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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동계 스포츠 메카·동계 관광 허브 만들 것”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동계 스포츠 메카·동계 관광 허브 만들 것”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를 동계올림픽의 메카와 겨울철 관광의 허브로 만들겠습니다.” 최문순(60) 강원도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세계인들이 강원도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명품 관광지로 ‘매력적인 강원도’를 만들 계획이다. →성공적인 올림픽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동계올림픽은 국제적인 스포츠대회인 만큼 사회·문화·경제적으로 파급 효과가 크다. 올림픽 준비 과정 자체가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올림픽을 치르고 난 뒤 남게 되는 시설 등 ‘유산’이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야 훌륭한 올림픽이 된다. 이 두 가지 부분을 잘 고려하면 성공한 올림픽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평창 올림픽의 목표는. -경기장 등 완벽한 시설 준비 단계를 넘어서 문화·환경·경제·평화가 구현된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 올림픽 추진을 위해 전통과 미래의 소통, 참여와 다양성의 축제,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생태 자원과 환경보호,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고 친환경 경기장 구축과 지역을 통한 환경 올림픽이 중요하다. 아울러 남북 스포츠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 올림픽, 강원 경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경제 올림픽으로 준비해 나가겠다. →평창 올림픽으로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올림픽 유산을 바탕으로 강원도 지속 발전의 틀을 만들어 가겠다. 동계 스포츠 인프라 및 편리해진 교통망 등을 활용해 강원도를 동계 스포츠의 메카, 동계 관광의 허브로 만들 작정이다. 대회 이후에도 세계인이 평창과 강원도를 방문하도록 관광 인프라 구축과 세계 수준의 문화, 예술공연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 동계올림픽 특구를 조성하고 높아진 강원도 브랜드 가치를 통해 기업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성공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6개 분야 39개 과제를 추진전략 과제를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경기장과 도로 건설, 붐 조성, 문화·관광·경제 올림픽, 친환경 올림픽 추진, 안전·안심 올림픽 등이다. 또 문화 올림픽과 연계해 1시·군 1문화예술 공연을 육성해 강원도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계기로 삼겠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수자원공사] “건강한 수돗물 전국에… 스마트 물 관리기술 수출 확대”

    [공기업 사람들 한국수자원공사] “건강한 수돗물 전국에… 스마트 물 관리기술 수출 확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물 재해를 걱정하지 않고, 건강한 물을 불편 없이 사용하는 선진 물 복지 국가를 만들겠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은 “모든 국민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 혜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새해에는 물 복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최 사장은 “기후변화로 빈번히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 미래에도 물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물 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배분체계를 조정해 남는 물을 공유하고 확보된 4대강 보 용수를 활용하는 등 기존 수자원의 활용성을 더욱 높이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지역이 원하는 댐 건설, 지하수자원 확보, 해수담수화 등 물 소외 지역에 대한 맞춤형 대책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국가 차원의 가뭄 감시와 조기 예·경보체계를 위해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를 열었다. 앞으로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기상청,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등 물 관련 각 주체들이 생산하는 정보들은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를 통해 통합 관리된다. 신속한 가뭄 대응 의사 결정과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가뭄 분석도 실시하게 된다. 건강한 물 공급도 최 사장이 중점 추진하는 사업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 사장은 “경기 파주시에서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을 통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을 1%에서 25%까지 높였다”며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부산에코델타시티, 송산그린시티 등에도 적용하고 원하는 지자체와의 협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건강한 수돗물 사업이란 물 공급 전 과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깨끗하고 안전한 수질·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 동시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제공해 수돗물의 신뢰도를 높여 직접 마시는 음용률을 제고하는 사업이다. 해외 사업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그간 축적한 물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1조원 규모의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을 수주, 착공할 수 있었다”며 스마트 물 관리 기술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송산그린시티 테마파크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 사장은 “일자리 창출 등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파급효과를 지닌 사업이라서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특히 지난해에는 충남 서부권 등의 극한 가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을 수없이 누볐다. 모든 역량을 발휘, 가뭄을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물 전문 공기업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직 내부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자정을 통한 청렴 문화를 확산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워크 스마트(Work Smart)를 기반으로 한 조직 문화 구축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글로벌 기업이 판키우자 중소상인 매출도 올라”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글로벌 기업이 판키우자 중소상인 매출도 올라”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은 27일 “상생경제로 KTX 광명역이 수도권 서남부의 물류유통과 교통지도를 바꾸고 있어 이제 광명시는 더는 베드타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명시 미래가 달린 KTX광명 역세권과 광명동굴을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해서 광명시가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한다고 했을 때 반발이 적지 않았을텐데. -반대가 심했다. 폭증하는 민원에 시정이 마비될 정도였다. 반대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찾았다. 중소업체와 상인 보호도 중요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유치도 꼭 필요하다고 설득했는데, 진정성이 통했다. 한발씩 양보해 상생했다. →상생협력을 위해 재정 투입을 중소상인들에게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동안 주차장 조성이나 쉼터 지원 등 중소상인들의 자체 역량 강화를 지원했다. 앞으로는 재정 부담이 적은 디자인·품질·서비스 개선 등에 주력할 것이다. 상인들의 매출이 늘어 세금을 더 내고 투자도 더 하면 결국 광명시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KTX 광명 역세권 개발 계획은. -영상미디어와 제2의 한류 열풍을 일으킬 ‘광명 미디어아트밸리’가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소하동에 들어설 ‘대형 종합병원’과 ‘의료복합클러스터’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KTX 광명 역세권의 변화와 바람은 350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와 연 5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3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돼 향후 100년간 광명의 미래를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다. →광명동굴을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각오와 일정은. -지난해 한 달 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해 100만명이 방문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1만명 이상 방문했다. 올해는 연간 관광객 150만명 이상, 고용창출 300명 이상, 수익 100억원 달성이 목표다. →광명시의 청사진을 밝힌다면. -KTX 광명 역세권을 쇼핑·의료·미디어·디자인 중심지로 도약시켜 대한민국의 경제지도를 바꾸겠다. 신안산선과 월곳~판교선이 완공되면 사통팔달 중심에 KTX 광명역이 놓이게 된다. 통일시대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安·千 전격 통합… 野 주도권 싸움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 25일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국민의당’ 이름을 쓰고 이르면 국민의당 창당 예정일인 다음달 2일 창당을 매듭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나머지 신당 추진 세력까지 국민의당으로 ‘교통정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만나 총선 연대를 비롯한 범야권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양측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안 의원과 천 의원, 물밑 협상을 주도한 김한길 의원, 윤여준·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하던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구성도 활로를 찾게 됐다. 현재 국민의당 현역 의원 15명에 천 의원과 박주선 의원, 제3지대에 머무는 박지원·최재천 의원까지 합류하면 19명이 된다. 양측의 통합에 대해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파급효과가 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더민주·정의당 양당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총선 연대와 민생 공조, 정권 교체를 위한 정치 연합의 출발점이 될 범야권전략협의체 구성에 공감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야권 연대에 대해 많은 시간 논의했다”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국내 연구팀이 루푸스 원인 유전자 및 발병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치료 효과가 확인된 약제도 함께 찾아냈다. 이로써 기존 치료제를 대체, 맞춤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약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배상철(사진) 교수팀과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 공동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의 1만 7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체내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정밀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10개(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의 유전변이를 확인했으며, 루푸스와의 연관성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기존에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서 질병과의 연관성을 거듭 확인했다. 배상철 교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밝혀진 루푸스 유전자 수가 46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를 동시 발견한 이번 연구는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또 후성유전적(epigenetic) 특징과 유전자 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존에 확인된 유전자에 나타나는 유전변이 중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도 새로 찾아냈다. 이와 함께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있으며,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어 여러 면역 기전에 관여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새로 규명한 루푸스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제 56개도 찾아냈다. 이 약제들은 기존 루푸스 치료약제를 포함해 다른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이다. 실제로,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치료약제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최신 전략인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개념을 적용할 경우 루푸스 유전자를 표적물질로 조절하는 효과적인 약제를 보다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이 지원한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25일자로 게재됐다.  배상철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생기는데, 이번에 찾은 유전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되어 루푸스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인 등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용어 설명]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환경적, 호르몬적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이면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 목표가 관절인 반면, 루푸스는 인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일컬어지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루푸스’라는 명칭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 피부의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들의 타겟을 분석 및 이해한 후 이를 다른 질환에 활용하는 개념으로, 약제개발 비용 및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약제 개발전략이다. 이미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고 기전이 밝혀져 있는 수많은 기존 약제를 컴퓨팅 기법으로 스크린하여 질환의 기전에 적절한 약제를 찾아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약제 개발 실패의 위험이 감소한다는데 착안한 개발전략이다. 남성 성기능 장애에 사용되는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예로, 비아그라는 당초 고혈압 및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오피스텔 분양…금융혜택 풍성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오피스텔 분양…금융혜택 풍성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계약금 정액제 등의 조건을 통해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혜택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초기계약금 이외의 추가비용이 필요 없는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주목할 만 하다.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월세를 받지 못하는 공사기간 동안 많은 자금이 묶여버리면 수익성이 낮아진다. 하지만 최소의 비용을 들여 위치 좋은 상품을 선점해 두고, 임대수익이 극대화되는 입주 시점에 월세를 받을 수 있다면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오피스텔 선정 시에는 배후 수요가 탄탄하면서, 주거입지가 우수한 곳을 선별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서울~세종고속도로 수혜지역으로 손꼽히는 하남 미사강변도시내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주고 있는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가 그 주인공이다. 역세권 단지인 만큼 상업지역 인프라는 탄탄하며, 근린공원이 인접해 아파트 입지 이상의 조건을 갖췄다. 입주시점에 완공되는 산업단지들이 꽤 있다. 약 3만8000명의 인구가 상주 예정인 23만4523㎡ 규모의 고덕상업업무 복합단지(2017년 완공예정)가 위치해 있으며, R&D, 소프트웨어, IT 등 신지식사업이 유치 될 예정이다. 약 200개 기업과 1만6000여명의 직원이 입주하는 엔지니어링복합단지(2017년 예정)도 들어선다. 지역 내 대기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고학력 근로자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지역발전은 물론 학군의 향상도 기대된다. 이외에 수도권 최대의 교외형 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2016년 예정) 역시 든든한 배후수요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강동첨단산업단지(2015년완공 예정)도 가깝다. 삼성엔지니어링?시스코 등이 입주해 있어, 약 2만명이 상주인구가 예상되고, 연간 약 10조 9000억원의 파급효과도 전망된다. 강남생활을 누릴 수 있는 교통환경도 강점이다. 올림픽대로와 외곽순환도로 등이 인접해 강남과 잠실로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지하철 5호선 강일역(예정)과 미사역(예정)이 2018년 연장 개통되면 종로ㆍ광화문ㆍ여의도로 원스톱으로 출퇴근할 수 있고, 현재 검토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계획이 확정될 경우, 미사강변도시의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접근성도 좋다. 올림픽대로와 외곽순환도로 등이 인접해 강남과 잠실로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지하철 5호선 강일역(예정)과 미사역(예정)이 2018년 연장 개통되면 강북 접근성도 굉장히 좋아진다. 현재 검토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계획이 확정될 경우, 미사강변도시의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강수변공원 등 풍부한 녹지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지를 중심으로 미사리조정경기장, 승마공원, 망월천근린공원 등 휴양ㆍ레저시설도 풍부하다. 특히 단지 바로 옆 가야공원 캠핑장 및 인근의 강동 그린웨이, 길동생태공원 등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공원들도 즐비해 다양한 여가생활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오피스텔은 지상4층~지상 29층 총1420실 규모로, 전용면적별로 △20㎡ 616실 △29㎡ 438실 △41㎡ 206실 △51㎡ 34실 △57㎡ 108실 △84㎡ 18실로 다양한 면적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20㎡은 원룸형 구조며, 전용면적 29㎡는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투룸형으로 설계된다. 전용면적 41㎡, 51㎡는 넓은 거실에 침실 1개와 α룸으로 구성된다.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의 모델하우스는 하남시 신장동 326번지에 위치해 있다. 분양문의) 031-795-709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사강변도시 핵심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투자자 발걸음 줄이어

