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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 ‘시모캉리’ 세계 첫 등정

    포스코 산악팀이 티베트 히말라야의 미답봉인 시모캉리(해발 7204m)를 세계 최초로 올랐다. 지난 8월25일 출국한 포스코 시모캉리 원정대는 지난달 29일 시모캉리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고 6일 알려왔다.포스코 원정대는 이번에 개척한 등산로를‘포스코 루트’로 명명하는 최초 등정자로서의 영예도 안았다. 시모캉리는 티베트와 부탄의 국경지대에 있는 히말라야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로 얼음절벽과 넓게 형성된 크레바스(얼음이 갈라진 틈),암벽지대를 개척해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어 이전까지 누구도 등정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정상 정복에는 등반대장인 남영모,이화형(이상 포항제철소),김재영(광양제철소),권오일(세아제강),이기열(천광스틸)씨 등 5명이 나섰다.이날 현재 이들은 해발 5000m 지점의 베이스 캠프에서 휴식하고 있다.이달 중순쯤 귀국할 예정이다. 전광삼기자 hisam@
  • [씨줄날줄]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원주민이 낸 1370억 달러(약 164조원) 규모의 소송에 미국 연방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의식 있는 한 인디언 여성이 6년 전에 시작한 이 소송은 110여년 전 “개발 이익금을 주겠다.”며 인디언 땅 수십만평을 가져간 미 의회가 이후 이익금도 안 주고 땅도 안 돌려준 것을 문제삼고 있다.한 세기 뒤의 소송 제기지만 법적 계약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미정부가 곤혹스러워하는 것이다.만약 당신들 백인 조상이 빼앗아 간 우리 인디언 선조들의 땅 값을 배상하라고 했다면,미국 정부는 콧방귀도 안 뀌었을 것이다.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북미 신대륙을 아메리카 원주민으로부터 ‘횡취’한 것은 역사의 문제이지,법적 문제가 아니라고 ‘법치’의 미국은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미국 백과사전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한 나라가 딴 나라의 땅을 뺏어 점령하고 있는 지역 및 국가 중의 하나로 미국이 등재돼 있는 경우가 많다.비록 기정 사실이 아니라 논쟁건이란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듯 미국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을 점령·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미의 ‘원주인’들은 땅 환수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그저 콜럼버스와 유럽 식민주의가 주조한 황당무계한 ‘인디언’ 대신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정당하게 불러 주기를 요망한다.미국 대륙에는 270여 곳의‘인디언 보호구역’이 산재해 있다.통틀면 2000만㏊로 미 대륙의 50분의 1을 약간 상회,한반도만한 데 그 대부분이 황량한 오지이고 황폐한 불용지라는 점에 우선 놀라게 된다. 그리고 보호구역 상당수가 부족 이름 뒤에 ‘네이션’이란 명칭을 달고 있어 외국인을 놀라게 한다.그러나 이름만 그러할 뿐 주·연방법이 엄연히 적용되는 자치지역일 따름이다.터키·이라크와 싸우는 쿠르드족도 아메리카 원주민과 같이 ‘스테이트’가 없는 ‘네이션’으로 정치학자들은 분류하지만,미국의 인디언 ‘네이션’은 정치적인 함의보다 어휘의 다의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그만큼 무력화된 것이다. 노예 수입이 마무리된 독립전쟁 당시 60만명이었던 미국 흑인은 지금 3300만명이다.유럽인이 들어올 때최소한 100만명이던 아메리카 원주민은 지금 인구조사에서 200만명이 채 못된다.1300억달러 소송에는 ‘인디언’의 한이 담겨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밀교의식 서울서 본다

    일반인은 물론 불교계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밀교(密敎)의식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불교 진각종이 종조인 회당(悔堂)대종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달 18, 19일 서울 하월곡동 진각종 총인원에서 여는 세계의 밀교의식 시연회.한국의 혜정(진각종 교육원장) 대정사,일본의 다카하시 류텐(진언종) 관수,나카시타 즈이호(진언종) 승정,티베트의 활불(活佛)니창 린포체,몽골의 고승 장람 스님 등이 참석해 각국의 밀교승단에 전해지는 특색있는 밀교의식들을 보여준다. 밀교란 7세기 대승불교의 화엄사상을 기본으로 하면서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성립한 불교의 한 갈래.몽골과 인도·일본 불교에서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에선 진각종이 밀교 종단으로 분류된다.이번 밀교의식 시연회는 국내에선 드문 밀교의 전통을 되살리고 밀교에 대해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자는 뜻에서 마련했다. 시연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밀교의식의 결정체라고 불리는 ‘호마’(homa) 의식(사진).불(火)과 밀교의 법구·공양물 등을 바치는 의식으로 불(佛)과 수행자의 합일을 기원하면서 동시에 불보살로부터 보은을 얻는다는 뜻을 담았다.밀교의 맥을 전승할 자격이 있는 ‘아사리’들에 의해 거행되는데 우리의 경우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원형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각종은 새달 17일 회당사상과 밀교를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며 18일에는 밀교의 성립과 전개를 주제로 토론회도 열어,나레쉬만 네팔 트리브바한대학 교수와 허일범 진각대 교수 등이 주제발표를 한다. 김성호기자
  • 이런책 어때요/ 명인명창 外

    ◆ “귀(耳)명창 중에는 뭐니뭐니해도 흥선대원군을 빼놓을 수 없다.당시 운현궁 사랑채 노안당을 드나들며 소리를 한 명창들이 하나 둘인가.김창환 이동백 송만갑 박유전 정정렬 장판개 등이 대원군의 총애로 어전에서 소리해 국창 칭호를 받은 이들이다.” 40년 넘게 사진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사진통멘 광대’로 통한다.전국의 소리꾼과 무격,놀음바치 판에 빠져들어 우리 전통예술을 증언하고 보존해왔기 때문이다.이 책엔 그가 가려 뽑은 한국의 명인명창 120인 이야기가 담겼다.여성명창의 유래,영호남의 삼현육각 등에 관한 해설문도 실었다.2만9000원. ◆ 선불교의 역사는,깨달음이라는 원형을 재생하거나 모방해 온 역사다.선불교와 불교간의 이 ‘원형논쟁’은 사활을 건 것이었다.선불교는 왜 불교를 모방했으며,선불교에서 마음을 원형으로 내세운 까닭은 무엇인가.선불교의 역사에 숨은 해석의 역사,이미지의 역사,인간의 역사를 살폈다.한국 불교계 쟁점 가운데 하나가 돈점(頓漸)이다.저자는 돈과 점을 번쇄한 철학적 이론이아니라 모종의 의지 혹은 욕망의 반영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한다.노동하지 않는(?)선불교의 노동관,붓다의 수제자 가섭 등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눈길을 끈다.1만2000원. ◆ 소요유(消遙遊)와 호접몽(蝴蝶夢)의 사상가 장자.그의 사상엔 시대의 흔적이 각인돼 있다.그가 산 시대는 전국시대 중기로 정치·경제적 변혁기이며,전쟁이 흔하고 제자백가가 난립해 혼란스러운 시기였다.