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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女心 브라운·와인 빛깔로

    로레알 파리는 섹시한 느낌의 보라색(왼쪽)을,한국화장품은 와인색(오른쪽)을 각각 갈색계열에 어울리는 올 가을 메이크업 포인트로 제안했다. 올 가을에도 갈색이 어김없이 컬러의 키포인트로 다가올 전망이다.베이지색이나 갈색의 눈매에다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 전해지는 ‘펄감(진주와 같은 반짝임)’의 입술로 입체감을 살리려는 것이 가을 메이크업의 열쇠다. 가끔은 갈색계열에서 탈피,보라빛으로 가을의 매력을 살리는 메이크업으로 약간의 도발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갈색으로 분위기 있는 가을을= 태평양 라네즈 ‘펜던트 브라운’은 베이지색과 갈색의 로맨틱한 눈매와 매혹적인 ‘펄감’의 입술을 강조한다.‘가넷라벤더’는 갈색의 세련된 눈매와 우아한 입술을 만들어 준다. LG생활건강 라끄베르 ‘루시드 브라운’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베이지색과 금색계열로 이뤄져 있다.카키 포인트에 금색 펄(진주)을 첨가해 고급감을 부여했다.갈색 바탕에 컬러 톤과 질감,펄로 변화를 줬다. 코라아나화장품 ‘큐트 브라운’은 핑크빛이 감도는 갈색 립스틱과 금색,카키색 아이섀도로 구성됐다. 나드리화장품 ‘가을동화’는 갈색에 부드러운 카키 그린과 진주의 광택감을 살린 와인색을 대비시켰다. ●보랏빛과 와인색으로 섹시미를= 갈색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로레알 파리는 와일드하면서도 섹시한 보라빛을 선보였다.미세한 펄이 다양한 색감을 연출해주는 컬러 어필 듀어 새도는 섹시한 눈매를,보랏빛 새도인 라일락 듀어는 매혹적인 눈매를 표현한다. 한국화장품㈜의 ‘티 블렌딩’은 올 가을 유행색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레드 블렌드’는 와인빛 입술과 레드 브론즈 컬러로 유혹한다.금색의 입술과 노랑과 카키가 섞인 ‘로얄 블렌드’는 편안함과 품위를 표현한다. 또 애경산업 ‘마블 브라운’과 ‘퍼플 쉬머’는 카키 컬러와 짙은 보라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톤은= 가을로 들어 서면서 자칫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강렬한 가을햇볕에 대비해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자외선차단제로 베이스를 깔아주고 가벼운 파운데이션과 투웨이 케익으로 처리하면깨끗하고 정리된 피부톤을 연출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kid@
  • PGA챔피언십/ 무명 빔, 메이저 첫 정상

    한때 휴대폰과 카스테리오 세일즈에 나섰던 무명의 리치 빔(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왕좌에 올랐다. 빔은 19일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황제’ 타이거 우즈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와 상금 99만달러를 거머 쥐었다.빔의 우승으로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일군 선수는 모두 12명으로 늘어 이 대회가 ‘메이저 첫 우승의 산실’임을 재입증했다.또 빔은 99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폴 로리(영국) 이후 3년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역전우승을 연출한 선수가 됐다.반면 ‘아메리칸슬램’에 도전한 우즈는 이날 5언더파 67타로 맹렬히 따라붙었으나 빔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9언더파 279타로 준우승에 그쳤다.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이번이 처음이다.전날 3타차 단독선두로 나선 저스틴 레너드는 샷 난조로 5오버파 77타로 무너져 합계 4언더파 284타로 프레드 펑크,로코미디에이트등과 공동 4위에 머물렀다. 레너드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빔은 줄곧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레너드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2타차로 따라붙은 빔은 3·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우승 경쟁이 빔과 우즈의 대결로 좁혀진 것은 8번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린 레너드가 더블보기를 범하며 기세가 꺾인 반면 벙커에서 탈출한 빔은 파퍼트가 아쉽게 빗나갔지만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 섰다. 앞서 이 홀에서 러프에 빠진 티샷을 멋지게 건져내며 파세이브에 성공한 우즈가 7언더파로 1타차까지 추격하면서 우승의 향방은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역전의 가능성을 엿본 우즈는 매홀 버디를 노리며 빔을 압박했다. 하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은 빔은 11번홀(파5)에서 과감한 세컨드샷으로 만든 이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즈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렸다.빔의 기세에 눌린 우즈는 13번홀(파3)에서 3퍼트의 실수를 한데 이어 14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1타를 더 까먹어사실상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5타차로 뒤처진 우즈는 15∼18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막판 스퍼트를 했다.그러나 빔은 16번홀(파4)에서 10.6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기철기자 chuli@ ■이변 연출 리치 빔 누구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면서 주말 취미로 골프를 치고 싶었어요.그러나 무언지 모를 힘이 나를 프로 골퍼로 되돌려 놓았어요.” 제84회 PGA챔피언십 트로피를 거머쥐며 올시즌 최대의 이변을 연출한 리치빔은 역경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주인공.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휴대폰세일즈에 나선 그는 아내 사라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재기에 성공,골퍼로서 최고 영예인 메이저대회 우승컵까지 안았다. 7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출생한 빔은 아버지가 골프팀 코치로 있던 뉴멕시코주립대를 졸업,94년 프로에 뛰어 들었다.그러나 잇단 좌절로 실의에 빠진 그는 골퍼로서 자질이 없다고 판단,이듬해 시애틀에서 휴대폰과 카스테레오 세일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골프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텍사스주 엘파소골프장에서티칭 프로로 변신했고,98년 그곳에서 열린 뷰익클래식에서 JP헤이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린에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아내 사라가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작은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빔은 퀄리파잉스쿨을 8위로 통과했다.99시즌 PGA 투어에 데뷔,켐퍼오픈에서 감격의 첫승을 맛보며 성공의 싹을 틔웠다. 그해 신인상 후보로도 지명된 그는 지난해 ‘톱10’ 진입이 두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듯 했다.그러나 지난 5일 열린 디 인터내셔널에서 통산 두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존재를 과시했다. 매 라운드 그를 괴롭힌 복통을 참아내며 ‘황제’ 타이거 우즈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173㎝·69㎏으로 비교적 작은 체구지만 집중력이 좋아 퍼트가 뛰어나다.신경이 예민해 기복이 심한 것이 약점.음악감상과 스키가 취미다. 이기철기자
  • [대한포럼] 명품은 없다

    1995년 여름,동료들과 여행 중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디즈니랜드에 들렀을 때 한국인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자,보세요.미국 사람은 옷차림으로는 빈부를 가리기가 어려워요.깨끗하고 밝은 옷을 입으면 족하다고 생각해요.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안그래요.티를 내려고 합니다.” 둘러보니 정말 그랬다.백인이고 흑인이고 목이 없는 흰 셔츠를 많이 입고 있었다.유명 브랜드 제품을 입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하지만 우리 일행에서는 물론이고,자주 마주치는 한국 관광객 중에서도 유명 브랜드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99년 여름에도 미국의 도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지만 보통의 미국인은 옷의 청결에만 신경을 쓸 뿐 브랜드는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사회에 명품 신드롬이 불고 있다.중고 ‘명품’ 매장과 ‘명품’ 전문수선업체까지 호황이라고 한다.백화점의 ‘수입 명품관’을 둘러보는 주부,대학생,청소년들 중 상당수는 ‘짝퉁’이라고 부르는 가짜 명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알고 있으며,진짜와 가짜의 값을 비교해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중고에 가짜 명품까지 사지 못해 안달이라면 지나친가. 명품이라는 말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S전자가 TV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했던 것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그 전에 명물,명작,명화,명장,명(음)반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명품이라는 말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명품은 고가의 수입품일 뿐이다.외국의 유명 브랜드는 무조건 명품 반열에 올려놓는다.최근 B브랜드 컨설팅업체가 20∼30대 남녀를 상대로 명품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구치’(43.1%) ‘샤넬’(34.5%) ‘바바리’(28.8%) ‘프라다’(21.9%) 순으로 꼽았다.‘국내 브랜드 중명품으로 인정할 만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1.7%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최근에는 ‘명품’ 아파트에 ‘명품’가구 광고까지 등장했지만 인정하지 않는다. 명품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림이나 작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일본에서는 명품이라는 용어는 있지만 장인이 만든 훌륭한 물건을 일컫는다고 한다.중국에서는 명품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고 ‘잘 알려진 브랜드’라는 뜻으로 명패(名牌)라는 말만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외제 수입·판매상들이 유명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하는 것은 과시욕과 허영심이 많은 고객들을 유인하는 마케팅 전략이다.요즘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위화감을 조성하고 저열한 승부욕까지 자극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런 전략으로 살찌는 것은 제조사와 수입·판매상일 뿐이다. 정말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명작,명화,명(음)반이 그렇듯이,일반인들이 가까이 접하면서 느끼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일상생활에서 쓰는 물건,특히값이 비싸 ‘그림의 떡’인 물건은 고급품이거나 고가의 외제품일지언정 명품일 수는 없다. 언론은 물론 소비자들도 명품이라는 용어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소위 ‘명품’을 통칭할 때는 고가의 외제 수입품이나 고급품이라고 쓰고,개별적으로는 브랜드를 써주면 된다.소비자도 ‘명품관’을 둘러보거나 지나칠 때 ‘명품’이 아니라 고가의 외제품이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재물의 빈곤은 치유할 수 있지만 영혼의 빈곤은 치유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내실을 추구하는 사람은 외모에 신경을 덜 쓴다.우리 젊은이들도 명품 신드롬이나 루키즘(Lookism·외모 지상주의)에 매몰되기보다는 개성을 추구해야 한다.최근에는 성형수술에 중독돼 정신과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모두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우리 사회가 점점 더 물신주의(物神主義)에 젖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황진선 논설위원jshwang@
  • 딱딱한 코스…공 어디로 튈지몰라 쇼트게임이 승부 좌우, PGA챔피언십 티 오프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고 쇼트게임에 승부를 걸어라.’ 15일 밤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개막된 올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의 관건은 정교한 샷과 퍼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헤이즐틴GC의 코스 전장 7360야드는 올시즌 메이저 대회를 치른 코스 가운데 가장 길다.파5홀을 기준으로 보면 최단 542야드에서 가장 긴 홀은 636야드(3번홀)에 이른다. 언뜻 생각하기엔 장타자에게 유리해 보인다.하지만 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천만의 말씀’이다. 장타도 좋지만 정교함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정상 정복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다.무엇보다 코스 폭이 좁고 딱딱해 공이 어디로 튈 지 모른다.어느 방향으로 불지 모르는 바람은 기본이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코스라면 파온을 하더라도 핀에서 먼 곳에 떨어져 마무리에 애를 먹게 된다.따라서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적중시킬 능력과 안정된 쇼트게임 능력을 겸비한 선수가 유리하다. 모든 점을 감안할 때 대회 관계자들이 꼽는 우승 후보 1순위는 지난해 챔피언 데이비드 톰스와 타이거 우즈,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다. 톰스의 쇼트게임,특히 쇼트 아이언 샷 능력은 애틀랜타주 어슬래틱CC에서 벌어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입증됐다. 올해 또 한번 정상에 오르지 말란 법이 없다.우즈는 그린적중률 1위라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따고 있다.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도 돋보인다. 가르시아는 드라이버샷보다 방향성이 좋은 아이언 티샷을 많이 한다.그러면서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1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장타자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선수다. 이들 외에는 페어웨이 적중률 1위인 짐 퓨릭,퍼팅의 귀재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등이 헤이즐틴GC에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반갑잖은 폭풍 비상 15일 막을 올린 PGA챔피언십 기간동안 악전후가 예보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에는 이날부터 대회가 끝나는 18일까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있다.특히 헤이즐틴GC는 악천후에 취약해 대회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1년 7월13일 US오픈 첫날 날씨가 나빠지면서 폭풍이 몰아쳤다.당시 갤러리 윌리엄 파델(27)이 비를 피해 11번홀 근처 버드나무 아래로 피신했으나 벼락을 맞고 숨졌다. 함께 피신한 관중 5명은 벼락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이사고로 지난 11년간 헤이즐틴GC에서는 메이저대회가 열리지 않았다.그해 9개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도 벼락으로 몇 사람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3권 출간

