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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에 추가배상” 美 배심원 평결에 삼성이 반발하는 이유 두 가지

    “애플에 추가배상” 美 배심원 평결에 삼성이 반발하는 이유 두 가지

    삼성전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번 미국 배심원단 평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소송의 주요 쟁점인 애플 측 7844915호(이하 915) 특허가 이미 미국 특허청에서 무효 판정이 내려져 효력을 상실한 것이라는 점이다. 915 특허란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핀치 투 줌’ 기술을 말한다. 최종 배심원 평결 이틀 전인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재판 중단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애플 특허가 이미 특허청으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배심원단이 손해배상 액수를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 특허청은 지난 7월 핀치 투 줌 특허에 대해 “이보다 먼저 등록된 특허가 있어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이어 애플에 해명 기회를 주고서 이달 20일 무효 선언을 확정했다. 물론 애플이 특허심판원과 항소법원 두 곳에 항소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과 항소법원 모두 최종 무효 판정을 내린다면 삼성 입장에선 무효가 된 특허에 거액의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다. 실제 915 특허는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 측 손해배상 청구액 가운데 약 4분의1(1억 1400만 달러)이나 될 만큼 비중도 크다. 또 다른 근거는 재판 내내 미국의 애국주의가 작용했다는 점이다. 애플 측 변호사는 마지막 변론까지 “한때 번창했던 미국 TV 제조사들이 현재 사라진 건 바로 미국 TV 제조업체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배심원단의 애국심에 매달렸다. 이어 재판 논점과는 무관한 고 스티브 잡스 창업자까지 거론했다. 삼성전자가 입을 유무형적 손실은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애플을 적극 지원하는 미국 현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삼성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내년 초로 예정된 최종 판결에서 배심원 평결이 그대로 인정되면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돈은 1조원에 육박한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100만대 팔아야 나올 수 있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여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소송 비용도 삼성의 몫이 된다. 항소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일정액은 배상해야 한다. 애플을 베꼈다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 자체는 물론 향후 영업이익 등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무선사업(IM) 부문 영업이익이 6조 7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손해배상액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더라도 삼성전자에 치명적인 타격은 되지 않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분기부터 애플과의 특허소송 충당금을 무선사업 부문 영업이익 등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금은 이미 챙겨 놨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이 미국의 국수주의를 배경으로 내려진 판결이란 점에서 영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9개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 결과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소송은 배상 액수도 적고 애플에만 유리하게 흘러가지도 않는 양상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삼성, 애플에 3000억원 추가 배상”

    “삼성, 애플에 3000억원 추가 배상”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 2억 9000만 달러(약 3080억원)를 추가로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21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번 평결이 확정되면 삼성은 먼저 확정 판결받은 6억 4000만 달러(6790억원)를 더해 총 9억 3000만 달러(9870억원)를 애플에 물어줘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은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침해 손해배상 재(再)산정 공판에서 이 같은 배심원 평결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이 법원 배심원단은 양사 간 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에 10억 5000만 달러(1조 115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루시 고 판사는 최종 판결에서 “배심원들이 배상액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배심원 평결 가운데 6억 4000만 달러만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다시 계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12일 나머지 부분을 재산정하기 위해 새로 재판을 열었다. 원고인 애플은 손해배상액으로 3억 7978만 달러(4066억원)를 요구했고, 피고인 삼성전자는 5270만 달러(556억원)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이번 평결은 두 회사의 주장에 대한 배심원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평결 금액이 애플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산정돼 이들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했는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평결이 내려진 뒤 “우리는 배심원단이 ‘베끼는 데는 돈이 든다’는 사실을 삼성에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USPTO)에서 무효 결정된 특허를 주요 근거로 이뤄진 이번 평결에 유감을 표하며 이의 신청과 항소 등의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애플, ITC 판정 일부 항고…수용땐 삼성 타격 불가피

    삼성전자와 특허소송 중인 애플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정 중 자신에게 불리한 일부 결정에 대해 항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는 애플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ITC 최종판정 중 일부에 대해 항고했다며 15일 항고장을 일부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항고장에는 어떤 부분에 대한 항고인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애플의 이번 주장이 항소심에서 받아들여지면 현재 미국 시장 수입금지 상태인 삼성전자 제품 이외에 다른 제품이 추가 수입금지 대상이 될 수 있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애플 감싼 美, 삼성 어떻게 대할지 지켜보겠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어제(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 제품을 미국 시장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실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이에 힘 입어 애플은 특허 침해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구형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제품을 계속 미국으로 수입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USTR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1987년 이후 26년 만의 일로, 미 행정부가 자국 기업의 이익을 지키려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불사하고 나선 셈이다. 이로써 지난 2011년 4월 애플의 제소와 이후 삼성의 맞제소로 시작돼 세기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은 2년 만에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귀결될 공산이 커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과 국제 무역질서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이전에 당장 오는 9일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한 ITC의 최종 결정과 이에 따른 향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ITC는 예비판정을 통해 삼성의 몇몇 제품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예비판정이 최종판정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희박한 점을 감안하면 삼성으로선 특허 침해 결정과 함께 갤럭시S2와 넥서스10 등 몇몇 구형 스마트폰을 미국 시장에 내다 팔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 특허를 침해한 애플은 미 정부의 극단적 보호조치 아래 버젓이 자기 제품을 미국 시장에서 팔고 삼성은 등을 떠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2년의 삼성·애플 간 특허소송에서도 미국 법원의 배심원 평결은 영국이나 독일 등과 달리 과도하게 애플 편향으로 기울어 국제적 빈축을 사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미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는 이를 넘어 세계 공정무역 질서의 근본을 뒤흔드는 일방통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으로서는 미국 시장 판매 여부를 떠나 애플과의 손해배상 맞소송전과 막후 협상 등에서 지극히 불리한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 일각에선 올해 안에 애플에 백기투항하든지, 아니면 출혈을 감수하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장기전으로 끌고 가든지 최악과 차악의 선택만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든 미 행정부가 지구촌 최대의 보호무역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삼성에 대해서도 애플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USTR 측은 거부권 행사 이유로 “미국 경제의 경쟁 여건과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감안했다”고 했다. 경쟁은 공정해야 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는 삼성에도 적용돼야 할 것이다. 정부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미 행정부 움직임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주말 인사이드] ‘특허괴물’ 소송 2년새 350% 증가… 삼성·LG·팬택서 1조 3000억 챙겨

