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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 아파도 놓지 못한 건반… 끝내 시련 이겨낸 베토벤의 후예

    손가락 아파도 놓지 못한 건반… 끝내 시련 이겨낸 베토벤의 후예

    “대학에 진학하고 피아노를 계속 쳐야 하나,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했어요. 고심 끝에 음악을 하기로 선택한 이상 어떻게든 저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죠.” 지난해 12월 독일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서형민(32)은 고통스러운 손가락 피부염에도 피아노를 계속 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꼽았다. 그는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자신의 콩쿠르 곡들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리사이틀을 연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형민은 “이번 콩쿠르는 제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이름을 걸었고, 나이 제한 등으로 제겐 마지막 콩쿠르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재’ 소리를 듣고 자랐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간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만 4세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5세부터는 오선지에 음표를 끼적이며 작곡까지 했다. 10세 때인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듬해 뉴욕 필하모닉 영아티스트 오디션에서 우승하면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피아노와 학업을 병행했던 그는 가정 형편상 아이비리그에 진학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공부에 몰두한 결과 컬럼비아대 장학생으로 선발돼 역사학을 공부했다. 역사학자의 길과 로스쿨 진학, 피아니스트 등을 놓고 인생 행로를 고민한 끝에 조금 더 자신 있는 피아노를 선택했지만 2013년 시작된 손가락 피부염은 큰 위기로 다가왔다. 그해 센다이 국제음악 콩쿠르 2위, 2017년 헤이스팅스 국제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 2위 등 간간이 성과를 거뒀지만, 왼손 대부분과 오른손 중지 손톱이 들리고 고름이 차 건반을 누를 때마다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이 지속됐다. 수차례 피아노를 관둘 생각도 했지만, 이역만리 미국에서 홀로 자신을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헌신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수차례 치료를 받은 이후 2018년부터 상대적으로 나아졌지만, 여전히 건반에 손이 닿을 때 불편하다”고 했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서형민이 2017년 작곡한 ‘3개의 소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7번 등 지난 콩쿠르 곡들이 포함됐다. 원래 콩쿠르에서 참가자의 자작곡은 심사위원들이 선호하지 않지만, 콩쿠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에서 자작곡을 치고 싶었던 그는 조심스레 의사를 타진해 승낙받았고, 관객 반응이 좋았다. 현재 재학 중인 독일 하노버 국립음악대 교수 아리에 바르디도 칭찬하며 “앞으로 작곡을 한다는 사실 등 네 모든 면모를 알려라”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은 베토벤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그는 “치명적인 청력 상실을 이겨 내고 위대한 작품들을 만들어 낸 베토벤의 음악이야말로 심금을 울린다”며 “삶에 여유가 더 생긴다면 작곡을 좀더 하고 싶지만, 궁극적으로 지휘자가 되고픈 꿈이 있다”고 말했다.
  •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겨울 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 보자.”(팝 밴드 ‘푸른하늘’의 ‘겨울 바다’ 중, 1998년) 속초, 강원도 동해안 최북단 시(市)다. 아니 한반도 최북단 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시 영역의 절반 이상이 바로 그 유명한 설악산 국립공원이다. 나머지 반은 동해 푸른 물빛을 자랑하는 해변을 향한다.이젠 길도 반듯해져 가깝기도 하다. 직선거리 160㎞(도로 190㎞)로 서울에서 출발하면 2시간대면 도착한다. 도로 거리가 215㎞에 이르는 강릉보다 가까우니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동해안 도시라 할 수 있다. 근래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해변에 호텔과 리조트, 펜션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공급 객실 물량이 속초 시민을 다 재우고도 남는다. 지난해 5월 속초시 동명동 신축 아파트 한 채(131㎡, 40평)가 16억원(분양권)에 팔렸을 정도다.‘기린 발굽’ 인제(麟蹄)군 북면을 지나 미시령을 넘으면 바로 속초다. 미시령은 굉장히 험준한 고갯길이다. 해발 고도 826m로 대관령(832m)이나 한계령(1004m)보다는 낮지만 눈이 잦고 급경사 구간이 길어 위험한 도로였다. 2006년 미시령 터널이 생겨나고, 2017년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가 완전히 연결되며 속초가 수도권 쪽으로 성큼 다가섰다. 철도 소식도 들린다. 각각 부산, 춘천에서 출발하는 동해북부선과 춘천속초선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철로를 놓고 있다. 인구밀도는 꽤 높은 편이다. 관광객도 늘 수천 명 이상 와 있다.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차가 막힌다. 속초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도처에 있다. 속초 자체는 좁지만(강원도 최소 면적 지방자치단체) 그 안에 서랍처럼 빼곡히 들어선 즐길거리가 많아 1박 2일 일정으론 살짝 부족해 뵌다. 천하제일경이라는 금강산과 견준다는 설악산을 품고 시내 바로 앞에 파도가 일렁이는 동해가 있다. 영랑과 청초, 두 석호(潟湖)까지 안았으니 없는 게 없다. 여기다 억센 바다와 함께 싸우며 살아온 어민과 함경도 실향민 문화가 뒤섞여 다양성을 표출하는 도시다.요즘은 때가 때인지라 좀 망설여지지만 온천과 워터파크도 많다. ‘핫플레이스’답게 예쁜 카페, 베이커리, 맛집도 들어서서 우직한 자연미에 도시 인프라의 디테일(세세함)을 채우고 있다. 겨울에 제 이름을 찾은 설악(雪岳)은 좀더 늠름해졌다. 하얀 망토를 두른 산은 영랑호와 청초호, 동해를 내려다보며 정초의 겨울을 지키고 섰다. 갯내음과 눈부신 아침 빛이 버티고 선 미시령터널의 끝을 지나자 눈 맞은 속초와 눈이 맞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처럼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설악의 오른쪽 어깨엔 거대한 수석(壽石)을 닮은 울산바위가 버티고 섰다. 흰 비단을 두른 듯 고결하고도 씩씩한 자태로 여행객을 맞는다. 전해지는 말처럼 울산에서 올라와 금강산에 가지 못해 설악에 주저앉은 바위가 아니다. 바람이 몰아치면 웅웅 우는 소리가 난대서 울산바위다. 설악의 기세는 역시 겨울에 눈을 뒤집어써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울산바위도 마산봉도 수바위도 모두 나뭇잎을 떨어내고 흰 눈이 맺혀야 그 잔근육이 잘 보인다. 보디빌더들이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기름칠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설악의 ‘육체미’를 감상하려면 멀찌감치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에 가야 한다. 미시령터널을 지나자마자 뷰포인트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선 울산바위가 잘 보이는데 아침나절에 가야 산 그림자에 갇히는 ‘역광’을 면한다. 멀리 엑스포 공원 쪽 바다까지 가서 산을 바라봐도 좋다. 이 역시 아침녘에 나가야 한다. 푸른 바다 위로 새하얀 산봉우리가 삐죽삐죽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해가 뜬 직후라면 붉은 기운을 받아 핑크색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진 해가 늦게 뜨니 설렁설렁 다녀도 볼 수 있다. 역시 겨울이 좋다.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도 좋고 화암사 뒷길 코스로 눈길 산행을 가도 멋들어진 설악의 바위들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야 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설악의 품에 와락 달려들지 않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설악은 그만큼 넉넉한 인심을 지녔다. 다시 순백으로 뻗은 길은 곧바로 저 멀리 바다로 곤두박질친다. 해발 500~600m에서 순식간에 0m 이하 남양(藍洋)으로 잠기는 푸른 길이다. 일종의 관성이다. 속초의 바다 풍경은 여느 곳과 다르다. 워낙 작은 도시라 설산이 바다에 면해 있는 풍경이 근사하다. 강릉만 가도 이 같지 않다. 청호동 아바이마을. 피란 온 함경도와 강원도 이북 아바이들이 눌러앉았다. 섬도 땅도 아닌 외딴 끄트머리 땅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70여년 느릿한 추억을 부여잡고 거친 바다와 싸워 가며 살아온 실향민 마을이다. 줄을 묶어 갯배로 오가며 생선을 말리고 식해를 담가 팔며 살았다. 관광객들이 득실한 갯배 선착장 주변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변했다. 생선구이집과 냉면집, 순댓국집 일색이던 곳에 십여년 전부터 영문 간판 화려한 카페와 베이커리도 착착 들어섰다. 남미에서 온 원두를 볶고 녹진한 유럽풍 과자를 만들어 판다. 하지만 뒤로 돌아들면 여전히 좁은 골목 속에 옛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주워 오고 얻어 온 잡어를 다듬어 식해를 담그는 할머니, 자식보다 오래된 자전거를 끌어다 놓고 기름칠하는 할아버지는 여전히 오롯이 남은 청호동의 실제 모습이며 주인공들이다. 겨울 바람이 몰아쳐도 그닥 냉랭하지 않다. 겨울도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는가 보다. 동장군이라지만 뜨거운 가리탕(갈비탕) 한 그릇과 아바이순대 한 접시로도 썩 물리칠 수 있는 허약함이 엿보인다. ‘아바이’가 전해 준 활력과 온기 덕이다. 동명동 영금정에 가면 속초 바다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물가 넓은 바위를 스치면 거문고를 연주하는 소리가 난대서 붙은 이름이다. 시내와 가깝고 식사할 곳도 많으니 이곳저곳 들러보기 편하다. 학사평 두부 한 사발에 가득 차오른 마음… 속세 초월한 맛 이젠 호수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와 붙은 청초호는 딱히 호수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최근 청초호변 칠성조선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는데 바다와 호숫가에 자리한 폐조선소 특유의 분위기가 매우 멋지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순례 코스가 됐다. 1950년대부터 목선과 어선을 만들어 오던 옛 조선소답게 목선과 장비들을 전시해 놓았다. 예전에 신라 화랑이 ‘워크숍’을 왔다는 영랑호는 소요한 호수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했다. 장천천이 흘러들어 맑은 물을 채워 줬다가 영랑교 밑 수로를 통해 동해로 흘러나간다. 이곳은 와글와글하지 않아 산책 코스로도 좋다. 8㎞의 순환도로를 걷다 보면 효자 호랑이 설화가 전해지는 범바위와 관음암 등 기기묘묘한 볼거리를 챙겨 볼 수 있다. 다시 설악산 쪽을 올려다보면 갈 곳이 많다. 척산온천과 설악온천(한화워터피아)이 있는 노학동을 오르다 보면 다양한 갤러리와 국립산악박물관 등 박물관, 영화(드라마) 세트장 등이 나온다. 국립산악박물관은 정말 제자리에 위치를 잡은 것 같다. 설악산에다 요즘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 속초에 자릴 잡았으니 말이다. 박물관에는 우리 산과 세계의 산, 그리고 이를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도읍을 정하기 위해 북한산을 올랐던 비류와 온조, 그토록 금강산을 가고 싶어 했던 중국과 왜의 대작들, 한라산을 유람한 임제, 그리고 히말라야 등 세계의 지붕에 선 여러 산악인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녹슨 철제 아이젠과 피켈 등 그들이 썼던 장비와 등반일지, 건조식량 등 산악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여러 전시물을 챙겨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아래쪽 학사평엔 두부 요리를 잘하는 집들이 촌락을 이루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뭉근히 굳혀 낸 ③두부 한 사발이면 몸도 마음도 실하게 차오른다. 시내 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에선 다양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메뉴 닭강정을 비롯해 씨앗호떡, 치즈호떡, 마카롱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채로운 군것질거리를 파는 상점과 함께 맛있는 식당도 많아 눈요기 배요기를 하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양양군과 경계를 이루는 남쪽에는 대포항과 외옹치항 등 정감 어린 항구들이 즐비하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오랜 기간 철책으로 묶였던 초병 순찰길이 근사한 해변 트레일 데크로 변신한 곳이다. 조도가 바라보이는 속초 해변에서 출발해 데크길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바다 풍경을 눈에 담기 좋다. 해안을 둘러보던 초소가 있던 곳은 뷰포인트로 딱이다. 뺨에 부딪히는 겨울바람은 차갑지 않고 되레 알싸한 갓김치 첫맛처럼 청량하게 다가온다. 대포항도 많이 변했다. 과거 항구를 뒤덮었던 포장마차촌은 대대적으로 정비가 이뤄져 건물 속으로 들어갔지만 새우튀김과 오징어회 등 명물 음식맛은 여전하다. 호텔 밀집 지역과는 살짝 떨어져 있지만 식사와 안줏거리를 찾아 일부러 이곳을 오는 이들도 많다.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 버려, 잊어 버리고.” 바다결핍 위중증에 늘 시달리는 서울 수도권 사람들에게 ‘겨울 바다’ 노랫말과 가장 어울리는 곳 속초. 요즘 속초는 새하얀 설산과 붉은 태양, 노란 햇살, 푸른 바다, 검은 밤하늘 등 오방색으로 갈아입고 아직 겨울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 뻘쭘한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팔팔 끓는 한우 뚝배기 속에 문어 풍덩 바다 내음 품은 생선과 색색 나물 조화     ●먹거리=‘도문집’은 ①칼국수와 만두로 유명하다. 동해안 항구도시에서 으레 먹는 장칼국수 대신 멸치 육수에 감자 가루, 김을 넣고 팔팔 끓여 낸 깔끔한 국물이 좋다. 40년 넘게 장사를 하며 지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직접 빚은 만두 역시 대표 메뉴다. 630-5150(이하 지역번호 033).●매우 특별한 국밥을 맛보고 싶다면 ②‘속초 문어 국밥’이 좋다. 한우양지와 참문어를 삶아 시원하고 고소한 문어국밥을 차려 낸다. 먼저 팔팔 끓는 뚝배기 위에 올린 문어를 집어먹은 뒤 밥을 말면 된다. 다진양념은 굉장히 매우니 조금만 넣는 것이 이롭다. 638-8837. ●도치알탕은 겨울 제철 음식으로 딱이다. 꼬득한 살과 알이 가득한 탕은 김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 그리 건더기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알이 한가득인 국물을 떠서 밥을 말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든든하다. 영랑호 인근 포장마차촌의 ‘당근마차’는 도치알탕 이외에도 자연산 백고동으로 무쳐 낸 골뱅이무침과 도루묵구이가 유명하다. 곁들여 주는 간장새우장도 밥도둑이다. 632-3139.●대게는 값비싸지만 그래도 올해 먹어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동명항 ‘스타대게’는 홍게와 ④대게, 생선회를 푸짐한 곁들임 안주와 함께 차려 내는 곳. 게도 싱싱하고 튀김 등 안줏거리도 맛이 좋다. 638-7208.●함경도 출신 모친에 이어 2대째 제철 생선을 구워 내는 ⑤‘옥이네 밥상’은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이라 해도 될 만큼 상차림이 근사하다.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와 고등어, 볼락 등을 구워 갖은 나물과 젓갈과 함께 먹는다. 구운 생선을 상추에 싸서 표고버섯 쌈장을 넣고 입안에 넣으면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멍게비빔밥도 경남 거제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637-3166.
  • 손가락 아파도 건반 놓지 않은 서형민 “저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죠”

