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특위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안개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토스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링컨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29
  • [사설] 행정구역·선거구제 개편 올해안 결론내길

    국회의원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신선한 과제가 아니다.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거론되어 왔으나 성사되지 못했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두 가지 화두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해묵은 숙제인 듯싶지만 이번에는 다가오는 무게감이 다르다. 개편의 절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여야 정치권이 정략에 머리를 쓸 틈을 주지 말고, 국민 여론으로 밀어붙일 때 개편이 가능할 것이다. 일의 순서로 보면 행정구역 개편이 먼저 이뤄지고 선거구제 개편이 이어지는 게 옳다. 여야는 17대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 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폐합해 전국을 60∼70개 광역단체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구역 개편안에 의견을 접근시킨 적이 있다. 2006년 지방선거 분위기에 휩쓸려 입법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는 지난 3월에 다시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를 구성했다. 일부 여야 의원들은 이전에 공감대를 이룬 안을 중심으로 개별입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국회 특위 활동을 가속화한다면 올 정기국회에서 큰 틀의 매듭을 지을 수 있다.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으로 넘어가면 개편작업은 또 어려워진다. 국민투표 등으로 행정구역 개편 방향을 확정짓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선거구제 개편 역시 논의의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선택의 문제라고 보며,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 백년대계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르기 바란다. 각종 선거주기를 맞추는 개헌 문제도 적절한 시점부터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야당은 지금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법 무효 논란의 결론은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원내로 복귀해 국가운영의 틀을 정하는 문제와 민생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 [8·15 경축사 분석] 자율통합 지자체에 재정 혜택… 특위 논의 급물살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화두를 던짐에 따라 그동안 흐지부지됐던 정치권의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행정구역 개편은 기초단체간의 통합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이루자는 차원”이라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가 정기국회 내에 기본적인 논의의 틀과 타임 스케줄 등을 정했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 각 부처는 자발적으로 통합에 나서는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지원하는 등 가능한 혜택들을 조만간 취합해 자치단체별 상황에 맞게 지원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특위를 구성, 광역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폐합해 전국을 광역단체 60∼70개로 재편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2단계 개편안에 상당부분 공감을 이뤘다. 하지만 당시 2006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후속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지난 6월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했지만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 등 쟁점법안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정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이날 “그동안 여야 간에 정파를 초월해서 백년대계를 위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다루자는 데 합의했다.”면서 “여야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도 큰 줄기에서는 차이가 없고 합의도 거의 다 됐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민주당 쪽에 정치적으로 투쟁할 것은 하더라도 국가나 역사를 위해 큰 틀에서 합의할 것은 합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달하고, 이달 말부터 특위를 가동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말 행정구역 개편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정부가 먼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 내 특위가 사실상 개점휴업일 정도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가 행정체제 개편의 구체적인 일정과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동의보감 깎아내린 의사협회

    최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방에 가까운 논평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의협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는 4일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논평’을 통해 “이번 기록유산 등재는 세계가 한방을 의학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특위는 또 “동의보감은 ‘투명인간이 되는 법’, ‘귀신을 보는 법’ 등 오늘날의 상식에는 전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동의보감은 ‘첨단의학서’가 아니며 중요한 것은 ‘문화사적인 유물’로서의 가치”라고 깎아 내렸다. 또 “(한의계가) 세력확장을 위한 선전에 이용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며 문화유산과 과학을 구별하지 못하는 행태”라면서 “대동여지도가 훌륭한 문화유산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민족내비게이션’을 만든다고 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지난 6월 경만호 의협 회장 취임 이후 구성된 협회 산하 기구로, 한약 부작용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등 사사건건 한의학계와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대해 한의학계는 물론 문화재청과 함께 기록유산 등재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린 보건복지가족부까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책꽂이]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전혜성 지음, 중앙북스 펴냄)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차관보급에 나란히 임명된 고경주·홍주 형제를 비롯해 두 딸과 네 아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워낸 전혜성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이 풀어놓는 자녀교육. ‘사람 구실’ 제대로 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부모가 먼저 바로서야 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1996년 출간본을 개정·보완했다. 1만 5000원. ●톨레랑스가 필요한 기독교(이우근 지음, 포이에마 펴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낸 이우근 변호사가 한국 교회의 병폐와 기독교인들의 비뚤어진 신앙을 꼬집는다. 법조인이자 개신교 장로로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하며 ‘톨레랑스(관용)’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전쟁하는 세상(앤서니 파그덴 지음, 추미란 옮김, 살림 펴냄) 지속된 동서양 문명의 격돌과 뿌리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동양은 주로 중동권으로,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의 정복전쟁으로 시작해 2500년 간 이어진 다양한 전쟁을 그리며 세계화한 세상에서도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3만원. ●탐욕의 자본주의(김용관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주식거래소가 생긴 1609년부터 400년 간 이어진 자본주의의 역사를 풀었다. 자본주의 사상가들뿐 아니라 근대인들의 다양한 일화로 자본주의로 변해온 역사의 풍경을 훑어본다. 1만 2000원. ●풀어서 본 반민특위 재판기록(정운현 편역, 선인 펴냄) 1949년 1~8월 반민족행위자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남긴 성과와 영욕을 모았다. 당시 친일행적으로 조사받은 인원은 668명이었으나, 증거를 없애기 위한 그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기록이 남은 것은 64명뿐이다. 그나마도 손으로 휘갈겨쓴 한문이 대부분이라 일반의 접근이 쉽지 않다. 정운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전 사무처장은 10년 동안 이 기록들을 쉽게 풀어냈다. 전 4권. 8만원. ●여학생이라면 꼭 배워야 할 힐러리 파워(데니스 에이브럼스 지음, 정경옥 옮김, 명진출판 펴냄) 세계 여학생들이 역할모델로 삼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인생 전략.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삶을 살피며 어떤 점을 배워야 할지 전한다. 이화여대, 도쿄대를 연설 전문도 실려있다. 1만 3000원.
  • 당정 “비정규직 특위 구성하자”

