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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영화 ‘국가대표’ 하정우 “9살 때부터 스키 탔는데…점프대에선 덜덜 떨었죠”

    [INTERVIEW] 영화 ‘국가대표’ 하정우 “9살 때부터 스키 탔는데…점프대에선 덜덜 떨었죠”

    ‘듬직하다.’ 배우 하정우(31·본명 김성훈)를 떠올리면 드는 생각이다. 그의 이미지가 그렇고, 그의 연기가 그렇고, 필모그래피가 그렇다. 이 단어만큼 하정우를 잘 표현하는 말도 드물 것이다. ●영화 위해 입양인 다룬 다큐 많이 봐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에서도 하정우는 특유의 듬직함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맡은 역할은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친엄마를 찾기 위해 국적까지 바꾸며 한국의 스키점프 국가대표가 된 밥(한국명 ‘차헌태’). 기구한 사연을 지닌 만큼, 캐릭터 역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이다.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 조국에 대한 분노를 동시에 품고 있으며 사회에 쉽게 편입하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까다로운 배역을 이렇게 소화했노라 술회했다. “입양인을 이해하기 위해 입양인을 다룬 다큐를 많이 챙겨봤어요. 밥의 인물 모티브는 네덜란드로 입양돼 카레이서가 된 분에게서 따왔고요. 연기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밥의 심경 변화 포인트를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마음의 상처와 적개심이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치유되고, 나중엔 자신을 인정하고 통찰하게 되죠. 전체 흐름 속에 나타나는 이런 맥들을 잘 짚으려고 했어요.” 영화는 스키점프 경기 장면을 그야말로 실감나게 펼쳐보인다. 눈을 떼기 어려운 장면들에 관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하지만, 배우들은 스키점프대 위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는 하정우도 마찬가지. “실제 점프대에 서보면 아파트 12~15층 난간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화면상으로는 심심해 보일지 모르지만 38도라는 경사가 정말 만만치 않아요.” 물론 점프대에서 비행하는 장면은 대역으로 투입된 현역 선수들의 모습이다. 사실 그는 수준급의 스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9살 때부터 스키를 시작해 스키장을 자주 다닌 까닭이다. 하지만 스키와 스키점프는 완전히 다른 운동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점프대에서 스키점프를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7년은 훈련을 받아야 한단다. 촬영 전 합숙훈련 3개월, 촬영기간 7개월이란 시간은 흡사 군대생활과도 같았다. 배우나 스태프들도 거의 남자였던 데다, 전북 무주와 강원도 평창의 촬영지는 외부와의 접촉이 쉽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출연한 배우 김동욱, 김지석, 최재환, 이재응 등과의 팀워크가 돈독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수다가 많이 늘었어요. 같은 작품을 하면 친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영화는 특별히 더 친해진 것 같아요. 끝나고 나서도 계속 만나죠. 마치 같은 학교를 나온 듯한 끈끈한 소속감이 느껴져요.” ●“아버지 김용건과의 동반출연 좋은 추억 될 것”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자 그의 눈빛이 자못 진지해졌다. 스키점프의 현재 전체 등록선수는 7명이며 그 중 국가대표는 4명에 불과하다. “현실은 영화에 그려진 것보다도 열악해요.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도 2명밖에 안 되죠. 세계적으로 16강 안에 드는 친구들인데, 우리나라에선 별로 관심이 없잖아요. 오히려 유럽에서 더 인기가 많대요.” 함께 합숙하며 오래 지켜봐서인지 그의 목소리에선 안타까움이 뚝뚝 묻어났다. ‘국가대표’는 부친과의 첫 동반출연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아버지인 탤런트 김용건은 영화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역으로 출연했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마치 사진첩을 넘겨보듯, 훗날 손자들이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가 함께 등장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무척 재미있어하지 않을까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이동국 한·일 올스타전 합류

    국가대표팀 승선 논란을 일으켰던 이동국(30·전북)이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에 뒤늦게 이름을 올렸다. 프로축구연맹은 새달 8일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 올스타전(조모컵)에 나설 K-리그 대표 최종명단 19명을 28일 발표했다. 이동국은 정규리그 15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뽐냈지만 활동량 부족과 팀워크에서 뒤진다는 이유로 1차 명단에서 제외됐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PM 닉쿤, 태국 인터뷰 “K-POP 스타 되려면…”

    2PM 닉쿤, 태국 인터뷰 “K-POP 스타 되려면…”

    2PM의 태국계 미국인 멤버 닉쿤이 노력파 한류 스타로 태국 언론에 소개됐다.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는 15일 ‘K-POP 스타가 되려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에 달렸다’는 제목으로 닉쿤을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닉쿤이 힘겨운 연습생 시절을 거쳐 가수가 된 뒤 지금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닉쿤은 이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잠을 많이 자지 못한다. 일을 하지 않을 땐 연습을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도 “바쁘지만 재밌다.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며 바쁜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혼자 있을 때는 여자친구를 사귀거나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일과 미래를 생각하면 다른 것들은 모두 잊을 수 있다.”며 ‘일벌레’ 성향을 드러냈다. 신문은 스타와 일반 여성의 데이트 현장을 담는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엠넷 스캔들’에 닉쿤이 출연했던 것도 언급했다. 당시 닉쿤은 마지막 결정에서 이별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닉쿤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지금은 내게 기회”라며 “이 기회를 여자친구를 만들면서 흘려보내기 싫고, 내 팬들을 잃고 싶지 않다.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닉쿤은 이 인터뷰에서 “2PM은 완벽한 팀이다. 우리는 정말 잘 맞는다.”고 멤버들 간 팀워크를 자랑하며 “이 그룹 안에서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2PM은 지난 2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태국에서 첫 공식 해외 프로모션 활동을 펼쳤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엔트리 15~16명 이미 정했다”

