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17일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60
  • [열린세상] 노 대통령의 해탈을 기대하며/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평통 발언으로 촉발된 노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간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현직 대통령과 전직 총리간의 설전은, 노 대통령이 민주평통 연설에서 “고건 전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하자, 이에 맞서 고 전 총리가 “자가당착이고 자기부정”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함으로써 점화되었다. 이후 소강 상태를 보이던 ‘노·고 공방’은 노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 석상에서 고건 전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재점화되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저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하다.”라고 고 전 총리를 정조준해서 공격했다. 노 대통령은 왜 고 전 총리 공격에 집착하는 것일까? 우선 초대 총리로서 국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한솥밥을 먹었던 고 전 총리가 자신과 참여정부를 향해 의도적으로 비난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에 쐐기를 박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 범여권 후보로 각광을 받으며 정계개편을 저울질해 오고 있는 고 전 총리를 의도적으로 흠집냄으로써 통합신당 구상을 무력화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지역주의’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민주당을 탈당해서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무모한 정치실험을 단행했다. 지역주의만 타파된다면 권력을 통째로 야당에게 줄 수 있다고까지 약속했고, 그 결과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이었다. 그만큼 지역주의 청산은 노 대통령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고 전 총리를 중심으로 호남 세력이 결집되는 ‘도로 민주당’식 정계개편은 지역주의 회귀이고 역사의 후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여권이 과거와 같은 지역 구도를 기반으로 해서는 절대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확신과 신념이 우리당을 끝까지 지키고 지역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고 전 총리와 정면 승부를 해야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노대통령의 이러한 정치 구상은 결과적으로 고건·정동영·김근태 3인이 자연스럽게 반노 진영으로 재편되는 급속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응하여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깜짝 놀랄 만한 정계개편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한국 정치에서 한번도 실험해 보지 않은 영남과 호남이 결합하는 개편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문제는 임기 말에 대통령이 정계개편에 나서면 나설수록 국가는 불행해지고 국민은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약속해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4년 통치기간 동안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고통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는 데 일조했을 뿐이다. 이제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해탈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허황된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고, 남은 임기 동안 잃어버린 서민의 웃음을 되찾아 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해탈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해탈은 찰나에서 오는 법이다. 아무리 억울하고 인정하기 싫더라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이다. 부정과 분노가 아무리 깊어도 마음을 비우면 긍정과 용서는 한순간에 소리 없이 밀려 올 수 있다. 노 대통령이 남의 흠집보다 내 눈의 티부터 보려고 한다면 해탈의 반은 채워질 것이다. 더불어 ‘노무현이 노무현을 제어’할 때 해탈의 나머지 반도 채워질 것이다. 이때만이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영원히 버림받는 대통령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기쁘다♪ 축구산타 오셨네~

    시를 좋아하는 중학교 1학년 허혜린(13)양.2년 전 급성골수백혈병이 발병했다. 가족 나들이도 자주 할 수 없었다. 몸은 아프지만 시인이 되고 싶은 꿈은 늘 간직하고 있다. 틈틈이 써놨던 시를 모아 지난해 시집을 내기도 했다.25일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 하는 자선축구경기’(이하 홍명보 자선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스카이박스에서 두꺼운 털모자와 마스크를 쓴 혜린이를 만났다. 혜린이는 “TV로만 보다가 이렇게 직접 경기장에 나오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홍명보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4회를 맞은 ‘홍명보 자선경기’는 한국 축구에서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년 입장수익, 후원금, 중계료 등으로 약 2억원의 기금을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백혈병과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에게 사랑과 희망의 손길을 건네 왔다. 예전엔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으나, 이날 만큼은 날씨가 포근했다. 혹 동장군이 찾아왔더라도 41명의 스타와 7500여 관중이 뿜어내는 열기로 추위를 몰랐을 터. 소아암과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그 가족 등 60명이 스카이박스에서 사랑의 향연이 열리고 있는 그라운드에 시선을 고정했고, 소년·소녀 가장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20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경기 시작 30분 전 산타클로스와 다양한 동물 캐릭터로 꾸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사인볼을 전달하자, 열기가 한껏 고조됐다.2003년 소아암 판정을 받았다가 홍명보장학재단의 지원으로 골수이식수술을 받아 건강해진 윤다희(12)양의 시축으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경기가 시작됐다. 오랜 만에 선수로 뛴 사랑팀 황선홍(전남 코치)을 시작으로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성이 이어졌다. 선수들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고, 겸연쩍은 실수에도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과 유도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도 후반 교체투입돼 발재간을 자랑했다. 특히 이형택이 사랑팀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하자, 이원희는 희망팀에 네번째 골을 안겼다. 이후에도 주변의 도움(?)을 얻어 이형택이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이원희는 한골을 더 보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사랑팀이 허정무 전남 감독이 지휘한 희망팀을 6-5로 이겼다. 이날 공동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형택과 이원희는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해 정말 기쁘고 즐거웠다.”면서 “앞으로도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에 힘을 모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옥에 티도 있었다. 앞서 이천수가 개인사정으로 나오지 못한 데 이어 ‘반지의 제왕’ 안정환과 김정우도 산타 변신이 불발돼 팬들이 섭섭해 했다.수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뮤지컬·클래식 ‘뜨고’ 연극은 3년째 ‘울상‘

