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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위협하는 中화웨이 그 성장비밀을 파헤치다

    삼성 위협하는 中화웨이 그 성장비밀을 파헤치다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톈타오·우춘보 지음/이지은 옮김/스타리치북스/435쪽/2만원 요즘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여년 전 창업 당시 자금, 상품, 인재, 기술 모두가 별 볼 일 없는 5명의 직원에 지나지 않았던 화웨이가 지금은 세계 2위의 통신회사로 성장했다. 2010년 ‘포천’지는 최단 기간 임직원 15만명의 글로벌 통신회사로 성장한 화웨이를 세계 50대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렇듯 화웨이는 더 이상 중국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이슈를 만들어내며 세계 통신업계를 뒤흔드는 강자로 우뚝 섰다. 세계 각국의 많은 통신기업들이 화웨이를 주목하는 동시에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지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간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는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는 화웨이 CEO 런정페이의 창조경영을 조명하고 기업의 인문, 역사, 철학 등을 그려낸 경영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시장이 급변하는 통신업계에서 중국의 작은 IT기업이 세계 2위의 통신회사가 되기까지 고군분투하는 성장 스토리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독창적인 기업문화와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방대한 경영 스토리를 국내 처음 심층 분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만하다. 가장 중국다우면서도 중국을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세계로 도약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화웨이는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외부에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오로지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만 주력했다. 다른 IT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영속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매스컴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순식간에 무너지는 많은 사례를 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았다. 이러한 신비주의는 중국 내에서도 질타와 시기의 대상이 됐다. 런정페이는 하루도 실패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회고한다. 화웨이 기업문화는 ‘늑대문화’로 대표된다. ‘팀플레이 정신’과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생존력’, 극한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말한다. 이 책은 21세기 글로벌 기업의 나아갈 길인 ‘고객 지향적 미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마주작’ 마재윤, 中게임대회 출전…왜 비난받나 보니

    ‘마주작’ 마재윤, 中게임대회 출전…왜 비난받나 보니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한국 e스포츠계의 공적’ 마재윤이 중국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스타1)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마재윤은 지난 2010년 e스포츠 불법베팅 사이트를 중심으로 벌어진 승부조작에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해 징역 1년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충격적인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해 최전성기를 맞았던 e스포츠의 인기가 사그라드는데 원인을 제공한 마재윤은 이후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마모씨’(혐의 사실이 보도될 당시 실명 대신 마모씨로 보도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름조차 부르기 싫다는 의미), ‘마주작’(조작 대신 사용된 표현)등 으로 불리며 공분을 샀다 하지만 마재윤은 지난 28일 출국, SCNTV 주최로 상하이에서 열린 ‘2013 스타크래프트 아시안 오픈‘ 팀플레이 부문에 출전했다. 주최측의 초청으로 출전한 것으로 알려진 마재윤은 중국 선수와 팀을 이뤘고, 1일 열린 결승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마재윤이 출전한 팀플레이 우승 상금은 15만 위안(약 2600만원)이었다. 마재윤의 출전은 그 자체로 한국에서는 논란거리였다. 특히 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해 한국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마재윤은 인터넷 개인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뒤 돈을 벌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마재윤이 해외 대회까지 출전하자 게임팬들은 줄지어 비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게임 전문지는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제보자의 말을 빌어 “마재윤은 한국에서 자신의 출전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후 중국 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스타1 대회는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고 있지만 이벤트 성격 경기가 간혹 열리기 때문에 마재윤의 중국 활동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스포츠협회 “마재윤 中대회 출전 유감…향후 출전 막을 것”

    e스포츠협회 “마재윤 中대회 출전 유감…향후 출전 막을 것”

