 “지금도 내 마음은 그 노래 가사처럼 평생 아내를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 둘이 같이 노래방에 가면 항상 이 노래를 불러 주곤 하는데 아내도 너무 좋아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광석 노래의 힘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최루가스에 녹다운된 대학생들은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를 부르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먼지 구덩이 연병장을 구르던 이등병은 그의 노래 편지를 받고 찔끔거렸다. 어설픈 사랑에 가슴 찢어진 청춘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통곡했다. 고 김광석.‘서른 즈음’이던 32세의 나이로 먼 길 떠난 지 11년. 그의 이름 석 자와 그가 토해낸 노랫말을 사람들은 왜 아직도 잊지 못할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김광석의 이야기’ 회원들로부터 그의 노래에 대해 들어 봤다. 아이디 ‘msk204’는 “형의 노래는 삶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의 노래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삶에 끼어들어 삶 자체가 됐기 때문이다. 김광석처럼 사람들의 인생에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긴 가수도 흔치 않다. 아이디 ‘09zzz’는 “대학 1학년 때 대학로 ‘학전’에서 처음 광석 오빠의 콘서트를 본 후 오빠가 떠나기 전까지 마치 중독처럼 콘서트를 다녔던 때가 늘 그립다. 마치 대화를 하는 듯한 작은 소극장 안에 웃음과 눈물이 가득 고일 때면 광석 오빠와 그리고 옆에 앉은 사랑하는 이와 한 하늘 아래 살아 간다는 게 참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도 김광석이 떠난 뒤부터는 누구의 콘서트에도 가본 적이 없다. ‘햇살나무’는 군대 이등병 시절 훈련 복귀 도중 선임병이 노래를 시켰던 때를 기억했다.“고민하다가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1절을 부를 때는 혼자였는데,2절을 부를 때는 동행했던 선임병이 따라 불렀고,3절을 부를 때는 트럭 안에 타고 있던 모든 병사들이 같이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병사들 모두는 가슴에 품고 있던 초코파이를 하나씩 꺼내 내게 줬다.” 김광석이 살았다면 43세.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이들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이젠 그의 노래를 들어도 눈물나지 않을 만큼 딱딱하게 굳은 심장이지만, 사람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를 보내지 못할 듯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봄밤/박용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봄밤/박용하

    째깍째깍 시시각각 뛰는 심장박동 소리 초읽기처럼 크게 들린다 팔베개하고 누운 잠처럼 다정해라, 죽음이여 어두운 바다에서 올라온 파도는 심장을 들고 밤 창가로 걸어온다
  • [서울 4色 탐험-박물관 천국] (1) 숙명여대 자수 박물관

    [서울 4色 탐험-박물관 천국] (1) 숙명여대 자수 박물관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 ‘론니 플래닛(Lonley Planet)’에서 서울을 소개한 마틴 로빈슨은 숙명여대 자수박물관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서울의 숨은 명소”라고 추천했다. 서울에서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자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관복·갑주·병풍·혼례복·흉배 등 다양한 의복과 복식장식구 8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수연구가 정영양 박사가 기증한 유물들이다. ●한국의 숨은 명소 정 박사는 세계 최초로 자수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면서 자수예술가, 직물역사가로 명성을 얻었다.1976년 뉴욕대학에서 논문 ‘중국·한국·일본의 자수역사와 기법’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동아시아 자수의 역사와 가치를 전세계에 널리 전파했다. 자수박물관은 정 박사가 평생 모은 자수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2004년 5월 개관했다. 박물관은 매년 기획전을 통해 소장유물을 일부 선보인다. 첫 번째 전시회 ‘히든 스레드(Hidden Thread)’에서는 중국 자수 예술과 기법을, 두 번째 전시회 ‘디자인:선과 선이 만날 때’에서는 자수장식의 기원 의미 지역적 해석 등을 소개했다. 현재는 ‘수실로 짓는 천상:동아시아 의례복식’전을 열고 있다. ●자수를 통해 신앙체계 이해 26일 숙명여대 정문 르네상스 플라자에 위치한 자수박물관에는 한국 중국 일본 몽골 티베트의 의례용 직물들이 한자리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회는 도교 불교 유교 등 동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친 신앙별로 꾸몄다. 정혜란 큐레이터는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중에서 가장 시각적이고 기술적으로 화려한 유물을 공개했다.”면서 “자수예술을 통해 동아시아 신앙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구에 걸려 있는 황금빛 용이 수놓인 방장(房帳:벽에 장식용으로 걸어 놓았던 커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도교의 영향을 받은 중국 청대 작품. 