    어디 한곳에 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지적 편력과 독설 때문에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도 유별난 인물로 평가받는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철학과 교수.그리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대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최근 김씨가 통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은,원시불교를 축으로 두 사람이 가진 사고와 세계관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흥미있는 책이다.도올이 한달간의 인도 순례에서 얻은 원시불교에 관한 지적 사유와 지난 1월 11∼12일 인도 보드가야에서 친견한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3권으로 묶었다. 책은 팔리어삼장(경장·율장·논장)을 중심으로 원시불교를 탐구한 제1권,인도여행을 통해 불교미술사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제2권,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인 제3권으로구성됐다. 도올이 책에서 줄곧 주장하는 것은 ‘역사 속의 불교,역사 속의 싯달타(붓다가 되기 전의 속명)’.그는 “팔리어 삼장을 통해 본 붓다의 모습은,차디찬 금동불상이 아니라 2500년전 인도 땅 마가다 지역에서 산 고뇌하는 한 청년이었다.”고 적고 있다.티베트에서 붓다의 화신으로 통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도 ‘역사적 붓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한다. 3권에 풀어쓴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이 느껴진다.대화는 “붓다가실제로 역사 속에서 우리와 같이 존재한 인간이냐.”는 도올의 도전적인 물음으로 시작된다.달라이 라마의 답변은 이렇다.“실존한 어떤 개인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팔리어 삼장 체계가 성립할 수 없다.그러나 불교의 가장 원초적인 출발은 싯달타라는 역사적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싯달타라는 인간이 구현하려고 했던 진리에 있다.”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세계의 종교를 보는 눈은 놀랄 만큼 일치한다.“불교는 과학이라는 인과세계의 신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불교로의 세계사적 전환이 불가피하다.”는공감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책에는 종교와 과학,티베트의 불행한 역사적 운명,21세기 인류사의 정신적 패러다임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두 사람이 영어로 벌인 토론이 빼곡히 실려있다. 티베트를 점령한 중국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시각에선 여유마저 보인다.도올이 “중국 마오쩌둥 주석이 서거했을 때 성하께서는 애도를 표시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달라이 라마는 “어찌 됐든 마오쩌둥은 중국 사람들에겐 주체적인 역사를회복시켜준 은인이 아니냐.”고 즉답한다.이어서 “마오쩌둥에게 감사할 것이 또 있냐.”는 물음엔 “그는 우리를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 인류에게 불법을전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틀간의 만남 뒤 도올은 달라이 라마를 ‘무한한 호기심의 소유자’라고 기록한다.남의 말을 참으로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다. 도올은 “당신은 정말 깨달으셨습니까,정말 깨달으셨다면 그것을 저에게 전달해 주실 수 있습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고는 잔뜩 긴장한 채 떨었다고 한다.그리고는 “깨달음을 물으신다면,공(空)과 자비를 통해 조금 이 우주와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다는 것뿐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답변에 눈물이 고였다고적고 있다. 한편 도올은 10일 오후2시30분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베트남戰 유명스파이 냐 장군 사망

    [하노이 연합] 베트남전 당시 공산 월맹의 스파이로 남베트남의 대통령들과 친하게지냈던 부응옥 냐 장군이 8일 사망했다.74세. 베트남전의 ‘가장 유명한 스파이’로 불리는 냐 장군은 8일 호치민시의 자택에서지병으로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밝혔다. 냐 장군은 전쟁 당시 북측 지령을 받으면서 응오딘 디엠 대통령과 응웬반 티 우대통령의 고문으로 일했었다. 월맹의 호치민 주석이 파견한 북측의 간첩이면서도 남베트남 대통령의 고문으로 모든 주요 정책에 관여하던 그는 전쟁중인 1969년 미군 CIA에 체포돼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었다. 그러나 그는 75년 전쟁이 끝나고 월맹이 베트남을 통일하자 곧 베트남군의 대장으로 취임해 그의 전력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베트남에서 스파이로 있을 때 디엠 대통령과 티우 대통령은 그와 모든 국정을 의논했으며 대통령 집무실 뒤에 그의 방을 만들어 놓고 수시로 대통령 집무실을 출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냐 장군의 스파이 전력은 ‘대통령의 고문’이란 자서전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 병풍/누구 말이 맞나/ 김대업 “”대책회의 진술했다 번복””

    이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고소사건 당사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씨가 수감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적법성 시비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건 전말- 이정연씨 병역비리 의혹 사건이 다시 불거진 시점은 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정연씨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에 참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길부 전 병무청장은 지난 1월4일 뇌물수수 혐의로 서울지검 조사실에 소환됐다.당시 김대업씨는 검·군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에 합류한 상태였다.비록 김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수감된 상태였지만 병무비리에 해박한 지식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검찰에서 병역비리 관련자 조사나 서류분류 등을 맡고 있었다. 김씨는 올 초 김 전 청장을 조사하면서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김 전 청장은 나중에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김 전 청장은 1월23일 부하직원들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4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한편 김씨는 구치소와 검찰 조사실을 오가며 검·군 합동조사반에서 활약하다 지난 4월 출소했다.김씨는 출소 뒤 시민단체를 찾았다.자신이 지난해 구속되는 데는 기무사가 관련됐고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였다.애초 5월 중순쯤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지만 시민단체의 사정으로 연기됐고,한 인터넷신문이 5월21일과 28일 이같은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병역비리 문제가 정치권의 쟁점이 되자 한나라당은 김씨가 전과자로서 민주당의 사주를 받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이에 김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이로써 병역비리 사건이 검찰로 넘어오게 됐다.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진술 여부- 김씨는 “김 전 청장이 지난 1월 검찰수사에서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 등을 진술했으나 변호사 등이 왔다간 뒤 번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김씨가 조사 말미에 “대책회의가 있었느냐.”면서 유도성 질문을 했고,이에 “그런 사실없다.”고 부인했다.검찰은 현재 대책회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신속히 밝힌다는 입장이다. ◇김씨의 수사관 행세 여부- 김씨는 또 김 전 청장을 조사할 때 자신이 수사관 행사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상의는 수감복안에 입는 회색티를,하의는 코르덴 청바지를 입었기 때문에 김 전 청장이 나를 수사관으로 착각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김 전 청장은 “김씨가 사복을 입고 있어 수사관인줄 알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수사관 자격으로 병역비리 관련자를 조사한 적은 없다.”면서 “특히 김씨가 단독으로 제3자를 조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수감자 신분인 김씨가 수사보조요원으로 조사에 참여,신문을 한 것은 직권남용과 공무원 자격사칭 교사에 해당한다며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 등을 고소한 상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웬디스챔피언십 김미현·한희원 1·2위 대~한민국 낭자 美그린 평정

