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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사브리나의 아버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사브리나의 아버지

    영화 ‘사브리나’를 기억하시는지. 빌리 와일더 감독이 1954년에 만든 로맨틱 드라마(오드리 헵번 주연)를 1995년 시드니 폴락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연출자 시드니 폴락은 ‘인디아나 존스’의 톱스타 해리슨 포드와 ‘가을의 전설’ 등으로 급부상한 줄리아 오몬드를 전격 캐스팅해 한 편의 아름다운 로맨틱 드라마를 완성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오드리 헵번이 맡았던 사브리나 역을 줄리아 오몬드에게 맡긴 것은 역사상 최악의 캐스팅이라면서 리메이크 작품을 혹평했다. 세기의 여우(女優) 오드리 헵번에 대한 흠모가 줄리아 오몬드에 대한 폄하로 이어졌으리라. 하지만 나는 ‘각별한 이유’로 원작보다는 리메이크 작품에 주목한다. 리메이크 작품에는 1954년 원작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인상적인 장면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사브리나의 아버지 페어차일드는 부잣집 운전기사다. 영화에서 그는 딸 사브리나에게 옛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왜 자가용 운전기사로 취직했는지를 설명한다. 그가 젊은 날 직업 선택에서 고려한 조건은 오직 하나, ‘독서할 시간적 여유’를 많이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영화에서도 그는 대부분 독서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고용주가 살림집으로 내준 별채도 온통 책으로 가득하다. 부잣집 운전기사 일을 하면서 틈만 나면 책을 손에 드는 그의 모습은 무척 낯설고 신기하다. 한국 사회의 통념과 상식으로 보면 지극히 이질적이고 운전기사답지 않은(!) 모습이다. 리메이크 ‘사브리나’의 특별한 대목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한국 영화에서도 ‘독서할 시간적 여유’만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페어차일드 같은 캐릭터를 설정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감, 즉 리얼리티가 뚝 떨어질 것이다.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우리네 풍토에서는 대단히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설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2005년 대전의 헌책방 모습. 그러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한때 신간을 먼저 읽으려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대학가 서점들도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더이상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풍경이기에.
  • [씨줄날줄] 미국산 무기 수입/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국산 무기 수입/박록삼 논설위원

    ‘주한미군 철수하라.’ 1980~1990년대 통일운동 세력의 단골 구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고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크게 얻지 못했다. 이 구호는 2000년대 들어 자연스럽게 잠잠해졌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야당 시절은 물론 집권 이후에도 주한미군 필요성 및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틈만 나면 강조했다. 안보불안으로 남남갈등이 발생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북한 김일성·김정일 또한 ‘주한미군 주둔 인정’을 유훈으로 남겨 놓았다. 한·미 동맹 유지를 둘러싼 사안의 예민함을 드러낸 현상들이었다. 대가는 비쌌다. 미 의회조사국(CRS) ‘무기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1996∼2003년 한국은 이 기간 88억 달러의 무기를 수입했고, 이 중 62억 달러, 즉 70.4%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이 한·미 동맹의 의구심을 빌미로 무기를 강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달 발간된 ‘2018 세계 방위산업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2008~2017년 10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에 이어 세계 3위의 미국산 무기 수입 국가였다. 약 7조 6000억원(67억 31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의 전체 무기 수입 규모 중 미국산 무기의 비중은 53%를 차지했다. 참고로 미국 동북아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핵심 파트너인 일본의 미국산 무기 수입은 37억 5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민들 사이에서 ‘차라리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주장이 다시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했다. 미세한 균열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9602억원에서 50%나 올린 1조 4400억원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던 때였다. 진통 끝에 8.2%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정해지긴 했지만, 주한미군 규모가 3만 8000명에서 2만 8000명으로 줄어들었고, 미집행 분담금이 1조원 남은 상황이었기에 혈세 낭비라는 불만이 증폭됐다. 미국산 무기 도입에는 방산비리라는 문제도 끼어 있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율곡사업 비리’에도, 김영삼 정부 미국 로비스트인 ‘린다 김 사건’에도 미국의 전투기, 군함 등의 도입이 문제였다. 이 때문인지 ‘자주국방’을 주장한 노무현 정부는 방위사업청을 만들었다. 진짜 문제는 한국이 미국산 무기의 큰손이지만, 기술 이전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점이다. 오히려 미국은 그동안 자동차, 철강에 고율 관세를 매겨 한국 경제를 압박하기도 했다. 더불어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2년 전 한·미 정상회담 후 “한국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를 주문할 것이며, 이미 승인된 것도 있다”면서 여전히 ‘호갱’ 취급을 한다는 점이다. 호혜적이라야 진짜 동맹이다. youngtan@seoul.co.kr
  • ‘아는형님’ 김서형 댄스 본능X오나라 치어리딩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아는형님’ 김서형 댄스 본능X오나라 치어리딩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배우 김서형과 오나라가 ‘아는 형님’에서 몸 사리지 않은 열정으로 활약해 역대급 시청률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9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는 ‘SKY 캐슬’의 주역 김서형, 오나라가 전학생으로 함께 했다. 이날 김서형은 극중 김주형의 차갑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완전히 벗어버리고 털털한 매력으로 형님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틈만 나면 막춤을 추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김서형은 “원래 흥이 많다”면서 “회식 자리에서 항상 끝까지 있는 이유도 노래방에 가기 위해서다”라며 가무를 즐긴다고 털어놨다. 이에 강호동은 즉석에서 노래방을 마련했고 김서형은 서울패밀리의 ‘이제는’을 열창하며 특유의 스텝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여 형님들을 초토화시켰다. 경희대에서 무용을 전공한 오나라는 “대학 때 치어리더로 활동했다. 1994년 연세대와 경희대의 경기 때 서장훈을 많이 만났다. ‘타도 서장훈’을 외쳤었다”고 남다른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나라는 경희대 현역 응원단 후배들과 함께 치어리딩을 선보였다. “22년 만에 처음 한다”면서도 파워풀한 동작을 절도있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9일 방송된 ‘아는 형님’ 김서형, 오나라 편은 9.58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이는 지난 2일 방송분 6.1%보다 무려 3.485%P 상승한 수치며, 지금까지 역대 시청률 1위를 지켰던 싸이 편의 7.0%마저 뛰어넘은 자체 최고 기록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 대통령 “인공강우도 고민”…미세먼지 대책 전환기 오나

    문 대통령 “인공강우도 고민”…미세먼지 대책 전환기 오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의 대화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환경부 업무보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 나오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을 정도로 이 문제를 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흘 연속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15일 참모들과 가진 티타임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쉽지 않은 것은 알지만 국민이 체감할 특단의 대책이 없는지 더 찾아보라”며 “인공강우가 가능한지,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미세먼지 문제가) 현재 문 대통령의 제일 큰 관심사 중 하나”라며 “틈만 나면 그 얘기를 하신다”고 덧붙였다. 15일 대기업·중견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평균 수치는 작년보다 개선됐지만 심한 날의 수치가 악화해 국민이 느끼시기에 더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업들 차원의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지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설치해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의사로 변신한 모습 ‘지적 카리스마’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의사로 변신한 모습 ‘지적 카리스마’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이 촌철살인 팩트 폭격기 ‘이정상’으로 변신했다. 전혜빈은 지적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모습으로 포착돼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이시영과 쌍둥이 자매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19일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 연출 진형욱 / 제작 초록뱀미디어) 측은 전혜빈의 캐릭터 스틸을 공개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드라마. ‘우리 갑순이’,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장밋빛 인생’ 등으로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필력으로 재미있게 펼쳐내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고, 재미와 감동까지 안긴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다. 극 중에서 전혜빈이 분하는 이정상은 ‘풍상씨 5남매’ 중 셋째이자 이화상(이시영 분)의 쌍둥이 언니로 지적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인물. 대학 병원 의사인 그녀는 자수성가한 개천용(개천에서 난 용)의 아이콘으로 풍상씨의 자랑이자 5남매 특급 에이스다. 온 가족에게 틈만 나면 거침없이 “정신차려!”를 외치며 반박할 수 없는 논리력을 바탕으로 팩트 폭행을 시전해 말문이 막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불같이 뜨거운 화상이와 쌍둥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냉철하고 차가운 매력의 소유자다. 공개된 사진 속 의사 가운을 완벽하게 소화한 정상이가 풍상씨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자신에게 다소 차갑게 쳐다보는 정상이에게 부담 없이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는 풍상씨의 모습에서 정상이를 향한 풍상씨의 무한 신뢰를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정상이가 병원 복도에서 주저 앉은 채 포착돼 시선을 강탈한다. 이어 그녀가 옥상에서 주먹을 꼭 쥐고 차오른 눈물을 안간힘을 다해 참고 있어 대체 정상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왜그래 풍상씨’ 측은 “이정상은 시크하지만 누구보다 바르게 자라 풍상씨에게 마음의 기둥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그럼에도 그녀가 풍상씨의 뒷목을 잡게 만들게 된 사연은 대체 무엇일지 그리고 쌍둥이 동생 화상이와 보여줄 케미는 어떨지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오는 2019년 1월 9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초록뱀미디어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개헌·푸틴 경제 맞물린 ‘쿠릴’ 반환… 양국 새달 담판 짓나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개헌·푸틴 경제 맞물린 ‘쿠릴’ 반환… 양국 새달 담판 짓나