    뮤지컬·클래식 ‘뜨고’ 연극은 3년째 ‘울상‘

    올 한해 공연계는 뮤지컬 인기가 최고조에 달한 반면, 연극은 공연 숫자 및 관객 수가 3년째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또한 클래식 시장이 급성장한 점이 주목받았다. 국내 최대 예매사이트인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총 공연수는 5450편, 매출액은 127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는 11월까지 매출액이 984억원,12월 한달 매출액이 34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실적은 매우 좋은 편이다. 올 공연 매출액 가운데 뮤지컬은 717억원, 클래식은 202억원, 콘서트는 168억원을 차지했다. 뮤지컬은 ‘맘마미아’‘미스사이공’‘노트르담 드 파리’‘명성황후’‘라이온킹’‘레딕스 십계’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맘마미아’는 총 관객수 20만 7514명으로 올해 최고 인기 뮤지컬로 기록됐으며,‘미스사이공’이 19만 6860명으로 뒤를 이었다. 무대에 오른 뮤지컬은 총 115편에 창작뮤지컬이 71편에 달해 한국 뮤지컬의 성장세를 예상케 했다. 티켓링크에 따르면 클래식은 2004년 1723편,2005년 2025편,2006년 2304편 등 제작편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관객 수도 90만명,129만명에 이어 올해 150만명으로 늘었다. 클래식 관객 수는 뮤지컬 관객 숫자의 5분의3이나 1∼4회의 짧은 공연횟수에 100% 유료매진을 기록하는 사례가 많았다. 뮤지컬 매출이 전체 공연시장의 56%를 차지한 것에 비해 연극은 올 11월까지 매출이 38억원을 기록했다. 뮤지컬의 20분의1 수준이다. 연극 침체 속에서도 예술의전당에서는 ‘꼬방꼬방’이 7732명,‘서푼짜리 오페라’가 6899명,‘벽속의 요정’이 5100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사랑을 받았다. 티켓링크의 유경숙 홍보팀장은 “40∼50대의 중년층 문화참여가 올 한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장르별 대표관객을 살펴보면 연극과 콘서트는 20대, 뮤지컬·무용·오페라는 3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분류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산해진미도 그릇이 흉물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맛이 반감된다.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겨 있다면 식욕을 앗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음식이라면,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동네는 바로 그릇이다.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주민들을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을 가꾸기다. ■ 주민 뭉치니 도시도 확 바뀌네 흔히 국민의식이 주민의식보다 상위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성숙한 국민의식은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하지만 국민의식만으로 마을이나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식은 ‘심정적 동조’, 주민의식은 ‘실천적 행동’이라는 차이로 나타난다. 대전 서구 둔산동과 광주 북구 문화동·오치동을 들여다봤다. ●둔산동, 사회지도층 참여 저조가 ‘옥에 티’ 대전 둔산동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정부청사와 대전시청 등 굵직굵직한 기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둔산동 일대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며, 이곳에 위치한 M아파트도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이 모여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간에 단절되고 삭막한 여느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M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5개 아파트단지는 뜻을 모아 요일마다 번갈아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은 노인층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데 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둔산동 일대 13개 아파트단지의 난방 방식을 중앙공급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했다.‘담장 허물기’와 휴일에는 아파트단지 사잇길에 차량을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M아파트에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전지역 공공기관장과 대학 총장, 전 국회의원,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고소득층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가끔 행사 때만 얼굴을 비출 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간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문화·오치동, 참여율 높여야 동네가 바뀐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6년이 지난 현재 마을에서 콘크리트 담장이 사라지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더미로 너저분하던 골목길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녹지공간이나 주민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치1동의 경우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던 아파트 담장을 허물어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이웃간 소통의 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담장을 없애는 대신 화려한 동양화를 그려 넣었다. 우산중학교 정문 쪽엔 마을의 유래를 바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오치골 옛터의 거리’가 조성됐다. 오정초등학교 담장 100여m를 따라 ‘동화의 거리’도 꾸며졌다. 특히 오치1동 주민들은 ‘오치골 소식지’를 발행, 동네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소식을 이웃들에게 꼼꼼히 알리고 있다. 문화동 주민들은 각화약수터길 주변에 스스로 선정한 시와 그림을 타일에 새긴 뒤 담장에 붙여 ‘시화(詩畵)의 마을’로 꾸몄다. 집 앞에 내건 문패에는 이름 석자 대신 ‘행복이 가득한 집’,‘사랑이 넘치는 안식처’와 같은 글귀가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이 성공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다. 운동은 지역별로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나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추진 목표를 세우면 구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확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 구에서도 주민자치전담팀을 신설하고,‘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됐을 때 마을이나 동네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주민의식은 바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글 광주·대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흉물’가꾸니 ‘명소’로 둔갑했네 애초부터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흉물’은 없다. 차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의 ‘사각지대’가 돼 흉물로 낙인 찍히는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흉물이 명소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덕동산촌마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화전 흔적도 가꾸면 문화가 된다 덕동산촌마을은 60∼70년대만 해도 150가구 1000명 이상이 모여 사는 제법 융성했던 화전민 부락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지금은 70가구 140명이 고작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 주민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간 3만명 정도가 인근 덕동계곡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소득원은 여전히 약초·산초 재배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듬성듬성 조성된 낙엽수림이 과거 화전이 번성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문수 이장은 “화전민의 아들, 딸로 태어났음에도 정작 화전 문화와 흔적들을 30년 가까이 방치하다시피했다.”면서 “귀틀집과 움집 등 전국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는 화전 문화를 보존하는 게 마을 가꾸기이자 뿌리찾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동산촌마을 인근에는 일제 당시 채굴이 이뤄졌던 금광 4곳이 있다. 주민들은 폐금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발제한, 불편함을 이점으로 벌랏한지마을의 경우 지난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농지 대부분이 수몰됐다. 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도 ‘올스톱’됐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 덕택에 주민들은 70년대까지 한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마저도 한지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손을 뗐다. 이후 담배와 양잠, 고추 등으로 작물 전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100가구에 육박하던 가구 수도 30여가구로 줄었다. 김장배 이장은 “30년 가까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조화된 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면서 “없고 불편한 게 많다고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가꾸기,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전통떡마을 인근에는 널리 알려진 ‘청주 가로수길’이 있다. 가로수길은 지난 1952년 4.5㎞ 구간에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심은 게 시작이었다.50년이 넘은 지금 가로수길은 영화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도로 부문 1위도 차지했다. 쌀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전통떡마을도 늘어나는 방문객의 발길을 마을까지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2004년에는 영농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떡만 구름떡과 쇠머리떡, 직지떡, 인절미, 쑥개떡, 기주떡 등 20여종에 이른다. 홍순주 영농법인 대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떡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대량 판매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생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오는 2009년까지 가로수길을 확장해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가로수길의 변모에 발맞춰 마을도 ‘진화’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청주·제천·청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 한권의 책] 김원룡·안휘준 맥 잇는 한국미술의 화려한 도판집

    어머님께서 대학 입학선물이라며 주신 선물이 ‘한국미술사’였다.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가. 처음이었으므로 그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신기했으며 때로 출렁이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던지. 누구나 이런 독서 경험이 있었을 게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김원룡님의 그 책이야말로 내 학창시절을 드리우고 있는 거대한 그물이었고 거기 담긴 지식의 날줄과 씨줄 모두 내 안에 자리잡고 있으니 충격이었던 게다. 자라면서 또 다른 한국미술사를 만났지만 처음 만난 인상이 너무도 눈부셔서인지 내겐 그것이 미술사였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뒷날 김원룡의 제자 안휘준 교수가 수정, 보완해 다시 낸 ‘한국미술의 역사’에서도 이미 제시해 둔 ‘자연주의’라는 한국미술의 본질을 그대로 머금고 있으니 그 향기 또한 여전하다고 하겠다. 이번에 우리 미술사학계의 원로 진홍섭 선생, 그리고 후학인 강경숙, 변영섭, 이완우 교수가 나서 집필한 ‘한국미술사’(문예출판사 펴냄)는 그 길 위에 세운 또 하나의 거대한 봉우리다. 필자가 여럿이니 관점이 다를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건축, 조각, 도자, 회화, 서예 등 각 분야마다 커다란 성취를 이룩한 연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았으니 오히려 이 점이야말로 더 큰 장점이라 하겠다. 실제로 그 내용 하나하나를 읽어나가다 보면 담긴 내용 모두 충실하고 자상함이 느껴진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있고 평가와 해석 또한 못지않게 지극하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서예분야 서술에서 삼국시대 이래 시대별 편성을 꾀한 점이 돋보인다. 대개 서예사를 소홀히 여기기 쉽거니와 우리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헤아려 보면 이런 요구를 채워주었다고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한국미술의 성격에 관한 것인데 자연에의 순응과 조화를 앞세워 ‘고요한 맑음, 은은한 투명성, 대범성, 단색성’을 그 특색으로 압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미묘한 울림으로 다가오는데 앞선 연구자들의 생각을 잇고 또 발전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계승과 발전의 태도는 시대구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는데 맺음말 부분에 근대시기를 소략하게 다룬 대목이 그것이다. 이건 19세기 중엽 이후 다시 말해 조선말기로 설정해 둔 부분의 서술에서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러한 문제점을 염려하는 마음을 세심하게 밝혀두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건 정말 옥에 티일 뿐이다. 무려 8년의 세월을 바쳐 만들었다는 정성스러움이 감탄스럽고 그런 만큼 편집도 깔끔하여 단아한 데다 도판 또한 숱하게 실어 놓아서 보는 즐거움까지 제공하고 있으므로 아쉬울 게 없다. 나아가 부드럽고 원만스러운 문장의 맛이 있어 중고등학생조차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하다는 사실은 이 책이 갖춘 최고의 미덕이다. 그리고 어쩌면 어릴 때 나처럼 이 책을 어머님으로부터 선물 받을지도 모르는 신입생들이 기대하고 있겠거니와 세상 어머님들 모두가 그렇게 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열 미술평론가
  • 먼 데서 온 치과 손님

