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티셔츠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별도 대응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수용성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점유율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기념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57
  • 3龍 주말행보/ 鄭 찜질방·대학로 ‘대중속으로’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사우나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 의원은 20일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 등과 함께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청년회의소(JC)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찜질방을 찾아 이용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오후에는 대학로로 나가 윤석화(연극인) 노영심(가수) 한젬마(미술평론가) 김규환(CF감독)씨 등 문화예술인들과 오찬을 함께했다.거리에서 대학생 등 젊은이들과 시간을 갖기도 했다. 찜질방에서 정 의원은 흰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1시간 가량 이용객 100여명과 환담했다.정 의원이 사우나를 찾기는 대선출마 선언 이후 지난 19일에 이어 두번째.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우나는 자주 가지만 찜질방은 처음”이라며 “지난해 안사람이 쿠폰을 얻어 친구들과 찜질방을 다녀온 뒤 ‘참 좋다.’고 해 찾았다.”고 인사했다.이어 “앞으로도 계속 목욕탕에 다닐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방에 가서 대중탕을 찾으면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주더라.”면서 “그 지역의 대중탕을 열심히 다니는 것이 우리의전략”이라고 받아넘겼다.그는 지난 19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TV토론과 관련,“이 후보의 토론을 지켜봤다.”며 “이 후보가 연신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그만하자.’고 두세차례 대답하던데 나도 다음부터 그렇게 해야겠다.”고 뼈 있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亞대회 IT마케팅 짭짤

    부산아시안게임 후원업체들은 지난 6월의 월드컵축구대회 못지않게 앞선 IT(정보통신)기술 및 장비,이벤트를 선보여 37억 아시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KT와 SK텔레콤,KTF,삼성전자 등 후원업체들은 이번 대회의 마케팅효과가 비교적 짭짤했다는 평가를 내렸다.KT와 SK텔레콤의 월드컵에 이은 두번째 광고마케팅 ‘접전’도 관심거리였다. ◆또다시 IT강국 통신서비스·장비업체들은 월드컵때 각인시켰던 ‘IT강국’ 이미지를 ‘IT아시아드’로 재현,홍보 효과면에서 월드컵때보다 오히려 알뜰했다는 평가다.월드컵보다 참가 규모가 컸고 중국 등 한국 주요 IT시장 국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때 외신기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IT 테마투어’는 일정을 늘렸을 정도로 신청자가 쇄도했다.공식업체인 KT와 SK텔레콤이 공동으로 운영했다. IT투어는 당초 예상 인원 100명을 깨고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13개국에서 총 141명이 참가해 우리의 앞선 정보화 실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SK텔레콤은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의 주요 경기를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통해 VOD(주문형 비디오)로 제공하고 ‘IT 체험관’을 운영,관심을 끌었다.또 부산·경남지역에서 운용했던 홍보부스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이동부스는 3000여명이 방문,인기를 모았다. KT는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IT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고 자평했다.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내 전시장은 IT경연장이자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이곳에서는 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제3세대 서비스,선없이 초고속인터넷이 가능한 ‘네스팟’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KT는 당초 대회 통신서비스 지원을 통해 25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회선 판매량이 크게 증가,27억원의 매출을 냈다.이번 대회에 400만달러 이상을 후원한 삼성전자는 기업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시아의 힘(Power of Asia)’을 주제로 홍보 캠페인을 전개한 삼성전자는 성화봉송 전 과정을 주도하고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략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판촉전을 벌였다.그 결과 중국과 동남아시장에서 휴대폰 등의 큰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 ◆광고 대전 KT와 SK텔레콤은 월드컵에 이어 또 한번의 ‘진검 승부’를 벌였다. KT와 자회사인 KTF는 월드컵때 가장 주목을 받았던 ‘대∼한민국’ 응원구호의 후속으로 내세운 ‘코∼리아 팀 파이팅’으로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보았다.응원팀은 하루 평균 2∼5개의 경기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쳤다.월드컵때와 같은 열광은 아니었지만 ‘코∼리아팀 파이팅’ 응원을 통해 ‘시민과 함께 하는 아시안게임’ 분위기를 한껏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도 4만여명의 ‘부산시민 서포터스'와 함께 44개 참가국을 응원해 자사의 이미지를 높였다.또 월드컵때의 붉은색 티셔츠의 ‘Be the Reds’를흰색 ‘스피드 011’로 바꿔 월드컵 열기를 이었다고 분석했다. 정기홍기자 hong@
  • 농협 총기강도 2명 부상

    11일 오후 3시55분쯤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 영북농협에 K1소총을 들고 군용 스키마스크를 한 강도가 침입,현금 2500여만원을 강탈하고 마을 주민과 농협직원 등 2명에게 실탄을 쏴 부상을 입혔다. 범인은 농협 밖에 대기하고 있던 공범 1명과 함께 뉴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발생 후문으로 침입한 범인은 공과금 납부창구 직원 조모(35·여)씨에게 녹색 가방을 건네며 “돈을 담으라.”고 요구했다. 범인은 조씨가 머뭇거리자 창구 안으로 들어와 앉아 있던 직원들에게 돈을 담을 것을 요구했고 직원들이 현금을 담아 건네자 받아든 뒤 천장에 실탄 1발을 쏘고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범인은 후문 앞에서 주민 조모(42)씨와 마주쳐 몸싸움을 벌이다 조씨에게 실탄 1발을 발사했고 뒤따라 나오던 농협과장 이모(45)씨에게도 실탄 1발을 발사했다.이들은 이어 도로에 연막수류탄을 던진 뒤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 2대를 향해 실탄을 쏴 파손시킨 후 달아났다.조씨와 이씨는 하복부와 오른쪽 어깨에 각각 총상을 입고 의정부성모병원과 운천리 성심외과에서 치료중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이 사용한 실탄 1발과 탄피 6개를 수거하는 한편,농협폐쇄회로(CC)TV를 분석,범인의 인상착의와 정확한 사건 당시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총기를 휴대하고 군용 스키마스크를 착용한 점,연막수류탄을 사용한 점,뉴EF쏘나타에 타고 있던 공범 1명이 군복을 입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 등으로 미뤄 군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군 헌병대와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은 170∼175㎝의 키에 검정색 바지와 노란색티셔츠를 입고 흰색운동화를 신은 군인 타입의 강도범 2명을 쫓는 한편 이들이 타고 달아난 차량을 전국에 수배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 인공기 팔려던 50대 검거

    부산 동래경찰서는 29일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주경기장에서 인공기와 티셔츠를 판매하려 한 혐의로 김모(56)씨를 보안당국에 넘겼다. 김씨는 서울에서 응원용 소형 인공기 500여개와 티셔츠 등을 만들어 부산에 내려온 뒤 이날 오후 2시쯤 동래구 사직동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인근에서 팔려다 붙잡혔다. 인공기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북측 응원단을 제외한 국내외 응원단 및 서포터스들은 사용할 수 없으며 판매도 금지돼 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li@
  • 피부색은 다르지만 ‘원 아시아’ 한마음