    “엔트리 15~16명 이미 정했다”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일궈낸 허정무(54)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1년도 채 남지 않은 본선에 대비한 구상으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목표치가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신이 목표로 한 원정 16강 진출이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입술이 바짝 마른 속내와 함께 월드컵에서의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세계가 뛰고 있지 않은가. 총만 안 들었을 뿐 전쟁을 치르고 있다. 모두가 살얼음판을 걷는데 우리만 우물안 개구리로 남아 있으면 되겠느냐.”는 말로 요약했다. ■그에게 궁금한 다섯가지 이야기 허 감독은 태극마크를 놓고 ‘자질론’과 ‘연애론’을 펼쳤다. 그는 “경기력이라는 것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운을 뗐다. 경기를 마치고 들어온 선수에게 “최선을 다했냐.”고 물어 보면 대부분 “열심히 했다.”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주영 佛서 잘못된 점 고쳐 많이 성장 유럽리그와 견줘 K-리그에서 모자라는 부분이 바로 투쟁심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으로 좁혀 말할 수 있다.”면서 “경기장 안에서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 나무도 하나는 부러뜨리기 쉽지만 10개는 힘들다. 그게 팀워크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영(24·AS모나코)을 좋은 사례로 손꼽았다. 허 감독은 “주영이가 프랑스에서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잘못된 점을 고쳤다는 증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팀을 위해 줄곧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가리킨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등에서 뛸 당시 허 감독 본인도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로 불렸다. 그가 말하는 ‘투쟁심’이 프로 팀은 물론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자질을 대변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동국 왜 실패하는지 고민하고 고쳐야 최근 대표팀 승선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이동국(30·전북)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 놨다. 지난 12일 전주까지 내려가 경기를 봤지만 여전히 안타까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날 볼 터치 실수만 전반 14회, 후반 8회나 됐다.”면서 “같은 사안에 대해 며칠 사이에 180도 달라진 것으로 비쳤는데, 아직 더 움직여야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연애할 때 보기 싫어지면 말도 안 걸지 않느냐.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이동국 본인은 말하지만, 왜 실패했는지를 되돌아 봐야지 고치려고 애쓰지 않으면 실패 자체로만 남는다.”고 강조했다. 예의 자질론과 맞닿은 지적이다. 황선홍(41·부산 감독)과 같은 대형 스트라이커를 찾는다는 허 감독이 이동국에게 쏟는 애정은 남다르지만 아직 2% 모자란다는 뼈아픈 고백인 셈이다. 그는 “황선홍도 1990년, 1994년 월드컵 때 많은 욕을 먹었지만 잘못을 고친 뒤 2002년 월드컵 때에는 영웅이 됐다.”고 말했다. ‘게으른 천재’ 또는 ‘주워 먹는 골게터’란 소리까지 듣는 이동국이 곱씹을 만하지 않을까. 본선준비 강한 팀과의 평가전 꼭 필요 허 감독은 “평가전이나 A매치를 벌일 상대는 강할수록 좋다.”면서 “5골을 먹든, 10골을 먹든 계속 해 봐야 대비책이 나오고 면역이 생긴다.”며 강한 승부욕을 거듭 강조했다. 본선 베스트11에 대해서는 “날이면 날마다 연구하는 과제로 머릿속으로 그렸다.”면서 “월드컵 조 추첨이 5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예비 엔트리 23명 중 15~16명쯤 뼈대를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력 저하나 부상 등 변수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경쟁을 통해 들어와야 한다. 선수들이란 한달 다르고 두달 달라서 느닷없이 치고 올라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경쟁은 숙명이다.”고 덧붙였다. 캡틴 박지성 덕에 소통 크게 늘어 팀워크와 맥락이 닿는 소통의 문제도 거듭 짚었다. 요즈음 후배들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더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미팅 때 코칭스태프가 한 자리에 있으면 어려워 해, 비디오 분석할 때도 선수들끼리 얘기하면서 보라고 일부러 빠져 준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소통이 넓어지는 방증으로 캡틴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효과를 들었다. “박지성이 겉으로 보기에는 어물쩍한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 숨어 있는 게 있다.”면서 “네임 밸류를 가지고도 다른 선수들이 느끼는게 있어 위 아래로 잘 통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급박한 점을 세가지로 나눴다. 시간과 인력, 기술적인 부분이다. 구체적으로는 프로팀, 대한축구협회와 협의해서 내년 일정을 짜는데 기왕이면 더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상대들에 대한 분석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체력적으로 가다듬는 문제, 다음이 축구 선진국 시스템 도입이다. 훈련이나 경기 때 선수들의 패스 성공, 실패 등 통계를 한 눈에 분석할 수 있는 ‘프로존’ 설치에 대해서는 효율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 별명 ‘진돗개’처럼 지혜로워졌다 그는 ‘진돗개’라는 오랜 별명도 팀 화합을 뼈대로 하는 축구철학과 연결시켰다. 허 감독은 “사실 그 별명에는 오해가 숨어 있다.”고 사연을 털어놨다.어릴 적 투쟁심이 강하다고 해서 붙은 별명인데, 사람들은 아직도 ‘마이웨이’를 부르짖는 강성의 고집불통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진돗개란 용맹하기만 하지 않다. 그 당시엔 일종의 만용에 가까운 행동도 하지 않았나 한다. 그러나 나 역시 결점을 고치고 진돗개처럼 지혜로움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말 나중엔 지장이나 덕장, 용장보다는 축구계에서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웃었다. 송한수 조은지기자 onekor@seoul.co.kr
  • [부고] ‘KJ법’ 만든 日 학자 기와키타

    [부고] ‘KJ법’ 만든 日 학자 기와키타

    │도쿄 박홍기특파원│독특한 발상법인 ‘KJ법’을 만든 문화인류학자인 기와키타 지로 전 도쿄공대교수가 별세했다. 89세. 팀워크의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도록 고안된 ‘KJ법’은 전체의 문제점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모은 개별적 자료를 조합해 나가면서 전체의 틀로 구조화시켜 진짜 문제점을 찾아 내는 방식이다. 자기 및 조직개발의 방법으로 기업과 교육에서 활용도가 높다. 지난 1967년 자신의 저서 ‘발상법’을 통해 처음 제시했다. ‘KJ’는 기와키타 전 교수의 이니셜이다. 기와키다 전 교수는 독자적인 문명론을 제기한 데다 환경보호 등에도 적극 참여해 1984년 막사이사이상을 받기도 했다. hkpark@seoul.co.kr
  • ‘태양을 삼켜라’ 스페셜 방영, 호평속 기대감 증폭

    ‘태양을 삼켜라’ 스페셜 방영, 호평속 기대감 증폭

    지성 성유리 이완 등의 출연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SBS 새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극본 최완규ㆍ연출 유철용ㆍ제작 뉴포트픽쳐스)가 스페셜 방송분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8일 방송된 ‘태양을 삼켜라’ 스페셜 편에서는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 아프리카 로케이션을 다녀온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생생했던 촬영 현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최초로 태양의 서커스 공연 촬영에 성공한 경험담 등을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극중 출연하는 배우 유오성의 내레이션과 함께 드라마를 면면히 살펴볼 수 있었던 스페셜 방송분은 지난 20일간 고군분투했던 아프리카 촬영을 생생하게 전달해 현장감을 더했다. 유오성은 “더위와의 싸움이 대단했다.”면서 “땀이 많은 나는 ‘다한 유오성’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며 리얼한 아프리카 모습을 소개했다. 또 먹이 때문에 흥분한 치타가 배우 홍석천의 등을 물어 부상을 입혔지 그럼에도 하루 만에 촬영을 마치기 위해 끝내 치타와 촬영을 감행해야만 했던 순간을 담아냈다. 적지 않은 부상에 시달렸던 지성은 “좋은 영상을 담으려다 보니 굉장히 위험한 신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부상을 당했지만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겠다.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편 ‘태양을 삼켜라’는 방영되기 직전, 제작진 일부가 신종플루 의심 증세를 보여 촬영을 전면 중단했던 악재가 있었지만 이들의 팀워크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을 전했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CEO칼럼] 신바람 CAN 문화/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칼럼] 신바람 CAN 문화/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무게가 수천 파운드나 나가는 범고래가 수면 위로 솟아올라 밧줄을 넘기 위해서는 평소 적절하고 반복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조련사와 고래가 서로 교감을 갖고 긍정적인 관계로 나가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몇몇 기업들이 자신감과 일체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는 가장 바람직한 조직 문화로 ‘신바람 캔(CAN) 문화’를 꼽는다.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이 같은 생각으로 즐겁게 일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 평소 힘들었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것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때 생겨나는 자신감과 ‘할 수 있다.’(CAN)는 의욕을 신바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업에 있어서 이런 신바람은 자율적으로 일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산업에선 자율과 창의성이 더욱 중시된다. 고객에 대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자율적이고 창의성이 충만될 때에 더욱 잘 된다.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다. 우유의 졸림 유발 성분에 대한 분석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그 주제가 너무 흥미로워 몇 달간 거의 밤을 새워가며 몰입한 경험이 있다. 반대로 어린 시절 조금만 더 놀다가 공부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공부하라고 야단치면 갑자기 하기가 싫어질 때가 있었다. 바로 자발성의 결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구성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을 하기도 하지만 자긍심과 펀(Fun), 인정, 존중, 신뢰, 배려, 소속감(일체감) 등의 무형적인 요소로도 신바람을 이끌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일류 기업들이 이런 부분에 점점 비중을 두며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는 것도 결국 장기적으로 이런 조직과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앞서가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업장별로 가족 초청행사와 재택근무, 월 1회 ‘치어-업 데이’(Cheer-up Day·조직활성화), ‘패밀리 데이’(Family Day·조기 퇴근) 등을 실시해봤다. 결과는 대만족.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고 생산성도 올라갔다. 프로그램과 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아 ‘가정 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회사가 지향하는 조직 문화를 촉진하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2007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임직원과 고객 초청 사내 경연대회인 ‘행복한 음악회’도 많은 호응과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평소에 감춰두었던 임직원들의 열정과 끼, 재능, 팀워크 등이 이런 페스티벌을 통해 분출되는 것을 볼 때 우리 회사 슬로건인 ‘건강과 젊음, 행복을 드립니다’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곤 한다. 신바람 나는 일터는 신바람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조직은 회사와 구성원들이 공감대를 갖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때다. 그래야 좋은 성과를 내고, 이같은 성과가 고객가치 창출로 연결돼 회사가 성장하고, 개인도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회사와 직원이 더불어 성장하는 ‘사이클’이 선순환으로 정착될 수 있다. 요즘 경제와 정치,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 상황이 적지 않고, 어두운 뉴스도 많다. 이런 때일수록 진정한 ‘신바람 캔(CAN)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충만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 무릎 부상에 무릎 현주엽 전격 은퇴