위쪽에는 푸른 하늘 위로 붉은 태양과 하얀 달, 북두칠성이, 아래쪽에는 두 마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불교에서도 용은 단골 소재였다. 중국의 부유한 시주가 사찰에 헌납했다는 황룡포(黃龍袍)에도 용이 등장한다. 중국 명말∼청초 때 제작된 이 의복은 용·구름·파도·산 등을 강하게 표현했다.17세기 중국에서 유행하던 직물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공작의 깃털로 실을 뽑은 공작사(孔雀絲)로 용의 몸을, 금으로 만든 금사(金絲)로 용의 머리와 비늘을 극세화처럼 표현했다. ●화려한 혼례복이 인기 인기 있는 전시품은 중앙에 자리한 한·중·일 혼례복이다. 우리나라 의복에는 봉황이, 중국에는 용이, 일본에는 학이 수놓아진 것이 이채롭다. 혼인날에는 신분과 상관없이 부귀영화를 상장하는 온갖 무늬를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 일본 기모노 위에 입었던 겉옷 우치카게에는 붉은 바탕에 금빛 거북, 흰 학 등 장수를 상징하는 길조 문양이 혼합돼 있다. 상설 전시작품으로는 견사자수(絹絲刺繡)을 놓은 기원전 3∼4세기 청동거울이 눈에 띈다. 중국 전국시대 청동거울 뒤면을 사슬수로 꾸민 것이다.200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자수의 흔적이 남아 있다. 꽃모양의 자수를 붙인 여자 신발도 전시돼 있다. 중국 원대(13∼14세기)로 추정되는데 닳고 닳아 신발 형태는 무너졌지만, 꽃모양 자수만은 뚜렷하다. 아름다운 자수로 체험하는 동아시아의 역사가 흥미롭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0) 인천 옹진군 덕적면 울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0) 인천 옹진군 덕적면 울도

    서해안 먼바다 깊고 깊은 곳, 섬은 그대로인데 마을은 영광의 시대를 뒤로 하고 명맥만 유지한 채 나날이 쇠잔해가고 있다. 인천에서 배편으로 덕적도까지 간 뒤 다시 배를 갈아 타고 두 시간 남짓 더 가야 하는 섬. 행정명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울도리. 험한 파도를 헤치고 문갑도와 굴업도, 백아도를 거쳐 울도항에 배가 도착하자 오랜만에 들어오는 생필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작은마을과 큰마을로 형성된 울도엔 모두 16가구 3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해질녘 작은 어선에서 어망을 내려 생선을 털어내자 양동이에선 주먹만한 우럭과 놀래미들이 팔딱거린다. 황량하고 바람부는 부두에는 아낙 홀로 길고긴 어망을 수선하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쓸쓸하게 한다. 비탈진 곳에 위치한 어민의 작은 집 마당에는 한 노인이 금방 앞바다에서 채취한 홍합을 손질하고 있다. 갯벌에 뿌리박은 그물닻에는 굴딱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주인 잃은 폐선은 흉물스러운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 섬은 196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민어·조기·새우잡이가 한창이었고 호황일 때는 파시(波市)가 열렸다. 외지인들이 수백명씩 들어와서 작은마을에는 객주점(客酒店)이 즐비할 만큼 흥청거렸다. 이후 꽃게잡이가 번성할 때는 주민들도 20여척의 꽃게잡이배를 부리며 남부럽지않게 돈도 만졌다. 근해에서 조업하는 꽃게잡이배들도 섬으로 몰려들어 아낙들도 어구손질만으로 한 해 천만원씩 소득을 올렸다.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10년전 폐교된 덕적초등학교 울도분교를 웃음소리로 가득 메웠고, 마을은 선주들이 고용한 외지 어민들의 가족들로 북적거렸다. 어부들은 너나없이 인천에 별도의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평생동안 바닷속만 들여다 보고 살았다는 한 늙은 어민은 기자에게 그 옛날의 영광을 들려주었다. 지금 섬에는 바람과 파도를 피해 들어온 몇척의 배와 어구 적치장을 가득 메운 어망만이 주인인양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대로 이 섬에 살았다는 정광성(72) 할아버지는 “한때 2척의 꽃게잡이배를 가지고 5가구나 고용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하면서 “어선들이 대형화되고 물고기를 남획하면서 5년전부터 게가 잡히지 않아 지금은 마을주민이 소유한 꽃게잡이배가 단 1척에 불과하며 그나마 꽃게잡이하는 주민도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 부인과 함께 울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정병우(40·전도사)씨는 “본적과 주소지를 아예 울도로 옮겼다.”면서 “바깥 세상과 거의 단절된 채 살아가는 주민들이 너무나 순하고 착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응급환자가 발생하거나 아플 때는 대책이 없어 불편하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현재는 갯벌에서 간간이 채취하는 고둥이나 홍합 굴에다, 소형 배를 이용한 낚시잡이 외에는 어족자원이 고갈되어 뾰족한 소득원이 없지만 주민들은 그래도 희망에 부풀어 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섬을 찾겠다는 문의전화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중인 준설작업과 항만공사가 끝나고, 인천에서 갈아타지 않고 올 수 있는 객선이 취항을 하면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종패를 뿌려 놓은 바지락과 굴 양식장이 수확을 시작하는 2년 뒤쯤이면 섬은 점차 활기를 찾게 된다며 들떠 있다. 뭍에서 멀어서 울면서 들어가고, 나올 때는 훈훈한 인심에 떠나기 섭섭해서 울고 간다는 울도, 살기가 어려워 섬 주민치고 울지 않는 사람이 없어서 울도라는 유래가 생겼다는 섬. 