    미사강변도시 핵심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투자자 발걸음 줄이어

    - 하남 미사강변도시, 교통호재와 접근성 등 9만 배후수요 갖춰 - 공급과잉 우려에도 풍부한 배후수요로 공실 우려 적어, 투자자 눈독 최근 하남 미사강변도시가 수익형 부동산 1순위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 오피스텔이 투자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실제 미사강변도시는 9만 여명의 풍부한 배후수요로 공실 우려가 적고 투자가치가 높다. 먼저 2017년 완공 예정인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에는 약 3만8000명의 인구가 상주를 앞두고 있다. 약 23만4523㎡ 규모에 유통•상업 존(zone), 비즈니스 존, 호텔•컨벤션 존, 그린 존 등으로 구성해 다양한 산업이 융복합된 도시로 개발된다. 연간 약 9조 5000억원의 경제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동(同)년 완공 예정인 엔지니어링 복합단지에도 약 200개 기업 입주, 약 1만6000여명 직원이 근무하게 될 전망이다. 강동 첨단업무단지에는 2012년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주를 완료했고 세종텔레콤을 포함한 9개 기업도 입주를 완료했다. 상주인원만 약 1만5000여명으로 예상돼 경제적 파급효과만 연간 약 10조9000억원에 예상된다. 하남 미사강변도시 내 조성된 지식산업센터에는 약 1만60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수도권 최대 복합 쇼핑몰로 조성되는 ‘하남 유니온스퀘어’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하남시는 유니온스퀘어가 완공되면 연간 방문객 약 1000만명, 경제유발효과만 2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The First’는 배후수요 뿐만 아니라 인근 주거 인프라가 뛰어나다. 이마트 하남점과 명일점이 차량 5분 거리에 위치하며, 홈플러스 하남점도 7분 거리다. 인근의 강동 경희대학교 병원,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중앙보훈병원 등도 10분 거리 이내에 위치했다. 교통여건도 좋다. 2018년 개통을 앞둔 지하철 5호선 미사역(예정) 초역세권에 위치한 단지로 강일역(예정)이 연장 개통되면 강북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강남 접근성도 수월하다. 올림픽대로와 외곽순환도로 등이 인접해 강남과 잠실로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해 직장인 출 퇴근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장점이다. 망월천을 따라 하천변공원 및 근린공원이 인접해 있고 한강 수변공원 등 풍부한 녹지환경을 갖췄다. 단지를 중심으로 미사리조정경기장, 승마공원, 망월천 근린공원 등 휴양ㆍ레저시설 이용도 수월하다. 단지 바로 옆 가야공원 캠핑장 및 인근의 강동 그린웨이, 길동생태공원 등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공원들도 즐비해 다양한 여가생활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미사역 효성해링턴타워 The First’는 지상 4층~지상 29층 총 1,420실 규모로 전용면적 △20㎡ 616실 △29㎡ 438실 △41㎡ 206실 △51㎡ 34실 △57㎡ 108실 △84㎡ 18실로 조성된다.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326번지에 위치해 있다. 분양문의) 031-795-709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광주 삼성 1차 협력사 “매출 최대 40% 감소 전망”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김치냉장고 생산 라인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면 광주 지역 1차 협력업체들의 매출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1차 협력업체 35곳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생산 라인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조사한 결과 모든 업체가 매출과 고용 감소를 우려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은 금형, 금속 가공, 인쇄 포장, 기구 일반, 원부자재, 전기 등 6개 분야로 이들 업체의 연간 매출액은 10억~700억원에 이른다. 김치냉장고 생산 라인 이전 후 예상 매출액에 대해 26곳(74.3%)은 “감소액이 10% 미만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9개 업체는 “20∼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업체 중에는 연간 매출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곳도 포함됐다. 매출 감소 시기에 대해서는 대다수 업체가 ‘2017년’을 꼽았다. 협력업체들의 매출액 감소는 곧바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업체들은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미리 막기 위해 대출금 상환 기일을 연장해 달라고 이구동성으로 요구했다. 또 광주시 경영안정자금의 규모를 늘리고 이자 차액 보전액도 확대할 것, 자동차 100만대 생산 도시 조성 사업 관련 업종으로의 전환을 지원할 것 등을 요구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10년부터 생산 라인을 차례차례 해외로 이전하면서 광주 지역 1, 2차 협력업체의 피해가 적지 않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부동산 금융은 메가딜(조 단위 거액 거래)을 소화할 수 있는 업계 일류로 성장했습니다. 그간 노하우와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겁니다.” 2012년 현대증권 수장에 오른 윤경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인수한 일본 최대 쇼핑몰 업체 이온(AEON) 쇼핑몰 가사이점을 지난해 매각해 2년 만에 215억원의 수익을 냈다. 윤 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며 “올해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윤 사장이 이온 쇼핑몰을 인수했을 때는 사내에서도 의문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 선진국 부동산 자산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져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윤 사장은 수익성이 한계에 달한 국내 증권 시장에서는 돌파구가 없다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 달콤한 ‘열매’를 땄다. 일본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인 윤 사장은 도쿄 요쓰야 빌딩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윤 사장은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과 ‘인터넷 전문은행 특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수금융과 기업신용공여 등 IB 분야에서 업계 수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거래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해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대증권의 금융 노하우와 알고리즘이 결합된 로보어드바이저(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KT가 주도하는 ‘K뱅크’의 3대 주주인 현대증권은 자산관리와 증권 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윤 사장은 주식 이야기가 나오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해 4월 1만 2000원을 넘었던 현대증권 주가가 5000원대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사 수익성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지만 장부가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PBR(주가순자산배율)이 0.4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가가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가고 적극적인 배당으로 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면 주가도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경직된 노사 관계를 풀고 대타협을 이룬 것도 현대증권이 한 단계 도약하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업계 판도 변화에 대해선 “수수료 중심의 저마진 수익 구조로는 더이상 경쟁이 어렵다”며 “백화점식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는 아직 글로벌 IB와 겨룰 만한 자본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성공적인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으면 ‘할 수 있다’는 게 윤 사장의 지론이다. “금융업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 융합)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실기(失機)하면 영원한 실패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신규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서겠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상민 권익위 부위원장이 본 ‘행심위의 나아갈 길’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이상민 권익위 부위원장이 본 ‘행심위의 나아갈 길’

    도로교통법상 신호 위반으로 똑같이 6개월간 면허정지된 운전자들 가운데 면허정지 때문에 생업이 중단돼 일가족의 생계가 막막한 운전자가 있다면 행정심판을 받아볼 만하다. 행정심판 제도는 법에 근거해 행정처분이 옳은지를 따지는 행정소송에 비해 권리구제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이상민(51·사법연수원 18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으로부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그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11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정심판 제도가 만들어진 지 30주년을 맞은 지난 한 해 국민 3933명(17.4%)이 행정심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았습니다. 지난해 중앙행심위가 처리한 행정심판 건수는 모두 2만 2560건(각하 2387건 제외)이었는데요. 10건 중 1.7건이 ‘인용’돼 권리구제가 이뤄진 셈입니다. 2014년 인용률(16.3%)에 비해 1.1%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인용률이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행정심판 제도의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먼저 행정심판 제도와 사법부의 행정소송을 여전히 혼돈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홍보가 부족한 측면도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중앙행심위는 ‘행정부 안의 작은 대법원’(준사법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으려면 행정법원(1심), 서울고등법원(2심), 대법원(3심) 등 약 2년에 걸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만, 행정심판은 단심제로 평균 처리기일은 70일입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요. 하지만 행정부에서 자체적으로 행정처분의 위법·부당성을 심사하는 것이기에 여전히 행정심판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 국민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초록은 동색 아니냐’는 국민들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중앙행심위의 독립성 확보가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권리구제가 긴요한 국민들이 행정심판을 적극적으로 청구하지 않으면 제도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런 선입견이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은 1996년 행정심판법이 대폭 개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이전까지 행정심판 기능은 각 행정기관에 소속된 상급기관에서 맡았습니다. 각 부처 장·차관의 손 아래 있었던 셈이죠. 법 개정을 통해 각 부처 행정심판위원회들이 떨어져 나와 지금처럼 통합된 형태가 됐습니다. 다만,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독립성 강화는 중앙행심위가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믿고 이용하는 권리구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니까요. 법 개정 당시 전체 심판위원 중 민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지금은 위원 50명 가운데 임명직은 위원장인 저와 상임위원 3명이고, 비상임위원 46명(변호사 23명, 의사 5명, 법대 교수 17명, 사회대 교수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다른 과제는 행정심판의 ‘기속력’(효력·구속력) 공백에 관한 것입니다. 행정심판법상 중앙행심위는 행정기관들에 심판 결과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각 기관은 심판 결과에 불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 청구와 관련한 행정심판의 경우 중앙행심위에서 해당 행정기관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해도 이를 따르지 않는 행정기관들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중앙행심위가 어찌할 방도가 없는 상황인데요. 정보 자체는 행정기관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 결과에 불복하는 행정기관들에 간접적으로 결과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절실합니다. 한 주에 평균 46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중앙행심위의 인력 확충과 심판위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합니다. 행정심판 절차를 보면 사건 중요도에 따라 매주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6건에 대해 9명의 심판위원들이 구술심리를 진행합니다. 선례가 없거나 파급효과가 크며 법리적으로 난해한 사건들이 우선순위입니다. 구술심리 때는 심판 청구인은 물론, 행정기관 관계자 등을 불러 위원들이 질의응답하고 1시간 이상 토론합니다. 최근 가장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행정심판 사례는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산업재해 보험요율에 관한 것인데요.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에 대한 산업재해 보험요율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 측은 보험요율이 일반 사무직 기준으로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쿠팡의 주요 서비스가 당일 배송인 만큼 운송직 기준의 산업재해 보험요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결과적으로 공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는데요. 쿠팡이라는 업체의 특징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구매율이 높은 상품 재고를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1~2시간 이내 또는 당일 배송하는 것이어서 운송을 쿠팡 직원들의 주 업무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 분야와 관련한 행정심판이 청구됨에 따라 심판 위원들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중앙행심위를 지원하는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국 인력 확충도 과제입니다. 현재 직원 1인당 사건 부담률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요. 행정심판을 청구해 권리구제를 받으려는 국민들이 늘어날수록 인력 확충도 이뤄져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업무가 과중하면 형식적인 심리가 이뤄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과제들을 차례차례 해결해 나가는 한편 온라인 행정심판이나 전국 각지 청구인들을 찾아가는 행정심판 등을 통해 권리구제가 필요한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윤용로 시민의 단상] 우국을 넘어서