    [주말 인사이드] ‘특허괴물’ 소송 2년새 350% 증가… 삼성·LG·팬택서 1조 3000억 챙겨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기업이 있다. 기업의 목적이 원래 잿밥(이윤추구)에 있다지만 처음부터 뭔가 만들거나 창조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특허 괴물(Patent Troll)이야기다. 이들은 분쟁가능성이 있는 특허권을 골라 사들이거나 일정 기간 임대해 이를 사용하는 회사들을 찾아내 문제제기를 해 돈을 챙긴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전자와 LG전자 본사. 글로벌 특허담당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접수된 특허 관련 소송의 주체와 내용을 분석해 실제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소장을 내민 회사는 미국 특허 전문관리 회사인 ‘블랙힐미디어’(Black Hill Media). 소장에서 블랙힐미디어는 삼성전자·LG전자·도시바·파나소닉·샤프 등 한국과 일본의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기기로 음악을 공유하는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답답한 것은 아무리 관련 자료 등을 뒤져도 해당 회사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뒤늦게 특허괴물 노릇을 하는 작은 회사로 확인은 됐다. 요즘 들어선 듣지도 보지도 못한 회사까지 소송의 대열에 합류하는 바람에 업계마다 특허소송이 줄을 잇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 특허괴물이란 말은 다분히 부정적인 용어다. 하지만 그렇게 부르는 데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들은 스스로 특허를 활용하지도 않고 활용할 의사도 없다. 또는 활용된 적이 없는 특허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려 하기 때문이다. 특허괴물이란 말의 첫 등장은 1998년까지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는 무명의 미국 정보기술(IT)업체 테크서치가 인텔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천문학적인 특허 비용을 요구하는 테크서치를 향해 인텔의 변호사 피터 뎃킨은 ‘강탈자’(Extortonnist)라는 표현을 썼다가 소송을 당했다. 이후 추가 소송을 피하려 택한 표현이 괴물이라고 해석되는 트롤(Troll)이다. (아이로니컬 하게도 당시 변호사인 뎃킨은 특허괴물 중 대표사로 꼽히는 인텔렉추얼 벤처스(IV·Intellectual Ventures)의 공동 설립자이자 부회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들은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법이 없다. 미국에서도 특허괴물이란 이름이 다소 부담스러웠는지 이런 기업들을 통칭해 NPE(non-Practing-Entity)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역하면 라이선스 전문기업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특허전문 조사기관 페이턴트프리덤(PatentFreedom)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해 전세계에는 300개 이상의 특허괴물들이 활동 중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제기하는 소송의 숫자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실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불과 2년 사이 특허괴물들이 제기한 소송 건수는 643건에서 2923건으로 350%(2280건)나 증가했다. 업계는 소송이 급증한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관련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특허괴물들이 제조사를 향해 무차별적인 소송을 제기한다는 점, 반대로 제조사 역시 학습효과에 따라 특허괴물과 무조건 합의를 보는 등 기술료를 제공하기보다는 소송을 택한다는 점이다. 괴물에도 종류가 있다. 우선 트루 블루 트롤(True blue troll)이라고 불리는 전형적인 특허괴물이다. 3세대(3G) 관련 특허 분쟁을 통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무려 1조원을 넘게 챙긴 IV, 가장 공격적인 성향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과 최근 쌍방향 TV 등에 관하여 특허시행 계약을 체결한 아카시아 리서치(Acacia Research)가 대표적이다. SK 하이닉스와 10년간의 소송을 이어오다 최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램버스(Rambus)도 마찬가지다. 램버스는 우리나라에 특허괴물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를 만든 회사이기도 하다. 공통점은 하나같이 스스로는 특허괴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자체 생산하는 특허의 비율은 극히 소수다. 이 중 IV의 네이슨 미어볼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는 며칠 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비밀리에 회동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략은 다양하다. 자체적으로 특허출원을 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가치 있는 특허를 사들이거나 빌리는 방법도 많이 쓴다. 특허권을 가진 기업, 대학, 개인에게 접근해 라이선스를 구매한 뒤 기업 등을 향해 권리를 행사하기도 한다. 일부는 나중에 수익금을 배분하자는 약속을 하고 계약을 맺기도 한다. 특허괴물들이 선호하는 특허는 표준기술로 인정받은 이른바 글로벌 특허다. 국제표준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으면 설계를 다르게 하기가 쉽지 않아 불가피하게 해당 특허를 사용해야 한다.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는 경우다. 살다 보니 어쩌다 특허괴물이 된 회사도 있다. 반도체로 유명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대표적이다. 경쟁력을 잃고 망해가던 이 회사는 1980년대 한국과 일본 등 전자업체에 특허소송을 걸어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 기사회생했다. 당시 IT사가 D램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로열티는 15억 달러가 넘는다. 돈맛을 본 후 제조는 뒷전이 됐다. 요즘엔 특허중개 괴물(Brokerage Troll)도 등장했다. 특허권자를 대신해 특허권 행사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일종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다. 일부 기업은 이런 유형의 회사와 제휴하거나 자회사 등을 설립하기도 한다. 모회사의 이미지 훼손을 막으면서도 특허로 경쟁사를 공격하고 싶을 때 이런 방법을 쓴다. 2011년 애플이 특허괴물 디지튜드 이노베이션(Digitude Innovation)과 손을 잡은 사례가 이에 속한다. 또한 거대 특허괴물의 횡포로부터 보호해 주겠다는 일종의 보디가드 전문 회사도 생겼다. 실제 RPX란 회사는 펀드를 모으고 특허를 확보해 괴물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해 주겠다고 선전한다. 흥미롭게도 이 회사의 설립자는 거대 특허괴물인 IV 전 직원이다. 이들이 챙겨가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실제 삼성·LG·팬택이 최근 6년간 특허괴물 IV와 인터디지털 등에 건넨 돈은 무려 1조 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도 있다. 최근의 판례 등을 보면 특허권에 호의적이던 미국에서조차 특허괴물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ITC는 지난 24일(현지 시간) 앞으로 특허소송자는 미국 내 상당한 존재감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특별한 제품 없이 특허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들의 소송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특허괴물로 의심되는 기업이 소송을 제기하면 6명의 행정 판사들이 100일 안에 해당 기업이 미국 내에서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거나 연구 개발을 하는지, 또 라이선스 제공 등을 하는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특허괴물의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의회에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과거 특허괴물의 지나친 횡포가 최근 특허권을 보는 글로벌 기준을 차츰 바꿔 놓고 있는 셈이다. 특허괴물과 소송 중인 국내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무조건 특허권자의 권리보호에 치중하는 편이었다면 최근에는 특허를 다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추세”라면서 “악의적인 특허괴물의 전성기가 점점 저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인간의 DNA 특허 대상 아니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려온 미국의 유전자(DNA) 특허소송에서 인간 DNA는 특허대상이 아니라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시민단체 등이 유타주의 미리어드사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 유전자 2개의 특허권을 보유한 것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만장일치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DNA는 자연의 산물이며 그것이 단순히 분리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2009년 미국시민자유연합(ACLU)과 공공특허재단이 미리어드사를 상대로 이 회사가 보유한 인간 유전자 2종의 특허권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BRAC1’과 ‘BRAC2’로 불리는 돌연변이 유전자는 여성의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리어드사는 해당 유전자의 특허권을 토대로 환자의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고가의 의료상품을 독점 판매해왔다. 그간 미국의학협회 등 주요 의학·생명과학 단체들은 미리어드의 특허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해왔다. DNA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도 이에 동참했다. 유전자가 특허권에 묶이면 샘플 공유 등 연구활동을 심각하게 억제해 과학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 생명공학 업계는 유전자 특허가 없으면 관련 연구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갤S4 출시 27일 만에 1000만대 ‘신기록’

