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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일감 몰아주기 막는다”...특정업체와 수의계약 연 3회로 제한

    이재명 “일감 몰아주기 막는다”...특정업체와 수의계약 연 3회로 제한

    경기도는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업체와의 1인(단독) 견적 계약 횟수를 연간 3회로 제한하는 등 수의계약 개선안을 마련해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1인 견적 수의계약을 할 때는 실국 단위로 수의계약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부서에서 회계부서로 계약을 의뢰하기 전 선정 업체의 적정성 여부를 한 번 더 심의하도록 했다. 또 2인 이상(복수) 견적 수의계약 대상의 사업비 규모를 당초 2000만원 초과에서 1000만원 초과로 확대하고, 1인 견적 대상은 2000만원 이하에서 1000만원 이하로 축소했다. 특정 업체와의 1인 견적 수의계약 횟수는 연간 3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밖에 기금을 관리하는 부서의 경우 그동안 업체 선정과 계약 업무를 모두 맡아 처리했지만 앞으로 계약업무는 회계부서가 맡도록 했다. 공공기관 계약은 공개경쟁입찰이 원칙이지만 지방계약법에 따라 긴급하거나 특정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 소규모 공사·용역·물품구매 등 예외적일 때에만 수의계약이 허용되고 있다. 도는 이번 개선안 시행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고, 투명하고 청렴한 계약행정으로 도정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수의계약 관련, 결재권자가 수의계약을 임의로 할 수 없도록 수평적 검토시스템을 도입해 보자”며 “각 실·국은 계약 관련 발생할 수 있는 부정·유혹을 막을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해 1인 견적 수의계약 4904건, 2인 이상 견적 876건 등 모두 5780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실련 “文정부, 서울 아파트값 82% 올려…비강남도 87%↑”

    경실련 “文정부, 서울 아파트값 82% 올려…비강남도 87%↑”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82%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당시 6억 6000만원이던 서울의 25평형(82.6㎡) 아파트값이 지난해 12월 기준 11억 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7일 문 대통령이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고 말한 뒤에도 아파트 값은 1년새 1억 5000만원 올랐다.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22개 단지 약 6만 3000세대 시세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25평형(82.6㎡) 서울 아파트값이 2003년 1월 3억 1000만원이었지만 2020년 12월에는 8억 8000만원 오른 11억 9000만원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상승액은 5억 30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18년 동안 총 상승액의 60% 수준을 차지한다. 노무현 정부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2억 6000만원(83%) 올라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1억 3000만원(31%)이 올랐고,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아파트값이 4000만원(-12%) 하락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비강남 아파트 가격도 4억 5000만원(87%)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2억원(74%) 오른 노무현 정부 보다 더 높은 상승률이다. 비강남 아파트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5000만원(-10%)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1억원(21%) 상승했다. 강남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초 11억원에서 지난해 말 8억 1000만원(74%) 뛴 19억 1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5년간 4억 8000만원(104%)이 상승했따. 이명박 정부에는 1억 1000만원(-12%)이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2억 6000만원(31%) 상승했다. 아파트값 급등으로 노동자가 임금을 전액 저축해 서울 25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6년으로 문재인 정권 초(21년) 15년 길어졌다. 임금의 30%를 저축한다면 임기초(71년) 보다 47년 늘어난 118년이 걸린다. 경실련은 KB국민은행·다음·네이버·부동산114등 부동산 시세정보를 토대로 서울시 22개 아파트단지의 약 6만 3000세개 시세를 분석했다. 노동자 임금은 통계청 고용형태별 임금을 토대로 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아파트값이 14%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관료를 쫓아내고 거직통계로 국민을 속인 자들이 만든 엉터리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과 여당 의원을 앞세워 특혜성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으로 오히려 집값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추진…‘쪼개기 광고’ 합법화 된다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추진…‘쪼개기 광고’ 합법화 된다

    방통위,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60분 방송서 광고 2회···최대 6회 가능광고 총량도 유료 방송 수준으로 늘어정부가 지상파 방송사도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방안’과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방통위는 방송 사업자별 구분 없이 방송매체에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한다. 45~60분 길이 프로그램은 1회, 60~90분 프로그램은 2회 등 30분마다 1회가 추가돼 최대 6회까지 가능하다. 1회당 시간은 1분 이내여야 한다. 현재 방송법상 지상파는 중간광고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2부, 3부로 쪼개 편성하고 유사 중간광고(PCM)를 넣는 편법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PCM은 프로그램의 한가운데 삽입해야 했지만,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방송사가 원하는 시점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방통위는 “온라인 중심의 미디어 환경 변화로 방송 광고 시장이 침체 중이고, 유료방송 광고매출이 지상파를 추월함에 따라 광고 규제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정책 취지를 설명했다. 방통위는 시청권을 보호하고 프로그램의 과도한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편성광고와 중간광고에 대한 통합 기준을 마련하고, 중간광고 허용 원칙 신설과 고지의무 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방송 규제 체계를 간소화하고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규제 차이를 없애는 방안을 시행령에 다수 포함했다. 매체 구분 없이 가상·간접광고 시간을 7%로, 광고총량(방송프로그램 길이당 최대 20%, 일평균 17%)을 동일하게 규정한다. 시청자 이용행태와 매체 영향력 변화를 고려할 때 매체별 규제 차이를 유지할 타당성이 없다는 게 방통위 판단이다. 중간광고 허용이 지상파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특정 매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대칭규제를 해소해 매체 간 균형발전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간접광고가 금지되던 주류 등의 광고 시간 제한도 해당 품목 허용시간대에 한해 가능해진다. 방송광고 분야에 열거한 광고 유형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 대신 금지되는 광고 유형만 규정하는 원칙허용·예외금지 원칙을 도입한다. 편성에서는 종합편성방송사업자의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을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완화했다.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1~3월 중 입법예고 및 관계부처 협의를 거친 뒤 4~5월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6월 시행령을 공포할 계획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1가구 1주택법 김진애 맞짱토론 신청에…진성준 “이게 어떻게 다주택자 적대시 정책?”

    1가구 1주택법 김진애 맞짱토론 신청에…진성준 “이게 어떻게 다주택자 적대시 정책?”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가구 1주택법’을 발의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정책 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 진 의원이 답했다. 진 의원은 “이 법이 주택 생태계 현실을 부정한다거나, 정부의 다주택자 적대시 기조를 고착화한다는 김 의원님의 우려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 의원은 13일 언론에 배포한 브리핑을 통해 ‘제가 보기에 그것은 김 의원님의 개인적인 편견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전날 김 의원이 “진 의원 개정안의 의도가 무주택자의 주거권을 우선 확보하고 투기를 막기 위한 것임을 알지만, 자칫 이 법안이 우리 사회의 주택 생태계 현실을 부정하고 문재인 정부의 실책 중 하나인 다주택자 적대시 기조를 고착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언급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진 의원은 “제가 발의한 주거기본법 개정안은 내 집에서 발 뻗고 편히 지내고 싶다는 국민의 소망을 담은 것이고, 국가가 이러한 국민의 보편적 주거권을 정부가 정책을 통해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어떻게 다주택자 적대시 정책이며, 민간임대 백안시 정책으로 해석되는지 저로서는 그 주장의 근거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기왕에도 정부가 임차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민간임대 사업자에 대해 지원해오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게 진 의원은 “우리나라 임대주택 거주 가구가 40%에 이르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국민 일반의 소망을 외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 의원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본인의 희망이라면 말릴 일이 아니지만, 집값이 너무 비싸다거나, 형편이 되지 않아서, 정부의 주택공급이 충분치 않아서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임대주택에 거주한다면, 이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진 의원은 “아시다시피 ‘1가구 1주택’ 정책 원칙은 주택소유를 제한하거나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원님의 정책토론 제안을 환영하며, 언제든 토론에 임할 용의가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토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박영선·나경원 TV 출연… ‘예능의 정치화’ 논란