    정부와 한나라당이 30일 비정규직법을 개정해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8월 중 임시국회를 열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1년6개월 유예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한나라당 신상진 제5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월 추경에서 정규직 전환 지원금 1185억원을 책정한 것은 비정규직법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지원금을 집행하기 어렵다.”며 8월 국회를 야당에 요청했다. 당정은 또 “국회 내에 여야가 참여하는 ‘비정규직 해결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이날 노동부 보고에 따르면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난 1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3만여명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이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당정회의를 왜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년6개월 유예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8월 중 임시국회를 열자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비정규직법 관련 책임자 처벌, 대(對)국민 사과, 환노위 마비 관련 한나라당 지도부의 사과, 비정규직법에 대한 정당한 해법 제시 등 네 가지 선결 요건이 충족돼야 비정규직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여론 뭇매 맞을라” 의원외유 눈치보기

    여름 외유 계획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다.외유 일정을 아예 취소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난장판’ 국회를 연출한 마당에 여야가 의기투합하듯 외유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군사기지 시찰을 명목으로 하와이 및 괌 기지와 일본 유엔 후방사를 8월 중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관련 일정을 취소했다.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들은 이달 말 태국으로 가려던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은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백두산을 방문하려던 일정을 백지화했다. 한 의원은 26일 “분위기가 좋지 않고 여론도 부담스러워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반면 외유 일정을 강행하는 의원들도 많다.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위(위원장 공성진)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중국과 일본을 예정대로 방문한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정국 상황이 좋지 않아 특위 위원중 일부는 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몽 의원친선협회는 27일 자원 외교 차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한다. 위원장인 민주당 정장선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3명이 함께 떠난다. 농림수산위와 지식경제위도 외유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농수산위는 선진국의 낙농·화훼 산업을 시찰한다는 명목으로 다음달 23~30일 네덜란드와 스페인을 방문하고 지경위는 다음달 중순 유럽 원자력발전소들을 시찰한다.일부에서는 눈치를 보고 있다. 보건복지위는 8월 중순 유럽 외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의원은 “상임위 활동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외유 계획이 확정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정세균대표 의원 사직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국회의원 사직서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 84명 전원이 의원 사직을 결의하는 등 미디어 관련법 강행처리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도 이날 사직서를 김 의장에게 냈다. 이로써 전날 최문순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민주당 의원 84명 가운데 70여명이 이날 정 대표에게 사직서를 맡기고, 사직서 처리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 제1야당의 의원 사직서 집단 제출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민주주의가 존중되지 않는 18대 국회에서는 국민이 주신 국회의원직의 본분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해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장외투쟁에 집중하기 위해 엿새째 이어온 단식을 중단했다.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25일부터 본격적인 대여(對與)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결의문을 내고 “오늘 우리는 국민의 대표라는 영광스러운 직분을 내려놓는다.”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종되고 오직 오만과 독선이 판치는 정치 현실에서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마지막 수단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5일 서울역 앞에서 야3당·시민단체 등과 공동 주최하는 ‘날치기악법 원천무효, 이명박 한나라당 독재정권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국민 속으로 언론악법 폐기 100일 대장정’에 나서기로 했다. 권역별 시국대회와 민생투어, 1000만인 서명 대회도 갖는다. 언론노조 등 시민단체도 ´동조 투쟁´을 선언하고, ‘정권 퇴진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생 돌보기’를 전면에 내걸고 야당이 제기하는 미디어법 투표 불법성 시비에 맞불을 놓았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외부 세력이 수시로 본회의장 앞까지 난입하는 상황에서 의회주의가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민주당과 동조 투쟁에 나선 언론노조를 겨냥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당5역회의에서 “민주당은 회의장 출입을 막고 폭력을 휘두르는 면허라도 받은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2일 김 의장을 대신해 본회의를 진행한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폭력국회로 전락하고,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만 끼쳐드린 데 대해 사죄한다.”고 밝히고 “식물국회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절박함과 책임정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의사봉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폭력 방지, 윤리검정, 선거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정치인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시민사회정치문화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임정 90주년-발자취 되밟다] (하) 답사 이후의 과제

