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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방의 절망 극복해야 합격문 열리죠”

    “낙방의 절망 극복해야 합격문 열리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를 통과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그들의 행동거지에는 당당함이 묻어나 있었다. 행정·외무고시에 합격해 중앙공무원교육원에 입교한 308명의 수습사무관들. 입교생들은 약 8개월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지난 16일 ‘제54기 신임관리자과정’ 입교식을 찾아 수습사무관들로부터 수험 준비 비법과 합격 후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들어봤다. ●고시 공부는 자신감 입교생들은 고시생 시절은 ‘좌절의 연속’이지만, 결코 자신감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합격한 사람과 불합격한 사람의 차이는 계속되는 낙방의 ‘절망’을 극복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차이라는 것. 외시에 합격한 채정아(27·여·국제통상)씨는 상당수 조기유학을 경험한 다른 합격생들과는 달리 대학 시절 8개월의 미국 어학연수로 승부를 냈다. 채씨는 “조기유학 등 몇 년씩 외국에 나가 원어민처럼 능수능란하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한 독해 공부와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공과 응시직렬이 같다면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하는 것도 수험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고시 준비 1년 만에 합격의 영광을 누린 김지우(27·화공)씨는 “학교 다니면서 고시 준비를 해 학원을 다니지 못했지만, 학교 수업을 꼼꼼히 들었던 게 고액 과외 못지않은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역시 1년 만에 합격한 박상운 (30·일반행정)씨는 “대학 때 전공은 이공계열이었지만, 일반행정직에 도전해 합격했다.”면서 “처음 접한 시험 과목을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재미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고 말했다. ●부처발령 대비 영어회화·자격증 준비 수습사무관들은 최종 합격 뒤 입교까지의 3개월간도 소홀히 보내지 않았다. 자기 계발을 위해 영어 회화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딴 입교생이 많았다. 이정화(32·토목)씨는 지난겨울 영국으로 한 달 동안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이씨는 “비록 외국어 능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시설 직렬이지만, 외국 공무원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는 영어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지우씨는 합격한 뒤 남는 시간에 화공기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6개월 뒤 부처 발령 때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원하는 곳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정부는 올해부터 부처 배치시 성적과 함께 자격증·경력 등을 최대 40%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윤태섭(30·통신기술)씨는 합격한 뒤에도 주말마다 ‘아름다운 가게’에 나가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윤씨는 “공직에 나가게 되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봉사활동을 그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싶다는 채정아씨는 한 달여간 미국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부족했던 영어회화 실력을 닦는 것으로 여유시간을 갈무리했다. ●해병대 체험·해외연수 등 총 33주 교육 중앙공무원교육원의 교육기간은 총 33주다. 처음 2주는 합숙교육, 7월에는 3주간 지방실무수습을 한다. 교육 때는 팀을 꾸려 정책 기획 연습을 하고, 각종 보고서 작성법도 배운다. 교육 막바지에는 2주간 해외연수가 예정돼 있다. 올해부터는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1박2일의 해병대 극기훈련 체험도 부활했다. 권순록 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협력과장은 “입교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올바른 윤리관과 국가관을 배양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대입원서 3월부터 받도록 허용해야”

    “입학사정관제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대입원서 3월부터 받도록 허용해야”

    “우리나라도 제대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려면 대학들이 3월부터 원서를 받도록 허용해야 한다.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고교 1년 때부터 여름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등 자기만의 시간 관리 노하우를 깨우치는 게 중요하다.” ●대학규모 따라 다양하게 적용 올해 대폭 확대되는 입학사정관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포스텍 김무환 입학처장이 내린 진단이다. 김 처장은 입학사정관 3명과 함께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코네티컷대, 위스콘신대, 올린공대 등을 다녀왔다. 미국의 입학사정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였다. 17일 정부 광화문 종합청사에서 만난 김 교수는 미국은 대학규모에 따라 입학사정관제 적용 양상이 다양했다고 전했다. 선발인원이 적은 대학은 사정관 면담을 하고 많은 곳은 서류전형 중심이라는 얘기였다. “보스턴에 위치한 올린공대는 신입생 정원이 85명에 불과하다. 올해 1000명이 지원했는데 1차 서류전형에서 195명을 선발하고 공동 및 개별 인터뷰를 거쳐 최종적으로 135명을 뽑는다. 5명을 한 그룹으로 한 공동 과제 및 인터뷰에서 ‘높은 곳에서 달걀을 떨어뜨려 안 깨지게 하는 법, 행글라이더를 잘 날리는 법’ 등을 발표하게 하더라. 팀워크를 보려는 취지였다. 정원보다 많이 뽑는 것은 다른 대학으로 갈 학생들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올린공대와 달리 한 해 5700명을 뽑는 위스콘신대의 경우 입학사정관이 지원자를 면담하지 않고 서류전형으로 뽑는다고 했다. 지원자가 3만명이나 돼 이들을 사정관이 일일이 다 만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하지만 이 학교 사정관들은 1년에 미국 전역의 1000개 고교를 방문, 학교 실태를 관찰한다고 했다. 김 처장은 “서류만 봐도 합격시킬 애들이 있고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소개서나 그동안의 경험 등을 평가해 선발하는 식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 고교생들은 A4용지 2~3장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한 달이 걸릴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 처장은 국내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대학의 사정관 교육과 고교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 ▲정부의 전형기간 완화 ▲지원자의 중장기 시간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교 1년때부터 시간관리 필요 그는 “미국은 대학별로 고참 사정관이 신임 사정관에게 독자적인 사정권한을 주지 않고 두 달 정도 교육시킨 뒤 결정권을 주는 방식이었다.”고 소개했다. 전형기간 조정에 대해서는 “9월부터 시작되는 대입전형 기간을 완화해 3월부터 원서를 낼 수 있게 하고 필요한 성적은 그 뒤, 추가로 제출받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원할 학생들로서는 희망하는 대학의 인재상과 학풍을 따져보고 이에 맞는 경력 관리를 하려는 시간관리가 고1 때부터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인사청문회] 새 경제팀 핵심 키워드 팀워크

    새 경제팀이 6일 국회 청문회 등을 거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눈길을 끄는 점 가운데 하나는 유난히 팀워크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각 사실이 알려진 직후의 일성(一聲)도 팀워크(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팀플레이(진동수 금융위원장)였다. 윤 내정자는 이날도 청문회장에서 “부처간 팀워크를 강화해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경제팀이 일부 정책에서 부처간, 혹은 당(黨)과 청와대, 심지어 중앙은행과도 엇박자를 내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무위원이 아니어서 청문회 절차가 필요없는 진 위원장이 집무를 시작하고도 지금껏 취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 내정자의 공식 취임 이후에 하겠다는 것이 진 위원장의 생각이다. 큰 틀의 경제정책 방향이 나온 뒤 금융정책 방향을 밝히는 것이 정책 혼선과 시장의 해석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행정고시 선배이자 경제팀 수장에 대한 예우도 느껴진다. 진 위원장은 고위 간부들에게도 “(충분히 정책 조율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제되지 않은 개별 목소리는 내지 말라.”고 각별히 주문했다. 자본확충펀드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것도 실무 협의가 덜 끝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윤 내정자의 취임 이후로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후문이다. 경제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증현 후보자, 진동수 위원장,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세 사람이 수시로 만나 긴밀하게 정책 협의를 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면서 “이 때문에 실무자들도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쓴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달픈 인턴세대-㉻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안