    [윤용로 시민의 단상] 우국을 넘어서

    새해가 밝았지만 여느 해 같지 않다. 중국 경제의 불안감 확산 등으로 세계경제 전망은 우울하고 난민 문제에 이은 중동 정세의 악화 등 지구촌 곳곳은 분쟁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사태는 우리가 얼마나 큰 리스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 경제는 이미 경고음을 지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청년실업과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슈퍼 엘니뇨로 기온은 따뜻하다지만 이래저래 마음은 아주 우울하고 추운 겨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러한 엄청난 대내외적 충격이 그간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들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소비기반 위축은 물론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과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청년실업 문제를 악화시켜 경제는 물론 사회전체에 커다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여년 후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를 생각하면 혁신에 대한 경의와는 별개로 그 파급효과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와 같이 우리는 경기순환적 어려움과 함께 인류가 처음 맞이하는 변혁에 따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힘든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다. 해법들을 모아 보면 금세 큰 방향이 잡힐 수 있을 만큼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런 해법들을 어떻게 실행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적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안타깝다. 지금은 걱정만 하고 있을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방법론과 실행력이 시급하고 중요한 때이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책 ‘넛지(nudge)’는 필요로 하는 변화를 저항감 없이 이끌어내는 방법의 중요성을 알려 주었다.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남자 화장실 변기에 파리 그림을 붙임으로써 변기에 다가서라는 ‘명령’(?)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했다는 예는 유명하다. 그림 하나로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었다는 사실에는 놀라움마저 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같은 ‘넛지’라고 생각한다. 4대 개혁, 일자리 창출 등 각종 과제들을 어떻게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어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때문에 입법조치가 필요한 많은 정책들이 실행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절체절명의 시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국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는 국회가 변하기를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다. 국회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함께 어떻게 정치권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자신의 선거 승리가 최우선 과제이다. 그들은 유권자의 거울이다. 결국 투표권을 가진 국민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정치인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사회 각층, 특히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장수 위험을 앞에 두고 걱정하는 장년층·노년층 등을 상대로 우리의 현 상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넛지 방식’으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진영 논리를 떠나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은 반드시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보면 답만 맞으면 만점을 주기도 했지만 푸는 방식까지 감안해 채점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우리의 형편은 정답을 썼다고 만점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답에 이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적어야 점수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憂國)만으로는 부족하다.
  •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정부가 8일 정오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은 전면 재개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이날 오후부터 북한 최전방 부대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인권 탄압 및 북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내용이 울려 퍼지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번에도 대북확성기는 지난해 8월과 같이 심리전 FM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그대로 방송할 것”이라면서 “내용도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대북확성기 방송 내용은 주로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 사회 실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기서 핵심은 북한 사회 실상에 관한 것으로 북한 정권의 폭압과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이 낯낯이 전달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뤄지게 된다. 지난해 8월에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한 번도 외국 방문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는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것이 중대한 죄이자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어서 북한의 실상을 꼬집는 내용은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대조되는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하는 것도 비중이 크다. 자유와 개방성을 부각시켜 북한의 현실이 얼마나 뒤쳐져 있는가를 역설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탈북자들도 대북확성기 방송에 참여한다. 또 시사 프로그램에는 핵실험 등 현 상황의 책임이 북한에 있고,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켜 아무런 이익도 가져올 수 없다고 비판하는 내용도 담긴다. 대북확성기 방송에는 이같은 정치나 시사 문제 외에도 엔터테인먼트도 가미된다. 지난해 8월 대북확성기 방송에서는 가수 노사연의 ‘만남’을 비롯해 1990년대 가요와 함께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빅뱅 ‘뱅뱅뱅’ 등 최근 K-POP 열풍을 일으킨 아이돌들의 최신곡도 선보였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방송에서 “최근 유행하는 이애란의 ‘백세인생’도 틀어줄 것”이라면서 “케이팝 스타 중 걸그룹 여자친구와 에이핑크의 노래도 최신곡으로 선별했다”고 밝혔다. 이런 음악들은 주로 밤에 방송하는데, 최전방에 배치된 북한군 신세대 장병들의 감성을 파고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성우들이 등장하는 라디오 드라마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의 발전상을 알리기도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떴다 ‘지거국’… 의대·채용 지역할당 효과

