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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단일팀 첫 득점에 눈물 흘린 북한 응원단

    남북 단일팀 첫 득점에 눈물 흘린 북한 응원단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을 이룬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값진 첫 골을 터트렸다.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남북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세계 9위)에 0-2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 9분 31초에 미국 출신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인 첫 골을 넣었다. 단일팀이 올림픽 3경기 만에 터트린 골이다. 기다렸던 첫 골이 터지자 4000여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반도기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관중석에 앉아 있던 약 170명의 북한 응원단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응원단원은 옆에 앉은 동료와 얼싸안았고,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제 자리에서 방방 뛰는 응원단원도 눈에 띄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응원단원도 있었다. 남측 관중이 어딘가에서 파도타기를 시작하자 북한 응원단도 두 손을 모아 반원을 그리며 합류했다. 미리 연습한 응원 동작은 없었다. 한반도기를 흔들고 “힘내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자연스러운 응원을 펼쳤다. 일본 공격수가 단일팀 골문으로 쇄도하면 “안돼!” 하고 탄식하기도 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고 ‘아리랑’,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등 민족의 정서가 담긴 민요를 어깨춤과 함께 불렀다.역사적인 첫 득점에 단일팀 선수들도 눈물을 흘렸다. 랜디 희수 그리핀은 경기가 패배로 끝나자 빙판에서 고개를 떨구고 눈시울을 붉혔다. 최지연은 골리 신소정의 품에 안겨 눈가를 훔쳤고, 임진경과 고혜인은 서로 볼을 닦아줬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관중석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뚜렷이 .. 단일팀 첫 골 터진날

    관중석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뚜렷이 .. 단일팀 첫 골 터진날

    “분단의 아픔·목마름 씻어준 골”순위결정전에서 재대결 가능성도2피리어드 9분 31초. 랜디 희수 그리핀이 문전에서 날린 슈팅이 일본 골리의 가랑이 사이로 향하자 강릉 관동하키센터는 일순간 정적에 잠긴 듯했다. 퍽은 골리의 무릎 안쪽에 맞고 천천히 골대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퍽이 골라인을 넘자 우레와 같은 함성이 하얀 링크 위에 소용돌이쳤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14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숙적 일본을 맞아 1-4로 졌다. 그러나 앞선 두 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참패한 단일팀은 올림픽 사상 첫 골을 힘겹게 만들어냈다.관중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북한 응원단과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꾸린 응원단을 중심으로 열띤 응원을 펼쳤다. 남북단일팀의 대회 공식 깃발인 한반도기에 독도는 빠진 것과는 달리 응원단이 흔드는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또렷하게 박혀있었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연달아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지만, 관중들은 기죽지 않고 계속 함성을 냈다. 1피리어드 막판 단일팀이 기세를 올리자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적잖은 좌석을 점유한 일본 관중들의 응원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2피리어드 천금같은 골이 들어가자 4000여 관중들은 벌떡 일어나 단일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잘한다!’, ‘한 골 더 넣어라!’, ‘코리아 파이팅!’ 등을 외치던 관중들은 어느새 하나가 돼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했다. 일곱 살 딸과 함께 응원하던 이연제(41)씨는 “그렇게도 힘겹게 한 골을 넣는 과정이 60여 년간 이어진 분단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 같아 후련하면서도 슬프고, 감격스럽고, 여러 감정이 든다”면서 “일본도 세계적인 강팀이라는데 당당히 승부를 펼치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다”고 말했다.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하던 노민식(21)씨는 “첫 골을 무척 기다렸는데 정말 통쾌했다. 일본 골리에게 막힌 줄 알았는데 가랑이 사이로 잘 파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단체 관람 온 안정은·이채영(16) 양은 “일본 골대 뒤쪽 관람석에서 보는데 우리 선수들이 다가올 때부터 골이 들어갈 거로 예상했다. 아이스하키를 처음 보는데 이런 역사적인 장면까지 봐서 정말 좋다”며 기뻐했다. 한편 이날 패배로 B조 조별리그를 3전 전패로 마친 단일팀은 18일부터 5∼8위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이렇게 되면 역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일본과 재대결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는 8개 참가팀을 2개 조로 나눈다. 세계 1∼4위인 미국, 캐나다, 핀란드, 러시아가 A조, 하위 랭킹인 스웨덴, 스위스, 일본, 단일팀이 B조에 묶였다. 실력에 따라 조를 편성했기 때문에 경기 방식도 특이하다. 실력이 좋은 A조에서 1∼2위를 한 팀은 4강에 직행하지만 B조 1∼2위는 A조 3∼4위와 4강 플레이오프(A조 3위-B조 2위, A조 4위-B조 1위)를 펼쳐야 한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팀은 B조 3∼4위와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5∼6위 결정전에서 맞붙고, 패배한 팀은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케이트 업튼, 섹시화보 촬영 중 파도 맞고 아찔사고

    케이트 업튼, 섹시화보 촬영 중 파도 맞고 아찔사고

    미국의 유명 섹시모델인 케이트 업튼이 화보를 촬영하던 도중 바위에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SI)는 자사의 인스타그램에 흥미로운 영상을 게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 주인공은 바로 업튼으로, 사건은 카리브해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아루바에서의 화보 촬영 중 벌어졌다. 당시 업튼은 SI의 표지모델로 나서 바닷가 바위 위에 올라 화끈한 포즈를 취했다. 비키니 차림에 상의는 모두 벗어던진 상태로 촬영에 나선 그녀의 모습은 역시나 세계 최고의 섹시모델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 그러나 예기치 않은 파도가 그녀의 멋진 포즈에 '찬물'을 끼얹었다. 큰 파도가 밀려와 그대로 업튼을 덥친 것. 이에 그녀는 바위에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업튼은 "촬영에 집중하느라 큰 파도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다행히 바위로 떨어지지 않아 단순 찰과상을 입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아인 “인간은 떠들고 작품은, 인면조는 고고하게 날아왔다”

    유아인 “인간은 떠들고 작품은, 인면조는 고고하게 날아왔다”