    한국e스포츠협회가 승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영구제명 된 전직 프로게이머 마재윤이 중국 게임대회에 참가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마재윤은 지난 28일 중국 SCNTV에서 주최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대회에 출전해 중국 프로게이머와 한 팀을 이뤄 팀플레이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한국e스포츠협회는 진상 파악에 나섰고 블리자드와 제제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재윤은 지난 2010년 e스포츠 불법베팅 사이트를 중심으로 벌어진 승부조작에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해 징역 1년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게임팬들은 충격적인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해 최전성기를 맞았던 e스포츠의 인기가 사그라드는데 주된 역할을 한 인물로 마재윤을 지목했다. 특히 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해 한국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마재윤은 인터넷 개인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뒤 돈을 벌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마재윤의 중국 대회 출전과 관련, 사태 파악에 나섰으며 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에게 물의를 일으켰던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강력하게 막아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현지에서 열렸던 대회는 블리자드의 승인을 받지 않았던 대회였기 때문에 중국 블리자드 역시 마재윤이 참가하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e스포츠협회 서형석 차장은 “한국에서는 블리자드 게임으로 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블리자드 코리아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중국에서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너무나 많은 대회가 열려 일일이 제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마재윤이 프로게이머라는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블리자드에 강력한 제제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또 “향후 어떤 대회든 프로게이머 명예를 땅으로 떨어트린 선수가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최대한 막을 것”이라며 “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1일 중국 SCNTV에서 주최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스타1) 대회에 출전, 팀플레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전직 프로게이머 마재윤은 지난 2010년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하는 등 ‘한국 e스포츠계의 공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최연성 등 스타 프로게이머를 줄줄이 배출하고 각종 세계대회를 휩쓰는 등 한국 스타1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마재윤은 이른바 ‘3해처리 빌드’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으로 저그 종족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주최하는 스타1 개인 대회를 휩쓴 마재윤은 이른바 ‘본좌’라고 불리며 수많은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정점에 섰었다. 또 반듯한 외모와 압도적인 게임 실력으로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의 뒤를 잇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랬던 마재윤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5월 e스포츠계 최악의 스캔들로 불리는 승부조작 사건에 깊숙히 관련되면서부터다. 프로게이머를 매수해 불법 e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 승부를 조작해 배당금을 챙긴 이 사건에서 마재윤은 넓은 인맥을 이용, 승부조작할 게이머를 소개하고 200만원을 중간에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특히 다른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에만 관여한 것에 비해 마재윤은 다른 프로게이머 원종서와 함께 브로커 역할을 했기 때문에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다. 팬들 사이에서 ‘마모씨’(혐의 사실이 공표될 당시 실명 대신 ‘마모씨’로 보도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름조차 부르기 싫다는 의미), ‘마주작’(조작 대신 사용된 표현)등 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마재윤은 징역 1년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는가 하면 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해 한국에서 더 이상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본좌’의 처참한 추락이었다. 추락은 마재윤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프로게이머 개인 팬클럽까지 만들어지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e스포츠는 승부조작 사건 이후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대기업 등 스폰서들이 투자를 망설이는가하면 게임팬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이른바 ‘양대 리그’를 운영하던 방송사 MBC게임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후‘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를 통해 부활할때 까지 e스포츠는 침체기를 겪었다. 이 모든 것이 마재윤 한 명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었다. 갈 곳을 잃은 마재윤은 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2011년 6월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TV’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제공받은 ‘별풍선’을 현찰로 바꾸는 등 영리활동이 가능한 아프리카 TV활동에 게임팬들은 또 다시 분노했다. 자숙이 필요한 집행유예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8월 “꼭 한 번 게임팬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었다”면서 3년만에 게임 전문지에 인터뷰를 자처한 전직 프로게이머 진영수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두 번의 승부조작을 한 진영수는 추징금 600만원과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뒤 군에 입대, 현재는 게임과 상관이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팬들은 마재윤의 방송에 찾아가 “부끄럽지도 않느냐”는 식의 댓글을 잇달아 올렸다. 하지만 마재윤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댓글 차단’, ‘강제 퇴장’으로 맞대응했다. 물론 마재윤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도 줄을 이었다. 마재윤은 이 역시 ‘고소’로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인터넷 방송 BJ(방송자키)와 삭발을 내기로 한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마재윤은 지난달 28일 결국 협회의 입김이 닿지 않는 중국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했다. 한 게임 전문지는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제보자의 말을 빌어 “마재윤은 한국에서 자신의 출전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후 중국 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후에도 중국 대회에 출전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때 이번 대회 참가가 일회성은 아니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의 게임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마재윤의 입지는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협회 측이 마재윤의 해외진출에 대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회 측은 스타1 대회를 주관하는 제작사 블라지드와 협의를 거쳐 마재윤의 대회 출전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향후 어떤 대회든 프로게이머 명예를 땅으로 떨어트린 선수가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최대한 막을 것”이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락으로 떨어진 ‘본좌’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마재윤의 행보와 협회의 움직임에 게임 팬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김 + 손’으로 스위스 넘는다

    ‘김 + 손’으로 스위스 넘는다

    문제는 ‘진격의 거인’ 김신욱(25·울산) 활용법이다. 15일 스위스, 19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2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갖기 전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에게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홍 감독은 3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김신욱과 분데스리가에서 한국 선수로 처음 해트트릭을 기록해 기대를 부풀리는 손흥민(21·레버쿠젠) 모두 “큰 장점을 가진 선수”라고 입을 연 뒤 “두 선수의 조합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다른 9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어떤 타이밍에 김신욱에게 공을 줘야 가장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방적으로 김신욱을 향한 크로스를 날려선 안 된다. 볼을 받는 상황에서 디테일한 스텝까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8월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김신욱을 투입하면 너무 띄우는 패스만 나온다”며 대표팀에서 제외한 바 있어 이런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김신욱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공중볼보다 발밑 플레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스위스를 상대로 한국 축구의 빠른 역습과 강력한 압박을 보여 주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손흥민도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은 엄연히 다르다”며 “편안하게 즐기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팀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홈의 이점을 살려 스위스를 이기겠다”며 웃어 보였다. 이청용(25·볼턴)은 “컨디션이 좋다. 흥민이와도 호흡이 잘 맞는다. 자신 있다”며 “두 팀 모두 강팀으로 월드컵을 대비하기에 좋은 상대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만큼 내용도 좋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24·선덜랜드)은 “스위스와 러시아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우리보다 앞서 있는 건 사실”이라며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다. 남은 시간 조직력을 맞춰 나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목표를 털어놓았다. 지난 10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를 저지른 수문장 정성룡(28·수원)은 머리를 짧게 잘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주전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김승규(23·울산), 이범영(24·부산)과 경쟁하며 함께 성장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홍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0-2로 완패한 스위스를 7년 만에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난 한 번 이겨봐서 괜찮은데…”라고 평소 잘 하지 않던 농담을 던졌다. 자신이 지휘해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2-1로 꺾은 일을 상기시킨 것이다. 곧 진지한 얼굴로 돌아온 그는 “팬들을 위해 이번에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이날 훈련은 체조와 스트레칭, 가벼운 패스 연습 위주로 1시간 10분 만에 끝났다. 전술 훈련은 실시하지 않았다. 평소 훈련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이어지는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었다. 추운 날씨 속에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컨디션 조절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프로농구] 또 용병 때문에… 괴로운 인삼공사