    손가락 아파도 건반 놓지 않은 서형민 “저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죠”

    “대학에 진학하고 피아노를 계속 쳐야 하나,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했어요. 고심 끝에 음악을 하기로 선택한 이상 어떻게든 저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죠.” 지난해 12월 독일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서형민(32)은 고통스러운 손가락 피부염에도 피아노를 계속 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꼽았다. 그는 오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자신의 콩쿠르 곡들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리사이틀을 연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형민은 “이번 콩쿠르는 제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이름을 걸었고, 나이 제한 등으로 제겐 마지막 콩쿠르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재’ 소리를 듣고 자랐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간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만 4세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5세부터는 오선지에 음표를 끼적이며 작곡까지 했다. 10세 때인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듬해 뉴욕 필하모닉 영아티스트 오디션에서 우승하면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피아노와 학업을 병행했던 그는 가정 형편상 아이비리그에 진학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공부에 몰두한 결과 컬럼비아대 장학생으로 선발돼 역사학을 공부했다. 역사학자의 길과 로스쿨 진학, 피아니스트 등을 놓고 인생 행로를 고민한 끝에 조금 더 자신 있는 피아노를 선택했지만 2013년 시작된 손가락 피부염은 큰 위기로 다가왔다. 그해 센다이 국제음악 콩쿠르 2위, 2017년 헤이스팅스 국제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 2위 등 간간이 성과를 거뒀지만, 왼손 대부분과 오른손 중지 손톱이 들리고 고름이 차 건반을 누를 때마다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이 지속됐다. 수차례 피아노를 관둘 생각도 했지만, 이역만리 미국에서 홀로 자신을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헌신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수차례 치료를 받은 이후 2018년부터 상대적으로 나아졌지만, 여전히 건반에 손이 닿을 때 불편하다”고 했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서형민이 2017년 작곡한 ‘3개의 소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7번 등 지난 콩쿠르 곡들이 포함됐다. 원래 콩쿠르에서 참가자의 자작곡은 심사위원들이 선호하지 않지만, 콩쿠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에서 자작곡을 치고 싶었던 그는 조심스레 의사를 타진해 승낙받았고, 관객 반응이 좋았다. 현재 재학 중인 독일 하노버 국립음악대 교수 아리에 바르디도 칭찬하며 “앞으로 작곡을 한다는 사실 등 네 모든 면모를 알려라”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서형민은 “3개의 소품은 쇤베르크에 대한 오마주, 밤의 음악, 사냥을 주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은 베토벤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그는 “치명적인 청력 상실을 이겨 내고 위대한 작품들을 만들어 낸 베토벤의 음악이야말로 심금을 울린다”며 “삶에 여유가 더 생긴다면 작곡을 좀더 하고 싶지만, 궁극적으로 지휘자가 되고픈 꿈이 있다”고 말했다.
  • “물 고갈되고, 바지락 훔쳐가고”…해저터널로 열린 원산도 세 달째