    배우 유아인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장식한 ‘인면조’(人面鳥)에 대한 견해를 장문의 글로 표현했다.유아인은 12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평창이 보내는, 평창을 향하는 각 분야의 희로애락을 애써 뒤로하고 ‘인면조’가 혹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일단은 매우 즐겁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단어조차 생소했지만 잊을 수 없는 이름 석 자와 형상이 세상에 전해지고 그것을 저마다의 화면으로 가져와 글을 쓰고 짤을 찌고 다른 화면들과 씨름하며 온갖 방식들로 그 분?을 영접하는 모양새가 매우 즐겁다. 신이 난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간은 떠들고 작품은 도도하다. 그리고 인면조는 그보다 더 고고하게 날아갔다. 아니, 날아왔다. 이토록 나를 지껄이게 하는 그것을 나는 무엇이라고 부르고 별 풍선 몇 개를 날릴 것인가. 됐다. 넣어두자. 내버려 두자. 다들 시원하게 떠들지 않았나. 인면조가 아니라 인간들이 더 재밌지 않은가. 그리고 ‘나’ 따위를 치워버려라”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온전히 내 것이었던 적 없는 취향 따위를 고결한 기준이나 정답으로 둔갑하여 휘둘러봐야 인면조는 이미 날아왔고(아장아장 걸어왔거나), 나는 그것을 받고 싶고 (꾸역꾸역 삼키거나), 작가는 주어진 목적을 실체화했고 (현재 진행형으로), 현상은 물결을 이룬다”라며 “특출나거나 독창적일 것 없는 주장들, 고상하고 지루한 재고들의 심술보가 이제 좀 신나게 다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하 유아인 글 전문 평창이 보내는, 평창을 향하는 각 분야의 온갖 욕망과 투쟁과 희로애락을 애써 뒤로하고 ‘인면조’가 혹자들의 심기를 건드는 것이 일단은 매우 즐겁다. 단어조차 생소했지만 잊을 수 없는 이름 석 자와 형상이 세상에 전해지고 그것을 저마다의 화면으로 가져와 글을 쓰고 짤을 찌고 다른 화면들과 씨름하며 온갖 방식들로 그 분?을 영접하는 모양새가 매우 즐겁다. 신이 난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만물이 존재하고 심상이 요동치고 몸이 움직이고 그것이 형상이 되는 일. 그 형상이 다시 세상의 일부로 귀결되는 현상. 거기에 답이 존재하는 것인가. 아름다움은 또 무엇일까. 나는 왜 아직도 무지의 바다에서 파도를 타지 못하고 고통에 허덕이며 답을 구하는가. 답을 찾는 놈은 물결 아래로 사라지고 노답을 즐기는 놈이 서핑을 즐기는 것일까. 됐고. 그래서 이것은 물건인가, 작품인가? 배출인가, 배설인가? 대책 없이 쏟아지는 생산물들이 겸손 없이 폭주하며 공장을 돌리는 이 시대. 저마다가 생산자를 자처하고 평론가가 되기를 서슴지 않고 또한 소비자를 얕보거나 창작의 행위와 시간을 간단하게 처형하는 무의미한 주장들. 미와 추와 돈의 시대. 너와 나와 전쟁의 시간. 인간은 떠들고 작품은 도도하다. 그리고 인면조는 그보다 더 고고하게 날아갔다. 아니, 날아왔다. 이토록 나를 지껄이게 하는 그것을 나는 무엇이라고 부르고 별 풍선 몇 개를 날릴 것인가. 됐다. 넣어두자. 내버려 두자. 다들 시원하게 떠들지 않았나. 인면조가 아니라 인간들이 더 재밌지 않은가. 그리고 ‘나’ 따위를 치워버려라. 애초에 꼰대이기를 자처하며 많이 팔리는 것들에게 조건 없는 의심을 꺼내 심드렁하거나 손가락질했던 모든 나를 치워버리자. 명품을 걸치고 작품을 걸고 진품을 자랑하며 세상에 시비를 걸어도 나는 언제나 상품이나 짝퉁의 프레임을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통을 거닐며 많이 팔리거나 적게 팔리거나, 비싸게 팔거나 떨이로 팔거나 고작 그것으로 나를 주장할 뿐. 온전히 내 것이었던 적 없는 취향 따위를 고결한 기준이나 정답으로 둔갑하여 휘둘러봐야 인면조는 이미 날아왔고(아장아장 걸어왔거나), 나는 그것을 받고 싶고(꾸역꾸역 삼키거나), 작가는 주어진 목적을 실체화했고(현재 진행형으로), 현상은 물결을 이룬다.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며 파도를 타는 듯하더니 이내 침몰한다. 그리고 다른 바람이, 움직이는 세계가 저기서 몰려온다. 다시, 또 다시. 특출나거나 독창적일 것 없는 주장들, 고상하고 지루한 재고들의 심술보가 이제 좀 신나게 다 터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승호의 시 세속도시의 즐거움 1 ⠀⠀⠀⠀⠀⠀⠀⠀⠀⠀⠀⠀연봉 몇억의 남자 허리띠에는죽은 악어가 산다 이빨은 이미 번쩍이는 금으로 진화하여 형질변경 성공의 도도한 허리띠 남자가 켜는 순금의 라이터 불꽃이 환해지면 햇빛 도용의 가로등, 그늘이 깔린다성공이란 이름의 거대한 냉혈동물 밤이면 남자의 허리띠에 사는 악어가 먹어치운 립스틱의 잔해들은 명품을 합창처럼 부른다 죽은 악어가 살고 노래하는 립스틱이 사는 세속도시의 즐거움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 5위’ 스웨덴 벽은 높았다

    ‘세계 5위’ 스웨덴 벽은 높았다

    1피리어드에만 4골 등 대량 실점 “힘내라” 남북 응원단 한마음 응원 내일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 예선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남한 22위·북한 25위)이 예선 2차전에서 세계 5위인 스웨덴을 상대로 분투했으나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세라 머리(30)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12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웨덴에 0-8(0-4, 0-1, 0-3)로 패배했다. 단일팀은 0-8로 대패했던 스위스전 때에 비해 부담을 던 듯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엿봤지만, 경기 초반에 대량 실점한 뒤로 전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1피리어드 초반 스웨덴은 단일팀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파상 공세를 폈지만 골리 신소정(28)의 선방으로 몇 차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3분42초 김희원(17)이 러핑으로 패널티를 받아 2분간 퇴장하자마자 미하 닐렌 페르손(18)이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상황에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단일팀은 이후 3점을 더 내줬지만, 골리와 1대1 상황을 만들어 내는 등 끝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2피리어드에서 단일팀은 4분 만에 점수를 내줬지만 피리어드 내내 스웨덴을 강하게 압박했다. 단일팀은 파워 플레이 기회에서 엄수연(17)의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스웨덴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지만 아쉽게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피리어드에서 단일팀은 유효 슈팅 6개로 스웨덴의 22개에 크게 못 미쳤으나 2피리어드에서는 스웨덴보다 단 1개 적은 8개를 기록하며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3피리어드에서는 3점을 연달아 내줬고, 올림픽 첫 골은 터트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관중석에서도 남북은 하나가 돼 마지막까지 단일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100여명의 북한 응원단이 경기 시작 30분 전 경기장에 입장하자 관객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했고 단원들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논란이 됐던 ‘김일성 가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남북은 함께 “우리는 하나다”, “잘한다”, “힘내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미리 준비한 노래와 구호를 선보이던 북한 응원단은 남한 관객들이 파도타기를 시작하자 파도에 동참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김경애(48)씨는 “남북 단일팀 경기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한국에 왔다”며 “경기 결과를 떠나 경기장 분위기가 화합을 이뤄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정(81)씨는 “단일팀 경기도 즐기고 북한 사람도 가까이 보고 싶어 왔는데 실제 보니 감격스럽다”며 “남북이 가깝게 지내다 보면 통일도 빨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후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위스가 일본을 3-1(0-0 0-2 1-1)로 이겼다. 스위스와 스웨덴은 각각 승점 6점(2승)을 획득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단일팀은 14일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 예선전을 치른다.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 재산 팔아 세계일주 나선 커플, 이틀 만에 ‘폭삭’