    [임정 90주년-발자취 되밟다] (하) 답사 이후의 과제

    │충칭(중국) 박록삼특파원│2009년은 항일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에서 의미있는 해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지 꼬박 100주년이 되며, 3·1만세운동으로 민족의 기개를 떨친 것과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수립한 지 90주년이 된다. 이뿐만 아니다 백범 김구가 총에 맞아 서거한 지 60주기가 되는 해이며 반민특위가 결성되며 좌절된 것 또한 꼬박 60년째를 맞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의 독립정신 답사단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임시정부 발자취를 더듬었던 행사의 의의가 더욱 각별한 이유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느낄 수 있었던 감동의 무게와 심장의 울림만큼이나, 현실의 처참함과 안타까움 역시 컸다. 답사단은 가는 곳마다 자취 없어진, 혹은 실제와 동떨어진 엉뚱한 현장을 목도하기 일쑤였다. ●사라지는 독립운동 역사의 현장 상하이(上海)는 임시정부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곳이었고, 만 13년 동안 무려 열 두 차례 이상 임정 청사를 옮겼다. 옮긴 곳마다 모두 지번의 기록이 있건만 실제로 남아 있는 곳은 맨마지막의 청사였던 푸칭리 4호뿐이다. 난징(南京)에서는 광복군의 또다른 모체가 된 중국중앙육군군관학교 낙양분교(한인특별반)에 소속된 김원봉 계열의 민족혁명당 인사들이 함께 모여 살던 호가화원(胡家花園)은 빈민가로 바뀐 지 오래였다.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며 쓰레기 냄새가 가득할 뿐이었다. 중국 국민당 총통 장제스와 백범이 독대하며 요인 암살 등 테러에서 체계적 군대 양성의 필요성의 의견을 나눴던 난징의 중국중앙육군군관학교(장제스 관저)는 방문 자체가 불허됐다. 또한 충칭(重慶)에서 1940년 9월17일 창설된 광복군 총사령부는 미원(味苑)식당으로 바뀌었다. 아주 작은 비석 하나 남겨져 있지 않았다.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이 묻혔던 화상산 한인묘지와 조선민족혁명당계열 인사 등이 거주하던 손가화원(孫家花園)은 몽땅 헐리고 대규모 아파트가 위로 치솟고 있다. 류저우(柳州) 유후공원에서도 광복군의 또다른 배경이었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가 결성됐지만 어떠한 표지도 없다. 그저 옛 사진을 더듬어 짐작할 뿐이었다. ●엉뚱한 곳에 표지가 있는 곳도 우리 정부의 엉성한 일처리로 엉뚱한 곳에 기념 표지가 있는 곳까지 있었다. 현장에 대한 직접적 기억을 갖고 있는 독립운동가 및 자녀들이 고령이 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치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과제다. 치장 임강가 43호(옛 지명)는 청사이면서 이동녕 임정 주석 등이 머문 곳이지만 당시 자리와는 상관없이 엉뚱한 곳에 표지석 하나가 걸려 있을 뿐이다. 또한 충칭의 화상산 한인묘지공원에서는 답사단 전체가 전혀 다른 묘지구역에서 김정륙 임정기념사업회 부회장의 모친 묘 등 한인들이 묻힌 흔적을 찾아 보기도 했으나 묘지는 없어진 지 오래였다. 조선민족혁명당이 자리잡은 충칭 호가화원 역시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임정 의정원 의원인 김의한의 아들이자 독립유공자인 김자동(81) 임정기념사업회장은 “이동녕 주석의 거처 등 임정청사는 강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면서 “보훈처 등에서 제대로 현장 조사도 하지 않고, 관련 서류도 들춰 보지 않은 채 엉터리로 일을 치른 것”이라고 안일한 행정에 대해 비판했다. 김 부회장 역시 “더 늦기 전에 좀더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조사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 [존엄사할머니 생존 한달] 의료계 통일된 가이드라인 마련 고심