    떴다 ‘지거국’… 의대·채용 지역할당 효과

    전국 각 권역을 대표하는 이른바 ‘지방 거점 국립대’가 올해 정시모집에서 약진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방 거점 국립대의 경쟁률이 4.16대1로 최근 5년간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의 지방대 육성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대학의 거품이 걷히고 비수도권 대학의 인기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국 대학의 2016학년도 정시모집 마감 결과를 31일 분석한 결과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부산대 등 9개 지방 거점 국립대의 평균 경쟁률이 4.16대1을 기록했다. 9개 대학은 각기 광역 행정구역을 대표하는 국립대로, 서울대를 포함해 10개를 통칭 지방 거점 국립대로 분류한다. 대학별로는 제주대가 1600명 모집에 8456명이 몰리면서 경쟁률 5.27대1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충북대가 5.22대1, 충남대가 4.86대1, 부산대가 4.41대1을 기록했다. 강원대의 경쟁률은 3.03대1로 9개 대학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지난해 2.95대1보다는 상승했다. 9개 대학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012학년도 4.00대1이었다가 2013학년도 3.96대1에 이어 2014학년도에는 3.3대1로 바닥을 찍었다. 경쟁률 하락은 수험생들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5학년도에 3.82대1로 상승한 데 이어 2016학년도에는 최근 5년간 경쟁률 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양한 이유 가운데 2014년 7월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 육성법)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우수 인재가 인근 지방대학에 진학하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법에 따라 지방대학은 의학계열과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도 해당 권역의 학생을 학부는 30%(강원·제주권 15%), 전문대학원은 20%(강원·제주권 10%) 선발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공공기업도 신규 채용 때 모집정원의 35% 이상을 해당 지역 고졸자나 지방대학 졸업자로 선발하도록 권하고 있다. 유정기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장은 “의대 정원 일부를 지방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할당하자 다른 학과들로도 파급효과가 나타나 전체 지방대 경쟁률이 올라갔다”며 “2014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수험생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수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인 지역 대학 총장과 교수 등 14명은 지난 8월 헌법재판소에 “지방대학 육성법이 경인 지역 대학생들에 대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당분간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취업난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 거점 국립대의 인기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성호 하늘교육종로학원 대표는 “수도권의 사립대를 나와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대학의 거품이 점차 걷히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강화되면 지방 거점 국립대는 물론 지방대학 선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있는 볼링공의 무게는 다르다. 몸무게의 10분의 1 정도 되는 볼링공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완력에 자신이 있다면 더 무거운 공도 괜찮다. 볼이 무거울수록 흔들림은 적고, 파괴력은 더 커진다. 오빠는 자신의 체중에 비해 다소 무거운 공을 사용하곤 했다. 그 16파운드짜리 볼링공이 65킬로그램밖에 되지 않는 오빠에게 실제로 버거웠는지, 아니면 적절한 무게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오빠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되돌려 보았다. 유튜브 검색 창에서 오빠의 이름과 ‘볼링’이라는 단어를 함께 치면 열 개가 넘는 동영상이 뜬다. Y시장배 아마추어 볼링 대회의 결승전 영상, 그리고 형식이 ‘제일볼링장’이라는 태그를 달아 업로드한 짧은 영상들로, 대부분 볼링공을 던지고 있는 오빠의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따금 스트라이크를 치고 나면, 뒤로 돌아 허공을 향해 두 주먹을 내지르며 기뻐하는 모습이 짤막하게 잡히기도 했다.  기차가 속도를 줄이자 차창 밖으로 눈에 익은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커다란 모형 볼링핀을 지붕 위에 얹은 ‘제일볼링장’ 간판도 보였다. 나는 객차의 출입문을 향해 트렁크 바퀴를 천천히 굴리며 걸어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낡고 찌든 구두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오래된 구두로, 십여 년 전 그를 쫓아낸 오빠가 아버지의 외투와 함께 마당으로 내던졌던 그 구두였다. 앞코가 해지고, 뒤꿈치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낡은 갈색 구두의 원래 모습이 얼마나 날렵했는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당신은 아바이도 아이다.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만 우리 둘 다 제 명에 몬 삽니데이. 살아생전에 서로 보는 일 없도록 하입시더!” 오빠는 커다란 전정가위를 손에 든 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내가 있는 한, 이 집에 그 종자가 발을 디디 놓는 일은 없을 끼다. 엄마도 맞고 산 세월은 이제 잊으이소. 열일곱 살의 오빠는 짐짓 근엄하게 말했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한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던 오빠의 말은 그대로 지켜진 셈이다. 하지만 오빠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아버지는 십 년 만에 나타나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티 바람으로 거실에 선 채로 나를 맞고 있었다. 닳을 대로 닳은 구두만큼이나 아버지의 몰골은 비참했다. 몸피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정수리의 머리카락은 다 빠져 휑뎅그렁했다. 게다가 새카만 피부와 깡마른 팔다리, 그리고 볼록한 배는 아프리카의 기아를 연상시켰다. 기세등등했던 예전의 모습을 모두 잃어버린 채 젓가락 같은 팔로 러닝셔츠 안의 배를 긁고 있는 그의 모습에 나는 흠칫 놀라 한 걸음 물러섰다.  “왔나? 밥은? 너거 엄마는 밭에 갔다. 덥은데 어서 들와서 선풍기 바람 쫌 쐐라.” 약간 새된 소리가 섞인 음성은 그대로였다. 방금 학교에서 돌아온 딸을 맞는 듯 다정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아버지는 이 집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이 없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내한테도, 거…걸리가 있다 카더라. 나도 다 들었는 말이 있다.” “걸리고, 권리고 간에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없어요. 이게 어떤 집인데!” 나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고 저벅저벅 걸어서 현관과 맞닿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내 방이었다. 고향을 떠나고 나서야 갖게 된 내 방. 그가 방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신발조차 벗지 않고 현관에 서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현관에 놓인 그의 구두를 집어 들어 마당으로 던져 버렸다.  냉장고에는 자양강장제 열 병이 두 개씩 나란히 줄을 지은 채 놓여 있었다. 각성 효과가 있다는 자양강장제를 물처럼 마시던 오빠가 세상을 뜬 지도 이 년이 지났지만, 엄마는 냉장실 가장 잘 보이는 선반에 갈색 병에 담긴 드링크를 열 병씩 정리해 놓는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다. 오빠는 매일 아침 자양강장제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젊은 날의 선택’이라는 광고로 유명한 노란색 드링크제를 양쪽 점퍼 주머니에 불룩하게 넣은 채로 출근하던 그의 뒷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사고가 났던 날, 오빠가 몰던 트럭 조수석 바닥에는 빈 드링크제 병이 스무 개 남짓 뒹굴고 있었다. 오빠는 졸릴 때마다 자양강장제를 마시면 힘이 난다고 했다. 오빠는 자주 졸려했고, 늘 피곤해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깜박깜박하는 일이 잦아서 소변을 본 후 변기 커버를 위로 젖혀 놓고 물도 내리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그냥 나오는 일이 허다했다. 나는 그를 대신해 물을 내리면서 자양강장 드링크제처럼 샛노란 오빠의 오줌이, 거품을 일으키며 변기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오빠 방에 들고 온 짐을 풀었다. 책상에 놓인 액자 속 오빠는 머리카락을 노랗게 탈색한 채 경직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유분방한 헤어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게 심각한 표정을 담은 이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줄은 몰랐다. 사진 액자 옆에는 두 개의 볼링핀이 놓여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볼링핀 모양의 트로피다. 한 개는 2.0리터짜리 생수 병 크기 정도로 크고, 나머지 하나는 막걸리 병만 했다. 오빠가 냉장 트럭에 가득 싣고 다니던 막걸리 말이다. 오빠는 이 지역에서 소문난 아마추어 볼링 선수였다. 그와 한판 붙기 위해 인근의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 이곳까지 원정을 오기도 했었다는 건 오빠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빈소에서 문상객들이 늘어놓는 오빠의 무용담을, 나는 상복을 입고 빈청에 앉아 참담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오빠의 사인은 졸음 운전이 불러일으킨 사고로 인한 심박정지였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IC 인근에서 서울 방면으로 시속 130㎞로 달리던 K주류회사의 냉장 트럭이 오전 6시 40분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는 보도가 전파를 탈 만큼 큰 사고였다, 새벽부터 출근해 냉장 트럭을 몰고 전국 각지로 막걸리를 배달하다가 사고를 당했으므로 그의 죽음은 당연히 업무상 재해에 해당했다. 사고 전날에도 오빠는 새벽 4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했고, 사고 당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출근했다. 그러나 회사는 오빠가 죽기 전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쳤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나는 엄마에게 절대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합의서 따위에 도장을 찍어 주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힘주어 말했다. 엄마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오빠의 회사 사람들이 찾아와 현란하게 혀를 휘두를 때에도 엄마가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엄마의 곁을 지켰다. 문도 열어 줘서는 안 된다는 회사 사람들을 집에 들이고, 오빠가 즐겨 마시던 드링크제를 그들에게 내놓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오빠가 그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치지 않았더라면…. 회사는 이런 가정을 내놓고 우리를 괴롭혔다. 과한 취미생활이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나는 오빠를 대신해 회사와 싸웠다. 회사의 주장이 말도 되지 않는 것이라 강변하면서도 새로운 가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괴로웠다. 그날 아침 내가 오빠에게 전화라도 한 통 했더라면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오빠가 그날 새벽에 뜨거운 국과 밥을 먹고 나간 것이 오히려 졸음 운전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을까. 엄마는 싫다는 오빠에게 한사코 아침을 먹여 보낸 것을 후회했다. 만약 내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 한 학기 등록금은 당시 식구들이 살던 고향집의 연세(年貰)보다 비쌌다. 머릿속에서 새로운 가정이 하나씩 튀어나올 때마다 커다란 대바늘이 심장을 깊게 찔러 대는 느낌이었다. 오빠의 죽음을 곱씹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가정들과 후회는 바늘 끝처럼 날카롭고 좁았다가 때로는 큰 파도처럼 밀려와 삶 전체를 부정하고 휘저어 버렸다. 아버지가 반듯한 가장이었다면, 엄마가 좀 더 야무지게 우리 남매를 건사할 줄 알았더라면, 오빠는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장례식장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위로의 말은 엄마에게 잘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웃들과 몇 안 되는 친척들은 동공이 초점을 잃고 실성한 사람처럼 빈소를 지키고 있는 엄마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더러, 이제 너그 엄마한테 남은 사람은 인숙이 니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척들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일말의 부담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감추고 살아남은 내 책임을 강조했다. 나 역시 하나뿐인 오빠를 잃었다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슬픔 이전에 책임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에 와 박히면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더구나 촌각을 다투면서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았다. 오빠의 시신을 확인하고, 경찰을 면담하고, 장례 절차를 결정하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내 동창이자 오빠의 친한 후배였던 형식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곤란한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인호 행님은 내한테도 친행님이나 다름없다. 형식은 삼일 내내 장례식장에 머무르며 우리를 도왔다. 형식은 주변의 선후배들에게 오빠의 부고를 알렸고, 생각보다 늘어나는 조문객을 맞으려 술과 음식을 추가로 주문했다. 나를 대신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음식을 나르며 조문객들을 대접했고, 장례 행렬 맨 앞에서 오빠의 영정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장례 기간 내내 내 시선을 피해 의아한 마음이 들게 했다.  오빠의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화장터 앞마당으로 나를 따로 불러 오빠가 남긴 보험금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준 것도 형식이었다.  “장례 다 치아고 말해 줄라 캤는데 행님을 저래 불구디에 보내디리고 나이 인자 말해도 되겠다 싶어서. 볼링동호회에 보험설계사 하시는 행님이 계시거덩. 그 행님한테 인호 행님이 얼마 전에 보험 하나를 들었다. 