    “피스 오브 코리아(Peace of Korea),피스 오브 아시아(Peace of Asia).”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 근로자들도 부산아시안게임 열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지난 28일과 29일 북한팀이 홍콩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상대로 각각 축구와 농구 예선전을 치른 창원 종합경기장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는 4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목이 터져라 북한팀을 응원했다.이들은 갈색 피부에 붉은색 티셔츠를 차려 입고 “원 코리아(One Korea),원 아시아(One Asia)”라고 적힌 피켓들과 한반도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창원지역 공단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달초 경남 외국인노동자상담소(소장 이철성 목사)의 주선으로 북한팀 서포터스인 ‘아리랑 응원단’에 가입했다. 이들은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필리핀,중국 등 국적도 다양하다.이들 가운데 중국 출신 산업연수생 10여명은 업체의 부당한 처우에 항의,보름째 농성을 벌이던 중 응원에 합류했다.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 없이 아시아의 화합은 없다.”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로 차별을 받고있지만 누구보다 평화와 화합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간을 쪼개 고국팀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아 향수도 달랠 생각이다. 창원의 스프링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파키스탄인 라자(26)는 “3년 동안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이 무척 보고 싶다.”면서 “TV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의 이산가족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부산 이세영기자 sylee@
  • [대~한민국 24시] 백화점 가을세일

    ‘감각이 앞선 당신을 초대합니다.’(좀 있으면 또 세일을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신상품을 사는 게 좋을 걸.) 1년의 대부분을 ‘사바사바(사은행사-바겐세일-사은대잔치-바겐세일)'한다는 백화점들이 ‘추석 맞이 대잔치’를 끝내자마자 24일부터 ‘브랜드 세일’을 시작했다.브랜드 세일은 정기 바겐세일 직전 전체 입점 브랜드의 50∼60% 정도가 참여하는 일종의 ‘맛보기 세일’이다.그래서 백화점이 뿌린 광고 전단의 카피가 ‘감각이 앞선 당신’ 운운하는 것이다. ◆줄 선 사람들-24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뭘 사러 나오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100여명의 쇼핑객들이 굳게 닫힌 유리문을 바라본다.아니,절반 정도는 백화점 쪽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마치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도로를 쳐다보고 있다. 딸과 함께 나온 중년 부인부터 친구의 팔짱을 낀 20대 여성,사이좋게 담배를 나눠피우는 일본인 남녀 관광객까지.이유야 어찌됐든 이들은 찍어둔 물건을 한시간이라도 빨리 사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포도넝쿨을 돋을새김한 웅장한 현관 유리문 너머에서는 산뜻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은 매장 직원들이 ‘볼룸댄스’를 추며 하루일과를 준비한다.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단정한 모습에 하이힐을 신고 오후 7시30분까지 서 있으려면 마디마디 관절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전투 준비인 셈이다. 춤을 추면서도 이들의 얼굴은 표정이 전혀 없다.하지만 잠시 후 문을 열면 ‘스마일 컨설턴트’들이 가르쳐 준대로 한없이 맑은 미소를 띤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변검(變瞼·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중국의 전통 가면술)’이 따로 없다. 10시20분쯤 왕궁의 수문장같이 근엄한 표정으로 문을 지키던 검정양복 직원이 무슨 이유인지 잠깐 문을 열었다.팻말에 분명히 ‘Open 10:30 AM’이라고 써놨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버스를 기다리는 체’ 하던 사람들까지 입구로 몰린다.물론 이들은 검정양복 직원의 가벼운 제지에 막혀 다시 담배를 피우거나,버스를 기다리거나 하며 딴전을 피워야 했다. ◆활짝 열린 ‘왕궁’문-10시30분 드디어 ‘왕궁’의 문이 열렸고 사람들은 출근길 지하철을 타듯 그렇게 입구로 빨려 들어갔다. 슈퍼마켓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는 세상이지만 백화점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그 휘황찬란한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방향감각을 상실한다.처음에 들어설 때야 5층 신사복,6층 골프·스포츠 의류 코너 등으로 목표를 잡았겠지만 1층에서부터 눈을 뺏기고 만다.샤넬,프라다,버버리,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그이름만으로도 황홀한 ‘명품’들이 손만 뻗으면 잡힐 듯하다.그러나 주머니에 넣기는 쉽지 않다.174만 8000원의 가격표가 붙은 부츠나 74만 8000원짜리 하이힐을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브랜드 세일과 별도로 지난 20일부터 진행돼온 9층 ‘숙녀 캐주얼 가을 패션 대전’은 이른 시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진열장 대신 시장처럼 ‘난전’을 펼쳐 놓아 심리적인 거리감도 없는 데다 철지난 옷이라 하여 평소의 절반값이면 마음에 드는 옷을 부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 장에 만원짜리 티셔츠는 얼핏 고급 백화점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백화점에서 만원짜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1만∼3만원에 불과한 가격표를 본 사람들은 마음 놓고 물건들을 유린하기 시작했고 제품이 헝클어질 때마다 직원들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이를 원상태로 돌려 놓았다.마치 군대에서 땅을 팠다가 다시 메우는 작업같이 무의미해 보이지만 그때 그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이내 쑥대밭이 되고 말 터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5층 남성정장 코너의 온갖 브랜드들도 할인 간판을 내세웠지만 8층에도 ‘신사 가을정장 특집전’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브랜드들이 널려 있다.역시 오전 시간대라 실 수요층인 남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다.입사 시험 면접을 앞두고 애인과 함께 찾아온 취업지망생,아들의 옷을 눈대중으로 맞춰보려는 노부인이 눈에 띌 뿐이다. P브랜드 코너의 한 직원은 “8층에 전시된 옷은 20만원 후반대 정장으로 품질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값은 싸다.”며 유혹했다.이 매장에서도 30%세일을 하지만 가을 정장은 최소 30만원 후반대를 줘야 살 수 있다.그는 “다음주면 정기바겐 세일을 할텐데 브랜드 세일을 왜 하는가?”라는 우문(愚問)에 “정기 세일 때는 사람도 너무 많고 때로는 물량이 달려 원하는 사이즈를 사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미리 싸게 파는 것”이라는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추석 연휴 직전에는 하루 1200만원 어치를 팔았다는 이 매장은 지난 몇달동안 세일 아닌 기간이 불과 보름 남짓 했지만 이 기간에도 하루 평균 300만∼400만원(주말 700만원)어치는 꾸준히 팔았다고 한다.1주일 정도만 기다리면 최소 1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는데도 제 값 주고 사는 손님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1주일씩이나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숙녀 정장이 넘쳐나는 4층 디자이너 코너에서는 중년 부인들이 그들의 몸에 맞게 설계된 디자이너의 옷을 걸쳐 본다.품이 넉넉한 정장들은 빨강,파랑 원색에 금빛,은빛 테를 둘러 오히려 눈에 낯설다. 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한 흰색 재킷이 터질 듯 위태위태하게 부인의 몸에 끼워 맞춰진다.거울 앞에선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한 웃음이 번지지만 옷깃을 바로잡아 주는 직원의 얼굴에는 조바심이 묻어난다. 친구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박모(53·여·노원구 상계동)씨는 “주방용품을 사러 들렀지만 이왕 온 김에 한 장에 30만∼40만원짜리 블라우스도 입어보고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7층에서는 ‘가전 특별 한정 서비스’가 한창이다.할인가로 대당 400만원이 넘는 49인치 프로젝션 TV는 20대가 한정이고 145만원짜리 세탁기도 20대만 그 가격에 판단다.550만원짜리 진동의자에 느긋하게 누워 안마를 즐기는 아저씨는 허리를 굽힌 직원이 혀에 쥐가 나도록 제품을 설명하지만 한귀로 흘려 듣는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하루중 가장 붐빈다는 오후 6시를 넘기자 쇼핑객들의 발걸음이 조금 바빠진다.7시30분 폐점 전에 맘에 드는 물건을 골라야 하지만 저마다 10∼30% 할인 팻말을 내걸거나 무슨 특집전,기획전 식으로 눈길을 사로잡아 선택이 쉽지 않다. 7시30분이 되자 폐점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온다.사람들은 여전히쇼핑에 열중이지만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저마다 이 백화점의 상징인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다 빠져나오는 데 정확히 30분이 걸렸다.물론 아무 것도 사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백화점 정문 앞에는 떡볶이,어묵,꼬치,삶은 고구마 등을 파는 노점이 성황이다.양손에 든 쇼핑백만으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는지 500원짜리 어묵꼬치를 베어물고서야 어린 아가씨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알듯 모를 듯 묘한 표정의 여자 모델 얼굴로 뒤덮인 쇼핑백을 안고 먹는 오뎅맛.‘늬들이 이 맛을 알아?’ 쇼핑객들이나,오뎅가게 아줌마나,10만원짜리 상품권을 9만 5000원에 판다는 구둣방 아저씨나 백화점 세일이 기다려지기는 마찬가지다. 류길상기자 ukelvin@ ■백화점 쇼핑심리 자극장치 백화점 건물은 고객이 물건을 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하루 종일 조명을 밝혀 닭이 매일 알을 낳게 만드는 양계장처럼 쇼핑객들이 지갑을 열도록 온갖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이다. 최근 개장한 경우는 예외지만 대부분의백화점에는 창문과 시계가 없다.햇빛이 비치면 시간이 흐르는 걸 몸으로 느끼고 시계를 보다 보면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하고 조바심을 내기 때문이다.대신 실내가 워낙 넓고 거울이 많은 데다 조명이 대낮처럼 환하고 벽에 조명을 비춰 ‘창문효과’를 내놨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즐긴다. 만약 일반 사무실에 창문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고통을 호소하며 큰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것이다.욕구를 발산하는 공간과 이를 억제해야 하는 공간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제품을 직접 비추는 국부조명은 1200∼1500룩스이지만,일반 매장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수준인 500∼600룩스의 조도를 유지한다.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음악 선정도 철저히 쇼핑 심리에 맞춰져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우선 개점시간부터 낮 12시까지는 클래식 음악을,12시∼오후 3시는 경쾌하고 빠른 팝송을,3∼5시는 가요를,5시∼폐점까지는 추억의 올드 팝송을 튼다.시간대별로 주로 찾는 고객층의 선호도와 인간의 생체리듬을 고려한 선곡이다. 또 개점,12시,3시,6시,폐점 시간 때는 백화점측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테마송’이 직원들에게 ‘알람’ 역할을 해주고 있다.이 매뉴얼은 지난 2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측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1층에 화장실이 없는 것도 불문율이다.만일 1층에 화장실이 있다면 지나가다 ‘볼일’만 보러 오는 사람 때문에 매장이 혼잡해지는 반면 화장실이 위층에 있으면 한번이라도 더 매장을 둘러보는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류길상기자
  • 아시안게임/ “북한선수단맞이 설레요”