평생 생활고에 시달리며 은거한 탓에 ‘비관적 염세주의자’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장자는 세상을 탐색하는 소요파인 동시에 제 이상에 충실한 사람이었다.이 책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의 과학적 상상력과 계몽사상가적 실천에 주목한다.아울러 산문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위대한 문학가로서 장자를 부각한다는 데 특색이 있다.1만5000원. ◆ 인류가 자신의 본질과 근원을 찾으려고 기울여온 노력의 여정을 다각도로 살폈다.티베트의 생명의 바퀴에서 유태의 일곱 갈래 촛대,이집트 사자의 서,자이나교의 우주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구현해낸 다채로운 영혼의 이미지를 통해 그 실체에 이르는 길을 찾는다.저자에 따르면 인도철학의 윤회사상과 불교의 업,그리고 기독교의 성찬식은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한 유사한 믿음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구현된 것이다.책에 실린 200여점의 아름다운 도상은 인간이 영혼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해 왔는가를 생생히 보여준다.2만2000원. ◆ 프랑스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버스로 한시간 남짓 가면 다다르는 파리의 중심가,이른바 ‘오페라구역’이라 불리는 이곳의 번화한 거리 가운데 ‘오페라거리’가 있다.파리 가르니에 오페라극장 앞에서 르와얄 궁전과 루브르박물관 일대로 이어지는 거리다.지금은 관광지로 바뀌었지만,1860∼70년대 오스만 남작의 주도로 이뤄진 파리 재개발 사업의 얼굴이기도 한 곳이다.카페문화’로 대변되는 이 시기의 예술가들에게 이 ‘모더니티’의 상징적 공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이런 시공간을 배경으로 19세기 프랑스회화의 흐름을 다룬다.2만원. ◆ ‘0의 신비’를 찾아 떠나는 유쾌한 지적 오디세이.‘없음’의 수학적 표현인 0의 역사를 추적,상대성이론·양자역학·초끈이론 등 인간이 우주의 근원을 설명하고자 만들어낸 이론 세계를 열어 보인다.미국 과학저술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저자는 특유의 재기발랄한 언어감각으로 난해한 이론을 쉽게 풀이한다.0이라는 개념이 없던 고대에는 사람들이 ‘비어 있음’또는 ‘없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표기했을까 등의 문제에서 고대의 황량한 ‘빔’개념,현대 물리학이 제기한 공(空)개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룬다.1만5000원.
  • 中·달라이 라마 9년만에 대화

    (홍콩 연합) 중국 당국자들이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특사와 회담을 가졌다고 중국의 고위 당국자가 16일 밝혔다. 럭촉(列確) 시창(西藏)자치구 인민정부 주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티베트 망명정부 주미 대표인 로디 기알첸 갸리와 15일 1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망명정부 고위급 인사와 공식대화를 나눈 것은 1993년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와의 대화 중단 선언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럭촉 주석은 “갸리 특사에게 지난 50년간 티베트에서 일어난 변화와 그동안의 경제적인 발전상을 설명했으며 갸리 특사는 아주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고위급 특사 4명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정부와 대화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3주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 中, 티베트에 햇볕정책?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유화적으로 바뀌고 있다.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67)의 측근 보좌관 2명이 지난 9일부터 중국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다. 티베트에 대해 강압정책으로 일관해온 중국의 기존정책과 비교할 때 놀라운 변화다. 이들의 베이징 방문이 공식방문이라는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측 주장에 대해 중국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방문”이라고 부인하고 있다.그러나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 간의 분위기가 긴장완화 쪽으로 흐르면서 대화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중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엄격히 금지하던 해외망명 티베트인들의 중국 방문을 올들어 개방하기 시작했다.이것만 해도 티베트 전문가들에게는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는데 급기야는 달라이 라마의 보좌관 2명이 베이징을 방문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티베트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는 배경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그러나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강압정책이 미·중 관계개선에 큰 장애로 작용해 왔으며 다음달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갖기 위해 좀더 유연한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민주주의 옹호해야 테러와 싸울수있어”11일 퇴임 로빈슨 유엔인권판무관

    [제네바 AP 연합] 오는 11일 퇴임하는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 5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저질러지고 있는 강대국에 의한 인권유린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출신인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7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모든 것이 T(테러)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이 국제테러조직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민권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아무런 기소절차없이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억류하고 있는 점이나 국제사법재판소(ICC)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빈슨 판무관은 “지난해 9·11테러사태는 단순히 많은 무고한 시민을 죽인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격한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이런 인도적인 기치를 옹호해야 하며,그래야 테러와도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자국내 반대파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체첸 공화국에 대한 러시아 군부의 진압작전,위구르 및 티베트의 이슬람에 대한 중국의 탄압사례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그녀는 자신이 당초 지난해말 4년 임기를 마치고 그만 두려했으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권유로 오는 2005년까지 새로운 4년 임기를 하는 줄 알았지만 미국과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좌절됐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 달라이 라마 방한 연내 성사될까? 조계종 초청 방침에 中 발끈