    ‘매직 히포’ 현주엽(34)이 전격 은퇴를 결정했다. 프로농구 LG와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데다 지난달 7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기를 노렸던 터라 조금 의외지만 “올 것이 왔다.”는 것이 농구계의 중론이다.LG는 24일 “현주엽이 현역 생활을 접고 지도자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 은퇴 뒤 구단 지원으로 지도자 연수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판 (찰스) 바클리’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현주엽은 195㎝에 100㎏을 웃도는 당당한 체구와 탁월한 유연성을 앞세워 파워포워드의 전형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휘문고 1년 선배 서장훈과 함께 고교무대를 평정하면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다. 199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SK에 입단한 현주엽은 1999년 12월 KT의 전신인 골드뱅크로 트레이드됐다. 2005년 5월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무관의 제왕’ 찰스 바클리처럼 현주엽도 끝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지 못했다. 통산 9시즌 동안 평균 13.3점에 5.2어시스트 4.1리바운드.현주엽은 주희정(SK)과 더불어 국내 최다인 7차례의 트리플더블을 올릴 만큼 탁월한 센스를 뽐냈다. 2004~05시즌 A급 포인트가드들을 제치고 어시스트 2위(7.83개)에 올라 ‘포인트 포워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상무 시절인 2002년 왼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 시즌이 끝나면 미국에서 치료를 받거나 메스를 대는 일이 반복됐다. 시나브로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당연했다.지난 시즌 강을준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는 더 좁아졌다. 강 감독은 기동력과 수비력이 떨어지는 현주엽 대신 기승호·이지운 등 파이팅 넘치는 루키들을 중용했다. 강 감독은 수차례 현주엽과 면담을 갖고 팀에 헌신하는 고참 역할을 요구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외려 불화설이 나와 팀워크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즌이 끝난 뒤 LG는 이창수(196㎝)와 백인선(194㎝)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빅맨들을 영입했다.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그레그 스티븐슨(192㎝)을 뽑았다. ‘집권’ 2년차를 맞은 강을준 감독이 색깔에 걸맞은 리빌딩에 박차를 가한 것. 비싼 몸값(연봉 3억 2000만원) 때문에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자존심이 강한 현주엽은 결국 코트밖으로 물러나는 선택을 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관악구“스킨십·경청으로 通했다”

    구청장 직무정지로 어려움에 처한 관악구가 ‘스킨십’과 ‘경청’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앞세워 직원들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10일 관악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은 기존의 일방적·권위적 회의 문화를 없애는 대신에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있다. 자치구의 수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팀워크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권한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간 ‘미래도시 관악 발전을 위한 7급 이하 직원 의견 조사’를 실시했다. 57개 부서 직원 222명이 참여해 그동안 구정 운영 방식에 대한 솔직한 의견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투명한 ‘신(新) 인사제도’를 확립해 직원들 사이에 인사 불만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박 권한대행은 또 직원과 생산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구청 전산망인 ‘새올 행정시스템’ 내에 ‘권한대행과의 대화’라는 게시판 코너도 만들었다.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메일을 보낸 직원과 권한대행 자신만이 내용을 볼 수 있으며, 모든 의견에 대한 구정 반영 여부가 당사자에게 통보된다. 이 밖에도 구는 현재 근무평점 공개, 주요보직 직위 공모제 등을 통해 투명한 인사행정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별 권한 위임을 통한 책임운영제, 공직비리 엄정 대처, 인사청탁자 명단 공개 등 ‘신상필벌’ 체계를 확립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다. 박 권한대행은 “현재의 어려움을 도약의 계기로 삼아 직원 여러분의 고민과 의견이 구정에 충실하게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모든 구정의 핵심은 구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는 만큼, 활기찬 관악 건설을 위해 직원 여러분의 주도적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 인재개발원 신입공무원 교육

    서울시 인재개발원이 신입 공무원 98명을 대상으로 11일까지 경북 문경새재에서 ‘실무리더과정’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2박3일간의 훈련 기간에 교육생들은 문경새재를 행진하며 팀별로 주어진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한다. 행진거리는 왕복 13㎞로 4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훈련은 신규채용 공무원이 정식으로 임용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3주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3주간의 실무리더 교육은 ▲리더십 역량 강화 ▲서울의 역사·문화 현장 탐방 ▲팀워크 강화훈련 ▲사회봉사활동 등 현장체험 중심으로 구성된다. 훈련을 마친 교육생들은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근무하게 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뮌헨회담은 실패작이었다

    뮌헨회담은 실패작이었다

    등산에서 흔히 쓰는 정상(Summits)이라는 단어를 외교 용어로 처음 가져다 쓴 이는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었다. 그는 1950년 2월 에든버러 연설에서 소련 최고위층과의 또 다른 회담을 제안하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이후 언론도 자주 사용하며 외교 용어로도 대중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게 했다. 두 적수 사이의 위험한 만남,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순간, 명성을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하는 건곤일척의 기회, 일단 시작하면 물러서기가 거의 불가능한 여행 등 정상회담은 서사시적 특성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을 유혹하곤 한다. 그런데, 이미 원시시대부터 외교와 협상이라는 관습이 있었음에도 안전과 체면 문제로 정상회담은 기피됐다. 적어도 19세기까지는 그랬다. 정상회담은 항공기 여행, 대량 살상무기의 등장, 대중매체에 의한 가정 내 뉴스 보급 등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지며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이 같은 기준에서 데이비드 레이놀즈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차 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에 열렸던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과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뮌헨 회담을 현대적인 정상회담의 출발점으로 본다. 레이놀즈 교수는 ‘정상회담-세계를 바꾼 6번의 만남’(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펴냄)에서 20세기를 움직인 6대 정상회담을 집중조명한다. 뮌헨 회담을 비롯, 2차 대전을 빨리 끝내려고 했던 1945년 미국·소련·영국의 얄타 회담, 1961년 빈 회담, 1972년 모스크바 회담, 1985년 제네바 회담 등 냉전시대에 이뤄진 미국과 소련의 세 차례 회담, 1978년 중동 평화를 위한 캠프 데이비드 회담 등이다. 저자는 정상에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정상에서의 회담은 잘 진행됐는지, 어떻게 지상으로 내려왔는지 등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즉, 정상회담 3단계인 준비, 협상, 실천 과정을 두루 살피고 있는 것. 실패한 정상회담의 대명사는 뮌헨 회담이다. 레이놀즈 교수는 배짱이 없는 체임벌린이 히틀러에게 유화책만 제시했고, 아마추어 외교를 펼친 끝에 히틀러에게 속았다고 본다.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착각했으나 1년 뒤 2차 대전이 일어났다. 성패와 관련해 다소 엇갈리는 의견도 있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스탈린, 처칠이 함께 했던 얄타회담은 히틀러 체제를 구제하고 전쟁을 1년 더 지속시켰다. 빈 회담은 만남 자체가 강조된, 준비되지 않은 정상회담으로 실패작이 됐다. 존 F 케네디와 니키타 흐루시초프는 탐색전과 이념 논쟁만 벌였다. 이후 쿠바 미사일 위기와 미국의 베트남 참전이 뒤따랐다. 반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제네바 회담은 개인적인 화학작용과 함께 보좌관들의 팀워크를 활용, 끈기 있게 대화를 지속해 냉전 종식을 이뤄냈다. 지미 카터도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서 세부사항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며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합의를 끌어냈다. 저자는 정상회담에 임하는 주인공들 개개인의 품성과 건강, 회담 과정도 중요하지만 실천도 그에 못지않다고 강조한다. 회담 뒤 자국으로 돌아와 국민과 의회를 설득하지 못하면 회담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 2003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에 대한 유엔 결의안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믿었지만, 미국 정부는 결국 자국 내 보수적 여론에 휘둘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2만 9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 출범 KT통합 2제] KT, 전직원 성과연봉제 도입