    23일 도착한 북한선수단 1진을 맞는 각 경기단체와 관련 인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하기는 처음이지만 이미 여러 국제대회에서 얼굴을 익힌 선수들과 임원들이 찾아오는 만큼 내 집에서 오랜 친구를 맞는 듯 마음도 설렌다. 경기단체 차원의 행사는 아직 계획된 것이 없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각 단체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작은 선물 등을 준비하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91년 남북한 단일팀을 이뤄 지바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탁구계에는 유난히 북측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관계자가 많다.강문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지바대회 당시 북한대표팀 연구위원이던 장태성 북한 총감독을 기다려 왔다.여러차례 국제대회에서 만나 식사도 같이 하는 등 친분도 두텁다.“이번에도 기회가 되면 식사라도 같이 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게 그의 뜻이다. 사격대표팀의 김관용 감독도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경호원을 지낸 북한 사격대표팀의 한동규 단장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레슬링대표팀의 김태우 감독 역시 2년여만에 북한 레슬링대표팀의 박기홍 지도원과 만난다는 기대에 차 있다.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박 지도원과는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나 처음에는 이념적인 차이 때문에 서로 멀리하기도 했지만 점차 정이 든 사이.지난 2000년 4월 중국 아시아선수권 때 잠시 만난 이후 얼굴을 못봐 아쉬움이 컸다. 김 감독은 박 지도원을 위해 고무장갑과 양산 등 요즘 북한에서 인기가 높은 선물을 준비해 놓았다. 북한 유도대표팀의 이성철 코치와 오랜 교분을 쌓은 김도준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도 티셔츠와 시계 등을 선물로 줄 생각이다.북한 계순희와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는 이은희 등 일부 선수들도 화장품·티셔츠·스타킹 등 작은 선물을 챙겨놓고 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북한에 국산 양궁세트 100개를 전달하는 등 유별나게 동포애를 발휘하고 있는 양궁도 아시안게임 로고가 새겨진 기념배지 등 기념품을 마련해 놓았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아시안게임/이모저모/ 선수촌 공식 개장 23국 625명 입촌