    [프로농구] 또 용병 때문에… 괴로운 인삼공사

    프로농구(KBL) 안양 KGC인삼공사가 올 시즌도 용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션 에반스(200㎝)-마퀸 챈들러(197㎝) 체제로 외국인 진용을 짰다. 당초 매튜 브라이언 어매닝(205㎝)을 드래프트했으나 무릎 부상을 당하자 KBL 경험이 풍부한 챈들러로 대체했다. 챈들러는 2007~08시즌부터 네 시즌 동안 KBL에서 뛰었고 특히 2007~08시즌과 2008~09시즌에는 인삼공사의 전신인 안양 KT&G에서 활약했다. 리그 초반인 22일 현재 이들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챈들러는 경기당 평균 12.8득점(18위), 에반스는 9.2득점으로 2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타일러 윌커슨(전주 KCC·25득점)이나 앤서니 리처드슨(부산 KT·24.8득점) 등 타 팀 외국인과 비교하면 득점력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에반스는 리바운드를 기대했지만 경기당 평균 8.0개(7위)로 크게 경쟁력 있는 모습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둘이 독단적인 플레이를 펼쳐 공격의 흐름을 자주 끊는다는 것. 심지어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상대 골밑까지 드리블해 슛하는 장면도 보였다. 그러나 에반스의 야투 성공률은 42.6%에 그치고 있고, 챈들러는 35.8%다. 이상범 감독은 조직력과 팀플레이를 중시한다. 이들이 하루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인삼공사가 4강 후보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한편, 22일 잠실경기에서는 동부가 초반 20점 차의 열세를 뒤집고 삼성에 85-84로 역전승해 4승1패로 1위 모비스(4승)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주성이 27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삼성은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홍명보호 ‘승리 공식’ 찾았다

    홍명보호 ‘승리 공식’ 찾았다

    김진수(21·니가타)가 홍명보호에 ‘날개’를 달아줬다. 김진수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말리와의 평가전에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 전후반 내내 날카로운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 3-1 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표팀은 전반 28분 모디보 마이가(웨스트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10분 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페널티킥 동점골을 뽑아낸 데 이어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레버쿠젠)이 벼락같은 역전골을 터뜨렸고, 12분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쐐기골을 박았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전날 공격 조합의 가능성을 실험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충실히 이행, 오랜 골 체증도 말끔히 씻어냈다. 김진수는 말리 공격의 활로 케이타(다롄)를 묶는 본연의 임무는 물론, 의표를 찌르는 오버래핑 끝에 손흥민이나 이근호, 구자철에게 마음껏 슛을 노릴 수 있도록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브라질전과 달리 선발 출전한 이근호(상주)도 왼쪽과 오른쪽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진을 헤집어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오른쪽 날개를 담당한 이청용(볼턴)도 활발한 공간 침투로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을 도왔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 데뷔해 A매치 4경기째에 불과한 김진수의 일취월장은 이영표(밴쿠버)의 대표팀 은퇴 이후 왼쪽 수비수 부재란 오랜 고민을 풀어주면서 말리와의 평가전 최대의 수확이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말리의 세트피스에 무너지며 선제골을 빼앗겼다. 김진수의 파울로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마나 뎀벨레(클레르몽)가 쏘아 올린 것을 마이가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뛰어올라 헤딩슛, 그물을 갈랐다. 만회골은 김진수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10분 뒤 왼쪽 측면을 파고든 김진수가 중앙의 구자철을 보고 올린 크로스에 상대 수비수 이드리사 쿨리발리(라하 카사블랑카)가 넘어지면서 오른팔로 건드렸다. 구자철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집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전골과 쐐기골 모두 이청용으로부터 시작했다. 후반 1분 이청용이 재치있게 찔러준 패스를 손흥민이 어깨로 떨군 뒤 몸을 틀며 날린 슛이 골키퍼 손을 스치며 그물에 꽂혔다. 후반 12분에는 이청용이 수비수를 셋이나 제치고 밀어준 공을 구자철과 교체된 김보경이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차넣어 쐐기를 박았다.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홍 감독은 “팀을 만들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력”이라며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오늘 선수들의 팀플레이가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5일 국내에서 치르는 스위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다시 모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전문가의 제도 개선안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전문가의 제도 개선안

    ‘상임위별 탄력적 상시국감제도 도입, 의원별 기관전담제 실시, 로테이션제 국감, 보좌관 풀(pool) 제도 운영….’ 현행 국정감사 체제의 개선점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세부 해법은 다양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의원들의 물량 공세 자료요청과 피감기관의 면피성 자료 제출이라는 악순환 관행에 대해 13일 “각 상임위에서 위원장 또는 간사 간 협의로 무리한 자료 요구는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며 여야 간 협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2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상임위별로 일정을 정해 놓다 보니 국감이 과잉 경쟁으로 흐르는 경향이 커졌다. 이를 분산시키는 게 맞다”면서도 “상시국감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일년 내내 국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 국감제도를 아예 없애고 상임위 기능을 키워 부처 감시 활동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상시국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도 상임위가 나뉘어 있긴 하지만 모든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의원이 질문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의원별 기관 전담제로 국감을 운영하거거나 로테이션제로 국감을 치른다면 내실 없는 국감에 대한 비판도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무차별적 자료 요구에 대해 박 교수는 “국회법상 자료 의무제출이 명시되어 있지만 요구하는 쪽이나 제출하는 쪽이나 대충 피해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면서 “자료 요구 영역과 분야의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인·참고인 무더기 신청 논란에 대해 이 소장은 “‘기업총수를 증인 신청하면 기업 길들이기다’라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전제한 뒤 “국민 대표기관이 정상 절차에 의해 질의토론하겠다는 것을 길들이기 프레임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채택된 증인은 출석하는 게 원칙인데 이 과정에서 여야가 증인을 정치적 국면으로 이용하려다 보니 국회 권위가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국감에 임하는 의원들의 자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너도나도 ‘국감스타’를 의식해서 한 쟁점에 대해서만 폭로성으로 흐르다 보니 여야 중복 질문이 넘쳐나 시간낭비 국감으로 전락한다”면서 “상임위에서 여야 구분 없이 팀을 짜서 쟁점별로 배분해 예컨대 기초연금 전담, 인사문제전담 식으로 팀플레이를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피감기관도 국회 운영위나 담당 상임위에서 정말 필요한 곳만 추려서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호통 질의 및 배짱 답변 관행에 대해 이 소장은 “국감 증인을 입법부·행정부 시각이 아닌 정치 수요자인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해야 된다”면서 “의원들이 실력이 없으니 호통 질의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원이 선출권력이라면 행정부는 임명권력인 만큼 피감기관을 꾸짖듯 하는 것은 자제하고 가급적 정책감사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아직도 자질이 떨어지는 의원들이 많다.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지 않는 한 국감판이 바뀌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제도로는 시간이 짧아 벼락치기 준비를 하기 때문에 내실 있는 국감이 어렵다”면서 “보좌관 풀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 능력이 있는 보좌관들을 국감 기간에 당별로 전면 포진시켜 정부 견제를 시키자는 것이다. 신 교수는 “지금처럼 국감을 의원 개인의 존재감 알리기, 정치적 이득을 챙기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면 상시국감을 해도 수박 겉핥기식 국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정기국회 기간 내 예산심사·입법기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국감기간을 늘리기는 어렵다”면서 “상시국감이 필요하지만 피감기관이 국감을 1년 내내 받는 방식은 실무진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다. 대신 상임위별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청문회를 탄력적으로 여는 방식의 상시국감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예전엔 의원이 소위 ‘한 방’ 터뜨리면 국감에서 뜨곤 했는데 인터넷 시대의 발달로 그런 풍경도 사라졌다. 이제 정책국감뿐”이라면서 “국회의원이 국감을 정치적 부상의 발판으로 삼는 관행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혁명가’ 김택용, 아프리카TV서 스타1으로 활동 재개

