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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시대에도 ‘반딧불이’ 있었다···9900만년 된 화석 보니

    공룡시대에도 ‘반딧불이’ 있었다···9900만년 된 화석 보니

    공룡이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반딧불이가 지구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고대 반딧불이가 약 9900만년 된 호박 속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영원한 무덤’이라는 호박(琥珀) 속에 ‘봉인’된 채 발견된 백악기 반딧불이 화석은 과거 발견된 사례가 한차례에 불과할 만큼 극히 희귀하다. 반딧불이 종 대부분 몸이 부드러워 화석으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 연구를 이끈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는 과거 미얀마에서 발견된 호박 속에서 나온 반딧불이 화석을 분석해 새로운 속과 종으로 분류하고 ‘플라마리오넬라 헤하이쿠니’(Flammarionella hehaikuni)라는 학명으로 명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반딧불이는 길이가 1㎝ 미만으로 긴 더듬이, 투명한 날개 그리고 오늘날의 반딧불이와 매우 비슷한 복부 끝 부분에 발광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카이천양(蔡晨陽) 교수는 “이 고대 반딧불이는 삼각형 톱니 모양의 길쭉한 더듬이 세트를 가진 것이 특징으로 타원형 감각 수용체를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이 화석은 이 발광(發光)기관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 생물 발광 진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발광 기관은 짝을 끌어들이는 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체 간의 소통에도 활용됐을 것”이라면서 “공룡들이 황혼 무렵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라고 덧붙였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깨끗한 하천과 습지에 산다. 특히 반딧불이는 어두울 때 몸에 있는 생체 발광 기관에서 빛을 내 서로 소통하고 짝을 찾는 곤충으로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대부분의 서식처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한편 마치 타임머신처럼 반딧불이를 가둔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회보 생물과학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 침대 위 벌거벗은 男女 성관계 그림이 집안에… ‘화산 도시’서 발굴된 2000년 전 유적

    침대 위 벌거벗은 男女 성관계 그림이 집안에… ‘화산 도시’서 발굴된 2000년 전 유적

    에로틱한 벽화들로 장식된 2000년 전 주택이 이탈리아의 ‘화산 도시’ 폼페이에서 새로 발굴됐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이 전했다. 폼페이유적지공원 측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에 최신 발굴 현장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면서 “규모는 작지만 매우 세련되게 장식된 ‘작은 독립형 주택’들을 발굴 중”이라고 밝혔다. 공원 측은 ‘파이드라의 집’이라는 잠정 명칭을 붙인 집을 대표적으로 소개하면서 “인근의 가장 크고 부유한 저택을 부러워할 필요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의 장식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집에서 발견된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진 에로틱한 벽화 중 하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음탕한 반인반수 사티로스와 자연의 정령 님프가 침대 위에서 벌거벗은 채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벽화에는 신화 속 파이드라와 의붓아들 히폴리토스가 함께 등장한다. 다부진 나체를 드러내며 서 있는 히폴리토스와 거의 벗다시피 앉아 있는 파이드라의 모습이 에로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이드라는 크레타의 공주로, 결혼동맹을 위해 아테네 영웅 테세우스의 두 번째 부인으로 시집오게 된다. 그런데 파이드라는 테세우스의 첫 번째 부인 히폴리테의 아들 히폴리토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를 본 여신 아프로디테는 에로스에게 사랑의 화살로 파이드라를 쏘라고 시키고, 사랑에 깊이 빠진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에게 고백을 하게 된다. 그러나 히폴리토스는 계모의 고백을 단호히 거절하고, 이에 수치심을 느낀 파이드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다. 유서에는 사실과 달리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유혹해 능욕을 견디다 못해 자결한다는 내용이 적힌다. 테세우스는 아들을 저주하며 포세이돈에게 죽여달라고 청하고, 히폴리토스는 바다 괴물을 만나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도움으로 히폴리토스가 다시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신화로 전해진다. 이번에 발굴된 주택은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파괴된 폼페이의 다른 주택들과 달리 기원전 로마 건축의 전형이던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지어지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고 공원 측은 설명했다. 아트리움은 빗물을 모으는 웅덩이가 중앙 안뜰에 있는 형태의 열린 공간이다. 집안에 새겨진 선정적인 프레스코화는 당혹스러운 발견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발굴된 여러 폼페이 유적에서는 에로틱한 프레스코화가 다수 발견된 바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는 노예에서 해방된 두 남자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주택에서 발견된 거대한 남근 그림이다. 다산과 풍요의 신인 프리아푸스가 저울 위에 큰 남근을 올려 놓고 돈이 가득 찬 가방과 무게를 비교하는 모습이 담겼다.
  • “누가 이런 짓을” 책상 위 배설물 한가득… 워싱턴 한복판에 왜?

    “누가 이런 짓을” 책상 위 배설물 한가득… 워싱턴 한복판에 왜?