    일본은 대부분의 주변국들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나라다. 한국에 대해서는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북쪽 홋카이도 바로 위 ‘쿠릴열도 4개 섬’을 놓고도 러시아와 70년 이상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쿠릴 4개 섬을 둘러싼 양국 간 대화가 급진전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개 섬 영유권 협상 타결과 이를 통한 평화조약 체결에 어느 때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쿠릴 4개 섬을 둘러싼 양국 갈등의 역사와 협상 전망, 과제 등을 문답으로 알아본다.→일본과 러시아 간 쿠릴열도 4개 섬 분쟁은 언제 시작됐나.-쿠릴열도는 홋카이도~캄차카반도 사이 1300㎞ 바다 위에 줄줄이 이어진 56개의 섬과 바위섬들을 말한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에토로후, 구나시리, 하보마이, 시코탄 등 열도 최남단의 4개 섬이다. 이곳을 실효지배하고 있는 러시아는 ‘남쿠릴열도’(사할린주)라고 부르고, 일본은 ‘북방영토’라고 부른다. 2016년 기준 4개 섬에 1만 6700명의 러시아인이 살고 있다. 일본이 러시아에 섬들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데는 나름의 역사적 근거가 있다. 4개 섬은 메이지유신 이전인 1855년 일본 막부와 러시아 사이에 맺어진 통상조약에 의해 일본에 편입됐다. 일본의 영유권과 실효지배는 1905년 러·일 전쟁 승리로 더욱 공고해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 진영은 1943년 카이로선언과 1945년 얄타협정을 통해 쿠릴열도 전체에 대해 소련(현재의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소련은 일본 패망 직후인 1945년 8월 28일~9월 5일 4개 섬을 점령하고 일본인 주민 1만 7300명을 추방했다.→4개 섬은 홋카이도에 바짝 붙어 있는데, 러시아에 중요한 이유는. -러시아는 4개 섬 면적 합계의 93%를 차지하는 에토로후(63%)·구나시리(30%)에 군인 3500명을 주둔시켰다. 2016년에는 미국·중국을 의식해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 지역이 동부 최대 항구도시이자 군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북극해 항로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러시아 정부는 에토로후·구나시리를 중심으로 도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지금까지 양국 간에 4개 섬 반환협상은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 -일본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국과 강화조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주권국가로서 지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당시 소련은 일본의 재무장 가능성 등을 이유로 조약 서명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두 나라는 법적으로는 계속 전쟁 상태에 있게 됐는데, 1953년 소련의 철권통치자 스탈린이 사망하고 흐루쇼프가 집권하면서 국교 정상화 협상이 시작됐다. 협상에서 소련은 “쿠릴 4개 섬은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정당하게 얻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최종 단계에서는 ‘하보마이, 시코탄 등 2개 섬은 돌려줄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당장 전쟁 상태를 종식하는 게 급했던 일본은 소련의 제시안을 토대로 1956년 10월 일·소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러시아가 2개 섬을 일본에 넘겨주는 것을 전제로 평화조약 협상을 계속하되 2개 섬의 인도는 조약 체결 후에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런데도 2개 섬의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일·소 공동선언이 1956년 12월 발효됐지만, 공교롭게도 그 이후 동서 냉전이 심해졌다. 소련은 1960년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새롭게 체결되자 “주일미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하보마이·시코탄의 인도는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이에 일본도 ‘4개 섬 전체 일괄반환’을 주장하며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이후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소련의 붕괴 등 거대한 세계사적 변화를 거치며 협상은 진전의 기회를 맞기도 했으나 최종 타결은 번번이 무산됐다. →앞으로 양국 협상은 어떻게 전개되나.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한 협상 추진에 합의했다. 일본으로서는 강하게 주장해 온 ‘4개 섬 일괄반환’에서 후퇴해 ‘2개 섬 반환’으로 요구 수위를 낮춘 셈이다. 협상은 각각 고노 다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책임자로 하는 양국 실무협상단이 담당한다. 여기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 아베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해 대강의 합의를 도출하고 이후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뭔가를 결정짓는다는 게 양국의 구상이다. →일본이 ‘4개 섬 일괄반환’에서 ‘2개 섬 반환’으로 입장을 완화한 이유는. -러시아가 구나시리와 에토로후를 돌려줄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결정적이다. 그러나 2개 섬 반환으로 수위를 낮춘 데 대해 벌써부터 일본 내부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우선 2개 섬 반환+알파(α)’를 표방하고 있다. 여기에서 α는 돌려받지 못하는 구나시리·에토로후에 대해 특별한 권리를 확보한다는 것인데 현실성은 없다는 관측이 많다.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왜 협상을 서두르나. -역대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은 ‘북한과 국교 정상화’와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을 가장 중대한 외교적 과제로 인식해 왔다. 내년 11월이면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는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 말까지인 자신의 임기 내에 적어도 일·러 평화조약만큼은 이뤄낸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스스로 쿠릴 반환을 ‘일본 전후(戰後) 외교의 총결산’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외교적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최근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대러시아 외교를 자신의 숙원인 개헌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노리는 것은 일본의 돈이다. 자국 내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협력과 직접투자를 갈망하고 있다. 러시아는 틈만 나면 일본 측에 “일본 기업인들에게 대러시아 투자 확대를 독려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협상을 서두르기에는 러시아의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아무리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지만, 당장 갖고 있는 영토를 포기하는 방향의 협상이 되다 보니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지극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1956년 공동선언에는 단순히 소련이 2개 섬을 양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돼 있을 뿐 어떤 근거로 누구의 영유권하로 들어갈지는 언급돼 있지 않다”고 말해 기대에 부풀어 있는 일본 측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영토를 돌려받으려는 입장이다 보니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노 외상은 지난 11일 쿠릴 반환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대놓고 무시해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일본에 돌려준 섬들이 자국을 겨냥한 미군의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도 러시아로서는 우려하는 부분이다. 아베 총리가 직접 푸틴 대통령에게 미군이 들어오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기본적인 미·일 관계를 감안할 때 100% 장담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최종 협상타결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양국 정상이 저마다 노리는 목표가 분명해 협상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그동안에도 잘나가다 무산된 적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러시아는 자국민의 반발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져 있는 상태라는 점도 과감한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는 2개 섬 반환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주민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박건승 칼럼] 구멍가게, 안타깝다