바람과 안개에 며칠째 발이 묶였던 이방인은 주민들의 소망이 이루어져 새로운 영광의 시대를 맞게 되기를 기대하며 섬 울도를 떠났다. 사진 글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여성&남성] 실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내가 너를 처음 본 곳 마지막 한번 가보고 싶었어. 비가 오는 이 밤길을 정신없이 그냥 걷고 있네. 한도 없이 걷다보면 너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태지와 아이들,‘널 지우려 해’ 중에서) 한 사람이 내 머리에, 그리고 몸에 남긴 각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때로는 끊기 힘든 마약처럼 정을 다 줬던 사람의 기억은 일상의 하나 하나를 파고든다. 하지만 사람의 뇌는 기억력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법. 남자와 여자, 그들은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 그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영화 속 비련의 주인공처럼 천모(27)씨는 실연이라는 아픔을 겪을 때는 항상 ‘재연 배우’가 된다.“이제는 제목도 잊어버렸는데요. 아주 오래 전에 영화에서 옷을 입은 채 샤워기 앞에 서서 물을 틀고, 쏟아지는 물과 함께 눈물을 흘려보내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한번 따라해 봤을 뿐인데 이제는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 영화 속 그 장면을 반복 연출하고 있지요.” 대학생 방모(29)씨는 영화속 주인공처럼 다리가 후들거려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가 될 때까지 달린다. 평소에도 마라톤을 즐기던 방씨는 “실연당하면 심장이 터질 때까지 뛰고 또 뛴다.”고 밝혔다. 그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내 몸의 수분이 모두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될 때까지 뛰고 나면 더 이상 슬프지 않다.”면서 “눈물로 흘러넘칠 물기까지 모두 땀으로 내보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며 미소를 짓는다. 몰입을 통해 잡념을 버리는 또다른 방법으로 대학원생 지모(29)씨는 요즘 텔레비전에서 한창 인기인 ‘무한도전’을 권한다. “계속 봅니다. 재방송도 보고 인터넷에서 다시보기도 하고 유선방송도 봅니다. 등장인물이 벌이는 도전을 하나씩 따라해 봅니다.”지씨는 “무모한 목표를 달성하느라 헤어진 여자 같은 건 이미 기억에 사라지고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난 뒤 남는 허탈함은 지씨도 어찌 할 방법이 없다. ●애인의 모든 흔적을 없앤다 취업준비생 추모(26)씨는 애인과 헤어질 때 미니홈피 싸이월드에서 애인과 맺었던 일촌관계도 같이 끊었다. 하지만 꽤 오래 사귀었기 때문에 애인과 추씨를 모두 아는 사람이 많아 일촌 파도타기를 해야 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더 좋아했던 사람이라 잊기가 힘들었다.”면서 “일촌 파도타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비굴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씨는 “싸이월드 일촌 파도타기를 하며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옛 애인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촌 파도타기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일촌 파도타기 덕분에 이별의 아픔을 잊어가던 회사원 마모(29)씨.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아뿔싸! 그토록 잊고 싶던 옛 애인 미니홈피였다. 마씨는 파도타기를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녀 흔적이 없는 곳으로 상처가 너무 커서 이 나라가 싫어졌다는 사람도 있다. 대학생 공모(21)씨는 이번 달이 끝나기 전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간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군 입대를 자원했지만 입대일이 예정보다 늦어지자 학교를 휴학하고 해외연수를 택했다. 공씨는 “그 친구 흔적이 남아 있는 캠퍼스를 도저히 다닐 자신이 없다.”면서 “새로운 환경이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군대 신병교육대에 붙어 있는 유명한 글귀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은 즐겨라.”를 실천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달 여자친구와 헤어진 대학생 피모(27)씨는 “여자친구 때문에 방해받았던 일이 많았다.”면서 “그동안 못 해본 걸 다하면서 그 여자 따윈 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여자친구한테 들킬까봐 자제하던 무도회장과 클럽 같은 ‘야간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피씨는 상대의 입맛에 맞추느라 먹고 싶어도 참았던 것들도 즐겨 먹는다.“여자친구와 모든 걸 함께해야 하는 생활이 아니라 나 혼자의 삶을 찾고 있습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동병상련’ 동지 만나 아픔 치유 회사원 이모(26)씨는 최근 오래 사귀어오던 남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았다. 늘 그랬듯 남자들은 별다른 이유는 말하지 않은 채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표정으로 “헤어지자.”는 말만 했다. 