    美의회의사당 점거 사건 비꼬는 조형물 미국 워싱턴DC 한복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하는 내용의 대형 배설물 조형물이 설치돼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US뉴스&월드리포트,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책상 위에 거대한 사람의 배설물이 놓여 있는 모양의 이 청동 조각상은 백악관 인근 미국의 국가상징공간인 내셔널몰 내에 전날 설치됐다. 배설물 바로 옆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명패가 놓여 있으며, 전화기와 서류 등도 조각돼 있다. 책상을 받치고 있는 가짜 돌 받침대엔 작품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여기엔 ‘이 조형물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에 난입해 신성한 공간을 약탈하고, 소변·대변을 본 용감한 남성들과 여성들을 기린다’고 쓰여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웅들을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애국자’이자 ‘전사’라고 칭송했다. 이 조형물은 그들의 대담한 희생과 그들이 남긴 영속적인 유산에 대한 증거로 서 있다’는 비꼬는 내용의 설명도 이어진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의 조형물 설치 허가서에 따르면 ‘단호한 책상’(The Resolute Desk)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오는 31일까지 전시된다. 조형물을 만든 작가는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또 다른 조각상이 오는 28일 설치될 예정이다. 허가서에는 ‘이 책상은 결정이 내려지고, 여론을 청취하며, 미래가 형성되는 민주주의의 심장을 나타낸다. 폭도들이 이같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난입했을 때 책상은 굳건히 서 있었고, 그것이 나타내는 평등·정의·자유의 원칙도 굳건히 서 있어야 한다’는 작품 취지가 적혔다. 내셔널몰 관계자는 이 조형물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을 2주 앞둔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에 폭도들이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다 진압되는 일이 벌어졌다. 두 달 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승리하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이에 자극받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의사당을 점거한 사건이었다.
  •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일본 반핵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히로시마에서 봤던 원폭돔과 평화공원이었다. 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각종 상징물, 전시자료들은 핵폭탄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공간을 지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곳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있다.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2005년 1월에 품었던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해소가 안되고 있다. 히로시마 어디에서도 메이지유신부터 제2차세계대전 패전까지 일본의 중요 군사기지이자 군수공업지대가 밀집한 군국주의를 떠받치는 핵심지역이었던 히로시마는 없었다. 오로지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일본 근대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화롭던 어느날 하늘에서 거대한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도, 히로시마 전체 피폭자 가운데 10% 가량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은 과연 온전히 ‘피해자’로 호명되고 있는 것을까. ‘피해자’라는 의식은 뇌리에 깊이 박힌다. 다함께 피해를 입었다는 집단의식은 ‘우리’의 동질감과 단결심은 물론이고 가해자인 ‘저들’에 대한 적대감을 끌어올린다. 어두운 측면 역시 존재한다. 극단으로 흐르면 피해자 의식만큼 위험한 물건도 드물다. 자신들의 ‘가해’는 잊어버리고 ‘피해’만 선별적으로 기억하며 현실에 눈을 감아버리기 십상이다. 한때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지금 가해자가 되는 데 면죄부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지 1년이 지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했고 1200여명(군인 381명 포함)이 죽고 250여명이 인질이 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딱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4만 1870명이 죽었고 9만 7166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지난 8월 발표했을 때는 사망자가 3만 4344명이라고 했는데 두 달도 안돼 7000명 넘게 더 죽었다. 3만 4344명 가운데 710명은 첫돐도 안 된 갓난아기였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347명이었다. 가자지구는 1년 동안 상업시설의 80%와 주거 건물의 60%, 학교 건물의 87%, 도로망의 68%, 경작지의 68%가 파괴됐다. 팔레스타인, 감옥에서 생지옥으로1년 전에는 이스라엘이 만든 고립장벽에 갇힌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었던 가자지구는 이제는 말 그대로 생지옥이 돼 버렸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 예멘까지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주변국에 발신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너희가 이러고도 나랑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국어에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정확한 낱말이 존재한다. 깡패. 국어대사전에는 깡패를 이렇게 정의한다.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는 와중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은 제대로 된 조치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다들 참아라 참아’하며 공허한 휴전촉구만 이어갈 뿐이다. 부조리가 계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갖고 있던 ‘피해자’라는 일종의 ‘신뢰자본’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과거 유대인학살에 책임이 있고 현재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전폭 지지하고 있는 독일에선 설문조사 결과 60%가 이스라엘에 무기지원하는 걸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독일 시사매체 슈테른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에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은 곧 수천년을 쫓기고 핍박받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을 고통받은 끝에 ‘고향’에 돌아왔으니 고향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건 신성한 권리 아니냐고 본다. 신이 ‘선택받은 민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했다는 설교까지 더해지면 이스라엘은 이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성지를 지키는 성전기사단 같은 존재처럼 돼 버린다. 사실 이런 관점은 이스라엘의 국가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겐 구약성경이 팔레스타인 땅문서나 다름없다. 홀로코스트라는 기억과 결합한 이런 ‘피해자 담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이웃나라를 공격하거나 암살하는 속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역사학 교수로 일하는 ‘유대인’ 슐로모 산드가 쓴 <만들어진 유대인>(사월의책, 2022)은 한마디로 말해 ‘유대인 피해자 담론’에 주목하는 책이다. 2008년 히브리어로 처음 출간됐을 당시 제목이 ‘유대인은 언제, 어떻게 발명되었는가’인 것에서 보듯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젊은 시절 군대에 입대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는 저자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기원과 실체, 모순을 통해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유대인’이라는 상식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유대인의 기원과 변천에 관해 새롭게 밝혀낸 수많은 최신 연구성과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이 1976년 전쟁에서 서안지구를 점령한 뒤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발굴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롭게 밝혀진 것들이란 점이다. 이스라엘 정부와 학자들은 십중팔구 솔로몬이 세웠다는 거대한 성전과 황금으로 가득찬 왕궁 유적을 기대했겠지만 실제 발굴 결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고고학자들 및 성서학자들 대부분이 받아들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렸다는) 거대한 통일 군주국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솔로몬 왕이 아내 7백명, 첩 3백명과 함께 거주한 장엄한 궁전도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성서가 그 거대 제국의 이름을 따로 명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 결론을 강화한다. 유일신의 은총으로 수립된 강력한 통일왕국을 인위적으로 발명하고 영광스럽게 만든 것은 후대 저자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풍부하고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계 창조, 대홍수, 선조들의 유랑, 야곱과 천사의 씨름, 이집트 탈출과 홍해 기적, 가나안 정복과 기브온 전투에서 해가 멈춘 기적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236쪽).” 유대인의 피해자 정체성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이주와 유랑은 어떨까. 먼저 출애굽을 보자. 출애굽이 있었다고 하는 기원전 13세기에 가나안 지역은 이집트 파라오가 확고히 지배하는 이집트 영토였다. “그렇다면 모세는 자유를 얻은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서... 역시 이집트로 갔다는 말인가?(229쪽).” 성경에서 핵심 모티프인 바빌론유수 역시 사실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249쪽).” 1세기 유대 반란 이후 로마가 유대인들을 강제이주시켰다는 ‘상식’ 역시 저자의 동심파괴를 피해가지 못한다. “유다 지역에서 추방이 있었다는 언급은 로마의 풍부한 기록 어디에도 없다. 반란 후 유다지역 경계선 부근에서 대량의 피난민이 있었던 흔적도 전혀 발견된 적도 없다(251쪽).” 강제이주가 없었다면 세계 곳곳의 ‘디아스포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소 놀랍게도 저자는 유대인의 확산을 이끈 건 특정 혈통집단의 이주가 아니라 대규모 전도와 개종이었고, 이런 방식을 계승하며 경쟁자로 등장한 그리스도교와 경쟁에서 패하면서 ‘유대인 인구 확산’이 멈췄다고 밝힌다. “장차 그리스도교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승리에 기여하게 되는 모든 관념적이고 지적인 요소들이 당시 유대교의 이 일시적 성공 안에 이미 들어있었다(316쪽).” 유대인 혈통이라는 함정과 자기모순저자가 길게 논증한 것처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퍼져 있는 유대교 신자들 사이의 세속적인 민족지적 공통분모는 결코 없다(451쪽).” 역사 속에서 ‘유대인’이란 특정한 혈연공동체가 아니라, 특정한 종교를 믿는 공동체(148~149쪽)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유대인이란 한민족이나 일본민족 같은 개념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나 불교 신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개념이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인이란 누구인가.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국가로 규정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다. 사실 이 문제는 이스라엘 정부에서도 수십년 동안 끊이지 않는 논란꺼리였다. 이스라엘 내무부 장관으로 시오니스트 좌파를 대표하던 이스라엘 바르 예후다는 1958년 3월 내무부에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진실하게 선언하는 사람은 유대인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그 밖에 증거는 필요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 조치는 즉각 논란이 됐고, 총리 벤구리온은 이 조치를 뒤집어 버렸다. 이후 내무부를 장악한 유대교 정통파들은 어머니의 정체성을 유대인 등록 기준으로 삼았다. 1970년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은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 혹은 유대교로 개종하고 다른 종교에 속하지 않은 자(519~521쪽)”라고 결정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은 국민 4분의1이 아랍계를 비롯한 비유대계다. 심지어 동구권 몰락 이후 이스라엘로 대규모 이주한 옛 소련 출신 유대계 이민자 가운데 30%도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신분증에 자신의 민족명을 기재해야 하는데 옛 동독 출신 중에는 민족명을 ‘동독’으로 쓴 사람도 있다. 왜 이런 모순이 벌어지는가. 19세기나 20세기 초 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모든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기원을 가진 하나의 민족”이라는 주장은 전형적인 반유대주의 논리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주장을 반대한다고 하면 반유대주의자 아니냐는 공격을 받는다. 전세계 유대인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같은 민족이라는 근대의 발명품, 신화가 역사가 되고 현실을 재구성하고 규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현실에 존재할리 없는 ‘유대인’ 혈통을 찾고, 국가 차원에서 유대인 혈통의 우수성을 입증할 증거를 찾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유대인 혈통이 아닌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배제와 차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정부가 국민의 민족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군대에 입대할 ‘권리’를 박탈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는 게 현재 이스라엘이다. 그런 차별과 배제의 극단적인 대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킬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제대로 된 국민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을 공식 합병하면 유대인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외국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국민으로 대접해 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20세기에 경험해봤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했던 일제식민지 시기였다. 이런 정치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스라엘 정치체제를 ‘종족정치’(Ethnocracy)라고 규정한다(552쪽). 이스라엘에서는 인사말이 ‘샬롬’이라고 한다. 평화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고 50만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던 땅을 피와 눈물로 물들인 뒤 세운나라였다. 1948년 아인슈타인과 한나 아렌트 등 유대계 지식인들은 메나햄 베긴을 비롯한 시오니스트 우익이 인종주의적 파시스트 국가론을 신봉한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캐나다 국적 의사 가보 마테가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게 지적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보 마테는 1944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외조부모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고 아버지는 나치 독일에 강제노역으로 동원됐다. “아우슈비츠에서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것이 팔레스타인인 사람들을 학살할 명분이 될 순 없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대량 학살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마스의 로켓이나 민간인 테러 공격은 가자지구의 맥락을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으며, 그 맥락은 근세와 현재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인종 청소 작전, 즉 팔레스타인 민족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정의로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점진적으로 합병하기, 비인도적인 봉쇄, 올리브숲을 파괴하기, 수천명을 임의로 투옥하고 고문하기, 민간인을 모욕하기, 주택 파괴. 이런 정책들은 정의로운 평화를 바라는 어떤 열망과도 함께할 수 없다.”
  • “㈜지슨이 개척한 무선백도어 해킹 방어의 새 지평,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력”