    [박건승 칼럼] 구멍가게, 안타깝다

    이 땅에 편의점이 생긴 것은 1982년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다. 1945년 광복 직후 시작된 통금이 37년 만에 없어진 것에 맞춰 몇몇 자생적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대부분 얼마 버티지 못했다. 동네의 작은 구멍가게에 익숙했던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까닭이다. 요즘 식의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1989년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 처음이다. 한국 풍토에 잘 맞지 않을 것 같았던 편의점은 30여년 만에 4만개로 늘어났다. 연간 총매출액이 22조원이다. 가히 기록적이다. 이제는 ‘편의점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판이다.편의점의 화려한 부상 뒤에는 구멍가게의 희생이 꽤나 컸다. 지난 10년 사이에 구멍가게가 3만개나 사라졌다는 것은 편의점이 구멍가게를 자양분으로 삼아 덩치를 늘렸다는 방증이다. ‘식탐’이 지나치면 배탈이 나는 법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역에 따라 50~100m 이내에는 편의점을 못 내게 하고, 본사는 점주에게 오전 심야시간대(0~6시) 영업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경영 악화로 희망폐업을 원하면 영업 위약금을 깎아 주거나 면제해 준다. 일테면 ‘개업은 어렵게, 폐업은 쉽게’라는 처방인데, 내용을 찬찬히 훑어보면 허술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시간적 편리성은 편의점의 최대 강점이다. 편의점은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가맹점주가 원하지 않으면 조기·심야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편의점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폐업이 더욱 수월해지는 데 따른 알바직 사원 감소 등의 후유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힘 달리는 업체는 도태시키고 몇몇 대형 업체만 살리겠다는 뜻이니 머잖아 두세 개 대형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 독과점의 혹독한 폐해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편의점은 동네 지역공동체 문화를 무너뜨린 죄, 상품 가격을 부풀려 소비 행태를 왜곡한 죄를 지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서로 아는 척하거나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지역공동체 문화를 운운할 곳이 못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편의점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잘 알지 못한다. 구멍가게에서 600~700원에 파는 작은 생수(0.5ℓ) 한 병 값이 편의점에서는 950원이다. 250~350원이나 차이가 난다. C콜라 큰 병(1.5ℓ) 값은 3400원으로 구멍가게보다 700원을 더 받는다. 구멍가게에서 2400원 받는 C캔 맥주(500ℓ) 값은 2700원으로 300원을 더 받는다. 그런데도 편의점이 부풀려 놓은 가격이 정상적인 양 그 누구도 문제 삼으려 들지 않는다. 학생들은 ‘개념 없이’ 이뤄지는 편의점 소비의 대가가 고스란히 부모 부담으로 돌아가고, 종국에는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알 리가 없다. 구멍가게 입장에선 편의점이 마뜩지 않아도 부러울 수밖에 없다. 민관이 함께 생존전략을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편의점만 보고 구멍가게는 거들떠보지 않는 듯한 정부가 야속하고 원망스럽다. 구멍가게들은 끝없이 추락하다 보니 이제는 공동으로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동력조차 잃어버렸다. 하기야 ‘구멍가게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못 되는 세상이긴 하다. 이대로 가면 말 그대로 구멍가게는 ‘씨가 마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책임은 변신 노력을 게을리한 구멍가게에 있다. 하지만 공허한 구호로 힘없는 영세상인들을 현혹한 정부 책임은 더 크다. 정부나 정치권은 틈만 나면 골목상권 보호를 외쳤지만, 구멍가게를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지역 주민과 소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인 골목가게가 고사하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골목가게가 살아나야 지역공동체가 살아난다. 공동체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막대한 무형재산이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구멍가게는 살아나야 한다. 저변의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창조적 파괴’ 노력을 보여 주면 구멍가게에도 희망은 있다. 구멍가게 소멸이 시대적 추세로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뜬구름 잡는 식의 담론이 구멍가게 회생책이 될 순 없다. ‘구멍가게 부활법’ 제정을 서둘러야겠다. 소극적인 ‘보호’가 아닌 적극적인 ‘부활’을 지원하자는 뜻에서다. 이왕이면 ‘구멍가게’를 ‘골목가게’로 바꿔 불러 격을 높여 주는 것도 괜찮겠다. ksp@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2015년 일본은 졸지에 ‘빨판상어’라는 듣기 거북한 별명을 얻었다. ‘미군이 시키면 무엇이든 하는 빨판상어’다. 국민감정이 안 좋은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아니다. 자국의 학자들이 붙였다.2015년 8월 19일 야마모토 다로 의원은 참의원 전체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 물었다. “미군이 요구하면 헌법을 짓밟고라도, 국민의 생활을 파괴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따르는데…이런 나라를 독립국가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아베 정권이 원전 재가동,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밀보호법, 집단자위권에 이어 안보법제까지 강행하려는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구상 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2012년)를 베낀 것 아니냐며 한 질문이었다. 아미티지 보고서에는 ‘일본이 2류 국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일본이 자신에게 강제하는 (군사력 증강, 역내 개입 등의) 제약을 풀고,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이 수행하는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의 TPP 참여 등이 그대로 나와 있었다. 의석에서는 이런 야유가 쏟아졌다. “그런 것쯤은 국회의원이라면 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으니 국회의원 노릇도 정치인 시늉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촌뜨기처럼 그런 얘기는 왜 하는가.” 여기서 ‘그것’이란 ‘미국의 속국’을 뜻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동맹을 미국과 맺고 있다. 전시작전권이 주한미군에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작전권은 총리에게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학자나 정치인들은 미국에 대한 속국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미국과 지구상에서 가장 예속적인 동맹을 맺고도 허구한 날 ‘더 강력한 동맹’을 촉구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사뭇 다르다.다로의 논쟁을 계기로 정치학자 우치다 다쓰루와 시라이 사토시는 대담 형식의 ‘속국 민주주의론’을 출간했다. 우치다는 이렇게 말했다. “속국의 입장을 수용하고, 맹세한 자만이 이 나라의 지배층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지난 70년간 일본에 자리잡은 지배구조다.” 시라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 일본의 천황은 미국”이라며 “존황양이가 아닌 존미양이가 일본의 깃발이 되었다”고 말했다. 우치다의 지적처럼 많은 한국의 엘리트 집단은 “미국 정부의 환심을 얼마나 사느냐가 정치적 능력으로 인정받는다”(박태균 서울대 국제 관계학부 교수)고 굳게 믿는다.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만사 제쳐 놓고 미국으로 달려가 미국 대통령을 알현하고, 낙선한 자도 미국에서 소일하다 돌아온다. 김무성 의원이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DC에서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느냐’는 투로 최근 한국 대사를 몰아붙인 것도 그런 ‘환심사기’로 읽혔다. 족벌언론들은 틈만 나면 ‘미국과 한 몸이 되라’(일체화, 一體化)고 외쳤다. 5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이들은 환호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석을 계속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중앙일보, 5월 23일자)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돼서 북을 설득하고 때로 압박해 가면서 이른 시일 내 핵 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조선일보, 5월 27일자) 이런 일체화론(‘한몸론’)은 ‘빈틈없는 공조’ 등 때마다 여러 가지 수사로 나타나지만, 최소한 미국의 뜻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뜻에는 차이가 없다. ‘일체화론’은 미군이 한반도 남쪽에 들어오면서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 그 뿌리는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패망시킨 나당동맹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은 이 동맹을 빌미로 신라를 사실상 속국으로 만들었다. 고려는 종주국인 원나라의 요구에 따라 새로 굴기하는 명을 치려다가 왕조 자체가 몰락했다. 명과 군신관계를 맺었던 조선은 인조 때 중원의 새로운 패자 후금(청)과 맞서다가 국민과 국토를 어육으로 만들었다. 조선 말 조미수호협상 때는 청의 이홍장이 교섭을 대신했으며, 이홍장은 ‘조선은 청의 속방이다’를 제1조로 한 초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일체화’라는 표현이 실제로 등장한 것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부터였다. 이용구, 송병준 등 ‘일진회’가 제기한 ‘일한일체화론’이 그것이다. 절찬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은 지난 7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구한말 실제로 존재했던 일본 흑룡회를 등장시켜 친일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흑룡회는 19세기 말부터 일찌감치 조선병합론을 주장했던 일본의 극우단체였다. 제작진이 이 단체의 한성지부장이란 인물을 영웅적인 무사로 등장시켰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일본 군부와 정계에 넓은 인맥을 가진 흑룡회는 19세기 말 일본인보다 더 일본스러운 조선인들을 키워 조선 병탄에 앞세웠다. 이용구(진보회)와 송병준(일진회)이 1904년 12월 2일 ‘일진회’로 통합할 때 후견 집단이 바로 흑룡회였다. 통합 직전 두 사람이 내건 기치가 ‘일한일체화와 문명화’였고, 서약의 표시로 회원들에게 단발을 촉구했다. 일진회는 러일전쟁에서 ‘일본과 한 몸’임을 과시하기 위해 일본군의 병참 지원에 앞장섰다. 북진수송대를 조직해 1905년 6월부터 10월까지 무려 11만 4500명(연인원)의 회원을 동원했으며, 비용 대부분도 일진회가 부담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일진회는 11월 5일 이런 성명을 냈다. “(외교의 권한은) 차라리 우방 정부(일본)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지하여 국권을 보유하는 것도 폐하 대권의 선양이 아닐까.…그 지도 보호 아래 국가의 독립과 안녕, 행복을 영원무궁하게 유지하고자 이에 감히 선언한다.” 흑룡회의 실력자 우치다 료헤이는 당시 일진회 고문이었다. 성명 발표 후 12일 뒤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빼앗겼다(을사늑약). 1909년 7월 6일 일본 정부는 병탄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이용구는 일본과 정치체제의 통합을 추진하자며 ‘정합방론’을 제시하고, 12월 4일 일진회 이름으로 ‘일한합방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직과 백성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일본과 한국이 합방하는 데 달려 있다.’ 일본은 이듬해 8월 대한국을 병탄했다. 일체화론의 귀결이었다. 지난 11월 2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개됐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에 접수당한 뒤부터 한국인에게 금단의 땅이었으니 113년 만이었다. 그곳엔 주한일본군 사령부와 일본군 20사단이 주둔했고, 조선총독의 관저가 있었다. 해방 후엔 미군에 접수돼 총독 관저는 미군 병원으로, 일본군작전센터는 미군 벙커로, 일본군 장교 숙소는 주한 미합동군사업무단 건물로 쓰였다. 일본군 병기지창엔 미군 공병대와 시설대가 들어섰다. 1905년 일본군이 접수하기 이전에도 이곳은 ‘종주국’의 기지로 쓰였다. 고려 때는 몽골군의 병참기지가,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1882년 임오군란 때는 청의 군대, 그리고 1895년엔 청일전쟁의 승자인 일본군이 주둔했다. 용산 기지 터는 더 강한 동맹을 앞세운 ‘일체화론자’들의 성지였으며 한국인에겐 ‘속국’의 상징이었다. 한·미동맹에 침을 뱉으려는 게 아니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켰고, 이후에도 북한의 남침 의도를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 문제는 이 나라를 번방도 속방도 아니요, 아예 속국으로 하자는 일체화론자들이다. 전쟁 중에도 동맹의 그늘에 숨어 권력 쟁취에 여념이 없었고, 평시엔 미군과 미 정부에 충성하는 것으로 권세와 영달을 누리려는 자들 말이다. 그들은 요즘 북한을 ‘핵을 가진 적’에서 ‘핵과 침략 의도를 포기한 이웃’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을 필사적으로 방해한다. 일부 국민을 선동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과 한국이 한 몸이 돼야 한다고 외치도록 선동한다. 권력의 화수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구한말 이용구와 송병준이 일진회 회원들을 앞세워 일장기를 흔들며 일한일체화를 부르짖었던 것과 판박이가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성관계 거부하자 며느리 살해한 인면수심 시아버지