    3타차 리드를 안고 나선 마지막 3라운드.하지만 김미현(KTF)은 퍼팅이 번번이 홀을 벗어나는 바람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다행이라면 막판까지 타수를 좁혀오는 선수가 없다는 점.우승도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대회 내내 자신을 괴롭힌 17번홀(파3·148야드)을 넘어야 했다.그린 주변을 호수가 감싸고 있는 아일랜드 홀.김미현은 5번 아이언을 빼들었다.하지만 티샷은 그린 앞쪽 둔덕을 맞고 물에 빠지고 말았다.다시 티샷에 나서 홀을 바로 겨냥했지만 이미 3온.홀 3.6m 거리에서 2퍼팅으로 결국 더블보기를 범해 한희원(휠라코리아)에게 1타차로 쫓겼다. 18번홀(파4)도 김미현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다.티샷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정확하게 날아갔지만 세컨드샷이 그린을 한번 튕긴 뒤 관중석 바로 앞까지 굴러가 파 세이브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반면 한희원은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러프로 보낸 뒤 세컨드샷을 파 세이브가 가능한,핀에서 13.5m지점 오른쪽에 올렸다.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선수들끼리의 연장전을기대하는 술렁임이 일었다.그러나 김미현의 배짱은 연장전을 허용치 않았다.무벌타로 스윙 공간을 확보한 그는 절묘한 피치샷으로 볼을 컵 1m에 붙여 파를 세이브,버디퍼팅에 실패한 한희원을 따돌렸다. 이로써 지난달 22일 자이언트이글클래식 정상에 올라 1년9개월 만에 우승맛을 본 김미현은 2주 만에 시즌 2번째 우승을 수확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급 선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통산 5승을 달성한 김미현은 시즌 2승으로 라이벌 박세리,줄리 잉스터,로라 디아스,레이철 테스키(호주) 등과 함께 다승 공동2위로 올라섰다.또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83만 7147달러로 4위로 올라섰으며 3위 박세리(85만 3182달러)에 약 1만 6000달러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한희원은 지난주 빅애플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에 머무는 아쉬움 속에서 첫 우승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특히 한희원도 상금 46만 692달러를 기록하면서 상금 9위로 ‘톱10’에 진입,박지은(7위)을 포함해 상금 10걸안에 무려 4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한편 이날 김미현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자이언트이글클래식(김미현),빅애플클래식(박희정)에 이어 LPGA투어 대회 3주 연속 우승이라는 사상 초유의 진기록을 수립했다. 한국 선수끼리 1·2위를 휩쓴 것은 이번이 4번째로 김미현은 이중 2번 우승,1번 준우승을 차지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일문일답 “그린 빨라 감 좋았다” “딱딱한 그린을 어떻게 공략할 지를 먼저 생각했다.마침 1라운드 때 웬디워드의 칩샷이 떠올랐다.” 웬디스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거둔 김미현은 경기 직후 가진 공식인터뷰에서 마지막 18번홀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웬디 워드가 1라운드에서 쳤던 칩샷을 기억해 내 그대로 시도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에서 3주 동안 2승을 거둔 소감은. 이곳에서는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다.그린이 빨라 좋다. ◆17번홀에서 샷이 짧아 물에 빠졌는데. 처음에는 그린 중앙을 노렸다가 타석에서 핀을 직접 공략하기로 마음을 바꿨다.클럽 선택은 적당했다.스탠스도 조금 수정했다.그러나 티샷할 때 바람이 불었다.공이 짧을 줄 몰랐다. ◆1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한참 지나쳤는데 긴장했나. 그린이 딱딱하고 빠르기 때문에 조금 긴장했다.한희원의 공이 왼쪽으로 흘렀기 때문에 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핀을 겨냥해 쳤다. ◆18번홀 칩샷이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상황을 설명해 달라. 내리막이었고 그린은 매우 딱딱했다.1라운드에서 웬디 워드의 칩샷이 어떻게 바운드되고 얼마나 굴러갔는지를 기억해 냈다. ◆로체스터에서 선두를 달리다 캐리 웹에게 역전패한 적이 있는데. 골프는 어려운 경기다.누가 우승할지 예상할 수 없다.그때는 웹이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3타차 선두로 오늘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쉽게 우승할 거라고 봤나. 로체스터에서 역전패한 기억 때문에 오늘도 긴장됐다.떨리긴 했지만 할 수있다고 자기 암시를 계속 줬다. ◆한국선수들이 최근 매우 잘하고 있는데. 한국 선수들은 훈련을 매우 열심히 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김미현 2승 눈앞, 웬디스챔피언십 3R초반 선두

    ‘슈퍼땅콩’ 김미현(25·KTF)이 시즌 2승째를 눈앞에 뒀다. 김미현은 4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타탄필즈골프장(파72·651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웬디스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2라운드에서 3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기록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챙긴 5언더파 67타. 김미현은 대회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2위 다니엘라 아모카포니(미국)에 3타나 앞선데다 상위권에 이렇다 할 적수가 없어 지난달 자이언트이글클래식에 이어 시즌 두번째 우승컵을 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초반 3개홀을 파로 시작한 김미현은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뽑아낸데 이어 7번(파4),8번홀(파3)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9번홀(파5)에서의60㎝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온 것이 아쉬웠지만 김미현은 12번(파4),13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17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그린을 넘어가 뒤쪽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무난히 파세이브에 성공,2라운드를 보기 없이 마쳤다. 한희원(24·휠라코리아)은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1라운드 공동100위로 컷오프 위기에 몰렸던 박희정은 4언더파 68타로 되살아나 중간합계 1오버파 145타로 고아라(22·하이마트) 여민선(31)과 함께 공동22위에 랭크됐다. 첫날 7언더파 65타를 치며 단독선두에 나섰던 마이리 매케이(영국)는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8오버파 80타로 무너져 공동 22위로 추락했다. 한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디 인터내셔널대회(총상금 450만달러)에 출전한 최경주(32·슈페리어)는 20위권을 달렸다.홀별 득점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이 대회 3라운드에서 최경주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11점을 기록,데 공동 27위에 올랐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레저단신

    ◇63시티 수족관은 17일까지 고객이 직접 대형 수조에 들어가 물속 세계를 체험하는 ‘수중 다이빙교실’을 운영한다.전문 다이버의 안내로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 30분동안 유영과 물고기 먹이주기 등을 한다.하루 2차례 무료로 진행되는 다이빙교실엔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수 있다.(02)789-5663·5. ◇서울랜드는 바캉스철을 맞아 25일까지 매주 일·공휴일 ‘나홀로족’을 위한 이벤트 ‘도전,여우사냥,늑대사냥 ’행사를 개최한다.온라인 포탈업체인 네띠앙러브 남녀 회원이 매주 10명씩 ‘사냥감’으로 제공되고,사냥꾼으로 참여하는 관람객이 놀이 프로그램을 통해 짝을 맺는 행사이다.(02)504-0011.
  • 우즈·니클로스 ‘화려한 만남’

    타이거 우즈-잭 니클로스 조가 ‘빅혼의 결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우즈-니클로스 조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클럽(파72·7037야드)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리 트레비노 조와 가진 매치플레이 이벤트 ‘빅혼의 결투Ⅳ’에서 2홀을 남기고 3홀을 앞서 이겼다.이날 경기는 베스트볼 방식(두 사람 중 좋은 스코어를 택함)으로 열렸다.그동안 1대1 대결로 이뤄진 빅혼의 결투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우즈를 꺾은 가르시아와 71년 US오픈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 니클로스를 18홀 연장전에서 물리친 트레비노였지만 ‘황제조’ 우즈-니클로스의 시너지 효과를 당해내진 못했다. 환하게 라이트를 밝힌 채 야간에 열린 이날 경기에서 우즈는 16번홀까지 무려 9개의 버디를 낚으며 승리를 주도했고 니클로스도 62살의 나이와 허리 통증도 잊은채 이따금씩 환상적인 샷을 선보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승부처는 7번홀부터 10번홀.우즈-니클로스 조는 이 4개 홀을 연속 따내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6번홀(파3)에서 가르시아의 2.5m 버디 퍼트 성공으로 1홀 차로 역전당한 우즈-니클로스 조는 7번(파5)과 8번홀(파3)에서 우즈의 연속 버디퍼트 성공으로 재역전했다. 9번홀(파4)에선 니클로스가 진가를 발휘했다.우즈와 가르시아의 티샷이 모두 벙커에 빠진 사이 트레비노가 168야드 떨어진 곳에서 세컨드 샷을 컵 3m에 붙이면서 다시 올스퀘어를 만드는가 했으나 7번 아이언을 잡은 니클로스가 30㎝ 거리에 붙이는 환상적인 ‘데일리 베스트샷’을 날린 것. 트레비노의 버디 퍼트가 컵을 외면하면서 우즈-니클로스 조는 2홀 차로 달아났다. 10번홀(파4)에서는 다시 우즈가 샌드웨지로 세컨드 샷을 컵 1.5m 지점에 안착시킨 뒤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4홀 연속 승리를 낚아 3홀 차로 달아났다. 이후 우즈-니클로스 조는 가르시아-트레비노 조와 접전을 펼치며 16번홀까지 홀차를 유지,승리를 거머쥐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워싱턴 엿보기] 10년 호황에 나사풀린 美기업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무기력증을 느끼는 현상을 ‘월요병’이라 한다.2∼3일씩 쉰 명절이나 연휴 뒤에도 마찬가지다. 휴가를 다녀온 뒤라면 파장은 더 오래간다.방학이 끝난 뒤의 학교 생활이 뒤숭숭한 것과 비슷하다.쉬는 동안 일상의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다.휴식은 재충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기간이 길수록 후유증도 크다. 미 경제는 10년 잔치를 벌였다.1997∼98년 세계적인 통화위기의 여파로 일시적 침체가 있었으나 큰 흐름은 장기 호황이었다.1987년 대폭락 이후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90년대 중반 ‘닷 컴’ 열풍을 탄 신경제의 붐은 불황없는 21세기를 예고했다.후퇴와 성장을 거듭하는 경기 변동론조차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될 정도였다.그러다보니 미 기업문화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미 기업 시스템이 찬사를 받았던 이유는 세가지다.소유와 경영을 구분하는이사회 제도,재무 건전성을 보장하는 외부감사제,시장 감시기능을 하는 소액주주의 활동 등이다.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면서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경제후진국에선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선진국에서도 미국만큼 제도가 잘 갖춰진 곳은 없다. 그러나 오랜 잔치에 긴장감은 느슨해졌고 견제의 감각은 무뎌졌다.흑자의 연속과 주가의 고공행진은 이사회를 ‘경영의 시녀’로 만들었다.경영을 감시하고 기업의 방향타를 설정해야 할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 코카콜라가 이사로 있는 워렌 버핏의 주장을 받아들여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키로 정한 것은 월드컴의 회계부정이 터진 뒤다.이 문제는 10년전부터 제기됐으나 대부분의 이사회는 외면해 왔다.이사회가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도 최근에서다. 회계법인을 통한 외부감사 역시 형식에 치우쳤다.성장의 속도가 너무 빨라‘설마 망하랴.’하는 선입견이 팽배했다.기업 내부의 작은 티는 봐주는 게 관행이 됐고 회초리를 들어야 할 회계법인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경영자문을 했다.그러다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엉터리 감사가 만연했다.엔론사태가 터지자 회계관행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 거론됐으나 ‘사후 약방문’을 쓴 것과 다름없다. 과거같으면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회계부정에 집단소송을 내고 기업주를 고발하는 등 맹위를 떨쳤을 법하다.그러나 지금은 조용하다. 증시 분석가의 낙관적인 기업전망에 대해서도 거의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그동안 기업이 베푼 과실을 받는 데에만 익숙해져 기업을 견제하고 스스로의 권익을 찾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일까. 잘 나갈 때일수록 위기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갓 벗어난 우리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백문일 특파원
  • 대한민국 24시/ 서울 홍제천변의 주말 밤