    “물 고갈되고, 바지락 훔쳐가고”…해저터널로 열린 원산도 세 달째

    “지금 직수로 보낼테니 화장실 청소 등을 하세요.”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1구 이장 최상철(65)씨는 9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해저터널이 개통된 뒤 몰려든 관광객들이 물을 마구 써대 지하수가 달리면 이런 마을방송을 한다”며 “지하수를 정화하지 않으면 양이 많아져 허드렛물로 쓰게 하고 정화수는 식수로 마시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일 국내 최장(6927m)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뒤 원산도 주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물 부족이다.원산도 주민 1000여명은 섬일 때 3개 마을에 한 두개씩 판 지하수를 먹는다. 바다로 둘러싸여 100m 넘게 땅 속을 파도 물이 짜다. 정화해 식수로 쓰지만 이 과정에서 절반 이상 버려진다. 저수지가 없어 각각의 논밭도 지하수를 파 물을 댄다. 최씨는 “너무 짠 바닷가를 피하면 100m도 간격도 안되게 새 지하수를 뚫어야해 주변 지하수도 고갈된다”며 “해저터널 개통 후 급증한 관광객들이 물을 써대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관광객이 해수욕장, 캠핑장,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며 써대니 배길 수 있느냐”고 웃었다.해저터널 개통 직후에는 평일에도 섬에 자동차가 가득 찼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서천출장소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보령해저터널을 통해 원산도에 간 차량은 19만 2741대라고 밝혔다. 보령시내로 온 17만 5270대보다 많다. 지난달도 13만 7279대가 원산도로 들어가고, 12만 9490대가 보령쪽으로 나왔다. 원산도 2구 이장 장부현(66)씨는 “화장실 물도 못 쓸 판에 음식점이 자꾸 늘어나 큰 일”이라면서 “지하수 하나 파려면 3000만~4000만원이 들어가 대천에서 살다 해저터널이 뚫린 뒤 고향 원산도로 돌아와 음식점을 짓고 있는 사람에게 ‘지하수 관정 등에 쓸 것’이니 마을발전기금을 내라고 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장씨는 “해변 및 해수욕장 관광객들이나 텐트 치고 차박하는 사람들이 썰물 시간에 바지락을 캐 간다. 대사리(大·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클 때) 때는 해삼양식장까지 들어가 주워간다”면서 “주민들이 돈 들여 종패(씨조개)를 뿌려 기르는 생계수단인데”라고 혀를 찼다. “음식이고, 물이고 다 싸와 원산도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되면서 이런 짓을 하고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1시간 반이 걸리던 보령시내가 10분도 안 걸리고, 버스가 들어와 배 타고 시내로 안 가도 되고, 금새 병원에 가는 등 편리한 점이 많아졌지만 주민들은 “지금은 겨울이라 덜하지만 한 달여 지나 낚시·행락철, 특히 여름 피서철이 닥치면 물이 부족해 난리가 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덕재 보령시 상수도팀장은 “보령댐 물을 받는 상수도관이 해저터널까지는 깔렸다”며 “원산도 곳곳에 들어가는 상수도는 내년 말 완공되지만 물 부족이 심하면 올해 말 주민밀집지인 저두, 선촌, 초전 등 3곳부터 먼저 설치하고, 급하면 해저터널 수도관으로 물을 보내 마을에 실어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 12초마다 밤바다 밝히는 빛, 그 뒤엔 등대지기 수십 년 노고 있었다

    12초마다 밤바다 밝히는 빛, 그 뒤엔 등대지기 수십 년 노고 있었다

    1908년 준공된 높이 26.4m 등탑불빛 주기 유지하고 부표 관리도3명 한 조로 12시간씩 2교대 근무 독도 풍경 사진전 열고 시집 출간최고 비경은 울릉 태하 등대 일출추억·외로움의 공간… 보존 가치경북 포항시에는 해안선이 단조로운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삐죽 튀어나와 있는 곶이 하나 있다. 호랑이로 표현한 한반도 지도에서 꼬리 부분이라고 해서 이름도 호미곶(虎尾串)인 이곳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가 자리잡고 있다. 서쪽으로는 영일만, 동쪽으로는 동해를 아우르는 호미곶 등대를 지키는 김현길(사진)씨는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연 사진작가이자 시집을 출간한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공식 직함은 항로표지관리원이지만 여전히 등대지기란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김현길씨를 만났다.-등대나 등대지기라고 하면 뭔가 낭만적인 느낌이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불이 꺼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다. 지금은 자동화가 많이 됐지만 예전엔 기계식이라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모든 등대에는 세계항로협회에 등록된 고유한 불빛 주기가 있다. 특정한 항로를 지나는 선박은 그 경로에 있는 등대의 불빛을 보면서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가령 호미곶 등대는 불빛을 한 번 비추고 12초 있다가 다시 비추는 식이다. 근처에 있는 송대말 등대는 20초 간격이다. 선박마다 갖추고 있는 GPS 신호는 위성 사정에 따라 끊길 수 있지만 등대는 상시 작동한다. 배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부표를 관리하는 일도 한다.” -호미곶 등대를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로 정식 명칭은 해양수산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호미곶항로표지관리소다. 1907년에 일본 선박이 이곳 앞바다에서 암초에 부딪혀 침몰한 사고가 있었다. 그걸 계기로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해 1908년 12월 준공했다. 가장 오래된 등대이자, 26.4m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팔각형 탑 모양은 서구식 건축양식을 보여 준다.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만 쌓았는데 오늘날 건축관계자들도 감탄할 정도로 건축물로서 가치도 있다고 한다. 등대 내부는 6층으로 돼 있는데 천장마다 대한제국 황실상징인 오얏꽃 문양을 조각한 것도 특징이다.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의미도 크다.”-근무 형태는 어떻게 되나. “세 명이 한 조로, 주간조와 야간조가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한다. 주간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조는 오후 7시부터 오전7시까지 일하는 식이다. 경북에는 유인등대가 호미곶, 독도, 울릉도(도동·태하 등대), 울진 죽변 5곳 있는데 보통 2년에 한 번씩 순환한다. 독도 등대는 2개조로 나눠서 1개월 일하고 1개월 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등대지기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해서 기차나 모터사이클로 전국 여행을 하기도 했다. 잠깐이지만 절에서 행자 생활을 하기도 하고, 하여간 역마살 같은 게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정비업체 등에서 일했는데, 서른 살 넘어 우연히 해수부 항만물류과에서 일하는 친구가 용접과 기계수리 자격증이 있으니 등대관리직에 도전해 보라고 권유해서 시험에 응시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 당시 독도 등대가 무인등대에서 유인등대로 바뀌면서 인력 충원이 필요했다. 포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사실 등대가 뭘 하는 곳인지 정확히 몰랐는데 공무원이 되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1999년부터 시작한 공무원 생활이 벌써 24년째다.”-독도에서도 일했던 건가. “독도 등대에서 일한 기간을 다 더하면 10년쯤 된다. 독도는 동도(東島)와 서도(西島)로 나뉘는데 항로표지관리원과 독도경비대는 동도에 있다. 독도에서 일하다 보면 일본 순시선이 잦을 때는 일주일에 서너 번, 뜸할 때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독도 주변 12해리를 순회하는 걸 보게 된다. 가족과 떨어져 외딴 곳에서 지내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동쪽 끝 영토를 지킨다는 보람이 있다.” -독도 생활은 어떤가. “사실 지내기 편한 곳은 아니다. 지금도 독도에 들어가려면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간 다음에 하룻밤을 자야 한다. 그나마 지금이야 울릉도까지 3시간 거리지만 예전에는 10시간 넘게 걸렸다. 겨울에는 파도가 거세다. 해양경찰청 함정을 섬에 대기가 힘들어 두 달가량 독도에서 지낸 적도 있었다. 예전에는 물도 귀했다. 비가 오면 다 같이 나가서 단체로 야외목욕을 하곤 했던 게 기억 난다.”-시집도 내고 사진전도 개최했는데. “독도에선 하루 종일 바다 말고는 볼 게 없고 갈매기 소리 말고는 들을 게 없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취미를 갖는 사람이 많다. 바둑을 배우거나, 책을 쌓아 놓고 읽거나. 나도 2001년부터 독도에서 사진과 시를 시작했다. 독도 사진을 찍어서 크고 작은 전시회를 서른 번가량 열었다. 독도에서 떠올린 주제를 모아 시를 써서 시집 ‘그리움이 그리움에게’(2019)를 출간했다. 포항 문인협회에 있는 김일광 시인에게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뒤에 쓴 시를 모아서 두 번째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해 본 등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등대를 꼽는다면. “사실 등대 자체가 전망이 좋은 곳에 설치되기 때문에 풍경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최고를 꼽는다면 역시 울릉도에 있는 태하 등대(울릉도항로표지관리소)가 아닐까 싶다. 울릉도에서 4년가량 일했는데 태하 등대 주변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일출이 멋지다. 사진작가들이 꼽은 우리나라의 100대 비경에도 뽑혔던 곳이다. 호미곶 등대도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등대다. 해맞이광장과 ‘상생의 손’ 조각상에 비친 일출을 보는 것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등대지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등대지기다. 앞으로 현대 장비가 들어온다 해도 추억과 외로움이 있는 곳이 등대다. 앞으로도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
  • ‘서핑의 도시’ 양양군 자전거 스포츠마케팅에도 총력