    갤S4 출시 27일 만에 1000만대 ‘신기록’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가 출시 27일 만에 세계시장에서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초에 평균 4대씩 팔려 나간 셈이다. 갤럭시S4는 삼성이 휴대전화를 만든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1000만대 돌파의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출시한 갤럭시S4의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작인 갤럭시S3의 50일 기록을 20여일 앞당긴 것이다. 초기 모델인 갤럭시S와 갤럭시S2는 각각 7개월과 5개월이 걸렸다. 1000만대 판매를 출고가(대당 89만 9800원)로 환산하면 무려 8조 9980억원어치가 팔렸다는 의미다. 갤럭시S4의 신기록 배경에는 여느 때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이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에 밀려 늘 열세를 면치 못하던 북미시장을 직접 겨냥한 게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한 달여 전인 3월 14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세계 최초로 갤럭시S4를 공개했다. 판매가 본격화된 후엔 미국 최대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에 별도의 체험매장도 차렸다. 미국인들이 직접 갤럭시S4를 만져 보고 사용도 해 보는 공간으로, 전문 상담원도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까지 미 전역에 이런 체험매장을 14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뒤이어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지에서도 무차별 공략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한국시장 판매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60개국에서 동시에 뿌렸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주요 11개국에서 갤럭시S4를 소개하는 ‘월드투어’도 진행했다. 나날이 진보하는 기술력도 한몫을 했다. 갤럭시S4는 듀얼카메라, 에어뷰(손가락을 화면 위로 올리면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 풀고화질(HD) 슈퍼아몰레드(AMOLED), 착탈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 등을 겸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는 갤럭시S4를 ‘현존하는 가장 좋은 스마트폰’으로 꼽았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5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더 뛰어야 한다는 게 삼성으로서는 숙제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사람을 위한 혁신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계속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갤럭시S4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2차 특허소송에 갤럭시S4를 추가했다. 애플은 갤럭시S4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서비스인 ‘구글 나우’가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고, 또 갤럭시S4 자체적으로도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SK하이닉스 특허訴 배상액 2억 5000만弗 감액