    [존엄사할머니 생존 한달] 의료계 통일된 가이드라인 마련 고심

    의료계는 김 할머니에 대한 존엄사(연명치료 중단) 시행을 계기로 연명치료 중단이 고려되는 환자에 대한 통일된 기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일부 대형병원은 존엄사 적용기준을 마련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전의료지시서를 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는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된 지난달 23일 ‘연명치료 중지 관련지침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통일된 존엄사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이윤성(대한의사협회 부회장) 특위 위원장은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판결, 의사윤리지침, 서울대·연세대의 존엄사 기준, 신상진·김세연 의원의 존엄사법 발의안 등을 비교 검토한 뒤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큰 틀의 합의는 문제가 없지만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환자에 대한 치료중단 범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5월18일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진료권고안’을 발표한 뒤 7월 현재 15건의 사전의료지시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도 5월21일 존엄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 인공호흡이 필요한 식물인간 상태, 회생불가능한 사망임박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민주, 2012년대선 정략적이용 경계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헌 공론화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적절치 않다.”며 거부했다.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면 전환이나 정략적 이해에 따른 개헌 공론화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금이 개헌 논의를 해야 할 때인가 아니면 국회를 정상화하고 국회가 기능하도록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지금 국회의장은 현안을 바꾸기보다는 국회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지도력을 발휘하고 의장의 권위와 독립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개헌을 제안한 배경에도 의구심을 보였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개헌을 끝내야 한다는 김 의장의 시나리오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복잡한 정치적 복선과 이해관계가 깔려 있고 한나라당의 권력 투쟁적 성격도 담겨 있다.”고 꼬집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고위정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친이 쪽에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친이 쪽에서는 다음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박 전 대표가 현행 헌법 체제로 대통령이 된다면, 커다란 정치적 부담과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고 권력분산형 대통령제의 형태를 통해 껍데기의 대통령은 설령 박 전 대표가 갖는다 하더라도 국회 선출의 총리직만큼은 자기들이 가지면 결국 (친이와 친박이) 동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두려움이 개헌논의를 서두르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의장이)미디어법 날치기에 동의하거나 직권상정으로 국민 의사를 짓밟는다면 불행한 일이 올 것이고, 본인이 소망한 개헌은 물 건너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법을 고리로 국회 개헌 특위 구성 등에 불참할 수 있음을 밝혀 김 의장을 단단히 압박한 셈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진·분권·국민통합’ 김의장 3대방향 제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17일 제헌절 기념 경축사에서 제시한 개헌의 3가지 방향은 ‘선진 헌법’, ‘분권 헌법’, ‘국민통합 헌법’이다. 하지만 김 의장의 제안으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힘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개헌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데다 각 정파간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선진-자유·인권 가치 충족 김 의장은 ‘선진 헌법’과 관련해 “자유와 인권, 다양성, 관용, 배려 등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행 ‘87년 헌법’이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만 몰두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담아내는 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등에 대한 국민 의식의 향상, 급격한 정보화·지식화·세계화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권-제왕적 대통령 폐해 극복 ‘분권 헌법’에는 제왕적 대통령의 불행한 전철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여야 정치권이 차기 정권을 잡기 위해 5년 내내 대치와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극한투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가 권력의 전부를 차지하는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다.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등으로 통치구조의 변화를 시사한 대목이다. ●통합-국론분열적 주장 배제 ‘국민통합 헌법’에 대해 김 의장은 “당파적 이해나 국론분열적 주장을 배제하고 지역·이념·세대를 뛰어넘어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모으는 헌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논의가 정치권이나 특정 정파가 주도해서는 안 되고, 헌법이 특정계층의 이익만을 담보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김 의장이 제안한 개헌 방향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관련 학자나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이 꾸준히 지적해온 내용들이다. 때문에 ‘김형오식’으로 포장만 달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차이가 있다면 개헌 절차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아래로부터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87년 개헌’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정치권의 밀실 흥정이 아니라 정치권을 포함해 광범위한 사회 주체들의 여론 수렴과 공동 작업이 개헌논의 초기 단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논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시국이 어수선해 개헌특위 구성이나 개헌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개헌논의가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다른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막가는 국회… 여야 본회의장 밤샘 대치

