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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칼럼] 불주사 자국 ‘옥에 티’ 빼기

    여름철,가끔 소매 짧은 옷을 입은 여성들의 어깨 위에 훈장처럼 도드라진 ‘불주사(BCG)’ 자국이 눈에 띈다.불주사 자국의 정확한 명칭은 켈로이드.피부의 상처가 아물면서 원래의 상처보다 크고 불규칙하게 불거지는 증상으로,이런 특성이 나타나는 사람을 켈로이드성 체질이라고 한다. 켈로이드는 게의 집게발을 뜻하는 그리스어 ‘켈레’가 어원이다.흉터의 생김새가 게 모양인데다,흉터 표면도 게껍데기처럼 딱딱하고 불규칙해서 생긴 이름이다.BCG접종 후 어깨에 생기는 주사 자국이 대표적이지만,상처나 제왕절개,침·뜸 치료자국,여드름 자국은 물론 목걸이가 가슴 피부를 자극해 생기기도 한다.최근에는 귀를 뚫은 뒤 귓불에 호두만한 켈로이드가 생겨 피부과를 찾는 이들도 있다.몸통 어디에나 생기지만 특히 입술 아래와 귀,목,가슴,어깨 등에 잘 생긴다. 전 인구의 1∼2%가 켈로이드 체질에 해당되며,주로 유전적 소인이 원인이다.이 때문에 켈로이드 체질인 사람은 수술에 신중해야 한다.특히,어깨 주사자국이 큰 사람은 성형 등 수술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여드름도 함부로 짜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켈로이드 체질이 모든 수술을 못받는 것은 아니다.수술이 불가피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피부 손상이 적은 수술방법을 택하면 된다. 일단 켈로이드가 생기면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어도,흉터 부위에 조직을 삭히는 주사를 놓거나,외용제를 사용해 흉터를 줄이는 치료는 가능하다.또 레이저를 이용해 흉터의 붉은 색감을 없애거나,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고,흉터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가라앉히기도 한다.흉터가 클 때는 국소 주사요법과 레이저요법을 병행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회용 주사기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불주사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불에 달군 주사기를 이용해 뜨거운 물을 주입하므로 무척 아프다는 소문에 기가 죽어 예방접종 전날,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이상준 원장˝
  • [PGA US오픈 3R]구센 굳셌다

    ‘시네콕힐스의 악명’은 3일째가 되자 더욱 기승을 부렸다.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페어웨이에 안착한 공보다 한참을 벗어난 공이 더 많았고,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단 3명.유리알 같은 그린이 삐딱하게 기울어진 10번홀(파4)에서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무려 8타 만에 홀아웃했고,타이거 우즈도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세계 최정상급 골퍼들이 줄줄이 고개를 떨꿨지만 레티프 구센(남아공)만은 예외였다.페어웨이를 거의 놓치지 않은 정확한 드라이버샷과 안정된 퍼트를 앞세워 3년 만에 생애 두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리게 됐다. 구센은 20일 뉴욕주 사우샘프턴 시네콕힐스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05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구센은 3년 전 이 대회 마지막날 18번홀에서 60㎝ 퍼트를 놓쳐 18번홀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지만 끝내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구센이 두번째 영광을 차지할지는 4라운드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세계 2위이자 같은 남아공 출신으로 절친한 친구인 어니 엘스가 필 미켈슨과 함께 2타차 공동 2위로 바짝 뒤쫓고 있다.올해 마스터스에서 1타차로 눈물을 삼킨 엘스는 이븐파 70타로 잘 버텨 합계 3언더파 207타로 구센과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치르게 됐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무관의 제왕’이란 꼬리표를 뗀 미켈슨은 이날 3오버파로 부진,선두를 내줬지만 누구도 이루지 못한 한해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두 남아공 선수 사이에서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미켈슨은 이날 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길이가 189야드에 불과하지만 앞 바람도 뒤 바람도 아닌 옆 바람을 맞으며 티샷을 해야 하는 이 홀에서는 무려 27개의 보기와 3개의 더블보기가 쏟아졌다.크림전쟁 당시의 러시아 요새처럼 설계됐다고 해서 ‘리댄 홀’이라 불리는 7번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미켈슨뿐만 아니라 우승권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최대 과제다. 우즈는 3오버파를 기록,합계 4오버파 214타로 공동 19위에 머물러 메이저 8연속 무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선두 구센과는 무려 9타차.전날 가까스로 컷을 통과한 최경주는 6오버파로 부진,합계 10오버파 220타로 66명 가운데 공동 59위에 그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장연씨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장연씨

    “다리가 갈기갈기 잘려나가는 듯한 고통에서 단 한 시간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습니다.” 강원도 속초에 사는 이장연(49·여)씨는 늘 양쪽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고통에 시달린다.조금만 걸으면 다리는 물론 허리까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아픈 부위를 차라리 도려내고 싶을 만큼 극심한 고통에 자살도 여러 차례 기도했다. 이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팔이나 다리 등 특정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악화되면 하루에 여러 차례 근육이 수축된다. 전체 환자의 10% 정도는 3∼4년 안에 증상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면서 근위축증·근무력증으로 발전하고,나중에는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 점점 없어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특정 부위가 퇴화하면서 통증이 계속되지만,일시적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을 뿐 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주로 외상이나 수술 후유증 등으로 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가 처음 몸에 이상을 느낀 것은 2001년 9월.다리가 저리고 뒷근육이 당겨 속초시내의 개인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았다.그런데 이틀만에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뒤늦게 대학병원을 찾았다.진단 결과 이미 척추 감염으로 농양이 생긴 뒤였고,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신경차단수술 수천만원… 엄두못내 진통제와 물리치료도 효과가 없어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 통증클리닉을 찾았고,정밀검사 끝에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아 환자가 극심한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린다.이씨는 척수자극기 삽입술로 신경을 차단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1500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다.수술한다 해도 5∼10년마다 정기적으로 자극기를 교체하려면 1300만∼26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3년 동안 수천만원의 병원비에다 사업 실패까지 겹쳐 1억 8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이씨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보험 혜택없고 장애인등록 안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1993년에야 세계통증학회가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초기 1∼3개월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거나 최소한 더 확산되지는 않는다.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진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갱년기 증상이나 스트레스성 디스크 정도로 치부돼 치료시기를 놓치곤 한다. 이 병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통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씨는 “미국에서는 이미 AIDS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지면서 장애로 인정받고 있는데,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의료보험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면서 “겉으로 티도 안 나는 나만의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장연씨

