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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野 미디어렙법 처리 말만 앞세워선 안돼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의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미디어렙 법안의 8월 국회 처리가 원칙”이라고 공언한 한나라당도, “온몸을 던져 8월 중 처리하겠다.”고 큰소리친 민주당도 결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미디어렙 법안은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언론단체뿐 아니라 여당 또한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저마다 치명적인 이해에 얽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미디어렙 포함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나라당 주장대로 종편을 미디어렙에서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면 신생매체로서 방송 환경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알다시피 종편의 탄생은 국민적 합의와는 거리가 있다. 특혜 시비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현실에서 종편을 미디어렙에서 제외해 광고시장을 휘젓게 만드는 ‘이중의 특혜’를 준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이 수긍할 수 있을까. 종편이 공중파 방송과 맞먹을 정도가 되면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꼼수다. 언론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고 방송광고시장의 정글화를 막기 위해서는 종편의 직접영업을 금지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있어야 한다. 연말 개국을 앞두고 벌써부터 종편의 광고 요구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미디어렙 법안은 9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미디어렙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거대언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 또한 말만 앞세워선 안 된다. 8월 임시국회에선 결산심사에 집중하자느니 미디어렙은 쉽게 합의하기 어려우니 ‘중소방송지원법’을 논의하자느니 오락가락해온 게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위해 9월 국회 때 예산안 연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각오다. 또 빈말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야당, 특히 민주당은 절박한 미디어렙법에 대한 느슨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 서울시 임시회 ‘끝나지 않은 무상급식’ 공방

    서울시 임시회 ‘끝나지 않은 무상급식’ 공방

    “2학기부터 초등학교 5~6학년에도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라.”(서울시의회 민주당) “주민투표가 무효 처리됐기 때문에 다음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그 이전 상황이 그대로 유지된다.”(서울시) 29일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이후 처음 열린 서울시의회 제233회 임시회에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공방의 여진이 계속됐다. 또 임시회에서는 한강르네상스 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찾아보는 행정사무조사와 함께 무상급식 예산집행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오 시장의 돌연 사퇴로 30일과 31일 예정됐던 시정질문 일정은 없어졌지만 다음 달 8일까지 11일간 계속되는 임시회에서는 무상급식 예산집행을 둘러싼 시의회 민주당 측과 서울시의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시의회 민주당 측은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만큼 올해 시의회가 증액 편성한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을 즉각 집행하라.”고 시에 촉구했다. ●민주당 “5~6학년도 즉시 지원” 오승록 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뜻을 담아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2학기 초등학교 5~6학년에 대한 예산지원을 새로 준비해 달라.”고 시 집행부에 주문했다. 또 지난 1월 공포돼 현재 발효 중인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에 대한 서울시의 대법원 소송도 즉시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市 “1·2안 채택 안 돼… 유지” 그러나 시는 규정에 따라 무상급식 예산집행에 난색을 표했다. 권영규 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주민투표는 유효투표율을 얻지 못해 투표함을 아예 개봉하지 못한 채 무효가 된 것”이라면서 “1안과 2안 모두가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 1~4학년 급식체제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추가예산 지원 문제는 다음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무직인 이종현 대변인도 마지막 브리핑에서 “오 시장이 사퇴했지만 전면 무상급식이 과잉복지의 상징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 민주당은 오 시장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인 한강 르네상스사업과 관련해 ‘한강 르네상스사업 특혜 및 비리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의 구성결의안을 처리했다. 오 시장 퇴진 후 지난 5년 2개월간의 오 시장 임기 중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포문을 연 셈이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의 경쟁 후보에게 2억원을 건넨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성토하며 곽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진두생 부의장은 무상급식 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오 시장에 대해 “이런 부도덕한 집단의 일방적인 매도에 짓눌려 오 시장이 희생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강원랜드의 비밀·탈법 낱낱이 밝혀라