    ‘서핑의 도시’ 양양군 자전거 스포츠마케팅에도 총력

    ‘서핑의 도시’ 강원 양양군이 사이클과 바이시클 모토크로스(BMX) 등 자전거 종목을 활용한 스포츠마케팅 활성화에도 나선다. 양양군은 7일 ‘위기에서 기회로, 스포츠도 가성비 시대’를 테마로 비인기 종목인 사이클과 BMX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고 밝혔다. 최근 스포츠마케팅 전담팀을 꾸려 전국대회 개최와 전지 훈련 선수단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양양 자전거길은 속초시와 경계인 물치항에서 남단의 지경해수욕장까지 35.5㎞에 이른다. 바다를 이어 만든 자전거길은 절경의 연속이다. 구비를 돌아서면 고깃배가 정박한 작은 포구가 나오고, 포구를 지나치면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또 구비마다 기암절벽의 해식애와 동해의 거친 파도가 맞이하고, 바닷가 사찰인 낙산사와 휴휴암도 둘러 볼 수 있다. 남대천 남쪽의 호젓한 비포장 둑길인 연어자전거길도 유명하다. 연어 자전거길은 양양읍 남대천 둔치에서 출발한다. 양양교를 출발해 하구의 낙산대교를 돌아서 남대천을 일주하는 코스로, 거리는 9㎞ 정도이고 대부분 평지여서 초보자와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양양군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0년 전국 유일하게 KBS 사이클 대회와 BMX 대회 등 전국 단위 자전거대회를 5회나 개최했다.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으로부터 스포츠마케팅 지자체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자전거 종목을 중점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연인원 3만 9800명을 유치해 최소 50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얻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전국 최고의 자전거 종목 시설을 바탕으로 스포츠마케팅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레드핫칠리페퍼스, 6년 만에 새 앨범 낸다

    레드핫칠리페퍼스, 6년 만에 새 앨범 낸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가 6년 만에 정규 음반을 낸다. 7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따르면 레드핫칠리페퍼스는 오는 4월 1일 열두 번째 정규 음반 ‘언리미티드 러브’(Unlimited Love)를 발매한다. 2016년 내놓은 정규 11집 ‘더 겟어웨이’(The Getaway) 이후 약 6년 만의 신보다. 이번 앨범에는 2009년 밴드를 떠난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가 합류하고 오랜 시간 협업해온 프로듀서 릭 루빈이 참여할 예정이다. 레드핫칠리페퍼스는 앨범 발매에 앞서 최근 신곡 ‘블랙 서머’(Black Summer)를 발표했다. 베이스 리듬과 드럼, 기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곡으로 조용히 숨을 들이쉰 뒤 노래하는 강렬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이 곡은 정규 12집 트랙 리스트 가장 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드핫칠리페퍼스 멤버들은 “수일, 수 주, 수개월의 시간을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작곡하고 즉흥적으로 연주하고 그 즉흥 연주의 과실을 세심한 주의와 의도를 가지고 편곡을 하는 데 썼다”고 전했다. 이어 “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반영한 우리의 일면이자 인생의 사명”이라며 이번 앨범을 “우리의 인생을 결산한 파도타기”라고 언급했다. 밴드는 올여름 스타디움 투어도 할 예정이다. 1983년 미국에서 결성된 레드핫칠리페퍼스는 그래미 어워즈와 브릿 어워즈 등 권위있는 대중음악상에서 수상했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언더 더 브리지’(Under the Bridge), ‘캘리포니케이션’(Californication), ‘기브 잇 어웨이’(Give It Away) 등의 곡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누적 앨범 판매량이 8000만 장을 넘어섰다.
  • 모니터 166개 너머 콜라주… 빛의 거북, 동해를 홀리다

    모니터 166개 너머 콜라주… 빛의 거북, 동해를 홀리다

    울산시립미술관, 전용관 첫 설치대왕암공원서 백남준 ‘거북’ 소개 광주시립미술관, ZKM 95점 구성1988년 작품 ‘스크린 자전거’ 주목온통 깜깜한 사방에서 점 하나가 다가온다. 갈수록 커지는 점은 흰 별들을 흩뿌리더니 마침내 공간 전체를 잡아먹을 듯이 거대해진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구성된 우주에서 크고 작은 먼지가 흩어졌다가 나타나고, 다시 커졌다가 사라진다. 관객은 92평 크기의 전시관을 벗어나 먼 우주를 떠다니는 느낌을 받는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알도 탐벨리니의 작품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원주민들이다’의 일부다. 국내 곳곳에서 해외의 수준급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지역미술관들이 기존 미술품과 다른 미디어아트를 전시 주요 테마로 내걸면서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특히 지난달 6일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한 달 만에 관람객 4만 2000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한 이곳은 국내 공공미술관 최초로 미디어아트 전용관을 설치해 차별성을 뒀다. 오는 4월까지 총 5개 전시관에서 다양한 개관 기념 전시를 선보인다. 미술관은 탐벨리니 외에도 개관 특별기획전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를 통해 전 세계에서 중요한 화두인 자연과의 공생을 주제로 한 작품을 소개한다. 히토 슈타이얼의 ‘이것이 미래다’, 정보의 ‘양치류 식물’ 등 독특한 설치 작품이 눈길을 끈다.대왕암공원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 펼쳐지는 미술관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은 작품을 푸른 파도와 함께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기획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건물 강당에 떡하니 자리잡은 백남준의 대작 ‘거북’이다. 미술관 1호 소장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모니터 166개로 구성됐는데, 동해를 바라보는 거북의 위로 백남준 특유의 콜라주 영상이 반복적으로 지나가며 신비로움을 준다. 광주에서는 미디어아트의 60년 역사를 한눈에 살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의 ‘미래의 역사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 전은 독일의 세계적 미디어아트센터 ZKM의 핵심 소장품을 선보인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아트 역사에서 방점을 찍은 작품 95점으로 구성됐다.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는 실내용 자전거에 대형 스크린을 연동시켜 페달을 밟거나 핸들을 돌릴 때마다 스크린 속 이미지가 움직인다. 오늘날 스크린골프의 원리와도 비슷한 이 작품이 만들어진 건 1988년.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가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기술이 이때 이미 반영됐다는 뜻이다. 발터 지에르스의 1990년작 ‘더 하우스’는 건물 속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했다. 작품 앞에 선 관객의 동작에 따라 방의 불이 하나둘 깜빡이고,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코 고는 소리까지 들린다. 이 외에도 게리 힐, 스타이나, 우디 바슐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빌 비올라, 백남준, 브루스 나우만, 제니 홀저, 토니 오슬러 등 새로운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이를 예술에 접목한 선구자들의 작업이 펼쳐진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이어 확장현실(XR)과 메타버스까지 등장한 21세기 관객의 눈으로 보면 언뜻 엉성하고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이미 수십년 전에 ‘매체’에서 ‘미학’을 추구하려 했던 거장들의 실험 정신이 돋보인다. 4월 3일까지.
  •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올해 첫 100만 관객 돌파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올해 첫 100만 관객 돌파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해적)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해적’은 개봉 11일째인 지난 5일 오후 누적 관객 100만 378명을 기록했다. 고려 왕실의 사라진 보물을 찾아 나선 해적과 의적, 역적들의 모험을 담은 ‘해적’은 지난달 26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왔다. 컴퓨터그래픽(CG) 등 시각효과(VFX)를 활용해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장면들이 볼거리다. 특히 해적선이 거대한 파도를 뚫고 빠져나오는 장면 등에서 의자의 진동과 바람, 물방울 효과가 더해지는 특수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우 강하늘·한효주 등이 출연한다. 전작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2014년 여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동원했다.
  • 이재명, “정치세력 교체 아닌 정치 자체 교체…양당 독재체제 극복”