    “㈜지슨이 개척한 무선백도어 해킹 방어의 새 지평,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력”

    무선백도어 해킹 보안 시장을 개척하며 선도하고 있는 ㈜지슨(대표 한동진)이 무선백도어 해킹 탐지 시스템 ‘Alpha-H’로 ‘2024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슨의 무선백도어 해킹 탐지 시스템 ‘Alpha-H’는 서버실·데이터센터 등에 설치되어 최근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되는 무선백도어 해킹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문 제품으로, 시장점유율 100%이다. 특히 무선백도어 방어 체계에 필수적인 스파이칩 위치 추정 기술이 특허 기술로 적용된 제품이다. 무선백도어 해킹은 서버실 등에 침투된 무선 스파이칩을 통해 무선주파수(RF) 연결 통로를 확보하고 정보를 유출하거나 시스템을 교란하는 신종 해킹 수법이다. 무선백도어 해킹은 기존의 해킹 공격과는 달리 전자기기에 스파이칩을 심어 원격으로 해킹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망분리 환경에서도 기존 보안 시스템을 우회해 주요 시스템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도 무선백도어 해킹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감독원장 대상 국정감사 질의에서 “전통적인 해킹 수법에서 벗어나 무선 백도어 해킹이라는 신종 위협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슨의 무선백도어 해킹 탐지 시스템 ‘Alpha-H’는 서버실·데이터센터·발전소 컨트롤룸 등 망분리 상태의 보안시설에서 마더보드 또는 USB 장치에 숨겨진 스파이칩이 외부와의 무선 통신을 주고받는 무선 백도어 해킹 징후를 실시간 탐지한다. 자유공간 경로손실을 이용한 경사하강법 기반의 위치추정으로 스파이칩이 설치된 서버를 지목하면, 스파이칩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무선백도어 해킹을 차단한다. 얼마나 빨리 스파이칩을 색출하는가에 따라 정보의 유출 정도 및 시스템의 파괴 수준이 결정되는 만큼 탐지 기능 못지않게 위치추정 기능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신종 무선백도어 해킹 등 보안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무선백도어 해킹 예방을 위해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오는 26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되는 2024 국제치안산업대전은 국내 첨단 보안·치산산업 제품 관련 유망 기업과 실무 관계자가 참여해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는 국내 유일한 경찰청 주최 공식 행사다.
  • 1억년 전 ‘호박’서 반딧불이 발견…공룡시대에도 밤하늘 환하게 밝혔다 [핵잼 사이언스]

    1억년 전 ‘호박’서 반딧불이 발견…공룡시대에도 밤하늘 환하게 밝혔다 [핵잼 사이언스]

    공룡이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반딧불이가 지구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고대 반딧불이가 약 9900만년 된 호박 속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영원한 무덤’이라는 호박(琥珀) 속에 ‘봉인’된 채 발견된 백악기 반딧불이 화석은 과거 발견된 사례가 한차례에 불과할 만큼 극히 희귀하다. 반딧불이 종 대부분 몸이 부드러워 화석으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 연구를 이끈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는 과거 미얀마에서 발견된 호박 속에서 나온 반딧불이 화석을 분석해 새로운 속과 종으로 분류하고 ‘플라마리오넬라 헤하이쿠니’(Flammarionella hehaikuni)라는 학명으로 명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반딧불이는 길이가 1㎝ 미만으로 긴 더듬이, 투명한 날개 그리고 오늘날의 반딧불이와 매우 비슷한 복부 끝 부분에 발광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카이천양(蔡晨陽) 교수는 “이 고대 반딧불이는 삼각형 톱니 모양의 길쭉한 더듬이 세트를 가진 것이 특징으로 타원형 감각 수용체를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이 화석은 이 발광(發光)기관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 생물 발광 진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발광 기관은 짝을 끌어들이는 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체 간의 소통에도 활용됐을 것”이라면서 “공룡들이 황혼 무렵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라고 덧붙였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깨끗한 하천과 습지에 산다. 특히 반딧불이는 어두울 때 몸에 있는 생체 발광 기관에서 빛을 내 서로 소통하고 짝을 찾는 곤충으로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대부분의 서식처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한편 마치 타임머신처럼 반딧불이를 가둔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회보 생물과학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 HS효성첨단소재,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 나서… 500그루 식재