    노동 관련 전문가들은 ‘인턴세대’에게 취업의 돌파구를 열어주려면 정부와 기업체가 인턴 교육을 내실있게 준비해야 하고, 사회적 기업과 복지 등의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양대 경영학과 홍성태 교수는 독일처럼 정부와 기업이 교육기간 1년 이상인 인턴제도를 마련해야 구직자들이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5주~3개월 동안 인턴을 하다 보니 대부분 정규직 사원의 잔심부름만 하고 끝난다.”고 지적했다. 주덕한 백수연대 대표는 “정부는 행정인턴의 데이터와 보고서를 남겨 향후 인턴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면서 “소외되는 고졸과 30대 이상의 구직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김준성 직업평론가는 1999년에 시행됐던 ‘정부 지원 기업인턴제’의 부활을 제안했다. 그는 “당시 이 제도를 통해 3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면서 “노하우가 이미 축적된 제도이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현재의 행정인턴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있었다. 비정규직 노동센터 김성희 소장은 “인턴은 ‘초단기 저임금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으로 고용시장의 건전성만 악화시킨다.”면서 “무분별한 인턴 확충보다는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는 그동안 내실있는 인턴제도를 실시해온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행정인턴 및 기업인턴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K그룹은 6주에 불과한 단기 인턴을 운영하지만 훌륭한 인재를 ‘입도선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의 인턴들은 1주는 보고서 작성·커뮤니케이션 기술·팀워크 등 직무역량프로그램을 교육받고, 나머지 5주는 각 계열사에 배치돼 실무교육을 받는다. SK 관계자는 “인턴 1인당 직무역량교육비로 2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계열사에 배치되면 기존 사원으로 구성된 멘토가 1대1로 붙어 인턴을 교육한다.”고 말했다. 인턴 6주간의 월 급여는 200만원이며, 직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5주간 수행하고 회사로부터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외국계 기업인 존슨앤존슨은 공채 없이 인턴으로만 정규직을 채용한다. 해마다 엄선된 인턴들은 6개월간 실무교육을 받는다. 거래처를 직접 방문하고 사내 인트라넷도 공유한다. 실무과정이 끝나면 업무평가를 받고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다. ‘인턴세대’ 구출을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노인복지·보육·교육훈련 등은 많은 신규인력이 필요한 분야다. 전북대 사회교육학과 정태석 교수는 “인턴정책으로 실업률 수치를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미봉책”이라면서 “여성직장인을 위한 보육·육아서비스를 사회적으로 제공할 경우 정규직을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정욱 간사도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IT뉴딜’ 정책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대 경제학과 김형기 교수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한 노무직 창출보다는 미국이 IT뉴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청년실업자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승협 교수는 “고학력 실업자가 증가하지만 일자리는 단순노무직만 늘어난다.”면서 “우선 전문대학을 4년제로 바꾸고 일하는 대학과 공부하는 대학을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이재연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정부개편, 위기수습과 소통의 출발점 돼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장관급 4명을 교체하고 청와대 경제수석 등 차관급 15명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을 통해 이 대통령은 경제팀을 완전 물갈이하고, 실세 차관을 전진배치했다. 소폭개각이지만 취임 2년차를 맞게 되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의 큰 그림을 읽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추진력이 강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측근인 윤진식 경제수석, 진동수 금융위원장으로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해 경제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개각의 핵심인 새 경제팀에게는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경제위기의 수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총체적인 경제위기국면에서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부터 확실히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지난해 4·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3.6%(골드만삭스 추정)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어 있고, 소비·생산·투자가 전부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하면서 위기의 터널에 막 들어서고 있다. 녹색성장 등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중 과제의 해결도 버겁다. 쏟아지는 주문도 많고 자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산적한 과제의 해결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시장의 신뢰 회복과 팀워크에 주력할 것을 주문한다. 그런 점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적지 않은 공을 세우고도 퇴진한 강만수 경제팀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강만수 팀은 감세·환율정책 등에서 의욕만 앞섰고 부동산정책 등 정책 엇박자로 스스로 신뢰를 저버렸다. 국내외 언론과의 소통에도 실패했다. 위기수습과 소통은 동전의 양면이다.
  • “대안있는 비평 논리적으로 말해요”

    “대안있는 비평 논리적으로 말해요”

    공직 등용의 최종 관문인 ‘면접시험철’이 다가왔다. 지방직 공무원 면접시험은 7월 중에만 무려 16곳에서 실시된다. 군무원 면접(21일)까지 포함하면 17곳에서 면접시험이 줄줄이 치러진다. 이틀에 한번꼴이다. 이번 면접에서 부산·강원 지역은 3명 중 1명꼴로 탈락하고 그 밖의 지역도 필기합격자의 20%가 떨어진다. 이 난관을 어떻게 뚫을 수 있을까.20년 이상 후배 공무원을 뽑아온 ‘면접통’ 박수영 행정안전부 인사기획관과 한달에 한번꼴로 공무원 면접 심사에 참여하는 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장으로부터 당락 전략을 들어본다. ●많은 팩트보다 논리성이 더 중요 무엇보다 면접에선 ‘논리성’과 ‘창의성’이 강조된다. 팩트를 많이 아는 것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얼마나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닌 ‘대안있는 비평’이 요구된다. 최근 정부의 조직개편, 미국산 쇠고기 관련 촛불시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공무원연금 개혁, 고유가 등 굵직굵직한 현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응 방식 등을 정치와 연관지어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좋다. 일방적인 정부 비판은 국가 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의 기본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학원 모범답안은 가점 없어 학원가의 모범답안은 기본점수 외에 더 점수를 얻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잘라 말한다. 똑같은 답변을 너무나 많은 응시자들이 하기 때문. 한마디로 ‘외운 티’가 난다는 것. 다소 서툴더라도 소설 인용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쓰는 게 깔끔한 고정식 답변보다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단, 면접관들은 대개 보수적이어서 최신 개그나 CF 인용시 ‘눈높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첩에 질문 메모하면 도움 상대방의 의견도 잘 경청해야 한다. 집단토론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는 금물이다.‘네 주장은 잘못됐다.’‘팩트가 틀렸다.’‘엉뚱한 소리다.’ 등의 감정적 대응과 일방적 매도 또는 응수는 두 사람 모두 감점의 요인이 되기 십상이다. 수첩을 준비해 나름대로 질문을 정리, 논리적으로 응답하는 게 좋다. 즉 ‘질문한 게 ∼한 것이고 여기에는 ∼라고 답변할 수 있다.’는 식이다. 면접관들의 질문은 지금까지 나왔던 기본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원 동기와 살아가면서 어려웠던 기억, 학교에서 배운 것, 공직에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 등등…. 여기서 면접관이 주목하는 건 ‘역량’ 부문이다. 협상력과 업무추진력을 팀워크를 통해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을지,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이다. 이 밖에 체력관리, 취미생활, 윤리성 등도 유심히 평가한다. ●‘사회자’합격률↑…리드하되 강요말라 면접은 처음에 누가 리드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낯설고 어색한 토론 상황에서 사회자를 자청하는 것은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적극성’면에서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합격이 크게 좌우된다고 전한다. 비록 필기시험 ‘꼴찌 합격자’였지만 사회를 자청한 뒤 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사례도 있다는 것. 다만, 맥을 못 짚거나 지나친 개입 또는 강요의 경우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사문제는 신문에서 쏙쏙 단골인 시사문제에 대비해 신문을 많이 읽을 것을 주문한다. 보는 시각을 넓히고 균형감각과 깊이를 키우라는 얘기다. 스터디그룹을 통한 모의 연습도 권한다. 긴장을 풀어야 실수를 줄이고 실력발휘가 제대로 되기 때문이다. 오전반에는 긴장하는 사람들이 많아 실수빈도도 높단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고 거짓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눈치 빠르고 집요한 면접관들이 연속 질문을 퍼붓다가 들통나면 100% 실격된다.‘달동네’ 경험을 했다던 지원자가 실제 경험 전무로 고배를 든 적이 있다. 한편 천편일률적인 복장(보통 흰 와이셔츠, 검은 정장)보다는 원색을 제외한 연파란·연분홍색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시선은 코에, 적절한 몸짓도 괜찮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임달식표 농구 ‘쨍~’

    [여자프로농구] 임달식표 농구 ‘쨍~’