    최근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힌 뒤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달라이 라마 방한 문제가 또다시 답보상태에 빠졌다.정대 총무원장 발언 이후 불교계는 연내 초청을 추진한다는 계획 아래 발빠르게 움직이다 일련의 악재가 겹쳐 고심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방한이 활기를 띤 것은 지난달 초 정대 총무원장이 달라이 라마의 동북아 대사인 자툴 린포체와 접견하면서 달라이 라마에게 공식 초청장을 발송하는 것과 함께 정부에 공식초청을 건의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방한 추진에 다시 불이 댕겨져 달라이 라마 방한을 세 차례나 시도하다 현 정부 임기내 추진을 포기했던 달라이 라마 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박광서)는 입장을 바꿔 연내 성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대 원장의 약속 내용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가 발끈했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외교통상부 관계자에게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등 사태가 바뀌었다.티베트의 독립 움직임을 경계하는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규정하고 그를 초청하지 말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해 왔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조계종 초청으로 지난 2∼6일 방한이 예정됐던 중국 종교국 예샤오원(葉小文) 국장 일행이 방문 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오는 등 파장이 확산됐다.조계종이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이 없다.”며 중국 종교국을 달래 이들 일행은 결국 방한했으나 이번에는 달라이 라마 방한준비위의 큰 반발을 샀다. 방한 준비위는 지난달 28일 달라이 라마가 몽골로 가기 위해 서울을 경유하려다 아시아나항공의 돌연한 탑승권 발급 거부로 무산된 것도 중국 정부의 압력 때문으로 보고 있다.대북정책에서 중국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부로서는 달라이 라마 건으로 인해 중국과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준비위의 관측이다. 준비위는 “이번의 중국정부 대응에서도 드러났듯 중국이 가장 큰 변수”라면서 “타이완·스리랑카·일본 등 외국의 사례에서 입증됐듯 달라이 라마방한을 놓고 우려되는 중국의 외교적 압력이나 경제적 보복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준비위는 달라이 라마의 측근에게 공식 초청을 약속한 정대 총무원장의 입장정리가 향후 우리 정부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오는 10일 열리는 조계종 중앙종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민의 정부 마무리 국정과제] (5)외교통상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해야 하나,말아야 하나.” 국민의 정부 임기말 외교통상부가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사안의 하나다. 외교정책에는 ‘언제까지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시한이 정해진 사안은별로 없다.그러나 차기 정부가 국가적 외교현안에 주력할 수 있도록,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차원의 마무리 과제는 적지 않다.최근 불교계 및 시민단체에서 티베트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 추진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고,다음 정부 들어서 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 허용 문제는 중국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뜨거운 감자’란 점에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올해가 한·중 수교 10주년이고 탈북자 문제의 전향적 해결 등으로 어느 때보다 한·중관계가 돈독해진 상황을 감안한 고민이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도 연내 마무리 과제의 하나다.지난달 20∼23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제5차 한·칠레 FTA협상이 열렸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끝났다.동북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어떤 나라와도 FTA를 체결하지 못한 우리나라로선 칠레와의 FTA를 연내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오는 10월 서울에서 제6차 양자 협상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회의를 여는 등 조기 타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외교부가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한반도 평화공존기반 구축을위한 주변국과의 외교관계 강화.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일 관계를 비롯,대화 재개를 앞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막바지 4강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한·일 관계와 관련,교과서 문제 등 7대 현안이 있으나 월드컵 공동개최 등을 계기로 대체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최근에는 국제수로기구(IHO)가 발행하는 ‘해양의 경계’ 개정판에 일본해·동해 병기,또는 일본해 삭제 문제를 두고 한·일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최소한 병기는 아니더라도 ‘일본해’란 단어가 삭제돼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정부는 대북포용정책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굵직한 다자회의도 챙기고 있다.외교부는 이달 22∼24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10월 26∼27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APEC) 정상회의를 통해 그동안 정부가 주창해온 사업을 마무리해 보고한다.11월 4∼5일 캄보디아에서열리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제안으로 설치된 동아시아스터디그룹(EASG)이 최종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한국이 주최하는 큰 행사도 있다.11월 10∼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민주주의공동체(CD) 회의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 세계 70여개국 외무장관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전시 리뷰/ ‘고려·조선의 대외교류’ 전, 유물로 보는 선인들 해외교류