    HS효성첨단소재,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 나서… 500그루 식재

    HS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에서 맹그로브 숲 살리기에 나섰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2일 베트남 짜빈성 미롱남 마을에서 베트남 현지 사회적 기업 ‘맹그러브’(Manglub)와 함께하는 ‘HS효성첨단소재 메콩델타 맹그로브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를 통해 500그루의 맹그로브 묘목을 심었으며, 향후 총 2헥타르(ha)에 맹그로브 묘목 4000그루를 심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맹그로브 숲은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의 맹그로브는 해안 지반을 잡아주고 바닷물이 저지대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새우 양식장과 같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문제로 많은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고 있다. 베트남을 주요 해외 거점으로 두고 있는 HS효성첨단소재는 짜빈 지역을 시작으로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부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맹그로브 수종의 연구를 지원한다. 이번 HS효성첨단소재 메콩델타 맹그로브 프로젝트는 베트남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첫 활동으로 식재 및 관리, 지역 주민 대상 교육 등을 통한 지역 상생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ESG 관계자는 “국내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에 이어 베트남 지역의 맹그로브 숲 복원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HS효성첨단소재는 국내에서도 국립생태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멸종위기식물인 전주물꼬리풀 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으며, 충남 서천, 울산 울주 멸종위기 밀원식물 정원 조성, 유부도 내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등 생물다양성 보존 및 증진 활동에 나서고 있다.
  • “가족 파괴” 검찰, 투자리딩방 사기 일당 ‘징역 30년 구형’

    “가족 파괴” 검찰, 투자리딩방 사기 일당 ‘징역 30년 구형’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에 가담해 수십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명에게 검찰이 징역 5~30년 등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날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에서 열린 A씨(41) 등 4명(범죄단체가입 등)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고 24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3명에 대해서도 징역 각각 5~25년의 중형을 요청했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범죄 단체에 가입해 1년여간 37명으로부터 4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이성적 호감(로맨스 스캠)을 얻은 뒤 투자를 유도하거나 비상장 주식에 참여(투자리딩방 사기)할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로부터 1억원이 넘는 투자 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는 자녀 2명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자녀 1명이 숨지기도 했다. A씨는 범죄 조직에 한국인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한 가족의 일상을 짓밟고 가족을 파괴했다”며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경제·정신적 피해와 국가 및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게 한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들은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조직에 단순 가담했을 뿐이라며 선처를 바랐다. 최후 진술에 나선 A씨는 법정에 나온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 뒤 “정말 잘못했다. 지은 잘못에 대해서는 거짓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개비를 주겠다는 중국인의 제안을 받아들인 어리석은 판단으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11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 레바논 아파트 순식간에 붕괴시킨 ‘이스라엘 첨단 미사일’ 정체는? [핫이슈]

    레바논 아파트 순식간에 붕괴시킨 ‘이스라엘 첨단 미사일’ 정체는? [핫이슈]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레바논 베이루트 로베이리 지역의 한 아파트 아래를 강타해 그대로 무너져 내린 가운데, 당시 사용된 미사일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이용해 이날 이스라엘군이 사용한 미사일은 스마트 유도 폭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시 순식간에 날아와 아파트를 붕괴시킨 이 미사일은 특히 그 모습이 생생하게 AP통신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전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외신들은 이스라엘 무기고에서 가장 강력한 폭탄 중 하나가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무기 연구원 리처드 위어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유도키트인 ‘스파이스’가 장착된 2000파운드 탄두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스(SPICE·Smart, Precise-Impact and Cost-Effective)는 이스라엘 국방부 소유 무기 제조업체인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즈가 제작한 것으로 2000파운드 버전의 사거리는 최대 60㎞, 타격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이스라엘 전투기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날개를 이용해 진로를 조정하면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라파엘 측은 스파이스 키트는 낮과 밤, 악천후, GPS 방해 지역에서도 작동되며 높은 치명성과 정밀 타격 정확도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군사분석가인 조셉 뎀프시도 “사진 속 이 무기는 2000파운드의 스파이스 폭탄”이라면서 “유도시스템이 GPS와 전자광학 유도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 무기의 파괴력은 탄두의 크기 등 여러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이스라엘군은 23일 베이루트의 한 아파트를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사일이 떨어지는 모습이 순간 정지된듯 그대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사진을 촬영한 AP통신 비랄 후세인 기자는 “큰 나무 뒤에 숨어서 공습이 예고된 건물 쪽으로 카메라를 겨누고 있었다”면서 “그로부터 몇 분 후 미사일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건물을 향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공습은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소셜미디어에 해당 건물 주위에 사는 사람들은 대피하라는 아랍어 경고문이 게시된 지 40분 만에 이루어졌다. 이에 사전에 주민들이 대피해 현재까지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무장단체와 관련된 이익과 시설이 근처에 있다고만 밝혔을 뿐 해당 건물이 표적이 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 보드카 못 먹게 하려고?…우크라, 양조장 2곳 드론 공격한 이유

    보드카 못 먹게 하려고?…우크라, 양조장 2곳 드론 공격한 이유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공장과 군사창고 등을 목표로 드론 공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특이한 공장이 그 대상에 올랐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22일 새벽 드론을 이용해 모스크바 남쪽 툴라 주 예프레모프, 루즈코프스키, 라스카조보 등 4곳의 공장을 드론으로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드론 공격으로 각 공장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며 큰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당국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두 에탄올 제조 공장과 두 알코올 생산 공장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우크라이나군 공격 대상에 두 알코올 생산 공장 즉 양조장이 공격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에탄올의 경우 폭발물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것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이에대해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이번 공습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깊숙한 곳을 타격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술과 맞아 떨어진다”면서 “다만 목표물이 특이하다. 기존에는 대부분 군사시설, 연료저장소, 상징적인 목표물을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과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 공격으로 보드카 생산이 중단돼 러시아인들의 사기가 저하될 것”, “보드카를 파괴하면 러시아를 파괴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같은 소문이 확산하자 우크라이나 국가 안보·국방위원회(NSDC) 허위 정보 대응 센터장인 안드리 코발렌코는 “22일 공격받은 두 양조장은 폭발물과 연료를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곧 공장이 양조장으로 위장되어 있는 군사용이라는 설명이다.
  • “전쟁·폭력적 파괴 커지는 세상 절망… 역사에서 못 배우는 인간 안타까워”

    “전쟁·폭력적 파괴 커지는 세상 절망… 역사에서 못 배우는 인간 안타까워”