    미국에서 램버스와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인 SK하이닉스가 1심 판결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배상하게 될 전망이다. 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램버스와의 특허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은 “램버스의 증거 파기는 불법”이라고 판시한 뒤 원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에서 2억 5000만 달러를 감액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을 반영한 최종 판결은 2~3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연방지방법원은 2009년 3월 SK하이닉스가 램버스의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램버스에 3억 970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과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미 연방법원은 2011년 5월 항소심에서 램버스가 소송과 관련된 증거를 불법적으로 파기했다며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램버스는 2000년부터 세계 D램 업체들을 상대로 대규모 특허소송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등 많은 기업이 합의를 통해 로열티를 지급했지만, SK하이닉스는 13년에 걸쳐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같은 사안으로 소송 중인) 마이크론의 경우 델라웨어 법원으로부터 램버스의 특허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결정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감액 수준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애플 힘 빠지고 삼성 승승장구… 희비 갈렸다

    애플 힘 빠지고 삼성 승승장구… 희비 갈렸다

    2년 전 글로벌 특허소송을 시작한 이래 삼성전자와 애플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소송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했던 애플은 주가가 최고치 대비 ‘반토막’이 나며 4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70% 가까이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67% 떨어진 392.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4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최고가(주당 702.10달러)를 기록하고 난 뒤 반년 사이에 주가가 40%나 빠졌다. 애플의 시가총액도 3681억 6000만 달러로 떨어져 1위 엑손모빌(3881억 달러)과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 애플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데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미니’ 공급이 지난해보다 20~30%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아이폰5’의 분기 주문량이 4000만대에서 3000만대로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애플의 글로벌 부품 공급업체들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 애플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을 자회사로 둔 타이완 훙하이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줄었다고 밝혔다. 애플의 1분기 실적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이 부쩍 힘이 빠진 모양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애플이 삼성에 소송을 제기한 2011년 4월 15일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88만 8000원(종가 기준)이었지만, 지난 18일에는 148만 3000원을 기록했다. 소송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70% 가까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소송 당시만 해도 10% 안팎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32%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는 7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3500만대 예상)을 두 배 이상 눌렀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점유율은 38% 수준까지 올라 애플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2011년 4분기만 해도 4배가량 차이가 나던 양사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지난해 4분기에는 2배 수준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이제 2년을 맞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구글과 애플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시작한 소송은 이제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각국 법원, 특허청, 무역기구들의 각축전으로 번져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특허전쟁은 2011년 4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 “삼성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곧바로 한국과 독일, 일본 등에 소송을 내며 역공에 나섰다. ‘애플과의 부품 공급 관계를 감안해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던 당시 업계의 예상을 깬 것이었다. 앞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으로 비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다, 당시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소송을 진행하던 애플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삼성이 통신특허로 ‘맞불’을 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소송 초반에는 특허침해 대상이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수준에 머물렀지만 두 회사의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서비스 관련 특허로 전선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삼성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했다. 소송 국가도 9개국(한국,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으로 늘었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소송이 특허 제도의 취지와 달리 ‘변호사 놀음’으로 혁신을 방해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법정 다툼은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양사 간 글로벌 특허전쟁 판세를 백중세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위를 점했지만 삼성도 한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이 애플에 약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지만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 5억 9950만 달러(약 6500억원)로 낮아졌다. 애플의 숙원이던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면서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삼성이 3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권을 남용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어 삼성으로선 안심하기 이르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빌미가 됐다. 만약 삼성이 표준 특허를 남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관련 연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소송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공룡기업을 비롯해 EU 집행위원회, 미국 상무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등 이해관계가 상반된 여러 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병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마다 관심사나 문화가 다른 데다 특허법에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어 특허분쟁에 대한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이번 특허전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애플이 삼성에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던 2011년만 해도 애플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본안 소송이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경쟁자로 각인됐고 점유율도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합해 4억 700만대를 판매, 노키아(3억 3560만대)를 큰 폭으로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2억 1580만대를 판매해 애플(1억 3680만대)을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애플과의 특허전에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더해져 삼성전자는 이제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선두 업체의 제품을 모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내놓는 ‘캐치업 전략’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 특허소송을 계기로 세계 최고 IT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장 선도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독일의 유명 로펌 ‘뵈메르트&뵈메르트’의 하인츠 고다 변리사는 “자동차와 항공기 등 중요한 발명이 등장할 때마다 기업 간 특허 분쟁이 뒤따르곤 했다”면서 “두 회사의 분쟁도 신제품의 정의를 둘러싼 영역 싸움에 해당되는 만큼 (역설적으로)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대기업이 ‘자객형 특허괴물’에 청부해 경쟁사 견제할 수도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대기업이 ‘자객형 특허괴물’에 청부해 경쟁사 견제할 수도