    박영선·나경원 TV 출연… ‘예능의 정치화’ 논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야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예능의 정치화’ 논란이 일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TV조선 예능 프로그램인 ‘아내의 맛’에 출연해 다운증후군을 앓는 딸의 일상을 공개했다. 나 전 의원 출연분은 시청률 5.682~11.204%(닐슨 코리아 제공,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해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5.4%였다. 박 장관은 10일 자신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홍보했다. 박 장관은 페이스북에 “평상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이라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12일 방송 예정이다. 일각에선 박 장관의 예능 출연이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보궐선거의 경우 선거일 60일 전 방송부터 심의하기 때문에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규정에는 어긋나지 않더라도 서울시장 출마 예정자들이 예능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출마를 앞두고 예능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은 자신이 없는 건지, 세탁이 필요한 건지, 특혜를 누리겠다는 건지, 아니면 서울시장을 ‘아내의 맛’으로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역시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TV조선에서 특정 서울시장 후보들을 이렇게 초대해서 일종의 선거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방송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예능 방송 출연은 편파적인 방송으로 사전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나경원, ‘아내의맛’ 비판에 “정치 초월해 가족의 가치 전한 것”

    나경원, ‘아내의맛’ 비판에 “정치 초월해 가족의 가치 전한 것”

    서울시장 출마 계획인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TV조선 예능프로 ‘아내의 맛’ 출연이 선거 홍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진솔하게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5일 방영된 ‘아내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늦게나마 좀 드리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희 딸 유나에게 해 주신 격려는 유나는 물론 저희 가족에게 너무나 큰 선물이자 응원이다”며 “정말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고 다행히 많은 시청자들께서 공감해주셨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정치와 이념, 진영을 초월해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저는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면서 “국민들과의 새로운 의미의 만남이자 대화였다”고 방송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곧 박영선 장관의 이야기도 나온다고 하죠? 박 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내의 맛’ 나 전 의원 출연분은 시청률 5.682%~11.204%(닐슨 코리아 제공, 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하며 전 주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5.4%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나 전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아내의 맛’ 출연과 관련해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공식출마를 알린 우상호 의원은 “명백한 선거홍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전에 뛰어든 김진애 의원도 “특혜를 누리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을 ‘아내의 맛’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지난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거의 마음을 굳혔다.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결심을 이달 중순 안에는 밝혀야 할 것 같다”고 출마를 시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동신문고, 취약계층·중소상공인 더 많이 찾아간다

    새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동신문고 운영이 대폭 확대된다. 이동신문고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역 주민들을 현장으로 찾아가 일상 생활 속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제도다.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형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으로 나뉜다. 권익위는 전통시장과 관광지, 다중이용시설 밀집지역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지역과 농·산·어촌 등을 대상으로 한 지역형 이동신문고를 지난해 33회에서 올해 40회로 늘린다. 쪽방촌, 노후 임대아파트 등 복지·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이동신문고는 45회에서 64회로 확대한다. 지역형 이동신문고에서는 긴급생활자금 지원 등 코로나19 고충 해결방안을 상담하고 맞춤형은 고용·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와 열악한 주거환경 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권익위는 올해 장학생·견습생 선발, 논문심사, 교도관 업무 등을 부정청탁 대상직무에 새로 포함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직자가 민간단체나 개인 등에게 인사, 협찬 등 부정청탁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도 새로 마련됐다. 청탁금지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는 민간인이 공직자에게 부정청탁하는 행위를 금지, 제재하도록 하고 있다. 부패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신고가 없더라도 권익위가 부패혐의 대상자나 이해관계인 등을 조사하고 이에 불응하면 과태료를 물리는 직권조사권 신설도 추진된다. 공직자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2013년 국회에 제출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지난 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해 9년째 발이 묶여 있다. 지난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권익위는 “올해도 법 제정을 위해 전방위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책돋보기] 의대생 집단 ‘몽니’에…형평·신뢰·공공성 원칙 훼손한 정부

    [정책돋보기] 의대생 집단 ‘몽니’에…형평·신뢰·공공성 원칙 훼손한 정부

    지난해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시시험을 집단 거부했던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방향을 틀면서 형평성과 정책 신뢰성,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5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기회를 주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던 지난해 12월 31일 곧바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고 지난 4일 입법예고 절차를 끝냈다. 현행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시험을 실시하려면 시험 실시 90일 전까지 공고를 해야 하지만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3항에 따른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제4조 제4항)”는 규정을 신설했다.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이 통과되면 오는 23일 의사 국시 실시시험을 추가로 치르는 방식으로 의대생들을 구제한다는 계획이다. 의사 국시 관련 논란은 정부가 발표했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반발한 전국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를 표명한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악화한 여론에도 두 차례 더 재접수 기회를 부여했지만 결국 대상자 3172명 가운데 423명만 시험을 치렀다. 일각에서는 의사 국시 거부는 의사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마당에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대 정원 확대 등 얻은 것 없는 빈손 정부가 구제 방안을 내놓은 명분이기도 했다. 복지부 발표는 정부가 여러 차례 밝혔던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있어 국민적 공감대 없이 기회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데다가 국가 주관 시험 중 자발적으로 응시를 거부한 이들을 구제한 전례도 없는 ‘특혜’여서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지난해 교원 임용 국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재시험을 추진한 적도 없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코로나 확진자의 임용고시 2차 응시를 허용해달라’는 청원도 의사 국시 사례를 거론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 정책 신뢰를 의심하게 만든다. 지난해 8월 24일~9월 23일 ‘국시 접수 취소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7만여명이 동의한 것에서 보듯 국민 여론이 곱지 않았고, 정부도 그동안 여론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형평성과 신뢰성 타격에도 의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비상조치가 불가피했다고 강변하지만 가장 뼈아픈 비판은 정부 스스로 의료 공공성을 얼마나 고민했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 스스로 코로나19 이전까지 의료인력 확대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017년 발표한 ‘국정계획 5개년 계획’은 ‘의료공공성 확보 및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을 내세웠지만 정작 의사는 물론 간호사 확대와 인력 유출 방지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최근 뒷북 병상·인력 확충을 내놓은 정도다.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 배경 중 하나는 대형병원 독과점 구조가 강화되고 동네병원이 위축되면서 의사들조차 일자리 걱정이 높아지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단순히 인력만 늘리면 성형외과 등으로 몰리니 종합병원 규모의 공공병원을 확충해 의료인력을 흡수하는 ‘유효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2018년 10.2%였던 공공병상 비중이 2020년에는 9.2%까지 떨어지는 와중에 의사 정원만 늘리겠다며 ‘비용이 덜 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애초 지난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할 당시 의사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패착으로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의사들과 대화 노력을 게을리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니 얘기해서 뭐하느냐’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료인력이 우리 사회의 핵심 인력이고 공익적인 선발과 배치가 절실하다는 점이 이번 논란을 통해 확인됐다고 본다”면서 “의료인력 선발부터 교육, 배치까지 앞으로 어떻게 공공성을 강화할 것인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 대책을 의료계와 함께 내놔야 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정부의 땜질식 뒷북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책돋보기] 의대생들 몽니에 무조건 항복, 정부의 자업자득

    지난해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시시험을 집단 거부했던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방향을 틀면서 형평성과 정책 신뢰성,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5일 정부에 따르면 복건복지부는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기회를 주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던 지난해 12월 31일 곧바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고 지난 4일 입법예고 절차를 끝냈다. 현행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시험을 실시하려면 시험 실시 90일 전까지 공고를 해야 하지만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3항에 따른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제4조 제4항)”는 규정을 신설했다.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이 통과되면 오는 23일 의사 국시 실시시험을 추가로 치르는 방식으로 의대생들을 구제한다는 계획이다. 의사 국시 관련 논란은 정부가 발표했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반발한 전국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를 표명한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악화한 여론에도 두차례 더 재접수 기회를 부여했지만 결국 대상자 3172명 가운데 423명만 시험을 치렀다. 일각에서는 의사 국시 거부는 의사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마당에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대 정원 확대 등 얻은 것 없는 빈손 정부가 구제 방안을 내놓은 명분이기도 했다. 복지부 발표는 정부가 여러차례 밝혔던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있어 국민적 공감대 없이 기회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데다가 국가 주관 시험 중 자발적으로 응시를 거부한 이들을 구제한 전례도 없는 ‘특혜’여서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지난해 교원 임용 국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재시험을 추진한 적도 없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코로나 확진자의 임용고시 2차 응시를 허용해달라’는 청원도 의사 국시 사례를 거론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 정책 신뢰를 의심하게 만든다. 지난해 8월 24~9월 23일 ‘국시 접수 취소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7만여명이 동의한 것에서 보듯 국민 여론이 곱지 않았고, 정부도 그동안 여론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형평성과 신뢰성 타격에도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비상조치가 불가피했다고 강변하지만 가장 뼈아픈 비판은 정부 스스로 의료 공공성을 얼마나 고민했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 스스로 코로나19 이전까지 의료인력 확대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017년 발표한 ‘국정계획 5개년 계획’은 ‘의료공공성 확보 및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을 내세웠지만 정작 의사는 물론 간호사 확대와 인력 유출 방지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최근 뒷북 병상·인력 확충을 내놓은 정도다.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 배경 중 하나는 대형병원 독과점 구조가 강화되고 동네병원이 위축되면서 의사들조차 일자리 걱정이 높아지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단순히 인력만 늘리면 성형외과 등으로 몰리니 종합병원 규모의 공공병원을 확충해 의료인력을 흡수하는 ‘유효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2018년 10.2%였던 공공병상 비중이 2020년에는 9.2%까지 떨어지는 와중에 의사 정원만 늘리겠다며 ‘비용이 덜 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애초 지난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할 당시 의사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패착으로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의사들과 대화 노력을 게을리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니 얘기해서 뭐하느냐’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료인력이 우리 사회의 핵심 인력이고 공익적인 선발과 배치가 절실하다는 점이 이번 논란을 통해 확인됐다고 본다”면서 “의료인력 선발부터 교육, 배치까지 앞으로 어떻게 공공성을 강화할 것인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 대책을 의료계와 함께 내놔야 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정부의 땜질식 뒷북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오신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과거 회귀 안 돼...게임체인저 되겠다”