    막가는 국회… 여야 본회의장 밤샘 대치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시 농성’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씁쓸한 장면이 연출됐다. 쟁점법안 협상과 의사일정 협의가 잇따라 무산되자 여야 모두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석을 상대에게 내줄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그것도 ‘합의 농성’이다.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에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여야는 ‘모처럼’ 합의했다. 정치력 부재와 상호 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낸 국회의 자화상이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15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마친 뒤 약속이나 한 듯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안건을 처리한 뒤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로 한, 지난주 여야 간의 ‘신사협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논란으로 깊어진 상호 불신과 치열한 눈치전에 따른 것이다. ●양당 지도부 비상대기령 20일부터는 여야의 총력 대치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대 격돌의 수순밟기에 들어간 셈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25일 이전까지는 직권상정 카드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간 긴장도는 갈수록 최고치로 치달을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과 심재철·이한구·안상수·이종걸 의원을 예결특위·윤리특위·운영위·교육과학기술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처리한 뒤 산회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장 맞은쪽에 있는 예결위회의장에서 잇따라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에 남은 여야 의원들은 “같이 나가자.”, “함께 밥이나 먹자.”며 서로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는 “상대가 나가면 우리도 철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 지도부는 비상대기령 속에 장기전에 대비해 각각 오는 25일까지 밤샘 농성조를 편성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을 50여명씩 3개조로 나눴다. 이날부터 1개조씩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민주당은 20여명씩 3개조로 나눠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의원들 25일까지 농성 조편성 고조된 전운을 반영하듯 양당 대변인도 날 선 논평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상습적인 국회 파괴 행위로 갈등을 조장하는 좀비세력으로, 본회의장에서 철수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기습적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선언하면 언제든 본회의장에서 나갈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중앙대 박명호 정외과 교수는 “우리 국회가 절차에 대한 합의나 원칙, 규범이 취약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거기에 더해 상대에 대한 신뢰,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에 심각한 위기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양승함 정외과 교수는 “쟁점법안을 조기에 처리하려는 여당도 문제고, 무조건 물리적으로 방어하려는 야당도 문제”라면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개탄했다. 앞서 여야는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미디어 관련법 등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장제원 원내부대표는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지연을 위한 술수를 부려도 우리는 서민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한나라당안은 대자본과 언론의 연합이 핵심인 만큼 결국 한나라당도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여야 폭풍전야… 본회의는 열었지만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시 농성’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씁쓸한 장면이 연출됐다. 쟁점법안 협상과 의사일정 협의가 잇따라 무산되자 여야 모두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석을 상대에게 내줄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그것도 ‘합의 농성’이다.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에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여야는 ‘모처럼’ 합의했다. 정치력 부재와 상호 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낸 국회의 자화상이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15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마친 뒤 약속이나 한 듯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안건을 처리한 뒤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로 한, 지난주 여야 간의 ‘신사협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논란으로 깊어진 상호 불신과 치열한 눈치전에 따른 것이다. 20일부터는 여야의 총력 대치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대 격돌의 수순밟기에 들어간 셈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25일 이전까지는 직권상정 카드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간 긴장도는 갈수록 최고치로 치달을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과 심재철·이한구·안상수·이종걸 의원을 예결특위·윤리특위·운영위·교육과학기술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처리한 뒤 산회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장 맞은쪽에 있는 예결위회의장에서 잇따라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19일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의원 10명씩만 남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에 남은 여야 의원들은 “같이 나가자.”, “함께 밥이나 먹자.”며 서로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는 “상대가 나가면 우리도 철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 지도부는 비상대기령 속에 장기전에 대비해 각각 오는 25일까지 밤샘 농성조를 편성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을 50여명씩 3개조로 나눴다. 이날부터 1개조씩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민주당은 20여명씩 3개조로 나눠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고조된 전운을 반영하듯 양당 대변인도 날 선 논평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상습적인 국회 파괴 행위로 갈등을 조장하는 좀비세력으로, 본회의장에서 철수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기습적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선언하면 언제든 본회의장에서 나갈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중앙대 박명호 정외과 교수는 “우리 국회가 절차에 대한 합의나 원칙, 규범이 취약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거기에 더해 상대에 대한 신뢰,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에 심각한 위기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양승함 정외과 교수는 “쟁점법안을 조기에 처리하려는 여당도 문제고, 무조건 물리적으로 방어하려는 야당도 문제”라면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개탄했다. 앞서 여야는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미디어 관련법 등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장제원 원내부대표는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지연을 위한 술수를 부려도 우리는 서민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한나라당안은 대자본과 언론의 연합이 핵심인 만큼 결국 한나라당도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직권상정의 키를 쥔 김 의장은 본회의 인사말에서 “과감한 양보와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진취적 발상과 함께 극적 타결을 이끌어 내는 국회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17일 제헌절 행사를 계기로 의장 취임 이후 준비해온 개헌 논의를 끌고 갈 예정이어서 당분간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 /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시 불붙는 지자체 행정구역 통합론