    강원랜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강원랜드 직원들이 수년간 카지노 칩 판매대금 수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그제 공개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부대시설 공사를 하면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 수십억원을 낭비한 사실도 적발됐다. 인근 지역주민은 월 1회만 카지노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한 카지노출입관리지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한달에 수차례씩 들락거리는 주민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비리랜드’다. 직원의 대금 절취 제보를 접수하고도 녹화영상을 정밀 분석하지 않는 등 후속조치가 없었다니 과연 돈을 다루는 카지노를 운영할 자격이 있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숨은 비리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강원랜드는 내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 요구가 끊이지 않음에도 2000년 개장 이래 내국인 카지노 사업에 관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 ‘정책적 배려’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관행화한 비리의 사슬을 끊고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얼마 전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아랫사람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 상사도 책임을 지는 ‘연좌제’를 도입하겠다며 비리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비리 행진을 막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강도 높은 도덕재무장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강원랜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올림픽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강원랜드만의 고유 브랜드를 개발해 세계에 알려도 모자랄 판이다. 강원랜드는 단순한 도박 오락장이 아니라 지구촌 가족이 함께하는 세계적인 사계절 종합레저휴양단지로 거듭나야 한다. 강원랜드에는 연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고작 1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배회하는 이들이 수백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카지노 노숙자’들을 위한 맞춤형 도박중독 치유·예방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제 ‘지역과 함께’를 넘어 ‘세계와 함께’하는 강원랜드를 목표로 중장기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 공직자 행동강령 이행실태 점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오는 29일부터 새달 9일까지 12일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직 유관단체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행동강령 이행실태를 점검한다고 25일 밝혔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이행실태 점검은 공직자의 부당한 선물·금전·향응 등의 수수행위를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혜나 알선 및 청탁을 통한 불공정한 업무처리와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재정낭비도 차단하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이번 점검에 앞서 각급 기관에 추석 명절을 맞아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점검과 교육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패러독스/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패러독스/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의 윤리경영과 자본의 책임을 강조하고 상생 번영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시장경제모델을 주문했다. 정치권은 최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 “대기업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불공정 하도급, 중소기업 업종 침해 등을 일삼으면서 상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대·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재계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무인 투자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와 고용 확대 및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을 밝혔다. 중소기업들은 시장경제의 진화와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대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는 것을 환영했다.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하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시장경제 실패 영역의 보완이지, 시장경제의 대체가 아님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를 상호대립적인 수혜자-피해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회분위기도 바뀌어야 하고, 중소기업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약자보호형 지원정책은 더 경계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심화될수록 역량이나 자산이 상대 파트너의 특수한 수요에 맞춰지는 자산의 특수성(asset specificity)이 심화된다. 기업 간 협상력의 차이가 큰 현실에서,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이 심화되고 ‘갑-을의 관계’가 더 공고해진다거나, 상호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기회주의적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 없는 거래비용을 지불해야 할 경우도 있다. 또 일방적인 시혜성 정책으로 인해 핵심역량이 없는 중소기업이 계속 연명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부작용들은 전체 기업생태계를 글로벌 경쟁력이 없는 쇠잔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상생협력의 패러독스를 낳게 된다. 상생협력은 사회복지 차원이 아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우리나라의 기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하여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의 국제경쟁력 함양과 시혜적인 사회복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상생협력 철학을 정립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배양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정책적 토양을 조성해야 한다. 상생경영은 기업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이익을 증진하고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지속적인 경쟁력을 얻고, 결과적으로 국민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생협력 1세대 모델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면, 2세대 모델은 대기업과 일부 경쟁력 있는 중소협력사가 윈-윈(win-win)하는 모델이었고, 3세대 모델은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사까지 상생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으로, 삼성·포스코·현대차·LG·SK 그룹 등 유수의 대기업들은 3세대 모델의 실천을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4세대 모델을 기다리고 있다. 상생협력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 수준에 따라 호혜성의 최저 경지인 공정성 지향에서 최고 경지인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 지향으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적인 협력관계는 기업들 간의 협동(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을 의미하는 협력적 경쟁(coopetition)의 개념으로 설명되며, 따라서 역량이 높은 기업은 협력으로 창출된 가치의 많은 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 수직적 ‘갑-을 관계’에서 대등한 ‘갑-갑 관계’로 바뀌고, 대기업의 자본력과 마케팅력이 중소기업의 조직적 유동성과 만나 상호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적 창의력을 발휘할 때, 기업생태계는 젊고 건강해진다. ‘빨리 가고 싶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함께’ 간다는 것은 대기업들의 노력과 지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중소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요구한다. 대기업의 상생협력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이 중소기업의 자생적인 노력을 구축(驅逐)해서는 안 되겠다. 경제 5단체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상생에 대한 각성은 많이 들었다. 이제는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한 각오를 들을 차례이다.
  • 제주도, 롯데관광단지 개발 승인 거부