    “다리가 갈기갈기 잘려나가는 듯한 고통에서 단 한 시간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습니다.” 강원도 속초에 사는 이장연(49·여)씨는 늘 양쪽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고통에 시달린다.조금만 걸으면 다리는 물론 허리까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아픈 부위를 차라리 도려내고 싶을 만큼 극심한 고통에 자살도 여러 차례 기도했다. 이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팔이나 다리 등 특정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악화되면 하루에 여러 차례 근육이 수축된다. 전체 환자의 10% 정도는 3∼4년 안에 증상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면서 근위축증·근무력증으로 발전하고,나중에는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 점점 없어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특정 부위가 퇴화하면서 통증이 계속되지만,일시적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을 뿐 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주로 외상이나 수술 후유증 등으로 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가 처음 몸에 이상을 느낀 것은 2001년 9월.다리가 저리고 뒷근육이 당겨 속초시내의 개인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았다.그런데 이틀만에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뒤늦게 대학병원을 찾았다.진단 결과 이미 척추 감염으로 농양이 생긴 뒤였고,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신경차단수술 수천만원… 엄두못내 진통제와 물리치료도 효과가 없어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 통증클리닉을 찾았고,정밀검사 끝에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아 환자가 극심한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린다.이씨는 척수자극기 삽입술로 신경을 차단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1500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다.수술한다 해도 5∼10년마다 정기적으로 자극기를 교체하려면 1300만∼26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3년 동안 수천만원의 병원비에다 사업 실패까지 겹쳐 1억 8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이씨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보험 혜택없고 장애인등록 안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1993년에야 세계통증학회가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초기 1∼3개월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거나 최소한 더 확산되지는 않는다.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진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갱년기 증상이나 스트레스성 디스크 정도로 치부돼 치료시기를 놓치곤 한다. 이 병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통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씨는 “미국에서는 이미 AIDS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지면서 장애로 인정받고 있는데,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의료보험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면서 “겉으로 티도 안 나는 나만의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렇게 하면 ‘그린 멋쟁이’

    6월은 자연이 가장 깊은 초록을 뿜어내는 시기다.여름 패션도 밝고 경쾌한 초록빛을 발산하고 있다.어둡고 탁한 초록이 아니다.빛나는 나무,탁트인 잔디,꽃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산뜻한 초록이다. 초록은 눈을 맑게 하고 마음의 피로를 푼다.회색빛 답답한 도시의 사람들에게 상쾌한 마음의 안식을 주는 것도 초록이고,일에 찌든 이들에게는 정신적인 안식을 주는 것도 초록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계절을 넘나들며 생활 속에 자연주의가 자리잡은 것처럼 자연의 빛깔인 초록도 빠지지 않고 패션 속에 담겨졌다.산뜻한 연두에서 깊이있는 진초록까지 다양한 톤으로 싱그러운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 스타일링큐브 아카데미의 이시연 이사는 “마음으로는 꾸준히 초록을 갈망했지만 초록이 트렌드 컬러로 떠오른 적은 없었다.올해는 컬러풀하게 열대 분위기를 드러내는 ‘트로피컬 룩’의 유행과 함께 시원하게 표현된 초록이 거리를 가득 장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렌디 컬러라고 온몸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것은 하는 사람도,보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답답하다.가뜩이나 뜨거운 여름에 더운 느낌을 더할 수 있다.재킷이나 면바지,민소매 티,탱크톱 등 상하의 중 하나만 초록빛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조이너스 전미향 디자인실장은 “쿨한 느낌을 강조하려면 화이트 컬러와 매치하는 것이 좋고,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베이지 컬러와 믹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상하의 모두 초록빛으로 고집하고 싶다면 화이트,핑크 컬러의 벨트를 이용해 상하의를 구분해 주면 답답하고 지루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초록빛을 변형한 벨트,핸드백,구두,스카프 등으로 포인트를 주어도 세련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동양사람의 까만 머리에 밝은 초록색 핀,끈 등은 신선함을 더한다.마 재킷에 초록 브로치를 사용하거나,하얀색 심플한 원피스에 초록 벨트도 패션 액센트로 좋다. 초록색은 흰색 의상과 매치했을 때 가장 시원하고,무난하게 잘 어울린다.시원함을 주면서 섹시함까지 표현하고 싶을 때는 초록과 강렬한 빨강,또는 초록과 신비로운 보라의 매치 같은 보색 코디네이션이 제격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저 푸른 초원…목장으로 웰빙여행