    오신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과거 회귀 안 돼...게임체인저 되겠다”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대권주자들을 꺾는 스펙타클한 드라마로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의원은 야권 유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을 빗대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오 전 의원은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유행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그러나 그것은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라고 지적했다. 또한 “무상급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대의 조연들과 함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여유가 서울시민에겐 없다”며 “71년생 오신환이 서울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저는 미래로 가겠다. 끝도 없이 과거를 파먹고 사는 민주당 586 기득권들이 서울의 미래까지 망치는 일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오 전 의원은 “꽃가마를 타고 국회의원부터 시작했던 선배들과 달리, 저는 잡초처럼 밑바닥부터 뚫고 올라온 대표적인 청년정치인”이라며 “30대 서울시의원, 당 중앙청년위원장, 40대 재선 국회의원, 최초의 70년대 생 교섭단체 원내대표까지 착실히 경륜도 쌓아왔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일부에서는 단일화를 하면 이긴다고 말하지만 이는 낡은 정치문법”이라며 “변화하고 혁신해야 이긴다고 믿는다. 젊은 오신환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것이 변화와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 전 의원은 공약으로 △재건축·재개발의 속도감 있는 진행 △도시 인프라를 지하화하는 입체도시 △도심항공 기술 등의 미래형 교통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그물망 사회복지 등을 제안했다. 또한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진상 규명 △윤미향, 문준용 특혜성 사업 의혹 전수조사 등을 내세웠다. 또한 “시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서울시의 각종 추문들도 바로 잡겠다”며 “취임 즉시 ’6층 사람들‘로 통칭되는 위선의 카르텔부터 해체하겠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 윤미향 의원, 문준용 씨 같은 사람들에게 집행된 각종 보조금과 끼리끼리 나눠 가진 온갖 특혜성 사업들을 전수 조사하겠다.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고도 말했다. 오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도 꺼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맞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지키는 용감한 시장이 되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저질러 놓은 사상 최악의 부동산 양극화,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서울시장 선거는 그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민석 “朴사면 가능한가…세월호 진실 못 밝혔는데”