    부산 자갈치 시장의 새벽 비린내부터 수백만원짜리 양주잔이 오가는 서울 강남의 밤거리까지 2002년 대한민국의 표정은 시시각각 달라진다.일요일 아침 텅 빈 도심처럼 어떤 공간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기도 한다.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우리 이웃의 삶에 새삼 관심을 갖게 된 요즘,무심코 지나쳤던 특정 공간의 특정 시간대가 갖는 시·공간적인 의 미와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짚어본다. 서울은 밤에 달린다.’ 8000㎞나 떨어진 대한민국에 출장와서도 서울 남산을 달리던 독일의 외무장관 요시카 피셔.달리기로 1년만에 37㎏을 뺐다는 그의 이야기는 전국민의 30%가 비만이라는 한국에서 더없이 좋은 화제거리가 됐다. 비록 ‘국민사기극’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개그우먼 이영자가 기적적으로 살을 빼는 데 성공했고 ‘공포의 삼겹살’김형곤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와 “너도 할수 있어!”라고 유혹한다.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마라톤대 회가 주말마다 도로를 가득 메우고 ‘달리기 예찬론’이 끊이지 않는다.시쳇 말로 “열심히 먹은 당신,달려라!”다. 마라톤 열풍이 불어닥친 지 2년여.가장 지루하고 고독한 운동인 ‘달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이 월드컵 축구만큼 각별해졌다.지난 95년 633개에 불과하던 서울시내 헬스클럽은 지난해말 1065개로 폭증했다.밤마다 환하게 불을 밝힌 헬스클럽은 서울 시민 모두를 수용하고도 남을 듯한 기세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시민들도 적지 않다. 토요일인 지난 20일 밤 10시30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변.지난 5월말 초록빛 아스콘을 덮은 자전거전용로가 냇가에 깔렸다.냇가를 흉물스럽게 차지하던 콘크리트 더미 중턱에 ‘민선 관청’이 한 턱을 낸 것이다.사천교에서 홍제동 그랜드 힐튼(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턱밑 홍제3교까지 폭 2∼3m로 3.1 ㎞가 이어졌다. 끈적끈적한 주말 늦은밤.지척에 있는 신촌,홍대앞 등 유흥가에서 토요일밤의 열기를 만끽할 수도,안방에서 편하게 배를 내밀고 누워 TV 리모컨을 희롱 할 수도 있겠지만 시민들은 안락함을 반납하고 비지땀을 흘렸다.지난 5일간 밤늦게까지 섭취한 ‘과잉 영양’을 배출하려는 직장인들과,젊은 시절 미처 돌보지 못했던 건강을 챙기려는 중년층들의 발버둥처럼 보인다.이 시간이면 시골의 농군 부부는 연신 터져나오는 하품을 참고 9시 뉴스를 겨우 겨우 완파한 뒤 ‘제국의 아침’에 도전하다 곯아 떨어졌을 것이다. ‘백양’표 흰색 내의에 운동화 목위로 까만 양말이 도드라진 중년의 아저씨가 연신 벗겨진 이마를 훔치며 뛴다.아저씨를 추월하는,‘나이키’조깅복 을 완벽하게 차려입고 머리에 헤어밴드까지 두른 멋쟁이 아가씨의 볼이 발그레하다.가족들 저녁을 해 먹이고 삼삼오오 ‘밤마실’을 나온 주부들의 ‘큰 걸음 걷기’도 경쾌하다.“누구 엄마는 얼마를 뺐다더라.”는 식의 대화를 주고 받는 이들의 표정에서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아이에게는 인라인 스케이트를,아내에게는 자전거를 선물한 젊은 아빠,정작 본인은 발로 뛰고 있다.갑자기 나와 버린 배 때문인지 벌써부터 땀이 흥건하다.‘커플룩’ 차림의 연인 또는 신혼부부들은 뛰는둥 마는둥 연신 애정을 과시한다.운동보다는 얘기 나눌공간이 절실해 보이는 교복 차림의 여고생 들은 냇가에 주저 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매일 저녁 1시간씩 홍제천변을 뛰거나 걷는다는 김용배(65·서대문구 남가 좌동)·한경자(62)씨 부부는 “밤늦게 이렇게 사람이 많이 나오는 건 너도 나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어찌보면 잘 먹고 할 일 이 없어 지르는 ‘즐거운 비명’같다.”고 비꼬았다. 반면 김종순(50·서대문구 홍은동)·삼례(35)씨 자매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서라기보다 생활의 활력을 찾기 위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3년전부터 운동을 시작한 자매는 “저녁상을 물리고 4∼5㎞를 뛰지 않으면 하루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을”정도로 달리기에 ‘중독’됐다. 이름은 ‘자전거 전용도로’지만 이미 ‘러닝머신’이 돼버린 길은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를 담아내기에는 너무 비좁다.달리는 사람들은 행여나 이웃의 발길에 태클을 걸까봐 조심 조심이다.애완견 금지라는 구청의 안내문구가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는 탓인지 온갖 종류의 개들도 덩달아 뛰고 있는 터라발밑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쌩’ 하고 치고 나가는 자전거와 그보다 조금 느리지만,달리기보다는 훨씬 빠른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폭주’도 경계 대상이다. 2㎞지점에서 난간이 없는 다리를 건넜다.‘자전거를 타고 건너면 위험합니다.’라는 경고문 대신 다리 난간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이쯤되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오던 조거(jogger)들이 드문드문해진다.대신 배드민턴을 즐기거나 벤치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발을 주물러 주는 노부부가 가끔 눈에 띈다. 3000m 표시와 함께 길은 끝났다.두팔로 무릎을 짚고 거친 숨을 토해내는 초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곧바로 오던 길을 되뛰는 ‘철인’들이 적지 않다. 시속 7∼8㎞에 불과한 속도로 뛰었지만 그래도 ‘주마간산’이라고 잰걸음으로 되돌아오는 길에는 스쳐 지나갔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온다. 지난밤 1인분에 6000원하는 갈비집 삼겹살 대신 1근에 4000원이면 되는 정육점 삼겹살을 가득 싣고,온 가족이 나들이를 나왔던 강바닥에도 모처럼 물이 흐른다.천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어둠과조명 때문에 티없이 맑아 보이는 냇물로 뛰어 든다.곧바로 터져나오는 어머니들의 비명소리.“거기가 어디라고 들어가.얼른 나오지 못해.”.그래도 장맛비가 휩쓸고 간 오늘만은 마시지 는 못해도 몸을 적신다한들 이 물이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수해를 막기 위해 강폭을 턱없이 넓혀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하천이 그 넓이 덕에 몇십년만에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바라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던 내부순환로도 그 밑을 달려보니 밤길을 밝혀 주는 고마운 조명이다. 별달리 볼거리도 없고 쾌적한 여건도 아니지만 한 달에 10만원이 넘는 헬스 장 회원비는 엄두가 나지 않고,한강변은 너무 멀어 귀찮은 서울 시민들에게 홍제천을 비롯한 한강 지천의 자전거로는 너무나 소중한 공간이다. 물보다 강바닥이 더 드러나 보이는 홍제천의 밤은 ‘졸졸’물소리 대신 1000여 시민들의 ‘질질’ 운동화 끄는 소리로 그렇게 깊어갔다. 류길상 기자 ukelvin@ ■서울 하천변 조깅코스 - 하일동~개화동 41.5㎞ 마라톤 완주 코스 각광 중랑,불광,홍제,양재,안양,도림,탄천 등 한강의 주요 지천들에는 어김없이 자전거 도로가 깔려 있다.물론 이 길에는 자전거 수보다 훨씬 많은 ‘달리기 족’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붐빈다. ‘오염의 대명사’였던 중랑천 둔치에 최근 폭 4m,길이 7.65㎞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완공됐다.녹천교,창동교(노원구청 앞),상계대교(창동 지하철 차량 기지 앞),당현천(청소년 수련관 앞) 등 4곳에 진입로를 만들었고 앞으로 노원교,상계동 11단지 앞,월계1교,한천교 등에 추가로 진입램프를 개설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접근이 쉬워질 전망이다. 불광천도 지난 5월 오른쪽변에 폭 4m,길이 2.9㎞의 자전거도로 겸용 산책로를 조성했다.체력단련시설 5곳과 건강지압보도 3곳을 마련했고 징검다리 7곳을 설치,주민들이 편리하게 불광천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양재천은 이미 너무나 유명해진 조깅 코스.양재천 구간을 따라 마련된 7.4 ㎞ 길이의 자전거 도로는 이른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를 즐기는 시민이 끊이지 않는다. 군데군데 붕어와 버들치 등 각종 물고기와 노랑꽃창포 등 수생식물의 생태를 감상할 수 있는 자연생태학습장이 마련돼 더욱 인기가 좋다. 짧은 지천변이 감질나는 시민들은 한강 둔치로 내려가 마라톤 풀코스에도 전할 수 있다. 강남과 강북에 조성된 9개 시민공원은 모두 자전거도로 또는 조깅코스로 이어져 있다.특히 강동구 하일동에서 강서구 개화동에 이르는 41.5㎞ 구간에는 달린 거리를 잴 수 있는 표지판까지 세워져 있어 마라톤 완주를 꿈꾸는 아 마추어들의 사랑을 받는다. 서울시는 올해 88억 20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한강과 합류하는 8개 주요 지천변에 자전거도로 40.9㎞를 신설키로 했다.이 공사가 끝나면 한강과 8개 지천의 자전거도로는 모두 152.5㎞로 늘어나 시민들의 달리려는 욕구를 충족 시키게 된다. 류길상기자
  • 브리티시오픈/ 엘스 ‘클라레 저그’ 입맞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마침내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췄다. 엘스는 22일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골프링크스(파71·7034야드)에서 열린 제131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58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사상 초유의 4인 연장전과 서든데스를 잇따라 치른 끝에 지난 1873년부터 이 대회 챔피언에게 주어진 포도주잔 모양의 은제 우승컵 ‘클라레 저그(Claret Jug)’를 거머쥐었다.브리티시오픈 도전 12번째 만으로 94·97US오픈에 이어 통산 세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특히 이번 우승은 최근 5년동안 타이거 우즈의 벽에 막혀 다섯차례나 메이저대회 준우승에 그치는 바람에 붙여진 ‘만년 2인자’꼬리표를 떼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졌다.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물흐르 듯 부드러운 스윙을 해 ‘빅 이지(Big Easy)’로 불리는 엘스의 우승은 그의 스윙처럼 쉽지는 않았다. 2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엘스는 전반 한때 마루야마 시게키(일본)의 추격에 휘말려 1위를 내주기도 했으나 9번(파5),10번홀(파4) 연속버디에 이어 12번홀(파4)버디로 3타차로 달아나면서 한숨을 돌렸다.1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여전히 1타차 선두인데다 2위 그룹은 모두 경기를 끝내 엘스의 우승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엘스는 16번홀(파3)에서 어처구니 없는 더블보기를 저질러 순식간에 1타차 공동4위로 추락했다.티샷과 칩샷의 잇단 실수로 세 번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보기퍼트마저 빗나간 것.곧바로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챙겨 기사회생한 엘스는 18번홀(파4)에서 ‘챔피언 버디 퍼트’를 무산시켜 끝내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에서도 엘스의 악전고투는 이어졌다.1번(파4),16∼18번 등 4개홀의 합산 스코어로 승자를 가리는 브리티시오픈 연장전 결과는 18홀경기의 재판으로 나타났다.4인의 혈투는 결국 버디와 보기를 하나씩 기록하며 먼저 이븐파로 마친 토마스 르베(프랑스)와 역시 파로 마무리한 엘스의 서든데스로 이어졌다. 95㎏의 거구인 르베의 과감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의 항아리 벙커로 날아간 뒤 페어웨이에서 날린 엘스의 세컨드샷도 허리 위까지 잠기는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그러나 엘스는 그 어떤 어프로치샷보다도 더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우승컵을 향한 기나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지극히 불안정한 스탠스에서 찍어낸 공이 부드럽게 그린위에 떨어져 핀 1.5m까지 굴러간 것.엘스는 회심의 버디퍼팅으로 2002브리티시오픈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907년 아르노 마시 이후 95년만에 프랑스인으로 브리티시오픈 제패를 노린 르베는 의욕이 지나쳐 준우승에 머물렀고 한때 선두를 달린 마루야마는 1타차 공동5위를 차지했다.마루야마는 그러나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브리티시오픈 ‘톱5’를 일궈냈다. 전날 비바람에 휩쓸려 10오버파의 망신을 당한 우즈는 이글 1개,버디 5개,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의 슈퍼샷을 뿜어내며 최종 합계 이븐파 284타를 기록,순위를 67위에서 28위로 끌어 올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브리티시오픈/ 우즈 1언더 “긴장했나”