    ◆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이 북한선수단 입국에 맞춰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조직위는 23일 오전 11시 해운대구 반여1동에 위치한 선수촌내 국기광장에서 개촌식을 가졌다.개촌식에는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과 정순택 조직위원장,안상영 부산시장을 비롯한 각계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북한의 인공기를 포함해 44개 참가국의 국기 게양식이 거행됐다. ◆북한선수단 1진 148명은 개촌식이 끝난 뒤인 오후 1시30분 전세버스를 타고 선수촌에 입성했다.승용차와 버스에 나눠 탄 북한선수단은 사이드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정문을 들어선 뒤 선수촌등록센터 앞에서 왕상은 선수촌장등의 환영을 받았다.왕 촌장이 “먼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북한의 방문일 단장은 “촌장까지 나와 맞아줘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북한 선수 및 임원들은 이어 짐도 풀지 않은 채 곧바로 식당으로 가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이날 선수촌에는 23개국 625명이 입촌했다. ◆북한 서포터스 100여명은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입고 ‘통∼일조국’을 연호하며 지나가는 북한선수단의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들은 북한선수단이 환호에 호응해 손을 흔들자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의 소원’을 불렀고 길가에 늘어선 일반 시민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선수촌내 한국선수단 숙소가 보안상의 이유로 당초 115동에서 117동과 118동으로 옮겨졌다.보안 관계자는 115동과 북한 선수단 숙소인 114동이 마주보고 있어 보안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직위가 입장권 판매율이 저조함에 따라 23일부터 부산시청 2층 민원실에서 개·폐회식 1,2등석 입장권을 현장 판매한다.22일 현재 개회식 입장권은 4만 3719장 가운데 47.5%인 2만 754장,폐회식 입장권은 4만 7708장 가운데 7.1%인 3391장이 판매됐다.일반 경기 입장권 판매율도 9.3%에 그쳤다. ◆미국 ‘9·11테러’ 이후 전화에 휩싸인 아프가니스탄이 여자 태권도 선수 3명을 포함한 2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지난해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금지된 여성의 스포츠 활동이 가능해진 데따른 것이다. 부산 최병규 이두걸기자 cbk91065@
  • 히딩크감독 일문일답/ “다시 고향에 돌아 온 느낌 獨월드컵때 복귀 예측못해”

    “한국축구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온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여자친구 엘리자베스,매니저 부부 등과 함께 4일 입국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년 뒤 2006독일월드컵에 대비한 한국대표팀 감독 수락 여부를 묻는 질문에 “2년은 너무 먼 시간이며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정색 양복에 쥐색 티셔츠 등 가벼운 차림으로 모습을 나타낸 히딩크 감독은 최근 한국의 태풍 피해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지원의 뜻을 비쳤다. 10분여에 걸친 인터뷰를 마친 히딩크 감독 일행은 준비된 두 대의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이날 인천공항에는 6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으며,‘히딩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인터넷 동호회원 20여명 등이 피켓을 흔들며 열렬한 환영을 했다. ◆한국에 다시 온 기분은. 고향에 다시 온 것 같다.PSV아인트호벤과 계약한 뒤 지난 한달 동안은 적응하느라 매우 힘들었다.월드컵에서 거둔성과와 멋진 경험들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남북통일축구경기에 초청돼 한국을 다시 찾아 매우 기쁘다. ◆네덜란드에서 협박편지를 받았는데. 매우 지저분하고 불쾌한 경험이다.월드컵에서 보여준 열정적이면서도 질서있는 한국인의 축구문화와는 많이 다르다.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2년 뒤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복귀할 생각인가. 2년이란 매우 긴 시간이다.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며 아무도 그것을 예측할 수 없다. ◆한국축구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를 맞을 것이다.새로운 세대의 젊은 선수들도 이를 통해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매우 바쁘다.그러나 같이 생활한 코치,선수들은 지금 나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가능한 한 빨리 만나보고 싶다. ◆한국의 최근 수해소식을 들었나. 알고 있다.생명은 축구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 무엇인가 제공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최병규기자
  • 월드컵 그날의 감동 재현한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원동력이 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의 길거리 응원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3일 “36억 아시안인의 스포츠 대제전인 부산아시아경기대회를 맞아 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축구경기를 응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지난 월드컵때처럼 붉은 티셔츠차림으로 남북한 경기등 우리 대표팀이 뛰는 축구경기를 시청 앞 광장에서 지켜보며 붉은 물결의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붉은악마 사무국 관계자도 “부산아시안게임을 맞아 서울시청 앞에서의 축구경기 응원을 준비중”이라면서 “4강까지 진출하면 남북 대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기대회는 오는 29일부터 10월14일까지 16일동안 부산을 중심으로경남 일대에서 열린다.남북 대결로 관심을 끌고있는 축구경기의 경우 오는 30일부터 10월10일까지 열리게 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는 7일 열리는 남북축구대회때 시청 앞에서 길거리응원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통일연대 등 시민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했다. 시는 “7일이 토요일 오후로 길거리응원이 교통혼잡을 가중시킬 수 있는 데다 월드컵 때만큼의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라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통일연대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등 통일관련 시민단체들은 7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축구대회를 앞두고 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길거리 응원을 펼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야구 / 찬호 3연승 자존심 살렸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파죽의 3연승으로 시즌 7승째를 올렸다. 박찬호는 3일 텍사스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8안타를허용했지만 1실점으로 버텨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삼진은 7개를 뽑아냈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6이닝 2실점)과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7이닝 2실점)에 이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던져 3실점 이내)를 기록하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3연승을 달렸다.특히 이 세 경기에서 박찬호는 경기당 볼넷을 2개 이하로 줄이면서 제구력에 자신감을 찾았다. 시즌 7승6패를 기록한 박찬호는 앞으로 6차례 더 등판할 것으로 예상돼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방어율도 6.60에서 6.29로 좋아졌다.이날 던진 114개의 공 가운데 76개가 스트라이크일 만큼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낸 박찬호는 이로써 새로운 팀 텍사스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식시켰다.박찬호는 경기 뒤 “올 시즌같이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없고,이 때문에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면서 “이제는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 훨씬 나아졌고 좀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텍사스의 제리 내런 감독도 “박찬호는 팀이 필요로 할 때 큰 역할을 했다.”면서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경기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박찬호는 이날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초반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3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았다.텍사스 타선은 박찬호의 역투에 힘입어 3회말 루벤 리베라의 재치있는 기습번트 안타를 시작으로 연속 4안타를 몰아치며 가볍게 2점을 뽑아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4회말에는 케빈 멘치의 적시 2타점 2루타로 4-0으로 달아났다. 위기는 6회에 왔다.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그러나 박찬호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브래드 오스모스를 삼진으로 처리한뒤다음 타자 제프 블럼의 타구를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하지 않았다. 박찬호는 5-0으로 앞선 7회 앨런 진터에게 중월 1점 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했고 2사 뒤 로레타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찬호는 8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를 상대로 4연승과 함께 시즌 8승에 도전한다. 박준석기자 pjs@
  • 뉴스라인/ 다시한번 대~한민국 페스티벌

    SK텔레콤은 011·017고객을 대상으로 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다시 한번,대∼한민국 페스티벌’을 갖는다.행사기간중 신규 가입해 무선인터넷 네이트(NATE)를 통해 응모한 고객을 추첨,부산 웨스틴조선호텔 2박3일 숙박권 및아시안게임 관람권,IMT-2000 VOD 단말기,기념 티셔츠 등을 제공한다.110쌍에게는 금강산 관광 상품권도 준다.
  • [9·11테러 1주년] (상)현장르포: 아물지 않는 상처