    1일 공식 출범하는 ‘통합KT’는 3만 8000여명에 이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공서열식 인사제도와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성과 연봉제를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KT 노사는 이 같은 인사 혁신 프로그램에 전면 합의하고 대표적인 공기업적 잔재로 지적받아 온 일반직·연구직·별정직·지원직 등의 직종구분과 2~6급의 직급체계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보수 체계도 개인 성과에 따른 보수등급(Pay Band)으로 전면 개편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직급 대신 급여 수준에 따라 L(leader)-P(Professional)-S(Senior)-J(Junior)-A1(Assisstant1)-A2(Assisstant2)의 등급으로만 구분되며, 직종·직급과 관계없이 더 강력한 내부경쟁 상황을 맞게 됐다.특히 KT는 한국전기통신공사 발족 이래 30년간 유지해 온 호봉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호봉제는 그간 성과주의 인사의 가장 큰 장애물로 간주돼 왔다. 또한 팀워크와 경쟁효과를 동시에 거두기 위해 부서성과급의 차등폭도 150%까지 높였다. KT 노사는 또 고령 노동자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 최초로 최장 3년6개월간의 ‘창업지원휴직’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직원들 배치도 본사 중심의 통제 위주 인사관행을 개선해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웹사이트에서 개인과 부서 간에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하는 HR-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방식으로 전환한다. KT는 전체 사업을 홈부문·기업부문·개인부문 등 3개 사내 독립기업으로 나누고, 각 부문 대표를 사장으로 하는 책임경영체제를 출범시켰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총싸움게임 ‘아바’, 韓日 최강팀은 어디?

    총싸움게임 ‘아바’, 韓日 최강팀은 어디?

    네오위즈게임즈가 오는 30일 온라인 총싸움게임 ‘아바’의 제1회 한일 국가 대항전 결승전을 개최한다. 이 대회는 국제 e스포츠 대회 격으로 지난 3월부터 2개월간의 예선전을 통해 선발된 한국 대표 4개팀 중 우승팀이 일본 대표팀과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내 지역 대표 4개팀은 각종 ‘아바’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는 최고 수준의 클랜들로 알려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되고 있는 ‘innate’팀은 지난해 ‘아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탄탄한 팀워크를 보유 중이다. 이에 맞서는 일본 국가대표 ‘Comet’팀 역시 일본 현지 예선전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이번 결승전은 서울 목동 곰TV 스튜디오에서 열리며, 곰TV를 통해 전세계 생중계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中언론 “박지성, 아시아 역사 새로 썼다”

    中언론 “박지성, 아시아 역사 새로 썼다”

    “한국 박지성이 아시아 역사를 새로 썼다.” 중국 언론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선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박지성은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의 챔스 리스 결승에 선발 출전해 66분 동안 뛰었다. 중국 언론은 챔스 리그 결승에서 뛴 아시아 선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도 박지성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그 이유로 ‘지나친 긴장’을 꼽았다. 런민르바오(인민일보)는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가 결승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꿈의 무대’ 유럽 리그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그는 뛰어난 재능으로 퍼거슨을 감동시키고 결국 결승 무대에 섰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이지 않아 결국 공을 놓치고 말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첫 번째 챔스 리그 결승전을 마쳐야 했다.”면서 “지나친 긴장과 부담감으로 공격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지역스포츠사이트 ‘ESPN스타’(espnstar.com.cn)도 “박지성은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그러나 그는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으며 상대팀의 훌륭한 팀워크에 놀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당수 중국 언론은 “우승은 놓쳤지만 박지성이 뛰어난 선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존경받을 만하다”(스포츠 전문 사이트 ‘티탄왕’), “그는 여전히 한국 축구선수의 자부심이며, 아시아 선수도 유럽 리그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준 선수”(ESPN스타) 등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학총장 초대석] 조규향 동아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조규향 동아대 총장

    동아대 조규향(67) 총장은 교육부 차관, 부산외국어대·방송통신대 총장 등 공직과 대학 총장을 두루 역임한 교육 전문가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조 총장은 교수업적 평가제 강화, 학과 평가제 도입, 졸업인증제 시행 등 강도 높은 학교 개혁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다. 조 총장으로부터 전국 사학 명문으로의 도약을 위해 힘찬 날갯짓을 펴는 동아대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것들인가. -최근 대학 발전계획인 ‘액션 플랜(Action Plan) 2016’을 마련했다. ▲경영혁신 ▲우수 신입생 유치 및 최우수 인재 배출 ▲최적의 교육·연구 환경 조성 ▲연구 역량 강화 ▲재정 확충 및 건전화 등 5대 발전전략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2016년 아시아 대학 100위권, 전국 대학 20위권, 5개 학문분야 전국대학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역 대학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서울 수도권 등에 비해 지역대학 특히 사립대학의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학생들의 졸업인증제, 교수 업적평가제, 학과평가제 등 96개 실천과제를 마련, 적극 추진해 지방대학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50억 1500만원을 지원받는 등 이같은 노력이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대학마다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동아대의 국제전략은. -타 대학과 차별적이고 특성화된 국제화를 통해 21세기와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재 양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1994년부터 국제화 정보화 지역화 특성화에 중점을 둔 발전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국외우수대학과 지속적인 국제 학술 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교수와 학생 간의 교환교류, 글로벌 인턴십 등 여러 방면에서 국제학술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45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했으며 20개국 99개 대학 및 기관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전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 운영, 외국인 교수 채용 확대, 단과대학 국제 교류 활성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권 사립대학으로서는 유일하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유치했는데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나. -올해 처음 시작한 탓에 학생들의 기대와 학교의 계획이 상충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아직도 많은 부분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다른 25개 로스쿨도 함께 겪는 과제다. 학생들이 새 제도의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불안감을 불식시키려고 국제화 시대의 법률가 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전 학생에게 무료로 노트북을 지급하고 학교 인근에 원룸형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학업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56.44%로 전국 5위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교수 1명이 3~4명의 학생을 담당, 학습 생활 등에 조언을 하는 등 밀착 지도를 하고 있다. →동아대는 승학·부민·구덕·보배 등 4개 캠퍼스와 종합병원, 로스쿨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 발전 구상은. -서구 부민동 옛 법조청사 부지에 자리 잡은 부민 캠퍼스는 지난 3월 경영대학·사회과학대학이 옮겨 오고, 로스쿨이 개원하면서 명실상부한 법정·사회·상경계열 중심의 특성화 캠퍼스로 위상을 갖췄다. 학술·문화교류의 중심으로 거듭나려고 다목적 국제회의장, 세미나실, 첨단 도서관, 기숙사 등을 갖춘 국제회관을 건립 중이다. 하단동 승학캠퍼스는 산학협력과 연구기능을 강화해 인문·자연·공학계열 중심 캠퍼스로 발전시키고, 동대신동 구덕 캠퍼스는 의학·예술 중심 캠퍼스로 나아간다. 부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진해 보배캠퍼스는 첨단 생산·첨단 스포츠과학·국제 통상물류 등이 어우러진 미래형 캠퍼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입시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도 입학사정관 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오랜 경험과 자료가 축적돼야 한다. 올해처럼 정부 지원을 노리고 갑자기 확대해선 곤란하다. 오히려 이 제도를 망칠 우려가 있다.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어떤 게 있나. -올해 전면 개정 시행에 들어간 교수 업적 평가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학과평가를 별 탈 없이 이끌고 가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교수 역량 강화라는 큰 틀에서 같은 것이지만, 교수 업적 평가가 개인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학과평가는 팀워크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동안 경쟁대학과 비교해 다소 처졌던 대학원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우수 학생선발을 위한 다양한 특별전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부산지역 대학 중 가장 많은 특별전형이 있다. 지난해 27개의 특별전형이 시행됐고 올해는 입학사정관 전형 등이 추가됐다. 수험생은 다양한 전형유형을 꼼꼼하게 분석해 자신의 소질에 맞는 전형을 찾아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2010학년도부터 모집에 들어가는 ‘동아 슈피리어 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우수 인력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전형은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각종 국가고시 준비, 공인회계사(CPA) 시험 등을 목표로 하는 학생을 위해 차별화된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게 된다. 4년간 등록금 전액 지원, 국외어학연수 지원, 공부방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교육전문가이신데 평소 대학교육에 대한 지론은 무엇인가. -학부 교육은 인문 소양 등 기본 교육에 충실하고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지역 대학으로 는 처음 졸업인증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고 도덕적 가치를 함양해 사회가 요구하는 준비된 인재를 배출하자는 목적에서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외국어 능력, 실용한자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봉사활동 등 4개 분야 가운데 2개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따야 졸업이 가능하다. 부산에서 처음 실시하는 졸업인증제는 동아대 졸업생이면 일정 기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다는 검증된 졸업자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펠로 교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연구 업적이 뛰어난 교수를 ‘펠로(fellow) 교수’로 임명해 특별한 예우와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교수사회의 연구 의욕을 높이고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석좌교수 바로 아래 급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허재 “부상병동 팀워크로 극복”