    성관계 거부하자 며느리 살해한 인면수심 시아버지

    20대 초반의 며느리가 인면수심 시아버지에게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 콜롬비아에서 발생,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콜롬비아 경찰이 며느리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콘트레라스 블랑코(50)를 긴급체포했다고 헤랄도 등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해된 며느리 라우라 가마라(21)는 성관계를 요구하는 시아버지를 거부하다 봉변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마라는 사건이 발생한 날 혼자 집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런 며느리에게 다가간 시아버지 블랑코는 엉덩이를 만지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며느리가 거부하자 블랑코는 격분하며 부엌으로 달려가 칼을 들고 나왔다. 시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여러 번 찔린 며느리는 비명을 듣고 달려간 이웃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병원 관계자는 "시아버지가 여러 번 공격을 했지만 특히 복부에 2번, 가슴에 1번 찔린 게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성추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틈만 나면 며느리 신체에 손을 대며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했다. 며느리는 그런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남편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욕을 참지 못하고 짐승처럼 덤벼드는 시아버지 때문에 그간 며느리가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남편이 아내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어도 피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인면수심 살인마가 된 시아버지는 평소 과격한 성격으로 폭력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조회한 결과 시아버지에겐 폭행치사 혐의로 여러 번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살해된 며느리 가마라 (출처=헤랄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6회] “인천 제자들을 이끈 신봉순 선생님…호국정신의 혼 영원히 기억”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6회] “인천 제자들을 이끈 신봉순 선생님…호국정신의 혼 영원히 기억”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9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故 신봉순 ▲공립인천상업중학교 교사 ▲부산육군통신학교 교육대장 “고 신봉순 대장… 6·25 참전 인천 학생들과 남하 여학생들의 영원한 스승” 1922년 12월 1일 : 경기 부천 소사읍 송내 출생 1947년 7월 : 동경전자 통신대학 졸업 1947년 9월 : 공립인천상업중학교 교사 발령 1949년 1월 : 공립인천상업중학교 교사 사직 1949년 3월 : 육군사관학교 8기 졸업, 소위 임관 1951년 1월 : 부산 육군통신학교 유선교육대장 1965년 3월 : 육군 중령으로 예편 1998년 10월 10일 0시 04분 : 작고고 신봉순 선생님을 추모하며… 20년 전 1998년 10월 10일은 6·25 참전 인천 학생들과 남하 여학생들의 영원한 스승님이신 부산육군통신학교 신봉순 교육대장님이 돌아가신 날입니다. 이제는 저의 아버지도 85살로 신봉순 선생님을 추모하는 글을 새로 쓰시기는 어렵습니다. 20년 전 1998년 11월 3일 날, 신봉순 선생님을 추모하며 저의 아버지께서 쓰셨던 “고 신봉순 선생님을 추모하며…”라는 글을 신봉순 선생님 20주기 추모사로 게재합니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추모사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에 홀연히 돌아가신 신봉순(申鳳淳) 선생님의 영전에 이 한편의 글을 올립니다. 캄캄한 밤의 횃불이셨던 선생님 1996년 7월 15일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인천학생 6·25 참전 역사 찾기를 하기 위하여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를 구성 출범해 놓고,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하고 고심하고 있을 때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저희 2부자에게는 크나큰 행운이었으며 그 후 이어진 선생님의 가르침은 저희에게는 캄캄한 밤의 횃불이셨습니다. 뜻한 바 있어 군인 되신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6·25 사변이 나기 전에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인천고교와 상인천중의 전신)에서 학생들에게 물상을 가르치시던 중 뜻한 바 있으셔서 육군사관학교 8기로 입교하시어 임관 후에는 6·25에 참전하셨습니다. 인천 제자들을 통신병으로 이끌어 1951년 1월 초에 인천에서 부산까지 20일간 걸어서 내려온 인천 학생들을 통신병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인천에서 가르친 제자들이 지휘관 옆에서 근무하는 통신병이 되는 것이 좀 더 나은 군 생활이 될 거라 생각하시며 통신학교로 입교하게 인도하셨습니다.남하한 여학생들을 돌봐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 120여명이 남학생들과 똑같이 부산까지 20일간 걸어서 남하하였습니다. 남하 여학생들이 갈 곳이 없어서 고민을 할 때 선생님께서는 선뜻 부산육군통신학교 행정 보조 업무를 맡김으로써 갈 곳 없었던 여학생들을 몇 달간 데리고 있다가 인천이 수복되자 돌려보내 준 일도 하셨습니다. 첫 인터뷰·녹음해주신 선생님 선생님과 저와의 첫 만남은 1997년 5월 31일 부평중앙회관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선생님께서는 제 손을 꼭 잡으시고 “다시 한번 꼭 만나자!”며 크나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후 1997년 6월 4일 첫 번째 인터뷰녹음을 하기 위해 부천시 송내동에 있는 선생님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날 선생님께서 하신 강조의 말씀은 “6·25 때 제자들이었던 인천 학생들과 남하한 여학생들과의 부산에서 만남을 통하여 확인된 나라와 고향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인천학도의용대의 나라 사랑 정신은 반드시 우리 후손들이 기억하여야 할 유산이다!”라고 하시며 일러주신 말씀을 바탕으로 역사 기록을 찾고 있습니다. 그 후로도 선생님께서는 틈만 나면 “6·25 참전 역사 편찬의 진전이 어떤가?” 하시며 걱정해 주셨으며 육군본부와 통신학교 등으로부터 자료를 알아보시고 알려주시기를 여러 번 하셨습니다. 이렇게 저희 인천학생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의 등불이셨던 선생님께서 금년 1998년 봄에 “자꾸 몸의 기력이 빠진다”고 걱정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후 금년 1998년 10월 9일 갑자기 선생님께서는 부천중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는 말을 듣고 급히 찾아가 보니까 선생님께서는 야윈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 계셨습니다. 선생님께 마지막 이별 인사를 저는 선생님 곁으로 다가가며 속으로 “6·25 인천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저렇게 누워 계시면 안 되는데…” 하면서 선생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인자하신 선생님 손길은 온기가 하나도 없으셨습니다. 그때 선생님께 “선생님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는 제 얼굴을 보시더니 고개를 끄떡이시며 손짓으로 글씨를 쓰시는 시늉을 하셨습니다. 그때 얼른 볼펜하고 종이를 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종이 위에 “학도의용대”라고 써주셨습니다. 학도의용대라는 마지막 글을 남기시고 그로부터 몇 시간 후 1998년 10월 10일 0시 4분에 선생님은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습니다.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쓴 ‘학도의용대’ 지금 생각해 보니까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써주신 글씨 ‘학도의용대’는 인천학도의용대 역사편찬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 지으라는 말씀으로 지금도 생생히 들리고 있습니다. 1998년 10월 11일에는 편찬위원장과 함께 선생님 영전을 찾아뵙고 선생님 명복을 빌면서 하직 인사를 드렸습니다. 또한 편찬사업을 끝까지 잘 마무리 지을 것도 맹세하였습니다. 1998년 10월 12일 선생님께서는 부평화장장에 가셨습니다. 저는 그날 선생님을 따라가서 마지막 하직 인사를 드렸습니다. “인천학도의용대 혼이 살아있었구나!” 이제는 선생님과 이별하여 점점 세월이 무심히 흘러갈 뿐입니다. 그러나 처음 만나던 날 선생님께서 해주신 그 한 말씀 “아~ 역시 인천학도의용대 호국 정신! 그 혼이 살아 있었구나!”라며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던 따스한 손길은 저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부평에서 소림사로 가시어 잠시 머무르시던 선생님은 1998년 10월 30일 이제는 영원히 누워 계실 국립대전 현충원(묘역 7-2768)에 안장되셨습니다. 제가 갈 길과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신 선생님, 이제는 모든 시름 다 잊으시고 편히 주무십시오. 그리고 선생님께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이끌어주신 인천학생 6·25 참전 역사 편찬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지켜주시는 수호신이 되어주시리라 저는 믿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기리며 이 가을 푸른 하늘을 눈이 시리도록 쳐다봅니다. 1998년 11월 3일 인천상업중학교 제자 이경종이 삼가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알리는 말씀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는 저의 아버지(6·25 참전 학생 이경종)께서 1997년 6월 4일 날 6·25 참전 스승 신봉순(부산육군통신학교 교육대장)님과의 인터뷰녹음을 처음 시작한 후 199명의 6·25 참전 학생을 일일이 만나 인터뷰녹음을 하고, 집에서 녹음기를 틀어 종이에 글로 옮긴 다음에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을 배워 직접 한글자씩 타이핑해 한글 파일로 만든 것을 제가 고유명사가 틀린 것만을 교정하였기 때문에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많습니다. 독자께서는 이 점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추모사에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어도 많은 이해를 바랍니다.” 이규원(이경종 큰아들)
  • [사설] 고질적 사립유치원 비리, 교육 당국 책임 크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비리 행태가 실명으로 처음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2017년 감사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사립유치원 1878곳의 명단을 공개한 직후 그야말로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리 유치원을 엄벌하라는 청원이 쇄도하고, 자신을 전직 유치원 교사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지금의 감사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적발하기 어렵다”고 폭로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박 의원이 곧 명단을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힌 만큼 후폭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공개된 비리 유형을 보면 ‘이게 정말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인가’ 눈을 의심할 만큼 어처구니없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장은 고가의 명품 가방 구입과 아파트 관리비, 벤츠 차량 유지비 등으로 2년간 6억 8000만원을 썼다. 서울의 한 유치원은 급식 식재료를 산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술과 옷 등을 구입했다. 누리과정 예산 등으로 지원되는 연간 2조원의 혈세와 학부모들이 내는 원비를 눈먼 돈처럼 제멋대로 썼다니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비리와 부정 실태가 드러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원인은 당국의 감시망과 처벌이 그만큼 허술하기 때문이다. 국공립 유치원에는 회계 장부를 교육부가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사립유치원은 예외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해 2월 사립유치원 회계 시스템 구축 추진 대책을 내놨으나 ‘집단휴업’ 으름장에 밀려 흐지부지됐다. 비리가 적발돼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행정처분을 받아도 유치원 실명은 공개되지 않으니 학부모로선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사립유치원들은 틈만 나면 정부 지원을 늘려 달라고 목청을 높이면서도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회계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에는 극렬히 반발하는 이중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국공립 유치원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고 뭔가. 교육 당국은 이제라도 철저한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처벌을 강화해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 [특파원 칼럼] 차원이 다른 아베의 ‘개헌 드라이브‘/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차원이 다른 아베의 ‘개헌 드라이브‘/김태균 도쿄 특파원