    제주도는 롯데제주리조트㈜의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 제주롯데관광단지에 대한 개발사업 승인을 거부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은 최근 제주도 감사에서 이 개발사업이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절차를 계속 진행해 대규모의 국공유지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특혜를 준 사실을 적발했다. 이 사업은 현재 제주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와 국공유지 매각 동의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도는 또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골프휴양단지인 블랙나이트리조트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사전환경성 검토 재협의 등을 거쳐 도시관리계획을 재결정키로 했다. 감사원은 골프장 규모를 당초 18홀에서 27홀 규모로 늘려 주면서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함으로써 해당 사업자가 227억원의 추가 개발이익을 얻게 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 공무원 7명에 대해 정직 등의 징계를 내리도록 도에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공생의 해법] 대기업, 中企 인력 빼가면 불이익

    대기업의 독점구조를 풀어야 고용이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부당하게 인력을 스카우트할 경우, 정부 관련 사업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공생발전’을 위해서 중소기업 보호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 독점구조 풀어야 고용 는다” 18일 기획재정부가 한국노동경제학회로부터 제출받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고용·해고제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독점적 생산물 시장구조는 완전 경쟁시장에 비해 고용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조합의 조직을 용이하게 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독점 시장의 경우, 독점 이윤이 발생해 노동조합의 조직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업발생 확률 또한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보고서는 현재 고용위기의 근원에는 생산물 시장과 노동시장의 왜곡된 시장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며 가장 먼저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적절히 통제하는 시장 질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규제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만들어 주거나 산업 정책 등으로 불합리한 특혜를 줘 시장 기능을 왜곡하는 것은 비효율적 노동시장 구조와 비생산적 노사관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물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노동시장 정책은 근본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9년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에 노조가 있는 정규직은 월 평균 임금 327만 3000원에 근속 기간이 12.4년이고 국민연금 99.3%, 고용보험은 75.3%가 가입돼 있다. 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7.1%다. 반면 중소기업에 다니지만 비정규직에다 노조가 구성되지 않은 경우는 월 평균 임금 114만 6000원에 근속 기간은 1.6년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43.5%, 고용보험은 35.4%만 혜택을 받고 있지만 이들은 전체 근로자의 27.7%를 차지한다. ●정부 조달물품 심사서 감점 처리 정부는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중소기업 기술인력 보호·육성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부당 유인·채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부당행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하기로 했다. 정부 조달 물품 입찰 심사기준에서 불공정 채용을 한 기업은 감점 처리되며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 신청기업 평가 기준에도 불공정 행위가 포함된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핵심기술을 기술임치센터에 보관하는 기술자료 임치제가 의무화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법무·검찰 고위인사 프로필