    전주원, 정선민, 하은주….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초호화군단’ 신한은행이 여자프로농구 07∼08 정규리그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것은 언뜻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서 말의 구슬을 꿰어 우승을 일궈낸 주역은 따로 있다. 임달식(44) 감독이다. 그는 ‘비주류 인생’을 온몸으로 겪었고 그 경험을 밑천삼아 신한은행을 스타의 개인플레이가 아닌, 톱니바퀴같은 조직력과 팀워크의 팀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임 감독은 “그동안 전주원, 정선민, 하은주 등의 결장이 많았고 실제 경기력에서도 절대 우위는 아니었다.”면서도 “체력의 우위에 기반한 끈질긴 수비로 3,4쿼터에서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끊임없이 주문하는 부분은 득점 루트의 다양화. 주득점원(정선민)말고도 최윤아, 진미정, 강영숙 등에게 언제든 슛을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8월 사령탑에 오른 임 감독은 28살 때인 1992년 실업팀 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접었다.1989년 농구대잔치 결승전에서 ‘농구대통령’ 허재(당시 기아·현 KCC 감독)에 주먹을 날려 1년 자격정지를 당한 기억만 팬들의 기억에 남긴 채 한정식집 운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세미프로 합격 등으로 10년 가까이 외도했다. 그러다 2001년부터 대학농구 2부리그였던 조선대 감독을 맡았다. 밑바닥을 거쳐 먼 길을 돌아온 그의 시선은 넓어졌고 애정은 깊어졌다. 농구공 3개만 덜렁 있던 조선대는 3년만에 1부리그로 승격됐고 지난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최고봉(모비스)과 남정수(KTF)를 프로무대에 진출시키는 쾌거까지 이뤘다. 임 감독은 “통합우승은 당연한 목표”라면서 “농구판에 돌아온 만큼 자랑스러운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싶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한편 11일 경기도 구리체육관에서 신세계는 박세미(18점)의 3점슛 4방과 김정은(14점)의 쌍끌이 활약을 엮어 금호생명을 59-57로 따돌리고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4위(9승2패)로 올라서며 4강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권영수 LPL사장 “사명 바꾸고 극한도전”