    ‘혁명가’ 김택용, 아프리카TV서 스타1으로 활동 재개

    지난 9일 은퇴를 선언한 프로게이머 김택용이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 TV를 통해 활동하게 됐다. 김택용은 아프리카 TV에서 현재 공식리그에서 선택한 스타크래프트2가 아닌 스타크래프트1을 플레이 하고 있다. 김택용의 지난 27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김택용은 과거 MBC게임에서 함께 활동했던 염보성과 프로리그 방식의 3대3 경기를 펼쳤다. 개인전과 팀플레이를 조합해 3세트로 진행된 이 경기에서 김택용은 SKT T1 출신 최호선, 임홍규와 한 팀이 됐다. 김택용은 1세트에서 STX 소울 출신 이철민을 상대로 특유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3세트 팀플레이 경기에서는 저그로 나와 최호선과 함께 상대를 제압했다. 김택용은 은퇴 직후 스타크래프트1 서버에서 ‘na1st’란 아이디로 래더 1위를 달성하면서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다. 염보성의 권유로 개인 방송 활동을 하게 된 김택용은 이날 여전한 실력을 선보이면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1 공식 리그가 없어진 상황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대회는 같은 아프리카 TV 출신 방송인인 소닉이 진행하는 ‘소닉 스타리그’뿐이다. 따라서 스타크래프트1을 선택한 김택용은 소닉 스타리그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전직 프로게이머들처럼 개인방송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축구] 포항 거물급 선수 없어도 탄탄한 팀플레이 ‘완승’

    [프로축구] 포항 거물급 선수 없어도 탄탄한 팀플레이 ‘완승’

    전문가들은 K리그 클래식 시즌 개막 전 포항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대어급 선수 영입이 없었고, 빅클럽마다 4명씩 있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지난 시즌 3위에 박한 평가. 하지만 황진성·이명주·고무열·황지수·신광훈 등 ‘젊은 피’를 앞세운 포항은 탄탄한 패스축구로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FC바르셀로나의 짧고 간결한 패스축구를 뜻하는 ‘티키타카’(Tiki-Taka·탁구공 랠리를 뜻하는 스페인어)와 비슷하다며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라는 영예로운(?)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신반의. 리그 초반에는 “여름이 오면 체력 문제로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고, 스플릿시스템을 앞두고도 “상위팀끼리 대결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절하했다. 테크닉과 결정력에서 압도적인 외국인 선수가 없는 토종 스쿼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었다. 설상가상으로 8일 스플릿 첫 경기에서는 중원을 주름잡던 ‘스틸타카의 핵’ 이명주가 국가대표팀 차출로, 황진성이 부상으로 빠졌다. 상대는 10연속 무패(7승3무)를 달리는 전북. 2연패로 주춤한 포항은 이날 삐끗하면 리그 1위를 빼앗기는 살얼음판에 섰다. 그러나 포항은 보란 듯이 ‘선두의 위엄’을 증명했다. 전반 7분 만에 노병준이 헤딩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이동국이 빠진 ‘닥공’ 전북은 케빈, 서상민, 레오나르도가 거푸 골문을 두드렸지만 세밀함이 떨어졌다. 전반을 1-0으로 끝낸 포항은 후반 5분 박성호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골문 앞 오밀조밀한 패스플레이 끝에 신인 김승대가 기막힌 힐패스로 골을 도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곧바로 권경원 대신 티아고를 넣어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후반 13분 박성호에게 한 골을 더 내줬다. 포항은 3-0 완승으로 단독 1위(승점 52·15승7무5패)를 지켰다. 전북은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무패 행진을 10경기에서 멈췄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2연패 뒤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강팀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한 게 고무적이다. 팀플레이를 한다면 스쿼드상 격차는 줄일 수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울산은 안방에서 인천을 2-1로 꺾고 2위(승점 51·15승6무6패)를 지켰다. 4위 서울은 7위 부산과 득점 없이 비기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주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손, 발을 맞춰라