    ●길태기 법무부 차관 지난 1997년 한보그룹 특혜 비리 수사에 참여해 검찰로부터 ‘이중 지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진술을 받아내 수사의 물꼬를 텄다. 길 신임 차관은 “업무에 대한 공부를 통해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차장검사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특별수사, 2003년 ‘굿모닝시티’ 분양 수사 등 대형사건 특수수사경험이 풍부하다. 분석력과 판단력이 탁월하다. 특히 2006년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이른바 론스타 사건을 수사 지휘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형사사법제도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역임했다. 최 신임 지검장은 “중요한 시기에 지검장 자리로 가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국민수 법무부 검찰국장 후덕하고 친화력이 높다. 서울중앙지검 부장 재직 시절 허위정보를 공시하는 수법으로 시세를 끌어올려 막대한 차익을 챙긴 이른바 ‘슈퍼개미’ 사건과 한화 분식회계 사건을 처리했다. 국 신임 검찰국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17기 특수통의 대표주자다.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내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을 구속 했다. 최 신임 중수부장은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 “쉽지 않은 상황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임정혁 대검 공안부장 대검 연구관을 시작으로 대구 공안부장, 대검 공안과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지냈다. 임 공안부장은 “공안 사건을 오랫동안 맡았던 경험을 살려 공안부장으로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빈수레’ 저축銀 특위, 맞소송 조짐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청문회 무산 등 별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특위 위원 간 맞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 대책 등 핵심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여야 법적 공방으로 얼룩지는 모양새다. 16일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인 신학용 의원과 조정식·박병석 의원 등에 따르면 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특위 위원인 고승덕 의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 의원에게)사실이 아니니 하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했는데 강행했다.”면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상징적 차원에서 정신적 피해보상 등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규모는 1인당 최대 5000만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과 박 의원도 고 의원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고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신 의원과 행동을 같이 하기로 했다. 세 의원은 앞서 4일 고 의원을 명예훼손 및 모독 혐의로 징계안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고 의원은 지난 3일 저축은행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부산저축은행이 추진한 인천 효성지구개발사업 등의 특혜 의혹과 함께 이들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과 별개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인 우제창 의원을 고소하기 위해 전방위로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실에서 민주당 출입기자 등을 상대로 우 의원이 홍 대표를 직접 거론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특보인 안모씨가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연결고리라는 주장을 한 우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보고펀드 17일 입찰불참 시사…우리금융 매각 다시 표류하나

    오는 17일 예비입찰을 앞두고 우리금융의 매각 표류 가능성이 제기됐다. 참여 의사를 밝혔던 사모펀드(PEF) 가운데 하나인 보고펀드가 예비입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달 들어 우리금융 주가는 폭락했고,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매각 목표를 달성하기도 어렵게 됐다. 국내외 투자자도 우리금융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 국내 최대 투자자인 연기금의 경우 정치적 특혜 시비 등을 우려해 불참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한국금융지주를 상대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줄 것으로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투자자 모으기는 난관에 부딪혔고, 대안을 찾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고펀드가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고펀드가 인수 작업을 중단하고, 나머지 두 곳 가운데 한 곳이 추가로 입찰 요건을 못 채우면 우리금융 매각 작업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2곳 이상이 경합해야 한다는 유효경쟁 요건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모펀드인 MBK컨소시엄과 티스톤파트너스가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역시 자금 조달이 문제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은 56.97%. 최소 매입 규모인 30%를 인수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고 2조 7324억원이 필요하다. 전체를 인수하려면 5조 1888억원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금융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도출된 가격으로 폭락 전인 1일을 기준으로 하면 30% 인수에 3조 4215억원이 필요하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소 4조원 이상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MBK는 새마을금고연합회와 자금 조달 협의를 마무리했다. 연합회에서 1조원, 부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금융기관에서 1조원가량씩 조달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 회장이 참여한 티스톤도 막판까지 국내외 투자자와의 접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두 곳 모두 자금 조달을 자신하고 있지만 금융권은 “최근 시장 상황에서 건전한 투자자로 4조원 이상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신반의한다. 두 곳 모두 해외 투자 비중을 절반 이하로 하겠다던 당초 목표보다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이 반발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해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뒤 사모펀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해외 자본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하다.”면서 “자칫 특혜 시비나 헐값 매각 시비도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53억 날린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한 주요 무역항 운영기관들이 무분별하게 항만시설 공사를 시행해 예산을 낭비하거나 시설 운영권을 특정업체에 임대하는 등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감사원이 발표한 ‘4대 무역항 운영 및 유지·관리실태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는 2009년 부산 북항 신선대부두에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도록 수심을 15m에서 16m로 파내는 공사를 추진했다. 해당 부두는 4000TEU급 선박 기준으로 건설돼 접안시설 보강 없이는 대형선박의 접안이 불가능하지만, 부산항만공사는 부두 운영사와 업무 협의도 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사업비 253억원을 들여 항로를 파내고도 1만TEU급 선박 접안이 불가능해 결국 예산만 낭비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또 부산항 북항 7개 부두 운영사와 신선대 등 5개 부두운영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운영사가 책임져야 할 유지보수의 책임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아 공사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이 밖에 부산항 유일 양곡하역 항만시설을 특정 부두운영사에 임대하는 과정에서 경쟁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대신 3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특정 업체에 운영권을 계속 보장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만공사는 한국가스공사와 B주식회사에 돌핀부두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한 뒤, 점용료를 징수하면서 규정과 다르게 과소 산정해 가스공사로부터 26억 3726만원, B주식회사로부터 2억 3481만 원 등 총 28억 7207만원을 덜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감사원, 비리 제주공무원 38명 인사조치 요구