    권영수 LPL사장 “사명 바꾸고 극한도전”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이 회사 이름을 과감히 바꾸고 ‘극한도전’ 올인에 나섰다. 임직원들에게도 극한도전이란 글자를 새긴 액자를 300개 넘게 나눠줬다. 각오의 비장함이 묻어난다. 권 사장은 5일 “최근 이사회를 열어 회사 이름에서 필립스를 떼기로 주요 주주인 네덜란드 필립스사(지분율 19.9%)와 합의했다.”면서 이르면 11일 새 사명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사명에서 ‘LG’만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LG와 상표권 계약도 갱신했다. 권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내보낸 ‘2월의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사명도 바뀌는 만큼)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각오로 미래의 대비를 다지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극한도전을 주문했다. 앞서 권 사장은 서울 여의도, 경기 파주, 중국, 폴란드, 미국 등 국내외 사업장에 ‘극한도전’ 액자 320개를 만들어 돌렸다. 극한도전 밑에는 ‘열정과 실력, 팀워크로 정상에 도전합시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권 사장은 “벌써부터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진전된 모습으로 나아가려는 극한도전을 솔선수범하는 부서들이 저를 감탄하게 만들고 있다.”며 격려도 잊지 않았다. 이어 “고(高)난도 과제에 직면하다 보면 서로에게 짜증이 생길 수 있지만 모두가 같이 배려하는 자세로 남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경청한다면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내년에 완공되는 P8(제8공장의 8세대 라인)의 순조로운 시작을 위해 모두가 힘쓰자.”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골프 핸디 15인 최고경영자(CEO)가 회의석상에서 골프 격언을 인용했다. 신규 사업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점에서다.“네버 업(never up), 네버 인(never in)입니다.”골프에서 퍼팅을 할 때 홀컵을 지나칠 정도로 과감하게 치지 않으면 공이 절대로 홀컵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참여´로 결론났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회의를 골프 격언 ‘한방’으로 정리해낸 주인공이 바로 SK텔레콤의 김신배(54) 사장이다. 김 사장의 경영 철학은 ‘도전’이다. 골프처럼 도전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국내 1위 이동통신사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은 위험을 무릅쓴 도전의 연속이었다. 안정적인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은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이동통신시장이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해외에선 성공하기 힘들다는 우려섞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베트남, 미국 등으로 달려갔다. 당장의 수익보단 미래의 달콤한 열매에 관심을 둔 원모심려(遠謀深慮)였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가 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힐리오도 독자 경영권을 확보했다. 베트남 시장 가입자는 350만명을 넘었다. 국내 성적도 남부럽지 않다.2005년엔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은 이어졌다.2006년엔 10조 6000억원, 지난해엔 1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2006년 9월엔 가입자 2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가입자는 2196만명으로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50.5%다. 김 사장은 토종 SK맨은 아니다.1978년 삼성물산과 삼성그룹 비서실,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등을 거쳐 1995년 SKT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무선사업부문 수도권 지사장, 신세기통신 경영지원단장, 전략기획부문장, 정보시스템실장 등 경영전략과 마케팅부문을 두루 거쳤다.2001년 신세기통신 인수 및 합병(M&A)을 비롯한 KT와의 지분 맞교환,2003년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등 SKT의 사운이 걸린 현안들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때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은 토종 SK맨보다 각별하다. 최 회장 측근임을 표시하는 증표이기도 한 다보스포럼 명단에 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라 있다.22일 스위스 다보스로 출발한다. ‘스피드’는 김 사장의 독특한 업무스타일이다. 보고서도 2장을 넘지 않도록 주문한다.SKT 관계자는 “김 사장은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지만 한번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단호하고 과감하게 추진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올해 던진 화두는 ‘성장’과 ‘조정’이다.“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최고성장책임자(CGO)로 불러 달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CGO를 겸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아닌 새 사업을 발굴, 성장시키는 역할이다. SKT 내 4개의 독립된 사내회사들을 조정하는 일도 김 사장 몫이다. 김 사장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가 더 멀리 본다.”고 강조한다. 팀워크에 의한 시너지효과를 강조한 말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부족한 재원, 갈수록 줄어드는 학교와 학생수….’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강원도 체육이지만 강원도교육청 체육담당 장학사들과 일선 체육교사, 지도자들의 열의는 다른 지역을 앞선다. 지금까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도내 학교는 몇몇 중소도시를 제외하고는 벽오지에 산재해 있어 체계적인 체육 활동과는 거리가 있다. 또 적은 인구만큼이나 선수층도 얇고 체육분야에 지원되는 재정은 타 도시의 2분의1에도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우수선수 조기 발굴을 위해 해마다 12월에 소년체전 평가전을 거쳐 선수를 선발한 뒤 이듬해 4월초까지 동계훈련을 시켜 기초유망주들을 길러내면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선발된 선수들에게는 월 50만원씩 연간 10억원의 훈련비가 지원되고 있다.5년 전부터 실시한 이같은 평가전으로 강원체육이 중상위권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수영·육상·체조 등 기초종목을 바탕으로 사격·역도·레슬링·복싱 등 전략종목을 육성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영에서 거두는 성적은 대단하다. 소년체전에서 해마다 3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국가대표인 자유형의 정애현(남춘천여중3), 배영의 주니어 상비군인 서희(홍천여중3)선수 등이 든든한 기둥으로 꼽힌다. 이들은 군단위에 하나뿐이고 그나마 정식 풀장의 절반인 25m 레인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 훈련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적을 내고 있다. 홍천초교·홍천여중 수영부는 학부모들과 지도자들이 수영교실을 운영하면서 만든 이익금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시설이 전무한 다이빙에서도 메달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청 소속으로 국가대표선수인 권경민(26)·조관훈(24)의 싱크로다이빙은 지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고 소년체전 금메달 리스트인 윤승은(봉의초교6)도 꿈나무다. 매트 위의 다이빙 훈련이 기적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강원체고의 수구팀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값진 우승을 얻었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기본종목으로 채택해 육성하기 시작한 육상종목도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소년체전 등 전국단위 대회 성적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높이뛰기, 경보, 투포환, 중장거리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소년체전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딴 김태학(동해 광희중2), 경보에서 금메달을 딴 원샛별(원주 상지여중3), 투포환 전국기록보유자 신보미(강원체육중2·여)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적이 좋았던 800,1500,3000m 중장거리 종목의 경우 올 들어 기록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 흠이다. 체조는 예년에는 국가대표선수까지 배출했지만 학교규모가 작아지면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기초종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는 역도·태권도·사격·레슬링 등 비인기종목을 전략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격은 강릉 사천중학교 여자부 권총사격팀이 4,5년 전부터 전국을 재패해오고 있다. 지도자의 열정과 과학적인 훈련방식이 먹혀든 결과이다. 사천중학교 사격부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록이 워낙 좋아 모두 국가대표 후보로 올라 있다.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권총)인 진종오 선수도 강원도 춘천 출신이다. 세계적인 선수인 장미란을 배출한 역도종목도 원주·홍천을 중심으로 걸출한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고 있다. 장 선수 외에 사재혁(홍천)선수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레슬링은 함상진(강원중2) 선수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노경섭 장학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이 체육분야 전문 지도자들이 불모지 강원도체육을 이끌고 있다.”면서 “행정당국의 꿈나무 체육에 대한 좀더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릉 사천중학교 사격부 “장비도 시설도 열악하지만 사격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시골 중학교 여학생들이 전국 권총부문 사격대회를 휩쓸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사천중학교 사격부원 8명이 주인공. 사천중학교는 지난 2003년 전국대회에서 2차례 우승하면서 혜성같이 나타나 소년체전 등 해마다 6∼7회의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다. 사실상 권총부문 전국대회를 평정한 셈이다. 사천중 여자 사격팀이 이처럼 전국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것은 1998년 이 학교에 부임한 오병옥(44)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과학적인 지도방법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사격을 해왔던 오 교사는 우선 들쭉날쭉한 실탄의 무게를 갖고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한발 한발의 무게를 달아 연습을 하게 했다. 실탄 한개의 무게가 5.1∼5.5g으로 보통 0.1∼0.2g의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000분의1까지 잴 수 있는 저울을 이용해 똑같은 실탄만을 사용하게 했다. 권총 한발을 쐈을 때 배출되는 공기의 양을 일정하게 하게 했다. 실탄의 속도를 내게 하는 탄속도 항상 일정하게 할 것을 주문한다. 오 교사는 열악한 훈련비도 아낄 겸 이같은 과학적인 훈련을 위해 권총 수리까지 직접 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무조건 몰아치며 훈련시키는 방법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동원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훈련을 거친 윤보배(강원체고1·여), 최승희(사천중3·여), 김선아(사천중3·여), 최대한(사천중1)이 국가대표 후보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연소 국대대표선수인 셈이다. 이들 가운데 최대한 선수는 청일점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시골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 오 교사는 선수들을 아예 자신의 집에서 합숙시키고 손수 밥까지 해 먹이고 있다. 시골학교의 어려운 재정 형편을 이겨보려는 궁여지책이다. 