    “수녕옹주(1281∼1335)는 3남1녀를 두었다.왕씨의 딸을 찾아 바치라는 원황제의 명령이 있어 옹주의 외동딸도 뽑혀가게 되었다.옹주는 이를 애달파하다가 돌아갔다.” 최해(崔瀣)가 지은 수녕옹주(壽寧翁主)묘지석에 새겨져 있는 내용이다.원나라 요구에 따른 공녀(貢女)의 징발에는 왕실 고위층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02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를 기념하여 마련한 ‘고려·조선의 대외교류’특별전에서는 이같은 선인들의 교류 양상을,350여점의 유물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고려시대는 송·원·거란·여진과의 교류,조선시대는 명·청·일본과의 교류와 서학의 도입을 작은 주제로 삼았다.전시실 분위기는 흐릿한 조명까지 더해 무거운 편이다. 설명을 자세히 읽어 보는 인내가 없으면,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그러나 20∼30분만 확실히 투자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볼거리는 숨어 있다. 송광사가 소장한 티베트문 법지(法旨)도 그 가운데 하나다.원나라 불교계의 최고 권위자인 제사(帝師)가 고려의 진감국사 충지(忠志)에게 보낸 관 문서라고 한다. 조선 인조2년(1624년) 명나라에 사은 겸 주청사로 파견된 이덕형·오숙·홍익한 일행의 사행길을 25점의 그림으로 묘사한 항해조천도(航海朝天圖·중앙박물관 소장)는 명·청 교체기 여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전까지 사행로는 서울에서 의주를 거쳐 압록강을 건넌 뒤 요양을 지나 산해관·북경으로 가는 육로였다. 그러나 1621년 청이 요동을 점령한 뒤 대명외교가 단절되는 1637년까지는 바닷길로 바뀌었다.평안도 곽산 선사포를 출발하여 가도,요동반도 연안 대록도,발해해협의 묘도열도를 거친 뒤 산동반도의 등주항에 상륙했다. 조선시대 외국어 교재들도 눈길을 끈다.역과(譯科)시험은 중국어·몽골어·여진어·일본어 등 4과가 건국 초기부터 있었다.방효언이 1790년 편찬한 몽어유해(蒙語類解·서울대 규장각)와 최학령이 1791년 편찬한 일본어 교재 첩해신어(捷解新語·국립중앙도서관),신계암이 1703년 편찬한 만주어 학습서 팔세아(八歲兒·서울대 규장각) 등이 전시되어 있다. 표해록(漂海錄·국립제주박물관)은제주 출신 장한철이 1770년 유구열도와 호산도 등지를 표류한 경험을 쓴 것.과거시험을 보려고 일행 29명과 배를 타고 조천관을 출발하여 한양으로 가다가 표류했다.극한 상황에 처한 개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여 문학적 가치도 크다고 한다. 특별전을 모두 돌아본 뒤의 느낌은 그러나 산뜻하지 않다.고려·조선시대 대외교류의 종합적 양상을 본 것이 아니라,대외교류가 너무도 제한적이었다는 역사적 증거를 본 것 같다. 최근 고려시대에 서역과의 교류양상 등이 상당 부분 밝혀지고 있음에도,이대목이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도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이유의 하나가 될 것이다.보여줄 ‘유물’이 거의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전시기법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뜻만 있었다면 다른 방법을 찾지 않았을까.특별전은 10월13일까지 계속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달라이 라마의 여유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그가 움직이는 자리마다엔 항상 이런저런 화제가 무성하다.그를 추종하는 세계적인 톱 연예인들이 모임에 얼마나 많이 참석했느니,초청자 측이 얼마의 기부금을 내놓았느니 등등이 대서특필되는가 하면 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견제성 정책이 꼭 따라붙는다. 달라이 라마가 세계인의 관심대상이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우선 중국의 침략으로 험한 역사의 파고를 헤쳐온 티베트의 국가 상태가 그렇고 달라이 라마라는 인물의 종교적 위상이 주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아무래도 달라이 라마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비폭력과 평화의 원칙,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영혼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는 게 많은 이들이 그를 초청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최근 2∼3년간 한국도 그를 초청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시민·종교단체로 구성된 방한 추진단이 직접 다람살라로 건너가 공식 초청장을 보낸 뒤 방한일정까지 공개했으나 결국 무산됐다.당시 장자 종단인 조계종은 먼 발치서 남의집 구경하듯 방관했고 일부 불교계 인사들은 거부감까지 노골적으로 내비쳤다.우리 정부와 중국간의 관계 경색을 원치 않고 우리 불교계에서 달라이 라마를 무어 그리 큰 인물로 평가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또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종전에 뜨악한 반응을 보이던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적극적인 초청의사를 밝혔다고 한다.사뭇 눈치가 달라졌다.그래서인지 방한추진단도 고무돼 있고 연내 방한을 이루려 한다는 말도 들린다. 2000년 7월 달라이 라마 방한추진위원단을 따라 다람살라에가 그분을 만났을 때 가진 느낌은 상당히 온화하다는 것이었다.낮 12시 이후 일절 음식을 금하는 ‘오후불식’을 어김없이 지키는 그는 온화한 인상과는 달리 ‘예스’와 ‘노’를 분명히 가리는 냉철한 인물이었다.그러면서도 농담을 아끼지 않는 여유가 몸에 배어 있었다. 얼마전 달라이 라마를 만난 도올 김용옥씨는 마오쩌둥과 중국에 대한 언급에서 그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마오쩌둥과 중국이 티베트 민족에 저지른 악업은 기나긴 시간을통해 반드시 그대로 돌아갑니다.그러나 그들이 티베트 민족을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에 전 인류에 불법을 전파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감사해야 하지요.” 그로부터 ‘영혼의 양식’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갖는 순수한 초청이유야 얼마나 좋은 것인가.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우리처럼 조급하지는 않은 것 같다.무리하게 초청을 고집하기보다는 달라이 라마의 여유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김성호기자kimus@
  • 이런책 어때요/ 바이칼을 노래한 문호들

    세계에서 가장 깊고(1637m),가장 깨끗하고(수심 40m의 동전이 보임),가장 많은 담수량(세계 식수의 80%)을 가진 천혜의 호수 바이칼.1만3000년전 우리 조상이 남하해온 바탕골이며 몽골리안의 시원지인 바이칼 호수는 살아 숨쉬는 신화다.소설가인 저자는 만주와 몽골,티베트와 바이칼 일대를 네 차례에 걸쳐 답사한 끝에 이 역사문화 탐방기를 펴냈다.기행문형식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푸슈킨,파스테르나크 등 일찍이 바이칼을 노래한 문호들의 다채로운 감수성을 이해할 수 있다.1만 2800원.