    안민석 “朴사면 가능한가…세월호 진실 못 밝혔는데”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과 관련 “사면 여부는 국민들이 결정을 해야지 정치권이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새해 첫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제안한 것을 두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곧 출범하면 세월호 진실이나 부정은닉 재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다. 사면복권 주장은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의원은 “만약 사면하면 교도소 나오자마자 첫 마디가 정의와 진실이 승리했다고 할 텐데 그럼 국민들이 잘못한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정농단 사태당시 최서원(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체육 관련 특혜, 독일 활동 내역 등을 집중추궁한 바 있다. 앞서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명박근혜 사면복권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중이기 때문이다”며 해외은닉 재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안될말이라고 외쳤다. 안 의원은 “국민들은 MB가 사자방으로 엄청난 해외은닉재산을 빼돌렸다고 믿고 있는데 아직 한 푼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박근혜 역시 최순실을 통해 유럽에 엄청난 규모의 은닉재산을 숨겼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국민을 빌려 두 전직 대통령의 해외로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안 의원은 “공수처가 설치되면 MB 해외은닉재산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하고, 조만간 데이빗 윤(최순실의 해외집사로 알려진 인물)이 국내에 송환되면 검찰은 판도라 상자를 열어야 한다. 사면복권은 국민들이 결정해야지 정치인들이 흥정할 일이 아니다”고 이 대표 사면 언급에 유감을 나타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그러니까 빙의가 될 거라고 했다. 무당이 바다에 빠져 죽은 넋을 건져 올릴 거라고. 정확히는 무당이 아니라 심방이었다. 제주도에서는 무당을 심방이라고 불렀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당연히 농담인 줄 알았다. 내가 아는 양 차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굿을 한다니. 그것도 아는 사람도 아니고 억울하게 죽은 귀신을 위해 제사를 올린다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주도의 밤이 푸른 이유는 어둠 속에 귀신이 섞여서 그런 거야.” 바다 위에는 아주 작은 불빛도 떠 있지 않았다. 양 차장의 말과 정반대로 하늘은 어두웠고 바다는 그것보다 더 어두웠다. 아득히 먼 곳에서 파도만 끊임없이 밀려왔다. 파도는 내 발밑에서 잠시 반짝이다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그 지루한 반복을 지켜보면서 돌아갈 핑계를 찾았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보다 지금 내 처지가 더 분하고 답답했다. 도대체 난 무엇을 바라고 제주도까지 내려온 걸까? 양 차장이 이렇게 변해버린 줄 알았다면 아마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따가 상주 역할 좀 맡아줄 수 있어?” “제가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왜 못해? 현충원에서 대표로 묵념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은 꺼림칙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상주를 맡으라니.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계신데 그런 역할을 맡아도 되는 건가? 만약 그게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경험은 전혀 해보고 싶지 않았다. 상주는 심방이 칼을 들고 춤을 출 때 그 앞에서 미안하다고 흐느끼며 대신 매를 맞아야 했다. 양 차장은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딱히 그런 일을 자처해서 겪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냥 한 번 해봐. 시늉만 해보는 거야.” “진짜 싫어요. 아무리 차장님 부탁이라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남서쪽으로 내려오는 해안선을 따라 승합차 한 대가 전조등을 켜고 다가왔다. 승합차는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다 문 닫은 어촌계 앞에서 차를 돌려 해변 뒤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시동이 켜진 상태로 문이 열렸고 차 안에서 네 사람이 내렸다. 셋은 남자였고 한 명은 여자였다. 그들은 모두 한복 위에 두툼한 패딩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어깨에 저마다 북과 장구, 징 같은 악기를 하나씩 짊어지고 서로 짝을 이뤄 무거운 상자를 옮겼다. 그들은 해변에 짐을 내려놓고 눈짓으로 인사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크기가 가장 큰 현무암 바위 앞에 모였다. 서로 손을 붙잡고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사장 위에 멍석이 깔리고 천막이 세워졌다. 멍석은 전통방식으로 짚을 엮어서 만든 것이었지만 천막은 철제 캐노피였다.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네 귀퉁이 위에 큼지막한 돌멩이를 올려놓고 고정끈을 단단하게 묶었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준비하는 모습이 다들 전문가처럼 보였다. 천막 안에는 여섯 칸짜리 병풍을 펼쳤다. 그 앞에 직사각형 밥상을 놓고 놋으로 된 제기 위에 청귤과 보리빵, 고기산적을 올렸다. 작은 반상 위로 소주도 한 병 보였다. 여자는 소주를 노란색 주전자에 붓고 빈 병은 멍석 바깥쪽에 두었다. 그사이 남자들은 바지 끝단을 걷어붙이고 바다로 향했다. 현무암 바위에 오색 줄을 두르는데 뒷부분이 물에 조금 잠겨 있었다. 그들은 발이 젖어도 신경 쓰지 않고 줄을 동여맸다. 오색 줄은 어느 한 곳도 느슨하거나 처진 곳 없이 단단하게 묶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여자가 승합차로 돌아가 심방을 모셔왔다. 심방은 연세가 아주 많은 할머니였다. 흰색 고깔을 머리에 쓰고 붉은색 도복을 입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겉옷 밑단으로 삐져나온 도복이 부산하게 펄럭였다. 머리에 쓴 고깔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심방은 느리고 우아하게 한 걸음씩 바닷바람을 뚫고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발을 내딛는 모습이 묘한 경외감을 주었다. * 휴가도 아닌데 주말에 일부러 제주도까지 내려온 이유는 양 차장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본부장이 새로 설립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총괄 책임자로 양 차장을 추천했다. 본부장은 나를 따로 불러 양 차장의 의중을 알아보라고 시켰다. 전화로도 충분히 물을 수 있었던 일을 주말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한 이유는 나 또한 누구보다 양 차장의 복귀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양 차장은 마땅히 돌아와야 하는 사람이었다. 과수원 한가운데 귤 창고를 개조해 놓은 카페에서 양 차장을 만났다. 볕이 좋은 테라스에 앉아 청귤 라떼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남편과 아들의 장례식 이후로 일 년 반 만이었다. 그래도 표정이 전보다 한결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대화 중에 농담도 자주 섞었고 먼저 웃음을 보일 때도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는 괜찮아진 사람처럼 보였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게 된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오셔야죠. 이렇게 한가로운 곳에서 경력 다 썩히기는 아깝잖아요.” “제주도는 안 바쁜 줄 아니? 여기도 정신없어. 오히려 그때보다 시간이 더 부족해.” “여기는 안 어울려요. 화려하게 복귀하셔야죠. 그 덕에 저도 승진 좀 하고요.” 일부러 추켜세워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양 차장의 경력은 은행 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영업점 경험은 기본이고 본부에서도 핵심 부서로 손꼽히는 자본시장부 출신이었다. 대리 때는 글로벌 인재로 선발되어 아이비리그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과장 때는 은행장의 비밀 장부라고 불리는 도쿄지점의 첫 여성 책임자로 발령받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초임지 때 사수로 만난 건 내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실제로 아무 연줄도 없었던 내가 자본시장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양 차장의 추천 덕분이었다. “차장님 안 계시니까 저 완전 찬밥 됐어요. 승진도 벌써 몇 번째 밀리는지 몰라요.” “나 없어도 잘하잖아. 승진은 때가 되면 하게 될 거야.” “부사수를 끝까지 책임지셔야죠. 자꾸 이러시면 제가 제주도 따라옵니다.” 가족을 잃은 직후 양 차장은 은행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도 설득하기 위해 제주도까지 내려온 사람은 나였다. 인사부가 먼저 고향에서 근무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전례 없는 특혜지만 그만큼 사고가 비극적이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을 모두 잃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39번 국도의 좁은 커브 길과 군데군데 얼어붙은 빙판, 그리고 중앙선을 침범한 트럭은 두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양 차장의 미래까지도 한순간에 앗아갔다. “나 지금은 여기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야.” “어머니 따라서 귤 농사라도 이어받아요?” “그런 건 아니고. 궁금하면 너도 같이 가볼래?” 양 차장이 가방에서 팸플릿을 꺼냈다. 만장굴에 대한 안내 책자였다. 유네스코 삼관왕이라느니,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수식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접혀 있는 종이를 펼치니까 그 안에 동굴 속 사진이 여러 장 실려 있었다. 주석에는 이 동굴이 수십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화산 동굴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다 뭐냐고 묻자 수줍게 치아를 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고향을 잃은 사람에게 고향을 다시 돌려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을 하면 마음이 좀 나아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게 좀 도움이 되시냐고요.” “너는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양 차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노려봤다. 말해 놓고 보니 마음이 뜨끔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양 차장은 잘못했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때 당시 신입이었던 내가 어떤 실수를 저지르면 고개를 숙이거나 반성하지 말고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방안부터 제시하라고 다그쳤었다. 최선을 다했다고 변명하거나 죄송하다면서 울먹거리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노력했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책임을 질 뿐이다. 책임에는 후회와 반성이 필요하지 않다. 죄송하다는 말은 자기 연민일 뿐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양 차장은 그런 말을 단호하게 내뱉는 사람이었다. “차장님 혹시 예전에 저한테 자주 했던 말 기억하세요?” “어떤 말? 너한테 맨날 그만두라고 했던 거밖에 기억 안 나는데.” “은행원답지 않게 너무 사연에 연연한다면서요. 특히 신용평가표 작성할 때마다 그랬잖아요. 은행원은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하고, 숫자에는 구구절절한 서사가 없다.” 지점에서 처음 업무를 배울 때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취급자 의견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대출을 해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단계인데 이상하게 반려되거나 보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신입이 올린 평가여서 더 까다롭게 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핵심적인 이유는 내가 그 의견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승인권자가 궁금해하는 건 차주가 어떤 곤란한 사정으로 어디에 쓰려고 돈을 빌리는지가 아니었다. 오직 담보와 소득, 매출액과 순수 자본 비율 등을 고려해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양 차장은 내게 서류를 검토할 때는 숫자만 정확히 산출하면 다른 것을 고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객마다 털어놓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정은 계산식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매출액과 영업이익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뿐이라고. 숫자가 나쁘면 대출은 진행될 수 없었다. 반대로 숫자가 좋으면 필요하지 않더라도 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했다. 반기별로 할당되는 이익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기업이 아니라 돈을 갚을 수 있는 기업에 더 강하게 대출을 밀어줘야 했다. 그렇게 사정이 어려운 업체는 조금씩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여건이 되는 업체는 기존의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대출을 추가로 끌어안았다. 한번은 그런 방식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정말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대출이 나갈 수 없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대출을 밀어 넣는 일에 대해서. 당장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소기업 사장에게 고금리의 제2금융권을 소개해 일정 비율 원금을 변제시킨다거나, 여유 자금이 생겨 대출을 갚겠다는 사람을 내부 평가 기간에 맞춰 억지로 미루게 하는 일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 차장은 그런 걸 정상이라고 말했다. 정말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은행이 자선단체는 아니잖아? 그 답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영리법인의 선과 정의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 이제는 제주도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었다. 자카르타마저 포기한 채로. 아무리 사람이 쉽게 변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 무책임할 정도로 변해 버린 것 같아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 굿당에 도착한 심방이 멍석 위에 고무신을 벗어 앞코를 뒤집어 놓았다. 옷매무새를 천천히 매만지며 비뚤어진 고깔부터 버선까지 다시 한번 점검했다. 덧신을 신고 멍석 위에서 채비를 갖추자 여자가 흰색 술을 가져왔다. 가닥이 풍성하고 끝이 구불구불한 술이었다. 심방은 술 안에 손가락을 넣어 위에서 아래로 몇 번 쓸어내렸다. 꼬여 있던 술이 한 올씩 풀리자 신기하게도 바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심방은 노란 주발에 쌀을 가득 담았다. 놋그릇 안에 흰 쌀을 붓고 무명으로 감쌌다. 쌀이 쏟아지지 않게 끈으로 단단하게 묶고 그 밑에 머리빗 하나와 소주병을 같이 얽어맸다. 무명천 밑에 매달린 머리빗과 소주병이 부딪치면서 달그락 소리가 났다. 주변이 적막한 탓인지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남자 중 한 명이 그걸 들고 바다로 향했다. 물에 잠긴 바위를 지나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까지 걸었다. 달그락 소리는 무명천에 감싼 주발을 물속에 던져버리고 나서야 사라졌다. 바람이 그치자 파도의 기세도 한결 약해졌다. 여자가 소반을 들고 굿당에서 나왔다. 심방이 정해준 장소에 소반을 내려놓는데 제기 위에 있던 청귤 몇 개가 백사장 위에 떨어졌다. 여자는 그걸 주워 소매로 닦아 내게 하나 건넸다. 양 차장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두 손으로 받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쥐고만 있었다. 청귤은 전체적으로 녹색이었고 군데군데 노란 빛을 띠었다. 껍질은 무르지 않아 아직 단단했다. 양 차장이 내 손바닥에 놓인 것 중에 알이 작은 것 하나를 집어 향을 맡았다. “이촌역 지점에 있었을 때 모셨던 지점장님 기억나?” “저랑은 악연이에요. 그분이 고과를 긁어놔서 지금도 승진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퇴직해서 그런지 얼굴이 좋아졌더라. 청귤청도 두 상자나 사 갔어.” 이촌역 지점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청귤 향이 떠올랐다. 양 차장의 어머니가 직접 담근 청귤청이 지점장실뿐만 아니라 창구에도 하나씩 놓였다. 청귤차라는 게 별것도 아닌데 고객에게 반응이 좋았다. 상담할 때면 새콤달콤한 향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덕분에 고객에게 청귤차 한 잔을 내오는 건 이촌역 지점만의 특별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달콤한 차는 금리나 신용처럼 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씁쓸한 커피나 떫은 차를 대접할 때보다 더 대화가 잘 풀렸다. 설명 듣는 시간이 길어져도 불만이 적었다. 