    헌법에 ‘자위대’ 규정을 새로 넣겠다는 일본의 개헌 움직임이 우리에게 뉴스거리가 되는 것은 과거 그들의 군국주의 침략과 그로 인한 고통의 역사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틈만 나면 “개헌”을 외친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자국민들에게 아직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일본 국민들을 상대로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 보면 개헌은 대체로 경제, 복지 등의 주제에 밀려 하위권에 머무른다.이런 분위기는 사안 자체가 긴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별로 없었던 이유가 크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개헌 드라이브’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며 2006~2007년 1차 집권을 포함,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아베 신조 총리가 역대 가장 강력한 ‘개헌 비상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내년 11월이면 자국 역사상 최장수 총리의 기록을 세우게 되지만 그걸로 만족할 생각이 없다. 1946년 연합국 최고사령부 치하에 성립된 이후 한 차례도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헌법을 처음으로 바꾸는 데 총리로서 남은 3년을 올인하려고 한다. 총재 3연임에 성공한 뒤 내놓은 첫마디도 바로 “헌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2일 내각 요직을 다른 계파 등에 대거 양보하면서 헌법 개정을 책임질 자민당 내 친정체제 구축에 인사권을 쏟아부은 데서도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에 나설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당 총무회장에는 심복인 가토 가쓰노부 전 후생노동상을 앉혔다. 총무회는 당의 최고 정점에서 인사, 법률 등 중요한 사안을 결정한다. 총무회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이 과정에서 가토 총무회장은 ‘포스트 아베’의 주요 주자로 단숨에 부상했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는 과거 정치자금 스캔들에 휩싸였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을 앉히는 한편 본부 내 다른 인사들도 대거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여야 합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존의 온건파들을 정리하고 강경 개헌파들을 포진시킬 전망이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역시 정치자금 스캔들로 퇴진했던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생담당상을 임명했다. 아베 총리와 뜻이 잘 통하면서 리더십도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모두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다. 헌법 개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한 비상체제를 꾸린 셈인데,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의 필요성과 의지에 대한 언급의 차원을 넘어 이 만큼의 구체적인 행동 조직을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가부키에서 쓰이는 말 중에 ‘쇼넨바’(正念場)라는 것이 있다. 가부키에서 주인공의 존재 이유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말한다. 쇼넨바에서 주인공이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가는 전체 극이 어그러져 버린다. 아베 총리에게는 지금이 쇼넨바다. 시모무라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의 개헌안 확정, 가토 총무회장의 개헌안 발의, 아마리 선거대책위원장의 국민투표 관리로 이어지는 3단계가 성공하면 스스로 해피엔딩의 주인공으로 임기의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면에 내세운 개헌이 국회 차원에서 어그러지거나, 국민투표에 부의되더라도 부결이 된다든지 하면 최소한 레임덕 아니면 중도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는 개헌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외통수다. 일본의 개헌은 일본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도 아베 총리가 진행할 쇼넨바를 바라보며 면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windsea@seoul.co.kr
  • ‘일억개의 별’ 서인국 정소민, 환상 케미 현장 “스마일 비타민”