    다시 불붙는 지자체 행정구역 통합론

    전국 곳곳에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지방선거 전 주민들의 자율 통합을 유도하기 위해 ▲통합 이전 보통교부세액 5년 보장 ▲주민투표 등 직·간접 비용 국고 지원 ▲공무원 불이익 배제 등을 내놓았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지난달 여야 의원 62명이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고, 이달 초부터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가 활동에 들어갔다. 특별법안의 골자는 전국 시·군·구를 60~70개의 통합시로 만들어 현행 3단계 행정구조를 통합시와 읍·면·동의 2단계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광양만권 + 하동·남해·구례 통합안도 전남에서는 순천·여수·광양 3개시를 묶자는 기존 통합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주장이 나왔다. 광양시의회는 광양·여수·순천은 물론 같은 광양만권인 경남 하동·남해군, 전남 구례군 등 6개 지역을 묶는 방안을 최근 제시했다. 또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 등 무안반도 통합 논의도 거세지고 있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무안반도 통합 여론조사는 무안군 일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전남 신도청이 자리한 남악신도시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목포시와 무안군으로 행정구역이 나뉘어 주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5차례 시도된 무안반도 통합에 관한 주민 의견조사는 무안 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7년 무안반도통합추진위원회가 조사한 주민 여론조사에서는 무안 군민의 66.3%가 찬성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마산·창원·진해시를 통합하자는 방안도 힘을 얻고 있다. 마산·창원·진해시는 10일 시장과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통합 민간추진위원장 등이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행정구역 통합 연석 간담회’를 갖는다. 앞서 창원· 마산· 진해시와 함안군 등 4개 시·군 상공회의소는 지난 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행정구역 통합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행정구역 통합은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진해시를 제외한 3곳은 통합 논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청주 러브콜에 청원군 “자체 市승격할 것” 청주시도 충북 청원군과 통합에 적극적이다. 반면 청원군은 자체 시 승격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청주시는 정부가 통합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줄 경우 통합에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된다며 청원군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충남 계룡시와 금산군에서는 인접한 대전시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 남양주시는 구리시와 자율 통합을 통해 인구 120만명의 녹색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박영순 구리시장은 “행정구역 개편문제는 주민들의 의사에 따르는 것”이라며 차단막을 쳤다. 김무환 충남 부여군수는 지난달 “공주와 부여는 백제 왕도이고 통합하면 백제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통합효과가 크다.”며 돌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양승주 목포대 교수는 지난 토론회에서 “무안반도가 통합되면 기관 합병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각종 용역 공동발주, 중복 투자 감소 등의 효과로 매년 300억원 이상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남권 종합발전계획 가시화 등 도시개발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교육환경 개선과 복지시설 확충으로 주민 편익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여의도의 쇼쇼쇼?

    “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소리는 모두 ‘생쇼’라니까요.” 최근 일부 의원이 ‘의원직을 걸고 책임지겠다.’며 공언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본인이 원해도 사직이 말처럼 쉽지 않은 데다 진정성도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쇄신특위 위원장인 원희룡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쇄신안이 실천되지 않으면 쇄신위가 의원직을 걸자고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실천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며 의원 사직을 거론했다. 18대 국회 들어 몇몇 의원이 사직의 뜻을 밝혔지만, 실제 배지를 뗀 의원은 아무도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지난 1일 ‘비정규직법 문제를 5일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의원직을 내놓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자유선진당 간사인 권선택 의원과 함께 쓴 각서를 제출했더니 ‘너의 잘못이 없다.’며 찢어버렸다. 그 마음만 안고 가겠다.”며 하루 만에 사의를 철회했다. 지난 3월 말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의원 사직’이라는 카드로 결백을 주장했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절차상 사직하기도 쉽지 않다. 국회법은 국회가 그 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의원이 국회에 사직서를 내면 회기중에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해야 한다. 국회의장이나 동료 의원이 정치적 성격이 강한 특정 의원의 사직에 동의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의원들의 설명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말로 사직 운운하는 것은 대부분 정치적 압박에 따른 배수진”이라면서 “진정성이 없는데 사직서를 수리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일자리 구하는 방법도 남녀 차이 나네 ☞MB 재산 기부하기까지 ☞숫자로 풀어본 올 상반기 채용시장 ☞음식점 잔반 재활용 단속 첫날 동행해보니 ☞불황에 인심 각박 걸핏하면 “법대로” ☞[수능의 맥을 잡아라] 외국어·사탐
  • 여야 원내대표 휴일회동 결렬