가끔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청귤청을 사은품으로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인기가 좋았던 청귤차가 지점에서 사라진 건 지점장과 양 차장이 언쟁을 한 이후부터였다. 두 사람이 다투게 된 원인은 내가 거절한 어떤 대출 때문이었다. 지점장은 자신의 친구라며 손님 한 명을 내게 소개해주었다. 직접 만나기도 전에 서류부터 건네는 게 처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 고객이 신청한 대출은 서민구제금융 대출이었다. 재직만 확인된다면 신용등급을 따지지 않는 상품이었다. 취급하기에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았다. 만약 돈을 갚지 못한다고 해도 국가기관에서 대신 갚는 담보 특약이 있어 부담이 적은 대출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 고객이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내가 알아차려 버린 것이었다. 지점장이 준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업체 사장에게 부탁해 용역회사에서 청소직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몄다. 건강보험료까지 정식으로 내고 있어 서류만으로는 문제가 될 게 없었다. 내가 그게 위조라는 사실을 아예 몰랐다면 전혀 꺼릴 게 없었다. 하지만 이미 알아버린 이상 그대로 진행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 고객이 폐암 4기이며, 이미 너무 많은 종류의 항암제를 써서 더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점장님은 곧 퇴직하니까 상관없었던 거예요.” 재직 문제로 대출이 어렵다고 보고하자 지점장이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러면서 유연하게 처리할 방법이 없냐고 은근히 압박을 넣었다. 외부에서 감사가 나오더라도 서민구제금융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져보지 않는다면서 다시 한번 판단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서류에 도장을 찍고 처리하면 모든 것이 내 책임이 될 것 같았다. 이대로는 진행할 수 없어 사수였던 양 차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양 차장은 길길이 날뛰며 곧바로 지점장에게 따졌다. 지점장은 한 걸음 물러서며 내 자율에 맡긴 거라며 선을 그었다. 그 말은 결국 내게 양 차장을 따를지 자신을 따를지 결정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점장이 나를 거칠게 몰아세웠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능숙한 사람이었다. 지점장은 그 동기가 외환위기 때 어쩔 수 없이 그만둔 사람이고, 그가 그만두지 않았다면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됐을 수도 있었다며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게 그런 걸 상상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제비뽑기처럼 누군가는 잘리고 누군가는 살아남았던 시대를. 아무 잘못도 없이 운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그 사람이 평생 어떤 수모와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지. 그런 말을 듣는 내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딱히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사정은 분명히 안타까웠지만 아무리 따져봐도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 같았다. * 멍석 위에 앉은 남자들이 악기를 집었다.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예행연습을 시작했다. 북채를 쥔 고수가 북을 두드리자 장고수가 장단을 더하며 합을 맞췄다. 징수는 징을 한 번 쳤다. 크고 웅장한 징소리가 먼바다까지 닿아 사라지면 다시 징을 쳤다. 심방은 징 소리에 맞춰 사방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장고수의 박자가 조금 빨라지자 심방이 천천히 춤사위를 시작했다. 버선발을 높게 세우고 두 팔을 하늘로 뻗었다가 무릎을 굽히면서 다시 땅 밑으로 늘어뜨렸다. 제자리에서 낮게 뛰기도 하고 절을 하듯 허리를 굽히기도 했다. 춤사위는 아주 느렸다가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횟수가 반복될수록 동작이 조금씩 격해지고 빨라졌다. 북과 장구의 박자도 그에 맞춰 더 급해졌다. 어둠 속에서 흰색 술은 선명하게 빛났다. 밤바다 앞에서 흰색 궤적을 그리며 허공 위에 흔들렸다. 징수가 채를 한 번 휘두르면 하늘로 치솟았고, 고수가 매화점을 두드리면 땅으로 떨어졌다. 그 잔상은 구천을 떠도는 도깨비불 같다가도 업을 풀고 승천하는 혼령처럼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부르면서도 내쫓는 것 같았고,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한참 동안 그 자국을 두 눈으로 좇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갈 것 같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주변에 사람이 늘어나 있었다. 뭔가에 홀린 것 같아 서둘러 돌아보는데 어쩐지 낯이 익었다. 자세히 보니 낮에 양 차장을 따라 만장굴에 갔을 때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한낮이었지만 만장굴 내부는 굉장히 어두웠다.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갈 때만 해도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정도였다. 동굴이니까 어두운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두운 줄은 몰랐다. 바닥에 설치된 조명은 박쥐 때문에 밝기를 제한하고 있었다. 굴의 내부는 좁고 어두워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 같은 걸 조금만 구경하려고 해도 금방 뒷사람이 다가왔다. 바닥은 또 울퉁불퉁해서 자주 돌부리에 걸렸고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군데군데 고여 신경 써서 걷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었다. 양 차장이 인솔한 단체는 오사카 지역의 이쿠노구에서 온 재일 교포 상인회였다. 조센이치바라고 불리는 시장의 정식 명칭은 미유키모리 쇼오텡가였지만 일본에서는 코리아타운이나 조선 시장 같은 속칭으로 더 유명하다고 했다. 내가 처음 들어본다고 하자 일행 중 비교적 한국말이 유창한 어떤 노인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킨테츠선의 츠루하시역과 이마자토역 사이에 작은 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조센이치바가 나온다고. 과거에 제주에서 일본으로 떠난 사람 대부분이 그 일대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양 차장은 만장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거북바위 앞에서 일행을 모았다. 그곳에서 마이크를 켜고 거북바위와 해안동굴에 대한 설명을 잠깐 들려주었다. 노인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양 차장의 해설을 들었다. 바위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이 제주도와 닮아 있었다. 가운데 볼록한 부분은 한라산이 솟은 것 같았고, 전체적인 윤곽도 해안선과 비슷했다. 바위의 아래쪽에는 유선이 아직 남아 있었다. 동굴 벽면에 그려진 것과 거의 같은 높이였다. 아마도 천장에 붙어 있던 암석이 떨어졌을 때 그만큼의 수위로 용암이 흐른 것 같았다. 용암에 잠긴 부분은 모두 쓸려갔지만, 윗부분만큼은 섬처럼 남은 것이다. “화산 동굴은 용암의 겉과 속이 식는 속도가 달라서 생깁니다. 겉은 식어서 단단하게 굳지만 속은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계속 흘러 이렇게 텅 비는 거예요.” 설명을 다 듣고 동굴 속을 걷는데 생각보다 길이 일찍 끝나버렸다. 조류에 휩쓸리듯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더듬거리며 앞으로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공간이 넓어지고 조명이 환한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비상 전화기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무너진 천장에서 용암이 쏟아져 내려 생긴 근사한 돌기둥 앞에서 줄지어 사진을 찍었다. 그제야 뒷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겨우 유선과 종유석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우습게도 그곳이 반환점이었다. 반환점에서 노인은 눈을 감고 벽에 귀를 가져다 댄 채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용암 벽 너머로 무언가가 들리는 것처럼 두 손으로 귀를 모았다.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다. 손주들이 포켓몬스터와 던전 같은 단어를 내뱉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는 한참이나 벽 안쪽의 소리를 들었다. 점자를 읽듯 조금씩 색이 다르고 층이 나누어진 선명한 가로줄을 하나하나 손으로 짚었다. 그는 그 벽 너머에 어렸을 때 들었던 소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대낮의 호루라기 소리나 새벽녘의 군화 소리, 누군가가 끌려가며 질렀던 비명. 고막을 찢는 일방적인 사격 소리 같은 것들이었다. 기억이 청각으로만 남은 이유는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누군가가 눈을 가려주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그때 자신의 두 눈을 덮어주었던 주름진 손바닥에 대해 회상했다. 노인을 지켜준 손은 여러 명의 것이었다. 해변에서는 아버지였고 방안에서는 어머니였다. 마을이 불탔을 때는 삼촌이 되었다가 밀항선에 숨을 때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기도 했다. 그는 산지항에서 무역선 배 밑창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면서 벽에서 귀를 떼지 못하고 오랫동안 흐느꼈다. 관람이 다 끝나고 양 차장은 그들에게 기념품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탁자 위에 장식용으로 두는 돌하르방이었다. 돌하르방은 겨울 모자를 눌러쓰고 양손을 가슴과 배 위에 올려놓았다. 돌하르방의 모습은 어쩐지 지점장의 친구였던 그 고객과 닮은 것처럼 보였다. 그 고객은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빠진 머리털을 가리려고 모자를 썼다. 스테로이드와 호르몬 약의 부작용으로 눈과 코가 부어올랐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가득했다. 그와 마주 앉은 것은 아주 잠깐뿐이었지만 그 인상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았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었다. * 본격적으로 굿판이 시작됐다. 구경하는 사람은 서로 대화도 나누지 않고 진지하게 제사를 지켜봤다. 낮에 본 노인은 맨발로 천막 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머지는 자리가 부족해 모래 위에 그대로 서 있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하나같이 부모 뒤에 몸을 숨겼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붉은 도복에 흰 고깔을 쓴 심방이 무서운지 실눈을 뜨거나 아예 눈을 감아버린 아이도 있었다. 어떤 아이는 돌하르방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 낮에 들은 설명 때문인 것 같았다. 양 차장은 마을마다 돌하르방을 세우는 목적이 복을 기원하는 게 아니라 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심방의 옆에서 시중을 들던 여자가 직사각형의 종이를 조심스럽게 들고 왔다. 중간에 가짜 돈이 매달려 있고 위쪽이 삼각형으로 접혀 있는 종이였다. 여자는 그 종이를 심방의 등 뒤에 붙였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심방의 걸음걸이와 표정이 바뀌었다. 심방은 주위에 모인 모든 사람을 데리고 바다로 나가 짚으로 만든 인형을 내려놓았다. 파도는 작게 들이쳐 인형의 밑을 적셨다가 빠져나갔다. 인형에 수의를 입히고 염포로 단단하게 묶었다. 두꺼운 상자를 펼쳐 상여를 만들고 그 위에 인형을 시체처럼 올렸다. “인형에 염을 하고 나면 굿당 가운데 잠깐 앉아 있어 줘.” “저는 진짜 못하겠어요. 솔직히 이게 다 뭐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나 대신한다고 생각해. 나도 그런 적 있었잖아.” 최후의 일격처럼 긴 파도가 뭍 안쪽으로 깊이 밀려들어 왔다. 파도는 양 차장의 운동화를 덮치고 용왕상까지 닿았다. 파도에 두 발이 다 젖었는데도 양 차장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 멍석 귀퉁이에 올려놓고 맨발로 모래를 밟고 섰다. 발이 시릴 텐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심방이 염포의 끝을 넉넉하게 잡고 내게 건넸다. 그걸로 상여를 굿당까지 끌고 오라는 것 같았다. 당황해서 멀뚱히 있자 양 차장이 등을 떠밀었다. 왜 내가 이런 일까지 맡아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이상했다. 시키는 대로 일단 상여를 억지로 끌고 와 굿당 앞에 놓았다. 신발을 벗어 멍석 중앙에 앉아 무릎을 꿇었다. 그 사이 무아지경에 빠진 심방의 무용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무악은 요란해졌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곡을 시작했다. 곡소리와 북소리가 절정에 닫자 심방은 도포 자락을 펄럭이며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한순간에 춤이 멈추고 심방이 내 앞에 우뚝 섰다. 흰색 술을 바닥에 내려놓고 댓가지를 꺾어 만든 기다란 회초리 묶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걸로 내 등을 내리쳤다. 댓가지가 얇아서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대 두 대 맞을 때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이유로 매를 맞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지점장이 지시했던 대출은 결국 불가 판정을 내렸다. 내게는 지점장보다는 양 차장에게 잘 보이는 게 중요했다. 지점장은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다. 다만 그를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보고 다시 결정하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이 직접 찾아온다고 해서 위조된 서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내 입으로 직접 거절의 뜻을 전하라는 의도였다. 자신이 맡기 싫은 역할을 내게 떠넘기는 짓이었다. 지점으로 찾아온 그 고객은 행색이 지나치게 초라했다.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비굴함이 몸 전체에 배어 있었다. 그는 나를 계장님이라고 깍듯이 호칭했다. 의례적으로 묻는 말에도 변명하듯 눈치를 보며 둘러댔다. 차라리 선배라고 거들먹거리는 부류였다면 거절하기가 더 나았을 텐데. 이상하게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양 차장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그를 칼같이 잘라내지 못했다. 그에게 대출이 거절되었다고 말한 사람은 양 차장이었다. 내가 우물쭈물하자 양 차장이 도와주려고 다가왔다. 양 차장은 그에게 친절하게 웃으며 자리를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겨우 단 한 칸 옆으로 옮기는 것뿐이었지만 그를 비추고 있던 어떤 불빛 같은 게 꺼지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곤란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한 번 더 사과했다. 창구에 앉아 그가 떠난 의자를 바라보면서 대화를 엿들었다. 대출이 안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 듣는 동안 그는 계속 기침을 쏟았다. 입안이 바짝 말랐는지 마른 혀를 계속 다시는데도 양 차장은 능숙하게 키보드만 두드렸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지점에서 청귤청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있던 것을 치우게 하자 창구에 놓였던 것도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그 외에는 딱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점장과의 신경전도 끝났고 우려했던 인사 보복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나는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아무도 없는 지점에 나와 그 고객이 단둘이 마주 앉아 있는 꿈이었다. 그 꿈은 지금도 가끔 꿀 때가 있었다. 꿈속에서 그 고객은 날 원망하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앉아 기침을 쏟을 뿐이었다. 나 역시도 딱히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몇 번을 곱씹어도 그날의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 다만 후회하는 것은 그때 내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오지 못한 것이었다. 야윈 목에서 쏟아지는 메마른 기침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에게 청귤차 한 잔을 권하지 않았다. 아무리 잘못한 게 없더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설운 어멍아 이런 변고가 어디 있수광. 구름 질로 바람 질로 고향산천 온 줄 모릅니까. 한 달을 그물고 두 달을 그물어도 경해도 원망하고 있수광. 이승에서 못한 것 저승에서 허쿠다. 잘들 삽서 하다하다 걱정말앙 잡들삽서. 살암시민 살암십서.” 심방이 백안을 뜨고 귀신에 씐 것처럼 여러 목소리를 냈다. 노인처럼 한탄하다가 아기처럼 울었고 남자처럼 화를 내다가 여자처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 앞에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죄인처럼 엎드려 있었다. 양 차장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하듯 무언가를 빌었다. 나는 시킨 대로 고맙수다 라고 말하며 심방에게 절을 해봤다. 고맙수다, 고맙수다. 기계적으로 말을 반복할 뿐인데도 내가 진짜 상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방은 매질을 멈추고 제풀에 꺾인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멀리 바다를 바라봤다. 밤하늘은 여전히 별도 없이 캄캄했지만,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그 밑이 아주 조금은 푸른 듯 보였다.
  • “불가피한 결정” 백기 든 정부…내년 의사국시 추가(종합2보)