    ‘황제’타이거 우즈가 세계 골프 역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사상 처음으로 한해 동안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18일 밤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링크스(파71·7034야드)에서 시작된 브리티시오픈골프(총상금 580만달러)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로 경기를 마쳤다.우즈는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끝내지 않은 19일 0시 30분 현재 공동 13위를 달렸다.같은 시간 선두는 4언더파 67타로 18홀을 마감한 더피 왈도프.결국 우즈는 선두와 3타차로 1라운드를 마쳐 남은 경기에서의 역전 우승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98·99년에 이어 3번째로 브리티시오픈 무대를 밟은 한국의 최경주도 0시 30분 현재 이븐파 71타로 7번홀을 마쳐 선전을 예고했다. 우즈는 이날 갤러리들의 과열 응원과 퍼팅 부진으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1번홀에서 갤러리들의 플래시 세례에 시달린 끝에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빠뜨렸다.그러나 세번째 샷을 핀에 붙이는 등 황제다운 면모를 서서히 회복하며 막판 선전을 펼쳤다. 마루야마 시게키,저스틴 로즈와 같은 조를 이뤄 경기에 나선 우즈가 이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랜드슬램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우즈는 2년전 24세의 나이로 US오픈을 제패,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기간에 관계 없이 4개 메이저대회 제패)을 이뤘고,지난해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며 4개 메이저대회를 연속 우승해 ‘타이거 슬램'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따라서 남은 목표는 전인미답의 명실상부한 그랜드슬램 뿐. 이 때문에 우즈는 30년 전 잭 니클로스와 비견된다.니클로스는 그해 3연속메이저 우승에 성공한 뒤 사상 첫 그랜드슬램의 대망을 안고 뮤어필드에 발을 내디뎠지만 1타 차로 우승을 뺏겼고 이후엔 더 이상 그랜드슬램에 도전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같은 장소에서 우즈는 한해 3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지만 벌써부터 팬들의 시선은 그의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에 쏠려 있다. 올시즌 마스터스와 US오픈 주최측에서 우즈를 견제하기 위해 코스를 전면 개조하고도 결국 우승컵을 내준 것을 보면 누구도 우즈를 말리기 힘든 게 사실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에 이어다음달 열리는 PGA챔피언십마저 제패한다면 세계 골프 역사상 첫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으로 탄생하게 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영화/’폰’/휴대폰 벨이 울리면 서서히 공포가...