    얼마 전 한 TV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기적인 특허소’라는 코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상품을 가지고 나와 서로 자신들의 특허라고 우기는 내용의 이 코너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치열한 특허 소송을 패러디한 것으로 유명하다. 툭 하면 불거지는 특허 논란과 무분별한 소송을 비꼰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아이뻐’라는 상품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갠역시’로 패러디되면서 공감과 폭소를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보통 사람들의 시선과 달리 앞으로 지식재산·특허전쟁 시대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국 경제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전차군단’(전자와 자동차 분야)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신흥경제국과의 특허전쟁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영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2일 “특정한 기술이나 연구 결과를 넘어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허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구체화된 기술이 아닌 아이디어 수준의 내용까지 특허로 등록하는 사례가 늘면서 특허전쟁이 전방위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정보기술(IT) 제품의 경우 1~2가지 기술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만개의 기술이 합쳐지고 융합돼 만들어지는 만큼 분쟁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특허전쟁의 확대가 실제 기업경영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연구원은 “얼마 전 독일에서 애플의 ‘밀어서 화면잠금 해제’ 특허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면서 “단순한 아이디어는 특허로 인정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에 특허소송의 건수는 증가하겠지만 법원에서 고스란히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술집약적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 부문은 계속 특허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는 전자·통신 분야의 특허소송이 많지만 앞으로 자동차와 IT의 접목,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 확대 등을 생각했을 때 자동차 분야도 곧 특허권을 두고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교수는 이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기업과 중국 기업 간의 특허소송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전문가들은 서로 손해될 것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소송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케팅 전문가는 “둘 사이의 소송 과정에서 다른 기업들은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면서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전쟁인데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유나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얻은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특허전쟁은 어떻게 전개될까. 전문가들은 자국이기주의와 디자인, 청부 ‘특허괴물’(NPE·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 개인이나 기업의 특허를 사들여 소송·관리를 통해 수익을 얻는 특허관리전문기업)의 등장을 키워드로 꼽았다. 자국이기주의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도 도입에서다. 디자인 강국인 프랑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자인권’을 도입했고, 제조업이 강한 독일은 ‘실용신안’을 권리로 만들었다. 마케팅과 영업의 강국인 미국은 이를 ‘신지식재산권’이라는 명목으로 도입했다. 제네릭 의약품 제조의 강자인 인도는 제약부문의 특허를 내주지 않고 있다. 홍국선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최근 독일이 애플과 삼성의 특허에 대해 잇따라 무효 결정을 내린 것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자국의 사정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얼마 전 미국의 신지식재산권을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게 국익에 부합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디자인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품의 라인 하나, 색깔 하나도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고가 상품일수록 디자인이 상품의 특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면서 “이는 삼성과 애플 간의 소송은 물론 앞으로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두고 벌이는 소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IT 제조업체 관계자는 “1980년대 소니 워크맨과 2000년대 애플의 아이팟을 비교해 보면 안다”면서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면서 여기에 쏟는 돈도 늘어나고 논쟁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업들이 보유 특허를 특허괴물에게 넘기고 이들이 대신 경쟁기업과 싸우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심 교수는 “특허는 이미 다른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하나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삼성이나 애플, LG 등 대기업들이 자질구레한 특허를 특허괴물에게 넘기면 이들이 자객처럼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것으로도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사모펀드 등을 중심으로 직접 특허괴물을 만들거나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에 들어가는 자금 중 상당수가 유명 기업들의 자금이라는 말도 들린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핵심특허로 10년 뒤 중국과 대규모 분쟁 대비해야”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핵심특허로 10년 뒤 중국과 대규모 분쟁 대비해야”