    더 나은 삶을 꿈꾼 한 커플의 계획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호주 언론 매체 뉴스 닷컴은 12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 출신의 니키 월쉬(24)와 남자친구 태너 브로드웰(26)이 전 재산을 팔아 마련한 배가 항해 이틀 만에 침몰돼 무일푼으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대략 1년 전, 빠듯한 일상과 일에 지친 두 사람은 SUV차량을 포함해 모든 세간살이를 팔아 49년 된 배를 구매했다. 그리고 플로리다주 타폰 스프링스에 정박한 8.5m 길이의 배로 이사했다. 그들은 몇 달 동안 음식과 생필품을 사들이며 세계 곳곳을 누빌 준비를 단단히 마친 후 지난 5일 항해에 나섰다. 그러나 커플은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해선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항해 이틀 만에 플로리다주 머디라 비치 근처 멕시코 만에서 그들이 탄 배가 존스 패스(John’s Pass)라 불리는 해류에 전복됐다. 커플과 애완견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지만 모든 것을 잃었다. 월시는 “우리는 GPS와 항해도를 갖추고 있었고, 단지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파도가 다가와 배가 요동치자 몹시 두려움을 느꼈다”면서도 “우리 모두 배를 항해해 본 경험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직업도 선박 보험도 없는 커플에게 남은 돈은 단 12만원이지만 두 사람은 “인생은 단 한번 뿐이다. 왜 사랑하지 않는 것에 인생을 허비해야 하나. 돈이 전부는 아니다”며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HOT 평창] “우리는 하나”… 北응원단, 남한선수 이름 외치며 열광적 응원

    [HOT 평창] “우리는 하나”… 北응원단, 남한선수 이름 외치며 열광적 응원

    “최민정! 최민정! 우리는 하나다!” 지난 1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관중 7000여명이 깜짝 놀랄 정도로 큰 목소리의 응원이 펼쳐졌다. 한쪽에 모여 앉은 100여명의 북측 응원단이 남측 에이스 최민정(20)에게 힘을 보탰다. ‘북한 1호 출전’의 최은성(26)이 남자 1500m 조별 예선에서 6명 중 최하위로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1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응원전을 벌였다. 최민정뿐 아니라 심석희(20), 김아랑(23) 등 나오는 남측 선수들의 이름을 매번 큰 목소리로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북측 응원단의 목소리가 다른 관중을 압도했다.응원 예절도 수준급이었다. 아이스아레나에선 스타트에 앞서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광판에 ‘쉿~’이라는 협조요청 화면이 뜨는데 북측 응원단도 서로서로 조용히 하자고 단속하곤 했다. 그러다가 경기가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한반도기를 흔들며 열정을 선보였다. 도구 준비도 철저했다. 응원단 앞에 늘어놓은 ‘내고향 합작회사’라는 쇼핑백엔 한반도기, 인공기, 원형으로 엮은 꽃관, 탬버린, 남성 얼굴 가면 등이 들어 있었다. 쇼핑백에는 헷갈리지 않도록 각자 이름을 적었다. 빨간 옷을 맞춰 입은 것만으로도 눈에 띄는데 응원 도구를 일제히 꺼내 일사불란하게 응원을 하며 관중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았다. 외국 관중들 중에는 “마치 로봇 같다”며 관람을 미루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이도 눈에 띄었다. 관중들도 ‘반갑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다시 만납시다’와 같은 응원 노래가 끝나는 구간마다 북측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냈다. 북측 응원단이 파도타기를 하면 남측 관중들도 호응해 함께 넘실거렸다. ?북측 응원단 바로 옆에 앉은 박경자(41·여)씨는 “(이전 북한 응원단처럼) 이번에도 경기장마다 화제에 오를 것 같다. 우리 국민이나 외국인들이 일제히 동영상을 찍더라”며 “기계 같다고 느낀 부분도 있지만 엄청 연습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온 홍경탁(10)군은 “무서운 곳이라 노래 자체를 못 부르는 국가인 줄 알았다”며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도 더 많이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줘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어르신 아프기 전에… 건강주치의제 도입한 성북

    어르신 아프기 전에… 건강주치의제 도입한 성북

    서울 성북구는 동네 의사를 빈곤층 노인의 주치의로 지정해 아프기 전부터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지역사회 중심 ‘건강주치의제’를 전국 최초로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우리나라 전체 연령층의 의료비 중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이르지만, 빈곤층 노인은 몸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고독사나 자살로 내몰리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또 3차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통해 간호사, 복지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하면서 복지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 어느 정도 충족됐지만, 건강 문제의 경우 의료 시스템과 직결되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 사회와 의료시스템의 결합으로 예방적 의료시스템을 구축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건강주치의제는 그동안 건강관리서비스의 주체가 없고 민간 의료서비스와 공공 보건·복지서비스가 따로 제공됐던 것을 기초자치단체가 묶어서 제공하는 일종의 실험이다. 구는 오는 4월부터 75세 이상 취약 계층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동네 1차 의료기관 의사가 건강주치의를 맡는다. 노인은 원하는 동네의원 한 곳만 선택하면 된다. 건강주치의를 맡은 의사는 보건소 전담간호사,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 팀을 이뤄 노인의 신체·건강·정신·경제·환경적 여건을 평가하고 관리계획을 세우게 된다. 방문 진료가 필요한 경우 연간 3회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서 성북구의사회, 보건·의료·복지 분야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운영협의회를 구성하고 서울대 의대 건강사회교육센터 연구팀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 구청장은 “건강주치의제는 질병 치료 위주가 아닌 아프기 전에 해결하는 사람 중심의 진료”라며 “기초자치단체의 실험적 도전이 건강보험체계와 의료시스템, 사회보장시스템 전반을 성찰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파도야 파도야’ 측 “성현아, 제작발표회 불참..전날밤 급히 통보”

    ‘파도야 파도야’ 측 “성현아, 제작발표회 불참..전날밤 급히 통보”