    올 여름을 서늘하게 할 공포영화 두 편이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거쳐 나란히 개봉된다.영화제 폐막작인 ‘폰’과 홍콩영화 ‘디 아이’.두 영화 모두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에 푸닥거리를 하는 동양적 정서를 담고 있다. ‘띠리리리’ 핸드폰 소리가 시종일관 신경을 거스르며 서서히 공포로 몰아넣는 영화 ‘폰’(26일 개봉).여자의 피맺힌 한이라는 한국적인 정서와 깨지기 쉬운 중산층이라는 구미 공포영화의 흔한 주제를 그럴 듯하게 섞은 꽤 괜찮은 공포영화다.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을 들쑤셔 협박에 시달리는 잡지사 기자 지원(하지원).어느날 그녀는 정체불명의 전화를 받는다. 잘 들리지 않는 여자의 비명소리.지원은 같은 핸드폰 번호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모두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실을 알아낸다.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친구 호정(김유미)의 딸은 우연히 전화를 받고 이상한 증상을 보인다.아빠의 애인인 양 행동하고 엄마에게는 위협을 가하는데…. 중반부까지는 내용이 뻔해 보인다.유부남을 사랑하다 죽은 여고생의 영혼이그 딸에게 씌워 복수를하고,여기자는 내막을 알아내 모든 것을 정상의 위치로 돌려놓는다는 줄거리.처음부터 ‘원조교제’라는 은유를 곳곳에 깔아놓은 영화는 호정의 딸 영주의 변화로 당연히 뻔한 결말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곧 기대는 무너진다.완벽한 가정 만들기를 원한 호정.그래서 호정에게 난자를 기증한 지원.결코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을 한 여고생 진희.세 여자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보다 입체적으로 사건과 인간관계의 망을 짠다.그 촘촘한 망 사이로,겉으로는 견고해 보이지만 곪을대로 곪아터진 현대 가정의 단면이 드러난다. 복잡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편집 속도가 빨라 번번이 긴장감이 끊기고,연기가 못 받쳐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종종 대사로 인물의 성격을 표현해 설명조로 흐른다는 점은 옥의 티다. 김소연기자 purple@ ■감독이 말하는 ‘폰'은 - 한국적인 恨이 서린 정통 공포 드라마 “죽음의 미스터리를 다루는 정통 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2000년 ‘가위’에 이어 공포영화 전문으로 자리잡은 안병기 감독은 이번 영화 ‘폰’에 대해 “인물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면서 사회적인 메타포를 깔았다.”고 설명했다. 핸드폰을 소재로 삼은 이유를 묻자 “지하철 안이나 영화관에서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부러 영화 속에 짜증날 정도로 벨소리를 많이 넣어 그런 점을 환기시키고 싶었다.”며 웃었다. 혹시 특정 핸드폰 회사의 후원을 받지는 않았을까.“누가 사람 죽는 영화에 지원을 해주겠습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그는 “스타급 연기자들조차 공포영화는 꺼린다.”고 덧붙였다. 영혼을 다루거나 반전이 있는 점에서 ‘식스 센스’‘디 아더스’‘링’과 비슷하다고 지적하자 “어차피 공포영화의 기본 코드는 비슷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점은 드라마”라고 말했다.“이 영화는 한국적인 ‘한’을 기반으로 드라마를 구성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릴러·공포 장르의 전문 제작사인 ‘토일렛 픽쳐스’를 직접 설립한 안감독은 애드가 앨런 포우,애거서 크리스티 마니아.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물론 앨프리드 히치콕이다.“교과서적인 정통 공포영화를 계속 만들다가 3∼4편쯤되면 새로운 시도를 할 생각입니다.그전에 관객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아야겠죠.” 김소연기자
  • 서울 언주중 ‘코스모클래스’ 르포

    지난 한해 귀국해 국내학교에 편·입학한 학생은 서울에서만 4000명에 이른다.그중 5년이상 장기체류자도 500명이 넘는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집계하고 있다. ‘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더 어렵다’고 귀국학생들은 말한다.말도 서투르지만 교육문화가 너무 달라 적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귀국학생이 영어를 잊지않고,교과목을 따라가게 도와주는 학원이 생기고 있지만 제도권 교육은 이를 고스란히 부모와 학생 개인의 문제로만 맡겨두고 있다. 초등학생은 물론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중학생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귀국학생특별학급’을 개설,귀국학생들의 적응을 직접적으로 도와야한다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귀국학생특별학급 시범학교로 지정받은 서울 강남구 언주중 ‘코스모클래스’를 7월2일오후,방문했다. 교사와 4명의 학생뿐인 초미니클래스의 국어시간,교사 이정은(43)씨가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은 여느 학생이라면 다소 지루할것같아 보일만큼 자세하고,친절했다.그후 학생들이 써온 글을 읽고 첨삭지도를 시작했다.한사람 한사람에 기울이는 관심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분위기도 다소 경직된 여느 중학교 교실과는 확연하게 달라보였다. 한 학생이 쓴 글에서 ‘이민을 떠나는 큰아버지께서 유언을 남기셨다.’는 오류가 발견되자 교사는 ‘유언’이란 말의 의미를 설명하고 고쳐줬다. “짜임새있게 썼어요.발전하는 게 눈에 보이네.그런데 이런 것은 옥에 티야.”“선생님,그 말씀 칭찬이죠.제 글이 옥이란 뜻이잖아요?”우쭐해진 학생에게 “너무 티가 많은 옥은 가치없는 것 아니야?”라고 악의없는 농담을 친구들이 던지자 와르르 밝은 웃음이 터졌다. ◇어휘력 부족한 학생에게 특별교육필요=코스모클래스는 하루 2∼3시간,귀국학생들이 일반학생들과 진도를 맞추기 힘든 국어·수학·사회·과학만을 따로 배우기 위해 모이는 교실이다. 학생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귀국했다는 이청범군,벨기에에서 6년간 살다 지난해 귀국한 권범중군,뉴질랜드에서 2년,중국에서 1년을 살았다는 이주경군,미국에서 태어나 8년간 살았다는 김혜연양 등 이다. 이교사는 “생활언어는 완벽한 소통이 가능하지만 한자어에 좀 약하고,어휘력이 다소 부족해 교과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일반학생보다 좀 자세하게,쉬운 말로 풀어서 친절하게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이교사는“어머니와 전화상담을 통해 학생지도도 한다.”고 말했다.학생 김혜연양은 “잘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을 특별학급에서는 언제든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니 좋아요.”라고 특별학급에 고마움을 표했다. ◇우리문화와 적응하는 지혜도 배워=언주중에서는 학과목 지도뿐 아니라 체험학습,야영 등 다양한 적응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특히 틈을 내어 민속촌이나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방문해서 한국전통문화와 역사를 익히게 한다.방학중에는 보다 효과적인 적응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 했다.또 학생들은 서로 어려움을 토로하고,지혜를 배운다. 초등학교를 벨기에에서 마치고 귀국한 권범중군의 어머니 박은호(44)씨는“특별학급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한국이 달라졌다’고 고마워했다.“외국에서도 한글공부는 꾸준히 시켰지만 국어실력이 좋지 않아요.중학교과정을 배울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특별학급이 있어서 아이가 금세 적응하게 됐어요.” 5년간 미국 시애틀한국교육원장 경력을 가진 송인호(58)교장은 “당장 학과수업보다 꽉 짜여진 우리의 교육환경이 외국과 다름을 이해시키는데 주력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미국은 좋은데…”라는 식의 말이 친구들에게 거부감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적응에도 장애가 됨을 직접 일러준다고 말했다.한편 “일본에서는 귀국학생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귀국학생들의 해외경험을 살려주고 이를 국가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시범학교 지정이 2년마다 바뀌는 바람에 귀국학생 교육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월드컵 다시보기] (5)기자 방담