헤어짐의 고통은 그나마 참을 수 있는데 왜 헤어지자는 건지 이유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고 남자란 동물을 믿어버린 자신이 미치도록 싫었다. 그러다 찾아낸 방법이 이른바 ‘동지 만들기’. 이씨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다른 친구와 만나 남자 친구의 험담을 하며 아픔을 치유했다.“친구와 헤어진 남자 친구의 험담을 하면서 자연스레 실연을 극복했어요.” 대학생 정모(25)씨는 1주일에 3일은 술을 마실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 ‘주당’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남자 친구가 영문을 모르는 이별 통보를 해온 날. 정씨는 소주 10병을 사온 뒤 자기 방에다 나란히 나열해 놓고 초록생 병들만 바라보며 밤을 지샜다.“아침이 되어 잠이 들었더니 모든 것이 희미해지는 것 같더군요.” 대학생 김모(25)씨는 실연을 당했을 때 그 남자의 기억을 하나씩 지우는 걸로 분풀이를 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김씨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그가 쓴 모든 댓글과 사진 등을 하나씩 지운 뒤 그의 홈피에 있는 자신의 흔적도 하나씩 지웠다.“글이 모두 삭제된 걸 그가 알고 황당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통쾌하기 그지 없더군요. 그러고나니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어요.” ●추억을 곱씹으며 기억을 지운다 대학생 박모(23)씨는 떠난 연인의 단점을 하나씩 기억나는 대로 적으면서 아픔을 지웠다. 그의 못된 버릇, 마음에 들지 않았던 행동과 말투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의 부정적인 모습만 각인시키려 애썼다.“아름다웠던 추억은 나만의 아픔이 될 뿐이더라고요. 그를 미워하기 위해 나쁜 기억만 떠올리면 점점 그는 잊혀지고 나는 또다른 시작을 준비할 수 있게 되더군요.” 전문직으로 일하는 이모(26)씨는 반대로 추억을 곱씹으면서 기억을 지워나가는 스타일이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다녔던 단골 밥집이나 커피숍 등의 아지트들을 동성 친구와 함께 가거나 혼자 다니면서 추억과 아픔을 떠올려본다.“언제부턴가 저 혼자 그 집을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을 때 ‘이제 그가 정리됐구나.’ 싶더군요.” 회사원 배모(24)씨는 학구적으로 실연을 극복한다. 평소 가이드책을 읽길 좋아하는 배씨는 실연당했을 때도 서점으로 달려가 ‘실연극복하기’에 대한 지침서를 사들고 그에 따라 조금씩 아픔을 잊어간다.“예전에는 흥밋거리로 읽었는데 차츰 가슴 속에 하나씩 와닿는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 실연당한 친구에게도 이 방법을 권하고 있어요.” ●다른 일에 몰두해 상처 보듬어 학원강사 박모(26)씨는 집중할 무언가를 찾아 실연의 아픔을 극복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이것저것 찾아헤매던 박씨는 그 결론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찾아냈다. 생전 집안 일이라고는 손도 대지 않았지만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자 어머니가 웬일이냐며 기특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뒀다.“남자친구의 얼굴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면서 분리수거를 하다보면 어느덧 그 남자는 기억 저 구석에 처박히게 되죠.” 회사원 송모(29)씨가 선택한 취미는 웨이트 트레이닝. 땀을 흘리며 조금씩 몸매를 다듬어가는 운동에 집중하면서 기억도 땀샘으로 내보냈다.“헤어진 남자 친구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일이 세상에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죠. 웨이트 트레이닝 외에 다른 취미들도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구연동화·음악회…도서관이 진화한다

    구연동화·음악회…도서관이 진화한다

    ‘도서관으로 봄 나들이 오세요.’ 포근한 날씨에 주말마다 봄 맞이 인파가 늘고 있는 가운데 도서관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상춘객을 맞고 있다. 예전의 책만 읽는 도서관이 아니다. 체험활동과 알찬 강좌 등 아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특히 지역 도서관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짜 나들이 코스로 자리잡았다. 서울 지역 22개 공립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이용할 만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지역 도서관 프로그램은 단기와 장기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기 프로그램은 일회성 행사나 3개월 이하의 프로그램으로 특정 주제별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 프로그램은 도서관별로 매주 한 차례씩 연중 이뤄진다. 둘 다 대부분 무료이지만 직접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재료비나 참가비만 내면 참여할 수 있다. ●흥미 쑥쑥, 이색 프로그램 적지 않은 도서관들이 다양한 이색 프로그램을 올해의 중점 추진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남도서관은 유치원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상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형아가 읽어주는 영어동화’는 어린이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외국인 학교 자원봉사자와 함께 발음지도를 곁들여 영어동화를 읽는 프로그램이다.