그기 정확히 말하만, 무슨 내기를 해가꼬 20만 원 정도 인호 행님이 땄는데 그거를 보험 행님이 돈으로 안 주고 인호 행님 이름으로 종신보험을 들어뿌맀다 이기라. 첫 달 보험료 대납해 줬다 카민서. 두 달도 안 된 일인기라. 그걸로 그 보험 행님이랑 인호 행님이 싸우고 억수로 난리 났는데, 일이 이래 되고 보이 이런 거를 불행 중 다행이라 캐야 되는 긴지…. 사람 운명이라 카는 기 참… 얄궂다.” 형식은 끝까지 내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채, 나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려 길게 담배 연기를 뿜었다. 화장터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형식의 담배 냄새가 섞여 공중으로 흩날려졌다.   오빠가 내 이름으로 남긴 보험금이 꽤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웃들은 그래도 이제 인숙이네는 걱정 없겠다는 말을 대놓고 했다. 동네 사람들은 아들 죽은 보험금으로 포도밭을 사고 새로 집을 지었다며 수군거렸다.  돈으로 위로할 수 있는 죽음이란 없다. 오빠의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그를 잃은 슬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받기 위해 그 돈을 받은 것 또한 아니었다. 오빠는 죽으면서 보험금을 내 앞으로 남겼고, 우리는 오빠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했다. 우리는 항상 가난했다. 오빠는 가난하게 자라, 가난하게 살다가 갔고, 우리에게 적지 않은 돈을 남겼다. 보험금 5억과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금 1억, 6억이란 돈은, 남은 사람들이 더 이상 가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돈이었다.  남의 집 농사일을 도와주고 품삯을 받으며 살던 엄마의 소원은 자기 명의의 땅과 집을 가지는 것이었다. 내 소원은 학교 앞에 원룸이라도 하나 얻고,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니는 것이었다. 오빠는 형식처럼 볼링장 아들로 태어나 볼링을 실컷 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가 굳어지는 엄마의 표정을 보고 농담이라며 유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꿈은 나와 엄마의 소원을 이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세 사람의 소원은 모두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중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고시원을 전전하다가 처음으로 내 공간으로 마련한 8평짜리 오피스텔은 아늑했다. 뜨거운 물을 가장 센 수압으로 오래도록 틀어 놓고 머리를 감다가,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는 스스로에게 흠칫 놀라 벌거벗은 몸으로 주위를 둘러본 적이 있다. 나는 이 집에서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 괜히 주눅이 들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볼링을 몰랐더라면, 형식과 어울리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원망은 지금도 떨치기 어렵다. 장례가 끝난 후, 오빠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휴대전화에 남겨진 형식의 메시지들을 읽으며 나는 호흡이 가빠졌다. 형식은 거의 매일 밤 오빠를 자기네 볼링장으로 불러냈다.  행님 오늘 제가 3 대 3 죽이는 멤버들로 조 짜놨습니더. 판돈이 꽤 커예. 이거는 진짜 빅 매치라요. 컨디션 조절 잘하고 오시이소. 드링크 시원하게 해 놓고 기다리께예. 오빠의 휴대전화를 들고 읍내에 있는 형식의 볼링장으로 달려갔다. 볼링장 입구의 커피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를 보자마자 따귀를 올려붙였다. 형식이 놓친 종이컵에 담긴 커피가 바닥에 쏟아졌다.  “으. 뜨거버라! 니 미친 거 아이가.”  대답도 없이 볼링 레인 앞에 놓인 공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볼링공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가 볼링장 입구의 유리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 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야, 이형식. 너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어?” “머라카노. 니 뭐 잘몬 쳐 묵었나.” “너는 왜 이렇게 멀쩡해? 우리 오빠를 노름에 끌어들여 죽게 해 놓고,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냐고!” 나는 형식이 가슴팍과 어깨를 주먹으로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다, 그런 기 아이고. 니가 무슨 오해가 있는 갑는데, 행님은 노름을 하신 기 아이고… 그거는 그냥 친목 도모다. 그라이깐 여기 볼링동호회 회원들끼리 재미로 했던 내기인기라.” “그래? 그럼 이 얘기 경찰서 가서 한 번 해 볼까. 매일 밤 판돈이 백만 원에서 이백만 원씩 오가는 볼링 게임이 내기인지 도박인지 말이야.” “니 말 다했나? 니 그래 말하만 나는 뭐 할 말 없을 줄 아나. 그래도 해…행님이 우리캉 볼링을 칬기 때문에 그 보험을 들게 된 기지. 동네 사람들이 다 칸다. 너거 집은 행님 죽어 가꼬, 그나마 남은 사람들이 살게 됐다꼬. 6억이 뭐 누구 집 아 이름이가?” 나는 형식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다시 레인 앞에 놓인 볼링공 하나를 들어 카운터 방향으로 던졌다. 형식이 자리를 비운 카운터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둔탁하게 볼링공이 떨어지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곧장 볼링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뒤통수에 대고 거칠게 욕을 하는 형식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입구에 잘게 부서져 있는 유리 조각을 밟으면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밭에서 돌아온 엄마의 바지 자락은 흙투성이였다. 엄마는 입구에 더러운 몸뻬 바지와 토시를 허물처럼 벗어 두고, 반팔 셔츠와 팬티만 입은 채로 거실을 가로질러 욕실로 들어갔다. 못 본 사이 살이 더 빠졌는지 팬티조차 몸뻬처럼 헐렁했다. 엄마는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고 쪼그리고 앉아 욕실 바닥에 소변을 보았다. 욕실 문도 닫지 않고 수채 구멍에 오줌을 누는 엄마의 엉덩이를 나는 얼굴을 찌푸린 채 바라보았다. 변기가 아닌 수채 구멍 앞에 쪼그려 앉아 소변을 보는 엄마의 버릇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나는 이기 편한데 우짜겠노. 엄마는 늘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입안에서 삼키듯이 말했다. 학창 시절, 매일 아침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욕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린내에 숨이 막혔다. 변기 물 내리는 것을 자주 깜빡하는 오빠도 지긋지긋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꼭 서울로 대학을 가야겠냐고 묻는 오빠의 질문에 나는 간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첫 학기 등록금만 마련해 달라고, 그다음에는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 해 보겠다며 겨우 오빠를 설득했다. 오빠에게도 집을 떠날 기회가 있었다. 공고 3학년 때 수원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취직이 되었지만 오빠는 고민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아들을 멀리 보내기 싫어했던 엄마의 만류 탓이 컸다. 대신 오빠는 집에서 멀지 않은 막걸리 공장에 취직했다.  “인숙아, 오빠야가 볼링부인 거 알제? 오빠야가 볼링 칠 때 제일 어려븐 기 뭐꼬 카만 스페어(spare) 처리다. 한 번에 스트라이크를 못 시키만 두 번째 공 떤질 때 나머지를 다 넘가야 되거덩. 최고 골치 아픈 기 뭐꼬 카만 핀이 몇 개 남지도 안해 가꼬 뚝뚝 떨어지가 있을 때인 기라. 그거를 스플릿(split)이라 카거덩. 양쪽 끝에 핀이 이래 두 개 뚝 떨어져 있으면 결국 한 개를 내삐릴 수빢에 없더라 카이. 그라이깐, 식구끼리는 서로 붙어 살아야 처리가 쉽다. 뭐 이런 말이다.”  오빠가 한창 볼링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 보겠다고.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않았다. 이 좁은 동네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온전한 나로 새롭게 살아 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들고 온 유리단지 속에는 수백 마리의 굼벵이가 서로 몸이 뒤엉긴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이런 게 어디서 났어요?” “어데서 났기는? 샀지. 읍내 건강원에 외상 잽히가 샀다. 읍에 나갈 일 있으만 그 집에 돈 쫌 갖다 주라. 구하기 힘든 기라꼬 억수로 생색내더라. 이따가 너거 엄마 오만 이거 씻거가 한 번 찌놓으라 캐라.” “아니, 대체 뭘 믿고 외상을 줘요?” “내 믿꼬 줬겠나? 인숙이 니 인자 부자됐다꼬 소문이 자자하더라.”  “그래서, 좋으세요?” “누가 좋다 카더나. 사람들이 그칸다 카는 기지. 나도 참 기가 차가 말도 안 나온다.” 아버지는 유리단지를 손에 든 채 계속 만지작거렸다. 나는 투명한 단지 표면에 희뿌옇게 찍힌 손자국을 보면서 미간을 찡그렸다.  “얼마를 원해요? 그때 말한 권리라는 게 얼마짜리라고 생각하세요?” “35다.”  “당장 필요한 용돈 말고요. 얼마를 주면, 이 집에서 나가겠느냐고 물은 겁니다. 많이는 못 줘요. 우리 이제 돈 없어요. 엄마도 농협에 빚내서 비료 사고 농사지어요.” “35만 워이 아이라 35키로. 그기 지끔 내 몸무게다.” 예전의 그는 36인치 사이즈 바지를 입을 정도로 체격이 좋았다. “걱정 마라. 오래 안 있는다. 나도 곧 인호 저트로 갈 끼다.” 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죽을 병에 걸렸다는 말도 엄살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나는 무슨 병인지 묻지 않았다. “그러면서 약은 왜 구해다 먹어요? 무슨 염치로 이래!” “하루를 살아도 쫌 덜 아프까 싶어가 칸다. 내가 이거 한 빙 사 묵는 것도 아깝나? 인호 글마가 살아 있었으만, 내를 이래 멸시하지는 않았을 끼다. 적어도 다 죽어 가는 아바이한테 이래 하는 거는 갱우가 아이라 카이!”  아버지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리쳤다. 우윳빛 투명한 몸체에 붙은 검은색 대가리를 뒤흔들며 유리벽을 타고 있는 굼벵이들처럼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같았다.  “오빠 이름 입에 올리지도 말아요. 오빠가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알기나 해요?” 더 독한 말로 쏘아 주려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놀라 엉거주춤 팔을 뻗었다. 그는 내 손을 뿌리치고 욕실로 달려갔다. 푸른색 타일이 깔린 욕실 바닥에 검붉고 끈적끈적한 피가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러닝셔츠 앞섶을 붉은 피로 흥건하게 적신 아버지가 욕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자, 나는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물을 세게 틀어서 바닥의 끈적끈적한 핏자국을 지우다 말고, 나는 쪼그려 앉아 울었다. 오빠였더라면 아버지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오빠가 돌아와 어서 이 스페어들을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방으로 들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오빠의 방에는 그가 쓰던 물건과 옷가지 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내가 갖다 버린 오빠의 유품들을 엄마는 모두 다시 주워 왔다. 오빠가 입던 옷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어 보았다. 오빠에게서 늘 나던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담배 냄새와 시큼한 막걸리 냄새가 섞여서 나던 찌든 내가 좀약 냄새와 함께 코끝에 돌았다. 외투 주머니에서는 따스한 온기마저 전해졌다. 오빠의 점퍼 주머니에 하나하나 손을 넣어 보다가 손바닥 크기의 수첩 하나를 발견했다. 수첩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볼링에 관한 메모밖에 없었다. PVC 재질의 수첩 커버에는 ‘제일볼링장 이용권’이 스무 장 남짓 끼워져 있었다.  책상에 앉아 수첩을 첫 장부터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수첩은 각 장마다 오빠가 치른 게임에 관한 기록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빠는 자신이 얻은 점수와 딴 돈 혹은 잃은 돈을 먼저 기록하고, 그날 컨디션과 치러 낸 게임의 보완점들을 짤막하게 적어 놓았다. 돈을 잃은 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액수라도 잃은 날이면, 처리하지 못한 스페어의 위치와 공의 각도까지 그려 가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들었다. 나는 모르는 볼링 용어를 인터넷 검색 창에서 찾아보면서까지 오빠의 게임을 내 나름대로 복기해 보려 애썼다. 오빠는 파워모션 볼링을 선호했다. 5스텝의 순서로 빠르게 어프로치 라인을 통과해 공의 스피드와 파워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오빠는 되도록 1회 차 투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해 성공시켜야 한다고 수첩에 써 놓았다. 스페어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오빠가 정신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었던 듯하다. 첫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성공하지 못하면, 2회 차 투구에서는 미스가 잦았다. 그럼에도 그의 에버리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더블(두 번 연속 스트라이크)과 터키(세 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심심치 않게 보여 줄 정도로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수첩 곳곳에 빨간색 글씨로 쓰인 ‘일타열피!’라는 문구는 계산할 줄 모르는 오빠의 삶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막걸리 상자를 들 때에도 오빠는 남들처럼 한 상자씩 드는 게 아니라 두세 상자를 한꺼번에 겹쳐 옮기곤 했다. 상가에 조문 온 회사 동료들은 남들보다 일 처리가 빨랐던 오빠를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을 허겁지겁 끝내고 그가 달려간 곳은 볼링장이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아침 느지막이 거실로 나가자 엄마는 집에 없고, 아버지의 방문 앞에는 빈 죽 그릇이 놓인 개다리소반이 나와 있었다. 나는 늦은 아침을 먹고 읍내의 볼링장으로 나갔다. 카운터 앞에서 쿠폰을 내밀자, 형식은 두 눈이 동그레져서 물었다. “니 이거 어데서 났노?” “이 쿠폰 너네 볼링장 꺼 맞지? 240 사이즈로 줘.” 나는 대답 대신 건조한 목소리로 내 할 말만 늘어놓았다. 형식은 순순히 볼링화를 꺼내 주었다. 푸른색 쿠폰 한 장을 내고 하루 종일 볼링을 쳤다. 쿠폰 한 장당 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규칙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섯 게임에서 열 게임은 족히 쳤다. 신발 대여료도 따로 내지 않았다. 형식은 그런 내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평일 낮 시간의 볼링장은 한산했다. 오빠의 옆에서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볼링을 쳐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부러 볼링공을 세게 바닥에 던지듯 굴렸다. 레인 위로 볼링공을 떨어뜨릴 때마다 쿵 하는 소리가 나며 발끝에 진동이 와 닿았다.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이게 뭐라고, 수첩에 공부를 해 가면서까지 쳐. 대단한 박사 나셨어. 그 시간에 집에 일찍 와서 잠이나 잤어야지. 나더러 걱정 말라고 자기가 다 책임진다고 하더니, 결국 이렇게 나한테 다 떠넘기고 혼자 떠났나. 공은 레인 옆의 도랑같이 생긴 회색 거터 속으로 들어가 떼굴떼굴 굴러가기 일쑤였다.