    “미국에 이어 일본, 10년 뒤에는 중국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특허 소송을 벌일 겁니다. 선제적 대응과 함께 핵심 특허 기술 확보가 필수입니다.” 특허 및 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기업을 겨냥해 끊임없이 행해지는 해외 기업들의 특허 소송을 ‘전초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 1, 2위 제품들이 늘어나고 첨단 소재와 부품 산업들이 중요시되면 될수록 그 빈도와 수위는 점점 더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이런 특허 전쟁에 대비할 만한 곳은 삼성, LG 등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신성장 분야를 개발해 양이 아닌 실제로 사업을 보호할 수 있는 질 좋은 ‘유효 특허’를 보유해야 하며 경험이 풍부한 특허 전문 인력을 확보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준성(왼쪽·씨앤에스) 특허 전문 변호사는 “최근 노키아 등 세계 시장 1위 기업들이 급격하게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특허권이 시장에 무분별하게 매각돼 실체가 없는 특허괴물들에게 흘러가 특허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반도체에서 경박단소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전자 소재, 바이어, 첨단 섬유 등에까지 특허 전쟁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특허 건수로 승부하기보다 상대방에게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좋은 특허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재권 분야 권위자인 윤선희(오른쪽)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해외 기업 간의 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특히 일본 기업들이 향후 15년까지 공격적으로 특허 분쟁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삼성 등 소수 대기업에 특허 기술들이 쏠려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자동차 부품 등 특수 분야의 뛰어난 기술로 무장한 중소기업형 기업들이 많다”면서 “하루에 두세 번씩 일본 인사들이 한국 로펌 중에 어느 곳이 기업 특허를 맡고 있고 그에 대항할 만한 로펌이 어딘지, 어느 변호사가 잘하는지를 묻는다”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특허신청건수 1위(52만 6412건)에 올랐다. 윤 교수는 유럽과 달리 통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겹치는 일본, 중국의 특허 소송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의 개량 기술들을 업그레이드한 것들이 많아 특허 침해 우려가 높다”면서 “IT, 반도체를 제외하면 내로라할 만한 특허가 많지 않은 만큼 자만하지 말고 현지에 주재관을 보내 경쟁 기업의 기술과 경영전략을 정확히 파악하고 무효 소송 등 선제 공격하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국제 특허 소송 대비와 관련, “국내 기업들이 배출하는 특허 인력들은 사실상 산업 현장에서 분쟁 경험이 미미해 방어 기능도 취약하다”면서 “특허 가치를 인정받아 로열티를 차감하든지 특허괴물로 넘어가기 전에 사전에 방어 논리를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은행,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기업의 특허 분쟁은 279건으로 전년보다 50% 늘었고, 3년간(2008~2011년) 국제특허분쟁은 157.3%나 증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삼성 vs 애플’ 학습효과…국내 기업들 체질 바꿨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은 특허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놨다.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로 방어 전략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소송 대비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학습 효과’다. ‘사후약방문’ 격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최근 국제적 특허침해소송 등이 잇따르면서 지식재산 보호 담당 조직 보유 비율을 크게 높였다. 특허청이 지난해 특허, 상표 등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거나 등록한 경험이 있는 전국 1만 8656개 기업과 대학, 공공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기업 및 대학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지식재산 담당 조직 보유 비율은 2011년 38.6%에서 지난해 55.4%로 급증했다. 또 해외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특허권을 해외 출원한 기업도 21.1%에서 22.7%,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은 44.9%에서 48.3%로 증가했다. 특허 소송을 경험했던 기업들의 대응은 더욱 적극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9월 미국 듀폰사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미국 법원으로부터 20년간 아라미드 섬유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1조원이 넘는 손해 배상을 듀폰에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업계는 코오롱이 소송 초기 미국 법원의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전략의 실수였다고 분석했다. 그 뒤 코오롱은 확 바뀌었다. 지난 연말 코오롱은 특허 소송에 대응할 변리사와 변호사를 추가 채용하고, 매체 광고를 통해 소송의 억울함과 자사 특허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반격 태세를 취했다. 첨단 섬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효성은 그룹 내 연구관리특허팀을 중심으로 아라미드 섬유 등 관련 특허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독일 오스람으로부터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소송을 당했던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허 개발과 특허 소송을 전담할 경력사원 등 인재를 대거 채용할 예정이다. 지원자가 있으면 수시로 면접하고 LG그룹 내 계열사들과 ‘특허 협의체’를 결성해 주도적인 특허 분쟁 전략을 펼친다는 각오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200여명의 특허 전문 인력을 3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1월 신입 특허 변호사 모집 기한을 열흘 연장하면서까지 지원자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국제특허 분쟁이 느는 데 따라 특허전담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소송도 공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명·특허 자격 보유자와 다언어 구사자는 ‘모시기’ 수준이다. SK그룹도 신규 채용의 15% 이상을, 대우건설도 특허보유자 등을 우대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해 특허 소송에 대비해 변리사 경력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올해 모집 정원의 20% 이상을 발명·특허 자격 보유자 등으로 우대해 채용하기로 했다. 역공을 펼치기도 한다. 국내 특허 전문기업 비즈모델라인은 지난 2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심판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확인심판을 청구해 눈길을 끌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커버스토리] 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커버스토리] 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2011년 4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 “삼성이 자사 제품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한 지 2년이 지났다. 미국에서 시작된 두 회사의 재판은 곧바로 한국과 독일, 일본 등으로 번지며 9개국으로 늘었고, 수많은 이슈를 만들며 어느덧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동서양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대결인 만큼 두 회사는 소송 비용부터 일반인의 상상을 압도했다. 삼성과 애플 모두 돈이 아깝지 않은 ‘거물’이다 보니 최고의 특허 변호사들로 ‘드림팀’을 꾸렸고, 전 세계에서 50여건의 소송을 동시에 진행했다. 두 회사 모두 소송 비용을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지금의 소송을 마무리 짓는 데만도 각각 3억 달러 가까이를 써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기준 국내 유제품 업체인 매일유업의 시가총액은 5896억원. 알짜 강소기업을 통째로 살 수 있는 5000억원 넘는 돈이 생산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특허전문 변호사들의 손에 넘어갔다. 원래 삼성과 애플은 오랜 기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1983년 28세의 어린 스티브 잡스를 만난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그를 ‘IBM에 대적할 인물’로 높이 평가했고, 애플 역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만들 때부터 삼성을 파트너로 정해 주요 부품을 공급받아 왔다. 이 때문에 2011년 10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을 떠나고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찾아가 조문하면서 양사가 합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두 회사는 미국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난 지금까지도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양사의 주가와 실적을 보면 알 수 있을 듯하다. 2011년 4월 15일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88만 8000원(종가 기준)이었지만, 미국에서 1심 배심평결이 나온 2012년 8월 24일 주가는 127만 5000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2011년 4월 15일 327.46달러였던 애플 주가는 지난해 700달러를 넘어서며 용솟음쳤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애플)과 갤럭시(삼성)로 양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은 소송을 통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전 세계 매체를 통해 아이폰을 홍보했고, 삼성 역시 같은 혜택을 누렸다. 전 세계가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삼성과 애플은 험난한 특허분쟁을 치르며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양사가 암묵적으로 소송을 유지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서로를 죽이려 하지만 이런 구도가 되레 자신들의 생존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깨닫고 소송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두 회사의 소송은 국내 기업들의 체질까지도 바꿔 놓았다. 양사의 특허전쟁을 지켜보며 ‘자칫하면 소송 하나로 기업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대기업 채용란에서 ‘특허 인력 상시 모집’이라는 게시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기업·중기 불공정거래 ‘메스’… 납품단가 등 대대적 실태조사