    여야 원내대표간 휴일 3자 회담도 결렬됐다.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5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나 비정규직법과 미디어 관련법 처리 문제를 논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정국 경색이 더욱 심해지고 여야 대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법을 두고는 한나라당의 ‘1년6개월 유예안’에 두 야당의 원내대표가 난색을 표했다. “유예할 게 아니라 법 시행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관련법에서도 평행선만 그렸다. 안 원내대표는 ‘6월 국회 표결처리 약속’을, 이 원내대표는 ‘합의가 안 되면 9월 정기국회 논의’를 되풀이했다. 안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년 유예’라도 좋으니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비정규직법 시행을 중지시키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예기간 동안 국회에 특위를 설치하거나 정부에 고용개선대책위를 구성해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당이 대량 해고 운운하며 법석인데 실태조사 보고서라도 빨리 제출하는 게 순서다. 해고를 해야 하는 게 기업의 태도인 것처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디어 관련법에서도 양보가 없었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제 와서 여야 회담 얘기를 꺼내는 것은 시간끌기용”이라면서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고,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머릿속에 뭘 갖고 있는지, 어떻게 하려는지 의지를 확인했다.”고 맞받았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MB 국정쇄신 이렇게… 한나라 초선 3인 3색주문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 순방 이후 어떤 ‘쇄신 보따리’를 풀어놓을까. 한나라당 내 각 계파는 그 폭과 수위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는 물론 친이계 내부의 쇄신파와 온건파 사이에서도 기류가 엇갈린다. 5일 각 진영의 초선의원 3명에게서 얘기를 들어봤다. ●친이 쇄신파 김성식 의원 “연고 탈피, 중도인물 기용을”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인사와 정책 분야의 쇄신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지난 4·29 재·보선 참패 직후 여권의 전면 쇄신을 주장했던,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 ‘민본 21’의 공동간사 김성식 의원은 1차적으로 인사 쇄신을 주문했다. “연고를 넘어 만천하의 인재를 두루 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 ‘중도 강화론’에 걸맞은 인물이 청와대와 정부에 많이 포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치인 입각’에 대해서는 “그게 쇄신의 포인트는 아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대국민 담화든 뭐든, 집권 2기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당·청 소통의 난맥상에는 “근본적으로 현재의 관리형 대표체제가 종식돼야 한다.”면서 “당·청이 분리돼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당이 협력할 것은 하고, 민심을 걸러줄 것은 걸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이·친박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친박이 원하는) 국정쇄신과 당·청 분리 정신에 따라 당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국정운영 동반자 선언을 재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김 의원은 당 쇄신특위의 쇄신안과 관련, “나름대로 국정쇄신의 요구를 잘 담았다.”면서 “(쇄신특위가) 전당대회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조기 실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공천 자율성과 당 화합 등이 이뤄지면 빨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더 적극적인 민생정책 필요” ●친이 직계 조해진 의원 “쇄신은 이미 시작됐다.” 친이 직계인 조해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청와대와 내각의 개편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에서 그런 고민의 한 자락을 1차적으로 보여줬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당내 쇄신파에게 “쇄신이란 이름으로 이 대통령을 흔들지 말라.”고 성명을 냈던 ‘48인 모임’에 속해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은 기업인과 서울시장 때부터 정치·행정 개혁을 생각했다. 두 기관장에 대한 인사에서 보듯이 공공부문 및 행정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서민과 민생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줄 것을 바랐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 자신이 비정규직 출신이고, 서민 출신”이라면서 “집권 초반 감세정책과 장관 인사로 인해 ‘강부자’라는 오해까지 받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서민을 위한 정부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인재 등용과 관련해 “역량에 따른 능력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이 시기에, 그 분야에 꼭 필요한 사람을 골라 적재적소에 앉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치인이라고 반드시 입각해야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당내 화합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는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만의 문제로 규정해 두 분이 풀라고 했지만, 이제는 밑에서부터 양 진영 간의 이해와 관용, 화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밑에서의 온기가 위로 전해져 당에서부터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자.”고 친박 등 당내 의원들에게 제안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친박 대변인격 이정현 의원 “당직·공천·정책 黨 자율로” “대통령이 내놓을 쇄신안은 ‘국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의회민주주의와 당의 주권을 인정하는 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렇게 주문했다. 당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당직개편, 공천, 주요 정책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고 당헌에 명시된 당·청 분리의 원칙에 따라 자율에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야 관계에서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제안했다. “국회 운영에서 힘과 수로 밀어붙이는 구태 정치를 빨리 청산하는 게 다수당의 도리”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우리가 야당 시절의 심정으로 돌아가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대화와 타협, 조정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나 처리 시기에 집착하다 보면 독선에 이르게 되고 야당과 대립과 갈등이 깊어져 기회 비용과 사회 비용을 과다하게 지불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역이나 계파, 정파를 초월한 전문가 위주의 탕평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권 초기에는 국정 안정을 위해 측근 인사를 중용했지만, 이제는 중기 국정프로그램을 실천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제시된 정책들을 안착시킬 수 있도록 국정 운영 스케줄을 내놓아야 하며 이를 이끌어갈 수 있고, 누가 봐도 승복할 만한 인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 쇄신특위의 쇄신안에 대해서는 “문제는 실천인 만큼 진심으로 민주주의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려는 마음 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평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여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협상하라

    꽉 막힌 국회에 대화의 숨통이 트일 모양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비정규직법 처리와 관련해 금명 원내대표 회담을 갖기로 한 데 이어 또 다른 쟁점인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서도 4자회담을 갖는 쪽으로 의견을 좁히기 시작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일정도 마련했다. 계약기간 만료로 허망하게 일터에서 쫓겨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애끓는 절규와 정치권의 직무유기에 대한 국민들의 들끓는 분노가 이들을 대화 테이블로 떠밀었다고 할 것이다.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 달 이상 국민을 한숨 짓게 한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없다. 여야는 비정규직법 처리에 촌각을 다투기 바란다. 법안 타결을 하루 늦추면 몇백, 몇천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는다. 법안의 내용도 중요하겠으나 지금은 시간싸움이다. 석달이든 6개월이든, 1년 반이든 비정규직법 시행을 유예해 ‘묻지마 해고’부터 저지해야 한다. 일단 해고사태부터 막은 뒤 국회에 특위를 구성,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여야는 진지한 논의를 벌이기 바란다. 혹여라도 4자회담을 한나라당의 단독처리를 저지할 궁여지책으로 삼는다든가, 6월 국회에서 강행처리하기 위한 명분쌓기 용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또 하나의 국민 기만극일 뿐이다. 우선 양측은 ‘언론장악 음모’이니 ‘기득권 지키기’니 하며 법안의 본질을 왜곡, 호도하는 딱지 붙이기부터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그같은 소모적 공방을 접어야 미디어산업의 자율성을 확대하면서도 언론의 공정성을 담보할 합리적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이미 한나라당이 신문·방송 겸영의 지분 조정 의사를 밝힌 만큼 접점찾기도 가능하리라 본다. 여야 모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
  • ‘알맹이’ 빠진 與 쇄신안