  • [한·중 수교 10돌] (上-1)분야별 점검/ 中 한반도 중재자로 ‘변신’

    한국과 중국 두 나라는 오는 24일로 수교 10주년을 맞는다. 우리 외교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은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다. 이에 대한매일은 양국관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정치·외교 관계 “서울∼베이징 100분,도쿄보다 가까워졌다.” 동북아의 새 시대로 들어서는 설렘과 흥분으로 막을 연 한·중 수교 10년은 그야말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입증해 보였다.40여년 동안 우리 국민에 익숙했던 ‘중공(中共)’은 한국의 제2의 수출시장,다방면의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으로 다가와 있다.그러나 중국내 탈북자 처리문제,대중외교 자세,사회 전반의 중국에 대한 이해부족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큰 진전 인적·문화교류= 첫손에 꼽히는 성과는 단연 경제·인적 교류다.92년 8만 8000여명에 지나지 않던 쌍방 교류는 지난 한 해 177만 9000여명으로 20배가 넘었다.한국인 129만 7000여명이 중국을 방문했고,48만 2000여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중국내 한국인은 13만여명,한국내 중국인은 22만여명(산업연수생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경제적 성과에 비해 양측의 실질적인 중국통과 한국통은 손꼽을 정도다.영어,일본어에 비해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훨씬 적다.연간 1만명 정도가 배출됐다고 볼때 고작 10만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양국 모두 한국 전문가와 중국 전문가가 없다는 점도 정책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다. *대북정책 협력자로= 가장 큰 변화중 하나다.경제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중국 자체의 변화 요인과 더불어 중국은 북한의 배후에서 남북관계 중재자로 변모했다.중국의 표면상 한반도 정책은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자국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고,나아가 미국이나 일본의 개입을 견제하려는 현실적인 고려도 배어 있다.중국은 북한의 동요를 원치 않는다.매년 100만t씩의 식량과 원유를 지원하는 이유도 북한의 체제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그러나 중국정부의 북한에 대한정치적 부담이나 영향력이 이젠 많이 줄었다는 평이다.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지만,최근 실질적인 북·중,한·중 관계를 비교하면 우리가 안방을 차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우리의 외교자세= 이같은 전반적 관계 발전에도,우리 외교의 대 중국 자세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지난 5월 베이징 한국 영사관에 대한 중국 공안의 진입과 외교관 폭행 사건 등에서 중국측의 비외교적 ‘고압적’ 태도와 우리측의 조심스러운 자세가 대비됐다.정부는 중국의 탈북자 처리와 공관침입이라는 ‘주권침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중국 국기(五星紅旗)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불태운 사진을 빼달라고 각 언론에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중국측의 반대 입장에 따라 최종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족·탈북자 문제= 조선족 문제는 수교 뒤 생겨난 짙은 그늘이다.수교후 200만명에 이르는 중국내 조선족 사회는 뿌리째 흔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진출 러시 속에 15만명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낮은 급여와 차별 대우 등의 인권문제,한국내 노동시장 혼란 문제가 시급을 요하는 현안들이다.이와 함께 지난해 11월29일 헌법재판소가 “재러·재중 동포는 재일·재미 동포들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재외동포법 헌법 불합치 판정을 내린 것도 ‘대가정(大家庭)’이라는 소수민족 정책을 취하고 있는 중국 정부와 마찰소지를 안고 있는 문제다. 탈북자 문제는 지난 5월 양국이 우여곡절 끝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지만,10만∼30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중국내 탈북자의인권과 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제 북송,한국의 탈북자 지원 비정부기구(NGO)의 단속 등이 민감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반도 주변국과 중국의 자리매김=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반도 주변 4강국의 하나이고,보다 가깝게 다가왔지만 실체를 제대로 봐야할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우리 사회 전반의 미국과 일본에 대한 시각에 비해 대중 시각은 지나치게 관대하며 여전히 환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중국 고위 관리가 한국을 방문하면,정치권·기업인 할 것 없이 만나려고 줄을 서는 것 등은 신판 ‘사대주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엄연한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을 이상적으로만 접근,일반 투자자 등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경제교류/ 中 제2 수출시장 ‘급부상' 한국과 중국의 경제분야 교류는 수교 이후 급팽창했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2001년 기준으로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당당히 우리나라 제2의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대중(對中)수출은 7배,투자는 28배나 늘었고 누적 무역흑자는 333억달러에 이른다.그러나 한국이 1993년 이후 연간 50억달러 안팎의 무역흑자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중국의 우리 상품에 대한 반덤핑제소가 늘어나는 등 통상분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2000년 우리측이 중국산 마늘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이에 대응,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전화에 대한 수입금지를 추진하면서 생긴 ‘마늘 분쟁’은 양국 앞길에 놓인 통상 분쟁의 신호탄에 불과하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으로 양국 교역은 앞으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글로벌 경제시대에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양국은 서로 세번째 교역파트너= 수출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대중 수출은 92년 26억 5000만달러에서 2001년 181억 9000만달러로 규모면에서 6.9배나 성장했다.이 기간에 수출은 연평균 23.8%가 증가해 전체 수출증가율(7.8%)의 3배를 넘는다. 한국은 중국의 연해지역에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중국의 고도성장에 편승해 대중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수입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 시장이다.