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형식이 슬그머니 옆에 다가와 이죽거렸다.  “그래 가꼬 바닥이 뿌사지겠나. 더 씨기 쾅쾅 떤지 뿌라. 아이고 답답아래이. 그래 하는 기 아이고….” 형식이 내 손과 어깨를 붙들고 볼링공 잡은 자세를 교정시켜 주려 했다. 나는 볼링공을 손에 든 채로 형식을 노려보았다. 순간 형식은 움찔한 기색을 보이며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다. 오일이 덧발라져 번들거리는 레인 위로 나는 폭탄을 던지듯 공을 던졌다. 오빠에게 등록금을 부쳐 달라고 했던 내 발등을 볼링공으로 찧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옆 레인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 무리들이 시끄럽게 순서를 바꿔 가며 볼링을 치고 있었다. 볼링공이 굴러가 핀에 부딪칠 때마다 그들은 요란스럽게 박수를 치며 깔깔 웃어 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 카운터에 신발을 반납하며 힐끗 학생들의 전광판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들은 10프레임이 아니라 12프레임으로 게임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나는 형식에게 시비조로 말을 붙였다.  “쟤네들은 왜 열 번이 아니라 열두 번씩 쳐? 내가 쿠폰 손님이라고 홀대하는 거야?”  형식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니는 여어가 노래방맨치로 사장이 뽀나스 프레임 더 주고 싶으만 줄 수 있고 그런 덴 줄 아나? 그기 아이라 쟈들은 10회 차 떤질 때 스트라이크를 해 가꼬, 뽀나스 프레임을 받은 기다.” “보너스?”  “하긴, 니는 맨날 개판 치는 점수만 받아 가꼬 그런 기 있는 줄또 몰랐겠지. 인호 행님이 진짜 뽀나스 게임의 명수였는데…. 10회 차를 스트라이크 때리 가꼬 두 번 더 뽀나스 투구를 받아 뿌리민 당해 낼 사람이 없었제.” 형식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그때 저 행님은 진짜 운빨 쥑인다 생각했거덩. 스트라이크를 치도 우째 저 순간에 딱 성공시키민서 뽀나스 투구를 받아 가까. 행님이 내한테 자주 했던 말이 인생 끝까지 가봐야 안다꼬, 두고 봐라 늘 그캤는데….” 오빠는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볼링의 운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실력에 운까지 따라 준다고 치켜세워 주는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이 졸린 눈을 부비며 공을 던지게 하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빨간색 팬티와 체크무늬 양말을 신은 날이 제일 점수가 좋다며 속옷과 양말 색깔까지 메모해 놓은 오빠의 수첩을 떠올리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볼링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공이 휘어지는 지점인 후킹 포인트까지 계산에 넣어야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이뤄 낼 수 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오빠는 언젠가는 인생의 훅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그러나 오빠가 펼치던 인생이란 게임은 너무 빨리 끝나 버렸다. 보너스는커녕 주어진 프레임의 점수 칸을 제대로 채워 보지도 못한 채 종료되어 버린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를 앞세우고 포도밭을 향해 걸었다. 포도송이를 종이 포장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 집은 너거 아이라도 일손 안 많나. 오늘 우리도 해야 되는데, 우짜노. 내일은 약 치야 되는 날인데…. 오늘은 꼭 우리 밭에 와 줘야 된다꼬 내가 말 안 하더나…. 어데, 내 말은 그기 아이고….”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자 엄마는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고 있었다. 약속을 어긴 건 상대방인 것 같은데, 엄마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쩔쩔맸다. 오기로 했던 이들은 엄마와 함께 조를 짜서 인근의 과수원과 비닐하우스로 일당 벌이를 다니던 아주머니들로, 오빠의 장례식장에 달려와 가장 큰 목소리로 곡을 해 주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포도밭을 사면서 그들의 태도는 묘하게 변해 갔다. 유월 초순, 포도알이 새파랗게 영글 즈음이면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 줘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병충해나 햇빛, 농약으로 포도가 상할 수 있다. 답답한 마음에 내가 도울 테니 남한테 아쉬운 소리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쳤다. 방 안에 틀어박혀 숨죽이고 있던 아버지도 눈치를 보며 나갈 채비를 했다. 아버지나 나나 밭일을 안 해 봤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일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운 게 문제였다. 나는 엄마와 예닐곱 걸음 떨어져 혼자 일했고, 아버지는 엄마와 한 조를 이루어 일했다. 아버지가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면 엄마가 옆에서 그 위를 철끈으로 묶었다. 너무 쫄리게 묶으만 안 된다 카이, 포도도 숨을 쉬이야제. 엄마가 종이를 건네주면서 하는 말에 불현듯 기억하기조차 싫은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입관 전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이었다. 피투성이로 병원에 실려 왔을 때와는 달리 깨끗한 모습으로 분까지 바르고 누워 있는 오빠의 모습은 차라리 편안해 보였다. 사고 직후 끔찍한 모습을 보지 못했던 엄마는 오빠를 쓰다듬으면서 통곡을 했다. 그리고 장례사를 붙들고 염해 놓은 오빠를 가리키며 애원하듯 말했다. “우리 아는 답답은 거 싫어하는데, 너무 꽉 쫄라 놨다. 옷도 찡기는 거 싫다 캐가 내가 맨날 한 치수 큰 걸로 사주고 캤는데…. 어차피 태울 꺼 아이가. 쪼매만 풀어 주만 안 되겠나. 우리 인호는 저래 답답은 거 싫어한다 안 카능교.” 목구멍에서 넘어온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삼키고 있는데, 아버지와 엄마가 나누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지난 삼십여 년간 아무 탈도 없이 서로 의지하면서 산 금슬 좋은 부부인 양, 같은 포도송이를 붙든 채 도란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허망한 생각마저 몰려왔다. 엄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이곳에 내려와 있는 내가 한심했다.  “니는 와 하필이믄 포도밭을 샀노. 쪼매난 하우스 같은 거를 샀으만 차라리 좀 핀하고 나슬 낀데.” “우리 인호가 포도를 제일 안 좋아했능교. 맨날 넘우 밭에서 얻어 가꼬 알매이 쪼매난 것만 믹인 기 계속 마음에 걸린다. 제사상에 제일 큰 걸로 올리 줄라꼬 그캤제.”  오빠 이야기가 나오자 엄마는 별안간 땅바닥에 주저앉아 꺽꺽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몸속 깊은 곳에서 토해 내는,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었다. 한편으로, 별안간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철퍼덕 주저앉아 우는 품새가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닌 듯했다. 어쩌면 엄마는 목 놓아 울기 위해서 이 밭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차라리 속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웅얼거리면서 속의 말을 삼키던 엄마였다. 이렇게 울기라도 해야 썩은 포도알처럼 문드러진 가슴속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겠는가. 주변은 고요했다.  아버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니 와 이카노. 일나 봐라. 동네 사램들이 들으만 머라카겠노. 내가 니 뭐 우째 했는 줄 알겠다. 동네 우사시럽구로.” 그는 진땀을 흘리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의 팔을 붙들고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팔뚝은 엄마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로 앙상했다. 엄마를 일으키려던 아버지가 오히려 휘청거리면서 흙바닥에 넘어졌다. 아버지는 스스로 일어날 기력조차 없는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네 발 짐승처럼 엎드려 있었다. 나는 눈을 찡그린 채, 쓰고 있던 선캡을 벗어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포도나무의 높이가 낮아 똑바로 서지도 못하고, 허리를 숙인 엉거주춤한 자세로 연신 부채질만 해댈 뿐이었다. 숨이 막히게 더웠다. 엄마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지고 있을 무렵 아버지가 땅바닥에 카악하고 가래침을 뱉었다. 길고 끈적끈적한 가래침이 끊어지지 않고, 그의 아랫입술에서 덜렁거렸다.   오빠는 죽기 전날까지 도박판을 벌였다. 수첩을 절반쯤 넘기다가 나는 게임일지의 패턴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가 생의 막바지에 빠져 있었던 게임은 단순히 볼링 에버리지를 얼마나 많이 내는지를 다투는 게 아니라 누가 점수를 제일 적게 내는지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공을 레인 옆의 거터 구역에 빠뜨려서도 안 되었다. 핀 스폿까지 공을 굴리되, 가장 적게 핀을 쓰러뜨리는 자가 돈을 따갔다는 점에서 실력보다는 운이 더 중요한 투전판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빠의 공은 킹핀과 헤드핀을 아슬아슬하게 잘 비켜나가 많은 수의 핀을 남겼다. 형식의 말에 따르면, 점수를 많이 내는 오빠를 견제하기 위해 점수를 적게 내는 사람이 승자가 되도록 룰을 바꾼 것이었는데, 오빠는 의외로 빨리 새로운 게임에 적응했다. 투구 자세와 쓰던 볼을 바꾼 효과가 컸다. 5스텝 대신 4스텝, 평소 쓰던 16파운드의 볼 대신 13파운드 볼을 쓴다. 거친 필체로 채워진 오빠의 메모는 꼼꼼했고 진중했다. 배치도까지 그려 놓고, 검은색으로 표시된 10번 핀 하나만 안정적으로 아웃시키기 위한 공의 동선을 짰다. ‘훅 볼’이라고 동그라미 쳐진 단어 옆에는 별모양 그림이 여러 개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스트레이트로 곧게 전진시키다가 핀 앞에서 오른쪽 바깥으로 볼의 커브를 유도해서 10번 핀을 날리는 전략이었다.   ⓻ ⓼ ⑨ ❿   ⓸ ⓹ ⓺ ↱    ⓶ ⓷ ↗     ⓵ ↗      ↱      ↑ ‘뉴 게임’이라고 이름 붙인 그 게임의 판돈은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었고, 그에 비례해 메모에 담긴 욕망의 크기도 기묘하게 불어났다. 사고 즈음의 오빠는 팬티 한 장을 갈아입는 데에도 예민하게 굴어 엄마가 애인이 생겼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게임 한 판에 한 달치 월급이 오갔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다른 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헤드핀(1번 핀)과 킹핀(5번 핀)을 비켜 지나가 단 하나의 핀만 깨끗하게 날려야 한다고 휘갈겨 놓은, 낯부끄러울 정도로 진지하고 치열한 메모로 빼곡하게 채워진 그 수첩을 나는 마당으로 들고 나와 오빠가 남긴 잡동사니와 함께 불태웠다. 맞춤법도 제대로 몰라서 ‘핀 캐리를 경게하자.’라고 빨간 글씨로 강조해 놓은 오빠의 흔적을 나는 볼품없는 물건을 버리듯 내팽개쳤다. 내 서울살이를 지탱했던 것이 오빠가 쓰러뜨리지 않은 스페어스(spares)라는 걸 잊고 싶었다. 까맣게 내려앉은 잿더미를 발로 밟고 침을 퉤퉤 뱉었다. 수첩에서 빼낸 몇 장의 쿠폰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화가 치솟으면서 무언가 던지고 부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볼링장에 갔다. 이 집에서 머무른 대부분의 시간이 그런 나날이었다. 마지막 남은 쿠폰을 내고 벤치에 앉아 볼링화를 갈아 신으며, 나는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점수를 적게 내는 볼링을 쳐 보기로 했다.  오른쪽 끝의 10번 핀을 노리고 던졌더니 볼링공은 손에서 떨어지는 족족 레인 밖으로 굴러가기 바빴다. 한 번은 10번 핀에 공이 닿긴 닿았는데, 스치기만 했는지 핀이 살짝 기우뚱하는 데 그치고 오뚝이처럼 말짱하게 섰다.  “으이고, 속 터지 죽겠네. 니는 우째 핀을 맞차 놓고도 점수를 못 내노? 이거 끼고 한번 해봐라.” 형식이 볼링 아대라며 낯선 장비를 내밀었다. 광택이 나는 단단한 재질로 이루어진 붉은 아대는 아이언맨의 갑옷 같았다.  “핀이 맞으만 머하노. 손모가지에 히마리가 없어 가꼬, 핀이 쓰러지지를 안 하는데. 이거 차고 한 번 해 봐라. 훨씬 더 힘이 잘 들어갈 끼다.” 나는 웅얼거리듯 작게 말했다. “딱 하나만 아웃시키고 싶어. 아주 깨끗하게.” 형식은 내 팔에 억지로 아대를 채우느라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한 번에 다 되는 기 아이다. 첨부터 우째 깨끗하이 다 처리하겠노. 부담 가질 필요 엄따. 공짜로 주는 거 아이다. 빌리주는 기다. 신발하고 같이 반납하만 된다.” 단단한 아대를 착용하자 팔목부터 팔꿈치까지 깁스를 한 느낌이었다. 공의 구멍에 손가락을 끼우고 천천히 스텝을 밟았다. 확실히 공이 뻗어 가는 기세가 이전보다 좋았다. 10번 핀을 향해 스트레이트로 나아가던 공이 핀 스폿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1번 헤드 핀을 정확하게 때렸다. 헤드 핀이 넘어지면서 킹 핀을 때렸고, 또 킹 핀이 주변의 핀들을 쓰러뜨렸다. 스트라이크였다. “브라보! 내가 말 안 하더나. 아대 끼면 힘을 팍 받아 갖고 점수가 더 나올 끼라고. 이야, 핀 캐리 직이네. 일단 공을 쌔리삤다 카만 저런 반발력으로 핀 캐리가 나와 줘야 속이 씨원해진다 카이. 아대가 완전 임자 만났는 갑다.” 형식은 박수를 쳐 가면서까지 너스레를 떨었다. 스트라이크를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손끝에 얼얼하게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한 희열을 불러일으켰다. 공에 맞은 핀이 튀어 오르는 순간, 핀과 핀끼리 부딪치며 내는 소리의 경쾌함이 내 몸마저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쓰러진 핀들이 쓸려져 나가고 새로운 열 개의 핀으로 리셋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얼얼한 손끝과 팔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아대를 어루만졌다.  볼링핀 간 중심에서 중심 사이의 거리는 30.48㎝이다. 각각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독립적으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너지는 순간에는 서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도망가려 해 봤자, 강한 힘이 덮쳐 버리면 결국 한꺼번에 무너지게 마련이다.  반환구가 방금 전 내가 던졌던 10파운드짜리 남색 공을 뱉어 냈다. 오일이 표면 곳곳에 묻은 공을 헝겊으로 닦으며 오빠를 생각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힘껏 굴려도 결국 같은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이 볼링공처럼 매일 새벽 수백 상자의 막걸리를 싣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도시까지 가 닿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삶이 이제야 묵직하게 다가왔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무거운 볼링공을 던지며 그가 얻어 내고 싶었던 보너스는 무엇인지 나는 계속 외면하려 들었다. 그가 죽고 나서야 그것을 더 고통스럽게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마 그 대가일 것이다.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벤치에 앉은 형식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희뿌옇게 펼쳐진 눈앞에는 다시 제자리를 찾은 열 개의 볼링핀이 전투 태세를 갖추고 서 있었다.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 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었다. 나는 보너스 프레임에 선 기분으로 허벅지에 힘을 준 채 볼링공에 세 손가락을 끼우고 어프로치 라인에 섰다.
  • 2015년 별과 우주에서 벌어진 일…우주 10대 뉴스