    산과 들 어디를 둘러보아도 초록 일색이다.끝없이 펼쳐진 초지.눕고 싶다.그 옆에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면 더욱 좋다.‘메에메에’.양의 울음소리까지 들린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겠는가.목장을 찾아나섰다.소백산관광목장과 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삼양목장으로.사람은 초록의 품에 푹 안길 수 있어서,소와 양은 싱싱한 풀을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어서 행복한 곳이다. ■ 대관령 양떼 목장 목장이 양을 닮았다.부드럽게 굴곡진 구릉지에,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초지.대관령 양떼목장을 찾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목장이 참 예쁘다.’고 한다.산 위에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의 주인공에 순백의 양떼보다 더 어울리는 게 있을까.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옛 대관령휴게소 뒤,비포장길을 따라 100m쯤 들어가니 목장 입구다. 목장 주인인 전영대(52)씨가 우선 목장부터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 멀리 구릉지를 따라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산책로는 양떼들이 산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세운 울타리를 따라 나 있다.200여마리의 양들이 2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초지를 옮겨다니며 풀을 뜯는다. “몹시 추운 한겨울만 빼고는 24시간 양을 풀어놓습니다.요즘엔 풀이 풍부해 건초 등 먹이도 안줍니다.” 최근 관광객들이 늘었단다.양들이 사람구경을 많이 해서인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부모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아이가 건초를 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아이가 몹시 상심한 표정이다.하긴 싱싱한 풀이 널렸는데 질긴 건초가 눈에나 들어올까.전씨는 “지금 양이 뜯어먹는 풀이 새하얀 쌀밥이라면 건초는 보리밥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건초는 풀이 없는 겨울이나,새끼 등을 낳기 위해 우리에 가둔 양들에게만 먹인다. 해발 900m가 넘는 양떼목장의 이국적 풍광은 목장 아래보다는 위로 올라가 내려다보아야 만끽할 수 있다.산책로를 따라 겹겹이 이어진 구릉지의 선이 몹시 곱다.쉼없이 풀을 뜯어먹는 양들,구릉지 중간중간 형성된 숲,그 뒤로 손바닥만하게 내려다보이는 횡계시내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양떼목장은 지난 88년 회사원이던 전씨가 거의 황무지였던 소목장을 인수해 조성했다.10년간 ‘죽을고생을 했다.’는 전씨의 노력이 눈물겹다.서울 아파트를 팔아 전기도 안들어오던 이곳에 얼기설기 막사를 짓고 가족들을 데려와 일만 했다고 한다. 6만 5000여평의 목장에 혼자 울타리를 치고,필요없는 나무와 풀,돌을 골라내고,산책로를 조성하는데 10년이 걸렸다.90년대 말까지는 거의 나오는 것 없는 땅에 노력과 투자만 있었다. 곱게 가꿔진 초지에 양떼들이 노는 이국적 풍광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고,지난해 양의 해 이후 급격하게 늘었다.요즘은 평일엔 300∼400명,주말과 휴일엔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목장을 찾는다.양떼목장 입장료는 따로 없다.단 양들에게 먹이로 줄 건초를 봉지에 담아 판다.어른 2500원,아이 2000원.풀어놓은 양은 건초를 안먹기 때문에 우리에 갇힌 양에게 준다.아이들이 꽤 즐거워한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져 우회전해 옛 영동고속도로를 탄다.1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옛 대관령휴게소가 나온다.휴게소 뒤 비포장도로 입구에 ‘대관령양떼목장’이란 안내판이 있다. ●숙박 목장내에 가족단위로 묵을 수 있는 원룸 3실과 단체용 객실 1실이 있다.원룸은 8만원,40명까지 묵을 수 있는 단체용은 15만원. 양고기 요리를 하지만 10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개별 관광객에게 상시적으로 요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양의 마릿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양 1마리를 숯불구이하면 48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데,가격은 120만원.(033)335-1966. ●먹을거리 횡계 일원에 황태음식점이 많다.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의 ‘송천회관’(033-335-5942)이 유명하다.황태찜(4인) 2만5000원,황태해장국 5000원.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고기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게 식당 주인의 설명.가격은 만만치 않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대관령 삼양목장 시간이 넉넉하다면 대관령삼양목장에 가보자.해발 800∼1400m에 자리잡은 600만평의 드넓은 초지가 입을 딱 벌리게 한다.목장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이나 걸린다. 광활한 초지와 함께 ‘가을동화’ 등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 등이 탐방 포인트.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산장과 콘도형 민박이 있어 숙박에도 불편함이 없다.입장료 5000원.(033)336-0885. ■ 소백산 소 관광목장 무한정 올라가는 듯싶다.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 소백산 남쪽 자락 해발 850m.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꼬불꼬불 굽은 길을 한참 올라가니 오른쪽에 ‘소백산관광목장’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야트막한 산 아래 초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만나기로 약속한 단양축협 홍진식 상무가 사무실에 없다.일부 직원들과 식사 전 짧은 산행에 나섰단다.소백산 목장은 단양 축협이 직영하는 곳이다. 혼자 목장 산책에 나섰다.축사 위로 펼쳐진 초지 넓이는 35만평.나무와 철사 등으로 얼기설기 엮은 울타리 밖으로 산책로가 거칠게 나 있다. 초지 군데군데 소들이 30여마리씩 떼지어 풀을 뜯고 있다.모두 250여마리.워낙 넓다보니 소떼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소가 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난다. 다가서면 멀어지고,뛰어가면 도망가고.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소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건만,사람 구경을 별로 못해본 소들이라 그런지 겁을 먹고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군데군데 야생화들이 초록풀밭을 점점히 수놓은 게 동화속 그림같다.노랑색 민들레꽃은 이미 졌다.대신 엄지 손톱만한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하나씩 곳곳에 피어 있다.민들레 홀씨를 품은 ‘제2의 꽃’.노랑꽃,하얀꽃.민들레는 꽃을 두번씩이나 피우는 모양이다. 목장 주위를 한바퀴 돌아 사무실로 내려가니 홍상무(목장 직원들은 ‘소장님’으로 부른다.)가 내려와 있다.함께 갔던 여직원들 손에는 여러 종류의 산나물이 한움큼씩 쥐어져 있다. 앞에 올려다보이는 보이는 ‘촛대봉’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다.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저수령 휴게소를 거쳐 촛대봉까지.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린다고.방문객들에게 목장산책과 함께 꼭 권하는 산행코스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빠지자마자 우회전,1㎞ 정도 가면 왼쪽으로 예천가는 길(927번)이 나온다.이 길을 타고 20분쯤 고갯길을 올라가면 저수령을 넘기전 오른쪽으로 소백산관광목장이 나타난다. ●숙박 소백산목장은 통나무 방갈로와 여관이 있어 하룻밤 묵으면서 쉬기에 좋다.5인실인 방갈로(18평)는 주방과 거실,방 2칸을 갖추고 있어 가족이 묵기에 좋다.숙박료는 8만원,단 휴가철(7·8월)은 10만원.여관(2인실)은 3만원. ●먹을거리 소백산목장에서 빠질 수 없는게 식당과 정육점.넒은 초지에 방목해 키운 순수 한우를 제천 도축장에서 도축해다가 쓴다. 이곳에선 새끼를 내 키우기 때문에 외국산 소나 잡종 소의 혈통이 섞인 쇠고기를 먹을 가능성은 없다.음식값도 고기 품질에 비하면 싸다.1인분(200g) 기준 등심은 2만 2000원,갈빗살 2만 4000원,육회 1만 5000원,불고기(300g) 1만 3000원. 부위별 고기를 골고루 맛보려면 ‘암소한마리’란 메뉴를 시키면 된다.등심·차돌박이,안심,갈빗살,안창살,다릿살,아랑사태,콩팥,염통까지 9가지가 나온다.1인분 2만원.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올 수도 있다.이곳 고기는 현장에서만 팔기 때문에 목장까지 갔다면 조금이라도 사올 것을 권하고 싶다.600g 한근 기준 꽃등심 3만 5000원,양지 2만원,정육 1만 8000원이다.(043)422-9270,www.sbsanfarm.co.kr. 글 소백산관광목장(단양)·대관령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연리뷰]‘…42번가’

    모처럼 반가운 무대였다.세계 각지에서 수차례 보았지만 역시 ‘42번가’에는 늘 명성에 걸맞은 재미가 있어 기쁘다. 무엇보다 찬사를 보내고 싶은 것은 안무다.늘씬한 무희들이 등장하는 미국식 스펙터클 쇼의 화려함은 살리지 못했지만,탭댄스 장면의 리듬감만큼은 가히 수준급이었다.언제 우리 배우들이 저만큼 기량을 쌓았는지 놀랍다.저렇게 열정적으로 춤을 추다가 탈이라도 나지 않겠느냐고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벌써 몇몇이 부상 탓에 합류하지 못했다며 저간의 소식을 전해 줬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초연된 것은 1980년이다.75년 발표된 ‘코러스 라인’과 함께 무대뒤 코러스 걸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표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이 두 작품은 ‘캐츠’와 더불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연속 공연된 3대 뮤지컬로 손꼽힌다. 96년 국내에서도 초연됐지만 이번 공연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왜냐하면 이번 무대는 지난 2001년 리메이크돼 지금도 절찬리에 상연되고 있는 새 버전을 우리말로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3층 높이의 세트에서 이리저리 화장대 전등을 켜가며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는 합창이나 우스꽝스러운 신혼 기차의 극중극 세트 등은 전작에서 만나지 못한 재밋거리다.여기에 한층 속도를 더한 스토리 전개에는 요즘 관객들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연출가의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물론 다 좋을 수는 없다.옥에 티 같은 일부 주연급 배우의 연기는 아쉽다.연기의 크고 작은 실수는 관극의 흐름을 끊어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무리한 일정에 쫓겨 쉼없이 여러 작품에 출연한 탓으로 보인다.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차츰 나아지리라 기대한다. 이번 공연의 기획사인 극단 ‘대중’은 80년대 히트작 ‘아가씨와 건달들’을 제작한 곳이다.그 시대,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도박꾼 스카이와 나싼,그리고 14년간 시집 못 간 아들레이드의 이야기를 모를 리 없다.원작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식으로 소화된 노래와 대사가 인기의 원동력이었다.이번 ‘브로드웨이 42번가’도 이에 못지 않다.곳곳마다 쏟아지는 객석의 폭소는 ‘우리화’에 대한 노력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요즘 수입 뮤지컬 중에는 명성에만 의존한 채 우리 관객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해 아쉬운 경우가 있다.하지만 그래서야 대중문화로서의 뮤지컬이 주는 진정한 ‘맛’을 선사할 리 만무하다.롱런을 기대한다. 원종원(뮤지컬 비평가·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변신하는 국책은행] (3)·끝 기업은행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국책은행이면서도 시중은행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중소기업은행이 ‘물 만난 고기’처럼 활기차다. 한쪽으로는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덜어주느라 동분서주하고 있고,또 다른 쪽에서는 보다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경영전략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내수부진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더 힘들어지면서 기업은행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3일 서울 명동 본점 집무실에서 만난 강권석(54) 행장의 어깨는 다소 무거워 보였지만,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관료 출신의 티를 벗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로 탈바꿈한 분위기도 한껏 묻어났다.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강 행장은 강행군을 계속해 왔다.따뜻한 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직원들과의 스킨십(직접 대화)에 적극 나섰고,거래기업체를 방문한 뒤에는 자신이 느낀 점을 ‘CEO’ 메모로 정리해 해당 기업을 관할하는 지점의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하는 정성도 들였다. 지난달 19일부터는 미국·유럽 현지를 돌며 2주 일정의 해외기업설명회(IR)를 갖고 미국의 연기금 등으로부터 장기 지분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몸을 아끼지 않았다.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중소기업들은 자금난으로 아우성이지만,무턱대고 다 해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기업은행의 공격적 경영도 적극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사업성이 우수하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 체인지업 프로그램’을 도입했고,신용불량 중소기업에 1년 거치 후 최장 7년까지 저리로 1억원을 지원하는 ‘신용정상화대출’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경영자문과 정보제공,마케팅,세무,회계 등 경영지원업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대출금에 의존하던 기존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보험·증권분야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수익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그래서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너럴(SG)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국내 중소형 투신사를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내친 김에 내년쯤에는 방카슈랑스 판매 자회사도 설립할 계획이다. 강 행장이 온 뒤 지난달 말 현재 기업은행의 경영성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1∼4월 순이익은 124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2240억원)의 절반을 넘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씨줄날줄] 자연 미인/우득정 논설위원