    ‘손세이셔널’ 손흥민(21·함부르크)이 11일 우즈베키스탄전(1-0승)에서 처음으로 A매치 풀타임을 소화했다.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과감한 드리블과 부지런한 수비 가담은 좋았지만, 패스를 하지 않는 독단적인 플레이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손흥민이 뛴 90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과 왼쪽 날개를 모두 누볐다. 전반에는 2011년 아시안컵 때 B조(비주전) 공격수로 애환을 나누다가 친해진 김신욱(울산)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지하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탁구를 치던 둘의 우정은 그라운드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김신욱이 장신(196㎝)을 이용해 공을 떨궈 주면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야무지개 세컨볼을 받아 먹었다. 원터치 패스로 공격 활로를 뚫는 콤비플레이도 합격점. 후반 19분 교체된 이동국(전북)이 전방에 서자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변신해 스피드와 개인기를 뽐냈다. 꽉 막힌 스트라이커 자리보다는 날개 쪽에서 훨씬 돋보였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미드필더의 정확한 침투패스가 부족해서 손흥민의 빠른 돌파를 100% 효과적으로 쓰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은 “손흥민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줘서 미드필드·수비진의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손흥민이 쏜 슈팅은 세 차례에 그쳤고, 페널티지역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고집하다 빼앗기는 모습도 잦았다. 단조롭고 투박한 공격 루트, 촘촘하게 버티고 선 우즈베크 수비진 등 좁은 활동반경에서 화력은 ‘예상대로’ 덜했다. 최강희 감독은 “수비라인을 내리고 버티는 아시아팀에 손흥민 선발은 적절하지 않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졌을 때 공간을 휘저을 조커로 적합하다”고 해왔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패스를 줘야 할 시점과 자신이 해결할 시점을 판단하는 부분이 미흡한 것 같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자신감은 장점이지만, 좋은 위치의 선수와 팀플레이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브라질행을 확정지을 이란과의 최종전(18일)에서 이름 값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올리버 크로이처 신임단장은 12일 독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곧 레버쿠젠으로 이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50억원)로 추산된다. 독일언론이 이달 초부터 손흥민의 레버쿠젠행을 보도한 가운데, 구단 고위 관계자가 확인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19대 국회 개원 1년… 여야 초선의원들 소회

    19대 국회 개원 1년… 여야 초선의원들 소회

    19대 국회가 30일로 개원 1년을 맞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의원 300명 시대를 연 19대 국회는 현역 의원 교체율이 62%로 역대 어느 때보다 물갈이 바람이 거셌다. 초선 의원은 148명으로 49.3%를 차지했다. 지난 1년은 국회 선진화법을 운영한 첫해였다. 전기톱·망치, 소화기 분사 장면은 사라졌지만, 대신 ‘식물국회’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2013년도 예산안은 사상 최초로 새해를 넘겨 처리됐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 제출 52일 만에 통과됐다. 이런 탓인지 의안 통과율은 11%에 불과해 15대 국회 62.9% 이후 최저치였다. 과시용 입법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국회에 입성했던 초선 의원들은 지난 1년간 어떤 꿈을 꾸고 좌절을 맛보았을까. ■강은희 새누리 의원 “경험 적어 현안 대처 미흡 아쉬워”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강은희 의원은 의원 배지를 달기 전까지 맹렬 여성 정보기술(IT) 기업인이었다. 하지만 냉소의 대상이었던 국회의원이 된 직후 IT·과학기술과 창조경제 정책통으로 변신했다. 지난 대선에선 ‘약속지킴이단’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 공약을 위해 뛰었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 모임인 ‘초정회’ 회원인 그는 최근 원내대변인에 선임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지난 1년을 “제가 겪었던 ‘여의도 정치 불신’에 대해 되짚어 보는 1년이었다”고 자평했다. “막상 국회에 들어와 보니 의원회관에서 의원들과 마주치는 날이 며칠 안 됐다. 쉴 새 없이 의정활동을 하고 지역구에서 뛰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여의도 정치를 불신하는 것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가 적어서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여당이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여야 지도부가 자주 만나서 상생·화합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보기 좋다. 국회 선진화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지도부부터 초선까지 한발 한발 움직여 가는 것 아니겠나”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초선이다 보니 정부 정책 비판이나 여야 대립에 매몰되다 보면 대안제시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강 의원은 “법안 하나가 발의되고 통과돼 시행되기까지 만만치가 않더라”면서 “의원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국회에서는 ‘여당 따로, 야당 따로’가 아니라 ‘합심’이 가장 중요하다. 19대 국회에서 이런 바람이 한결같이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정호준 민주 의원 “국회 개혁 추진하는 데 한계 느껴” “국회 개혁을 추진하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정호준(서울 중구) 민주당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선거 때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개혁을 약속했지만 국회에 들어와 보니 혼자서는 이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정치는 팀플레이이고,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숫자 게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8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정일형 박사의 손자이자 5선의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들이다. 정치인 가문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정치 감각을 익혔지만,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보니 머릿속의 생각과 아주 달랐다는 의미다. 초선 의원으로서의 고민도 컸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는 다선이 먼저인 문화가 있어서 초선 의원들은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당 안에서의 영향력도 다선 의원에 비해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당이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초선 의원들도 목소리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지난 원내대표단에 이어 2기째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최근 여야 젊은 초선 의원 5명과 함께하는 모임인 ‘함께 여는 미래’를 결성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여야가 공약한 정치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할아버지는 정부수립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다했고, 아버지가 민주화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일조했다면 현재 저에게 주어진 한국 사회의 과제는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 실현,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대적 사명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문화마당]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주원규 소설가