    대기업·중기 불공정거래 ‘메스’… 납품단가 등 대대적 실태조사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의 근원을 자르기 위해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었다. 올 상반기 중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기업 협력 생태계 조성을 통해 2017년까지 ▲수출 1억 달러 이상의 강소 중소기업 300개(2011년 기준 116개)를 육성하고 ▲산업융합 확산 ▲산업·통상 연계 시너지 ▲지역경제 활성화 ▲안정적 에너지시스템 구축 등 5개 주요 과제를 담은 업무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특히 산업부는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와 전속거래(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막는 것)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배주주나 최고경영자(CEO)를 통해 공정한 납품단가 책정과 교차구매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에 온라인 대금지급 모니터링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제값 주기’ 거래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기로 했다. 에너지 정책은 안전성과 국민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시행키로 했다. 월성원전 1호기 등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는 유럽연합(EU) 방식의 내구성 검사와 국제전문기관의 특별 점검을 거친 뒤 국민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기로 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시설 설치 계획은 4월에 구성되는 공론화위원회의 논의 결과와 환경부의 정책 조율을 토대로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에너지 산업의 경쟁 체제 도입을 위해 민간기업의 가스 직수입을 활성화하고 수익성에 문제가 있는 공기업은 과감히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전력 거래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중소기업청도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중견기업을 2017년까지 4000개(2011년 기준 1422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졸업 이후에도 금융과 세제 등의 지원이 일시에 사라지는 것을 막고 중견기업 육성펀드를 조성해 자금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또 중기청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현재 24개인 중소유통물류센터를 올해 안에 36개로 늘리기로 했다. 전통시장에 냉동 고등어와 조기등 7개 품목의 정부비축물자를 도매가보다 8~46%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방침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창의적인 협업을 통해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면서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중소기업청으로 이관한 것은 (정부가) 창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아우르는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해 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소송에서 보듯 세계적으로 지식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일부 대기업은 산하 연구기관이나 하도급업체, 피고용인의 지식재산에 대해 제값을 주지 않고 탈취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성희롱한 직장상사 해고 무효 판결

    성희롱한 직장상사 해고 무효 판결

    판사 경력의 절반 이상 행정·특허소송을 담당해 행정법 분야에 정통하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행정사건들을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서울대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음악파일 교환 서비스 ‘소리바다’ 사건에서는 음악저작권자의 음반복제와 전송권이 침해됐다고 판결, 소리바다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2007년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재판에서는 직장 상사의 여직원들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고 처분이 지나치다고 판결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서울고법원장에 임명됐다. 가족은 부인 안혜영(54)씨와 2녀가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삼성·LG ‘디스플레이 분쟁’ 이르면 14일 첫 실무협상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분쟁 해결을 위한 첫 실무협상 일정을 빠르면 14일쯤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4일이나 15일 실무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4일이나 15일 중 하루로 하기로 하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사 관계자들도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며 “다른 변수는 없다”고 했다. 양사는 지난해 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상호 제기한 4건의 소송 가운데 최근 각각 1건씩을 최근 자진 취하해 현재 2건의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실무협상에서는 이들 소송에 걸린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7건과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기술 7건 등 총 14건의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 인정 여부와 보상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LG 디스플레이분쟁 이르면 주내 첫 협상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분쟁 해결을 위한 첫 실무협상이 이르면 이번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실무협상팀 구성에 관한 세부 사항을 조율해 팀 구성을 마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법무팀장인 김광준 전무를 대표로 하는 실무협상팀을 꾸렸고, LG디스플레이는 기술전략그룹장인 송영권 상무가 협상팀을 이끈다.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사장과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은 지난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 자리에서 실무협상을 서두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앞서 1년 가까이 디스플레이 특허기술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두 회사는 지난달 초 지식경제부의 중재로 사장이 만나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윗선의 화해는 이뤄졌지만 오랜 기간 분쟁을 겪었던 탓에 실무진 차원의 소통이 쉽지 않아 ‘아이스브레이킹’(서먹함 없애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상호 제기한 4건의 소송 가운데 최근 각각 1건을 최근 자진 취하해 현재 2건의 특허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양사가 디스플레이 기술 전반에 대한 크로스라이선스(특허공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 큰불 껐다…美법원, 애플 배상액 절반 삭감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에서 배심원이 평결한 배상액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 가운데 40%가 넘는 4억 5050만 달러(약 5000억원)를 삭감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8월 배심원들의 국수주의적 평결이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있을 두 회사 간 크로스라이선스(특허공유) 협상에서도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은 1일(현지시간) 이 사건 1심 최종판결에서 추가 배상을 요구한 애플의 주장을 기각하고 이같이 판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상액은 5억 9950억 달러(약 6500억원)로 낮아진다. 이 사건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는 “법원은 배심원들의 배상 평결 가운데 삭감된 부분과 관련해서는 용인할 수 없는 법률이론이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 14개 제품의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을 새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재판 명령이 내려진 제품은 갤럭시 프리베일, 인퓨즈 4G, 갤럭시S2(AT&T), 갤럭시탭, 넥서스S 4G 등이다. 삼성전자는 “법원이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배상액 가운데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재판을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검토한 뒤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이번 판결을 근거 삼아 소송 취하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7) 대구 약국조제 자동화 포장기기 제조업체 ㈜JVM을 가다