    전대미문의 9·11테러가 일어난 뒤 지난 1년 미국사회는 물론 전세계가 다방면에서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겪었다.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해 가는 뉴욕시민들의 모습과 증오와 비탄속에서 상처의 치유를 모색하는 미국사회,그리고 대 테러전의 와중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국제사회의 재편 움직임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참사 폐허에 관광객 물결 [뉴욕 백문일특파원] 비행기 자살 공격으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는 이제 현대판 ‘성지 순례지’가 됐다.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 5000명,연간 900만명 이상이 다녀간 셈이다.공식 확인된 사망자와 실종자는 2819명.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맨해튼 월가 전철역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앞서가는 행렬만 따르면 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거리 이름이 여운을 남기는 ‘처치(Church)가’와 ‘리버티(Liberty)가’가 만나는 교차로에 이르자 마천루 사이로 횅하게 뚫린 참사 현장이 드러났다.지반을 다지는 듯한 굉음소리가 요란하다. 얼핏 보면 일반 공사장과 다를 게 없다.둘러쳐진 철조망과 어지럽게 널려있는 철골더미.그러나 그 가운데에 우뚝 솟은 녹슨 철 십자가와 철조망에 걸린 꽃다발,군데군데 세워진 성조기 등은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피폭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남쪽의 도이체방크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어 아직도 문을 닫고 있다. 방문객들은 남쪽 철조망 너머의 폐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가족 단위로 온 경우가 많다.시카고에서 온 제임스 킹은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러 왔다.”고 했다. 다른 한 켠에선 희생자 가족들이 1주년 특집을 준비하는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방대원인 20대 초반의 아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도중 숨졌다는 남미 출신의 한 부인은 끝내 오열했다.방문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구조작업에 나섰다 오른쪽 팔을 못쓰게 된 뉴욕소방국(FDNY) 미드맨해튼의 전 부서장 클레언시 싱글턴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깔린 동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WTC 맞은편에 있는 트리니티 성당에 딸린 묘지는 순례의 두번째 코스다.그 울타리에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신문기사가 걸려있다. 이들을 기리는 글을 써놓은 깃발과 모자도 있다.자원봉사자들은 펜을 들고 추모의 글을 남길 사람을 기다린다.방문객들은 인근 상점에 들러 WTC가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를 산다.뉴욕소방국(FDNY)과 뉴욕경찰국(PDNY) 이니셜은 기념품의 로고가 됐다. WTC 터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원웨이’선물점을 운영하는 한인 교포는 “아침 일찍 피자나 꽃 등을 배달하거나 청소를 하다가 테러를 당한 불법 체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첼시 진’이라는 옷 가게는 당시 잿더미로 덮인 옷과 WTC에서 날라온 서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테러 직후 ‘유령의 도시’같던 맨해튼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50∼60%까지 뚝 떨어졌던 주변 사무실의 입주율은 80∼90%대로 올라섰다.건물 뒤쪽에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지만 적어도 ‘고층빌딩 기피증’은 사라지고 있다.주변 26개 아파트 7000가구에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키로 하자 주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관객이 급감,위기에 몰렸던 브로드웨이의 극장가 역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밤 10시40분,뮤지컬과 연극공연이 끝난 46번가 일대에는 갑자기 쏟아진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뮤지컬 ‘미녀와 야수(Beauty and Beast)’가 공연되고 있는 런트 폰테인 극장의 스태프 조제트 소토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러 온다.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져 주말 표는 거의 매진된다.”고 말했다. 영화 스파이더 맨의 무대가 된 타임스퀘어 맞은 편 음식점 ‘록시’의 점원은 “9·11을 잊을 수는 없지만 추가 테러 경고에 겁먹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맨해튼 중심가 호텔에 방을 구하려면 적어도 10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70%까지 요금을 깎아준다던 얘기는 옛말이 됐다. 그러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5월 말 잔해 제거 작업이 끝났음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1주기가 되도록 영결식조차 못 치르고 있다.정부가 1인당 평균 150만달러의 보상금을책정했지만 보상을 신청한 가족은 620명,이 가운데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일부다. 유골을 찾기 전까지 보상이나 WTC 재건은 있을 수 없다는 절규의 목소리도 나온다.시 보건당국에는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 2만점이나 있다. 비행기 여행을 꺼리거나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도 줄지 않고 있다.초등학교에서는 9·11 테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층빌딩마다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고 공공기관과 공항 출입에는 까다로운 보안검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이 겉으로는 충격에서 벗어난 듯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과 잠재적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mip@ ■WTC 재건축 계획은/ 70층 이상 금융빌딩 세울듯 [뉴욕 백문일특파원] 9·11 테러 1주기가 다가오지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재건계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지난 7월 1단계로 6개안이 제시됐으나 밋밋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얻었다.그러나 공청회와 1차 설계공모 등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은 정해졌다.무엇보다도 남부맨해튼의 포괄적인 개발과 실추된 ‘미국의 자존심’을 되살리려는 취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계획을 전담하기 위해 주정부와 뉴욕시가 설립한 남부맨해튼개발공사(LMDC)는 지난달 19일 전세계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및 조경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공모조건을 밝혔다.16일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말 5개팀을 선정한다.이가운데 연말까지 1팀을 정해 최종적인 마스터 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논란을 거듭한 WTC의 재건축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을 짓는 것으로 정리됐다. 꼭 같은 층수의 쌍둥이 빌딩을 세울 필요는 없다.역사의 현장을 되새길 기념비를 세우고 쌍둥이 빌딩이 섰던 터를 하나만이라도 보존하는 것으로 대신키로 했다.다만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복원시킨다는 취지 아래 적어도 70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개발공사와 WTC의 소유주인 뉴욕 및 뉴저지 항만청은 민간투자 촉진의 일환으로 통근자와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도로,지하철,항만시설,도보 등과 종합 연계된 교통센터의 건립을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5000건에 이르는 재건 계획안이 접수됐으며 개발공사 웹 사이트에는 각종 단체와 시민 등으로부터 하루에도 수백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9·11테러 이후 주요일지 2001년 ◆9월12일 부시 미 대통령,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유엔 안전보장이사회,테러 비난 결의문 만장일치로 채택 ◆9월13일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 배후로 지목 ◆9월21일 탈레반,미의 빈 라덴 인도 요구 거부 ◆10월2일 나토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방위권(제5조) 발동 ◆10월7일 미·영 연합군 아프간 공습 개시 ◆11월3일 북부동맹,카불 입성 ◆12월11일 알 카에다 항복 선언 ◆12월22일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 취임 2002년 ◆1월30일 부시 대통령 이란·이라크·북한 ‘악의 축’으로 규정 ◆1월31일 미군,필리핀서 아부 사야프 공격작전 개시 ◆5월23일 부시 대통령,사담 후세인 축출 천명 ◆5월24일 부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테러 협력’조약 체결 ◆8월1일 미국,아세안과 대테러 협약 체결
  • 대학가 통일축구 열기