    “불가피한 결정” 백기 든 정부…내년 의사국시 추가(종합2보)

    ‘국시 거부’ 의대생 2700명 시험 친다상·하반기 나눠 2차례 실시“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려 죄송”1월 말 시험 위해 의료법 시행령 개정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로 치르기로 했다. 이는 애초 내년 응시가 예정된 3200명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국시에 응시하지 않았던 2700여명에게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하는 데 따른 것이다. 총 6000여명이 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일정을 나눠 진행키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내년 의료인력 공백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앞서 국시 응시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으로도 비쳐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응시 취소자 포함 6000명 실기 시험” 보건복지부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2021년도 의사 국시 시행 방안과 관련해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하반기(9월∼)에만 치러져 왔는데 시험 기회를 한 차례 더 늘린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는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하면서 내년도 신규 의사는 물론 공중보건의(공보의)까지도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복지부는 “당초 인원 3200명과 응시 취소자 2700여 명을 합쳐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기 시험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시험 기간 장기화 등 시험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2차례 실기 시험실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적 소명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며 “응급환자 치료와 취약지 의료공백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막아달라며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부정적인 국민 여론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고, 공공의료 분야 필수의료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것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공감대는 어느정도 인정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시험 대상자 3172명 가운데 응시 거부자를 제외한 423명만 시험을 치른 만큼 당장 2700여 명의 인력 공백이 생기고 공중보건의(공보의) 또한 380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불가피한 결정” 논란 예상…의료법 시행령도 개정해야 복지부는 추가 시험 기회를 주되 올해 응시자와는 차이를 두기로 했다. 우선 내년 1∼2월 실기시험에 응시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인턴 전형 시 지역·공공의료 분야의 인력 충원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 및 공공병원 정원 비중을 확대해 뽑을 예정이다. 이 실장은 “공공의료 강화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의료계와의 협의 진전, 의료 취약지 지원을 위해서 내년도 실기시험을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복지부는 내년 1월 실기 시험을 위해 의료법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시험을 실시하려면 시험실시 90일 전까지 공고해야 한다. 이어 이 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의료진의 피로도가 날로 심화하고 있고, 공공의료 분야 필수 의료 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를 고려할 때 국민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인정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내년 1월에 시험을 시행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의료 인력의 긴급한 충원이 필요한 경우 공고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개정하려고 한다. 오늘 중으로 입법 예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입장에서는 그간 국시 재응시를 둘러싼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았던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국시거부 의대생 구제한다…내년 1월 실기시험(종합)