    이재명, “정치세력 교체 아닌 정치 자체 교체…양당 독재체제 극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정치세력 교체가 아니라 정치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며 “양당 독재체제를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가진 연설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첫번째 문제는 국민들께서 거대 정당 두 개를 두고 둘 중에 하나 밖에 선택할 수가 없어서 제3, 제4 선택지가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덜 나쁜 쪽을 선택하도록 강요 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해운대를 찾아 지지자들을 상대로 45분간 연설을 가졌다. 이 후보는 “국민이 주인이고 1인 1표로 한표 찍은 그 표가 가치가 같아야 한다. 51% 얻었다고 100% 권한 행사하고, 49% 얻은 사람은 다 배제되는 이런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그게 바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 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주권 의지가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제3, 제4의 선택이 가능해야 지금까지 해왔던 발목 잡아서 오로지 상대가 실수하기를, 실패하기를 기다리는 구태 정치를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며 “정치 제도를,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소수 정당도, 소수 정치세력들도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며 “이게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 교체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정치는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드는 것”이라며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장 유능한 인재를 최적의 곳에 등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선택지 중에서 니편 꺼, 내편 꺼, 좌파, 우파, 박정희, 김대중 정책 가리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기준으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를 발전 성장시키는 데 유용한 정책인가 만을 가지고 선택해서 다 써야 한다”며 “바로 이게 통합정부”라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유능한 인재들이 편을 가리지 않고 국가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 내각에는 니편 내편 가리지 않고 역량 있는 사람들이 모두 포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헌법이 정하는 바대로 총리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고 장관이 스스로 결정해서 각 부처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진정한 국민 내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민주당도 준비하겠다.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거대 기득권 다 내려놓고 있다”며 “당대표께서 출마를 포기하셨고 저와 가깝다고 평가되는 이들이 차기 정부의 주요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했다. 또 “우리 초선들이 똑같은 지역에서는 세 번까지만 하고 네 번째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가든지 해서 정치 신인들에게도 기회를 주자라고 개혁을 외치고 있다”며 “이런 방향으로 가는게 맞겠죠”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저희가 다 내려놓겠다”며 “오로지 국민 우선, 국민 중심의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안보는 정쟁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며 전술핵 배치, 사드 배치, 선제 타격 등을 거론한 국민의힘 측을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안보를 이용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키고 선제타격 얘기하고 중국을 비방하고 이런 위기를 증폭해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고 하는 안보 포퓰리즘, 이게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가 공동체 보전을 위한 안보 문제를 정략으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특히 “휴전선에서 총 쏴달라고 북한과 교섭하고 선거 때만 되면 무슨 북풍 이런게 자꾸 불어서 선거결과 뒤집더니 그 맛을 못잊어가지고 다시 전술핵 배치, 사드 배치, 선제 타격 이런 걸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안보가, 평화가 곧 밥이고 경제”라며 “지금 사드 추가 배치한다고 ‘멸콩’ 어쩌고 하면서 사회주의국가 비난하는 바람에 중국에 투자하는 우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거 아십니까?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가 있냐”며 “북한이 뭐 하려고 고고도로 쏴서 이렇게 내려오는 타격을 합니까? 단거리 저고도 미사일이 금방 도달하는데 왜 쓸데없이 하늘로 포물선으로 쏴서 오는 거를 사드로 막고 있냐”고 반문했다.이 후보는 지지자들이 사드 배치 장소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와 부인 김건희씨의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거론하자 “코바나컨텐츠에 배치하면 옆 사무실 사람은 뭔 죄입니까? 아크로비스타에 설치하면 거기 사는 옆집 사람은 뭔 죄입니까”라며 “국가 안보를 가지고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피해를 끼치면서 안보를 정략에 이용하는 이 구태정치를 3월 9일에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검찰 공화국으로 가고 싶습니까? 민주 공화국으로 가야죠”라며 “국민이 존중받고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정치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가야할 거 아닙니까? 누군가의 보복 감정을 만족시키자고 우리의 삶을, 여러분의 자녀들의 삶을 포기하실 겁니까”라고 반문했다.한편 이 후보는 한 지지자가 ‘기 죽지 마세요’라고 응원하자 “기 안 죽는다”며 “제가 기를 죽으면 13살에 공장에 취직해서 납땜 연기 맡으면서 살았고 그렇게 험하게 살았지만 수없이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적자는커녕 서자도 아닌 얼자의 삶을 살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성과로 증명받으면서 국민들의 힘으로 이 자리에 왔는데 제가 왜 기가 죽습니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집단 지성을 믿는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없었으면 이 언론과 기득권의 집중포화를 뚫고 어떻게 제가 이 자리에 와있겠냐”고 했다. 이 후보는 “저는 자신 있다. 지금의 이런 잔파도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이보다 더 험한 파도도 이겨왔고 더 큰 강도 건너왔고 더 큰 산도 넘어왔는데 이 정도 산 하나 못넘겠냐”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와 함께 배우자 김혜경 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 등 각종 의혹 공세를 둘러싼 발언으로 풀이된다.
  • 에콰도르 송유관 파손, 남미 아마존 자연보호구역까지 오염

    에콰도르 송유관 파손, 남미 아마존 자연보호구역까지 오염

    기름 유출로 아마존 식수원 훼손 심각 남미 생태계 훼손 올해만 벌써 2번째지난달 페루 앞바다에서도 기름 유출남미 에콰도르에서 송유관 파손으로 기름이 유출돼 아마존 자연보호구역까지 흘러들어와 오염시키고 있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페루 앞바다 원유 유출 사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발생한 남미 생태계 훼손 사건이다. 이날 에콰도르 환경부는 유출된 기름이 아마존 자연보호구역으로 퍼졌고 아마존 원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하천까지 오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동부 나포(Napo)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지반 침식이 발생하면서 민간 송유관 운영사인 OPC 에콰도르의 송유관이 터졌다. 기름유출로 2헥타르 규모의 카얌베-코카 국립공원의 보호구역과 에콰도르 아마존에서 가장 큰 강인 코카 강이 오염됐다. 에콰도르 아마존 원주민 연맹(Confeniae)은 트위터를 통해 “유출된 원유의 규모와 물·식량의 전달 과정이 지역사회를 위해 어떻게 진행될지 알 것을 요구한다”며 더 이상 강물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와 OPC 에콰도르는 이번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이번 유출이 “주요한” 오염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파손된 송유관 보수작업에 착수하고 유출된 기름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OCP 에콰도르의 송유관은 하루 최대 45만 배럴의 원유를 아마존 지역에서 태평양 연안 항구까지 보낼 수 있다. 2020년 5월에도 동일한 송유관이 지반 침하로 인해 터져 1만 5000배럴의 기름이 유출돼 아마존 지역을 오염시킨 바 있다. 지난달 15일 페루 앞바다에서 원유 1만 2000배럴이 유출된 이후 2주 만에 남미 생태계를 파괴한 두 번째 사건이다. 앞서 통가 화산 폭발의 여파로 격렬한 파도가 발생해 당시 페루 수도 리마 인근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이 소유한 라 팜필라 정유공장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유조선에서 6000배럴(약 100만리터)의 기름이 유출됐다. 이후 지난달 26일 첫 기름 유출 사고 조사 과정에서 송유관에 남아 있는 원유 8배럴(약 1300리터)이 추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연정 기자
  • 부산 청사포 옛 군 막사 문화 쉼터로 재탄생...해운대구 바닷소리 갤러리 오픈

    부산 청사포 옛 군 막사 문화 쉼터로 재탄생...해운대구 바닷소리 갤러리 오픈

    “창문 틈으로 비치는 햇살과 파도소리가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에 몸을 맡겨 보세요.”. 부산 청사포 해안가 옛 군 막사자리가 문화 쉼터로 재탄생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미포~청사포 그린레일웨이 산책로 중간 지점에 자리한 청사포 옛 군 막사를 바닷소리 갤러리(시민 휴식 공간)로 꾸며 24일 시민에게 개방했다고 30일 밝혔다. 이곳은 1985년 북한 간첩선 침투사건 이후 청사포 해안 경계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인들이 철수하고 방치돼 있었다. 해운대구는 53사단과 협의해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군 막사 주변을 정비해 주민 전시공간으로 조성했다.앞으로 개인, 가족, 중·고·대학생, 아마추어 작가, 청년예술가에게 무료로 대관해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2월 28일까지 해운대 관광사진 공모전 입상작을 전시하고 있다. 홍순헌 구청장은 “역사 흔적을 간직한 군 막사를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으로 꾸몄다”며 “전시 공간이 필요한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문화마당이자 그린레일웨이를 찾는 관광객들의 특별한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접촉은 ‘제로’, 마음은 ‘가득’…코로나 청정국 통가에 내린 英 구호품