    친구 하나가 골프장에서 캐디로부터 친절한 서비스를 받는 비법.그는 첫 티샷을 하기에 앞서 캐디가 자기 소개를 하며 절을 하면 곧장 “얼굴에 칼을 댔느냐?”고 엄숙한 표정으로 ‘문초’한다.열에 열이면 모두 펄쩍 뛰며 “성형 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대꾸한다.그러면 친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캐디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본 뒤 “칼 대지 않고는 이런 미모가 나올 수가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캐디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전담 캐디 이상의 친절을 베푼다. ‘자연 미인’이란 찬사는 이처럼 큰 위력을 발휘한다.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에도 북한 여성 응원단의 ‘자연미’가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가.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연예인이 조금 뜬다 싶으면 어김없이 어느 부위를 뜯어고쳤다는 식의 소문이 뒤따른다.중·고교생들이 주고받는 메일에서도 어떤 연예인은 어디를 깎고 부풀리고 높였다는 등 성형 정보가 단연 ‘짱’이다.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방편으로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봤다.’는 수법이 동원된다.어린 시절 사진에서는 납작코였느니,눈에 쌍꺼풀이 없었느니 하고 떠벌리면 그 연예인은 금방 온몸에 칼을 댄 ‘인공 구조물’로 전락한다.어떤 연예인은 자연 미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자연 미인’ 정보란에 어린 시절의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한다. 말로는 인간성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는 외모로 판단하는 풍토 때문에 생긴 현상이리라.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최근 1년 사이 두 차례나 한국,일본,중국과 태국 등 동남 아시아권에서 몰아치고 있는 성형 열풍을 커버 스토리와 특집으로 다뤘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프랑스 미용·패션업계 전문가들이 선정한 ‘10대 자연 미인’에서 7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요정’이라는 별칭처럼 깜찍한 외모와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에게 쏟은 노년의 인간적인 매력이 합쳐진 결과로 판단된다.오드리 헵번이 자연 미인 1위에 선정됐다고 성형 열풍을 멈출 수 있을까.도리어 많은 사람들이 짜증을 낼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비 올 때 조심해야 할 것들