    “통∼일한국,오∼통일 코리아!” 9월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통일축구대회와 9월29일 개막되는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개강을 맞은 대학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 대다수 대학들은 총학생회 주도로 ‘ONE COREA’(하나의 한국)라는 문구가 적힌 하늘색 티셔츠와 하늘색 바탕에 한반도를 그린 ‘단일기’를 공동 응원복과 응원기로 사용키로 했다.남북간 축구가 열리는 상암동 경기장에서는 하늘색 대형 단일기를 선보인다. 서울 시청앞과 상암동 경기장 주변 등 도심 곳곳에서 길거리 응원도 준비하고 있다.월드컵의 붉은 물결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하늘색 물결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또 북한측과 공동응원을 펴기 위해 응원가는 ‘아리랑’으로,응원구호는 ‘통∼일한국’,‘오∼통일 코리아’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일부 대학은 경기가 열리는 7일 교내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주민들을 초청해 남북 선수들을 공동 응원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경기를 관전하며 각자의 소망을 적은 종이학을 모아 오는 10월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청년학생통일대회 때 북한 학생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교내 만해광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남북통일축구대회를 응원키로 했다.학생들에게 하늘색 티셔츠와 단일기도 나눠준다. 총학생회장 주완진(27·국어교육 4년)씨는 “지난 6월의 월드컵 열기를 되살려 서해 교전 이후 냉각된 남북관계를 호전시키고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경희대와 국민대 총학생회도 각각 교내에서 전광판 응원을 펼친다.서울 거리 곳곳에 하늘색 단일기 달기 운동도 벌인다. 국민대와 광운대,숭실대 총학생회 등은 길거리 응원에서 사용할 하늘색 티셔츠와 단일기를 학생과 시민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부산대,경성대 등 부산·경남지역 대학생들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600여명규모의 ‘갈매기 응원단’을 구성,경기장에서 북한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다.이들도 ‘ONE COREA’가 적힌 티셔츠를 입는다. 이밖에도 전국 각 대학의 단대 학생회와 동아리들은 곳곳에서 길거리 응원을 펴기로 했다. 대학생들과 함께 응원을 준비하고 있는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 관계자는 “대학생과 시민이 한데 어우러진 통일문화공연과 길거리 통일응원을 벌일 것”이라면서 “단일기를 본뜬 문구와 옷,게임 등을 현장에서 나눠주고 학생·시민에게 한반도 등을 얼굴에 그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 [대~한민국 24시] 제주국제공항

    제주관광의 시작이요 끝인 제주국제공항.하루 200여편의 국내·국제선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이곳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현관이다.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연간 823만여명,하루 평균 2만 2000여명 꼴이다.올해는 월드컵과 주 5일 근무제 등을 계기로 사상 처음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제주공항은 1942년 1월 일제가 군비행장으로 개항,1949년 1월 민간항공기인 KNA가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1958년 1월 대통령령으로 제주비행장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그로부터 반세기,이제 제주공항은 비행기가 연간 5만 5000여 차례 운항하고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백태의 양상을 보이는 격세지감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국제관광지 제주도의 관문,제주국제공항의 아침은 여명이 다할 즈음 첫 출발·도착편 비행기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내고 받으려는 새벽 근무 에어사이드 요원들의 잰 몸놀림으로 시작된다.소방·항무통제·관제·레이더 등등. 이어 6시 30분쯤 2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청사 안팎을 쓸고 닦을 때 항공사 발권직원과 임검경찰,수하물 검색요원 등 ‘공항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오전 7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공항 고가도로를 통해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면서 공항은 서서히 제 모습을 그려간다. 그러나 4만 6600여㎡의 3층짜리 거대한 청사건물은 구둣발을 크게 내딛지않아도 울릴 정도로 적막하다.상가도 식당도,청사 맞은편과 왼편 5만여㎡의 유료 주차장도 아직은 텅 비었다.3층 출발대합실 오른쪽 구석에 자리잡은 스낵코너에서만 커피잔이 달그락거릴 뿐이다. 일반적으로 첫 비행기 손님들은 ‘급한 사람들’이다.제주에 왔다 서울로 돌아가 긴급히 볼 일이 있거나 일을 보고 그날 다시 내려 올 제주사람들,아니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 국제선 수속을 밟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래서인지 승객들의 복장은 낮이나 저녁편 출발 승객들에 비해 비교적 단정하고 얼굴도 무표정한 쪽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첫 여객기가 도착하고 제주발 서울행 2∼3회차 비행기가 뜨는 오전 8시를 전후한 시각,고요하던 공항은 드디어 작은 소음들로 깨지기 시작한다. 제주공항에 상주하는 경찰·세관·검역소·병무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16개 국가기관과 82개 국영기업 및 사기업체 직원수는 2100여명.이 가운데 당일 근무자 1200여명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것도 이때부터다. 대합실 3층에 있는 서점과 구두미화소,선물의 집,약국,토산품 판매점,농특산 마트 등 공항 상가들도 어느새 포장을 젖히고 손님받기에 들어갔다. 이어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도착하고 뜨는 오전 9∼10시,1층 국내선 도착대합실과 3층 출발대합실은 가고 오는 사람들로 점차 소란스러워가고 청사 앞 교통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덩달아 바빠진다. 주차장 곁 승차대에서부터 ‘부산 아시아경기대회’‘36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축전’‘WEL-COME TO ASIAN GAME’이라 적힌 부산아시안게임 회전식 선전탑이 서 있는 공항 입구까지 100여m는 벌써 말쑥하게 세차를 마친 개인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12시 지나 정기편 외에 특별기와 연착된 비행기마저 내려 승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쏟아질 즈음 대합실 로비는 그야말로 ‘난장’이다. 2번 출구쪽으로 내국인 면세점을 만드느라 공사중인 요즘은 장소가 비좁아 특히 더하다. ‘최○○씨 △△△여행사’‘○○친목회 ▲▲관광’‘○○로터리클럽 ××투어’ 등 이름이나 소속이 적힌 피켓 수십개가 출구앞에 난무한다.자기승객을 먼저 찾으려는 몸싸움들도 치열하다. 나온 승객을 미처 찾지 못해 탑승 여부를 확인하며 핸드폰을 마이크로 착각한 듯 마구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들,짐 찾으랴 마중객과 인사하랴 대합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바쁜 승객들,“흩어지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면서 혼자 잰 걸음으로 나가는 여행사 가이드들의 모습 등 여러 ‘가관’은 주 5일근무제에 막바지 피서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공항 도착대합실 로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신혼부부 등 ‘알짜’손님을 끌기 위해 호객꾼들이 은밀히 움직이는 것도 이 때다.그 엉킴과 북적임 속에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여행 온 사실을 어떻게 알고 접근하는지,추려내는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비슷한 시각 3층 출발대합실도 시끄럽긴 하지만 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아랫쪽보다는 훨씬 덜하다. 그래도 항공사 발권카운터 앞은 북새통이다.좌석번호를 배정받으려는 사람들,미처 예약하지 못한 대기승객들,그리고 마일리지를 확인해 달라는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매달리는 바람에 창구 여직원의 “차례로 하세요.”소리는 아예 쉬어버렸다.창구를 막지 않고 세로로 줄을 선다면 수속시간이 훨씬 빨라질 텐데 그놈의 ‘조급증’이 수속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셈이다. 국제선쪽은 지난 11∼18일의 일본 오봉절 연휴가 끝나면서 다소 한가해졌다.연휴 때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후쿠오카(福岡)·히로시마(廣島) 등지에서 하루평균 600명씩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떠나는 통에 출입국관리사무소,세관,검역소 등 CIQ 요원들은 냉방 사실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국제선 대합실의 꼴불견은 ‘엔화’를 의식한 여행사와 호텔직원들의 지나친 몸사리기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우리식대로 인솔해 가는데 반해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저자세다.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랏샤이 마세(어서 오십시오)’‘우레시이 데스(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피켓 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행사 가이드나 호텔 판촉담당 직원들의 ‘허리 90도 굽히기’는 광복 57주년을 무색케 할 정도다. 그러나 제주공항에 소란과 무질서,꼴불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전후한 시각,불고기 정식,낙지덮밥,갈비탕,옥돔구이 정식,생선초밥,전복죽,새우튀김 정식 등을 파는 2층 식당과 팥빙수,돈가스,햄버거,프라이드치킨 따위를 파는 그 곁 패스트푸드점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들로 메워진다.커피·햄버거·보리빵·음료·샌드위치를 파는 스낵코너들도 마찬가지. 대합실 주변 상가에서 선물을 사거나 눈요기를 즐기는 승객들도 많다.제주특산품 매장의 제주한란·풍란코너,제주보리빵 코너,제주 도자기숍,제주갈옷 판매점,옥돔판매장,돌하르방 코너 등은 특히 인기다. 시간이 넉넉한 축은 동백나무와 귤나무,와싱토니아 등 제주 자생수목과 아열대식물이 가득한 공항공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청사 2층 ‘작은 박물관’에 진열된 ‘가야시대 투구’‘농경문 청동기’‘통일신라시대 토용(土俑)’등 진귀한 우리 유물과 사료를 감상하는 여유도 보인다. 제주 출발 첫 비행기가 서울행이었듯 마지막 도착편도 오후 9시45분 도착 서울발 대한항공 KE1269편이다. 서둘러 나오는 승객들 틈에 월드컵과 함께 국민복 1호로 등장한 ‘Be The Reds’가 박힌 붉은악마 티셔츠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오후 10시 넘어 대부분의 ‘공항 사람들’이 물러가고 10시30분쯤 관광협회 소속 직원들이 마지막 퇴근채비를 차릴 무렵 공항청사는 다시 어제처럼 적막으로 무거워진다. 유도로등과 활주로등,비행기 진입등,그리고 비행장 등대 불빛이 을씨년스러워지는 가운데 공항은 어둠으로,밤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이 불들이 밝혀주고 있는 한 공항은 잠들지 않는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北주민 해상귀순/탈북경위/中식품·獨가방…기획귀순 흔적