    국시거부 의대생 구제한다…내년 1월 실기시험(종합)

    보건복지부가 2021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은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2회 실시하고 특히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을 맞아 2700여명 의사가 부족한 사태를 우려한 것으로 올해 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내년 1월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1일 2021년 의사 국시 시행방안 브리핑에서 “이번 의사 국시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리게 된 것 매우 죄송하다”며 “내년도 실기시험을 1월 말에 시행하는 것은 공공의료 강화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계와의 합의 진전, 그리고 코로나 상황을 최대한 빨리 극복하기 위한 것임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학생들은 지난 8월 의료계 집단 휴진과 맞물려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거부했으나, 9·4 의정 합의 이후에도 후폭풍이 이어져 2700여명이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신규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대학병원 전공의가 부족해지고, 장기적으로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수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복지부는 공중보건의가 약 38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주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는 공공의료기관과 취약지의 필수의료 제공을 담당하고 있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의료계는 지적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의 특혜를 막아달라며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부정적인 국민 여론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고, 공공의료 분야 필수의료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것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공감대는 어느정도 인정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2021년 국시 실기시험은 상·하반기로 나누어 실시하고 상반기 시험은 최대한 앞당겨 1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2021년 기존 응시인원 3200명에 2020년 응시취소자 2700명을 한꺼번에 시험을 치르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내년 1~2월 실기시험 응시 후 의사면허 취득자에 대한 인턴전형 시 지역·공공의료 분야 인력충원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공공병원 정원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 실기시험 응시자와 2021년 상반기 응시자를 구분해 인턴전형은 2021년 1월 말, 2월 말에 각각 모집하고, 2021년 상반기 응시자를 대상으로는 비수도권과 공공병원 정원을 확대(비수도권 40%, 공공병원 27% →비수도권 50%, 공공병원 32%)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준법위 빌미로 감형 안 돼”… “투명성 최고 삼성 만들 것”

    “준법위 빌미로 감형 안 돼”… “투명성 최고 삼성 만들 것”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다시는 삼성이 논란에 휩싸이지 않게 하겠다”며 울먹였다. 1년 2개월간 이어진 파기환송심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다음달 18일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30일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 최지성(69)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66) 전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67)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부회장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말 3마리 구입 금액 등 50억원 상당의 뇌물액에 대해 유죄로 인정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특검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승계 작업 과정에서 사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법인 자금을 횡령해 적극적 뇌물 공여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서도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여부를 빌미로 이 부회장의 권고형 범위인 징역 5년~16년 5개월의 양형 구간을 이탈하는 건 위헌·위법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은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응한 것일 뿐 삼성이 얻은 특혜는 없었다”면서 선처를 요청했다. 항소심 이후 3년 만에 다시 법정 최후진술에 나선 이 부회장은 “1년 가까운 수감 생활과 4년 가까운 조사를 받으며 새로운 성찰 기회가 됐다”면서 “준법감시위가 본연의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충분히 뒷받침해서 삼성을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고 노조와도 활발히 소통하겠다”며 “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재벌의 폐해로 지적된 부분도 고치겠다”고 했다.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나가던 이 부회장은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을 언급한 대목에서 “국격에 맞는 새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는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20여분간 진술하며 긴장한 듯 종종 목을 가다듬고 물을 마셨다. 이날 특검이 중형을 구형하자 삼성 내부에서는 긴장감과 위기감이 교차했다. 한 삼성 관계자는 “구형보다 양형 판단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라면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미래 생존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와중에 총수가 다시 구속되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 중요한 경영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이후 이 부회장의 쇄신 뜻에 맞춰 전 계열사가 준법 경영, 무노조 경영 폐기 등의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며 “재판부가 이런 진정성을 반영해 선고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문준용 “뭘 해도 아버지 빽? ‘대통령 아들’ 비판 괜찮은데 생업 비난 그만”(종합)

    문준용 “뭘 해도 아버지 빽? ‘대통령 아들’ 비판 괜찮은데 생업 비난 그만”(종합)

    문준용 “뭘 해도 아버지 ‘빽’이라 하면 직업적 권위 어떻게 쌓나”野, 문준용 ‘지원금 수령 적절’ 반박에 맹공“지원금 적절성 묻는데 당당, 기가 찬다”이혜훈 “신청 예술인 84% 지원금 못 받아”“찬 골방서 버티는 제2·제3 최고은에 줘야”안철수, 서울문화재단 文 심사내역 비공개에安 “점수 공개 불가? 못 숨기게 시정 개혁”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30일 “‘대통령 아들’에 대한 비판은 괜찮으나, 저의 생업에 대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거듭 밝혔다. 문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데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제 생계 문제이니 그만하라”며 이렇게 올렸다. “생업 비난 받아들일 수 없다” 문씨는 “정치인들이 매스미디어로 저를 비판하는 것은 상대 진영의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용도인 만큼 저들의 의도가 불량하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최고액인 1400만원을 수령한 사례 등을 두고 특혜 시비를 제기하며 공세에 나선 야권의 의도를 비판한 것이다. 문씨는 지원금 심사 부정 의혹에 대해서는 “무슨 일을 하든 아버지 ‘빽’이라고 하면 직업적 권위를 어떻게 쌓으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예의 없다? 국민이 문제 삼지 않을 일을일부 악의 가진 자들이 호도한다고 생각” 문씨는 자신을 향한 야권의 비난을 일일이 반박하기도 했다. 문씨는 자신을 향해 제기되는 의혹을 반박한 최근의 글들이 ‘예의 없는 메시지’라고 해석되는 것을 두고서는 “국민이 문제 삼지 않을 일을 일부 악의를 가진 자들이 호도한다고 생각해 올린 글인데, 제가 잘못 생각한 건가”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대통령 아들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런 비판이) 정당한 비판으로 성립되려면 저들 또한 제 생업에 무분별한 비난을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내 전시 취소되면 영세 예술인들 피해”“내 작품 대통령 아들 전부터 인정 받아” 문준용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작품 전시·제작에 사용…심사 적절” 문씨는 지난 22일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수령에 대해 야권 공세가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영세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금을 대통령 아들이 받아서 문제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문씨는 “영세 예술인을 위한 지원금은 별도로 공고가 된다”고 전제한 뒤 “코로나로 제 전시가 취소되면 저와 계약한 갤러리, 큐레이터 등이 피해를 본다. 이들은 모두 당신들이 말하는 영세 예술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지원금을 받아 전시하면 계약을 취소했던 그 영세 예술가들에게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면서 “지원금 신청 시 이렇게 계획안을 냈고, 돈은 이미 영세예술인들께 드렸다”고 말했다. “경고 : 정치인들, 함부로영세 예술인 입에 담지 말 것” 문씨는 특히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이미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다”면서 “경고 : 정치인들은 함부로 영세 예술인을 입에 담지 말 것”이라고 남겼다. 문씨는 앞서 페이스북에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이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면서 “이번 지원금은 그러한 취지로 처음부터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계획을 상세하게 제시받아 적절한지를 심사해 저를 선정한 것”이라고 ‘대통령 아들’ 특혜 지원 의혹을 반박했다.野 “문준용 말하는 품새 ‘싸가지’ 없다”“아비·국민 속 타는 줄도 모르는 文부자” 野 “귀족 작가가 모범적으로 지원 안했으면진짜 영세작가가 대관·제작 비용 지원 받아”“말귀 못 알아듣고 유체이탈 화법, 부전자전” 이에 대해 야당은 문씨의 수령 태도가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화상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씨의 태도에 대해 “지원금 수령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언론과 국민에게 당당한 모습에 기가 찬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딸이 가계 곤란 장학금을 수령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교수 월급 받는 나는 사립대 다니는 딸에게 장학금 신청하지 말라고 했다”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페이스북 내용을 거론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요절한 최고은 작가를 애도한 문 대통령의 글을 올리며 “코로나 피해 지원금은 지금도 차가운 골방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버티고 있는 제2, 제3의 최고은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허 의원은 “이들에게 김장김치 올린 밥 한술이라도 문 앞에 놔주기 위해 가야 하는 돈”이라면서 “아비 속 타는 줄도 모르는 문씨와 국민 속 타는 줄도 모르는 문 대통령에게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전 의원도 문씨를 향해 “말하는 품새가 정말 ‘싸가지 없다’”면서 “자기 아버지는 차라리 A4 용지를 읽으시니 ‘싸가지 없다’는 말은 듣지 않는데 말이다”라고 원색 비난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귀족 작가가 모범적으로 지원신청 안 했으면 진짜 영세작가가 대관 비용과 제작비용을 지원받는 것”이라면서 “말귀 못 알아듣고 유체이탈 화법에 억지논리로 자기주장만 반복하는 문씨. 볼수록 부전자전”이라고 비난했다.안철수 “공적 비용 사용되는지원금 심사 결과 공지·열람해야” 서울문화재단 文 심사내역 비공개 비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문화재단이 문씨에게 지급한 긴급예술지원금의 심사 채점표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서울시정 개혁과제 중 하나”라면서 “서울문화재단도 개혁해 점수를 숨길 일이 없도록 공정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문화재단이 지원금 심사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한 기사 링크를 올리고 “공적 비용이 사용되는 심사는 일정한 절차와 기준을 정해 결과를 공지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하겠다”며 서울문화재단의 심사내역 비공개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후임을 뽑는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씨가 지원 받은 예술지원금에 대해 “지원금을 신청한 예술인 84%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가 국민이 낸 세금을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사람에게 지원이 되도록 평가체계를 다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의혹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람을 심사한다는 얘기가 만연한 서울시 문화재단은 정부 예산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쏘아 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기도-남양주 고발 사태…이재명 “부정부패 싹 잘라야”