    비가 잦다.주말을 전후해 한 두 차례씩 계속 이어지고 있다.골프 약속은 정해졌는데 그 날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면 안 나갈 수도 없고 마음이 찜찜해진다.하여튼 모처럼 찾은 필드에서 비를 만나면 낭패를 보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할 것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비 오는 날에 가장 주의할 것은 낙뢰 사고.이미 국내에서도 낙뢰에 의한 사망 사고가 생긴 적이 있으므로 방심은 금물.천둥,번개가 잦아지면 가능한 한 빨리 플레이를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것은 승용 카트의 운전.승용 카트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안전 사고 역시 늘고 있다.국내 골프장 여건상 카트 도로가 급경사진 곳에 만들어진 경우가 많으므로 제동시 미끄러지기 쉽다.비가 올 때는 운전이 서툰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듯한 장대비가 쏟아지지 않는 한 빗속의 라운드를 강행하는 것이 현실이다.그러나 옷이 흠뻑 젖은 가운데 힘껏 볼을 쳐도 원하는 거리가 나지 않고,잔디 위에 고인 물의 저항을 받아 런도 적고 방향도 기대할 수 없다. 빗속에서 라운드할 때는 평소보다 6∼8타 적은 스코어가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스코어에 연연하는 것보다 골프를 즐겨야 한다.상황은 동반자도 마찬가지.운칠기삼의 라운드에 만족하는 것이 좋을 터.약간의 요령을 덧붙이면 비와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낮은 구질의 볼을 치기 위해서 티 샷할 때 평소보다 볼 하나 내지 하나 반정도 볼 위치를 양발의 중앙으로 옮긴다.티는 평소보다 낮게 꽂는다. 또 세컨 샷할 때는 캐리와 런이 줄기 때문에 평소보다 한 두 클럽 길게 잡고 쓸어 치는 요령으로 부드럽게 샷해야 한다.물기를 머금은 지면 위에 놓인 볼을 평소와 같이 찍어 치면 뒤땅의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솔이 넓은 5번이나 7번 우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할 때는 핀을 직접 노린다.비오는 날은 핀을 그린의 높은 위치에 꽂는 것이 일반적이다.웬만큼 비가 와도 홀 주변에 물이 고이지 않아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그린 위에 있는 물의 저항 때문에 볼이 잘 구르지 않으므로 핀을 노리고 볼을 띄워야 한다. 이외에 대형 타월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그린 위에서 공을 닦는 캐디의 손이 바빠지면 자신의 차례가 느려지는데 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이 리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안경이나 모자챙의 빗방울을 닦을 때도 좋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중이다.종자전쟁이란 한마디로 씨앗의 개발과 공급을 둘러싸고 국가나 기업 사이에 정치적 또는 경제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한국은 반도체나 자동차·조선 등에서 강국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종자전쟁에서는 국제식물신품종보동맹(UPOV)같은 국제기구를 앞세운 종자강국에 철저히 유린될 수밖에 없는 약소국이다.더구나 종자 강대국의 융단폭격에 초토화되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이다.오는 8월 로열티 지급여부가 결정되는 딸기농가와 이미 로열티 지급이 결정되어 해외 종자 메이저와 로열티 분쟁이 한창인 장미농가의 어려움을 두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로열티 주고 나면 농사지어 뭘 갖고 먹고 산답디까.딸기에 로열티를 붙인다니,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000평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기르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리 박동민(55)씨는 불만을 쏟아냈다. 국제 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에 따라 일본품종을 주로 심는 딸기 농가들이 품종 사용료(로열티)를 물어야할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딸기에 무슨 로열티냐 농림부는 8월 말까지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박씨가 심는 딸기는 현재 80%가 일본품종이다.전국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최대 딸기생산지 논산 지역 대부분이 비슷하다.그는 한해 5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지만 비닐값 600만∼700만원,인건비 1000만원 등을 빼면 3000만원도 남지 않는다.박씨는 “딸기농가들이 남의 집 마당만 쓸어줘도 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한탄하는 마당에 로열티는 무슨 로열티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웃 연무읍 죽본리에서 1600여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김낙원(62)씨도 “지난 봄 폭설로 하우스 8동 가운데 6동이 무너져 죽을 지경인데 로열티가 웬말이냐.”고 한숨쉬었다. 현재 전국에서 재배되는 딸기품종은 육보(레드펄) 40%,장희 45% 등 일본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국산인 매향은 고작 1.8%에 불과하다.딸기 농가는 2002년 말 현재 2만 2000여 가구.7800㏊에서 연간 21만t 500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다.우리나라 전체의 채소 생산액 6조 5000억원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립종자관리소 최근진 심사관은 “모든 작물이 2009년까지 품종호보 대상으로 지정되지만 딸기를 유독 걱정하는 것은 생산비중이 높은 데다 외국품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000여평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경북 고령군 쌍림면 곽영상(48)씨는 “육보 딸기를 길러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로열티 문제가 불거질 경우 수출길이 막히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국내 딸기는 지난해 449만 7000달러 어치가 수출됐으며 주요 수출국 역시 일본이다.전남 담양군 월산면 중월리에서 1600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배정운(57)씨는 “앞으로 딸기 공판장에서 출하량을 따져 가구당 로열티를 매기는 방법도 있지 않겠느냐.”며 불안해했다. ●지정을 최대한 늦춰달라 보성군 벌교읍 딸기영농조합 위창길(54) 대표이사도 “장미가 로열티를 물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딸기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곽씨는 “국내 딸기재배농 대부분이 영세해 일본 육종권자들의 요구에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차원의 지원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산의 박씨는 “국내품종인 매향을 재배하려 해도 아직은 재배법을 잘 몰라 망설이고 있다.”며 “재배법을 터득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리기 때문에 품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정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 별 말도 없는데 정부와 언론 등 국내에서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면서 “떠들어봐야 좋을 것이 없고 일본에서 요구해도 끝까지 버티는 게 상책”이라고 공론화 자체를 매우 달가워하지 않았다.김낙원씨는 “매향이 일본산보다 당도나 색깔에서 뒤지지 않지만 출하량이 15% 정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지정시기를 늦추고 품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달렸다 농림부 농업기술지원과 서준한 계장은 “올해 쑥갓,순무 등과 함께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딸기품종을 개발한 일본측의 수입거부 등 불이익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신중히 지정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정대상은 딸기를 포함해 41종이지만 작물을 줄이거나 다른 작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있다.하지만 일본은 이미 국내 딸기농가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계장은 “딸기를 대상으로 지정하더라도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조율하여 우리 농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중이다.종자전쟁이란 한마디로 씨앗의 개발과 공급을 둘러싸고 국가나 기업 사이에 정치적 또는 경제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한국은 반도체나 자동차·조선 등에서 강국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종자전쟁에서는 국제식물신품종보동맹(UPOV)같은 국제기구를 앞세운 종자강국에 철저히 유린될 수밖에 없는 약소국이다.더구나 종자 강대국의 융단폭격에 초토화되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이다.오는 8월 로열티 지급여부가 결정되는 딸기농가와 이미 로열티 지급이 결정되어 해외 종자 메이저와 로열티 분쟁이 한창인 장미농가의 어려움을 두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로열티 주고 나면 농사지어 뭘 갖고 먹고 산답디까.딸기에 로열티를 붙인다니,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000평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기르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리 박동민(55)씨는 불만을 쏟아냈다. 국제 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에 따라 일본품종을 주로 심는 딸기 농가들이 품종 사용료(로열티)를 물어야할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딸기에 무슨 로열티냐 농림부는 8월 말까지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박씨가 심는 딸기는 현재 80%가 일본품종이다.전국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최대 딸기생산지 논산 지역 대부분이 비슷하다.그는 한해 5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지만 비닐값 600만∼700만원,인건비 1000만원 등을 빼면 3000만원도 남지 않는다.박씨는 “딸기농가들이 남의 집 마당만 쓸어줘도 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한탄하는 마당에 로열티는 무슨 로열티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웃 연무읍 죽본리에서 1600여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김낙원(62)씨도 “지난 봄 폭설로 하우스 8동 가운데 6동이 무너져 죽을 지경인데 로열티가 웬말이냐.”고 한숨쉬었다. 현재 전국에서 재배되는 딸기품종은 육보(레드펄) 40%,장희 45% 등 일본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국산인 매향은 고작 1.8%에 불과하다.딸기 농가는 2002년 말 현재 2만 2000여 가구.7800㏊에서 연간 21만t 500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다.우리나라 전체의 채소 생산액 6조 5000억원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립종자관리소 최근진 심사관은 “모든 작물이 2009년까지 품종호보 대상으로 지정되지만 딸기를 유독 걱정하는 것은 생산비중이 높은 데다 외국품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000여평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경북 고령군 쌍림면 곽영상(48)씨는 “육보 딸기를 길러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로열티 문제가 불거질 경우 수출길이 막히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국내 딸기는 지난해 449만 7000달러 어치가 수출됐으며 주요 수출국 역시 일본이다.전남 담양군 월산면 중월리에서 1600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배정운(57)씨는 “앞으로 딸기 공판장에서 출하량을 따져 가구당 로열티를 매기는 방법도 있지 않겠느냐.”며 불안해했다. ●지정을 최대한 늦춰달라 보성군 벌교읍 딸기영농조합 위창길(54) 대표이사도 “장미가 로열티를 물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딸기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곽씨는 “국내 딸기재배농 대부분이 영세해 일본 육종권자들의 요구에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차원의 지원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산의 박씨는 “국내품종인 매향을 재배하려 해도 아직은 재배법을 잘 몰라 망설이고 있다.”며 “재배법을 터득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리기 때문에 품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정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 별 말도 없는데 정부와 언론 등 국내에서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면서 “떠들어봐야 좋을 것이 없고 일본에서 요구해도 끝까지 버티는 게 상책”이라고 공론화 자체를 매우 달가워하지 않았다.김낙원씨는 “매향이 일본산보다 당도나 색깔에서 뒤지지 않지만 출하량이 15% 정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지정시기를 늦추고 품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달렸다 농림부 농업기술지원과 서준한 계장은 “올해 쑥갓,순무 등과 함께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딸기품종을 개발한 일본측의 수입거부 등 불이익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신중히 지정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정대상은 딸기를 포함해 41종이지만 작물을 줄이거나 다른 작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있다.하지만 일본은 이미 국내 딸기농가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계장은 “딸기를 대상으로 지정하더라도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조율하여 우리 농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LPGA 사이베이스클래식] 박지은·양영아 3타차 공동3위에

    박지은(나이키골프)과 양영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에서 마지막날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박지은과 양영아는 23일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나란히 이븐파 71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06타로 공동3위를 달렸다.공동선두 베키 모건(웨일스),셰리스타인아워에는 3타차로 마지막 4라운드에서의 역전 희망은 살려놨다.박지은은 시즌 2승,양영아는 생애 첫승 도전. 전날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를 위협한 박지은은 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3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고 5번홀(파4)에서 1타를 줄여 전반을 언더파로 마감했다. 12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한 박지은은 14번홀(파4)에서는 벙커샷이 그린 턱에 걸리면서 또 1타를 까먹었다.15번홀(파5) 버디로 이를 만회한 박지은은 16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 보기를 범했지만 18번홀(파5)에서 차분하게 5m 짜리 버디퍼트를 떨궈 우승 가능성을 살렸다.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선 뒤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양영아는 이글 1개,버디 2개,보기 2개,더블보기 1개 등으로 둘쭉날쭉하면서도 언더파 스코어를 유지했다. 생애 첫 승을 노리는 모건은 2위 그룹에 4타차 단독선두로 출발했으나 퍼트난조로 고전하며 버디 2개,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에 그쳐 이날 이글 1개,버디 3개로 5타를 줄인 스타인아워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한편 3타를 줄인 장정은 합계 6언더파 207타로 이날만 7타를 줄인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와 함께 공동5위로 올라섰고,김영(신세계)은 합계 4언더파 209타 공동7위에 포진,올시즌 첫 톱10 입상에 바짝 다가섰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화제의 사이트] 한국원자력문화재단(www.knef.or.kr)