    먼 데서 온 치과 손님

    처음 개그맨이 되었을 당시엔 형편이 그리 좋지 못해, 방송국 가는 날이 아니면 틈틈이 치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경기도의 모 치과에서 진료를 하던 어느 날, 퇴근하려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외국인 한 사람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들어왔다. 자신을 파키스탄에서 온 근로자라고 소개한 그는 일하다 실수로 넘어져 앞니가 깨졌다며 당장 안 아프게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칼퇴근은 아르바이트의 철칙이지 않은가? 나는 당장 퇴근하고 싶어 하는 직원과 어떻게든 치료를 해줬으면 하는 외국인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직원에게 살짝 윙크하고 진료준비를 해달라고 했다. 너무 아프다고 하여 우선 신경치료를 해주고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앞니가 깨진 환자들은 대부분 넘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구타나 폭행으로 깨진 경우가 많다. 이 환자도 고용주인 한국 사람한테 맞은 듯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하소연할 데도 없이 어떻게든 안 아프게만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건강보험증도 없었지만 치료비는 보험 진료했을 때와 같은 비용만 받았다. 마지막 진료 때에는 이를 씌워야 하기 때문에 진료비가 비싼데, 돈이 없다고 해서 치아색으로 티 안 나게 때워주었다. 나중에 돈 벌면 예쁘게 씌우라고 하고 치료비 대신 특별한 제안을 했다. ‘좋은 한국 사람이 훨씬 많다’고 열 번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치료비였지만 그는 내 제의에 흔쾌히 응하며 기쁜 얼굴로 돌아갔다. 며칠 뒤 치과를 그만두는 날, 그가 불쑥 찾아왔다. 자신은 김치공장에서 일하는데, 나한테 선물하기 위해 잘 익은 김치를 가져왔다고 했다. 난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까만 피부의 외국인에게 김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내 생애의 큰 이벤트 같이 느껴졌다. 어디선가 우리를 대신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지금이라도 연락되면 앞니를 더 예쁘게 씌워주련만.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女 핸드볼 5연패 구기종목 첫 金…男대표팀 한풀이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 3년차 주부의 몸으로 하루 7시간 훈련을 견뎌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고교 시절부터 시작된 빈혈 증세가 결혼 이후 더 심해져 약물치료를 받느라 그 흔한 보약도 입에 대지 못했다. 14일(한국시간) 도하의 알 가라파 인도어홀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29-22로 꺾는 데 앞장선 라이트윙 우선희(28·삼척시청)는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듯 유난히 지쳐 보였다. 2002년 부산대회 때만 해도 그는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젊은피’였다.2년 뒤 우선희는 세계선수권 올스타로 선정된 데 이어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와 맞먹는 은메달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안겨줬다. 어느새 대표팀 네번째 고참이 된 우선희는 이날 결승전에서 막내동생뻘 후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체력과 스피드를 과시했다. 월드클래스 윙플레이어답게 카자흐스탄 장신 숲을 손쉽게 뚫는가 하면 총알 속공으로 문필희(24·효명종합건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6골을 네트에 꽂아 당당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덕분에 한국 여자 핸드볼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이후 대회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선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30골(전체 4위)을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 성공률이 무려 81%에 달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우선희의 왼쪽 팔목에는 카자흐스탄 수비수로부터 받은 강력한 견제 탓에 영광의 상처가 있었다. 왼쪽 팔목 살점이 살짝 떨어져나간 듯 핏자국이 선명했던 것. 우선희는 “(허)영숙 언니,(허)순영 언니와 묶어서 유부녀 3총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전 아줌마 소리 듣기 싫어요.”라고 살짝 눈을 흘기더니 “솔직히 체력이 부치지만 나이 티 안 내려고 열심히 먹고 운동해요.”라며 웃었다. 잘 먹는다지만 우선희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 세계 최고의 윙플레이어인 만큼 우선희는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게 사실. 하지만 그는 “소속팀이 창단된 지 얼마 안돼 지금은 움직이기 힘들어요. 팀을 우승시키고 안정된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볼게요.”라고 털어놓았다. 얼굴은 동안이지만 우선희는 아테네 올림픽 직후에 결혼한 미시 스타.“신랑이 다섯살 많아서 아기를 빨리 갖기를 원했는데 이젠 좀 지쳤나 봐요. 일단 베이징 올림픽 뒤로 미뤘고 더 연장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라며 방긋 웃었다. 구기종목 첫 금메달을 일궈낸 강태구(부산시설관리공단) 감독은 “결혼하면서 빈혈이 더 심해진 것 같은데 정신력으로 잘 버텨줬다.”며 “가정도 제쳐두고 제자뻘 후배들과 뒹굴며 몸을 아끼지 않은 아줌마들의 투혼 덕에 우승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하지만 베이징 올림픽까지 뛰어주기를 바란다.”고 욕심을 잔뜩 부렸다. argus@seoul.co.kr
  • 지난 1년 우리가족에 무슨일이…

    지난 1년 우리가족에 무슨일이…

    12월 달력이 온갖 송년모임 약속으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레 ‘폭탄주’가 돌고,2차∼3차 ‘마냥 고’를 외치다 보면 다음날은 하루 종일 쓰린 속을 추스르느라 후회막심. 이제 먹고 마시기만 하는 송년모임은 가라!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간단한 파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파티 플래너 이경목(34)씨가 추천한 파티방법을 소개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가족들과의 러브송 파티 파티주제 지난 1년간 가족들에게는 무슨일이? 가족들에게 1년간 일어났던 중요한 일들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주된 주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파티. 각자가 미리 준비한 종이에 1년간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 중 가장 행복했거나 재미있었던 일, 또는 가장 슬펐던 일 등에 대한 제목만을 쓴다. 그리고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제목 외에 자세한 내용을 글로 쓰게 되면 가족들의 대화시간이 줄어들게 되므로 가급적 제목만 기재하고 나머지 내용은 가족들에게 직접 말로써 들려줄 것을 권한다. 가족들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다음, 내년 한해 온가족의 행복을 위해 소망풍선을 만들어 날려 보내는 것도 좋다. 2. 연인과의 스위트 파티 파티주제 보드게임 함께 하기 사랑하는 사이라면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보는 하루는 어떨까?요즘 젊은층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체스게임은 보드게임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킹, 퀸, 나이트, 비숍 등의 체스말들을 움직이는 규칙과 각종 전략, 그리고 체스만이 가지는 캐슬링 등 특별 규칙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 체스의 세계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둘만의 사랑도 커져갈 듯. 3. 친구들과의 프렌드십 파티 파티주제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 오래된 친구일수록 대화의 주제는 늘 과거로의 회상이다. 그때 그시절 사진들과 이야기들은 언제나 친구들의 좋은 이야기거리다. 디지털카메라가 없었던 시절, 각자의 사진기에 찍힌 사진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파티를 계기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추억의 사진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사진들을 보면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야기시간. 정말 최고의 송년파티가 되지 않을까?사진 뒷면에 서로간의 우정을 확인하는 사인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 4. 회사동료들과의 파트너십 파티 파티주제 동료들과 함께 하는 연말 시상식∼ 지난 1년간 함께 한 회사동료들과 연말을 맞아 뜻깊은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한해 동안의 베스트 인물을 뽑고 간단한 상품도 증정해 보면 어떨까?베스트 스마일상, 베스트 드레서상, 베스트 개그맨상 등 회사직원들의 공정한 투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선정하고, 여흥을 즐기는 것. 선발된 사람에게는 앞으로도 잘하라는 의미, 선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다음 해 더 나은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5. 각종 동호회의 테마파티 파티주제 같은 테마를 찾아라!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면 해당 동호회의 주제를 테마로 파티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자칫 술자리와 친목모임으로 치우치기 쉬운 동호회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동호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더더욱 필요하다. 또 동호회원간의 연말시상식을 겸한다면 더욱 더 의미있는 파티가 될 것이다. <파티즌 커뮤니케이션 파티플래너>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泰 공주 선수촌 생활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중동의 ‘로열패밀리’들 대부분은 특급 호텔의 고급 스위트룸에 여장을 풀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온 8명과 바레인 왕국의 두 왕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고귀한 혈통 4명도 같은 부류. 개막식에서 말을 타고 최종 성화점화자로 나서 아슬아슬하게 임무를 수행했던 셰이크 모하마드 빈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역시 마찬가지. 이들 대부분이 승마 지구력 경기에 출전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로열패밀리라고 해서 꼭 ‘있는’ 티를 내는 것은 아니다. 배드민턴에 출전한 태국의 ‘팔방미인 공주님’ 시리와나와리 나리랏타나(19)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선수촌에서 ‘짬밥(?)’ 생활하고 있는 것. 푸미폰 아둔야뎃 현 태국 국왕의 손녀이자 와지라롱콘 왕자의 딸인 그는 당당하게 선발전을 통과, 태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셔틀콕 공주다. 그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 섞여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정말 기뻐요. 공주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어요. 선수일 때와 공주가 되어야 할 때를 잘 알고 있거든요. 제게 인간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라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을 드러냈다.아시아권에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 셔틀콕 강국들이 몰린 탓에 메달 획득은 쉽지 않지만 아시안게임 출전만으로도 마냥 즐겁다는 표정이다. 시리와나와리 나리랏타나 공주는 패션디자이너로서 재능도 빼어나다.argus@seoul.co.kr
  • 올 겨울 내복 트렌드는