    접촉은 ‘제로’, 마음은 ‘가득’…코로나 청정국 통가에 내린 英 구호품

    영국 및 호주 구호선이 해저화산 폭발 피해를 본 통가를 지원하기 위해 ‘비접촉식’ 구호 물품 전달을 시도했다. AP통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3만ℓ 분량의 생수 300개 이상과 의료용품, 위생용품 등을 실은 영국 구호선은 통가 인근 해안에 도착한 뒤 기중기를 이용해 보급품을 육지로 내렸다. 이 과정에서 단 한 명의 선원도 통가 땅을 밟지 않았다. 구호선을 타고 온 통가 외부 사람과 통가 내에 있는 사람의 밀접 접촉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영국 구호선의 이 같은 지원 방식은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리는 통가에 코로나19가 전파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장관은 “오랜 파트너인 통가가 주택 및 지역사회를 재건하기 시작함에 따라 도움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호주 시간으로 25일, 통가로 향하던 호주 구호선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0여 명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1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출발한 이 군함은 구호품과 의료물품 등을 대량으로 싣고 오는 26일 통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지난 21일에는 통가로 가던 호주 군용기 1대에서 일부 승무원이 양성 판정을 받아 군용기가 회항하기도 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현재 통가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들(통가)은 분명 지원이 절실하지만, 코로나19 위험을 원하지는 않는다”면서 “구호선이 기존 임무를 계속해 코로나19에 안전한 방식으로 통가에 지원물자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가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가 1명밖에 발생하지 않은 ‘코로나 청정국’으로, 코로나 전염을 막으려고 매우 엄격한 국경 검역을 벌이고 있다. 통가 현지 구호단체들은 지금 코로나19가 발발하면 타격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호주 주재 통가 대사관 관계자 역시 “우리는 ‘다른 파도’, 즉 코로나19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구호품은 검역을 거쳐야 하고 외국 인력은 항공기에서 내리는 게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구 10만여 명의 통가는 지난 15일 인근 해저화산 분출로 식수원인 빗물이 화산재로 오염돼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해저화산 분출에 이어 덮친 쓰나미로 주택 약 1000채 및 기반시설도 파괴됐다. 통가 당국은 이번 재해로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고든 정의 TECH+] 아이언맨 같은 제트 슈트. 인명 구하는 진짜 히어로 슈트 될까?

    [고든 정의 TECH+] 아이언맨 같은 제트 슈트. 인명 구하는 진짜 히어로 슈트 될까?

    작년 영국 해군은 히어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바로 해병대 병사가 그래비티 인더스트리스 (Gravity Industries)에서 개발한 제트 슈트 (Jet Suit)를 입고 선박 사이를 날아서 이동한 것입니다.  아이언맨 같은 특수 장비를 이용해서 하늘을 날 수 있는 병사는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시도된 아이디어입니다. 소형 제트 엔진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1960년대에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아이디어로 여겨져 미 육군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고 항공기 제조사들도 적극적인 개발을 시도했습니다. 벨 텍스트론사의 로켓 벨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날개 없이 제트 엔진의 추력만으로 비행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자리에서 이륙하고 조금 이동해서 착륙하는 건 가능한데, 제트기처럼 안정적으로 고속 비행하기 위해서는 역시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동체와 날개가 필요했습니다. 날개도 없고 공기역학적으로 생기지도 않은 인간이 작은 제트 엔진만으로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건 역시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등에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수준으로 엔진 크기를 줄이는 일은 가능하지만, 충분한 연료를 탑재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였습니다. 연료를 충분히 탑재하더라도 휘발성이 강한 연료를 탑재한 병사가 저공비행을 할 경우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이유로 제트 슈트에 대한 관심은 금방 사라졌고 미 육군은 헬리콥터처럼 좀 더 현실적인 대안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라서 제트 슈트가 반세기 이상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영국에서 부활했습니다. 이번에는 과거 지적되었던 문제점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그래비트 인더스트리스의 제트 슈트는 양팔에 방향을 조절하고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보조 엔진 4개를 장착해 비행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됐습니다.   제트 슈트의 뛰어난 조작성은 작년 상반기에 시행한 해상 모의 훈련에서 증명되었습니다. 과거 안전한 육지에서 테스트했던 것과 달리 그래비티 인더스트리의 제트 슈트를 병사는 거센 바람과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보트와 선박 사이를 신속하게 이동했습니다. 이는 특수 작전이나 테러리스트 제압 등의 목적으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2021년 하반기에 시행한 나토의 산악전 구조 훈련 (NATO Mountain Warfare Rescue Exercise)에서 제트 슈트는 다른 방법으로는 쉽게 접근이 어려운 산악 지형에서 유용성을 증명했습니다. 슬로베니아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서 진행된 구조 훈련에서 제트 슈트를 입은 테스트 파일럿은 부상병이 있는 장소까지 빠르게 응급 약품을 공급했습니다. 시속 80km로 비행할 수 있는 제트 슈트는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없는 지형에서도 착륙해 응급 처치가 가능합니다. 영화처럼 부상자를 데리고 날 순 없지만,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제 제트 슈트는 다시 군사적 목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악 구조 훈련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임무는 군사적 목적에만 국한될 필요가 없습니다. 제트 슈트를 장착한 구조 대원이 인명을 구하기 위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가는 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그전에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트 슈트가 현실의 아이언맨이 될지 미래가 궁금합니다.
  • 굽이굽이 잠든 마을, 예술로 깨어나다

    굽이굽이 잠든 마을, 예술로 깨어나다

    옛 묵호항 뒤편 언덕마을 골목길묵호 정서 가득한 벽화가 빼곡히 반대편 묵호등대 아래 ‘도째비골’문어발 모양의 스카이밸리 유명트릭아트 그림은 인증샷 명소로 아찔한 스카이워크 ‘해랑 전망대’‘동쪽바다 중앙시장’·감추사는 덤복수초 가득한 ‘찬물내기 공원’도옛 묵호항 뒤에 있는 ‘논골담길’도 사이즈가 확 커졌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이웃해 들어섰고, 바다 위로 스카이워크 등의 시설도 조성됐다. 지난해 관광객 추이를 조사한 동해시 자료에 따르면 도째비골 등 신흥 명소에 관광객들이 몰린 반면 추암 등 전통적인 자연 경관을 찾는 관광객은 그만큼 빠졌다고 한다. 이제는 논골담길 일대가 강원 동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지위를 단단히 굳힌 듯하다.논골담길은 옛 묵호항 뒤편 언덕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일컫는다. 몇 해 전 몇몇 미술대 학생과 주민 등이 후줄근한 논골마을 골목길에 묵호의 정서가 듬뿍 담긴 벽화를 그렸는데 이게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마을 입주 예술가와 주민들에게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긴 했지만 어쨌든 이후 논골담길은 동해의 명소가 됐다. 벽화가 그려진 좁은 골목을 걷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이면 묵호 등대와 마주하게 된다. 여행객들은 이 짧은 순간에 많은 위로를 받곤 했다.논골마을 반대편 산자락, 그러니까 묵호등대 아래로도 또 다른 달동네가 있었다. 여기가 요즘 인기 절정의 도째비골이다. 도깨비불이 자주 출몰했다는 곳이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 보잘것없던 계곡에 지난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급경사의 계곡 가운데에 가슴 철렁한 고도감을 느낄 수 있는 문어발 모양의 전망대 스카이워크를 세웠다. 여기에 외줄 위의 곡예사처럼 자전거를 타고 계곡을 오가는 스카이 사이클, 27m 높이의 초대형 미끄럼틀인 자이언트 슬라이드 등의 놀이 시설이 연결됐다. 도째비골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경사로 바닥엔 트릭 아트 그림을 그려 넣었다. 방문객 누구든 인증샷을 남길 만큼 명소가 됐다. 도째비골 앞 방파제 너머엔 해랑 전망대가 있다. 바닥에 강화 유리를 깐 스카이워크다. 도째비골의 시설물은 죄다 유료지만 해랑 전망대는 무료다. 하늘 파란 날, 발아래 흰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를 넋 놓고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논골담길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려면 맞은편 언덕 마을 묵호진동으로 가야 한다. 여기도 이미 갯마을 정서와는 사뭇 다른, 도회풍의 이질적인 건물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언덕 위의 덕장마다 명태를 내건다.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꾸덕꾸덕 마르는 명태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도째비골에서 어달리 방향 바닷가에 문어상이 세워져 있다. 왜구를 물리쳤다는 ‘호국 문어상’이다. 그 옆엔 거무튀튀한 까막바위가 있다. 서울 숭례문에서 정확히 동쪽 방향에 있다는 바위다. 관광객들은 무덤덤하게 다가가지만 현지 어민들은 까막바위에 문어의 영혼이 산다고 여겨 접근을 꺼린다고 한다. 논골담길에서 한 블록 너머에 ‘동쪽바다 중앙시장’이 있다. 명성 자자한 북평시장과 쌍벽을 이루는 전통시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묵호중앙시장이란 옛 이름을 쓰다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톡톡 튀는 맛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청년 업소들이 많았는데 조금씩 탄력을 잃어가는 듯해 아쉽다.감추해변은 동해가 감춰 둔 해변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올겨울 시즌 코로나 안심관광지로 선정한 곳이다. 이웃한 한섬, 고불개 등의 해변은 이미 유명해져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지만 감추해변은 찾는 이들이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웅장한 해안 절벽과 작고 예쁜 해변, 시간과 파도가 조탁한 해식동굴 등의 볼거리가 있다. 해변 끝자락엔 감추사가 있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작은 절집이다. 아, 겨울 끝자락에 동해를 찾는다면 찬물내기(냉천) 공원을 꼭 찾길 권한다. 복수초 군락지가 있는 작은 공원이다. 모진 겨울을 견뎌 내고 노란 꽃잎을 틔워 낸 복수초를 어느 지역보다 일찍 만날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선 다소 일렀고 해마다 그랬듯 2월 중순쯤이면 자태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감추해변 인근에 있다.
  • [월드피플+] “나라 지킬 것” 난생처음 소총 든 우크라이나 엄마