    “원자력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은 버리세요.” “원자력,왠지 듣기만 해도 무섭고,끔찍하고,거부감이 든다고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홈페이지 사이트(www.knef.or.kr)를 통해 원자력 홍보사절단을 자처하고 나섰다. 시민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친화감을 주고,이해를 돕기 위한 이 사이트는 공기업의 ‘티’가 나지 않는 ‘부드러운’ 콘텐츠로 구성됐다. 물론 원자력 연구소와 자료창고를 오갈 수 있는 ‘원자력용어사전’,개괄적인 지식을 배우는 ‘원자력지식’,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배워보는 ‘심층자료실’ 등에서 원자력의 기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이트 메뉴 중 ‘커뮤니티’의 ‘퍼니 존(funny zone)’을 눌러보면 더 재미있다. OX 퀴즈,4지선다 문제 등 1000여개의 원자력 관련 퀴즈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원자력 정보바다’메뉴의 ‘원자력지식’ 등 관련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고득점을 하면 퀴즈왕에 올라 보너스 포인트 등도 받을 수 있다. 중성자를 발사해 원자력 에너지를 모으는 ‘팡팡 아톰’ 등 원자력을 소재로 한 원자력 게임들도 들어있다. 이밖에도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만화로 보는 원자력이야기인 ‘카툰’,e-카드 보내기 메뉴인 ‘카드’,스크린세이버 코너 등도 네티즌의 눈길을 끈다.‘어린이 마당’은 원자력 관련 내용을 어린이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사에게 의뢰해 만들었다. 원자력문화재단 미디어실 양영진 과장은 “방문 네티즌들이 기존 공기업 사이트의 딱딱함 대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네티즌이 들러 평소 궁금했던 원자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파주 ‘자자 대안학교’의 스승의 날

    “팬더,내 맘 알지? 사랑해.”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에 위치한 ‘자자학교’(자연을 사랑하는 자유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조경미(31·여·대표교사) 선생님에게 편지를 건넸다.‘팬더’는 조 선생님의 애칭이다.선생님에게 반말이라니 일반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곳에선 모든 선생님을 애칭으로 부르고 존댓말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대안초등학교인 ‘자자학교’는 2002년 3월 교사 2명,학생 10명으로 문을 열었으나,2년 사이 교사 10명,학생 40명으로 불어났다. ‘팬더’ 선생님은 아이들이 사인펜과 색연필로 정성스레 꾸민 편지를 ‘스승의 날’ 선물로 받아 들고 “아이들의 티없는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최근 한 학부모단체가 공개한 촌지나 불법찬조금 수수사례는 이곳에선 ‘딴 세상 얘기’다.그는 “마음을 터놓고 가깝게 지내려면 말의 사용에 제한을 두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님에게 예삿말을 쓴다고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스승의날 선물로 ‘안마쿠폰’,‘발마사지쿠폰’ ‘나팔꽃’(김정은영·28·여) 선생님은 며칠 전 5학년 학생으로부터 ‘악마쿠폰’이라고 적힌 종이를 선물로 받았다.눈이 휘둥그레진 ‘나팔꽃’선생님에게 그 아이는 “나팔,그 쿠폰만 가지고 오면 내가 언제든지 안마해줄게.”라며 씩 웃었다.‘손끝으로 말해요(바느질)’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나팔꽃’ 선생님은 “익히는 것이 조금 더딘 아이가 아직 맞춤법을 잘 몰라 소리 나는 것과 비슷하게 ‘악마’라고 적었더라.”면서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안마쿠폰’,‘발마사지쿠폰’ 등 ‘스승의 날 서비스 쿠폰’은 일체의 물질적인 선물을 금지하고 있는 ‘자자학교’의 방침에 따라 아이들이 짜낸 묘안이다.이곳 교사들은 “365일이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5월 초만 되면 ‘하루로 모든 것을 보상하려는 듯 야단법석 떨지 말고 평소에 잘하자.’는 가정통신문을 보낸다.원래 특별한 행사도 없지만 주5일 수업을 하기 때문에 주말인 이번 스승의 날에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대전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다 지난해 10월 이곳에 온 승연이(10·여·4학년)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는 아빠가 나 대신 꽃을 사서 선생님께 드렸다.”면서 “여기서는 직접 쿠폰도 만들고 더 재미있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마음을 전하는 법을 배웠어요” 1학년 아이들에게 “스승의 날 선물로 뭘 준비했냐.”고 기자가 묻자 예진(6·여)이는 “스승의 날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다.1학년 담임 ‘멋진곰’(한영수·27·‘놀이’과목 담당) 선생님이 “‘선생님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날’을 아느냐고 묻는 거야.”라고 설명하자 예진이는 “멋진곰,지금도 좋아.”라면서 애교를 떨며 안긴다. 옆에서 시치미를 떼고 있던 민재(7)는 교실 구석으로 가 “카드로 만든 수첩을 선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어버이날 카드를 만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민재는 “카드를 주면 멋진곰도 엄마,아빠처럼 좋아할 것 같아서 친구들과 상의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자자학교’에 온지 1주일밖에 되지 않은 ‘노을’(김문정·42) 선생님은 스승의 날이 낯설다고 말했다.‘노을’ 선생님은 10년 남짓 컴퓨터 중소기업체에서 일하다 교직에 뜻을 두고 사직,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그는 “정서·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이곳에서는 굳이 말하지 않으면 눈치 못챌 정도로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선입견과 편견 없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사람’을 배우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파주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비데와 뚱보골퍼