훈련도 수업시간은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방과후에 실시하면서 학과공부도 충실히 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사활동과 노래수화발표대회도 갖는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오 교사는 “이번 봄학기부터 정선으로 발령을 받아 사천중을 떠나야 한다.”면서 “그래도 주말마다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맥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매트서 다이빙 연습해도 팀워크로 ‘수영 강원’ 빛내” “선수층은 얇지만 수영종목만큼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수영 강원’의 명성을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을 통해 떨치고 있는 중심에는 강원도수영연맹 이택원(42) 전무가 있다. 이 전무는 2004년,2005년 전국체전에서 금 14∼15개를 따내며 준우승을 이끌고 지난해에는 3위를 기록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소년체전에서도 2005년 금메달 3개를 비롯한 11개의 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도 금 3개 등 18개의 메달을 따는 데 산파역할을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처럼 강원도 수영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우선 지도자들의 열의를 꼽을 수 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수영 지도자들이 박봉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향토사랑 하나만으로 지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다른 광역도시보다 재정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다이빙종목은 시설이 아예 없어 매트 위에서 연습하다 경기를 앞두고 겨우 서울 등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있지만 팀워크 하나만큼은 으뜸”이라고 말했다. 수영장 시설도 춘천 단 한 곳에만 50m 레인이 있는 등 열악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이 그나마 수영종목 등 전략종목 지원에 앞장서고 있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강원도 대표선수들은 해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도 교육감기 수영대회’를 거쳐 1차로 24∼25명을 선발, 한겨울 동안 집중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이 전무는 “11월쯤 동계훈련에 돌입해 이듬해 5월 소년체전 때까지 유일하게 50m 레인이 있는 춘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함께 기량을 키우며 경쟁하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산업화시대 방식의 싱크탱크로는 지식정보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11월 법학박사이자 법률가인 대니얼 데틀링(36)과 경제학자 토마스 가블리타(33) 등 소장학자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21세기형 싱크탱크’ 베를린폴리스(http//www.berlinpolis.de). 창립 6년을 갓 넘은 베를린폴리스는 독일은 물론 유럽 주요 정책입안자들이 주목하는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성큼 커버렸다. 세계적 명망가들로 구성된 유럽의 싱크탱크 ‘리스본 위원회’로부터 “독일에서 가장 개혁에 성공한 싱크탱크 모델’로 호평받았다. 그 저력은 ‘젊은 힘’에서 나온다. 특징은 ‘차세대를 위한 네트워크’라는 점. ●신기술 이용 21세기 걸맞은 정책개발 유럽 전역을 누비며 활동하는 데틀링 소장과 인터뷰 일정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대신 이메일 답장에서 “베를린폴리스의 모토는 ‘21세기에 걸맞은 정책 개발’이다.”며 “이를 위해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이용한 시민사회 발전 ▲변화하는 조직의 동력을 활용한 민주주의 혁신 등의 두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지도자들의 사상으로 정치와 사회분야를 풍부하게 하면서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곳에선 매주 1회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이어 연구 주제와 관련된 정치·경제·사회 단체를 묶어 온·오프라인 토론회, 세미나 등을 연다. 대부분 젊은 리더들이 이끄는 단체들이다. 뿔뿔이 흩어진 여러 기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새 통치철학과 공공영역의 어젠다를 개발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게 이곳의 몫이다. 개별 기관들의 정보와 입장을 소통시켜야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연구원 3분의2가 40세 미만 연구원은 거의 40세 미만. 연구소 정관에 연구원 3분의 2 이상이 40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젊은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독일의 차세대를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활동 방향도 이전의 싱크탱크들처럼 정당의 요구나 연방정부의 주문에 따라 경제전망을 발표하거나 정치적 이슈를 연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독일은 물론 유럽이 맞게 될 미래 과제에 치중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이민자 통합 ▲교육 ▲문화 ▲인권 등이 주 영역이다. 그 동안 해낸 주요 프로젝트는 ‘유로 미션’‘독일의 정보기술사회의 견인차로서의 베를린의 역할’ ‘독일·유럽의 사회주의 모델의 미래’ ‘인재 유출’ 등이다. 그 결과물을 모아 18종의 책으로 출간했다. 특히 지난해 베를린폴리스가 주도해 조사·분석한 ‘유럽의 사회복지 상태’는 독일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베를린폴리스가 독창적으로 마련한 ▲노동 ▲교육 ▲양성 평등 ▲세대간 평등 등 35개 지표를 토대로 유럽 24개국을 분석한 결과 경제 규모 세계 4위의 독일이 21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특성 때문에 베를린폴리스는 규모가 작다는 것도 이전 싱크탱크와는 다른 점이다. 예산도 미리 책정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마련한 뒤 정치·경제·사회 단체로부터 4만∼5만유로의 지원금을 받아 활동한다. 여성가족청소년부, 이민망명청 등 연방정부와 BMW 등 18개 기업,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등의 후원으로 매년 평균 6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vielee@seoul.co.kr ■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들이 꼽는 베를린폴리스의 장점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지난달 18일. 옛 동베를린 시절 세운 딱딱하고 음산한 건물들에 둘러싸인 스트라우스 거리 67∼69번지. 베를린폴리스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이자벨라 암부르스트(27)와 바네다 리즈크(25)를 만났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란 연구소의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주관하는 것을 비롯,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된 프로젝트의 준비부터 마무리를 도맡아하는 베를린폴리스의 일꾼들이다. 암부르스트는 연구소 모토인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해서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리더가 기존 정당이나 조직에 들어가면 활동이 제한된 게 그 동안의 현실이었다.”며 “노동력이나 생활 정치에 대한 이들의 변화 욕구를 자유롭게 사회에 접목시켜 이전의 제도·기관들의 한계와 획일화된 규범을 극복하려는게 우리 연구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엘리트 산실 그랑제콜인 정치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리즈크는 “세계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기존 조직들의 활동 형태는 새로운 지식과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며 “베를린폴리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다음 세대의 관심사에 걸맞은 과제와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가세했다. 연구소 특성상 연구원 한명이 3∼4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니 팀워크가 좋아진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특징을 “정치적으로 감염되지 않은 것”이라고 꼽은 두 사람은 구조화되지 않고 위계질서가 없는 데서 무한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즈크는 인상적인 프로젝트로 지난해 ‘책임을 위한 용기’를 주제로 자신이 주도했던 ‘주니어 캠프’를 들었다. 그녀는 “미래 단체 특히 청소년의 정치적·시민적 참여 경험을 제공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암부르스트는 현재 에너지 문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러시아의 자원무기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유럽의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베를린폴리스가 3년 동안 추진할 역점 과제로 ‘건설을 위한 적응’을 꼽았다. 또 ‘2020년 독일·유럽·세계의 모습’ ‘차세대를 위한 개혁회의’‘창업정신을 가진 독일’ 등의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목소리로 “틀에 박힌 과제를 수행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아이디어를 모아 창조적으로 구성해가는 활동 방식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를린폴리스가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부분의 소규모 싱크탱크가 그렇듯 베를린폴리스 역시 개인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물론 데틀링 소장의 네트워크에 주로 의존하는 게 약점”이라면서도 ““외부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이 많고 연구원들의 네트워크가 확충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vielee@seoul.co.kr ■ 독일의 싱크탱크 현황 |베를린 이종수특파원|현재 활동 중인 독일 싱크탱크는 140개 안팎.2000년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한 뒤 외교·안보 정책 등을 연구하는 주요 싱크탱크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주요 특징은 운영 형태가 국가 혹은 정당과의 연계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국가지원을 받는 싱크탱크만 10여곳이 되는데 주로 경제와 외교·안보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140명의 상근 연구원을 갖춘 ‘학문과 정치재단’으로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부분의 정당이 느슨한 관계로 싱크 탱크와 연계돼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민당-프리드리히 에르베트재단, 녹색당-하인리히 뵐 재단, 기민당-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기사당-한스 자이델재단, 자민당-프리드리히 노이만 재단, 좌익당-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의 결합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 싱크탱크는 주요 재원을 연방 의회로부터 지원받으면서 연계된 정당의 정책·정강을 개발하고 있다. 자칫 정부나 정당에 매이게 되는 관계지만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초당적 합리성을 내세우면서 공평한 정책 개발에 비중을 둬 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최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 혹은 민·관 혼합 성격의 싱크탱크가 많이 늘어나면서 정치적 중립지대의 공간이 넓어졌다. 알프레드 하우젠 협회와 베를린폴리스가 대표적이다. vielee@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자비에 뒤샤텔(22)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2학년생이다.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 특히 수학과 물리에 뛰어났던 그는 명문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의 준비학교를 거쳐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2004년 가을 입학했다. 자비에는 1학년 때의 인성교육 및 리더십 실습과정을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1학년 때 6개월 동안 해외 파병군이 배속된 육군에서 부지휘관으로서 장교경험을 했다. 