    19일 새벽 소형 어선을 타고 입국한 21명의 북한 주민들은 장기간의 치밀한 계획 아래 귀순을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행색이나 어선의 상태,소지한 물품 등을 살펴볼 때 오랜 기간 준비한 ‘기획 입국’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이 타고 온 어선에서 일반적인 소형 어선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위성항법장치(GPS)와 가스버너,압력밥솥,TV 등이 발견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이들이 장기간 항해를 예상한 듯 세찬 바람과 추위를 막기 위한 겨울용 점퍼와 긴소매 옷,두터운 담요 10여장 등이 어선에서 발견된 것도 이번 탈북이 치밀하게 준비된 ‘기획성’이었음을 시사한다. 이들이 처음에 신의주를 떠났다는 사실을 추정케 하는 ‘신의주 화장품공장’이 만든 ‘백학 치약’도 눈에 띄었다. 실제 순종식씨는 귀순 직후 취재진에게 “수개월전부터 탈북을 계획했으며 10일 전부터는 물품조달 등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순씨의 동생 봉식(55)씨도 “지난 95년부터 중국에 있는 중개인과 형님이 여러 차례 접촉한 것을 계기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어선이나 복장 등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이들이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해 입국했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이 타고 온 어선이 뱃머리가 높이 치솟은 전형적인 ‘중국식 저인망 어선’이라고 밝혔다.또 뱃머리 앞 오른쪽에 적힌 배 이름을 검은 페인트 등으로 지운 흔적이 뚜렷하다는 점에서도 ‘제3국 경유’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이 입고 있는 옷도 최근 중국을 거쳐 입국한 다른 탈북자의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북한 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흰색 고급 운동화와 구두,샌들 등을 신고 있었다.어린이들은 ‘SPORTS’,‘FASHION’이라는 영문이 적힌 티셔츠와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이들이 타고온 배의 조타실에서는 독일 유명 스포츠 브랜드 로고가 크게 새겨진 대형 배낭과 가방 등이 3개나 발견됐으며 항해중 배고픔을 달랜 것으로 보이는 중국 상표의 국수 꾸러미들도 놓여 있었다. 한 푸대자루에서는 실제 총과 똑같이 생긴 어린이용 외제 장난감 총도발견됐다. 배가 처음 발견된 지점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참 내려온 인천 덕적도 인근 울도 서방 17마일 해상이라는 점도 이들이 중국 쪽에서 항해를 시작했다고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 北주민 해상귀순/귀순 순종식씨 문답 “”10일간 물품준비 배 고파서 왔다””

    순종식(70)씨 등 북한주민 21명은 19일 새벽 4시쯤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해 35분 뒤 배 밖으로 나왔다.순씨는 두 손에 어린 두 손자의 손을 하나씩 잡고 천천히 걸어나와 귀순한 첫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사합니다.”“환대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라며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이들은 긴 항해와 추운 바다날씨에 대비,대부분 긴팔 점퍼 등 가을옷을 입고 있었다.일부 여성과 어린이들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었다.신발은 남색과 하얀색 운동화,구두,슬리퍼 등을 신었다. 다음은 순씨와 나눈 일문일답. *언제부터 탈출을 준비했나. 10일 전부터 준비했다. *고향이 어디인가. 충남 논산군 부적면 신교리다. *왜 왔는가. 배고파서 왔다. *북한에서 무엇을 했는가. 고기잡이를 했다. *남한에 가족이 있는가. 논산에 동생들이 있다. 이들은 간단히 사진촬영과 대화에 응한 뒤 재빨리 준비된 버스에 올라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 안가로 떠났다. 버스 안에서도 웃는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보며 손을 흔들었다.순광일(12)군 등 어린이들은서울로 향하는 차내에서 습기찬 유리창을 손으로 닦아내며 밖을 구경하기도 했다. 윤창수기자 geo@
  • 지자체 독자상표·의장 출원 붐