    요즘 청결한 문화생활을 한다는 집의 화장실엔 비데가 설치돼 있다.용변을 본 다음에 기계를 작동시키면,물이 뿜어져 나와 용무를 마친 부분을 씻어주고 더운 바람을 내뿜어서 물기를 말려 주기까지 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한다.비데는 뚱보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을 것이다.지나치게 비만한 사람은 용변을 마친 뒤에 스스로 뒤처리를 할 수가 없다.손이 닿지 않는 ‘곳’의 청결을 위해 비데가 탄생했다고 한다. A씨의 몸무게는 0.1t이 넘는다.그를 연습장에서 만났다.출렁거리는 뱃구레가 백스윙 때는 오른쪽으로 달려갔다가 다운스윙과 함께 왼쪽으로 순간이동을 하는 것까지는 웃음을 참으며 봐주기로 했다.그는 티 위에 놓인 공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앞에 세워진 거울을 보며 공을 치는 것이었다. “공을 바로 보고 쳐야지 거울 속의 공을 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과 함께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그러게요.클럽 헤드가 닿을 만한 곳에 공이 있으면 공이 안 보이고….공을 보면서 치려니까 클럽이 안 닿고….” 그는 뚱뚱해서 슬픈 골퍼인 것이다.남보다 긴 드라이버를 사용해 티샷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그러나 몸을 구부릴 수 없는 뚱보가 공에 바짝 다가서서 하는 쇼트게임은 어떻게 처리할지 아무리 연구해도 답이 안 나온다. 90대 타수를 치는 장님 골퍼가 있다는 정보는 책에서 읽었다.그러나 공을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이 공을 안 보고 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다.나는 그와 함께 라운드를 해본 적이 없으므로,그가 잔디 위에서도 앞에 거울을 세워 놓고 거울에 비친 공을 치는지는 모르겠다.샷을 하는 골퍼에게 캐디가 우산을 씌워 주는 것도 규정에 어긋나는데,거울의 도움으로 공을 친다면 벌타를 먹어야 할 것 같다.한번은 그가 모임에 부인을 동반하고 왔는데,두 사람의 체중을 합하면 족히 0.2t은 넘을 것 같았다. “두 분이 젊었을 때야 저렇지 않았으니까 아들딸 낳았겠지만….요즘 밤생활은 어떨지 걱정되네.뚱보네 집의 필수 가전제품은 비데겠지?” 나는 지저분하면서도 섹시한 상상을 하는데,누군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김 작가가 염려할 일이 아닙니다.다 알아서 금실 좋게 지냅니다.” 물론 남의 이불 속 사정을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그러나 나는 진실로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그가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체중 감량이 급선무이겠지만,뚱보의 화장실 용무를 도와주기 위해 비데가 탄생했듯이,뚱보 골퍼를 위해 연습장의 거울처럼 무엇인가가 발명돼야 하지 않을까.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 ‘신들린’ 신들러 14년만에 정상

    ‘잊혀진 골퍼’ 조이 신들러(46)가 14년 만에 정상에 섰다. 신들러는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골프장(파72·7438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아론 오버홀저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번째홀을 파로 막아 보기를 범한 상대를 제치고 우승했다. 투어 21년째를 맞는 신들러의 통산 7번째 우승이자 1990년 하디스클래식 이후 14년 만의 정상 복귀.신들러는 생애 최고액인 108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오버홀저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에 들어간 신들러는 전반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더블보기를 범해 전반에 벌어놓은 타수를 모두 까먹었다.그러나 막판 15∼17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홀에서는 나란히 파에 그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16번홀(파4)로 옮겨 두번째 연장전을 치렀다.티샷을 페어웨이 한복판에 떨군 신들러는 두번째샷을 핀 10m 가까이에 떨어뜨리며 안정된 경기를 이어갔다.반면 티샷부터 흔들린 오버홀저는 어프로치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진 데다 3.6m의 파퍼트까지 놓쳐 보기에 그쳤다.신들러는 90㎝의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호했다. 오랜만에 우승권에 근접한 타이거 우즈는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때리며 안간힘을 썼지만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3위에 머물렀다.2주 연속 ‘톱10’을 노린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5위에 그쳤다. 이창구기자˝
  • [사설] 헌재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변론이 어제 끝났다.우여 곡절도 없지 않았다.최종 변론 기일은 사흘이나 연기됐다.검찰이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내사기록 제출을 거듭 거부한 것도 ‘옥에 티’로 남는다.증거조사를 충분히 하지 못해 아쉬움은 있지만,심리를 무사히 마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국회 소추위원측이나 대통령 대리인단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이제 헌정 사상 초유의 역사적 심판에 대한 평의와 선고만 남겨두게 됐다. 무엇보다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과 함께 역사성을 담아야 한다.이번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을 놓고 국회와 충돌한 데서 비롯됐다.민주주의는 3권 분립이 원칙이다.그런 만큼 입법부와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의 정치적 갈등을 어떻게 풀지에 대한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아울러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9명의 재판관들은 한 명 한 명이 최고의 헌법기관이다.법률과 양심에 따라 심판해야 함은 물론이다.한국 민주주의의 장래와 국가의 운명도 감안해야 한다.종합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지난 3월 12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을 때만 해도 헌정 중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4·15 총선도 잘 치러냈다.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이다.헌재의 결정에 앞서 탄핵 찬성·반대 공방이 또다시 가열될 수 있다.어느 누구도 한쪽 편을 들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소추위원측·대리인단·정치권도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적절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모두가 차분한 마음으로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끝까지 이성을 발휘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세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헌재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 새교통카드 서울 - 경기 ‘불협화음’