‘어린이 생각나눔’은 사서들이 진행하는 어린이 철학교실로, 영상 동화를 보고 주제별로 토론을 한다. 이 밖에 중·고생을 대상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하는 ‘강남도서관과 함께 가는 선정릉’,‘도산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도 마련돼 있다. 강서도서관은 순은(純銀) 점토를 이용해 귀금속이나 장신구를 만들어보는 ‘클레이아트’를 신설했다. 고덕평생학습관은 봄, 여름, 가을로 나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연관찰 학습체험을 하는 생태학교를 운영한다. 도봉도서관은 초등학생이 직접 사서로 활동하는 ‘어린이 명예사서’제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두 차례 2시간씩 어린이실에서 도서관 안내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서대문도서관은 매월 한 차례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읽고 직접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들어보는 ‘그림책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운영하고 있다. 양천도서관도 매월 한 차례 ‘그림책 애니메이션 만들기’와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동작도서관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월 쉬는 토요일에 사자소학을 가르쳐 준다. ●가족이 함께 도서관 속으로 가족 단위로 이용할 만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강남도서관은 다음 달 26일 오후 2시 가정의 달 행사로 ‘도서관 앞 마당잔치’를 연다. 북 아트와 솟대·책갈피 만들기, 탁본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고덕평생학습관은 다음 달 27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가족 백일장대회’를 연다. 어린이도서관은 다음 달 2일 개관 기념 행사로 놀이마당과 기념공연을 펼친다. ●도서관에서 공부도 해결 지역 도서관 사이에 일반화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학생들 공부에 관한 것이다. 독서와 논술지도는 물론, 음악과 미술, 주산·암산, 발표력 교실, 동화구연 프로그램까지 다채롭다. 강동·개포·서대문·고척·구로·영등포·종로 등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독서와 논술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척·양천·영등포·정독도서관은 주산·암산 프로그램을, 개포·마포·양천·송파도서관은 발표력 교실을 운영 중이다. 마포평생학습관에는 성악과 단소, 바이올린에 발레 강좌까지 마련돼 있다.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프로그램은 강동·개포·고척·어린이도서관 등 8곳에서 운영 중이다. 일부 도서관들은 학생들을 위해 아예 별도의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용산도서관은 인근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사서와 학습도움 교사들이 학교 교과과정에 맞춰 예·복습은 물론 독서지도를 해주는 학습도움방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중계평생학습관도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4일 3시간씩 국·영·수·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학습도움방을 운영하고 있다. ●소외계층 배려에 음악회까지 개포도서관은 ‘찾아가는 놀이터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소외계층 학생들과 책을 읽고 함께 노는 프로그램이다. 고덕평생학습관은 6월까지 장애인을 찾아가는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포·도봉·서대문도서관 등에서는 연중 2∼4차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주말 이용 걱정 마세요 공공 도서관은 토·일요일 문을 닫지 않는다. 매월 두 차례, 평일 가운데 하루를 휴관일로 정해 쉬고 있다. 가족 단위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개장 시간은 자료실과 열람실에 따라 다르다. 보통 자료실은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열람실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개장 시간을 연장하는 곳도 있다. 송파, 정독, 강서, 도봉 도서관과 마포 평생학습관 등 5곳은 지난 2월부터 자료실은 밤 10시까지, 열람실은 밤 11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러, 떠다니는 해상 原電 세운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원자력발전소(조감도)가 건설된다. 러시아 정부는 전 세계로 이 해상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환경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16일 러시아 정부가 백해(白海) 연안의 세베로드빈스크에서 해상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최소 6기의 해상 원자력 발전소가 더 건설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낙후지역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안전도 신뢰할 수 있다.”