    “한강 노벨상 축하, 기쁨 나누고 싶어”토지문화재단 “고통과 악 마주하며생명과 희망 가능성 집요하게 추적” “현재 세계의 상황은 매우 절망적입니다. 전쟁과 폭력의 파괴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실비 제르맹(70)은 23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동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세계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지성인으로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제르맹은 환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문체로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다. 1989년 장편 ‘분노의 날들’로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인 페미나상을 받았다. 20권이 넘는 소설과 함께 예술과 시, 종교에 대한 에세이까지 포함하면 총 40권에 달하는 저작을 냈다. 국내에도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마그누스’, ‘호박색 밤’, ‘숨겨진 삶’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됐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문예비평가인 에마뉘엘 레비나스(1906~1995)의 제자로 그의 지도 아래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악(惡)과 용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용서는 우리 문화와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용서의 개념을 각 문화에서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공통적인 것은 결국 용서란 복수의 악순환을 끊고 악을 막아 내는 장치라는 점입니다.” 박경리문학상을 주관하는 토지문화재단은 “인류가 대면하고 있는 고통과 악의 실재를 마주하고 동시에 생명과 희망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작가”라며 “인간성의 위상과 자신의 얼굴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고 제르맹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르맹은 “박경리문학상을 받게 돼서 놀랍고 무척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수상을 통해 이 상이 프랑스에도 알려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얼마 전 한국인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축하하며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리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 등을 남긴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 정신을 기려 2011년 제정됐다. 전 세계 소설가를 대상으로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수여하며 상금은 1억원이다.
  • [길섶에서] 파주향교에서

    [길섶에서] 파주향교에서

    조선시대 의주길은 한양도성을 나서 홍제원과 벽제를 지나고 혜음령을 넘어 광탄과 파주를 거친 뒤 임진나루로 이어졌다. 고양현 관아는 오늘날의 고양동, 파주목 치소는 파주읍에 있었다. 의주길 주변 지역이 쇠퇴한 것은 1905년 경의설 개통과 깊은 관계가 있다. 대신 경의선 부설과 함께 고양 일산과 파주의 금촌과 문산은 농촌마을에서 도회지로 탈바꿈했다. 고양동은 경의선이 아니라 오는 12월 재개통하는 교외선이 지난다. 파주읍에는 경의선 전철이 서는 파주역이 있지만 파주목 읍치는 산을 넘어 한참을 가야 한다. 파주에 산 지 20년이 됐지만 파주목의 흔적은 둘러본 적이 없었다. 관아는 사라졌지만 향교는 남아 있다고 했다.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찾아가니 파주향교는 초등학교 언덕 넘어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군부대 철조망이 향교 앞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으니 어디서도 보지 못한 풍경이었다. 6·25전쟁으로 향교가 파괴된 자리에 군부대가 들어서고, 이후 향교가 복원되면서 이렇게 됐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만 하고 왔다.
  • “러, 北 비핵화 방해… 韓,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금지 풀어야”[박성원의 직설대담]

    “러, 北 비핵화 방해… 韓,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금지 풀어야”[박성원의 직설대담]