    중견 독일작가 페터 한트케의 소설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엔 불안의 문제가 본격화된다. 불안에 맞선 자세에 대해 작가는 불안의 층위를 논할 때, 더는 물러설 배수의 진이 없는 상태가 최고이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골대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 가장 극렬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소설가의 명문장을 빌리지 않더라도 수많은 스포츠 평론가들 역시 축구에서의 승부차기 룰이 가장 잔인한 재미를 제공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장까지 포함한 주어진 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이전까지 지속한 룰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승부차기 룰에선 모든 관심이 승부의 열쇠를 가진 골키퍼 한 명에게 고스란히 집중된다. 열쇠를 쥔 골키퍼에게 변명의 여지는 없다. 선수도, 감독도 오직 한 선수, 골키퍼에게 숙명의 짐을 지우고서 이기면 영웅으로 추대하고 지면 형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넬 뿐, 철저한 무한책임의 형벌을 가한다. 그 지독한 고독의 순간순간이 승부차기란 축구 룰이 골키퍼에게 가하는 불안의 극치일 것이다. 그런데 끝내 승부를 가려내야만 하는 건 축구라는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스포츠란 행위는 그것을 고안해 내고 감상하는 이들의 감정적 대리만족을 일으키는 수단이란 점에서 우리네 삶에 거울 같은 기능으로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축구를 살폈을 때, 축구는 단체 스포츠란 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감독이 있고, 10명 이상의 동료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한다. 적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실제 삶과 축구를 비교해 봤을 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함께 싸우고자 하는 동료가 있다. 팀이 있고, 함께하기에 믿음직하고, 내가 골을 넣지 않더라도 뒤에 달려오는 동료가 있기에 든든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할 때면 감독이나 코치가 길을 제시해 주었다. 우리네 삶에서도 멘토가 있었고 도와주는 이가 있었다. 불가피한 실패를 맞아도 감싸주고 격려해 주는, 그래서 함께 한 몸이 되어 뛸 수 있는 룰이 보장되는 상태를 지속하였고 앞으로 계속되길 염원했다. 그리고 그 바람의 끝엔 승리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팀으로 함께하는 룰만으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싸우면 싸울수록 적은 점점 더 커져만 갔고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이 되어 우리 모두를 압살하기에 이르렀다. 승부의 세계는 잔혹할 정도로 개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짊어지우는 골키퍼를 원했고, 급기야 모든 개인을 페널티킥을 맞이한 골키퍼로 만들어 버렸다. 팀은 사라지고 오직 혼자가 모든 책임을 떠맡기에 급급해졌다.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 없는 잔혹한 승부차기 룰은 골키퍼를 골대 앞에 억지로 세우고 철저히 고립시켜 버린다. 이기든 지든 오직 혼자만의 싸움을 강요하고 책임과 희열 모두 독식의 성배로 제공한다. 과연 우리네 삶에서 승부차기 룰의 승자는 존재하는가. 승자는 없다고 본다. 철저히 혼자가 되어 버린 골대 앞에 선 골키퍼에겐 이미 그를 잠식해 버린 지독한 불안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승자가 아닌 패자일 수밖에 없다. 공을 막아도, 골을 허용해도 골키퍼가 되어 버린 존재는 불안의 무게 앞에서 철저히 무력할 뿐이다. 누구도 함께할 수 없는, 벼랑 끝 두려움에서 우리네 삶을 광풍처럼 쓸어담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강요는 결국 모든 이를 완벽한 패배자로 내몰 것이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올해 져도,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 하지만, 삶은 스포츠가 아니다. 한 번만 발을 잘못 디디면 회생 불가능한 벼랑 끝으로 곤두박질치고 마는 우리네 현실에서 한편의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무간(無間)의 불안일 뿐이다. 불안의 종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개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부과하는 승부차기의 룰을 더는 도입하면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합의에 있다. 그것이 도리 없이 경쟁의 룰 안으로 내던져진 우리의 삶에서 최소한의 팀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글프지 않은가. 홀로 선다는 것. 혼자 남겨진다는 것. 그 골키퍼의 불안 말이다.
  • ‘11명의 박지성’으로 日 팀플레이 뚫어야

    홍명보호가 숙명의 한·일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11명의 박지성’이다. 대표팀은 영국 단일팀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나머지 체력이 바닥나 브라질과의 4강전서 전반 20분 이후 눈에 띄게 몸놀림이 무거웠다. 결국 전반 38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뺏기고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체력이 따르지 않으니 집중력도 흐트러져 후반엔 두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하지만 홍명보호가 이번 대회 들어 더욱 강해졌음은 분명하다. 한국은 브라질전 이전까지 단 2골만을 허용했을 정도다. 그저 운좋게 4강에 오른 것이 아니란 얘기다. ‘제2의 펠레’ 네이마르(브라질)는 “한국의 전력이 예상대로 강했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체력이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포함한 다섯 경기에서 5280분을 뛰면서 1인당 293.3분의 경기 시간을 기록했다. 황석호, 윤석영, 김영권, 기성용 등 4명은 480분 풀타임을 뛰었다. 뒤이어 구자철, 남태희가 각각 449분과 403분의 출전시간을 기록하는 등 6명이 400분 이상을 소화했다. 반면 일본은 4950분을 뛰어 1인당 평균 275분을 뛰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양팀 모두 체력이 고갈된 것은 마찬가지다. 일본은 정교한 패싱 플레이로 점유율 축구를 하는 팀이다. 그러나 멕시코전에서 체력 부담 때문에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역습을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주영이가 영국전에서 쥐가 나서 체력에 문제를 드러낸 것이 아쉽다.”며 “하지만 그만큼 움직임과 찬스 때 날카로운 선수는 없다. 체력이 바닥 났을 때 배후공간을 파괴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분명한 건 뛰면 뛸수록 득점 찬스가 더 많이 난다는 사실이다. 11일 그라운드에 쓰러져 웃는 태극전사들의 모습이 보고 싶은 이유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중국에 지고도 여자배구 8강

    여자배구 대표팀이 강호 중국(세계랭킹 3위)에 아쉽게 졌지만 승점 1을 보태면서 8강에 합류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런던 얼스 코트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6-28 25-22 19-25 25-22 10-15)으로 졌지만 2승3패(승점 8)로 8강행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적용하는 규칙에 따라 승점 순으로 팀 순위가 결정된다. 세트스코어 3-0, 3-1로 이기는 팀은 승점 3을 고스란히 가져가지만 3-2로 이긴 팀은 승점 2를, 2-3으로 진 팀도 1을 얻는다. 중국은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공격수 김연경을 중심으로 중국을 리드하며 1세트 한때 19-9까지 앞서나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조직적인 콤비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고 중국의 힘과 스피드에 1세트를 먼저 내줬다. 2세트에서도 24-19로 먼저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중국에 끌려가는 답답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은 24-22까지 몰린 상황에서 중국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힘겹게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중국의 블로킹벽에 막혀 3세트를 내줘 위기에 몰린 대표팀은 4세트에서야 살아났다.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연속으로 상대 중국 블로킹벽을 뚫은 데 이어 한송이, 김희진의 천금 같은 팀플레이가 힘을 합쳤다. 한국은 터키가 6일 오전 4시 시작하는 미국전에서 지면 조 3위, 이기면 조 4위가 된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런던올림픽] 악 ~ 男사이클 도로 박성백, 산악구간서 체인 끊겨 결국 기권