    2002한·일월드컵은 브라질이 우승의 감격을 누린 가운데 막을 내렸다.당초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연일 파란과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첫 4강 신화를 이루었다.31일 동안에 걸친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눈 월드컵 뒷얘기를 들어본다. ■안하무인 伊 ‘매너 후진국' 눈총 그야말로 ‘월드컵 외교’란 말이 실감나는 한달이었습니다.10여명의 전·현직 각국 정상들과 200여명의 VIP가 한국을 찾았습니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자녀들까지 동원,의전에 신경쓰느라 진땀을 흘렸다는군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와는 마치 형제국처럼 돈독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면 오판시비와 음모설을 주장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서는 한때 반한 감정이 증폭되어 교민 보호 주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지요. ◆공연·전시·영화계는 월드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어요.미술·음악·연극·퍼포먼스·무용 등 많은 문화행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열렸으나 성공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2002 서울공연예술제’는 일부러 행사기간을 월드컵에 맞추어 6월초로 앞당겼지만,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은 대학로가 인파로 가득차는 바람에 아예 공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입장권을 반값에 팔아도 객석은 10%도 차지 않았답니다.이런 현상은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TV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잡힌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부인이 ‘경기 관람 도중 깜빡 졸았다.’는 얘기가 퍼졌다면서요. ‘기도하는 모습’이 와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오히려 함께 경기를 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 여사가 경기 도중 간절히 기도를 올려 주위가 숙연해졌다.”며 어이없어 했습니다. ◆개막식에 초대된 한 부처 차관은 장관과 함께 줄을 서 들어가려다 “초대인 명부에 없다.”는 진행요원의 저지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습니다.장관 전용 출입문이었다는 것이었지요.“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본지가 월드컵의 열기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한 ‘대∼한매일’제호는 단연 압권이었습니다.금융감독원 로비에 근무하는수위는 출근하는 본지 기자를 보고는 갑자기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대∼한매일”을 외쳤습니다.출근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모두 웃어댔죠.‘대∼한매일’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예언한 ‘족집게’점쟁이들이 뜬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울상을 지었습니다.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월드컵 기간 주가 상승을 예언했는데 상승은커녕 대폭락해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지요. ◆한 이동통신회사는 ‘응원 따라하기’CF로 전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자연스럽게 수천억원대의 광고효과도 얻었답니다.이 회사는 내심 놀라면서도 상업성 배제를 대박의 원인으로 분석하더군요.만약 ‘붉은악마’를 이용,노골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했다면 국민들의 호응은 없었을 것입니다. ◆홈쇼핑과 편의점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할인점과 호텔업계,인터넷 쇼핑몰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다만 월드컵 응원도구인 태극문양 상품과 ‘비더 레즈’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하락에 그쳐 위안이 됐답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탓에 뒷전으로 밀려 ‘개점 휴업’이 됐습니다.기대했던 외국인 관람객도 거의 없어 울상을 지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색적인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제주도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에 전원주택을 히딩크 감독에게 무상으로 주어 ‘히딩크 하우스’나 ‘히딩크 타운’으로 명명키로 했습니다.남제주군도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한 안덕면 용머리 하멜기념비 주변에 히딩크 감독의 골 세리머니 동작을 형상화한 동상이나 선수들과 함께 있는 히딩크 동판을 제작,고마움을 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지은 ‘표류기’의 무대가 된 전남 강진군은 명예국민증에 히딩크의 본적지를 ‘강진’으로 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습니다. ■한국팀 투지·열정 외신 찬사 월드컵 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행동은 가지각색이었지요.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의 선수들과 기자들이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평소에도 다혈질로 알려진 토마시하이토는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폴란드 기자와 20분이 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보니에크 축구협회 부회장이 겨우 뜯어 말리긴 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거죠.꼭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폴란드는 결국 한국과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를 했지요. ◆스페인은 월드컵 8강에 진출하자 체육부 차관을 한국에 급파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총파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의 기세를 꺾고자한 ‘정국타개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심판 매수설’과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파문 등이 일자 두 나라 국민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치달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오만함은 지나쳤지요.이탈리아는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 출입이 가능한 믹스트존 카드 40장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별도의 특별카드를 요구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요구로 한국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조직위에서 거절하자 “일본은 요구를 들어줬다.일본을 배우라.”는 등 무례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꾸 이탈리아만 거론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다혈질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16강전에서 한국팀에 패하자 다음날 새벽 숙소인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으로 돌아가 문짝을 부수었어요. 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디리비오 선수의 방문이 파손된 것이지요.이탈리아 선수단은 연수원측에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한국팀은 외신기자들에게도 인기 절정이었습니다.한국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데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기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한 목소리로 칭찬하며 한국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 다녔어요. 처음 경주에 훈련 캠프를 차렸을 때만해도 국내 기자 20여명에 불과하던 취재진 규모가 스페인전이 끝난 다음날 미사리연습장에서 가진 회복훈련때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요.CNN,BBC,TF1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송사가 총출동했습니다.한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브라질 방송사까지 결승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듯 기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기자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해 주더군요.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독일 새시쇄(Saeshishae)신문의 스벤 가이슬러 기자는 이탈리아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연신 심판 판정을 문제삼자 “이탈리아는 경기에 지면 항상 그런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한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벌인 응원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지요.특히 젊은층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다음 경기 카드섹션 문구는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경우까지 많았다고 하더군요. ◆붉은악마는 여름철 패션 유행을 아예 ‘레드’로 바꿔버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패션업계는 앞다투어 레드를 이용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돗자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가족 또는 친구,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시청처럼 전광판에 한발짝이라도 가까이 가려는 집착을 상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국경기때마다 붉은악마들이 내건 대형 카드 섹션은 경기직전까지 베일에 싸였다가 ‘깜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궁금증을 극대화했습니다.외신 기자들도 찬사를 많이 보냈지요. 한 중국 여기자는 ‘AGAIN 1966’,‘Pride of Asia’등은 쉽게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독일과의 4강전때 한글로 쓰여진 ‘꿈★은 이루어진다’가 등장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더니 알듯말듯 묘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나네요. ■일부 미디어 담당관 추태 눈살 경기장 기자석은 본부석 좌우에 마련됐는데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야하는 만큼 아무리 뜨거운 승부도 ‘냉정히’지켜보는 것이 보통입니다.하지만 14일 포르투갈전에서만은 기자들도 ‘한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은 뒤 ‘붉은 파도’가 경기장을 휘감자 기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동참해 경기장을 온통 ‘파도의 물결’에 휩싸이게만들었습니다.그동안에는 몰려왔던 파도가 기자석에 이르면 잠잠해지다가 다시 일반관람석으로 이어지면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거든요. ◆각 팀의 미디어연락관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하지만 일부는 엉뚱한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민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조직위원회가 각국에 파견한 미디어담당관의 일부가 보여준 안하무인격인 행동도 지적됐어요.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인포뉴스에 각국 팀의 훈련 일정 및 기자회견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의 미디어담당관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바에서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애인을 호텔 숙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기자들에게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어요.또다른 미디어담당관은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한 기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을 한 달 동안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큰 탈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하지만 문제점 또는 보완,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더욱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우선 교통 숙박 등 관람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정한 ‘월드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은 반면 시설은 대부분 형편없이 뒤떨어져 국내외 이용객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습니다. ◆한·일 조직위원회를 가장 속앓이시켰던 곳이 FIFA와 숙박 및 입장권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바이롬(Byrome)사였습니다. 바이롬은 개막식을 4∼5일 앞두고도 입장권 10여만장을 조직위로 보내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웠음은 물론이고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조직위와 축구협회 게시판은 입장권 구입과 관련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FIFA의 입장 무표명에 따라 정확한 원인과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도 없고 회사규모도 적은 바이롬의 경험 부족에 따른 업무혼선으로 정리됐습니다.조직위가 나중에는 입장권 파문과 관련된 정확한 원인과 배경 등을 조사해 FIFA 및 바이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조직위가 보인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요.쏟아지는 축구팬들의 불만과 비판을 모두 바이롬사에만 전가한 것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리 박홍기 박록삼기자 hkpark@ ▲월드컵 취재팀 박해옥 곽영완 서동철 임창용 임병선 최병규 이기철 이동구 이종락 송한수 김성수 박준석 조현석 김재천 류길상 박록삼 안동환 ▲국제팀 황성기 도쿄특파원 김규환북경특파원 백문일 워싱턴특파원 유세진 김균미 박상숙 ▲사회교육팀 이창구 구혜영 이영표 윤창수 ▲전국팀 김영주(제주)최치봉(광주) 이천열(충남) 강원식(울산) ▲정치팀 김수정 ▲경제팀 주병철박정현 ▲산업팀 류찬희 강충식 김경두 ▲문화팀 김소연 이송하 ▲사진팀 이종원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안주영 도준석
  • [월드컵 다시보기] (3)대회 진행 평가