    러, 대북 제재 파괴… 北과 군사 밀착한러 관계 더이상 잃을 것 없는 상황러 군사력 소진에 우리도 힘 보태야美대선 트럼프 유리해져 안보 타격북핵 동결론에 말려들면 한국 재앙北 핵 사용 봉쇄할 ‘거부능력’ 필요우라늄 농축 기술·시설 10년 후 가능전력 수급·에너지 안보 차원 추진 땐美 반대할 명분 없고 中에 경고 수단韓, 日과 양자·다자동맹 현실성 없어제한적 안보 협력이 사실상 최대치中 강압엔 필수 기술·품목으로 대응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의 특수부대 파병을 계기로 북한과의 군사적 밀착을 심화하고 있는 러시아에 관해 “러시아는 대북 제재 파괴에 앞장서는 북한 비핵화의 방해자가 됐다”면서 “러시아 눈치 볼 것 없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은 안 한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김정은의 핵 동결론이라는 사기극에 말려들면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북핵 사용을 봉쇄할 수 있는 ‘거부 능력’과 핵무기 제조의 잠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36년의 공직 생활 동안 북한 핵미사일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쌓은 천 이사장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시절이던 2007년 북한과의 2·13 합의를 이끌어 냈고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전면 개정을 이뤄 냈다. 퇴임 후엔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매달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2년 출간한 저서 ‘대통령의 외교안보 어젠다’는 한반도의 외교안보 현안을 꿰뚫는 필독 입문서로 꼽히고 있다. -이제 열흘 남짓이면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는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트럼프 후보가 좀더 유리한 거 같아서 걱정이 든다.” -트럼프가 되는 걸 걱정하는 이유는. “동맹을 미국의 기생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미국의 세계 전략이나 안보에 기여하는 역할보다 왜 한국 같은 부자 나라를 지켜 주는 데 미국 납세자의 돈을 쓰느냐는 생각이 강한 사람이다. 동북아 평화 같은 건 뒷전이고, 미군 주둔 비용을 받아 내는 데 집착하는 사람이라 한미동맹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아메리카 퍼스트’와 대중(對中) 강경 무역정책을 쓰면서 한국에 미칠 파고가 거셀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 “트럼프의 대외 정책은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도 있지만, 대중 무역 같은 경우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는 “한국은 머니 머신(부유한 나라)이다. 내가 백악관에 있으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간에 최근 타결한 분담금 협정에서 2026년도 한국의 분담금으로 책정된 액수(1조 5192억원)에 비해 9배나 더 내라는 소리인데. “트럼프식 허풍으로 본다. 현직에 있을 때도 한국으로부터 50억 달러를 받아 내겠다 했지 않았나. 다만 그런 주장이 표가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트럼프식 선동이 미국의 바닥 정서에 먹혀든다면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는 더 힘들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시진핑, 푸틴,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재집권 시 이들 독재자와의 협상을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김정은과의 협상을 통해 북핵을 현 상태로 동결시킨다면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북한이 이미 50개 이상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계속 늘리고 있는 데는 향후 협상에서 과잉 보유량 일부만 내놓고 엄청난 양보를 한 것처럼 사기를 치려는 심산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말려들면 우리에겐 재앙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핵 문제에 관해 정확히 우리와 이해가 일치하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한일이 공동으로 북핵에 관한 입장을 미국 측에 내놔야 한다. 한일 양국이 결사반대하는 딜은 트럼프도 하기 어렵다. 동맹국의 이익에 반하는 딜을 하면 미국 의회나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우리 국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 때는 미 의회를 움직여서 해결할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해리스 집권 시엔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워싱턴선언’과 한미핵협의그룹(NCG), 그리고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의 3국 간 포괄적·다층적 안보협력체 등이 유지될까. “유지될 걸로 본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시스템이 움직이는 곳이지 대통령 한 사람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데가 아니다. 원래는 공화당도 그랬는데 지금의 공화당은 트럼프가 독단적,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가속화되고 있는데,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선을 앞둔 정강정책 개정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졌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이 핵을 갖고 있는 동안에는 우선 핵 사용을 억지해야 한다. 미국의 확장 억제가 이런 걸 억지할 수 있는 가장 신뢰성 있는 수단이다. 자꾸 미국을 못 믿겠다며 뭐 자꾸 더 보여 달라고 가서 괴롭힐 일이 아니다. 문제는 확장 억제를 아무리 강화해도 북한 내부 사정으로 인해 억지가 실패할 위험성이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려는 순간, 그 직전에 우리가 북한의 모든 핵미사일과 핵미사일 기지를 다 제거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거부 능력’(Denial Capability) 확보에 투자하는 게 더 실속이 있다고 본다.” -거부 능력? “북한의 핵 사용을 원천 봉쇄하고 이를 막아 낼 수 있도록 첫째 실시간 감시용 정찰 자산을,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제거할 탄도미사일 전력을, 셋째 선제공격에서 놓친 미사일을 요격할 촘촘한 다층 미사일 방어망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점증하는데. “문명국은 핵무기를 갖고 있어도 선제 사용이 불가능하다. 핵무기는 응징·보복용으로밖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미 핵 공격을 당한 후에 대량 응징·보복을 한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 미국이 이미 핵 응징·보복 능력을 엄청나게 과잉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걸 더 갖는 건 안보적 부가가치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미국의 확장 억제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우리가 결심하면 단시일 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잠재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한미동맹이 지금같이 건실하게 영원히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같은 것을 말하는가.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재처리는 경제성이 없고 미국의 동의를 받기도 어렵지만, 동의를 받더라도 환경적으로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라늄 농축은 미국의 장비와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 없고, 우리가 지금부터 연구개발과 공정 개발에 착수하면 10년 후에라도 농축 시설을 건립할 수 있다. 지금은 농축 우라늄을 100% 해외에서 수입한다. 26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우리가 거기에 사용할 핵연료 자급을 위해 연구개발을 하겠다, 국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이걸 해야겠다고 하면 미국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중국 같은 나라에도 하나의 경고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는 취임 전 얘기하던 ‘아시아판 나토’ 주장을 아직 본격적으로 꺼내지 않고 있다. “일본과는 양자든, 다자든 동맹으로 가는 것이 현단계에선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 설사 과거사가 해결된다 해도,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한일 관계 현주소로 볼 때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한도에서의 제한적 안보 협력이 최대치가 될 것이다.” -최근 북한과 중국이 러북 밀착 분위기와는 달리 좀 냉랭한 듯한데. “북한이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구축하는 건 안보 지형을 바꾸는 거사인데, 이를 중국과 상의하지 않는 건 중국으로선 아주 기분 나쁜 일이다. 하지만 중국에 북한은 버릴 수 없는 자식 같은 존재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을 할 때 러북동맹이 미국을 한반도에 묶어 놓는다면 가장 큰 전략적 수혜자는 중국이 될 것이다.” -내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까. “방한을 해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오는 것이지, 우리와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라고 미리 김칫국 마실 필요가 없다. 한중 관계는 중국이 우리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존중해야 좋아질 수 있는 것이지, 우리가 괜히 시진핑에게 가서 엎드릴 필요는 없다. 우리가 무역·경제에서 중국 의존도를 계속 줄여 나가고 미국 등 우방, 동남아 비중을 늘려 나가서 중국이 우리를 강압할 수 있는 소지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에 없어선 안 될 기술이나 품목 몇 개를 우리가 갖고 있어야 강압에 대항할 수 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동 ‘가자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막강한 정보력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 “지난 정권에서 가장 잘못한 일이 정보기관이 정보기관 역할을 못 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정보기관을 비(非)정치화하고 전문화된 프로 집단으로 만들어서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특수전 부대를 주축으로 한 1만여명을 파병하고 있다. 러북 간 군사동맹의 본격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러북이 무기를 상호 지원하고, 특히 러시아가 대북 제재 파괴에 앞장서는 순간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의 최대 방해자가 된 것이다. 우리는 한러 관계에서 잃을 건 다 잃었다. 러시아 눈치 볼 것 없이 러시아 침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안 한다는 방침을 이젠 철회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한 군사력을 소진하도록 우리도 힘을 보태야 한다.” -북한 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하고 올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통일 삭제와 한반도 전쟁 시 ‘대한민국 완전 점령, 평정, 수복 및 공화국 영역 편입’을 언급했다. 실제 지난 7, 8일 최고인민회의 헌법 개정에도 반영됐다는데. “영구 분단을 정권 안보의 마지막 수단으로 삼겠다는 저의다. 한국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기에 통일을 북한 주민들 머릿속에서 지우고 대한민국을 동경하지 않도록 소위 ‘반동사상문화’ 유입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게 흡수통일이기 때문에 남북 간의 문화정보 전쟁을 무서워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통일의 원칙과 비전으로 자유·평화 통일을 근간으로 하는 ‘8·15 통일 독트린’을 내놨다. 북한은 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화를 포기한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자유·평화 통일은 역대 정부가 다 추구해 온 것인데, 이를 흡수통일이라고 비판하는 건 잘못이다. 북한 주민을 계몽하고 민주적 권리 의식을 갖도록 대북 정보 전쟁, 문화 전쟁을 통해 의식화하는 게 중요하다. 대북 방송 강화도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야 의식이 바뀔 수 있다. 통일은 그다음에 가능한 문제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의한 북한의 자유화·민주화가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자유의사 표시가 가능한 수준이 됐을 때 자유의사에 의한 결정으로 통일이 이뤄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 천영우 이사장은 195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동아고, 부산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외무고시 합격 후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국제원자력기구(IAEA) 담당 참사관, 국제기구국장, 주유엔 차석대사, 외교정책실장,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영국 대사, 외교통상부 제2차관 등을 거쳤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2년 반 동안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 AI 시대 ‘노동 중위계층’ 타격 커… 역으로 기술 활용해 기회 삼아야[2024 서울미래컨퍼런스]

    AI 시대 ‘노동 중위계층’ 타격 커… 역으로 기술 활용해 기회 삼아야[2024 서울미래컨퍼런스]