그는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리더가 있을 때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배웠고,1000명이나 되는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전 7개월간 軍·사회단체 등 활동의무화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최고의 명문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교육은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철저한 이론 교육과 함께 4년 교육과정 중 15개월을 현장 실습에 할애한다.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시각, 현장감각을 지닌 전문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매년 5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중 400명은 프랑스 국적이고,100명은 외국인 학생이다. 올해 프랑스 국적 400명 선발에 5000여명이 응시했다. 지난 10∼15일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구두시험(6월14일∼7월11일)과 체력테스트까지 거쳐야 한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시작하는 것은 학교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은 9월에 입학하면 1개월 동안 알프스의 산악지대에 있는 군 훈련소에서 합숙하면서 체력단련과 지도와 나침반 등으로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 등 훈련을 받는다. 팀워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게 합숙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팀별로 과제를 달성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돕는 것도 익힌다. 이후 7개월 동안 학생들은 군대에서 지휘관 훈련을 받거나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일을 한다.70% 정도가 육·해·공군의 군사훈련에 지원해 지휘관의 역할을 익힌다. 나머지 30%는 변두리 지역의 학교나 경찰서, 적십자, 응급구조대, 재활병원 등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일한다. 첫 실습이 끝나면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의 본격적인 학교수업이 시작된다.1학년 말 4개월 동안 고등수학, 물리학, 기계학, 컴퓨터공학 등 수업을 받은 뒤 2학년에 올라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이공계 학문과 함께 경제학, 철학, 상식, 외국어 등을 익힌다. 교환학생으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3학년에 재학중인 박진형(카이스트 수학과 4학년)씨는 “한국에서 대학 1∼3학년 때 배우는 내용을 이미 준비학교에서 입학시험 준비를 하면서 완벽하게 익혔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에서 학생들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면서 “이곳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 한국의 대학원 수준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반 군인이나 사회단체의 조직을 리드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방학 때 1개월 동안 또 다른 삶의 현장을 체험한다. 개인별 전공분야(복수전공)를 선택하는 것은 기초과목을 모두 섭렵한 뒤인 3학년(영·미식 석사과정)에 올라가면서다. 전공분야를 늦게 선택하도록 하면서 모든 과학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6개월의 전공 심화 수업을 받으면 학교 수업은 모두 끝난다.3학년의 나머지 3개월 동안 학생들은 자기 전공분야와 관련 있는 기업체나 연구소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는다.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들의 경우 보통 3년 과정이지만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는 1년간의 전문화 과정이 추가된다. 학생들은 6개월 동안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이나 외국의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6개월 동안 국내외 기업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4년과정 중 15개월 실습… 전문화과정도 1년 길어 그랑제콜 출신들은 해당 학교를 졸업하면 곧 관리직이나 관료집단에 들어간다. 어린 나이에 사회 저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관리자가 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철저한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이런 결함을 극복하고 있다. 크레퐁 부총장은 “최고의 엘리트 공학도가 되려면 이공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갖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에콜 폴리테크니크 졸업생들이 정부 조직이나 각 기업체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탄탄한 전문지식과 현장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소속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이 된다. 무상 교육 외에 국가로부터 매달 700∼750유로(약 84만∼90만원)의 봉급을 받는다. 일정기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하지만 기업에 취직해 산업현장이나 금융계로 가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는 산업체 30%, 행정부처 25%, 연구소 15%, 금융분야 13%,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 9% 등이다. 현재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5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최고경영자가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이다. lotus@seoul.co.kr ●프랑스 그랑제콜이란 프랑스는 자유와 평등사상에 투철하지만 교육에서는 평준화에 치우치지 않고 수월성을 중시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대학까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도 분야별 전문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육성하는 이유다. 그랑제콜은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국가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엔지니어와 기술관료들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세워진 특수학교들이다. 이공, 인문, 경영,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전국에 300여개가 국립, 관립, 사립 등의 체제로 운영된다. 그랑제콜은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를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든 진학할 수 있는 대학과는 다르다.2∼3년의 준비학교 과정을 거친 뒤 입학시험(콩쿠르)을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다. 그랑제콜 1학년은 미국대학 3학년에 해당한다. 준비학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만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중 과학 바칼로레아를 통과해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13만명 정도. 이 가운데 상위 8∼10%(약 1만∼1만 3000명)의 학생들만이 전국 480개 고교가 개설한 그랑제콜 준비학교에 들어가 실력을 쌓은 뒤 원하는 학교에 복수 지원한다. 상위 50위내에 들어가는 명문 국립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학생들도 많다. 아예 포기하고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있다. 재불과학자 최경일(유텔삿 근무) 박사는 “정부나 기업체의 요직을 그랑제콜 출신들이 독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병폐라고 지적될 수 있지만 대다수 프랑스 국민들은 그랑제콜 출신들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우수 인재·기업과 ‘두뇌교류’ 활발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X’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수학문제가 X라는 기호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야 하듯이 기술장교를 배출하려고 특수사관학교에서 출발한 이 학교는 1794년 개교 이래 프랑스가 풀어야 했던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제공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팔레조에 있다. 녹색의 잔디와 쭉쭉 뻗은 플라타너스,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캠퍼스를 둘러보면 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프랑스가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알 수 있다. 8개의 대강당과 50여개의 소강의실, 학생 식당 등이 있는 본관 건물 외에 연구단지,10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도서관, 보건소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조정, 승마, 축구, 럭비, 수영 등 16가지의 스포츠 시설은 완벽에 가깝다. 규모와 시설면에서 프랑스에 있는 일반 대학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학교의 총장인 자비에 미셸 장군은 “지난 200여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탄탄한 전문지식과 진취적인 세계관을 지닌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설립취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입학한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전문 엘리트가 되도록 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국제사회에서 세계 명문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20개 분야에 마스터클래스(석사과정)를 개설했다. 박사과정도 운용 중이다. 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과 교환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특정 주제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lotus@seoul.co.kr ■ 외국학생 전액장학금… 생활비도 제공 |파리 함혜리특파원|진예진(26)씨는 ‘X2001’이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2001년도 입학생이다. 이 학교의 학부과정에 한국국적으로 정식 입학해 ‘엥제니외르(매니징 엔지니어)’ 학위를 획득한 사람은 진씨가 유일하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 형과 함께 프랑스에 조기유학을 왔다. 고등학교와 준비학교 2년을 마치고,1년의 재수 끝에 이 학교에 입학했다. 지난 3월 졸업과 동시에 유럽 최대의 종합건설자재회사인 생고뱅의 자동차 유리제조 파트 ‘생고뱅 세퀴리트’에 입사,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수업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수업내용은 다른 그랑제콜과 비슷하지만 실습과 운동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실습을 매 학년마다 한번씩 가야 한다.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6시간이나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현장 감각을 갖게 된다. 팀워크도 기르게 되는 것 같다. ▶학비문제는. -프랑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군 공무원 자격을 얻어 학비도 면제되고 봉급도 받는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비(3년에 2만 1000유로)를 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주문에 불과하다. 사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기금’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학비와 숙식을 제공해 준다. 생활비도 학교에서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취업할 때엔 한국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한국을 거점삼아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생고뱅에서는 한국말과 프랑스어를 하면서도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찾았다.(그래서)적임자로 뽑혔다. lotu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현대모비스 감성적 입사식