    ■공석사태 빼곤 성공적 운영 “당초 사상 첫 공동개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대회로선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공식 후원한 독일 아디다스사 허버트 하이너 회장은 지난 24일 2002한·일월드컵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와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는 입장권 문제를 둘러싼 잡음을 제외하고는 원활한 협조체제로 성공적인 대회를 진행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공동개최 우려 씻어- 72년 월드컵 역사에서 처음 시도한 공동개최인 데다 양국의 특수한 역사적 관계까지 겹쳐 개막을 앞두고 우려가 적지 않았다.대회 명칭,경기배분과 일정 조정,선수단과 관중의 이동,숙박 등 어려운 과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양국 조직위 사무총장이 두달에 한번꼴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상생(相生)의 지혜를 찾아내 대부분의 난제를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가다. 경기장 시설은 유럽의 명문구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을 들었다.비록 국제축구연맹(FIFA)의 기준에 맞추느라과잉투자를 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한국의 대전등 축구 전용경기장은 여러 면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한국에서 자동차 짝홀수 운행제가 실시되고 한·일 항공노선에 전세기가 투입되는등 양국의 치밀한 준비 덕에 선수단 이동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숙박시설 또한 예약 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의 계약 파기 등으로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반응을 얻었다.당초 우려한 숙박난이 없었던 데는 입장권 해외판매가 저조해 유럽이나 미주지역 관광객들의 방문이 적었던 것도 한 이유다. 또 안전문제나 훌리건 등에 대해 양국이 철저히 준비한 결과 커다란 사건·사고없이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점도 칭찬받을 대목이다.다만 국내 자원봉사자 일부가 경기 관람에 몰입하거나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본분에 어긋난 행동으로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것이 옥에 티다. -FIFA가 문제- 이번 월드컵의 최대 오점은 해외 입장권 판매가 부진해 대량 공석사태가 빚어진 것.지난 98프랑스 대회때 암표상들이 설친 일을 의식해 FIFA가 실명제 판매원칙을 세웠지만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사실상 철회해 암표상들의 준동과 혼돈을 부추긴 것도 문제였다. 또 매진됐다고 바이롬이 밝힌 개막전 입장권이 3500장 가량 팔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해외 입장권이 제대로 팔리지 않아 학생들을 동원하거나 천으로 좌석을 가리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은 커다란 오점이다. 입장권 판매가 부진한 것은 FIFA가 배후 시장이 탄탄한 유럽이나 남미에서 개최될 때와 달리 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점을 감안해 FIFA와 바이롬이 미리 마케팅을 벌이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조직과 재정에서 열악한 바이롬은 전세계를 상대로 한 마케팅 능력은 물론 입장권 교부 능력도 없어 곳곳에서 혼선이 일었다. 더욱이 일본과 물가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국내 입장권 가격을 책정해 이같은 공석 사태를 부채질한 것은 KOWOC의 계산 착오였다.“80% 이상 판매했다.”는 바이롬의 공언만 믿고 뒷짐을 지고 있던 조직위 등이 경기 하루 이틀전에야 판매현황을 파악하고 허둥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그러나 지난 27일 FIFA가 밝힌 대로 경기장 평균 94%의 판매를 회복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FIFA가 양국의 장마를 피하기 위해 대회를 앞당기는 바람에 유럽 팀들은 개최시기를 둘러싸고 이의를 제기했다.또 유럽 팀을 중심으로 ‘개최국 어드밴티지’탓에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하자 FIFA가 심판 배정 원칙을 중도에 바꾸는 등 휘둘린 점도 눈에 거슬렸다. 또 공식 파트너나 공급권자,라이선스 업자외에는 대회 명칭과 엠블럼,마스코트를사용하지 못하게 한 FIFA가 법적 테두리를 뛰어넘지 않는 국내 기업들의 ‘앰부시(매복) 마케팅’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예민하게 대응,반발을 사기도 했다. 임병선기자 bsnim@ ■방송결산/ ‘제살 깎기' 최악 시청률 경쟁 이번 월드컵에선 방송사들이 지상파 방송역사상 최악의 시청률 경쟁을 보여주었다.지상파 3개사는 FIFA 산하의 HBS에서 보내주는 동일한 중계화면을 사용해야 하는 탓에 화면상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도 주요 경기를 같은 시간대에 동시 중계,‘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계속한 것. 이같은 경쟁행태는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당연히 전파 낭비라는 비난을 불러왔다. 한국전 등 주요 경기가 열리는 날은 생중계뿐 아니라 재방송과 하이라이트까지 하루 평균 15∼16시간씩 축구경기로 채웠고,간판뉴스를 포함해 드라마·연예오락·시사교양 프로가 부실해지거나 사라지기 일쑤였다. 심지어 KBS는 전파 낭비라는 거듭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펼친 16강전,스페인과의 8강전을 KBS1·2 두 채널에서 동시에 내보내 빈축을 샀다. 이는 방송 3사로 구성된 코리아풀(Korea Pool)이 3500만달러(약 450억원)의 엄청난 비용을 들여 FIFA로부터 중계권을 따낸 탓에 각 방송사로선 광고수익이 보장되는 월드컵 중계방송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일본은 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TV만 64개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지상파 방송사는 경기가 중복되지 않도록 사전협의를 거쳐 공영방송인 NHK가 24경기를,후지TV 등 민영방송사가 16경기를 각각 중계했다.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원칙에 충실한 처사였다. 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TV가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정책으로,올해 들어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생기도록 해 위성방송 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같은 첨예한 시청률 경쟁에도 불구하고 방송3사는 큰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표면적으로는 KBS·MBC·SBS가 한국전 방송 때 시청률이 60%를 넘나들면서 유례없는 광고호황을 누렸다.각 조별 예선 3경기와 8강 스페인전,그리고 25일 열린 독일과의 4강전까지 MBC는 120억원대,SBS는 108억원대,KBS는 99억원대의 광고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각 방송사는 그나마 차별화한 중계화면을 보여주고자 ‘버추얼 이미징 시스템’에 만만치 않은 돈을 들였다.또 SBS는 이외에도 펠레·에우세비오 등 월드컵 축구스타를 수억원을 들여 해설위원으로 영입했으며,MBC도 월드컵 송 ‘발로차’를 만드는 등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 실제 이익은 별로 없다는 후문이다.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3개 방송국이 동일한 경기를 중계방송하다 보니 경기 전날에야 광고가 마감되는등 광고영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면서 “한국이 4강까지 진출하지 못했다면 방송사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실토했다. 한편 월드컵 중계방송 해설전쟁에서는 MBC 차범근 해설위원이 SBS 신문선 해설위원과 KBS 허정무 해설위원을 따돌리고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MBC는 초기에 SBS와 시청률에서 비슷한 출발을 보였으나 갈수록 격차를 벌려놓았다. 이송하기자 songha@ ■문화행사 결산/ “FIFA 상술 족쇄에 죽쒔다” 월드컵이 문화행사라고? 월드컵 기간에 푸짐한 잔칫상을 차린 공연·전시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마디로 죽을 쒔다.”고 말한다.뭐가 문제였을까. 우선 FIFA의 상술에 들러리를 설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한다.월드컵 명칭을 사용한 문화행사는 전야제,개막식,월드컵 프라자를 제외하고는 7가지.단일 행사로는 2002 깃발미술축제와 국립합창단의 100일 전야 음악축제뿐이었다. 공연·전시계가 ‘월드컵’ 명칭을 포기했던 것은 까다로운 규제 때문.FIFA의 공식 후원업체로부터만 협찬을 받고,포스터나 공연 내용 등에도 ‘검열’을 받아야하는 등 타이틀 이용권 말고 하나도 득이 될 게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획사는 승인 요청을 취소했다.대신 문화관광부는 ‘다이내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라는 공동 명칭을 쓰게 했지만 그나마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몇 안되는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문화행사에는 관객이 몰렸지만 다수의 민간행사는 개점 휴업 상태를 맞았다.잠실과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공식 전야행사에는 20만명이 모였지만,하회별신굿 탈놀이를 재구성해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무대에 올린 한 공연 기획사는 문을 닫았다. 대표적인 공식행사인 전야제와 개막식 행사도 혹평이 많았다.단국대 유민영 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은 개막식에 대해 “기획은 좋았으나 고리타분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적이라고 느낄 만한 것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특히 비가 내린다는 이유로 클래식 공연이 취소되고,간간이 진행이 중단된 전야제는 주최측조차도 실패를 시인했다. 정동극장 공연기획팀 김영욱 팀장은 “월드컵으로 국민화합의 장을 연것은 바람직하지만 문화계에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너무 크다.”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한·일 공동개최 성과 월드컵 대회 사상 처음으로 행사를 함께 치른 한국과 일본.‘21세기 한·일 양국 우호친선 시대 개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손을 맞잡은 한·일 양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어느 정도의 관계 개선을 이룩했을까. 공동개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각 경기와 행사들이 자국 문화 중심으로 치러졌다는 지적도 없진 않지만 양국 국민 정서상의 괴리는 상당히 좁혔다는 평가다.한국인들이 일본을,일본인들이 한국을 가슴을 열고 응원하는 모습은 양국 현대사에서 생소한 모습임이 분명했다.이를 토대로 한·일 양국 정상은 오는 7월1일 폐막식후 정상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동반자 관계를 대내외에 천명한다. -국제사회의 관심 모은 양국관계-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한·일 양국 관계개선에 대한 전망은 세계언론의 주요 관심사였다.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IHT)과 인디펜던트,AP통신 등 외신들은 개막 초기 “‘강제 결혼’한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등 묵은 관계를 털어내고 새로운 친선관계를 정립할지 지켜보자.”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치열하게 월드컵 유치경쟁을 벌인 끝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정으로 공동개최한 두 나라는 개막 직전까지 월드컵 마스코트 작명이나 개최국 표기문제,대회공식구 제작 등에서 갈등을 빚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개막식날 터진 악재- 새 한·일 관계 도래를 기대하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나란히 앉아 개막 경기를 관전하는 동안 축제에 재를 뿌린 사건이 일어났다.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이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앞서 4월 고이즈미 총리의 전격적인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이은 일 정부 고위관리의 망언은 우리 국민들에겐 허탈한 배신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개막식장에서 진화에 나서고 일본내 여·야 정치권의 비난 공세도 이어졌다.후쿠다 장관도 연일 해명하면서 불은 꺼졌지만 일본의 전형적 ‘치고빠지기’수법으로 인식돼 한국민들에게 찜찜한 기억으로 남았다. -진전의 토대들- 그럼에도 한·일 양국은 개막 보름전부터 실시한 한국인들의 일본 입국 비자면제 조치,한·일 국민 교류의 해 행사 등으로 비교적 따스한 교감을 나누었다.47일간 실시된 비자 면제 조치와 사전입국 심사제 실시로 11만여명이 편리하게 양국 사이를 오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일본 왕족으로선 처음으로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 축구협회 명예총재가 공식 방한,“한국인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한국의 구석구석을 다닌 것은 다행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그는 5박6일 체류일정중 매 끼니를 한식으로 하는 등 강행군을 하며 한국 바로알기에 전념했다.또 각종 문화행사들이 국민교류의 해 명목으로 양국에서 펼쳐졌다.한·일 친선대사로 나선 영화배우인 한국의 김윤진과 일본의 후지와라 노리카와가 함께 응원에 나서 한·일간 감정의 골을 메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중 대 한·일 정서- 대회기간에 한국민들의 대일 감정은 상당히 누그러졌다는 평가다.일본이 8강 문턱에서 좌절한 뒤 수많은 일본인들이 한국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과거사에서 비롯된 한국민들의 대일 감정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공교롭게도 지난 13일 중국이 주중 한국 대사관 영사부에 진입,탈북자들을 강제 연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쪽으로 우호적인 감정이 쏠리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가 과제- 한·일 양국은 월드컵 성공개최에 따른 우호협력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나간다는 차원에서 폐막식을 준비하고 있다.한·일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항구적 비자 면제,문화개방 등 양국 현안들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들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한·일 관계를 매번 뒷걸음치게 한 요인인 일본 정부의 신사참배나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핵보유 발언 등이 다시 불거질 경우 양국 관계는 제자리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월드컵/ 혈맹 터키에도 따뜻한 응원을

    잘 싸웠다.한국축구가 사상 처음 월드컵 4강에 올랐다.온 국민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었다.전 국민이 하나된 붉은 축제 속에서 모두가 흐트러짐이 없었다. 선수들과 전 국민은 우리가 승리했음을 믿는다.우리는 경기장에서,거리에서,안방에서 4700만이 하나되어 뛰었고,열광하고 감동했다.이번 월드컵은 무엇보다 우리의 관전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승부를 떠나 경기를 즐길 줄 아는 여유도 가르쳐 주었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으로 경기장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길게 늘어서도 짜증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경기장을 질서 정연하게 빠져나가는 것도 예전에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특히 경기장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수십만명이 하나되어 자발적으로 ‘붉은악마’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는 모습은 단순한 장관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우리팀과 경기하는 상대팀의 선수가 볼을 몰고 갈 때면 야유의 우렁찬 목소리가 합창이 되어 “우우…”하면서 상대선수들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것은 ‘옥에 티’임에 분명하다. 터키와의 3,4위전에서는 이러지 말기를 바란다.월드컵 전초전에서 터키국민들이 한국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가져 터키 주재 교포들을 불안케 했던 외신을 기억한다. 터키 국민들이 “한국은 우리 삼촌이 피를 흘리며 지켜 준 나라다.두나라 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라던 이야기도 들었다.이번 경기에선 터키선수가 공을 몰고 갈 때 야유의 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두 나라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월드컵 주최국 국민답게,또 터키의 형제국 국민답게 신뢰와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자. 이연수 공보담당관 서울지방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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