수입규모도 10년새 3.5배나 커졌다. *93년 이후 연속 흑자= 대중 무역수지는 수교 이듬해인 93년 흑자로 돌아선뒤 9년 연속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93∼2001년 흑자 누계액은 308억 3000만달러에 달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4년간(98∼2001년)의 흑자액이 208억 3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 842억 9000만달러의 24.7%를 차지한다. 이처럼 대중 무역흑자가 해마다 계속되면서 우리나라는 중국의 수입규제 최다 조사국에 오르는 불명예도 함께 안고 있다.중국은 97년 한국산 신문용지를 포함,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이후 21차례의 수입규제 조치를 발동했다.우리나라 상품은 반덤핑 15건,세이프가드 1건 등 모두 16건이 포함돼 있다. *중국산 ‘옷’이 가장 많이 들어와= 대중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제품이 3억 3000만달러(2001년)로 가장 많다.이어 유류제품,철판,전자부품,컴퓨터 순이다.10대 품목의 수출집중도가 92년 65.7%에서 2001년 55.6%로 떨어진 데서 보듯 주력 수출품의 편중도는 완화되는 추세다.지난해 중국에서 제일 많이 수입한 품목은 의류로 11억 4000만달러어치나 된다.석탄,컴퓨터,기능부품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투자는 28배 증가= 92년 2억 600달러였던 대중 투자는 올 6월말 현재 58억3000만달러(누계 기준)로 28배나 성장했다. 연도별로는 95,96년은 연속 8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투자여력의 부족으로 2000년에는 3억 8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그러나 올해는 7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향후 과제는= 양국간의 무역불균형은 통상협상에서 우리측에 항상 부담을주고 있다.대중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개별 통상현안이 전체 통상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하는 신중한 통상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달라이라마 방한하면 통역맡겠다”도올 김용옥씨,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 방문

    최근 신간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을 내고 방송강연에 복귀할 예정인 도올 김용옥씨가 20일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을 방문,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을 화두로 20여분간 환담했다.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아무런 연락없이 총무원장을 방문,우리 불교계가 추진중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책을 선물했다. 김씨는 “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총무원장의 물음에 “정직하고 깨끗한 분”이라고 답했다.또 총무원장이 달라이 라마 방한에 대해“달라이 라마의 초청 여부는 정치적 문제 등이 얽혀 쉽지 않다.”고 하자 “정치적 사안을 떠나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달라이 라마가 방한하면 통역을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총무원 방문을 마치고 최근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摩聖) 스님의 기고를 실은 ‘현대불교신문’이 운영하는 서점 여시아문에 들러 현대불교신서 시리즈 30여권을 구입했다. 마성 스님의 비판에 대해 김씨는“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며“논쟁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교가 그만큼 발전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또 29일부터 시작될 자신의 EBS 강연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성 스님은 “‘붓다가 깨달은 것은 연기(緣起)였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이미 교과서에 나오는 진부한 이야기이다.”면서 김씨의 신간에서 드러난 오류와 과장을 4개 항목에 걸쳐 지적했었다. 김성호기자 kimus@
  • ‘고려·조선의 대외교류’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조선의 대외교류’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27일부터 10월13일까지 연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을 기념하는 특별전답게 두 왕조의 아시아 교류 관계를 엿볼 수 있도록 유물 및 자료 500여점을 선보인다. 조선이 명나라에 보낸 사신행렬을 그린 ‘조천도(朝天圖)’와 ‘조선통신사행렬도(朝鮮通信使行列圖)’ 등의 그림,선조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고지도등 다양한 유물이 출품된다. 또 고려와 원나라 사원의 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송광사의 ‘티베트문 법지’가 처음으로 전시되며,조선통신사가 지나는 길의 명승지를 보여주는 ‘차로승구(路勝區)’,주변지역 정보를 담은 ‘곤여도(坤輿圖)’도 공개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신바람몰고 다니는 ‘먹물소리꾼’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임진택

    전주에 있는 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임진택 총감독을 만나고 있을 때다.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님의 직함을 하나만 쓰자면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임진택은 잠시 생각하더니 “연출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하긴 그렇다.가극 ‘남한강’과 마당극 ‘밥’에 연극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완판창극 ‘춘향전’까지 온갖 장르를 연출가로 섭렵했다. 최근에는 과천 세계마당극큰잔치와 세계통과의례 페스티벌,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등을 연출했다.그것도 언제나 총감독이나 예술감독 같은 거창한 직함이 뒤따랐다.그러니 ‘연출가’로 써달라는 것도 그로서는 겸손함을 앞세운 자부심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화에다 그렇게 대답하는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연출가는 무슨 연출가,먹물소리꾼이지!” 그는 전북 김제 출신이다.훗날에야 전해들었다는 동학군 출신 외증조 할아버지의 존재가 지금도 자랑스럽지만,정작 자신은 초등학교 1학년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경기고와 서울대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임진택(52)은 1980년대 ‘오적’과 ‘똥바다’‘오월광주’로 소리판을 휘저었다.창작판소리라지만 판소리를 위한 창작이 아니라,‘운동’을 위한 창작이었는지도 모른다.미성도 아닌 탁성으로,밝은 소리판보다 어두운 현장을 누빈 그는 당당한 ‘소리 운동가’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전북 제2청사라는 ‘관청’한쪽에 앉아,나랏돈 써가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그에게 80년대와 2000년대는,‘먹물소리꾼’과 ‘축제 총감독’이 주는 어감의 차이만큼이나 진폭이 큰 셈이다. 그에게 ‘전주 세계소리축제 2002’(8월24일∼9월1일)의 총감독을 맡은 감회를 묻자,돌아온 첫마디가 “PD를 하다 TBC(동양방송)가 80년 KBS에 통합돼 쫓겨난 뒤 정식급여를 받은 것이 처음”이라면서 “생활걱정이 없어 좋더라.”