    성현아가 KBS2 TV소설 ‘파도야 파도야’ 제작발표회 현장에 불참했다.6일 KBS2 TV소설 ‘파도야 파도야’ 측은 “성현아가 ‘파도야 파도야’ 제작발표회에 불참하게 됐다. 기존 참석자 명단에 있었지만, 제작진이 전날밤 급히 불참을 통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현아는 KBS2 TV소설 ‘파도야 파도야’를 통해 7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결정해 화제를 모았다. 성현아가 맡은 ‘천금금’ 역은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났지만 이름 덕에 돈이 붙어 부자가 된 인물이다. 교양 있고 기품이 있는 척 하지만, 무식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 캐릭터다. ‘파도야 파도야’는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되고 전 재산마저 잃어버린 오복실과 그의 가족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온갖 고난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며 꿈을 이루고 가족애를 회복해가는 드라마다. 오는 12일 오전 9시 첫 방송. 사진=매니지먼트 마당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바다 위 파수꾼’ 해양경찰 되려면 3가지 갖춰라

    ‘바다 위 파수꾼’ 해양경찰 되려면 3가지 갖춰라

    똘똘한 머리2차 공채서 279명 선발… 필수2 선택3 과목 강인한 체력3차 채용 때부터 수영 신설… 구조 능력 강화 수호 사명감 “출동 나가면 전화 못하지만 영해 지켜 뿌듯” 바다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해양경찰의 몫이다.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 어선을 관리하는 일도,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처럼 해상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해경이 책임진다. 해양경찰이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필수과목인 영어·한국사와 해사법규·해양경찰학개론 같은 선택과목 준비는 기본이다. 여기에 강인한 체력은 필수. 그보다 중요한 건 해상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이다. 서울신문은 4일 해양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2018년 해경 채용에 대한 정보들을 알아봤다.# 2차 순경 일반공채… 특채 위주 3차는 247명 뽑아 올해 해경은 경찰관 915명과 일반직 60명을 3차에 걸쳐 채용한다. 1차 채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 중이다. 2차 채용과 3차 채용은 각각 오는 3월 2일, 7월 10일 공고가 뜰 예정이다. 1차 채용에선 경위로 시작하는 간부후보생 10명과 함정요원·해양학과 특채 순경 280명(함정요원 270명·해양학과 10명)을 뽑는다. 지난달 20일로 필기·실기시험이 모두 치러졌다. 다음달 26일 최종합격자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대다수 수험생이 관심을 둘 부분은 2차 채용이 예정된 순경 공채다. 올해 채용 분야 중 가장 많은 인원인 279명을 선발한다. 특임(구조) 85명도 이때 같이 뽑는다. 2차 채용 최종합격 여부는 6월 25일 공개된다. 3차 채용은 특채 위주다. 함정요원·정보통신·외국어 등을 수행할 인원 위주로 항공조종(경위)과 각 분야 특채인원을 합쳐 247명을 뽑는다. 분야별로 채용인원이 다르니 잘 확인해야 한다. 3차 채용 최종합격 발표 예정일인 11월 21일을 끝으로 올해 해경 채용 일정이 마무리된다. # 해양경찰학개론 신설… 7월 공고 시험부터 적용 특수한 업무를 맡는 해경은 다른 조직보다 특채가 많지만, 공채 규모도 적지 않다. 18~40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는 누구나 해경 순경공채에 지원할 수 있다. 필기시험에선 총 5과목을 본다. 다른 공무원시험처럼 영어·한국사가 필수다. 선택과목 형법·형사소송법·해사법규·국어·수학·사회·과학·해양경찰학개론 중 3과목을 선택한다. 해양경찰학개론은 올해 7월 공고되는 시험부터 추가되는 과목으로 이번 2차 채용 공채에선 선택과목에 들어가지 않는다. 체력검사도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이번 2차 채용 공채엔 해당하지 않지만 3차 채용부턴 수영 종목이 신설된다. 해상사고 발생 시 인명구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달리기(1200m·100m),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악력 등 5종목에서 달리기(100m),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수영 등 4종목으로 개편된다. 다른 공무원시험과 달리 해경에만 있는 특이한 과목들이 눈에 띈다. 순경공채 과목에 있는 해양경찰학개론, 해사법규와 간부후보생 필기시험에 있는 항해학 등이다. 해양경찰학개론은 해양경찰에 관련된 전반적 지식을 묻는 과목이다. 해경의 임무·조직·법적 토대부터 수색구조·해양경비·해양환경 등 해경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평가한다. 해사법규는 선박과 해상에서 발생하는 항해 활동과 관련된 규범을 묻는 과목이다. 안전한 항해 활동을 위해 선박·선원·해난심판 등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한다. 항해학은 항해에 필요한 기술과 항해환경을 좌우하는 기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항법학·선체구조·레이더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해상 외국인 범죄 늘어… 외국어 능력도 중요시 해경 특채 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그에 따라 자격요건도 천차만별이다. 함정요원 특채에 지원하려면 해기사 자격증이 있거나 군에서 부사관 이상으로 함정 근무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이들의 지원연령은 18~40세다. 해경 의무경찰 출신도 함정요원 특채에 지원할 수 있지만, 이들은 연령제한이 20~30세다. 해양사고가 점점 복잡·다양해지면서 해경 과학수사 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해경 과학수사 특채 예정 인원은 13명이다. 디지털포렌식(3명), 선박화재 감식(5명), 선박충돌 분야 감식 (5명) 전문가들을 뽑는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범죄가 잦기 때문에 해경에선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최근 동남아 외국인 해상 근로자가 늘고 있어 해경은 올해 베트남어 통번역이 자유로운 전문가 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새내기 해경 박지윤씨 “힘들어도 임무 수행 보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서해 먼바다로 출동을 나가면 7박 8일 동안 통화를 못합니다. 가끔 섬에 가까이 붙었을 때 가족한테 전화해요. 해상에선 몸이 갑자기 아파도 병원에 못 가죠.” 목포해양경찰서 3015함에서 통신업무를 담당하는 박지윤(작은 사진) 순경은 새내기 해경의 고충을 털어놨다. 목포해양대를 나온 박 순경은 특채로 해경에 최종합격해 9개월간 교육생활을 마치고 이곳에 발령받았다. 교육에선 배와 바다에 대한 기초적인 것들을 배운다. 해도·레이더를 보는 방법, 배를 모는 방법 등에 대한 이론·실습을 병행한다. 해경 준비생들에게 조언해 달라는 요청에 박 순경은 이렇게 답했다. “힘들지만, 영해를 지킨다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임무를 해내면 정말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말이 잘 통하는 후배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특채·공채 준비를 같이 하면서 떨어져도 봤습니다. 부족한 점을 메우면서 준비해 보세요.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어느새 해경이 돼 있을 겁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퍼블릭 詩 IN] 몽돌