    현대모비스 감성적 입사식

    ‘역삼동 시대’를 앞두고 있는 현대모비스 박정인 회장의 감성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어려운 경제여건에 인재를 줘서 고맙다.”며 신입사원 입사식에 가족을 초대하는가 하면, 생일을 맞은 직원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오는 15일 서울 역삼동으로 사옥을 옮기는 현대모비스는 7일 본사 지하대강당에서 계동 사옥에서의 마지막 신입사원 입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신입사원 76명의 부모·형제 등이 초대됐다. 박 회장은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입사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입사원들에게는 ‘팀워크’를 각별히 주문한 뒤 ‘우리사주 10주씩’을 선물로 안겼다.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이중포석이다. 순간, 사내 밴드들이 축하 팡파르를 울리며 한껏 흥을 돋웠다. 대기업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튀는 문화’다. 현대모비스측은 이를 ‘열린 문화’라 부른다. 박 회장은 매주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사진을 찍거나 결혼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축하 메일을 보내곤 한다. 대학생 대상의 사이버 통신원·사이버 애널리스트 제도 등도 도입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까불지마-웃찾사… 웃기지마-개콘

    까불지마-웃찾사… 웃기지마-개콘

    요즘 안방극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브라운관을 휩쓸던 드라마 열풍이 잠시 주춤한 대신,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가히 ‘코미디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드라마를 제치고 시청자들을 코미디로 끌어들인 일등 공신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쌍두 마차격인 KBS ‘개그 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두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을 알아봤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웃찾사 “지금 나의 개그는 신선한가?” “아이디어가 빛나는가?” “최선을 다한 것인가?” 지난주 24.7%의 시청률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시청률(24.3%)을 처음으로 제치는 기염을 토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아이디어 회의실에 붙어 있는 문구다. 바로 이 세 문구가 ‘웃찾사’의 최근 인기 비결을 그대로 말해 준다. ‘웃찾사’의 개그는 신선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리한 억지 웃음을 유발해 시청률 부진에 빠졌던 ‘웃찾사’는 지난가을 개편 이후 새로 부임한 이창태 프로듀서의 지휘하에 코너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식상한 기존 10여개 코너들을 모두 폐지하는 대신, 지난 2003년 연말 뽑은 공채 7기 신인 개그맨들을 코너에 대거 투입, 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코너를 속속 선보였다.‘그런거야’는 물론 ‘택아’,‘뭐야’,‘단무지 아카데미’,‘행님아’ 등이 그렇게 탄생한 코너다. ‘웃찾사’의 개그 아이디어는 빛난다. 오후 11시대 심야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가학적이고 선정적인 ‘저질 표현’들은 모두 걸러냈다. 대신 ‘그때 그때 달라요’코너와 ‘리마리오’ 캐릭터에서 보듯 여성층은 물론 어린이·청소년들에게까지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웃음 코드를 추구하려 했다. 또 현장에서 춤과 노래 등 ‘몸’으로 승부하는 대신 대본에 충실한 ‘개그적 요소’를 강화했다.‘복고 바람’ 등 사회내 트렌드도 적절하게 차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청자들은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의 고질에서 탈피한 ‘웃찾사’의 신선한 시도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웃찾사’ 멤버들은 최선을 다한다.‘웃찾사’ 멤버들은 이른바 ‘짬밥‘ 차이가 없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시청자 우선주의’에 입각, 최고 인기 코너라도 재미가 없으면 바로 간판을 내린다. 이창태 프로듀서는 “신인과 기성 개그맨 사이의 조화가 ‘웃찾사’의 성공 동력”이라고 분석하면서 “한달에 한 코너씩은 새로 선보이고, 신인 연기자들도 임없이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개콘 문제도 해결책도 결국은 ‘사람’이다. KBS2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의 김석현 프로듀서 등 개콘 제작진이 최근 내린 결론이다.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약진도 개콘의 부진도 그 이유는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뜻. 신인들 중심으로 치고 나오는 ‘신흥세력’ 웃찾사의 강점을 그대로 뒤짚으면 ‘수성세력’인 개콘의 약점이 된다. 이들은 “원래 캐릭터성 강한 코미디에서는 오히려 신선한 신인급들이 잘 먹혀들 수도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적으로 중견급이 많은 개콘이 식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또 중견급들은 오로지 웃찾사에만 전념하는 신인급들에 비해 집중도 면에서는 떨어진다. 아이디어 고갈이나 이로 인한 개인기 치중 경향 등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나 김 PD는 “개콘의 강점도 역시 똑같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즉 이들은 이미 검증된, 앞으로 웃찾사 팀들이 겪어야 할 온갖 어려움들을 이미 거친 ‘역전의 용사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팀내 주도권 경쟁 문제 등 온갖 갈등 요소를 미연에 피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팀워크를 바탕으로 신인급들을 무리없이 기존 체계에 녹여낼 수 있다. 또 이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보유한 코미디에 대한 노하우는 큰 재산이다. 이런 분석에 따라 앞으로 개콘은 “약점은 줄이고 강점은 살리는” 대대적인 보완에 들어간다. 박준형 등 고참급 팀원들은 주로 팀을 떠받치는 ‘수비수’ 역할을 맡으며 뒤로 한발짝 물러서고,‘복학생’ 유세윤,‘안어벙’ 안상태를 비롯해 강유미, 김대범, 유상무, 장동민, 황현희 등 올 4월에 입사한 KBS 19기 공채 신인들이 대거 공격수로 포진된다. 고참급들은 ‘결정적 패스’로 팀을 살리고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현장 감독’으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낸다.‘젊은 피’들은 “실질적으로 골을 따내는 역할”(김 PD 표현)을 맡는다. 이외에도 성인층을 위한 코미디 등 타깃층을 각각 겨냥한 다양한 코너 연구·개발 등 축적된 노하우들을 적극활용할 방침이다. 김석현 PD는 “관건은 어떻게 하면 당장 웃기는가 하는 눈앞의 성과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정적·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가가 문제”라면서 “2달 정도 뒤에 다시 한번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따른 철저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여당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한반도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주문한 반면, 야당은 현재의 한·미 관계를 위기로 규정하고 양국간 관계 증진을 위한 대미 외교라인 정비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은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이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 대미 외교안보 라인도 새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방호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강경책으로 나올 경우 대미외교에서 마찰을 빚을 수 있으므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진 의원도 “그동안 한·미 협상이 실무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서 고위급 정치채널이 가동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답변에 나선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금 외교안보분야 장관들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실리적인 외교안보정책을 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팀워크도 문제가 없다.”고 동조하지 않았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 있어 힘을 바탕으로 한 일방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내년에 방한해 달라고 초청하거나 ‘한·미공동 평화선언’ 발표와 같은 적극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유선호 의원은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미국측에 ‘북·미간 직접 대화와 핵 폐기 및 보상의 동시 이행’이라는 북핵 해결방안을 적극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장영달 의원은 국가안보와 국익을 최우선하는 한·미동맹 재정립과 함께 단계적 동시 이행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최재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주한미군 재배치도 가속화되고 이라크 파병 연장 및 운영은 물론 북핵 문제의 해결에 커다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용산기지 이전 협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는 등 전면 쇄신을 통해 외교안보의 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2사단 재배치는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이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핵 프로그램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도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정부의 대북 한반도 평화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답변에서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정책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김문수(한)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개혁이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여당의 4대 법안은 개혁이 아니다 ■장영달(우)미국은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동맹’에서 ‘동북아 지역동맹’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가 원치 않는 역내분쟁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방호(한)인권침해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면서 정부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성(우)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공동안보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제안을 할 용의가 있나. ■박성범(한)‘남북기본합의서’를 기본장전으로 군사적 신뢰구축과 함께 기습공격능력 제거를 위한 즉각적인 평화군축협상을 제안한다. ■김성곤(우)국회에 국가보안법 특위를 만들어 3,4개의 대안을 마련한 뒤 국회의원 각자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하자. ■노회찬(노)주한 미2사단 재배치는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유선호(우)조선·동아의 악의적 편향보도가 국보법 폐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최대 장애물이다. ■박진(한)노무현 정부의 근거없는 ‘안보낙관론’과 ‘안보불감증’이 한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화영(우)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4차회의부터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회담을 이끌고 가야 한다. ■유기준(한)500만명에 이르는 재외동포의 위상과 중요성을 감안해 하루빨리 이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 ■최재천(우)참여정부는 한·미동맹관계 강화라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냉전시대의 대미의존적 외교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생각을 바꾸는것이 행정개혁”高총리, 시스템에 의한 개혁 주문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것이 행정개혁의 관건이다.” “감사원의 개혁이 시급하다.” 정부가 2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차관급 공직자 63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이틀동안 일정으로 개최한 참여정부 국정토론회 워크숍에서는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됐다.이날 토론회는 지난 3월 장관급 워크숍에 이어 두번째 열린 것이고,앞으로 1급 이하 공무원 워크숍도 예정돼 있다. ●공직자가 개혁의 주체 고건 국무총리는 ‘행정혁신의 자세’라는 주제 강연에서 “(행정혁신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게 관건이고,그래야 공직자가 행정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총리는 “차관들간 팀워크를 형성해 부처 이기주의와 부처간 갈등을 조정해야 합리적 행정조정이나 행정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인터넷 시대에는 ‘국민 감동의 행정’을 펼치지 않으면 행정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이어 “공공적인 감시시스템을 도입해 투명행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부패척결을 위한 개혁도 이뤄진다.”며 “행정혁신은 사람의 의지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제도에 따라 사회가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시스템에 따른 개혁을 주문했다. ●감사원 개혁 시급 지나친 감사로 행정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감사원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윤성식 고려대 교수는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감사원은 행정발전을 돕는 기관,각 부처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고 해결방안을 도출해 주는 컨설팅 기관이 돼야 한다.”며 “감사원의 개혁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순환보직제는 국가와 공무원의 경쟁력을 논하는 21세기엔 부적절하다.”며 전문성 강화를 강조한 뒤 “공무원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인원감축 등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효율성 위주의 개혁,시장일변도의 경쟁이나 민간경영기법에서 탈피해 공공부문의 특성을 고려한 개혁을 해야 한다.”며 “공무원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공무원의 참여와 주도 속에서 공무원이 함께하는 협력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윤 교수는 정부개혁 분야로 인사개혁,행정개혁,재정·세제개혁,전자정부,지방분권,공기업 민영화,조직 진단·개편 등을 꼽았다. ●지방-중앙 협의 상설화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중앙과 지방간 조정체계는 횡적체계와 함께 종적체계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균형위원회 또는 통합조정위원회의 신설과 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정부 연합조직과 중앙정부간 협의체계 상설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god 5집내고 활동재개

    “멤버들의 참여가 많고 준비기간도 길었어요.어느 앨범보다 애착이 가고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댄스그룹 god가 얼어붙은 가요계를 살리겠다며 의욕을 과시했다.1년만에 출시한 5집은 선 주문만 70만장.지난해 최고 음반판매 기록은 쿨의 65만장이었다.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가수로서 나름대로의 원칙도 생겼다. “2002년 한해는 가요계가 정말 힘들었어요.MP3,PR비 파동 등 악재가 많았잖아요.”(김태우) “가장 큰 문제는 가수들이 본업인 노래보다 오락에 더 비중을 둔 거예요.가수들이 개인기 등 웃기는 데 치중하는 바람에 음악 활동에는 소홀했지 않나 싶어요.”(박준형) “더 웃기는 가수가 나오면 가수는 섭외에서 밀리죠.노래가 아닌 개인기로 선택되는 것은 누구보다도 가수 자신에게 불공평한 일이죠.”(데니 안) 5집 활동을 재개했다지만 이들의 모습을 TV에서 찾아 보기는 힘들다.일주일에 나흘(매주 목·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5시)을 ‘god의 100일 휴먼 콘서트’에 할애하기 때문.매회 참여 인원이 2300명에 달한다.TV가요순위 프로그램은 대부분 주말 녹화라 출연할 여건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공연문화가 활발해져야 가요계가 산다는 취지로 지난해 여름부터 콘서트를 시작했어요”(윤계상) “지난해 45회까지 마친 데 이어 오는 3월31일까지 100회를 마칠 계획이에요.같은 장소에서 6개월간 공연하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죠.기네스북에 오를 수도 있을걸요?”(박준형) “음반만 계속 내기보다 god의 힘과 느낌을 전하는 무대를 선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컸어요.”(데니 안) “god는 보이밴드예요.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뉘앙스가 부정적이죠.립싱크와 댄스를 잘하는 몸 좋고 잘생긴 남자들 정도랄까?”(김태우) “저희는 잘생긴 사람도 없어요.콘서트를 통해 음악성과 즐거움을 선사하고,더불어 보이밴드가 이런 면도 있구나 보여주고 싶은 거죠.”(손호영) 4집까지는 랩이 노래를 압도했다면 이번 5집에는 노래가 60%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타이틀곡 ‘편지’는 박진영의 곡으로 여전히 박진영이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지만 데니 안의 ‘사랑이야기’,김태우의 ‘사랑?사랑!’,손호영의 ‘우리’ 등 멤버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많다. 기획사(사이더스)와 올해중 계약이 끝나지만 이들은 ‘문제없이 잘 마무리될 것’이라는 한마디로 팀워크를 자랑했다. “시대에 맞고 나이에 어울리는 노래를 팬들이 원하는 한 계속 부를 생각이에요.팬들의 사랑이 뒷받침될 때 가수는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많은 분들이 애정을 갖고 가요계를 지켜 봐주시길 바랄 따름이에요.” 주현진기자 jhj@
  • 이베이·델 생존비결/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만들고 철저히 고객위주로 움직여라