    올 겨울 내복 트렌드는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내복바람으로 벌이는 환경단체의 내복입기 캠페인을 보셨는지. 에너지 절약을 설파하는 취지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다소 민망한 퍼포먼스는 멋내다 얼어죽을지언정 답답하고 촌스러운 내복을 질색하는 멋쟁이들을 감읍시키기에는 역부족. 그래서 올 겨울 내의가 ‘겁나게’ 진화됐다. 내복 기피층을 사로잡기 위한 이유있는 변신. 겉옷의 맵시를 살리기 위해 두께는 더욱 얇아지고 길이는 다양해졌다. 보온성은 물론 착용감도 업그레이드되고 피부 보호 기능까지 갖춘 ‘멀티형 내복’들이 쏟아지고 있다. 비비안의 우연실 디자인실장은 “올 겨울 내의는 다양한 신소재 및 천연 소재를 사용하고 소매 길이나 네크라인에 변형을 준 디자인이 많아져 옷 맵시를 내기에 손색이 없다.”며 “자주 입는 겉옷 스타일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내 몸은 소중하니까 웰빙 바람을 타고 피부에 자극이 없는 천연 섬유 및 신소재 내복의 등장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 평소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이들은 반색할 만하다. 농약이나 화학 비료 없이 재배한 목화에서 추출한 오가닉 코튼에서부터 콩, 녹차, 올리브, 홍삼 등 훌륭한 먹을거리들이 면과 만나 특수 처리를 거쳐 내복으로 부활했다. 비비안은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는 알부틴 가공 내복을 내놓았다. 제임스딘은 공해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손상을 막고 청결 효과가 뛰어난 올리브 내의를 비롯해 주름과 탄력에 좋은 콜라겐 내의, 항알레르기·항염·보습효과가 뛰어난 알로에 내의 등도 판매 중이다. 남성들을 위해서는 홍삼 내의가 있다. 삶아도 특유의 인삼향이 은은하게 살아 있어 쾌적함을 주며 항균, 소취, 유해파 차단, 원적외선 효과가 있다.3중직 에어 자카드 원단으로 보온성이 우수해 추위를 많이 타는 장년층에게 좋다. 트라이의 녹차, 참숯을 이용한 내의는 항균, 피부 알레르기 억제 효과가 뛰어나며 남영 L&F의 드로르에서 내놓은 은(銀) 소재 내복은 세균 번식 억제와 땀냄새 방지 기능이 훌륭하다. # 겉옷 맵시 받쳐주마 겉옷을 입었을 때 티가 나지 않도록 자수 장식이나 레이스가 최소화됐고 9부,7부,3부 등 길이 또한 다양해졌다. 스킨, 누드, 크림색 등 옅은 색을 사용한 민무늬 내의가 눈에 많이 띈다. 상·하의 별도 구매가 가능해 실속파 멋쟁이들의 구매욕을 부추길 만하다. 보디가드에서 나온 반소매·반바지 길이의 3부 내의는 아무리 강추위가 엄습해도 미니스커트를 포기할 수 없는 여성들에겐 희소식. 짧아진 길이도 만족스럽지만 원단 자체에서 열까지 발생된다니 멋과 보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비비안에서 내놓은 오가닉코튼으로 된 7부 길이의 내복은 얇은 데다 무늬가 없어 스키니진처럼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을 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제임스딘의 텐셀 스판을 사용한 내의는 레이스를 뗀 깔끔한 소매와 핀턱 장식으로 가벼운 옷차림을 선호하는 여성들에게 안성맞춤. 등산, 스키 등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들을 위한 기능성 내복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제임스딘의 쿨맥스 내의는 땀 흡수·발산이 빨라 쾌적한 착용감을 유지시켜 준다. 상의는 앞여밈 처리를 하고, 하의는 옆트임을 둬 실용성을 한층 강조했다. 임프레션이 선보인 발열 기능이 있는 미라웨이브 원단 내의도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에겐 제격. 땀냄새를 방지하고 세균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이밖에 얇은 착용감이 장점인 남성용 타이츠도 대거 출시됐다. 제임스딘의 6부,9부 길이의 타이츠는 모달 스판 소재로 부드러운 촉감과 보온성, 흡습성이 우수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 : 비비안, 좋은사람들, 예신퍼슨스
  • [여성&남성] 크리스마스 ‘두얼굴’ “그리워” - “괴로워”

    [여성&남성] 크리스마스 ‘두얼굴’ “그리워” - “괴로워”