    한나라당 쇄신특위가 3일 국정·당·원내 운영과 공천제도 등 4가지 분야에 걸친 쇄신안을 발표하고,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로써 쇄신특위는 45일간의 활동을 마쳤다. 하지만 요란하게 출범했던 것과 달리 획기적인 내용이 없고, 친이·친박의 눈치를 살피느라 각 계파 간의 어정쩡한 합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쇄신안은 중도 실용의 국정운영 기조 회복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국정 운영에서는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공직자의 비리 감찰을 강화하기 위한 감찰위원회 구성, 국민통합형 총리 기용, 내각 및 대통령실 대폭 개편, 야당과 정책협의 정례화 등이 포함됐다. 공권력의 절제된 운영을 위해 집회·시위의 원천 봉쇄와 상시 경찰력 배치 등 과잉 대응을 자제할 것도 주문했다. 당 운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친박연대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계파 정치의 폐단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대통령이나 광역단체장 등의 공직후보자 경선캠프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원내 운영에서는 강제적 당론을 폐지하고, 당론투표제 도입과 상임위 중심의 원내 운영을 담았다. 공천과 관련해서는 국민공천배심원단제를 핵심으로 하는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이는 사회 각계 인사 50인 이상으로 배심원단을 구성해 공천심사위가 결정한 후보의 적합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당 지도부 사퇴 및 조기 전대 개최의 시기는 명시하지 않아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박희태 대표가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위해 9월 대표직을 사퇴한다면 전대를 열지, 지난해 전대에서 2위를 차지한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할지, 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임시 지도부를 구성할지 등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원희룡 위원장은 “무기력한 여당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 현 지도부도 빠른 시간내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1~2월 전대안과 8~9월 전대안이 6대4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 계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대 시기를 명시하면 후폭풍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전대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현 지도부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길을 터준 셈이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진정성을 갖고 경청할 것”이라면서 “예상한 내용으로,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떡볶이가 뭐기에… 중도·서민 논쟁 가열

    떡볶이가 뭐기에… 중도·서민 논쟁 가열

    ‘떡볶이’가 정치권의 중도·서민지원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생탐방길에 떡볶이를 사먹고, 이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비판한 뒤부터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이 지난 26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악담을 했다고 비난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 의원이 ‘대통령이 간 그 떡볶이집은 망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해진 때문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의총에서 한 말은 ‘떡볶이집 가지 마십시오. 손님 떨어집니다. (어린이집 가서) 아이들 들어올리지 마십시오. 애들 경기합니다.’였다. 한나라당이 ‘망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28일 “이 의원의 말은 상상할 수 없는 악담이자 망언”이라며 “이 의원은 과거 방북할 때 명함에 ‘남조선 국회의원’이라고 적어 물의를 일으켰다.”며 전력까지 들먹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귀족 파업과 농성을 하며 말로만 서민 타령을 해 서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 의원들”이라면서 “막가파식 발언으로 서민들에게 못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한나라당은 하지도 않은 말로 민주당과 서민을 이간질하지 말고 부자 위주의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말하는 근원적 처방이라는 것은 이미지 관리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빨간색 떡볶이, 노란 어묵, 하얀 뻥튀기로 서민인 척 위장해도 결국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강부자 정권’임을 숨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날 ‘떡볶이 논쟁’과 관련, 자신의 홈페이지에 ‘떡볶이 논쟁을 집어치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상대(민주당)의 완벽한 정치적 자살골에 대한 ‘자책골 응사’”라고 한나라당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상대가 완벽한 실책을 범했을 때는 정치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게 수(手)이며 국민들은 (누가 잘못했는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떡볶이 발언으로 진짜 아픈 사람은 대통령도, 여야도 아닌 떡볶이집 주인과 그 아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서민정책 강화 움직임은 위장된 민생공약, 이미지 조작, 이벤트 정치”라며 연일 공세를 강화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민정책을 강조한 지 이틀 만에 가스·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최저임금제를 삭감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 서민정책의 실체”라면서 “진정한 서민정책이 되려면 ‘서민 옥죄기’로 일관해온 ‘부자정권’의 국정방향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초선 의원 70여명이 관련 특위를 구성, 정책·입법 과제를 만들기로 하는 등 대통령의 서민행보에 따른 입법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도 조만간 서민금융 지원에 초점을 맞춘 입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위로