    [퍼블릭 詩 IN] 몽돌

    해안선을 따라 길게 펼쳐진 여수 몽돌 바닷가 발가락 사이로 물이 스미듯 돌과 돌 사이사이로 파도가 들이치고 있다 바위섬과 뭍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바다 위 넘실대는 윤슬 햇볕에 달구어진 돌 위에 앉아 뭉글뭉글한 살결을 어루만져 본다 파도도 보드라운지 자꾸만 밀려와 꽉 움켜쥐고는 이내 다시 부서지고 만다 얼마나 견뎌야만 이토록 매끈해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깎이고 거친 바람에 저네들끼리 부대끼며 모난 얼굴 동글동글해질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견뎌야 안으로 안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까만 돌 위 점점이 박힌 하얀 무늬들 아픈 시간의 반짝이는 기록들 징검다리처럼 한발 한발 따라가다 보면 거기, 커다란 손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가 있다 서해웅 서울시 구로구청 주무관 제 19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수상작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설움에 설움에 설움 더해…꺾이지 않는 긍지로 피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설움에 설움에 설움 더해…꺾이지 않는 긍지로 피다

    넉넉한 가문이었지만 이미 가세가 기울어진 집에서 김수영은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에 가서도, 만주에 가서도, 연희전문에서도 공부를 마치지 못했어요. 맘에 들지는 않지만 시인으로 등단했고, 의용군으로 북한에 갔다가 거제도 수용소에 갇힙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혀 그는 짐승스러운 설움을 체험합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나는 벌써 인간이 아니었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포로가 되었다는 것, 포로는 생명이 없는 것이라는 것, 아니 그보다도 포로가 되었길래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던들 지금쯤은 이북 땅 어느 논두렁에서 구르고 있는 허다한 시체 속에 끼여 고향을 등지고 이름도 없이 구르고 있을지도”(시인이 겪은 포로생활·1953) 모른다며 “허무하고도 서러운 일뿐”이라고 썼습니다. 가장 허무하고도 서러운 일을 체험할 때 쓴 시가 ‘긍지의 날’입니다. 이 시는 1953년 9월호 ‘문예’에 처음 발표되었으니, 가장 서러웠을 전쟁 중 혹은 포로수용소에서 구상했을 듯합니다.제목이 긍정이 아니고 긍지입니다. 한자로 ‘肯志’가 아니라 ‘矜持’로 쓰여 있습니다. 긍(矜)자는 ‘창 모’(矛)와 ‘이제 금’(今)으로 이루어진 한자입니다. 긍지라는 한자는 ‘지금 자루를 쥐고 있다’는 뜻일까요. 자긍심(自矜心)이라고 하지요. 긍지를 가지면 창자루를 쥔 듯 든든할까요.누구나 매일 밥 먹고, 일하고, 잠자는 뻔한 일상을 ‘순환’하며 살아갑니다. 순환의 원리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일상은 지겹고 뻔해요. 일상의 피로를 ‘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내 삶에는 설움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설움은 상처이고, 아름다움은 환상이죠. 상처와 환상의 증환(症幻)을 품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사실 설움과 아름다움으로만 지친 삶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아요. “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 긍지를 만날 때 우리는 성장합니다. 설움과 아름다움이 충돌하여 긍지에 이릅니다. 긍지가 없는 사람은 상황에 복종하는 노예가 됩니다. 긍지가 있는 사람이 창조하고 책임지고 모진 운명에 맞섭니다. 우리는 힘든 나날을 “몇 개의 번개 같은 환상”으로 견뎌 왔지요. 나의 꿈은 교훈이며 청춘이며 물이며 구름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죠. 다만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긍지입니다. “피로들이 몇 배의 아름다움을 가하여 있을 때도” 나의 원천과 나의 최종점은 긍지입니다.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견뎌야 합니다. 파도처럼 흔들려서(혹은 흔들려도), 소리가 없고, 퍼붓는 비에도 젖지 않는 강한 긍지로 화자는 살아가겠다고 합니다.당연히 모든 피로는 내가 만듭니다.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도구가 되기 위해 퇴근 후에도 헬스클럽에 다니고 운동장을 뜁니다. 포도당 링거를 맞아 가며 일하고 공부하는 도핑(doping) 사회입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내가 나를 착취합니다(한병철·피로사회). 피로도 내가 만들지만, 진짜 해야 할 일은 긍지를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오스트리아 극작가 페터 한트케는 사람들을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와 반대되는 ‘우리-피로’라는 개념을 내놓습니다. 내 성공만을 위해 미친 듯 살아가는 삶을 넘어, 내 삶을 나누는 피로를 그는 ‘우리-피로’라고 명명했습니다. 나만을 위한 ‘분열적인 피로’와 달리 ‘우리-피로’는 ‘화해시키는 피로’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피로겠죠. 이 겨울에 독거노인 댁에 도시락이나 연탄이라도 나를 때 나의 지겨운 피로는 의미 있는 긍지로 변합니다. ‘우리-피로’를 나누는 순간 회춘(回春)한다고 합니다.내 설움과 피로를 극복하는 순간, 그때 “그러할 때면은 나의 몸은 항상/한치를 더 자라는 꽃”으로 핍니다. 긍지의 날은 꽃이 피는 날입니다. 설움에서 싹튼 긍지는 꽃으로 피어납니다. 가장 피로한 ‘오늘’이야말로 긍지의 날이다. 첫 연에서 말했던 지겹게 피로한 “순환의 원리”를 깨달은 이후에는 새로운 순환, 풍성한 반복으로 변합니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거울 앞에서 “나는 잘할 수 있다”고 수십 번 자기세뇌하는 ‘아Q정전’식 사이비 정신승리에 반해, 김수영의 긍지는 전혀 다릅니다. 설움을 망각하려는 긍정과 달리, 김수영의 긍지는 설움을 설움으로 이겨내는 단독자의 긍지입니다. 어제 겪은 설움의 힘으로 오늘 겪는 설움을 이겨나가는 포월(匍越), 기어서 넘어가는 경지입니다. 그 설움은 다시 아름다움을 만나 새로운 긍지의 꽃을 피워낼 설움이지요.“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거미·1954) 전쟁 후에도 김수영은 설움을 겪었습니다.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릴 만치 그는 설움 속에 살아갑니다. 사랑하던 여자가 지인과 함께 살고 있고, 남동생은 월북이 아니건만 월북으로 오해받아 연좌제 때문에 가족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내에게 포르노 소설까지 쓰게 했던 숨기고 싶은 비루한 순간은 얼마나 서러웠을까요. 비단 개인적인 설움으로 그가 이렇게 괴로워했을까요. 그를 낳고 기른 이 나라는 그야말로 서러운 눈물의 나라였습니다. 지지리도 못난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된 줄 알았더니 미군정이라는 새로운 식민지에서 좌우가 싸웁니다. 거의 3차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는 민족상잔을 겪습니다. 전쟁 후에도 닭장 앞에서 모이를 주며, 까마득히 사라져 가는 민주주의를 서럽게 그리워하는 그의 처지는 안팎으로 설움과 피로 자체였습니다. 그를 버티 게 한 것은 눈물을 곱씹으며 설움을 오히려 긍지로 승화시키는 다짐이었습니다. 이제는 절대로 더러운 글은 쓰지 않겠다고 그는 다짐합니다. “곧은 소리를 곧은 소리를 부른다”(폭포)며 곧은 글만 쓰기로 다짐합니다. “우선 나는 지금 매문(賣文)을 하고 있다. 매문은 속물이 하는 짓이다. 속물 중에도 고급 속물이 하는 짓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매문가의 특색은 잡지나 신문에 이름이 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이 나는 것을 좋아하고, 라디오에 나가고, 텔레비에 나가서 이름이 팔리고, 돈도 생기고, 권위가 생기는 것을 좋아한다.”(이 거룩한 속물들·김수영 전집 2 산문) 그는 매춘하듯 글을 싸구려로 매문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속물이 되고 싶지 않았고, 긍지 있는 글만 발표하고 싶었습니다. 정직한 글을 쓰며 서러운 시대를 견디고 싶어 김수영은 무, 파, 상추 등 채소와 닭을 키워 팔기 시작합니다. 닭을 키우는 “양계는 저주받은 사람의 직업입니다. 인간의 마지막 가는 직업으로서 양계는 원고료 벌이에 못지않은 고역입니다”(양계 변명)라면서도 그는 “나는 양계를 통해서 노동의 엄숙함과 그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양계를 시작한 지 2년인가 3년 후에 나는 노모에게 병아리 천 마리를 길러 드린 일이 있습니다”라며 의미를 찾습니다. 닭을 키우면서도 자기의 설움에 그치지 않고 “근 10년 경영에 한 해도 재미를 보지 못한 한국의 양계는 한국의 원고료 벌이에 못지않게 비참합니다”라며 한국의 경제상황을 함께 봅니다. ‘긍지의 날’을 여럿이 읽으면 간혹 당혹스러운 반응을 만나곤 합니다. 피로에 지친 여사원은 이 시를 낭송하다가 눈물을 훔쳤습니다. 노숙인들을 위한 민들레 교실에서 노숙인 한 분은 이 시야말로 감동 자체라고 합니다. 성매매 체험 여성들과 함께 읽고, 돌아가면서 어떤 설움을 경험했는지 대화하다가 숨죽여 운 적도 있어요. 김수영의 시가 공감을 일으키는 핵심에 설움이 있습니다. 설움이야말로 긍지를 꽃피우는 씨앗이지요. “내 맘에 서러움 알알이 맺힐 때 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피우는 그런 아침이슬의 긍지입니다. 모짊의 시간은 긍지를 증폭시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둘러봅니다. 나의 설움은 나의 긍지를 만듭니다. 설움이 클수록 긍지도 커집니다. 남을 위해 피로를 나누는 사회적 영성은 더욱 생기롭습니다. 서러운 오늘이야말로 내가 자라는 날입니다. 오늘은 설움으로 긍지의 꽃을 피우는 긍지의 날입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단일팀 ‘함께 더 강하게’…北선수 활용법은 진행형