    감사원이 부당 승인 등 각종 개발사업에서 비리를 저지른 제주도 공무원 38명에 대해 무더기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이 제주도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감사를 벌여 부당한 업무 처리를 한 공무원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한 사실을 9일 공개했다. 이 가운데 도는 2008년 11월 중산간 지대인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 133만 8000여㎡에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롯데관광호텔이 제출한 개발사업 시행 승인 신청에 대해 승인 요건에 미달되는 데도 불구하고 승인 절차를 진행해 대규모의 국·공유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이 업체가 개발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당시 개발 예정지의 사유지와 국공유지 등 토지소유권을 전혀 확보하지 못해 도시관리계획 입안이나 개발사업 시행 신청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관련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 사업에 대해 개발사업 시행 승인 신청을 거부하도록 하고, 관련 공무원 3명을 징계하라고 제주도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도가 2009년 8월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휴양콘도미니엄을 개발하는 사업에 대해 환경성 검토와 입지 타당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27홀 규모로 늘려 주면서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지 않고, 지구단위계획에서 제외시키는 등 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관련 공무원 4명에게도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리도록 제주도에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감사원, 한라산 중산간 개발 제동

    한라산 중산간에 들어설 제주롯데관광단지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제주도를 대상으로 재무 등 7개 분야 업무 전반에 관해 기관 운영 감사를 벌인 감사원은 지난 1일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제주롯데관광단지 사업 승인을 내주지 말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 색달동 산 49 일대 133만 8460㎡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롯데관광단지는 부지 가운데 국·공유지가 92%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개발 사업자에게 막대한 특혜를 주려 한다는 논란이 일었고 특히 한라산 중산간 환경파괴를 우려한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해 왔다. 또 중문마을회 등은 지하수 고갈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 사업은 현재 제주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와 공유 재산 매각 동의, 지하수 허가 관련 지하수심의위원회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감사원은 제주롯데관광단지가 사업 승인 신청 요건이 미비한 데다 관계 행정기관장과 협의할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관련 법규를 검토한 뒤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007년 해발 400~500m인 한라산 중산간 고지대에 사업비 3010억원을 투입해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제주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권재진 ‘운명’은 두 아들 손에?

    권재진 ‘운명’은 두 아들 손에?