    [월드피플+] “나라 지킬 것” 난생처음 소총 든 우크라이나 엄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자, 세 아이의 엄마는 소총을 들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사는 마리아나 자글로(52)의 얘기다. 평범한 회사원인 자글로는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드리우자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 의용군인 영토방어군(TDF)에 합류했다. 얼마 전부터 2주 기초군사훈련에 들어간 그는 기본적인 전투 기술을 습득 중이다. 자글로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기꺼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글로는 약 7만 흐리우냐(UAH), 한화 약 300만 원의 사비를 털어 전쟁 준비를 마쳤다. 소총과 탄약, 양각대, 망원 조준경, 소음기, 헬멧, 위장복, 방탄조끼, 군화 등을 사들였고 한 달 치 비상식량도 비축했다. 우크라이나는 일부 총기류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전제로 민간인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자글로는 자택 주방에서 우크라이나제 케빈 소총 ‘자브로야 Z-15’를 들어 보이며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평생 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사냥도 한 번 안 해봤다. 이 총은 군인들이 제일 좋은 총이 뭔지 얘기하는 걸 듣고 샀다”고 말했다. 이어 “사슴이나 쏠 생각으로 총을 산 게 아니다. 세 아이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우크라이나 문제를, 또 이런 위협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면서 수도 키예프를 내버려 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싸움이 시작되면 그들은 여기로 올 것이며 키예프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이 나도 계속 집에 남아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글로는 “우리 땅을,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싸워야 할 때가 오면 나는 총을 쏠 것이다. 남편도 나도 일가친척이라고는 없다. 여기가 우리 집이고 고향”이라고 강조했다.최근 우크라이나에는 자글로 같은 순수 민간 의용군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제야 예비군 등에게 무기를 배급하기 시작했지만, 자글로 같은 TDF 병력은 그보다 먼저 대비를 끝마쳤다. 벌써 예비군과 대학생, 일반 회사원 등 최소 5000명으로 구성된 TDF 병력이 수도 키예프 방어를 위해 배치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회가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위축돼 있지는 않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대다수 우크라이나인이 일상을 유지 중이고, 피난 인파도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자글로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자치공화국이었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한 이후, 우크라이나인들은 잠재적 침략 위협을 감수하는 법을 배웠다. 이런 전쟁 위기는 벌써 수년간 겪은 것이라 사람들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밝혔다.
  • 쓰나미로 최악 기름 유출…페루 새·물고기 다 죽는다

    쓰나미로 최악 기름 유출…페루 새·물고기 다 죽는다

    페루 해안이 쓰나미로 인한 최악의 기름 유출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수많은 새와 물고기도 생존의 위협을 받고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리마 동물원 관계자들이 보호종인 펭귄을 비롯한 수많은 바닷새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가 벌어진 것은 지난 15일 통가의 해저화산이 대규모 분화한 직후다. 당시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의 유조선이 페루의 라 팜피야 정유공장에서 기름을 하역하던 중, 1만㎞ 떨어진 통가 화산 폭발로 인해 페루 해안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면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6000배럴 이상의 기름이 유출돼 축구장 270개 넓이의 바다를 뒤덮었고 해변은 물론 자연보호구역까지 훼손됐다. 문제는 바다의 오염으로 인해 애꿎은 생물들까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 이에 수많은 새들과 물고기가 기름에 덮인 채 폐사했으며 어민들 역시 졸지에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 이후 리마 동물원 측은 전문가들을 보내 펭귄과 가마우지 등 구조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생물학자인 리세스 버뮤데즈는 "약 40마리의 새들을 구조해 동물원을 급히 옮겨 치료 중"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으며 페루 역사상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현지 NGO 단체인 오세아나 페루의 과학담당 이사 후안 카를로스 리베로스는 "해변과 자연보호구역 내에서 수많은 죽은 새와 해달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유출된 기름이 일부 동물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새, 물고기, 거북이 등은 기형 출산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보도에 따르면 현재 페루 당국은 해변 복구를 위해 90일간의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체적인 복구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카스티요 대통령은 사고 현장을 찾아 “최근 페루 해안에서 발생한 것 중 가장 우려스러운 생태계 재앙”이라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수습을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 관찰, 실험, 상상…마법 같은 혁신적 회화 만드는 ‘21세기 피카소’

    관찰, 실험, 상상…마법 같은 혁신적 회화 만드는 ‘21세기 피카소’

    미술 작품은 세 번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유통되는 미술시장에서, 그리고 컬렉터와 미술관에서. 세 번째는 아주 행운일 경우이다. 그림 한 장도, 조각 하나도 나름의 역사가 있지만 널리 알려진 내용은 제한적이고 어렵다. 요즘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미술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생기고 있다. 어떤 작품이 왜 유명하고 중요하며 그리 비싼지 물을 곳은 많지 않다.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197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크니는 당시 잘나가던 디자이너 친구 오시 클라크 부부를 앉혀 놓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오전 10시.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기로 한 호크니는 보통 작가들이 하듯 모델을 앉혀 놓고 드로잉을 하는 대신 그들을 찍기 시작했다. 특히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매료돼 있던 호크니는 다음날도 또 그다음날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광채와 같은 시간에 방문한다. 수백장의 사진을 모았고, 그 사진들을 연결해 페인팅을 위한 대형 사진 콜라주 작업을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엄청난 사진광이었던 그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작가는 대상에 어떤 특정한 시점을 가지고 그리는 회화에, 수백장의 카메라 셔터를 이용해 많은 시점으로 그 대상을 뒤엎는다. 결과로 흔하지 않은 실물 크기와 거의 같은 대형회화인 ‘클라크 부부와 퍼시’ 작품은 그렇게 완성됐다. 작품은 놀랄 정도의 디테일이 살아 있고, 클라크 부부의 눈빛과 마치 호크니를 향해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소통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 페인팅을 더 잘 ‘들여다보면’ (호크니는 매우 자주, ‘잘 보라’는 말을 했다. 우리가 얼마나 작품을 스치며 보는지), 호크니는 페인팅을 사진처럼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멀티로 연동된 수십개 사진기의 눈으로 뷰포인트가 만들어지는 시점을 넣으려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그림에 드리워진 디자이너 부부의 그림자 구도와 형태는 그가 사진을 찍었던 오전 10시 햇살의 현장적 시간을 작품 안에 넣는 시도를 했다.데이비드 호크니, 아마도 21세기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화가를 말하라 한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를 칭할 것 같다. 이 시대의 피카소라고나 할까. 물론 어떻게 예술가들을 칭하며 작품의 단순한 우열을 따질 수 있겠냐만은, 2018년 크리스티 가을 경매에서 9030만 달러(경매 프리미엄 포함, 약 1300억원)에 낙찰된 작품으로, 17세기부터 미술시장이 만들어진 이래 살아 있는 작가 중 가장 고가의 가격을 기록한 작가이다. ●‘본다는 것’ 근본적 질문 파고들어 영국 왕립미술학교를 졸업한 인정받는 유망한 작가였지만, 동성애자이고 게이라는 것이 불법인 영국에서, 과감히 성 정체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세간을 들썩였던 그는 1964년 미국 LA로 이주했다. 이후 물을 만난 듯 1970년대 LA와 할리우드에서 30대부터 유명 가도를 달렸다. 때로는 ‘유명한’ 작가가 ‘중요한’ 작가는 아닐 수 있지만, 호크니는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회화’ 라는 장르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구성하는 시도를 하면서, 2000년의 미술사에서 21세기를 미리 장식하는 아주 중요한 작가가 됐다. 사실 한번도 페인팅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의 놀라운 색채감, 특히 직접 눈으로 보면 놀랄 만한 몇 겹의 색채가 만들어 내는 색의 마법에 놀랄 것이다. 캔버스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이 만드는 뷰포인트가 아닌, 다양한 시각이 만들어 내는 캔버스 전면적 시각은 보통 우리가 눈으로 보는 일정한 시각 이상의 것들을 발견하게 한다. 이미 100여년 있었던 사진이라는 기술을 회화에 적용하는 실험을 통해 ‘본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혁신적’ 회화를 만들었다. 이런 ‘사진과 회화’에 대한 관찰과 실험은 1998년 그의 ‘더 큰 그랜드캐니언’ 작업(1998~2000)을 통해서 보여졌다. 이제는 아예 120㎝】50㎝로 이루어진 60개 캔버스를 이어 붙인 폭 7.4m의 작품을 가능케 했다. 이 작품에는 그랜드캐니언의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시간대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예전에 모네가 런던을 방문해 빅벤을 바라보는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대 템스강을 그리며 연구했던 수많은 회화들을 마치 한 폭의 그림에 연결한 셈이다. 한편으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영화 ‘덩케르크’를 만들면서, 한 시간, 하루, 일주일, 한 달 등 일련의 옴니버스적 영상을 다양한 구성으로 섞어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결과는 그 큰 광활함을 당할 수 없는 새로운 한 폭의 멋진 상상 대형화이다. 이 지점이 바로 작가가 연금술사가 되는 순간이다. 어찌 보면 마치 수십개의 작은 스크린으로 만들어진 백남준 선생님의 초기 미디어 회화 작품과도 같이 느껴진다.호크니의 회화에 대한 실험은 지치지 않고 계속되었다. 미국 대륙에 매료된 이러한 대형 풍경화들을 그리던 그는 2012년 고향인 영국 요크셔를 찾았다. 현재 ‘더 큰 그림’이라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또 매우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매일 캔버스가 채워지지 않은 프레임을 가지고 들판으로 나간다. 그 프레임을 가지고 자연의 공간에 가져다 대면서 드로잉을 그리기 시작한다. 나무로 만들어 들고 있는 프레임은 즉시 미장센을 만들어 내고, 그 프레임을 통해 보는 수십 가지의 미장센은 아주 평범한 영국 요크셔의 풍경을 놀라운 상상 풍경화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말하는 ‘회화’는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중세 시대 섬세한 프레스코 벽화나 제단화, 고딕양식의 최고 작가나 건축가 이름을 들은 적이 있나. ‘비례, 균형, 조화’의 미학을 추구하는 르네상스 인본주의가 시작되면서 작가나 건축가의 이름이 드디어 나왔다. 작가들의 이름이 브랜드가 되고, 그들의 스타일이 보여지기 시작한 것은 50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르네상스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의 소실점으로 바라보는 뷰포인트를 다루는 원근법과 그러한 방법을 찾아가며 실험한 카메라오브스쿠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 그림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만든 상자로 사진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이다. ●일기처럼 그리는 ‘아이패드 페인팅 ’ 늘 현실의 다양한 재현과 연관된 회화의 역사는 19세기 사진의 출현으로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더이상 작가들의 역할이 그들 작품 대상을 잘 ‘재현’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탐구하고 연구할 사명이 생겼다. 그렇기에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회화사는 최고로 흥미 있고 세기의 천재들이 모두 나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상파도 어찌 보면 짤주머니 물감을 가지고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서 풍성한 햇살을 머금는 자연의 진짜 모습을 그리는 작가들의 열전이었다. 회화에 작가의 심리적, 상징적 맥락을 넣는 고흐나 고갱 같은 작가들도 나왔다. 20세기 초 추상작가들의 출현도 이러한 맥락에 서 있다. 호크니는 그러한 특별한 회화열전을 만들었던 20세기와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기로점에 있는 21세기를 살아내면서 혁신적 회화를 만들었다.그의 실험은 쉬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쉽게 할 수 있어 좋다며 10년 전부터 아이패드 페인팅을 시작했다. 그는 매일매일 일기와도 같게 오늘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미래에 이 시간을 뒤돌아본다면 지금의 호크니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할지. 여전히 작품 가격 1300억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장의 논리는 한 작가나 한 작품의 중요성과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초급속으로 디지털화를 가속하는 하루가 만들어지는 오늘이 있기에 호크니는 지금 이상의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혁신이 일상의 작은 것에서 시작해 세상을 바꾸듯 미술 안에서도 큰 꿈틀거림이 시작되었다. 숨 프로젝트 대표
  • 문명의 파고 넘나든 바다… 끝나지 않은 인류의 항해