    업무·법률 등 양극화 심화 불가피새 비즈니스 모델·역량 강화 중요 “AI는 성역 없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해야 합니다.” 23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서울미래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노동 지형의 변화’라는 주제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앞으로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엿볼 수 있었다. 노동 지형 변화 세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스스로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기술로 인해 노동자의 일과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노동 수준·강도가 낮은) 하위 역량 노동시장에서는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 활용을 통해 빠르게 중위단계로 치고 올라갈 수 있고, 변호사와 같은 상위 전문가 집단에서는 이전보다 많은 양의 일을 손쉽게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노동력 수준이 애매한 중위계층에서는 전방위적으로 입지가 공격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더 수월하게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양극단의 집단과 달리 보통의 업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설 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어 길 연구위원은 중위계층 노동자가 AI 시대에서 생존 및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데이터를 소유한 기업이나 단체는 AI를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하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최초로 법률 GPT를 개발한 임영익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AI 기술의 발전이 법률가의 업무 형태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법률 영역에서도 파괴적 혁신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리걸테크(법률 기술 서비스)의 등장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률 영역의 AI 기술 발달은 거세다. 법률 계약서 자동 분석과 내용증명서, 고소장 등은 클릭 한 번으로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챗GPT 3.5는 2022년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그다음 버전인 챗GPT 4는 다음해 시험을 통과한 바 있다. 임 변호사도 개인의 AI 역량 강화 중요성을 짚었다. “AI 법률 보조 서비스 도입 후 사표를 낸 법률사무 보조원이 6개월 뒤 법률AI 검색 결과를 정교화하는 기술인 ‘AI 프롬프트’를 배웠다며 재고용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AI시대에 맞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는 독재 파시스트”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는 독재 파시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존 켈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파시스트로 규정했다. 켈리 전 실장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뽑을 때 적합성과 인품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4성 장군 출신인 켈리는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러나 백악관을 나온 뒤 그의 위험성을 경고해 온 인물들 중 하나다. 다른 이들과 달리 트럼프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해 온 편이었던 그의 인터뷰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 속에 재차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켈리 전 실장은 “독재적 지도자, 중앙집권 독재, 군사주의, 반대자에 대한 강압, 태생적인 사회계층을 특색으로 삼는 극우 독재, 초강경 국수주의 사상”이라며 파시즘의 정의를 언급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기에 제대로 들어맞는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저 전직 대통령(트럼프)은 확실히 극우의 영역에 있다. 확실히 권위주의자이며 독재자들을 선망한다고 자신이 말했다”며 “그는 파시스트의 일반적 정의에 들어맞는다”고 덧붙였다. 켈리 전 실장은 “나는 그의 정책 일부에 동의한다”면서도 “잘못된 사람을 고위직에 앉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부적격자로 규정했다. 이어 “그는 확실히 독재자다운 정부 접근 방식을 선호했다”며 트럼프가 집권 당시 자기 권력의 한계에 불만스러워했다고도 회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더 큰 문제는 외부에서 들어와 우리나라를 파괴한 사람들이 아니라 내부의 사람들”이라며 ‘내부의 적’을 군을 동원해 진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켈리 전 실장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 “트럼프, 군대 동원해 반대파 진압 원했다” 과거 최측근의 경고

    “트럼프, 군대 동원해 반대파 진압 원했다” 과거 최측근의 경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재임 당시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측근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파시스트로 규정하며 유권자들에게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첫해부터 반대파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하고 싶어했다며 그가 히틀러를 일부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뽑을 때 적합성과 인품을 고려해야 한다며 “잘못된 사람이 고위직에 선출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토안보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17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트럼프 정부 전반기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이 NYT와 세 차례에 걸쳐 대담에 나선 것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파를 향해 군대를 동원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일 상황이 어떨 것으로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더 큰 문제는 외부에서 들어와 우리나라를 파괴한 사람들이 아니라 내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매우 나쁜 사람들, 일부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일에 반대파가 시위 등 행동에 나설 경우 “매우 쉽게 처리(진압)되겠지만 필요하다면 주방위군, 또는 정말로 필요하다면 군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비서실장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부에서 비판을 받고 때로는 헌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동에 실망하고 괴로웠다고 밝혔다. 켈리는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고 “독재적 지도자, 중앙집권적 독재, 군국주의, 반대파에 대한 강제적 억압, 태생적인 사회 계급에 대한 믿음을 특색으로 삼는 극우 독재, 초강경 국수주의 사상”이라는 파시즘의 정의를 크게 읽은 뒤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트럼프가 ‘파시스트’의 정의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 전직 대통령(트럼프)은 확실히 극우의 영역에 있다. 확실히 권위주의자이며 독재자를 선망한다고 스스로 말했다. 그가 파시스트의 일반적 정의에 부합한다는 건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 권력의 한계에 불만을 품었다고 전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그는 확실히 독재적인 정부 방식을 선호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여기서 말하는 권력이란 원하는 것은 언제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업할 때처럼 무언가 하라고 하면 사람들이 따르고, 합법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파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백악관을 떠날 때 재임 중 겪었던 일에 대해 웬만하면 침묵을 지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켈리 자신과 관련해 매우 부정확한 발언이 나올 때만 나설 생각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부의 적’을 향해 군대를 동원하겠다는 최근 발언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 입을 열어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미국 시민을 상대로 군대를 동원하는 문제는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통령 당선을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도 매우, 매우 나쁜 일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부터 미국 시민을 상대로 미군을 동원하면 왜 안 되는지, 그러한 대통령의 권한엔 한계가 있다는 말을 계속 들었지만, 자신(트럼프)에게 그런 조처를 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회고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헌법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기본 가치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그는 미국의 헌법, 가치관, 가족과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방식 등 미국이 무엇이고 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것을 거부한 유일한 대통령이며, 내가 아는 한, 확실히 내 생애에서 그런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도 좋은 일을 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면서 역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절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고 만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 신와르, 죽기 전 ‘모든 인질 처형’ 명령? 이스라엘 협상가, ‘소문 확산’에 한 말은? [핫이슈]