    경기도-남양주 고발 사태…이재명 “부정부패 싹 잘라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경기도의 특별조사를 거부한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재난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이자 탄압이라며 조 시장이 지난 28일 이 지사를 고발한 데 이어 이 지사도 조 시장을 고발하면서 경기도와 남양주 지체장이 충돌한 것이다. 경기도는 이날 이 지사 이름으로 조 시장과 시 공무원 A씨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도는 조 시장이 권한을 이용해 조사 공무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했으며, A씨는 시장의 지시사항이라는 이유로 부서가 제출한 자료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측의 갈등은 경기도가 지난달 17일 남양주시와 시 산하단체를 상대로 특별조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특별조사 주요 대상은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여부, 기타 제보 사항 등이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경기도의 감사가 시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도의 지역화폐 지급 방침과 달리 현금으로 이뤄진데 대한 보복인 동시에 지방자치법 절차를 무시한 위법이라며 지난달 23일부터 감사를 거부했다.결국 경기도가 이달 7일 특별조사를 중단하면서 시의 감사 거부 사태는 2주 만에 일단락됐다. 도 관계자는 “남양주시장이 감사를 탄압이라고 한 것은 도의 적법한 감사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반헌법질서 및 국기문란행위”라며 “상급 기관인 경기도의 법에 따른 정당한 감사를 불법으로 방해한 남양주시장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해 위법을 바로 잡겠다”고 했다. 앞서 남양주시는 지난달 “경기도가 지방자치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이달 28일 이 지사와 경기도 감사관실 소속 공무원 4명 등 5명을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 고발에 대해 “이미 ‘경기도 감사의 위법 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라며 “헌재 결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측은 “도의 고발 방침은 남양주시가 고발한 시점보다 앞선 이달 23일에 확정된 사안”이라며 “시가 고발했기 때문에 이뤄진 맞고발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페이스북 글에서 감사를 거부한 남양주시를 기득권 부정부패 세력에 비유하며 “(조 시장이) 부정부패의 싹이 틈을 비집고 살아남도록 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저의 충심을 끝내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감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견제 못하고… 국토부장관·공수처장 인선 내준 野

    여당의 독주에 국토교통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인선까지 모두 내준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나름대로 송곳 검증에 힘을 쏟았지만 반격의 발판은 여전히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백신 등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다시 공격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 역시 효과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29일 임기를 시작한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을 고발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변 장관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시절 직원성향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신규임용 임직원 52명 중 최소 18명을 지인으로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번갯불에 콩 볶듯 장관 인사를 단행한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여론전을 펼쳤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서도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잇단 대여투쟁 실패에 당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3선 중진 의원은 “아무리 의석수의 한계가 있다고 해도 야당이 처절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을 뿐더러 여당의 문제를 부각하는 방법론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백신 문제 관련, 정부의 실책을 부각하며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 계약이 하나둘 체결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와 통화로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한 것과 관련,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노력을 평가한다”면서도 “이 전화는 어제가 아니라 지난여름에 이뤄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백신 확보에 관한 긴급현안질의를 이번 임시국회 내에 열자고 제안했으나 여당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914억 재산 1위’ 전봉민 의원 편법증여 의혹 경찰 수사

    ‘914억 재산 1위’ 전봉민 의원 편법증여 의혹 경찰 수사

    부친의 편법 증여로 수백억원의 재산을 증식했다는 의혹을 받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전봉민(부산 수영) 국회의원과 그 일가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부산경실련은 전봉민 의원 일가 비리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부산경찰청에 접수했다고 29일 밝혔다. 부산경실련이 밝힌 수사의뢰 사안은 전봉민 의원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송도 주상복합건물인 이진베이시티 사업 허가 과정 특혜 의혹 등이다. 부산경실련은 “최근 한 방송이 보도한 전봉민 의원 일가의 비위 의혹은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전봉민 의원 아버지가 취재기자에게 금품으로 부정 청탁하려는 모습은 그 의혹이 사실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수사 의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봉민 의원 일가의 행위 진상을 밝혀 합당한 책임을 묻고 사회 경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전봉민 의원이 부산시의원에 당선된 뒤 그와 일가 관련 회사의 매출이 해마다 급성장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 관련 의혹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전봉민 의원의 부친이 “3000만원을 갖고 오겠다. 나와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취재를 무마하려는 상황까지 보도되면서 파문이 더욱 커졌다. 방송 다음날인 21일 전봉민 의원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부산경찰청은 “관련 절차에 따라 내용을 검토한 후 수사 부서를 지정, 원칙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봉민 의원이 12년 만에 재산이 130배나 급증한 것은 ‘아빠 찬스’로 시작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와 떼어주기는 편법증여이자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봉민 의원 일가족이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부산 송도 초고층아파트 인허가 과정에도 부지 매입 1년 만에 개발 제한이 완화됐다는 특혜 의혹이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전봉민 의원은 국회사무처에 914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21대 국회의원 재산 1위를 기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지사 고발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명 지사 고발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검찰에 고발됐다. ‘올해 9차례 보복감사를 받았다’며 경기도의 감사를 정면 거부해 파문을 일으켰던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이 지사를 ‘공무원 사찰 및 인권침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김 지사와 조 시장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조 시장은 28일 엄강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남양주시지부장과 함께 이 지사와 김희수 도 감사관 등 5명을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무원들이 자신의 댓글이 감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느낀다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독재국가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는 이 지사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공무원 5명을 특정해서 문답서까지 만들어 감사를 나왔다”면서 “공무원들을 사찰하고 인권을 침해한 행위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조 시장은 “공직을 이용한 사익추구와 불법행정 자행에 대한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게 공정한 세상”이라면서 “관행적으로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부패 혐의에 대한 감사를 성실히 받고 고발했다면 남양주시장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았을 텐데 조사 거부에 고발까지 하며 진상 규명을 회피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며 “무척 유감”이라고 했다. 이들의 갈등은 경기도가 지난달 17일 남양주시와 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4일까지 3주간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 건축허가(변경) 적정성 여부, 기타 제보 사항 등에 대한 특별조사를 하겠다고 밝히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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