    단일팀 ‘함께 더 강하게’…北선수 활용법은 진행형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들어서자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을 꽉 채운 3200여 관중은 함성과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단가인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아울러 ‘당당한 코리아 함께할 때 더 강하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선수들은 ‘코리아’(KOREA)라는 글자 뒤에 한반도기가 그려진 푸른색 유니폼을 맞춰 입어 이미 하나란 점을 보였다.단일팀이 4일 인천 선학빙상장에서 첫 실전 경기를 가졌다. 지난달 25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이 방남한 뒤 비공개 훈련만 계속하다가 열흘 만에 ‘COR’(고려 시대 한반도를 가리켰던 프랑스어 COREE에서 찾은 단일팀 명칭)이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B조에 함께 속한 스웨덴을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른 것이다. 단일팀(남한 22위·북한 25위)은 세계랭킹 5위이자 올림픽 네 개 대회 연속(2002 솔트레이크시티~2014 소치)으로 4강에 오른 스웨덴을 상대로 고전을 거듭했다. 1피리어드 초반 위기를 넘기나 싶었는데 체력이 떨어진 중후반 들어 잇달아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박종아(22)가 1-2로 따라붙는 골을 넣었을 뿐이다. 포기하지 않고 3피리어드 막판까지 몰아치며 관중을 환호케 했지만 격차를 뒤집지 못하며 결국 1-3으로 물러났다. 세라 머리(30) 대표팀 감독은 새로 합류한 북한 선수들의 활용법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듯 경기 내내 김도윤(38) 코치와 대화하며 선수 기용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 박철호 감독도 곁에 머물며 말없이 경기를 지켜봤다. 북한 정수현(22), 려송희(24), 김은향(26), 황충금(23)이 22명 엔트리에 포함됐다. 당초 예상한 3명을 넘어섰다. 공격 포지션인 정수현과 려송희의 경우 각각 2라인과 3라인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김은향도 간간이 링크를 누볐으나 같은 4라인의 황충금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다. 단일팀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 입석이라도 있을까 기대해 경기장을 찾았다 아쉽게 돌아서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파도 타기 응원도 열기를 보탰다. 강원도 강릉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장시창(30)씨는 “단일팀 준비 기간이 짧았던 터라 애로사항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성적에 관계없이 (평창올림픽을) 세계적인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시작 전 보수단체 회원 수백명이 단일팀 반대 집회를 벌여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딱히 불상사는 없었다.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강릉선수촌으로 이동한 단일팀은 오는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평창동계올림픽 예선을 치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도시어부’ 소유, 물고기는 못 낚았지만 시청자 마음 잡았다...동시간대 1위

    ‘도시어부’ 소유, 물고기는 못 낚았지만 시청자 마음 잡았다...동시간대 1위

    ‘도시어부’ 가수 소유가 화제가 되고 있다.1일 방송된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에는 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27·강지현)가 출연했다. 이날 도시어부 멤버들은 일일게스트로 출연한 소유에 크게 환호했다. 멤버들은 “미녀가 왔으니 물고기들이 날뛰겠다”며 호응, 이에 마이크로닷은 “이미 저는 날뛰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날 멤버들은 제주 추자도에서 낚시 대결을 펼쳤다. 기대와 달리 시원치 않은 실력 탓에 점심까지도 물고기를 낚지 못했다. 이후 감성돔 한 마리를 잡았다. 이덕화는 거센 파도와 바람을 원망하며 “낚시 정말 어렵다. 바람이 반대로 불던가”라며 불평했다. 이경규는 “망했다. 바람이 너무 분다”며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소유는 “바람이 야속하다. 배낚시는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갯바위 낚시는 나와 안 맞는다”며 바위에 드러누웠다. 한편 이날 소유의 낚시 실력은 꽝이었지만 시청률은 크게 상승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 시청률은 4.967%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JTBC ‘썰전’(3.971%), KBS2 ‘해피투게더3’(4.545%),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2.726%)를 넘어서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았다. 사진=채널A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베이컨 굽는 소리’ 최고의 자장가로 등장한 사연