    ■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그날 슬슬 캐럴이 거리에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에 맺어진 사랑에 관한 영화들도 제철을 맞았다. 화려한 거리나 TV 영상의 한가운데 사랑스러운 젊은 남녀 커플이 서있다면 딱 어울릴 법하다. 그러나 ‘나도 그 주인공’이 되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은이들이 있다. ‘돈 때문에…일에 밀려…기대보다 늘 실망해서’로맨스의 절정일 것 같은 크리스마스를 오히려 피하고만 싶은 젊은 남녀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크리스마스=공연’ 허리 휩니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공연’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 같아요. 여자친구 몰래 고액의 공연비를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어집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와 함께 1인당 15만원짜리 발레 공연을 본 대학원생 구모(30)씨는 올해도 주머니 사정부터 떠올린다. 여자친구에게 초라해 보이기 싫어서 근사한 공연을 예약했지만, 빠듯한 용돈에서 공연비 할부금을 메우느라 3개월을 고생했다. 구씨는 “평범해 보이는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정작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부담스럽다.”면서 “꼭 이래야 하나 싶다가도 실망하는 눈빛을 보기 싫어서 ‘중간’은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가 연말인 게 한스러워 직장인 임모(28)씨는 크리스마스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줄줄 난다. 대학생 때부터 늘 크리스마스 때 심한 몸살로 방안에만 누워서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는 크리스마스가 기말시험 치고 동아리 종강 행사 하느라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막 느슨해지는 때였죠. 그래서 꼭 고열로 앓아 눕게 되었는데, 직장인이 되니 연말 업무에 송년회 러시로 똑같은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는 침상에서 TV 리모컨이나 만지며 느꼈던 외로움보다 여자 친구의 원성이 더 두렵다고 한다.“크리스마스 때 잘못 보이면 그 후유증이 일년은 가죠. 크리스마스가 꼭 일 많은 연말에 있는 게 원망스러워요.” ●크리스마스 소개팅, 말리고 싶어요 싱글 남성의 크리스마스는 더욱 씁쓸하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혼자 맞이하는 직장인 정모(31)씨는 “아무리 외로워도 분위기에 휩쓸려 크리스마스 때 소개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크리스마스에 소개팅을 하면 ‘연애를 부추기는 듯한’ 주변의 들뜬 분위기 때문에라도 잘 될 것 같았어요.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를 걸으면 데이트가 더 잘 된다는 얘기도 들었죠.” 현실은 반대였다. 가는 곳마다 사람이 많아서 상대방의 얘기를 듣기도 힘든 데다 자리를 옮기려면 한 시간씩 기다리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견뎌야 했다. 정씨는 “돈은 돈대로 깨졌고 고생스러웠던 기억만 남아 있다. 몇 년째 크리스마스 때마다 혼자이지만 집에서 맥주 한잔 하는 게 낫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감동받은 척 연기하는 것도 힘들어요 직장인 황모(27·여)씨는 올 크리스마스에도 남자친구와 콘서트를 볼 계획이지만 그다지 설레지 않는다. 그동안 클래식, 대중가요, 뮤지컬 등 숱한 크리스마스 공연을 봤지만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남자친구가 바뀌어도 꼭 그날엔 ‘크리스마스 주제’의 공연을 보게 되는데, 실망스러워도 티를 낼 수 없더라고요. 기대보다는 ‘기뻐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큰 것 같아요.” 선물도 마찬가지다. 황씨는 “주머니 사정은 알지만 선물을 아예 주고받지 않을 수도 없고, 해마다 카드마저 비슷하니 꼭 챙겨야 하나 싶으면서도 실망할까봐 생략하자고 할 수도 없다.”면서 “아무 부담없는 가족들과 보내고 싶어 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내가 초라하게 느껴져요 “슬픈 솔로 징크스만 남았죠.”회사원 박모(27·여)씨는 이상하게 크리스마스만 되면 혼자가 된다. 잘 지내다가도 무슨 ‘마’가 끼었는지 연말만 다가오면 꼭 남자 친구와 다투게 되었다. 회식 횟수가 늘어나 자주 못 보기도 하지만, 다른 커플들과 비교해 서로 상대방이 자신한테 소홀히 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드는 게 더 문제였다. “왜 드라마에선 항상 커플들이 그날을 화려하게 보내잖아요. 주위에서도 으레 그럴 거라 예상하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니,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죠.” ●모두가 오매불망 크리스마스 기다리진 않죠 대학원생 전모(25·여)씨는 연말이면 들뜨는 분위기 자체가 달갑지 않다.“나는 학기말 보고서를 쓰고 있는데 남자 친구는 ‘너는 여자인데도 왜 크리스마스를 챙기지 않냐.’며 핀잔을 줘요. 모든 여자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건 아니잖아요?” 그는 “경쟁 사회에서 여성에게도 일과 공부가 우선인데 이를 무시하는 얘기를 들으면 화가 난다. 그런 이유로 남자 친구와 싸운 적이 많아서 ‘메리’ 크리스마스보다 ‘매운’ 크리스마스 기억만 많다.”고 말했다. 서재희 강아연기자 s123@seoul.co.kr ■ 특별한 로맨스 꿈꾸는 그날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사랑을 얻었다는 ‘성공담’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특히 화려한 파티, 값비싼 선물 없이도 크리스마스 로맨스를 만든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들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사랑 쟁취법을 들어봤다. ●삼겹살 크리스마스로 결혼에 골인 “삼겹살도 죽만 맞으면 최고의 크리스마스 만찬이죠.” 직장인 김용(가명·29)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날 여자친구와 기다란 장사진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서로 지친 눈빛을 확인한 김씨 커플은 건너편 삼겹살 집을 쳐다봤다. 둘 다 자취생이어서 늘 고기에 목말라 있었기에 김씨는 용기를 냈다. “시간 버리는 것보다 격식 차리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 먹으면서 노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차라리 삼겹살 집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더니 기다렸다는 듯 좋아하더군요.”그는 “형식을 갖추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취향과 욕구를 읽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양말에 담아준 귀여운 선물 잊지 못해 1년차 주부 이지영(32)씨는 결혼 전 남편이 크리스마스때 준 선물을 잊지 못한다.“어려서 아빠가 양말에 담아 줬던 사탕과 연필 세트를 받고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고 했던 그의 말을 귀담아 들었던 남편은 어린이 양말을 구해 사탕과 반지를 담아 줬다. 이씨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기억을 잊지 않고 재연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나를 그만큼 배려해 준다는 느낌을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확인한 셈이다.”며 웃음 지었다. ●크리스마스 야근이 안겨준 행운 “당직 피하고만 볼 일은 아니에요.” 유난히 야근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민규성(가명·30)씨는 크리스마스에 또 근무를 서게 되자 한숨을 내쉬었다. 솔로인 것도 서러운데 근무까지 해야 하다니 지지리 복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기적이 일어났다. 같이 야근을 하게 된 동료와 눈이 맞게 된 것이다.“내가 크리스마스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다니 꿈만 같았죠. 때가 때이니만큼 사무실 안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말 한마디가 마음에 팍팍 와 닿더군요. 불행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한 것 같아요.” ●콘서트장에서 반쪽을 만나다 대학생 곽진석(26)씨는 지난해 10월 큰맘 먹고 크리스마스 당일 콘서트표를 두 장 끊었다.‘그때까지 꼭 여자친구를 만들어 오붓하게 함께 보겠다.’는 당찬 계획과 함께. 그러나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도록 옆구리는 시리기만 했다. 하는 수 없이 혼자 공연장을 찾은 곽씨.“그렇게 보고 싶었던 콘서트였건만 집중이 잘 되지 않았죠. 그때 옆사람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쓸쓸한 표정이 나와 비슷한 처지구나 싶었죠.”아무말 없이 앉아 있는 그녀에게 그는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고, 이후 한두 번 연락하던 것이 인연으로 맺어졌다.“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잖아요. 가장 절망스러웠던 순간이 가장 특별하게 변해서 행복해요.” 강아연 서재희기자 arete@seoul.co.kr
  • 원주 R석 10만원… 경남 양산선 2만5000원

    원주 R석 10만원… 경남 양산선 2만5000원

    ◈ 티켓값 지역따라 희비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전국 순회 독주회는 14일 울산 현대중공업 예술관에서 시작해 30일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백건우 독주회가 열리는 10곳의 티켓값을 비교해보면, 수도권 밖 주민들은 여전히 문화적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전국이 똑같지만, 원주, 전주, 광주, 울산 주민의 부담은 수도권 주민보다 훨씬 크다. 반면 서울 2곳과 경기 수원·안양·의정부 등 모두 5차례 공연이 열리는 수도권에서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골라서 즐길 수 있다. 티켓값이 가장 비싼 원주 치악예술관의 26일 공연은 R석이 10만원,S석이 8만원이다.21일 전주 소리문화의전당도 R석이 9만원,S석이 7만원으로 원주를 뺨친다. 학생석이 1만 5000원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28일 광주와 14일 울산은 가장 비싼 티켓이 각각 8만원과 6만원이다. 반면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R·S·A석이 각각 6만·4만·2만원이다. 같은 서울이라도 노원문예회관의 23일 공연은 R·S·A석이 6만 5000·5만 5000·4만 5000원으로 예술의전당보다 오히려 비싸다. 의정부는 서울 노원구와 맞붙어 있다.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30일 열리는 공연은 R·S·A·B석이 각각 5만·3만·2만·1만 5000원이다. 노원구 주민들이 ‘역류’할 수도 있다. 가까운 수원과 안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수원 경기도문예회관의 29일 독주회는 R·S·A석이 각각 5만·4만·3만원이나 16일 안양문예회관은 4만·3만·2만원으로 1만원씩 싸다. 형편에 맞는 공연을 골라서 갈 수 있는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눈길을 끄는 곳은 경남 양산이다.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15일 공연은 R·S·A석이 각각 2만 5000·2만·1만 5000원이다. 원주 공연의 평균 4분의1도 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자 이번만큼은 양산시가 파격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산시라고 모든 공연을 이렇게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티켓값의 차이는 지역의 음악 수요 및 공연장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2523석이지만, 원주 치악예술관은 660석에 불과하다. 백건우는 사정이 어려운 중소도시에선 개런티를 깎아주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비슷한 제작비에 객석이 적으면 그만큼 티켓값은 올라가게 마련이다. 음악회를 주최하는 지역의 영세 매니지먼트는 큰 공연장이라고 하더라도, 관객이 들어찬다는 보장도 없는데 무작정 티켓값을 낮출 수는 없다. 이처럼 지역민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격차’를 메워주는 것이야말로 문화정책이 수행해야 할 일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이 음악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티켓값의 30%를 지원하는 CJ문화재단의 ‘위 러브 클래식’ 캠페인에 힘입었다. 노원문화회관 공연이 더 비싼 것도 이 때문이다.CJ문화재단이 세상의 눈이 모이는 곳에 지원을 집중하기보다 원주·전주·광주에 눈을 돌렸더라면 훨씬 더 큰 칭찬을 받을 뻔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2016년 올림픽 유치에 쏟아붓는 돈·꿈