    정보기술(IT)과 인터넷산업은 1990년 중반 이후 미국 신경제 성장엔진의 양축이다.2000년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인터넷과 IT산업은 침체에 빠졌다.하지만 IT산업의 침체와 무관하게 성장세를 이어온 두 기업이 있다.온라인경매업체 이베이와 델컴퓨터의 생존비결을 알아본다. ◆이베이 - 닷컴 분석가들은 이베이를 ‘살아남은 가장 성공한 닷컴 기업’으로 부른다.닷컴 붕괴와 관계없이 이베이는 연간 72%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투자자가 가장 갖고 싶어하는 주식중 하나가 됐다. 최고경영자 멕 휘트먼은 2005년 매출 30억달러,순이익 6억달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온라인 벼룩시장에서 출발,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이베이의 성공비결은 전형적인 닷컴기업들과의 차별화에서 출발한다.경험과 규율을 중시하는 휘트먼의 성격과 관계가 있다.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30∼40대가 회사의 중심이다.구경제 기업들처럼 철저한 자료분석에 근거한 전망,엄격한 성과관리와 소비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움직인다.반짝이는아이디어 하나로 기업공개를 통해 대박을 터뜨리는 식의 편법을 거부한다. 둘째,철저한 소비자 중심 경영이다.매년 경영진은 웹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파는 고객들과 만나 불만을 듣고,최대한 경영에 반영한다.아무리 보잘것 없는 물건을 온라인 경매에 내놓은 고객이라도 홈디포와 같은 거대 고객과 똑같이 대우한다.수익만 좇지 않는다.광고가 많으면 고객들이 외면할 수 있어 매출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광고 게재계약을 포기했다.재고나 이를 쌓아둘 창고가 필요없다는 것도 장점이다.여기에 경험많고 신중하며 빈틈없는 휘트먼이라는 걸출한 CEO가 있다. ◆델컴퓨터 - 지난 11일 2·4분기 매출 및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조정,월가를 놀라게 했다.델은 지난해 세계PC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도 미국시장과 세계시장 점유율을 각각 5%포인트와 2%포인트 높였다. 성장비결은 첫째,델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다.고객들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PC를 생산,납품한다.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높다.낮은 재고율도 장점.경쟁업체들이 4주일치 재고를 확보해두는 반면 델은 5일치 재고만 쌓아둔다. 둘째,철저한 목표관리 경영이다.CEO에서부터 생산직 근로자까지 달성해야할 목표를 주간·시간 단위로 세워 1인당 생산성과 비용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철두철미한 비용절감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지난해 4·4분기 매출 대비영업비용이 10.2%로 사상 최저였다.컴팩은 18%,휼렛 패커드는 20.6%였다.셋째,사업 다각화다.PC뿐 아니라 서버와 보관업에 진출,성공을 거뒀다. 김균미기자 kmkim@ ■휘트먼 이베이 최고경영자는 ‘인터넷 상의 벼룩시장을 세계적 장터로 만든 여성.’ 멕 휘트먼(45) 이베이 최고경영자(CEO)의 업적에 대한 평가다.98년 3월 CEO로 취임한 휘트먼은 이베이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냈다. 휘트먼에게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카리스마는 없다.오히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그러면서도 결정을 밀어붙이고 사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 ‘팀워크의 귀재’로 불린다.또 현실적이다.닷컴 기업들이 창의력과 도전을 내세우며 기업확장에 몰두했을 때 그는 철저히 실적을따졌다.기업확장도 단계적으로,경매와 관련된 업체에만 국한했다. 이런 경영철학은 오프라인 업체에서 익혔다.그는 이베이로 오기 전 미 동부에서 마케팅과 소비자 관련 업무를 섭렵했다. 첫 직장은 소비재를 만드는 P&G로 상표 관리 업무를 맡았다.이어 컨설팅사에서 8년간 근무하고 월트디즈니로 옮겨 마케팅 담당 부사장까지 역임했다.92년 신발제조사로 옮겨 죽어가던 상표를 살려냈고 95년 화초재배자 조합이었던 FTD(Florist Transworld Delivery)를 맡아 세계 최고의 민간 화초 회사로 키워냈다.그 뒤 완구업체인 하스브로사에서 취학전 아동 사업부문을 맡아국제 경영 감각을 키웠다.당시 헤드헌팅사의 제의를 받고 이베이로 옮겼다.수백만명에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라며 가족과 함께 서부로 이사했다. 휘트먼은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이때부터 월스트리트저널을 구독하며 기업경영인의 꿈을 키웠다.또 라크로스(하키와 비슷한 구기)와 스쿼시 대표선수를 지내기도 했다.이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가족으로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남편과 두 아들이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히딩크를 벤치마킹 하라

    기업들이 히딩크식 선진축구 조련기법을 앞다퉈 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첫승을 이끈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을 분석,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일부 기업은 히딩크의 리더십을 분석한 프로그램을 사내방송을 통해 소개하면서 활용토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기업체질을 강화하라= 히딩크는 지난해 1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유난히 선수들의 체력을 강조했다.경기 후반의 급격한 체력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선수의 체력을 기업의 펀더멘털로 보고 이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미래에 대비한 사업구조로 재편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유가·환율·경기흐름에 관계없이 앞서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유업(遺業)이라도 불필요한 사업이면 과감히 정리,내실을 꾀하는 것도 체질강화의 한 측면이다. ●전사적으로 뛰어라= 히딩크는 대표팀에게 고정된 포지션을 주지 않았다.대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주문했다. 삼성 관계자는 “임직원이 자신의 일에만 안주하면 기업 차원의 큰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인사·노무·재무능력을 모두 갖춰야 부서간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기업은 이같은 멀티플레이어에게 그만한 보상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능력만이 살 길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철저히 개인의 능력을 중요시한다.학벌이나 출신을 배제하고 계량화된 잣대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물론이다.이른바 제로베이스 채용이다. 지난 3월 삼성에서 승진한 임원중 40.1%가 지방소재 대학 출신이었던 점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히딩크식 축구는 ‘어떤 선수는 잘 하고 있다’와 ‘잘 할 것이다’ 등의 고정관념을 버린 상태에서 선수를 능력위주로 선발했다. ●기업문화를 바꿔라= 히딩크의 ‘창의적인 축구’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크다.대표팀의 팀워크는 자유로운 선후배간 관계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은 최근 임직원들이 공사(公私)를 구분토록 하고 연공서열도 배제하고 있다.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일방적이면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히딩크 감독에게서 배우는 경영학 특강’이란 프로그램을 제작,최근 전계열사 직원들에게 방영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도 얼마전 ‘히딩크식 환경경영’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히딩크의 소신있는 리더십을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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