    ‘베이컨 굽는 소리’ 최고의 자장가로 등장한 사연

    베이컨 굽는 소리가 잠을 청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제발 잠 좀 잘 수 있게 해줘”라고 늘상 외치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이 사연을 지난 31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 메일이 소개했다. 영상은 45분 동안 베이컨 굽는 모습을 보여준다. 베이컨을 구울 때 나는 탁탁 튀는 소리, 지글지글 타는 소리가 사람들을 바로 잠들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수면 전문가 크리스 브랜트너(Chris Brantner)는 “베이컨이 자글자글 익어가는 ‘일관된 소리’가 어떤 사람들에겐 사랑스런 자장가가 될 수 있다”며 “이 소리들이 외부 소음을 흡수하며 스트레스 레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베이컨 굽는 영상은 쉽고 편안한 수면을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는 테크하이데프(TechHighDef)에 의해 처음 유튜브에 알려졌고 빠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금에 잘 저린 베이컨 냄새는 아침에 눈을 번쩍 뜨게 하지만 그것을 굽는 소리 또한 사람들이 편안히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장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비, 천둥소리처럼 자연에서 발생하는 소리들은 잠을 청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며 “베이컨 굽는 소리 또한 비슷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상만해도 맛있는 베이컨 익어가는 소리가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으로 알려진 얼얼한 느낌이나 편안한 기분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다. 자율감각 쾌락반응과 관련된 다수의 영상엔 키보드 타이핑하는 사람, 상추 먹기, 부드럽게 속삭이는 소리가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런 배경 소리들이 톡톡 쏘고, 얼얼하게 하는 걸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피어제이(PeerJ)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475명 중 대다수가 잠을 쉽게 자고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해서 ASMR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잠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베이컨의 잠재력’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많은 연구가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는 큰 명제도 한몫했다. 자기 위해 시끄러운 소리를 듣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전에 거친 강물 소리,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를 즐긴다. 강물 흘러가는 소리와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는 ‘일관된 소리’는 잠에 방해가 되는, 즉 잠을 청하는 사람이 원치 않은 다양한 소리들을 차단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 2016년 과학잡지 뉴런(Neuron)에 실렸다. 주변 소리나 배경 소음이 사람들의 숙면을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아무튼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베이컨 굽는 소리’를 듣고 잠을 청해 보는 것이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단, 배우자 혹은 친구, 가족들 중 누군가는 베이컨을 신나게 구워야 하고 냄새도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좋은 공기청정기 구비해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사진·영상=TexasHighDef/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독도함에서의 사흘/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독도함에서의 사흘/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사흘, 정확히 말해 45시간의 특별한 경험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아침 일찍 KTX에 몸을 싣고 경남 진해 해군기지로 향할 때만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전날 밤 격전을 치른 탓에 창원중앙역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사흘간의 독도함 승선 취재는 그렇게 시작은 미미했다. 하지만 시나브로 감동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 25일 정오. 승선하자마자 부두에 단단히 묶여 있던 홋줄이 풀려 올라가고, 현문(舷門)이 치워지면서 배수량 1만 4500t의 아시아 최대 상륙함 독도함이 육중한 선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인선에 이끌려 조심스럽게 협수로를 벗어난 독도함은 이내 닻을 던져 내리고 본격 훈련에 돌입했다. 선미의 밸러스트 탱크를 열어 평형수를 채워 넣자 선체 하부 격납고 후미가 서서히 2m쯤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고속상륙정(LCM) 한 척이 미끄러지듯 안으로 들어왔다. 독도함은 고속상륙정 2척,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155㎜ 야포 3문 등을 하부 격납고에 싣고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다. 잠시 후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이륙한 UH60 헬기 2대가 접근했다. 컨트롤타워인 함교의 항공통제 구역이 분주해지면서 이착륙 훈련이 익숙하게 펼쳐졌다. 길이 199m, 폭 31m의 비행갑판 위에 헬기 2대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독도함은 갑판에 5대, 내부 격납고에 7대 등 최대 12대의 상륙 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독도함은 상륙작전을 펼칠 경우 최대 720명의 상륙 병력을 태우게 되는데 이번에는 3군 사관학교의 패기 넘치는 2학년 생도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육군과 공군 사관생도들로서는 다시 없는 귀중한 경험을 쌓은 셈이다. 육사 76기 구부중 생도는 “임관해서 야전에 배치됐을 때 해·공군과의 원활한 합동작전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독도함은 풍랑경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밤새 동해를 시속 18노트(약 30㎞)의 속도로 북상했다. 선체가 이따금 좌우로 흔들리기는 했지만 6m의 높은 파도도 독도함을 크게 괴롭히지는 못했다. 이튿날 오전 6시 30분 선미 데크에 나가자 독도가 수평선 멀리 어렴풋이 나타났다. 일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독도는 더욱 선명하고 크게 다가왔다. 오전 8시 낮게 깔린 먹구름 아래 눈을 하얗게 뒤집어쓴 독도가 나타나자 생도들과 승조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갑판으로 뛰쳐나갔다. 모두 벅찬 표정이 역력했다. 독도에 대한 무한 애정, 한국인의 공통된 DNA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5년 5개월 만의 ‘귀향’인 독도함 역시 감동에 겨운 듯 기우뚱했다. 독도의 잔상은 울릉도를 돌아 부산 해군기지로 남하하는 내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아마도 상당히 오랫동안 강렬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독도함 승선 경험 또한 마찬가지다. 사흘간 함께한 어린 사관생도들도 훗날 각 군의 지휘관이 됐을 때 그날의 감동을 병사들에게 전하면서 우리가 왜 독도를 지켜내야 하는지, 독도 수호의 힘은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절절하게 설파할지도 모르겠다. 독도함 승선 취재 기회를 제공해 준 해군 당국과 독도함 승조원들에게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stinger@seoul.co.kr
  • 수 십 미터 높이의 파도 맞으며 줄타기 하는 남성