    손바닥만 한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는 녹지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80개가 넘는 로터리가 만들어졌다. 대부분 신호등이 없지만 진입차량 우선 원칙에 따라 잘 만든 기계처럼 조용히 돌아간다. 러시아워를 넘긴 밤 10∼11시까지도 교통체증은 풀릴 줄 모른다. 시내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한 반면 자가운전자가 넘쳐나는 탓. 하지만 역시나 ‘빵∼빵∼’ 거리는 경적소리는 듣기 힘들다. 또 한국에서라면 반사적으로 ‘밀어넣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차간 거리가 넉넉하더라도 끼어드는 차를 보기 힘들다. 옆 차로 운전자가 깜빡이를 넣으면 두 말 없이 내주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무슬림들의 의식구조에 배어 있는 여유로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빨리 하는 것은 사탄이나 하는 짓이고 천천히 하는 것이라야 알라가 기뻐한다.”는 아랍 속담이 있다. 마냥 느린 것이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국식으로 변형하면 “급할수록 돌아가라.”와 통할 법하다. 물론 가끔은 너무 느긋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시안게임이 개막됐지만 도시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28억달러의 오일머니를 쏟아부은 덕분인지 새로 지어올린 경기장 및 선수촌은 입이 떡 벌어지도록 만들었지만 급조한 티가 곳곳에서 난다. 세계 최대의 돔경기장이라고 뽐내던 어스파이어홀3는 지붕에서 비가 샜다. 또 기자들이 머무는 미디어빌리지에는 여전히 전기공사가 끝나지 않아 밤을 새워가며 작업하고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가 있지만 배선이 안 된 ‘장식품’일 뿐. 별 5개짜리 호텔의 외관을 하고 있지만, 속은 게스트하우스 수준이다. 어쩌면 카타르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가진 자들만이 할 수 있는 거대한 연습경기일지도 모른다.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서라도 소중한 ‘경험’을 사겠다는 의도다. 궁극적인 목표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있다. 인프라를 구축하고 초대형 이벤트도 너끈하게 치러낼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동시에,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단선적인 산업구조를 바꿔 100년 이후의 미래를 프로그래밍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 가지런한 치열을 드러내며 손님들에게 “아흘란 와 사흘란(환영합니다.)”을 연방 외치는 카타르인들의 미소가 숙련된 내레이터 모델보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도 희망 때문일지 모른다. 도하에서 argus@seoul.co.kr
  • ‘佛꽃 매력’ 돈주앙에 반하다

    ‘佛꽃 매력’ 돈주앙에 반하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에 이어 프랑스 뮤지컬도 본격 수입되고 있다.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와 ‘십계’에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내년 1월 서울을 찾는다.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돈 주앙’은 뮤지컬의 탄생지인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100% 느낄 수 있는 작품. 사랑의 언어인 불어로 부르는 감미로운 멜로디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남 돈 주앙과 만났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19세기말 프랑스의 오펜바흐가 만든 ‘오페레타(작은 오페라)’란 장르에서 파생됐다. 이후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전파되면서 대중화됐으나 정작 프랑스 뮤지컬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국인들에게도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알린 ‘노트르담 드 파리’도 1998년에야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200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처음 공연된 ‘돈 주앙’은 가장 최신의 프랑스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은 배우가 아닌 가수들이 주역을 맡는 게 특징이다. 춤보다 노래의 비중이 크고 대사도 없다.‘돈 주앙’ 역시 41곡의 노래가 쉴새없이 이어진다. 최근 예전 인기곡들만을 엮은 ‘맘마미아’ 등과 같은 작품들이 ‘주크박스 뮤지컬’‘콘서트 뮤지컬’ 등으로 불리며 흥행하고 있다.‘돈 주앙’은 펠릭스 그레이가 만든 곡들로 구성됐지만 모두 80년대 팝송을 듣는 것처럼 귀에 익다. 특히 9개월 동안 앨범 판매 1위를 지킨 ‘샹제’는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앙코르로 부를 때면 관객들이 따라 부를 정도로 친숙하다. 안무가 적은 프랑스 뮤지컬의 단점은 역동적인 플라멩코 군무로 메워지고도 남는다. 무대 위에 설치된 40㎝의 울림통은 플라멩코의 힘찬 발울림을 관객들의 심장으로 전한다. 시사회 중에 불거진 현지보다 높은 입장권 문제는 프랑스 노동법으로 인한 세금과 배우 개런티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기획사측의 설명. 뮤지컬 동호회에는 특별 가격할인을 통해 갈등을 해소했다고 한다. 무대 하단의 자막이 상단 자막과 일치하지 않아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한 것은 옥에 티다.(02)501-137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잔잔한 배역… “내 느낌대로” 한효주

    잔잔한 배역… “내 느낌대로” 한효주

    모험을 시도하는 어린 연기자의 모습은 신선하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귀염만 떨거나, 연약하고 예쁜 모습을 고집하는 식상한 여배우들이 판을 치는 요즘 같은 때라면, 더욱 즐겁다. 게다가 기대를 품게 하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면, 행복하기까지 하다. 오는 30일 개봉을 하는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제작 KBSN)에서 가슴속에 상처를 가진 보경 역할을 한 한효주(19)를 보는 것이 그래서 설레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해요. 영화가 잘 되면 더욱 행복하겠죠.” 이번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그는 “어떻게 스스로 평가를 하겠느냐.”며 소박하게 심경을 드러냈다.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대로 표현됐던 것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 것도 있는데, 그게 잘 조합됐던 것 같아요.(이윤기)감독님이 워낙 섬세하시잖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았어요.” ‘아주 특별한 손님’은 불안하고 외로운 20대 여인 ‘보경’의 이야기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보경에게 다가온 청년들은 마을 어른의 임종을 지켜봐 달라는 이상한 부탁을 한다. 어른이 애타게 그리워하는 딸과 비슷하게 생겼다며 어른이 마지막 가는 길을 편안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엉겁결에 청년들을 따라나선 보경은 하룻밤 동안 어른의 희망인 딸 역할을 하며, 조심스럽게 스스로의 희망을 떠올린다. 98분간 ‘여자, 정혜’‘러브토크’의 이윤기 감독이 특유의 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정서를 클라이맥스 없이 잔잔하게 표현했다. 그의 연기도 영화 속에서 튀지 않게 녹아들었다. 영화 ‘투사부일체’나 화제의 드라마 ‘봄의 왈츠’에서 워낙 중심이 된 터라 더욱 큰 역할을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을텐데, 그는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욱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전작에서 차분한 감정 연기가 잘 안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봄의 왈츠’를 끝낸 뒤에는 휴식이 절실했죠. 드라마를 끝내고 3개월쯤 쉰 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서더라고요. 전작에서 주변의 시선을 많이 받고, 또 스스로도 부담을 많이 가졌는지 지쳐 있기도 했고….” 화려한 영화보다는 잔잔하면서도 끝난 뒤에 많은 말을 하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과장해서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그런 영화요.” 이 영화에 뛰어든 이유다.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감독이 챙겨준 영화 ‘아무도 모른다’‘환상의 빛’‘녹차의 맛’ 등을 보며, 느낌을 받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보경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정작 촬영할 때는 자유롭게 내버려두셨어요. 연기하면서 실수하는 건 아닐까, 잘못하지는 않나 고민이 많았었는데, 남들이 무엇을 생각하든 내 느낌 그대로를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리지만 쉼없이 달려온 연기자 생활에 지쳐 있던 그는 이번 영화로 오히려 자신이 위안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보경의 마지막 대사가 그의 심정과 같다고도 말했다.“누가 억지로 시켜서 했던 건 아니에요. 내가 살아왔던 티를 완벽하게 부숴 버리고 싶었으니까. 이곳을 오게 돼 좋았어요. 잠시 거기서도 벗어날 수 있었고….”라는.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비우고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주어진 역할에 따라 살 수 있을 만큼 경험을 쌓아야겠죠.” 미소는 아직 앳되지만, 차분하게 영화를 끝낸 그는 한 뼘 이상 자라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Zoom in 서울] ‘투명다리’ ‘청혼의 벽’ 만든다