    2015년 별과 우주에서 벌어진 일…우주 10대 뉴스

    -명왕성 탐사, 화성 물 발견 등... 2015년은 인류의 우주 개척과 천문학 발전에 있어 굵직한 사건들이 유난히 많았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가 10년 비행 끝에 마침내 명왕성에 도착해 탐사활동을 벌였을 뿐만 아니라, 세레스와 화성, 그리고 토성의 위성들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잇따라 발견되어, 태양계의 비밀들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또한 수많은 외계행성들이 발견되어 제2 지구 찾기가 본궤도 오르고 있으며, 심우주에서까지 새로운 발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29일(현지시간) 올해의 우주 빅 뉴스 '톱 10'을 선정해 발표한 것을 간추려본다. 1. 안녕, 명왕성!나사의 뉴호라이즌스가 지난 7월 역사적인 명왕성을 근접비행에 성공했다. 명왕성에서 불과 1만2500km의 거리를 스쳐지났는데, 이는 지구 지름만한 거리다. 이 탐사선에는 명왕성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의 뼛가루 캡슐이 실려 있어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명왕성과 카론 등 위성들을 탐사한 뉴호라이즌스는 다음 미션을 부여받아 약 3년 뒤인 2019년 1월에 카이퍼 띠의 소행성 2014 MU69에 도착하게 된다. 2. 화성 표면에서 소금물 강 발견지난 9월 화성 표면의 비탈에서 소금기를 함유한 액체가 흐른 흔적을 발견했다고 나사가 발표했다. 2011년, 과학자들은 화성의 경사면을 따라 흐르는 어둡고 좁은 줄모양의 액체 흐름을 발견했는데, 이 흔적들은 계절에 따라 순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의미에서 '주기적 경사선 (Recurring Slope Lineae : RSL)'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화성의 지형과 표면 화학조성 등을 분석해 과거에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표면에 흘렀을 것이라는 추측은 했지만, 현재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사의 이번 발표에 의해 지금도 화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간헐적으로 흐르는 '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3. 지구와 가장 닮은 외계행성 발견지난 7월, 나사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을 발견했다. 케플러-452b로 명명된 이 외계행성은 암석형 행성으로 지구보다 조금 더 큰데, 태양과 비슷한 모항성 둘레를 태양-지구만한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다. ​모항성은 태양보다 약간 더 늙은 별인만큼, 케플러-452b는 지구에 비해 약 15억 년 더 오래된 행성으로 그만큼 생명체 진화의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행성은 생명서식 가능영역의 궤도를 돌고 있어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4. '던' 탐사선이 세레스에 도착했다지난 3월에는 또 하나의 소행성 탐사선인 '던' 이 소행성대에 있는 세레스에 도착했다. 탐사선이 보내준 세레스의 모습은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세레스 표면에 유난히 반짝이는 부분이 발견되었는데, 과학자들은 얼음이나 소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레스에는 산이 딱 하나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름을 '피라미드'로 지었다. 산 정상에는 울퉁불퉁한 바위 투성이 평지가 있고, 경사면에는 무엇이 흘러내린 듯한 흔적들을 지니고 있다. 던은 2016년 6월까지 세레스에서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5. 최장기간 우주 체류 기록에 도전미국과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와 미하일 코르니엔코가 지난 9월로 우주정거장 장기 체류 미션의 반이 되는 시점을 맞았다. 이는 인간의 우주 체류에서 최장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장기간 우주여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이번 미션은 2016년 3월까지 시행되는데, 만약 켈리가 이를 완수한다면 나사의 우주비행사로서 최장기간 우주 체류 기록을 세우게 된다.​ 6. 희귀한 슈퍼문 월식지난 9월 희귀한 슈퍼 문 월식이 일어나 지구 행성의 별지기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월식이란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천문현상이지만, 보통 때 달보다 큰 슈퍼 문일 때 월식이 일어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달은 지구 둘레를 타원형으로 공전하므로 지구에 가장 가까울 때는 가장 먼 때에 비해 크기는 14%, 밝기는 30% 증가한다. 이때의 달을 슈퍼문이라 한다. 올해는 마침 슈퍼 문일 때 월식이 일어나 밤하늘에서 장관을 연출했다. 다음 슈퍼 문 월식은 2033년에 가서야 볼 수 있다. 7.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바다 발견2005년에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가 우주공간 높이 분수 기둥을 뿜어내는 통에 과학자들은 크게 놀랐다.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분수 기둥이 솟구치는 광경을 카시니 탐사선의 카메라가 잡았는데, 위성의 남극지방에서 솟구친 간헐천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과학자들은 그 분수 현상이 지역적인 수원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엔켈라두스의 지각 아래 위성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바다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결론지었다. 어쩌면 45억 년 된 그 바다에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우주 생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 생일 축하해, 허블 망원경!지난 4월로 1990년부터 취역한 나사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25번째의 생신을 맞았다. 처음에는 반사경 문제로 영상의 초점이 맞지 않는 등 우여곡절을 치른 끝에 정상 작동에 성공한 후, 놀라운 정도의 선명한 해상도로 우주의 풍경을 인류에게 보여주어, 우주관측의 역사를 허블 이전과 이후로 분리시키는 위업을 이루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인류에게 넓은 우주의 지평을 열어보인 허블은 2020년에 퇴역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9. 우주 창생기의 은하 발견 지난 8월, 빅뱅 이후 불과 6억 년 만에 생성된 은하가 발견되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 중 가장 먼 거리에 잇는 은하이자 가장 고령의 은하인 셈이다. 우주에서 최고참인 이 은하의 이름은 EGSY8p7 로 불리는데, 지구로부터 무려 132억 광년 떨어진 우주의 골방에 있다. 우주가 아주 어렸을 때 어떻게 진화해왔는가 하는 수수께끼를 이 은하가 풀어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10. NASA와 '마션'​지난 10월 극장가를 몰아친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마션'의 제작에는 나사의 과학자들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 '마션'의 리얼리티는 이들 과학자들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 앤디 위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화성에서 조난당한 우주비행사의 생존투쟁을 그린 것으로, 2030년에 화성에 유인 탐사사을 보낼 나사와 무관하지 않은 주제다. 감독과 리들리 스콧과 맷 데이먼, 앤디 위어는 후에 나사를 방문했다. 나사가 영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대중 파급효과가 큰 만큼 나사의 예산 확보에 크게 도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진두생 서울시의원 ‘2015공로봉사’ 환경부장관상