    [런던올림픽] 악 ~ 男사이클 도로 박성백, 산악구간서 체인 끊겨 결국 기권

    런던답지 않게 맑은 하늘이 버킹엄궁을 내려다보는 28일 오후(현지시간). 그곳에서는 남자 사이클 도로 경기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알렉산드르 비노크로프(카자흐스탄)가 5시간45분57초로 피니시라인을 가장 먼저 끊으며 깜짝 우승을 했고, 그 뒤를 따라 250㎞를 숨차게 달려온 선수들이 참았던 탄식을 내뱉었다. 그 너머에 박성백(27·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있었다. 레이스 중간에 자전거 체인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기권을 하고 주최 측이 제공하는 차로 돌아왔다. 끊어진 것은 체인만이 아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88위를 기록하고서 4년 뒤에는 50위권 안을 노려보겠다던 간절한 꿈도 함께 끊어졌다. ●선두 그룹과 내리막길 레이스 중 불운 경기가 끝나고 그를 만났다. 새까만 흙먼지가 그대로 달라붙어 있는 얼굴에선 표정이 사라져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박성백은 한숨부터 쉬었다. “레이스 중반, 박스힐이라는 원형 산악 구간을 9바퀴 돌아야 한다. 선두 12명 그룹 안에 든 채 박스힐에 들어갔는데 얼핏 내려다보니 체인이 조금 튀어나와 있더라. 조심해서 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갑자기 체인이 툭 끊어졌다. 하필이면 산악구간을 탈 때라 길이 좁아서 스페어 자전거를 가져올 수 없었다. 이러는 사이 뒤를 따라오던 후미그룹과도 10분 이상 격차가 났다. 주최 측이 제공한 자전거를 타고 달려봤지만 너무 기록 차이가 나서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운이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 체인이 끊어진 것은 박성백이 유일했다. 한국 사이클 대표팀의 역사상으로도 처음이었다. 물론 경기 전 자전거는 철저하게 점검했다. 체인이 끊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더 가슴아픈 것은 그의 불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가장 빨리 들어왔지만 의문의 실격처리로 금메달을 빼앗겼다. 속상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제가 더 잘해야죠.”란 대답이 돌아온다. 박성백은 3구간까지만 해도 2시간 초중반대의 기록을 유지하면서 12위로 선두 그룹에 끼어 있었다. “어차피 잃을 게 없으니 초반에 확 치고 나가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었다.” 느낌이 좋아서 목표로 했던 50위권에 충분히 들겠다는 생각에 박성백은 신나게 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체인이 끊어지는 순간, 그동안 죽을 듯 힘들었던 훈련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오늘 하루를 바라보고 3일에 250㎞를 달리는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는데…” 박성백은 눈길을 떨궜다. ●“韓선수 출전 늘었으면… 혼자 외롭다” 이제 4년 뒤를 기약해야 하는 그에게 목표를 묻자 “한국 선수들이 많이 올림픽 출전권을 땄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다른 나라 선수들을 견제해 주는 팀플레이가 요구되는 사이클 종목에서 혼자 외롭게 달리는 것이 힘에 부쳤다고 한다.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4년간 또 올림픽 메달이라는 숙제가 생겼다. 내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박성백은 경기장을 떠났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대공황 후 최대 충격” vs “영향 제한적” 위기진단 누가 맞나

    전 세계가 오는 17일(현지시간)의 그리스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그리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럽 재정 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비춰 보면 사뭇 낙관적인 진단이다. 다루는 정보와 처한 위치가 다른 만큼 경제수장들의 진단이 획일적일 필요는 없지만 요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경제팀이 좀 더 중심을 잡고 정제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그리스 문제는 어떤 정치적 결정이 나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경우에 따른 효과가 이미 시장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서 “스페인 문제도 (구제금융 신청 계기로) 은행의 부실이 어떤 형태로 급속히 진행되는지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으므로 (스페인) 정부와 금융 부문이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이 함양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 속에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녹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은행의 관계자는 “개개인의 캐릭터(성격) 차이를 감안해도 요즘 한국 경제수장들의 발언은 너무 중구난방”이라면서 “한국의 상황은 한국 당국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지만 솔직히 요즘에는 과연 데이터(숫자)를 갖고 하는 말들인지 의심스럽다.”고 푸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의 진단은 국내외 금융시장만큼 냉·온탕을 오간다. 김석동 위원장의 ‘대공황’ 발언이 나온 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고용 지표 악재 등과 맞물려 전날보다 51.38포인트나 빠졌다. 이틀 뒤인 7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008년에 비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며 유럽발 위기에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실물경제 회복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유럽 위기가 그렇게 심각하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박 장관과 호흡을 같이했다. 잇단 비관론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를 달래려는 의도도 깔려 있었지만 정작 시장은 이를 ‘경제수장 간 불협화음’으로 해석하며 더 불안해했다. 청와대는 일단 재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수장들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각자의 역할 속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미시 감독 당국의 수장이 유럽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거시적인 금융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재정부와 한은은 낙관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난해에도 재정부 장관이 물가를 걱정하고 한은 총재는 경기를 더 걱정하는 ‘부조화’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 전직 경제 관료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수장들은 경제주체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밖으로는 괜찮다고 확성기로 계속 떠들고 안으로는 분주하게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의 경제팀은 팀플레이보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하는 느낌”이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컨트롤 타워’(경제부총리)가 없는 상태에서 박 장관의 ‘두루뭉술 은유법’과 김 위원장의 ‘계산된 과장법’이 혼선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다. 안미현·오달란기자 hyun@seoul.co.kr
  • 박재완 “베트남·인도네시아와 FTA 추진해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지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협상 개시를 선언한 중국과의 FTA를 위해 우리 농업분야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박 장관은 10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뜻의 ‘역수행주’(逆水行舟)의 자세로 신흥지역과의 FTA 체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 중 베트남은 올해 수교 2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장관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베트남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진출의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환율분쟁·반덤핑 등 무역구제조치·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아태지역 경제협력체를 둘러싼 헤게모니 대립을 보이고 있고, FTA를 추진하는 한·중·일 3국도 물밑에서 치열한 통상분쟁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자칫 국제무역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니 우리는 각국 통상분쟁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최근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와 한·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동위원회가 꾸려진 UAE 아부다비를 잇따라 다녀 온 박 장관은 “유럽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신흥 개도국 성장이 둔화돼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날 발표된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과 관련, “최근 경제상황에 대응해 정부가 시행하는 ‘스몰 볼’ 시리즈의 두번째 대책”이라고 했다. 스몰 볼은 개인 플레이를 자제하고 팀플레이를 극대화해 세밀하게 경기를 풀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박 장관은 “주택거래가 위축돼 실수요자 입주·거래 불편이 심하고 부채상환을 위해 보유주택을 팔고 싶어도 안 팔려 서민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대책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프로농구] 로드, 4강 지름길 뚫었다