    [향토기업 특선] (7) 대구 약국조제 자동화 포장기기 제조업체 ㈜JVM을 가다

    대구 달서구 호산동 성서공단에 있는 제이브이엠(JVM)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기업이다. 그러나 의약계에서는 세계적인 약국조제자동화기기 전문 기업으로 잘 알려졌다. JVM의 주력 제품인 전자동 정제분류포장시스템(ATDPS)은 현재 국내 약국조제자동화기기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또 세계 34개국에 수출되며 유럽시장 점유율 78%, 북미시장 점유율 74%로 명실상부한 이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800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매출액이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JVM은 1978년 설립됐다. 김준호 부회장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회사는 시작됐다. 1963년 대구 성광고 야간부 1학년이던 김 부회장은 2년 전 갑작스레 아버지를 여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밤엔 학교에 다니고 낮에는 자전거 도매상에서 약을 받아 약국에 배달했다. 작은 체구에 고물 자전거를 끄는 어린 학생에게 주문을 맡기려는 약국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종이로 약을 포장도 해주면서 ‘빨리 약을 쌀 수 있으면 나에게 더 많은 일감이 떨어질 텐데’라고 생각해 약 자동포장기계를 개발했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JVM의 전신인 협신메디컬을 설립했다. 이후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국내 최초로 약제 자동포장기기를 내놨다. 때맞춰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었다. 병원 약국은 손이 모자라 앞다퉈 JVM에 기계를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순탄한 길을 걷던 회사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1988년 김 부회장에게 폐암이 선고된 것이다. 의사는 포기하라고 했고 산소 호흡기를 댄 적도 많았다. 8년 동안 투병생활 끝에 김 부회장은 사선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회사는 만신창이가 됐다. 김 부회장 투병 기간 믿고 회사를 맡겼던 직원들이 같은 업종의 회사를 차려 나간 것이다. 당시 70명이 넘는 직원 중 절반에 이르며 이들이 설립한 회사도 3개나 됐다. 김 부회장은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한솥밥을 먹었던 직원이 경쟁자가 된 현실에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은 기술뿐이라고 생각했다. 김 부회장은 집 등을 팔아 마련한 20억원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차린 회사 중 2곳은 JVM에 기술력이 밀리면서 폐업했다. 나머지 1개 회사도 JVM에 인수를 요청해 왔고 과거를 잊고 받아들였다. 이들은 아직 JVM에 근무하고 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JVM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자 한국 시장을 장악하던 3개 일본 경쟁업체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유야마가 먼저 특허소송을 걸어왔다. 이 소송은 3년 동안 진행됐다. 또 일본 업체들은 합심해서 ‘언제 망할지 모르는 회사’라는 루머를 퍼뜨렸고 미국 바이어들은 JVM을 외면했다.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해 결국 소송에서 이기고 일본 업체들 시장도 빼앗았다. JVM은 이를 통해 특허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특허에 집중했다. 전담부서를 만들고 특허등록 전문가를 4명이나 고용했다. 지금까지 334개 특허를 획득했고 249개는 특허 출원을 해놓은 상태다. 회사 내에 특허내용을 전시해 놓은 특허벽도 만들었다. 마침내 2006년 주식상장까지 했다. 매년 20~30%에 이르는 영업이익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JVM 주가는 현재 5만원(액면가 500원)을 넘으며 순항하고 있다. 수출 중심으로 회사 방침을 바꾸면서 키코(환 헤지 파생상품)에 가입했다. 또 한번 회사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은행은 환율 하락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환율이 뛰면서 키코사태가 발생했다.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회사는 부채가 순식간에 5700%까지 뛰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미국시장 매출이 40%나 격감했다. 그러나 JVM은 돌파구를 신기술 투자에서 찾았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다. 매년 매출의 3~4%씩 투자하던 것을 14%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환차 손실은 컸지만 매출의 급성장으로 이를 만회하고 정상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김선경 상무는 “직원 347명 중 연구인력이 107명에 이른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1위 자리를 굳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종업원 중 장애인이 5% 넘는다. 김 상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은 일반인보다 장애인이 더 잘할 수 있다”며 “우리 회사의 보배”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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