    ‘일억개의 별’ 서인국 정소민, 환상 케미 현장 “스마일 비타민”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서인국-정소민-박성웅-서은수-장영남-고민시 등 ‘일억이’들이 폭풍 스마일로 가득한 현장 비하인드컷을 공개했다. 돈독한 팀워크와 환상 호흡이 엿보이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본방사수 욕구를 자동 유발시킨다. 10월 3일 밤 9시 30분 첫 방송 예정인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연출 유제원/극본 송혜진/기획 스튜디오드래곤/공동제작 유니콘,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이하 ‘일억개의 별’) 측은 1일(월) 첫 방송을 이틀 앞두고 현장 비하인드컷을 공개했다. 서인국(김무영 역)-정소민(유진강 역)-박성웅(유진국 역)-서은수(백승아 역)-장영남(탁소정 역)-고민시(임유리 역) 등 배우들이 무한 열정을 쏟아내며 연기도 웃음도 열일하는 현장이 담겨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개된 스틸에는 촬영기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한결 끈끈해진 배우들의 팀워크와 함께 현장 곳곳에서 지어 보이고 있는 각양각색 웃음, 배역을 향한 연기 열정까지 고스란히 담긴 것. 틈만 나면 함께 모여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다 웃음보를 터트리는 등 현장에 훈훈함을 돋우며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서인국-정소민은 언제 어디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현장의 ‘스마일 비타민’으로 등극, 보는 이들까지 절로 웃음짓게 한다. 또한 촬영장에서 함께 웃으며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는 서인국-정소민의 모습은 극 중 무영-진강 커플의 강렬한 케미와 함께 두 사람이 펼칠 충격적 운명의 미스터리 멜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박성웅은 특유의 푸근한 웃음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극 중 동생 곁을 맴도는 괴물의 눈빛에 흔들리는 형사로 등장하지만, 컷 소리와 함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박성웅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특히 장영남은 극 중 박성웅의 절친이자 밝고 푼수기 가득한 탁소정과 100% 싱크로율을 엿보게 하듯 그의 애드리브마다 호탕한 웃음으로 리액션해주는 모습이 스태프들 사이 훈훈한 미소를 유발한다. 이와 함께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서은수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새하얀 피부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로 미모 포텐을 터트리고 있는 그녀가 극 중 괴물에게 느낀 자유를 놓을 수 없는 여자를 어떻게 연기할지 관심을 모은다. tvN ‘일억개의 별’ 제작진은 “서인국-정소민-박성웅 등 배우들은 촬영 기간 동안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며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현장 분위기는 단연 최고”라며 “배우들의 유쾌한 웃음으로 인해 촬영 현장은 항상 활기와 에너지가 넘친다. 현장 분위기 그대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찾아 뵐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괴물이라 불린 위험한 남자 무영(서인국 분)과 그와 같은 상처를 가진 여자 진강(정소민 분) 그리고 무영에 맞서는 그녀의 오빠 진국(박성웅 분)에게 찾아온 충격적 운명의 미스터리 멜로. 오는 10월 3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새우등’ 집값 민심/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새우등’ 집값 민심/황수정 논설위원

    추석 연휴에 둘만 모여 앉으면 나왔을 얘기는 집값이다. 멀리 지방에서는 “몇 달 새 몇억원이 올랐다”는 서울 집값 이야기는 숫제 ‘전설’이다. 전설은 밥상이든 술상이든 틈만 나면 단골 메뉴로 올랐다. 그렇게 시작된 집값 화제는 십중팔구 성토 대상이 돼 분위기가 험악해졌기 일쑤. 서울의 집값이 난데없이 지방 도시들에 전방위로 유탄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고향 도시에서도 6억원이던 아파트는 두어 달 새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달랑 내 집 하나 지녔을 뿐인데, 서울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에 왜 지방의 집값이 분양가보다 후퇴하는 상황을 겪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린 이들이 많았다. “지방(집값)은 끝났다”는 체념에다 “지방에 사는 게 죄냐”는 원색적인 불만은 요즘 비(非)서울·수도권에서는 거의 일상어다. 서울 외곽의 경기 신도시 지역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 발표된 경기·인천 지역 전체 주택공급 계획 물량(2만 5000가구)의 절반이 훨씬 넘는 1만 6000채가 공급이 넘쳐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곳이라는 현장의 우려는 좀체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대책이 발표된 지난 21일 이후 신도시 지역 주민들은 연일 속이 끓는다. 가뜩이나 집값이 내려 미분양이 속출하는 곳에다 주택 공급 방안을 추가로 내놓은 대책은 두고두고 비판의 표적이 될 분위기다. 서울권 바깥의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인터넷 공간만 일별해도 감 잡힌다. “서울 집값이 날뛰는데, 극약 처방 폭탄은 왜 수도권에다 던지느냐”, “파주 운정, 김포 한강 지구처럼 실패한 2기 신도시 전철을 또 밟게 하려느냐”는 원성들이다. 급기야 “서울의 아파트는 전부 50층 이상으로 지어 물량 공세를 하든지, 서울 일은 서울 안에서 제발 해결하라”는 체념과 울분이 뒤죽박죽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궁여지책에 땜질 처방이 아니어야만 할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별 상황과 실수요자 중심의 대책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까닭도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 집값 대책에 대한민국의 시선이 통째로 서울에 쏠려 있다. 지방의 상대적 박탈감이 되레 수도권 인구 과밀화를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지 않은지 백번 살펴도 모자랄 때가 지금이다. 동강 난 민심을 정부와 정치권은 잘 읽고 왔는지 모르겠다. 올 추석 고향의 보름달은 유난히도 작았다. 취업을 못 해 명절에도 객지의 ‘컵밥’을 먹는 손자손녀에, ‘서울에 집 한 채’를 영영 가질 수 없다는 아들딸까지. 길게 따질 게 없다. 고향의 어머니들을 자꾸 가슴 아프게 하는 세상은 선량한 세상이 아니다. sjh@seoul.co.kr
  • [2030 세대] 정원사의 비극/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정원사의 비극/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해 질 무렵 차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옆 차선에 트럭 몇 대가 나무를 운반하고 있다. 트럭 한 대에 한 그루씩 나무는 길게 눕혀져 이동 중이다. 어떻게 보면 미사일 탄두대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잠든 듯 누워 있는 모양이 지친 여행객 같기도 하다.어렸을 땐 뭘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동물들이 매력 있었다. 요즘에는 침묵한 꽃이나 나무가 흥미롭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도 좋다. 강희안의 ‘양화소록’을 읽은 후 이런 마음이 더해졌다. 날마다 화초 기르는 것을 즐기던 강희안은 축적한 노하우를 기록으로 남겼다. 대체로 꽃은 물을 적당히 주고 햇빛만 쬐어 주면 될 것 같지만, 저마다의 성질과 요구가 다르기에 이를 잘 살펴 가며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식물이나 사람이나 해쳐선 안 될 천성이 있다고 강희안은 말한다. 나무와 화초를 얘기하다 보니 생각나는 친구가 하나 있다. 내가 다니던 대학은 교정에 오래된 나무가 많았다. 바둑판무늬의 그림자가 지도록 나뭇가지로 시커멓게 덮인 좁은 숲길은 내가 특히 좋아한 곳이었다. 틈만 나면 찾곤 했는데 친구 중 하나는 풀이면 풀, 나무면 나무, 그 이름과 성질과 심지어는 나이까지 모르는 게 없었다. 누구나 알 법한 나무 이름 하나 제대로 대지 못하는 나로서는 심히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난 이 친구가 남달라 보였다. 힘없고 말없는 것을 귀중히 대하는 건 아름답다. 영국 18세기 소설가 로런스 스턴의 작품 ‘트리스트럼 샌디의 삶과 견해’에 등장하는 토비 삼촌은 마음이 고운 사람이다. 저녁 식사 내내 자기 음식 위를 맴돌던 파리를 손으로 잡더니 다시 놓아 주며 말한다. “저리 가라. 내가 너를 왜 해치겠느냐. 이 세상은 너와 내가 같이 살 정도 공간은 있다.” 물론 파리나 식물은 사람에게 무관심하다. 우리가 없어져도 파리는 날아다닐 것이고 빈집은 나무와 풀들로 무성해질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때 동유럽에서 독일 병사들은 집단 학살한 사람들의 무덤을 감추기 위해 그 위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또한 그런 땅에서 잘 자라는 게 나무다. 인간이 작은 생물을 보살펴 주고, 잡초와 화초를 구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해 좋은 일을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깨끗한 마음을 비쳐 줄 거울이 필요해서다. 동생 강희맹은 형인 강희안의 책을 내며 이렇게 덧붙였다. “공이 세상을 떠난 지 9년 후인 계사년 봄에 그의 정원을 찾았더니, 아무도 가꾸지 않아 잡초가 우거지고 꽃과 나무는 망가져 있었다. 배회하면서 돌이켜 보니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양화소록’ 유고를 찾아 ‘진산세고’의 뒤에 덧붙이니, 후세에 이것을 보는 사람들이 공의 덕을 알고 공의 뜻을 안타까워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한다.” 600년 전 사람들 얘기다. 망가진 정원은 화초들의 비극이 아니라 정원사의 비극이다.
  • 바른미래 당대표 손학규… 올드보이들 다 돌아왔다