고 환경 논란을 일축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키리옌코 원자력청장은 “해상 발전소는 지상에 있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면서 “2000년 핵잠수함 쿠르스크의 침몰사고 후에도 원자로에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인양된 후 곧바로 원자로가 가동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해상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핵잠수함 원리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 판매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1부총리도 “외국에서 벌써부터 구입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다.”고 해외 수출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세계 환경단체들은 러시아의 해상 원자력발전소가 높은 파도에 취약하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은행 ‘박해춘號’ 첫 인사 뚜껑 열어보니

    우리은행 ‘박해춘號’ 첫 인사 뚜껑 열어보니

    ‘영업력이 인사의 첫 원칙이자 목표’ 우리은행이 최근 부행장과 영업본부장, 부장·지점장 인사를 완료,‘박해춘호’의 실질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적인 원칙으로 삼은 것. 업계의 치열한 영업전이라는 ‘높은 파도’를 헤쳐나갈 무기는 학연·지연이 아닌 영업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부행장·본부장·지점장 ‘영업맨´ 전면 부상 이번 인사에서는 전통적인 ‘영업맨’들이 부상했다. 지난 13일 임명된 최승남 신임 영업부장은 영업점 평가에서 무려 4회 연속 1위에 올랐으며 정징한 강동영업본부장은 3년 동안 영업점 평가 1위를 3번,2위를 1번 차지한 기록을 갖고 있다. 박 행장은 6일 단행한 부행장 인사에서도 영업맨들을 발탁했다. 김희열, 박영호, 김계성, 이규재 부행장은 영업부장이나 영업본부장 출신이다. 선환규, 허덕신 부행장은 영업본부장 경험을 갖고 있는 사업단장 출신이다. 또 6명의 사업단장 가운데 5명을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채웠다. 박 행장은 13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과거 몸담았던 회사에서 영업본부장을 두루 경험하면서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최적의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을 임명하기 위해 직접 나서 검증하는 선발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임직원들이 머무르는 자리로 인식되던 해외 현지법인장 자리도 영업력이 우수한 직원들이 발탁됐다. 중국우리은행 설립추진위원장에는 영업 경쟁력과 중국어 구사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 김대식 상하이 지점장을 전격 승진 발령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도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내정할 예정이다. 인맥과 학연, 지연 등 ‘전통적’ 기준도 이번에는 배제됐다. 부행장 3명과 단장 4명이 상고 출신이다. ●“인맥·학연 등 ‘회전문인사´ 근절” 선포 박 행장은 “환경이 좋은 점포에 배치돼 손쉽게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더 좋은 자리로 옮겨가는 ‘회전문 인사’는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면서 “특정 인맥이나 학연, 지연 등에 의지하는 인사나 공정한 경쟁을 통하지 않는 줄서기 인사는 더 이상 은행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해외점포에 근무하고 있는 본국 직원들의 업무 역량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고,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은 임기에 관계없이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은행 출신 자회사 임원들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행장은 이르면 이번 주까지 부부장급 이하 직원 인사를 끝으로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6월쯤 실시하던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당겨 단행한 만큼, 영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는 가급적 대규모 인사를 자제할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인재양성이 경쟁력이다/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지난 150년간 진행됐던 산업혁명,30여년간의 비약적인 기술혁신, 그리고 최근 10년간의 놀라운 정보기술(IT)혁명은 산업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예 자취를 감춘 업종도 있고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한 거대 산업이 출현하기도 했다. 