    오는 7월부터 서울에서 실시되는 ‘신 교통카드시스템’ 도입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27일 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신 교통카드 이름을 티-머니(T-MONEY)로 정하고 7월1일부터 292개 노선(4450대)에 도입한다. 이 카드는 10㎞ 이내에서는 버스나 전철을 여러 번 갈아타도 기본요금(850원)만 내면되는 등 대중교통 요금 결제가 한결 수월해진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대중교통개편안을 지난 19일 경기도에 통보했다.경기도는 이와 관련,서울시가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불만이다.특히 서울의 새로운 시스템은 현재 서울 시계(市界)로 운행하는 도내 시내버스(3700대)의 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아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시스템의 호환성 확보를 위해선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데,만만찮은 예산이 소요되는데다 환승할인에 따른 업체의 적자보전과 전체적인 요금체계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노선거리가 서울시의 2배 이상돼 도민들의 요금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도는 이에 따라 서울시 신교통카드와 결제호환이 가능한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시스템 운영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 진통을 겪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서울시와의 의견 조정이 불가능할 경우 건설교통부 등에 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온천하러 아산 가볼까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온몸이 근질거리는 4월.알록달록 꽃밭에서 향기에 취해보고,김이 펑펑 피어오르는 온천탕에서 몸을 풀어보자.수백년 연륜의 돌담길 사이 황톳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불뚝불뚝 스태미나를 솟게 한다는 장어구이로 기력을 보충해도 좋다. 이 정도면 오감(五感)은 몰라도 3감이나 4감을 만족시키는 데는 모자람이 없을 터.웰빙이 별건가. 충남 아산은 온천과 풍부한 먹을거리로 예전부터 가벼운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던 곳.한데 최근 국내 최대의 꽃식물원까지 생겨 나들이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서울서 고속전철로 35분,차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아산으로 ‘감히’ 웰빙투어를 떠나보자. ●세계꽃식물원 지난달 19일 문을 열었다.식물원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한 꽃향기에 취해 어지러움이 느껴진다.운동장만큼이나 넓은 공간에 튤립 수선화 베고니아 히아신스 백합 제라늄 등 갖가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개관한 이 식물원은 기존의 대형 꽃 재배단지를 관광용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농민 조합원 13명과 준조합원 38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영농조합 ‘아름다운 정원’이 조합원들의 30여년간의 재배 노하우를 기반으로 꽃식물원을 열게 됐다.2700여평의 유리온실엔 1000여종의 초화류가 1000만송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실내 식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식물원은 동백관,초화관,구근관,화단전시관,수생관 등 테마별 유리온실을 연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요즘 자태가 가장 화려한 꽃은 튤립이다.빨강,노랑,분홍,보라 등 모두 100여종에 이르는 튤립이 식물원 전역에 만개해 있다. 수선화,아마릴리스,히아신스,아이리스,베고니아 등도 티없이 맑고 발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수생관에선 워터히아신스와 부레옥잠 물배추,수련 등의 수생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분수연못,대형 수반에 장미를 띄워 맴돌게 만든 일명 ‘꽃돌이’ 등 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놓았다. 조합원중 한 사람인 남기중 원장은 “13명의 농민 조합원이 6개월간 밤샘작업을 하다시피해 식물원을 꾸몄다.”며 “앞으로 꽃 관람뿐만 아니라 꽃 재배 교육,꽃 관련 음식 소개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한국 산야에 자라는 야생화관이 따로 없다는 것.이에 대해 남 원장은 “야생화는 산과 들에 자라야 제멋이 나고,인위적으로 옮겨 키우면 잘 자라지도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혔다.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000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입장객에겐 나갈 때 3500원짜리 화분을 하나씩 주므로,실제 입장료는 1500원 이하인 셈이다.(041)544-0747,8.www.goodflower.com. ●외암리민속마을 꽃식물원이 서구풍,현대풍의 화려함으로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면 송악면의 외암리민속마을은 복고풍,서민풍의 여유로움으로 편안함을 주는 나들이 코스.500여년 전 예안 이씨 일가가 정착해 아직도 주류를 이루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석축을 쌓아 만든 용담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100년,아니 그 이전으로 갑자기 후퇴한다.길게 이어진 돌담 너머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들,수백년 연륜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기와집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대문 앞에 핀 산수유와 목련꽃의 유혹에 못이겨 다가가니 ‘참판댁’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구한말 이조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살던 집.색바랜 기와와 대문,층층히 쌓아올린 돌담이 꽃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인기척을 듣고 나온 주인 이득선씨에게 “대문이 참 아름답다.”고 하니 “대문이 아니라 안채로 통하는 후문”이라고 알려준다.여인네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화려한 꽃나무를 많이 심은 것 같다고 한다.이씨는 자신이 이 참판의 손자라고 했다. 외암리엔 사랑채와 안채,문간채 등을 갖춘 참판댁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와집이 10여채 있다.‘건재고택’‘송화댁’‘교수댁’‘참봉댁’ 등 저마다 주인이 지낸 벼슬 이름이 붙어 있다. 돌담 너머 안채 뜰엔 목련꽃이 자라고,뒤꼍 장독대 뒤에 앵두꽃이 홀로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40대 이상이면 어릴적 친숙하게 보았음직한 풍경을 이 집들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기와집 주변으로는 초가들이 어김없이 둘러싸고 있다.집집마다 쌓아올린 돌담은 자연스럽게 좁다란 골목길을 만들었고,마실 가는 듯한 촌로의 발끝엔 정겨움이 툭툭 차이는 것만 같다. ●아산의 온천 아산엔 온양,도고,아산 등 대형 온천단지가 3곳이나 있다.가히 온천의 메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도고온천은 유황성분이 풍부하고 온양온천은 라듐천으로 유명하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음봉면 신수리의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스파비스는 고속철 개통 기념으로 고속철 티켓을 보여주는 입장객에겐 20% 할인 혜택을 준다. 도고면 기곡리의 도고온천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도고별장 바로 앞의 ‘도고별장 스파피아’(041-544-9560)가 찾을 만하다.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유황온천수가 공급되고,대형 찜질방과 객실도 갖춰져 있다.온천탕 이용객에겐 대통령별장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스파피아 사장인 이상복씨 소유인 이 별장은 1968년 건축된 100여평 규모의 단층주택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와 소파,핀란드식 사우나,경호원 침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인체도 활동이 왕성해진다고 한다.그만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육식을 금하는 스님도 봄이 오면 고기를 섭취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보면 봄엔 영양보충이 필수인 듯싶다. 스태미나 음식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어집으로 가보자.아산 인주면,삽교호 인근에 가면 소문난 장어촌이 있다.34번 국도에서 623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문방리 입구 2㎞ 구간엔 10개 이상의 장어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바다를 막아 삽교호가 생긴 후 민물장어가 많이 잡히면서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다고 한다.그러나 지금은 잡히는 양이 워낙 적어 대부분 양식 장어를 쓴다.자연산은 희귀한 만큼 값도 ㎏당 15만원을 호가해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음식점마다 장어 맛은 비슷하다.그대로 굽거나 양념을 쳐 만든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구워내는데,소스에 따라 집집마다 약간씩 다른 정도다. 숯불에 석쇠를 얹어 구워내는데,매콤달콤한 양념맛,입안에서 살점이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1㎏(4만원)을 시키면 어른 2명이 먹기에 적당하다.옛날돌집(041-533-2241),꽃동네원조장어(041-533-2561) 등이 유명하다. 전통적인 분위기에서 한정식을 즐기고 싶으면 염치읍 방현리의 한정식집 ‘방수마을’(041-544-3501)로 가보자.고풍스럽게 지어진 기와집과 잘 가꾼 정원 때문에 나들이 삼아 오는 사람도 꽤 있다.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지다.소 갈비살을 큰 밤톨만하게 토막내 돌판에 구워낸 석갈비,매콤하게 버무려 볶은 낙지볶음,누룽지에 해물과 소스를 넣어 졸인 누룽지탕수육 등이 특히 맛있다. 하지만 이집이 진짜 자랑하는 것은 이같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밑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류다.고추,오이,박,마늘,시레기 장아찌 등이 나온다.주방장이자 방수마을 촌장으로 불리는 김판순씨는 “모든 장아찌는 1년에서 3년 정도 삭힌 것들”이라며 “그래야 은근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김치도 땅속 깊이 묻어둔 김장김치만 쓴다. 처녀적부터 장과 장아찌 담그는 데는 이력이 났다는 김씨는 경상도 출신이다.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고 맛없다.’는 말도 이집에 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정도로 장아찌들이 맛깔지다.김씨는 오이 장아찌는 초복에 나오는 두물오이로만,마늘은 5월말 전후로 나오는 것만 쓰는 등 재료 선택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며칠만 늦춰도 벌써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한정식은 1만원,3만원짜리가 있다.4∼5가지 요리와 밑반찬,된장찌개 등이 나오는 1만원짜리가 무난하다. 글 아산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세요 세계꽃식물원은 서울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에서 빠져 아산만방조제를 건너 도고온천 방면으로 가면 된다.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을 지나 도고온천까지 가도 된다.도고온천에서 꽃식물원까지는 3㎞ 정도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산고속버스터미널(041-544-4880)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또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온양까지 간 뒤 39번 국도를 타고 송악면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마을 이정표가 나타난다.온양,아산,도고 온천은 아산에 접어들면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경부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온양온천은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로 20분,도고온천과 아산온천은 온양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숙박 온양,아산,온천단지를 중심으로 호텔과 여관이 많다.아산스파비스,도고별장 스파피아 등 온천업체들도 온천탕과 함께 대부분 객실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축제도 즐겨요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민족의 영웅 성웅 이순신을 주제로 한 축제가 탄신일을 전후한 24일부터 28일까지 현충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4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4일 불꽃놀이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소년,청년,명장 성웅 이순신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장군의 생애와 역사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년 이순신’ 코너에선 어린 시절 이순신이 즐겼다는 전쟁놀이 재연 및 체험,조선시대 거리 재현과 민속놀이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된다.‘청년 이순신’ 코너에선 무과를 치러 무관이 되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또 이순신 장군을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일본의 도고헤 이하치로와 비교 전시하는 ‘세계 3대 해군 명장 비교전’,한산대첩 카레해전 트라팔가해전 사라미스해전 등을 비교하는 ‘세계 4대해전 비교전’ 등 명장 이순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행사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 연극제,금난새 음악회,충무공 탄신을 기념하는 다례행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진다.아산시청 문화관광과(041-540-2404),아산성웅이순신축제 추진위원회(041-540-2404).www.onyangfestiva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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