는 소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단위 예술작품의 힘보다는 축제라는 대동적 방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신바람을 스스로 솟구치게끔 돕는 일이 내게주어진 가장 중요한 몫”이라고 총감독다운 각오를 피력했다. 한편으론 “나이 들면서는 뭘 하든지 온화하고 원만하게 꾸려가고 싶다.”면서 “내가 만들어 하는 축제 같으면 빚져가면서라도 할 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쳐 축제 준비에 쉽지 않은 구석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왜 이론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소리로 운동을 했느냐.”고 옛날 얘기를 다시 꺼냈다.그는 “내가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는 문화예술에 탐닉하는 스타일이 아니다.학생운동과 문화운동의 결합 같은 것이었다.“고 밝히고 “그런 점에서 나의 예술활동은 매우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정치적 예술활동’을 하는 먹물소리꾼으로 민주화운동에 공헌한 그에게는 당연히 정치판에서의 유혹도 적지 않았다.그는 “특히 정치적 전환기에는 권유가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높을 때는 찾아오지 않다가,개혁 성과가 미미하거나 새 인물로 수혈할 필요가 있을 때만 요청이 오더라.”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떨어지면 예술로도 복귀가 어려울 것 같았다고 했다.그렇게 몇차례 고심하다 보니 나이 50을 훌쩍 넘겼고,정치권은 이미 세대교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축제전문가로 자연스럽게 변신한 바탕은 무엇일까.그는 “좌우의 문제는 양면성과 균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나는 마음은 왼쪽에 있지만 몸은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좋은 학력과 경제적 혜택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사상과 세계관을 결정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예술관 역시 ‘마음’에 해당하는 이론과 ‘몸’에 해당하는 실제를 분리하지 않는다.그동안 판소리를 하든,마당극을 하든 반드시 연출론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는 “조화와 균형으로 전체를 아우른다는 생각으로 이론과 실제를 분리시키지 않는 작업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주 서동철기자 dcsuh@ ■소리축제 볼거리·들을거리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도 한정식처럼 푸짐하다.24일부터 9일동안 43가지 ‘먹거리’를 펼쳐놓는다.공연단만 16개국 4500여명에 이른다. 축제는 ‘소리문화의 전당’권역과 ‘전통문화특구’권역으로 나눠 열린다.2100석의 모악당과 700석의 연지홀,7000석의 야외공연장으로 이루어진 소리문화의 전당은 최첨단 공연장이다.반면 풍남문과 경기전,전동성당,한옥체험관이 밀집한 전통문화특구는 고도(古都)의 분위기가 물씬하다.이 정취있는 공간들이 그대로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프로그램을 보면 ‘반찬’가짓수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큰 접시에 화려하게 담아도 손이 가지 않을 음식이 있는가 하면,작은 종지에 담긴 젓갈 하나가 때론 ‘밥도둑’노릇을 톡톡히 하는 법.잘만 고르면 소리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24일∼9월1일,연지홀 정원마당)는 소리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이누이트 에스키모,내몽고 합창단,벨라루스 여성합창인 그람니스키,코트디부아르 원주민합창,그루지야 남성합창인 라샤리앙상블,아제르바이잔 샤르그뷸뷸,몽골의 허메이 등 11개국 종족음악을 한자리에 모았다. 판소리 팬이라면 ‘과식’이 염려될 지경이다.중국의 설창과 일본의 가타리모노,몽골의 벤슨울게르,인도의 가타 등 아시아 지역의 1인 구비서사 노래를 초청한 것도 판소리와 맥이 닿는 음악형태를 찾아보자는 뜻이다. ‘명창등용문’(24∼30일,명인홀)은 왕기석과 조주선 등 맹렬한 기세로 자라는 신예 소리꾼들의 무대다.‘판소리 명창명가’(24∼25일,31∼9월1일,명인홀)는 김영자 홍정택 오정숙 최란수가 제자들과 꾸민다.‘득음의 경지 완창발표회’(26∼30일,명인홀)에서는 윤진철 이순단 이난초 김수연 민소완이 판소리 한바탕씩을 들려준다.그런가 하면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26∼30일,전통문화센터)에서는 안숙선 김일구 전정민 이일주 조통달 등 최고 명창이 하루씩 출연한다. 경기전 안뜰에서는 ‘명상음악으로의 초대’가 있다.인도의 아유타와 가야금 백인영(24∼27일),티베트의 나왕케촉과 대금 신용문(28∼31일)이 각각 고유한 명상음악을 들려준다. 전동성당에서도 필리핀 산미겔합창단(24∼27일)과 체코 비발디 체임버 오케스트라(28∼31일)공연이 열린다. 이밖에 대서사음악극 ‘혼불’(24∼25일)과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29∼30일),가무악극 ‘정읍사’(9월1일,이상 모악당)공연과 중국돈황예술극원이 당나라 시대의 음악과 춤을 복원한 ‘돈황악무’(27일,모악당)공연도 눈길을 끈다. 소리축제 조직위 홈페이지(www.jsf.or.kr)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서동철기자
  • ‘돌아온 도올’ 15개월만에 대중강연

    지난해 5월 인기리에 방송되던 KBS 강좌 ‘도올의 논어 이야기’를 갑작스레 중단한 채 일절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도올 김용옥(金容沃·전 고려대교수)씨가 1년3개월만인 지난 10일 첫 대중강연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도올은 이날 오후 참여불교 재가연대 주최로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열린 ‘불교의 본래 모습-달라이 라마를 만난 후’라는 제목의 초청강연에서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돌출적인 발언으로 시종일관 청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도올은 지난 1월 인도 보드가야에서 이틀간 대좌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와의 대담을 중심으로 강연하면서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과학이다.”라고 역설해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그는 특히 “불교가 무엇이냐.”는 자신의 질문에 “불교는 무신론이며 과학”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답변을 인용하면서 “우리나라 선불교의 잘못된 전통 때문에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에 대해서도 “근대화 과정에서 유입된 기독교가 20세기 한국 사회에서 많은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인정하지만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폐해는 바로 우리 사회를 광신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갑자기 KBS 강좌를 그만 둔 이유에 대해 “목이 아팠기 때문”이라고 처음 밝히고 “지금도 인후염으로 인해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강연에서 1000석이나 되는 동국대 본관 중강당이 강연 1시간 전에 모두 찼으며 일부청중은 강단 주변과 계단에서 강의를 들었다. 김성호기자 kimus@
  •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3권 출간