    “다리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발 아래의 강물을 볼 수 있으면 멋지지 않을까요.” “교통 카드로 소액 기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시민들의 참신한 상상력이 시정에 반영돼 적극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10일부터 시민 제안 창구인 ‘천만상상 오아시스’(www.seouloasis.net)를 통해 접ㅁ수된 1030건의 아이디어 가운데 네티즌들의 추천이 많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 9건을 시행 대상으로 채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실·국·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현회의에서 시민들의 상상력을 시 정책으로 확정했다. 소액이거나 절차가 귀찮아 기부를 꺼리는 시민들을 위해 ‘지하철역에 교통카드 기부시스템을 설치하자.’는 제안은 12월부터 시행된다. 시는 천호역과 압구정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10개역에 단말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한강 프로젝트와 관련된 3건의 제안 중 ‘한강에 투명다리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는 2009년 10월 완공예정인 난지도 ‘하늘다리’ 바닥 일부를 투명하게 만들어 상상력이 실현된다. 시는 ‘한강에 서울시 전체 모습을 축소해놓은 인공섬 구조물을 만들자.’는 제안도 반영한다.2008년 10월까지 한강 잠수교 ‘플로팅 가든’에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기로 했다. 또 시민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강에 두드리는 장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내년 6∼8월 한강 뚝섬 수변 일광욕장에 마련된다. 청계천에서 남녀가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청혼의 벽’을 만들자는 의견은 청계천 프로젝트에 포함해 두물다리 부근에 설치하되, 경관 훼손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키로 했다. ‘서울광장에서 전통혼례 행사를 재현하자.’는 의견도 시가 내년 4월부터 실시한다. 시민들의 건의·제보 접수 창구인 ‘옥에 티를 찾아라’ 게시판은 다음달 시 홈페이지에 반영된다. 출·퇴근 혼잡을 줄이기 위해 내리는 문 양쪽에 하차단말기를 추가 설치하자는 제안은 다음달 승객 과밀노선을 대상으로 30∼50대가 시범 도입된다. 신호등 숫자 표시도 내년에 선보인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ADT챔피언십] 100만달러 거머쥔 파라과이 루키

    골프의 변방 남미의 신예 골퍼가 미여자프로골프(LPGA) 생애 첫 승과 100만달러의 뭉칫돈을 품었다. 신데렐라는 파라과이의 줄리에타 그라나다(20).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506야드)에서 벌어진 ADT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으로 4언더파 68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올해 상금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캐리 웹(호주) 등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보란 듯이 물리친 생애 첫 승이다. 8명만이 출전,10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놓고 벌인 이날 4라운드에서 그라나다는 승부처인 17번홀(파3·169야드)에서 뒤따르던 마지막 조의 웹과 오초아가 나란히 티샷을 나란히 물에 빠뜨리며 타수를 까먹은 뒤 나머지 2개홀을 가뿐히 파로 세이브, 우승컵을 챙겼다. 3라운드에서 1위를 했던 정일미(34·기가골프)는 이전 성적과 관계없이 최종라운드 18홀 스트로크 성적만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 방식 탓에 이득을 보지 못하고 김미현(29·KTF)과 함께 이븐파 72타에 그쳐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기존 아파트값 폭등에 이어 ‘청약광풍’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아파트 거래는 부진한 반면 새 아파트 시장은 모델하우스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등 청약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으로 ‘상투’를 잡을까 우려해 방향을 분양쪽으로 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 시장도 달구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묻지마 청약’ 조심 지난주 문을 연 서울 성수동 현대건설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연일 인산인해(人山人海)로 발디딜 틈이 없다. 주말에는 3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붐볐다. 입지가 빼어나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관심을 끌던 터라 어느 정도 인기는 예상했지만 인파가 이렇게 몰릴 줄은 현대건설측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승현(37)씨는 “아파트값이 오를 대로 올라 분양 아파트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새로운 평면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기존 아파트에 비해 손해볼 것 같지 않아 청약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천 한화메트로시티 역시 수요자들이 몰려 단번에 분양된 데 이어 100%계약으로 이어졌다. 건설사는 당초 지역 우선순위에서 분양을 마감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서울 거주 청약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 거주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서울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청약할 기회조차 없었다. 5개 업체가 아파트를 내놓은 시흥 능곡지구도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5만여명을 넘어섰다. 입지가 그리 좋지 않고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던 지역이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미분양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도 만만치 않다.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새로운 평형·자재 등으로 주택 품질 수준이 기존 아파트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겉으로 드러난 분양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당장 강제적으로 분양가를 끌어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신규 아파트를 청약하라고 권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공공택지가 아닌 일반 아파트라면 분양가 인하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청약가점제 실시로 청약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통장 가입자들도 서둘러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묻지마 청약’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은행돈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던 관행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지나치게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은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매, 미분양 아파트도 불티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시장 과열도 불러왔다. 값이 폭등하기 전에 감정한 가격으로 경매에 부쳐졌기 때문에 차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서울·수도권 아파트 고가(감정가 이상) 낙찰 건수는 지난 1월 61건에서 10월에는 318건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줄고 있다.10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4만 6681가구로 전달보다 3202가구(6.4%) 줄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아파트 885가구(18.4%)가 팔렸다. 기존 아파트값 상승과 청약시장 과열로 새 아파트를 빨리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라도 잡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민원발급 ‘티머니 결제’ 큰 인기

    민원발급 ‘티머니 결제’ 큰 인기

    “구청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를 교통카드 티머니(T-money)로 결제합니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민원봉사과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때 잔돈을 낼 필요가 없다. 티머니 카드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머니 카드란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스마트카드로 버스·지하철 이용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초 관악구 민원봉사과 직원들은 토론회를 열어 민원인의 불편사항을 논의했다. 많은 직원들이 새로운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 결제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세금이나 과태료는 카드결제·지로용지·전자납부 등으로 납부수단이 편리하게 바뀌고 있지만,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는 현금 징수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통카드·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동전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줄어 구청 직원들이 잔액을 거슬러 주기도 힘들었다. 토론 결과 지하철·버스처럼 발급 수수료를 교통카드로 받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관악구는 지난해 7월 ‘민원서류 발급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예산 305만원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단말기 6대를 민원봉사과와 지적과에 설치했다. 호적등·초본, 주민등록등·초본, 토지(임야)대장, 개별공시지가 확인서 등 민원서류 발급수수료 350∼1000원을 티머니 카드로 결제받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주민 김인자(33)씨는 “수수료 몇 백원에 1만원짜리를 낼 때면 난감했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니까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행정혁신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서울시, 부산시,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겠다고 자료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부산진구·남구를 시범운영기관으로 선정해 올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직원의 작은 아이디어 덕분에 지방행정이 한걸음 발전했다.”면서 “더 많은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전 민원부서와 동사무소로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공시설도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법원(등기소)무인민원발급기·서울역사박물관·지하철역 환승주차장·서울시티투어버스 등을 이용할 때도 티머니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티머니를 발급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대공원과 월드컵경기장,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로 등 서울시 유료 시설 등으로 티머니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달라이 라마 20년째 보좌수행 청전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달라이 라마 20년째 보좌수행 청전 스님