    수 십 미터 높이의 파도 맞으며 줄타기 하는 남성

    수 십 미터 높이 규모의 엄청난 파도가 춤을 춘다. 바람 또한 매우 거칠고 사납다. 지난 15일(현지시각) 격렬한 파도 주위의 양쪽 바위를 연결한 슬랙 라인(Slack line) 위로 줄타기 하는 남성을 케이터스 뉴스 에이전시 등 여러 외신이 소개했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 무모한 도전을 시도 중인 한 남성. 왜 건너려고 하는지, 남성의 이름은 뭔지, 얼굴을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추측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하지만 막강한 파도와 바람 탓에 슬랙라인 아래로 떨어졌다 올라오길 수 차례 반복하는 이 남성의 ‘도전’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행히도 슬랙라인과 그의 몸에 연결된 ‘생명줄’을 확인하는 순간, 영상을 끝까지 볼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이 영상은 포르투갈 나자레(Nazare)에서 사진 작가인 안드레 보텔로(Andre Botelho)가 우연히 이 곳의 파도를 찍으려 왔다가 ‘죽음의 춤’을 추고 있는 이 곡예사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그는 “거친 파도의 모습을 찍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가 줄 위의 남성을 발견하고 놀랐다”며 “매우 멋진 광경이었지만 큰 걱정도 됐었다”고 말했다. 안드레에 의하면 줄 위의 남성은 30분간의 기나긴 시간을 지나 도착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사진·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멸종위기 ‘프란시스카나 돌고래’ 떼죽음 당한 채 발견

    멸종위기 ‘프란시스카나 돌고래’ 떼죽음 당한 채 발견

    멸종위기에 처한 프란시스카나 돌고래가 떼죽음을 당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라코스타의 해변에서 죽은 프란시스카나 돌고래 14마리가 발견됐다고 텔람 등 현지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도에 해변으로 밀려온 돌고래 사체는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때문에 돌고래들이 죽은 시점은 추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사인을 밝히기도 힘들어 보인다. 제보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한 재단 '바다세계'는 "부패의 정도가 심해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재단 '바다세계'는 전문적으로 해양동물 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민간 단체다. 여름이 한창인 아르헨티나에선 바다마다 피서객이 넘친다. 떼죽음을 당한 돌고래들이 발견된 곳은 인기 해수욕장 마르델아호와 인접한 지역이다. 재단은 "죽은 돌고래들이 또 다시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혹시라도 죽은 돌고래를 보게 되면 절대 손을 대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체에 세균이 퍼져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표류한 프란시스카나 돌고래를 발견할 경우 대처 요령도 공지했다. 해변으로 밀려온 돌고래는 바다로 돌려보내는 게 원칙이지만 새끼 돌고래는 주의가 요구된다. 자력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재단 '바다세계'는 "돌고래에 수염이 있거나 이빨이 없는 경우 아직은 젖을 먹는 어린 돌고래"라면서 "이렇게 어린 돌고래는 바다에서 혼자 살아남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재단은 어린 돌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당국이나 보호단체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프란시스카나 돌고래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 분류한 동물이다. 남미에 서식하는 돌고래 중 가장 멸종위기가 심각한 종으로 분류돼 있다. 사진=텔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영하 20도 추위 속 6m 파고 뚫고 독도·구축함 200m 근접항해 ‘묘기’

    영하 20도 추위 속 6m 파고 뚫고 독도·구축함 200m 근접항해 ‘묘기’

    역대 최강의 추위가 몰아친 지난 26일 새벽, 칠흑같이 어두웠던 동해 먼바다 동쪽 하늘에 여명이 깃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칠게 일렁이는 파도 저 멀리 독도의 윤곽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일출 시간인 오전 7시 30분 목표했던 동경 131도 51분, 북위 37도 14분 지점에 이르자 독도와의 거리는 1㎞ 안팎까지 좁혀졌다. 전날 오후 경남 진해 기지를 출발한 국내 최대 규모 군함인 1만 4500t급 상륙함 독도함은 악기상을 뚫고 그렇게 독도 해역에 도착했다.●독도함 5년 5개월 만에 독도해역 전개 “우현 250도!” 독도함 함교를 지휘하는 당직사관의 변침(變針) 명령이 떨어지자 이를 복창한 조타수가 타(舵)를 천천히 움직였다. 선체가 급격히 오른쪽으로 30도 가까이 기울어졌다. 비행갑판 위에 도열해 있던 승조원들과 육해공군 사관생도들은 힘겹게 무게중심을 잡아 가며 독도를 맞이했다. 영하 20도의 살을 에는 추위도, 집채만 한 6m의 파도도 이들의 열기와 의지를 꺾지 못했다. 독도함의 독도 해역 전개는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때 은밀하게 동행한 지 5년 5개월 만이다. 그만큼 상징적이면서 민감하다. 특히 이번에는 4400t급 구축함 최영함을 대동해 상륙함대 전열을 갖췄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철통 같은 해양주권 수호 의지를 과시하면서 평화올림픽의 굳건한 방패 역할을 맡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양만춘·광개토대왕함과 해상기동훈련 무엇보다 이번 독도 해역 전개는 3군 사관학교 통합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실습전단장인 박세길(해사 40기·해사 부교장) 해군 준장은 설명했다. 육·해·공사 2학년 생도 500명이 독도함과 최영함에 나눠 타고 합동성을 키우는 각종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관생도들이 독도함을 타고 독도 해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정병관(21·공사 68기) 생도는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영토수호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감동을 전했다. ●“전방지역 작전 이해도 향상에 큰 도움” 독도와 울릉도 해역 전개를 마친 독도함은 남하하면서 1함대 소속 구축함 양만춘함(3200t), 광개토대왕함(3900t)과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다.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파고까지 높아 위험했지만 힘정들은 서로 200m 이내로 근접 항해하는 고도의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독도함장인 박문식(학군 39기) 해군 대령은 “이 같은 기회훈련을 통해 다른 함정들과 전술 숙지도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전방지역 작전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관생도들을 태운 독도함과 최영함은 27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 입항했으며 28일 다시 출항해 제주 남방 해역을 돌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순항한 뒤 다음달 5일 평택 2함대에 도착하게 된다. 길이 199m, 폭 31m로 축구장 2개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춘 독도함은 상륙헬기 12대, 고속상륙정 2척, 전차 6대, 5t 트럭 10대의 장비와 720여명의 상륙군을 태우고 상륙작전을 실시할 수 있다. 승조원은 여군 30여명을 포함해 300여명이다. 독도함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애플스토어 국내 1호점 발 디딜 틈 없어 “19시간 기다리기도”

    애플스토어 국내 1호점 발 디딜 틈 없어 “19시간 기다리기도”

    서울의 기온이 영하 15도,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 가까이로 떨어졌지만 한파도 ‘애플 팬’들의 설렘을 막을 수는 없었다.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국내 첫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이 개장되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민들로 인해 내부부터 근처까지 수백명의 줄이 늘어섰다. 애플스토어의 개장을 계기로 특히 그동안 한국에서 불편했던 애플 제품의 수리 개선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10시 카운트다운과 함께 애플 매장의 문이 열리자 고객들은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애플은 기다린 고객들에게 ‘반가워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증정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애플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고 체험, 구매, 사용법 교육 등이 가능하다. 이날부터 배터리 교체도 할 수 있다. 이통사의 전산 개발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개통 작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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