    신와르, 죽기 전 ‘모든 인질 처형’ 명령? 이스라엘 협상가, ‘소문 확산’에 한 말은? [핫이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61)는 자신이 죽으면 가자지구에 남은 모든 인질들을 죽이라고 명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이스라엘 주요 인질 협상가 거손 바스킨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 16일 가자 남부 라파 한 터널에 은신해 있다가 자신의 경호원 한 명이 이스라엘군에 발각되고 나서 몇 시간 뒤 더 안전한 곳으로 탈출을 시도하며 교전을 벌이다가 숨졌다. 이와 관련, 바스킨은 “(인질 석방을 위한) 기회의 순간일 수도 있지만, 파멸의 순간일 수도 있다”면서 “신와르가 인질들을 잡고 있는 사람(하마스 무장 대원)들에게 자신이 죽으면 남아 있는 인질들을 모두 죽이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이 있기에 파멸의 순간인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자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 인질은 시신까지 포함해 총 101명으로, 이 중 최소 60명은 신와르 사망 직전까지 생존해 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 인질들은 이들을 붙잡고 있는 하마스 전투 대원들을 신와르의 동생이자 강경파인 무함마드가 새로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생존 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바스킨은 이번 처형 명령 소문의 진위나 처형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지난달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이 진격하면서 한 터널에서 인질 6명이 이미 처형당한 채 발견됐던 사실을 예로 들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신와르 사망 직후 가자지구에서 인질 석방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안전한 통행권과 재정적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것도 이 같은 인질 처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바스킨은 지난 20년 넘게 하마스 내부 소식통들과 연락을 취해왔으며, 지난 2011년에는 신와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과 2006년부터 하마스에 5년 넘게 잡혀 있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트 샬리트 간의 인질 교환 협상에 주요 협상가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신와르 죽음, 협상으로 이어질 수도…미국 영향력에 달려”바스킨은 신와르의 죽음이 휴전과 성공적인 인질 교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갖고 있는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바스킨은 또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인질을 풀어주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나라로 가는 자유로운 통행권과 많은 돈을 주겠다고 매우 분명하게 선언해야 할 기회의 순간”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은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이집트, 카타르와 접촉해 거의 4개월간 성사 없이 진행된 협상이 아니라 인질들을 더 빨리 귀환시키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게 하는 협상으로 신속히 갱신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불행히도, 바이든(미국 대통령)이 강력하게 나서서 네타냐후가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하도록 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게 아니면 네타냐후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스킨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강제할 수 있는 필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것이 사용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움직임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질문에는 “비밀리에 진행하기보다는 대중의 눈에 띄게 진행해야 하지만, 무기 금수조치를 위협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렇게까지 갈 필요도 없다. 알다시피, 제임스 베이커가 (미국) 국무장관이었을 때, 그가 해야 했던 전부는 ‘이게 내 전화번호다. 통화하고 싶을 때 전화해’라고 말한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스라엘 사회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면서 “(헨리) 키신저는 ‘재평가’(재검토)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그로 인해 (평화주의자) 이츠하크 라빈이 (이스라엘 총리로) 선출돼 이츠하크 샤미르가 몰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옵션으로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전략적 대화에 대한 일시적인 불신, 북미 미군 기지에서의 이스라엘군 조종사 훈련 일시 중단, 이스라엘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미국 내 기관에 대한 세무 상태 검토 등이다. 바스킨은 “그들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이런 종류다. 그 관계는 너무 깊고 넓다”면서 “미국인들이 모자에서 꺼낼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바스킨은 미국의 이 같은 협상 압력 시기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휴전을 확보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이끌고 ‘대량학살자 조’라는 자신의 별명을 묻어버리려는 강력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바스킨은 지난 2006년 샬리트가 하마스 군사조직에 납치당했을 때부터 주요 인질 교환 협상가였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처음에 하마스 요구에 동의하기를 꺼렸지만, 2011년 무렵에는 여론이 협상 지지 쪽으로 압도적으로 바뀌면서 샬리트가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후 이스라엘이 치른 대가는 엄청났다. 당시 석방된 1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신와르를 포함한 300명 이상이 그후 이스라엘 국민들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중 4명은 바스킨 아내의 사촌을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가자 내 인질 석방시키려면 팔 수감자들 다시 한번 풀어줘야”그러나 바스킨은 이스라엘이 가자 내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을 성사시키려면 다시 한번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교환해야 하며, 그렇게 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면서도 수감자 석방, 심지어 신와르와 같은 사람들의 석방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안보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10월 7일(지난해 하마스 급습)은 신와르 때문이 아니었다. 10월 7일은 우리가 56년간 다른 사람들을 점령하면서 그들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을 수 없게 하거나 가자지구의 200만 명을 빈곤에 가두고 가자지구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10월 7일로 이어진 계기”라고 설명했다. 바스킨은 10월 7일이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을 통한 군사력에 기반한 이스라엘 정책을 근거로 삼고 있는 오류에 맞서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해방 전략의 일환으로 무력 투쟁이 더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옳든 그르든 무력 투쟁은 주로 죽음과 파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강(요르단강)과 바다(홍해) 사이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면서 “모두를 위한 자유, 자기결정권, 안보, 존엄성이라는 원칙에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한동훈 “‘불만 1순위’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 요구, 이재명 선고 전에 해소해야”

    한동훈 “‘불만 1순위’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 요구, 이재명 선고 전에 해소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다음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결과들이 11월 15일부터 나온다”며 “우리는 그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나.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1심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이 집권하면 안 된다는 점에 많은 국민이 점점 더 실감할 것”이라며 “반대로 민주당은 그 상황에서 더 폭주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더욱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이야기하는 ‘불만 1순위’라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와 함께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있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유로 미루진 않겠다”고 말했다.
  • 文정부, 지하시설은 확인도 않고 “북한 GP 불능화”

    文정부, 지하시설은 확인도 않고 “북한 GP 불능화”

    문재인 정부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 최전방 감시초소(GP) 파괴 점검을 하며 지하시설 파괴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불능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우리 GP 시설은 지하까지 모두 파괴돼 복구에만 150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22일 국민의힘 유용원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기밀 해제 후 제출받은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에는 북측이 완전히 폭파시켰다고 주장한 10개 GP에 대한 우리측 검증단의 현장 조사 내용이 담겼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1월 비무장지대(DMZ) 내 GP 각각 10개를 파괴했고, 같은 해 12월 서로 검증단을 보내 파괴 여부를 검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검증단은 북측 10개 GP 지상시설에 대해서는 대체로 폭파 및 철거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GP는 교통호 매몰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지뢰지대 표지 설치로 교통호 매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지하시설에 대해선 10개 중 8곳에서 식별이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식별이 어려웠던 8개 GP 중 5곳은 북한이 지하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검증단이 미상의 지하공간을 발견해 지적하자 ‘샘물’이라고 했다가 ‘지하 물탱크’라고 번복하는 등 북한이 “둘러대기 급급”했다고 보고서에 기록됐다. GP 내에서 기관총 등을 운용하는 총안구 파괴 여부에 대한 검증도 부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GP 중 7곳에서 총안구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파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총안구는 7개 GP에서 총 31개에 달한다. 문제는 검증단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부분을 보고서에 기록으로 남기면서도 총평에서는 모두 ‘불능화’ 평가를 내렸다는 점이다. 당시 군 당국도 이에 따라 북한 파괴 GP가 불능화됐다고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유용원 의원은 “당시 북한 GP는 지하시설이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2∼3개월 만에 신속 복구가 가능했던 반면, 우리측 GP는 당시 지하시설까지 모두 파괴돼 혈세 1500억원을 투입해 2033년에야 복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북한 GP 부실 검증 발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행위는 엄정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14세 학생, 수업 중 총기 난사해 3명 사망…“SNS와 게임이 문제”

    14세 학생, 수업 중 총기 난사해 3명 사망…“SNS와 게임이 문제”

    브라질의 14세 학생이 수업 중 총기를 발사해 같은 반 친구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B뉴스 등 브라질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상파울루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학교 학생이었던 사무엘 안드라데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수업 중 갑자기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안드라데는 38구경 리볼버를 들고 등교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친구들에게 총격을 가한 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학생들과 교사는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라데가 휘두른 총격에 맞은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은 모두 친하게 지내 온 친구였으며, 매주 교회에 함께 가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안드라데의 아버지는 아들이 총을 어디서 구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가해자의 아버지는 무기 소유권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말하지 않았다”면서 “어린 10대 소년이 어떻게 총기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안드라데가 언제나 조용하고 차분하며 예의바른 학생이었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당국은 총격 사건을 목격한 학생과 교사를 위해 심리학자와 사회복지사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또 헬리오폴리스 시 정부와 교육부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을 보장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피해 학생 중 한 명인 페르난다(15)의 어머니는 “SNS와 디지털 게임이 우리 아이들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부모들은 자녀가 온라인에서 무엇을 시청하는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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