    바른미래 당대표 손학규… 올드보이들 다 돌아왔다

    이해찬·정동영·김병준 이어 당 수장 귀환 “文정부·양당 정치 맞서 골드보이 되겠다” 安·劉 빠진 당 화합·정체성 확립 등 과제 바른미래당이 지난 2월 창당 후 처음 연 전당대회에서 손학규(71) 후보가 당대표로 뽑혔다. 이로써 여야 지도부가 10여년 전 정계의 중심이었던 ‘올드보이’들로 채워졌다. 손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최고위원·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27.02%를 득표해 당대표에 당선됐다. 후보 6인에 대해 1인 2표제로 진행된 이번 투표는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를, 득표순 4위까지 후보가 최고위원을 맡았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에는 2위 하태경(22.86%) 후보와 3위 이준석(19.34%) 후보, 여성인 권은희(6.85%) 후보가 선출됐다. 득표율은 정운천(12.13%) 후보가 권 후보를 앞섰지만 4위 안에 여성 후보가 들어가지 못하면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여성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하기로 한 규정에 따라 권 후보가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전국청년위원장에는 단독 출마한 김수민 의원이 당선돼 당연직 최고위원이 됐다. 손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이해찬(66)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65) 민주평화당 대표 등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후보로 경쟁한 세 사람이 11년 만에 여당과 제2·3 야당의 수장을 맡게 됐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김병준(64) 혁신비대위원장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손 대표로서는 올드보이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 과제다. 당내에선 인재영입과 정책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역동적인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는 “정치를 얼마나 새롭게 할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올드보이냐 골드보이냐로 나뉜다”고 말했다. 창당의 원동력이었던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가 없는 바른미래당을 안정시키는 것도 큰 숙제다. 합당 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하다. 화학적 결합 방안에 대해 손 대표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통해 당내 개혁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에 대해 손 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견제하기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강조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과 틈만 나면 막말하고 시비를 거는 한국당이라는 수구적 거대 양당이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며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찢어 놓고 있다”며 “한쪽을 살린다며 또 한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인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측근인 박주원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만나 ‘안심’(安心) 논란이 있었던 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공언한 대로 지난 1일 독일로 출국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진정성 마법’은 승승장구

    ‘진정성 마법’은 승승장구

    베트남 부임 뒤 빛난 ‘형님 리더십’ 선수들 한 명 한 명 아픔 함께 나눠한국 축구에 그의 이름은 늘 먹먹한 느낌표를 던졌다. 29일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1-3으로 지며 베트남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사상 첫 결승 진출이 좌절된 ‘쌀딩크’ 박항서(59) 감독 얘기다. 한 살 아래 김 감독의 성가와 견줬을 때 박 감독의 경력은 보잘것없다고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성남 일화의 전성기를 일궜지만 박 감독은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것과 상주 상무를 지휘했던 2013년 K리그 대상 챌린지 감독상을 수상한 것 정도만 떠오를 정도다. K리그 역대 전적은 김 감독이 8승1무1패로 멀찍이 앞서 있다. 그러나 박 감독이 지난 2년 동안 일군 베트남 U23 대표팀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에 0-3으로 뒤져 모든 것을 포기할 법한 후반 중반 이후 베트남 선수들이 보여준 패기와 근성은 박 감독이 걸어온 삶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후반 37분 우리 골문 앞을 지나치는 크로스가 베트남 선수 몸에 맞고 굴절됐지만 우리로선 간담이 서늘한 장면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베트남 선수들의 모습은 스승의 ‘잡초’ 근성과 닮아 보였다. 박항서의 땀과 눈물, 진정성의 결실이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 내내 승승장구한 베트남 경기가 끝날 때마다 그가 옆줄 근처에서 선수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안아 준 것은 ‘쇼’가 아니었다. 늘 선수들의 아픔을 함께 매만졌다. 그가 구사할 수 있는 베트남어는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을 뛰어넘지 않지만 누구도 흉내 내기 쉽지 않은 진정성이란 무기가 있었다. 김 감독이 틈만 나면 유럽에 다녀와 전술 공부에 힘쓴 반면 박 감독은 늘 감성에 기대는 쪽이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패한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나오자 “고개 숙이지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다. 최선을 다했다”고 감싼 것도 마찬가지였다. 취임 1년이 안 돼 베트남 축구를 일신한 박 감독의 매직이 앞으로 아시아 축구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상인 아버지 이태우, 우주 에너지 연구..김구라에 “자기중심적”

    이상인 아버지 이태우, 우주 에너지 연구..김구라에 “자기중심적”

    16일 KBS 2TV에서 방송된 교양프로그램 ‘속보인’에서는 50년째 우주 에너지 연구에 빠져 있다는 탤런트 이상인의 아버지, 이태우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50년간 한결같이 알 수 없는 연구에 빠져 지내는 아버지가 걱정이라며 ‘속보인’을 찾은 탤런트 이상인. 우주 에너지 연구를 위해 집까지 지었다는 놀라운 얘기에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경남 밀양으로 찾아갔다. 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 우주 에너지 연구를 위해 지었다는 집에서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틈만 나면 명상을 한다는 이태우 할아버지. 이유인 즉슨, 바로 그 장소가 우주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완벽한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 우주에너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집 천장을 할아버지가 직접 피라미드 형태로 설계하고 지었다고. 우주에너지를 쬐는 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피라미드 집으로 동네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진지하게 이태우 할아버지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 그런데 그 손에 들린 것이 바로 펜듈럼이다. 보통 수맥을 찾는데 사용되는 작은 금속 추인 펜듈럼으로 사람의 체질 판별부터 시작해 아이큐 등 세상 만물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할아버지. 20여년 전 실제로 이 펜듈럼으로 우주 에너지의 기운을 읽어 아들 이상인에게 탤런트 시험을 보라고 한 것도 할아버지였단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회계사 시험을 한 달 앞둔 아들에게 갑자기 KBS공채 탤런트 시험을 보라 했다는 것. 그런데, 그 해 바로 KBS공채 탤런트에 합격한 이상인씨, 이듬해엔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 주연까지 단박에 꿰찼다. 이후, 자칫 얼토당토 않아 보일 수 있는 할아버지의 연구를 가족들은 말릴 수 없었다고 한다. 펜듈럼으로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지를 확인한 식재료로 담가 놓은 발효액과 동서양 의학연구 서적들부터 UFO연구 자료까지 지난 50여년 간 장르와 경계 없는 연구 흔적들로 가득하다. 늘 새로운 연구 시도 덕분에 농업분야에서는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단다. 특히 야생에서만 자라는 ‘꾸지뽕’을 국내 최초로 대량 생산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얼음골 사과 묘목 개발도 해냈다. 한편 펜듈럼으로 감정한 결과 ‘속보인’의 김구라에게 “자기중심적이다. 겸손할 것”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할아버지. 반면 박은영 아나운서에게는 “아이큐가 140! 머리가 좋아서 뭘해도 성공했을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리아킴 “김종환, 아버지라 부르지 못해..매니저도 몰랐다”

    리아킴 “김종환, 아버지라 부르지 못해..매니저도 몰랐다”