    12년 만에 세계선수권(2010년 터키) 진출을 노리는 농구대표팀의 허재(KCC) 감독과 12명의 선수들은 13일 서울 송파구 대한농구협회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허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지만 노련미와 팀워크로 위기를 넘겠다.”고 말했다. 첫 훈련도 하기 전에 대부분 부상에 시달리는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다.상위 2개팀에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동아시아남자선수권 개막을 24일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됐지만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양동근(모비스)과 주희정(SK 이적 예정), 김민수(SK) 등 3명뿐이다. 양희종(상무)은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에 출전 중이고 오세근(중앙대)은 대학선발팀에 포함된 상황. 나머지 7명은 모두 ‘환자’들이다. 하승진(KCC)이 왼쪽 발목부터 무릎 아래까지 깁스를 한 채 나타난 것은 단적인 예다. 지난 11일 왼쪽 발목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한 결과 바깥쪽 인대가 두 개나 끊어진 것을 발견하고 급히 깁스를 했다. 부기가 빠지는 대로 재검사를 받아 인대접합수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승진은 “아프다는 핑계로 대표팀에서 빠지려고 한 적이 없었다.”면서 “팀이 우승하고 신인상까지 탔는데 깁스를 하고 나니 안 좋게 비칠까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허 감독은 “하승진(KCC)뿐 아니라 이규섭(삼성)과 방성윤(SK)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흔쾌히 ‘열심히 뛰겠다.’고 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하승진은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만 팀워크 차원에서 데려가고 싶다.”면서 “강화위원들과 협의해 결정을 내리겠다. 부상 선수가 많아 추가 발탁도 생각했지만 대부분 단 1~2분이라도 뛰겠다고 해 그럴 필요는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대표팀은 14일부터 KCC 체육관에서 일단 훈련에 돌입하지만 선수 선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프로야구 2군 리그 소속 경찰청 야구단