    8일 국회에서 열리는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두 아들의 병역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권 후보자의 장남은 1999년 서울대에 입학한 뒤 2000년 시력 때문에 공익근무 요원 소집(4급·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에 살던 장남은 2002년 2월 관악구 봉천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권 후보자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장남에게 주소를 다시 대치동으로 이전하도록 했다. 그 뒤 서울대 공익근무 요원 통보를 받았다. 이를 두고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편한 근무지를 택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권 후보자 측은 “봉천동에서 실제 살았다.”라고 해명했다. 권 후보자의 장남은 공익근무 요원을 포기한 뒤 2002년 9월 23일부터 2004년 12월 22일까지 경기 포천의 한 제조업체에서 산업기능 요원으로 근무했다. 이 업체는 권 후보자의 중·고교 동창이 운영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2003년 9월 의정부에 오피스텔을 구했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서울에서 포천까지 출퇴근한 셈”이라면서 “왕복 5~6시간 걸리는데 제대로 근무했을 리가 없다.”며 병역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권 후보자 측은 “장남이 업체에서 사우회 총무도 맡는 등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권 후보자의 차남도 2001년 3급 판정을 받고 상근예비역(4순위)으로 선발됐다. 민주당 측은 “재수생인 차남이 고졸에 3급일 경우 해당되는 4순위를 어떻게 배정받았는지 석연치 않다.”고 문제 삼았다. 권 후보자 측은 “추첨으로 선발됐을 뿐 병역 회피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광장] 함께 가야 오래간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함께 가야 오래간다/최광숙 논설위원

    2008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하고 있을 때 금융위기를 겪었다. 외환위기 전 맨해튼의 월스트리트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으리으리한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선 그곳은 미국 경제 전체를 견인하는 튼튼한 보루로 보였다. 보통 사람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백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 월스트리트맨들의 신화도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달러가 넘쳐나던 바로 그곳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실업자를 거리로 내몰았고, 고통으로 밀어넣었다. 한없이 오를 것 같던 다우 지수는 급전직하했고, 자본주의의 맹주 노릇을 하던 미국은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계속되는 미국은 최근 디폴트 위기까지 겪으면서 급기야 푸틴 러시아 총리로부터 “세계 경제의 기생충”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처지가 됐다. 새삼스레 미국발 금융위기를 떠올린 것은 우리 경제도 탐욕과 약육강식의 원리로만 작동할 경우 자칫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대기업들은 수조원에 이르는 순익을 냈다고 축배를 드는 반면, 그들과 파트너십을 갖고 일한 중소기업은 오히려 늘어난 적자폭에 허덕인다.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기업은 현금을 자루로 쓸어 담고 있는데, 고물가·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그동안 우리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잘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모든 것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했다. 가정에서 집안을 일으키려 맏이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듯이, 정부는 대기업이 수출을 잘해야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갖가지 특혜로 그들의 볼륨을 키워줬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는 기존 패러다임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파열음도 들리기 시작했다. 과거 수출 중심의 대기업 독주가 과연 어디까지 갈까 하는 불안감이 우리 사회에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까지 나서 재벌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합법을 가장한 지하경제”라고 비난한 것을 보면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인식한 것 같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 허덕이는 ‘워킹 푸어’(working poor),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알바를 벗어나지 못하는 88만원 세대 등이 거론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때늦은 반응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대기업 매출은 몇 배 늘었지만, 정작 일자리는 60만개가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 문제는 우리 경제 전체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해고의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정치권에서 무상 복지 논쟁이 한창 벌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를 토양으로 삼고 있다. 네팔에 전해오는 일화가 있다. 눈보라 치는 산길에서 두 사람이 동행하게 됐다. 민가를 찾아 헤매던 중 눈 위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그냥 두면 얼어죽으니 데리고 가자.” “노인을 데려가다 우리 모두 죽게 된다.” 논쟁 끝에 결국 한 사람이 노인을 업었고, 다른 사람은 먼저 발길을 재촉했다. 노인을 업은 사람은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고, 등에 업힌 노인도 더운 기운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무서운 추위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먼 발치에 마을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들은 길 한가운데 꽁꽁 얼어붙어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동사(凍死)한 사람은 혼자 살겠다고 앞서 간 이였다. 단거리는 혼자 가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랫동안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는 법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bori@seoul.co.kr
  • 청송 생태하천 공사 특혜 의혹