    ‘안동 간고등어’‘돌 하르방 손수건’등 지방자치단체가 각 지역의 특산물과 축제를 상품화하려는 노력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허청은 18일 지난 6월말 현재 지자체에서 출원한 상표 및 의장(디자인)은 각각 3322건과 64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98년까지 상표출원이 705건,의장출원이 240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99년 이후 일고 있는 지자체의 독자적인 브랜드 및 디자인개발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 상표로는 ‘안동 간고등어’ ‘태백산 한우’‘청풍명월 쌀’ ‘무등산 수박’‘강릉 초당두부’ 등이 성공사례로 꼽힌다. 의장은 농산물 포장용기 등 농업관련 출원이 주류였으나 최근 자체 디자인개발이 출원되고 있다.파주시는 ‘판문점’과 ‘통일’을 모티브로 한 열쇠고리와 티셔츠,제주시는 돌하르방을 새긴 손수건과 스카프 등을 출원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상표 및 의장 출원이 창의적인 것보다는 지역명과 상품명을 단순 결합한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등록에는 실패하고 있다. 특허청 심사기준과 관계자는 “지자체들의 전통상품 상표 및디자인 등록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자문단을 파견하는 등 순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역별로는 상표의 경우 강원도가 5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406건)·충북(378건) 등의 순이었다. 기초단체별로는 경북 안동시가 97건으로 가장 많고,전남 함평군 85건,경기파주시가 79건으로 이들 지역은 적극적인 상표 개발과 관리를 통해 지역 이미지 제고 및 세수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
  • SBS 드라마 ‘정’ 출연 김석훈/ “양아치로 브라운관 복귀 신고합니다”

    김석훈(30)이 2년만에 TV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계가 들썩였다.TV드라마로 성공해서 영화쪽으로 옮겨간 연기자들이 다시 방송가로 돌아오는 일은 흔치 않은 일.열악한 방송 제작환경,영화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출연료 탓이다.그러면 김석훈이 안방극장에 복귀한 까닭은 무엇일까? “저를 ‘홍길동’으로 데뷔시켜준 정세훈 감독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이번 드라마에 무조건 출연하기로 했습니다.전에 정감독의 ‘로펌’ 출연제의를 거절하면서 다음에는 꼭 같이하기로 약속했거든요.사실 SBS와의 계약도남아 있고요.” 그는 오는 28일부터 새로 시작하는 SBS 드라마스페셜 ‘정’(수·목 오후 9시45분)에서 사채업자인 이모의 뒤를 봐주며 살아가는 양아치 철수역을 맡았다.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거친 성격의 소유자.해미(한채영)를 사이에 두고 재벌 2세인 재만(류수영)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인다. “그동안 너무 반듯한 이미지만 보여준 것 같아요.제 안에 있는 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실제 성격이 그동안 해왔던 연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데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출연작품은 그리 많지 않은 편.TV드라마 4편과 영화 ‘북경반점’‘단적비연수’가 전부.그래서일까? 평범한 검은 티셔츠차림에 청바지를 입은 그는 소탈하고,개구쟁이처럼 천진해 보인다.특급배우라는 명색이 무색할 지경이다. 오랜만의 TV 출연이 거북스럽지 않으냐고 묻자 대뜸 “영화 ‘멕시칸’에서 브래드 피트가 입은 것 같은 캐주얼한 옷을 입고 싶은데 감독이 정장을 고집해요.구식 감독과 일하려니까 피곤해요.”라면서 애교섞인 농담을 던진다.그러더니 “2년동안 외도를 했지만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닙니다.물론 연기공부에 매달렸지요.연극 ‘햄릿’에도 출연했고 최근 ‘튜브’라는 액션영화의 촬영을 마쳤습니다.” “영화,드라마외에 시트콤에 출연해 코믹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사실은 그보다 맘에 드는 여성을 만나 결혼하는 게 더 급하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송하기자 songha@
  • 北대표단 서울 첫날/ 김단장에 붉은악마 티셔츠 선물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북측 일행은 첫날 남측 관계자의 따뜻한 환영 속에 숙소인 워커힐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일부 단체들의 시위가 있었지만 한총련,범민련 남측본부 등 진보단체의 자제와 경찰의 철통 같은 경비로 첫날 일정이 진행됐다. ◇도착 및 환영- 북측대표단은 예정시간을 45분 넘긴 오후 1시15분쯤 인천부터 동행한 우리측 대표단 40여명의 안내를 받으며 워커힐 호텔 현관 앞에 도착했다.경호원과 취재진,호텔직원 등 100여명이 모인 호텔 앞에는 ‘남남(南南)갈등’을 우려,대회 불참을 선언한 범민련 관계자도 개인자격으로 나와 대표단을 맞았다. 김영대 북측 대표단장은 승용차에서 내려 호텔 직원이 건넨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호텔로비로 들어섰다.이어 여원구 부단장은 몸이 불편한 듯 여성 2명의 부축을 받으며 김 단장의 뒤를 따랐는데 환영인파가 인사를 건네자 밝은 미소로 화답하기도 했다. 7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도착한 나머지 대표단은 한반도기와 ‘민족자주’,‘자주통일’이란 글자가 적힌 수기를 흔들며 호텔 로비에 들어섰다.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미전향 장기수 10여명도 이날 호텔 환영장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찬- 이들은 호텔에 도착한 뒤 곧장 오찬장인 1층 무궁화볼룸으로 직행,양식 뷔페로 점심을 들었다.한편 이자리에는 여운형추모사업회 고문이자 평생동지인 이기형 시인이 여원구 부단장을 만나 “56년 만에 딸을 만났다.”며‘반갑습니다,잘오셨습니다.’란 제목의 시를 건넸다. 오후 5시 가야금홀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던 축하공연은 여원구 부단장의 묘소 참배 논란으로 1시간30여분 늦게 시작되었다. 김 단장은 민주당 한광옥·한나라당 이부영 의원 등과 한 테이블에 앉아 축하공연을 지켜보며 담소를 주고받았다. 김 단장은 “같은 민족이라 그런지 통하는 느낌”이라며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김 단장은 또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나오자 “저 사람은 많이 본 사람”이라고 말하며 관심있게 지켜봤다.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붉은악마 티셔츠와 월드컵 때응원사진을 김 단장에게 선물했다.이어 8시30분부터 시작된 만찬에서 김 단장은 남측의 한상렬목사 이부영 의원과 한자리에 앉았다.김 단장은 “이런 행사가 지속되도록 남측 통일단체가 힘써주길 바란다.”며 온겨레의 건강을 위한 건배제의를 했다. 한편 여원구 부단장은 부친 묘소참배를 마치고 30여분 늦게 만찬장에 도착했다.감회를 묻는 질문에 “57년 만에 아버지 묘소를 참배한 기분 말로 다하겠느냐.”면서 “눈물만 흐르더라.”고 말했다.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관련단체 움직임- 한총련과 범민련 남측본부 등 통일단체가 독자적인 거리집회를 자제해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사이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식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한총련과 범민련 남측본부는 이날 오후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의 한 축인 통일연대와 함께 건국대에서 ‘8·15대회 성사 축하 한마당’을 열었다.행사에는 노동자·농민·학생 등 1만 5000여명이 모였으며,우려됐던 인공기 게양 등은 일어나지 않은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한편 자유시민연대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서해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도 없이 열리는 8·15 행사는 북의 대남교란 책동에 불과하며 김정일 체제를 강화하는 데만 이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진상 구혜영 박지연기자 js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