    [뉴스 다큐 시선] 프로야구 2군 리그 소속 경찰청 야구단

    야구의 계절이다. 선수들이 겨우내 흘린 땀과 눈물이 감동의 드라마가 되어 관중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녹색 그라운드에도 명암(明暗)이 있다. 프로야구 1군과 2군이다.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1군 선수들과 달리 2군 선수들은 똑같이 땀흘려 운동하면서도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연봉이나 운동환경도 천지차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이 그립다.”고 입모아 말한다. 지난달 7일 개막한 프로야구 2군 리그에 다녀왔다. 북부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경찰청 야구단의 하루를 지켜봤다. 글 · 사진 · 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1회 초. 경찰청 야구단의 손승락(27) 선발투수가 마운드에 오른다.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조명에 눈앞이 아찔하다. 등 뒤에선 관중들의 환호가 아득하게 들려온다. 공을 쥔 오른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드디어 첫 투구. 공은 바람을 가르며 포수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스트~라이크!” 소리에 눈을 뜬다. 관중의 함성과 열기는 온데간데 없다. 그가 서있는 경기 고양 경찰수련원 야구장 주위엔 병풍처럼 둘러친 산과, 그 주위를 하릴없이 날아다니는 새들뿐이다. 프로야구 2군 북부리그 소속인 경찰청 야구단은 롯데 자이언츠 2군과 경기 중이다. 이곳은 2군 경기장이다. 애초부터 관중의 함성과 열기는 여기에 없었다. ●1군과 2군, 선명한 콘트라스트 프로야구 열기가 대단하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지난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쾌거는 지난달 4일 개막한 2009 프로야구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1군 얘기다. 1군 리그 개막 직후인 사흘 뒤에 2군 리그도 개막했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토록 선명한 콘트라스트(대비)가 또 어디 있을까. 1군 야구가 빛나는 딱 그만큼 2군 야구의 그림자는 어두워진다. 그 어둠을 뚫고 빛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2군 선수들은 말없이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른다. 경찰청과 롯데 자이언츠의 2연전 중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지난달 23일, 경찰청은 전날 롯데를 6대3으로 이겨 북부리그 1위를 꿰찼다. 이날도 이기면 5연승이다. 대개 35~40명 규모인 다른 팀과 달리 경찰청 야구단은 선수가 25명인 ‘미니 야구단’이다. 이 인원으로 현재 리그 1위를 달리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 경찰청 야구단은 누군가 부상을 당하면 그 자리를 메울 백업이 없다. 포수가 외야수로 뛸 때도 있다. “교체 선수가 없으니 5~6월쯤이면 모두 체력이 고갈돼요. 아파도 꾸역꾸역 시합에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제일 안쓰럽죠.” 전대영 타격코치의 말이다. 오전 9시.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와 몸을 풀고 있다. 1군에선 선수들이 막 기상할 시간이다. 1군과 2군의 경기 시간이 다르다보니 훈련 일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오후 6시30분쯤부터 경기를 하는 1군과는 달리 2군에서는 주로 대낮에 경기를 한다. 2군 경기장엔 조명 시설이 없어 그렇다.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야외에서 두세 시간씩 야구를 하면 진이 빠진다. 살갗도 금방 까맣게 탄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파견오는 심판들은 2군 경기에서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이날은 시합이 평소보다 한 시간 당겨져서 정오에 시합을 하게 됐다. 오전 11시까지 몸풀기를 끝낸 선수들은 햄버거와 치킨으로 허겁지겁 점심식사를 했다. 식당까지 갈 시간이 없기도 했거니와, 어딜 가나 최고의 대접을 받는 1군 선수들과는 처우가 다르기도 하다. 한 선수가 “1군 이 호텔에 가면 우리는 모텔 가고, 1군이 호텔밥 먹으면 우리는 식당밥 먹는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인다. 선발투수로 나선 손 선수는 2005년 현대 유니콘스(현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1, 2군을 넘나들었다. 입단 첫해에는 26경기에 등판해 5승 10패(방어율 5.43)를 거두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2006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뒤 2군에서 재활에 전념하다 지난해 2월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했다. 손 선수는 “이곳에서 배운 게 많다. 예전엔 홈런을 맞으면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금방 드러났는데 여기서 표정을 감추는 법을 많이 익혔다.”고 자랑했다. 손 선수에게 경찰청 야구단은 이렇듯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는 ‘연마의 장’이다. 그러나 열악한 처우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정오 무렵,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다. 떠들썩하던 양팀 더그아웃에 순간 적막이 흐른다. 1회초 롯데의 공격으로 경기는 시작됐다. 타자들은 위력적인 타구를 서너 개 쳐냈지만 진루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배트 짧게 잡고!”, “좋아, 가는 거야!” 양쪽 코치들의 외침 탓인지 적막강산이던 경찰수련원 야구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0대0으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2회 초 롯데가 한 점을 내면서 긴박하게 돌아갔다. 3회에 침묵하던 경찰청은 4회 말 두 점을 내 역전에 성공했다. 7회 초엔 롯데가 원아웃에 1, 2루 상황을 만들면서 점수를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이때 3루에서 홈으로 달리던 롯데 선수와 경찰청 포수 김기남 선수가 세게 부딪쳤다. 김 선수는 발목을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어쨌든 롯데는 한 점을 더 내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장엔 긴장감이 가득 차올랐다.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드라마는 1군과 2군을 가리지 않는다. 명승부를 지켜보는 관중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수련장 야구장에는 본부석 바로 옆에 관중석이 20여석가량 마련돼 있다. 2군 경기를 보는 관중은 사회인 리그에서 활동하는 야구동호인 등 주로 마니아층이다. 열성적이기로 유명한 롯데 팬들은 2군 경기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은 15명가량의 관중들이 모여 있었다. 백호곤(57·경기 일산)씨는 “집이 근처라 어제 놀러왔다가 경기가 좋아서 또 오게 됐다.”면서 “2군 경기도 중계를 해줬으면 좋겠다. 매스컴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2군 경기도 살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같은 시각, 본부석에는 피칭을 마친 롯데 선발투수 허준혁(24) 선수가 들어서고 있다. 1군 경기에서는 팀 담당 기록원이 따로 있어 기록을 전산화하지만 2군에선 쉬는 선수가 직접 기록을 작성한다. 때문에 기록원 양 옆에 각 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기록을 작성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스피드건을 사용해 투수의 공 스피드를 재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허 선수는 2004년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입단했다. 그해 야구선수 병역비리가 터지면서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2007년 제대 뒤 2년간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쭉 2군에 머물러 있다. 허 선수는 “1군 가고 싶죠. 2군 경기는 관중도 없고 낮에 하다 보니 지치고….그러니까 다들 잘 해서 1군 가고 싶어하는 거죠. 연봉도 그렇고. 여기선 누가 얼마나 잘 참느냐의 싸움이에요.”라고 말했다. 그가 1군 경기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팬들의 환호’다. 경기는 끝났다. 8회 말 조영훈 선수의 2점 홈런을 포함해 3점을 보탠 경찰청이 5대2로 이겼다. 이것으로 5연승. 승리의 기쁨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들은 호들갑스럽게 손을 번쩍 쳐들거나 기쁨의 함성을 지르거나 얼싸안지 않았다. 어차피 함께 기뻐해 줄 관중이 없다는 체념 때문일까. 그저 서로에게 고개를 조금 끄덕거리고는 감독, 코치진과 둥그렇게 모여 부족한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1군 경기장에서 승리를 외치고 싶다” 숙소로 돌아온 선수들이 찾은 곳은 체력단련실이다. 1군은 그날의 경기를 위해 땀을 흘리지만 2군들에겐 더 큰 목표가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자신의 땀과 눈물이 언젠가는 보상을 받으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4타수 1안타 1홈런으로 좋은 성적을 낸 조영훈(27) 선수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조 선수는 “오히려 2군이 더 연습량이 많다. 낮에 경기하면 밤 시간이 다 비는데다 다들 절박하고, (1군으로 올라가야겠다는) 목표가 있으니까 열심히 하게 된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1, 2군을 두루 경험했던 조 선수는 올 11월 제대하고 나면 후배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외치는 것이 목표다. “TV에서 1군 경기를 보면 몸이 움찔거릴 때가 있어요. 나도 어서 저기 가야 하는데, 정말로 잘 할 수 있는데…. 어머님이 막내아들 때문에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세요. 저랑 통화할 때마다 ‘잘돼야 한다 아멘.’ 그러시죠. 저도 매번 따라합니다. 아멘, 아멘” ■ 유승안 감독 인터뷰 “선수들이 흘린 땀·노력 묵묵히 지켜봐 주세요” “2군은 기다림이 긴 곳입니다. 팬 여러분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청 야구단을 이끌고 있는 유승안(53) 감독은 2군 선수들이 묵묵히 흘리는 땀을 봐달라고 했다. 유 감독은 “홈런을 쳐도 신문에 이름 한 줄 안나는데 희망과 보람이 생기겠습니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요일 경기는 중계를 해줬는데 그마저 없어졌어요. 아쉬운 일이죠.”라고 허탈해했다. 유 감독이 팀을 이끌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선수 수급과 교육이다. 현재 25명에 지나지 않는 팀 인원을 다른 팀들과 비슷한 수준인 35~40명 정도로 늘리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선수들의 기량을 100% 발휘하도록 교육시켜 1군에서 당장 주전으로 써도 손색이 없도록 만드는 게 유 감독의 최대 과제다. 그러면서 “프로구단들이 돈이 남아 돌아 2군을 운영하는 건 아니다. 2군 선수들이 체력과 기량을 향상시켜 1군에서 활약하게 하는 선순환을 의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가장 아쉬울 때는 자의보다 타의에 의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 소질은 있는데, 하필이면 그 팀의 스타플레이어와 포지션이 겹쳐 좀처럼 기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 지금은 2군 북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유 감독은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백업선수가 없어 체력이 고갈되는 6월쯤이 되면 슬슬 뒤처지게 되는 탓이다. 그는 “가족같은 팀워크로 버티고 있지만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면 방법이 없다. 어쨌든 좋은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프로농구] 역시! 하승진… 장군멍군