    아름다운 요정, 영원한 소녀로 남는다.‘오드리 헵번’이 1993년 64세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언은 여전히 회자된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눠라∼’ 그러면서 딸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인생을 살면서 딱 한가지 실수했다. 그것은 바로 성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못한 것이었다.”라고. 그러면서 영화배우로서의 인생보다 고통받는 어린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더 행복했었다고 남겨 새삼 ‘사랑을 남기고 간 천사’로 다가온다. 살아 있는 부처로 불리는 ‘달라이 라마’.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 시상식에서 “허공계가 다하고 단 한명의 중생이 남아 있는 한 저는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의 고통을 없애는 자로 남겠습니다.”고 말해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오늘날 지구촌의 정신적 스승으로 추앙받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14개의 질문 끝에 제자 되기를 결심하다 20년 전 어느 여름날이었다. 인도의 조그마한 산사에서 서른 다섯살의 한국인 수행스님이 달라이 라마와 어렵게 마주 앉았다. 스님은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 하나를 툭 던졌다. “성적 갈등이 있었나요.” “있었지.” “어떻게 했나요?” “부처님의 기도로 극복했지.” “당신은 누군가요?” “첫번째는 ‘공성(emptiness)’이요, 두번째는 달라이 라마지. 너는 한국에서 온 비구 수행자이구나.” 스님은 순간 온몸에 파고 드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달라이 라마의 몸 주변에서 풍겨 나오는 진실의 깊이, 또 인간적이면서 무한한 평등의 힘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한국에서 여러 큰스님을 만났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스님은 또 이날 평소 품었던 14가지의 질문을 던지며 비로소 큰 확신과 믿음을 얻었다. 청전(淸典) 스님. 올해 속세 나이 54세로 삭발한 지는 30년째를 맞는다. 스님은 송광사에서 출가 후 한동안 많은 의문점을 풀지 못했다. 인간이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 즉 세상의 모순과 확신할 수 없는 어떤 것들에 대한 진실된 대답을 찾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그러던 1987년 8월 달라이 라마를 처음 만난 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 거주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곁에서 ‘보리심’을 기반으로 공성 터득을 위해 20년째 수행 중인 것. 한국인, 아니 외국인 스님으로 달라이 라마 측근 제자로 20년동안 지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스승(텐진 갸초)에게 받은 법명은 텐진 최(불법을 지킨다)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수행하면서 티베트 불교의 최고 논서로 알려진 ‘람림’을 5년에 걸쳐 완역했다. 또 인도 산티데바의 저술로 전해지는 대승불교의 걸작 ‘입보리행론(入菩提行論)’을 비롯, 최근에는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을 펴내는 등 저술활동도 활발하다. 스님은 지난달 말 잠시 귀국, 현재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관음사 법회를 가진 데 이어 12일 길상사,26일 영등포 지역 포교 법회 등 바쁜 국내 일정을 보내고 있다. 달라이 라마 곁에는 다음달 돌아갈 예정이다. 길상사에서 잠시 스님을 만났다. ●“홀로 수행하고 싶어도 스승이 말려요”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하자 스님은 “어린 시절에 서울신문에서 주최한 그림·글짓기 대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며 동안의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귀국한 이유를 물었더니 “인도체류 19년 비자가 만료됐고, 또 보고 싶어 하는 여러 사람들도 있고 해서 현품을 보여주기 위해서 왔다.”며 다시 한번 미소 짓는다. 한국에 오기 전 달라이 라마를 만났느냐고 하자 “잘 갔다 오라고 선물까지 주셨다.”면서 “(스승에게)가끔 혼자 수행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스승은)고개를 끄덕이며 대신 겨울을 중심으로 6개월 동안은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고 말해 스승과 제자 사이가 각별한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생각에는 3년 정도 스승 곁에 머물려고 했으나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다면서 첫날의 깊은 인상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한달 동안 깨끗이 삭발하고 목욕재계까지 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알현실에 들어갔는데 달라이 라마는 맨발에 인도제 싸구려 샌들을 신고 있어 너무 놀랐다. 소탈하고 솔직한 심성에 감동을 받으며 한시간 30분동안 얘기를 나눴다. 이때 달라이 라마는 얘기 도중 책을 한권 꺼내고, 또 꺼내기를 다섯번이나 했다. 그러면서 달라이 라마는 “궁극적 진리는 반야이자 공성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훗날 개인적인 수행기를 쓴다면 이때 받은 영감과 내적인 체험을 꼭 밝히고 싶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전세계 68개국을 다녔지만 한국만큼은 아직 한번도 와보질 못했습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열세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스승께서는 평소 한국에 대해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했을 때 한국행에 대해 걱정반 기대반했었지요.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가진 한국과 티베트는 같은 정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승의 한국방문을 간절히 바랍니다” 달라이 라마는 올해 72세의 할아버지 스님이지만 기억력이 불가사의할 정도라는 것. 수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몇년 후 다시 만나면 당시 몇 마디 오고간 대화를 정확히 기억해내 주위를 놀라게 한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는 북인도 히말라야의 설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달라이 라마궁을 비롯해 티베트절, 연구소 등에 많은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개통된 칭짱철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스님은 지난해 9월1일 시범운행때 후진타오가 직접 열차를 타고 라싸까지 다녀갔다면서 이는 중국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중국내의 타부족에 대한 싹쓸이 정책이 끝났음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티베트에 가면 티베트가 없고 또 라싸에는 라싸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개통한 지 4개월만에 180도 바뀌었습니다. 말 그대로 티베트 지역은 철도와 함께 산산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중국 한족이 매일 3000여명씩 들어오고 나가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는 이같은 광경을 목격하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스님에게 “당신도 이산 가족이 북한에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우회적으로 그 심경을 피력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깊어가는 날에 법문 하나를 부탁했다. “인도의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빛이 쏟아질 만큼 맑고 깨끗하지만 한국에 오면 사회가 거칠고 빠르다는 걸 느낍니다. 멀리 봐야 합니다. 선의 의지로 포기하지 말고 자기가 알고 있는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끝까지 착하게 사는 것만이 세상을 밝게 해줍니다.” 또 세상이 어려울수록 ‘명심보감’을 천천히 읽으면 분명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온 20년을 시 한수로 대신한다. 왼 종일 히말라야설산에 올라 앉아/사해(四海)에 낚시드리운 지 몇해이던가/내가 잡는 물고기는 모두 주둥이가 없어/내려올 땐 빈 망태기 달빛만 가득.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출생 ▲72년 전주대 재학중 10월 유신 직후 자퇴 ▲73년 대건신학대(현 광주가톨릭대)편입학 ▲77년 송광사로 출가 ▲87년 남방불교와 티베트불교 수행을 경험하기 위해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수행처 방문 ▲88년 8월 달라이 라마와 만난 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지금까지 달라이 라마를 보좌하면서 수행 중 ▲저서=입보리행론(2004년, 하얀연꽃) 깨달음에 이르는 길(람림,05년, 지영사), 달라이 라마와 함께 한 20년(06년, 지영사) 등. k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