    아름다운 노랫말로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가수 김종환. 그의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딸 리아킴이 2012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데뷔 초 대중들에게 편견을 심어줄까 싶어 2년 동안이나 부녀관계임을 철저히 숨겨왔지만 이제는 그 관계를 밝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두 사람. 리아킴은 인터뷰 내내 아버지, 가족에 대한 애정과 화목함을 드러냈다. 한 때는 ‘김종환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는 그는 이제 그 수식어가 감사하다고. 가수 ‘리아킴’으로 당당히 홀로 서고 있는 그가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콘셉트에서는 리아킴 특유의 여성미와 관능미를 발산했다. 이어 캐쥬얼한 콘셉트에서는 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그는 아직 대중에게 보여주지 않은 매력이 더 많은 아티스트 같았다.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먼저 그의 근황을 들어 봤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여있는 팀이 있어서 그분들과 함께 환우들의 문화생활을 돕는 병원 봉사 투어를 하는 중이다”라며 방송 활동 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연을 하고 있는 그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가수의 꿈을 키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도 들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음악 하시는 걸 보고 자랐다. 아버지를 따라 콘서트장에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진 것 같다”라며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을 가까이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어느 날은 잭슨 파이브의 노래를 듣는데 그 노래들을 내가 직접 불러보고 싶더라. 잭슨 파이브나 카펜터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팝송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았다”라며 남다른 재능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아버지와 함께 데뷔하게 된 독특한 사연도 인상적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제의를 거절하고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게 했던 아버지 김종환은 나름의 트레이닝을 시켰다고. “길에서도 시키시고 시장에서도 시키시고 틈만 나면 노래를 시키신 것 같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아이돌 제의가 한 번 더 왔다. 그때는 나에게도 결정할 기회를 주셨다. 고민 끝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하는 쪽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내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프로듀서라고 생각했다”라며 아버지의 프로듀싱으로 데뷔하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대형 기획사나 유명 프로듀서가 아닌 아버지와 함께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는지 속마음을 물었다. “아버지의 음악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버지의 어려웠던 가수 생활을 알고 또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그런 아버지의 곡을 받아서 딸인 내가 부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았다”라며 아버지의 음악으로 활동하는 속 깊은 뜻을 드러냈다. 리아킴은 데뷔 당시 아버지가 김종환임을 숨기고 2년 동안이나 활동했다. 당시에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는지 묻자 “처음에는 매니저도 몰랐다. 정말 철저하게 숨겼다. 물론 어릴 때부터 나를 보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아는 분들은 아셨겠지만 다들 모른 척해주셨다. 무조건 호칭은 대표님, 선배님. 그런데 차에 타거나 집에 오면 바로 아버지로 호칭이 바뀌었다. 밖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호칭이나 태도로 실수한 적은 없다. 너무 긴장한 채로 아버지를 대해서. 정말 대선배님이라 생각하고 말도 행동도 조심했다”라며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던 데뷔 시절을 회상했다. 물론 지금도 밖에서는 선배 가수처럼 아버지를 대한다고. 그는 아버지의 존재가 부담으로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분명 ‘누구누구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어린 나에게 상처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데뷔 후에는 아버지의 존재가 감사했다. 아버지가 김종환인 것도 감사하고 이제는 나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감사함과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라며 현재는 자신이 김종환의 딸인 것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담’이라는 본명을 두고 예명을 쓰는 이유도 들어 봤다. “어릴 때는 내 이름을 별로 안 좋아했다. 좀 튀는 이름이라 나도 세 글자의 무난한 이름으로 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데뷔할 무렵에도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패티김 선생님을 정말 좋아한다. 패티김 선생님도 패티라는 영어 이름에 한글 성 김을 붙이셔서 그 영향도 있었다”라며 리아킴이라는 예명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본인 나이에 비해 다소 올드하게 느껴지는 장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도 들어 볼 수 있었다. “내가 깊이 있는 음악을 좋아하고 아버지가 그 분야에는 이름난 분이시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곡이 마침 성인 발라드인 것뿐이지. 그리고 나 스스로 내가 하는 음악을 성인 발라드라고 규정하고 한정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자신이 하는 음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등려군의 ‘월량대표아적심’을 좋아한다는 그는 웅장하고 영화 같은 느낌의 음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아티스트를 묻자 “중국 배우 여명. 기교 없이 따뜻한 감성이 느껴져서 정말 좋다. 국내 아티스트는 패티김 선생님을 꼽고 싶지만 이미 은퇴하셔서. 윤복희 선생님과도 음반 작업을 해보고 싶다. 정말 멋있으시다. 남자 아티스트는 임창정 선배님, 차태현 선배님과 해보고 싶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전시회나 연극 등 문화생활을 자주 즐기는 SNS 속 사진에 대해서는 “아버지 덕분이다. 어릴 때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많이 데려가셨다.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떨어져 살았다. 우리를 만나러 오실 때마다 예술적인 감성을 키워 주시려고 한 것 같아 감사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친구들과 시간이 나면 전시회나 박물관에 자주 가는 것 같다”라며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친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묻자 “모델 송해나, 배우 한정원, 2016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최정민, 나까지 네 명이 서로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다. 네 명 모두 성격이 달라서 서로 배울 점이 많다. 싸운 적도 없다. 다들 천성이 착하고 서로 조심할 부분은 조심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뷰티 관련 프로그램을 꼽았다. “평소에 이쪽에 관심이 많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많은 아티스트들이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다고 하셨다. 지방이나 해외로 공연을 하러 갔을 때 혼자서 메이크업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하셔서. 그 말씀을 듣고 그 뒤로 샵에서 해주시는 걸 기억해 뒀다가 집에서 따라 하다 보니 실력이 늘더라”라며 뷰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앞서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가수로 임창정과 차태현을 꼽았던 그의 이상형 역시 이 두 사람이었다. 이어 “진짜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것이든 한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언니는 이미 결혼을 했고 내가 결혼 전까지 아들 노릇을 하고 싶다. 결혼은 일단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을 정도로 내 커리어를 쌓고 2년 후쯤 생각하고 있다”라며 결혼관에서도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이 묻어났다. 인터뷰 내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던 그에게 가족의 의미를 물었다. “나에게 가족은 정말 ‘가족’이다. 도덕책에 나올 것 같은 그런 가족. 가족들 간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가족이 떨어져 지냈던 어려웠던 시절에도 외롭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언니나 나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으로 자랐다. 가족들 덕분에 어려웠지만 어려운 줄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라며 다시 한번 가족애를 보여줬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아버지에게 자작곡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는 그는 앞으로도 더 따뜻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봉사하러 가서 ‘위대한 약속’을 부르며 손잡아드리고 눈 맞춰드리면 공감해주시고 눈물 흘리시는 모습을 볼 때 내가 왜 가수를 해야 하는지 느낀다. 사람들의 차갑고 딱딱해진 마음을 누그러뜨려 줄 수 있는 가수,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따듯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봤다. “데뷔 초에 항상 ‘위대한 약속’의 노랫말처럼 따뜻한 음악으로 여러분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말을 잊지 않고 변치 않고 더 음악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공중부양 소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공중부양 소녀

    나승위씨가 쓴 ‘스웨덴 일기’는 남편, 세 아들과 함께 스웨덴에서 9년간 살았던 경험을 펼친다. 작가는 아들이 셋이다(고등학생 쌍둥이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막둥이). 막내가 초등학생이라 학부모로서 수업 참관을 갔다. 그런데 막내가 선생님의 질문에 손을 번쩍 들고는 천연덕스럽게 ‘틀린’ 대답을 하는 것 아닌가. 아들이 손을 번쩍 든 것도 놀라웠는데, 틀린 답을 그렇게 크게 외쳐 놓고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에 엄마는 더 놀란다.학교 뮤지컬 공연은 아이들 공연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어설프다. 도대체 연습이나 제대로 했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피아노 연주를 한다. 물론 관객들(스웨덴 부모들)은 큰 박수로 화답하지만, 작가는 실망하며 돌아선다. 한국 엄마답게. 탐구생활 시간에 만든 발명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자신만만하게 발명품을 설명하지만, 한국 엄마 눈에는 허접하기 짝이 없다. 작품이 조잡한 이유는 간단하다. 어른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아이들이 혼자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는 소풍날 도시락 싸는 것 이외에 아이들이 엄마에게 뭘 해 달라고 부탁하는 말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스웨덴 학교에선 ‘잘하고 못하는’ 걸 문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뭘 해냈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스웨덴 학교에서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숙제를 내주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둘 다 일하기 때문에 아이들 공부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을 선생님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알고 있는 건 이것만이 아니다. 평소 열심히 일한 엄마 아빠가 휴가를 즐겨야 하므로 아이들에게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방학 숙제도 결코 내주지 않는다. 아니, 스웨덴에서는 방학숙제 자체가 없다. 이렇게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편안하다. 왜 더 잘할 수 없을까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엄마로서는 충격받을 만도 하다. 아이를 분재(盆栽)처럼 여기는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하늘로 점프한다. 폴짝 뛰어올라 한껏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려 한다. 어른들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순간이다. 사진가가 아이의 공중부양 순간을 말없이 기다리다가 순간 포착하듯이 학교와 사회는 그들의 재능과 미덕이 드러나기를 인내하며 기다리다가 찾아내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교육 아닐까.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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