    [프로농구] 로드, 4강 지름길 뚫었다

    전창진 KT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가혹했다. 작전타임 때 선수들을 향해 내뱉는 인격 모독(?) 발언이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뒤에서 누구보다 살뜰히 선수들을 챙기는 전 감독이지만 팬들은 코트 위에서의 모습만 봤다. 찰스 로드도 문제였다. 지난 시즌에 이어 재계약한 로드는 시즌 초부터 내내 퇴출설에 시달렸다. 독단적인 플레이와 돌발 행동, 미숙한 파울 관리 등이 도마에 올랐다. 전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를 끊임없이 물색했고 번번이 무산됐다. 전 감독은 거짓말쟁이가 됐고, 로드는 ‘미운 오리새끼’로 동정표를 얻었다. 그러던 로드가 KT를 구했다. 경기 전 “로드가 시키는 대로 잘해주고 있다. 팀플레이를 이제야 깨달은 것 같다.”고 흐뭇해하던 전 감독의 칭찬이 예언 같았다.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40분 풀타임을 뛰며 37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KT는 전자랜드를 85-73으로 완파하고 2승(1패)째를 챙겼다. 로드의 움직임이 워낙 영리했다. 골밑 대결에서 허버트 힐(23점 10리바운드)을 압도했다. 초반부터 거세게 부딪쳤다. 포스트를 파고들기도, 중거리포로 끌어내기도 하며 상대의 힘을 뺐다. 몸을 던지며 공을 끌어안았고, 덩크슛만 5개를 찍으며 신바람이 났다. 전자랜드 수비에 균열이 생긴 건 당연했다. 포스트에서 로드가 ‘미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헬프 수비가 들어왔고, 외곽 오픈 찬스가 터졌다. KT는 3쿼터를 3분여를 남겼을 때부터 박성운·조동현(13점)·조성민(18점 6어시스트)이 3점포를 깔끔하게 꽂았다. 이때가 승부처였다.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안갯속이었던 1·2차전과 달리 KT가 4쿼터 내내 10여점 앞서나갔다. KGC인삼공사가 기다리고 있는 4강 PO까지 이제 1승 남았다. 전 감독은 PO 36승(24패)을 거뒀다. 신선우 전 SK 감독이 갖고 있던 감독 PO 최다승 타이. 전 감독은 “PO 승수보다 KT에서 3년간 거둔 정규리그 112승이 더 의미 있다. 우리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며 웃었다. 인천 강동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오! 팀플레이 오세근, 하승진 제압

    [프로농구] 오! 팀플레이 오세근, 하승진 제압

    하승진(KCC·221㎝)은 “오세근(KGC인삼공사)은 달릴 줄 아는 빅맨이라 더욱 위협적”이라며 “오세근과 최진수(오리온스), 김선형(SK)의 대결은 나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나 같은 4년차는 이제 좀 식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오늘 인삼공사를 연패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겠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지난달 하승진은 무릎 때문에 3주를 쉬었다. 지난달 31일 오리온스전에 복귀해 20분을 뛰었지만 팀은 졌다. 그래서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도 3일 출장을 고집했다. 3라운드 대결 때 33점 19리바운드로 폭발한 것도 자신감의 근원이었다. 하지만 오세근과의 네 번째 만남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30분46초를 뛰며 13점 9리바운드로 기록에서 하승진이 앞섰다. 하지만 오세근은 풀타임에 가까운 37분52초를 뛰며 압도적인 신장과 체중(150㎏)으로 밀어붙인 하승진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가드보다 빠르게 백코트했고 허슬플레이도 빛났다. 10점 7리바운드 2블록에 그쳤지만 로드니 화이트(8리바운드)·이정현(이상 15점)·김태술(9점 6어시스트) 등을 살리는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 인삼공사는 김태술·김성철·이정현의 3점포로 점수 차를 벌려 3쿼터를 50-42로 마쳤다. KCC가 턴오버 5개를 남발한 마지막 쿼터에도 20점을 몰아쳤다. 결국 인삼공사가 70-54 대승을 거두며 단독 2위(25승9패)를 지켰다. KCC를 역대 최소 득점으로 몰아넣은 인삼공사는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3승1패로 우위에 섰다. 울산에서는 모비스가 전자랜드를 79-67로 눌러 홈 맞대결 5연승을 거뒀다. 테렌스 레더는 26점(19리바운드)을 넣어 KBL 정규경기 통산 5023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가 통산 5000점을 넘은 것은 조니 맥도웰(전 SK)·에릭 이버츠(전 코리아텐더)·찰스 민렌드(전 LG)에 이어 네 번째다. 안양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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