    문명의 파고 넘나든 바다… 끝나지 않은 인류의 항해

    문명의 결정적 연결고리는 ‘바다’ 파고 넘나들듯 역동적 역사 매료 세계사의 촘촘한 항로 탐방 끝엔 해상패권·기후변화 등 현실 마주 깊고 묵직한 성찰의 시간 속으로인류의 역사는 주로 대륙을 중심으로 기술됐다. 수렵과 채집, 농업 등 땅에서 흙을 일구며 문명과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것이 그간 우리의 틀을 채운 일반적인 경로였다. 그러나 지구 표면의 71%나 차지하는 바다가 그저 육지를 무대로 한 역사의 조연에만 그쳤을까.역사 발전 과정에서 바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다양한 연구를 이어 온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이번에는 인류사를 통틀어 바다를 주인공으로 두고 역사를 재해석했다. ‘대항해 시대-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2008)을 비롯해 15~18세기에 집중했던 그간 연구를 더욱 넓혀 선사시대부터 우리가 곧 마주할 미래까지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훨씬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역사가 보인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세계 각 대륙과 대양의 수많은 섬으로 옮겨 갈 수 있었던 것은 바다를 통해서였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아시아로 넘어가 대형 동물들과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지구의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인류사의 시작부터 그 무대는 바다였다. 태평양과 인도양은 선사시대와 고대 내내 멀리 떨어진 문명권을 서로 연결해 영향을 주고받게 하고 때로는 방향을 바꿔 서로를 점령하게 하는 토대였다.“바다는 접근을 제약하는 검푸른 장벽이 아니라 인간 삶의 역동적 무대였다”는 저자의 설명처럼 책장을 넘길수록 파고를 넘나드는 생동감 넘치는 역사 속으로 빠르게 빠져들게 된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받은 그리스와 이를 더욱 발전시킨 로마제국이 서구 문명의 모태가 됐다는 건 기존 대륙의 역사로도 익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중해에 초점을 맞추면 도시국가 로마가 바다를 정복했기 때문에 카르타고(페니키아의 식민시)와의 포에니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지중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른 비단길(실크로드)을 인도양을 관통하는 해상 실크로드로 넓히면 아시아 문명이 더욱 역동적으로 읽힌다. 말레이반도에서 중국을 넘어 한반도까지 거대한 땅덩어리가 이어진 한쪽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일본 등 열도가 주변 바다와 어우러진 다른 쪽으로 아시아를 나눠, 두 바다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도 결국 바다로 설명된다. 당 제국(618~907)이 페르시아와 대규모 교역을 하게 되고 인도양 네트워크로 본격 편입될 수 있었던 해상력은 아시아 주요 국가의 근대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주 교수의 오랜 연구가 축적된 박진감 넘치는 대항해시대를 지나 제국주의와 식민지 교역, 증기선이 개발되며 전 지구적으로 해양 네트워크가 활발해진 근대, 개항 시기 등 바다를 따라 촘촘하게 세계사를 탐방하고 나면 어느덧 아찔한 현재와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땅보다 훨씬 풍부한 자원, 물류와 정보의 이동 등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주는 희망의 파도 안에는 해군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전쟁 위협부터 밀수, 해적, 그리고 기후변화와 해양 환경 오염 등 공포도 함께 들어 있다. 인간이 붙들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인류를 멸망시키는 시발점도 될 수 있는 바다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다. 흥미롭게 따라간 인류의 여정에서 읽어 낸 바다의 크고 묵직한 무게가 깊은 성찰의 시간을 준다.
  • [지구를 보다] 최악의 ‘검은 바다’…통가 화산 폭발에 페루도 피해

    [지구를 보다] 최악의 ‘검은 바다’…통가 화산 폭발에 페루도 피해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 화산이 폭발해 3명이 사망하고 수백 채의 가옥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화산 폭발의 여파가 페루에까지 미친 사실이 확인됐다. BBC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의 유조선이 페루의 라 팜피야 정유공장에서 기름을 하역하던 중, 1만㎞ 떨어진 통가 화산 폭발로 흔들리면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높은 파도에 흔들린 배에서는 6000배럴 이상의 기름이 유출됐고, 이후 피해 면적이 급속도로 넓어졌다. BBC에 따르면 사고 초기에는 페루 수도 리마 근처의 해안 일부에만 영향이 미친 듯 했으나 현재는 피해 면적이 1만 8000㎢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페루 당국은 기름 유출로 피해를 입은 해변 3곳을 봉쇄했으며, 어촌 인근 약 1만 8000㎢에서 동식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페루 외교부는 이번 사고를 ‘최악의 생태 재해’로 규정했다.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고는 리마 주변에서 발생한 최악의 생태 재해이며, 수백 명의 어업 가구가 심각한 피해를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페루 당국은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스페인 렙솔사에 손해 배상을 촉구한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해당 정유사가 최대 3450만 달러(한화 약 410억 7300만 원)의 벌금을 물 가능성이 나왔다.한편 전문가들은 통가의 이번 해저 화산 폭발의 위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수백배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수석과학자인 제임스 가빈 박사는 18일 현지 공영 라디오 NPR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화산 분화의 위력은 TNT 폭약 기준으로 약 10Mt(메가톤)에 해당한다는 수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NPR은 ”이는 히로시마 원폭 위력의 500배 이상 강력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3명의 통가 주민과 1명의 영국 여성 등 총 4명이다. 화산재와 쓰나미로 뒤덮인 통가는 지형이 바뀔 정도로 황폐해졌으며, 뉴질랜드 등 근접 국가와 유엔 등이 피해 복구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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