화학, 자동차, 기계 등 전통적 분야에서 수십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기업들이 고전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디지털 기업들이 새롭게 질서를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발전을 지속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브랜드 인지도나 자금력, 또는 상품 기술력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인재가 바탕이 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가 신생 분단국가에서 단기간에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가난 속에서도 적극적인 교육투자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됐던 것처럼 기업에도 ‘인재’야말로 경쟁력과 생존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인재를 키운 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만들면서 국제적 경쟁환경에서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얻는다. 단기적 경영전략 하에 인재 개발과 연구개발(R&D)투자를 등한시한 기업은 오늘날 원천기술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는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다. 따라서 회사의 미래비전과 현실환경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워야 한다. 옛 사람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여, 단정한 용모(身), 논리적 언술(言), 필체와 문장(書), 사리분별력(判)이라는 인재 판별기준을 가졌다. 이제는 창의력, 글로벌감각, 도전의식, 희생정신과 같이 기업에서 요구되는 자질에 대해 다면적으로 평가하여 인재를 선별하고, 내재된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 극대화하는 게 인력 개발의 핵심 과정일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리더는 개인의 가치관과 조직의 비전을 융화시켜 ‘윈(win)-윈’할 줄 아는 인재다. 전체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옳으면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옳지 않으면 거부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인재의 조건이다. 특히 무한경쟁의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야성(野性)’이 중요하다. 온실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조직을 이끌고 풍랑을 헤쳐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등산과 축구경기 등 야외전형을 통해 팀워크, 인성, 예절, 사회성, 열정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당사로서는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석을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이제 자유무역협정(FTA)의 파도를 타고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이자 무한경쟁시장이 됐다. 따라서 거대한 자본이나 아이템도 그 자체로서 기업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으며,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최고 인재만이 세계 무대에서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훌륭한 인재는 최대의 경쟁력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재가 기업의 미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인 것이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노대통령은 승부사 아닌 검투사 차기 대통령은 ‘행정가형’ 될 듯”

    “올 대선에서는 차분하고 비정치적인 행정가형이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인 최진 고려대 연구교수(행정학)는 최근 발간한 ‘대통령리더십 총론’에서 해방 이후 60년간 우리 국민의 대통령 선택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 파도이론과 강약이론을 토대로 차기 지도자는 ‘부드러운 관리자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을 보면 리더십의 강·약 교차 현상이 반복됐다. 즉 이승만(강)-윤보선(약)-박정희(강)-최규하(약)-전두환(강)-노태우(약)-김영삼(강)-김대중(약)-노무현(강) 등의 패턴이 이어졌으므로 차기 대통령은 부드러운 유형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또 노무현(얼굴)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을 ‘선동가형의 안티 포퓰리즘’,‘반(反) 권위주의자’,‘승부사가 아닌 검투사형’,‘인파이터 복서형’,‘정치적 포스트 모더니스트’ 등으로 규정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좌우, 여야, 득실을 뛰어넘어 극과 극을 오가는, 반전에 능한 극화적 성격을 갖고 있고 여론에 편승하기보다는 여론을 주도하거나 아예 역행하는 안티 포퓰리스트”라며 “자신의 판단대로 최종결정을 내려야 직성이 풀리고 외부요인에 떼밀리면 자존심이 상하는 성격으로 코드인사, 전시작전권, 한·미 FTA 등에서 이같은 특성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최 교수는 노 대통령을 승부사가 아닌 검투사로 규정, 주목됐다.“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승부사는 살 길을 마련해 놓은 뒤에 싸우지만, 노 대통령 같은 검투사는 퇴로를 스스로 차단하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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