    KCC는 최근 22일 동안 11경기를 치렀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모두 5차전까지 꽉꽉 채웠다. 구단에선 선수들의 원기 회복을 위해 끼니마다 장뇌삼 등을 제공했지만 한계가 있었을 터. 19일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만난 허재 감독은 “이틀에 한 경기 꼴이니 힘들지. 추승균이는 더 그럴 테고….”라며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러나 허 감독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맏형 추승균(35)은 두 팀 통틀어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1점 7어시스트를 올렸다. 체력과 부상 우려가 늘 따라다니는 막내 하승진(23)도 30분15초 동안 20점 7리바운드로 날았다. 매치업 상대인 테렌스 레더(15점 3리바운드)에게도 완승을 거뒀다. 전날의 실패를 교훈삼아 또 한 뼘성장한 셈. KCC가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을 85-73으로 꺾었다. 1승1패로 승부는 원점. 3차전은 22일 오후 7시 잠실체육관에서 열린다. 2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36-32. 1차전에 이어 삼성의 ‘하승진 봉쇄령’이 맞아 떨어진 덕분이었다. 삼성은 ‘앞선’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하승진에게 공이 투입되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하승진이 공을 잡은 뒤엔 이정석(16점) 등이 재빨리 더블팀에 가담하거나 이규섭이 반칙으로 잘랐다. 하승진은 전반에 7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KCC의 저력은 3쿼터에 발휘됐다. 허 감독은 좀처럼 쓰지 않던 ‘투가드 시스템’을 펼쳤다. 물론 삼성은 수비 때 신명호, 정의한을 일단 제쳐놨다. 외곽슛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들 대신 하승진을 더블팀으로 막자는 심산. 하지만 신명호와 정의한은 보란 듯이 3점슛을 꽂아넣었다. 외곽이 살자 골밑 수비도 느슨해졌다. 하승진은 3쿼터에만 8점을 몰아쳤다. KCC는 쿼터 종료 1분19초를 남기고 59-49까지 달아났다. 74-64로 앞선 경기종료 4분여를 남기고 신명호가 5반칙 퇴장당했다. 삼성이 ‘트랩(함정 수비)’을 활용해 연속 6득점, 74-70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78-73으로 뒤진 종료 1분28초 전 삼성 레더가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승부는 끝이었다. 추승균은 “어젠 우리가 바보짓을 했다. 아까 하프타임때 “웃으면서 즐기자고 했다. 동생들이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하승진도 “어제 패해 안일한 생각을 버렸다. 똘똘 뭉쳐 팀워크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1차전 패배가 약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승장 KCC 허재 감독 어제는 승진이와 마이카 브랜드가 상대 더블팀 수비에 말렸다. 오늘은 승진이가 슬기롭게 잘 넘겼다. 더블팀에 대비해 골밑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외곽 수비는 잘 되고 있다. 이틀 쉬는 동안 강혁과 애런 헤인즈의 픽앤롤 수비를 집중적으로 준비하겠다. 챔피언전 첫 승 소감 같은 것은 없다. 3차전을 어떻게 치를지가 걱정될 뿐이다. ●패장 삼성 안준호 감독 하승진과 추승균에게 너무 많이 줬다. 하승진 반칙작전을 못해서 졌다. 수비수가 같이 죽을 각오로 해야 하는데 자기가 살려다가 팀까지 죽었다. 5반칙으로 나가더라도 확실히 반칙으로 끊어서 이지샷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하승진 자유투 성공률은 오늘도 40%였다. 상대 아킬레스건을 이용 못한 게 기분 나쁘고 아쉽다.
  • [CEO 칼럼] 김인식 감독과 CEO 위기관리 능력/김언식 DSD삼호 회장

    [CEO 칼럼] 김인식 감독과 CEO 위기관리 능력/김언식 DSD삼호 회장

    기업활동에는 늘 위기가 따른다. 아무리 튼튼한 기업이라도 예기치 못한 풍랑을 만나면 당황하고 순간 멈칫거릴 수 있다. 중소기업은 작은 바람에도 휘청거린다. 그래서 최고경영자의 책상 위에는 늘 위기관리 비상 매뉴얼이 놓여 있다. 그러나 평상시 위기관리 매뉴얼을 뒤적이는 최고경영자(CEO)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CEO는 많지 않다. 필자 역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여파로 쓰라린 아픔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글로벌 경기위기에 또다시 고통을 겪었다. 위기발생 초기에 이를 감지하고 백방으로 뛴 결과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CEO의 위기 관리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 위기관리와 관련, 기업에 ‘김인식 리더십’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야구선수권대회(WBC) 준우승으로 한국 야구를 세계 최강의 반열에 끌어올린 김인식 한화이글스 감독의 작전과 용병술, 위기대처 능력을 경영에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김인식 리더십은 ‘치밀한 전략+위기관리 능력+팔로십’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 경영과 비교하면 정확한 경영환경 분석, 확고한 목표의식과 전략, 팀워크, 실패요인 분석 피드백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메이저리그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올림픽과 월드컵에 나갔던 우리 선수들과 비교해 개인 실력은 물론 환경이 분명 한수 위에 있었다. 원자재를 수입하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을 값싼 원자재와 자금능력을 갖춘 외국 기업에 비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다소 부족한 기술을 빈틈없는 전략으로 극복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불황을 극복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치밀한 경영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위기관리도 칭찬할 만하다. 김 감독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적절한 타순 교체, 대타 등을 기용해 위기를 넘겼다. 다양한 위기상황을 고려해 미리 세워둔 전략과 이를 의식한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닥치면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처 시나리오를 만들어 평소에 이를 점검하고 위급상황 발생시 즉각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 웬만한 위기쯤은 넘길 수 있다는 것을 김 감독은 똑똑히 보여줬다. 믿음의 용병술도 배워야 할 점이다. WBC에서 클리블랜드 소속 추신수 선수를 끝까지 믿고 기다렸다. 덕분에 추 선수는 중요한 시기에 ‘한방’을 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연봉으로만 보면 일본이나 중남미 국가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자신감을 부여해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CEO가 임직원들에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어떻게 ‘팔로십’을 이끌어낼지 배울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김독은 우리 팀의 실패를 분석하고 이를 피드백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동시에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고, 이에 따른 허점을 노리는 전략·전술도 돋보였다. 또 CEO라면 장기 전략을 세워 새로운 사업으로 승부를 거는 냉정한 승부사의 기질도 갖출 것을 요구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은 기본기에 충실하고, 위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살아 있는 경영교과서다. 김언식 DSD삼호 회장
  •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뉴스 다큐 시선] 도봉산 산악구조대