    진두생 서울시의원 ‘2015공로봉사’ 환경부장관상

    서울특별시의회 진두생 의원(새누리당, 송파3)이 지난 28일, 환경부가 후원하고 (사)한국교육문화원이 주최한 ‘2015 제14회 대한민국 공로 봉사상’ 봉사부문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 이삼영 화백 등을 비롯해 활발한 봉사활동을 이어온 사회 각계 인사들과 공동으로 수상했다. ‘2015 제14회 대한민국 공로 봉사상’은 시민 화합, 지역사회 발전, 사회질서 확립, 미풍양속 양양, 기부선행 등의 영역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한 공적을 인정받은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수상하고 있다. 수상자는 지역사회 공헌도, 파급효과, 지속성, 참신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진 의원은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서울시 환경정책의 집행을 감시하고 관련 조례 제·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환경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활발한 지역사회 공헌활동과 각종 환경·봉사 활동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 의원은 “지역사회와 서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발로 뛴 것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각종 규제 풀어 ‘걸림돌’ 없애주고 민간투자 유도 ‘디딤돌’ 만들어줘

    도시재생사업의 정부 지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반시설 확충 및 규제 완화, 선도지역 사업 추진으로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또 도시주택기금 지원과 민간투자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이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지원은 맞춤형 규제 완화와 부족한 기반시설 지원에 맞춰졌다. 세제 지원과 건축 규제(용적률·건폐율·주차장 설치 기준·높이) 완화로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해 주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내도록 하고 있다. 금융지원은 기금을 통한 특수목적회사(SPC) 출자 및 융자 지원의 길도 마련해 줬다. 오래되고 부족한 공원·주차장, 도로 등을 설치해 줘 중심 사업이 기틀을 잡도록 하는 사업도 지원해 준다.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 지원은 노후·불량 주거지 인프라 확충, 사회적 경제(사회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중심의 소득 창출에 목표를 둔다. 특화거리를 조성하거나 빈 점포를 활용한 예술·창작공간 제공, 주차장 시설 확충사업 등이 좋은 예이다. 좁은 도로를 넓혀 주고 주차장을 확충해 주택가 주차난을 없애는 사업도 포함된다. 마을 가꾸기 사업에 지역 주민을 참여시켜 일자리·소득 창출에 도움을 주는 사업에 지원된다. 하지만 전국에 흩어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재정적인 한계가 따른다. 그래서 정부는 긴급하고 효과적으로 도시재생을 실시할 필요가 있고 파급효과가 큰 곳을 골라 2014년 4월 13개 지역을 선도지역으로 지정했다. 도시재생사업에 기금을 투자할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현실적으로 민간 자본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려운 만큼 정부는 재정+기금+민간투자를 활용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부산·청주·천안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골라 사업을 확정했다. 이곳에는 재정, 주택도시기금, 민간투자금 등 약 1조 2000억원이 투입돼 쇠퇴한 도심을 되살리고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데 활용된다. 국토부는 2017년까지 3개 지역에 마중물사업비 1126억원(지방비 50% 포함)을 지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11개 관계부처도 19개 사업에 1412억원을 부처협업사업비로 지원한다. 22개 사업에 712억원은 지자체사업으로 함께 추진된다. 주택도시기금의 출자·융자 지원이 확정된 청주·천안 민간투자사업 등 총 8개 사업에 8518억원 규모의 도시재생 민간투자 사업도 추진된다. 마중물사업은 국토부가 지원하는 국비와 지방비를 1대1로 매칭해 사업비를 확보하고 인프라 개선, 공동체 활성화사업 등에 사용된다. 부처협업사업은 각 부처의 국비 지원 사업 중 도시재생과 연계가 가능한 사업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농산물 원산지·품질 믿고 구매할 길 열린다

    농산물 원산지·품질 믿고 구매할 길 열린다

    농촌진흥청이 선진 농업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대중화에 나선다. 쌀과 같은 농산물이나 축산물의 생산이력을 한눈에 판별할 수 있고 농산물의 당도와 신선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포함돼 있다.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의 원산지와 품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9개 패키지 농업기술을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주요 묶음 기술은 ▲품종판별기술 ▲비파괴 분석기술 ▲농산물 이력제 ▲간편 측정기술 ▲도시농업 ▲과일·채소 저장기술 ▲기능성 소재 ▲새싹의 새로운 활용 ▲신선편이 가공식품 등이다. 농진청은 그동안 자체 개발한 기술들을 지난 9월부터 선별·패키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9개 패키지 기술 중 가장 대표적인 ‘품종판별기술’은 국내산 농축산물의 품종 보호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동식물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국산 품종과 수입 농산물을 판별한다. “곡물 531품종의 과학적 판별 기술로 부정 유통을 방지해 연 8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 측의 설명이다. ‘비파괴 분석기술’을 이용하면 수박을 쪼개거나 직접 맛보지 않아도 당도·숙도·색깔 등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고춧가루의 매운맛인 캡사이신 함량을 측정하거나 풀사료 영양가치와 쌀 단백질 분석도 가능해진다. 음파를 이용하면 금 간 계란이나 수박도 골라낼 수 있다. 인건비 감축과 고품질 농산물 출하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농진청은 9개 패키지 기술 보급을 위해 각종 전시 및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인포그래픽(정보나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제작해 이해도를 높였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와우! 과학] 3D프린터로 ‘로켓 엔진’ 출력…21세기 新 연금술

    [와우! 과학] 3D프린터로 ‘로켓 엔진’ 출력…21세기 新 연금술

    거품 논란도 있기는 하지만, 3D 프린터 기술은 21세기 새로운 연금술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응용범위가 다소 제한적이지만, 점차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기업이 3D 프린터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는데,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NASA는 이미 국제 유인 우주 정거장(ISS)에서 최초의 우주 3D 프린터를 테스트했으며 심지어 우주에서 음식을 출력하는 3D 프린터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아예 우주 기지를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야심찬 계획도 있습니다. 아직은 그렇게 널리 사용될 것 같지 않은데,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3D 프린터가 보여줄 가능성 때문입니다, NASA는 이미 금속 3D 프린터 부분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며, 이제 실제 로켓 엔진을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단계에 거의 도달했습니다. - 로켓 엔진을 3D 프린터로? 일단 이 제목만 보면 ‘왜 그래야 하는가?’라는 의구심부터 들 수밖에 없습니다. 금속을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부품을 만드는 모습은 놀랍기는 하지만, 과연 현재 상태에서 무슨 이득이 있느냐는 의문을 품을 만하기 때문입니다. NASA의 엔지니어들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알고 있습니다. 비용과 제조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대형 로켓 엔진은 매우 크고 복잡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엔진이라도 그 제작 과정은 1년이나 걸렸습니다. 생산 수량이 적다 보니 생산 과정을 자동화시키는 거대한 공장을 세우는 것은 도저히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죠. 물론 구조가 복잡해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량 생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복잡한 엔진 부품을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3D 프린터 몇 대로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거대한 공장도 필요없고 온종일 일을 할 테니 시간도 크게 단축될 것입니다. 과정을 자동화해서 인건비를 크게 절감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 레이저를 이용해서 엔진 부품을 만들다 금속 소재를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금속은 대개 매우 높은 온도에서 녹기 때문이죠.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금속을 조금씩 녹여서 붙이는 것인데, 이 과정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NASA의 엔지니어들은 상당히 신뢰성 높은 금속 3D 프린터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NASA의 마셜 우주 비행 센터의 소재 및 가공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선택적 레이저 융해(selective laser melting) 방식을 이용해 만든 풀 스케일 로켓 부품을 공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미세한 구리합금을 레이저로 녹여서 붙이는 방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위에 보이는 제품(사진 아래)은 로켓 연소실 라이너로 섭씨 수천 도의 고온을 견뎌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있는 금속 합금 중 이런 고온에서 안정적인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부품 벽 내부에 200개에 달하는 미세한 관을 만들고 여기로 영하 173도의 액체 수소를 흘려보내 온도를 식히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당연히 기존의 방식으로는 제작이 어려워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한 번에 출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부품이 실제 초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잘 버틸까요? 아무래도 기존의 제작 방식보다 못 미더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NASA의 과학자들은 몇 년째 연소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 실용화를 목전에 둔 3D 프린팅 로켓 엔진 최근 NASA에서 공개한 테스트에서 3D 프린팅 로켓 엔진은 2만 파운드의 추력과 섭씨 3,000도가 넘는 고온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예를 들어 연료를 공급하는 터보 펌프(turbopump)의 경우 9만 rpm이라는 엄청난 회전속도를 견뎌냈고, 액체 산소와 수소를 주입하는 인젝터는 영하 240도의 극저온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이 부품들은 모두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입니다. 브레드보드(Breadboard)라고 명명된 테스트 엔진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칠 것입니다. 실제 로켓이나 우주선에 탑재하기 전에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 엔진은 부품의 75%를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입니다. 참고로 NASA에 의하면 이 엔진의 출력은 대형 로켓의 1단으로는 부족하지만, 화성 착륙선이나 2단 이상의 로켓 엔진으로는 지금도 사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앞으로 화성의 대기에서 직접 메탄가스와 산소를 추출해서 연료를 만드는 실험에 대비해 이 엔진은 액체 수소 이외에 메탄가스 연소도 가능합니다. 과거의 제조 방식으로는 1년 정도 걸렸을 엔진 제작은 3D 프린터로 복잡한 부품을 출력하면서 몇 개월로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들어가는 부품 수도 줄었습니다. 터보 펌프의 경우 부품 수를 45%나 줄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조립이 쉬워지는 것은 물론 제품의 신뢰성도 높아졌습니다. - 금속 3D 프린터의 미래 3D 프린터로 엔진 부품을 만들게 되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간단하게 수정해서 출력할 수도 있고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부품도 한 프린터에서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이는 로켓 제조 부분에서 혁명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혁신이 로켓에서만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신뢰성 높은 엔진을 제조할 수 있다면 3D 프린터는 다른 분야에서 필요한 다양한 금속 부품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할 이유는 없겠지만,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지고 소량 생산을 해야 하는 분야라면 3D 프린터가 혁신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시작 단계라 미래를 너무 장밋빛으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러나 금속 소재를 출력할 수 있게 되면서 3D 프린터의 활용 범위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9년 재판 끝에… 황우석 서울대 복직 불발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으로 서울대에서 파면당한 황우석(63)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2006년 복직 소송을 제기한 뒤 9년 동안 다섯 차례 이어진 재판은 ‘복직 실패’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3일 황 전 교수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서울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황 전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 국제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인 NT1번을 수립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또 2005년 사이언스에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주 11개를 수립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문 내용 중 일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는 조사위원회를 열어 황 전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을 확인한 뒤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2006년 4월 파면 처분을 내렸다. 황 전 교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2006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절차가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파면 징계를 내린 것은 재량권 일탈로 위법하다며 1심을 파기하고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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