    어디 한곳에 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지적 편력과 독설 때문에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도 유별난 인물로 평가받는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철학과 교수.그리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대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최근 김씨가 통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은,원시불교를 축으로 두 사람이 가진 사고와 세계관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흥미있는 책이다.도올이 한달간의 인도 순례에서 얻은 원시불교에 관한 지적 사유와 지난 1월 11∼12일 인도 보드가야에서 친견한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3권으로 묶었다. 책은 팔리어삼장(경장·율장·논장)을 중심으로 원시불교를 탐구한 제1권,인도여행을 통해 불교미술사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제2권,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인 제3권으로구성됐다. 도올이 책에서 줄곧 주장하는 것은 ‘역사 속의 불교,역사 속의 싯달타(붓다가 되기 전의 속명)’.그는 “팔리어 삼장을 통해 본 붓다의 모습은,차디찬 금동불상이 아니라 2500년전 인도 땅 마가다 지역에서 산 고뇌하는 한 청년이었다.”고 적고 있다.티베트에서 붓다의 화신으로 통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도 ‘역사적 붓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한다. 3권에 풀어쓴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이 느껴진다.대화는 “붓다가실제로 역사 속에서 우리와 같이 존재한 인간이냐.”는 도올의 도전적인 물음으로 시작된다.달라이 라마의 답변은 이렇다.“실존한 어떤 개인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팔리어 삼장 체계가 성립할 수 없다.그러나 불교의 가장 원초적인 출발은 싯달타라는 역사적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싯달타라는 인간이 구현하려고 했던 진리에 있다.”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세계의 종교를 보는 눈은 놀랄 만큼 일치한다.“불교는 과학이라는 인과세계의 신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불교로의 세계사적 전환이 불가피하다.”는공감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책에는 종교와 과학,티베트의 불행한 역사적 운명,21세기 인류사의 정신적 패러다임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두 사람이 영어로 벌인 토론이 빼곡히 실려있다. 티베트를 점령한 중국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시각에선 여유마저 보인다.도올이 “중국 마오쩌둥 주석이 서거했을 때 성하께서는 애도를 표시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달라이 라마는 “어찌 됐든 마오쩌둥은 중국 사람들에겐 주체적인 역사를회복시켜준 은인이 아니냐.”고 즉답한다.이어서 “마오쩌둥에게 감사할 것이 또 있냐.”는 물음엔 “그는 우리를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 인류에게 불법을전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틀간의 만남 뒤 도올은 달라이 라마를 ‘무한한 호기심의 소유자’라고 기록한다.남의 말을 참으로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다. 도올은 “당신은 정말 깨달으셨습니까,정말 깨달으셨다면 그것을 저에게 전달해 주실 수 있습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고는 잔뜩 긴장한 채 떨었다고 한다.그리고는 “깨달음을 물으신다면,공(空)과 자비를 통해 조금 이 우주와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다는 것뿐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답변에 눈물이 고였다고적고 있다. 한편 도올은 10일 오후2시30분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최고권위 인도학 불교학대회 6·7일 서울 동국대서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불교학 학술대회인 ‘인도학불교학 학술대회’가 6·7일 서울 동국대에서 열린다. 동국대와 일본 인도학불교학회(이사장 마에다 에가쿠)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타이완 인도 미국 등지에서 500여명의 불교학자들이 인도·티베트 불교 등 10개 분과에서 총 250편의 논문을 발표할예정이다. 특히 한국불교학과와 관련한 2개 분과가 마련돼 국내학자 25명,외국학자 26명 등 51명이 한국불교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불교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불교 관련 논문으로는 동아시아 불교사상사 및 화엄학 분야의 권위자인 기무라 기오타카 교수가 발표할 ‘해인삼매고’,이시히 코우세이 교수의‘원효 화엄사상의 원류’가 국내외 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미토모 겐요 교수는 ‘일한 불교학 교류의 아버지,김동화 박사의 일고찰’,후지 요시나리 교수는 ‘원효의 도솔천 왕생관’,사토 아츠시 교수는 ‘한국불교에 있어 화엄교학과 밀교와의 융합’을 각각 발표한다. 1951년 도쿄대 인도철학과 미야모도 쇼우존 교수가 창립한 이 학회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불교학자를 배출하는 요람 역할을 통해 권위와 전통을 인정받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2500여 회원이 가입해 있다. 학회에서 매년 2차례 발간하는 ‘인도학 불교학회지’는 불교학·인도학 연구자들의 필독서로 평가받을 정도다. 국내에서는 학자와 유학생 등 1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김성호기자
  • 동양의 광기-인도중국·이슬람권 광기 현상 조명

    미셸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동양의 그것을 따로 거론하지는 않았다.푸코는,이성이 광기(狂氣)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개입하게 되는 숨겨진 폭력성과 억압을 진지하게 성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현상만을 다뤄 아쉬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광기라는 정신의학적 현상이 명백하게 사회적 반향 혹은 결과임에도 서로 판이한 사회적 조건을 가진 동양의 그것을 배제함으로써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푸코가 놓친 ‘절반’에 대해 살핀 오다 스스무의 ‘동양의 광기’(김은주 옮김,다빈치)가 출간됐다. ‘광기’라는 주어진 주제에 천재적 성찰로 접근해 이전에 누구도 내놓지못한 결론을 제시한 푸코와 달리,이 책은 인도와 중국·이슬람권의 광기에 관한 사료와 현상을 박물지적으로 제시해 2차 연구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고대 인도의 신비사상,인간의 심상을 불교적 관점으로 해석한 인도의학의 광기관,불교의학의 전통을 잇는 티베트의 의학과 중국문화사를 관류하는 치밀한 광기 구조,코란과 중세과학을 토대로 전개된 이슬람의 정신의학 등이 매우 흥미있게 기술돼 있다. 오다 스스무는 책을 통해 서구인들에 의해 규정된 오해,즉 ‘동양의 정신의학은 미개한데다 종교·주술적이었으나 서구 정신의학이 바로 잡았다.’는시각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한다.오히려 동서양의 그것이 각각 ‘절반’일 뿐이라는 주장에서,푸코의 이론을 동양적으로 실증하면서도 그와는 전혀다른 실증적 시각에서 시도하는 접근법이 사뭇 진지하다.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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