    서울 도봉산에 가면 다른 산에서 좀체로 보기 힘든 이들이 있다. 해발 650m 지점에 자리잡은 산악구조대, 전국에 3개뿐인 경찰산악구조대 중 하나다. 서울에선 북한산구조대와 더불어 등산객들의 지킴이 역할을 해 왔다. 상춘객들의 이어지는 이맘 때, 그들에겐 봄을 즐길 여유가 없다. 26년간 등산로에서 조용히 사람과 산을 지켜 왔을 뿐이다. 생명을 지키는 의무감과 끈끈한 동료애로 뭉친 그들이 ‘산에서 배워 사람들에게 베푸는’ 등정길을 따라가 봤다. 글·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산악구조대’라는 글씨가 새겨진 녹색점퍼 차림의 구조대원들의 순찰길을 따라나섰다. 구조대 산장에서 마당바위 쪽으로 가다 신선대로 방향을 트는 비교적 짧은 코스였다. 10분쯤 지났을까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대원들은 축지법을 쓰며 날아다니는 손오공 같았다. 다들 아무리 20대 초반이라지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마치 솜털 같이 가벼워 보였다. 세 갈래 길 앞에 다다르니 등산로를 벗어나 낙엽이 쌓인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인명을 구조할 때 이용하는 단축 루트라고 한다. 김준석(22) 대원은 “구조할 때 헬기가 뜰 수 있는 날은 절반밖에 안 된다. 대부분 우리들이 들쳐 업거나 들것에 싣고 119구급대가 있는 산밑까지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대부터 주봉, 포대능선을 거쳐 사패산까지가 구조대의 영역이다. 하루 24시간 비상대기체제다. 도봉산은 대부분 암반과 기암절벽으로 돼 있어 안전사고가 잦은 편이다. 지난해만 해도 125명이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3월 현재까지만 17명이 다치고 3명이 숨졌다. 지난달 28일엔 1만 4245명이 방문해 하루 동안 구조 헬기가 세 번이나 떴다. 구조대원이라고 다치지 말란 법은 없다. 김병철(54) 대장은 “지난해 송추에서 신선대로 오는 길목에서 사고가 접수됐는데 우리 대원이 구조하러 뛰어가다가 돌 사이에 발이 끼어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골절됐다.”면서 “사람 구하기도 전에 대원들이 먼저 일 치르겠다는 생각이 번쩍 나더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전득주(45) 대장은 아침에 올라오면 근처 석굴암에 들러서 다치는 사람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부터 올린다. 종교는 없지만 지난해 5월 도봉산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생긴 버릇이다. ●산에서 인생을 배운다 의경 신분이라 아직 어린 대원들은 산에서 인생의 첫 죽음을 경험했다. 홍기문(22) 대원이 겪은 첫 사망자는 아직도 그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칼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20대 남자다.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뤄 왔다고 한다. 결혼할 때까지 약혼녀가 뒷바라지해 준 끝에 어렵게 취직했다며 좋아하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남자는 약혼녀와 등산복을 맞춰 입고 다정하게 손잡고 도봉산을 찾았다. 가파른 암벽 앞에서 약혼녀를 산에서 내려가는 길로 먼저 보내고 혼자 바위를 탄 게 마지막이었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 돌아온 것이다. 이렇듯 죽음이 쌓여갈수록 그들은 삶을 배운다. “구조하면서 오히려 저희가 더 배웁니다. 삶에 감사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돼요. 산 앞에서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홍 대원은 순찰을 돌다 사망지점을 밟을 땐 이 곳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눈에 선해진다. 그럴 땐 영혼이 산을 맴돌지 말고 편한 곳으로 가시라고 잠시 두 손도 모아 본다. 대원들의 목소리는 하나 같이 차분하고 얼굴은 부처처럼 온화하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현장에선 나이가 서너배 많은 어르신도 그들의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산은 인생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쉼없이 이어진다. 급한 맘에 성급히 추월하거나 준비없이 덤벼들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다. 날이 궂은 날엔 오히려 사고가 적다. 노인들의 사고 빈도도 낮다. 험한 날엔 일부러 조심하고 노인들은 자신의 약점을 알기 때문이다. ‘등산 좀 했다.’고 자부하는 30~40대들이 잘 다친다. 사고는 순간이다. 대원들은 “산에선 1초도 만만히 봐선 안 된다.”라며 신신당부했다. 구조대원들에게 시간은 곧 생명이다. 때문에 ‘One for all, all for one(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의 정신이 강조된다. 고참이니 신참이니 하는 위계 질서는 중요치 않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로프처럼 단단히 엮여져 있어야 한다. 전득주 대장은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원을 뽑을 때 신체조건보다 인성을 더 본다.”고 소개했다. ●“등산도 경쟁의 장이 돼서 안타깝다” 조난 접수가 들어오면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몇 시간이 걸려도 온 산을 헤매고 다녀야 한다. 김준석 대원은 “그럴 땐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제발 빨리 찾아서 구하게 해달라는 간절함 뿐이다.”라고 말했다. 구급장비가 담긴 20㎏짜리 배낭을 짊어지고 힘든 걸 느낄 새도 없이 뛰고 난 다음날이면 옴짝달싹 못한다. 등산객들이 봄꽃을 즐기는 쉼터가 그들에겐 촉각을 다투는 응급현장이자 삶의 배움터다. 사망자가 생길 땐 내 탓인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전 대장에겐 지난해 12월에 사망한 40대 여성의 경우가 그랬다. 영하 12도가 넘는 칼바람 추위에 해질 무렵쯤 만장봉에서 추락자 신고가 접수됐다. 전 대장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헬기 예열시간을 벌려고 미리 헬기 요청을 띄워 놓고 현장에 나선 사이 최종 결재를 기다리다 시간이 좀 걸렸다.”면서 “그날따라 사정상 헬기는 뜨지 못했고 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환자는 결국 숨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주5일제 이후 등산객이 급증했지만 등반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즐기는 게 아니라 남보다 앞서서 산 정상을 올라가기에 바쁘다는 지적이다. 전 대장은 “원래 우리의 산 문화는 ‘입산(入山)’이다. 굳이 정상을 밟지 않아도 물 좋고 바람 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시 한 수 읋고 피리부는 풍류를 즐기는 쪽이었다.”면서 “그런데 서양식 산행 문화가 도입되면서 언제부턴가 정상탈환이 목표가 돼버렸다. 등반시간을 단축해야 된다는 생각에 산도 대결의 장으로 바뀐 것 같아 안타깝다.”며 멀리 산너머로 눈길을 돌렸다. ●몸짱·마음짱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등산로는 대원들에겐 생명길이다. 구조대에 들어오면 먼저 도봉산 등산로 지도를 그리고 읽는 법부터 배운다. 지난달 23일 입산한 막둥이 김수호(21) 대원은 아직도 등산 루트를 정확하게 외지 못했다. 마당바위~관음암~칼바위~신선대~포대능선 등 주 순찰 코스는 서너곳. 그러나 산악구조대원이라는 명함이라도 들이밀자면 등산로 수십 개를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김 대원은 그러면서도 “사고 다발지역인 칼바위, 포대능선쪽은 자신있다. 순찰 때마다 앞장서서 가보곤 한다.”며 자랑했다.  등반대에 들어오면 3주 정도는 구조요청 접수, 응급처치 연습 등 실전에 투입될 준비를 한다. 대원들에게 주어지는 덤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련되는 몸이다. ‘물살’로 입산해서 한 달이 지나면 배가 들어가고 6개월이 지나면 잔근육이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하산할 때쯤엔 다들 몸짱으로 변신한다. 자신만의 은신처도 생기게 마련이다. 홍 대원은 “마당바위로 가는 길목에 아지트가 있다. 사람들의 왕래도 적고 햇볕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바위가 험하지 않아 힘들 때면 찾곤 한다.”고 귀띔했다. 입산해서 처음 내려다 봤던 서울 야경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홍 대원은 “새까만 바탕에 별빛처럼 박힌 도심의 불빛을 보고 고참들에게 ‘절경 보고 왔습니다.’고 보고했더니 막 웃더라. 그것도 한달만 지나면 지겨워진다고.”라며 웃어 보였다.  하산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최고참 박서광(22) 대원 눈에 비친 산과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박 대원은 “의외로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도 많다. 술이 취했거나 다투는 사람들, 불법취사를 하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한 이들까지. 안 된다고 말하면 막 대하는 분들도 많다.”며 씁쓸해했다. 의무경찰기간을 대충 때우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박 대원은 “우리에게 ‘대충’이란 없다. 산에서 생명을 구하는 이들은 우리뿐이고 또 그 우리도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운다.”며 힘주어 말했다. ■ 도봉산 산악구조대는 총8명 24시간 비상대기 26년째 ‘생명 지킴이’로 1983년 3월 북한산 인수봉에서 대학생 산악연맹 소속 7명이 암벽에 매달려 동사한 사고가 일어났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꽁꽁 언 로프 때문에 바위 아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이 비극을 계기로 북한산과 도봉산에 산악구조대가 생겼다. 24시간씩 교대근무하는 대장 3명과 대원(의경) 5명이 한 식구다. 도봉산 정상 선인봉 약 300m 아래의 암벽 밑에 위치한 구조대는 2003년 12월, 99㎡(약30평) 남짓한 아담한 단층 목재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침실 2개와 주방, 화장실을 갖췄지만 대원들은 그전까지 움막 같은 곳에서 쪽잠을 자야 했다. 물도 맘놓고 쓸 수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근처 샘(푸른샘)을 연결해 그나마 생활이 나아졌다. 대원들은 “이제는 등산객들이 언제고 방문해도 마음껏 물동냥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1t짜리 물탱크와 정화조를 갖춰 도봉산 환경 문제도 해결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순찰로 시작해 순찰로 끝난다. 아침 6시30분쯤 일어나 끼니 때와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2인 1조로 짜여 무전기를 동반하고 순찰을 돈다. 하루 최소 7시간 이상을 산 속에서 보낸다고 한다. 구조대에 도착하면 마스코트인 혼혈 진돗개 ‘마초’가 먼저 맞아 준다. 앞서 자리를 지켰던 흑삽살이가 병으로 아쉽게 저 세상으로 간 뒤 들여온 녀석이다.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심하게 짖지는 않지만 눈빛이 날카로워 ‘마초’란 이름이 붙었다. 낯을 익히면 금방 짓궂게 달려드는 놈이다. 구조대를 힘빠지게 하는 것은 오래된 구조 매뉴얼과 부실한 현장 지원이다. 구조헬기는 소방방재청장의 최종 결재가 떨어져야 뜰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현장에선 가슴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장까지 6명, 소규모 살림에 의경 한 끼 부식비 1200여원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객들이 건네는 ‘수고하십니다.’ 한 마디, 도움받은 이들이 고맙다며 산 아래 맡겨 놓는 김치 한 통에 오늘도 대원들은 밤낮없이 도봉산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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