    경북 청송군이 100억원 규모의 생태하천 조성공사를 하면서 입찰 절차를 지나치게 편의적으로 자주 변경해 관련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자연스럽게 “군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라는 말이 나온다. 군은 2014년까지 3년간 연차적으로 총 111억 3000여만원을 들여 청송읍 용전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용전천에 제방 신축을 비롯해 호안, 여울, 가동보, 데크로드, 자전거도로 등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달 27일 1차 입찰공고를 냈다. 하지만 입찰참가 자격을 하천법(2조 2항)에 따라 준공된 자연형 하천 또는 생태하천 조성공사 중 ▲식생 호안 공종(자연석 쌓기, 식생매트, 식생 호안 블록, 환경녹화 블록 공정 중 1개 공정 이상) ▲수생식물 식재 공종(생태습지 조성, 생태식재, 생태공원 조성 공정 중 1개 공정 이상) ▲기타 공종(징검다리, 여울, 산책로, 어도, 자전거도로 공정 중 1개 공정 이상) 등 3개 공종과 해당 공정이 각 1개 이상 포함된 공사로, 연장 2500m 이상 준공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평소와 다르게 입찰 자격이 매우 까다롭게 정해진 것이다. 공정은 공사의 정도를, 공종은 공사의 종류를 말한다. 결국 과다한 자격 제한에 말썽이 생기자 같은 달 29일 재공고를 통해 식생 호안 공종 및 수생식물 식재 공종, 기타 공종 등 3개 공종을 제외하며 입찰자격 제한을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사흘 뒤인 지난 3일 다시 공고를 변경하고 입찰 참가 업체들에 자연석 쌓기, 식생매트, 식생호안블록, 환경녹화블록, 생태습지조성 등 1개 공종 이상이 포함된 실적을 제출토록 자격을 다시 강화했다. 아울러 해당 공사가 수해복구 등 긴급 공사가 아님에도 불구, 공고기간을 정상일(30일간)보다 25일간을 단축시킨 긴급 공사로 공고했다. 입찰 기간 단축은 관련 민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관련 업체들은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공사 발주 시기가 당초보다 4개월 정도 늦어져 긴급 입찰했으며, 참가 자격을 크게 제한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인천공항 민영화 타당성부터 따져봐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49%를 국민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원론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고, 또 홍 대표에 따르면 청와대도 긍정적이라고 한다. 이 방식은 나름대로 이점도 있기에 검토해볼 만하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상태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민영화를 예정대로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포기한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국민주냐, 아니냐의 지분 매각에 앞서 그 문제부터 방향을 정해야 한다. 홍 대표는 인천공항공사의 민영화 방안으로 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지분 51%는 정부가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자와 후자는 배치된다. 정부가 51% 지분을 보유하면 그건 민영화가 아니다. 지분의 부분 매각에 불과한 것이다. 앞서 홍 대표는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국민주 매각을 주장하더니 느닷없이 인천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현 정부 들어 추진해온 사안이다. 정권 실세와 관련된 외국 기업에 넘기려고 한다는 특혜 의혹이 나돌면서 답보상태다. 홍 대표의 방안은 논의에 새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천공항 확장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특혜설도 잠재울 수 있으며, 국부 유출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매각의 수혜자라는 점 역시 매력적인 요인이다. 반면 국민주 매각은 헐값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실질적인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미흡하다.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과의 형평성 시비도 우려된다. 이런 장단점을 따지는 데 집중하다 보면 원초적인 문제, 즉 민영화 논의가 실종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민영화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6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됐고, 지난해만도 3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런 알짜배기 국유기업을 민영화할 필요가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민영화는 경영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지만, 파업 등 예상치 못한 사태도 초래할 수 있다. 총체적인 분석을 통해 향후 좌표를 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점에 최우선 잣대를 둬야 한다.
  • 장학관 - 교장간 전직 횟수 제한

    장학관, 장학사가 교장·교감으로, 교장·교감이 다시 장학관, 장학사로 자주 옮기지 못하도록 횟수와 기간이 제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일 교육전문직(장학관·교육연구관, 장학사·교육연구사)의 전직을 줄이고 역량 평가를 강화하는 등의 교원 인사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문직 임용 비리 예방을 위해 공개경쟁시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원에서 장학사·교육연구사로의 첫 전직 때 객관식 필기평가(교육학) 대신 역량 평가에 비중을 둬 선발할 계획이다. 전문직과 교감·교장 간 잦은 이동도 규제한다. 전문직에서 교원으로의 전직은 교육연구사·장학사, 교육연구관·장학관 등 직급별로 1회만 허용된다. 예컨대 장학사(연구사)가 교감으로 옮겼다가 같은 급인 장학사로 다시 옮기면 교감을 또 할 수 없다. 교장이나 장학관(연구관)으로 올라가는 것만 가능하다. 장학관이 교장으로 옮겼다가 장학관으로 되돌아가면 다시 교장이 될 수 없다. 또 전직 기간의 경우 전문직에서 교원으로 옮길 수 있는 근무 기간은 현행 2년 이상에서 교감은 2년, 교사는 5년 이상으로 높인다. 교원에서 전문직으로 재전직하기 위한 학교 근무 기간은 1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잦은 전직에 따른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인사 비리 파동에서 장학관, 장학사와 교장·교감의 빈번한 전직·임용 과정에서 승진·발탁, 학교 배치 등을 미끼로 뇌물 수수 사례가 대거 적발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임모 장학사는 장학사 시험의 편의를 봐주겠다며 현직 교사들로부터 금품을 받아 구속되기도 했다. 교과부는 또 교원이 금품·향응 수수, 상습 폭행, 성폭행, 성적 조작 등 ‘4대 주요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우 승진 임용을 법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홍준표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추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일 “인천공항공사부터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대표는 주말인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 자리에서, 국민주 공모 방식의 인천공항공사 민영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매각이 잘되면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 등의 국민주 매각에 대한 반대 여론도 누그러들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대표적인 ‘알짜 공기업’이다. 지난해에만 32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고, 해마다 20% 가까운 영업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 수익을, 주식을 팔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2008년 6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인천공항공사 지분 49%를 매각하기로 확정했으나 매각 방식과 매입 주체 등을 놓고 논란만 거듭돼 왔다. 홍 대표는 “인천공항공사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서민정책 차원으로 특혜 매각 시비를 차단할 수 있고 국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전체 지분의 49%를 포항제철(현 포스코)처럼 블록세일(대량 매매)해 국민에게 돌려줘도 정부가 51%를 가지면 공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혀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 실장이) ‘국민주’가 아니라 ‘국민(국내) 매각’으로 이해하고 대화한 것”이라면서도 “관계 기관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여의도 당사로 홍 대표를 방문, 인천공항공사의 국민주 공모 방식 민영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김한영 항공정책실장도 “국민주 매각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매각 방식을 놓고 재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다만 일반 시장에 상장할 것이냐, 포스코나 한전처럼 저소득층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일부 도입하느냐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과 정면 배치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의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국민주 매각 제안은 이런 매각 목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오상도·윤설영기자 shjang@seoul.co.kr
  • 반포 빌딩 특혜의혹 가린다

    서초구는 건축 허가 및 공사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반포동 소재 업무용 빌딩에 대한 사용 승인 검사를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소규모 빌딩(연면적 2000㎡ 이하)은 감리건축사 1인의 보고서만 받고 구청장이 사용을 승인한다. 서초구에 따르면 반포동 63-7에 위치한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이 빌딩은 건축허가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특혜의혹이 잇따랐다. 2000년 건축허가 이후 공사가 지지부진한 데다 허가를 취소하지 않았고, 일반주거지역에 20층의 고층으로 설계를 변경했음에도 구청에서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구 관계자는 “의혹은 이미 해명됐지만, 또다시 특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사용승인 절차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사용승인 처리 절차를 대한건축사협회에 맡길 방침이다. 서울시 조례는 연면적 2000㎡ 초과 건축물의 경우에만 건축사협회의 특별검사원 검사를 받도록 규정했지만, 특혜시비 탓에 외부 기관에 맡겨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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